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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영 덱스터 본부장 "K콘텐츠 주목도 높인 DI…해외 러브콜 활짝"[인터뷰]①
- 박진영 덱스터 DI 사업 본부장(사진=덱스터)[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작품을 바라보는 대중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콘텐츠를 뒷받침하는 디테일을 봐주시는 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DI(색보정) 기술을 향한 세계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시대적 흐름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박진영 덱스터스튜디오(이하 덱스터) DI 사업 본부장은 최근 덱스터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K-디테일’의 중심에 DI 기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본부장은 “한국의 기술력이 할리우드에 밀리는 단계는 지났다”며 “오히려 해외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내 (국내 기업이) 현지 작품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1년 설립한 덱스터는 시각특수효과(VFX)와 DI, 음향 등 후반작업 기술 영역을 선도 중인 대표 기업이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덱스터는 K콘텐츠를 향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최대 콘텐츠 시장인 북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DI 본부는 덱스터에서 가장 많은 작업량을 소화하는 핵심 파트다. 2016년 이후 7년간 2배 가까이 규모를 키운 DI 본부는 지난해에만 40여 개 작품을 작업했다. 20년간 국내 최고의 컬러리스트로 업계를 선도한 박 본부장은 2015년 덱스터에 입사해 10년간 DI 본부를 이끌어왔다. 덱스터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상무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 ‘범죄도시2’, ‘범죄도시3’, ‘서울의 봄’, ‘파묘’ 등 그의 손길이 닿은 천만 영화만 7편이다. 넷플릭스 ‘수리남’, ‘마스크걸’, ‘기생수: 더 그레이’, 디즈니+ ‘삼식이 삼촌’ 등 다수의 OTT 히트작에도 참여했다.박 본부장은 “DI는 영상의 색감과 톤을 결정하는 일”이라며 “상상의 영역과 실제 겪은 현실을 결합하고 추상적 느낌과 사실적 묘사를 구분해 디테일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작품 특유의 분위기와 개성이 DI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구축되는 셈이다. 박 본부장은 “20년간 쌓은 자체 노하우와 경쟁력 덕분에 해외 작품 수주 및 의뢰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일본 영화 ‘시티헌터’가 대표적이다. 박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를 향한 관심이 뜨거워진 결과”라면서 “작업 후 현지에서 높은 만족도를 표현했다”고 귀띔했다. DI 영역이 예능 및 뉴미디어 콘텐츠로 확대되는 추세라고도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넷플릭스 예능 ‘좀비버스’, ‘데블스 플랜’도 작업했다”며 “최근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이 VR(가상현실) 콘텐츠에 주목하는 만큼 관련 문의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DI가 색깔의 톤을 보정하는 개념을 넘어 콘텐츠에 담는 모든 경험과 분위기의 질을 높일 핵심 ‘K-디테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덱스터 최초의 여성 상무란 타이틀에 대해선 “회사가 노력을 인정해줬다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며 “덱스터의 남녀 직원 성비는 45:55 정도인데, 많은 여성 아티스트들이 일하는 환경에 최초의 여성 상무가 존재한다는 자체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근 콘텐츠 업계를 강타한 AI(인공지능) 도입 및 기술 확산 이슈가 DI 분야에 끼칠 영향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전망도 덧붙였다. 그는 “아직 DI 기술을 완벽히 대체할 AI 도입 기술은 없다”고 단언해 눈길을 끌었다. 박 본부장은 “DI 작업은 보통 한 작품의 전체를 담당한다. 처음과 끝을 모두 전담하는 만큼 흐름의 연속성이 중요한 작업”이라며 “작품의 스토리와 연출자의 의도, 배우의 표정, 음향의 분위기 등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고려하며 완성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또 “연출자 및 촬영감독과의 소통 과정, 여러 변수에 대응하고 감수성을 시각화하는 맥락적 요소까지 AI 기술이 따라잡긴 어렵다”며 “콘텐츠 제작의 궁극적 목적은 시간 축소가 아닌 퀄리티의 완성도이기 때문”이라고도 힘주어 말했다.
- 미국 간 이복현…밸류업·공매도·금투세 주목[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오늘 뒷담화는 ‘미국 출장 떠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관전 포인트’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이복현 원장이 금감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번 주에 미국 출장길에 떠났습니다. 작년에 런던 등에 투자설명회(IR)를 갔는데, 이번에도 IR 일정인데 작년보다도 주목되는 포인트가 많습니다. 우선 밸류업입니다. 금감원, 한국거래소는 뉴욕을 찾아 외국인 투자자들 대상으로 ‘바이 코리아’ 즉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예정인데요. 여기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향후 밸류업 후속 정책 윤곽이 나올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코인 및 코인 ETF 정책도 주목됩니다. 이복현 원장이 워싱턴 D.C.를 찾아 게리 갠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과 면담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인데요. 면담이 이뤄지면 금감원 설립 이후 금감원장이 SEC를 찾아 위원장과 처음으로 면담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했지만 우리나라는 이를 불허한 상황이고, 우리나라는 올해 7월부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관련된 어떤 얘기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주가조작 대책도 주목됩니다. 작년에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세 차례 대규모 주가조작 사태가 터졌습니다.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말 22대 국회가 출범하면 주가조작 대책 중 하나인 미 SEC의 페어펀드(Fair Fund)라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페어펀드는 걷어 들인 과징금을 국고로 환수하는 게 아니라 주가조작 피해자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제가 미국 취재 갔을 때 만났던 SEC 위원(commissioner·위원)는 페어펀드에 대해 ‘성공적인 주가조작 대책’이라고 자랑할 정도였는데요, 이복현 원장이 SEC와 만나 이같은 제도에 대해서도 논의할지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이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유예는 비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사진=금융감독원)-우선 밸류업부터 얘기해보자면?△이번 출장의 첫 번째 목적인 밸류업 관련 뉴욕 IR 행사 개요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오는 16일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콘래드 호텔에서 밸류업 관련 IR 행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금감원과 거래소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각 기업은 개별 IR을 개최하는 방식으로 구성됐습니다. 지난 2월15일 취임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이번 출장에 동행했습니다. 지난해 5월과 9월 이복현 원장이 각각 동남아시아와 영국·독일 출장을 떠났는데요. 그때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방안 모색이 1순위 목적이었는데, 이번에 금감원과 거래소는 이번 뉴욕 IR에서 밸류업 홍보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외국 투자자들이 밸류업 IR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지는데요. △우리 정부나 업계가 발표하려는 밸류업 내용은 거의 대부분이 알려진 내용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사입니다. 동행한 기자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개석상 반응, 인터뷰를 통한 개별 반응을 어떻게 보도할지 궁금해지는데요. 전반적으로는 밸류업 관련해 대체로 우호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서 런던 IR 때도 보면, 이복현 원장이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금융·자본시장 유입을 위해 불합리한 규제와 관행을 바꾸고,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약속하자, 글로벌 투자자들은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거든요. 실제 외국인 투자 관련 수치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돼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하는 게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금감원이 발표한 ‘2024년 3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외국인 주식투자는 15조8000억 원 순매수로 1998년 관련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주식 순매수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반적으로 우호적 분위기가 있다 하더라도 민감한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요?△3가지가 주목되는데요. 첫째로는 밸류업 지속가능성입니다. 이번 총선 결과 여소야대가 되면서 ‘밸류업 좌초’, ‘밸류업 동력 상실’ 등을 우려하는 보도가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레임덕 위협 직면”, 로이터통신은 “레임덕 가능성”을 보도했는데, 이렇게 되면 밸류업 같은 핵심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기 힘들거든요. 이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 반응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둘째로 공매도입니다. 작년 11월6일부터 공매도 금지된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당시 금지 사유가 불법 공매도가 극심하니까 일단 공매도 거래를 중단한 뒤 제도개선을 제대로 하고 재개하자는 취지였거든요. 물론 그동안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등이 토론회도 열고 노력을 많이 했지만 결과물만 놓고 보면 법 관련 제도개선은 이뤄진 게 한 건도 없습니다. 21대 국회 정무위가 이달 중으로 공매도 제도개선 관련 법안을 처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요. 그렇게 되면 공매도 금지 시기가 내달까지인데, 이 기간이 어떻게 될지도 불확실합니다. 그런데 제도개선이 제대로 안 돼 이 금지 시기가 늘어날 경우, 해외 투자자들 입장에선 난색을 표할 수 있습니다. 경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인데, 공매도 재개 시점이 이렇게 계속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것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궁금합니다. 올해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금지(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는 제외)된 가운데,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와 회원들이 지난해 11월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 가동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금투세 관련해서도 이같은 불확실성이 있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금투세가 세 번째 민감한 포인트인데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금투세 관련 질문을 받고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될 것”이라며 “1400만명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금투세 폐지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이같은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 반응은 두 가지 기류인데요. 박찬대 원내대표는 “금투세 폐지를 요구하는 시민들도 있다”며 “신중히 검토하고 조세 정의와 국민이 원하는 것이 뭔지 잘 파악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고요.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금투세를 도입하면 우리 주식시장이 폭망할 거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는데 근거 없이 공포를 과장하는 것”이라며 “(예정대로) 2025년 1월1일부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발언 간 ‘온도차’가 느껴지는데요. 그렇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투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기관과 외국인의 경우 금투세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증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있지만, 금투세 시행 시 전반적인 투심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큽니다. 또한 국회 상황을 보면 여당은 폐지이지만 민주당은 예정대로 시행 입장입니다. 연말까지 이렇게 갈 경우 투자 불확실성이 커지는 건데 이에 대해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불허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상장·거래를 허용하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그래픽=문승용 기자)-이복현 원장이 SEC를 찾아 가상자산 그리고 가상자산 ETF 관련해 논의할지도 관심사이지요?△이복현 원장은 지난 2월5일 2024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면서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당시 이 원장은 “SEC 게리 갠슬러 위원장과 만나 가상자산 이슈, 비트코인 현물 ETF 등 눈높이를 맞출 부분들이 있다”며 “지금은 SEC 정책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 중요하다. (올해 만나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출장에서 갠슬러 위원장과 만날지, 만나서 가상자산 및 가상자산 ETF 관련해 논의를 할지 여부도 관심사인데요. 우선 가상자산의 경우, 우리나라는 7월에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됩니다. 하지만 이 법이 시행돼도 가상자산 회계, 공시 관련해서는 이 법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금감원 차원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법 사각지대를 제대로 감독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미국은 가상자산법이 마련돼 있지 않아, SEC가 가상자산 감독을 엄격하게 하고 있는데요. 올해 1월 가상자산감독국과 가상자산조사국 등 가상자산 전담부서를 출범시킨 금감원 입장에선 미국 SEC가 어떻게 가상자산 관리·감독을 하는지 눈여겨 볼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가상자산 ETF의 경우에는 겐슬러 위원장이 지난 1월10일(현지 시간) SEC 홈페이지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했잖아요. 그런데 그때 금융위가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불허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불허 상태이고요. 반면 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상장·거래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SEC는 오는 23일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이복현 원장이 SEC와 가상자산 ETF 관련해 어떤 논의를 할지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SEC의 ‘2023년 SEC 연례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SEC에 접수되는 제보가 페어펀드 제도 도입 직전인 2010년 334건에서 지난해 1만8354건으로 55배 늘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끝으로 주가조작 대책 관련 포인트도 설명해주시죠. △저는 작년 11월 SEC를 찾아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과 주가조작 대책 관련 인터뷰를 했는데요, 피어스 위원은 “미국에서는 누가 피해자인지 모를 경우에만 국고로 환수할 뿐, 나머지 대부분은 피해자들에게 돌려준다”며 “(페어펀드 같은) 제도 시행 이후 좋은 정보가 많이 입수되는 등 굉장히 성공적인 제도가 됐다”면서 자랑스럽게 소개했습니다. 미국은 범죄 부당이익환수 금액을 불공정거래 피해자를 위한 페어펀드에 적립하고 있습니다. 과징금 등 제재금이 늘어날수록 피해자에게 돌아갈 지원금도 늘어나는 구조인데요. 페어펀드는 일종의 피해보상과 비슷하지만, 행정적으로 보면 과징금 전액을 국고로 환수하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제도입니다. 미국에서는 페어펀드가 피해 배상 등 투자자 보호 측면뿐만 아니라 내부제보(휘슬블로잉·whistleblowing)를 독려하는 효과도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SEC의 ‘2023년 SEC 연례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SEC에 접수되는 제보가 이 같은 제도 도입 직전인 2010년 334건에서 지난해 1만8354건으로 55배 늘었습니다. 사실 지난해 미국 SEC를 찾아 자본시장 정책을 취재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미국에서 주가조작이 실패하는 건 강력한 자본시장 제도 때문”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SEC는 계좌동결, 통신조회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징역 150년형 선고, 중대 범죄로 위법 시 시장에서 퇴출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시행 등 엄벌 조치도 실제 이뤄지고 있고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시 10년간 자본시장 거래를 제한하고 상장사 임원 선임에서 제한하는 법안은 이달 말 21대 국회가 끝나면 폐기됩니다. 지난해 주가조작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구속기소된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는 최근 보석으로 풀려 났습니다. 관련해 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한국형 페어펀드(Fair Fund·공정배상기금)를 도입해 피해 투자자 구제’ 공약 내용은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은 “자본시장 불공정·불법행위에 부과한 과징금·벌금 활용해 피해자 손실을 배상하고 내부고발자에게 보상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요. 이복현 원장이 22대 국회 개원을 앞둔 이번 출장에서 SEC와 미국의 페어펀드에 대해서도 논의를 할지 여부도 주목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한국 찾는 글로벌 빅파마들, 잇단 러브콜 이유는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에서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과 파트너링 등의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일부 다국적 제약사는 한국에 글로벌 거점을 추가,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4’에서 빅파마를 포함한 제약·바이오기업 관계자들이 비즈니스 파트너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보건산업진흥원)◇“제2 유한·리가켐 찾자”…글로벌 빅파마, K바이오 파트너링 위해 ‘발품’국내 바이오·헬스 기업과 파트너링을 위해 방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J&J), 노보노디스크, 로슈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앞다퉈 한국 바이오 기술력에 대해 들여다보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는 셈이다.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은 지난 3월 28일 보건복지부와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 개발사로 유명한 노보노디스크가 지난달 4일부터 5일까지 노보노디스크 파트너링 데이를 개최한 데 이어 로슈가 지난 7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파트너링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를 열었다. 중국 베이징에서 설립된 항암제 전문 글로벌 기업 베이진도 지난 9일 ‘R&D Day’를 통해 국내 바이오기업과 파트너링을 모색했다.또한 존슨앤드존슨은 지난 7일 복지부와 제이랩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1회 코리아 이노베이션 퀵파이어 챌린지’를 출범했다. 이날 멜린다 릭터 제이랩스 글로벌 총괄은 “유한양행(000100)이나 리가켐바이오(141080)(구 레고켐바이오)와 같은 협력 대상을 찾는 게 이번 퀵파이어 챌린지의 목표”라고 말했다. 존슨앤드존슨은 혁신적인 헬스케어 기업을 선정해 최대 총 10만달러(약 1억3600만원)의 상금을 지원하고 해당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국내 최대 바이오 행사인 ‘바이오코리아’(BIO KOREA 2024)에는 국내 기업과 파트너링을 목적으로 존슨앤드존슨,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미국 머크(MSD), 독일 머크, 다케다제약, 베이진 등이 대거 참여했다. 또한 올해에는 전년 대비 국가관 참여 국가가 확대되면서 호주, 스웨덴, 덴마크, 영국, 미국, 독일 등 10개국 81개 기업이 참가해 국내 기업과 교류했다.바이오코리아와 연계해 추진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도 바이오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암젠은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10일 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암젠 사이언스 아카데미 바이오데이’를 열었다. 같은날 다케다제약은 진흥원-다케다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의 수상 기업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진행했다. 수상 기업인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와 뉴로그린은 연구비 총 1500만엔(약 1억4000만원)을 나눠 갖고, 다케다 소속 신약개발 전문가로부터 1년간 멘토링을 받게 된다.암젠은 지난 10일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암젠 사이언스 아카데미 바이오데이’를 열었다.◇빅파마 ‘러브콜’ 쇄도하는 이유는이처럼 빅파마들이 방한해 협업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것은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술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특히 국내 바이오텍들의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임상 등 연구개발(R&D)부터 기술이전, 인허가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분명한 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바이오 기업·기술을 찾고 있다는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임상, 인허가 경험이 쌓이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경쟁력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미국, 유럽에서 대체재로 한국 바이오기업을 찾아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실제로 빅파마들은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을 눈여겨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의 과학기술력에 주목하는 것은 물론, 다양성과 정부의 지원에 좋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은 관심을 끄는 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기업들은 아예 만나주지도 않는다”면서 “10년 전, 5년 전에 비해 빅파마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국내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간 바이오업계 인력들의 역량이 높아진 것이 큰 자산”이라고 평했다.◇한국에 둥지 틀기 시작한 글로벌 빅파마들…K바이오 투자 마중물 될까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사무실을 한국에 추가적으로 세우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바이오텍과 협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투자가 국내 바이오텍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대부분 얼리 스테이지(신약개발 초기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을 라이선스인(기술도입)하거나 아예 해당 기술을 가진 업체를 M&A하기 때문이다.존슨앤드존슨은 최근 한국에 ‘제이랩스’(JLABS)를 설립했다. 제이랩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설립된 것은 이번이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에 이어 세 번째다. 제이랩스는 존슨앤드존슨이 초기 단계의 바이오텍과 의료기기기업을 발굴·육성하는 글로벌 엑셀러레이터로 전 세계 12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2021년 설립된 이후 총 1100억달러(한화 약 151조원) 이상 투자해 제약·헬스케어 분야 벤처 1000곳 이상을 육성했다. 일부 기업들은 존슨앤드존슨에 인수된 사례도 있다.암젠은 지난 7일 서울역 인근 보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 내에 ‘골든티켓 센터’를 개소했다.암젠도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육성을 위해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암젠은 지난 7일 서울역 인근 보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 내에 ‘골든티켓 센터’를 개소했다. 암젠의 골든티켓 프로그램은 생명공학 스타트업이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개발 초기 단계부터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4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한국이 5번째 국가로 시작하게 됐다.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첨단산업 공유오피스인 케임브리지혁신센터(CIC)가 들어설 예정이다. CIC는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보스턴을 포함한 미국 5곳과 유럽(베를린, 바르샤바, 로테르담), 일본(도쿄, 후쿠오카) 등 총 10곳에 있다. 세계에서 11번째로 CIC가 한국에 생기게 되는 셈이다. 서울 강남구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CIC는 차바이오그룹과 협력해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건설 중인 CGB 내에 세우는 것으로 정해졌다.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진 글로벌 빅파마의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보다는 협업이 늘어나고 있는 단계”라면서도 “빅파마들이 한국에 있는 사무실을 키우기 시작하면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 검토도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빅파마들이 아직은 일본, 중국, 싱가포르와 한국을 견줘보는 것 같은 분위기”라며 “앞으로 5년간이 골든 타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단독] DXVX, 바이오앱 식물백신 기술이전...비만치료제 이어 백신사업 확대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디엑스앤브이엑스(DXVX)가 세계 최초로 ‘그린백신’으로 불리는 식물백신 상용화에 나섰다. 바이오앱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공동으로 보유한 식물 유래 코로나19 백신 국내 특허를 기술 이전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디엑스앤브이엑스는 GLP-1 비만치료제 개발을 선언한 이후 지속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회사 측은 단순히 코로나19 백신에 그치지 않고 진단키트, 동물 백신 등 다양한 그린 백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최대 주주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다. ◇ DXVX 사업 확대하는 까닭10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디엑스앤브이엑스는 비만치료제에 이어 식물백신 사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먼저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앱의 백신 기술을 이전받는다. 국내 등록 특허를 기술이전받는 방식이다. 자세한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선급기술료와 마일스톤은 물론 판매에 따른 2% 경상 기술료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자회사인 영국의 옥스퍼드백메디신에서 치료용 항암백신 임상1a를 완료했으며, 2상 진행 예정이다. 예방용 백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디엑스앤브이엑스 실적 추이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번 계약을 통해 디엑스앤브이엑스는 바이오앱의 식물 기반 항원 단백질 생산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우선적으로 식물 유래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혼합 백신을 개발할 예정이며, 향후 다양한 백신 기술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그린백신은 동물 세포에서 키우는 것보다 가격 경쟁력이나 안정성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어,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회사 측은 기존의 항암제와 비만치료제 개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코로나19 백신 및 진단키트 개발로 이어지는 바이오 신약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다각화는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실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467억원으로 2021년 75억원 대비 2년 새 6.3배 증가했다. 2021년까지 회사의 주요 매출은 유전체·분자 진단 사업에서 나왔다. 2022년부터는 사업 구조가 산모·영유아 제품으로 확대됐다. 영양제, 분유 등 헬스케어 제품의 중국 매출이 늘었다. 2022년 산모·영유아 제품 등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매출 202억원이 신규 발생했고 지난해엔 이 사업 매출이 283억원으로 더욱 증가했다.디엑스앤브이엑스 관계자는 “일정 부분 사업 확장에 대한 주문이 있었고 항암제랑 비만치료제로 추진하다가 식물 유래 그린 백신으로도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백신 관련해서는 영국 옥스포트백메디신과 기술이전을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앱은 어떤 회사, 향후 그린백신 전망은바이오앱은 식물 백신으로 성과를 낸 국내 최초의 기업이다. 식물 세포 생물학 박사인 손은주 대표가 포스텍 황인환 교수와 공동으로 2011년 설립한 바이오앱은 2019년 식물에서 생산된 세계 최초의 돼지열병 백신인 ‘허바백TM 돼지열병 그린마커주’를 내놨다. 식물 백신 시판에 성공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바이오앱이 유일하다. 이에 2017년 포스코기술투자, 대교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시리즈D까지 320억원을 투자받으며 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바이오앱 식물 백신 개발 모습 (사진=포스코인터내셔날)손은주 바이오앱 대표는 “양사간 협업은 오래전부터 논의됐던 사안이며 향후 백신 개발에 여러가지 협력하며 그린 백신 상용화에 일조할 것”이라며 “식물로 만든 그린 백신을 통해 한국을 돼지열병 등 다양한 가축 질병 청정국으로 인정받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앱이 2019년 세계 최초로 식물 기반 돼지열병 백신을 허가 받은 이후, 캐나다의 메디카고(Medicago)사는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 식물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여 2022년 2월 캐나다에서 세계 최초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상용화는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아이콘 제네틱스는 2022년 식물기반 노로바이러스 백신 임상 1상을 종료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바 있다.전문가들은 식물 백신 시장이 앞으로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식물 백신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2억 9000만 달러(약 4000억원) 규모였으며, 2030년에는 약 12억 달러(약 1조 6374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백신업계 한 관계자는 “그린백신은 식물에 전염병 유발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주입한 뒤 잎 등으로부터 발현된 항원 단백질을 따로 분리·정제해내는 방식”이라며 “대량 생산체제가 구축되면 생산 비용이 비약적으로 줄고 오염 위험도 작아 차세대 백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