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집이 강하다

세금 부담만 많은 ‘대형주택’ 이젠 찬밥
“살기 적당한 집 찾자” 실수요 점점 증가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전무
  • 등록 2007-07-24 오전 8:26:58

    수정 2007-07-24 오전 8:26:58

[조선일보 제공] ‘큰 평수 집은 왜 이리 안 팔리나’, ‘미분양도 작은 평수만 잘 팔리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 최근 주택시장에선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때 강남 등 인기 지역 중대형 아파트는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큰 평수 집은 팔고 싶어도 구입하겠다는 사람이 많지 않다. 초고층 주상복합은 고가(高價)일수록 잘 팔리던 때가 있었지만 요즘엔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반대로 비인기 지역의 소형 저가(低價) 주택이 잘 팔린다. 값 비싼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다세대 빌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재개발 주택이나 재건축 아파트도 작은 게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팔린다. 전세도 인기 지역 대형 주택은 찬밥 신세인 반면 작은 주택이 인기이다.

◆저가 소형 주택의 인기 비결은?

그렇다면 ‘비인기 지역 저가 소형 주택’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지난 몇 년간 눈에 띄지 않는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주택 구입자 중에서 시세 차익을 노린 가수요가 거의 없어지고, 실거주 목적의 구입자가 많아진 점이다. 과거에는 큰 집일수록 더 비싸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큰 집을 무조건 사고 보자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다주택자 중과세 등이 시행된 2004년 세금이 많은 큰 집보다는 살기에 적당한 집을 찾는 실수요가 늘었다. 관리비 부담이 적고 가족 수에 맞는 소규모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둘째, 종합부동산세 등 대형 고가 주택에 대한 세(稅) 부담이 늘어난 데다 고가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대형 주택 거래 자체가 힘들어졌다.

셋째, 지난 4년간 주택 공급량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전셋값이 오른 것도 원인이다. 1990년대 수도권에서 매년 30만가구선이던 주택 공급량은 노무현 정부 들어 20만가구로 급감했다. 물량 부족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전셋값 상승이 본격화됐고, 상대적으로 전세·매매가 격차가 적어 쉽게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소형 주택 몸값이 높아졌다.

넷째, 주택난 해소를 위한 도심 재정비사업의 활성화도 원인이다. 정부는 작년부터 신도시 개발 계획을 서둘러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신도시는 개발기간이 5~6년 이상 걸린다. 이런 탓에 정부가 우선 도심 재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릴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고, 그 대상이 되는 도심지 내 다세대 빌라 등 소형 주택의 인기가 높아졌다.


◆2010년까지는 소형 강세 지속 예상

주택시장에 주택 공급이 충분할 때는 인기 있는 물건만 팔리는 가격 차별화(差別化)현상이 생긴다. 그러나 공급이 부족하면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가격 균등화(均等化)현상이 진행된다. 가격 변동이 거의 없던 서민형 집값이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이런 현상을 잘 보여준다.

지금은 1980년대처럼 수도권에서는 다시 양(量)이 부족한 시대로 접어들어 질(質)을 중요시할 여유가 없어졌다. 주택시장에 ‘작은 것이 아름다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런 트렌드는 중대형 주택에 대한 세금 중과세 정책과 대출 규제 정책이 완화되지 않는 한 쉽게 바뀌기 어렵다. 다만 신도시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2010년 이후에는 소형 강세현상에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힐링 미소
  • 극락 가자~ '부처핸섬!'
  • 칸의 여신
  • 김호중 고개 푹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