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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옅어진 한한령 문턱…게임株, ‘대륙에서 통할까’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등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게임 관련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게임 시장이 다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국제 정치 상황 등이 여전히 변수이나 올해 내내 게임 업종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로 구성된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지난 16일 이후 6거래일간 6.50%(44.92포인트) 상승하며 736.90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51%, 코스닥 지수는 3.89%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크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하는 테마성 지수 중 게임 관련주보다 상승률이 높았던 것은 7.46% 오른 대형 반도체 기업 15종목으로 구성된 KRX 반도체 탑15가 유일하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중국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지난 20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2023년 3월 게임 판호 허가 리스트에 한국 게임 5종을 포함했다. 넷마블(251270)의 ‘7개의 대죄’, 넥슨게임즈(225570)의 ‘블루아카이브’,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킹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IP게임’, T3엔터의 ‘오디션 전국파티’ 등이다. 대륙으로 향하는 길이 다시 뚫리면서 실적 부진에 신음하던 주요 게임사 역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엔씨소프트(036570), 펄어비스(263750), 컴투스(078340) 등 주요 게임사들은 모바일 매출 감소와 늘어난 인건비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으며, 크래프톤(259960)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나 신작 모멘텀 부족으로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증권가에서는 중국이 한국 게임에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한 만큼 판호 발급 시기 및 신작 게임 출시 시기에 맞춰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판호를 받을 수 있는 게임 및 게임회사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으나 5개 게임의 퍼블리싱을 발표한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293490), 네오위즈(095660), 넷마블, 넥슨 등 증시에 상장된 주요 게임사들은 대부분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발급을 재개하는 만큼 매월 주가에 이벤트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판호가 이미 발급된 게임들의 실제 출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 업종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다만 한국 게임이 중국 현지에서 과거와 같은 흥행을 기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모바일 MMORPG(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와 슈팅 장르를 제외한 중국 내 게임 개발 역량이 한국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시장이 과거와 달리 저성장을 하고 있는 것도 리스크다.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판호 발급으로 한국 게임 콘텐츠의 중국 유통 규제가 해소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면서도 “중국 게임 시장 문이 열렸으나 높아진 중국 유저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려면 국내외에서 게임성을 인정받고, 출시된 지 오래 지나지 않았으며 현지화가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나흘간 경제효과 4200억… MWC 같은 '메가 컨벤션' 탄생할까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세계이동통신산업자협회(GSMA)가 매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여는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는 비즈니스 국제회의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2000개가 넘는 기업이 전시회 기간 중에는 500여 건의 크고 작은 콘퍼런스·세미나가 함께 열린다. 1년에 단 한 번 나흘 간 열리는 이 행사로 바르셀로나가 얻는 경제효과는 약 3억 유로(4225억원)에 달한다.MWC의 시작은 1987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참가자 수백 명 규모의 소형 이벤트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2006년 정착했다. 이전까지는 여느 국제회의처럼 로마와 니스, 베를린, 아테네, 칸 등 유럽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열렸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로 명성을 얻은 지금도 행사 타이틀에 전시·박람회를 의미하는 엑스포(Expo)나 쇼(Show)가 아닌 회의를 뜻하는 ‘콩그레스’(Congress)를 사용하는 것도 바로 MWC의 시작이 국제회의이기 때문이다.정부와 지자체가 MWC와 같이 성장 가능성과 확정성을 갖춘 ‘한국형’ 국제회의(컨벤션) 발굴에 나선다. 올해 신규 국제회의 발굴과 육성에 투입하는 예산만 50억 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유치 중심의 성장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정부·지자체가 지속성을 갖춘 토종 행사 개발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2000년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1996년 유치) 이후 30년 가까이 외부 행사 유치로 성장해온 K-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가 체질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비즈니스 국제회의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산업박람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사진=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제공)◇100명 이하 소형 국제회의 발굴 지원23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융복합 국제회의와 K-컨벤션 발굴·지원에 역대 최대인 28억 8000만원을 투입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서울과 경기, 대구, 인천, 전북에서도 1억~5억 원 예산을 들여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토종 행사 육성에 나선다. 부산과 대전, 광주, 강원 등은 코로나19 사태로 잠정 중단하거나 축소했던 지역특화 컨벤션 지원을 재개한다. 경남, 울산 등 지역에서도 토종 국제회의 발굴·지원을 위한 예산 확보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올해 정부·지자체가 추진하는 토종 국제회의 육성의 특징은 선택과 집중이다. 이전까지 씨앗 뿌리듯 여러 행사에 배분하던 지원이 소수 특정 행사에 대한 장기 지원으로 바뀌면서 개최 이력이 없는 신규 행사도 수억 원대의 파격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문체부는 기존 토종 국제회의 지원 프로그램인 ‘K-컨벤션 육성’에 올해 ‘융복합 국제회의 개발’을 추가하면서 지원 기간과 규모를 종전보다 2배 가까이 늘렸다. 특히 첫 도입된 융복합 국제회의 개발은 역대 토종 국제회의 지원 프로그램 중 가장 파격적이다. 개최 실적이 전혀 없는 외국인 50명(3개국 이상) 포함, 전체 참가자 100명 이상 소규모 신규 행사가 지원대상으로 올해 4개 행사를 선정해 행사당 3년간 최대 6억원을 지원한다. 직접 지원되는 예산 외에 전략수립, 컨설팅 등과 같은 지원 프로그램으로 간접 지원하는 예산도 행사당 연 1억원이 넘는다.더 파격적인 것은 후속 지원이다. 3년간 융복합 국제회의 지원을 받은 행사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K-컨벤션 육성 지원을 받을 수 있다. 1개 행사가 융복합 국제회의에 이어 K-컨벤션 육성에 선정되면 받게 되는 정부 지원은 최대 9년간 12억원이 넘는다. 개최 실적이 3년 이상인 국제회의가 대상인 K-컨벤션 육성은 단계별(유망·우수·글로벌)로 행사당 8000만~1억5000만원씩 최대 6년간 6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올해 지원대상에는 월드커피리더스포럼(글로벌), 세계유방암학술대회(우수),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유망) 등 10개 행사가 선정됐다.권종술 한국관광광사 마이스실장은 “융복합 국제회의와 K-컨벤션의 핵심 기조는 충분한 행사 기획과 실행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자금력이 부족해 행사 개발에 나서지 못한 PCO(컨벤션기획사) 등 업계가 행사 운영·대행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콘텐츠와 수익모델을 주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킬러 콘텐츠·다양한 수익모델 발굴해야서울과 대구, 고양도 토종 국제회의 발굴을 위한 파격 지원 대열에 가세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시작한 서울기반 국제회의(S-BIC) 육성지원 예산을 50% 늘려 지원규모를 행사당 최대 1억2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지원대상 행사 최소 규모도 외국인 20명 포함 전체 참가자 100명 이상 소규모로 낮췄다.중소 국제회의 11건에 대한 장기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대구시는 아·태 안티에이징 콘퍼런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올해에만 2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4~5년 전부터 연간 20건 안팎 지역 컨벤션을 지원해온 고양시는 올해 지역을 대표할 대규모 토종 국제회의 발굴을 위해 2억원의 신규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지자체가 앞다퉈 토종 국제회의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컨벤션센터 건립 등 늘어나는 시설 가동에 필요한 행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서다. 내년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를 시작으로 2030년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가 완공되면 현재 45만㎡인 가용시설은 80만㎡로 지금보다 70% 이상 늘어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서울시와 고양시가 지원기간과 규모를 늘리는 파격 조건으로 토종 국제회의 발굴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1987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작된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는 나흘간의 박람회 기간 중 500여 건이 넘는 콘퍼런스와 세미니 등 컨벤션 행사가 열린다. (사진=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제공)윤은주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 원장(한림대 교수)은 “완공까지 채 10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일회성 외부 행사 유치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접근성이 좋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시설이 웬만한 국제행사는 물론 지방 행사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수 있는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지속성과 확장성을 갖춘 토종 행사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종 국제회의 발굴과 육성의 성패는 지원기간 중 얼마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새로운 수익모델 확보하느냐가 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당장 대규모 예산이 지원되는 만큼 성과 관리와 평가는 행사의 규모나 외형보다 킬러 콘텐츠 발굴, 전시·박람회 등 프로그램 확장, 수익모델 다변화 여부 등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기본 수입원이 참가자 등록비, 기관·기업 후원금인 국제회의가 정부·지자체 지원 없이도 자생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열리려면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해야 한다”며 “전시·박람회 등 프로그램 확장 외에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 관광 자원을 연계한 지역축제, 문화행사 등을 수익모델로 삼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윤경림 KT CEO 후보자 사의에…직원들 "구멍가게인가" 자조 반응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자가 사의를 표명하고 KT 이사회가 이를 말리면서 KT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KT 주가가 전날보다 1.31% 하락한 3만 5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 하락에는 요금인하 효과가 있는 SKT의 5G 중간요금제 세분화 발표도 영향을 미쳤지만, 사의 표명 직후 주가가 한때 3만 원대 아래로 떨어지는 등 후폭풍이 상당하다.윤경림 후보자가 일부 이사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다른 이사들의 설득이 23일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지만 결론내지 못했다. 31일 주주총회를 통과해 CEO로 선임돼도 여권의 반발이 여전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이사들이 기업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퇴하면 안 된다고 설득 중이나, 아직 마음을 돌려놓진 못한 상황이다. 여권 과도한 개입, 이사회 책임론도 커져이번 사태로 민간 기업 KT에 대한 과도한 여권의 개입에 대한 비판과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KT 이사회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실이 나서 최후통첩을 날렸고, 검찰과 경찰이 KT 수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며 압박한 결과”라면서 “구현모 전 대표에 이어 윤 후보까지 정부 · 여당의 노골적인 공세를 못 버티고 결국 두 손을 들었다”고 비판했다.KT노동조합(제1노조)은 입장문을 내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는 이사회를 비롯한 경영진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표 대결을 하면 주총 통과 가능성이 큰데, CEO 후보자가 사의 표명을 해서 임직원과 주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KT 한 직원은 “KT가 구멍가게인가. 윤경림 사장은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사의를거둬들이던지, 이사회가 공식적으로 사의를 수용했다고 발표하든지 해야 한다”고 했다.KT 경영불안 최고조…금명간 결론날 듯 본사 근무자만 1만 8,300명, 50여 개 계열사에 5만 명 넘는 임직원이 근무하는 KT 그룹 경영이 초비상 상태다. KT는 2023년이 시작된 지 3개월째지만 조직 개편이나 인사 없이 불안정한 상태다. KT그룹의 상장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 KT알파 등도 CEO 선임 없이 주총을 치러 직무대행 형태로 운영되는 게 불가피하다. 통신 업계 원로는 “윤경림 후보자가 사퇴한다고 해서 갑자기 정부와 KT 간 관계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 “그보다는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후보자로 남아 일단 주총을 치르고 이후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뿌리째 흔들리는 KT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분이 굉장히 잘게 분산돼 있어 확고한 대주주가 없는 소유분산 기업인 KT가 앞장서 이사회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SM엔터테인먼트나 SBS처럼 이사 선임에 있어 외부 추천 주주이사를 뽑든지,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든지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단독]'예스맨' 사외이사 소속기관에 117억 기부한 금융지주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5대 금융지주가 1년 동안 개최한 이사회는 총 72차례다. 사외이사들의 참석률은 100%에 달할 정도로 적극 임했지만 수십여개가 넘는 안건 중 반대는 단 4표에 그쳤다. 3표는 올해 초 자진 사임한 변양호 전 신한금융 사외이사 한명이 던진 것이었다. 회장·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후보자에 대해 소신 있게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는 없었다. 거대 금융그룹의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지만 높은 연봉은 물론 유관기관에는 대규모 기부금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들은 기부금 지원이 이해 상충에 해당하지 않다고 설명하지만 거액의 지원 속에서 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지주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사외이사 역할의 재정립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주주와 고객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사외이사 자녀 근무하는 병원에 수십억 기부 ‘쾌척’22일 이데일리가 5대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0~2021년 사외이사에 대한 기부금 지원 규모는 총 117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기부금을 받은 사외이사는 총 8명으로 1인당 평균 15억원 정도다. 이들이 소속된 대학교(서울대·연세대·홍익대), 의료기관(연세의료원), 학회(한국세무학회·한국재무학회·한국회계학회 등)에 지주 또는 자회사들이 기부금을 집행했다.2년간 사외이사 소속에 기부금을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우리금융이다. 박상용 우리금융 사외이사가 감사로 있는 연세대·연세의료원에 63억6000만원을 기부했다. 신한금융은 윤재원·이용국 사외이사가 각각 교수로 근무하는 홍익대와 서울대에 총 36억원을 기부했다. 다만 이는 주거래은행 협약에 따른 출연금 지급의 영업목적 기부금이라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부연했다.농협금융은 하경자 사외이사의 자녀가 전임의로 일하는 연세의료원에 13억원을 기부했다. KB금융은 선우석호·오규택 사외이사가 소속된 학회들에 4억원대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농협금융 측은 1966년 농협공제 전국 순회 진료 최초 실시한 이래 의료취약계층 및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촌지역 의료지원사업 협약에 따른 내용이라고 밝혔다.금융지주들은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비영리법인 등에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사외이사와 배우자의 직계혈족이 수탁자·임직원 등인 곳은 사외이사 선임 전 2년과 이후 2년간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사외이사 선임 이후 기부금이 급격하게 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시해 이해 상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금융지주들이 기부금을 지원하고 있는 곳들도 병원, 대학 등 통상적으로 기부금 지원이 많은 편이다.하지만 금융지주의 경영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선임된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자신이 소속된 기관·단체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제공하고 있는 금융지주에 날 선 의견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일부 사외이사 자리의 경우 재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특정 분야에서 인물을 발굴, 선임하는 만큼 이들이 소속한 단체도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도 ‘자리 물려주기’가 되고 기부금 지원 등도 ‘연례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고액 연봉인데 활동 미미…반대 고작 ‘4표’사외이사에 책정하는 연봉은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경영진 견제 등의 역할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5대 금융지주 연차보고서에 공시된 사외이사 44명의 지난해 평균 보수는 6948만원이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8814만원, 신한금융 7854만원, 하나금융 7484만원, 우리금융 6370만원, 농협금융 4530만원 등 순이다.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연간 활동한 시간은 평균 374시간 정도다. 사외이사 활동에는 정기적인 이사회와 대표이사 등 추천위원회 등과 간담회·교육 등도 포함된다. 한달에 약 32시간을 활동한 수준으로 하루에 한시간 정도 일하고 7000만원 안팎의 보수를 받은 셈이다. 시급으로 나누면 최저임금(9620원)의 20배 정도인 18만6000원이다.활동한 시간에 비해 높은 연봉을 받지만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는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매겨진다. 금융지주는 연차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의 역할을 ‘경영진 견제’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회의에서 소신 있게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5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개최한 이사회에서 나온 반대표는 4건에 그쳤다. 변양호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 2021년 결산, 장기보수 취소 결정, 자사주 취득·소각 등 3개 안건을 반대했다. 윤인섭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벤처캐피털 인수의향서 제출에 반대한 바 있다. 나머지 안건은 모두 100% 찬성으로 가결됐다.사외이사들의 ‘셀프 평가’도 도마에 올랐다. 5대 금융지주는 해마다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는데 본인을 제외한 사외이사 등 내부 평가를 통해 대부분 ‘최고 수준’이나 ‘기대 이상’ 또는 ‘S급’의 점수를 받았다. 외부 평가를 실시한 경우는 한 곳도 없었다.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기관이 없고, 외부 평가에 대한 요청이 없었다는 게 이유다.금융지주와 전·현직 사외이사들은 ‘거수기’라는 지적에 반박한다. 내부 치열한 의견 교환을 통해 도출한 안건에 찬성하고 대표이사·사외이사·임원 추천도 사측 의견이 배제된 상태에서 엄정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전직 대형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역할에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중요한데 회사 경영을 위해 독립성보다는 전문성 있는 인물로 채우다 보니 이해 상충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추천위 과정에서도 알게 모르게 회사의 의향이 반영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사외이사 제도 개선에 대해 “이사회의 전반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고 세부적으로 공시해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좋은 시절 다 갔네...IT업계, 허리띠 바싹 조인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내 IT 업계가 ‘군살 빼기’에 나섰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22일 네이버(035420)는 경기도 성남시 그린팩토리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총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축소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주총장에서 “지난 10년간 보수 한도가 실지급률 대비 높게 설정돼 있어 줄인 면이 있고, 비용 통제 기조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네이버 정기주주총회. (사진=연합)올 들어 네이버는 경영진을 비롯한 임원들의 계약 금액을 삭감했고,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성과급도 줄였다. 최근엔 해외 자회사인 왓패드와 포시마크를 상대로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왓패드는 지난 8일(현지시간) 회사 블로그를 통해 “전체 직원 267명 중 약 16%인 42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밝혔고, 네이버가 최종 인수한 지 두 달이 된 포시마크도 수십 명을 해고했다.라이벌 회사인 카카오(035720)도 상황은 비슷하다. 카카오는 진행하던 경력직 채용마저 중단했고,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는 120억원이던 총 이사 보수 한도를 80억원을 낮추는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대표이사 보수 체계를 바꾸면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작년 경영 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받지 않았다.최근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가져가게 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4월 1일부로 북미 지역 웹툰·웹소설을 서비스하는 자회사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국내 법인을 청산하고 직원 30~40명 모두를 내보내기로 했다. 현재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네이버, 카카오의 이런 움직임은 경기 침체에 따른 성장성 둔화와 코로나 기간 늘어난 인건비가 겹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긴축 경영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다. 최 대표도 지난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행사인 ‘컴패니언 데이’를 열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직면하고 있고, 네이버 역시 당분간 매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통신·게임 업계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기본급의 450%였던 성과급을 250%로 줄였다. 성과급 축소에 일부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17일 주총에서 “저희 목표 대비나 경쟁사 대비 성과에선 저희가 낮은 평가를 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했다”며 “열심히 일한 직원들께는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애초에 작년 초에 정했던 원칙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게임 업계는 감원은 없지만, 대표들의 연봉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259960)의 김창한 대표는 연봉을 ‘셀프 삭감’했다. 이 회사가 지난 20일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상여금을 지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상여금을 ‘셀프 삭감’한 김 대표는 전년 대비 약 50% 줄어든 연봉(10억3500만원)을 받아 크래프톤 연봉 상위 5위에도 들지 못했다.방준혁 넷마블(251270) 의장도 지난해 상여금을 뺀 연봉(14억7200만원)을 받았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2년 연속 상여금을 받지 않고 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293490) 대표의 경우 상여금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18억 2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보다 20%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투자가 얼어붙은 스타트업 업계는 ‘생존’이 화두가 돼버렸다.
- 양회 끝나고 셈법 복잡해진 중학개미…주목해야할 종목은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이달 초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면서 ‘중학 개미’(중화권 지역에 주식을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중국이 경제성장률을 예년과 달리 보수적으로 잡은 데다 ‘정찰 풍선’ 사건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 등 각종 리스크가 남아 있어 옥석을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당국의 결정이 아직은 중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만큼 정책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양회서 엿본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폐막한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중국 당국은 경제성장률을 5~5.5%로 전망하고, 부양정책으로 내수확대와 소비부양을 내세웠다. 내수에서 먼저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다. 중국 국가 통계국은 1~2월 실물지표를 발표하였다. 특히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3대 지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2.4%, 5.5% 늘어나는 등 개선세를 나타냈다. 중국 경제가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당국이 반도체 산업 발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류허 부총리는 양회 전 중국의 각 반도체 기업과 좌담회를 벌이고,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역량 발휘를 주문함과 동시에 당국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의 의지는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 선출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기존 빅테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대신 레이쥔 샤오미 CEO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신비정보 류칭펑 CEO 등 반도체 관련 주요 기업의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에는 텐센트, 알리바바, 등 빅테크 관계자들 대신 샤오미, 샤오펑, 화훙반도체, 고어텍, 반도체 전문가 등 첨단 기술 관련 관계자들이 대거 진입했다”며 “정부의 강력한 기술 육성 의지는 관련 기업의 수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책 수혜주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 반도체 투자 확대 기대감 등이 반영됨에 따라 중국의 반도체주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주(13일~17일)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1위인 SMIC는 22% 급등하면서 반도체주 지수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같은 기간 화훙반도체와 북방화창(NAURA Technology Group)도 각각 상승 흐름을 탔다.◇ 부동산 경기 부양책 펴는 中…건설 株도 수혜 가능성↑중국이 부동산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강도 높은 부양책을 시행함에 따라 건설주들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부동산 경기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는 중국 정부의 거시 정책은 물론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개인의 소비 의향까지 좌우할 수 있다. 앞서 중국은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력한 부양책을 시행해 온 배경도 이 때문이다. 양회에서 도시 속 낙후 지역 개조화 등 도시 리뉴얼과 함께 ‘14차 5개년 계획 중대 프로젝트’ 등 당국의 의지를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중국은 주택 수요를 지원하기 위해서 모기지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유도하고 있고 지방정부별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상향조정과 구매제한 완화, 생애 첫 주택구매 모기지 금리 인하 등의 수요진작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는데 이에 중국 부동산 지표가 반등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중국 정부의 경기 안정 의지에 따라 부동산과 인프라 건설 회복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30대 도시의 주택판매량은 지난 18일 기준 월간 13만3000채를 기록했는데 이는 2월 중순의 6만6000채에 비해 크게 반등한 것”이라며 “주택경기의 바닥통과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내다봤다. 중국 부동산 경기 호조에 따라 건축 및 건자재, 기계 등 업종도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건설 경기 호조 지속되며 철강 원자재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건설 성수기 진입 앞두고 중국의 철광석 등 원재료 재고 구축 수요가 더욱 확대되며 건화물 운반 서비스 중심의 글로벌 해운사들의 이익 개선세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하고, 중국 경기 호조 여파 속 건축 및 건자재, 기계 등 산업재 업종의 수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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