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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위기' 갑론을박…알 수 없는 공포 더 무섭다(재종합)
  • '도이체방크 위기' 갑론을박…알 수 없는 공포 더 무섭다(재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번에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다. 미국과 스위스에서 시작한 은행권 위기가 도이체방크로 옮겨붙을 것이라는 우려에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후폭풍이 다른 유럽 초대형 은행들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도이체방크는 수익성이 높고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제2의 CS’는 아니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그보다 시장이 실체를 알 수 옶는 ‘막연한 공포’에 휩싸여 있다는 지적이 많다.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도이체방크 본사 전경. (사진=AFP 제공)◇도이체방크 위기론에 CDS 폭등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도이체방크 은행채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장중 220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이 함께 오른다. 보험 가입시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도이체방크의 CDS 프리미엄은 전날 142bp 수준에서 큰 폭 뛰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번달 초만 해도 100bp를 밑돌았다는 점에서, 도이체방크를 둘러싼 불안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도이체방크 주가 역시 폭락했다. 독일 증시에서 8.53% 빠졌다.이는 UBS 합병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약 170억달러 규모의 AT1을 모두 상각 처리한데 따른 후폭풍이다. AT1은 금융기관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투자자 동의를 받지 않고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하는 신종자본증권이다. 코코본드(조건부전환사채)의 일종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들이 줄줄이 부실화하자, 손실을 국민 세금으로 메우지 않고 투자자들이 떠안도록 고안한 채권이다. AT1은 위기가 발생하면 공적자금 투입 전 자본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변제 순위가 일반 채권보다 후순위지만, 주식보다는 선순위다. 특히 AT1은 국제결제은행(BIS) 건전성 규제상 ‘기본자본’(Tier1)에 ‘보통주자본’(CET1)을 보완하는 형태로 통합돼 있다. CET1은 보통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으로 구성된 양질의 자본이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AT1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발행을 늘려 왔다. 그런데 이번 CS 사태 이후 채권은 안전하다는 상식이 깨진 채 170억달러의 AT1은 휴지조각이 됐고, 이같은 불안감의 다음 타깃으로 도이체방크가 꼽힌 것이다. CNBC는 “도이체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CET1 대비 AT1 비중은 17.7%다. 유럽 은행 평균(약 16%)보다 높다. 바클레이스(28.2%), 소시에테제네랄(20.7%), 스탠다드차타드(19.0%) 등도 높은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주가가 동시에 큰 폭 하락한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스튜어트 콜 에쿼티캐피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S의 AT1 채권 상각은 은행의 핵심적인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고 했다.도이체방크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1조4484억달러에 달하는 독일 최대 은행이다. 총 58개국에 걸쳐 약 8만5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고, 주요 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선정하는 ‘글로벌 시스템에 중요한 은행’(G-SIB)에 포함돼 있다. 도이체방크를 둘러싼 위기론은 CS 이상의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이 와중에 유럽중앙은행(ECB) 지난 1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3.50%로 50bp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이체방크는 이날 자본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증명할 목적으로 2028년 만기인 후순위채에 대한 상환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가가 8% 이상 폭락한 것은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1.66%),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1.74%),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1.26%) 등 각국 증시는 모두 약세를 보였다.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 정상회의’에 특별 참석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일각서 “제2의 CS 아니다” 지적다만 일각에서는 도이체방크 위기론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무엇보다 도이체방크의 자본력은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CET1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CET1 비율이 13.4%에 이르는 게 대표적이다. 30일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현금화가 용이한 고유동성 자산 비율을 나타내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42%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강력한 자본 버퍼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순이익은 56억6000만유로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최대다. 도이체방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린 이후 2018년 크리스티안 제빙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이후 눈물의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다.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을 낸 CS와는 체력 자체가 다르다.오토노머스 리서치의 스튜어트 그레이엄 전략가는 “도이체방크의 자본과 유동성은 강력하고 수익성은 견조하다”며 “제2의 CS가 아니다”고 했다. JP모건은 “도이체방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했다.월가의 한 자산운용사 인사는 “갑자기 불거진 도이체방크 위기론은 그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시장이 은행권 건전성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안고 있고 혼란은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포는 더 껄끄러운 재료다.소셜미디어(SNS) 광풍이 금융 불안정성을 더 높이고 있다는 분석 역시 힘을 받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다음 타깃이 정해지면 별 다른 이유 없이 위기설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이번 불안감은 은행들이 온라인 뱅킹과 SNS의 시대에 들어 갑작스러운 신뢰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고 전했다.당국자들은 재빨리 불안 심리 차단에 나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 정상회의에 참석해 “유로존 은행들은 회복 탄력성이 있고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 덕분에 굳건하다”며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정상회의 이후 도이체방크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도이체방크는 이익을 잘 내는 은행”이라며 “미래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장 마감 이후 미국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는 예정에 없던 비공개 긴급 회의를 열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소집으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게리 갠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 등이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상황이 진정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금융 시스템 붕괴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와 만난 자리에서 “유럽 당국이 옐런 장관, 파월 의장의 지원을 받아 주말 동안 유럽 은행 시스템에 강력한 지원 신호를 보낼 것을 희망한다”며 “유럽 금융기관의 규모를 볼 때 유럽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번지면 세계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23.03.25 I 김정남 기자
SNS까지 부추긴 '막연한 공포'…유럽 은행 위기감 엄습(종합)
  • SNS까지 부추긴 '막연한 공포'…유럽 은행 위기감 엄습(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번에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다. 미국과 스위스에서 시작한 은행권 위기가 도이체방크로 옮겨붙을 것이라는 우려에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후폭풍이 다른 유럽 초대형 은행들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도이체방크는 수익성이 높고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제2의 CS’는 아니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그보다 시장이 ‘막연한 공포’에 휩싸여 있다는 지적이 많다.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도이체방크 본사 전경. (사진=AFP 제공)◇도이체방크 위기론에 CDS 폭등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도이체방크 은행채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장중 220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이 함께 오른다. 보험 가입시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도이체방크의 CDS 프리미엄은 전날 142bp 수준에서 큰 폭 뛰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번달 초만 해도 100bp를 밑돌았다는 점에서, 도이체방크를 둘러싼 불안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도이체방크 주가 역시 폭락했다. 독일 증시에서 8.53% 빠졌다.이는 UBS 합병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약 170억달러 규모의 AT1을 모두 상각 처리한데 따른 후폭풍이다. AT1은 금융기관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투자자 동의를 받지 않고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하는 신종자본증권이다. 코코본드(조건부전환사채)의 일종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들이 줄줄이 부실화하자, 손실을 국민 세금으로 메우지 않고 투자자들이 떠안도록 고안한 채권이다. AT1은 위기가 발생하면 공적자금 투입 전 자본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변제 순위가 일반 채권보다 후순위지만, 주식보다는 선순위다. 특히 AT1은 국제결제은행(BIS) 건전성 규제상 ‘기본자본’(Tier1)에 ‘보통주자본’(CET1)을 보완하는 형태로 통합돼 있다. CET1은 보통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으로 구성된 양질의 자본이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AT1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발행을 늘려 왔다. 그런데 이번 CS 사태 이후 채권은 안전하다는 상식이 깨진 채 170억달러의 AT1은 휴지조각이 됐고, 이같은 불안감의 다음 타깃으로 도이체방크가 꼽힌 것이다. CNBC는 “도이체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CET1 대비 AT1 비중은 17.7%다. 유럽 은행 평균(약 16%)보다 높다. 바클레이스(28.2%), 소시에테제네랄(20.7%), 스탠다드차타드(19.0%) 등도 높은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주가가 동시에 큰 폭 하락한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스튜어트 콜 에쿼티캐피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S의 AT1 채권 상각은 은행의 핵심적인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고 했다.도이체방크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1조4484억달러에 달하는 독일 최대 은행이다. 총 58개국에 걸쳐 약 8만5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고, 주요 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선정하는 ‘글로벌 시스템에 중요한 은행’(G-SIB)에 포함돼 있다. 도이체방크를 둘러싼 위기론은 CS 이상의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이 와중에 유럽중앙은행(ECB) 지난 1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3.50%로 50bp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이체방크는 이날 자본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증명할 목적으로 2028년 만기인 후순위채에 대한 상환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가가 8% 이상 폭락한 것은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는 평가다.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 정상회의’에 특별 참석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일각서 “제2의 CS 아니다” 지적다만 일각에서는 도이체방크 위기론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무엇보다 도이체방크의 자본력은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CET1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CET1 비율이 13.4%에 이르는 게 대표적이다. 30일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현금화가 용이한 고유동성 자산 비율을 나타내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42%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강력한 자본 버퍼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순이익은 56억6000만유로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최대다.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을 낸 CS와는 체력 자체가 다르다.오토노머스 리서치의 스튜어트 그레이엄 전략가는 “도이체방크의 자본과 유동성은 강력하고 수익성은 견조하다”며 “제2의 CS가 아니다”고 했다. 월가의 한 자산운용사 인사는 “갑자기 불거진 도이체방크 위기론은 그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시장이 은행권 건전성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안고 있고 혼란은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SNS) 광풍이 금융 불안정성을 더 높이고 있다는 분석 역시 힘을 받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다음 타깃이 정해지면 별 다른 이유 없이 위기설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이번 불안감은 은행들이 온라인 뱅킹과 SNS의 시대에 들어 갑작스러운 신뢰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고 전했다.당국자들은 재빨리 불안 심리 차단에 나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 정상회의에 참석해 “유로존 은행들은 회복 탄력성이 있고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 덕분에 굳건하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며 “ECB는 필요한 경우 유로존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고 했다.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정상회의 이후 도이체방크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도이체방크는 이익을 잘 내는 은행”이라며 “미래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와 만난 자리에서 “유럽 당국이 미국 재닛 옐런 재무장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지원을 받아 주말 동안 유럽 은행 시스템에 강력한 지원 신호를 보낼 것을 희망한다”며 “유럽 금융기관의 규모를 볼 때 유럽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번지면 세계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23.03.25 I 김정남 기자
유럽이 불안하다…도이체방크發 '롤러코스터'
  • [뉴욕증시]유럽이 불안하다…도이체방크發 '롤러코스터'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강보합 마감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후폭풍이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약세를 보였다가, 우려가 다소 과도하다는 관측이 커지며 상승 전환했다. 다만 소셜미디어(SNS) 시대 들어 위험이 너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만큼 변동성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사진=AFP 제공)◇갑작스러운 도이체 위기론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1% 상승한 3만2237.53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56% 오른 3970.9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31% 뛴 1만1823.96을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85% 오른 1734.92를 기록했다.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도이체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는 우려에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장중 220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이 함께 오른다. 보험 가입시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도이체방크의 CDS 프리미엄은 전날 142bp 수준에서 큰 폭 뛰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번달 초만 해도 100bp를 밑돌았다는 점에서 최근 상승 폭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날 독일 증시에서 도이체방크 주가 역시 8.53% 빠졌다.이는 UBS 합병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약 170억달러 규모의 AT1을 모두 상각 처리한데 따른 후폭풍이다. AT1은 금융기관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투자자 동의를 받지 않고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하는 신종자본증권이다. 코코본드(조건부전환사채)의 일종이다. AT1은 위기가 발생하면 공적자금 투입 전 자본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변제 순위가 일반 채권보다 후순위지만, 주식보다는 선순위다. 그런데 이번 CS 사태 이후 채권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상식이 깨진 채 170억달러의 AT1은 휴지 조각이 됐고, 이같은 불안감의 다음 타깃으로 도이체방크가 꼽힌 것이다. CNBC는 “도이체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보통주자본’(CET1) 대비 AT1 비중은 17.7%다. 유럽 은행 평균(약 16%)보다 높다. 바클레이스(28.2%), 소시에테제네랄(20.7%), 스탠다드차타드(19.0%) 등도 높은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주가가 동시에 큰 폭 하락하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스튜어트 콜 에쿼티캐피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S의 AT1 채권 상각은 은행의 핵심적인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고 전했다.SNS 유행으로 인해 금융 불안정성에 더 높아졌다는 분석 역시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불안감은 은행들이 온라인 뱅킹과 SNS의 시대에 들어 갑작스러운 신뢰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고 전했다.◇“위기론 과도” 오후장 반등다만 오후장 들어 도이체방크 위기론이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이 커졌고, 3대 지수 역시 반등했다. 도이체방크의 경우 CET1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CET1 비율이 13.4%에 이른다. WSJ은 “강력한 자본 버퍼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오토노머스 리서치의 슈튜어트 그레이엄 전략가는 “도이체방크의 자본과 유동성은 강력하고 수익성은 견고하다”며 “제2의 CS가 아니다”고 했다.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볼 대표는 “도이체방크는 재정적으로 매우 건전하다”며 “(막연하게) 시장 전체가 겁을 먹고 있다”고 했다.당국자들은 재빨리 불안 심리 차단에 나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 정상회의’에 특별 참석한 자리에서 “유로존 은행들은 회복 탄력성이 있고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 덕분에 굳건하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며 “ECB는 필요한 경우 유로존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고 했다.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두고 “매우 특별한 상황”이라며 “대부분 은행들은 그 상황에 가깝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은행 시스템은 매우 강하고 탄력적”이라며 “(최근 은행 줄도산으로 인한) 금융 스트레스는 2008년 금융위기 혹은 팬데믹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간단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은행 시스템이 탄탄하다는 명확한 신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와 만난 자리에서 “유럽 당국이 미국 재닛 옐런 재무장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지원을 받아 주말 동안 유럽 은행 시스템에 강력한 지원 신호를 보낼 것을 희망한다”며 “유럽 금융기관의 규모를 볼 때 유럽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번지면 세계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뉴욕채권시장은 소폭 강세를 보였다(채권금리 하락).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555%까지 내렸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285%까지 떨어졌다.◇은행권 위기發 침체 불안감↑은행권 위기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와는 별개로 대출 감소로 인한 경기 하강 우려는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마이클 벨 시장전략가는 “(은행권 위기로 인한 신용 여건 강화 탓에) 유럽과 미국 모두 침체 위험이 커졌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경기 침체는 주가에 부담을 줬다”고 말했다. 심플라이 자산운용의 마이클 그린 수석전략가는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지방 은행 혹은 소형 은행이 큰 역할을 했던 신용카드, 자동차대출, 상업 부동산 등에서는 신용 수축을 볼 것”이라고 했다.미국장보다 일찍 마감하는 유럽 증시는 도이체방크 우려에 급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6% 하락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74% 내렸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1.26% 떨어졌다.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1.00% 하락한 배럴당 69.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2023.03.25 I 김정남 기자
도이체방크 위기설에 '롤러코스터'…미 증시 강보합
  • [속보]도이체방크 위기설에 '롤러코스터'…미 증시 강보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강보합 마감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후폭풍이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약세를 보였다가, 우려가 다소 과도하다는 관측이 커지며 상승 전환했다. 다만 소셜미디어(SNS) 시대 들어 위험 전이가 너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만큼 변동성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사진=AFP 제공)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1%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57% 올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31% 뛰었다.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도이체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는 우려에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20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이 함께 오른다. 보험 가입시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도이치방크의 CDS 프리미엄은 전날 142bp 수준에서 큰 폭 뛰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번달 초만 해도 100bp를 밑돌았다. 독일 증시에서 도이체방크 주가 역시 8.53% 빠졌다.이는 UBS 합병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약 170억달러 규모의 AT1을 모두 상각 처리한데 따른 후폭풍이다. AT1은 금융기관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투자자 동의를 받지 않고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하는 신종자본증권이다. 코코본드(조건부전환사채)의 일종이다. AT1은 위기가 발생하면 공적자금 투입 전 자본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변제 순위가 일반 채권보다 후순위지만, 주식보다는 선순위다. 그런데 이번 CS 사태 이후 채권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상식이 깨진 채 170억달러의 AT1은 휴지 조각이 됐고, 이같은 불안감의 다음 타깃으로 도이체방크가 꼽히고 있는 것이다. CNBC는 “도이체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보통주자본’(CET1) 대비 AT1 비중은 17.7%다. 유럽 은행 평균(약 16%)보다 높다. 바클레이스(28.2%), 소시에테제네랄(20.7%), 스탠다드차타드(19.0%) 등도 높은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주가가 동시에 큰 폭 하락하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스튜어트 콜 에쿼티캐피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S의 AT1 채권 상각은 은행의 핵심적인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고 전했다.SNS 유행으로 인해 금융 불안정성에 더 높아졌다는 분석 역시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불안감은 은행들이 온라인 뱅킹과 SNS의 시대에 들어 갑작스러운 신뢰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고 전했다.다만 오후장 들어 도이체방크 위기론이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이 커졌고, 3대 지수 역시 반등했다. 도이체방크의 경우 CET1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CET1 비율이 13.4%에 이른다. WSJ은 “강력한 자본 버퍼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오토노머스 리서치의 슈튜어트 그레이엄 전략가는 “도이체방크의 자본과 유동성은 강력하다”며 “제2의 CS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또 “도이체방크는 견고한 수익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볼 대표는 “도이체방크는 재정적으로 매우 건전하다”며 “(막연하게) 시장 전체가 겁을 먹고 있다”고 했다.당국자들은 재빨리 불안 심리 차단에 나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 정상회의’에 특별 참석한 자리에서 “유로존 은행들은 회복 탄력성이 있고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 덕분에 굳건하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며 “ECB는 필요한 경우 유로존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고 했다.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두고 “매우 특별한 상황”이라며 “대부분 은행들은 그 상황에 가깝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은행 시스템은 매우 강하고 탄력적”이라며 “(최근 은행 줄도산으로 인한) 금융 스트레스는 2008년 금융위기 혹은 팬데믹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뉴욕채권시장은 소폭 강세를 보였다(채권금리 하락).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555%까지 내렸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285%까지 떨어졌다.은행권 위기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와는 별개로 대출 감소로 인한 경기 하강 우려는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마이클 벨 시장전략가는 “(은행권 위기로 인한 신용 여건 강화 탓에) 유럽과 미국 모두 침체 위험이 커졌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경기 침체는 주가에 부담을 줬다”고 말했다.
2023.03.25 I 김정남 기자
은행 짓누르는 '막연한 공포'…도이체방크마저 흔들릴까
  • 은행 짓누르는 '막연한 공포'…도이체방크마저 흔들릴까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번에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다. 미국과 스위스에서 시작한 은행권 위기가 도이체방크로 옮겨붙을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후폭풍이 다른 유럽 초대형 은행들로 번지는 기류다. 다만 도이체방크의 수익성이 높고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제2의 CS’는 아니라는 관측도 있다.(사진=AFP 제공)◇도이체방크 위기론에 CDS 폭등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도이체방크 은행채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장중 220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이 함께 오른다. 보험 가입시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도이체방크의 CDS 프리미엄은 전날 142bp 수준에서 큰 폭 뛰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번달 초만 해도 100bp를 밑돌았다는 점에서, 도이체방크를 둘러싼 불안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도이체방크 주가 역시 폭락했다. 독일 증시에서 8.5% 이상 빠졌다.이는 UBS 합병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약 170억달러 규모의 AT1을 모두 상각 처리한데 따른 후폭풍이다. AT1은 금융기관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투자자 동의를 받지 않고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하는 신종자본증권이다. 코코본드(조건부전환사채)의 일종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들이 줄줄이 부실화하자, 손실을 국민 세금으로 메우지 않고 투자자들이 떠안도록 고안한 채권이다. AT1은 위기가 발생하면 공적자금 투입 전 자본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변제 순위가 일반 채권보다 후순위지만, 주식보다는 선순위다. 특히 AT1은 국제결제은행(BIS) 건전성 규제상 ‘기본자본’(Tier 1)에 ‘보통주자본’(CET1)을 보완하는 형태로 통합돼 있다. CET1은 보통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으로 구성된 양질의 자본이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AT1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발행을 늘려 왔다. 그런데 이번 CS 사태 이후 채권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상식이 깨진 채 170억달러의 AT1은 휴지 조각이 됐고, 이같은 불안감의 다음 타깃으로 도이체방크가 꼽히고 있는 것이다. CNBC는 “도이체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CET1 대비 AT1 비중은 17.7%다. 유럽 은행 평균(약 16%)보다 높다. 바클레이스(28.2%), 소시에테제네랄(20.7%), 스탠다드차타드(19.0%) 등도 높은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주가가 동시에 큰 폭 하락하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스튜어트 콜 에쿼티캐피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S의 AT1 채권 상각은 은행의 핵심적인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며 “도이체방크 역시 이를 극복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도이체방크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1조4484억달러에 달하는 독일 최대 은행이다. 총 58개국에 걸쳐 약 8만5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고, 주요 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선정하는 ‘글로벌 시스템에 중요한 은행’(G-SIB)에 포함돼 있다. 도이체방크를 둘러싼 위기론은 CS 이상의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이 와중에 유럽중앙은행(ECB) 지난 1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3.50%로 50bp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셜미디어(SNS) 유행으로 인해 금융 불안정성에 더 높아졌다는 분석 역시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불안감은 은행들이 온라인 뱅킹과 SNS의 시대에 들어 갑작스러운 신뢰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고 전했다.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 정상회의’에 특별 참석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일각서 “제2의 CS 아니다” 지적다만 일각에서는 도이체방크 위기론이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무엇보다 도이체방크의 자본력은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CET1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CET1 비율이 13.4%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강력한 자본 버퍼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순이익은 56억6000만유로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최대다.오토노머스 리서치의 슈튜어트 그레이엄 전략가는 “도이체방크의 자본과 유동성은 강력하다”며 “제2의 CS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또 “도이체방크는 견고한 수익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한 자산운용사 인사는 “갑자기 불거진 도이체방크 위기론은 그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시장이 은행권 건전성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안고 있고 혼란이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자들은 재빨리 불안 심리 차단에 나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 정상회의’에 특별 참석한 자리에서 “유로존 은행들은 회복 탄력성이 있고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 덕분에 굳건하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며 “ECB는 필요한 경우 유로존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고 했다.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회의 이후 도이체방크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도이체방크는 이익을 잘 내는 은행”이라며 “그 미래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023.03.25 I 김정남 기자
CS 이어 도이치방크마저 '흔들'…미 증시 약세 압력
  • CS 이어 도이치방크마저 '흔들'…미 증시 약세 압력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후폭풍이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방크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공포감 탓이다. 이에 주요 은행주는 일제히 하락했고, 위험 선호 심리는 가라앉았다.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4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7% 하락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56% 내리고 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59% 떨어지고 있다.(사진=AFP 제공)3대 지수는 도이치방크 우려에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도이치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는 우려에 은행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장중 215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이 함께 오른다. 보험 가입시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도이치방크의 CDS 프리미엄은 전날 142bp 수준에서 큰 폭 뛰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번달 초만 해도 100bp를 밑돌았다.도이치방크 주가 역시 폭락하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UBS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가격은 7.62% 떨어지고 있다. 독일 증시에서는 10% 넘게 내리고 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와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의 주가 역시 큰 폭 하락하고 있다.이는 UBS 합병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160억스위스프랑 규모의 AT1을 모두 상각 처리한데 따른 후폭풍이다. AT1은 금융사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투자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하는 신종자본증권이다. 코코본드(조건부 전환 사채)의 일종이다. 일반 채권보다는 후순위이지만, 주식보다는 선순위다. 그런데 채권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상식이 깨진 채 160억스위스프랑 규모의 AT1은 휴지 조각이 됐고, 이같은 불안감의 다음 타깃으로 도이치방크가 꼽히고 있는 것이다. CNBC는 “도이치방크의 AT1이 급격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AT1 시장은 27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큰 파장은 불가피해 보인다.스튜어트 콜 에쿼티캐피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S의 AT1 채권 상각은 은행의 핵심적인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며 “도이치방크 역시 이를 극복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후 “도이치방크는 이익을 잘 내는 은행”이라며 “그 미래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있다. 무디스는 “당국자들이 현재의 혼란을 억제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베어 트랩 리포트의 래리 맥도널드 창업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문제가 은행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불러 왔다”며 “투자자들은 갑자기 CS와 도이치방크의 형편 없는 경영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이 와중에 유럽중앙은행(ECB) 지난 1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3.50%로 50bp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 주가는 모두 떨어지고 있다. 유동성 위기설이 돌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2% 이상 내리고 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마이클 벨 시장전략가는 “(은행권 위기로 인한 신용 여건 강화 탓에) 유럽과 미국 모두 침체 위험이 커졌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경기 침체는 주가에 부담을 줬다”고 말했다.
2023.03.25 I 김정남 기자
박건호著 ‘역사 컬렉터, 탐정이 되다’
  • [서평]박건호著 ‘역사 컬렉터, 탐정이 되다’
  • 박건호 著 ‘역사 컬렉터, 탐정이 되다’ 표지. (제공=휴머니스트)[유성호 문화평론가·문화지평 대표] 2020년 ‘컬렉터, 역사를 수집하다’로 미시 서지학의 새장을 연 박건호 작가가 후속작 ‘역사 컬렉터, 탐정이 되다’로 다시 찾아왔다. 지난 1월 말 출간된 새 책은 연작의 성격을 띠나 전편보다 분석의 깊이와 역사 추적의 눈초리가 깊고 날카롭다. 책 중 직업이 컬렉터에서 탐정으로 바뀐 이유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니 그래서 출판사서 책 제목을 그렇게 정한 듯하다.저자 말로는 반나절이면 뚝딱 읽힌단다. 그렇게 믿고 책을 들었는데 솔직히 쉽게 읽히진 않는다. 이유는 역사를 들여다보는 폭과 심도가 넓고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서사라고 할 수 있는 데, 역사적 사실이나 개연성에 대해 표현 양식이나 접근 방식이 전편보다 확실히 분석적이고 설득력 있다. 이는 한마디로 읽는 재미로 이어진다.‘빛바랜 물건으로 추적하는 한국 근현대사’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낡은 사진이나 엽서, 문서 같은 서지류에서 단서를 찾아 역사를 거슬러 추적한다. 이런 물품들은 대부분 국내외 경매를 통해 구입한다. 일부는 주위 지인들을 통해 입수되는 경우도 있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서지류는 저자가 소장하고 있다. 종이 한 장에 몇 천원짜리 부터 몇 백만 원짜리 까지 가치가 다양하지만 그 속에 담긴 역사의 무게는 같다. 이것이 저자의 역사에 대한 가치 부여 태도라고 생각한다.저자는 단순히 개인적 기호 때문에 역사를 추적하진 않는다. ‘영월군수 강봉원 늑탈민장기’(이하 늑탈민장기)는 영월군에서 저자가 발굴한 조선시대 관료에 의한 민중 수탈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록물이다. 이는 그간 우리가 배워왔던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보다 어쩌면 더 악랄하고 후안무치하다. 물론 조병갑의 경우 동학혁명의 불씨가 됐다는 점에서 역사에 기록됐지만 강봉원의 수탈은 정확한 기록에 의해서 이번에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박 작가가 2008년 4월 이 기록물을 입수하고 이번 책에 실을 때까지 여정을 잠시 살펴보면서 그의 역사탐구 방법을 들여다보자. 코베이옥션에 늑탈민장기가 경매로 올라왔을 때 심정을 물었더니 “이것 봐라?! 참 흥미로운 자료군!”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기록물 내용을 못 봤기 때문에 단순 호기심으로 출발했다. 그래도 그간에 쌓인 내공과 촉이 있었다.늑탈민장기를 손에 넣은 박 작가는 찬찬히 표지부터 분석해 나갔다. 표지는 세로 한자로 ‘광무구년갑진시월십육일 영월군수강봉원늑탈민장기’라 쓰여 대한제국 시대 영월군수 수탈 기록 발견 추적. ‘영월군수 강봉원 늑탈민장기’ 표지. 가로 19cm, 세로 25cm 크기다.(제공=박건호)있다. 내용을 얼핏 들여다보니 위에서부터 리(里) 단위 마을 이름, 금액, 이름, 수탈당한 금액과 이유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박 작가는 문서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강봉원이 실존인물인지를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에서 찾았다. 그 결과 승정원일기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했고 1904년경 영월군수 재직 사실이 확인됐다.기록물 표지의 ‘광무구년갑진’이 잘못된 것까지 밝혀냈다. 갑진년은 광무8년(1904)이고 광무9년은 강봉원이 영월을 떠나 중추관 의관(議官)에 제수된 1905년이다. 박 작가는 “광무8년 갑진년 음력 10월16일은 양력으로 1904년 11월22일이다. 따라서 이 장부는 강봉원이 영월군수 임기를 마치기 대략 두 달 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모함일 수도 있겠단 생각에 관련 기록을 더 뒤졌고 1900년대 초반에 지역 군수들의 치적평을 실은 신문기사를 발견했다. ‘황성신문’에 따르면 강봉원은 1904년 부임 초기는 긍정적인 평이었다가 1905년 마지막 평가는 전국 유일의 ‘하’ 평가를 받았다. 당시 ‘중’ 평가만 받아도 왕에게 보고가 되는 시절이라서 ‘하’를 받은 강봉원의 수탈 만행은 결코 조작이 아니라는 간접 증거인 셈이다. 수탈 명목을 보면 집요하고 악랄했다. 불효, 불화한다고 세금을 징수했고 매관매직은 다반사였다. 음행과 잡기(놀음), 승려의 정사와 중이 흰쌀밥 먹은 것도 죄를 물어 돈을 뜯었다. 외손자가 손자 대신 제사를 모신 것도 벌했고 곰 사냥으로 마을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개인이 아닌 마을단위에서 수탈을 했다. 산에서 죽은 노루 사체에서 먹을 것을 취하고 함정에 빠진 호랑이를 잡아 비치면서 수염 몇 가닥 뽑았다고 벌금을 부과했다. 이현령비현령 무고하게 수탈한 사례를 보면 가히 조병갑의 뺨을 때리고 남을 형국이다. 코미디 같은 수탈 사례도 있다. 한글로 쓴 축문을 읽었다는 이유, 30세 된 소년(?)에게 장수를 기원하는 장수첩을 팔았다는 이유, 물고기를 잘 잡는 이들에게 ‘토끼전’에 나오는 원참군과 별주부를 잡아 오라는 명을 받들지 못한 이유 등으로 반강제로 돈을 뜯어갔다. 우화 속 주인공을 잡아오란 명은 아마도 현생의 남생이와 자라를 잡아다 바치란 뜻이 아니었을까라고 작가와 달리 추측해 본다. 박 작가는 마지막으로 강봉원의 송덕비를 추적했다. 그의 행실로 보아 송덕비는 만무한 일이지만 선정 유무에 관계없이 당시 관행이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과 관련 역사 추적의 마무리를 위해서다. 그 결과 송덕비는 없었고 창절서원에서 흔적을 발견했다. 창절서원은 영월읍 영흥리에 있는 서원으로 단종의 복위를 도모했다가 죽임을 당한 사육신과 절개를 지키던 생육신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1904년 이른 봄 제사를 위해 창절서원을 찾은 강봉원은 영월의 자연을 찬양하고 임금에게 감사하는 한시 한 수를 지었다. 그 시가 판각되어 창절서원에 걸려있다. 박 작가는 현장을 방문해 이를 직접 확인하면서 기나긴 역사 추적을 매조지하고 강봉원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 기록의 힘으로 ‘응징’했다.이 밖에도 이번 책에는 크리스마스 실(seal)과 관련한 눈물겨운 푸른 눈의 외국인들의 한국 사랑과 헌신이 담겨 있다. 박 작가는 이를 위해 수백만 원을 호가하던 크리스마스 실을 손에 넣으려고 거금을 투자했고 마침내 감동적인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는 책 출간과 관련 11일 열린 문화지평의 문지인문아카데미 북토크에서 수집 철학에 대해 “하나 속에 전체가 들어 있다”는 마음으로 역사의 기록물을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00% 확실한 논증보다는 추리와 상상을 통해 역사를 재구성하고 개연성을 살피는 형식으로 기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역사 추적은 묘하게 독자를 동참시키는 매력이 있다. 필자도 몇 번 그가 보내 준 사진과 유인물 등에 담긴 역사적 사실을 논증하기 위해 의견을 주고받은 기억이 있고 몸빼와 관련해서는 알만한 분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또 이번 책에 실린 창씨개명과 관련해서는 ‘옥천신문’ 황민호 기자와도 인연이 닿았다. 이렇듯 그의 추리 여정에는 역사를 사랑하는 수많은 독자들이 함께 한다.그는 오늘도 옥션을 들락거리며 저녁이면 책상 앞에서 묻힐 뻔한 소중한 역사의 한 조각을 파내기 위해 조심스레 붓질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마치 그가 서울대 국사학과 1학년 답사 때 우연히 빗살무늬토기 파편을 주웠을 때 기분으로.<휴머니스트, 2023.1.30. 초판발행, 264쪽, 1만8000원>
2023.03.24 I 김지완 기자
SVB사태 시사점..."폰 뱅킹런 대응 방안 고민해야"
  • SVB사태 시사점..."폰 뱅킹런 대응 방안 고민해야"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와 관련, 국내에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폰 뱅킹런(휴대폰을 통한 연쇄 자금 인출)에 대해서는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채권, 환율 시장 (자료=금융당국)정우현 금감원 금융시장안정국장은 24일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SVB사태 &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급락), 금융발(發) 경제위기 다시오나’라는 주제로 연 민당정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정우현 국장은 “SVB사태의 국내 재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국내은행은 자금조달과 운용구조와 규제측면에서 SVB와 영업 특성이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SVB는 실리콘밸리 신생 벤처를 주요 고객으로 기업예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한 반면 국내 은행은 가계예금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한 SVB는 총 자산의 57%를 장기 유가증권에 투자했지만, 국내 은행은 총자산에서 유가증권 투자 비중이 18%에 불과하고 주로 대출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 규제 측면에서도 SVB는 유동성 규제가 적용되지 않은 반면 국내은행은 모두 LCR 100%를 초과하고 있다. LCR은 금융위기 등이 터졌을 때 뭉칫돈이 빠져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향후 한달간 예상되는 순현금 유출액 대비 현금과 국공채 등 고유동성(현금화 하기 쉬운)자산 비율을 말한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자금조달 대부분은 소액, 소매자금으로 예금자보호대상이라 단기간 내 자금이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1인당 인터넷은행의 평균 예금액은 200만원으로 예금자보호한도 5000만원에 비해 매우 낮다. 그는 하지만 “(SVB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스마트폰 뱅킹 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의 문제”라며 “기존에는 창구에서 예금을 인출할 수밖에 없었는데 인터넷으로 예금도 납부하고 자금이체도 이뤄지기 때문에 굉장히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SVB의 자산부채 구조나 규제측면은 우리와 다르지만, 스마트폰 뱅킹 런은 저희도 똑같이 생각해봐야 할 이슈”라고 강조했다. SVB가 36시간만에 초고속으로 파산한 배경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급속한 폰 뱅킹런이 지목되고 있다. SVB의 경우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위기 소식이 알려지자 실리콘 밸리 사업가 등 예금주가 당일 금융기관이 문을 닫는 시간까지 420억 달러(약 55조6000억원)를 인출하려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은행의 개인 고객 기준 인터넷·모바일 뱅킹 1회 이체 한도는 최대 1억원, 1일 이체 한도는 최대 5억원이다.정 국장은 “크레디트스위스(CS)사태와 관련해서는 스위스 감독당국이 보통주자본보다 조건부자본증권을 먼저 상각해버리는 결정을 하면서 조건부자본증권에 대한 가격 변동성이 굉장히 커지고 있다”며 “유럽계 은행보다 국내 은행의 자본 변동성은 작지만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할 때 조달비용이 올라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감독당국은 스위스의 최대 은행인 USB은행이 CS를 인수하면서 22조원 규모의 CS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를 전액 상각(가치 ‘0’원, 소멸, 안 갚아도 되는 채권화)처리하도록 했다. 조건부자본증권은 특정 이벤트 발생시 발행자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채권이다. 채권이나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통상 기업 파산시 변제 순위는 임금 및 채권, 선순위 채권, 후순위 채권, 우선주, 보통주 순으로 보통주는 가장 먼저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 거꾸로 말하면 변제순위가 가장 늦다. 하지만 이번 CS사태 때는 조건부자본증권이 먼저 휴지조각이 돼 금융시장이 큰 충격에 빠졌다. CS주주는 회사 주식 22.48주당 UBS 1주라도 받게 됐지만, 채권자는 단 한푼도 못 건지고 먼저 손실만 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건부자본증권의 투자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가 멀리할 수 있고 이 경우 발행자 입장에서는 더 높은 금리를 줘야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조건부자본증권으로 자본을 확충해온 금융회사들 부담이 커지는 배경이다.
2023.03.24 I 노희준 기자
‘3·1절 일장기 목사' 국힘 당원 확인...이철규 "출당 요구 후 탈당"
  • ‘3·1절 일장기 목사' 국힘 당원 확인...이철규 "출당 요구 후 탈당"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올해 삼일절에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를 내걸어 논란이 된 목사 A씨가 국민의힘 당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확인한 국민의힘 측은 A씨에게 출당을 요구했고 A씨는 결국 탈당했다.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주최로 지난 7일 세종호수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소녀상 철거 촉구 집회에서 3·1절에 세종시 한솔동 한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를 게양했던 시민이 일장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최근 세종시 목사 A씨가 자신은 국민의힘 당원이라고 밝힌 데 대해 “확인해 보니 당원이 맞더라”고 인정했다.이어 “우리 당 구성원들의 상식과 전혀 배치되는 돌출 행동을 했는데, 즉시 당무위원회를 소집해서 세종시당에서 징계하고 출당 요구를 했다. (A씨는) 바로 탈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당비를 3개월 이상 내는 책임당원 82만 명 등 당원이 400만 명이나 되는데 일일이 알 수가 없다”며 “입당할 때 자격 심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다”라고 양해를 구했다.A씨는 지난 1일 세종시 자택 베란다에 일장기를 걸었다가 큰 논란이 됐다. 이를 항의하러 온 주민들에게 “유관순이 실존 인물이냐”, “유관순 사진 속 인물은 절도범” 등의 발언을 해 지탄을 받았다. 그는 당시 한 언론사 취재진에 “일장기를 건 게 대한민국 법에서 문제가 되느냐”며 “한국 대통령도 일본이 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혔고, 그 부분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증폭시켰다.A씨는 지난 7일에도 보수 단체인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이 세종시에서 주최한 소녀상 철거 촉구 집회에 참석해 “일장기를 게양한 게 무슨 잘못이고, 불법이기에 무릎을 꿇어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 왜 이렇게 난리가 나는지 모르겠고,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소녀상은 조각가의 그릇된 역사 인식과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투영된 거짓과 증오의 상징물이자 위안부 사기극의 선전도구일 뿐”이라며 “거짓과 증오의 상징인 소녀상을 당장 철거하라”고 촉구했다.아울러 그는 지난 2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국민의힘 당원이라며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당시 후보 명의의 감사장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3.03.24 I 이연호 기자
'치킨값 또 오른다'…교촌치킨, 4월 3일부로 3000원 인상
  • '치킨값 또 오른다'…교촌치킨, 4월 3일부로 3000원 인상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다음달 3일부로 주요 제품 소비자 권장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수 년간 악화돼 온 가맹점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결정이다.교촌 치킨(사진=교촌F&B)구체적으로 품목별로 500~3000원 사이로 가격을 인상한다. 주요 한마리 및 부분육 메뉴는 3000원 상향 조정되며, 이외 메뉴들은 사이즈 및 기존 가격대에 따라 500~2500원이 상향된다. 단 블랙시크릿 등 일부 신제품은 가격 조정 없이 동결된다.교촌은 가맹점 수익 구조가 수 년간 악화돼 온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이번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 임차료 및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운영비용 상승에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크게 오르며 가맹점 영업환경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했다는 판단이다. 특히 교촌은 특유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조각마다 붓으로 소스를 바르는 등 까다로운 조리과정으로 소요되는 인건비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앞서 교촌치킨 본사는 2014년 이후 10년간 주요 원자재 가맹점 납품가를 동결해왔다. 분담비용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이처럼 교촌은 비용 상승 요인을 분담하며 동종업계 대비 낮은 제품 가격대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본사 지원도 한계에 부딪히며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누적된 비용 상승 부담으로 불가피하게 이번 가격 조정을 결정하게 됐다”며 “고객 여러분께 더 나은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촌은 이번 가격 조정과 함께 반마리 세트 메뉴 등 가성비 메뉴들을 출시해 소비자 가격 선택권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차분히 움직이며 빠르게 사간다"…아시아 큰손들 홍콩서 지갑 여는 중
  • "차분히 움직이며 빠르게 사간다"…아시아 큰손들 홍콩서 지갑 여는 중
  • ‘아트바젤 홍콩 2023’에서 4년 만에 돌아온 ‘엔카운터스’ 섹션에 13개 대작 중 유일하게 한국 작가로 참가한 김홍석의 ‘침묵의 고독’(2017∼2019)을 관람객들이 흥미롭게 둘러보고 있다. 노동의 가치조차 확실하지 않은 현대인의 고독을 동물인형탈을 뒤집어쓴 사람에 빗대 형상화했다. 레진을 주재료로 6점을 제작한 작품은 마네킹 한 점당 1억원 남짓이다(사진=국제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4년 만에 완전체!’ 마치 인기 아이돌그룹의 컴백 소식인가 했다. 하지만 이는 ‘아트바젤 홍콩 2023’을 두고 나온 말이다. 2019년 이후 ‘제대로 갖춘’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실어낸 거다. 그 기대는 곧 현실이 됐다. 홍콩이 북적이고 있다. 지난 21일 홍콩 완차이 컨벤션전시센터에서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아트바젤 홍콩에는 ‘그림 좀 사봤다’는 ‘큰손’들이 속속 집결했다. 덕분에 첫날부터 들뜬 분위기가 감지됐다. 노아 호로위츠 아트바젤 홍콩 최고경영자는 개막 직전 “홍콩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관문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이어갈 걸 확신한다”며 그간의 속 꽤나 끓였을 걱정을 씻어내는 듯 보였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VIP 프리뷰로 닷새간의 일정을 시작한 21일 관람객들이 아라리오갤러리 부스에 걸린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여는 ‘아트바젤 홍콩’에는 한국 갤러리 12개를 포함해 32개국 177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23∼25일에는 본격적으로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사진=아라리오갤러리).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아트바젤 홍콩의 성과가 그랬다. 관람객 8만명을 모으고 1조원 규모의 미술품을 거래하며 ‘아시아 최대’는 더욱 단단해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2020년 팬데믹 여파로 관람객 없는 온라인 행사를 진행했고, 2021년 가까스로 오프라인 행사를 꾸렸으나 규모는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도 정상적이지 못했다. 5월로 연기하며 안간힘은 썼지만 홍콩 자체가 ‘격리 의무’로 폐쇄되다시피한 통에 작품들만 멀뚱히 걸린 반쪽짜리 행사를 지켜봐야 했던 거다. ◇“중국 컬렉터가 절반 이상…큰손 활약도” 4년 전만큼 돌아가는 ‘화려한 컴백’을 꿈꿨다면 어느 정도 이룰 순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슈퍼컬렉터들이 자리를 빛낸 것뿐만 아니라 지갑도 열었기 때문이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4년 만에 돌아온 ‘엔카운터스’ 섹션에 설치된 13개 대작 중 자파람의 ‘트롤리 파티’. 폐기한 일상 속 직물로 제작된 작품은 전시장 안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들고 있다(사진=뉴시스).스위스 하우저앤드워스는 마크 브래드포드의 ‘스트레이트 라인’(2023)을 350만달러(약 45억원)에 팔았고, 일본 오타 파인아츠는 쿠사마 야요이의 대형조각 ‘호박’을 350만달러(약 45억원)에 넘겼다. 페이스갤러리는 이우환의 ‘다이얼로그’(2014)를 97만 5000달러(약 12억 7500만원)에 팔았고, 타데우스로팍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카를 메이 바’(2021)를 85만달러(약 11억원)에 넘겼다. 세계 유수의 갤러리가 보증을 선 블루칩 작가의 작품이 팔리는 데는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은 셈이다. 국내에서 참여한 갤러리들도 순항을 시작했다. 국제갤러리에 가져간 거장의 신작들이 차례로 컬렉터 품에 안겼는데. 박서보의 ‘묘법’(2022)이 19만∼22만달러(약 2억 5000만원대), 하종현의 ‘접합’(2022)은 20만 5000∼24만달러(약 3억원대)에 나갔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수부드굽타의 회화 ‘이름이 무슨 소용인가!’(2019)를 22만달러(약 2억 5000만원), 정강자의 ‘한복의 모뉴먼트’(1998)를 5만달러(약 6500만원)에 팔았다. 또 학고재갤러리는 정영주의 ‘산동네’ 연작(2023) 등 신작 4점을 개막 직후 완판했으며, 갤러리바톤은 김보희의 ‘투워즈’(2019) 4m 대작 등을 중국의 한 미술관에 넘겼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학고재갤러리 부스에 걸린 정영주의 ‘산동네 920’(2023·왼쪽)과 ‘산동네-가을 1128’(2023). 두 점을 포함해 학고재갤러리가 작가 개인전 형식으로 마련한 ‘카비네트’ 섹션에 내건 정영주의 신작 4점은 21일 개막 직후 완판됐다(사진=학고재갤러리).그렇다고 오픈런도 불사하며 앞다퉈 그림에 달려드는 그런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한국의 ‘프리즈 서울’에서 봤던, 컬렉터보다 구경꾼이 더 많은 북새통과는 결이 좀 다르단 뜻이다. ‘큰손’의 참여와는 상관없이 전체 관람객 수는 예년에 못 미친다는 얘기도 나온다. 말 그대로 VVIP라 할 컬렉터들이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움직이며 빠르게 시장을 휩쓸었다는 게 현장의 중론이다. 강소정 아라리오갤러리 팀장은 “중요한 컬렉터들이 많이 들어왔고, 세일즈도 원활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자신의 확고한 컬렉션을 가진 이들,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운영하는 이들, 이미 페어를 오랫동안 다닌 이들이 보여 기존 컬렉터가 돌아왔구나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아라리오갤러리 부스에 내놓은 김순기의 ‘복권마을’(1999)을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작가 개인전 형식으로 마련한 ‘카비네트’ 섹션에 1세대 여성실험미술가인 김순기 작가를 소개했다(사진=아라리오갤러리).다만 2019년 아시아와 비아시아의 구분을 무색케 했던 ‘전방위 관람객’에까진 이르지 못한 듯 보인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중국 컬렉터가 절반은 넘은 대신 서구 관람객은 예전 같지 않다”며 “아예 중국시장을 겨냥해 라인업을 구성한 갤러리들이 성과를 낼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거래에서도 중국인 큰손의 ‘활약’이 돋보였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듯 가볍게 사갔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왔는데. 아라리오갤러리의 강 팀장 역시 “판매된 작품 대부분이 중국 컬렉터들과 거래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VIP 프리뷰로 닷새간의 일정을 시작한 21일 관람객들이 갤러리바톤 부스에 걸린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여는 ‘아트바젤 홍콩’에는 한국 갤러리 12개를 포함해 32개국 177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23∼25일에는 본격적으로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사진=연합뉴스).◇‘아시아 중추’ 자리 놓고 한국서 더 예의주시관건은 코로나19 봉쇄령 이후 4년 만에 재개한 ‘아트바젤 홍콩’이 예전의 ‘명성과 부’를 되찾을 수 있느냐는 것. 전망은 조심스럽다. 아무래도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의 ‘8만명 1조원’ 실적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아트페어가 외형으로는 정상화됐다 해도 불안정성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이 이어져 4년 전 실적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은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4년 만에 돌아온 ‘엔카운터스’ 섹션에 설치된 13개 대작 중 트레버 영의 ‘차양 아래 미스터 커들스’가 천정에 매달려 있다(사진=연합뉴스).매년 3월에 여는 ‘아트바젤 홍콩’은 그해 세계 미술시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긴다. 6월 스위스의 바젤, 12월 미국의 마이애미비치 등 연이은 아트바젤의 한 해 장사를 여는 시점이기도 하고, 프리즈 등 세계적인 아트페어의 본격적인 출발을 대신 알리기 때문이다. 한국 미술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4월 화랑미술제, 5월 아트부산 등 대형 아트페어를 앞두고 아트바젤 홍콩의 성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 지난해 ‘프리즈 서울’의 개최로 “꺼져가는 홍콩을 이을” 아시아 미술시장 중추를 향한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VIP 프리뷰로 닷새간의 일정을 시작한 21일 관람객들이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부스에 걸린 캐서린 버나드의 회화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여는 ‘아트바젤 홍콩’에는 한국 갤러리 12개를 포함해 32개국 177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23∼25일에는 본격적으로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사진=뉴시스).22일까지 VIP 프리뷰를 마치는 아트바젤 홍콩은 23~25일 본격적으로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는 32개국에서 177개 갤러리가 참여했고 이 중 아시아 갤러리가 70%를 차지한다. 한국에서도 여느 해보다 많은 12개 갤러리(국제·학고재·아라리오·PKM·조현·바톤·리안·원앤제이·우손·제이슨함·휘슬)가 참여했다. 아트바젤은 1970년 스위스 바젤에서 시작한 아트페어다. 세계서 가장 규모가 큰 미술장터로 평가한다. 2002년 북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를 공략한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 2013년 아시아·태평양 갤러리들을 밀집시키는 ‘아트바젤 홍콩’을 시작했다. ‘아트바젤 홍콩 2023’에서 4년 만에 돌아온 ‘엔카운터스’ 섹션에 13개 대작 중 유일하게 한국 작가로 참가한 김홍석의 ‘침묵의 고독’(2017∼2019)을 관람객들이 흥미롭게 둘러보고 있다. 노동의 가치조차 확실하지 않은 현대인의 고독을 동물인형탈을 뒤집어쓴 사람에 빗대 형상화했다. 레진을 주재료로 6점을 제작한 작품은 마네킹 한 점당 1억원 남짓이다(사진=국제갤러리).
2023.03.23 I 오현주 기자
'모형총으로 협박' 장호권 광복회장 "정당방위"…혐의 부인
  • '모형총으로 협박' 장호권 광복회장 "정당방위"…혐의 부인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모형총으로 광복회원을 위협한 독립운동가 고(故)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74) 광복회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장호권 광복회장.(사진=연합뉴스)2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김윤희 판사는 특수협박 혐의를 받는 장 회장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했다. 장 회장은 피해자와 몸싸움 도중 비비탄 권총을 꺼낸 사실은 인정하지만 협박하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광복회원 이모(73)씨가 과거 김원웅 전 광복회장 재임 시절에도 회장실에서 난동을 부렸던 인물이란 점에서 ‘정당방위’였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의 변호인은 “피해자와 피고인이 언성 높여 충돌한 사실은 있지만 위험한 물건을 꺼내서 협박을 했다든가 해악을 고지한 사실이 없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누군가에게 해악을 고지하려던 행위라기보단 해악을 가하려던 자에게 그러지 못하도록 한 소극적인 자구행위나 방어행위이기 때문에 민법상의 위법성 조각 사유 해당된다”고 덧붙였다.‘위법성 조각 사유’는 불법 행위라도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인정되는데, △정당 행위 △정당방위 △긴급 피난 △자구행위(自救行爲) △피해자의 승낙 등이 양형 참작 사유에 해당한다. 피해자 이씨는 과거 광복회장실 문을 차고 난입해 명패 등 사무집기를 손괴하고 준비해온 2L 인분을 뿌리는 등 난동을 부려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앞서 장 회장은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회원들과 면담하던 중 자신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이씨를 상대로 모형총을 꺼내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전기면도기 케이스라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모형총으로 드러났다. 다만 CC(폐쇄회로)TV 확인 결과 상대방을 직접 겨누거나 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회장은 별세한 김 전 회장이 비리 의혹으로 사퇴한 지난 5월 보궐선거에서 신임 광복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담합행위 의혹이 제기되며 법원이 지난해 10월 가처분을 받아들여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이후 차순위 득표를 했던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 김진(74)씨가 광복회장 직무대행을 맡았지만 일부 회원들과 소송으로 직에서 물러나 현재 촤광휴 관선 변호사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광복회는 오는 5월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을 선출할 방침이다.
2023.03.22 I 조민정 기자
구로 지역 예술가 5인의 작품세계를 만나다
  • 구로 지역 예술가 5인의 작품세계를 만나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구로 지역 예술가 5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획전시 ‘나이스 위켄드: 메이크 구로(NICE WEEKEND : MAKE GURO)’가 오는 4월 16일까지 서울 구로구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열린다.‘나이스 위켄드: 메이크 구로’(사진=구로문화재단).이번 전시는 ‘메이크구로창작소’ 레지던시 사업을 통해 지역 예술가로 성장한 5인의 작가들이 지난 한 해 동안 구로에서 지역주민들과 공존하며 만들어낸 창작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다. 강민영, 박은미, 이설, 이지은, 이진영 총 5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작가들의 기존 작품과 ‘메이크구로창작소’에서 약 1년간 작업하며 완성한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변화한 작가들의 표현 방식과 사유의 심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 작품 수는 총 40여 점으로 회화부터 조각,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 다채로운 장르의 현대미술을 만나볼 수 있다.정연보 구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역 주민과 공존하며 창작 열정을 피워 온 레지던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지역에서 살아 숨 쉬는 예술을 마주하는 시간들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메이크구로창작소’는 구로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예술인 입주 및 창작 지원 레지던시 사업이다. 구로구 산업 발달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고척공구상가에서 현재 5명의 작가가 입주해 조각, 설치미술, 회화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창작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2023.03.22 I 이윤정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尹 “반도체 클러스터에 日기업 대거 유치”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다음은 2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뉴스다.△1면-尹 “반도체 클러스터에 日기업 대거 유치”-뚝심투자의 힘...133% 성장한 K배터리-산업계 탄소감축 목표 3.1%p↓...신재생 늘려 부족분 메운다-“심각한 학폭 가해자, 고려대 못 온다”-[사설]발등의 불 된 세수펑크 위기, 유류세 인하폭 줄여야-[사설]10년 앞 기후 임계점, 위기 대응 더 이상 미룰 수 없다△종합-“평화의 여정” 이라는 시진핑 美 “휴전보다 철군 압박해야”-하이브리드 로켓 연구만 15년 “우주 선진국과 상업발사 경쟁”△대국민 설득 나선 尹-韓 반도체·日 소부장 결합해 경쟁력 강화...글로벌 자원전쟁에 공동 대응-‘주 최대 69시간제’ 사실상 폐기 윤석열 “청년 의견부터 들어라”△정부 ‘탄소중립 기본계획’-“감축기술 개발 안돼” 기업 우려 반영...“민원 해결 그쳐” 비판도-중증환자, 구급대가 맞춤병원 이송 ‘응급실 찾아 삼만리’ 사라진다△中리오프닝 투자전략-낙수효과 2분기 본격화...중간재보다 원자재·소비재株 주목하라-수혜주 꼽히던 화장품·여행·항공 성적 신통찮네-“중학개미, 中정부 정책 수혜주 반도체·부동산 눈여겨봐야”△종합-“써보니 너무 편해” 애플페이 상륙 첫날 북새통, 결제오류는 ‘옥에 티’-‘춘래불사춘’ 반도체 부진으로 3월에도 맥못춘 수출-與 반발 퇴장속...野 단독 ‘방송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K배터리, R&D투자↑ 초격차 기술 속도낸다△정치-金 “서민금융 확대” 李 “정책금융 지원”-“위안부·독도 논의 있었나” 여야 한일회담 공방펼쳐-“선거제 개편 반대세력, 총선서 심판”-국민연금 개혁...총론엔 공감, 각론엔 이견-합참의장 “적 도발에 처절한 대가 치르게 해야”△경제-일본산 생선을 국산으로...日오염수에 ‘수산물 안전’ 우려-오만 최대 태양광사업 서부발전 국내 첫 수주-청년들, 스마트팜 관심 커지는데...농사 지을 시설이 없네-음식·숙박비 또...생산자물가 0.1% 올라 두달째 상승세△금융-“씬파일러 금융확대” vs “부실화 위험”-예금자보호한도 1억원으로 상향 검토-이용자보호 중점...금감원, 네이버페이 수시검사-작년 생명보험 지급액 100조 훌쩍...“공적보험 보완재 역할 톡톡”△글로벌-美퍼스트리퍼블릭 ‘불씨’ 남아...은행 위기 아직 안 끝났다-무려 22조원이 휴지조각으로...CS코코본드 투자자 소송 검토-佛연금개혁안 통과했지만...마크롱, 국정운영 ‘가시밭길’-IMF, 스리랑카에 4조원 구제금융△산업-탄소섬유 끌고 아라미드 밀고...슈퍼섬유 강자 ‘효성첨단소재’ 질주-삼성 로봇 나온다...한종희 “가전시장 새 비즈니스 창출”-불어난 ‘부채’에도 항공사 웃는 까닭-‘수주 대박’ 포스코퓨처엠, 포항에 양극재 전용 공장-상항이에서 베일 벗은 EV5...기아, 中 전기차 시장 본격 진출△ICT-네이버지도, 음성으로 대중교통 안내할 것-국산 초광대역칩 글로벌 인증 첫 획득-“로톡·삼쩜삼 같은 플랫폼으로 소비자 선택권 넓혀야”-막 오른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축제...AI·가상현실 세션 ‘북적’△산업-신세계푸드 “미생물로 음식물 쓰레기 줄입니다”-시노펙스, ‘나노급 ePTFE필터’ 국산화-“여성질염 해결했더니 3년만에 매출 10배 성장”-정부, 이커머스 소상공인 매년 10만명 육성한다△증권-이번달 1조원어치 팔아치운 외인 두산밥캣·삼성엔지니어링은 샀다-석달만에 또 中판호 받았다...게임주 ‘싱글벙글’-해외주식 장기투자, 환헤지 안 해도 괜찮다고?△증권-‘회계·IT 융합 솔루션’ 첫 개발...기업 횡령사고 막는다-LB인베스트먼트 청약 경쟁률 1165.76대1...역대 VC 최고-JB금융 의결권 대행사, 주주에 “상품권 드려요”-“카메라 모듈·반도체 장비, 국내 넘어 글로벌 체인 구축”△부동산-다시 꿈틀대는 금리...주택시장 반등 늦어지나-마곡에도 인기폭발 ‘반값 아파트’-누구나 쉽고 빠르게...‘한방’ 국민 부동산 앱 재도전-반도건설, 국내 건설사 최초 美 주상복합 아파트 준공△건강-보존치료부터 고난도 수술까지...손목 통증, 원인따라 특화진료-홍삼오일, 전립선 비대증 개선 효과 입증-척추협착증으로 불편해도 ‘걷는 게 답’△Book-사회가 외면한 얼굴들 도처에...내 글, 더 정치적이었으면-성별·인종 넘어...‘최초’ 써가는 해리스의 정치 여정-20개 키워드로 본 중국경제의 민낯△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수능은 ‘대입 자격고사’로만 활용...학생선발, 대학 자율에 맡겨야”-“실무경력 교수 2~3배로 늘려...사회·산업현장과 간극 좁힐 것”△오피니언-세계 물의 날, 수명을 늘리는 법-오락가락 근로정책에 중기만 웁니다-김구림 ‘정찬승 상’-이노스페이스로 본 민간 우주시대의 조건△피플-감독님 공격 축구에 맞춰갈 것...아시안컵 우승 목표-두산에너빌리티, 카자흐스탄 복합화력 계약 기념 행사-과기부·美국토안보부, ‘핵심인프라·사이버보안’ 공동연구-보훈처, 발달장애 프로골퍼 이승민 ‘88CC 홍보선수’ 위촉-한국거래소 선정 컴플라이언스 대상에 키움증권-부영그룹, 용산철도고 기숙사 신축·기증 기공식
2023.03.21 I 윤정훈 기자
"스위스 금융 역사 소장하자"…CS 기념품 온라인 경매서 봇물
  • "스위스 금융 역사 소장하자"…CS 기념품 온라인 경매서 봇물
  •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결국 16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CS 기념품이 온라인 경매사이트에서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크레디트스위스 로고가 박힌 금괴 (사진=경매사이트 리카도)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스위스 온라인 경매사이트 리카도(Ricardo.ch), 투티(tutti.ch)에서 CS가 찍힌 수십개의 금괴를 비롯해, 1970년대 유행한 스키모자, 우표, 동전, 스포츠 가방 등이 올라와 있다.이중 스키모자는 200스위스프랑(약 28만원)에 낙찰되는 등 고가에 팔리고 있다. ‘글로벌 초자산가들의 은행’으로 불렸던 스위스 은행은 지난 19일 스위스최대은행과 합병하기로 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합병 이후 ‘크레디트스위스’라는 브랜드가 지속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념품 판매자들은 스위스 금융역사의 한 조각을 소장하려는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브랜드는 연말 합병이 완료될 때찌는 독립 브랜드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파산 신청을 한 리먼 브러더스, 지난 10일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관련 상품도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023.03.21 I 김상윤 기자
"미술품도 은행 신탁으로 쏙"···하나은행 '미술품 신탁' 출시
  • "미술품도 은행 신탁으로 쏙"···하나은행 '미술품 신탁' 출시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하나은행은 ‘H.art1(하트원)’과 연계한 신탁 신상품인 미술품 동산관리처분신탁(이하 미술품 신탁)을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하트원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금융권 최초의 개방형 수장고다.(사진=하나은행)금융권 최초로 출시되는 이번 미술품 신탁은 하트원에서 최영욱 작가전을 개최했을 때, 전시기간 동안 파악된 작품 구매 수요를 ‘신탁’과 연결한 상품이다. 안전하게 미술품을 보관하다가 처분하는 미술품 신탁상품인 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미술품 신탁은 신미술품 유통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선도적인 맞춤형 아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금융회사가 동산인 미술품을 신탁 받아 처분까지 실행하는 상품은 국내에서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미술품 신탁을 통해 안전한 작품 관리, 보관, 처분까지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향후 작품 작가, 전시기획자, 위탁판매업자, 미술품 애호가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미술품 신탁’ 저변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아트뱅킹의 확장모델로서 신탁 활용도 계획 중이다.또 하나은행은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인 ‘테사’, 음악저작권 유통 플랫폼 ‘뮤직카우’ 등 주요 조각투자 플랫폼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 은행권 최초로 조각투자 관련 ‘수익증권 발행신탁’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토큰증권 제도 시행시 신탁형 유동화 역량을 발휘,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관련 회사간 협업 시너지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2023.03.21 I 유은실 기자
CS 채권 22.5조원어치 '휴지조각'…"시장충격 우려"
  • CS 채권 22.5조원어치 '휴지조각'…"시장충격 우려"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스위스 최대 은행 UBS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22조원이 넘는 CS 채권이 ‘휴지조각’이 됐다. 주말 이후 유럽 채권시장이 개장할 때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사진=AFP)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스위스금융감독청(FINMA)은 이날 UBS의 CS 인수와 관련해 “CS의 채권 가운데 160억스위스프랑(약 173억달러·약 22조 4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AT1)을 모두 상각 처리했다”고 밝혔다. CS의 ATI을 회계상 손실처리, 채권 가치가 사실상 ‘제로’가 됐다는 의미다. AT1은 은행 등 금융사가 자산부실화 등 위기에 처했을 때를 대비해 발행하는 완충제 역할의 채권으로, 후순위채권 또는 코코본드라고도 불린다. 은행의 자본비율이 미리 규정된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 동의 없이 즉시 상각 또는 보통주로 전환해 은행의 자본을 늘려주도록 설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납세자의 돈으로 은행을 구제하는 것에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앞으로는 은행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납세자가 아닌 투자자가 손실을 흡수하도록 바젤3 시행과 더불어 도입됐다. 이번에 상각된 CS의 채권 규모는 2750억달러(약 360조원)에 달하는 유럽 AT1 시장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 규모였던 2017년 스페인 포플라르은행의 13억 5000만유로(약 14억4000만달러·약 1조 8900억원) 상각의 10배가 넘는다. 이에 따라 20일 유럽 채권시장이 열리면 상당한 충격이 우려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다수의 자산운용사가 CS AT1을 보유하고 있으며, 핌코, 인베스코, 블루베이펀드 등이 특히 대량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운용사들이 UBS의 CS 인수 결정 이전에 AT1 보유량을 축소하거나 전량 매각했는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AT1은 일반적으로 전문 채권 투자자 또는 헤지펀드가 보유하지만, 아시아의 소매 및 자산관리 투자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FT는 부연했다. 실례로 한국 국민연금은 CS 주식 및 채권을 약 40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투자자들은 CS의 주주는 보호하면서 채권 보유자는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아퀼라 어셋의 패트릭 카우프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말이 되지 않는다. 자본 구조의 선순위가 존중돼야 한다. 주주들이 아닌 AT1 보유자들에게 돈이 갔어야 했다”며 “AT1 시장에 명백히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도 “다른 은행들의 채권 매각으로 이어져 유럽 채권시장에 악몽을 가져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존 맥클레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T1 투자자들은 해당 채권이 고위험 자산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AT1은 이번과 같은 때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도덕적 해이가 시장에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2023.03.20 I 방성훈 기자
“STO로 송강호 영화 투자한다…‘제2 기생충’ 흥행 기대”
  • “STO로 송강호 영화 투자한다…‘제2 기생충’ 흥행 기대”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르면 올해 8월에 토큰증권발행(STO)을 통한 영화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것입니다. 배우 송강호가 출연하는 김지운 감독의 영화 ‘거미집’에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는 STO 첫 프로젝트입니다.”강신범 바른손 대표는 최근 서울 서초구 바른손랩스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STO로 영화에 투자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STO를 통한 영화 제작은 한국 콘텐츠 산업에 굉장히 의미 있는 임팩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손은 오스카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투자사로, 강 대표가 2017년부터 이끌고 있다. 강신범 바른손 대표이사. △1975년생 △고려대 정보경영공학과 공학박사 △바른손 대표이사(2017년~) △바른손랩스 대표이사(2021년~) △현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현 GKL사회공헌재단 이사 △현 부산블록체인산업협회 이사 △현 안무창작가협회 협회장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2016년) (사진=방인권 기자)강 대표가 추진하는 STO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실물 기반 토큰형 증권을 발행하는 것으로 ‘소액 쪼개기 투자’와 비슷하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STO를 전면 허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부동산·예술품 등이 STO 대상으로 주로 거론됐는데, 강 대표는 STO가 영화 부문에서 ‘영화 콘텐츠 유동화 프로젝트’로서 히트를 칠 것으로 봤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영화투자 채널의 다변화다. 강 대표는 “그동안 한국의 주요 영화가 특정 대자본에 의존해 만들어지다 보니 다양성·독창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STO가 활성화되면 대자본에 의존하지 않고도, 역량 있는 신진 작가·감독·배우들이 참신한 영화를 만들며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 관객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강 대표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감독·배우의 영화를 만들어 보자’며 십시일반으로 STO 투자를 할 수 있고, 투자 보상도 받을 수 있다”며 “STO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놀이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비전을 본 바른손은 수년 전부터 준비했다. 수년 전에 영화 ‘거미집’ 투자계약서를 쓸 때 STO 내용을 적시했다. 강 대표는 “제작사 측이 바른손의 진정성과 정도(正道) 경영을 믿고 수년 전에 이같은 내용의 계약서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른손은 금융위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규제샌드박스 승인)을 신청했다. 올해 2분기에 승인 결과가 나오면 이르면 8월에 영화 ‘거미집’ STO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바른손은 유진투자증권, SK증권과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안정적인 거래 방안을 논의 중이다.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김 감독(송강호)이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 영화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 홍련’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밀정’, ‘인랑’ 등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 연기파 배우들도 출연한다. ‘거미집’은 칸영화제를 비롯한 영화제에도 출품될 예정이다. 1970년대 영화 촬영장이라는 신선한 설정, 거미집에 빠져 몸부림을 치는 처절하면서 웃긴 장면이 선보일 예정이다. 작년 6월 촬영을 마친 김지운 감독은 “‘거미집’은 엉뚱한 상황에 놓인 답 없는 인물들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라며 “각 배우들의 개성과 리듬을 최대한 살린 앙상블을 독특한 뉘앙스로 재미있게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바른손)강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가 ‘제2의 기생충’처럼 흥행하길 기대했다. 그는 “기존 크라우드 펀딩은 투자 전 개발 중인 작품에 펀딩이 진행돼 흥행 실패, 투자자 피해가 있었다”며 “이번 ‘거미집’ STO는 바른손 투자가 이미 이뤄져 STO 일반 투자자들이 손해 볼 일이 없다. 투자자들에게는 ‘거미집’ 극장 수익이 발생하면 연간 두차례 배당을 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거미집’ STO는 ‘창작자에게 저작권을, 관객에게 보상을 돌려준다’는 웹3 서비스”라며 “집단지성을 통한 투자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영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자산법, STO 개정안 등 관련법도 마련되고 STO 투자한도 규모도 현실을 감안해 상향하는 등 제도적 지원도 검토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STO=토큰증권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토큰(디지털자산) 형태의 증권(ST)을 발행하는 것이다. ‘증권형 토큰’으로도 불렸으나, 금융위원회는 향후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에 반영할 법령상 용어로 ‘토큰 증권’으로 명명했다. STO가 허용되면 부동산·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담보로 토큰을 발행해 증권처럼 거래할 수 있다. 소액 쪼개기 투자를 하는 것이어서 ‘조각투자’와 비슷하다. 투자자는 지분, 의결권, 이자, 수익금 등을 나눠 가질 수 있다. 실물 기반이어서 코인 투자보다 안정적이고, 블록체인 기반으로 24시간 투자가 가능해 주식·부동산보다 새로운 투자 방식이다. 소액 투자자금을 모으는 측면에선 크라우드 펀딩과 비슷하지만, STO는 블록체인 기반인데다 주식처럼 배당도 받을 수 있는 점은 기존 크라우드 펀딩과 다른 점이다. 금융위는 올해 2월5일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 국정과제를 반영해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금융위가 올해 1월19일 제6차 금융규제 혁신회의에서 STO 전면 허용 방침을 밝힌 뒤, 후속 가이드라인을 담은 것이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에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가 연내에 개정안을 처리하면 이르면 내년부터 STO가 전면 허용된다.
2023.03.20 I 최훈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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