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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사이언스 주총]형제의 완승...한미·OCI 통합 백지화(종합)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들이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측이 아닌 임종윤 전 사장 측을 지지하면서 한미와 OCI그룹 간 통합에 제동이 걸렸다.28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008930)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은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 측이 제안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따라서 사내이사로 임종윤, 임종훈 전 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권규찬, 배보경, 사외이사에 사봉관이 각각 선임됐다.이날 주총 안건 중 관심사는 송영숙 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 6인과 임 전 사장 측이 추천한 이사 5인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판단이었다. 임 전 사장 측은 △사내이사 임종윤(전 한미약품 사장), 임종훈(전 한미약품 사장) △기타비상무이사 권규찬(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 배보경(라이나생명보험 사외이사) △사외이사 사봉관(변호사)을 추천했다.반면 송 회장 측은 △사내이사 임주현(한미그룹 부회장), 이우현(OCI홀딩스 회장) △기타비상무이사 최인영(한미약품 R&D 센터장) △사외이사 박경진(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서정모(모나스랩 대표이사) △김하일(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학과장)을 추천했다.이날 사내이사 임종윤 선임의 건은 5961만4855주 중 3114만7995주가 찬성해 득표율 52.24%로 보통 결의 요건을 충족했다. 사내이사 임종훈 선임의 건은 3087만2384주가 찬성해 득표율 51.78%로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했다. 반면 임주현 선임의 건은 5961만4855주 중 2859만709주 찬성으로 출석 의결권 수 대비 47.95%에 머물러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사내이사 이우현 선임의 건도 2864만592주 찬성(의결권수 대비 48%)에 그쳐,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28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호텔에서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사진=송영두 기자)◇지분율 2% 앞섰지만, 소액주주들은 외면주총에 앞서 송영숙 회장 측과 임 전 사장 측의 지분 싸움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했다. 19일 기준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측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35%로, 임종윤·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 측이 보유한 지분 28.42%에 앞섰다. 하지만 캐스팅보트로 지목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이 임종윤 전 사장 측을 지지하면서 총 40.57%로 뒤집혔다. 이에 따라 임종윤 사장 측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졌다는 평가와 함께 송 회장 측의 입지가 줄어들었다.이에 한미그룹 측은 26일 임종윤·임종훈 사장을 전격 해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또 이날 임 전 사장 측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기각되고, 국민연금공단(지분 7.66%)이 송 회장 측을 지지하면서 상황이 또다시 역전됐다. 결국 송 회장 측이 총지분 42.66%를 확보해 40.57%를 확보한 임 전 사장 측에 우위를 보이면서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과 이에 따른 글로벌 한미 도약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하지만 주총에서 가장 중요했던 이사선임 안건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임 전 사장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임 전 사장 측의 인사들이 이사회를 장악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사회를 장악하게 되면 대표이사 교체와 인사권을 통해 송 회장 측 임원 숙청이 가능해진다. 한미사이언스 기존 이사진은 송영숙 회장,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등 4명으로 이뤄져 있는데, 여기에 새롭게 임종윤, 임종훈 전 사장을 포함 5명이 합류하게 되면서 임 전 사장 측이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송 회장이 이끌었던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가 팽팽할 것으로 예상되던 양측의 표 대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이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승리한 후 입장을 말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한미-OCI그룹 통합 동력 잃어, OCI “통합 절차 중단”특히 송 회장 측의 이사선임 계획이 불발되면서 그동안 추진됐던 한미그룹과 OCI(456040)그룹 통합이 동력을 잃어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임 전 사장 측은 “OCI그룹과의 통합은 한미그룹을 통째로 넘겨주는 행위”라며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도 백지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전 사장 측이 제안한 이사 5명이 모두 선임되고, 송영숙 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 6명 모두 이사회 입성에 실패했다”며 “이는 임 전 사장 측의 이사회 장악이 가능하고, 이에 따른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OCI 측에서도 더 이상 명분 없는 통합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실제 OCI그룹 측은 한미그룹과 통합 작업 중단을 선언했다. 이날 OCI그룹 측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소액주주들의 선택을 받은 임종윤 전 사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한미사이언스 주주라는 원 팀은 법원도 이기고 국민연금도 이겼다. 가장 큰 의미가 있는 부분”이라며 “한미사이언스의 브랜드를 다시 확립해 긴급하게 복구할 것이다. 저희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번 계기로 많이 실망하셨을 수도 있는데, 저는 앞으로 같이 가기를 원한다. 예전에 한미에서 나간 분들도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대학가·주거지 공존하는 서대문…청년·개발 공약 승부수[4·10격전지]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서울 서대문구는 오래된 도시이자 복합적인 지역이다. 단독·다가구 주택 등 전통적 주거지에 뉴타운 재개발로 신·구축 주택이 공존하며 다양한 계층이 거주한다. 아울러 관내 대학이 8개나 몰려 있어 대학생 등 청년층 거주 비율도 높은 편이다.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신촌동) 연세로 일대 신촌명물거리에서 대학생 등 행인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서대문갑 ‘與이용호 vs 野김동아’, 청년·재개발 중점‘신촌’으로 대표되는 서대문갑은 특히 청년 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서대문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20대 2만7699명, 30대 2만2830명으로 2030 인구(5만529명) 비중이 전체(14만3879명)의 약 35.1%에 이른다. 연세대·이화여대·경기대·추계예대·감리교신학대 등 대학도 5개나 있다. 이 밖에 재개발이 추진 중인 북아현동, 전통적 주거지인 연희동과 홍제1·2동에는 중·장년과 노년층이 다양하게 거주한다.서대문갑은 최근 5번(제17~21대)의 총선 중, 18대 총선 단 한 번만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차지한 야권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4선을 지낸 후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하면서 격전지로 떠올랐다.민주당은 우 의원 불출마로 이곳을 ‘청년 전략 특구’로 지정하고, 대국민 공개 오디션과 경선을 통해 김동아(36) 변호사를 최종 후보로 선발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은 친명(親이재명) 인사로 분류된다. 김 후보는 정권 심판과 검찰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출·퇴근 시간 가변차로 마련 등 교통 대책 마련과 청년 주거 공약도 구상 중이다.국민의힘에서는 전북 남원·임실·순창 현역 재선 이용호(64) 의원이 지역구를 옮겨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민의당을 거쳐 국민의힘에 합류한 이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이른바 ‘소상공인 살리기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후보는 이번 총선 공약으로 △경의선 지하화 추진 및 입체 복합 개발 △홍제지구 중심 활성화 및 서북권 랜드마크 조성 △북아현지구 재개발 등 모아주택·모아타운 신속 추진 등을 내걸었다.이번 총선에서 여야 모두 서대문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대장동 사건 재판 출석 전, 아현역을 찾아 김 후보와 함께 출근길 인사를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8일 오전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열리는 이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해 현장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지난 26일 서대문구 신촌 명물거리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3)씨는 “월세와 교통비 부담이 커서 관련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고, 북아현동 50대 거주자 박모씨는 “일대 재건축·재개발 등 환경 정비를 잘 추진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했다.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모래내시장 먹자골목에서 오래된 점포 거리 너머로 가재울 뉴타운 신축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서대문을 ‘與박진 vs 野김영호’, 주거환경·교통 관심‘가재울 뉴타운’으로 대표되는 서대문을은 최근 다섯 번 총선 중 17~19대 옛 한나라당·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3번, 20~21대 민주당이 2번씩 차지한 지역이다. 여야를 두고 민심이 반반인 이곳은 뉴타운 재개발이 일부 진행된 가좌동, 옛 다가구·다세대 주택 밀집지인 홍은동을 아우른다. 대학도 3곳(명지대·명지전문대·서울여자간호대) 있고 거주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젊은 층도 다수 거주한다.민주당에서는 현역 재선 김영호(56) 의원이 3선을 노린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 학교 주변 안전, 보행자 신호등 설치, 청소년 문화시설, 스마트쉘터형 버스정류장 확대 등 생활 밀착형 공약을 다수 제시했다.국민의힘에서는 서울 강남을 현역 4선이자 전 외교부 장관인 박진(67) 후보가 지역구를 옮겨 맞붙는다. 박 후보는 오래된 주거지가 많은 홍은·홍제동 일대 맞춤형 주거 공약과 교육 환경 개선, 서울 내부순환 급행전용 철도망 ‘가재울 뉴타운역’ 환승 연결 등을 약속했다.지난 26일 서대문구 남가좌동 모래내·가재울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한 60대 자영업자는 “대출 원리금 부담은 높은데 매출은 예전만 못해서 소상공인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홍은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4)씨는 “홍은사거리 일대 상습 교통 체증 해소와 마을버스 증차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