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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아 의원, ‘국가 예산 5%이상 R&D 투입’ 법 발의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계 영입인재인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구을)이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R&D 시스템 재구축 3법’을 대표 발의하며 윤석열 정부에 R&D 시스템 복원과 R&D 추경 수용을 촉구했다.황정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 마디로 국가 R&D 예산이 수조 원 삭감돼 연구 현장이 쑥대밭이 됐다”면서 “대통령과 정부가 막무가내로 정책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 국회에서 입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국가 총 예산 대비 R&D 예산 비중은 4.9% 수준이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R&D 예산 비중이 5.0%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과학기술계를 ‘카르텔’이라 지칭한 이후, 33년 만에 R&D 예산이 삭감돼 올해 정부안 기준으로 3.9%까지 급락했다.이로 인해 과학기술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출신으로 민주당에 영입된 황정아 의원. 사진=연합뉴스황정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가 R&D 시스템 재구축 3법’은 ▲‘R&D 국가예산목표제’ 법제화를 위한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 ▲R&D 예산 관련 국회의 견제권 강화를 위한 「과학기술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과학기술부총리제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구성됐다.‘R&D 국가예산목표제’는 국가 총 예산의 5% 이상을 R&D에 투입하도록 규정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R&D 투자가 이뤄지게 했다. 「과학기술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기재부가 과학기술자문회의의 R&D 예산 심의 결과를 조정할 경우, 국회에 즉각 보고하고, 공청회와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국회의 R&D 예산 견제권을 강화했다. 과학기술부총리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부총리를 겸임하도록 하여, 과학기술 정책 및 관련 산업, 인력, 지역혁신 정책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범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현장 중심 과학기술 정책이 이뤄지게 했다.황정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보내준 민의는 과학기술계를 복원하라는 준엄한 책무였다”면서, “더불어민주당에게는 과학기술계를 복원하라는 책무를 맡기고,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국정 기조를 완전히 새롭게 전환하라는 심판을 내렸다”고 강조했다.이어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바뀌는 것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R&D 예산 삭감에 대한 사과는커녕,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R&D 추경’마저 단칼에 거부했다”면서, “대통령과 정부가 막무가내로 정책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 국회에서 입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도 국가 미래 먹거리의 근간인 국가 R&D 시스템 재구축 3법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무너져가는 과학기술계를 살릴 ‘R&D 추경’도 수용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피력했다.이어 “준비된 과학기술 전문가이자 과학기술계를 대변하는 연구자로서 앞으로도 현장 중심 과학기술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과학기술이 곧 선진국 대한민국을 열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국가 R&D 시스템 재구축 3법’ 공동 발의에는 김기표, 김남근, 김용만, 박균택, 박범계, 박용갑, 박정현, 박지혜, 백승아, 윤종군, 장종태, 장철민, 조승래, 차지호 의원(가나다순)이 참여했다.
- 조국혁신당,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한동훈 특검법' 발의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제22대 국회 3당으로 원내 입성한 조국혁신당이 개원과 동시에 이른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특별검사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채택하고 발의했다. 아울러 앞서 제시한 ‘3 특별검사·3 국정조사’ 추진도 거듭 강조했다.조국(가운데) 조국혁신당 대표와 박은정(오른쪽 세번째) 의원 등 조국혁신당 의원 12명 전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국회 개원 조국혁신당 의원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22대 국회 개원일인 30일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의 검사· 장관 재직시 비위의혹 및 자녀 논문대필 등 가족의 비위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한동훈 특검법)을 대표 발의했다. 조국 대표 등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 12명 전원이 공동발의했다.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22대 개원 첫날인 오늘, 조국혁신당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께서 명령한 ‘한동훈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며 “누구도 법 앞에선 예외일 수 없다는 국민적 상식에 따른 법안이고,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헌법 11조에 근거한 법안”이라고 밝혔다.이어 “한 전 장관은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당시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혐의자”라며 “법무부 장관을 지낼 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한 변호인들을 정당한 이유없이 교체해 결국 항소심에서 패소하도록 했다는 이른바 ‘패소할 결심’ 의혹의 장본인”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지난해 9월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공무상비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면서 “딸 논문 대필과 해외 웹사이트 표절, 봉사 활동시간 2만 시간 부풀리기 등 숱한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단 한 차례의 소환조사나 압수수색도 없이 무혐의(불송치)라는 봐주기 처분을 받은 것이 단적인 예”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조국혁신당은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의 명령을 실천하기 위해 ‘한동훈 특검법’을 시작으로 ‘김건희 종합특검법’, 윤석열 대통령실 수사외압 의혹의 ‘채해병 특검법’ 등 ‘3특검법’을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며, 또 △라인 사태 △국제 행사 관리 및 유치 실패 △언론장악에 대한 ‘3국조’도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이날 앞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국회 개원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은 국민 의사를 대리하는 공복(公僕), 말 그대로 공공의 머슴”이라며 “국민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일은 너무도 당연하다. 조국혁신당은 국민 지시에서 한 뼘도 벗어나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이어 “‘국회에서 싸움 좀 그만하라’고들 한다. 저희는 아주 독하게 싸우겠다”면서 “단, 오로지 국민을 위해 싸우겠다. 특권층과 기득권층, 가진 자와 힘 있는 자가 아니라, 국민 다수를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한편으로 소수와 약자들 편에 서서 싸우겠다. 가장 앞장서 싸우고, 가장 마지막까지 싸우겠다”며 “저희들만의 이익과 권력이 아닌 오로지 국민을 위한, 아주 편향된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 황우여 "尹 성공이 집권여당 제1의 목표…정확한 민심 전달해야"
- [이데일리 김기덕 경계영 기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사실상 한 몸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성공이 집권여당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정확한 민심을 전달하고, 끊임없는 설득 과정을 통해 대통령이 올바른 국정 방향을 정하도록 돕고, 정책 뒷받침을 하는 것이 여당 본연의 역할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8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 인터뷰에서 “1호 당원인 대통령이 실패하면 당은 망하고, 당이 잘못하면 대통령은 일을 할 수가 없다”며 “집권여당은 대통령의 성공을 제1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치 9단’으로 평가받는 황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는 과정에는 고도의 정치 기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이 민심을 전달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이를 국정 운영에 반영해 사랑받는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며 “수시로 대화 채널을 열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설득하거나, 다양한 정치적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대통령이 민심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22대 국회에서도 여소야대 지형이 펼쳐지면서 여당으로선 윤 정부 5년 내내 험난한 정국을 맞이하게 됐다. 당장 오는 6월 이후 원 구성 협상부터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관례를 깨고 대통령실을 관할하는 운영위원회와 상임위 마지막 통과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겠다고 선언했다. 황 위원장은 “우리나라가 대통령제 체제에서 대통령한테 권한이 집중돼 있지만, 권력은 전부 국회에 와 있다”며 “다수당이 독식·독점하면 국회의원은 필요 없는 존재다. 국정을 같이 책임지는 측면에서 (권력을) 나누고 국회가 스스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민주당에 일침을 가했다. 황 위원장은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시절을 거론하며 “보수 정당이 다수당일 때 의석수가 198석, 민주당은 89석이었지만 우리 당이 스스로 살기 위해 국회의장을 맡고 법사위원장은 내주는 지혜를 발휘했다”며 “우리 당도 민주당을 지지한 국민들을 존중하지만, 민주당도 우리 당을 지지한 국민들을 봐서 존중해야 한다. 그게 국회”라며 힘줘 말했다. 실제로 당시 황 원내대표는 현 국회의장인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 미디어법, 반값 등록금 등 굵직한 국정과제를 민주당과 협의해 합의 처리한 바 있다. 황 위원장은 총선 패배 이후 여당에서 진행 중인 백서 작업에 대해선 “과거 심판이 아닌 미래 지향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백서 특위에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나 윤석열 대통령도 만나겠다고 하는데 백서 성격이 과거 심판론이나 특정인에 대한 책임을 거론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선거 패배의 주어를 당으로 하고 대안을 제시해 미래 지향적인 요소를 담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 지방선거에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8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이데일리 기자)
- 사라지는 대한민국…모든 지역, 모든 연령서 아이 덜 낳았다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권효중 기자] 올해 들어 정부가 저출생과의 전면전을 선포했으나 지난 1분기(1~3월) 출산 관련 지표는 모두 ‘역대 최악’을 가리키고 있다. 출생아수(1만9669명)와 합계출산율(0.76명)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국 17개 시·도를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반등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통상 출생 수가 연초 가장 많았다가 연말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출산율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4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생아 수는 1만 9669명으로 1년 전보다 1549명(7.3%) 감소했다. 1981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3월 기준 출생아 수가 2만명을 하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월별 출생아 수는 지난해 3월까지는 2만명을 웃돌다가 4월부터 12월까지는 1만명 대에 머물렀다. 올해는 1월(2만 1442명)만 2만명을 넘겼고 2월(1만 9362명)부터 1만명 대로 떨어져 3월까지 2만명을 밑돌았다. 1분기 출생아 수는 6만474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994명(6.2%) 감소했다. 1분기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1년 전보다 0.06명 감소했다. 이 역시 통계청이 분기별 합계출산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전체 1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를 뜻한다. 출생아 수에 ‘연초 효과’가 있다는 걸 고려하면 올해 남은 기간은 내내 1만명 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합계출산율 역시 더 내려갈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연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분기별로는 △1분기 0.82명 △2·3분기 각 0.71명 △4분기 0.65명이었다. 앞서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을 통해 올해 합계출산율을 중위 시나리오에서 0.68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지역별로 보면 1분기 합계출산율은 17개 모든 시·도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서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4명 줄어든 0.59명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세종은 1.1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아기가 태어난 곳이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해 감소 폭(0.10명)은 가장 컸다.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25세 이상 모든 나이대에서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 특히 출산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인 30대 초반(30~34세)에서 72.3명로 4.4명 줄어 감소세가 가장 가팔랐다. 첫째만 낳는 경향도 지속됐다. 첫째아 구성비는 61.5%로 2.4%포인트 증가했고, 둘째아(31.7%), 셋째아 이상(6.8%)은 각각 1.6%포인트, 0.8%포인트 감소했다. 첫째아 출산 시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0.03년 증가한 2.53년으로,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늦게갖는 추세가 심화한 것으로 해석된다.다만 통계청은 2022년 8월 이후 결혼 건수가 약 1년간 증가세를 보인 점을 근거로 올 하반기 출생아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통상 결혼은 출산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지속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1분기 수준으로 하락하면 중위 추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하반기 출생아 수가 중위 기준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1분기 사망자 수는 9만 3626명으로 전년동기대비 4650명(5.2%) 증가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1분기 인구는 3만 3152명 자연감소했다. 자연감소 폭은 1년 전(-2만4 509명)보다 더 확대됐다. 3월까지 인구 자연감소는 2019년 11월 이후 53개월째 지속됐다.정부는 그간 천문학적인 예산 투입에도 꿈쩍 않고 있는 저출생 흐름을 바꿔야 한다며 총력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에서 정부 내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을 신설하고 장관이 부총리를 겸해 인구정책을 총괄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자문기구에 그쳤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대신 부처로 격상시켜 저출생 대책에 추진력을 붙이겠다는 구상이다.전문가들은 이미 장기적 추세로 변화한 저출생 경향을 정책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금 지급과 보육지원 시설 지원, 육아휴직 강화 등 그간 정부가 주로 해온 정책들은 효과는 빨리 낼 수 있으나 출산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의 인식 변화를 반영하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면서 “출산 비용을 줄여주는 것을 넘어 치열한 사회경쟁과 사회적 불평등, 불투명한 장래 등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고준위법 정쟁에 결국 폐기…원전 중단 현실화 우려”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영구저장시설 건설을 위한 특별법’(고준위법)이 21대 국회서 통과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여야는 이달 초만 해도 21대 국회에서 고준위법을 처리하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신임 원내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고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특검법을 막으려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며 민생법안을 내팽개치자 ‘여당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이데일리DB.국내 손꼽히는 원전 전문가인 윤종일(56)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고준위법은 민생법안 중 하나로 정부·여당이 책임감 있게 정책을 주도해야 하는데 특검법 부결에만 몰두하며 상임위 등 의사일정을 모두 보이콧했다”며 “민생법안을 폐기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21대 국회는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쟁으로 점철된 ‘최악의 국회’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윤 교수가 이처럼 국회를 강하게 비판한 것은, 고준위법 불발로 에너지 위기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어서다.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의 포화시점이 2023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한울(2031년), 고리(2032년), 월성(2037년), 신월성(2042년), 새울(2066년) 등의 순으로 다가오는데 넘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할 곳이 없어 원자력발전을 멈춰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1호기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로 1986년부터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선정을 시도했는데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만 우선 추진하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한 9번째의 시도 끝에 2005년 경주 지역으로 결정됐다. 원전 강국 중 핀란드와 스웨덴, 프랑스, 일본 등 다른 선진국은 고준위 방폐장 건립에 잇달아 착수했지만 우리나라는 첫발도 떼지 못한 상태다. 윤 교수는 “원전 부지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시설이 6년 후부터 차례대로 포화상태에 이르는데 에너지 위기에도 (저장시설이 없어) 원전 출력을 낮춰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걱정해야 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며 “건식저장시설에 대한 지역주민의 영구화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원자력이 포함됐는데 이는, 원자력발전이 ‘녹색산업’이라는 것이고 그 전제가 고준위법 제정”이라며 “이처럼 고준위법은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설치뿐만 아니라 K택소노미, 나아가 원전 수출 측면에서도 필요한 첫 단추 역할을 한다”고 했다.한편 담당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에 고준위법이 불발했지만 22대 국회에서 곧장 입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최남호 2차관은 “ 22대 국회때 바로 입법안을 (국회와) 협의해서 올리겠다”며 “법 제정 전이라도 사전에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단독]황우여 "대표 선거 3등까지 지도부…'하이브리드' 체제 고심"
- [이데일리 경계영 김기덕 기자·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하이브리드’ 지도체제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권 도전자 중 최고 득표자를 당대표 겸 대표최고위원으로, 2~5위에 오른 차득표자를 최고위원으로 각각 선출하는 집단지도체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재 국민의힘은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지도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황 위원장이 이같은 방안을 내놓은 것은 현 체제에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정치적 영향력 차이가 커 당대표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된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현실적으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차기 당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 다른 주자들이 출마를 포기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나와도 (여러 당대표 후보가) 나올 수 있도록 당대표 선거 2~3등이 최고위원회의에 남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8월 중으로 좁혀지는 상황이다. 황 위원장은 “9월 정기국회와 8월 20~25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전에 열어야 하는데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이 8월 11일에 끝난다”며 “전당대회 준비에 40일 정도 필요하고 후보자의 형평과 당의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수정당에서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임한 마지막 당대표로 기록된 황 위원장은 지금 여당 상황을 “부모가 없는 집안 같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2년 동안 아버지(=당대표)를 6번 바꿨고 구심점도 없다”며 “내가 일할 땐 험한 얘기 오갈 때도 있었지만 그 밑엔 깊은 태평양 같은 당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약해졌다. 이번 (뽑힐) 당대표가 관심 가져야 한다”고 봤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중구 이데일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다음은 황우여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4·10 총선 패배 원인은 무엇인가. △민심의 방향과 여당의 선거 치르는 방향이 맞지 않았다.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것은 당연한데, 정부가 우리 편이고 대통령을 1호 당원으로 하는 우리 당은 미래 얘길 해야 했다.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데 대해 잘못했으면 ‘잘못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윤석열 정부가) 3년이나 남았는데 이런 것을 하겠다’고 미래 지향적인 것으로 대조해야 하는데 심판론에 매몰됐다. -총선을 이끈 한동훈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본인도 그 점을 어떻게 변명하면서 나올지, 아니면 그 핑계로 안 나올지 고심할 텐데 국민의힘에 인물난이 좀 있다. 나도 비대위원장으로 있듯 (당이) 비상시기여서 당과 국민이 부른다면 누구든 일단 문을 열어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넓은 마음이 당에 흘러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다. -전당대회 룰(규정)은 손보나. △민주당 전당대회가 밋밋할 것 아닌가. 그에 비교해 국민의힘은 전통 있는 민주적 정당이고 인물도 다양하고 재밌다는 것을 보여주면 (전당대회가) 성공할 것이다. 그런데 한동훈 전 위원장이 나오면 (다른 후보가) 안 나오는 것을 걱정한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나와도 제발 (전당대회에) 나와달라’고 설득할 수 있도록 단일도, 집단도 아니고 하이브리드 (지도체제)로, 당대표 선거 1, 2, 3등은 최고위원회의에 남아있으면 어떤가. 한두 명 이상 묵직하고 국민이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얘기하면 재밌지 않겠나. 청년최고위원도 한 명만 하니까 (다른 최고위원과) 차이나서 그것도 고심하고 있다. -룰을 바꾸는 데 당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인가.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했고 30일 당선자 대회(워크숍)에서 의견을 모으는 등 앙케트(같은 질문을 여러 사람에게 물어 회답을 구하는 방법)를 계속할 것이다. -취임 일성으로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수 정당의 정체성이 희미해졌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보수의 가치가 뭔지, 정당의 정체성이 뭔지 분명히 하는 것이 쇄신의 출발점이고 그것만이라도 제가 했으면 좋겠다. -지금 국민의힘에 가장 필요한 보수 가치는 무엇인가. △매니페스토(대중에 확고한 정치적 의도와 견해를 밝히는 것)를 만들려 한다. 보수의 가치가 뭔지 다 말이 다르다. 당에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이 걸려있는데 이들은 각각 자유, 공화, 민주화를 상징한다. 자유민주공화국이 국민의힘 기본 사상에 녹아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 가치는 자유다. 작게는 가정과 종교 세계에 대한 가치, 국가체제에 대한 가치를 기본으로 한다. -‘창당 이상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어떻게 혁신하려 하는가. △보수의 가치를 지지자에게 제시하면서 마음을 모으자. 지금 극단적 행동파부터 공론만 하는 분까지 갈라져있어 그 마음을 묶어야 한다. 그 다음 세 가지 개혁을 해야 한다. 먼저 우리 당 브레인인 여의도연구원은 그 기능이 상실되거나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는 평이 있어 이를 활성화하려 한다. 둘째는 교육·연수 기능, 셋째는 국민과의 소통, 즉 홍보 기능을 (개선)하는 일을 생각하고 있다. -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등을 주장하며 중도층과 보수층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웃으며) 끌어안지 말고 그냥 (중도·보수층을) 우리에게 오시라고 하라. 양당 체제를 만든 것은 정치권의 화두를 정당에 맡겨 보수는 보수 얘기를, 진보는 진보 얘기를 각각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표만 생각해 자신의 가치를 희미하게 한다면 당이 하나만 있으면 되지 않겠나. 영국도 보수당과 노동당이 있는데, 보수당이 자꾸 노동당 얘길 하면 노동당은 어떡하라는 말인가. 보수는 열심히 일해 돈을 모아두지만 돈 쓸 줄 모르는데, 진보가 (집권당으로) 와서 쓴다. 그래서 그 기능이 순환해야 한다. -이제 22대 국회가 곧 개원한다. 후배 국회의원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 △국회의원 선서엔 ‘헌법을 준수하며 양심에 따라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책임의식을 갖고 훌륭한 법을 만들도록 엄청난 권력이 부여된다. 국회가 자기 본분을 놓치면 무법지대가 된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중구 이데일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