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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골퍼’ 허윤경(30)이 10년 동안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활동을 뒤로하는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허윤경은 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끝난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통산 193번째 대회를 마친 뒤 10년 동안 이어온 투어 활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를 거쳐 2010년 프로가 된 허윤경은 KLPGA 투어 통산 3승을 올렸다. 2013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첫 승을 시작으로 2014년 E1채리티 오픈과 서울경제 클래식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2위로 최고의 성적을 냈다. 통산 상금은 약 25억원을 벌었다.
일인자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데뷔 후 줄곧 정상급 실력을 발휘하며 꾸준한 성적을 냈다. 우승은 3번뿐이었나 12번이나 준우승을 했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로 이름을 날려온 허윤경은 2016년 산악스키 국가대표 출신인 박상현 씨와 결혼했다. 결혼 후에도 투어 활동을 이어오던 허윤경은 2017년 임신과 출산으로 1년 동안 잠시 필드를 떠났다.
임신과 출산으로 2018년 잠시 필드를 떠났던 시간을 제외하면 꼬박 10년을 투어에서 보낸 허윤경은 이제 엄마 그리고 또 다른 인생을 준비하기로 했다.
마지막 대회를 끝낸 허윤경은 “작년에 복귀하면서 10년이란 시간을 채우고 싶었다”며 “올해 투어 활동 10년을 채웠고 하고 싶은 모든 걸 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서 후회 없는 길을 걸었다”며 “이루고 싶은 걸 모두 이뤘고, 10년 동안 순탄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왔으니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다. 10년 동안의 선수 생활을 정리하면 100점보다 더 높은 120점을 주고 싶다”고 돌아봤다.
은퇴를 앞둔 탓인지 마지막 대회 중엔 미리 은퇴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2라운드 경기 뒤 허윤경은 “어제는 은퇴하는 꿈을 꿨다”며 “꿈에서 은퇴하는 저를 보며 주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왔는데 제가 선수 생활을 마치는 게 아쉬운 모양이다”라며 웃었다.
그는 “대회장에 나올 때마다 아이와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며 “경기 중에도 아들 생각에 가슴이 찡할 때가 많았다”고 엄마로서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제가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 남편도 잘 챙겨주지 못했다”며 “그동안 남편이 저를 위해 외조를 해줬으니 이제부터는 제가 내조를 해야 할 차례다”라며 행복한 가정을 꿈꿨다. 남편 박 씨는 지난해까지 대회장에 함께 다니며 아내를 외조했다.
선수 생활을 끝내면서 필드를 떠나지만, 골프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허윤경의 시댁은 충남 태안의 솔라고 컨트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시아버지인 박경재 회장의 든든한 후원을 받고 있는 허윤경은 프로골퍼의 경험을 살려 골프장 경영학을 배울 계획이다.
허윤경은 “인생의 1막은 골프선수였고, 2막은 좋은 엄마와 아내가 되는 것”이라며 “대학원에 진학하면 경영학을 전공하고 프로골퍼로서의 경험을 살려 골프장 경영 쪽 일을 배워보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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