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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재건축 잇달아 잡음…"조합원 갈등·비리 막을 장치 마련해야"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재개발·재건축 조합 내 갈등이나 비리 의혹이 발생해 관련 사업이 경찰 수사와 송사에 엮이면서 정부와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라 추진돼온 사업들이 최근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자체도 대책을 내놨지만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객관성 문제를 풀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입구에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한 공사 중단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사업들이 경찰 수사와 법적 분쟁으로 동력을 잃고 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동대문구청과 청량리4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2017년 청량리4구역 재개발 관련 업무를 맡은 구청의 전·현직 공무원들이 무허가 건물을 매입해 분양권을 얻고, 특혜를 받아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분양권을 얻었는지, 재개발 추진위원회로부터 대가성 특혜를 받았는지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아울러 22일엔 서울 은평경찰서가 은평구에서 불광2동주택조합(가칭) 업무를 담당하던 대행사 대표 곽모씨와 관계자 1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불광2동주택조합의 조합원 310명은 지난해 10월 곽모씨 등 직원 9명을 152억원대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같은 해 11월 불광2동주택조합 업무를 담당하던 대행사 사무실과 피고소인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곽씨 등은 2019년 9월 서울 연신내역 인근에 세워질 신규 아파트 단지에 입주할 수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고 이 과정에서 1인당 5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계약금 명목으로 받아챙겼다. 재개발·재건축 조합 내 비리나 갈등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문제다. 강남 8학군의 대표 단지 중 하나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조합장의 부정선거 의혹이 일면서 조합원들이 법원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은 이를 인용했지만 불복한 조합 측이 이의신청해 사업이 한동안 지연될 전망이다.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도 재개발 조합이 내분으로 와해되면서 지난 1일 공사가 중단됐다. 조합원들은 조합장을 상대로 서울서부지법에 총회 개최 금지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제기했고, 지난 17일 법원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의한 사업 지연은 해묵은 문제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토지 소유주나 주택 소유주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설계자나 시공사 선정 등 사업의 주요 사안을 주민의 동의를 받아 결정한다. 이때 부동산 정책과 법을 잘 모르는 이가 조합위원장을 맡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주민 사이에 의견차이가 생길 때 갈등을 빨리 중재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잘못 이끌 위험이 생긴다. 서울시는 조합 내 분쟁과 공사 지연을 예방하기 위해 ‘신속통합기획’을 실시하고 있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빠른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공공지원계획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재건축·재개발 관련 정책이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이 정책만으로는 반복되는 사업 지연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감정평가사)은 “신속통합기획은 재개발과 재건축의 지침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지만, 빠른 속도에 방점이 있어서 사업의 공공성과 투명성, 객관성을 높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토지주택위원장은 “지금 발생하고 있는 갈등을 해결하려면 조합이 법률행위를 할 때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늘어야 한다”며 “외부 전문가가 의사결정에 참여해서 논의 내용을 기록하고,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조합 중심의 투명하지 않은 의사결정이 반복되면 행정절차가 간소화돼도 정비사업이 표류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관리를 모든 정비사업에서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조합의 결정과정에서 사업의 회계나 비용에 대한 집행 방향은 주민이 정하되, 운영과 관리에서 공공기관이 지금보다 더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NH투자증권, ‘방배동 재건축 심층분석’ 부동산 보고서 발간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은 ‘방배동 재건축 심층분석_구역별 사업현황 및 사업성 분석’ 보고서를 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보고서엔 방배동 재건축 사업장별 사업 현황과 특징, 사업 이슈를 점검하고 시장동향과 사업성 분석을 통한 전망 내용을 담았다. (사진=NH투자증권)NH투자증권은 방배동이 재건축 사업을 통해 앞으로 5년 이내 고급 아파트가 밀집된 ‘새로운 부촌’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방배동은 일반적인 아파트 재건축과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장이 혼재된 것이 특징이다.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은 노후화된 단독·다가구·연립주택 등을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재개발과 비슷하나 기반 시설이 갖춰져 추가 설치가 필요 없어 사업성이 좋은 편이라는 점이 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완료된 사업장을 제외하고 단독주택 재건축은 5~7·13~15구역의 6개 진행 중이고, 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방배 삼익, 신동아, 삼호(1·2차, 10·11동), 신삼호(삼호4차) 4개 단지가 본격적인 사업 진행 중이다. 사업장별로 보면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방배 6구역이다. 6구역은 2025년 10월 입주 예정이고 그 뒤를 이어 5구역이 2026년 8월 입주 예정이다. 방배 삼익도 현재 공사 진행 중으로 2026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고서에선 사업 주요 이슈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규제지역’을 꼽았다. 재초환 부담금이 크면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방배5·6·13·14구역은 2017년 12월 31일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며 재초환을 적용받지 않는 사업장이다. 다만, 재초환이 적용되는 사업장도 2023년 말 재초환법 개정으로 부담금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방배동은 서초구에 속하며 투기과열지구,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와 분양가가 제한돼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사업성 검토 시 중요한 요인으로는 비례율, 용적률, 대지지분을 꼽았다. 특히 단독주택 재건축은 재개발과 같이 물건별로 감정평가금액이 달라서 비례율에 따라 분담금이 줄어들기도 하고 늘어나기도 하므로 중요하다고 봤다. 오는 8월 일반분양 예정인 5구역은 조합원 분양가 평당 4000만원, 일반 분양가 평당 5100만원 수준으로 계획되었으나 건축비용 상승에 따라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고급주택이 밀집된 지역에서 고급 아파트 단지의 릴레이 입주가 시작되면 다양한 부동산 유형이 고루 분포하고 넓은 녹지공간·우수한 학군을 바탕으로 특색 있는 강남 부촌으로 거듭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사업장이 착공 또는 철거 진행 중으로 5년 이내 입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 매수 시기로 유효하나 분양가상한제 지역이므로 가점이 높은 무주택자라면 청약에 우선 접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유나 NH투자증권 부동산 책임연구원은 “방배동은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장이 많아 전반적으로 사업성이 좋다”면서도 “재개발과 같이 권리가액이 제각각이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조합원 분담금, 프리미엄에 따른 수익성을 잘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보고서 원문은 NH투자증권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與 최소 153석 예상…중랑을, '86막내'와 '新시대 첫째' 싸움"[총선人]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중랑구 주거 환경을 확실히 개선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모델로 만들겠습니다.”지난 16일 만난 이승환(사진) 국민의힘 중랑을 당협위원장에게 이번 총선에 나서는 포부를 묻자 “정치를 하기 위해 중랑구를 선택한 게 아니라, 중랑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치를 선택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사진=이승환 캠프)국회 인턴부터 시작, 이례적으로 30대 초반에 4급 보좌관을 달았던 이 위원장은 일찍이 능력을 인정받고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 정권 교체에 기여했다. 곧바로 대통령실로 직행한 그는 인사기획관실·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내다 지난 6월 사직서를 내고 총선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국회와 대통령실을 두루 거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쌓고 정책적 역량을 길러왔다. 그를 도와주는 실무진들도 국민의힘 서울시당 청년위원장 출신 등 2030 젊은 세대로 구성됐다.중랑은 강동·도봉구와 함께 서울의 중심부가 아닌 외곽 위치하고 있다. 비교적 소외 당하며, 발전이 더딘 ‘베드타운’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민생 행보의 일환으로 중화2동의 모아타운(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현장을 찾아 노후 주거지 정비 방향에 대해 논의하면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교통인프라도 열악해 직장인들이 출·퇴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이 위원장 설명이다.이 위원장은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해 모아타운 추진에 앞장서겠다”며 “이를 위해선 서울시장, 대통령과 바로 연결되는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중랑을은 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리 3선에 성공한 지역구다. 보수정당에는 험지로 분류된다. 하지만 그는 “중랑에서 나고 자란 40년 토박이”이라면서 “주민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지역 발전에 힘쓰겠다는 일념으로 험지에 뛰어들었다”고 했다.중랑구에선 지금까지 중랑구 출신 정치인이 나온 적이 없다. 이 위원장은 “그간 9번의 총선 중 7번을 민주당이 가져갔고, 우리 당은 15·18대 두 번을 가져왔지만 한 명도 중랑구 출신은 없었다”면서 “난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중랑구를 떠난 적 없는, 누구보다 이 동네를 가장 잘 아는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이 위원장은 박 의원과의 대결을 ‘86 운동권 세대 막내와 새 시대 첫째와의 싸움’이라고 했다. 그는 “지역적 대의, 시대적 대의가 나에게 달렸다”며 “내가 이겨야 서울이 이기고, 우리 당이 이기고, 윤석열 정부가 이긴다”고 힘줘 말했다.총선 결과에 대해서도 젊은 정치인 다운 패기로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이 위원장은 “최소 153석 정도 예상한다. 18대 총선 때 서울 중랑구에서 우리 당이 이겼을 당시 의석수”라고 설명했다. 18대 총선 당시 중랑 갑·을 모두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석권했다. 현재는 모두 민주당(갑 서영교·을 박홍근) 텃밭이 된 상황으로, 공교롭게도 86 운동권 출신들이다.이 위원장은 “86세대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권력을 전횡한다는 게 문제다.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이 어려운 것도, 이들이 최고 기득권이자 수혜 대상이기 때문”이라며 “이걸 깨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이승환 위원장이 캠프 실무진들과 중랑구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맨 왼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권혁재 전 국민의힘 서울시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대학생 천나경씨, 최환희 전 국민의힘 서울시당 청년위원회 위원장, 이은경 중랑구의원, 이승환 위원장, 김민철 전 국민의힘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 (사진=권오석 기자)다음은 이 전 행정관과의 일문일답.-대통령실 새 참모진에 조언한다면.△토종닭 같은 보양식이 나오려면 보통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은 걸린다. 기다리다 배고파서 지치기 때문에 중간에 밑반찬들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너무 보양식에만 집중했다. 3대 개혁, 외교 정상화, 경제 활성화 등 메인 메뉴에만 집중한 나머지, 밑반찬 같은 중간 과정을 내놓지 못했다. 그게 아쉽다. 너무 용산 안에만 갇혀 있으면 안 된다. 안에 있으면 모든 게 다 계획대로 될 것 같고 잘 될 것 같은데 막상 용산 밖의 민심은 매우 춥다. 할지 말지 고민하는 일이 있다면 일단 해야 한다. 그저 문제만 일으키려 하지 않으려는 소심한 보신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마치 스타트업처럼 돌아가야 한다.-여당의 총선 결과를 전망한다면.△최소 153석 정도 예상한다. 18대 총선 당시 서울 중랑구에서 우리 당이 이겼을 당시 의석수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입법 독재’를 하는 괴물이 돼버렸다. 한 당에 권력이 집중되면 괴물이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과반 의석을 기점으로, 양당이 견제되는 그런 수준의 양상이 되길 바란다. 내가 이겨야 우리 당이 이긴다.-수도권에서의 국민의힘 민심은 어떤가.△4년 전 이맘때만 해도 우리가 이길 줄 알았다. 그 당시 정국을 잡아먹은 문제로 ‘조국 사태’가 있었고, 북한 퍼주기 의혹 등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엄청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나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위기 상황에서 국력에 집중하는 현상에 더해, 코로나 지원금 제도까지 나오며 우리 당이 패배했다.수도권 상황은 현재 녹록지 않다. 그나마 고무적인 점은, 4년 전 사례에서 굉장한 충격과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낙관론에 빠졌고, 우린 굉장한 위기론을 느낀다는 게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간 ‘180석’에 발목 잡혀서 우리가 하려는 정책을 제대로 시행한 게 없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프레임이 아직 남아 있고, ‘한동훈 효과’가 이제부터는 나타날 거다.-캠프에 젊은 인력이 많아 보이는데.△중앙당을 그만두고 왔거나, 직전 서울시당 청년위원장직을 맡았거나, 국회 보좌관이 꿈인 대학 졸업 예정자 등 새로운 청년 정치를 해보고 싶다는 이유로 헌신하고 있는 친구들이다. 캠프 실무진 평균 연령이 30대 초중반이다. 중랑에서 이겨야 우리 당이 이긴다는 마음으로 현직을 그만두고 온 친구들이다. 보수정당에서 청년들이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중랑구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나.△중랑구는 살기는 좋은 곳이다. 그러나 나처럼 출·퇴근을 하는 20·30·40세대들은 그걸 누릴 시간이 없다. 내가 10년 넘게 여의도와 용산을 출퇴근하면서 하루 평균 통근시간이 3시간이었다. 중랑구에서 여의도, 강남, 종로, 광화문으로 출·퇴근을 하는 내 또래들이 행복한 중랑구를 만들고 싶다. 또, 중랑구에 산다는 자부심을 줄 수 있도록 지역을 브랜드화하겠다. 민주당이 서울시를 집권한 기간 동안, 중랑구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기는커녕 동네에 벽화를 그려주고 홍보하는 데에만 치중했다. 과거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뉴타운으로 지정된 곳들을 전부 무산시키고 도시재생사업 지역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해 ‘모아타운’(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추진에 앞장서겠다. 주거 환경을 확실히 개선하겠다. 중랑구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모델로 만들겠다. 이를 위해선 서울시장, 대통령과 바로 연결되는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교육·보육 문제도 중요하다.△우리는 맞벌이 부부라 딸을 이 집 저 집은 물론 할머니·할아버지한테 맡기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를 보냈다. 교육, 보육은 특히 나에게 절실한 문제다. 이 동네에는 학원가가 없다. 중계동까지 가야 한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버스를 타고 관내를 떠나서 학원을 가야 하는 것이다. 동네 산후조리원 친구들이 끈끈했는데, 유치원과 초등학교 보낼 시기에 학군을 따라서 이 동네를 떠나더라. 이렇게 교육 때문에 이사를 가고, 학원 때문에 유학을 가는 현상을 바꿔야 한다. 학원가를 유치하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 지역 출신이 공부를 잘하는지 보는 지표가 의대 진학률인데, 2022년 기준 중랑구는 ‘0’명이다.지난 16일 서울 중랑구의 사무실에서 이승환 국민의힘 중랑을 당협위원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승환 캠프)-험지를 택한 배경이 있나. 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박홍근 의원을 상대해야 하는데.△중랑구엔 지금까지 중랑구 출신 정치인이 나온 적이 없었다. 그간 9번의 총선 중 7번을 민주당이 가져갔고, 우리 당은 15·18대 두 번을 가져왔지만 한 명도 중랑구 출신은 없었다. 난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중랑구를 떠난 적 없는, 누구보다 이 동네를 가장 잘 아는 정치인이다. 또, 70~80대였던 전임 당협위원장들과 비교해 40대는 처음이기도 하다. 주민들이 놀라워 하면서 반갑다 하더라. 주민들은 언제든 젊고 새로운 사람이 나오면 밀어줬다. 박홍근 의원이 과거 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40대였다.-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창당이 총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이준석 신당에 합류하는 정치인 등 주요 관계자들은 민주당 출신들이 많다. 어쩔 수 없이 이낙연 신당과 합쳐질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이 더 긴장해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 당의 호재로 생각하진 않는다. 다시 한번 ‘제3지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증명될 것이라고 본다.-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윤심’ 우려를 극복, 당을 잘 이끌까.△한 위원장이 38번의 공식석상에서 단 한 번도 윤 대통령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하더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이런 말을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대해서 철저히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정말 높이 평가한다.-‘쌍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총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우선, 180석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총선 전략이 특검법 외엔 없다는 게 한심하다. 또한, 야당이 총선을 위해서 법치를 유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13번의 특검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맞다. 물론 총선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아직 시간이 남았다.-총선에 나서는 각오가 있다면.△정치를 하기 위해 중랑구를 선택한 게 아니라, 중랑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치를 선택했다. 이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강한 열망이 있다. 거기에, 86 운동권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소명도 있다. 86세대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권력을 전횡한다는 게 문제다.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이 어려운 것도, 이들이 최고 기득권이자 수혜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걸 깨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 박홍근 의원과의 싸움은 86세대 막내와 새 시대 첫째와의 싸움이다. 지역적 대의, 시대적 대의가 나에게 달렸다. 내가 이겨야 서울이 이기고, 우리 당이 이기고, 윤석열 정부가 이긴다.이승환 국민의힘 중랑을 당협위원장이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승환 캠프)
- 오피스 거래 주춤한 사이…알짜 사옥 쓸어담는 기업들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유동성이 고갈된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자금력 풍부한 대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고금리로 기관들의 오피스 투자가 주춤해진 사이 기업들이 강남권역을 비롯한 서울시내 알짜 사옥 확보에 나서는 중이다.서울시내 오피스 부족으로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르는 만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강남권역 사옥 이전에 대한 선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F&F·크래프톤·알레르망 등 ‘사옥 목적’ 건물 매입 중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시장에 사옥 매입 목적으로 참여하는 전략적 투자자(SI)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매입·매각 투자시장 뿐만 아니라, 임대차시장 모두 해당한다.패션기업 F&F는 오는 8월 준공될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포인트 강남’을 사옥으로 쓰기 위해 작년 말 마스턴투자운용으로부터 매입했다. 매매대금은 3436억2216만원이며, 3.3㎡당 기준으로는 약 4200만원이다. (자료=마스턴투자운용, 업계)올해 12월 31일 잔금 납부가 완료되면 거래종결(딜클로징)된다. 다만 이 매매금액은 부가가치세, 제세공과금, 수수료 등 취득부대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액수다. F&F는 이전부터 사옥 마련에 대한 의지가 높았다. 작년 5월 말에는 서초구 서초동 오피스 ‘마제스타시티 타워1’ 우선협상대상자(우협)에 선정됐지만, 기존 임차인이 퇴거해서 F&F가 사옥으로 쓰려면 오는 2027년 말까지 기다려야 해서 갑작스레 인수를 철회했다.게임회사 크래프톤은 성수동 메가박스 본사 건물인 ‘메가박스 스퀘어’를 작년 12월 5일 2435억원에 매입했다. 업무 거점을 확보하고 임차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해당 건물은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50 일대 위치해 있다.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에서 걸어서 4분 걸리며 지하 5층~지상 8층, 연면적 2만4388.35㎡ 규모다. 지상 3~7층에는 메가박스 성수점이 입점해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오피스로 용도변경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2019년 준공된 새 건물이라서 철거 후 재건축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메가박스 스퀘어 전경 (사진=네이버맵 캡처)◇ SI, FI와 입찰전략 달라…‘수익성’ 아닌 ‘기회비용’ 초점미국 네트워크 업체 팔로알토는 작년 11월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 1층을 임차해서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한국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삼성생명 서초타워는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74길 4에 위치한 지하 7층~지상 34층, 연면적 11만661㎡(약 3만3474.95평) 규모 오피스 빌딩이다.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바로 앞에 있다.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지난 2011년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회사는 클라우드 전환이 빨라지고 하이브리드 업무환경(출근과 재택근무가 섞인 업무 방식)이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보안 솔루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빠르게 성장했다.팔로알토의 파트너 및 고객은 삼성생명 서초타워 1층 사무실 내 마련된 여러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맞춤형 테스트와 데모 서비스를 위한 개념검증(PoC) 랩, 경영진 브리핑을 위한 이그제큐티브 브리핑 센터(EBC), 대면 학습 및 협업을 위한 교육장 등이다.침구업체 알레르망은 작년 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12에 있는 ‘T412 빌딩’ 우협에 선정됐다. 거래가 완료된 후 사옥으로 쓸 계획으로 전해졌다. T412 빌딩은 지난 2000년 준공됐으며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걸어서 3분 걸린다. 지하 6층~지상 19층, 연면적 2만6388.79㎡ 규모다.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은 유동성 부족으로 오피스시장 내 거래가 제한적인 환경에서 이처럼 두각을 보이고 있다.대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은 임대차 안정성 확보를 위해 매입에 나선다는 점에서 재무적 투자자(FI)와는 다른 전략으로 입찰에 참여한다. ‘사업 수익성’이 아니라, 사옥 확보를 위한 대체원가에 대한 ‘기회비용’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서울시내 오피스는 공급이 한정돼 임대료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컬리어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서울 오피스 월 평균 임대료는 ㎡당 3만5016원으로 전분기 대비 3.0% 올랐다. 특히 강남권역(GBD)은 3만6411원으로 전분기 대비 5.1% 상승했다.작년 4분기 서울 오피스 월 평균 임대료 현황 (자료=컬리어스)심혜원 JLL 코리아 리서치 팀장은 “최근 서울 3대 권역 A급 오피스 시장은 활발한 임차 수요에 비해 신규 공급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임차 가능한 공간이 점차 줄고 임대료도 가파르게 올라 기업들이 사옥 확보를 목적으로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장현주 컬리어스 이사는 “사옥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전략적 투자자(SI)의 영향력이 매입매각 투자시장 뿐만 아니라, 임대차시장에도 커지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강남권역 사옥 이전에 대한 선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강변 초역세권' 줄줄이 대기…또 한번 진화하는 이곳
-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서울 서초구 반포권역(반포동, 잠원동 일원)이 활발한 정비사업을 통해 향후 1만90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들이 공급돼 재탄생을 예고하고 있다.1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1970년대 강남개발로 반포동과 잠원동 일원에 당시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아파트 단지를 대거 지으며 탄생한 것이 1세대였다면 2000년대 들어 재건축 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1만9000여 가구의 새 아파트들이 자리하게 된 것을 2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제대로 반포권역 2세대의 문을 연 단지라면 반포주공3단지를 재건축 한 반포자이(3410가구, 2008년 준공)와 반포주공2단지를 재건축 한 반포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 2009년 준공)를 꼽을 수 있다.이후 반포동 신반포1차를 재건축해 2016년 준공된 아크로리버파크(1612가구)가 반포권역 2세대에 힘을 더했고 지난해 8월 반포동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재건축 한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가 2세대의 정점을 찍는 모양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해 7월 4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3.3㎡당 1억3500만원인 셈이다. 이외에 아크로리버파크,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등에서도 3.3㎡당 1억원 이상 거래가 이어졌다.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클린업 서울) 데이터에 따르면 반포권역(반포동, 잠원동 일원)에서 추진 중인 정비사업(진행단계 추진위원회 구성 이상)은 21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곳은 10곳이고, 이미 착공 된 곳도 7곳이나 있다.향후 21곳의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설 새 아파트는 1만9397가구에 달한다. 추진 과정에서 가구수가 변경될 수는 있지만 1세대에서 2세대로 변신할 때 기록했던 1만9000여 가구와 비슷한 수준의 3세대가 앞으로 열리게 되는 셈이다.재건축 정비사업에 비해 활발하지는 않지만 잠원동 동아(1139가구) 등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도 있어 이들을 포함하면 2만가구를 넘어설 전망이다.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은 반포권역 새 아파트 분양에 쏠리고 있다. 가장 최근의 분양은 2021년 6월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였으며, 잠원동에서는 2020년 6월 신반포르엘이 마지막이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1순위에서 3만6116명이 몰리며 평균 161.23대 1 경쟁률을 기록했고, 신반포르엘도 114.34대 1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반포권역의 새 아파트 분양은 큰 인기를 누렸다.이주 및 철거를 마치고 공사에 들어간 현장 가운데 가장 일반분양이 빠른 곳은 GS건설이 신반포4지구(신반포 한신 8차, 9차, 10차, 11차, 17차, 녹원한신, 베니하우스, 거목상가, 매일상가 통합)를 재건축 하는 ‘메이플자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43~165㎡, 총 3307가구 규모로 들어서며 이중 전용 43~59㎡ 162가구가 일반분양 된다.‘메이플자이(투시도)’ 외에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 등은 분양을 앞두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서울 곳곳에서 정비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한강변 일대로는 반포권역 이외에 압구정지구와 여의도지구 정도가 있다”면서 “반포권역은 활발한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2세대로 성공적인 변화를 마쳤고, 앞으로 또한 차례 변화를 앞두고 있어 강남권을 대표하는 주거지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 정비사업 분양예정 14.7만 가구…2000년 이후 최다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올해 정비사업으로 분양 예정인 단지는 14만여가구로 조사 이래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북 아파트 단지.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4년 재건축 · 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계획 아파트는 전국 총 14만7185가구로,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다 물량으로 집계됐다. 가장 실적이 저조했던 2010년 2만7221가구에 비하면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하지만 계속된 분양 지연으로 2021~2023년 평균 정비사업 실적이 계획 대비 45% 수준에 그쳤고, 올해 주택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아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정비사업 물량은 지방(5만8323가구)에 비해 많은 8만8862가구가 계획됐는데, 절반 정도가 서울(4만5359가구)에서 풀린다. 강남3구(강남 · 서초 · 송파)에서만 16곳, 1만8792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분양가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들이 공급되면서 청약수요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다만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래미안원펜타스 등 8개 단지, 6847가구가 2023년에서 넘어온 물량이고, 최근 분양 지연이 보편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일부 사업지들은 연내 분양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유난히 정비사업 분양물량이 많은 원인은 낮은 미분양 리스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양호한 원도심에 위치해 수요 확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 분을 제외한 물량만 일반분양되기 때문에 공급 부담도 덜하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청약시장이 위축됐던 지난 2022년에도 평균 청약경쟁률이 14.2대 1을 기록하는 등, 그 외 단지들에 비해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여기에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등 시간과 비용 상 문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도 분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집값 하락과 분양가 상승 등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계속되고 PF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시장 분위기가 호전된 후에 분양을 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수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조합이 추진하는 정비사업은 변수가 많아 계획 대비 실적이 저조한 편이어서, 연내 예정물량 중 절반 정도만 분양에 나설 전망”이라며 “정비사업 아파트 청약을 계획한 실수요자들은 원하는 사업지의 분양 일정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강남권 단지들을 제외하면, 분양가 상승으로 시세 대비 경쟁력이 낮아진 상황인 만큼 주변 급매물과 가격 비교 후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 강남 아니면 불안…건설사, 정비사업 '옥석 가리기'심화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태영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의 사업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애당초 미분양이 날 확률이 높거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배제하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시공권을 포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반면에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입지가 좋아 수요가 꾸준하게 높은 강남, 용산 등의 사업지는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인력을 늘리는 등 준비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건설사들은 올해 지방보단 분양 수요가 높은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또 서울 내에서도 공사비 자체가 낮거나 조합 내부 갈등이 있어 공사 중단 가능성이 높은 곳은 아예 입찰부터 참여를 하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다만 서울 강남, 용산, 여의도 등 굳건한 입지로 청약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을 집중 공략하는 등 선별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괜찮은 입지로 경쟁이 예상된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노량진1구역 재개발조합의 경우 평당 공사비를 730만원으로 제시했다가 모든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 중구 신당9구역도 응찰자가 없어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응찰은 했지만 경쟁없이 단독으로 입찰해 수의 계약을 진행하는 곳도 늘었다. 서울 성동구 응봉1구역 재건축으로 최근 2차 입찰을 진행했지만 현대건설 단독 유찰로 경쟁이 무산됐다. 이 외에도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10단지도 치열한 수주전 예상과 달리 삼성물산만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반면 강남의 경우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예정된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별도의 팀을 꾸리거나 기존 지사에 힘을 실어 대비를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사내에 ‘압구정재건축수주TFT’를 신설하고 서울 압구정을 비롯해 강남권 정비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발주가 예정된 신반포2차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고급아파트의 시작을 알린 현대건설의 역사와 기술을 계승하는 압구정 정비구역 전 지역에 대한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을 중심으로 강남권 수주를 위해 해당 TFT에 현대건설의 역량을 집대성 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배치했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 현대건설처럼 사내에 특별 TFT를 꾸리지 않더라도 대부분은 기존 지사를 활용해 강남 등 수주전에 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장팀, 도시정비팀, 사업팀’ 등 기존 3개팀으로 운영되던 것을 1개 팀으로 합치고 각 지역의 주요 지사에 힘을 더 실어주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삼성물산도 올해 강남권의 수주 입찰을 위한 준비태세에 돌입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많은 건설사가 사업지에 대한 수익성 검토를 최대한 안정적, 보수적으로 잡고 있지만 강남권 입찰은 시장 상황과 별개로 준비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예전에는 서울은 무조건 경쟁이 붙었지만 이젠 서울에서도 공사비 자체를 낮게 책정한 곳이나 조합 내부 갈등이 있는 곳, 서울 및 수도권에서 건설사 간 수주전으로 출혈경쟁이 예상되는 곳 등은 최대한 배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특히 올해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용산구 한남동 등 ‘매머드급’ 사업장들이 잇달아 시공사를 뽑을 예정이다. 당장 강남구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용산구 한남 4구역 재개발, 동작구 노량진 1구역 재개발,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대교·목화아파트 재건축 등이 조합을 꾸리고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