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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억·꿈 작품으로...'하지 못한 말'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교보문고가 운영하는 전시공간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는 16일부터 임소담·지희킴 작가가 참여하는 ‘하지 못한 말’ 전시를 개최한다고 이날 밝혔다.임소담 ‘어깨 위의 흰 짐승’(2020), 21×24×12cm,세라믹(사진=교보아트스페이스)이번 전시는 임소담 작가의 미공개 신작을 포함한 도예와 회화 작품 13점, 지희킴 작가의 미공개 신작을 포함한 회화 작품 6점이 함께 전시된다. 두 작가는 ‘기억, 꿈, 설명할 수 없는 사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품 속 대상을 선택한다. 그 대상들은 ‘고양이, 새, 불꽃, 상자, 강아지, 장갑, 손, 문어, 눈물’ 등 익숙하고 친숙한 것들이지만, 색과 형태의 변형을 통해 방문객들로 하여금 말로 못한 순간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희진 교보아트스페이스 디렉터는 “전시 제목 ‘하지 못한 말’은 관객들이 예술작품을 통해 올 한 해 말로 하지 못한 ‘순간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획됐다”고 의도를 밝혔다.전시 기간 중에는 제목 ‘하지 못한 말’과 연관한 다양한 관객 참여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2022년 1월 5일까지.지희킴 ‘우리의 그늘에서 2’(2019), 39×46.5cm, 종이에 과슈(사진=교보아트스페이스)
- '보드게임 박람회' 2021 보드게임콘, 오는 20일 개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사)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가 주관하는 보드게임 전문 전시회 ‘2021 보드게임콘’이 오는 11월 20일 토요일부터 11월 21일 일요일까지 양일간 진행된다.(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서울 대치동 SETEC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부득이하게 온라인으로 열렸지만,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차츰 실행되며 다시 오프라인으로 전환해 진행한다.다가오는 2021 보드게임콘에서는 500여 종의 국내외 보드게임을 만나 볼 수 있으며, 다양한 보드게임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보드게임 대회나 작가존, 보드게임 유튜버존 등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 관련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2021 보드게임콘에 참가하는 기업은 놀이속의세상, 코리아보드게임즈, 행복한바오밥, 젬블로, 조엔, 만두게임즈, 매직빈게임즈, 우보펀앤런, 보드엠, 에듀카코리아, 미미월드, 정경자창의키즈스쿨, 다즐에듀, 나비타월드, 보드붐, 보드피아, 보드홀릭, 게임올로지, 플레이더게임, 디자인연, 엠티에스게임즈 총 21개이다.(사)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보드게임콘은 2005년부터 16년째 명목을 이어오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 보드게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아시아 최대 보드게임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2021 보드게임콘 사전등록과 행사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보드게임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티빙 '술꾼도시여자들', 한 주 만에 유료가입 기여 3배 증가
- ‘술꾼도시여자들’(사진=티빙)[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의 주역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 그리고 최시원이 인생 캐릭터를 만나 매력과 시너지를 뽐내며 흥행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은 미깡 작가의 다음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해 동갑내기 세 친구의 우정을 그린 작품. 지난 주 공개된 7, 8화에서는 안소희(이선빈 분), 한지연(한선화 분), 강지구(정은지 분), 강북구(최시원 분)가 쓰디쓴 사회 초년생 시절과 그럴수록 더욱 굳건한 우정을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특히 7, 8화 공개 후 티빙 유료 가입 기여 수치가 전주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일일 가입기여 최고 수치를 갱신했다. 또한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주간 유료가입 기여 1위를 달성하는 등 인기 속도가 급격하게 솟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안소희, 한지연, 강지구는 사회 초년생 시절에도 불의와 타협하는 법을 몰랐다. 안소희는 친구 한지연에게 갑질하는 협력사 오너를 향해 속이 뻥 뚫리는 사투리를 내뱉으며 친구의 복수를 대신했고, 한지연은 사장의 치부를 폭로했으며, 강지구는 제자의 아픔을 제 아픔인 양 아파했다. 불의와 맞선 후폭풍은 거셌다.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된 것. 하지만 힘든 시간도 서로의 존재로 버텨내는 끈끈한 우정을 보여줘 감동을 선사했다. 더불어 강북구는 개그맨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등장, 남다른 개그 취향을 발휘하며 재미를 더했다.이처럼 캐릭터의 과거 서사와 우정의 역사를 담아낸 7, 8화는 배우들과 캐릭터의 합이 특히 빛을 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배우 이선빈은 전라도 사투리를 랩처럼 내뱉으며 웃음을 책임졌고, 한선화는 통통 튀는 매력 안에 깊은 내면을 지닌 한지연을 손에 잡힐 듯 연기해냈다. 정은지 역시 베일에 싸여 있던 강지구의 서사를 폭발시키며 내실 있는 연기로 깊은 울림을 전달했다. 최시원 또한 특유의 유쾌함과 능청스러움을 과시하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이에 개연성 있는 서사와 빠른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들의 열연은 무한 시너지를 발휘하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흥행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있는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티빙을 통해 단독 공개된다.
- [e법안 프리즘]이수진, ‘플랫폼종사자 보호지원법안’ 발의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배달 근로자와 웹툰 작가, 대리운전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플랫폼 종사자 보호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진=연합뉴스)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플랫폼 종사자 보호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법안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플랫폼 종사자에 대해서는 노동법을 우선 적용해 보호하고, 플랫폼 종사자가 노동관계법 상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장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증명하도록 해 플랫폼 종사자의 권익을 두텁게 보호하고자 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 종사자에게 이용계약 기간 및 갱신ㆍ변경ㆍ해지 절차 등의 주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 플랫폼 종사자가 요청하면 노무의 배정 및 보수, 고객만족도 등을 평가하는 경우, 평가 방법과 기준 및 결과 활용 등의 주요 정보를 제공하고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해 플랫폼 산업에 공정한 계약관계가 확립되도록 했다.노동관계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증명이 된 플랫폼 종사자에 대해서도 플랫폼 사업자는 차별적 처우, 이 법에 따른 정당한 권리 행사를 이유로 한 불이익한 조치 등을 해서는 안되고, 플랫폼 종사자의 안전과 건강, 개인정보 및 사생활 등을 보호해야 한다. 플랫폼 종사자가 사회보험을 적용받게 된 경우에는 관계법령에서 정하는 의무를 이행하도록 해 고용형태와 무관하게 다양한 플랫폼 종사자를 폭넓게 보호하고자 했다.아울러 정부는 플랫폼 종사자의 권익 보호 및 플랫폼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하여 주기적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하며, 표준계약서의 개발과 보급, 직업능력개발훈련 실시, 사회보험료 및 플랫폼 종사자의 복지 증진 등을 지원하도록 했다.이 의원은 “신기술의 발달로 급증하고 있는 플랫폼 종사자는 노무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개인사업자로 취급되어 노동관계법의 보호로부터 배제되어 왔다”면서 “이러한 경계의 모호함을 이유로 플랫폼 사업자는 자신들이 마땅히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플랫폼 종사자와 사회보장제도를 운용하는 국가에 전가해 왔다”고 지적했다.이어 “따라서 이 법안은 플랫폼 산업의 공정성 보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인 플랫폼 종사자의 법적 지위 개선과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취지”라고 제정안 발의의 의의를 밝혔다.
- "이 새벽은 온통 푸르구나, 눈물 나게 푸르구나"
- 작가 강승희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 ‘강승희 유화전’에 건 ‘새벽’ 연작 사이에 섰다. 100호 규모의 유화 ‘새벽-22158’(2021·왼쪽)과 ‘새벽-22159’(2021)는 모두 바다 위에서 제주의 바다, 제주의 산을 바라본 것이다. 여느 작가들의 제주그림에선 볼 수 없는 흔치 않은 이 전경은 작가가 40년 화업을 통해 지켜냈던 그날, 1980년 6월 ‘여름 오전 5시 30분’, 페리에서 봤던 그 장면이 모티프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1980년 6월. 그 ‘새벽’은 바다 위에서 봤다. 짓눌린 푸름이 삐져나올 듯한 그 새벽은 바다와 밀착한 육지, 육지와 맞닿은 산세와 뒤엉켜 있었다. 경계가 없는 푸름, 한계가 없는 새벽. 그 장면을 오롯이 지켜봤던 그이는, 비행기 편히 탈 형편도 못 되는 학생이라, 밤새워 페리호를 타고 어두운 바닷길을 가르며 귀향하던 길이었다. 계엄령에, 휴교령에 온통 뒤죽박죽인 세상풍경에 있는 대로 마음을 할퀸 스무 살 청년은 심란한 사정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저 새벽, 그 푸름과 맞닥뜨린 건데. “이 새벽은 온통 푸르구나, 눈물 나게 푸르구나.” 그때는 미처 몰랐다. 그날의 시간, 그 시간의 색이 작가의 뒤통수를 이처럼 오래도록 잡아당기게 될 줄은. “난 80학번이다. 1980년 봄, 당시 정세야 다들 알고 있는 일이고, 대학 1학년 첫 학기를 어찌 보냈는지도 모르게 쫓기듯 제주집으로 향하던 배 위였다. 그때 본 착잡함이 섞인 충격적인 장면이 평생을 따라다녔다. 지금 다시 간다고 해도 같은 걸 보진 못할 텐데.” 강승희의 ‘새벽-22157’(2021·112.1×162.2㎝). 작가는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누구나 그릴 수 없는 ‘새벽’을 그린다. 푸른색도 한 가지만이 아니라서 “여러 가지 색을 혼합해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섞어낸다”고 했다(사진=노화랑).바다에서 바라본 푸름뿐인 새벽은 묵직한 한라산의 산세로 윤곽을 드러내는 중이었다. 산이 가슴 벌려 품은 항구도 꿈틀대기 시작했고. 이후 그 정경은 세상에 여러 차례 나왔다. 숱하게 내놨지만 작가는 기어이 신작으로 또 한 점을 보탰는데. 100호(162.2×130.3㎝) 크기의 유화 ‘새벽-22158’(2021)이다. 제주의 바다를, 제주의 산을 그린 작가가 어디 한둘이겠나. 하지만 바다 위에서 제주의 바다를, 제주의 산을 바라보고 그린 작가는 그이가 유일할 거다. 작가 강승희(61·추계예술대 교수) 말이다. ◇처음 되돌려 7년째…캔버스·물감으로 다시 그린 ‘새벽’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에 펼친 ‘강승희 유화전’. 30여점을 건 화랑의 풍경은 온통 푸르렀다. 화업 40년간 줄창 한길로만 걸었다는 작품 ‘새벽’ 연작이 줄지어 붙들거나 멈춰세운 시간 때문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 역시 그 ‘새벽’으로 운을 뗐다. “여름에는 여름대로 겨울에는 겨울대로 새벽의 맛이 다르다. 분위기도 다르지만 공기, 여백, 여운, 그 푸른빛도 다르고. 거기에 빠져 지금껏 온 듯하다. 최초의 발상은 ‘여름 오전 5시 30분’이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 ‘강승희 유화전’ 전경. 이번 전시에는 유독 고향인 제주의 바다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작가는 “지난해 회갑을 지내고 나니 자꾸 고향 쪽으로 기울더라”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여름 오전 5시 30분’은 그해 그 새벽을 말하는 거다. 바로 그날부터 딱 하나만 보고 왔다는 얘기다. 사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유심히 볼 건 그보다 더 귀한 ‘전시명’이다. 다른 작가들처럼 화려한 타이틀도 생략하고 그저 ‘유화전’인 이유 말이다. 말 그대로 작가의 화업을 가름할 중요한 분기점을 암시하는데. 맞다. 강 작가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한 번쯤 보거나 들었던 그이다. ‘동판화가 강승희’ 말이다. ‘일도 힘든데 돈도 안 된다’며 남들은 저만치 미뤄둔 그 작업에 뛰어들어 ‘획을 그어’냈더랬다. 국립현대미술관도 모자라 영국 대영박물관, 중국 중경미술관 등이 기꺼이 작품을 소장한 데 더해, 1991년 ‘제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같은 해 일본 ‘와카야마국제판화비엔날레’ 2등, 2000년 중국 ‘제1회 칭타오국제판화비엔날레’ 동상을 거머쥐는 등 온갖 상도 휩쓸었다. 작가로서만도 아니다. 27년 동안 대학에서 후학까지 양성하면서 말이다. 강승희의 ‘새벽-21915’(2019·80.3×116.8㎝). 산등성이를 가르는 숲 사이에 난 외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어느 날 새벽은 밝아오는 하늘보다 강렬하게 한 줄기 빛처럼 깨어났다(사진=노화랑).한 번 봤다면 누구라도 유혹에 빠뜨렸던 작가의 강력한 무기는 딱딱한 동판에 흘린 부드러운 수묵기법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작업이라 해도 될 동판 위 날카로운 바늘의 긁힘으로 은근하게 먹이 번지는 듯한 화면을 빚어낼 줄 상상도 못했으니까. 그랬던 그이가 뭐가 아쉬워 좋은 작품에 빛나는 명성까지 다 내려놓고 새삼 붓을 잡았을까. “문득 한계가 느껴졌다. 아직도 못 다 표현한 새벽은 여전히 푸른데, 몸에 이상신호가 생긴 게 가장 컸다. 동판화 작업은 판을 부식시키는 과정에서 가스가 생긴다. 아무리 철저히 차단한다고 해도 그때 생기는 화공약품을 들이마실 수밖에 없는데, 그게 치명적이었던 것 같다.” 이제 다 접어야 하는 건가로 고민하던 그즈음 떠올린 것도 ‘여름 오전 5시 30분’이었나 보다. “처음으로 돌아가자” 했단다. 사실 작가는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판화에 매료돼 ‘내 길로 삼자’ 한 건 4학년 때였다는데, 정규과정에도 없던 판화를 독학하다시피 개척해왔던 터였다. 그 먼 길을 돌아, 작가는 다시 붓을 쥐고 캔버스와 유화물감 앞으로 돌아왔던 거다. 7년 전 일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 ‘강승희 유화전’ 전경. ‘새벽-21224’(2021×80.3×116.8·왼쪽)와 ‘새벽-21217’(2021·116.8×72.7㎝). 숲 사이에 외롭게 난 길, 잎을 다 잃은 가지뿐인 앙상한 나무, 어느 날 새벽은 거기서부터 열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40년간 깨어있던 ‘새벽’…“유화로 가는 실험은 계속한다” 그런데 영 녹록지 않았단다. 정서는 그대로인데, 새벽과 푸름은 바로 저기 있는데, 도무지 동판화에 나왔던 표현이 나오지 않았다는 거다. 왜 아니겠나. 오른손잡이가 왼손에 붓을 쥔 듯하지 않았겠는가. 이후로 치열한 사투가 시작됐다. “회화도구라는 게 만만치 않더라. 붓그림으로 따지자면 엄청한 작가들이 해온 걸 당장 따라잡을 수도 없고. 죽어라고 실험에만 매달렸다. 뭐든 다른 것을 찾아내려고.” 결국 그 답은 판화에서 찾아냈다. 스크래퍼와 바늘, 면망사 등 동판화 도구를 유화제작에 들인 건데. “스크래퍼는 물감을 벗겨내기 쉽다. 바늘로는 정교한 질감을 내고. 면망사는 붓으로 칠한 물감을 문질러 고운 분위기를 낸다.” 그렇게 ‘나 죽지 않았다’는 듯, 고요함 속에서 꿈틀대는 정중동의 화면은, 작가가 유화를 향해 새롭게 불을 붙인 욕망과 다를 게 없었다. 숱하게 밤을 새웠고 새벽이 오는 것을 지켜봤다. “유화는 표현이 자유롭다. 욕구만큼 치고 나갈 수도 있고. 작은 화면(판화)에만 매달려야 했던 한도 풀었다. 100호 이상 캔버스를 대하니 확 터지는 듯하더라.” 작가 강승희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 ‘강승희 유화전’에 건 ‘새벽’ 연작 한 점 옆에 섰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물살이 먼저 알아챈 새벽 풍경. 이번 전시에 작가는 푸른색 중 보랏빛이 도드라진 작품을 여러 점 냈다. 유화를 그리면서 실험을 멈추지 않겠다고 한 작가가 시도한 ‘색의 실험’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새 유화로만 두 번째 개인전이다. 여전히 그이는 기법을 실험하고 색을 실험한다. 2년 전 개인전에서 많이 썼던 블랙을 좀 거둬내고 그 자리에 블루를 더 들였다. 예전보다 고향인 제주에 한 발짝 다가선 것도 차이라면 차이다. “유화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더 한다. 실험이 곧 작품이고, 죽을 때까지 실험을 할 거라고.” 하늘과 땅이 밀착한 저 아래부터 어둠이 깨지는 때, 그 순간에 나서봤다면 안다. 어떤 것도 제대로 볼 수 없지만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첫새벽은 말이다. 그저 밤을 버티면 저절로 오는 시간이 아닌 거다. “눈물겹게 얻어낸 서정성”이라 한 작가에게는 유화란 게 그 새벽이 아니었을까. 전시는 27일까지.
- 독서의 계절 가을, 전자책 플랫폼서 '장르소설' 떠오른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올가을 전자책 플랫폼에서 ‘장르 소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개봉해 12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인 SF영화 ‘듄’의 인기에 힘입어 동명 원작 소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예 작가의 판타지 ‘달러구트 꿈 백화점’,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 등 국내 작가들의 장르 소설도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콘텐츠 플랫폼 기업 리디가 리디북스의 9~10월 도서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상위 30권 중 10권이 SF 및 판타지, 스릴러 소설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리드 헤이스팅스의 ‘규칙없음’, 오건영의 ‘부의 대이동’, 김승호의 ‘돈의 속성’ 등 경제·경영이나 에세이, 인문 위주였던 것과 비교하면 판도가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상위권에는 SF 소설이 랭크됐다. 프랭크 허버트 작가의 SF 대작 ‘듄’은 지난달 영화 개봉을 기점으로 관심이 급증하며 단숨에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듄’ 1권과 전권 세트가 나란히 10위 내에 랭크됐다. 영화 ‘마션’의 원작 소설가로 알려진 앤디 위어의 신작 ‘프로젝트 헤일메리’도 지난 5월 출간 이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며 12위를 차지했다. 리디북스 고객들이 100여 개가 넘는 추천 후기를 남겼고, 평균 평점도 4.8점에 달하는 등 오랜 기간 호응을 얻고 있다. 판타지 및 스릴러 소설도 강세다. 이미예 작가의 힐링 판타지 ‘달러구트 꿈 백화점2’가 5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며 판타지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스릴러 신작 ‘백조와 박쥐’도 8위에 안착하며 장르 소설의 인기를 견인했다. 11월도 장르 소설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종이책 출간에 이어 이달 1일 전자책으로 발간된 김초엽 작가의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은 출간 직후 11월 판매량 5위에 오르며 SF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한편, 리디북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프로젝트 ‘우주라이크소설’을 통해 다양한 장르 소설을 선보이고 있다. 심너울 작가의 SF 소설 ‘내 손 안의 영웅, 핸디히어로’를 비롯해 스릴러, 판타지 등 작가들의 신작 단편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추석과 대체 공휴일 연휴에는 ‘SF 특별전’ 이벤트를 열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한 바 있다. 리디 관계자는 “다양한 소재와 형식을 지닌 SF 및 스릴러 작품이 폭넓게 출간되면서 장르 소설이 대중적인 관심을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도 고객들이 선호하는 장르를 바탕으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과학기자협, 과학언론상에 본지 강민구 기자 등 수상
- 강민구 이데일리 ICT부 기자[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이영완)는 ‘2021과학언론상’ 수상자 21명(팀)을 선정해 15일 발표했다. 시상식은 오는 26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누리볼룸에서 진행한다. 수상자는 △기자가 뽑은 올해의 과학자상: 석상일(UNIST), 이준이(부산대), 최재욱(고려대 의대), 홍정주(생명연)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신방실(KBS) △올해의 의과학취재상, 과학부문: 강민구(이데일리) 이새봄(매일경제), 의학부문: 김민수외(동아사이언스) 김수진(한국경제TV) 신성식(중앙), 신재우외(연합), 환경부문: 박상욱(JTBC), 이정아외(헤럴드경제) △과학커뮤니케이터상: 고호관(작가), 박길수(연구재단), 양경욱(화학연), 이동기(재료연), 이은상(서울경제TV 경남취재본부), 이지홍(한국노바티스), 정용훈(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정길호(ETRI) 기자 등이다.석상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과학자상 부문‘기자가 뽑은 올해의 과학자상’은 석상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이준이 부산대학교 기후과학연구소 교수,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홍정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책임연구원이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과학자상 수상자는 협회 회원 기자 3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선정했다. 석상일 교수는 이종접합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개념을 세계 최초로 제안했으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발전 효율에서 국제 공인 세계 최고 기록을 5번 경신했다. 지금도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준이 교수는 지난 8월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1실무그룹 6차보고서의 총괄주저자로 지난 3년 반 동안 집필을 주도하고,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기후 전망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최재욱 교수는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위원장과 과학검증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코로나19 대유행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감염병 정보를 제공했으며, 우즈베키스탄 코로나19 국가자문관으로 활동하면서 감염병 국제협력사업도 주도했다. 홍정주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실험할 수 있는 영장류 모델을 국내 최초, 세계 네 번째로 개발했다. 코로나19와 백신 관련 언론 취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거짓 정보를 방지하는 데 기여했다.과학자상 수상자인 석상일 교수는 “현재 존재하는 큰 위협 중의 하나로 화석 에너지의 과다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의 대응을 위한 근본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의 하나로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에 유효할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우리 연구진의 노력에 상을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리며, 연구 결과를 일반 국민께 소개할 수 있는 기쁨을 준 것은 모두 과학기자의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홍정주 책임연구원은 “이번 수상은 저의 연구 영역에서 좀 더 공동체와 사회를 생각하는 과학자로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라는 메시지로 느껴진다. 대학과 기업이 가기 어려운 자갈길을 먼저 가며 길을 증명해내는 역할을 하는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이러한 국가적 미션을 수행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기자상 부문‘대한민국과학기자상’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전문성 있는 보도로 과학계와 대중을 잇는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온 신방실 KBS 기자가 수상한다. 특히 올해 방송된 ‘나는 재난 생존자입니다’ 시리즈는 과학재난 보도에서 놓치기 쉬운 피해 생존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후의 위기, 침묵하는 교육’ 연속 기획과 ‘대파로 본 기후변화’ 기사 등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일상생활과 연계해 전달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였다.‘올해의 의과학취재상’ 과학부문은 ‘미 주도 8개국 달 탐사 아르테미스 연합에 한국도 참여’ 등 과학기술의 주요 현안과 연구 성과 등을 심층 보도한 강민구 이데일리 ICT부 기자와 한국의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안을 담은 ‘비욘드 그래비티’ 기획 기사로 국가 우주정책의 개선을 이끈 이새봄 매일경제 벤처과학부 기자가 선정됐다.의학부문은 동아사이언스 데일리뉴스팀(김민수/고재원/김우현)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오 현상을 추적한 ‘코로나 시대 혐오 시리즈’로, 김수진 한국경제TV 성장기업부 기자는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된 특수학교 학생들을 다룬 ‘코로나 사각지대 특수학교 아이들, 일반 학교와 지침 똑같아’ 기사, 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는 복지 분야의 사회이슈를 연속 발굴한 ‘신성식의 레츠고 9988’ 연재, 연합뉴스 보건복지팀(신재우/신선미/김예나/김서영/박규리)은 지난 2년 동안 매일 신속, 정확하게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보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환경부문은 박상욱 JTBC 보도국 기자가 기후 위기 시대를 집중 조명한 ‘박상욱의 기후 1.5’ 연재로, 헤럴드경제 라스트포레스트 취재팀(이정아/김성우/신보경/안경찬/허연주/박이담/변정하)은 기후변화에 대한 잘못된 주장을 검증한 ‘라스트 포레스트:기후변화 회의론에 대한 회의론’ 시리즈로 각각 수상자로 뽑혔다.정용훈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과학커뮤니케이션상 부문과학언론 활성화와 과학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시상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상’은 원자력과 방사선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알기 쉬운 비유와 설명으로 사회적 오해를 불식시켜 온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와 경남 진주 정촌 공룡발자국 화석 산지에 관한 기획기사로 현지 보존과 천연기념물 지정을 이끌어 낸 이은상 서울경제TV 경남취재본부 기자, 다양한 과학 서적을 저술, 번역하고 과학관 전시 콘텐츠 개발과 대중강연에도 참여한 고호관 작가가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과학연구와 제약산업 현장에서 적극적인 취재 지원 활동과 다양한 매체를 통한 정보 제공으로 과학 보도 확산에 기여한 박길수 한국연구재단 홍보실장, 양경욱 한국화학연구원 과학확산실장, 이동기 한국재료연구원 대외협력실 책임행정원, 이지홍 한국노바티스 홍보 및 대외 협력 전무, 정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실장도 과학커뮤니케이터상을 수상한다,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과학기술을 호기심의 대상이나 경제 성장의 수단으로 여기던 시대는 오래전에 지나갔다. 이제 과학기술은 거칠고 위험한 지구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절대 외면할 수 없는 필수 지식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과학기자의 시선이 국민의 생활 속으로 깊숙하게 파고 들어가야만 하며, 국민과 함께 역동적인 삶을 개척하는 선봉에 서야 한다는 사명감이 필요한 때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시상식에서는 과학언론의 발전과 과학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안영인 한국기상산업기술원 원장(전 SBS 기자)과 심재우 인제니아테라퓨틱스 부사장(전 중앙일보 기자)에게 공로패도 수여한다.
- 대한항공, 제 27회 여행사진 공모전 작품 접수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대한항공(003490)은 내달 1일부터 24일까지 ‘제 27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작품을 접수한다고 15일 밝혔다.이번 공모전 일반부문의 주제는 ‘여행의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여행지 배경 작품을 통해 보는이로 하여금 그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을 공모한다. 특별부문은 일상이 여행이 되는 뉴노멀의 코로나 시대를 버티게 해준 나만의 ‘일상 여행’을 담은 작품을 공모한다.이번 공모전에는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내·외국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즐겁고 아름다운 여행의 추억을 담은 작품 중 국내외 미발표작에 한해 출품 가능하다. 일반부문의 작품 접수는 여행사진 공모전 홈페이지에 이미지 파일을 등록하거나 우편을 통해 접수 가능하며, 특별부문은 공모전 홈페이지 또는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누구나 자유롭게 작품 접수가 가능하다.사진학과 교수 및 사진작가로 구성된 전문 심사위원단이 응모작 중 대상 1명, 금상 1명, 은상 2명, 동상 6명, 입선 40명, 특별부문 11명(대상 1명, 입선 10명) 등 총 61명을 선정한다. 대상 1명에게 국제선 및 국내선 프레스티지석 왕복 항공권을 증정하는 등 수상자들에게는 상패와 항공권 등을 수여한다.수상작 발표는 2022년 1월 마지막주에 진행될 예정이며 코로나19로 인해 별도 시상식은 진행하지 않는다. 수상작은 여행사진 공모전 홈페이지 내 온라인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