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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로노이 대해부]①'기술이전' 대표주자로 급부상한 바이오벤처
-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도가 커졌다. 급성장세를 거듭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자동차, 반도체 등에 이어 한국의 차세대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에서는 한국을 이끌어 갈 K-제약·바이오 대표주자들을 만나봤다. 이번에는 인산화효소(Kinase) 정밀표적치료제를 개발하는 ‘보로노이(310210)’다.[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보로노이는 임상 2a상 이전에 기술이전하는 방식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벤처다. 대부분 매출이 기술이전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2019년 5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김현태 경영 부문 대표와 김대권 연구개발 부문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김현태 보로노이 경영 부문 대표(좌)와 김대권 보로노이 연구개발 부문 대표(우) (사진=보로노이)김현태 대표는 보로노이의 지분 39.6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이다. 김현태 대표는 보로노이 지분을 사비로 취득해 최대주주가 된 이후 외부 투자 유치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바이오사업을 본격화한 인물이다.◇‘증권맨 출신’ 김현태 대표, 보로노이 바이오사업 본격화김현태 대표는 바이오 관련 이력이 전혀 없는 증권맨 출신이다. 김현태 대표는 2003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5년 서울대에서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수료했다. 같은해 유안타증권의 전신인 동양증권 국채운용 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2007년~2009년에는 삼성자산운용에서 해외펀드운용팀장을 맡았다. 이후 KB증권,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에서 자산운용팀장을 역임하다 2016년 10월 보로노이에 합류했다.김대권 대표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서 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태평양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전략기획팀장,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선임연구원, 산은캐피탈 바이오벤처투자 차장을 거쳐 2019년 보로노이 대표로 선임됐다. 전사적인 연구개발(R&D)을 총괄하고 있는 김대권 대표는 바이오연구소, 임상개발팀, 의약화학연구소, AI연구소를 이끌고 있다.눈에 띄는 점은 김현태 대표가 2016년 10월 거의 대부분의 보로노이 지분을 자비로 취득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고 신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는 점이다. 상장예심청구를 신청할 무렵 김현태 대표의 지분율은 44%에 달했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업계에선 대표이사더라도 직접 사비를 들여 회사 지분을 사들이는 일이 흔치 않다”며 “일반적으로 적은 자본을 들여 창업한 후 기업가치를 높여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받는 식으로 본인 자금을 별로 들이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언급했다.◇회사 창업한 ‘김현태 대표 동생’ 김현석 씨, AI연구소 팀장으로김현태 대표는 최대주주가 된 지 1개월 만에 84억원 규모의 시리즈A(Series 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바이오사업을 본격적으로 영위하기 시작했다. 회사 성격이 바뀌면서 창업 멤버였던 안응남 감사는 2018년 3월 사임하고, 창립자 김현석 팀장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보로노이는 2015년 2월 김현태 대표의 동생인 김현석 팀장(당시 사내이사)이 설립한 회사다. 김현석 팀장이 최대주주였으며, 안응남 감사와 함께 회사를 세웠다. 현재 김현석 팀장은 보로노이 신약개발연구소의 AI연구소 팀장으로서 회사에 기여하고 있다.김현석 팀장은 바이오멤스(Bio-MEMS)를 전공한 이후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멤스는 생명공학과 초소형전자기계 시스템(MEMS)의 합성어로 ‘미세한 나노·마이크로 단위에서 조작 가능한 가공·전달·조작·분석 및 생화학기술을 고려한 시스템’을 뜻한다. 체외진단, 미세유체공학, 조직공학, 표면처리, 약물전달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연구 분야다. 김현석 팀장은 이러한 전공을 살려 보로노이의 AI 신약개발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한편 김현태 대표는 창립 초기뿐 아니라 최근에도 45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배정 물량의 100%를 받기로 결정하는 등 회사 투자에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김현태 대표는 이번 청약에 필요한 자금 180억원을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지분을 담보로 유증에 참여하면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 따라서 김현태 대표의 유증 100% 참여에는 신약 가치 상승에 따라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뒷받침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 [천연물, K바이오 도약 선봉]②제넨셀,"담팔수 유래 물질 상업화 총력"
-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유명한 타미플루는 팔각회향이라는 중국의 천연물질을 활용, 개발돼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아스피린, 탁솔도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다. 일본에선 천연물질을 이용해 고지혈증 치료제 메바로친과 면역억제제 프로그랍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 항생물질인 ‘페니실린’도 푸른곰팡이에서 발견했다.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 개발된 175개의 소 분자 항암제 중 약 75%가 천연물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대부분 대형 제약사는 천연물 신약 개발을 중단했거나 관련 연구비를 축소했다. 신약 개발에서 천연물은 극히 낮은 수율과 물질 공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복잡한 화학구조로 합성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보건복지부 등 11개 부처는 공동으로 보건의료기술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의 골자는 천연물 신약의 개발 및 사업화다. 천연물은 동의보감·명심보감을 통해 이미 경험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했다. 독성이 낮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이데일리는 최근 정부 정책 기조와 천연물 신약의 장점을 살펴 국내 천연물 연구자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이번 취재는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지원했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2000여 종의 국내 자생식물의 약리 및 독성 연구를 했다. 이를 통해 담팔수 유래 추출물의 상업화 임상과 생산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는 중이다. 천연물의약품 개발에 가장 큰 난관은 해당 물질을 추출하는 기법과 그 설비 구축 문제다. 국내 바이오텍이나 전통 제약사의 투자 규모로 감당하기 어려워 범국가적으로 기구를 통해 이를 지원해야 한다.”18일 이데일리와 만난 천연물의약품 개발 전문 기업 제넨셀의 강세찬 기술위원장은 “세계 시장을 호령하려면 천연물에 대한 추출법과 그에 마땅한 설비가 필수적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연물의약품 개발 전문 바이오텍 ‘제넨셀’의 강세찬 기술위원장.(제공=제넨셀)강 기술위원장에 따르면 생물종에서 찾아낸 물질이 천연물이다. 이중 약용으로 사용가능한 것이 생약이며, 예부터 우리가 한약이라 지칭한 물질이 여기에 포함된다. 천연물의약품 개발은 이 같은 생약을 상업화는 과정을 의미한다. 경희대 한방의학과 교수로도 재직 중인 그는 제넨셀이 보유한 각종 천연물의약품 또는 기능성 원료 등을 찾아 상업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현재 제넨셀은 담팔수 추출물 유래 신약 후보물질 ES16001에 대해 △대상포진 대상 ‘GNC101’(2a상 진행) △코로나19 대상 ‘GNC102’(2상 투약 완료) △골관절염 대상 ‘GNC103’(2상 진입 준비) 등 세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회사는 병풀 추출물 유래 눈 건강 개선용 ‘CA-HE50’과 맥아 및 구절초 추출복합물로 만든 월경전증후군 개선용 ‘프리멘시아’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는 등 여러 건강 기능 개선용 기능성 원료를 확보하고 있다.그는 “천연물의약품을 임상 개발하는 것도 합성신약의 절차와 다르지 않다”며 “다만 천연물의약품 후보가 될 물질은 생체 내에서 다중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물 실험 등에서 약효만 확인하면 다양한 적응증을 시도할 수 있는 폭이 합성의약품보다 넓다. 우리가 하는 담팔수 추출물을 대상포진부터 골관절염까지 여러 적응증으로 개발해 나갈 수 있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천연물의약품을 얻어내는 과정이다. 제넨셀 역시 지난해부터 제주도에 주력 후보물질의 원료가 되는 담팔수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 지역 주민과의 소통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 원하는 만큼의 담팔수 생산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그는 “화학구조식에 따라 찍어내는 저분자성 화학의약품 개발과 달리, 천연물의약품은 생물종의 안정적인 재배와 추출 설비를 구축하는 데 큰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현재 투자 규모 수준에서 국내 기업이 이를 극복하고 해당 분야 글로벌 플레이어로 자리잡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일례로 인삼에서 나온 추출물을 천연물의약품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기업은 스위스 ‘진사나’(Ginsana)다. 진사나는 인삼 한뿌리조차 재배하지 않았던 국가의 기업이지만, 세계 인삼 의약품 시장에서 40~5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인삼에 들어 있는 사포닌이나 진세노사이드 등을 추출하는 핵심 기술을 최초로 표준화했고, 이를 통해 기억력개선제 ‘징코산’ 및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프로스타토닌’ 등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그는 “인삼을 포함해 여러 천연물에 대해 한국에서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물에 다리는 추출 기법만 고집했다”며 “진사나는 인삼 속 여러 천연물에 대한 추출법을 확보해 대량 설비 투자로 상용화를 이끌었다”며 “특정 효능을 갖춘 천연물의 추출법 개발과 이를 대량 생산하는 설비가 천연물의약품 산업의 시작점이다. 이것이 뒷받침돼야 세계를 무대로 뛸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대로라면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을 주도할 기업은 미래에도 해외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 기술위원장은 “천연물의약품은 ‘중국이나 한국, 일본 등에 있는 기업이 잘 하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진사나의 사례처럼 각종 생물자원에서 주요 물질을 추출하고 공정으로 관리하는 일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월등하게 발달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강릉을 거점으로 관련 산업을 모으는 것은 고무적이다”며 “지금이라도 천연물의약품의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 지원과, 개발 난이도를 고려한 약가 정책 등이 실행되도록 도울 국가적 차원의 상설기구부터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日학회, “수지상세포 암백신 말기 환자 효능 커”...‘JW크레아젠’ 재주목(3)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일본 임상면역학회에서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지상세포 기반 암 치료 백신 임상에서 유효한 효능이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 각국에서 80개 이상의 면역세포 기반 암 치료 백신 관련 임상이 시도되는 가운데, JW신약(067290) 관계사로 수지상세포 개발 전문 JW크레아젠과 관련 면역세포치료제 개발기업 지씨쎌 등이 재주목받고 있다.아베 히로유키 토쿄 종양내과 이사장은 최근 일본 임상면역학회에 참석해 직접 시도한 수지상세포 암 치료 백신 임상에 참여한 환자의 75%에서 유의미한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제공=일본 임상면역학회)◇“매년 20~30명 日로 수지상세포 암백신 투약 원정도”지난 25일 아베 히로유키 도쿄종양내과 이사장은 일본 임상면역학회에 참석해 “3기 이상 암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수지상세포 암 치료 백신을 시도한 결과, 전체의 75%(51명)에서 관해, 부분관해, 장기불변 등 효능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5년 빠른 2014년 재생의료 관련 법을 제정해, 면역세포 치료의 일환으로 다가수지상세포 기반 암 치료 백신을 임상에 적용할 수 있었다. 수지상세포는 체내 면역세포들이 특정 질환을 일으키는 항원에 특이성을 갖도록 학습시키는 세포다. 암세포의 항원을 인식해 체내 활성화를 돕는 암 치료 백신이 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도쿄종양내과 측이 식도나 위, 췌장 등 다양한 고형함의 말기 환자에서 맞춤형 수지상세포를 생산했다. 이들에 따르면 25㎖의 혈액을 채혈하면 1회 치료가 가능한 수지상세포 암 치료 백신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2주에 1번씩 채혈과 투여를 5회씩 반복해 말기 암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75%에서 유효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었다.도쿄종양내과의 한국사무소인 선진바이오텍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20~30명씩 국내 말기암 환자가 일본에서 수지상세포 암 치료 백신을 투여받을 수 있도록 주선하는 업무를 했다. 3년간 멈춰있다 최근 관련 업무를 재개했다”며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68명 모두 일본인으로 알고 있다. 말기 암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지상세포 암 치료 백신에 있어, 일본에서 여러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기존 치료제에 소용없는 암환자들에게 일본 등 각국에서 신규 옵션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모든 환자가 이를 시도할 수 없다. 항원 검사 등을 통해 효과가 기대된다는 결론이 날 때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 치료 백신 시장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기술과 제도가 갖춰지면 관련 시장이 큰폭으로 확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실제로 지난해 12월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올해부터 매년 2030년경 암 치료 백신 시장이 14억7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시 기준 세계 각지에서 80개 이상의 수지상세포 암 치료 백신이 임상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JW신약 관계사인 JW크레아젠은 수지상세포 암 치료 백신 전문 기업이다.(제공=JW크레아젠)◇JW크레아젠 간암 치료 백신 3상 완료...“확대임상 계획”국내 주요 면역세포 암 치료 백신 개발사로 JW크레아젠과 지씨셀(144510)이 꼽힌다. 지난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JW크레아젠의 ‘CreaVax-RCC’(신장암)와 지씨셀에 인수된 이노셀이 개발한 ‘이뮨셀엘씨’(간암) 등을 시판 허가하면서다. 여기서 CreaVax-RCC는 수지상세포, 이뮨셀엘씨는 단핵구 기반 면역세포 치료제였다. CreaVax는 2021년 자진 취하됐고, 현재 이뮨셀엘씨만 시판되고 있다. 이뮨셀엘씨의 매출은 2019년 394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코로나19로 하락했지만, 최근 분기별 매출 7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혈액 속 단핵구세포는 체내에 필요에 따라 수지상세포나 대식세포등의 면역세로분화할 수 있어 면역활성화를 유도한다”며 “이뮨셀엘씨 면역세포 기반 암 치료 백신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JW크레아젠은 이뮨셀엘씨의 대항마로 2014년 간암 대상 수지상세포 암 치료 백신 후보물질 ‘CreaVax-HCC’의 국내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이 물질에 대해 국내에서 연구자 주도 임상 2상을 진행한 결과 CreaVax-HCC를 투여받은 환자의 재발율은 30%로 대조군(61%)대비 절반으로 확인됐다. 2018년 7월 기준 크레아박스-HCC의 간암 환자 167명 대상 투약이 완료됐지만 여전히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 나온 JW신약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크레아박스-HCC에 대한 시판 허가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대상환자를 늘려 추가 확대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암 치료 백신 등은 규제기관의 행정절차가 정립되지 않았다”며 “연구자 주도 임상으로 주로 시도되고 있을 뿐 정식 절차를 거쳐 허가된 해외 사례도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재생의료 강국인 일본에서 면역세포 기반 암 치료 백신의 효능이 확인되고 있다”며 “해외 원정을 나서지 않고 국내에서 관련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당국과 업계가 활발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원제약 펠루비,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5년째 1위 비결은?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대원제약(003220)의 국산 신약 12호 ‘펠루비’가 국내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항염증제) 시장에서 5년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2018년 이후 처방건수와 처방량 부문에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시장 강자였던 비아트리스 마저 앞지르고 있다. 특히 대원제약은 2021년과 지난해 펠루비의 잇따른 제네릭 출시에도 불구하고 국내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시장 1위 자리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대원제약이 신약 개발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적응증 추가와 서방정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급성통증 적응증 등 제네릭과 차별화 전략27일 의약품 처방통계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대원제약의 지난해 국내 펠루비(정·서방정 포함) 처방량은 전년(1억2407만정) 대비 36.5% 증가한 1억6939만정을 기록했다. 펠루비의 국내 처방량은 2018년 1억628만정으로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이후 2019년 1억2668만정, 2020년 1억1913만정 등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펠루비의 경쟁기업인 미국 비아트리스의 쎄레브렉스는 △2018년 8571만캡슐 △2019년 9547만캡슐 △2020년 9768만캡슐 △2021년 1억482만캡슐 △2022년 1억729만캡슐로 처방량이 증가세지만 펠루비와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펠루비의 국내 처방건수는 △2018년 695만건 △2019년 779만건 △2020년 636만건 △2021년 611만건 △2022년 937만건을 나타냈다. 쎄리브릭스의 국내 처방건수는 △2018년 274만건 △2019년 251만건 △2020년 240만건 △2021년 244만건 △2022년 244만건으로 처방량과 동일하게 격차가 커지고 있다. 펠루비는 국산신약 12호로 2007년 골관절염 치료제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후 2008년에 출시됐다. 펠루비는 2021년 영진약품의 ‘펠프스’, 지난해 휴온스의 ‘펠로엔’ 등 제네릭(복제약)이 연이어 출시됐지만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대원제약이 펠루비의 지속적인 적응증 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는 펠루비가 국내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시장에서 5년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실제 펠루비는 최초 적응증인 골관절염 이후 △2010년 요통 △2012년 류마티스관절염 △2017년 급성상기도감염 등의 적응증을 추가했다. 펠루비는 서서히 방출되는 정제인 서방정으로 라인업도 확대됐다. 펠루비 서방정은 2015년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후 발매됐으며 최초 적응증은 골관절염, 요통, 류마티스관절염 등이었다. 대원제약 펠루비 서방정의 적응증도 확대했다. 펠루비 서방정은 2020년 근육긴장, 관절염좌, 연조직 장애 등 외상 후 동통 적응증을 추가했다. 지난해에는 원발월경통 적응증도 추가했다. 펠루비는 만성통증에 해열 관련 적응증, 펠루비 서방정은 만성통증에 급성통증 관련 적응증을 추가한 것이 차이점이다. 펠루비의 제네릭은 초기 적응증인 골관절염, 요통, 류마티스관절염과 해열에 사용할 수 있지만 급성통증에 대한 적응증은 아직 없다.대원제약 관계자는 “서방정은 발목을 삐거나 과격한 움직임으로 인한 근육 긴장 등 급성질환에 사용하면 통증을 빠르고 오랫동안 없애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계열 약 특유의 부작용인 부종과 속쓰림이 상대적으로 적어 야간통증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하이드로포빅 매트릭스 등 신약 개발 기술도 한몫대원제약의 경쟁력 있는 신약 개발 기술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대원제약은 펠루비 서방정에 특허기술인 하이드로포빅 매트릭스(Hydrophobic Matrix)를 적용했다. 하이드로포빅 매트릭스 기술은 제품이 체액에 용해돼 생성된 미세기공으로 주성분을 서서히 방출함으로써 위장내 용출을 크게 줄여 위장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점이 특징이다.펠루비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항염증제) 중 지름 7밀리미터(mm)로 가장 작다는 점도 강점이다. 또 펠루비가 국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8회 진행해 효능, 효과, 안전성을 검증했다는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펠루비 매출(처방조제액)이 처음으로 400억원을 돌파한 412억원을 기록했다. 대원제약은 펠루비의 국내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시장 5년 연속 1위 유지 기록이 국내 전문의약품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펠루비를 통한 대원제약의 인지도 제고를 통해 향후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제약업계는 보고 있다. 대원제약은 중국과 러시아 등에 펠루비를 수출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펠루비의 수출은 국산 신약을 해외에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국내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시장 시장에서 5년째 1위를 차지하며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원제약은 전문의약품 간판 제품인 펠루비의 선전 등에 힘입어 올해 사상 첫 5000억원 매출 달성이 기대된다. 대원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47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30억원으로 전년대비 121.4% 급증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펠루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처방량과 처방건수가 급증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의 대표적인 증상이 근육통, 인후통, 고열 등인데 증상완화를 위해 많이 쓰였던 아세트아미노펜제제는 해열과 진통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펠루비는 해열과 진통에 더해 소염에도 효과가 있어 활용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이어 “펠루비는 출시 이후 적응증 추가와 라인업 확대 등의 지속하고 있다”며 “펠루비는 국산 신약 12호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제품으로 앞으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개미들 피눈물…840억 챙긴 사기 수법 뜯어보니[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62.5%. 오늘 뒷담화는 이 수치를 보고 분통이 터져서 쓰게 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사모 전환사채(CB) 악용 불공정거래 기획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감원이 올해 1월부터 기획조사를 한 내용인데요, 부당이득 840억원을 챙긴 33명을 적발한 내용이 골자입니다. 그런데 9쪽에 달하는 보도자료를 보다가 눈길을 끈 것은 ‘주가조작 전력자 다수 연루(62.5%)’ 문구입니다. 사모CB를 악용하고 주가조작을 한 일당들이 초범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적발된 일당들이 처벌을 받아도 개미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불법을 계속 자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주가조작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솜방망이 처벌’이 원인 중 하나입니다.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뒤 잠깐 감옥 갔다가 나와서 버젓이 불법을 다시 저지르고 있는 셈입니다. 현행 사모CB 제도가 범죄자들이 악용하기 쉬운 취약한 제도적 문제를 갖고 있는 점도 원인입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투자자들이 이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사모CB 불법 사례를 구체적으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사태 원인을 분석하고 금융위원회, 금감원의 대책도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늘 뒷담화 키워드는 ‘개미들 울리는 사모CB 사기’로 준비하셨네요. △사모CB(Convertible Bond)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전환사채인데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사모CB는 회사의 자금 조달과 관련돼 있고, 사모CB 전환 공시가 투자자에게 호재나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그런데 가짜 호재를 퍼뜨려 주가를 띄운 뒤 CB를 주식으로 바꿔 비싼 값에 매도하는 사기 행각이 드러났습니다. 금감원이 지난 6개월간 조사를 한 건데요, 이런 사기를 친 33명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구요. 이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챙긴 부당이득이 84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모CB 시장이 자본시장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월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해 직을 걸고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사진=이영훈 기자)-우선 어떤 사기 행각이 있었는지가 궁금한데요. △사례를 들어서 사모CB 문제가 얼마나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3가지 사례를 준비했는데요, 첫 번째 사례를 가짜 신약 사건입니다. 금감원에 적발된 3명은 허위 사실로 주가를 띄우기로 공모했습니다. 이들은 일단 A사의 전환사채(CB)를 미리 싼 가격에 사서 보유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A사가 개발한 신약이 임상시험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고, A사가 신약개발사를 인수한다는 가짜 정보로 주가를 띄웠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사업에도 투자한다고 부풀려서 홍보를 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A사의 업무협약(MOU)은 결렬됐고요. 임상 투자는 엎어졌습니다. 투자자들이 이렇게 손해는 봤는데 이들 일당은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놓고 비싼 가격에 이미 팔아서 12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상태였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허위 공시로 투자자를 속인 경우이네요. △적발된 5명은 B사의 사모CB를 주식으로 전환해 비싼 값에 팔기로 모의를 했습니다. 이들은 일단 B사 계열사 자금으로 사모CB를 사서 공모자들에게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이전해 놓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수의 투자자가 B사의 사모CB를 인수한 것처럼 허위 공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있지도 않은 ‘허위 신규사업’을 알립니다. 어떻게 알렸는지 보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당시 B사는 ‘코로나 방역 사업, 치료제 개발 등 신사업 진출과 관련한 사업 목적을 추가하기 위한 주주총회 소집했다’고 공고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런 치료제 개발을 시도한 자체가 없었거든요. 금감원이 조사해 보니 기존에 해오던 사업과 전혀 무관한 신사업 진출을 홍보해놓고 관련 실적은 전무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이렇게 부풀려 사모CB 전환주식을 비싼 값에 팔았고요. 100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겼습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세 번째 사례는 ‘가짜 보도자료’·‘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내용이네요. △C사의 전 대표 등 5명은 경영권을 인수한 뒤 주가를 띄워서 보유 주식을 비싸게 팔자고 짬짜미를 했습니다. 이들 일당은 사모CB를 발행하면서 신규 바이오 사업에 사용될 대규모 자금이 단기간 유입된다는 가짜 소문을 냈습니다.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지도 않으면서 유망한 바이오 산업을 추진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사모CB 발행할 때에도 자금조달 목적을 쓰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도 ‘바이오 사업 추진’이라고 기재를 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CB 인수자는 자금 납입 능력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바이오 사업도 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였습니다. 바이오 사업 관련 조직이나 인원도 없었고요. 바이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조차 검토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자 이들 일당은 450억원대 부당이득이 챙겼습니다. -이런 사례가 빙산의 일각이네요. 수십 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던데. △그렇습니다. 금감원이 올해 1월 ‘사모CB 합동대응반’을 구성했거든요. 그리고 지난달 말까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관련 40건의 의심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것은 지난 6개월간 조사를 해서요 33명의 840억원의 부당이득을 적발한 건데요, 이건 전체 의심사건 40건 중에 14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한 결과입니다. 조사된 14건 내역(복수 응답)을 보면, 코로나19 관련 사업 등 허위의 신규 사업 진출을 발표하거나 대규모 투자유치를 가장해 투자자를 속이는 부정거래 혐의가 1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요. CB 전환주식을 비싼 값에 팔기 위해 부정거래와 함께 초기 주가 모멘텀을 형성하기 위한 주가조작을 하는 시세조종 혐의도 포착됐습니다. 악재성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가 급락 전 전환 주식을 사전에 팔아버리는 등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도 있었습니다. 이들 상당수 사기꾼들은 시장에서 유행하는 테마 사업에 신규 진출한다고 해서 대규모 투자 유치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돈을 끌어모았습니다. ‘테마주 주가는 뜬다’는 투자 심리를 교묘하게 악용한 것입니다. 조사 중인 40건 중 앞으로 26건의 조사 결과가 더 남았거든요. 이것은 아마도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결국 투자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거잖아요. 투자자들 피해는 어떻습니까. △이들 사기 일당이 사모CB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과정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떠안았습니다. 이들 일당이 불공정 거래에 활용한 기업 39개사 중 상장 폐지된 기업은 4개사, 관리종목 지정 기업은 14개사(상장폐지 사유 발생 13개, 자본잠식 50% 이상 1개)나 됐습니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30% 이상 줄어들어 제대로 된 경영이 힘든 기업도 11개사에 달했습니다.금감원이 해당 기업에 대한 실명은 공개하지 않아서요, 구체적인 기업명은 현재 보도가 없는 상황인데요. 일단 84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33명이 검찰에 넘겨진 상황이라서요, 빠르면 하반기에 수사나 기소 과정에서 어떤 기업인지 실체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이데일리TV)-이런 수법도 문제이지만, 계속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도 심각한데요. △그렇습니다. 금감원에 물어봤습니다. ‘이번 사모CB를 조사하면서 어떤 것을 주목했냐’고 물어봤는데요.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렇게 투자자들 피해를 입히는 수법도 문제이지만, 이런 사기 행각을 계속 반복해서 하는 게 더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모CB 조사 대상 40건 중 25건(62.5%)이 상습 불공정거래 전력자 및 기업사냥꾼과 연루돼 있었는데요.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사기꾼들이 적발돼도 감옥에 잠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사실 최근에 2차전지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니까 ‘무늬만 2차전지’로 해서 신사업을 홍보하고 투자 자금을 끌어들인 기업들도 있거든요. 정말 진정성 있게 2차전지 사업을 하는 곳도 있지만 테마에 편승해서 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거의 끝나간다는 전망에 주가가 들썩이니까, 이 판국에 사기로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세력도 많이 늘어나고 있고요. 그런데 이렇게 사모CB든 무늬만 2차전지든 적발이 되면 결국 불공정거래로 인한 처벌인데, 이는 지난번 주가조작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현행 법이 ‘솜방망이’ 상황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극을 벌인 버나드 메이도프는 2009년에 징역 150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대 양형 기준이 징역 15년에 불과합니다. 주가조작단이 수백억원 부당 이득을 챙겨도 수사당국이 부당이득 산정에 실패하면 최대 5억원 벌금만 내면 끝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사모CB가 범죄의 온상이 됐습니까.△사기꾼들 입장에서 보면요, 사모CB가 범죄로 악용하기 참 좋은 수단이라고 합니다. 3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는 사모CB를 발행이 쉽다고 합니다. 증권신고서의 경우 자금 사용목적, 회사 경영상황 및 영위 사업 등과 관련한 위험요인 등을 상세히 기재해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반면 사모CB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발행이 가능합니다. 둘째는 CB 공시규제가 촘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장기업이 CB 발행대금을 현금이 아니라 비상장주식·부동산 등으로 납입 받는 것을 대용납입이라고 하는데요, 사모CB 대용납입시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시를 안 해도 된다고 합니다. 물론 현재는 이를 개선했다고는 하는데, 과거에는 이런 수법으로 공시망을 피해갔다고 합니다. 셋째는 CB가 부당이득을 챙기기 쉬운 가격 제도가 있는데요.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주식 전환가격을 재조정하는 리픽싱(refixing) 옵션이 도입돼 있는데, 원칙적으로 최초 전환가액의 70%보다 낮추는 것은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정관 등에 기재하면 예외적으로 최저한도보다 하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하거든요, 이를 통해 CB 전환가격을 마구 조정을 해서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합니다. -사모CB 적발도 중요하지만, 시급히 제도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 제도개선 방안이 현재 논의 중인데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전환사채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방안’(주최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 후원 금융위·금융감독원) 주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참석해서요. 3가지 제도적 문제와 3가지 대책 방향을 발표했는데요. 3가지 문제로는 1)전환사채의 발행·유통과정이 깜깜이라는 점, 2)전환사채를 마구 찍어 내다보니 일반투자자의 지분 희석과 시장 충격이 있다는 점, 3)콜옵션·리픽싱과 같이 전환사채에 부여된 다양한 투자 유인 조건이 오히려 불공정거래에 악용돼 투자자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관련해 금융위는 1)전환사채 시장의 투명성 제고 2)전환사채의 무분별한 발행과 유통 방지 3)불공정거래에 대한 엄중 제재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 피눈물을 흘리지 않게 ‘한번 걸리면 패가망신한다’고 할 정도로, 주가조작이나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요. 기업들 입장에서는 사모CB라는 게 투자 자금을 유치할 때 중요한 수단이었거든요. 규제를 너무 강화하면 기업들이 투자 자금 유치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추진하는 게 필요합니다. (자료=신한투자증권)-끝으로 이번 주에 주목할 만한 국내외 경제일정 소개해주시지요. △미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내달 4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발표됩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화 긴축이 계속될 수 있어 이번에도 지표를 예의주시해야 할 듯합니다.카카오페이(377300) 1일, 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게임즈(293490) 2일, 카카오(035720) 3일, 네이버(NAVER(035420)) 4일 2분기 실적 발표도 주목됩니다. 시지트로닉스는 내달 3일, 엠아이큐브솔루션은 내달 4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증시 일정도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31일 ‘2023년 6월 국세수입동향’을 공개합니다. 올 5월까지 국세는 전년동기대비 36조4000억원 덜 걷혔습니다. 이대로 가면 올해 40조원 넘게 역대급 ‘세수 펑크’(세수 결손)가 예상됩니다. 관련해 부족한 세수 충당, 경기활성화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여부가 주목되는데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7일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빚잔치 추경 못한다”며 추경 편성에 선을 그었는데요. 올해 4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1072조7000억원이어서, 기재부는 ‘빚내는 추경’에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달 1일 ‘7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합니다. 수출 감소폭이 두자릿수(-14.5%)로 확대되고 무역수지로 다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수출을 하반기 경제정책 1순위로 꼽은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은 내달 2일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공표합니다. 올해 중 가장 낮은 수치(전년 동월 대비 2.4%)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인데요. 집중호우, 폭염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상추값이 급등하면서 고깃집에서 ‘서비스 상추’는 사라지고, 추가로 돈을 더 내야 상추를 먹을 수 있는 실정입니다. 이대로 가면 추석(9월29일)을 앞두고 가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물가 지표는 낮지만 체감물가는 높은 이같은 상황에서 8월31일 유류세 인하 종료를 앞둔 정부가 예정대로 종료할지, 인하 기간을 연장할지 주목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글로벌 바이오 소부장 기업, 韓 투자 확대...왜?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한국 사업에 힘주고 있다. 한국 바이오 시장이 이제 성장 초입이기 때문에 장기적 전망을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아시아 바이오 강국 중 일본 바이오 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싱가포르는 내수 시장이 폐쇄적이어서 진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한국은 바이오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25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열린 바이오플러스(BIX) 전시회에 글로벌 바이오 기업의 참여가 전년 대비 20% 가량 늘었다. 론자(스위스), 우시 바이오로직스(중국), 후지필름(일본) 등 상위 CDMO(의약품 위탁 개발생산)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써모피셔, 사토리우스 등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도 대부분 단독 부스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후지필름 계열사는 일본 법인과 한국 법인(한국후지필름 라이프사이언스, 소부장 전문) 두 곳에서 각각 부스를 꾸려 전시회에 참여했다. 일본 본사에서 한국에 부스를 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우시 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처음 바이오플러스 참가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우시는 미국, 유럽, 아시아를 망라해 전 세계에 생산 기지를 확보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오는 2025년에 싱가포르 공장도 가동할 예정이다. ◇ 한국, 아시아 바이오 생산 허브로 급부상 한국에 공장을 짓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도 늘고 있다. 특히 인천 송도가 바이오 소부장 격전지로 떠올랐다. 바이오 원부자재·장비 분야 글로벌 기업인 독일 싸토리우스의 한국법인 싸토리우스코리아오퍼레이션스도 3년 동안 송도에 약 3500억원을 투자해 백신 원부자재 생산 시설을 짓기로 했다.바이오플러스 전시회 전경 (사진=뉴시스)건립되는 시설에선 △일회용 세포배양백(세포·바이러스 등을 배양하기 위한 일회용 통) △세포배양배지(세포를 키우기 위해 배양체가 필요로 하는 액체 형태의 물질) △제약용 필터(의약품의 불순물과 유해균을 제거하는 필터)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바이오의약품을 제조 및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자재다. 바이오 원료 의약품 글로벌 1위인 미국 싸이티바도 620억원 가량을 투자해 송도에 공장을 짓고 있다. 싸이티바가 국내에서 생산하려는 주요 원부자재는 팬데믹 이후 극심한 수급난을 겪었던 일회용 세포배양백이다. 싸이티바는 지난 2021년 9월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 한국 내 세포 배양백 생산시설 설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회사 측은 2024년부터 세포배양백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싸토리우스 코리아오퍼레이션스 송도국제도시 위치도. (사진=인천경제청)연 매출 26조원 규모인 미국 바이오 원부자재 회사인 써모피셔 사이언티픽도 한국법인(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코리아)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인천 영종도 부지에 ‘바이오프로세스 서플라이 센터’를 공식 개소했다.또한 국내 최다 과학 어플리케이션 수행이 가능한 고객 경험 센터도 서울 강남 수서에 열었다. 세포치료제, 특수진단, 환경 및 소재 산업 시장을 소개하기 위한 공간이다. 용인 기흥에 위치한 720평 규모의 나노포트 커스터머 이노베이션 센터는 국내 반도체 및 과학 산업 분야의 고객 생산성 극대화에 기여하고 있다. 싸이티바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아시아 지역에 공급할 물량은 아시아에서 생산하자’는 현지화 전략을 추구하기로 했다”며 “다양한 원부자재를 한국에서 생산해 전 세계 수출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글로벌 기업이 인천 송도 선택한 이유는? 그동안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은 미국과 유럽에 집중돼 있었다. 한국 시장의 경우 바이오 신약 창출력이 부족해 CMO(의약품 위탁생산) 수요가 적고 CDO(위탁 개발생산) 수요만 있던 상황이었고 그것만 보고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확대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후지필름 바이오 생산 공정 모습 (사진=후지필름)하지만 최근 들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에 속한 국가들이 바이오 신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부자재 공급부족을 겪은 기업들이 생산시설 현지화 전략으로 선회하며 한국이 수혜를 받고 있다. 작년부터 한국은 바이오 생산 거점으로서의 입지가 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한국의 바이오 브랜드 품격을 높이는 데 일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해외 빅파마로부터 수주한 CDMO 사업에서 파생되는 바이오 원자재 수요를 보고 송도를 택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후지필름 라이프사이언스 관계자는 “향후 한국 바이오 원부자재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그룹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레모넥스, 'LEM-mR203' 임상1상 승인…약물전달 기술 디그레더볼 적용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차세대 약물전달 플랫폼 바이오 벤처기업 레모넥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mRNA(리보핵산)백신 후보물질 ‘LEM-mR203’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고 25일 밝혔다.(사진=레모넥스)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에 임상 1상이 승인된 LEM-mR203은 지질나노입자(LNP)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독자적인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 디그레더볼(DegradaBALL®)이 적용된 mRNA 백신 후보물질이다. 지난 1월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지 6개월만에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임상1상은 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되며, 건강한 성인(만 19~55세)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외부에서 주입된 mRNA는 인체 내에서 분해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특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 인해 체내 표적 기관까지 안정적인 전달을 위해서는 약물 전달 시스템(DDS·Drug Delivery System)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LNP 기술은 투약 후 대부분 혈관을 통해 간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존에는 간에 대한 희귀질환을 타깃으로 한 ‘siRNA’ 치료제에 초점이 맞춰 개발된 기술이다. 디그레더볼은 저온유통이 가능해 글로벌 공급에 유리해 원가절감 효과도 높은 편이며, 사전생산 및 재고저장이 가능해 LNP의 콜드체인 이슈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대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약물전달 기술에 대한 물질특허 및 용도특허 지적재산권을 모두 확보하고 대한민국,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회사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LNP-mRNA 기술은 모더나의 지카바이러스 임상1상, 바이오엔텍의 말기 흑생종 임상 1상을 수행하는 초기 단계였고, 팬데믹 선언 이후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합세해 FDA의 긴급 사용승인을 받았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LEM-mR203가 LNP가 아닌 DDS로 임상1상 승인을 받은 세계 최초의 사례라는 점이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이어 “LEM-mR203에는 LNP의 한계점을 개선 및 보완한 디그레더볼-mRN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디그레더볼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앞으로 디그레더볼 약물전달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신약후보물질들을 개발하며 글로벌 리딩 바이오 벤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전했다.향후 레모넥스는 건강한 사람에게서 안전성을 검증한 디그레더볼-mRNA 기술을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적용함으로써, 글로벌 상업화를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디그레더볼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짧은 간섭 siRNA 유전자치료제 ‘LEM-S401’의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임상시험결과보고서 수령을 통해 우수한 안전성 및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술특례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중에 있으며, Pre-IPO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IPO(기업공개)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