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기아 노조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산하 기아차지부 27대 임원(지도부) 선거 2차 결선 투표 결과 ‘강성’ 성향으로 분류되는 기호 1번 홍진성 후보가 당선됐다. 앞서 현대차 역시 현장조직 중 가장 강성으로 평가받는 금속연대 출신 안현호 후보가 차기 노조위원장이 됐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강성 성향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면서 현대차그룹의 ‘노조 리스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두 노조위원장 모두 산업 전환기 전동화에 따른 ‘고용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오는 2030년 전기차 비중이 33%에 도달할 경우 자동차 산업에서 약 3만 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비교해 부품 수가 약 30% 줄어든다.
현대차 신임 노조 집행부는 더욱 노골적이다. 안 당선자는 전기차 핵심 부품공장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게 하고, 해외 공장에 노조 개입력을 강화해 전동화 생산 계획을 막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진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모델에 대해 노사 단체 협약에 따라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두 당선인이 입을 모아 ‘완전 월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갈등 요소가 될 전망이다. 현행 임금체계는 특근을 할수록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문제는 전동화 시대가 도래하면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통상 라인별 노동 시간은 조립 라인보다 파워트레인 라인의 노동시간이 긴 편이다. 결국 엔진이 탑재되지 않는 전동화 차량의 생산이 늘어날수록 특근은 줄어들게 된다. 두 당선자가 기본급이 높은 완전 월급제를 주장하는 이유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강성 성향 노조는 파업을 지렛대 삼아 목적을 이루려는 경향이 짙다”며 “전동화 시대 고용안정과 완전 월급제를 공통 공약으로 꺼내든 이상 사측과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산업 전환기를 맞아 성공적인 전동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일자리도 없을 것”이라며 “노사가 협력해야 고용 안정이 이뤄질 수 있음을 명심하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