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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할 때도 ‘콜드체인’이라 불리는 냉장 상태가 잘 유지돼야만 백신 효과를 볼 수 있다.
독감 백신은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해 제조하는 사백신이다.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독화한 생백신에 비해 온도에 덜 민감하긴 하지만 적정한 온도에서 보관, 유통돼야 한다.
제조사들은 백신이 일정 기간 상온에 있어도 효능에 문제가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이를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
실제로 백신이 실온(25℃)에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수 개월간 효능을 유지했다는 실험 결과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제조사 자체 실험 결과이다. 또 외부 변수가 반영되지 않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독감 백신은 배송 과정에서 일부 기사들이 냉장차의 문을 한참 열어두거나, 판자 위에 박스를 쌓아두고 확인 작업을 하면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업체가 직접 보고한 것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신고가 들어와 확인됐다.
아울러 의료계에서는 독감 백신이 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박스에 운반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상온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품질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식약처는 구체적인 노출 시간과 정도를 조사할 방침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상온에 노출됐는지가 백신의 효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효과 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안전성 문제를 확인하고자 단백질 함량과 다른 시험 항목도 살펴볼 예정이다. 품질 검증에는 약 2주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무료백신 접종은 일시 중단됐지만 유료 접종은 계속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