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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60%, 전고점 대비 80%이상 회복 거래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10건 중 6건이 전고점 대비 80% 이상 회복된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노원구와 도봉구 지역은 회복 속도가 느려 지역 양극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직방 조사에 따르면 지난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60%는 2023년 이전 최고가와 비교해 80%이상 가격이 회복돼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종로구와 용산구 아파트 매매 거래의 20%이상은 종전 최고가와 같거나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원구와 도봉구는 80% 이상 가격이 회복한 거래가 30%에 채 미치지 못하며 지역별 거래가격이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올해 5월까지 서울 매매 거래 중 36.6%는 2023년 이전 최고가와 비교해 80% 이상~90% 미만 수준에서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70% 이상~80% 미만 가격선의 거래도 전체거래의 32.1%를 차지했다. 종전 최고가보다 높거나 같은 거래도 9.3%를 차지하며 2024년 거래량 회복과 함께 거래가격도 전고점 수준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전고점 대비 70% 이상~80% 미만의 가격이 36.7%로 가장 많은 거래 비중을 차지했지만 5월 80% 이상~90% 미만 거래 비중이 39.8%로 높아졌다.서울 지자체별로 2023년 전고점 거래가격과 비교해 거래가격이 80% 이상 회복한 거래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본 결과 서초구(90.2%), 용산구(86.1%), 강남구(84.9%), 종로구(82.2%), 마포구(79.8%), 성동구(75%), 중구(73.2%), 양천구(72.9%), 영등포구(72.9%), 송파구(71.8%), 동작구(70.5%), 광진구 (70.4%) 순으로 거래비중이 높았다. 이 중 종로구(27.7%)와 용산구(23.9%)는 매매 거래 중 종전 가격보다 비싸거나 같은 가격의 거래도 거래비중의 20%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새아파트와 대형아파트의 선호 영향에 따라 매매거래 가격이 종전 가격을 경신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노원구(22.1%). 도봉구(26.2%), 강북구(30.2%), 성북구(42.6%), 관악구(43%), 금천구(48.7%), 구로구(49.7%)는 전고점 대비 거래가격이 80%이상 회복한 거래 비중이 낮았다.직방은 2024년 저리대출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회복하며 서울 아파트값이 일부 전고점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했다. 또 최근 연일 상승하고 있는 전셋값도 실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역별로 거래가격의 회복은 다른 양상이다. 일부 단지에서 최고가 경신 등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아직 절대적인 거래량이 적고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고점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며 단지별로 수요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2022년 고금리 시장을 견디고 현재 남은 매도자는 하방 압력에 경직성이 강해 시장 급락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서울 아파트는 공급 축소 전망에 따라 희소가치가 높은 단지에 수요가 쏠리고 있고 이 같은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랩장은 “물가 상방 압력에 따른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지방의 미분양 증가, 경기불안 등의 주택 수요 유입을 제한하는 요소도 상존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보합 흐름이 유지되며 입지별 수요 쏠림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대병원 이어 의협도 총파업..출구 안보이는 의정갈등(종합)
-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내년도 의대증원이 사실상 확정됐지만 의정갈등이 새로운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탈 전공의 행정처분’이 두 번째 갈등의 화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복귀한 전공의에 한해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유화책을 내놨지만 의료계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까지 전면 취소를 요청하면서 총파업(집단 휴진)을 예고했다. 이에 의료 대란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대한의사협회(의협) 회원들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의협, 18일 전면 휴진…“정부 조치 따라 연장 여부 검토”9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오는 18일 하루 전면 휴진에 들어가고 총궐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무기한 전면 휴진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하루 동안만 파업하는 것으로 한 발짝 물러났다. 다만 의협 측은 ‘2025년 의대 증원 중단’과 ‘전공의 행정처분 전면 취소’ 등을 주장하며 정부의 조치에 따라 추후 파업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의협은 이날 오후 2시 의협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11만 1861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단체 행동 지지도와 참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에는 총 7만 800명이 참여, 63.3%로 역대 최고 참여율을 보였다. 의협 발표에 따르면 회원들은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90.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엔 73.5%가 참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작금의 의료농단을 전 의료계의 비상사태로 선포하며 의료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일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 의료계가 하나된 뜻으로 똘똘 뭉쳐 강력한 투쟁으로 의료 농단을 막아내고 의료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회원들의 파업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전국의사대표자들은 어깨에 띠를 둘러 메고 구호를 제창했다. 이들은 ‘일방적인 정책추진 의료체계 붕괴된다’, ‘필수의료 살리려면, 적정수가 보장하라’, ‘ 정부가 죽인 한국의료, 의사들이 살려낸다’고 외쳤다. 의과대학교수들의 파업 동참 가능성도 커졌다. 20곳 의대의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7일 온라인 총회를 열고 “의협,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뜻을 함께한다”며 “의협의 집단행동 방침을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일부 응급 진료과를 제외하고 전면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정부 “깊은 유감”…재정 투입·사법 리스크 최소화 등 약속의협과 서울대의대 교수, 전의비 등이 집단 휴진을 강행할 경우 의료 공백 상황을 지지해왔던 비상진료체계가 무너질 수도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이날 의료계 집단행동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움직임에 유감을 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러한 행동은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상흔을 남길 우려가 있다”며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와 환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사회적 신뢰가 몇몇 분들의 강경한 주장으로 한순간에 무너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휴진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집단휴진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시행되기 전까지 의료계를 적극 설득하고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다.이날 정부는 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 처분 취소와 함께 신속한 재정 투입을 약속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현장으로 돌아온 전공의에게 행정처분을 포함해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다시 분명하게 약속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향후 5년간 필수의료 분야에 건강보험 재정 1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한편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연내 처리해 필수의료 의사들의 사법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에 대한 수가체계 개편과 함께 증원된 의대의 교육 선진화 방안을 오는 9월까지 매듭짓겠다고 했다. 전면 파업을 막고 전공의 복귀를 위해 전방위적 지원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서울대교수회·환자단체 등 집단휴진·총파업 반대의협의 총파업 카드에 곳곳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울대교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들에게 집단휴진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대교수회는 입장문을 통해 “환자에게 큰 피해를 주는 집단휴진은 지금껏 의료인으로서 지켜온 원칙과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있다”며 “의료계의 강경한 조치는 다른 한쪽의 극단적 대응을 초래할 비민주적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환자단체 및 관련단체 등은 이날 일제히 의협을 비난하고 나섰다. 환자들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이고 전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환자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한 이기적인 몰염치한 결정”이라며 “정당성도 없고 납득할 수 없는 처사로, 즉각 철회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진료유지명령·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며 강압적인 조치를 해제했는데도 의협과 의대 교수들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 나갈 것을 택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환자와 국민을 등진 진료 거부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하는 올바른 의료개혁이 의사들이 지금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빨리 상황을 수습하고 의료 정책의 시스템을 바꾸는 쪽으로 속도를 내야 할 때 의료계의 집단휴진 얘기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개원의이든, 대학병원이든 집단휴진은 불법이고 당연히 있어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다만 의료계의 연이은 총파업 선언에도 불구하고 의료현장에 혼란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서울의대 교수들의 휴진을 허가하지 않기로 한데다 의협의 총파업 선언에도 개원가가 휴진에 동참할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앞서 의협은 지난 2020년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의료 총파업을 단행했지만 개원가의 참여가 저조한 탓에 의료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 꼬치꼬치 캐물어 보니 더 맛있는 '꼬치구이'[이우석의 식사]
- 닭꼬치[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지난주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라면이 아닐까 정의했다. 그간 인류는 다양한 지식을 동원해 음식과 관련한 발견과 발명을 거듭했다. 그 과정에서 숙성과 발효의 원리도 발견했다. 급기야는 화학과 물리학을 동원해 ‘분자요리’란 것도 고안했다. 초저온, 고압, 기화, 저온 장시간 가열 등의 초자연적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요즘 요리에 쓰고 있다. 그럼 가장 먼저 나온 요리는 무엇일까.◇인류가 최초로 고안한 조리도구 ‘꼬치’양꼬치인류가 고안해 낸 최초의 조리도구는 꼬치(꼬챙이)다. 불을 쓰기 시작하고 바로 익혀 먹을 방법은 아무래도 꼬치밖에 없다. 넓적한 돌을 얹어 익히는 방법도 있지만 ‘조리도구’라기엔 아무래도 그 창의력이나 정성이 모자란다.안타깝게도 인류는 식기보다 불을 먼저 발견했다. 솥도 석쇠도 생겨나기 전이다. 고기를 익힐 수 있었으되, 당시 마땅한 그릇이 없었다. 그저 돌 주먹도끼로 고기를 잘라 불에 던져넣을 수밖에. 불 속에 던져진 고깃덩이는 쉽사리 타버리기 때문에 제대로 익지도 않았고 버려지는 부분도 많았다.어느 날 호모에렉투스 중 누군가 인류 최초의 주방용품을 발명했다. 고기나 어패류, 채소를 불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구울 수 있게 됐다. 모두가 편안히 골고루 익은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꼬챙이의 역할이었다.꼬챙이의 발명.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굉장한 하이테크 기술이었다. 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불에 올리기 전에, 이미 그 상황을 상상하고 꼬치를 뾰족하게 다듬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식재료를 나뭇가지에 줄줄이 꿰어 굽는다는 것은 모닥불, 즉 직화의 가장 선명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리기술이다. 인류의 ‘요리 역사’가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사건이었다.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요리법은 불을 사용해 식재료에 열을 가한다는 점에서 현대 요리법의 기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열을 가할 것이냐는 골치 아픈 숙제였다. 자연석으로 화덕을 구성하거나 흙을 빚어 토기 정도라도 만들기 전에 신석기 인류는 고기를 나뭇가지에 꿰어 불에 익히는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다.그 방법은 정말 과학적이면서 매력적인지라 지금도 원형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꼬치구이’다.모든 요리법의 기본이면서 이글거리는 불과 연기가 첨가돼 맛도 좋아진다. 마이크로파, 광파 등 첨단 기술을 응용한 주방기구가 발명된 지금도 많은 나라에서 원시 그대로의 꼬치구이 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맛 때문일 것이다. 세계 각국에도 다양한 꼬치 문화가 발전하며 유지되고 있다. 우선 따로 한자 ‘찬’(串)자가 있을 정도로 한자 문화권에서 중요한 식문화였다. 꼬챙이를 뜻하는 ‘찬’은 ‘천’, ‘곶’이라고도 읽는데 중국 신장웨이우얼 지역에서 태동해 중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양꼬치 ‘양러우촨’이 대표적 중국 꼬치 음식이다.일본은 야키도리, 또는 구시카쓰, 터키는 시시케밥, 이란은 샤와르마, 러시아는 샤실리크, 브라질은 슈하스코, 말레이-인도네시아에선 사태 등 세계 각지에서 꼬치는 독자적 영역을 지키고 있다. 그리스는 이로스 또는 수블라키로 부르는데, 재밌는 점은 터키 케밥의 원조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발 김치공정 같은 일들이 우리에게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미국에서도 서부 개척 시대부터 먼 길을 떠나는 총잡이나 카우보이들이 꼬치구이를 상식해 왔다. 이것이 결국 바비큐 스큐어(꼬챙이)의 역사로 이어졌다.◇동북아 최고 육식 국가 한국의 대표 꼬치요리 ‘산적’전통 꼬치구이 산적.우리나라에는 ‘산적’이 대표적인 꼬치구이다. 이름 뜻 그대로 고기와 채소 등을 저며 꼬챙이에 꿰어 구운 것이다. 동북아 최고 육식 국가답게 문헌으로 전해지는 다양한 꼬치구이 식문화가 있었지만 결국 산적만이 대중적으로 남았다.다만 직화가 아닌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굽는 형태로 바뀌었다. 편의상 고기가 사라지고 게맛살과 햄이 그 자릴 차지해 아쉬움이 남는다. 외국인들이 “전통음식 맞냐”고 어리둥절해할 만하다.원래 산적은 고기와 대파, 무 등을 함께 꿰어 숯불 화로에 굽는 형식이다. 지역에 따라 단무지를 꿰는 경우도 있고 고기와 문어(오징어), 상어 등을 함께 저며 끼워 넣기도 한다.낙지호롱구이아예 해물로 꼬치를 꿰기도 하는데 호남 지방의 낙지호롱이 대표적이다. 이는 처음부터 조리를 직화 꼬치구이로 하기 위함도 있지만, 제사상에 올리려고 일부러 연체동물인 낙지에 ‘뼈’를 만들어 주는 의미도 있다. 호남 지역 제사상에는 뼈 없는 생선을 올릴 수 없었던 까닭이다.‘설하멱’도 있다. 설하멱이란 ‘눈 오는 날 찾는 음식’이란 뜻이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말로 넓게 저민 소고기를 꼬치에 꿴 후에 기름장을 발라 굽는다고 설명되어 있다. 육식을 금지한 고려 때 나온 말이다. 세계 최대 ‘육식 국가’ 원나라 침략을 받은 중기 이후에 처음 문헌에 등장한다.해동죽지에 그 조리법이 잘 나와 있다. ‘설하멱은 쇠갈비나 염통을 대나무에 꿰어 기름장으로 조미해 굽다가 반쯤 익으면 냉수에 잠깐 담가 식혔다가 센 숯불에 다시 구우면 눈 오는 겨울밤의 술안주에 좋고 고기가 몹시 연하여 맛이 좋다’고 했다. 현대에 들어 생겨난 산적으로는 소떡소떡이 유명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식거리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야키토리일본은 닭구이를 뜻하는 야키도리라 부르지만 꼭 닭만 재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야키도리 집에는 닭꼬치뿐 아니라 채소, 돼지고기, 가공육 등 다양한 재료를 취급한다.닭도 순살만 쓰는 게 아니라 날개(데바사키)와 연골(난고쓰), 껍질(가와), 간(레바), 염통(하쓰), 근위(즈리), 다진고기(쓰쿠네), 목살(세세리), 벼슬(도사카) 등 수없이 많은 분류가 있다. 소금간이나 간장양념(다레)을 기본으로 전용화로(야키바)에서 일일이 부채질로 구워낸다.야키도리의 가장 기본은 네기마다. 대파와 다릿살을 번갈아 꿰어낸 것으로 불에 구운 대파의 향긋함이 고기와 퍽 어울린다. 단순해 보이지만 익는 시간이 서로 달라 잘 굽기가 만만찮다.시나몬 사과 구시가츠과연 굽기만 했을까. 손에 들고 먹기 좋으니 튀기기도 했다. 여러 재료를 꿴 꼬치를 튀겨낸 구시카쓰가 나왔다. 일본 오사카(신세카이) 명물로 전국적 인기를 끌었다. 도쿄를 비롯한 간토와 나고야, 간사이 스타일이 생겨났다.중국은 주로 양고기를 꼬치에 꿴다. ‘양꼬치엔 칭다오’를 내세운 말이 생겨날 정도로 중국 양꼬치 양러우촨은 대중적 안줏거리다. 2000년대 들어 대한민국에 양고기 대중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저렴하고 향신료(쯔란)의 중독성이 있어 특히 젊은 층에 인기가 많다.양고기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이들도 많지만 다행히 국내에서 파는 양꼬치는 현지의 것보다 문턱이 낮다. 대부분 6개월 미만 양을 사용하는 까닭이다. 양꼬치 역시 일본 야키도리처럼 다양한 재료를 쓴다. 소고기나 소 내장, 혈관 등도 함께 구워준다. 결국 양꼬치나 야키도리나 식재료 이름이 아니라 이젠 굽는 방식을 일컫는 이름이 됐다.큼지막한 고기를 칼처럼 긴 쇠꼬챙이에 구워다 주는 신장웨이우얼식과 가느다란 철사와 한입 크기로 구성한 북방식 양꼬치가 유명하다. 한국에는 대부분 북방 양꼬치가 들어와 있다.가게마다 다르지만 보통 누구나 무릎을 칠 만큼 신통한 전동식 구이화로를 중국 양꼬치 집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절로 꼬치를 빙글빙글 돌려주는 방식이다. 인류가 처음 꼬치구이를 할 때보다 유일하게 진화한 기술이다.◇타르타르·케밥·수블라키 등 세계가 즐기는 꼬치 요리러시아 샤슐릭서양식 꼬치는 중동식과 러시아가 대표적이다.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연방(CIS)을 비롯한 러시아에는 ‘타르타르’식 양꼬치인 샤실리크가 유명하다. 샤실리크는 1m 가까이 되는 거대한 쇠꼬챙이에 어린아이 주먹만 한 양고기 덩어리를 뭉텅뭉텅 썰어 찔러 넣고 석탄에 굽는 방식이다. 한국, 중국이나 일본 등 동양식과는 다른 점은 조리만 꼬챙이로 하고 먹을 때는 꼬치를 해체해 빵이나 밀전병 등에 싸 먹는다는 것이다.아랍식 양꼬치도 있다. 좀 더 매콤한 양념에 재운 양고기를 꼬치구이로 구워서 내준다. 칼칼하니 우리 입맛에 맞는 편이지만, 향신료와 고수를 곁들인다면 또 다르다. 매우 이국적 정취를 맛볼 수 있다.터키 케밥은 샤실리크보다 더 크다. 커다란 고깃덩이를 꼬챙이에 꿰어 빙빙 돌려 구워낸 다음 고기만 따로 저며 접시에 담는다. 그리스 수블라키처럼 화덕에 구울 수도 있고 케밥 노점처럼 간접 가열 방식으로 오랜 시간 구워 고기만 따로 제공하기도 한다. 얼핏 보면 꼬치가 아닌 듯한데 사실 고기만 컸다 뿐이지, 그 원리나 형태는 꼬치구이와 동일하다.중유럽에 속하는 발칸반도 국가에서도 이와 비슷한 꼬치구이가 있다. 오스만 튀르크(터키)의 영향을 받은 셈이다. 이름도 체바피라 해서 케밥과 비슷하다.케밥과 체바피는 밑간을 충분히 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꼬치구이의 원형에서보다는 좀 더 진화된 형태다.강력히 원조임을 주장하고 있는 그리스 수블라키는 향신료로 밑간을 한 돼지고기를 꼬치로 만들고 이를 빼서 레몬즙과 후추, 요구르트 소스 등을 곁들여 먹는다.이외에도 중국 베이징의 불가사리와 전갈 꼬치, 가당 과일 디저트 빙탕호로, 대만 취두부 튀김꼬치, 동남아 야시장의 사태 꼬치와 더불어, 한국 선술집의 은행알 꼬치, 참새구이 꼬치, 학원가 노점의 인기 메뉴인 커다란 한국식 닭꼬치 등 세계 전역 메뉴에 여전히 꼬챙이가 쓰이고 있다.한 원시인의 발명이 현생 인류의 식탁에 맛있는 꼬치구이를 올려놓고 있다. 유월의 피크닉과 캠핑장에도 어김없이 꼬치가 함께 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쓰임새를 인정받고 있는 물건도 드물다.◇꼬치맛집▶쿠이신보=다양한 일본 정통 야키도리를 파는 전문점으로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이다. 강남과 용산 등에도 분점이 있다. 부위별로 잘라 밑손질을 한 야키도리를 바로 구워서 낸다. 가라아게, 치킨난방, 요세나베 등 곁들이는 안주 메뉴도 다양하다. 문배술 등 다채로운 주류를 파는데 특히 하이볼 맛이 일품으로 소문났다. 서울 마포구 양화로6길 38 2층.0.▶도리방=한국식 꼬치구이를 파는 선술집으로 오랫동안 다동 음식문화거리를 지켜오고 있는 집이다. 특히 군참새 꼬치구이를 파는 집이라 일명 ‘참새골’이라 불린다. 식용 참새를 잘 발라낸 다음, 얇은 대나무 꼬챙이 꿰어 앞뒤로 숯불에 구워내 안주로 낸다. 고소하고 바삭한 맛이 특징이다. 은행알과 버섯, 키조개, 새우, 장어, 염통 등 메뉴도 다양하다. 서울 중구 다동길 36. ▶쿠시카츠 쿠시엔=일본 꼬치튀김 구시카쓰를 전문 취급하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집이다. 정통 구시카쓰 집답게 메뉴만 작은 글씨로 한 페이지에 달한다. 하나씩 즉석에서 튀겨내 제공하니 다양하게 주문해 놓고 코스처럼 조금씩 종류별로 맛볼 수 있다. 돼지 갈비, 항정살과 존슨빌 소시지, 새우 등 끼니로 거뜬한 재료부터 카망베르 치즈와 시나몬사과 등 디저트로도 딱 좋은 메뉴까지 모두 꼬치로 맛볼 수 있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5나길 18.
- 서울 아파트값 상승 지속..경기, 반년 만에 상승 전환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서울은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경기는 반년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사진=뉴시스)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이달 첫째 주(지난 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1% 상승했다. 지난주와 같은 상승 폭이다.서울이 0.09% 오르며 전주(0.06%)보다 상승 폭을 키웠고, 경기가 0.03%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상승 전환한 것은 지난해 12월 첫째 주 이후 27주 만이다.공표지역 178개 시군구 가운데 전주 대비 상승 지역은 87개로 직전주(76개)보다 11개 늘었고, 보합 지역은 24개에서 18개로, 하락지역은 78개에서 73개로 각각 줄었다. 서울은 전반적으로는 관망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저가 매물 소진 이후 선호 단지의 중소형 규모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나타나며 매도 희망가가 상향 조정되는 형국이다. 25개 자치구 중 성동구(0.19%), 종로구(0.14%), 송파구(0.14%), 용산구(0.13%) 등의 상승 폭이 컸다.경기에선 1기 신도시가 위치한 안양 동안구(0.20%), 성남 분당구(0.19%) 등이 상승을 견인했다. 신도시 재건축 시범타가 될 선도지구 선정을 앞둔 기대감에 가격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과천시(0.17%)도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오르며 경기의 상승 전환을 이끌었다.지방은 0.02% 하락하며 전주(-0.01%)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했다. 5대 광역시가 0.04% 하락하며 전주보다 하락 폭을 0.01%포인트 키웠고, 세종은 매물 적체가 지속되며 0.08% 내렸다.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4% 오르며 상승 기조를 이어갔으나 지난주(0.05%)보다는 상승 폭이 다소 줄었다. 서울(0.10%)과 수도권(0.11%)은 지난주의 상승 폭을 유지했다. 이로써 서울 전셋값은 55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세 번째로 긴 상승 기간 기록을 세웠다. 역대 최장 기록은 2014년 6월 셋 째주부터 2017년 1월 둘 째주까지 135주다. 이어 2019년 7월 첫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134주 순이다.서울의 전셋값 상승세 원인으로는 수급 불일치가 손꼽힌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신축, 역세권, 대단지의 물량 부족으로 호가와 거래가격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물량 부족 현상에 그간 상승세가 크지 않던 구축 단지에서도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인천(0.15%)과 경기(0.10%) 등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인천은 중구(0.34%)와 부평구(0.24%) 등지에서, 경기는 광명시(0.30%)와 부천 원미구(0.27%) 등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다만 지방은 0.02% 내렸다. 5대 광역시는 0.02% 내리며 하락세를 지속했고, 세종도 신규 입주 물량 영향으로 0.15% 떨어졌다. 8개 도는 보합(0.00%)이 계속됐다.
- "서울 국평 전세도 문턱 높아져"…6억 미만 거래 역대 최저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해 1~4월 서울 전용면적 84㎡ 아파트 전세 계약 48.9%가 6억 미만 거래로 나타났다.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 영향으로 6억 미만의 국민평형 전세 거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5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가준 올해 1~4월 서울 전용면적 84㎡ 기준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총 1만 448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 가격이 6억 미만 거래량은 7088건으로 전체 거래의 48.9%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1~4월 기준)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이다.서울 전용면적 84㎡ 규모의 아파트 6억 미만 전세거래 비중은 2011년 99.2%에 달했지만, 2012년 99.0%, 2013년 98.2%, 2014년 95.9%, 2015년 92.7%, 2016년 89.8%, 2017년 84.7%, 2018년 79.2%, 2019년 75.0%, 2020년 73.1%, 2021년 54.8%, 2022년 51.8%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2023년 60.1%으로 상승한 뒤 올해에는 역대 최저로 집계됐다. 금액대별로 살펴보면, 전용면적 84㎡ 규모의 서울 아파트 전셋값 6억 이상~9억 미만 거래량은 5712건으로 전체의 39.4%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9억 이상~15억 미만 거래량은 1520건으로 10.5% 비중을, 15억 이상 거래량은 168건으로 1.2% 비중을 기록했다.서울 25개 자치구에서도 전용면적 84㎡기준 전세가격 6억 미만 거래 비중이 가장 낮은 자치구는 ‘강남구’로 조사됐다. 올해 1~4월 강남구의 전용면적 84㎡의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총 777건 가운데 6억 미만 전세 거래량은 54건으로 전체의 6.9% 비중을 보였다.이어 서초구 11.6%, 중구 15.2%, 광진구 16.5%, 종로구 16.5%, 성동구 19.8%, 송파구 21.5%, 마포구 26.6%, 용산구 29.7%, 동작구 35.1% 등으로 조사됐다.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아파트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전용면적 84㎡ 규모의 6억 미만 거래 비중도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4월 서울 전용면적 59㎡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 1400건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6억 미만 전세 거래량은 8728건으로 전체의 76.6%에 달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6억 이상~9억 미만 거래량은 2321건(비중 20.4%), 9억 이상~15억 미만 347건(3.0%), 15억 이상 4건(0.04%) 등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