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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시장 경쟁체제, 전기요금 구조 개혁의 시작점”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한국전력(015760)이 사실상 독점 운영하는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도·소매 시장 모두 모순이 증폭돼 있는 상태다. 전력시장의 경쟁체제 도입은 전기요금 구조 개혁의 시작점이다.”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사진=방인권 기자)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6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공성이 담보돼야 하는 송·배전망 부문은 한전이 맡아야 하지만, 소매 시장의 경우 다수의 기업이 참여한다면 원가절감 등 효율성이 높아지고 사회적 편익도 증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국내 전력산업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생산, 수송, 판매 등 전 부문을 한전 1개사가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다. 발전 부문은 한국수력원자력과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한전의 6개 발전 자회사의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여기에 한전은 발전사들이 생산한 전력을 100% 구입하고(도매), 송·배전망을 활용해 전력을 중개하며(수송), 최종 소비자에게 전력을 판매(소매)하는 역할까지 도맡아 전력산업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전력업계에서는 이 같은 독점체제가 한전의 경영 비효율과 전기요금의 왜곡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경쟁체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홍 교수는 “석유, 천연가스 등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데, 한전은 정부의 가격 통제로 전기요금을 못 올려 1분기에만 7조8000억원의 역대 최대 적자를 봤다”면서 “원가에 한참 못미치는 가격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거저나 다름없는 헐값에 휘발유를 나눠줬던 베네수엘라 정부가 했던 것과 흡사하다”며, 혀를 찼다. ‘공짜 휘발유’는 세계 1위의 석유 매장량과 정부 보조금이 만들어낸 베네수엘라 포퓰리즘의 상징이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한전이 독점한 전력 판매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고, 전기요금의 원가주의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내용의 전력시장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민영화 논란에 불이 붙으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전력 판매 시장을 다수가 참여하는 경쟁구조를 만드는 것이 전력시장 민영화를 의미한다는 이유에서다. 홍 교수는 “당시 인수위 발표는 민영화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얘기”라면서 “일부 집단에서 부적절한 민영화 프레임을 덧씌워 전력시장 개편 논의에 훼방을 놓고 있는 것 같다”며 답답해 했다. 그는 또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부각하고 있지만, 현 전력시장 구조 하에서 한전이 적자를 지속한다면 수십 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는 사실도 외면해선 안 된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전력시장 개방이 시급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는 석탄비중이 압도적인 한전이 전력시장을 독점하다 보니 탈탄소 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정부도 한전을 통해 전기요금을 통제하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판매자들의 시장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홍 교수는 한전발(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평가)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지분 51%를 갖고 있어 한전의 최대주주인 정부가 제 손으로 자기 회사를 망가뜨리고 있다”면서 “상장 기업인 한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자 경영 행태에 실망한 해외 금융기관들이 한국 공기업 전반에 대한 불신 현상이 나타날까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 제테마, 급증하는 필러 수요에 공장 증설...올해도 고성장 확실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제테마가 매출 고속성장을 예고했다.제테마 홈페이지. (갈무리=김지완 기자)12일 제테마(216080)에 따르면, 용인 필러 전용 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약품 제조품질관리(GMP)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이번 필러 공장 증설로 제테마의 필러 생산 규모는 연간 200만 시린지(주사기)에서 500만 시린지로 늘어나게 된다. 이를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연 300억원에서 최대 700억원으로 확대된다. 하이루론산(HA) 필러는 주름, 윤곽, 볼륨 등 안면 미용목적으로 사용된다.제테마의 매출액은 2017년 80억원 → 2018년 110억원 → 2019년 130억원 → 2020년 210억원 → 지난해 332억원 순으로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이중 필러 매출액은 지난 2020년 141억원, 지난해 223억원으로 급증했다.◇ “완전가동해도 수주량 못 따라가”금융투자업계는 제테마의 올해 실적이 매출액 438억원, 영업이익 46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전체 매출 전망 가운데 필러가 307억원이다. 판매호조로 기존 설비로는 완전 가동으로도 수주량을 따라갈 수 없는 형편이다.제테마 관계자는 “올해만 해도 기존 설비를 풀(full) 가동해야 하지만 겨우 매출 목표를 맞추는 수준”이라면서 “지난해 말 중남미에서만 200억원 규모의 필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시설로는 수요 감당이 안된다는 판단이 들어 증설을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존 필러시설이 용인 아파트형 공장이었는데, 이번에 추가로 호실을 매입했다”면서 “6월 중 GMP 인증을 받고 시생산을 거쳐 하반기부턴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제테마는 지난해 12월 스페인 ‘스카이메딕’(Skymedic)과 201억원 규모의 필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스카이메딕은 제테마 필러를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15개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필러 공급은 올해 55억원, 2023년 69억원, 2024년 81억원 순으로 이뤄진다.이번 증설로 제테마의 마진률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제테마 관계자는 “필러 자체가 40% 내외의 고마진 사업”이라면서 “비용 대부분이 인건비다. 이번 증설엔 기존엔 없던 포장 등의 자동화 설비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단위 속도당 생산량 증대는 물론, 추가 인력투입은 최소화된다”고 말했다.◇ 年 700억 증설도 2년 뒤면 풀가동앤데믹 전환에 따른 우호적인 영업 환경변화도 이번 증설을 지지하고 있다. 제테마 관계자는 “국내외 학회들이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대면학회에서 바이어를 통한 적극적인 해외 영업 활동으로 수주량은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최근 해외 바이어와 직접 계약하는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고, 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필러 수요도 다시 올라오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제테마 필러 제품은 지난 2016년 유럽 CE(안전인증) 인증을 시작으로 2018년 베트남·러시아·우즈베키스탄, 2019년 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쿠웨이트·몰도바·인도네시아, 2020년 이후 브라질·러시아·코스타리카·영국·아일랜드·그리스·불가리아 등에서 각각 품목허가를 받았다.제테마 필러는 갈더마, 쥬비덤과 유사한 제품력을 보이면서도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제테마 필러가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빠른 매출 신장이 이뤄지고 있다.구체적으로 제테마 필러는 부작용 요인으로 꼽히는 가교제 함량이 1% 수준으로 경쟁사들의 5% 비중 보다 낮다. 그럼에도 몰딩감은 경쟁사 제품과 유사하다. 더욱이 독자적인 공법으로 필러 입자를 균일하게 제조해, 뭉침 현상 없이 정교한 시술이 가능하다. 최근엔 시술 통증 완화를 위한 성분 ‘리도카인’ 함유한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회사 측은 이번 필러 증설 규모도 단기 대응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매출 성장세로만 보면 오는 2024년경 700억원 규모의 증설공장이 완전가동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솔직히 현재 분위기면 내년에도 가능해 보인다”고 자신했다.◇ 감가상각 부담 없고 러시아 미수금 없어증설에 따른 감가상각에 따른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부 금융투자업계에선 제테마가 이번 증설로 감가상각액이 향후 5년간 매년 36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제테마 재무담당자는 “이번 증설 비용 총액이 70억원 수준”이라며 “더욱이 아파트형 공장과 설비의 내용연수가 길어 연간 실질 부담액은 10억원에 불과하다”며 해당 우려에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 제테마 성장세를 고려하면 감가상각 부담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러시아 사태에 대한 우려엔 선을 그었다. 제테마는 지난해 필러 매출비중을 지역별로 보면 유럽 50%, 중남미 20%, 아시아 20%, 러시아 10% 순으로 추정한다.그는 “우리는 해외로 제품이 나가기 전엔 무조건 선입금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현재 러시아를 비롯해 수출대금을 못 받은 곳은 한곳도 없다. 러시아는 현재 인근 국가를 이용한 우회 수출 경로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 자원외교 잃어버린 10년…이대로면 속수무책 무너진다
- [이데일리 함정선 경계영 기자]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원회부터 ‘해외 자원 확보 방안’을 발표하며 이명박(MB) 정부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해외 자원 확보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새 정부가 구상하는 해외 자원 확보 방안 핵심은 민간 중심으로 자원 투자를 진행하면 정부가 세액 감면 등 세제 지원을 확대하고 융자와 보증 등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공공 주도로 해외 자원 개발을 추진할 경우 차입이 늘어 공기업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정책으로 풀이된다.다만 산업계에서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정부 역할을 강화하고 위기를 반영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각국이 자원을 무기화하는 현재 글로벌 상황에서 세액 감면이나 융자 등이 민간 기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자원 개발 가능한 기업 두세 곳뿐국내에서 자원 개발을 직접 진행하는 기업은 SK그룹과 포스코 정도에 그친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이 현재 페루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8개국 11개 광구에서 원유 생산과 탐사 등 석유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4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포스코그룹은 지난 2018년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해 올해 3월 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8억 3000만달러(9500억원)를 투자해 2024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그 외 기업들은 지분 투자, 장기 계약 등을 통해 해외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광산과 니켈, 코발트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고 중국 니켈 제련 전문 기업 지분을 인수해 자원을 공급받기로 했다.해외 자원 개발 사업은 현지 정부나 기업과의 네트워크, 자원 개발에 대한 노하우 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데다 위험도 크다.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인터내셔널, STX가 2006년 지분을 획득한 아프리카 암바토비 니켈 광산이 대표적이다. 2010년 예정했던 생산이 2014년에야 시작하는 바람에 손실을 거듭했고, 지난해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 손실만 해도 3000억원에 이르며 광산 누적 손실은 2020년까지 6조원을 넘어선다. 최근 니켈 가격이 폭등하며 손실만회에 대한 기대도 나오지만, 누적 손실금이 워낙 커 투자금 회수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양수영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유가 하락 등으로 손해 본 기업이 많다 보니 세제 혜택이나 융자 확대 등 혜택으로 자원에 투자하려는 기업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으로는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고 자원 개발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 데모플랜트 공장 및 염수저장시설◇정부 역할 강화하는 해외…민간-공공 함께 역할해야이 때문에 기업과 전문가들은 공공의 역할이 지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민간 중심의 해외 자원 확보 전략을 이어갈 경우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으리라는 얘기다.특히 중국이나 유럽연합(EU) 등 해외 국가들이 자원 외교에 나서거나 동맹을 맺으며 자국 기업을 보호하거나 지원하는 상황에서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중국의 경우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자원 부국을 중심으로 막대한 자금과 외교 전략을 펼치며 자원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앙골라나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에는 대규모 경제원조나 정유소 투자 등을 진행하고 베네수엘라에서는 수출선 다변화나 반미성향을 활용한 외교전략을 펼치는 식이다.그 결과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콩고 물량은 모두 중국으로 향하고 있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과 리튬 세계 생산량의 70%도 중국에서 가공돼 수출된다.EU는 2011년부터 3년마다 핵심원자재를 지정해 관리하며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광물과 광업계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20년에는 유럽원자재연합을 설립하며 더 본격적으로 관리를 강화하고,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생한 후 광물 가격 급등이 지속하자 회원국 간 광물 조달을 위한 신규 광산 개발과 협력도 강화하는 상황이다.전문가들은 공공과 민간이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민간이 할 수 없는 외교적인 부분과 정보 등을 공공이 담당하는 한편, 리스크 일부를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자원을 가진 국가가 원하는 것이 여러 지원인 경우가 있고, 민간이 할 수 없는 상황일 때 다른 나라의 경우 국가가 전략적으로 지원하기도 한다”며 “민간과 공공이 파트너로 자원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이고, 기업의 경우 위험부담을 정부가 나누는 것을 원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미국 “중국, 지식재산권 보호 해이…근본적 변화 필요”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느슨한 지식재산권 보호를 지적하면서 광범위한 영역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과 러시아 등을 지식재산권 우선감시대상 국가로 지정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사진=AFP)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USTR는 이날 지식재산권 보호 현황을 담은 연례 보고서 ‘2022년 특별 301조 보고서’를 공개하고 중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칠레, 인도, 인도네시아, 베네수엘라 등 7개국을 우선감시대상국으로 발표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해 집행 기관의 권한과 역할을 강화하고 투명성 부족과 사법 독립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내내 지식재산권 우선감시대상국에 포함됐다. 당시 중국은 미국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경제 발전 차원에서 지식재산권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식재산권 보호 논란은 지난 5년간 미중 무역 갈등의 핵심 쟁점이기도 했다.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도용하는 중국 관행에 대한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3700억 달러(468억원)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법적 근거가 됐다. 2020년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중국이 지식재산권보호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일단락됐다. USTR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지식재산권보호를 개선하고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특허법, 저작권법, 형법 개정안을 제정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조치의 타당성과 효과적인 이행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악의적인 상표 위조, 불법복제 등 오랜 문제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목소리 냈다. 또 USTR은 중국 법원이 특허권자인 미국 기업 보다 중국 기업에 유리한 불투명한 결정을 내린다고 주장했다.보고서는 중국에 집중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저작권 침해, 상표 위조 등도 언급됐다. USTR은 “미국은 지식재산권 집행이 불충분하고 지식재산권 침해와 범죄 집단을 효과적으로 퇴치하려는 러시아 당국의 의지 및 인력 고용,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해 관계자들의 보고를 우려한다”라고 했다.한 단계 아래인 감시대상국에는 캐나다와 브라질, 베트남, 태국, 멕시코, 터키, 우즈베키스탄 등 20개국이 들었다. 한국은 우선감시대상 및 감시대상에 속하지 않았다.지난해 불법 소프트웨어 무단 사용 및 온라인 지식재산권 보호 미비 등을 이유로 우선감시대상국으로 지정됐던 우크라이나는 올해 러시아의 침공으로 평가가 유예됐다.
- 러, 유엔 인권이사회 쫓겨났다…북한·중국은 "퇴출 안돼"(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러시아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 당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유엔 산하기구에서 자격 정지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북한, 중국 등은 이에 반대표를 던졌다.(사진=AFP 제공)유엔총회는 7일(현지시간) 긴급 특별총회를 열고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정지 결의안을 찬성 93표, 반대 24표, 기권 58표로 가결했다. 표결에 불참 혹은 기권한 나라를 제외한 유엔 회원국 중 3분의2 이상이 결의안에 찬성하면서, 러시아는 이사국 자격을 박탈 당했다. 추후 스위스 제네바 소재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결의안을 제기하거나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 당한 나라는 지난 2011년 반정부 시위대를 폭력 진압한 리비아에 이어 러시아가 두 번째다.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 정도의 힘을 가진 나라가 산하기구에서 쫓겨난 건 러시아가 첫 사례다. 상임이사국은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등 5개국밖에 없다.이날 결의안 통과는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 등에서 러시아군이 자행한 민간인 대학살이 근거가 됐다. 유엔 규정은 심각하고 조직적인 인권 침해를 저지른 나라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결의안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권과 인도주의 위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러시아의 인권 침해 사례들을 적시했다.표결에 앞서 세르게이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는 인권 침해를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국제 평화와 안보의 토대를 흔들었다”며 “결의안 찬성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호소했다.이번 결의안은 미국이 추진했으며, 서방 국가들은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다. 한국 역시 찬성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브라질,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등은 기권했다.북한,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 카자흐스탄, 시리아, 베트남, 니카라과 등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주로 러시아와 사이가 가깝거나 미국과 불편한 나라들로 보인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이날 발언에서 부차 대학살을 두고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결의안처럼 정치적이고 일방적인 조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의안을 주도한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장쥔 주유엔 중국 대사는 “이런 편가르기식 성급한 행동은 회원국들 사이의 분열을 악화할 것”이라며 “인권을 이유로 다른 나라에 압력을 가하는 일을 반대한다”고 비판했다.겐나디 쿠즈민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조작된 사건에 근거한 거짓 혐의를 부인한다”고 반발했다. 쿠즈민 차석대사는 결의안 채택 직후 인권이사회 탈퇴를 선언했다.
- 유류세 인하 효과는?…휘발유 1900원선 하회·경유 1800원 중반대 기대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부가 내달 1일부터 3개월간 유류세를 추가 인하함에 따라 현재 리터당 2000원선을 육박하는 국내 휘발윳값이 1900원선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5월부터 경윳값도 1800원 중반대까지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변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다.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 대량 학살 정황이 발견되는 등 러-우크라 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 서방 진영이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한다면 또 한 번의 국제 유가 폭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휘발유의 전국평균 판매가격은 1990.25원으로 전일대비 2.05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의 전국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달 16일 2004.23원을 기록해 올 들어 최고치를 찍었으나, 이후 지난 달 30일에는 1999.44원으로 2000원선이 깨지는 등 소폭 하락하고 있다. 이날 경윳값도 1911.80원으로 전일대비 1.39원 떨어졌다. 경유의 전국 평균 판매가격도 지난 달 28일 1920.44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찍은 뒤 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무섭게 오르던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이 진정국면을 보이는 것은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세로 접어든 영향이 크다. 국제유가는 3월초 만해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130달러에 육박했지만, 이후 서서히 하향세를 탔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4일에도 중동산 두바이유는 배럴당 101.84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107.53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03.28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100달러가 넘는 고(高)유가이지만, 연고점에 비하면 배럴당 20달러 가량 낮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조치,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방출, 이란 핵 합의 복귀,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이와 맞물려 국내외 석유제품 가격도 횡보· 약세를 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최근 2~3주간 국제 석유제품가격 추이는 휘발유는 120달러선에서 안정적으로 우하향 횡보하고 있고, 경유는 3월 2~4주에는 158~126달러로 변동 폭이 컸지만 최근에는 140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내유가는 현재 선에서 큰 폭의 상승없이 횡보하거나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등 가격이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다음 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30%로 확대해 휘발유에 리터(ℓ)당 83원의 추가 인하가 적용되면 휘발윳값은 리터당 1900원 선을 조금 하회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조치로 리터당 58원이 추가 인하되는 경유는 리터당 1800원 중반대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봤다. 조 실장은 “원유 공급이 타이트하게 유지돼 국제유가의 큰 폭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내 휘발유, 경유 판매 가격은 유류세 인하분에 조금 더 추가하는 수준에서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별개로 영업용 화물차, 버스, 연안 화물선 등에는 5~7월 경유 유가연동 보조금도 지원한다. 기준가격(리터당 1850원) 이상 상승분의 50%를 정부가 지원하는데, 최대 지원 한도는 리터당 183.21원이다. 다만 러-우크라 전쟁 향방에 따라 국내 유가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여 예단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진영이 러시아에 대해 어느 정도 수위로 제재할 것인지에 따라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대에서 150달러대까지 엄청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류세 인하가 얼마나 국제유가 상승분을 상쇄하고,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을 조정할 수 있을 지는 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한국석유공사, 농협경제지주, 한국도로공사 등 기관,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대한석유협회, SK가스, E1 등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가졌다. 유법민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유류세 추가 인하와 액화천연가스(LPG) 판매부과금 인하분이 소비자 판매가격에 조속히 반영돼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 SSG 폰트, 비공인 9이닝 퍼펙트 괴력...SSG, 개막전 연장승
- 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 SOL KBO리그 공식 개막전 SSG랜더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 SSG 선발 폰트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SSG랜더스 외국인투수 윌머 폰트(32)가 한국 프로야구 출범 40년 만에 처음으로 퍼펙트 투구를 달성했다. 하지만 타자들이 1점도 뽑지 못하고 경기가 연장전으로 접어드는 바람에 폰트의 기록은 비공인으로 남게 됐다.폰트는 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에서 NC다이노스를 상대로 9이닝 동안 단 한 명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고 27명을 연속 아웃시켰다. 매 이닝 피안타나나 사사구 없이 꼬박꼬박 3명씩 아웃을 잡아냈다. 삼진은 9개를 잡았다.9회말 2사 후 대타 정진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대망의 퍼펙트 피칭을 달성했다. 하지만 폰트의 대기록은 끝내 최종적으로 완성되지 못했다. 퍼펙트 투구는 경기를 끝까지 책임져야 성립되기 때문이다.이날 SSG 타선은 단 1점도 뽑지 못했고 폰트는 9회말까지만 던지고 연장 10회에 구원투수 김택형과 교체됐다. 공교롭게도 폰트가 마운드를 내려가자마자 침묵하던 SSG 타선이 폭발했다. 연장 10회초에 4점을 뽑으면서 폰트는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1사 만루 기회에서 최정의 희생플라이, 한유섬의 좌중월 2루타, 케빈 크론의 적시타를 묶어 팽팽했던 균형을 깼다.폰트는 공 104개를 던지면서 삼진 9개와 뜬공 8개, 파울 플라이 2개, 땅볼 8개로 아웃카운트 27개를 채웠다. 최고 구속은 153㎞에 이르렀다. 빠른공을 79개나 던졌고 커브·슬라이더(이상 11개), 포크볼 2개, 투심 패스트볼 1개를 각각 구사했다.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지난해까지 퍼펙트 투구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안타를 1개도 허용지 않는 노히터는 14차례 나왔다. 반면 역사가 훨씬 긴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총 23차례 퍼펙트게임이 나왔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폰트는 비록 대기록을 놓치기는 했지만 개막전부터 압도적인 구위를 뽐내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이날 폰트가 9회말 2사후 대타 정진기를 삼진으로 잡을 때 빠른공 구속은 무려 150km에 이르렀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해 8승 5패 평균자책점 3.46을 올린 폰트는 이번 시즌 SSG와 총액 150만달러에 재계약했다.폰트는 경기 후 “팀이 이겨서 충분히 만족한다”며 “(점수를 내주지 못한 것이) 전혀 아쉽지 않고, 타자들이 좋은 수비를 보여준 것에 고맙다”고 야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투구 수가 많아서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욕심을 내지는 않았고 마음은 하고 싶었지만, 몸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시즌 첫 경기이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100개 이상을 한 번도 던지지 않아 부상 위험을 감수하고 싶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 국내 휘발윳값이 OECD 국가보다 비싼가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최근 휘발유, 경유 가격 급등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석유 제품 가격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비싸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세금이 많이 붙어 기름값이 비싸다는 얘기는 맞나요?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가뜩이나 갑자기 늘어난 주유비로 인해 휘발유 가격에 대한 불만이 높은 소비자들이 민감해 할 만한 소식이 최근에 있었습니다. 해외 유가정보 웹사이트 ‘글로벌 페트롤 프라이시스’를 인용해 한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L)당 1.68달러로 세계 평균(1.33달러)보다 26%나 높다는 소식이었는데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짚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매우 저렴한 가격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산유국들이 대거 포함돼 세계 휘발유 가격 평균치가 확 떨어진 부분입니다. 실제로 조사에 포함된 베네수엘라, 리비아, 이란의 휘발유 가격은 각각 리터당 0.025달러(30.6원), 0.032달러(39.2원), 0.051달러(62.6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세계 평균이 깎였고, 한국의 휘발유 가격이 비싸 보였죠.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한국 휘발윳값, OECD 평균 밑돌아30일 이데일리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대한석유협회에 의뢰해 우리와 경제 수준이 비슷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석유제품 가격을 비교·분석해 봤습니다. 그 결과,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94원(3월3주차 기준)으로, OECD 평균(2509원)보다 515원 낮았습니다. 이번 조사는 OECD 회원국 중 석유제품 판매가격을 매주 발표하는 유럽연합(EU) 18개국, 영국, 일본, 캐나다, 한국, 뉴질랜드 등 총 2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휘발유 가격이 한국보다 높았습니다. 네덜란드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 당 3147.5원으로 가장 비쌌고 △독일 3043.7원 △핀란드 3003.3원 △이탈리아 2943.5원 △프랑스 2805.9원 △덴마크 2792.4원 등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700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23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휘발유 가격이 저렴한 나라는 폴란드(1969.1원), 일본(1837.7원), 헝가리(1729.1원) 등 3곳 밖에 없었습니다. 경유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국내 경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903원으로 OECD 평균(2527원)과 비교해 624원 낮았습니다. 경유의 경우 △스웨덴 3165.1원 △핀란드 3143.4원 △독일 3115.1원 △네덜란드 2991.2원 △이탈리아 2903.1원 △프랑스 2884.3원 등에서 유독 비쌌습니다. 헝가리, 일본 2개국만 우리보다 저렴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우리와 유사한 정유산업 구조를 가진 일본의 낮은 가격인데요. 일본은 정부가 석유제품에 리터당 25엔(260원)의 보조금을 지원해 가격을 누르고 있습니다.◇세금 비중, 휘발유 40.6%· 경유 33.2%국내 석유제품에 세금 비중이 과다하다는 지적도 꼼꼼히 따져보면 사실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 알아보기 전에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국내 휘발유의 세전 판매가격은 원유 가격, 관세, 석유수입부과금, 정유사 유통비용· 마진 등이 더해져 결정됩니다. 여기에 유류세(교통에너지환경세·주행세·교육세), 부가세 등이 붙어 세후 판매가격(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이 되고, 마지막으로 주유소 유통비용· 마진을 더해 소비자 판매가격이 나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주유소의 경유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사진=연합뉴스)이번 조사에서 국내 휘발유 가격 1994원(3월3주차 기준) 가운데 809원이 세금이었는데요.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6%입니다. 이는 OECD 평균치와 비교하면 5.4%포인트 낮은 겁니다. OECD 평균 휘발유 가격은 2509원이었는데, 이 중 1155원이 세금이어서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 비중은 46%에 달했습니다. 유류세 20% 인하가 국내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 비중이 낮아진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 해 전인 2021년도 자료와 비교하면 짐작 가능한 데요. 지난해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1592원)에서 세금(922원)의 비중은 57.9%였습니다. 이에 반해 OECD 평균 휘발유 가격(1949원)에서 세금(1101원)의 비중은 56.5%로 우리보다 낮았습니다. 유류세 인하로 한국의 세금이 922원에서 809원으로 줄어든 반면,OECD 평균 세금은 1101원에서 1155원으로 늘어 1년새 역전된 겁니다. 경유 역시 국내 가격(1903원, 3월 3주차 기준)에서 세금(631원)의 비중이 33.2%로, OECD 평균(38.7%)보다 낮았습니다. 최근에는 경윳값이 휘발윳값을 앞지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는데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제 경유 가격이 무섭게 올랐기 때문이지만, 유류세 인하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똑같이 유류세 인하 20%를 적용했으나, 유류세가 휘발유에 더 많이 부과됐던 만큼 인하 폭이 더 컸던 건데요. 휘발유는 리터당 164원 내린 반면, 경유는 116원 내리는데 그쳐 두 제품 사이에 가격이 좁혀지거나, 일부 주유소에선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비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5위 규모의 정제설비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株소설]푸틴은 유가 상승에 베팅했다…전쟁을 걸고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누구는 노욕이라 말합니다. 올해 한국 나이로 71세가 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서방국들이 해외의 외환보유고를 동결하는 등 초강력 경제 제재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까지 처할 거면서, 굳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켜야 했느냐는 비난입니다. 그러나 이 나이 많은 독재자는 한 가지 확실한 ‘전쟁 보험’을 들어놓은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망가진 공급망,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인플레이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까지 서로 복잡하게 얽혀 나타나는 에너지 가격 상승입니다. 국제유가는 얼마 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푸틴의 노욕엔 일말의 이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블로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푸틴 지지율, 크림 반도 공격 후 경기 침체 때도 60%…“러는 제재 잘 안 먹히는 나라”전쟁은 비이성적 행위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 독립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서방국가들은 러시아가 지금처럼 수도 키이우까지 군대를 밀고 들어올 걸로 보지 않았습니다. 동부의 친러세력을 대신 앞세워 우크라이나 정부를 흔들어놓는 방법을 쓰겠거니 했습니다. 러시아는 그간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점령했지만, 어디까지나 친러 세력이 존재했던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우크라이나 본토 침공은 그동안의 러시아가 일으킨 군사 분쟁과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여겨집니다. 푸틴이 너무 늙었다느니 분노조절 장애가 있다느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정말 푸틴이 미쳐서 이번 침공을 단행했을까요. 앞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병력을 빼 중국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핵무기가 있는 러시아는 상호확증파괴(MAD) 핵억지 전략이 통할 걸로 보고 전쟁을 단행했을 수 있습니다. 실제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우크라이나가 비(非)나토국이란 이유로 전쟁 물자만 지원해 주는 등 군사력을 직접 동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 지지율 추이. (출처=레바다 센터)푸틴은 내부 단속도 잘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데이터 업체 레바다 센터에 따르면 푸틴의 지지율은 지난 2000년 대통령 취임 직후 80%를 넘긴 뒤 약 60%를 밑돈 적이 없습니다. 2014년 크림반도를 공격했을 땐 지지율은 61%에서 86%까지 수직 상승했습니다. 가장 최근 데이터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에도 지지율은 전달 60%대에서 70%에 육박한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배리 이키즈 경제학 교수는 서방 측이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각종 경제 제재를 가해 국민들이 푸틴에 반기가 들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과거 크림반도 사태를 미뤄 보면 실현될지 의문입니다. 당시도 각종 제재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며 2015년과 2016년 러시아 GDP는 약 1300조달러를 기록, 2300조달러였던 2013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러시아인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어차피 지지율은 60% 밑으로 빠지지 않습니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추이. (출처=구글)당시 러시아 경제가 고꾸라진 게 서방의 제재 때문이 아니란 사후적 평가도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제 규모가 작고 이미 침체된 터라 당최 제재가 잘 먹히지 않는 국가란 분석이 나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크림반도 사태 당시 러시아의 경기 침체는 유가 하락 때문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뒤집어 보면 제재를 안 받았어도 경기는 안 좋았을 거란 얘깁니다. 이는 푸틴을 흥분시켰을 겁니다. 핵이 있어 미국과 싸울 일도 없고 무슨 짓을 해도 지지율은 60% 이하로 빠지지 않는데, 러시아 경제가 제재에 큰 영향이 없다는 분석까지 국제기관이 해주니 말입니다. ◇ “러 경제 제재 손해, 유가 상승이 일부 상쇄시킬 것”이제 단 하나의 판단만 남았습니다. 기름값입니다. IMF가 말했듯 러시아에 유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2019년 러시아 GDP의 60%가 에너지 수출에서 나왔습니다. 러시아 GDP가 최악이던 2015년과 2016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30~50달러선에서 움직였습니다. 2014년 100달러 위에 있었던 데 비해 큰 폭 하락한 것입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WTI는 20달러에서 작년 연말 9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심했다는 걸 보면 그는 웬만해선 유가가 하락하지 않겠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추이. (출처=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푸틴은 러시아가 직접 에너지 가격을 움직이는 플레이어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의 하방 경직성을 확신했을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11%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급을 줄이면 가격은 올라갑니다. 이를 이용해 전쟁 전 몇 차례 테스트도 마쳤습니다. 새로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인 노르트스트림2의 허가권을 놓고 러시아는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줄여 잦은 가격 폭등을 일으키고 있단 혐의를 받았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이 쓰는 천연가스의 약 4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쟁 이후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 역시 전체 공급을 줄여 최소한 가격 상승을 일으킵니다. 매출은 물건의 수량(Q) 곱하기 가격(P)인데, Q가 줄어도 P는 상승해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은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원자재를 사다 쓰는 유럽에 오히려 더 손해이기도 합니다. 실제 미국은 애초 유럽과 함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하려 했지만, 결국 단독 제재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해 골치가 아픈 미국도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원유 확보를 위해 그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베네수엘라와 사우디아라비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그지트 차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 이사는 “경제 제재로 인한 러시아의 타격은 가스 및 석유 가격의 상승이 부분적으로 상쇄시킬 것”이라며 “오히려 유럽연합(EU)에서 상당히 더 강한 인플레이션을 수반하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증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 화석연료의 마지막 시대, 유가 상승은 필연적…“높은 가격이 높은 가격 치유하는 수밖에”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예상엔, 이같은 수급적 요인 외 좀 더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130달러를 넘었던 WTI는 15일(현지시간) 96달러선까지 하락했습니다. 뒤늦게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중국의 셧다운과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 기대감 등이 유가 하락을 촉발했지만, 변동 폭이 큰 건 가수요와 투기적 수요가 많은 원자재 선물의 원래 특성 탓입니다. 푸틴 입장에선 변동성이 있는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다는 베팅을 단순히 본인들이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하기엔 불안할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러시아와 맞먹고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 국가입니다. 중장기적이고 추세적으로 에너지를 상승시킬 요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그 카운트 추이. (출처=와이차트)화석연료의 공급은 매우 타이트한 상황이고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몇 년 전 미국의 셰일 혁명 이후 원유 생산자들엔 ‘덜 생산해 적정 가격을 유지하자’는 관성이 생겼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면서 에너지 수요도 갑자기 늘었지만 관성은 생산 증대를 억누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결정적인 복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사용을 죄악시하는 풍토는 에너지 업계를 더 위축시켰습니다. 친환경 재생 에너지를 선도하며 올해 원자력 발전소를 완전히 없애는 독일이 난처한 이유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얼마 전 지금이 비상 시기라며 얼마간 화석연료 사용에 관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얄미운 푸틴을 도울 화석연료 가격 상승을 막을 방법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높은 가격은 수요를 억누른단 점에서 오로지 지금보다 더 높은 유가만이 날뛰는 유가를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임계점이 어디인진 아무도 모릅니다. JP모건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레콘 롭 웨스트란 회사는 200달러까지 오르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데릭 브라우어 파이낸셜타임스(FT) 에너지 에디터는 “유가 상승은 전기차 전환을 빠르게 하는 등 높은 가격은 높은 가격이 치료하겠지만, 수요를 파괴하는 값이 무엇인진 아무도 모른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