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BOJ, 마이너스 금리 해제 임박…금리 얼마나 올리나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전망이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BOJ 목표치인 2%를 웃돌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임금인상률도 5%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서다.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함께 수익률곡선제어(YCC) 및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정책도 폐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채 매입은 지속, 금융완화에서 완전히 벗어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AFP)◇마이너스 금리 해제 본격화…“단기금리 0~0.1% 인상”1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BOJ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BOJ가 2016년 2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피 목적으로 단기금리를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지 8년 만이다. 또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현실화하면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 된다. 일본은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는 국가다. 현재 단기금리를 -0.1%로 유지하고, 장기금리는 YCC에 따른 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상승을 억누르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시중 금리를 낮춰 기업투자 및 임금인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였다. BOJ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검토하게 된 것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BOJ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임금인상률도 5%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그동안 임금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을 강조하며, 올해 첫 임금협상인 ‘춘계 투쟁’(춘투)에서 “뚜렷한 임금 인상이 이뤄질 것인지가 중요하다. 결과를 보고 마이너스 금리 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다.이런 상황에서 일본 최대 노조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올해 첫 임금협상인 ‘춘계 투쟁’(춘투)에서 정기 승진을 포함한 정규직 임금 인상률이 평균 5.2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오는 7월 최종 집계에서도 평균 임금 인상률이 5%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이는 BOJ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 조건으로 잠정 제시한 4% 이상의 인상률을 크게 상회한다. 아울러 작년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가 전년대비 3.1% 상승해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BOJ는 지난 1월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 BOJ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이에 당초 4월이었던 해제 시기가 3월로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 재무성 고위 관계자는 “4월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3월에 해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촉구했다.닛케이는 “현재 3개로 나뉘어 있는 당좌예금의 구조를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전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금융기관의 당좌예금에 적용되는 단기금리를 현재 -0.1~0%에서 0~0.1%로 인상하거나, 초과 지급준비금 금리를 0.1%로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하는 방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CC·ETF 매입도 폐지할 듯…“국채 매입 ‘큰틀’은 유지”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더불어 YCC 철폐 및 ETF·부동산 리츠(REITs) 신규 매입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BOJ의 국채 매입 규모는 2013년부터 연간 70조엔을 웃돌고 있으며, 지난해엔 무려 114조원에 달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본 국채 금리도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돼 시장 왜곡이 심화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을수록 금리가 낮아야 하는데,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 기업들이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BOJ는 또 자산 가격 하락 압력을 완화하고, 시장 심리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ETF 매입을 도입·시행해 왔다. 토픽스(TOPIX)지수 하락폭이 2%를 넘을 때마다 ETF를 매입해 증시를 떠받쳤다. 이렇게 사들인 ETF는 시장가치 기준 71조엔, 장부 평가이익 기준 34조엔까지 불어난 상태다. BOJ 내부에선 증시 부양은 중앙은행의 역할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과 함께 신규 매입을 중단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는 지난달 한 강연에서 2%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하면, 또 시장이 불안정해질 우려가 줄어들면 “ETF 매입은 그만두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신규 매입 중단을 시사했다. 다만 완전한 통화정책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마이너스 금리 해제시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서다.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5일 장중 0.8%를 돌파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물 금리도 장중 한때 0.2%까지 상승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이에 따라 YCC를 철폐하더라도 일정 규모의 국채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노 닛케이는 전망했다. 신문은 “완화정책의 큰 틀은 남겨둘 것”이라며 “앞으로도 장기금리 변동성이 현저할 경우 수익률 목표치를 지정해 그에 부합한 수준까지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사진=AFP)◇주식시장 경계감↑…엔화는 강세 전환 전망기준금리가 오르면 통화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엔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8~10%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해제 및 YCC 폐지가 상징적인 통화정책에 그칠 경우 다시 달러당 150엔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예측했다. 주식시장에선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일본 증시 상승은 저평가뿐 아니라 엔저 효과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증시 하락을 막아줬던 ETF 매입을 중단한다는 소식도 시장엔 부정적인 재료다. 다만 BOJ가 국채 매입을 지속하고, 최근 수년 간 ETF를 거의 매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 獨 30%, 英 20%, 세율 높다는 美 39.9%인데…韓 무려 58.2%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한국의 상속세율이 너무 높다. 적정한 선에서 세(稅) 부담이 있으면 낼 텐데, 상속 재산의 반을 국가에 납부하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면 조세 회피 행태를 보이게 된다.”최원석 한국세무학회장(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은 17일 이데일리에 “기업을 경영하는 이들은 상속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아예 국적을 옮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낡은 상속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글로벌 조세 경쟁이다. 주요국들이 일제히 상속 부담을 낮추고 있는 와중에 한국만 거꾸로 가는 것은 나라 경제에 악영향이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지금은 (조세 회피 행태가) 일부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개연성이 크다”고 주장했다.(그래픽=이미나 기자)◇주요국들 실효 상속세율 추정해보니그렇다면 한국의 상속세 규모는 얼마나 큰 것일까.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박사의 실효 세율 추정을 보면 한국의 세 부담은 세계 최대다. 18조2000억원의 상장 주식을 배우자와 자녀 3명이 상속한다고 가정하고 총 세액을 계산해보니 한국의 경우 약 10조5900억원(실효세율 58.2%)으로 추정됐다. 18조2000억원에 최대주주 할증평가 20%를 하면 21조8400억원이고, 여기에 인적공제와 신고세액공제를 하고 상속세 최고세율(50%)을 적용해 나온 수치다. 할증평가를 거치면서 실효 세율은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그나마 상대적으로 세율이 높다는 미국의 경우 39.9%로 추정됐다. 1206만달러(약 159억원) 통합공제 이후 최고세율(상속 규모 100만달러 초과시) 40%를 적용한 결과다. 독일과 영국의 실효 세율은 각각 30.0%, 20.0%에 불과했다. 일단 독일의 최고세율은 30%에 그친다. 상속 주식 18조2000억원에 인적공제와 특별생계비공제 등을 거친 후 30%를 적용하면 총 세액 추정액은 약 5조4600억원이다. 한국의 절반 정도다. 영국은 사업자산공제가 상장 주식의 50%까지 되기 때문에 이를 제하고 세율 40%를 적용하면 추정액은 약 3조6400억원이다. 2005년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를 도입한 스웨덴의 세 부담은 더 작다. 스웨덴과 호주, 캐나다 등이 자본이득세를 내는 대표적인 나라다. 이는 가업 승계를 보장해 사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다. 임 박사는 “획일적인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한국의 상속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으로 만들었다”며 “기업 승계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한국 알짜기업들이 외국 자본의 적대적인 인수합병(M&A)에 노출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래픽=이미나 기자)◇상속세 완화 추세인데…韓 뒷걸음질현재 국제적인 상속세 동향은 완화 혹은 폐지다. 상속세 과세를 통해 소득 재분배와 경제적 기회균등을 실현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상속 부담을 줄여줘 자본 해외유출을 막고 일자리를 만드는 게 소득 재분배에 오히려 더 낫다는 견해가 점점 힘을 받고 있다. OECD 38개 회원국 중 상속세가 없는 곳은 14개국에 이른다. 그나마 상속세를 부과하는 국가 중 대다수(24개국 중 20개국)는 유산취득형이다. 한국, 미국, 영국, 덴마크 정도만 유산형으로 과세하고 있다. 유산세는 상속인이 여럿이어도 피상속인의 유산 총액을 하나의 과세 대상으로 간주하는 방식이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 각자가 받는 재산을 개별적인 과세 단위로 보고 각자 상속분에 해당 세율을 적용하는 식이다. 유산세보다 세 부담이 작다. 천경욱 세무법인송우 대표세무사는 “많은 세무사들이 유산취득세로 가는 게 맞는다는 판단을 한다”며 “내가 받으면 내가 세금을 낸다는 과세 원칙(응능부담원칙) 때문”이라고 했다. 가업 승계 지원 역시 한국이 가장 까다롭다. 한국은 1997년 당시 원활한 승계를 위해 가업상속공제를 도입했는데, 그 요건이 엄격해 주요국들과 비교해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적용 대상을 매출 5000억원 이하 중소·중견기업으로 제한하고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해야 하는 등 사전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업 유지 등의 사후 요건까지 있다. 물려받은 사업의 장래성이 낮다고 해도 세제 지원을 받으려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단 ‘본업’(상증세법상 주된 업종)은 바꿀 수 없는 셈이다. 대형 법무법인의 한 조세 담당 변호사는 “업종을 바꾸면 미래 성장성이 더 높을 것 같은데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불만들이 일선 현장에서 많이 있다”며 “(산업계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식으로)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그렇다”고 전했다.국세통계연보, 한경연 등에 따르면 한국의 가업상속공제 건수는 2021년 기준 110건으로 집계됐다. 공제 금액은 3475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독일의 경우 1만1874건에 달했다. 공제 금액은 약 248억유로(약 35조6600억원)였다.
- [이희용의 세계시민]'고려인의 애환' 160년
- [언론인·이데일리 다문화동포팀 자문위원] “함경도 무산 출신 최운보와 경흥 출신 양응범이 이끄는 14가구 65명이 올해 1월 이주해 프리모리예(연해주) 포시예트의 지신허(地新墟·치진헤) 마을을 개척하며 농사를 짓고 있다.”1864년 9월 21일 남우수리스크 포시예트지구 노브고로드 경비대장 레자노프가 상급 지휘관인 해군 소장 카자케비치에게 올린 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한 민족이 러시아에 집단 이주한 최초의 기록이다. 당시 연해주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다. 수탈과 착취를 견디다 못해 두만강을 넘는 조선인은 갈수록 불어났다. 1869년에는 함경도에 홍수 때문에 ‘기사흉년’이 발생해 농민 6500여 명이 대거 이주하기도 했다.1905년 을사늑약 전후에는 국권을 되찾으려는 우국지사가 몰려들어 연해주는 항일독립운동의 요람이 됐다. 이범윤·이상설·이동휘·이동녕·신채호·박은식·최재형·홍범도·안중근 등이 독립군을 조직하고 애국계몽운동을 펼쳤다. 독립운동 진영의 내분과 일제의 집요한 탄압으로 항일 열기는 식어갔지만 연해주로 이주하는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1930년대에는 고려인이 20만을 넘었다. 곳곳에 고려인 학교가 세워지고 한글 신문·잡지가 발간되는가 하면 우리말 극단도 창립했다. 지난 2월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고려인/한인이주 1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발대식이 열리고 있다.(사진=고려인지원단체 너머)소련의 스탈린 정권은 1937년 9~12월 고려인 약 17만 명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켰다. 열차에 짐짝처럼 실려 6500㎞를 이동하는 도중 추위와 굶주림으로 1만여 명이 숨졌다. 삶의 기반이 뿌리째 뽑혀 황무지에 내던져졌는데도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해 살아남았고,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소수민족의 모범으로 꼽혔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시련은 계속됐다. 1991년 연방 해체 후 독립한 구 소련의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민족어를 공용어로 선포하자 러시아어만 써오던 고려인들은 전문직과 공직에서 밀려나 하층민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피땀 흘려 이룬 터전을 버리고 러시아 등지로 재이주하는 행렬이 생겨났다. 2023년 재외동포청 통계에 따르면 고려인은 우즈베키스탄(17만2555명), 러시아(12만1188명), 카자흐스탄(11만9542명), 키르기스스탄(1만8953명), 우크라이나(1만2711명)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이 가운데 11만 명이 우리나라에 체류한다. 국적별로는 우즈베키스탄(4만3326명), 러시아(3만8311명), 카자흐스탄(2만2503명), 키르기스스탄(4150명), 우크라이나(3456명) 순이다(2024년 1월 법무부 통계월보). 광주광역시 월곡동, 인천광역시 연수동(함박마을), 경기도 안산시 선부동(땟골), 충북 청주시 봉명동 등에는 고려인 마을이 생겨났다. 인구 감소와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충북 제천시는 지난해 ‘고려인 등 재외동포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고려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경북 경주시도 지난 12일 ‘고려인 주민 지원 조례‘를 공포했다. 귀환 고려인들은 대부분 우리말을 구사하지 못해 단순 노무직에 종사하며 생활고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한러 관계가 얼어붙어 모국 동포들의 시선이 차가워진 데다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2017년 7월 23일 러시아 우수리스크 고려인문화센터에셔 열린 ‘1937 통곡의 연해주 진혼문화제’에서 고려인 4세들이 전통검무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이희용) 올해는 고려인 이주 160주년이다. 미국 하와이 농업이민보다 39년 앞선 해외 개척사의 효시이자 근현대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시작이다. 민족공동체의 외연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로 넓히는 과정에서 혹독한 고난을 겪어야 했다. 국내외 고려인공동체와 지원단체 등은 고려인/한인이주 1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발대식을 열었다. 오는 9월 집중적으로 공연, 전시, 포럼, 세미나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재외동포청도 고려인 모국 초청을 비롯한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려인 가운데 상당수는 독립운동에 나섰거나 독립운동을 도운 애국지사의 후손이다. 국적이나 이념도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이제 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나라에 살고 싶어 우리 곁에 오고 있다. 고려인 형제·자매를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 "니들이 매운맛을 알아?"…전세계 K소스 판 커진다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K푸드 열풍을 이어가기 위한 소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맵부심’을 자극하는 매운 맛 소스가 국내 시장을 넘어 전세계 K푸드 인기의 주축으로 자리해서다.오는 1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국제 자연식품 박람회’에서 동원홈푸드 부스를 찾은 외국인이 K소스를 시식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동원홈푸드)◇작년 6% 성장한 K소스 수출액…올해 성장세 더 가팔라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소스류 수출액은 3211만달러로 전년(2765만달러) 대비 16.2% 늘었다. 지난해 국내 소스류 수출액이 3억7850만달러로 전년(3억5718만달러) 대비 6.0%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진 셈이다.이는 해외에서 K푸드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김치와 만두, 김 등 한국을 대표하는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소스로 한국의 맛을 직접 조리해서 먹으려는 수요로 확산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aT가 올해초 발간한 ‘해외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유럽시장 내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른바 K소스 수요 역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영국 온라인 요리법 영상 공유 사이트인 몹키친의 2022년 가장 인기 있는 영상에 ‘소시지 고추장 파스타’가 등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현재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의 온라인몰 내 한국 식품 판매 상위권에 고추장 제품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aT 관계자는 “영국의 대표적인 유통매장인 테스코, 세인스버리, 모리슨 등에서 라면, 고추장, 스낵 등의 한국 수출식품을 판매중”이라며 “한국 식품이 본격적으로 ‘맛의 트렌드’가 된 2022년 하반기부터는 영국에서 생산된 소스, 김치 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브랜드와 협업해 한국식 소스를 수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식재료 제품을 유럽에 진출시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새로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 온라인몰에 한국 관련 제품 58종이 판매 중인 가운데 인기 상위권 제품에 고추장이 다수 포진돼 있다.(사진=오카도 온라인몰 캡처)◇외식 프랜차이즈·단체급식 업계도 참전…판 커지나기존에 소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던 국내 식품업체들은 물론 교촌치킨과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 CJ프레시웨이(051500)와 같은 단체급식 업체까지 새로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339770)는 지난 1월 시그니처 ‘레드소스’의 원재료인 국내산 청양고추의 매운맛에 다채로운 풍미를 가미한 ‘K1 핫소스’ 3종을 ‘아마존’에 선보이며 세계 소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이어 지난 2월에는 ‘K1 가정용 치킨소스’ 3종을 더해 국내 이마트에 단독으로 선보이면서 국내외 소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원엽 교촌에프앤비 글로벌미주·신사업부문 혁신리더는 “교촌은 50조원 규모가 넘는 해외 소스 시장을 겨냥해 소스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 1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국제 자연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김치와 고추장, 간장 등을 활용한 한식 소스를 전시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김치를 활용한 ‘김치 치폴레 마요’와 ‘김치 페스토 소스’를 비롯해 간장과 고추장을 각각 재료로 한 △불고기 만능 소스 △간장 머스터드 소스 △고추장 만능 소스 △코리안 파이어 핫소스 등을 선보였다.CJ프레시웨이는 국내 외식 및 단체급식 시장을 겨냥한 기업간거래(B2B) 소스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메뉴형 완제 소스, 프랜차이즈 전용 소스, 중식 소스(마라·굴 소스) 등 활약으로 소스 유통 매출이 전년 대비 31% 급증하는 성과를 낸 CJ프레시웨이는 올해 소스 제품군을 보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B2B 고객 맞춤형 상품을 지속 확대하고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소스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차량·제조·항공, 산업용 XR 폭풍 성장중”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20년 넘게 컴퓨터 시뮬레이션(가상 훈련)서비스를 해왔는데, 인공지능(AI)기술의 발전으로 정확도가 향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항공, 제조 분야에서의 수요가 커지고 있죠.”2000년 창업한 확장현실(XR) 1세대 기업인 이노시뮬레이션(274400)의 조준희 대표는 현실 세계와 가상공간을 연결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가상으로 전투기를 조종하거나, 철도를 원격에서 조종하고, 자율주행차의 시뮬레이션도 제공한다. 국내 최초로 자동차 시뮬레이터시스템을 개발해 현대자동차에 공급했고, 현대로템에는 KTX 산천 시뮬레이터를, 삼성전자VR기기에는 모션시트를 공급했다. 모션시트란 VR체감의 장벽인 멀미 현상을 줄인 제품이다. 원격지 조종 스테이션을 제공해 HD현대가 CES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가 서울시 강서구 마곡에 있는 사옥 랩에서 전투기 가상훈련 XR 시스템을 조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기관사 훈련용 VR 콘텐츠를 시연 중인 현대로템 레일솔루션연구소 조석제 책임. 출처=현대로템 블로그현대로템 철도 XR 교육 콘텐츠. 출처=현대로템 블로그비용 절감과 작업장 안전에 도움주는 XR‘K-방산’에도 이노시뮬레이션 기술이 쓰인다. 국내 대다수 방산업체가 납품하는 장비에 시뮬레이터를 납품하면서 K-9 자주포 시뮬레이터를 노르웨이에, 고등훈련기 T-50와 경공격기 FA-50 시뮬레이터는 이라크에 수출했다. 덕분에 3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철도·중장비·항공·선박 등 모빌리티기업과 국공립연구소, 공공기관, 국방부·방위사업청, 지자체 등 국내외 300여 개 고객사가 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XR 기술을 통해 메타버스를 제시한다. 문화 콘텐츠 영역이 아닌, 산업의 비용 절감과 안전을 책임진다.예를 들어, 철도차량의 유지보수는 과거에는 실제 차량이나 부품이 필요했지만, XR을 활용해 장소와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교육할 수 있다. 숙련되지 않은 직원들도 XR 기기를 통해 지식을 습득한 뒤 설비를 보다 안전하게 수리할 수 있어 작업장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AI가 발전하면서 정확도 높아져 조준희 사장은 “XR 기술의 핵심은 가상 세계에서 실제와 같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실시간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매우 사실적인 모빌리티 정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행기 조종사들은 실제와 조금이라도 다르면 그 시뮬레이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가상 시스템에서 제동 브레이크를 가속 스위치로 잘못 인식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자율주행차 시뮬레이션에 대해선 “교통 흐름뿐아니라 노면의 상태와 운전자의 성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AI 기술의 발전으로 정확도와 사실감이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XR은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이것이 AI로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산업용 XR(디지털트윈)의 핵심은 영상뿐 아니라 거기에 내재한 도메인 지식을 시뮬레이션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24년 동안 이러한 노하우를 쌓아왔다”고 언급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실시간 차량 동역학 및 제어로직 시뮬레이션 기술, 인터랙션 디바이스 미들웨어 기술, 연동 시뮬레이션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VR방 폐쇄로 어려움 겪기도…올해부터 본격성장이노시뮬레이션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7년 CES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던 ‘VR 모션 시트’가 VR방 폐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중국 자동차 회사에 납품하려던 자동차 시뮬레이터도 공장 폐쇄로 수출이 중단됐다.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과 애플 비전 프로 같은 공간 컴퓨팅의 발전으로 XR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산업용 XR인 ‘디지털 트윈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5년에는 차량 분야 5060억 달러(약 666조 9080억원), 항공 분야 5090억 달러(약 670조 8620억원), 제조 분야 6690억 달러(약 881조 7420억원)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시뮬레이션이 주력하는 분야다. 조 사장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국내 원전이나 댐을 디지털 트윈하는 용역을 시작하는 등 디지털 트윈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가상 공간을 그래픽으로 만드는 것뿐 아니라 거기에 필요한 여러 데이터를 갖고 와서 해석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산업용 XR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세계 최초로 만든 ‘가상융합산업진흥법’이 오는 8월 시행된다. 조준희 사장은 “미국에서는 가상훈련 시장만 수십조원”이라며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사업자인지, 기계 정밀 가공 업자인지 헷갈렸지만, 이제 ‘가상 융합 사업자’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겨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 "꿈의 무대, 하나 더 생긴 셈이죠"..LIV 골프의 달라진 위상
- 함정우가 14일부터 중국 마카오의 마카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마카오 오픈에서 경기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꿈의 무대가 하나 더 생긴 셈이죠.”디오픈 챔피언 캐머런 스미스(호주)에 이어 마스터스 우승자 존 람(스페인)까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거물급 스타의 연이은 LIV 골프 이적으로 남자 골프에는 생각보다 빨리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7일 중국 마카오의 마카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마카오 오픈(총상금 200만달러)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상당수는 LIV 골프에 대해 달라진 생각을 드러냈다.이 대회에 참가한 문경준, 이태희, 함정우 등은 “기회가 온다면 LIV 골프에 한번 가보고 싶죠”라고 말했다. 2년 동안 LIV 골프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재미교포 김시환은 “다시 기회를 잡고 싶다”고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지원을 받은 LIV 골프가 창설했을 때만 해도 ‘돈 따라간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PGA 투어에서 활동했던 더스틴 존슨, 필 미켈슨,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등 거물급 스타들이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이적했기 때문이다. 2년 만에 큰 변화가 생겼다. ‘원톱’ PGA 투어의 위상이 흔들리고 LIV 골프와 ‘투톱’ 체제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메이저 챔피언 스미스와 람의 이적 등 스타들의 계속된 이동과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의 합병 발표, 그리고 LIV 골프가 안정적인 투어의 모습을 갖춰가면서 선수들 인식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LIV 골프의 매력은 큰 상금이다. 우승자는 400만 달러를 받고, 꼴찌를 해도 5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받는다. 개인전과 함께 단체전도 열려 추가 보너스 상금도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이 LIV 골프로 진출하는 싶은 목표가 큰 상금이 전부는 아니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PGA 투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LIV 골프를 경험한 김시환의 설명이다. 그는 “투어 분위기나 선수들을 위한 환경, 그리고 상금 규모 등 LIV 골프에서 선수로 뛴다는 것은 PGA 투어와 비교해도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며 “LIV 골프에 대한 인식도 점점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출만 하면 큰 성공을 이룰 수도 있다. LIV 골프로 가는 길은 바늘구멍만큼 좁다. 러브콜을 받지 못하면 출전권을 따내는 것은 PGA 투어로 가는 길보다 더 어렵다. 그중 하나가 아시안투어 오더오브메리트 랭킹이다. 시즌 종료 기준 1명은 LIV 골프 출전권을 받는다. LIV 골프의 출전권이 걸린 덕분에 아시안투어로 스타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번 대회엔 한국 선수가 17명 출전했다. 144명 참가 선수 중엔 일본과 중국, 태국, 호주, 인도 등 아시아 선수는 물론 프랑스와 스페인, 덴마크 등 유럽 선수도 다수 포함됐다. 아시안투어가 LIV 골프로 갈수 있는 기회의 무대가 되면서 찾아온 변화다.마카오 오픈에 출전한 정한밀은 “실력이 된다면 PGA 투어에 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지만 LIV 골프에서 뛸 기회가 오면 가고 싶은 무대인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