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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물에 발 담그니 '더위가 싹'
  • [폭염탈출①] 계곡물에 발 담그니 '더위가 싹'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여름 무더위를 쫓는 데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만 한 것이 없다. 푹푹찌는 폭염을 피해 깊은 계곡이나 폭포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깊은 산속에서 굽이굽이 흘러온 물줄기 소리만 들어도 더위가 싹 가신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무더위를 잊기 위한 피서행렬이 계곡과 폭포로 이어지고 있다. 기암괴석 사이로 폭포와 짙푸른 소(沼)가 만들어낸 계곡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무더위를 잊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전국의 대표적인 폭포와 계곡이다. 수락폭포◇전남 구례 ‘수락폭포’뜨거운 여름이면 분주해지는 곳이 있다. 바로 전남 구례의 산동면이다. 끊임없이 물을 토해내는 수락폭포가 있어서다. 남원과 구례를 잇는 19번 국도 동편으로는 남원의 바래봉에서 시작해 세걸산과 정령치를 지나, 만복대와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의 능선이 남북으로 이어진다. 수락폭포가 자리 잡은 산동면 수기리는 면 소재지에서 4km 정도 들어가야 한다. 계곡을 따라가면 물소리가 크게 들리고, 1분도 안 돼 수락폭포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 사이로 높이 15m에서 폭포가 끊임없이 물을 토해낸다. 수락폭포는 날이 가물어도 일정한 수량을 유지할 정도로 물이 많아 물맞이 폭포로도 유명하다.물맞이는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선조의 지혜가 담긴 풍습이다. 수락폭포는 근처 주민들이 모내기와 김매기를 마치고 농한기로 접어들 때 허리 통증, 신경통을 다스리기 위해 찾은 곳이다. 농부들은 1년 내내 육체노동에 시달린다. 특히 모내기와 김매기를 하면 온몸 마디마디가 쑤시는데, 한여름을 지나는 농한기에 시원한 폭포 아래서 아픈 몸도 다스리고 더위를 피했다. 허리 통증과 신경통, 산후 통증 등에 효험이 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수락폭포는 여름에 건강을 되찾으려는 사람은 물론, 폭포의 장관을 보려는 사람과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이 뒤엉켜 인산인해다. 수락폭포는 남원의 구룡폭포와 함께 국악인이 득음하는 장소로도 알려졌다. 동편제의 송만갑 선생과 소리꾼들이 폭포를 바라보며 피를 토할 정도로 소리를 갈고 닦았다. 폭포 앞에 서면 경외감이 든다. 15m 높이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물줄기와 우레 같은 굉음이 사방을 메우기 때문이다. 한여름에는 이른 시각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맨몸으로 폭포에 뛰어들기도 하고, 비옷을 입거나 비료 포대를 뒤집어쓴 사람도 있다. 서서 온전히 물을 맞는 사람, 앉거나 바위를 잡고 엎드려서 맞는 사람 등 물을 맞는 자세도 각양각색이다. 삼악산 등선폭포◇강원도 춘천 ‘등선폭포’46번 국도는 ‘경춘가도‘로 알려진 드라이브 성지 중 하나다. 경기도 남양주부터 강원도 춘천까지 이어지는 이 국도는 북한강 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내달리는 기분이 그만이고, 강촌·남이섬·삼악산·의암호 등도 함께 즐길 수 있어 금상첨화다. 46번 국도 시작점인 경강교를 지나면 삼악산이 지척이다. 삼악산(三岳山·645m)은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물이 소양강과 의암호를 지나 의암댐 수문을 막 벗어날 즈음 서쪽으로 우뚝 솟아오른 산이다. 흙산의 몸뚱이에 세 개의 큰 돌산을 이고 있는 듯 특이한 형상이다. 용화봉(645m)·청운봉(546m)·등선봉(632m)의 세 봉우리가 있어 ‘삼악산’이라는 이름을 낳았다. 웅장하진 않으나 기이한 모양의 바위가 많고, 간간이 바위 능선 길이 이어지는 데다 크고 작은 폭포가 숨어 있어 아기자기한 산행에 제격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은 등선폭포를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등선폭포 매표소에서 기념품 가게와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을 지나가면 등선폭포 입구다. 좁은 통로를 지나면 압도적인 풍광과 거대한 물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다. 가파르고 날선 거대한 석벽이 양옆으로 늘어서듯 서 있고, 석벽을 울림판 삼아 물소리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주처럼 장엄하게 울린다. 이 거대한 석벽은 일명 ‘차돌‘이라고 하는 규암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규암은 5억 7000만년 전에서 25억년전에 퇴적된 모래암석들이 높은 압력과 온도를 받아 굳어진 것이다. 이 규암층이 지각운동으로 일어나면서 절리들이 갈라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협곡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가면 등선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등선폭포는 총 7개의 폭포로 이어져 있다. 제1·2 폭포는 등선폭포, 이어 승학폭포, 백련폭포, 비룡폭포, 옥녀담, 주렴폭포 등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지며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이 모든 폭포를 즐기는 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30분이다.무릉계곡의 쌍용폭포◇강원도 동해 ‘무릉계곡’강원도 동해의 무릉계곡은 국민관광지 1호로 지정된 두타산과 청옥산 등반의 들머리에 있다. 이곳의 이름은 신선이 노닐었다는 중국의 무릉도원에서 따왔다. 매표소부터 약 3km 구간에 맑고 풍부한 계곡물과 기암괴석,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이름값을 한다. 매표소를 지나면 가장 먼저 거대한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1000명이 앉아 쉴 수 있다는 무릉계곡의 명물 ‘무릉반석’이다. 가벼운 차림으로 나선 피서객이 곳곳에 자리를 펴고 둘러앉아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고, 바위를 적시며 흐르는 계곡물엔 빨갛고 노란 튜브가 가득하다. 텐트만 치지 않으면 자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선인들도 이곳에서 더위를 피하고 풍류를 즐긴 모양이다. 바위에는 조선 전기 4대 명필 중 한 사람인 봉래 양사언이 강릉부사로 있을 때 썼다는 석각을 비롯해 수많은 시인 묵객의 시가 새겨졌다. 무릉반석을 지나면 두타산과 청옥산을 병풍 삼아 아늑하게 들어앉은 삼화사를 만난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삼화사 적광전에는 철조노사나불좌상(보물 제 1292호)이 봉안되었고, 적광전 앞마당에 삼층석탑(보물 제 1277호)이 있다. 템플 스테이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삼화사 경내를 둘러보고 울창한 숲길을 10분쯤 걸으면 깎아지른 바위를 타고 폭포가 쏟아지는 학소대의 장관이 펼쳐진다. 감탄사는 아껴둘 것. 발걸음을 재촉해 물빛이 옥처럼 맑은 옥류동,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했다는 선녀탕을 지나면 이윽고 쌍용폭포의 압도적인 자태가 드러난다. 왼쪽 폭포는 계단 형태 바위를 타고 층층이, 오른쪽 폭포는 단숨에 내리꽂히며 절묘한 이중주를 선보인다. 감탄사는 이곳에서 터뜨리자. 아닌 게 아니라 쌍폭 앞에서 너도나도 휴대폰을 꺼내 촬영에 여념이 없다. 주변에 안전을 위한 난간이 설치되어 마음 놓고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쌍폭에서 2분 더 올라가면 용추폭포다. 3단으로 구성된 용추폭포의 마지막 단에는 깊은 소가 형성되어 있다. 계곡물에 발 담그고 앉아 폭포와 소를 바라보면 찬 기운이 온몸을 감싸 지금이 여름인가 싶다. 다리위에서 본 적목용소◇경기도 가평 ‘도마치계곡’경기도 가평의 도마치계곡에서도 적목용소와 무주채 폭포는 여름 나기에 안성맞춤이다. 위치와 접근성 때문에 덜 알려진 곳이다. 가평군 제일 북쪽으로, 가평 읍내에서 약 30km 떨어져있다. 대중교통으로도 용수동 종점에서 내려 4km 남짓 걸어야 한다. 그럼에도 부러 찾아드는 이가 적잖다. 가는 길부터 들뜬다. 도로는 가평천과 엎치락뒤치락 나아간다. 연인산, 명지산, 화악산 등 산수를 파고들어 달린다. 도착점은 과거 삼팔선이 지난 삼팔교를 거쳐 약 3km 거리다. 길가의 자그마한 주차장과 공중화장실이 이정표 역할을 한다. 주차장에서 적목용소까지 5분 정도 걷는다. 보통 다리에서 발아래 용소의 전경을 조망한다. 적목용소는 용이 승천을 준비한 못이다. 옛날 그 물속에 이무기가 살았는데, 용이 되어 승천하려는 찰나 임신한 여인과 마주쳐서 떨어졌다. 그 자리에 소(沼)가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그 사실을 말해주듯 계곡이 깊고 주변의 숲이 짙다. 용소 너머에는 용소폭포가 큰 바위 여러 개를 넘나들며 기운차게 흘러내린다. 낙차가 크지는 않지만 잔잔한 용소의 기품을 더한다. 아쉬운 건 하늘로 오르지 못한 용뿐만 아니다. 적목용소 쪽은 환경보호를 위해 출입을 금한다. 발을 담그거나 물놀이할 수는 없고, 저만치 풍광을 눈에 안는 데 만족해야 한다.계곡 안쪽 1km 지점에 무주채폭포가 있다. 폭포로 가는 구간은 그늘진 숲이 물길과 어우러지며 풍경을 끊임없이 변주한다. 따로 이름 붙이지 않았으나 폭포라 불러도 손색없는 물길이 자주 나타난다. 무주채폭포는 그 길 끝자락에 버티고 섰다. 넓고 가파른 벽 위로 폭포수가 미끄러지듯 흘러내린다. 그러다 각진 바위에 걸리면 흩날리듯 퍼진다. 그 모습이 하얀 명주실 같다는 이들도 있다. 적목용소의 한을 풀듯 슬그머니 물속으로 손발을 넣는다. 처음에는 시원하나 1분이 지나지 않아 발끝이 시리다. 물 밖에도 서늘한 기운은 한결같다. 폭포 오른쪽에 나무 그늘과 빈터가 있어 돗자리를 깔고 머물기 좋다. 두세 사람이 앉을 만한 바위도 넉넉하다. 폭포수 그늘 아래서 모처럼 낭만을 누린다.
2018.07.21 I 강경록 기자
오프로더 지프가 만든 4천만원대 도심형 SUV 체로키
  • [시승기]오프로더 지프가 만든 4천만원대 도심형 SUV 체로키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2010년을 전후해 바야흐로 전세계적으로 SUV 열풍이다. 세단 시장을 한 방에 보내버리고 SUV는 판매량이 가장 많은 차급이 됐다. 본격적인 레저 바람이 SUV 인기의 원인이다.이런 바뀐 시장 트렌드에 따라 SUV만 생산하는 지프는 승승장구를 이어간다. SUV 광풍 시대에 FCA(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통 SUV 회사답게 랭글러와 같은 본격적인 오프로드 모델도 생산하지만 트렌디한 디자인을 갖춘 도심형 SUV 체로키 모델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4년 전 출시 된 5세대 체로키는 올해 4월 국내에서 일부 디자인을 변경하는 마이너체인지를 단행했다.작년 한 해 동안 지프 체로키는 국내에서 1817대가 판매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5세대 부분 변경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앞모습의 변화다. 기존 5세대 모델은 헤드램프가 분리된 스플릿 형태였지만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날렵한 디자인의 일체형 헤드램프로 변경됐다. 기존 스플릿 헤드램프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렸다면 이번에 변경된 디자인은 누구나 호감을 가질 수 있을 만 하다.폭포수가 쏟아지는 듯한 디자인의 워터폴 후드(Waterfall hood)는 지프를 상징하는 7-슬롯 그릴과 만나 SUV 특유의 당당함을 갖췄다. 후면 디자인은 번호판 위치를 기존 범퍼 하단에서 상단으로 옮겼다. 살짝 뒷모습이 높아 보인다.실내는 기존 모델에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계기반 가운데 위치한 7인치 풀 컬러 디스플레이 창은 다양한 정보를 세분화해 제공한다. 또 센터페시아 가운데 위치한 8.4인치 터치스크린은 빠르게 반응 할 뿐만 아니라 완벽한 한글 지원이 된다. 공조기나 오디오 조작은 물리 버튼으로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에 볼륨 조절, 곡 선택, 풍량조절 다이얼은 비슷한 크기에 바짝 붙어있어 때로는 오작동을 한다. 볼륨을 조절하려고 했는데 에어컨을 꺼버리는 등의 조작 실수가 생기기도 한다.체로키는 전통 오프로더 지프의 SUV 답게 4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이다. 기어노브 상단에 위치한 액티브 드라이브 1 셀렉-터레인(Selec-Terrain) 4WD 시스템은 상황에 맞게 운전자가 차량의 구동을 설정하거나 차량이 스스로 구동력 배분을 하도록 설정 할 수 있다. 오토(Auto), 스노우(Snow), 스포츠(Sport), 샌드/머드(Send/Mud) 4가지 모드에 따라 구동계, 전자식 브레이크, ESC, 변속기, 엔진 등 최대 12개 항목의 시스템 설정이 제어된다.실내 공간은 4000만원대 수입 SUV 치고는 넓은 편이다. 다만 플라스틱 등 소재에 대한 아쉬움을 감출 수는 없다. 실내 디자인에 특히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 눈에는 부족해 보일 수도 있겠다.시승 차량은 2360cc 직렬 4기통 SOHC 멀티 에어로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최대 177마력, 최대 23.4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정속 주행을 하면 1500RPM 언저리의 낮은 엔진 회전수를 사용 할 수 있어 연비에 도움을 준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경쾌한 엔진음이 들리지만 차량은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한다. 공차 중량이 1830kg지만 상대적으로 엔진 출력은 낮아 가속 성능은 떨어진다. 시내 주행에서 느낀 부족한 토크감은 고속도로에 올라서도 동일하게 느껴진다. 앞 차량을 추월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한 템포 쉬고 속도가 오르는 탓에 답답함이 느껴진다. 9단 처럼 변속 단수가 많은 차량을 탈 때마다 느끼지만 가감속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변속기가 제때 역할을 하지 못하는 답답함도 가끔생긴다. 일정한 가속 페달을 밟아도 갑자기 기어가 한 단 내려가 출력이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연비를 최우선으로 하는 변속기 셋팅으로 생긴 결과다.사실상 9단 변속은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 이상 정속주행을 할 때 사용할 뿐 시내 주행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빠릿빠릿한 가속감을 보여주지만 고 RPM을 사용하는 만큼 연비는 순식간에 떨어진다. 운전대에 달린 패들시프트는 보너스 옵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패들시프트는 언덕길 주행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걸 때 이용하면 편리하다. 스포츠 주행을 위해 사용하려면 조작 스위치가 불편할 수 있겠다.두툼하고 푹신한 시트는 장거리 주행 때 편안한 느낌을 준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튀어나온 사이드 볼스터는 차체가 심하게 요동치는 오프로드 주행에서 운전자를 꽉 잡아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속 주행을 하면 안정감은 기대에 못 미치지만 시내 주행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편의장치로는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통풍시트가 빠진 게 아쉽다. 가솔린 엔진이라 실내 정숙성은 상당한 수준이다.체로키 론지튜드 하이 모델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고, 차선 이탈 방지 경고 플러스, 파크센스, 후방 교행 모니터링 등 80여 종의 안전장비가 달려있다.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은 차선 중앙을 주행 하는 것이 아니라 차선을 벗어 날 것 같을 때 차선 안쪽으로 한 번 씩 스티어링을 작동해 준다.트렁크 용량은 731리터다. 2열 좌석을 접으면 1549리터까지 확장돼 자전거 등을 실을 수 있다. 뒷 좌석은 성인이 탑승하기에 넉넉하다. 무릎 공간이 나쁘지 않다. 4륜 구동에 2.4L 가솔린엔진을 탑재한 체로키의 복합연비는 9.2km/L다.동급 디젤 모델에 비해 연비는 불만일 수 있겠지만 수입 SUV 치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4000만원대 가격과 성인 4명이 넉넉하게 탑승이 가능한 실내공간은 매력이다.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하반기에 2.2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된 체로키가 출시되면 출력에 대한 목마름과 연비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프 체로키 론지튜드 가솔린 하이 모델 가격은 4790만원이다.
2018.07.09 I 남현수 기자
 칠흑 같은 밤, 반짝이는 별과 반딧불이를 만나다
  • [별헤는밤②] 칠흑 같은 밤, 반짝이는 별과 반딧불이를 만나다
  • 반딧불이 천문대를 배경으로 찍은 별 궤적.(사진=영양군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도심에서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을 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인공의 빛 공해 때문이다. 무공해 청정 지역으로 이름난 영양에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과 반딧불이천문대가 있다. 칠흑 같은 밤에 반짝이는 별과 사랑스러운 반딧불이를 만나는 최적의 장소다. 반딧불이생태숲 아침 산책도 별밤만큼 감동적이다. 깊은 숲 속에 울려 퍼지는 풀벌레 소리와 싱그러운 풀 냄새에 청정에너지가 100% 충전된다.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의 입구(사진=영양군청)◇밤하늘에 별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해주는 곳경북 영양군 수비면 일대에 자리한 국제밤하늘보호공원과 반딧불이생태공원, 반딧불이천문대는 밤하늘에 별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해주는 곳이다. 주변에 민가의 불빛이 없기 때문이다. 생태공원 주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별과 보석처럼 반짝이는 반딧불이의 군무를 만날 수 있다.영양은 전국에서 가장 어두운 밤하늘을 만나는 곳이다. 국제밤하늘협회(IDA)는 영양군 수비면 수하계곡 왕피천생태경관보전지구 일부를 포함한 반딧불이생태공원 일대 390만 ㎡를 아시아에서 처음 국제밤하늘보호공원(IDS Park)으로 지정했다. 반딧불이생태공원은 반딧불이천문대, 반딧불이생태학교, 청소년수련원, 펜션 등을 운영한다.자연생태공원관리사업소에서 운영하는 펜션.(사진=영양군청)영양반딧불이천문대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 내에 자리해 여름철 밤하늘의 별과 반딧불이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 낮에는 보조관측실의 태양망원경을 이용해 흑점과 홍염을 관측하고, 밤에는 행성과 성운, 성단, 은하, 달을 관측한다. 전문 해설사가 밤하늘의 별에 얼마나 많은 특징이 있는지, 별자리가 계절에 따라 얼마나 다양하게 변신하는지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별 이야기를 들려준다.반딧불이천문대에 들어서면 플라네타리움에서 디지털 시스템으로 별자리 영상을 본다. 편안하고 쾌적한 실내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자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주관측실의 406.4mm 반사굴절망원경 외에도 보조관측실에 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이 마련되어 날씨가 좋으면 달과 은하, 행성, 성운, 성단까지 밤하늘의 궁금증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별자리 관측은 온 가족이 흥미롭게 즐기는 체험이다. 막상 별이 반짝이면 아이보다 어른이 좋아한다. 초롱초롱한 별을 보는 게 목적이라면 천문대 홈페이지에서 별빛 예보 확인과 천문대 예약이 필수. 반딧불이천문대 야간 관측은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까지다(월요일과 공휴일 다음 날 휴관).반딧불이 생태숲의 청정 쉼터.(사진=민혜경 여행작가)◇밤하늘 비추는 또 다른 보물 ‘반딧불이’ 반딧불이생태공원과 반딧불이천문대는 여름 은하수와 별 관측 외에도 반딧불이 탐사를 할 수 있어 가족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반딧불이는 청정 지역에 사는 환경 지표 곤충이다.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수비면 수하2리에서 수하3리 오무까지 영양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특구 일대와 왕피천생태경관보전지구 일부 지역은 맑고 청정한 밤하늘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태백산맥 남쪽의 일월산, 울련산, 금장산 등에 둘러싸인 수하계곡 일대는 가족 여행의 핫 플레이스다. 낮에는 솔숲과 계곡에서 무더위를 식히고, 밤에는 반딧불이천문대에서 별을 헤아리며 열대야를 잊는다. 해가 저물면 수하계곡의 바위에 반딧불이 애벌레의 먹이인 다슬기가 빼곡히 올라온다. 수하계곡에는 애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를 비롯해 사슴벌레, 하늘소 등 곤충 수백 종이 서식해 아이들에게 자연 박물관으로 사랑받는다.바라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반딧불이 서석지.(사진=민혜경 여행작가)6월 말부터 영양군청소년수련원에서 반딧불이생태학교까지 수하계곡 하천변 1km에 반딧불이가 나타난다. 초여름에 날아다니는 애반딧불이는 밤 9시부터 11시까지 반짝이며 빛을 낸다. 어두운 숲에서 깜박거리는 불빛 하나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미소가 번진다. 애반딧불이는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하천변에 주로 보이고, 늦반딧불이는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생태공원 전역에서 볼 수 있다. 반딧불이가 많을 때는 나무가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거리는 진풍경이 펼쳐진다.반딧불이천문대에서 만나는 별과 반딧불이가 깊은 밤의 힐링이라면, 반딧불이생태숲과 공원은 오후의 힐링이다. 반딧불이생태숲관리사무소 옆으로 울창한 숲길이 시작된다. 자연 친화적인 나무 데크에는 꽃과 나무가 함께 자란다. 이름도 예쁜 은방울꽃, 붓꽃, 작약, 금낭화 등이 피고 진다. 폭포광장에서 숲길을 따라 들어서면 늘씬하게 뻗은 소나무 숲이 나타난다. 벤치에 앉아 마시는 피톤치드가 꿀맛이다. 솔바람전망대까지 갔다가 내려와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연꽃이 피어나는 7월에 가장 아름다운 서석지(사진=민혜경 여행작가)◇자연과 하나되는 문향의 고장 ‘영양’주실마을에 있는 지훈문학관은 조지훈 시인의 삶과 문학의 향기를 만나는 곳이다. 소년 지훈이 읽은 소설 《파랑새》 《피터 팬》, 문학청년 지훈의 작품과 사상, 가족 이야기가 빼곡히 담겼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그의 흔적을 돌아보면 문득 기억에 남은 아름다운 시가 떠오른다. 지훈시공원의 시비 앞에서 시구를 읊고 시인의숲까지 다녀오면 마음이 맑아진다.영양서석지(국가민속문화재 108호)는 1613년(광해군 5)에 정영방이 조성했다고 전해지는 정자와 연못이다. 400년 넘게 살았다는 은행나무가 한눈에 들어오는 서석지는 조선 시대 민가 정원의 백미로 꼽힌다. 연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7월에 가장 아름다우며, 대청마루에 앉아 작은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흡족하다.음식디미방체험관은 두들마을에 자리한다. 두들은 둔덕의 사투리로, ‘언덕 위 마을’이란 뜻이다. 소박하면서도 품위 있는 석계고택, 석계 이시영 선생이 네 아들과 지낸 석계초당 자리에 후손이 지었다는 석천서당 외에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고택이 옹기종기 모였다. 《음식디미방》을 남긴 정부인 장씨를 기리는 정부인장씨유적비와 소설가 이문열이 세운 광산문학연구소 등이 두들마을에 있다.340여 년 전 레시피로 조리한 음식디미방의 전통 음식은 타임머신을 타고 먹는 최고급 기내식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에는 경상 지역 반가에서 즐겨 먹던 146가지 조리법이 담겼다. 손맛과 정성이 가득한 밥상 앞에서 경건한 입맛이 돈다. 음식디미방체험관에서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레시피대로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음식디미방 정부인상 코스요리의 대구껍질 누르미.(사진=민혜경 여행작가)◇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영양서석지→지훈문학관→반딧불이생태숲→영양반딧불이천문대△1박 2일 여행 코스= 반딧불이생태숲→반딧불이생태공원→영양반딧불이천문대→숙박→지훈문학관→주실마을→영양서석지→두들마을→음식디미방체험관△가는길= 광주원주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풍기 IC 풍기·봉화 방면 오른쪽→파인토피아로→현동교차로 울진 방향→국도36호선→옥방교차로→남회룡리 방면 우회전→낙동정맥로→신암교 건너 우회전→반딧불이천문대 △주변 볼거리= 주실마을, 두들마을, 선바위관광지, 외씨버선길, 검마산자연휴양림
2018.07.01 I 강경록 기자
아찔한 전율, 감악산 출렁다리를 걷다
  • 아찔한 전율, 감악산 출렁다리를 걷다
  • [이데일리 트립 in 신영내 기자] 감악산 출렁다리의 열풍에 이어 마장 호수에도 흔들 다리가 놓였다. 한가하던 저수지가 주말은 물론 주중까지도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도심 가까운 파주에서 서로 다른 두 개의 출렁다리를 건너는 아찔함을 맛보고 아름다운 풍경까지 만날 수 있어 당일 가족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계곡 양옆의 산을 연결한 감악산 출렁다리감악산 출렁다리 주차장에서 오르막 숲길을 잠깐 오르면 나타나는 빨간색 출렁다리의 모습이 장관이다. 높이 45m 길이 150m의 다리가 설마천 계곡 위에 길게 걸려있다. 자동차가 씽씽 달리는 도로 위, 출렁다리에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아찔한 쾌감이 느껴진다. 다리를 건너 잠시 산을 오르면 나타나는 전망대, 3단으로 흘러내리는 운계폭포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계단식으로 설치되었다. 그곳에서 폭포를 감상한 후 조금 더 올라가면 범륜사를 만나게 된다. 출렁다리에서 멀리 보였던 감악산 자락의 백옥석 관음상이 십이지상에 둘러싸인 채 그 모습을 나타낸다. 감악산에는 청산 계곡길, 손마중길 등 약 19.6km의 순환형 둘레길 5개 코스와 임진강과 북한 개성의 송악산도 보인다는 675m 정상까지의 등산코스가 있다. 감악산 코스에서는 출렁다리를 보는 것 외에도 둘레길 걷기나 등산할 수 있다.★ 맑고 푸른 호수를 가로지르는 마장 호수의 흔들 다리마장 호수 중간을 가로질러 길이 220m 폭 1.5m로 놓인 흔들 다리는 호수 위에 있기에 또 다른 볼거리를 준다. 고요하고 푸른 호수 위를 걷는 기쁨도 잠시, 다리 중간쯤에서 만나는 투명판 위에서 호수 아래를 내려다보면 물속으로 풍덩 빠져버릴 것 같아 아찔한데, 흔들 다리마저 출렁거리는 통에 다리에 힘이 빠지며 현기증까지 날 지경이다. 한낮의 무더위는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다리를 건너서야 무사히 건넜다는 안도감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게 된다.마장 호수 둘레에 조성된 수변 산책길을 걷는 것은 꽤 낭만적이다. 곳곳에서 팔고 있는 추억의 아이스케키, 모시떡, 옥수수 등을 사 먹으며 지인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다 보면 산책길이 길지 않게 느껴진다. 산책로는 다리 오른쪽 구간은 진입이 불가하여 한 바퀴 돌 수는 없다. 무료로 운영되는 8개의 주차장과의 거리를 생각하여 산책코스를 정하면 좋겠다.새로운 볼거리 출렁다리의 열풍에 동참하여 즐거운 시간도 가지고, 인접한 장흥의 먹거리촌이나 적성 한우마을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다. 드라마촬영지로 유명한 벽초지수목원과 파주삼릉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감성이 돋아나는 추억 쌓기 여행, 지금 떠나보자.
더운 여름날 걷기 좋은 '인현왕후 길, 청암사'
  • 더운 여름날 걷기 좋은 '인현왕후 길, 청암사'
  • [이데일리 트립in 신영내 기자] 봄이 왔나 했더니 어느새 한낮에는 따끈따끈하다. 뜨거운 해를 피해 청량함을 맛볼 수 있는 계곡이 생각난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울창한 숲길을 따라, 아름다운 무흘계곡이 흐르는 청암사에 마음이 끌려, 인현왕후의 길을 걸어가 본다.☆ 인현왕후의 꿈을 이뤄준 천년고찰 청암사수도산자락의 아름다운 절 청암사는 승가대학까지 갖추고 있는 비구니 청정수도 도량이다. 일주문을 들어서자 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보통 이끼 계곡은 어둡고 침침한데, 대낮이어서인지 폭포수가 떨어지는 양쪽 바위에 물을 머금은 이끼가 연초록으로 빛나고 있다. 조선 19대 왕 숙종의 계비였던 인현왕후는 서인과 남인의 치열한 당쟁 속에 장희빈과 남인들에 의하여 폐서인이 되었다. 상주가 외가인 그녀는 이곳 청암사 극락전에 3년간 머물면서 보광전에서 복위를 기도하였다. 비극적인 삶을 살아냈던 여인이 머물렀던 극락전에는 불두화 한 그루가 한창이다. ☆ 백성의 사랑을 받았던 국모가 걸었던 ‘인현왕후길’폐서인이 되었으나 뛰어난 성품을 가진 인현왕후는 백성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한 나라의 국모. 그녀가 3년이라는 긴 시간, 고통을 인내하며 마음을 다스리며 걸었던 길로, 지금은 인현왕후의 길이 되었다. 무흘계곡의 9경인 용추폭포에서 수도암으로 난 시멘트 길을 숨 가쁘게 올라가 비포장길이 나오는 시점부터 인현왕후 길이 시작된다.수도산 해발 800m에 위치한 능선 길은 한 시간 반가량 이어진다.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 시원한 숲속 길에서, 지난가을 떨어진 낙엽은 바람에 스르르 휘날리며, 지저귀는 새소리는 청아할 뿐이다. 많이 찾지 않은 넓은 도로 가운데, 이름 모를 나물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한낮에 한 시간 이상 걸었으나, 더위도 느낄 수 없었고, 잘 닦인 평평한 길을 걸으며, 평온한 마음으로 피톤치드 스며드는 길을 내려왔다.[주변 여행지]☆ 직지사와 직지문화공원황악산 절경 아래에는 직지사가 있다. 500년이 넘는 전각이 세 개나 남아 있고 정종의 어태가 모셔져 있는 직지사는 호국정신이 투철했던 사명대사가 출가한 절이기도 하다. 특이하게 경내 여기저기로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옥돌로 만들어진 천 불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가사까지 걸치고 있다. 직지사 오르는 길에 조성된 문화공원은 넓고 푸른 잔디 가운데에 분수 쇼를 연출하는 원형 분수와 인공폭포도 있다. 2천 명이 동시 관람할 수 있다는 야외공연장과 17개국 조각가들의 50여 점의 작품이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공원은 관광객들에게 심심치 않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부항댐 일원백두대간의 삼도봉 아래 김천 연안의 홍수 피해를 경감하고,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조성된 부항댐이 있다. 짚와이어와 스카이워크는 아찔하고 스릴 넘치는 순간을 맛보게 한다. 자연친화적인 오토캠핑장의 편리한 시설은 대자연의 품에 안겨 하룻밤을 보내도 불편함이 없다. 복잡한 여행지가 아닌, 조용한 곳에서 힐링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일상을 벗어나 인현왕후의 길에서 느껴지는 숲의 숨소리와 함께 호흡하며, 지친 심신에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보자.
 놀이·스포츠·트레킹·롤러스케이트까지 ‘땀나게 놀자’
  • [모험속으로②] 놀이·스포츠·트레킹·롤러스케이트까지 ‘땀나게 놀자’
  • 경기 하남 스포츠몬스터[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6월은 레저를 즐기기 좋은 시기다. 숲을 찾아 걸어도 좋고 호수에서 즐기는 시원한 물놀이도 좋다. 퇴근 후 집에서 가까운 실내 스포츠 시설을 찾아도 좋다. 땀을 흘리며 신나게 즐기다 보면 몸은 가벼워지고 마음은 한결 상쾌해질 것이다.◇신개념 스포츠 테마파크 ‘하남 스포츠몬스터’스포츠몬스터는 놀이와 스포츠를 융합한 신개념 레저테마파크다. 날씨에 상관없이 퇴근 후 늦은 시간까지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정액제 요금을 내고 입장하면 정해진 시간 동안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입장할 때 받는 팔찌를 태깅하면 게임을 이용할 수 있고 남은 시간도 체크 가능하다. 다만 일부 인기가 좋은 콘텐츠는 줄을 서야 하는 만큼 입장하기 전 매표소의 스포츠몬스터 가이드맵을 참조해서 미리 동선을 정해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베이직(Basic), 익사이팅(Exciting), 어드벤처Adventure), 디지털(Digital) 네 개 구역에 총 25개의 스포츠 콘텐츠로 구성한다. 그 중 디지털 존은 가장 인기 좋은 공간이다. 대표적인 게임은 ‘Soccer’로 화면에 움직이는 골키퍼를 피해 강슛을 날리는 축구게임이다. 영화 속 전설의 투수가 되어 상대팀의 강타자를 상대하는 ‘Baseball’도 인기 좋다. 힘껏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꽂힐 때면 뿌듯한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다. 화면 속 캐릭터에게 맞춰 실제 샌드백을 타격하는 ‘Taekwondo’와 시뮬레이션 게임 ‘ICAROS’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드는 재미가 있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대로 750 스타필드 4층.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에는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요금은 2시간 기준으로 성인은 2만 4000원, 청소년과 어린이는 1만 9000원이다. 포천 하늘다리◇현무암 협곡 트레킹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한탄강 주상절리 협곡에 하늘다리가 개통됐다. 빙글빙글 도는 나선형 진입로를 따라 올라가면 협곡을 가로질러 봉긋하게 솟아있는 하늘다리를 만난다. 다른 지역의 중앙부가 아래로 늘어지는 출렁다리와는 사뭇 다른 모양이다. 다리 상판의 일부는 투명유리로 만들어 협곡 아래로 흐르는 검푸른 한탄강을 보면 아찔하고, 하늘다리 위에서 감상하는 현무암협곡과 푸른 하늘이 대비되는 풍경은 기대한 것 이상으로 그야말로 절경이다. 물론, 하늘다리만 봐도 좋지만 하늘다리를 이용한 다양한 트레킹도 가능하다. 그 중 기존의 ‘한탄강벼룻길’ 일부와 멍우리협곡을 거쳐 하늘다리로 돌아오는 ‘비둘기낭순환코스’가 추천 트레킹 코스. 누구나 편하게 걸으면서 국내유일의 현무암 협곡과 지질명소는 물론 포천의 빼어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거리는 약 6km로 2시간 가량 소요된다. 트레킹 후에는 하늘다리 바로 옆 비둘기낭폭포의 비경 속에서 더위를 식혀도 좋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길 207. 경기 고양 롤러비트◇청자켓에 빨간 스카프 ‘고양 롤러비트’추억의 롤러스케이트가 다시 뜬다! 4050세대의 기억 저편에서 잠자던 롤러스케이트가 최근 한 TV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고양시의 롤러비트는 롤러스케이트 복고바람의 발상지다. 저렴한 이용료에 안전장비 대여비가 포함되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넓은 트랙과 화려한 조명이 재미를 더한다. 인근주민들 사이의 입소문에서 TV프로그램 촬영장소이자, 방송에 출연한 미운아들 ‘김건모’의 목격담으로 SNS에 화제가 됐다. 멀리에서 일부러 찾는 고객도 많아졌고 이곳을 벤치마킹한 롤러스케이트장들도 곳곳에 생겨났다.롤러스케이트를 골라 신고 천천히 몸을 풀어보다가 스피드를 올려 트랙을 몇 바퀴 돌고나니 더욱 자신감이 붙는다. 이제부터는 음악에 몸을 맡기며 신나게 즐겨본다. 롤러가 처음인 사람도 걱정할 필요 없다. 약간의 강습 후에는 얼마든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이곳 단골인 ‘미운아들’의 친절한 강습을 받을 수도 있다. 롤러비트에 갈 때 청자켓에 빨간 스카프는 어떨까.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로143번길 27 지하1층.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요금은 2시간 기준 소인은 8000원, 대인은 1만원이다.
2018.06.04 I 강경록 기자
이제와 청춘이 희망이 다 뭐겠나…고릴라만 아니었다면
  • 이제와 청춘이 희망이 다 뭐겠나…고릴라만 아니었다면
  • 사석원의 ‘꽃’(2016). 험한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 가운데서 줄타기를 하는 고릴라. 양·염소·토끼를 끌어안은 그의 눈빛이 비장하다. “인생이란 항해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이 시대 가장의 비애를 표현했다”고 작가는 말한다(사진=가나아트).[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지쳐 보였다. 시차 탓이라고 했다. 어디 먼 여행을 다녀온 것도 아닌데, 그는 시간 사이의 간격에 놓여 힘겨운 싸움 중이었다. 오전 11시. 몇 십 년을 뒤집힌 밤낮으로 살았다니 그럴 만했다. 그런데 말이다. 엉킨 시간 사이에서 힘들게 버둥거리는 건 비단 밤낮이 뒤바뀐 탓만은 아닌 듯하다. 맞다. 그이는 지금 역행하는 세월이 만든 시차를 감내하는 중이다. 이미 다 지난, 오래전 ‘바이바이~’했다고 생각한 옛 시절이 밀고 들어와 간격을 벌려놨다. 쉰여덟. 몇 십 년을 시간이 시킨 대로 살았을 터. 이 또한 이해가 됐다. 작가 사석원(58)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희망낙서: 청춘에게 묻다’를 열고 있다. 신작 40여점으로 꾸린 3년 만의 개인전에 그는 의아한 주제를 가져다 놨다. ‘청춘’이다. 사실 당황스럽다. 이런 건 그가 할 얘기는 아닐 줄 알았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희망이라니, 청춘이라니. 뒤를 돌아보기에 너무 많이 가진 건 아닌가. 그 의심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내가 가장 활발했던 그 시절,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하는지에 의문을 품었던 그 시절의 청춘에게 물어본 것을 그림으로 풀어냈다”고. 사석원의 ‘가족’(2018). ‘동물화가’와 더불어 ‘당나귀 작가’라고도 불릴 만큼 작가는 당나귀를 즐겨 그린다.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는 당나귀 가족을 ‘지우기 기법’으로 그렸다(사진=가나아트).그 청춘을 테마로 그는 동물원에나 가야 볼 법한 거대한 ‘동물의 왕국’을 역시 거대한 화폭에 펼쳐놓고, 지난 회오 또 앞으로의 희망을 애써 불러일으킨다. 예전부터 그가 즐겨 가져온 소재였던 호랑이·부엉이·소·닭·당나귀 등을 다시 소환해 청춘시절 에너지와 열망의 상징체로 해석한 거다. 돌아보면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점점이 기록한 노트에 의하면 ‘에너지와 열망’의 청춘만은 아니었다. 스무 살 그의 청춘은 “불안과 불온, 허기와 갈증. 취했고 늘 숙취에 시달렸다”고, 대학 졸업 무렵엔 “누가 청춘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대라고 그랬는가. 노인들이 부러웠다”고 썼다. 불과 몇 년 뒤인 서른 즈음 그는 “호주머니에 주먹을 쑤셔 넣은 채 흐느적거렸던 내 청춘의 끝물”이라고, 그 이후는 물음투성이다. “수평선에 태양이 눕고 내 청춘은 당나귀 타고 총총히 사라졌다. 스스로 물었다. 당신은 어른인가.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고릴라에서 어버지를, 가장을 봤다 사 작가를 수식하는 타이틀 중에는 ‘동물화가’가 있다. 그는 동물을 기가 막히게 잘 그리는 작가로 꼽힌다. ‘풍경’도 그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라지만 엄밀히 말하면 동물을 세우기 위한 배경일 뿐. 하지만 이번 동물은 유난스러웠다. 특히 고릴라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왜 하필 고릴라인가. 묘하게도 그는 고릴라의 어깨에 가장의 무게를 얹어뒀다는 건데. 가장의 삶을, 그들을 짓누르는 책임·의무감을 고릴라를 통해 봤다는 거다. “파도와 격랑에 맞서야 할 책임이 있는 듯하다, 가장의 삶에는.” 작가 사석원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연 개인전 ‘희망낙서’에서 자신의 작품 ‘희생’(2016)을 설명하고 있다. 가장의 무게를 덧씌운 고릴라가 십자가에 매달린 채 폭포 같이 떨어지는 강한 물줄기를 막아서는 장면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험한 파도 앞에서 양·염소·토끼를 끌어안은 채 외줄타기를 하고(‘꽃’ 2016), 악어와 닭 등이 잔뜩 올라탄 배를 온몸으로 지켜내고(‘바람’ 2016), 십자가에 매달린 채 폭포 같이 떨어지는 강한 물줄기를 막아서기도 한다(‘희생’ 2016). 고릴라, 아니 어느 가장의 일대기가 이보다 더 적나라할까. 진지하다 못해 비장한, 처연하다 못해 측은한 그 눈빛 앞에서 사 작가는 “어른이 된다는 건 가장이 된다는 것”이라고 읊조렸다. 그 표현을 위해 그는 평소 쓰지 않은 세필로 ‘한땀 한땀’ 고릴라털을 고르기도 했다.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 우선은 아버지. 공적 사적 자리에서 굳이 감추지 않은 그의 아버지 상태가 그 하나다. “아들도 못 알아보는 치매환자로 수년째 병상에 계신다”고. 그 아버지를 지켜보며 아들은 자신이 점점 쇠락해 소멸해가는 걸 느끼는 모양이다. 최근에는 그 자신도 큰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전시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 것이다.” △뭉텅이물감 포기하고 ‘지우기 작업’ 수묵화의 필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사 작가는 그 필법을 비단 한지에 가둬두지 않았는데. 팔레트 없이 원색의 유화물감을 캔버스에 직접 짜내 올려 가공하지 않은 적나라한 생명력을 단단히 박아두는 거다. 동양화를 전공한 그가 서양물감을 뭉텅뭉텅 캔버스에 발라놓으니 이런 농담이 따라붙을 수밖에. “좀 사시나 보네요. 물감을 이렇게 원 없이 쓰시니.” 사석원의 ‘꽃과 당나귀’(2017). ‘동물화가’와 더불어 ‘당나귀 작가’라고도 불릴 만큼 작가는 당나귀를 즐겨 그린다. 화려한 꽃바구니를 짊어진 당나귀를 ‘지우기 기법’으로 그렸다(사진=가나아트).그런 사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내보인 가장 중요한 변화라면 두꺼운 물감의 입체감을 포기한 것, 이른바 ‘지우는 작업’이다. 물감을 짜내고 얹는 과정을 생략한 게 아니라 짜내고 얹은 뒤 죄다 긁어낸 거다. 나무틀로 밀어서 지우고 그 위에 엷게 덧칠하는 식이다. 물감 두께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채 마르지도 않은 그림을 내다 걸어야 했던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어찌 보면 이 과정까지 사 작가에겐 어떤 의식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라도 과거를 청산해보자는, 그래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길 테니까. “지운다고 다 지워지지도 않는다. 흔적도 남고. 하지만 그걸 바탕으로 다른 시도를 하자. 그게 희망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사석원 작가의 동물이 더욱 강렬해 보이는 까닭은 ‘정면’ 승부에 있다. 캔버스 앞에서 바로 뛰쳐나올 듯한 이들과 눈맞추기를 할 구도를 만드는 거다. 누구는 피해버린다는 정면구도를 그는 트레이드마크로 삼는다. 동양화 그중에서도 인물화로 등단한 것과 무관치 않단다(사진=가나아트).이렇게 ‘지워서’ 작업한 작품은 ‘고릴라’와는 좀 다르다. 그가 유독 좋아하는 당나귀가 꽃바구니를 싣고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꽃과 당나귀’ 2017), 산 같은 덩치에 뿔을 단 소가 순진한 눈망울로 정면을 응시하고(‘황소’ 2017), 비로소 자신의 세계와 시대를 만난 닭(‘왕이 된 닭’ 2018)과 부엉이(‘왕이 된 부엉이’ 2018)도 있다. 길이 1m를 넘긴 붉은 바닷가재(‘태평양’ 2017)는 덤이라고 할까.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공간’이 슬쩍 사라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 옛 고궁에서 동물과 달그림자를 함께 밟는다는 뜻의 ‘고궁보월’(2015)이나, 산의 심장인 전국 명산의 폭포를 찾아 헤맸던 ‘산중미인’(2012), 금강산의 사계절 풍경을 화폭에 옮겨온 ‘만화방창’(2007) 등 지난 10여년을 이어온 개인전 테마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사석원의 ‘태양과 호랑이와 여인’(2018). 원색적인 색감과 강렬한 필선으로 완성한 작가의 첫 누드작품이다. 청춘이란 테마로 그 시절을 돌아본다면 기꺼이 이해할 수 있는 야생성이고 열망이고 또 원초적 힘이라고 할까(사진=가나아트).‘희망낙서’의 마지막은 ‘누드’로 맺었다. 그의 그림에서 참 쉽지 않은 사람이고 여성인데 게다가 벗은 여인이라니. 그를 잘 아는 이들이라면 의아해하겠지만 청춘이라지 않나. 청춘이라면 이상할 것도 없다. 그래도 동물은 따라붙었다. 태양빛 아래 전라의 여인과 호랑이를 배치해 두곤 “지배하고 싶은 수컷의 본능을 표현했다”고 하니(‘태양과 호랑이와 여인’ 2018). 그 끝에서 사 작가는 “어떤 이유로든 그림을 못 그리게 된다면 아쉬울 것 같다”고 덧붙인다.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계획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더 치열한 붓질을 해나가는 듯하다고. 그래. 그의 청춘앓이가 부디 덧나지 말기를, 여전히 호방한 희망세상에 제대로 안착하기를. 전시는 10일까지. 작가 사석원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연 개인전 ‘희망낙서’에서 자신의 작품 ‘코뿔소’(2018) 옆에 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18.06.04 I 오현주 기자
 일곱 매력 품은 '등선폭포'를 가다
  • [주말여행③] 일곱 매력 품은 '등선폭포'를 가다
  • 등선폭포 입구의 거대한 석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46번 국도는 ‘경춘가도’로 알려진 드라이브 성지 중 하나다. 경기도 남양주부터 강원도 춘천까지 이어지는 이 국도는 북한강 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내달리는 기분이 그만이고, 강촌·남이섬·삼악산·의암호 등도 함께 즐길 수 있어 금상첨화다.46번 국도 시작점인 경강교를 지나면 삼악산이 지척이다. 삼악산(三岳山·645m)은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물이 소양강과 의암호를 지나 의암댐 수문을 막 벗어날 즈음 서쪽으로 우뚝 솟아오른 산이다. 흙산의 몸뚱이에 세 개의 큰 돌산을 이고 있는 듯 특이한 형상이다. 용화봉(645m)·청운봉(546m)·등선봉(632m)의 세 봉우리가 있어 ‘삼악산’이라는 이름을 낳았다. 웅장하진 않으나 기이한 모양의 바위가 많고, 간간이 바위 능선 길이 이어지는 데다 크고 작은 폭포가 숨어 있어 아기자기한 산행에 제격이다." target=_blank>http://youtu.be/xcSCK-4MaO4삼악산 산행 들머리는 세군데로 나뉜다. 강촌교 북단, 등선폭포 매표소. 상원사 입구 매표소 등이다. 삼악산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은 등선폭포 쪽에서 상원사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상원사를 들머리 삼아 등선폭포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한다. 계곡과 폭포를 지나기도 하고, 잘 자란 노송과 바위를 배경 삼아 의암호 조망도 할 수 있는 이 두 코스는 3~4시간 정도 걸린다. 등선폭포를 둘러보고 오는 코스도 좋다. 등선폭포 매표소에서 기념품 가게와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을 지나가면 등선폭포 입구다. 좁은 통로를 지나면 압도적인 풍광과 거대한 물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다. 가파르고 날선 거대한 석벽이 양옆으로 늘어서듯 서 있고, 석벽을 울림판 삼아 물소리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주처럼 장엄하게 울린다. 이 거대한 석벽은 일명 ‘차돌’이라고 하는 규암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규암은 5억 7000만년 전에서 25억년전에 퇴적된 모래암석들이 높은 압력과 온도를 받아 굳어진 것이다. 이 규암층이 지각운동으로 일어나면서 절리들이 갈라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협곡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가면 등선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등선폭포는 총 7개의 폭포로 이어져 있다. 제1·2 폭포는 등선폭포, 이어 승학폭포, 백련폭포, 비룡폭포, 옥녀담, 주렴폭포 등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지며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이 모든 폭포를 즐기는 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30분이다.삼악산 등선폭포 제1폭포
2018.06.02 I 강경록 기자
 추억을 타다…여름을 타다
  • [여행] 추억을 타다…여름을 타다
  • 봄이 무르익은 5월의 어느 날, 강촌레일바이크를 즐기고 있는 체험객들. 강원도 춘천시 김유정역에서 강촌역을 잇는 6km 경춘선 옛 구간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경춘선은 74년 동안 강원도와 수도권을 잇는 역할을 다하고, 이제는 레일바이크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가평·춘천=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번잡한 도시를 떠나 호젓한 지방도로를 따라 달린다. 차창 밖에 펼쳐진 짙푸른 호수 위로 초여름 햇살이 눈부시다. 창을 내리면 부드러운 바람과 아름다운 새소리가 밀려든다. 한쪽은 짙푸른 숲이, 다른 한쪽에서는 탁 트인 호수를 끼고 달리는 75번 국도와 46번 국도는 수도권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도로와 강이 맞닿고, 코앞의 호수는 청록색에서 옅은 옥빛까지 다채로운 물빛을 뽐낸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삼악산의 등선폭포와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한 쁘띠프랑스, 그리고 강촌레일바이크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잔잔한 호수 위를 거니는 연인의 모습에서는 그들만의 밀어에 새소리마저 숨을 죽이고 있다.쁘띠프랑스 항공사진(사진=쁘띠프랑스)◇호수따라 구불구불 달리는 ‘75번 국도’경기도 가평 평창면 대성리에 자리한 신청평대교가 75번 국도의 들머리다. 여기서 고성리~호명리 방면으로 우회전해 본격적인 드라이를 즐긴다. 이 도로는 가평의 가장 남쪽인 설악면에서 청평면, 가평읍, 북면을 거쳐 강원 화천군 사내면까지 이어진다. 산과 물이 그려낸 아름다운 풍광은 물론 다양한 수상 스포츠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신청평대교를 지나면 곧이어 청평댐이 나오고, 드넓은 청평호가 펼쳐진다. 길은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구불구불한 도로가 이어지면서 드라이브의 매력을 더한다.청평댐 입구 삼거리에서 20여 분 더 달리면 ’쁘띠프랑스’다. 75번 국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여행지 중 하나다.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베토벤 바이러스’, ‘시크릿 가든’, ‘별에서 온 그대’ 등의 드라마는 물론 ‘런닝맨’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단골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쁘띠프랑스는 어린왕자를 테마로 삼아 곳곳에 어린왕자 조형물이 있다.거대한 성문처럼 생긴 정문을 통과하면 비탈진 지형에 프랑스의 시골 풍경의 아담한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붉은 지붕을 얹은 알록달록한 건물과 꽃들이 어우러져 보기 좋다. 자그마한 광장엔 어린 왕자 조형물이 반기고, 벼룩시장 앞에서는 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방문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미로처럼 이어진 계단을 오르면 분수 광장이 나오고,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예쁜 카페나 공방, 전시관도 이어진다. 전시관 중 ‘오르골하우스’는 꼭 들러야 할 곳 중 하나다. 오르골에 관해 설명하고 시연하는 곳으로, 하루 5차례 오르골을 연주한다. 특이한 것은 18세기에 만들어진 ‘롤러오르간’부터 19세기 ‘대형 실린더 오르골’, ‘디스크오르골’ 등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100여 년 전의 희귀한 새소리를 담은 오르골과 거리 악사들이 연주했던 오케스트라 폰, 스트리트 오르골 연주는 이곳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소리다. 여기에 마리오네트 전시관, 생텍쥐페리 기념관,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등도 놓치기 아쉬운 곳이다. 등선폭포 입구의 거대한 석벽◇일곱가지 매력 품은 폭포를 만나다삼악산 등선폭포 제1 폭포. 등선폭포 입구에서 가파르고 날선 거대한 석벽 사이로 들어서면 모습을 드러낸다.운전대를 가평군청 방향으로 잡는다. 30여분을 북한강과 수려한 산세를 끼고 달리면 가평오거리다. 여기서 우회전해 46번 국도로 옮겨탄다. 46번 국도는 ‘경춘가도’로 알려진 드라이브 성지 중 하나. 남양주부터 춘천까지 이어지는 이 국도는 북한강 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내달리는 기분이 그만이고, 강촌·남이섬·삼악산·의암호 등도 함께 즐길 수 있어 금상첨화다.46번 국도 시작점인 경강교를 지나면 삼악산이 지척이다. 삼악산(三岳山·645m)은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물이 소양강과 의암호를 지나 의암댐 수문을 막 벗어날 즈음 서쪽으로 우뚝 솟아오른 산이다. 흙산의 몸뚱이에 세 개의 큰 돌산을 이고 있는 듯 특이한 형상이다. 용화봉(645m)·청운봉(546m)·등선봉(632m)의 세 봉우리가 있어 ‘삼악산’이라는 이름을 낳았다. 웅장하진 않으나 기이한 모양의 바위가 많고, 간간이 바위 능선 길이 이어지는 데다 크고 작은 폭포가 숨어 있어 아기자기한 산행에 제격이다.삼악산 산행 들머리는 세군데로 나뉜다. 강촌교 북단, 등선폭포 매표소. 상원사 입구 매표소 등이다. 삼악산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은 등선폭포 쪽에서 상원사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상원사를 들머리 삼아 등선폭포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한다. 계곡과 폭포를 지나기도 하고, 잘 자란 노송과 바위를 배경 삼아 의암호 조망도 할 수 있는 이 두 코스는 3~4시간 정도 걸린다. 삼악산 등선폭포 제1 폭포. 등선폭포 입구에서 가파르고 날선 거대한 석벽 사이로 들어서면 모습을 드러낸다.등선폭포를 둘러보고 오는 코스도 좋다. 등선폭포 매표소에서 기념품 가게와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을 지나가면 등선폭포 입구다. 좁은 통로를 지나면 압도적인 풍광과 거대한 물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다. 가파르고 날선 거대한 석벽이 양옆으로 늘어서듯 서 있고, 석벽을 울림판 삼아 물소리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주처럼 장엄하게 울린다. 이 거대한 석벽은 일명 ‘차돌’이라고 하는 규암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규암은 5억 7000만년 전에서 25억년전에 퇴적된 모래암석들이 높은 압력과 온도를 받아 굳어진 것이다. 이 규암층이 지각운동으로 일어나면서 절리들이 갈라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협곡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가면 등선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등선폭포는 총 7개의 폭포로 이어져 있다. 제1·2 폭포는 등선폭포, 이어 승학폭포, 백련폭포, 비룡폭포, 옥녀담, 주렴폭포 등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지며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이 모든 폭포를 즐기는 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30분이다.춘천 시내를 둘러싸고 있는 인공호수인 의암호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나무 카누로 타고 물레길을 돌아보는 것이다.◇물 위를 걷고, 철로 위를 달리다춘천 시내를 둘러싸고 있는 인공호수인 의암호는 레포츠 천국이기도 하다. 긴 타원형 모양의 호수를 끼고 도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전거 여행객들에게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는 곳 중 하나. 여기에 갓 찾아온 더위를 이기려는 젊은이들이 환호하며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를 즐기는 모습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물 위의 길’을 즐기는 여행객도 늘어나고 있다. 바로 의암호를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의암호 물레길이다. 물레길은 의암호를 나무 카누로 즐기는 길을 말한다.의암호 주변에는 물레길을 운영하는 업체가 세 군데가 있다. 요금은 코스마다 다르지만 보통 2만~3만 원 선이다. 기본적인 안전교육과 노 젓는 요령을 익히면 누구나 카누에 몸을 싣고 물레길을 즐길 수 있다. 업체마다 제공하는 코스는 조금씩 다르지만 중도샛길은 공통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 길은 중도를 2개의 섬으로 분리한 좁은 뱃길이다. 호수 속 섬을 탐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강촌레일바이크는 경춘선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생태레일바이크다강촌레일바이크도 빼놓을 수 없는 즐길거리 중 하나다. 경춘선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생태레일바이크다. 경춘선은 1937년 7월 성동역, 광운대역, 화랑대역, 퇴계원을 거쳐 가평역, 강촌역, 신남역, 춘천역을 연결하는 노선을 ‘경춘선’이라 이름 짓고, 1939년 7월 25일 경춘철도에 의해 사설 철도로 개통했다. 이후 74년 동안 강원도와 수도권을 잇는 역할을 다하고, 이제는 레일바이크라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강촌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이용해 경강역으로 이동, 레일바이크와 낭만열차를 타고 강촌역으로 돌아오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소양강처녀 동상과 소양강 스카이워크◇여행메모△잠잘곳= 쁘띠프랑스에는 4인실부터 10인실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강촌에 이르면 엘리시안강촌리조트(033-260-2000)가 있다. 국내서 유일하게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리조트다. 춘천 시내에도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먹거리= 팔당유원지 입구의 팔당초계국수(031-576-0330)는 줄을 서서 먹는 집이다. 한강자전거길 옆에 있어서 자전거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다. 가평군 설악면 청평 호반에 위치한 서호식당(031-584-0446)은 서호유원지 첫 매운탕 집이라는 별호에 걸맞게 무려 45년이라는 세월동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해온 지역 대표 음식점이다. 대표 음식으로는 평창에서 직송한 송어회와 장어구이를 꼽는다. 춘천하면 단연 닭갈비다. 자전거 동호인들이 자주 찾는 ‘팔당초계국수’
2018.06.01 I 강경록 기자
초록의 5월, 양평으로 떠나는 자연체험 여행
  • 초록의 5월, 양평으로 떠나는 자연체험 여행
  • [이데일리 트립in 박미란 작가] 팔당대교에 들어서자 초록의 산이 한강을 감싸 안은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차창을 열면 강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해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진다. 미세먼지도, 흩날리는 머리칼도,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 맑은 양평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신선한 자연과 함께한다.양수역에서 청계산을 향한다. 좁고 구불거리는 길을 지나 산 중턱에 올라서면 산나물 테마공원 두메향기가 있다. 주차장에도 참취, 곤드레, 곰취, 명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산나물 테마공원이지만 다양한 식물로 꾸며진 아지자기한 공원과 울창한 숲이 두메향기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온실 정원 휴(休)와 갤러리카페 락(樂), 레스토랑 산(山)의 시설물을 비롯해 야생화, 폭포, 연못 등을 주제로 한 정원이 시설물 사이사이에 있다. 레스토랑 산에서는 두메향기에서 채취한 산나물을 주재료로 한 비빔밥을 판매하는데 가장 높은 곳에 있어 맛과 멋을 함께 누릴 수 있다. 숲에는 ‘에움길’이라는 이름의 다양한 오솔길이 5개의 코스로 마련되어 있어 시간과 컨디션에 따라 산책할 수 있다. 산등성이로 해가 넘어가면 정원을 촘촘히 뒤덮은 전구가 켜지며 별빛 축제가 시작된다.[연계 여행지 1 양평 군립미술관]수려한 산과 물의 고장이기 때문일까? 군립미술관이 있다는 사실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역 작가를 발굴하고 지역민에게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면서 관광객에게는 양질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주고 있어 양평의 새로운 문화를 이끄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계절마다 새로운 기획전시를 제공하며, 연 5회 생활예술 벼룩시장인 별별 아트마켓 을 연다.전시내용 : 가정의 달 특별전시 ‘스포츠와 미술놀이 전’(실내), ‘자연愛-休 전’(야외) 6월 3일까지 별별 아트마켓 5월 26일 12:00~18:00 미술관 앞 열린광장[연계 여행지 2 양평 레일바이크]옛 중앙선의 용문역과 원덕역 사이의 철길을 이용한 레일바이크 코스이다. 빼곡한 숲과 그 숲이 비친 흑 천을 감상하며 편도 3.2km를 왕복한다. 반환점에는 간이매점이 있어 목을 축이기에 좋다. 자전거 페달을 밟아 달리면 오랜 세월을 지낸 철길의 불규칙함이 고스란히 몸으로 전해지며 칙칙폭폭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형형색색의 야생화와 진한 아카시아 향기는 덤이다.[추천 맛집 옥천 고읍냉면]평양, 함흥냉면에 익숙했다면 조금은 생소한 황해도식 냉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육수는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만을 사용해 담백하며, 메밀에 고구마 전분을 섞어 만든 굵은 면발은 쫄깃하고 구수하다. 기본 찬으로 제공되는 무김치를 얹어 먹다 보면 어느새 젓가락이 빈 그릇에 닿는 소리가 쟁쟁거린다. 부드럽고 촉촉한 완자를 곁들여 먹어도 훌륭하다.
서울 흑석9구역 '센트로얄 자이', 에코주거환경 조성
  • 서울 흑석9구역 '센트로얄 자이', 에코주거환경 조성
  • GS건설은 영어 센트럴(CENTRAL, 중심)과 로얄(ROYAL, 최상)을 조합한 ‘센트로얄 자이(CENTROYAL Xi)’를 내걸며 서울 동작구 흑석9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수주전에 나섰다.GS건설에 따르면 ‘센트로얄 자이’는 에코 주거환경 실현을 목표로, 8000평의 대규모 공원인 ‘센트로얄파크’ 왕가의 숲을 조성할 예정이다.관계자는 “실제로 축구장 4배에 이르는 대규모 공원 조성과 에코와 첨단이 결합한 최첨단 에너지 절감 기술 도입해 명품 단지 조성에 힘쓰고 있다. 더불어 흑석지구 최초의 스카이 브릿지 설치 등 차별화된 설계 안을 제시해 호평받고 있다”고 말했다.또 기존 21개 동을 14개 동으로 줄이고 동 간의 거리를 35m로 확보해 한강 조망권을 최대로 확보하는 동시에 ‘바람 길’을 만들어 최적의 주거 환경을 선사할 계획이다.센트로얄파크 내에는 ‘파노라마 대형폭포’와 ‘자이 워터파크’도 함께 마련된다. 관계자는 “왕의 병풍인 일월오봉도를 모티브로 한 인공 폭포는 대형 폭포를 그대로 재현해 단지 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자이 워터파크는 커뮤니티 시설과 연결하고 조형미를 가미한 물놀이 시설까지 설치한다”고 말했다.모든 가구는 남향으로 배치해 맞통풍이 가능하도록 하고, 모든 평형대에 4베이 평면을 도입한다. 각 가구당 주차 대수는 1.5대이며, 주차장에 택배차량 진입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등 트렌드를 반영했다.
2018.05.18 I 박지혜 기자
애견과 떠나는 고성여행..'화진포해변, 멍스테이펜션, 금강산 화암사'
  • 애견과 떠나는 고성여행..'화진포해변, 멍스테이펜션, 금강산 화암사'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봄바람은 꽃으로 향기로 가득하다. 햇살 좋은 날,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은 사람도 반려견도 마찬가지다. 산수유축제, 매화축제, 벚꽃축제, 노란 개나리꽃이 만개한 4월. 도심지역에도 이미 개나리, 벚꽃이 포문을 열었다. 축제 장소도 좋겠지만 한적한 봄나들이 장소를 찾는 애견인을 위한 고성여행을 소개한다. △ 화진포해변, 반려견과 산책하기한적한 바다를 느끼고 싶다면 봄철 화진포 해변을 가보자. 강아지와 숨이 턱에 차오르도록 뛰어도 누구의 방해도 없다. 도심의 소음, 미세먼지, 뿌연 황사 먼지는 이곳에선 보기 힘들다. 푸른 바다는 고요하게, 때론 세찬 물살로 품고 있는 자신을 드러낸다. 걷기 좋은 계절, 화진포 둘레길은 72 만평을 마음 가는 데로 걸을 수 있다. 주변에는 이승만 초대대통령별장, 소나무 숲길, 김일성별장, 생태박물관, 화진포 해양박물관 등이 있다.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대여해보자. 커플 자전거, 어린이용 자전거 등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애견동반 멍스테이펜션의 꿀맛 같은 하룻밤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천진해변의 멍스테이펜션은 애견동반펜션이다. 탁트인 바다전망, 잔디정원에서 뛰어 노는 강아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애견전문펜션답게 강아지에게 필요한 아이템들이 꼼꼼히 준비되어있다. 애견휴식처 애견하우스, 애견목욕 시설과 드라이룸, 배변 패드, 애견전용수건, 봉투가 제공된다. 아로마 스프레이가 있어 한층 쾌적하고 편안한 여행을 선물한다. 애견운동장은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객실은 커플, 가족과 애견동호회 모임으로 적합한 단체룸이 있다. 뽀송뽀송한 침구관리는 호텔형 시트관리로 꿀맛 같은 잠자리를 제공한다. 노을 질 무렵 잔디정원에는 강아지가 풀쩍풀쩍 공놀이하고, 데크에는 노릇노릇 바비큐가 익어가고, 시원한 맥주는 건배를 부른다. 좀 더 특별한 여행을 원한다면 카라반을 이용해도 좋다. 오롯이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카라반은 비교적 실내 공간이 넓은 편이다. △ 꽃비가 내리는 금강산 화암사 화암사는 진표율사가 창건한 신라 시대 사찰이다. 화려한 단청과 절 뒤의 반석과 폭포가 아름다워 사찰 여행지로 많이 찾는다. 벚꽃 비가 내리는 일주문을 지나면 참나무숲 길로 접어든다. 진달래꽃, 야생화꽃, 연 노색 나뭇잎은 산사의 봄을 더욱 싱그럽게 만든다. 봄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는 그 옛날 수바위 전설처럼 아련하게 들린다. 미세먼지, 황사를 피해, 한적한 봄 나들이로 딱 제격인 고요한 고성. 지금 반려견과 동반여행을 떠나보자.
2018.04.05 I 심보배 기자
 '꽃길만 걷자' 산·들·하늘·바다가 물들다
  • [여행팁] '꽃길만 걷자' 산·들·하늘·바다가 물들다
  • 대저생태공원(사진=부산관광공사)달맞이길(사진=부산관광공사)부산시민공원오륙도[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봄꽃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동백은 수줍게 웃다가 뚝뚝 떨어지고, 개나리는 노란 손을 귀엽게 내민다. 진달래는 온천지를 마치 활활 불태우는 듯하다. 여기에 벚꽃은 상춘객의 애간장을 녹인다. 촌철살인으로 마음을 앗아갔다가 한순간에 사라져서다. 부산의 4월은 본격적인 봄꽃시즌이다. 산과 들을 하얗고, 노랗게,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진짜 봄이 온 것이다. 부산관광공사는 ‘부산 봄꽃 명소’를 4월의 테마로 달맞이길 문탠로드, 오륙도 해맞이공원, 대저생태공원, 부산시민공원을 추천 관광지로 선정했다.달맞이길(사진=부산관광공사)◇달빛 머금은 벚꽃이 푸른 바다 위에 비추다 ‘달맞이길 문탠로드’부산의 벚꽃놀이는 골라서 가는 맛이 있다. 끝 간데없이 펼쳐진 연분홍 꽃길을 보려거든 온천천으로 가 보는 게 좋다. 화려한 부산 야경을 한 몸에 품고 터져버린 벚꽃 언덕길을 걸으려거든 황령산으로 가야 하고, 유장하게 흐르는 강변을 따라 ‘휘이익’ 날리는 꽃바람을 맞고 싶거든 삼락공원을 찾아야 한다.달빛 은근히 머금은 벚꽃을 푸른 바다에 비추려거든 달맞이고개로 가야 한다. 예부터 이곳은 푸른 바다, 백사장, 동백숲, 소나무숲이 어우러진 절경으로 이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이자, 부산팔경의 하나였다. 특히 해운대 달맞이 고개와 청사포에서 바라보는 ‘달맞이길 월출’은 대한팔경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고갯길을 가로지르는 길이 바로 달맞이길다. 부산의 몽마르트라고도 불린다. 굽잇길이 15번 나온다 해 15곡도(曲道)라고도 한다. 벚나무와 송림이 울창하게 늘어선 8km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다. 해운대구 미포오거리에서 송정터널에 이르는 길로, 밤 달빛 아래 벚꽃의 향연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해마다 4월이면 이 길을 따라 일렬로 서 있는 벚나무에서 꽃비가 내린다. 특히 저녁 달빛과 벚꽃이 조화를 이뤄 이색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달맞이길 내 조성한 순환산책로가 ‘문탠로드’다. 길이는 2.5km. 넉넉잡아 한 시간 코스의 산책길이다. ‘문탠’의 뜻은 달빛을 즐기라는 의미다. 마포 육거리의 남부선 철길을 지나 달맞이길 입구에 이르면 문탠로드 주차장이 있다. 도보꾼들을 위해 만든 주차장이다. 이곳이 들머리다. 여기서 바다전망대~달맞이 어울마당~해월정~달빛 나들목으로 이어진다. 문탠로드는 총 4코스로 이뤄져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달빛 맞으러 가는 길인 ‘달빛 꽃잠길’(0.4km), 은은한 달빛 속에 마음을 정리하는 길인 ‘달빛 가온길’(0.4km), 달빛에 몸을 맡겨 새로운 나를 만나는 길인 ‘달빛 바투 길’(0.7km), 나와 달빛이 하나 되는 길인 ‘달빛 함께 길’, 아쉬움에 다시 오길 약속하는 길인 ‘달빛 만남 길’(0.5km) 등이다.달맞이동산에는 해월정(海月亭)이 있다. 지난 1997년 2월 중에 새로 건립한 달맞이 정자 해월정은 옛날 정자식으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운치를 더한다. 2000년 1월에 설치한 새천년기념시계탑도 유명하다. 새로운 세기로 진입하는 문의 이미지를 담아, 과거의 시간을 지나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입구를 표현하고 있다. 그 밖에 청사포·달맞이길 어울마당이 해안가에 있으며, 맞은편으로는 카페촌·화랑가·레스토랑들도 있다.대저생태공원(사진=부산관광공사)◇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유채꽃 명소 ‘오륙도 해맞이공원, 대저생태공원’노란 꽃들이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유채꽃은 여행자들의 지친 심신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봄의 전령이다. 4월 부산은 유채꽃이 절정을 맞는다. 부산을 대표하는 유채꽃 명소는 남구 용호동 오륙도 해맞이 공원과 강서구의 대저생태공원이다. 오륙도가 내려다보이는 오륙도 해맞이공원은 2009년 남구가 희망근로사업으로 3만7190㎡ 규모의 꽃단지를 조성했다. 오륙도라는 이름은 안개가 끼는 날이나 밀물일 때는 6개로 보였다가 썰물일 때나 맑은 날은 5개로 보인다 해 오륙도라 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이 바위섬은 가까운 데서부터 방패섬, 솔섬,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으로 나뉘는데 제일 큰 굴섬에는 굴이 있어 천장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은 한 사람 몫의 음료수가 능히 된다. 특히 오륙도 스카이워크 일대가 압권이다. 오륙도 스카이워크는 2013년에 조성했다. 해안절벽 위에 철제빔을 세우고, 그 위에 유리판 24개를 말밥굽형으로 이어 놓은 유리 다리다. 길이는 15m 정도다. 오륙도 스카이워크가 세워진 해안가 절벽의 옛 지명은 ‘승두말’이다. 말안장처럼 생겼다는 뜻이다. 파도가 절벽에 부딪히는 모습을 투명한 유리 다리를 통해 굽어보는 맛이 짜릿하다. 유채꽃의 절정은 해맞이 공원 일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오륙도 스카이워크 뒤편의 산자락에 조성한 작은 공원이다. 공원을 둘러싼 해안 절벽에 노란 유채꽃이 가득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일렁이는 유채꽃이 쪽빛 바다와 기막히게 어우러진다.오륙도최근 몇 년 사이 봄마다 부산지역 사진 애호가들을 불러모으는 출사지가 있다. 바로 2012년 부산 낙동강 유역에 조성한 대저생태공원이다. 이곳 생태공원에는 평일 낮에 가더라도 곳곳에서 사진을 찍고 소풍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4월의 대저생태공원은 온통 샛노란 물결이 요동치고 있다. 구포대교 상단과 하단 부지 76만㎡(약 23만 평)에 들어선 전국 최대 규모의 유채꽃 단지다. 강서구 대저 수문에서부터 김해공항 램프 인근까지 길이 7.62km의 큰 규모다. 대략 축구장 100개 크기다. 이 공간을 가득 메운 유채꽃이 마치 끝없이 펼쳐진 노란 바다를 연상시킨다. 여기에 진한 꽃향기까지 코끝을 스치면 봄기운이 듬뿍 가슴으로 들어온다.2013년 경남 창녕 유채밭에 1등을 빼앗기기 전까지는 전국 최대규모의 유채꽃 물결을 자랑했다. 특히 다른 곳과 달리 대저생태공원 위를 지나는 구포다리 위에 올라서면 마치 드론으로 유채꽃을 찍는 듯한 사진을 연출할 수 있어 사진가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기도 했다. 꽃길 사이로 다니는 마차와 곳곳에 만들어진 조형물은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소위 ‘작품’을 만들어 줬다.특히 4월의 대저생태공원은 어디를 봐도 눈부신 찬란한 노란빛이다. 말 그대로 4월에는 유채꽃이 만발한다. 바람이 한번 지날 때마다 일렁이는 황금 물결은 한 폭의 그림 같다. 노란 꽃망울은 마치 아장아장 걷는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소녀의 얼굴을 닮기도 했다. 50대 주부라도 꽃밭 사이 오솔길을 걷다 보면 수십 년 세월을 거슬러 여고생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부산시민공원◇100년 만에 부산시민 품으로 돌아온 ‘부산시민공원’부산시민공원은 최근 부산시민들이 즐겨 찾는 봄꽃 명소다. 2015년 5월 재단장해 재개장했다. 사실 이 공원은 아픈 역사를 가진 곳이다. 1910년 일제에 의해 국권이 빼앗겼을 당시, 부산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는 일본군에 의해 승마장과 일본 군대 훈련장과 야영지로 사용했다. 1945년 광복 이후에도 이곳은 여전히 우리 땅이 아니었다. 1948년 정부 수립 후에는 유엔 산하 기구가 사용했고, 1950년 한국전쟁 당시부터 2006년까지는 주한미군 부산기지사령부 산하 하야리아 부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이 부산 시민 품으로 돌아온 시기는 무려 100년이 지난 2010년이다.부산시는 근현대가사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을 역사와 문화를 간진학 도시공원으로 탈바꿈할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공원화 작업에 착수했다. 4년이라는 시간 뒤 2014년 5월 ‘비옥하고 풍족한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쌓이는 충적지’라는 기본구상 아래 ‘기억, 문화, 참여, 자연, 즐거움’이라는 5가지 주제를 담은 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공원은 워낙 넓어서 대충 훑어만 봐도 최소한 2시간 이상 걸린다. 방문자센터에서 공원안내지도를 받아서 돌아보는 게 효과적이다. 방문자센터는 남 1문과 남2문 사이 거울 연못에 위치하고 있다.총면적은 47만 3279㎡. 98종 85만여 그루의 나무가 심겨 있다. 주요 시설로는 기억의 숲길, 문화의 숲길, 즐거움의 숲길, 자연의 숲길, 참여의 숲길 등 4개의 숲길이 들어섰다. 여기에 부전천 수변 산책로, 전포천 친수 공간, 랜드마크 폭포, 잔디광장, 참여의 벽을 비롯해 공원역사관, 보존건축물, 기존 건축물 흔적의 피크닉장, 보존 헬기장, 역사의 길, 기억의 벽, 굴뚝 정원, 기억의 기둥, 진입부 등 광장 5개소, 분수 94개소, 어린이 놀이시설 9개소, 도심 백사장, 소나무 군락과 초화사면, 생태 통로 등 각 테마에 맞는 공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부산시민공원의 4월은 부산시민들의 봄나들이 명소 중 하나다. 부산시민공원에는 다양한 봄꽃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홍매화를 시작으로 목련, 유채꽃, 왕벚나무꽃, 영산홍 등이 줄지어 피어오른다.
2018.03.26 I 강경록 기자
'사는 일'을 그리고 '풍경'이라 읽는다…3색 예감
  • '사는 일'을 그리고 '풍경'이라 읽는다…3색 예감
  • 설종보의 ‘범일동: 교통부구름다리’(2015). 이미 사라지고 없는 범일동 옛 하천변의 추억을 가져왔다. 설 작가는 보름달·가족·동네·꽃 등 따뜻한 소재로 차마 떠나 살 수 없는 정겨운 풍경을 담아낸다(사진=선화랑).[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 사람은 ‘사는 일’을 좇아 여행을 한다. 어느 동네에 이르러 가장 따뜻한 이야기를 듣고 가장 편안한 장면을 포착한다. 다른 한 사람은 검은 먹으로 빛을 만든다. 삐죽한 산과 고요한 강조차 빛이 없으면 의미없다고 한다. 그이에겐 빛이 곧 ‘사는 일’이다. 또다른 한 사람은 하루하루 ‘사는 일’을 상상한다. 산책을 하고 휴가를 떠나고 사유하는 일까지 상상의 세계에서 꾸려낸다. 여기 ‘사는 일’ 자체가 풍경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이 펼친 ‘2018 예감전’에 나선 3명의 작가다. 해마다 ‘예감 좋은’ 젊은 작가를 선정해 오늘의 작업을 내보이고 내일의 성장을 가늠하는 자리다. 2004년부터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굳이 작가의 나이를 꼽지 않고 깊이만 내려다봤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관행을 털면서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던 올해의 작가는 설종보(53), 홍푸르메(52), 김민주(36)다. ‘재해석된 풍경’이란 테마 아래 나란히 세웠다. 선화랑의 ‘2018 예감전’에 선정된 작가 홍푸르메(왼쪽부터)·김민주·설종보가 김 작가의 ‘게으른 산책’(2014) 앞에 나란히 섰다. 3인 작가는 ‘재해석된 풍경’이란 테마 아래 세상 어디에도 없으나 세상 어디라도 닿을 수 있는 통로를 ‘사는 일’ 하나로 만들어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들의 ‘풍경’을 위해 화랑 전관을 할애했다. 한 층씩 한 작가의 개인전처럼 꾸며 45점을 내놨다. 시선과 방식, 개성과 생각이 완전히 다른 그들만의 3인3색에 계단을 놓은 셈이다.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다. ‘산다고 그리고, 풍경이라 읽는다’는 것. 세상 어디에도 없으나 세상 어디라도 닿을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졌다. ‘사는 일’ 하나로. △차마 떠날 수 없는 정겨운 풍경…설종보 어두운 밤을 비추는 보름달. 가족은 귀가 중이거나 밤마실에 나섰다. 계절마다 다른 꽃이 동네 색을 바꾸고 눈이 내려도 삭막하지 않다. 벗은 몸을 드러낸 나무까지 정겨우니까. 작가 설중보의 그림은 따뜻하다. 보름달·가족·꽃·동네·눈·나무 등을 키워드 삼아 푸근한 정경을 뽑아낸다. 이 장면을 찾아 그는 떠난다. 고향인 부산의 구석구석은 물론이고 강릉·인제·제주 등을 오간다. ‘사진으로 담은 어딘가’ 싶지만 이 중 절반은 이미 없다. ‘범일동: 교통부구름다리’(2015)의 구름다리나 하천변 상가는 벌써 사라진 명물이고, ‘겨울 안창마을’(2015)의 섬처럼 보이는 동네는 부산의 산복도로 형식을 극대화한 형태다. ‘서산 간월암: 달밤바다’(2016)는 봄밤의 간월암을 유토피아처럼 만들었다. 설종보의 ‘겨울 안창마을’(2015). 섬처럼 보이는 동네는 부산의 산복도로 형식을 극대화한 형태다(사진=선화랑).한때는 도시노동자·소시민의 척박한 현실을 그렸단다. 그러던 작가가 어느 순간 달라졌다. “불편한 현실을 직접 표현하기보다 희망으로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함을 거둬내고 온기 품은 색감으로 가족을 담아내려고 했다.” 설 작가의 풍경은 사실적이지만 사실적이지 않다. 원근파괴, 구도파괴가 크다. 한국화인 양 큰 배경에 작게 박은 인물도 그렇거니와 가족이 다 모인 집은 터질 듯 좁고 꽃더미에 묻힌 나무는 곧 쓰러질 듯하다. 게다가 그의 인물은 하나같이 미소를 띠고 있다. 그 앞에서 작가는 “달이 해보다, 밤이 낮보다 편안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맞다. 달과 밤은 휴식이니까. 결국 이런 말을 하고 싶었나. ‘세상은 바뀌어도 사람은 산다, 달은 뜨고 꽃은 피고.’ 그것이 기억이든 희망이든. 작가 설종보가 자신의 작품 ‘부산 청사포: 밤고둥잡기’(2016) 앞에 섰다. 등불을 들고 고둥을 잡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어두운 현실에서도 여전히 희망을 찾는 이들을 봤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일필휘지가 띄운 장엄한 풍경…홍푸르메 화선지를 내리누른 건 몇줄의 굵은 붓선. 그런데도 눈앞에 산이 섰다. 숲이 보인다. 강물이 찰랑이고 물풀이 흔들린다. 이내 바람까지 잡아내더니 흐르는 구름을 멈춰 세운다. 작가 홍푸르메는 먹 작업을 한다. 오로지 먹의 농담만으로 광활한 세상을 빚어낸다. 그저 ‘수묵화’로 단정하기엔 좀 섭섭하다. 묘사가 아니라 성찰이니까. ‘여백과 절제’로 가두기도 편치 않다. 그이의 붓이 비켜간 부분은 여백이 아니고 빛이니까. 표현을 아낀 절제가 아니라 이미 다 쏟아부은 거니까. 홍푸르메의 연작 ‘일기일회’(At This Moment·2017) 중 한 점. 홍 작가는 몇 줄의 굵은 붓선으로 일필휘지의 장엄한 풍경을 빚어낸다(사진=선화랑).홍 작가에게 잔챙이 붓질은 없다. 거대한 종이에 거대한 붓으로 거대한 풍경을 만든다. ‘일필휘지’란 수식이 붙는 이유다. 일필휘지는 자신감이다. 숨 한 번 고르고 단번에 내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 그이의 고집스러운 작업은 종이와 붓을 까다롭게 고르는 일부터 시작한다. 붓과 화선지, 배접지까지 ‘우리 것으로 특별제작’해 조달한단다. 궁합을 맞추느라 손에 닿는 종이와 붓은 모두 다 써봤다고 해도 될 정도다. “조형이나 형태에 어떻게 가깝게 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지만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을지 모른다. 작가에게 조형은 빛이고 형태는 면, 다시 말해 작품의 전부니까. 홍푸르메의 연작 ‘일기일회’(At This Moment·2017) 중 한 점. 오로지 먹만으로 지름 146㎝의 원을 빛과 어둠으로 채워냈다(사진=원화랑).그러다 보니 ‘인기 없는 동양화’를 위한 돌파구가 보이더란다. “역지사지가 떠오르더라. 내가 컬렉터라면 이런 그림을 사고 싶겠나 하는.” 전통을 품되 먹향과 먹빛이 도드라지는 방법을 고안했다. 수고가 헛되지 않았는지 그이는 이제 유럽과 미국·러시아 등에서 ‘예의주시’하는 작가다. 전시에는 연작 ‘일기일회’(At This Momemt·2017)와 ‘500마일’(2016) 등을 내놨다. 간혹 남성작가의 작품으로 오해를 받는다며 웃는다. 굳이 성별을 따지자는 게 아닐 거다. 흔들리지 않는 ‘선 굵은’의 다른 말일 테니. 작가 홍푸르메가 자신의 작품 ‘일기일회’(At This Moment·2017) 연작 중 한 점 앞에 섰다. 홍 작가는 오로지 먹의 농담만으로 광활한 세상을 탐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발칙한 상상이 만든 위트있는 풍경…김민주 참 발칙한 상상력이 아닌가. ‘게으른 산책’(2014)이란다. 훌훌 옷을 벗어던진 이가 숲으로 들어가 숲으로 나오는 소풍을 감행한다. 나무숲 틈으로 삐죽이 손을 내 책장을 넘기고 과일을 따고, 발끝으로 물을 튕긴다. 먹과 여린 채색으로 작업한 가로 435㎝ 대작. 사계절 신선놀음 같기도 하고 맨몸으로 와서 맨몸으로 떠나는 인생으로도 보인다. 작가 김민주 역시 즐기는 소재가 있다. 작은 배, 삿갓 쓴 나체의 인물, 나무·물·그물, 여기에 최근 등장시킨 책상·책꽂이 등. 이들을 엮어 조화로운 풍경을 꾸려내는 거다. 하나하나는 친숙하지만 ‘정상’은 아니다. 고기잡이 그물은 한쪽이 터져 있고(‘빈 배 가득 밝은 달만’·2014), 산 중턱에 꽂힌 배(‘사유의 섬’·2017), 세상에선 볼 수 없는 정체불명의 나무(‘사유의 숲’·2017) 등. 평범한 연립주택은 쉬는 집(휴가·休家)이 됐다(‘휴가’·2012). 3층에서 시작한 폭포가 2층을 거쳐 1층까지 이어지는. 김민주의 ‘휴가’(休家·2012). 평범해 보이는 연립주택을 쉬는 집으로 바꿔놨다. 집 안에 들인 나무·물·배·삿갓 쓴 나체의 인물은 김 작가가 즐겨 옮겨오는 소재다(사진=선화랑).김 작가의 장기는 편안함이다. 노동집약적인 세세한 묘사, 압도적인 규모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지 않는다. 김 작가는 “누구라도 어디쯤에 들어갈 수 있는 그림을 그렸다”고 말한다. 그렇게 산책도 시키고 배도 태우고 휴가도 보냈다는 얘기다. 위트와 섬세함을 첩첩이 쌓은 그림을 그리며 김 작가는 일탈을 꿈꾸기도 했나 보다. “배야 이동하는 수단이지만 잠시 머물기도 하고 흘러가기도 하고. 그물을 터놨으니 잡힌 물고기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전시는 3월 10일까지다. 작가 김민주가 자신의 작품 ‘빈 배 가득 밝은 달만’(2014) 앞에 섰다. 김 작가는 작은 배, 삿갓 쓴 나체의 인물, 나무·물·그물, 여기에 최근 등장시킨 책상·책꽂이 등을 엮어 편안함을 무기로 조화로운 풍경을 꾸려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18.02.26 I 오현주 기자
 겨울을 보내고 제주는 먼저 봄을 틔운다
  • [여기어때] 겨울을 보내고 제주는 먼저 봄을 틔운다
  • 산방산 유채꽃[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연일 시베리아 한파가 몰아치면서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제주는 이제 봄을 이야기한다. 봄이 피어나는 2월의 제주를 구석구석 찾아가보자. 제주관광공사는 ‘겨울을 보내고, 제주는 먼저 봄을 틔운다’라는 테마를 주제로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추천 10선을 발표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가장 먼저 봄을 만나는 제주에서 2월에 만나봐야 할 10가지를 추천한다”며 “2월 제주에서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따뜻한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홍동 지장샘◇훈훈한 바닷바람 맞으며 마을 마실 ‘서홍동마을’ 100년의 세월동안 진한 감귤 향기를 품고 있는 마을. 훈훈한 바닷바람과 맑은 물, 그리고 따뜻한 햇살이 만들어내는 서홍동 마을이다. 이 마을은 제주 최초의 온주밀감 탄생지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인 만큼 마을 곳곳에서 짙은 세월의 향기도 가득하다. 서홍동이라는 이름은 사방이 봉우리로 둘러져 있어 지형이 화로(爐)모양 같다고 하여 홍로(烘爐)라 했다. 고려말 충열왕 26년에 홍로현청관가가 개설되었고, 광해군 1년 동·서 양리로 분리되어 서홍로리, 조선말 고종 32년 서홍리로 기록되어 있으며, 최근(1967년)에 와서 서홍1리, 그리고 1981년 서귀읍이 시로 승격되면서 서홍동으로 명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문헌기록에 앞서 고려 예종년간(1105년 ∼ )에 술사 호종단(胡宗旦)에 의한 지장샘 설화가 전래되고 있어, 그 연대에 벌써 취락이 형성되어 있음을 짐작케 한다.역사의 유적들로는 대궐터, 솔대왓, 향교 가름, 외왓(瓦田)등이 있고, 마을앞이 허하다 하여 흙으로 토성을 쌓은 위에 1910년 심은 소나무가 이제는 서귀포의 명물로 꼽히고 있으며, 국내최초의 감귤시원지, 분토전 등이 있어 선인들의 맥박과 숨결을 느낄 수 있다제주에서 보기 드문 대나무 숲길로 조성된 들렁모루 산책길을 따라 오르면 서귀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홍팔경’ 으로 꼽히는 들렁모루 정상에서 바라보는 푸른 바다는 언덕을 오른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특별한 선물이다. 지혜의 샘 지장샘, 마을을 지켜주는 흙담솔, 제주를 키워낸 온주밀감나무, 고인돌을 닮은 들렁모루를 포함해 서홍동 마을에는 8곳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 봄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서홍동 마을 구석구석을 탐닉해보자4·3유적지 ‘곤을동’◇잃어버린 마을의 노래 ‘섯알오름, 곤을동, 무등이왓’봄을 맞이하는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없지만, 차분함과 경건함이 짙게 깔린 유적지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섯알오름은 제주 4.3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단숨에 정상에 도달하는 작은 오름이지만 가파도와 마라도, 산방산까지 조망할 수 있어 탐방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섯알오름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 내려오며 희생자를 위한 추모비에서 짧은 묵념으로 그날의 아픔을 위로해보자.집터였음을 알 수 있는 올레와 돌담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곤을동은 해안 산책로로 조성한 20분 정도의 짧은 코스로 둘러볼 수 있다. 70년전 그대로 시간을 잃어버린 무등이왓 또한 한적히 걸으며 옛 제주를 느낄 수 있다. 마을의 형세가 춤을 추는 어린아이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무등이왓 마을이지만 4.3 와중에 마을이 전부 전소되어 현재는 터만 남아있다. 왕복 2시간 정도의 4.3길을 걸으며 무등이왓의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사계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산방산(사진=강경록 기자)◇봄을 서두르는 유채꽃 ‘산방산, 섭지코지, 성산일출봉’겨울의 끝자락, 유채의 노란 꽃 몽우리가 얼어있던 마음을 녹인다. 봄이 반가운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의 으뜸은 추운 겨울을 이겨낸 꽃들과의 만남이 아닐까. 산방산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피어난 노란 유채꽃밭은 인생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인기가 많다. 조금 특별한 유채꽃을 만나고 싶다면 섭지코지도 좋다. 섭지코지 하얀등대에서 내려다보는 해안절벽과 유채꽃밭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성산일출봉 근처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밭을 만날 수 있다.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좋지만, 주변에 위치한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노란 유채꽃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강정천 멧부리 산책로◇강정천 바다가 만나는 아름다운 길 ‘강정천 멧부리 산책로’ 삶이 신비로운 이유는 시작과 끝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강정천과 강정바다가 만나 ‘영원’을 이루는 멧부리는 그래서인지 더욱 아름답다. 제주의 화산이 만든 토양은 물을 가둬두지 못하고 지하로 내려 보낸다. 물을 머금지 못하고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제주의 일반적인 하천과 달리, 강정천은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른다. 기암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진 멧부리 산책로를 걷다보면 천천히 다가오는 봄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강정천 하천 바닥을 따라 걷는 하천 트레킹을 즐길 수도 있다. 강정천의 맑은 물이 폭포를 이루며 강정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과 함께 범섬에 걸린 해는 연신 셔터를 누르게 한다. 하천 바닥을 따라 걸을 땐 돌에 미끄러질 수 있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탐라국 입춘굿◇신들의 축제로 미리 맞이하는 봄 ‘탐라국 입춘굿’제주는 1만 8천의 신들이 살고 있는 신들의 고향이라 한다. 가장 외진 변방의 섬으로, 척박한 땅과 태풍과 큰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은 제주에는 전지전능한 신이나 조상에게 의지하고자 비는 것이 생활의 방편이었다. 탐라국 입춘굿은 지상에 있는 신들의 역할과 임무가 바뀌는 ‘신구간’이 끝나고 하늘의 새로운 신들이 오는 ‘새 철 드는 날’인 입춘에 민과 관, 무속이 하나 되어 진행했던 축제다. 탐라국입춘굿은 1월 25일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2월 2 ~ 4일 3일간 본굿이 치러진다. 2월 2일(금)은 입춘맞이 거리굿을, 3일(토)은 열림굿, 입춘 당일인 2월 4일(일)은 본굿인 입춘굿이 진행된다. 누구나 함께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축제로 소원지 쓰기와 전통탈 만들기 등 다채로운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한, 축제기간 동안 관덕정 마당에서는 입춘천냥국수와 향토먹거리를 맛 볼 수 있다.수줍게 얼굴을 내민 ‘동백꽃’◇빨간 동백꽃의 버선발 마중 ‘따라비오름, 선흘 동백동산’봄을 기다리는 볼 빨간 동백꽃의 모습이 수줍게 고백하는 볼 빨간 소녀의 얼굴처럼 귀엽기만 하다. 빨간 동백꽃은 수줍게 한 곳에서 군락을 이루며 기다리고 있다. 따라비오름을 오르기 전 누런 들판에서 발견하는 동백군락에서 인사를 나누면 오름을 오르는 내내 그 향긋함이 조용히 따라나선다. 람사르습지를 품은 선흘 동백동산에서 볼 수 있는 빨간 동백은 겨울의 마지막과 봄의 경계에서 우리를 설레게 한다. 우리는 조용히 눈으로 겨울의 빨간 동백꽃을 내 마음에 저장한다.설을 준비하는 제주의 오일장◇설을 준비하는 바쁜 손길을 만나다 ‘서귀포 오일장, 제주시 오일장’ 5일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 그리고 얇은 지갑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웃음, 오일장에서 바쁘게 설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봄처럼 훈훈하기만 하다. 한 손에는 따뜻한 옥수수를 쥐고 여행객이 아닌 제주 도민의 모습으로 오일장을 즐겨보자. 4일과 9일 열리는 서귀포 오일장과 2일과 7일 열리는 제주시 오일장에서 따뜻한 국밥으로 허기도 달래고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사람 사는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제주신화월드 아이스링크◇따듯한 겨울 액티비티 ‘제주신화월드 아이스링크’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기 위해 찾은 제주지만 끝나가는 겨울이 아쉽게만 느껴진다면, 겨울 스포츠를 즐겨보자. 올 겨울 제주에 개장한 유일한 아이스링크장인 신화테마파크 야외 아이스링크에서는 떠나가는 겨울을 잠시 붙잡을 수 있다. 제주의 밤을 밝히는 루미나리에의 화려한 조명과 함께 은반위의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동계 스포츠의 매력에 빠져 매일 밤 금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아이와 함께 즐거운 추억 만들기에도 제격이다.제주신화월드 아이스링크장은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한다. 3월 2일까지 아이스링크장을 이용할 수 있다. 브락캠퍼스◇상상을 초월하는 또 다른 세상 ‘플레이 박스 VR, 브릭캠퍼스’아직은 차가운 바람에 아이의 두 볼이 붉게 물들었을 때,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을 소개한다. 가상현실(VR) 체험존인 플레이박스 VR 에서 제주의 하늘을 날아보자. 성산일출봉, 외돌개 등 제주의 주요 관광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항공투어 ‘제주 하늘을 걷다’와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을 배경으로 즐기는 ‘제주윈드코스터’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무한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이 또 한 곳 있다. 도깨비도로 초입에 위치한 브릭캠퍼스는 브릭 예술가가 될 신입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브릭캠퍼스의 입학생들은 브릭 아티스트 40여 명이 제작한 250여 점의 작품을 만난다. 초대형 브릭 모자이크 캔버스를 가득 채우거나 80만개의 브릭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자. 캠퍼스 곳곳을 누비다보면 어느새 브릭 예술가로 캠퍼스를 졸업 하게 된다.제주 전통주 ‘고소리술’◇몸을 따뜻하게 덥혀줄 제주의 전통주 ‘고소리술’아직은 쌀쌀한 2월 제주의 전통주 한잔으로 몸을 따뜻하게 덥혀준다면 어느새 몸은 따뜻한 봄을 느낀다. 술을 만드는 그릇의 제주방언인 고소리에서 만든 고소리술은 오메기떡에서 만들어진 오메기술을 다시 증류하여 1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 술이다. 제주 어머니의 척박한 삶을 술 한 잔으로 따뜻하게 다스리며 살았던 제주인의 삶이 녹아 있는 선물. 제주의 고소리술. 고즈넉한 제주의 밤, 친구와 연인과 함께하는 저녁 제주 고소리술 한 잔으로 여행의 피로를 다독여보자.
2018.01.27 I 강경록 기자
③ 오지의 겨울왕국 ‘봉화 분천역’ vs ‘청송 얼음골’
  • [겨울100배즐기기]③ 오지의 겨울왕국 ‘봉화 분천역’ vs ‘청송 얼음골’
  • 9설경으로 유명한 ‘환상선 눈꽃열차’(사진=봉화군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겨울에는 폭폭 연기 뿜고 달리는 기차 여행이 제격이다. 경북 내륙의 첩첩산중 승부역으로 가는 기차에 올라보자. 눈이 오면 금상첨화다. 톡톡 차창을 두드리는 눈이 내려앉으면 세상은 겨울 왕국으로 변신한다. 분천역에 도착하면 무조건 내리자. 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클로스 마을이 유명한데, 우리나라에도 분천역 산타마을이 있다.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탄 산타클로스와 기념 촬영하며 동심으로 돌아간다. 한겨울 청송 얼음골에는 땀을 뻘뻘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얼음골이 꽝꽝 얼어붙으면 갈고리 같은 아이스바일을 손에 들고 크램폰을 발에 차고 빙벽을 오른다. 해마다 1~2월에 열리는 청송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에 세계 ‘빙벽 스파이더맨’이 총출동해 얼음골을 달군다. 산타마을에서 썰매를 즐기는 가족(사진=봉화군청)◇눈꽃열차 타고 얼음왕국으로승부역은 경북 내륙의 오지다. 석포면에서 승부역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있지만, 겨울에는 노면이 얼어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다. 겨울철 승부역 일대는 기차가 지배하는 숨은 왕국처럼 느껴진다.승부역으로 가는 관광열차가 그 유명한 ‘환상선 눈꽃열차’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겨울이면 한시적으로 운행한다. 일반 열차를 타려면 영주역으로 가야 한다. 영주역에서 영동선 무궁화호를 타면 봉화역, 춘양역, 현동역, 분천역 등을 거쳐 승부역에 닿는다. 분천역-승부역-철암역 구간을 왕복하는 V-train(백두대간협곡열차)과 서울역에서 출발해 분천역과 승부역 등을 거쳐 제천에 도착하는 O-train(중부내륙순환열차)을 타는 방법도 있다. 기차를 탔다면 우선 분천역에 내리자. 분천역은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무인화가 진행되다가, 2013년 V-train과 O-train이 개통하면서 환골탈태했다. 산골에 있어 눈이 많고 춥다는 점을 고려해 ‘산타마을’로 테마를 정하고, 주민들이 아기자기하게 마을을 장식했다. 분천산타마을의 산타썰매분천역 앞에는 루돌프 네 마리가 끄는 썰매가 반긴다. 산타 옆자리에 앉아 사진 찍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양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북극곰 조형물 등이 겨울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아이들은 썰매를 좋아한다. 특히 꽝꽝 얼어붙은 개천에서 지치는 썰매는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한 놀이다. 코 흘리며 썰매 타던 추억을 간직한 어른들은 연방 넘어지면서도 즐거워한다. 이글루소망터널에서 새해 소망을 적었으면 승부역으로 이동하자. 덜컹덜컹 흔들리며 차창 밖으로 눈 덮인 산하를 보는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다. 승부역에 내린 사람은 필자와 할머니 한 분이 전부다. 평일이라 더 한적하다. 할머니는 역사를 서성거리다가 간이 대합실로 들어선다. 따라가 슬쩍 말을 붙여본다. 나물 팔러 석포에서 왔다고 한다. 대합실에 앉아 무작정 V-train을 기다린다. 기차가 오려면 두 시간 이상 남았다. 할머니 보따리의 나물이 전부 팔렸으면 좋겠다. 할머니와 헤어져 설렁설렁 주변을 산책한다.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걸어갈 수도 있다. 걷기 여행자에게 인기를 끄는 ‘낙동강 세평하늘길’이다. 강줄기를 따라 조금 걸어본다. 꽝꽝 언 강물에 눈이 살짝 덮였다. 앞쪽으로 수려한 절벽이 우뚝하다. 마치 동강의 석회암 절벽, 뼝대를 보는 기분이다. ​겨울 강물은 사람을 차분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뼛속까지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승부역으로 돌아온다.청송 얼음골 빙벽장에서 훈련하는 클라이머◇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로운 곳경북 청송에는 승부역에 버금가는 오지 골짜기가 있다. 주왕산이 남쪽으로 흘러내린 지점이며, 청송의 동쪽 끝이다. 청송은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는데, 그중에 얼음골은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로운 곳이다. 얼음골에 도착하니 바람이 매섭다. 얼음골은 오후 2시가 지나면 해가 산등성이 뒤로 넘어가 춥다. 얼음골에서는 우선 약수를 맛봐야 한다. 징검다리를 건너 얼음골약수터로 향한다. 약수는 의외로 미지근하다. 이곳 약수는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차갑지 않다. 얼음골의 신비를 간직한 약수로, 물맛이 부드럽고 깊다. 약수터 옆에 자리한 높이 62m 인공 폭포는 시나브로 얼어붙었다. 얼음은 천의 얼굴을 보여준다. 사람처럼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얼었다. 인공 폭포와 기암절벽이 꽝꽝 얼어붙으면 거대한 빙벽장으로 변신한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청송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이 열린다. 2017청송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 난이도 부문에서 남자부 박희용 선수와 여자부 송한나래 선수가 동반 우승했다. 눈이 소복이 내린 대전사 풍경(사진=청송군청)얼음골을 즐겼으면 청송의 명소를 둘러보자. 주방계곡은 주왕산의 절경이 모인 곳이다. 대전사 보광전 뒤로 우뚝 솟은 기암(旗岩)은 주왕산의 상징이다. 생김새가 뫼산(山) 자 모양이라 웅장하고 당당하다. 주방천을 따라 걸으면 거인의 얼굴 같은 바위가 차례로 나타난다. 먼저 급수대가 오른쪽에서 고개를 쳐들고, 다음은 시루봉과 학소대가 차례로 얼굴을 내민다. 급수대가 험상궂다면 시루봉은 인자한 할아버지 같다. 설렁설렁 걷다가 용추폭포(제1폭포)에 이르러 발걸음을 돌린다. 주왕산에서 내려오면 청송수석꽃돌박물관이 지척이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청송 꽃돌과 수석을 전시한 문화 공간이다. 전시관에는 크기와 무늬가 다양한 꽃돌이 가득하다. 화산암 속의 광물질이 꽃처럼 아름다운 무늬를 그려내서 꽃돌이라고 부른다. 돌 속에 국화가 핀 듯하다. 박물관에서 나와 진보면으로 가다 보면 객주문학관을 만난다. 폐교된 고등학교 건물을 고친 객주문학관에서는 김주영의 소설 ‘객주’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김주영은 청송 두메산골에서 태어났고, 한국문학사에 남을 걸작 ‘객주’로 명성을 얻었다. 조선 후기 보부상의 삶과 애환을 그린 《객주》의 여러 장면과 깨알 같은 글씨로 노트를 가득 채운 작가의 육필 원고가 감동적이다. 17청송꽃돌박물관에 전시된 꽃돌(사진=청송군청)◇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봉화)영주역→분천역→승부역→영주역(영동선 무궁화호), 분천역-승부역-철암역(V-train), (청송)청송 얼음골→대전사→청송수석꽃돌박물관→객주문학관△1박 2일 여행 코스= 영주역→분천역→승부역→청송자연휴양림→숙박→ 청송 얼음골→대전사→청송수석꽃돌박물관→객주문학관△가는길= · 중앙고속도로 풍기 IC→죽령로→원당로→파인토피아로→소천로→분천역, 당진영덕고속도로 청송 IC→청송로→주왕산로→청송 얼음골△주변 볼거리=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봉화목재문화체험장, 낙동강 세평하늘길(승부역-양원역-분천역), 청송 송소 고택, 군립청송야송미술관, 청송자연휴양림
2018.01.06 I 강경록 기자
② 눈과 꽃의 향연 '눈꽃 트레킹' vs '빙벽 등반'
  • [겨울100배즐기기]② 눈과 꽃의 향연 '눈꽃 트레킹' vs '빙벽 등반'
  • 강원도 추천 구곡폭포 빙벽등반(사진=춘천시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겨울 강원도는 눈과 얼음의 향연장이다. 정중동의 체험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동계올림픽의 주 무대 평창에서는 고요한 선재길 눈꽃 트레킹이 눈부시다. 춘천 구곡폭포는 아슬아슬한 빙벽 등반으로 짜릿함을 더한다. 선재길 트레킹◇설국으로 변한 치유의 숲을 걷다 오대산 선재길은 사색과 치유의 숲길이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이 길에는 눈꽃 트레킹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계곡 따라 이어지는 선재길은 흙, 돌, 나무, 물을 밟으며 걷는 길이다. 겨울이면 눈이 고요함을 더한다. 상원사를 잇는 도로가 생기기 전, 선재길은 스님과 불자들이 오가며 수행하는 길이었다. 오대산 화전민이 나무를 베어다 팔던 삶과 애환의 길이기도 했다. 가을에 붉은 단풍이 수려한 계곡은 겨울이면 설국으로 변신한다. 선재길은 약 9km로 겨울에는 세 시간 남짓 부지런히 걸어야 닿는다. 오르는 길이 잘 닦였고 가파르지 않아 초보자도 여유롭게 산행에 나설 수 있다. ‘선재’는 화엄경에 나오는 동자의 이름으로,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젊은 구도자가 걸은 길의 의미가 담겼다.월정사 경내 풍경선재길 눈꽃 트레킹의 출발점은 월정사다. 오대산에 눈이 쌓이면 천년 고찰 월정사의 문을 두드린다. 월정사 초입의 전나무 숲은 초록과 흰색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숲에는 최고 수령 300년 된 전나무 1700여 그루가 계곡과 나란히 길목을 채운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드라마 〈도깨비〉를 촬영한 뒤 연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신라 선덕여왕 때인 643년 창건된 월정사는 팔각구층석탑(국보 48-1호)과 전통찻집에서 내는 차 한잔의 여유까지 곁들여져 겨울 향이 따사롭다.월정사를 나서며 본격적인 선재길 산행이 시작된다. 지장암, 지장폭포, 회사거리 등은 월정사 권역에서 만나는 볼거리다. 회사거리는 일제강점기에 베어낸 나무를 가공하는 회사(제재소)가 있던 터로, 화전민이 이곳에 모여 살았다.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하는 선재길은 섶다리, 오대산장(야영장), 동피골,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선재길 따라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있다. 새소리와 얼음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 뽀드득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동행이 된다. 선재길 섶다리세 시간 남짓한 트레킹은 상원사를 만나 마무리된다. 월정사의 말사로 문수보살을 모신 상원사는 고즈넉함이 더하다. 이곳에서 오대산 정상 비로봉까지 발걸음을 재촉할 수도 있고, 초입의 찻집에 앉아 지나온 길을 더듬으며 사색에 잠겨도 좋다. 선재길 겨울 산행 때는 등산화 착용이 필수다. 상원사에서 진부로 가는 막차는 오후 5시 20분. 4시가 지나면 상원사가 어둑해지는 점을 감안해 출발 시각을 조절한다. 오대산 초입에 산채정식 등을 내놓는 식당가가 새롭게 조성됐다. 허기를 채우고 내려서면 오대산 산행의 나들목인 진부다. 진부전통시장은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한 유서 깊은 곳으로, 끝자리 3·8일에 오일장이 선다. 오대산에서 나는 약초, 할머니들이 내놓는 청국장, 주문진에서 넘어온 수산물이 모여 구수한 풍경을 연출한다. 오대천 둔치에서는 2018년 2월 25일까지 평창송어축제가 열린다. 얼음낚시, 스노래프팅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된다. 구곡폭포 산책로◇얼음 왕국으로 변한 ‘구곡폭포’춘천 구곡폭포는 아찔한 빙벽으로 겨울 손님을 맞는다. 봉화산 자락을 아홉 굽이 지나쳐 쏟아지던 폭포수는 겨울에 얼음 왕국으로 변신한다. 높이 약 50m 빙폭이 대형 고드름과 어우러지며 얼음 세상을 만든다. 구곡폭포 고드름얼음이 꽁꽁 얼면 빙벽 전문 산악회의 안전 테스트를 거쳐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다. 폭포에 로프가 걸리며 스파이더맨이 된 듯 빙벽에 몸을 의지해 등정에 도전한다. 주말이면 동호인 2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천연 폭포가 선물한 빙벽은 눈부신 자태가 도드라진다. 빙벽 등반 때 발로 얼음을 찍는 키킹 같은 동작에서는 일반 산악 등반과 다른 노하우가 필요하다. 빙벽은 완전 결빙 상태를 확인하고 올라야 하며, 헬멧과 빙벽화, 안전벨트 등 보조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수직 빙벽에 오르기 전, 경사진 얼음 위에서 걷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낙빙은 빙벽 등반에서 가장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입구 매표소에서 안전 책임에 관한 서약서를 받는다. 일반 나들이객은 폭포를 지켜보기만 해도 짜릿함이 전이된다. 폭포 앞에는 거대한 얼음 절벽을 감상하는 전망대가 있다. 구곡폭포 앞 계단을 올라설수록 탄성이 쏟아진다. 전망대 넘어 폭포 아래까지 다가서는 것은 안전을 위해 제한된다. 구곡폭포 등반(사진=춘천시청)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 20여 분간 호젓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폭포 가는 길에 ‘끼, 꾀, 깡’ 등 9개 단어를 테마로 한 이정표가 있어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구곡폭포 탐방 뒤에는 인근 문배마을을 거쳐 검봉산, 봉화산 산행에 나설 수도 있다. 춘천의 흥미진진한 체험 여행 중에 토이로봇관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애니메이션박물관 옆 새롭게 단장한 토이로봇관은 상상 속 로봇을 현실에서 조우한다. 로봇 권투, 로봇 아바타, 로봇 댄스 체험 등이 방학을 맞은 꼬마들에게 인기다. 자매 시설인 애니메이션박물관은 1월 2일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첨단 현대에서 과거로 달리면 김유정문학촌을 만난다. 김유정생가와 이야기집은 추억 나들이를 돕는다. 〈봄봄〉 〈동백꽃〉 등 소설 속 장면을 재현한 동상을 구경하고, 김유정의 고향인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에 조성된 실레이야기길을 둘러보며 작가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진부전통시장→월정사 전나무 숲→월정사→선재길→상원사→평창송어축제, 구곡폭포→토이로봇관→김유정문학촌△1박 2일 여행 코스= 진부전통시장→월정사 전나무 숲→월정사→선재길→상원사→슥박→ 평창송어축제→구곡폭포→김유정문학촌△가는길= 영동고속도로 진부 IC→진부읍→국도6호선, 서울양양고속도로 강촌 IC→지방도403호선→강촌역△주변 볼거리= 의야지바람마을, 평창무이예술관, 알펜시아리조트, 춘천낭만시장,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강촌레일파크 등
2018.01.06 I 강경록 기자
 억새 산행 길에 만난 선물 같은 풍경
  • [가을속으로③] 억새 산행 길에 만난 선물 같은 풍경
  • 단풍이 곱게 물든 재약산 정상과 전망대 그리고 사자평습지영남알프스의 가을[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이 이어달리기하듯 내달리는 영남알프스는 가을 산행지로 손꼽힌다. 10월 중순부터 억새가 피기 시작하면 전국 각지에서 등산객이 모여든다.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운문산, 재약산, 천황산 등 고산 준봉이 경상도 지역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모습이 알프스와 같이 아름답다고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천황산과 재약산 사이의 천황재 주변은 온통 억새밭이다.◇전국 산지 습지 중 가장 큰 규모 ‘사자평습지’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사자평습지는 영남알프스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재약산 남동쪽 사면 해발 750m 부근에 형성되었다. 산들늪으로도 불리는 이곳에는 매, 삵, 하늘다람쥐 같은 멸종 위기 동물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환경부가 이곳을 보전 가치 높은 생태계로 인정, 2006년 12월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했다. 면적 58만 7000㎡로 전국의 산지 습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사자평습지에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표충사를 들머리로 임도를 따라가는 평이한 코스부터 경관이 빼어나지만 난도가 높은 코스까지 등산로가 다양하고, 울주군 쪽에서 올라갈 수도 있다. 표충사에서 층층폭포를 거쳐 올라가는 코스가 가장 아름답지만, 안전시설 설치를 포함한 정비 작업으로 2018년 3월까지 출입이 제한된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를 이용해 천황산과 재약산을 거쳐서 가는 방법도 있다.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1020m 지점까지 단숨에 올라 웅장한 영남알프스 경관을 360°로 조망하며 비교적 여유 있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 경험이 적거나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이 방법을 권한다. 국내 최장 거리를 왕복하는 케이블카는 선로 길이가 1.8km에 달한다. 하부 승강장에서 상부 승강장까지 소요 시간은 단 10분. 대다수 탐방객이 상부 승강장에 내려 시원한 전망을 마주하는 순간 감탄사를 터뜨리지만, 아직 감동하기엔 이르다. 데크 로드를 따라 10여 분 오르면 주변 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 잠시 숨을 고르고 호젓한 숲길을 조금 더 가면 천황산 정상을 향한 능선에 올라선다. 정상까지 운동화를 신고 걸어도 될 만큼 길이 좋고 오르막도 없다. 바람에 억새가 나부끼는 길을 걷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천황산에서 나무 계단을 따라 천황재로 내려간다.◇재악산의 또 다른 가을 손님 ‘억새’천황산 정상에서 천황재는 1km, 재약산은 1.8km 거리다. 천황재까지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도 어렵지 않다. 사방이 억새로 둘러싸인 천황재에는 넓은 데크가 있어 도시락을 먹고 쉬기 좋다. 천황재에서 재약산 가는 길은 험하지 않아도 계속 오르막이라 땀깨나 흘려야 한다. 하지만 정상에 이르면 흘린 땀이 전혀 아깝지 않은 풍경이 선물처럼 주어진다. 광활한 사자평습지가 품에 안길 듯 발밑에서 와락 달려들고, 간월산과 신불산, 영축산 능선이 황홀한 자태를 드러내는 것.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에서 천황산은 1시간~1시간 30분, 재약산은 2시간~2시간 30분 걸린다. 천황산에서 천황재, 재약산, 사자평습지로 이어지는 코스는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3구간 사자평억새길의 하이라이트다. 과거 사자평습지는 억새 군락지로 유명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화전민이 불을 놓아 나무를 태우고 밭을 일구면서 억새 평원이 된 것. 그러다 1990년대에 화전민이 모두 떠난 뒤 억새가 줄고 습지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2006년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뒤, 2013년부터 3년간 복원 사업을 벌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습지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 습지 한가운데 흐르는 실개천에 버들치가 헤엄치고, 탐방로에는 고라니와 삵의 배설물이 눈에 띈다. 무분별한 출입으로 습지 생물의 터전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 데크도 놓았다.이제 사자평습지를 거쳐 표충사로 내려갈지, 되짚어가서 케이블카를 탈지 결정해야 한다. 재약산 정상에서 사자평습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여도 까마득한 나무 계단을 30분 이상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케이블카를 탈 경우, 천황산 정상으로 올라갈 필요 없이 천황재에서 바로 임도를 택하면 한결 수월하다. 표충사 전경. 사당 영역, 3층석탑 영역, 대광전 영역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원효대사가 터 잡은 천년고찰 ‘표충사’어느 길로 내려가든 표충사는 꼭 들르자. 654년(무열왕 1) 원효대사가 터를 잡은 천년 고찰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사명대사를 추모하는 유교식 사당이 있는 점이 독특하다. 일주문 지나 수충루로 들어서면 사당 영역이고, 사천왕문을 지나면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보물 467호)이 있다. 중심 전각인 대광전은 계단을 올라 가장 안쪽에 자리한다. 대광전과 마주보는 우화루에 앉으면 남계천 맑은 물이 발밑에 흐른다.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조선 시대 3대 누각으로 꼽히는 밀양 영남루(보물 147호)도 빼놓을 수 없다.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우뚝 선 조선 후기 목조건축의 걸작이다. 강물에 비친 영남루 야경은 밀양8경 가운데 1경에 이름을 올렸다. 수령 120년 된 소나무 9500여 그루가 울창한 기회송림은 캠핑장으로 인기다. 소나무 아래 텐트를 치고 하룻밤 묵어가거나, 돗자리와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해 피크닉을 즐겨도 좋다. 조붓한 오솔길을 따라 행복한 산책도 할 수 있다. 밀양강을 굽어보는 영남루◇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천황산→천황재→재약산→사자평습지→하산△1박 2일 여행 코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천황산→천황재→재약산→사자평습지→하산→(숙박)→ 표충사→밀양 영남루→기회송림△가는길=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 IC→울산·언양 방면→금곡삼거리→산내면사무소→남명삼거리→가지산도립공원 얼음골→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하부 승강장△먹을곳= 샘물상회(055-356-7664)는 두부·라면, 사자평명물식당(055-352-16030)은 엄계백숙·정식·산채비빔밥, 약산가든(055-352-7786) 흑염소불고기·오리백숙, 동부식육식당(055-352-0023)과 설봉돼지국밥(055-356-9555)은 돼지국밥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시례호박소, 밀양향교, 예림서원, 월연정, 혜산서원, 만어사, 표충비각
2017.10.29 I 강경록 기자
  • [가을속으로②] 고추장보다 빨간 단풍에 빠지다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고추장의 고을이라서 그럴까? 순창의 가을은 곱디고운 고추장 빛깔로 물든다. 새빨간 단풍이 유혹하는 강천산은 평탄한 산책로를 따라 가을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어 아이들이나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제격이다.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도 편해 누구나 눈부신 단풍 숲을 즐기기 좋다. ◇수려한 산세와 단풍이 아름다운 ‘강천산’강천산군립공원 매표소를 지나면 시원한 공기에 절로 심호흡을 하게 된다. 청량한 공기에 폐 속 구석구석이 깨끗해지는 기분이다. 용이 꼬리치듯 승천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용천산이라 부르던 강천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단풍이 아름답다. 단풍 여행은 산 위로 올라갈 것 없이 매표소에서 병풍폭포, 강천사, 현수교(구름다리), 구장군폭포까지 갔다 오면 충분하다. 왕복 5km, 2시간 정도 걸리는 맨발산책로 코스다. 매표소를 지나 첫 포인트는 절벽에서 시원스레 쏟아지는 병풍폭포다. 높이 40m에 물줄기 폭 15m로, 인공 폭포지만 물줄기와 절벽이 산수화처럼 어우러진다. 폭포 아래 공간에서 삼삼오오 쉬는 사람들이 많다. 병풍폭포를 지나 좀 더 걸으면 자그마한 사찰이 보인다. 고창 선운사의 말사로, 도선국사가 창건한 강천사다. 대웅전 앞뜰의 오층석탑은 고려 시대에 조성한 것인데, 한국전쟁 때 사찰 건물이 전소되면서 탑 일부가 부서진 흔적이 있다. 절 앞 돌다리를 건너면 삼인대가 나온다. 순창군수 충암 김정, 담양부사 눌재 박상, 무안현감 석헌 류옥이 폐비 신씨 복위를 청원하는 상소를 올리기로 맹세한 장소다. 강천사 근처에 수령 300년 된 모과나무가 있으니 찾아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데, 지금도 가지마다 모과를 주렁주렁 매단 모습이 위풍당당하다.강천사를 지나면서부터 단풍나무가 점점 더 많아진다. 잎이 아기 손바닥처럼 작아 흔히 애기단풍으로 부르는 단풍나무가 주를 이룬다. 타오르듯 새빨간 단풍잎이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보기 좋다. 이제 곧 강천산의 명물 현수교가 보이는 지점이다. 절을 지나 첫 번째 나오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오른편에 현수교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다. 여기서 현수교 쪽으로 올라가도 좋고, 구장군폭포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현수교를 건너도 좋다. 하이라이트인 현수교는 남겨두고 구장군폭포부터 보기로 한다. 고개를 젖혀 현수교를 올려다보면 그 높이가 아찔하다. 색색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현수교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구장군폭포다. 병풍폭포와 마찬가지로 인공 폭포인데, 1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자연스러워 원래 있던 폭포 같다. 팔각정과 벤치 등 쉴 자리가 많고, 폭포가 잘 보이는 곳에 데크를 만들어 사진 찍기도 좋다. 여기서 더 가면 비룡폭포, 연대암터를 지나 담양과 경계에 자리한 금성산성에 올라설 수 있다.드디어 현수교로 향한다. 폭포 아래쪽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에 현수교와 전망대 이정표가 보인다. 나무 계단이 제법 가파르지만 금세 현수교 입구에 이른다. 현수교로 이어진 철제 계단은 좁고 경사가 심하니 조심할 것. 지상 50m 지점에 놓은 길이 75m 현수교는 강천산의 상징이다. 빨강과 주황을 예쁘게 섞은 단풍 색깔이라 가을에 잘 어울리고, 겨울에는 눈 덮인 산에서 유독 도드라진다. 흔들림이 심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움직일 때마다 심장이 짜릿짜릿하다. 강천산 최고봉인 왕자봉(583.7m)으로 가려면 현수교에서 북쪽으로 올라간다. 구장군폭포까지 걷고 현수교를 건넜으니,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단풍 산행으로 충분하다. 강천산 입구에 맛있는 식당이 많아 요기하기 좋다. 순창발효커피를 선보이는 ‘모두베리카페’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로컬 카페다. 생두에 몇 가지 미생물을 주입한 뒤 로스팅한 원두를 그 자리에서 갈아 내려주는데, 구수하고 순한 맛이 특징이다.◇빨간 고추장이 유명한 ‘순창’강천산에서 나와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로 이동하는 중에 메타세쿼이아길을 만난다. 차를 세우고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도 몇 군데 있다. 10월 하순부터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는 메타세쿼이아는 11월이면 갈색으로 짙어졌다가 바람에 우수수 날려 운치 있다. 메타세쿼이아길 중간쯤 구룡교차로에서 월곡 방향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지난달에 개장한 순창군승마장이다. 군민이 정기적으로 승마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여행객을 위한 체험 승마도 운영한다.강천산과 함께 순창 여행의 투톱이라 할 만한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은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전통 장류에 대해서 배우고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순창군에서 운영하는 순창장류체험관은 물론 개별 판매장에서도 고추장 담그기 체험을 진행한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가장 안쪽에 자리한 발효소스토굴은 2016년 5월에 개장해 요즘 한창 뜨는 곳이다. 다양한 전통 장류와 함께 전 세계의 소스를 전시하고, 발효에 최적화된 토굴에서 장류를 숙성시킨다. 미생물의 활동으로 장이 발효되고 맛이 깊어지는 과정을 미디어 아트로 게임 하듯 배울 수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흥미로운 트릭 아트와 한지등으로 재현한 고추장 진상 행렬, 항아리가 들어찬 토굴 등 볼거리도 많다. 입구에서 순창발효커피를 저렴한 값에 판매한다. 최근 1~2년 사이 순창 읍내에 ‘금산여관’ ‘방랑싸롱’ ‘일우당’ ‘순창농부의부엌’ 등이 생기면서 이곳을 찾는 젊은 여행자가 늘고 있다. 여행자끼리 소통하고,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지며,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읍내 골목을 거니는 느긋한 여행을 즐긴다. 아이들을 동반한 30~40대는 향가유원지가 좋다.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에서 캠핑하고, 향가터널과 향가목교를 거닐며 섬진강의 하루를 만끽한다. 향가터널과 향가목교 위로 섬진강자전거길이 지나, 주말이면 라이더도 많다. 향가목교는 사람과 자전거를 위한 다리다. 중간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해 섬진강을 감상하기 좋다. 해가 지면 무지갯빛 조명이 들어와 환상적이다. 섬진강 상류에 속하는 동계면 장군목유원지는 오랜 세월 물이 빚은 바위 조각이 마치 예술품 같다. 남자의 식스 팩처럼 울룩불룩한 바위, 여인의 엉덩이처럼 펑퍼짐한 바위, 원통으로 깊이 파인 요강바위…. 바위에 부딪힌 물길이 구불구불 흘러가는 것을 보노라면 시간조차 느리게 가는 듯하다. 장군목유원지 역시 섬진강자전거길 구간이다. 순창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은 단풍, 섬진강, 고추장, 로컬 푸드와 지역 문화를 고루 만나고 체험하는 휴식 같은 여행이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강천산→강천산 메타세쿼이아길→발효소스토굴→방랑싸롱→향가유원지 △1박 2일 여행 코스= 강천산→강천산 메타세쿼이아길→순창군승마장→발효소스토굴→장순창장류박물관, 순창옹기체험관→향가유원지→(숙박)→순창농부의부엌→방랑싸롱→예향천리마실길→장군목유원지△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전주 IC→반월교차로→국도26호선→조촌교차로→번영로→대흥교차로→호남로→구이교차로→국도27호선→장암교차로→회문산로→구림로→월정삼거리→강천로→강천사입구삼거리→강천산길→강천산· 광주대구고속도로 순창 IC→순창로→장류로→강천로→강천사입구삼거리→강천산길→강천산△먹을곳= 순창농부의부엌063-653-4677)에서는 산야초비빔밥·천연효모빵이, 2대째순대(063-653-0456)에서는 전통 순대가, 순흥즉석순두부가든(063-652-3636)에서는 순두부백반이, 강천풍경식당(063-652-2620)에서는 산채비빔밥이, 연다라전통순대063-653-3432)에서는 전통 순대가 유명하다.△주변 볼거리= 금산여관, 훈몽재 유지, 전라북도산림박물관, 귀래정, 녹두장군 전봉준관, 회문산자연휴양림, 예향천리마실길 등
2017.10.29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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