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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발한 대기업에 입사한 걸 환영합니다"
- 모바일기술이 몰고 온 ‘증발경제’의 변화. 저자 로버트 터섹은 스마트폰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진 제품·서비스 중 대표적인 사례로 ‘택시’를 꼽는다. 데이터를 백업하는 것만으로 가치를 창출한, 무형의 소프트웨어 ‘우버’가 ‘택시증발사건’을 유발했다고(사진=Medium 홈페이지 캡처).[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굴뚝이다. 대형공장에 삐죽이 솟아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두 층짜리 건물지붕 위로 차곡차곡 벽돌을 쌓아 반듯하게 올린 형태니까. 화룡점정은 ‘목욕탕’ 문양. 욕조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이젠 지도에서나 겨우 볼 수 있는 그 사인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내용을 제쳐 두고 책표지를 이렇게 세세히 뜯어보긴 처음이다. 실제 연기가 폴폴 나는 굴뚝사진 위편으로 대문짝 만한 제목까지. ‘증발’이란다. 증발이라. 사람이 ‘실종’되든 혹은 거금이 ‘행방불명’되든 둘 중 하나란 뜻이겠지? 게다가 책의 장정이 말이다. 작고 두툼하고 가벼운 것이 추리소설용이라면 딱 어울릴 법하지 않나. 말하려는 의도를 눈치챘으려나.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는 거다. 추리소설은 웬걸, 심오한 경제서더란 거고. 좀더 구체적으로 모바일경제란 테마 아래서 벌어지는 일, 그중 증발이더란 거다. 그렇다면 뭐가 사라졌다는 건데. 그것도 연기처럼 허무하게 ‘휘리릭!’ 그 단서는 니컬러스 네그로폰테(76)가 던졌다. “음반·영화·신문 그리고 책마저, 조만간 결국 사라질 것이다. 놀랄 일도 아니다. 정작 놀라운 건 그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부지기수란 점이다.” 풀어보자면 이런 거다. 물질이 디지털미디어에 밀리는 건 너무나 분명한데, 아직도 이런 현실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보고 있지만 보지는 않는다”는 거다. 네그로폰테. 그가 맞다. 미국 MIT미디어랩 창립자. 25년 전 디지털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디지털이다’(Being Degital)란 저서로 세상을 화들짝 놀라게 했던. 미래사회가 물질의 최소단위인 원자시대에서 정보의 최소단위인 비트시대로 갈 거란 대담한 시나리오가 그의 머리와 손에서 나오지 않았나. “아톰이 아니라 비트를 움직여라”고 선언했더랬다. 그런데 그가 굳이 이 굴뚝연기 아래 새삼 등장한 이유는? 네그로폰테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평가받는 디지털미디어 분야 전문가인 저자가 감히 ‘비트’를 건드려서다. 비트를 움직이면 새로운 것이 툭 떨어지더란 그 시절의 차원을 뛰어넘은 게 아닌가. 비트를 움직이니 멀쩡하던 것이 휙 사라지더란 전혀 예상치 못한 그림을 그려놨으니. △모바일이 먹어치운 세상 책은 디지털에 밀려 자취를 감춘 모든 것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이른바 ‘증발경제’라 명명한 그 현상의 핵심원리를 간파하는 동시에 그 증발경제가 몰고 올 변화에 대한 경고. 저자가 짚은 증발의 범위는 소소한 ‘물질’의 수준을 넘어선다. 예컨대 택시. 아마도 가장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증발이 아니었나 싶을 만큼 저자는 ‘택시증발사건’을 ‘우버’란 형태에 빗대 심층 취재한다. “그 많던 택시가 하루아침에 증발해버릴 수도 있다는 걸 누가 짐작이나 했겠느냐”고. 다소 우스꽝스럽지만 이런 식이다. ‘트럭계의 우버’ ‘개 산책 부문의 우버’ ‘세차 부문의 우버’ ‘메시징 부문의 우버’ ‘식료품 배달 부문의 우버’ ‘주류 부문의 우버’ ‘긴급출동 서비스 부문의 우버’ 등등.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소유를 증발시키는 경쟁에 임하고 있다는 것, 자신의 목표를 공중의 이익으로 포장한다는 것, 모바일앱과 소셜미디어로 팬을 규합하고, 앱 기반 포퓰리즘으로 시 정부를 압박한다는 것. 사실 이 정도는 약한 축에 든다. 도시외곽이 사라지고, 병원 가는 일이 없어지며, 노동이 종말하고, 일자리가 녹아내리고, 국가가 없어진다는데. 산업의 기반이라 할 ‘대기업’도 증발 리스트에 속해 있다. 그들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논지인데. 투자의 기본형태 말이다. 5000억달러의 매출을 위해 500억달러를 기꺼이 잃어주는, 그 본질이 실종될 거란 얘기다. 왜? 의미가 없으니까. 시대별 첨단기술이 어떻게 기존시스템을 무너뜨렸는가. 여기까지는 지극히 일반적인 분석법. 저자의 접근이 독특한 건 이들이 만들어낸 새 세상보다 공중에 날려버린 헌 세상을 들여다봤다는 거다. 초창기 퍼스널컴퓨터 때 도입한 데스크톱 출판부터 암호화폐의 화두를 던진 블록체인에 이르기까지. ‘증발’이란 파격적 개념을 끌어들여서 말이다. “비트는 어디에도 속박되지 않으니 계속 움직인다”는 묘사까지 꺼내놓고. 게다가 디지털화가 멈추지 않는 이상 증발은 계속될 거란 압박도 잊지 않았다. “허공 위에 세운 정보제국을 지키려면 바람을 계속 불어넣어야 한다”는 거다. 바람이 빠지면 실체가 없어지고 우린 이를 ‘붕괴’라고 말하니까. 결국 비트 하나 옮겨놨더니 시스템이 무너졌다가 다시 생기고, 패러다임이 뒤집힌다는 뜻인데. △정보제국 지키려면 바람 계속 불어넣어야증발경제에서 벌어지는 승자독식은 저자가 적잖이 신경을 쓴 부분이다. 공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것이 디지털세계라면 말이다. ‘기업 한 곳이 수억명에 이르는 이용자의 절대적 선호대상이 될 것’이니. 교과서 같은 그 사례로 페이스북을 소환했다. 특히 CEO 마크 저커버그가 2012년 ‘모바일 퍼스트’를 선언한 이후의 변화에 주목했다. 스마트폰 유저는 이용시간 중 80%를 앱에서 보내고, 그중 20% 이상을 페이스북에서 보내는 상황. 결과는 바로 매출이 됐다. 채 1년이 지나기 전 모바일 광고매출이 전체 중 절반에 육박했고, 2017년 4분기에는 89%에까지 도달하는. 앱 독재자가 곧 세상의 승자가 되는 증발시대를 이보다 잘 드러낼 그림이 없다는 거다. 증발을 피해 살아남을 방법은 없겠나. 소프트웨어나 모바일이 해치우는 먹이사슬에서의 생존전략 말이다. 답이 없진 않다. 다만 똑 떨어지는 어떤 것을 기대했다면 마음을 고쳐먹는 게 좋겠다. 무엇보다 더 이상 고체처럼 안정된 상태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점을 명심하란다. 증발이 좋든 싫든 상관없단 소리다. “증발경제에서 사업을 하려면 애플·구글·아마존 등 인터넷 거인을 공부해야 한다”고. 전통산업이라면 배 이상의 노력이 더 필요할 거고, 눈을 부릅뜨고 기술과 시장의 흐름을 살펴야 한다고. 바람이 빠지는지, 연기처럼 날아가는 중인지 점검하고 또 점검하고. 액체가 기체로 바뀌어 사라지는 가장 보편적인 자연법칙. 그 핵심개념을 데려다 놨지만 저자는 증발이 그저 흔한 라이프사이클이 아니란 점을 누누이 강조한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말이다. 어느 순간 훅 날아가지 않으려면, “증발한 대기업에 입사한 걸 환영합니다”란 소릴 듣지 않으려면.
- 갤럭시S10, 암호화폐 '장벽'을 깨다..시장 기대감↑
-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저장기능 탑재에 따른 블록체인 업계의 기대감이 엄청나다. 암호화폐 활용에 따른 ‘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실제 활용에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과열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25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저장기능이 탑재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 응용 개발과 활용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보안 기능을 강조하며 관련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별도 가입 필요없다..‘바로 복사-붙여넣기 이용해요’지난달 20일 갤럭시 S10 공개행사 당시 삼성전자는 신제품 주요 특징 중 하나로 암호화폐 저장 기능을 소개했다. 이후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를 보면 △갤럭시S10에 별도로 마련한 특수 저장공간에 암호화폐 ‘개인 키’(Private Key)를 저장하고 △‘삼성 블록체인 월렛’ 앱(App·모바일 응용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기반 응용 서비스(DApp·디앱)를 이용하는 형태로 구성돼있다.삼성닷컴의 갤럭시S10 온라인 체험존에서 소개하는 갤럭시S10 블록체인 관련 기능 소개 애니메이션 화면 캡처. 녹스 플랫폼을 통한 보안성을 강조한다. 이재운기자 캡처갤럭시S10에서 사용할 전자지갑을 따로 내려받을 필요없이, 전달(송금)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주소를 발급하고 이를 복사-붙여넣기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활용 가능한 디앱은 ‘키스토어’라는 별도의 딥앱 유통 플랫폼에서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현재 코인덕, 코스모체인, 엔진 등이 갤럭시S10 사용 지원을 밝혔거나 준비중이다. 코인덕의 경우 암호화폐 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결제 가맹점 정산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거쳐 다시 법정통화로 이뤄진다. 별도로 암호화폐를 따로 환전할 필요가 없다. 이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개발·운영진은 관련 정보를 투자자 등에게 공유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삼성전자가 암호화폐 저장·전송 기능 제공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출발한 삼성페이 서비스와 유사한 방향을 갖고 있다. 바로 ‘킬러 콘텐츠’의 확보다. 삼성페이가 별도로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없이 갤럭시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멤버십 정보를 저장해두고 바로 활용할 수 있었듯이, 암호화폐 분야에서도 역시 갤럭시 스마트폰을 필수적인 허브로 만드는 전략이다.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하드웨어 차별화 요소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삼성이 갤럭시 S10에 블록체인 키 스토어를 탑재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단말기(스마트폰)에 블록체인 서비스가 직접 연동되면 더 많은 이용자들이 손쉽게 디지털자산 지갑, 디앱(DApp)등을 접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하드웨어 형태의 암호화폐 지갑 시장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녹스’ 플랫폼으로 보안 걱정 해소이처럼 갤럭시S10에서 손 쉽게 암호화폐를 사용하게 하다보면 자연스레 보안 문제가 불거진다. 삼성전자는 자신들이 선보인 사이버 보안 플랫폼 ‘녹스’와 연계한 안전함을 강조한다. 블록체인을 통한 암호화폐 전송에 활용하는 개인 키를 녹스를 통해 보호, 외부에서 침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설명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스라는 강력한 보안 플랫폼을 기반으로 키를 철저하게 보호 관리할 수 있다”며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보안성을 인증받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암호화폐 거래도 안전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삼성전자는 또 삼성페이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교체하더라도 연계 서비스를 통해 바로 새로운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갤럭시S10의 암호화페 지원은 카카오(그라운드X)나 두나무(람다256)처럼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블록체인의 흥행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에서 삼성페이 개발에 참여했던 박재현 람다256 대표는 이러한 시도에 대해 “굉장히 좋은 시도이고, 삼성의 DNA에도 맞는 움직임”이라며 “우리가 가진 이용자 관리(User Management) 시스템 기능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를 보완하는 식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일부 블록체인 개발사의 과도한 마케팅은 이용자나 투자자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자정 노력도 요구된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일부 개발사가 ‘삼성이 자신들을 선택했다’는 식으로 텔레그램(익명성 높은 모바일 메신저)에서 떠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삼성전자가 공식 파트너로 지정한 곳은 없으니 이같은 주장을 하는 곳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시장 규모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연평균 62.1% 증가해 163억달러(약 18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삼성 블록체인 월렛 내 코인덕 구동 화면 예시. 코인덕 제공
- [IEFC 2019]팜 NATEC 처장 "베트남은 핀테크 스타트업에 기회의 땅"
- 팜 홍 꾸앗 베트남 과학기술부 산하 국가기술, 기업가정신 및 상업화 개발처 처장[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소비자 지출 증가, 특히 온라인 지출의 증가에 따라 핀테크(Fintech) 기업에 주목해야 합니다.” 팜 홍 꾸앗(Pham Hong Quat, 사진) 베트남 과학기술부 산하 국가기술, 기업가 정신 및 상업화 개발처(NATEC) 처장은 21~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이데일리 국제경제·금융컨퍼런스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베트남의 디지털 사회기반은 핀테크 스타트업 업체들에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재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핀테크 업체는 93개에 달하며 지난해 모든 산업 영역에 걸쳐 가장 큰 규모인 1억1700만달러 상당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핀테크 스타트업 성공사례로 모모(Momo)를 언급했다. 팜 처장은 “휴대전화 전자 지갑 서비스 업체인 모모는 계좌 이체, 100종류 이상의 화폐 지불 지원, 온라인 결제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 현재 1000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며 베트남 최대의 핀테크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베트남 핀테크 기업의 48%가 지불 서비스에 집중돼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가 정책이나 제도가 핀테크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팜 처장은 “현재 베트남 핀테크 분야에는 포괄적인 틀이 없어 제도 정비 속도가 산업 발전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만 지난해부터 베트남 중앙은행(SBV)을 통해 핀테크 활동을 위한 규제 샌드 박스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핀테크, 블록 체인 관련 법률 및 P2P 대출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고 했다.핀테크 분야를 포함한 베트남 스타트업 업체의 수는 지난해 3000개까지 늘어났고 전체 투자자본 규모 역시 2017년 대비 3배 가량 늘어난 8억8900만 달러 수준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관련 이벤트만 100개 이상이며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이벤트인 ‘테크페스트(TECHFEST) 2018’을 통해 벤처기업과 베트남의 창업 생태계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베트남 정부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국가 프로그램 ‘프로젝트 844’를 통해 최대 3000여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100여 개의 훈련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여성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939를 창안했을 뿐 아니라 베트남 국가기술혁신기금(NATIF) 및 베트남 중소기업개발기금(SMEDF) 등을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베트남 정부는 국가 간 창업 생태계 정책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NATEC는 테크페스트 2018에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의 정부 기관 및 파트너와 스타트업 교환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독일 액설레이터 동남아시아 지사와 월드 스타트업 페스티벌 등과도 MOU를 맺어 베트남 스타트업이 독일과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우리나라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팜 처장은 “지난해 한국의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베트남 투자청(SCIC)이 베트남 현지 운용사인 ‘틴팟(Tin Phat)’을 인수해 합작법인을 출범하는 등 양국 투자자들의 합작 투자 확대로 한국 투자가들이 베트남에 투자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얻게 됐다”며 “향후 한국과 베트남의 신생 스타트업(Start-up)이 서로의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플랫폼 개발은 물론 이에 걸맞는 합의 사항도 도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팜 처장은…△베트남 하노이 법학대학교 환경보건공학 △베트남 과학기술부 감찰관 △대한민국 외교통상부 APEC 정책관 △과학기술부 산하 국가기술, 기업가 정신 및 상업화 개발처(NATEC) 기관장
- "왕홍은 실시간 디지털인데..동대문에는 블록체인 도입"
- 석광일 APM S&S 대표[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중국 왕홍(온라인상 유명 인사)은 동대문시장에서 1인방송으로 실시간 입금과 주문을 처리하는 세상입니다. 우리 동대문 도매상도 언제까지 수기장부로만 거래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습니다.”모든 것이 전산화, 디지털로 전환되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동대문 의류상가의 거래는 수기 장부와 종이 전표가 오간다. 빅데이터 활용 마케팅은 아직 꿈도 못꾼다. 동대문 대형 상가인 APM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블록체인과 내부 통용 암호화폐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APM플레이스에서 만난 석광일 APM S&S 대표는 “1300여개 브랜드 입점, 연간 150만명 방문으로 엄청난 양의 거래를 하는데, 데이터가 전산화돼있지 않으니 고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동대문에는 APM 플레이스(Place)를 비롯해 APM, APM 럭스(Luxe) 등 APM 계열의 여러 매장이 있다. 도매 특화 매장은 한 번에 대량 거래가 이뤄지는데, 왕홍을 비롯한 소매상들은 전체 물량은 별도로 배송받고 샘플만 직접 챙겨간다. 그 샘플만 모아도 여행용 가방 한 두개로는 어림도 없을 정도로 많은 거래가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APM 계열 쇼핑몰에서 월 1조원, 연 10조원 이상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하지만 기존 종이 기반 방식으로는 투명성 문제는 물론, 체계적인 마케팅이나 고객관리도 어려웠다. APM은 이에 지난해 8월 블록체인사업부를 만들었다가 아예 별도 법인(APM S&S)으로 분리해 사업을 체계화했다. 그리고 블록체인 컨설팅 업체인 가나네트웍스와 손 잡고 ‘APM Coin(코인)프로젝트’를 발표했다.APM코인은 외부판매(퍼블릭 세일)를 하지 않고 APM 모바일 앱을 비롯한 내부에서만 활용한다. 석 대표는 “APM을 찾는 많은 고객들은 라운지, 셔틀버스, 물품보관함 등 다양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다”며 “APM코인은 실제 거래는 물론 우리가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 이용요건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블록체인 구축과 함께 거래정보의 디지털 전환으로 데이터를 모아 입점 상인·디자이너에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방안도 역시 추진한다. 이른바 ‘스마트APM’ 전략이다. 월 거래액의 10% 가량을 우선 블록체인 기반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승재 APM S&S 이사는 “아직은 블록체인 기술이 전면 적용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부분은 있어 중장기적으로 적용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석 대표는 “오프라인 기반 쇼핑몰 사업방식이 언제까지 유효할 것인가에 대해 업계에서도 불안감과 관심이 모두 많다”며 “그래서 우리도 전자상거래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정부 규제안 마련을 살펴보며 차차 블록체인 활용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동대문 APM 쇼핑몰 전경. APM 제공
- '자유' 외치는 SXSW, 블록체인-암호화폐 콘퍼런스 열려
- SXSW 2019 행사 홈페이지중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세션 소개화면 캡처[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매해 3월경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축제는 ‘자유’를 상징한다. 음악, 영화, IT·미디어 등 ‘크리에이티브’를 갈망하는 많은 이들이 찾는 세계적인 축제이기도 하다. 1987년 시작해 지금은 오스틴 지역 경제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행사로도 자리매김했다.그런 SXSW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를 마련했다. 14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인터랙티브 트랙’의 일환으로 진행한다.주요 세션은 △블록체인 vs 벤처투자(VC): 자본에 대한 접근의 민주화 △블록체인 설계: 안으로 뛰어드는 세 가지 방법 △메이드 인 차이나: 암호화, 교환, 신뢰 그리고 그 이상 등 세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25개 트랙을 마련했다.첫날 행사에서 주목을 받은 프로젝트는 ‘칼레이도’(Kaleido)다. 클릭 몇 번으로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을 연계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도록 하는 곳이다. 포브스는 현재 블록체인 관련 클라우드 시장에 IBM과 오라클 같은 대형 업체의 참여에도 여전히 기업들이 블록체인 도입에 어려움을 겪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블록체인은 점차 활용 범위가 늘어나고 있다. 은행이나 보험 같은 금융(핀테크) 분야는 물론 항만·해운 등 물류 분야 등으로 점차 대상이 확장되고 있다. SXSW 세션에는 IBM을 비롯해 MIT, 리플 등이 참여해 블록체인의 활용사례와 발전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SXSW 조직위 측은 “블록체인과 디지털 통화 경제의 탄생은 빠르게 놓이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헬스케어, 정부, 음악, 영화 등 많은 산업 영역에서 변화를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지난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의문의 인물이 암호화폐 ‘비트코인’과 이를 구현할 기술인 ‘블록체인’을 다룬 논문을 공개하며 본격화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월스트리트 중심의 기존 금융질서에 대항하자며 중앙집중형이 아닌 분산화된 경제 구현을 표방하며 나타났다. 이렇게 나온 개념은 현재에 이르러 분산화된 민주적 생태계를 의미하는 디앱(Decentralized Application; dApp)이라는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다. SXSW가 추구하는 자유의 개념과도 맞닿는 부분인 셈이다.
- 휴먼플러스, LG유플러스와 ‘지역디지털화폐 확대’ 위한 업무협약 체결
- (사진=휴먼플러스)[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휴먼플러스는 지난 6일, LG유플러스 베스트원과 지역 디지털화폐 공급에 있어 가맹점 확보 및 결제 단말기 보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휴먼플러스는 블록체인 보안 기술이 적용된 NFC 스마트카드를 통해 보다 쉽게 결제할 수 있는 디지털화폐 결제 플랫폼을 제공한다. 휴먼플러스가 제안하는 지역화폐 결제 플랫폼에는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기업과 관공서에서 신속한 업무처리와 강화된 정보보안이 가능하게 한다.이번 업무협약은 지자체 지역화폐 제휴 영업과 가맹점용 어플리케이션 보급, LG유플러스 통신 인프라를 통한 가맹점 유치와 확보를 추진하기 위해 체결됐으며, 휴먼플러스는 LG유플러스 베스트원을 통해 부산, 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지역화폐 제휴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이에 따라 휴먼플러스는 지역화폐 결제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주)앤드블럭을 설립했으며, 여러 프랜차이즈 가맹점과의 제휴를 추진해 지역경제를 자생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공동체적 기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휴먼플러스 관계자는 “사용자 확보를 위해 간편결제에 풍성한 이벤트 서비스까지 제공할 예정”이라며 “현재 부산 동구청에서 맞춤형 지역화폐 결제 플랫폼의 심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LG유플러스에 이어 많은 협력사를 통해 영업 범위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실질적인 지역화폐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휴먼플러스가 제공하는 결제 플랫폼은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오프라인에서 결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안인증 월렛지갑과 가맹점 POS로 구성된다. 그 중 POS는 전용 POS 단말기 외 태블릿, 스마트폰 POS 앱을 통해 소비자가 QR코드, NFC 스마트카드, 스마트폰 결제를 지원해 누구나 쉽게 결제할 수 있게 한다. 추후 정책이 마련됨에 따라 지역디지털화폐 뿐만이 아닌 암호화폐 결제까지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휴먼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 김석환 KISA 원장 "5G데이터 전쟁시대..블록체인·위치정보·융합보안 키운다"
-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올해는 인터넷 시작 50주년, 우리 기관 출범 10주년인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며 5G(5세대) 시대 융합보안을 주도하고 ‘데이터 전쟁 시대’ 관련 산업을 육성합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성장을 주도할 것입니다”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사이버 보안을 바탕으로 인터넷 환경 전반 생태계 육성을 지원하기 위한 ‘2019년 업무 추진방향’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차이797 광화문점에서 열었다.이 자리에서 김석환 KISA 원장은 △융합보안·5G 보안 △민간과 협력한 사이버 침해대응 등 ‘안전’ 분야와 △판교 클러스터 등을 통합 정보보호산업 육성 △데이터 경제 뒷받침 △블록체인 활용 성공사례 발굴 등 ‘성장’ 분야, 체감형 서비스 확대와 지역사회 상생을 통해 △일자리 창출 △국가 디지털 대전환 △스팸 차단 등 ‘체감’ 분야, 이를 통한 ‘혁신’으로 나눠 올해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차이797 광화문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주요 성과와 올해 업무추진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제공◇5G 비정상 공격 대응 역량↑..위치정보 등 신사업 발굴우선 기존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을 넘어 제조업 등 기존 산업과 통신망이 연결되는 환경을 맞아 융합보안 강화에 나선다. 특히 스마트팩토리처럼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면서 보안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영역에 대해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5G와 클라우드 등 새로운 통신 환경 확산에 따른 침해대응체계 고도화를 추진한다.이를 위해 지능형 5G 핵심 망(코어 네트워크)에 대한 비정상적인 공격탐지와 대응기술 개발을 지원해 5G 보안 기술을 선도하겠다고 김 원장은 강조했다.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 6대 융합사업분야에 대한 융합보안 전략을 5월까지 마련한다.나아가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일일 악성코드 분석량을 현행 27건에서 1400건으로 확대하는 등 대응 역량을 획기적으로 키우고, 지난해 처음 추진한 ‘핵 더 키사(Hack the KISA, KISA 홈페이지 취약점 탐지를 민간공모로 하는 대회)’ 대회 방식으로 민간 보안 전문가와 기업체를 연결하는 방식의 확산에 나선다.KISA 제공관련 산업 생태계 육성에도 나선다. 지난해 개소한 판교 정보보호클러스터에 21개 기업이 입주해 공동 시설 활용 등을 통해 보안 업체가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구축한데 이어, 올해는 해외진출 확대 지원 등을 강화한다. 정보보호 전문단을 구축해 운영하고, 전용 펀드 운영을 통한 발전도 추진한다.데이터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 산업 분야 데이터를 비식별화한 뒤 빅데이터로 활용,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사업도 나선다. 특히 현재 규모가 작은 ‘위치정보’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 합리화와 우수 사업사례를 발굴하는데 중점을 둔다.김 원장은 “과거 제국주의 패권 다툼이 이제는 데이터 전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 데이터를 보호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블록체인의 경우 가상화폐(암호화폐) 외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 활용 성공사례 발굴에 나선다. 지난해 6개 43억원에서 올해 12개 100억원으로 규모를 늘리고, 민간 주도 사업도 87억원을 들여 3개(기부, 공동ID·인증, 중고차 거래 등) 사업을 지원한다.KISA 제공◇DPO 육성, 지역 특화 ‘IoT융합보안 대학원’ 3개교 신설체감형 서비스 확대도 추진한다. 일자리 확충 방안으로는 임원급인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제도 정비와 함께 개인정보보호 전문관리자(DPO) 육성도 진행한다. 유럽연합(EU) 등 각 국의 개인정보 관련 규제에서 요구하는 DPO는 실무자, 혹은 외부 위탁기관 소속이라도 독립성을 갖고 개인정보 보호 업무를 추진하는 역할을 맡는 자리다.모바일 전자고시 시범사업 등 종이문서의 전자문서 전환을 비롯한 국가 디지털 대전환, 불법스팸 차단시스템에 빅데이터와 AI를 접목하는 고도화 작업도 추진한다.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추진한다. 지역 중소기업의 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지역정보보호지원센터 확대는 물론,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IoT융합보안 대학원’ 3개교 신설을 진행한다. 광주, 부산, 서울 등과 지난해 체결한 업무협약을 통한 지자체와의 협력 등 지역 맞춤형 사업도 종합적으로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원칙과 제도의 상식화’로 이어지는 혁신 조직문화를 갖춰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김 원장은 “현재 (법규상)KISA는 국가의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이 아니면 강제 조사가 불가능하다”며 “(가상화폐 거래소처럼)시급한 보안점검이 필요한 대상에 대해 보안 역량 지원이나 전문가 연계 등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KISA 제공
- [현장에서]장관님, 60일 안으로 해주신다더니…
-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내부적으로 심사에 60일을 넘기지 않도록 하자는 게 목표”(2월 14일, 정부과천청사,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법에는 90일로 (규정)돼있습니다”(3월 6일, 정부서울청사,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정부는 지난해 ‘규제로 인해 막힌 혁신성장의 물꼬를 트겠다’며 규제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마음껏 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이른바 ‘규제 샌드박스’ 제도 도입을 천명했다. 모래상자(샌드박스) 안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이런저런 것들을 만들어보듯이, 기업도 자유롭게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는 목적이었다.해가 바뀌고, 샌드박스 제도 실행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1월 17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했다. 여기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매개로 한 송금 서비스업체 ‘모인’과, 배달 오토바이 등에 디지털 박스를 부착해 광고를 보여주는 광주 소재 ‘뉴코애드윈드’도 참가했다.하지만 이들 업체는 제대로 된 심의를 받지도 못하거나, 혹은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재심의를 받게 됐다. 다음 심의위원회는 다음달에나 열릴 예정으로, 신청서 접수 후 60일을 넘기게 된다. 그나마 이들 과제는 관심이라도 받지만, 아직까지 심의 시작도 안 한 경우도 꽤 남아있다.당초 유영민 장관은 2월 첫 선정 대상 브리핑에서 “필요하면 원격회의라도 소집해 처리해 60일 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달 가량이 지난 지금 과기정통부는 “관련 법 규정이 90일내 처리하게 돼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모인이 제출한 신청서에 대해서는 다음달 금융위원회 등이 주관하는 금융분야 규제 샌드박스 선정과 연계해 처리하겠다며 아예 다음달까지 보류 상태로 두겠다고 밝혔다.과기정통부 측은 “그럼 블록체인 핀테크 분야는 대체 어디로 신청해야하는가”라는 기자단의 질문에 “각 과제별 특성과 사안마다 달라진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그나마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디어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마저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관계 부처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해명이지만, 이마저도 석연치 않다. 1, 2차에 걸쳐 통과된 규제 샌드박스 선정 과제를 보면 국토교통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른 부처와 빠르게 협력해 처리된 사안이 대부분이다. 금융위원회가 유독 협조해주지 않는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지만, 과기정통부는 “부처간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설명하기 바쁘다.유 장관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이런 정도의 사업도 샌드박스를 거쳐야하나 싶은 점도 많았다”며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겠다”고 말했지만, 실무조직은 여전히 경직되고 소극적인 모습이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터져나온다. IT 기업 출신으로 혁신 바람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 장관의 말이 공언(空言)으로 그치지 않기를 그저 바랄 뿐이다.
- ICT 규제 샌드박스, 2차 심의 선정대상은 VR-모빌리티 중심
-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규제 샌드박스’ 2차 선정 대상으로 가상현실(VR) 체험 트럭을 비롯해 O2O 폐차 중개, 전기차 충전장치 등 모빌리티 분야 중심의 과제가 이름을 올렸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이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분야는 금융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선정을 미뤘다.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CT 규제 샌드박스 사업 검토·지정을 위해 ‘제2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서울중앙우체국 개최하고 과제 4건에 대해 임시허가나 실증특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1차 심의위원회에 이은 두 번째 선정 발표다.선정 대상은 △이동형 가상현실(VR) 체험서비스 트럭(브이리스브이알·루쏘팩토리) △모바일 기반 폐차 견적 비교 서비스(조인스오토) △스마트 전기자동차 충전 콘센트(뉴코애드윈드) △개인인명구조용 해상조난 신호기(스타코프) 등이다.VR 체험 트럭. 브이리스브이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VR 체험트럭 등 모빌리티 관련 심의 주로 진행VR 체험 트럭은 자동차 튜닝(변경)에 따른 안전기준과 게임·관광 분야의 영업장 주소지 요구 규제에 얽매이지 않도록 임시허가와 실증특례를 제공한다.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 튜닝에 따른 교통안전공단의 검사·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고, 차종 변경 튜닝을 금지하고 있다. 또 게임산업법과 관광진흥법은 VR 체험방에 대해 영업장 주소지를 지자체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으며, 관광진흥법에서는 이동식 유기기구의 설치장소를 옮길 때마다 안전성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VR 트럭 튜닝에 대해서는 명시적 승인기준이 없어 사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이에 심의위원회는 특수차량 기준을 적용해 우선 안전검사와 승인을 받도록 하고, 최초 검사 후 분기별 확인검사를 하는 조건을 걸었다. 또 제공 콘텐츠는 전체 이용가 등급만 대상으로 했다. 이를 통해 VR 콘텐츠 확산과 이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모바일을 통한 폐차 견적 비교 서비스는 폐차를 원하는 이와 폐차 업체를 연결해주는 O2O(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으로는 자동차해체재활용업 등록없이는 폐차 대상 자동차 수집과 알선이 금지돼있어 단순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없었다.이에 심의위원회는 조인스오토의 신청서에 대해 특례기간중 최대 3만5000대 이내 범위에서 폐차 중개를 허용하고, 대신 차량 불법유통 방지와 업계상생을 조건으로 2년간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 편익증대는 물론 노후차량의 조기폐차 유도로 환경오염 완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스마트 전기차 충전 콘센트는 일반 220V(볼트) 콘센트로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 제품으로, 전기사업법상 플러그 형태의 충전설비만 인정했던 규제 한계에 부딪혔던 점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다만 사업 개시 전에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에 전력량 계량 표시화면을 장차하고, 국가기술표준원의 전력량 계량 성능 검증을 받은 후 사업을 시작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기존 전기차 충전장치(400만원) 대비 관련 비용을 10분의 1 가량(30만~50만원)으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해상안전을 위한 개인 인명구조용 해상조난신호기도 실증특례를 받았다. 기존 해상업무용 무선설비 기술기준에서 적용 가능한 주파수가 마땅치 않아 전파인증을 받지 못하던 문제에 대해 해양경찰청과 협의해 최대 60대 기기를 실증하고, 실증 후 기기를 회수하는 조건으로 특례를 부여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향후 무선기기에 대한 WRC-19(세계전파통신회의) 논의 등을 반영해 기술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배달통 광고는 추후 심의..블록체인 송금은 금융위 협의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6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진행한 ‘제2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심의위원회는 이날 심의 대상이던 디지털 배달통 활용 오토바이 광고 서비스에 대해서는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다음 위원회에서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이 서비스는 현행 옥외광고물법과 자동차 관리법이 교통수단에 전기 사용이나 반사기 등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한 점 등의 제약을 받고 있다.한편 지난 1월 접수된 ‘블록체인(가상화폐 매개) 기반 소액 해외송금 서비스’ 과제를 신청한 모인에 대해서는 다음달 시행 예정인 금융위원회의 ‘금융 규제 샌드박스’ 과제와 통합 심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해 추후 논의를 다시 이어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5G 시대에 글로벌 주도권 선점을 위한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5G 리더십을 지속 발휘해 나가기 위해서는 5G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융합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며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5G 기반의 혁신 서비스들이 창출되는 물꼬를 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5G 시대의 선도자(first mover)로서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