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5,144건
- 삼정KPMG, SMR 활용 제시…"발전·수소·지역난방·우주"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삼정KPMG와 한국원자력협력재단이 ‘미래 에너지 시장의 올라운더(All-rounder)를 꿈꾸는 SMR’ 보고서를 발간하고,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SMR)의 다양한 활용 분야를 제시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삼정KPMG)SMR은 기존 원전 대비 적은 용량(300MW 이하)의 중소형·모듈형 원자로를 통칭한다. SMR은 주요 배관의 용접 등 현장에서의 작업량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건설 공기가 짧아지며, 초기 건설 비용 절감과 더불어 민간 주도의 사업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피동형·일체형 안전설계로 사고 리스크를 크게 줄였으며, 안전성이 높아 수요지 인근에 건설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10대 그룹 계열사 중 6곳이 SMR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SMR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원자력 발전 △수소 부문 △지역난방과 공정 열, 담수 생산 △우주 산업 등이다. SMR은 대형 원전과는 다르게 전력의 수급 변동에 따라 발전량 조정이 가능하여 재생에너지의 불안정한 간헐성을 보조하면서 분산전원의 역할을 하기에 적합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수소 부문의 경우 원자력 수소 생산 시 부산물이 산소(O2)뿐이라 천연가스로 만든 수소보다 친환경적이라는 것이 삼정KPMG 측 설명이다. 게다가 저탄소 발전원 중 가장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보고서는 SMR이 지역난방과 공정 열, 담수 생산 부문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SMR의 뜨거운 열로 난방을 공급하고, 공장을 돌리며,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SMR을 열 수요지 인근에 건설하면 핵분열로 발생한 막대한 열에너지를 고온의 대용량 열이 필요한 곳에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마지막 활용 분야는 우주 산업이다. 수소, 메탄 등과 산화제의 화학 반응으로 추진력을 얻었던 기존의 화학 엔진과는 달리 핵분열 반응 시 발생하는 열로 추진체를 가열해 분사하며 추진력을 얻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화학 엔진과 달리 추진체를 연소시키지 않아 별도의 산화제가 필요 없고, 추진체의 성능을 나타내는 비추력이 화학 엔진보다 2배 이상 높다. 또한, SMR은 우주로 쏘아지는 또 다른 발사체인 인공위성이나 우주기지의 동력원으로도 활용이 기대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삼정KPMG 강정구 부대표는 “신재생에너지원의 간헐성을 보상할 수 있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SMR이 넷제로를 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기대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언급하며, “한국 정부와 국내기업들이 이러한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확보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삼정KPMG "올해 CES 2024 키워드는 AI·모빌리티'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삼성KPMG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의 키워드를 인공지능(AI)와 모빌리티로 꼽았다고 3일 밝혔다.미리 보는 ‘CES 2024’ 트렌드 영상 (사진=삼정KPMG) (1)삼정KPMG는 업계 최초로 CES 2024 출장자를 위한 트렌드와 관전 포인트를 담은 영상을 이날 발표했다. 삼정KPMG는 CES 2024에서 가장 주목할 키워드로 ‘AI(인공지능)’와 ‘모빌리티’를 꼽았다. AI·로보틱스 기술을 다양한 산업에 접목해 인간의 안전에 기여하고, 노동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는 제품이 다수 공개될 전망이다.모빌리티 분야에서는 AI 기반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앞두고, AI 기반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자율주행 정보 분석 기술, AI 감지 솔루션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CES 2024에서 스마트폰처럼 자동차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업데이트하고 진화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기술이 공개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정KPMG는 AI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스마트홈 디바이스와 함께 신기술을 기반으로 확장하는 스마트홈 산업의 지평도 살펴볼 것을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AI 기술 기반의 실시간 맞춤형 케어가 가능한 웨어러블 제품들이 다수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 서비스를 넘어 건강관리 목적의 일반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로의 확장뿐만 아니라, 예방 중심 서비스, 홈케어 등의 키워드가 강조될 것으로 삼정KPMG는 전망했다.이 밖에 메타버스, Web 3.0으로 미래 확장 현실(XR)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 글래스, 디지털 휴먼 생성 기술도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뇌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XR 속 촉감을 경험하도록 하는 제품이 출시되는 등 한층 고차원적인 기능이 탑재된 제품의 출시가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삼정KPMG 전자정보통신엔터미디어산업 리더 염승훈 부대표는 “CES 2024를 앞두고 준비한 영상에는 눈여겨봐야 할 핵심 트렌드 및 제품, 전시 구역별 특징과 이동 방법까지 상세한 출장 팁을 담았다”며 “CES 2024를 미리 살펴보면서 출장을 앞둔 기업인들이 CES에서 더욱 유익한 시간을 갖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CES 2024 관전 포인트는?: 출장자를 위한 팁(Tip)’ 영상은 삼정KPMG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업계 최초로 발간한 CES 사전 보고서 ‘CES 2024 프리뷰: 미리 보는 CES 트렌드’는 삼정KPMG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한편 CES는 1967년 이래 매년 첨단 기술 트렌드와 동향을 조망하는 세계 최대의 ICT 융합 전시회로, 올해는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All Together. All On.’ 주제로 개최된다. 이번 CES 2024에는 150여 개 국가의 35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한다.
- 'CES 2024' 화두는 "全산업의 AI융합"…미래기술 각축전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출현으로 모든 산업에 걸친 AI의 발전에 세계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게리 샤피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 회장)지난 202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참가자들이 전시 제품을 체험해 보고 있는 모습. (사진=CTA)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가 오는 9~12일(현지시간) 나흘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CES 2024는 전 세계 4200여개 기업들이 참가해 엔데믹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국내에선 삼성전자(005930)와 SK(034730), 현대차(005380), LG전자(066570), 기아(000270), HD현대(267250), 두산(000150) 등 대기업과 그 외 스타트업 등 모두 751개 기업이 나서 AI를 주력 산업에 결합하는 미래혁신 기술을 선보인다. 미국(1182개)과 중국(1111개)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최태원 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도 CES 현장을 찾는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기조연설을 위해 연단에 선다.구글과 인텔,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는 일찌감치 CES 참가를 확정했고 그간 코로나19와 미·중 기술 패권 경쟁 탓에 참가 업체 수를 줄여왔던 중국 역시 올해 대거 복귀를 예고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도 참여해 미래 모빌리티 신기술을 뽐낸다.△AI △모빌리티 △푸드·애그테크 △헬스·웰니스테크 △지속가능성·인간안보 등 이번 CES의 5대 테마 중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다. 앞서 CES 2023이 지난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 출시 직후 열렸던 탓에 생성형 AI 관련 제품·서비스가 충분히 제시되지 못했던 만큼 이번엔 전 세계 테크기업이 지난 1년간 축적해 온 AI 기술 성과를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라는 이번 CES 2024의 주제처럼 가전·모빌리티·건설기계·에너지 등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되는 AI 기술이 총망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샤피로 회장은 “CES에서 가전은 물론 자동차, 인프라, 농업 등 모든 산업에 AI가 영향을 미치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로 불치병을 치료하는 등 기술을 통해 전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속가능성도 관전포인트”라고 했다.
- '스트레이 키즈 사촌그룹' 올아워즈, 데뷔 앨범 트랙리스트 공개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신인 그룹 올아워즈(ALL(H)OURS)가 강렬한 데뷔 앨범을 예고했다.사진=이든엔터테인먼트 제공올아워즈는 30일 0시 공식 SNS를 통해 첫 번째 미니 앨범 ‘ALL OURS(올아워즈)’의 트랙리스트를 공개했다.트랙리스트에 따르면 이번 앨범에는 첫 번째 트랙 ‘Drift(드리프트)’를 시작으로 ‘으랏차차(GOTCHA)’, ‘WAO WAO(와오 와오)’, ‘Racer(레이서)’, ‘ALL OURS(올아워즈)’ 등 총 다섯 곡이 수록됐다.타이틀곡 ‘으랏차차(GOTCHA)’는 시작부터 끝까지 강렬한 베이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으로, 목표를 향해 빠르게 돌진하는 올아워즈의 패기를 엿볼 수 있다.이 밖에도 ‘Drift’, ‘Racer’ 등 라이딩을 연상케 하는 제목의 곡들이 서로 연결돼 하나의 앨범으로 완성됐다. 특히 앨범과 동명의 마지막 트랙 ‘ALL OURS’는 전 멤버들이 작사에 참여해 진정성을 높였다.‘ALL OURS’는 2024년 K팝 기대주 올아워즈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데뷔 앨범이다. 멤버들이 가사를 쓴 ‘ALL OURS’를 앨범명으로 하며, 전 트랙을 통해 “매순간 우리의 모든 것을 보여 주겠다”는 의지를 더욱 강하게 드러낸다.올아워즈는 건호(KUNHO), 유민(YOUMIN), 제이든(XAYDEN), 민제(MINJE), 마사미(MASAMI), 현빈(HYUNBIN), 온(ON:N) 등 외모와 실력, 매력을 겸비한 7명의 멤버로 구성된 신인 보이 그룹이다. 앞서 고난도 턴 동작에 이은 화려한 단체 군무를 일부 선보이며 K팝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고, 신흥 퍼포먼스 맛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한편 올아워즈의 첫 번째 미니 앨범 ‘ALL OURS’는 내년 1월 10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 패밀리 뮤지컬, 엄빠와 이모의 지갑을 열어라[홍정민의 뮤지컬 톺아보기]
- 한국 뮤지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라이선스 작품(해외 원작을 현지화한 작품)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해외에서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서 한국에서도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관객의 기대와 수요에 맞게 적절히 현지화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뮤지컬 번역 전문가인 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가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해외 라이선스 작품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이들 작품이 어떻게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한다. ‘편집자 주’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빌리 엘리어트’, ‘마틸다’, ‘라이온 킹’.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히트작으로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한 이들 뮤지컬은 모두 동화 또는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거나 어린이가 주인공인 작품들이다. 따라서 작품의 가사와 대사를 번역할 때는 아동의 이해와 흥미를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실질적으로 이들 작품의 ‘관극’을 결정하고 티켓 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부모이기 때문이다. 즉, 이들 작품을 번역할 때는 아동 관객뿐 아니라 성인 관객의 눈높이까지 모두 맞추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실제로 뮤지컬 업계에서는 아동뿐 아니라 부모 모두를 관객층으로 포용한다는 점에서 이들 작품을 ‘패밀리 뮤지컬’이라고 지칭하며 가족 관객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족 관객의 경우 1차적으로는 자녀와 부모가 함께 관람하기 때문에 티켓 3~4장을 한 번에 판매할 수 있는 높은 수익 구조를 창출한다. 게다가 장기적으로는 아동 관객들이 미래의 잠재 관객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뮤지컬 시장의 정체 타개를 위안 대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 뮤지컬 시장 관객층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20~30대 여성 관객에 대한 고려도 필수적이다. 즉, 패밀리 뮤지컬 번역자는 아동 관객과 부모 관객뿐 아니라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젊은 여성 관객, 즉 이모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야 하는 ‘삼중고’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의성어·의태어로 아동 관객 눈높이 맞춰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그 어려운 작업을 해낸 작품이 뮤지컬 ‘마틸다’다. 이 작품은 2018년 제7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베스트외국뮤지컬상, 2019년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올해의 프로듀서상, 앙상블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또, 6개월의 공연 기간 동안 객석 점유율 90%라는 흥행 기록을 달성하며 작품성뿐 아니라 대중성까지 인정받았다. 국내 최대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기준으로 예매자가 20대 29%, 30대 31%, 40대 31% 등 전 연령대에 균형 있게 분포됐으며 가족 단위로 추정되는 예매자(티켓을 3장 이상 구매한 30대 이상)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이 작품이 아동 관객뿐 아니라 부모와 이모 관객의 취향까지 효과적으로 저격했음을 시사한다우선, 아동 관객을 위해 사용된 전략으로는 의성어·의태어의 사용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이를 통해 의미를 감각적,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리듬감을 강화해 아동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이들의 흥미를 높였다. 마틸다가 도서관 사서 펠프스 선생님에게 자신이 지어낸 동화 ‘탈출 마술사와 공중 곡예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이 단적인 예다.이야기 초반 마틸다는 탈출 마술사와 공중 곡예사에 대해 설명한다. 원작은 ‘an escapologist, who could escape from any lock that was ever invented’(지금까지 발명된 어떤 자물쇠라도 탈출할 수 있는 탈출 마술사), ‘an acrobat, who was so skilled, it seemed as if she could actually fly’(기술이 너무 뛰어나서 실제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이는 공중 곡예사)로 길게 설명한다. 반면 한국어 대사는 ‘한 명은 어떤 자물쇠라도 뚝딱 열고 나올 수 있는 탈출 마술사, ‘또 한 명은 하늘을 슝- 날아오르는 우아한 공중 곡예사’로 의성어, 의태어를 적절하게 사용해 의미를 좀 더 감각적으로 전달하고 리듬감을 살린다.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이 작품의 주요 넘버 중 하나로 마틸다가 부모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마틸다가 그러한 부당함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부르는 ‘노티’(Naughty)에서도 그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한국어 제목은 ‘똘끼’로 번역되었다. 넘버 중간에 나오는 “Every day starts with the tick of a clock. All escapes start with the click of a lock”는 ‘매 순간은 시계가 째깍거리면서 시작되고 모든 탈출은 자물쇠가 딸깍하면서 시작된다’는 의미다. 한국어 가사에서는 “일초씩 매 순간 똑 하고 딱”, “한발씩 춤추듯 쓱하고 싹”으로 번역됐다. 단어 하나 하나의 뜻을 직역하기보다 ‘똑’, ‘딱’, ‘쓱’, ‘싹’ 등의 의성어, 의태어를 통한 리듬감 전달에 초점을 둔 것이다.바로 이어지는 ‘Cause if you’re little you can do a lot, you mustn’t let a little thing like, ‘little’ stop you”는 ‘작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작은 일 때문에 멈춰서는 안 된다’는 의미인데 “쬐끄만한 게 뭐가 어때. 자꾸 쬐끄만 것 갖고 신경 쓸 것 없고”로 옮겼다. 영어 단어 자체의 의미를 충실히 재현하는 대신 ‘쬐끄만’이라는 의태어 반복에 따른 리듬감 강화 효과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꾹꾹”, “찌릿한”, “짜릿한”, “깜짝”, “따끔”, “굽신굽신” 등 넘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가 자주 사용된다.어린이들에게 친숙하고 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도 원작보다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작품의 첫 넘버인 ‘미라클’(Miracle)에서 “My mummy says I’m a miracle”(우리 엄마는 내가 기적이래)는 “울 엄마는 내가 짱이래”, “special little guy”(특별한 사내 아이)는 “오구 이쁜 강아지”로, “teacher”는 “쌤”으로 번역하는 등 원문의 일반적 표현들이 어린이들에게 좀 더 익숙한 명사, 감탄사 등으로 대체함으로써 아동 관객이 작품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극의 흐름에 보다 효과적으로 몰입하도록 도왔다.◇성인 관객 공략 위한 언어유희 번역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하지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 이 작품을 선택하고 티켓을 구매하는 엄마, 아빠 관객, 나아가 한국 뮤지컬 시장을 견인하는 이모 관객의 흥미를 높이려는 시도가 ‘전략적’으로는 좀 더 중요할 수 있다. 성인 관객을 공략하려는 시도는 이 작품의 중요한 특징인 언어유희의 번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실제로 이 작품의 번역은 원작 특유의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언어유희를 재치 있게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의 대표 넘버인 ‘스쿨 송’(School Song)은 어린이가 처음 학교라는 조직 사회에 들어가서 겪는 두려움과 혼란을 알파벳 철자를 순서대로 배치해 표현한 언어유희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So you think you’re able (A-ble) to survive this mess by being a Prince or a Princess (B-ing). You will soon see (C) there‘s no escaping tragedy (trage-D)”(공주님이나 왕자님으로 이 혼란을 피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곧 이 비극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될 거야)와 같이 알파벳 철자를 순서대로 나열하면서 학교 생활이 기대와 다를 것임을 경고한다. 이 부분의 한국어 가사는 “오 그래쪄요. 에이(A)이구. 근데 지금부터 삐(B)지거나 울진 마라. 반항할 시(C) 죽이는 블랙 코메디(D)”로, 각 알파벳의 발음을 살리면서 영어 원문의 단어를 하나하나 직역하기보다 그 의미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뒤에 이어지는 “But if I try I can remember (rem-M-ber) Back before my life had ended (N-ded)”(하지만 노력해보면 내 인생이 끝나기 전을 기억할 순 있어)는 “이상하니. 뭔가 애매(M)해? 이런 반전 새드엔(N)딩”으로, “Before I first heard the pealing of the bell (P-ling)”(종소리를 처음 듣기 전에)는 “니 인생 종쳤다. 피(P) 볼 준비해”로 옮겼다. 역시 각 알파벳이 등장할 때마다 유사한 한국어 단어로 대체해 원문의 언어유희를 가급적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블랙 코메디”, “덫에 걸린 쥐”, “애매”, “반전”, “새드앤딩” 등은 아동 관객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표현으로 번역 과정에서 성인 관객에 좀 더 초점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다만, 아동 관객을 위한 장치도 사용되어 번역 과정에서 다양한 관객층에 대한 고민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 작품의 제목은 한국어로 ‘ABC 송’으로 번역돼 관객에게 해당 넘버에서 알파벳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함을 전달한다. 또, 프로그램북에 수록된 한국어 가사에도 각 한국어 가사에 해당하는 알파벳 철자를 위의 설명과 같이 배치하여 아동 관객들도 언어유희를 좀 더 직접적, 명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층적 관객군의 기대와 수요를 좀 더 정교하게 충족시키고자 했다.◇신조어·비속어 대신할 창의적인 번역 대안도 있어야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죽이는”, “종쳤다”, “피 볼” 등은 어린이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비속어에 해당하는 표현이며, “짱”, “쌤” 등의 표현은 아동 관객에게 친숙하긴 하지만 신조어로 교육적 측면에서 적절한 표현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신조어와 비속어는 다른 넘버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원문에는 없던 표현이 추가되거나 원문보다 강한 표현으로 대체된다. 일례로 “My daddy says I’m a bore”(우리 아빠는 내가 지루하대)는 “울 아빠는 토 쏠린대”로, “My daddy says I should learn to shut my pie hole. No one likes a smart-mouthed girl like me”(우리 아빠는 입 닥치래. 나같이 건방진 여자애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대)는 “늘 하는 말 너는 싸가지가 없어. 꼴값 떨지 말고 입 닥쳐”로 원문보다 좀 더 비속어가 강화되었다.이러한 양상은 마틸다와 같은 학급 아이들이 그동안 자신들을 괴롭히던 트런치불 교장에게 반기를 들면서 부르는 ‘리볼팅 칠드런’(Revolting Children)에서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넘버의 한국어 제목은 ‘토 쏠리게 개기는 아이들’이다. 이 넘버에서 “Using revolting rhymes”(반항적인 각운을 사용해)와 “Now we’ve sent the Trunchbull bolting”(우리 덕분에 트런치 불이 도망쳤어)는 각각 “빡친 춤을 추고”, “이젠 트런치불 잘 꺼졌다”로 번역되었다. 심지어 원문의 “She can take her hammer and S-H-U”(망치를 잡고 슝)에서 “S-H-U”는 트런치 불의 학대를 상징하는 해머가 날아가는 소리와 ‘shit’의 완곡어인 ‘shoot’의 발음을 동시에 연상시키면서 이중적 의미를 전달하는데, 한국어에서는 “씨ㅂ”이라는 욕설로 번역됐다.이 작품이 8세 이상 관람가인데다 평균 연령 10세 안팎의 아동 배우들이 작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표현들은 공연을 관람하는 아동 관객이나 해당 넘버를 부르는 아동 배우의 교육과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원작 자체가 잔혹 동화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마틸다를 학대에 가까운 수준으로 괴롭히는 부모의 행태나 트런치 불에 대한 아이들이 분노와 화 등 원작의 분위기나 정서를 전달하는데 이러한 접근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특히 해당 작품이 아동뿐 아니라 성인 관객을 함께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 번역 과정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물론 모든 성인 관객이 극적 정서와 자극적 표현을 선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부모 관객의 경우 아동의 교육과 정서를 더 중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중성과 상업성이 강한 뮤지컬의 장르적 특성상 티켓 구매를 이끄는 기존 성인 관객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이들 관객에 대한 고려가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다. 다만, 성인 관객에 대한 소구의 방법으로 신조어, 비속어 등이 주로 사용됨으로써 아동 배우와 아동 관객의 교육과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좀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언어유희 사용 등 성인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그 밖의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본 칼럼은 2021년 출판된 ‘패밀리 뮤지컬 번역과 아동 관객: <마틸다>를 중심으로’ 제하의 논문 일부를 발췌 및 수정한 것입니다. 원작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공식 계정에 2017년 2월24일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과 뮤지컬 넘버 가사를 제공하는 ‘올 뮤지컬즈’(All Musicals) 사이트를, 한국 공연은 2022년 1월 5일 업로드된 한국 재연 공식 프레스콜 유튜브 영상을 참고한 것입니다.△필자 소개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영어통번역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뮤지컬 번역으로, ‘Taboos, Translation, and Intersemiotic Interaction in South Korea‘s Successful Musical Theaters’, ‘국내외 뮤지컬 번역 연구 현황 및 향후 연구 방향’, ‘패밀리 뮤지컬 번역과 아동 관객: ‘마틸다’를 중심으로’, ‘뮤지컬 번역에서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멀티모달적 고찰: ‘썸씽로튼’을 중심으로’ 등 라이선스 뮤지컬 번역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한 논문을 A&HCI급 국제 학술지, KCI 등재지 등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활발하게 출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