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604건

부읽남 "다들 말린 대기업 퇴사, 지금은 '건설사 사장' 꿈꾸죠"
  • 부읽남 "다들 말린 대기업 퇴사, 지금은 '건설사 사장' 꿈꾸죠"[2022 W페스타]
  •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밤 11시에 퇴근해서 새벽 2시까지 부동산을 공부했어요. 그 시간에 커피를 3잔씩 마신다니까 남들은 미쳤다고 했죠. 퇴근 이후부터 투자자로서 제2의 삶을 살아야 하니 매일 커피를 10잔씩 마셨어요.”정태익 더하이에듀 대표는 제11회 이데일리 W페스타 참석을 앞두고 최근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회사 재직 당시 생활을 이 같이 회상했다. 정 대표는 구독자 99만 명(2022년 10월 기준)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부읽남(부동산 읽어주는 남자)TV’ 운영자다. 중앙대 건설환경공학과 졸업 이후 삼성물산 건설 부문에 입사한 그는 재직 7년 차였던 2016년 퇴사했다. 퇴사 전부터 공부하던 부동산 등 투자에 매진했고 현재 자산 규모는 퇴사 전보다 몇배가 늘었다고 했다. 올해 3월에는 ‘운명을 바꾸는 부동산 투자 수업: 기초편·실전편’도 발간했다.정태익 더하이에듀 대표.(사진=방인권 기자)그는 “2년 차부터 퇴사할 거라 말했지만 가족들은 반대했다. 설득할 수 있어야 그만둘 정당성이 생기겠다고 생각했다”며 “투자 수익을 급여의 70% 수준까지 만들고 아내와 가족을 설득했다”고 밝혔다.정 대표는 재직 당시를 떠올리며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 행복하진 않았지만 미래를 생각하는 게 행복했다”면서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데 훨씬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정 대표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다. 그는 “좋아하는 일이 돈도 되면 베스트”라며 웃었다.“단순히 일하기 싫어서 퇴사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그만두면 부자 되기가 힘든 것은 물론 되더라도 행복할 수 없어요. 매달 500만 원 받는 상가를 사려면 20억이 있어야 하거든요. 회사는 직업이라는 20억 상가를 준 거나 마찬가지죠. 그 이상을 벌 확실한 방법 없이 나오면 그 상가를 남 주고 나오는 거예요.”중요한 것은 퇴사를 하더라도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1세 무렵 서울 강남 당구장에서 한 아르바이트는 정 대표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정 대표는 “당시 사장님이 과일 등을 손님들에게 퍼줬다. 당구비에 비해 서비스가 좋으니 손님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며 “남는 게 없을 텐데 알고 봤더니 사장님이 56억원짜리 건물을 물려받은 건물주였다”고 밝혔다. 한국 고성장의 중심부인 서울 강남에서 나고 자랐지만 서서히 벌어지는 부의 격차 탓에 비관주의자가 된 정 대표가 받은 충격이었다.정태익 더하이에듀 대표.(사진=방인권 기자)“60세에는 건물 하나 가져보잔 생각을 했죠. 40년 남았는데 인플레이션을 생각해 보니까 123억원을 벌면 되겠더라고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부자가 됐나 책을 봤더니 투자를 해야 한다더라고요. 투자하면서 레버리지를 일으켜야 하고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자산을 불리면 된다. 사업이나 창업을 하란 얘기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죠.”당시 정 대표가 생각한 ‘부자’는 서울 테헤란로에 건물 한 채 가진 사람이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투자’였다. 사업과 창업은 리스크가 있고 한 번 무너지면 큰일이 나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곳에 입사해 어떻게든 안쓰고 투자금을 만들어 불리자고 생각했다.지출을 줄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1개월 지출을 관리비 포함 90만원 안쪽으로 정했다가 1000원짜리 빵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기도 했다.지금 아내는 정 대표가 판단력을 과신할 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의사결정을 할 때 아내한테 많이 물어봐요. 배우자는 성인이 된 이후 나를 가장 잘 알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 같을 때 꼭 아내한테 조언을 구해요. 그 의견까지 고려해 최종 결정을 하죠. 도움이 되더라고요.”현재 그는 건설사를 추진하고 있다. 재테크를 중심으로 얻은 성과다. 정 대표는 “건설사는 물론 인테리어, 중개 등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부동산 전문가로 살면 좋을 것 같다”고 5년 후 계획을 밝혔다.정 대표는 오는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리는 제11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연사로 나서 일과 행복, 조기 퇴직과 창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2022.10.18 I 김윤정 기자
법인세 인하가 부자감세? KDI "정치구호…기업실적 개선→국민 자산형성 보장"
  • 법인세 인하가 부자감세? KDI "정치구호…기업실적 개선→국민 자산형성 보장"
  •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국책연구기관이 최근 정부의 법인세 세율체계 개편안에 대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경제성장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외국기업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단일세율 체계로 전환하는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4일 KDI 포커스 ‘법인세 세율체계 개편안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정책과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현행 4단계 초과누진구조 법인세율 체계를 대기업의 경우 과세표준 200억원을 기준으로 20%와 22%의 2단계 구조로 개편하고,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과세표준 5억원 이하 10%, 5억~200억원 20%, 200억원 초과 22%의 3단계 누진구조로 개편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번 법인세율 정부 개편안은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하하고 복잡한 세율구조를 단순화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세법 개정을 통해 2018년부터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법인세를 25%로 과세하기 시작했다. 반면 2018년 24.8%이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최고세율은 지난해 23.2%로 낮아졌다.세율구조도 우리나라는 4단계 초과누진구조의 세율체계로 법인소득을 과세하지만 OECD 대부분 국가는 단일세율로 과세하고 일부 작은 기업에 대해서만 경감세율을 적용한다. 김 연구위원은 “법인의 법적 규모 또는 법인소득 규모에 따른 누진적 차등 과세로는 소득재분배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대기업에 중과하는 건 오히려 해당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중산층이나 중소기업에 돌아갈 배당소득과 시세차익을 축소하며 역진적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김 연구위원은 법인세 감세가 ‘부자 감세’라는 야당 측 주장에 대해서도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력을 집중해야 할 시점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연구위원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통해 기업실적이 중장기적으로 개선돼 보다 많은 배당소득과 주식평가차익이 개인과 국민연금에 귀속될수록 개인의 자산형성과 국민들의 노후는 든든하게 보장된다”고 했다.김 연구위원은 이어 “법인세 감세가 부자 감세라는 정치적 구호는 기업경영 환경 개선을 통한 기업실적 개선이 중산·서민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의 자산형성과 노후소득 보장에 직결되는 정책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대내외 경제여건을 반영하는 이자율, 임금수준 등 정책변수가 동일할 경우 정부의 법인세 개편안으로 법인세율이 인하될 경우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다른 요인이 악화되는 경우 법인세율 인하 이후 투자나 고용 관련 통계자료가 직전 대비 감소하거나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런 이유로 법인세율 인하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점진적으로 법인세율 구조를 단일세율 체계로 전환하는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 연구위원은 “법인세 일반세율 체계를 보다 단순화하고 조세의 재원배분 효율성 왜곡을 축소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서 이번 정부 개편안은 긍정적”이라며 “향후 보다 완전한 단일세율 체계로 이행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2.10.04 I 공지유 기자
'집값' 오른 부자 노인은 '은퇴'…돈 없는 노인은 '취업 전선'
  • '집값' 오른 부자 노인은 '은퇴'…돈 없는 노인은 '취업 전선'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가격 폭등이 부자 노인과 가난한 노인의 돈 벌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노동공급 확대 요인 분석: 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라는 제하의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15년 대비 올 상반기 4.9%포인트 상승해 노동 공급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 취업자 수 94만1000명 중 절반 가량(47.1%)이 고령층 취업자 수였다. 고령층의 은퇴와 취업을 가르는 요인 중 하나는 순자산이었다. 순자산이 많이 증가한 부자 노인들은 은퇴를 선택한 반면 그렇지 못한 노인들은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순자산을 기준으로 고령층 가구를 3분위로 나눠보면 작년 순자산은 5년 전인 2017년 대비 모두 증가했다. 그러나 순자산이 많은 3분위일수록 순자산이 더 많이 증가했고 1분위는 가장 적게 증가해 자산불평등은 더 확대됐다. 이 시기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을 중심으로 순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유무를 비롯해 보유 규모 등에 따라 자산의 희비가 갈렸다. (출처: 한국은행)1분위의 경우 상대적 빈곤이 커지다보니 가구주 취업 비율이 2017년 35.5%에서 2021년 42.2%로 6.7%포인트 뛰었다. 2분위도 54.4%에서 59.7%로 5.3%포인트 뛰었다. 그러나 가장 순자산이 많은 3분위는 59.5%에서 59.2%로 외려 0.3%포인트 하락했다. 자산 가격 상승에 은퇴를 해도 될 만큼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로그를 작성한 송상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자산불평등 확대로 인해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계층을 중심으로 노동공급이 확대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절대 숫자를 보면 순자산이 많은 부자 노인의 취업 비율이 더 높다. 이는 순자산이 많은 노인 중 상대적으로 고학력자가 많고 그로 인해 은퇴를 하더라도 제2의 직업을 찾아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령층 취업자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생활비 등 재정적인 이유로 돈을 벌고 있다. 작년 계속 고용을 희망하는 고령층 52만5000명 중 32만9000명, 즉 62.7%가 재정적 사유로 근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6000명 증가한 것이다. 나머지 19만6000명은 일하는 즐거움, 건강 유지 때문에 일을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30만4000명) 대비 10만명 이상 감소했다. 한편 고령층의 노동공급 확대는 공공일자리 사업과도 연관된다. 중졸 이하 고령층 중 공공부문 취업자 비율은 2015년 3.9%에서 올 상반기 8.3%로 상승했다. 공공부문 노인 일자리가 고령층 중에서도 민간 부문 취업이 어려운 저학력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는 데 기여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2022.09.09 I 최정희 기자
이동주 "근거없는 국유재산 매각, 땅부자만 웃을 것…철회하라"
  • 이동주 "근거없는 국유재산 매각, 땅부자만 웃을 것…철회하라"
  •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영훈 기자)[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윤석열정부의 유휴·저활용 국유재산 매각 계획에 대해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의 미래 자산을 민간에 팔면 후손들은 울고, 일부 돈 많은 땅부자들만 웃게 될 것”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이 의원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 재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발표 내용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이 같이 밝혔다.앞서 기획재정부는 국가재정 확충과 국가 재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활용도가 낮은 국유재산을 향후 5년간 16조원+α 매각하겠다고 밝혔다.이 의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위탁개발한 일반재산을 올해 8월부터 즉시 매각하겠다는 부분은 기재부 내부방침까지 뒤집은 것”이라며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기재부는 매각 대상 재산을 ‘국가가 보유할 필요성이 낮은 재산’이라고 규정했는데 근거는 행정용이 아닌 상업용·임대주택용이라는 것”이라며 “상업용·임대주택용이라고 해서 보유 필요성이 낮은 재산이라고 볼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기재부 2020년 국유재산 처분기준에 따르면 캠코의 재산 중 처분형이 아닌 경우는 매각제한 대상”이라며 “그러나 이번에 매각하겠다고 나선 캠코 9개 재산은 처분형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이 의원은 “매각 대상인 강남 신사동 ‘나라키움 신사’ 빌딩은 캠코 홈페이지에 버젓이 ‘매각제한재산’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압구정역과 신사역 사이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알짜배기 건물로서 불과 4년 전에 사용승인이 났고 앞으로 25년간 임대료 수입으로 개발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건물”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다른 상가·임대주택도 마찬가지다. 강남 최대 상권 중 하나인 코엑스 인근에 2013년 신축한 상가 건물 두 개, 신사역과 논현역 등 주요 역세권에 위치한 상가주택 건물도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렇게 가치가 높은 자산을 ‘노후주택’, ‘유휴지’, ‘노후관사’라 칭하며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국민의 눈을 가리는 꼼수까지 부리며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이 의원은 “매각 대상으로 선정된 국유재산은 당장 매각하는 것보다 보유하며 얻는 미래가치가 훨씬 크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며 “(매각대상 9곳의 감정가) 2000억원이 없어서 미래 자산을 팔아야 한다면 어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나”고 따져 물었다.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국유지 매각, 공공기관 자산 매각도 특권층을 위한 나라재산 팔아먹기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장 캠코 일반재산 매각 추진을 중단하고 국유재산 매각 방침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2022.08.16 I 한광범 기자
野 “부자 위한 퍼펙트한 환경”vs 韓총리 “감세는 투자확대”
  • 野 “부자 위한 퍼펙트한 환경”vs 韓총리 “감세는 투자확대”
  •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공지유 기자]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편안을 두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맞붙었다. 야당은 세법개편안은 부자감세의 전형으로 사회 전체에 낙수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현재 상황을 봤을 때 기업을 부담을 줄여 경제를 회복하는 노력을 할 때라고 반박했다.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 국회사진기자단)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 2022년 세계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와 2021년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전체 소득의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에서 46% 로 늘어난 반면에 하위 50% 비중은 21%에서 16%로 하락했다”며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이어 신 의원은 “한국 조세부담률이 2020년 기준으로 20.4%이고, 작년의 조세부담률이 22.1%로 좀 올랐는데 이것은 일시적인 코로나 경제 회복세로 인한 예외적인 결과라는 게 전문가의 평가”라며 “OECD 국가 평균에 다가설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멀어지게 하는 발상이 이해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세법개편안으로 법인세·소득세·종부세 등이 줄어 세수가 4년간 13조원 이상 줄어드는 데 대한 비판이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세금을 다소 낮게 그렇게 유지하려고 하는 큰 목적은 (감세를 통해)경제 규모가 커지고 또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조세 부담률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좀 더 많은 세수를 중장기적으로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 하는 하나의 믿음 위에서 추진한 것”이라며 “이것은 결국 경제정책을 어떻게 볼 거냐 하는 하나의 그런 시각의 문제일 수도 있고 또 판단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어느 시점에서 경제정책을 선택할 때 있어서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분명히 있지만 그 시점에서 어떤 것이 더 필요 하냐 하는 것을 결국 정책당국자는 채택할 수밖에 없다”며 “대단히 어렵고 또 중기적으로 1~2년이 굉장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이럴 때는 조금 기업들에 대한 부담을 좀 줄이는 쪽으로 가는 것,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신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기초연금 40만원 인상, 병사월급 200만원 등의 공약을 했는데 이에 총 209조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현재와 같은 전면적 감세로 공약 이행이 가능한지를 한 총리에게 되물었다. 그는 “공약이행이 가능한가. 사기가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이에 한 총리는 “지금대로 가면 5년뒤 68% 정도 부채비율이 된다”며 “공약을 하는 것을 다 적정한 선에 서 집어넣고 그렇게 하고 우리 GDP에 대한 국가부채비율은 한 55% 정도로 안정화 시켜보자 하는 계획으로 지금 예산도 짜고 있고 그렇게 노력을 한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들이 소위 말하는 흥청망청하는 재정에서 타이트한 재정으로 가는 데 대한 어려움은 분명히 좀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또 신 의원은 법인세 인하가 국체적 추세라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거짓말’이라고 힐난했다. 또 법인세 개편으로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리면 3000억원 이상의 과표기준 이익을 내는 기업 중 전체 법인 83만 곳 중 84곳만이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위 0.01%로 모두 재벌 대기업과 은행 대기업만 혜택을 본다”고 설명했다.한 총리는 감세정책을 폈던 MB정부에서 낙수효과가 있었냐는 신 의원의 질의에 “이론상으로 조세의 감면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느냐. 트리클 다운 이팩트는 죽었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다”면서도 “역시 그러나 조세의 기본적인 이론은 감세는 투자의 확대와 중장기적으로 경제 규모의 확대를 가져온다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또 40%가 전혀 세금을 내지 않고 나머지가 모두 부담하고 있기에 이들에 대한 세금을 탄력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하지만 신 의원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에 상장사의 유보금이 158% 증가했고, 또 당기순이익이 115% 증가했다. 투자는 당시에 0.2% 오히려 감소했다”며 “ 경제가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고 한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대로라면 재벌 대기업과 부자들에게는 소득과 자산을 늘릴 수 있는 퍼펙트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2022.07.26 I 조용석 기자
추경호 "이번주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발표…조직·인력 효율화"(종합)
  • 추경호 "이번주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발표…조직·인력 효율화"(종합)
  •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출범 직후부터 공공기관 혁신에 칼을 빼든 윤석열 정부가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이번 주 금요일 내놓는다. 공공기관의 과도한 복리후생 등 방만 경영요소를 대폭 손보고 인력과 조직을 구조조정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기재부)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금요일(29일)에 직접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주재해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추 부총리는 지난달 2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며 강력한 개혁을 예고한 바 있다. 새정부에서 공공기관 혁신 중점내용은 인력과 예산 효율화, 과도한 복리후생 축소 등이다. 또 빚이 과도하게 많거나 재무 구조가 부실한 공공기관 혁신에도 칼을 빼들었다.기재부는 이에 대한 후속조치 차원에서 지난달 30일 공운위를 열고 한국전력공사(015760), 한국수력원자력 등 ‘재무위험기관’ 14개를 선정하고 경영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게 하는 등 맞춤형 관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에는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유휴부지 등 불필요한 공공기관 자산과 골프장이나 콘도 회원권 등 과도한 복리후생용 자산을 매각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해당 공공기관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이에 더해 이번주 구체적인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공공기관 개혁 의지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기능 조정 △조직·인력 효율화 △예산 효율화 △불요불급한 자산매각 △복리후생 점검·조정 등 5대 분야를 대상으로 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350개 공공기관은 다음달 말까지 기관별 혁신계획을 수립해 제출해야 한다.이외에도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방안, 민간·공공기관 협력방안 등을 다음달과 9월 중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추 부총리는 “공공기관 관리체계와 관련해서는 지정기준 정비 등을 통한 주무부처의 책임 강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재무성과지표 비중을 확대하는 등 경영평가제도도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추 부총리는 이날 대기업, 부자 중심의 세금 깎아주기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부는 21일 발표한 ‘2022년 세제 개편안’에서 소득세 하위 2개 과표구간을 상향 조정, 과표가 1200만~4600만원인 사람은 과표 변경으로 18만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보고 과표 4600만~8800만원이거나 그 이상 구간은 추가로 36만원의 수혜를 추가로 입어 최대 54만원의 세금이 깎아지기 때문에 고소득자일수록 세제혜택이 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런 지적에 대해 “단순히 전체 액수로만 보면 소득이 적은 분이 세금을 적게 내서 세수감면 절대금액은 작지만, 현재 내는 것 대비 감소폭은 저소득층일수록 훨씬 크다”면서 “이번 세제개편과 관련해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산·서민층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세금을 더 많이 깎는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중소기업은 기존보다 약 12% 정도 세금을 덜 내고 대기업은 약 10% 덜 내는 구조”라며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 것만 소개됐을 때는 대기업만 혜택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5억까지 (특례세율) 10% 구간을 만들어 상대적으로 중소·중견기업에 혜택이 많이 가도록 설계했다”고 해명했다.
2022.07.25 I 공지유 기자
박홍근 "대통령실, '문고리 육상시'에 장악…검찰공화국 만들었다"
  • 박홍근 "대통령실, '문고리 육상시'에 장악…검찰공화국 만들었다"[전문]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비판했다.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정권뿐 아니라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여 이같이 말했다.그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문고리 3인방’에 빗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의해 장악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법무부, 행안부, 국정원 등 권력기관 정점에 한동훈, 이상민, 조상준 등 핵심 측근을 임명했다. 대한민국을 마침내 검찰공화국으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윤석열 정부는 대선 이후 인수위 두 달 동안 허송세월만 보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강행하느라고 정작 챙겨야 할 경제와 민생은 뒷전”이라며 “오죽하면 ‘쇼라도 하라’는 말이 나오겠느냐. 대책과 비전을 제시해 국민과 각 경제주체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해 온 민주당의 정체성,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를 지향하는 민주당의 가치를 지켜내고, 시대적 변화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다음은 박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문 전문이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재외동포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홍근입니다. 1.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정 운영의 기본으로 돌아오십시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우리 국민은 대선에서 누구를 선택했는지와 별개로 새 정부의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줍니다. 새로운 시작은 누구에게나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 40.3%의 득표율로 당선된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 초기 지지율은 71%였습니다. 48.6%의 득표율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은 32%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국민 삼분의 일이 지지를 철회한 것입니다. 곧 30%도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옵니다. 출범한 지 두 달 만에, 새 정부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정권 말기의 레임덕 수준입니다. 이런 초유의 상황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은 의미 없고, 국민만 생각하겠다”고 합니다. 국정 운영 지지율이 국민의 여론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생각하겠다는 국민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입니까? 국민은 대선 이후 두 달 가량의 인수위 기간에 새 정부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어려운 경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것인지, 제대로 들어본 바가 없습니다. 오직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 뿐입니다. 취임 뒤 면밀히 검토해서 차분하게 추진해도 될 일을, ‘단 하루도 청와대에 있지 않겠다’는 고집으로 밀어붙였습니다.인사 대참사에 비견되는 내각 인선은 부실한 사전 검증으로 네 명이 줄줄이 낙마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사 난맥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입니다. 부적격 사유가 명백했던 정호영, 김승희 후보자조차 시간을 질질 끌며 인사 강행의 명분용으로 활용하느라고, 코로나 재확산 국면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석인 결과를 초래했습니다.만취운전 경력 등으로 낙마 사유가 분명한 박순애 교육부총리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언론과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았다”며 공직 후보자의 당연한 검증과정에 대해 부당하다는 식으로 반응했습니다. 잇따른 부실 인사로 지적을 받자,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며 반문했습니다. 이런 대통령의 태도에서 국민은 쓴소리에 귀를 닫는 오만과 불통을 절감했습니다. 이 정부가 소통의 상징이라 여기는 ‘도어 스테핑’은 더 이상 소통의 자리가 아니라 대통령의 말실수를 걱정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대통령의 측근 챙기기는 도를 넘은 지 오래입니다. 검찰의 주요 보직은 온통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특수통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내 식구 챙기기’식의 검찰 인사는 대통령의 친정인 검찰 내부에서조차 지나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의 핵심 요직도 검찰 출신 측근들로 채워졌습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문고리 3인방’에 빗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의해 장악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법무부, 행안부, 국정원 등 권력기관 정점에 한동훈, 이상민, 조상준 등 핵심 측근을 임명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마침내 검찰공화국으로 만든 것입니다. 최근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대통령실 지인 채용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인사 논란은 점입가경입니다. 대통령의 6촌 친척과 40년지기 황모 씨와 우모 씨의 아들에 이어, 이번엔 검찰 시절 인연을 맺은 지인의 아들까지, 모두가 대통령실에 채용되어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친인척과 지인 채용 추가 사례를 찾기 위한 취재 경쟁이 붙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이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함께 해온 동지라며 아무 문제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긴말 드리지 않겠습니다. 엄격한 공사 구분은 공직자에게 더구나 대통령에겐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입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시 민간인 지인이 수행해 논란이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민간인 신분으로 1호기에 탑승하고, 영부인 관련 업무를 처리한 일마저 벌어졌습니다. 성비위 논란이 있음에도 대통령실 내부 운영과 인사 채용을 책임지는 총무비서관에 윤재순 전 대검 과장을 임명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까?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정권뿐 아니라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합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습니다. 경고합니다.!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과 국민의 우려에 윤석열 대통령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던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도 어쩌지 못하는 권력의 실세라는 말까지 나와서야 되겠습니까?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충정으로 윤석열 대통령께 간곡히 그리고 엄중하게 말씀드립니다. 지지율 추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민심, 즉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주변을 엄격히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정치기획수사가 연이어 본격화되더니, 이제 서해 공무원 사건, 탈북 흉악범 추방 사건 등 종북몰이로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지율의 급락은 권력 사유화, 인사 난맥, 경제·민생 무능에 더해 대통령의 오만과 불통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정치보복성 기획수사와 구시대적 종북몰이로는 국면 전환에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국정 운영의 동력을 상실한 수준의 더 큰 국민적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의 권력은 자기 주변사람 챙기라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입니다. 정치와 국정 운영의 본질은 국민이 맘 편히, 잘 먹고 잘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지금은 비상한 경제 상황으로 대다수 국민이 불안하고, 삶이 벼랑 끝에 내몰리는 위기 국면입니다.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촉구합니다. 국정 운영의 기본으로 돌아오십시오! 무엇보다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십시오!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와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일이라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2. 민생이 우선입니다. 경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로 국민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6% 상승해서 IMF 경제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6월 경제고통지수는 9.0으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로 상승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고유가, 원자재·곡물가격 상승에 더해 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고통스러웠던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이제 막 벗어나려는 시점에, 또다시 재확산 추세가 심각합니다. 이제 장사가 좀 된다며 희망을 가지셨던 동네 가게 주인의 탄식이 참으로 제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직장인들은 점심 한 끼 식당 가는 것도 부담스러워 구내식당을 찾습니다. 편의점 도시락 판매는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5만 원 지폐 한 장으로는 기름통의 절반도 채우기 어려운데, 차량으로 생업을 하는 분들은 고스란히 그 부담을 져야 합니다. 장바구니 물가 상승은 사상 최고치라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의 고물가·고유가·고환율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더욱 두려운 것은 금리 상승의 속도와 폭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만 네 차례의 금리를 인상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0.5% 빅스텝도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미국 연준은 지난달 28년 만에 0.75%의 자이언트스텝 금리 인상에 이어 이달 말에는 1%의 금리 인상, 즉 울트라스텝을 결정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미 간 금리 역전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은 불가피합니다.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과 고환율 기조가 지속된다면, 한국 자본시장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순유출도 지속될 것입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가 만들어낸 유동성 잔치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20년 3,200을 넘었던 코스피 지수는 2,300선이 위협받고 있고, 가상자산 시장은 고점 대비 삼분의 일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작년까지 폭등을 걱정했던 부동산 시장 역시 하락세로 돌아서서, 내년이면 폭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식 담보대출과 영끌로 주택을 매입했던 국민들은, 고금리로 인해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러워지고, 담보 가치 하락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집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습니다. 이미 작년 말 기준 1,800조 원을 넘어서 GDP 대비 세계 1위인 가계부채 문제는 그야말로 시한폭탄입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7%가 되면,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빼고 원리금도 갚지 못하는 국민이 19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대출로 가게 운영자금을 충당했던 자영업자, 벼락거지 신세를 면해보겠다고 소액대출이라도 해서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에 나섰던 2030 청년들, 두 차례 금융위기 때보다 더 많은 신용불량자가 양산될지 모를 심각한 위험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어려움이 이미 대선 전부터 예고되었다는 것입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도, 지난 2월 말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물가에 미칠 영향도 모두 예상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대선 이후 인수위 두 달 동안 허송세월만 했습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강행하느라고, 정작 챙겨야 할 경제와 민생은 뒷전이었습니다. 취임하고 한 달이 지나서야 부랴부랴 5대 부문 구조개혁을 담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지만, 사회적 합의도 안 된 이런 중장기 구조개혁이, 과연 지금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을 위한 대책이 되겠습니까? 당장 숨넘어가는 사람에게 목숨 살릴 처방은 하지 않고, 체질 개선하라고 주문하는 셈입니다. 국민의 고통을 외면한 참으로 한가한 태도입니다. 경제는 다급한 비상 상황이고 민생은 깊은 위기 속에 놓였는데, 정작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선 이후 넉 달, 취임 후 두 달이 지난 이달 초에야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은 구조적이고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 맞습니다.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려울수록 대책과 비전을 제시해 국민과 각 경제주체들을 안심시켜야 합니다. 오죽하면 “쇼라도 하라”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비전을 제시해 희망을 주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입니다. 국란에 비유되었던 IMF 경제위기 직후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 땀과 눈물과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삼키면서도, “정부를 믿고 견뎌낸다면 반드시 극복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IMF 역사상 최단기간인 1년 반 만에 조기 졸업을 해냈습니다. 경제가 위기일 때, 그로 인해 국민이 고통을 감수해야 할 때, 대통령이 국가의 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은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 고통은 결코 평등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계층일수록, 고통은 가중됩니다. 어려운 국민일수록, 고통을 견딜 여력이 없습니다. 불평등한 사회경제구조는 위기에 더 가혹합니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일수록 국가는 어려운 서민과 민생을 챙기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국가의 자원을 집중해야 합니다. 고물가와 고금리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면, 어려운 국민이 견뎌낼 수 있도록 국가의 지원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재정의 역할이 절실한 때입니다. 무대책으로 일관하던 윤석열 정부가 뒤늦게 처방을 내놓았지만, 방향이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법인세를 감세하겠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절반은 이익이 나지 않아 법인세를 내지 않습니다. 상위 1%의 대기업이 법인세의 80% 이상을 납부합니다. 결국 법인세 감세의 혜택은, 한해 수십 조원의 이익이 나는 삼성전자 등 재벌 대기업과 금리 인상기 예대마진 폭리로 올해 1분기만 9조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4대 금융지주 등에 돌아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기업의 투자 유인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법인세를 낮추더라도 투자로 유인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객관적 통계로 확인되었습니다. 효과는 없고, 부자 감세라고 비판받았던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재탕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지금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온통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뿐입니다. 물가대책이라고 내놓은 관세 인하에도, 소비자 가격은 요지부동이고 기업만 수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국채 발행은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감세로 세수가 줄어들면 무슨 돈으로 서민을 지원할 것입니까? 재벌 대기업과 부자들은 챙기면서, 정작 어려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서민들의 고통은 외면하겠다는 것입니까? 부동산 세제의 불합리한 부분은 물론 개선해야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열 일 제쳐두고 부동산 감세에만 몰두할 때가 아닙니다. 역대 어느 정부가 규제 개혁을 추진하지 않은 적이 있습니까? 아무리 성공적인 규제 개혁도 효과가 나타나려면 몇 년이 걸립니다. 올해 그리고 내년 계속될 민생의 고통을 규제 개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까? 당장 해야 할 일과 중장기적으로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은 국정 운영의 기본입니다. 올해 민주당은 예산 심사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히 들어내고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는 서민과 중산층을 지원하는 예산은 확실하게 증액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소수 재벌 대기업 등에 혜택이 집중되는 법인세 감세 등으로 국가 재정이 축소되는 일은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한 달 넘게 <민생우선실천단>을 가동하여, 시급하게 처리할 민생입법과제를 선정했습니다. 유류세 대폭 인하, 근로자 식비 비과세 한도 인상, 소상공인 코로나 피해지원 확대,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중소기업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장애인 이동권 보장, 대중교통비 한시적 환급 등입니다. 여야가 합의한 국회 민생경제특위와 해당 상임위가 가동되는대로, 관련 입법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겠습니다.특히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손실보상과 피해지원의 대상과 기준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하반기 정기국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민생 관련 법안의 처리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습니다. 정부와 여야 모두 부동산 가격 폭등기에 내놓았던 정책들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합니다. 부동산 폭락, 그리고 부동산 PF와 주택담보대출 부실화 위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때입니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대책도 정부가 책임 있게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국회 청문회도 없이 임명된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의 취임 일성은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올해 9월까지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준 조치를 폐기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곳곳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뒤늦게 입장을 바꿔서 새출발 기금, 채무경감 프로그램 등을 발표했지만, 이는 지난 5월 국회 추경에서 이미 반영된 것으로 9월 만기연장 상환유예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대출 구조를 전환시켜주고, 고금리 대출은 중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의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코로나 국면에 어렵게 버텨온 중소기업, 자영업자, 서민들이 파산하건, 신용불량자가 되건, 빚 독촉에 시달려 생의 마지막 순간에 내몰리건, 그냥 방치하겠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 아니길 바랍니다. 민주당은 올 9월,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부 재정과 금융기관의 협조로 서민 금융 지원을 위한 기금을 확대하고 새로운 채무조정 프로그램도 정기국회 내에 마련하겠습니다. 고통을 피하기는 어렵지만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그리고 어떤 국민도 국가로부터 버려졌다고 느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3. 미래를 여는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당은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2017년 대선 이후 연이은 선거 승리, 특히 압도적인 총선 승리와 의석수에 취해 오만과 독선에 빠지지 않았는지 깊이 성찰합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은 물론이고,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 그로 인해 세대와 계층·성별에서 제각기 겪고 있는 국민의 고통을 집권당이면서도 제대로 책임지지 못했습니다. 또 한편으론 이중적 태도와 행보로 국민께 실망을 드렸습니다. 국민이 민주당에 고개를 돌리게 된 원인 하나하나를 허투루 넘기지 않겠습니다. 철저히 반성하고 새롭게 거듭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전후 독립한 국가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루어낸 유일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개발독재와 IMF 경제위기는 우리 사회에 구조적인 불평등을 낳았고, 심화시켰습니다. 정치적 민주화에 비해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여전히 더딥니다. 독재시대에 비해 인권은 개선되고 정치적 자유는 확대되었으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차별과 혐오는 여전합니다. 불평등과 양극화, 그리고 차별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소득 불평등은 여전하고 자산의 불평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상속 증여된 재산 규모는 886조 원으로 2021년 GDP 2,071조 원의 약 43%에 이릅니다. 2010년 53조원이었던 상속 증여 규모는 2020년 126조원으로 두 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산업화 시대, 부모가 쌓은 자산이 자녀 세대로 본격 이전되고 있습니다. 청년 세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을 가진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으로 나뉘어, 부모의 지위와 재산으로 자식 세대의 사회적 신분이 결정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2022년‘세계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2021년까지 우리나라 전체 소득 중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서 46%로 늘어난 반면, 하위 50%의 비중은 21%에서 16%로 하락하여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었습니다. 자산의 경우 2021년 기준으로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58%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50%는 6%에 불과하여 불평등이 더욱 심각합니다. 이러니 금수저·흙수저 논란과 함께 개천에서 용 나는 시절이 끝났다는 탄식이 나오는 것입니다. 불평등 구조와 계급·계층 구조의 고착화는 필연코 사회적 갈등으로 표출됩니다. 사회경제적 이유를 떠나 사회통합적 차원에서도, 불평등 구조는 반드시 완화해야 합니다. 자산소득이 임금소득을 넘어서는 사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어디서나 기회의 창을 열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합니다. 차별의 해소는 불평등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노동시장에서의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성과 연령 차별은 불평등의 한 원인입니다. 또한 차별은 경제적 차원에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동거가족, 입양가족, 한부모가정, 재혼가족 등 여러 형태의 가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가족 구성원을 차별과 편견,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합니다. 냉전시대 이념적 혐오를 넘어 지향과 견해의 차이를 두고 극단적 혐오 또한 난무하고 있습니다.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차별의 대상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정당화되기 어려운 혐오를 이유로 다른 집단이나 소수자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일입니다. 평등법을 둘러싼 논란도 마찬가지입니다. 불합리한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문제를 두고 극단적 대립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치가 나서서 해결해야 합니다.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 민주화가 이루어진 지 반세기가 지난 오늘, 성숙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게 마땅합니다. 정치에서 대립과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정치의 지향은 반드시 사회통합이어야 합니다. 이념과 지역으로 갈라졌던 대한민국이 또다시 계층과 세대, 젠더로 갈라져서는 안 됩니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평등법 등 다양한 형태의 혐오와 차별을 막기 위한 사회적 공론화에도 본격 나서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든 의견을 수렴해가겠습니다. 국민의 여론을 존중하고 판단하겠습니다. 민주당은 대한민국이 처한 구조적 위기에도 과감하게 대처하겠습니다. 누구나 이야기하는 인구 문제의 위기는 한층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018년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97명으로, 세계 유일의 한 명 이하 출산율을 기록했습니다. 2년 뒤인 2024년이면 이마저도 0.7명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20대 인구는 2021년에 640만 명이었지만 2040년대가 되면 261만 명으로 약 60%가 감소합니다. 2014년 274만 명이었던 만 5세 이하 아동수는 2026년이면 절반 수준인 148만 명으로 줄어듭니다. 국내 소비시장은 축소되고, 보육 시설과 보육 교사는 물론 초중등 교사와 교실이 남아돌게 됩니다. 2021년 기준 대학 정원은 48만 명인데 20년 뒤 대학 입학생은 20만 명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측됩니다. 군 징집 자원도 채 10만 명이 안되어 현재의 병력 규모는 아예 유지가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공약한 ‘선택적 모병제’도입을 본격 검토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저출생 문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최대의 위기 요인입니다.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문제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국가 돌봄 책임제’를 과감하게 도입해야 합니다. 육아휴직제를 실질적으로 제도화해야 합니다. 공교육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정부가 공급하는 택지에는 공공임대와 1~2인 가구용 주택 공급을 확충해야 합니다. 인구 감소로 인한 소멸위험 지역이 2015년 80곳에서 2022년 113곳으로 늘어 전체 228개 시군구의 절반 수준에 육박했습니다. 앞서도 지적했지만 인구 문제는 지역 간 불평등에 더해져 수도권 과밀과 지방소멸이라는 양극단의 위기를 낳고 있습니다. 국토 균형 발전과 농촌 살리기, 농어업 지원도 국가적으로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저출생과 함께 세계사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역시 우리 사회의 위기 요인입니다. 고령화는 빠른 속도로 복지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입니다. 2030 세대의 인구 비중은 급감하는데 복지 비용이 증가하면 미래세대가 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게 됩니다. 지금부터 적정부담-적정급여의 구조로 복지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합니다. 연금개혁도 국민연금만이 아니라 기초연금,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을 포함해, 전반적인 노후소득보장 체계 개편과 함께 가야 합니다.더 나아가, 저출생·고령화, 4차산업혁명 등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변화에 조응해서, 전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적정선과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인구 정책은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여야의 입장 차도 크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당은 국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겠습니다. 지구적 기후변화는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탄소 중립과 친환경적인 에너지 전환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의 의무이자 우리에겐 새로운 기회입니다. 애플과 테슬라 등 글로벌기업은 RE 100 즉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기업이 아닌 경우, 향후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추세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작년, 전 세계 신규 발전 설비의 85%는 재생에너지였습니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원전보다 훨씬 큰 시장입니다. 전 세계 에너지 산업의 미래는 단연 재생에너지입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탄소 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거부하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로 향하는 문을 닫아걸겠다는 선언과 같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의 목표치마저 사라져버렸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바보 같은 짓’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회귀 정책이 ‘바보 같은 짓’입니다. 민주당은 탄소 중립을 향한 전 지구적 과제에 기꺼이 동참하겠습니다.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그것이 우리 경제와 산업을 위한 희망의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정당은 민의를 대변해야 합니다.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고 있다면 이를 극복하는 것이 정당의 책무이자, 정치지도자의 역할입니다. 복수정당제에서 각 정당은 누구를 대변하는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합니다.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해 온 민주당의 정체성!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를 지향하는 민주당의 가치를 지켜내고, 시대의 변화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불평등과 차별을 넘어서고, 저출생과 고령화의 위기에 담대하게 대처하겠습니다. 기후변화라는 지구적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당은 민심의 바다에서 진보의 가치를 지향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민주당의 부족한 점은 질책하시면서도, 민주당이 새로운 미래를 담대하게 열어갈 수 있도록 늘 함께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감사합니다.
2022.07.20 I 박기주 기자
한국타이어 총수일가 45억 세금소송…1심서 패소
  • 한국타이어 총수일가 45억 세금소송…1심서 패소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타이어그룹 총수 일가가 금융 소득을 미신고했다며 부과된 40억원대 세금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전을 벌였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사진=이데일리DB)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는 조양래 한국컴퍼니 명예회장과 장남 조현식 한국컴퍼니 고문이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이들은 1990년 조 명예회장이 스위스의 한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에 개인 또는 공동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 이들이 2008~2016년 동안 해외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세 신고에 누락했다고 판단했고, 지난 2019년 종합소득세와 가산세를 부과했다. 조 명예회장에겐 19억8000여만원을, 조 고문에겐 26억1000만원이 부과됐다.조 명예회장 부자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이들은 지난해 1월 “부당과소신고 가산세가 아닌 일반과소신고 가산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해외금융계좌를 개설해 자산을 예치하고 수익을 낸 투자행위는 합법적이고, 금융소득을 얻는 과정에서 신고를 누락했을 뿐 금융소득을 은닉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이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산 은닉 또는 소득 은폐를 함으로써 조세 부과·징수를 회피하려 했다는 것.재판부는 “이 사건 계좌들은 1990년 처음 스위스 은행에 조 명예회장 명의로 첫 계좌가 개설된 이래 2016년 3월까지 4개의 해외은행에 4개의 금융계좌를 추가 개설해 운용하고 20년 넘게 신고하지 않았다”며 “원고들이 스위스나 룩셈부르크 현지와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고, 조세 회피 목적을 제외하곤 거액의 현금을 주고받기 위해 국내가 아닌 해외 은행을 이용해야 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2022.07.14 I 하상렬 기자
초단기 예금ㆍ채권에 ‘억단위 예약’...은행으로 컴백한 부자들
  • 초단기 예금ㆍ채권에 ‘억단위 예약’...은행으로 컴백한 부자들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부동산ㆍ주식 등 5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A씨는 최근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A씨는 보유자산 중 20% 정도를 주식에 투자하는데, 최근 증시가 폭락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마이너스가 되기 전에 종목을 조정해 손해는 보지 않았지만, 불안정한 장세가 계속돼 프라이빗뱅커(PB)와 상의 끝에 자금 일부를 안전자산으로 이동키로 했다. PB는 ‘단기 상품을 굴리면서 투자기회를 노리자’며 1개월 단위 초단기 예금(연 1.25%)과 3개월 단기채권(연 2.7%) 등을 추천했다. 금리가 계속 인상되고 있으니, 이렇게만 굴려도 연 3~4% 수익률은 나온다는 게 A씨의 계산이다. 2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가진 B씨는 최근 토지보상자금 약 10억원을 받았다. 보통 B씨는 이렇게 발생한 자금을 상업용 부동산에 재투자하지만, 최근엔 예금에 넣어볼까 생각 중이다. 부동산 시장 움직임이 둔감해지면서 마땅한 투자 매물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10억원 중 일부를 6개월 미만 예금과 채권맞춤형신탁(MMT)에 투자하기로 했다. B씨의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 PB는 “보유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인 고객은 보통 토지보상자금이 나오면 대출을 추가로 받아서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게 보통”이라며 “최근엔 부동산 수익률보다 예금ㆍ채권 수익률이 더 높아 유동성 자금을 이쪽에 쟁여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식시장 광풍을 타고 증권가로 이동했던 부자들이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 국내외 증시가 불안한 상황을 보이자, 안정적으로 금리를 주는 은행 상품을 찾아 나선 것이다. 특히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만기가 짧은 초단기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단기 안전자산 선호 현상 뚜렷19일 이데일리가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5곳의 6개월 이하 초단기 정기예금 규모를 집계한 결과 지난 5월 기준 잔액이 12조237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단기 적금은 1ㆍ3ㆍ6개월 정도로 납입기간이 짧은 상품을 말하며, 대부분 납입 한도가 5억원 미만으로 설정돼 있다.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1~2% 수준이다. 특히 6개월 이하 정기예금에는 금리 인상 신호가 켜졌던 지난해 7월부터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 6월 5조7528억원으로 낮아졌던 잔액은 7월 이후부터 반등을 시작해 12월에는 10조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특히 12월에는 전달대비 2조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부자들이 초단기 예금을 찾는 것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금리가 실시간 수준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에 만기가 짧은 상품에 돈을 넣어 재투자를 반복하며 복리 이자를 챙기는 것이다. 현재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는 무섭게 오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5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15일(현지시간)에는 1994년 이후 28년만에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도 올해 네 차례 남은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여대영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팀장은 “자산가들은 금리에 민감한 편”이라며 “금리 상승기로 전환한 이후 (임대사업자가) 절세용으로 발생시켰던 대출 부분을 빠르게 정리하고, 주식 비중을 줄이는 대신 단기 금융상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채권에도 자산가들의 ‘억단위’ 예약이 잇따르고 있다. 채권은 원금확정형 상품은 아니지만 비교적 안정적이고, 예금보다 투자 단위도 높고 수익도 조금 더 낼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가격은 크게 떨어지고, 이율이 올랐다. 회사채, 공사채, 은행채권(신종자본증권)의 이율은 이미 3%대에 이른다. 물론 채권시장에서도 자산가들은 기간이 짧은 상품을 찾는다. 실제 한 시중은행에서 최근 판매한 3개월 단위 특정금전신탁 전자단기사채 상품에는 수백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4일만에 완판됐다. 한 자산가는 이 상품에만 20억원을 넣었다. 이 상품은 건설사의 구매대금 일부를 채권 형태 상품으로 만든 것인데, 위험등급도 5등급, 이고 이자율(쿠폰)은 2.7%이었다. 임은순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압구정스타PB센터 PB는 “단순한 정기예금 상품을 넘어 전기단기사채나 발행어음 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며 “현재는 금리 상승기에 맞춰서 3~6개월 이내 만기가 짧은 상품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공모주 시장 맛본 자산가…비상장주에 관심부자들은 최근 국내외 증시가 무너지면서 주식 종목투자에서는 발을 빼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크게 줄였다. 다만 대체투자의 일종인 비상장주식에는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높은 수익률 맛을 본 기억 때문이다.실제 지난 4월 삼성증권에서 모집한 ‘삼성 블루포인트 2022 개인투자조합 신탁 2호’에는 168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7년간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고 최고 가입금액이 3억원으로 제한돼 있음에도 사람이 몰렸다. 이 상품은 개인투자조합은 창업 3년 이내 여러 신생 기업에 50% 이상을 분산투자하는데, 주로 IT 업종과 제조 업종의 유망 기업들을 발굴하는 형태다. 송승영 하나은행 Club 1 PB센터지점 PB는 “작년에 IPO가 유행해서 좀 더 초기에 좋은 회사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손님들이 매우 크게 늘었다”며 “스타트업 단계인 엔젤투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 초기단계(시리즈A~B)에 투자를 한다든지, IPO 직전의 프리IPO(Pre-IPO) 등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자산가들은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 비중이 현격히 적었다. 전통적 부자들은 ‘돈을 지키자’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위험자산 투자에는 관심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영미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은 “고액 자산가가 된 수단이 가상자산인 경우에도 일단 확보된 자산을 안전자산으로 옮긴 후 가상자산 투자비중을 급격히 줄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투자비중은 1% 이내 정도”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022.06.20 I 전선형 기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낮추려면
  • [이코노믹 View]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낮추려면
  • [신세철 경제칼럼니스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물가불안으로 이어져 실제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하는 자기충족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효과를 가진다. 자기예언은 어떤 사물과 현상이 발생하리라는 예측과 믿음에 대한 피드백 효과를 유발, 그 예측을 실체화 시키는 과정이다. 예컨대, 전문가들이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자주 강조하면 정보의 양과 판단에서 뒤지는 대중은 그 말을 믿고 따라가기 쉬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기게 된다. 경제주체들이 화폐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심리 그 자체가 실물자산,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하여 물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자금대부자는 더 높은 이자율을 요구한다. 동시에 채권시장, 주식시장, 외환시장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쳐 시장을 흔들게 마련이다. “인플레이션은 어디까지나 화폐적 현상이다”라는 프리드먼의 말은 21세기로 접어들면서 들어맞지 않는 강령이 되어가고 있었다. 생산성향상 속도가 유동성증가 속도보다 빨라지면서 물가안정 기조가 자리 잡고 있었다. 꾸준한 생산성향상으로 공산품은 물론 농산품도 생산비가 크게 낮아지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게다가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과거 물가불안을 재촉했던 화폐유통속도(velocity of money)가 점점 떨어졌다. 오죽하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시달리던 미 연방준비위원회(FRB)는 경기진작을 위해 유동성을 풀어도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미달하여 고민하기도 했다. 부동산 때문에 그랬는지 몰라도, 수년전에는 “물가가 오르지 않아 금리를 올리지 못한다.”는 한은 총재의 푸념(?)이 보도된 적도 있었다.세계금융위기 이후 크게 완화된 유동성이 2020년대 들어 급속도로 팽창되는데다 원자재 공급망 교란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예컨대, IMF는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에서 가장 빠르다고 지적했다. 2021년 하반기 KDI 경제전망에서도 국가채무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경계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외생적 요인이 아니더라도 내생적으로 더 크게 잠재되다가 표면화된 셈이다. 2021년 하반기 이후 한국경제는 자산인플레이션(asset inflation)에서 생활물가 인플레이션으로 전환되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어 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이후 5년간 소비자물가지수는 97.6에서 102.5로 5.0% 올랐지만, 같은 기간 전국 부동산가격지수는 37.3%나 올랐다.재정적자는 실제 인플레이션과 기대심리까지 자극해 화폐가치를 떨어뜨린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미미할 때는 유동성을 조금씩 확대하면 금리도 낮추고 경기진작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돈이 많이 풀렸거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강한 국면에서는 유동성 완화가 경기를 진작시키기보다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으로 직결되는 역효과를 내기 쉽다. 게다가 포퓰리즘 성향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 생산성 향상 없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으로 시간이 갈수록 화폐가치가 가속적으로 타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기 쉽다. 포풀리즘 국가들 대부분이 화폐가치 타락과 더불어 경쟁력이 하릴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생각해보자. 재정적자 증가속도가 가속화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듯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자리 잡기 시작하면 제어하기 어렵다. “경제는 공짜가 없다”고 하듯 ‘작용과 반작용’이 동시에나타나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다. 정부는 재정적자 해소 의지를 확실하게 천명하고 ‘작은 정부 프레임’을 지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출구를 활짝 열어놔야 한다. 문제는 한국경제가 마주친 현실은 그 반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예산 폭탄’을 터트리겠다고 공언했듯이 눈앞의 인기와 표를 쫓아야하는 정치권이 이미 엎지른 물을 다시 주어 담기가 좀처럼 어렵다. 소위 전문가, 고위인사들이 막연하게 “물가오름세가 심상치 않다”는 중언부언 또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만 한다.
2022.06.14 I 송길호 기자
1만원이면 부동산에 그림까지 산다…조각투자의 세계
  • 1만원이면 부동산에 그림까지 산다…조각투자의 세계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37세 직장인 유민석씨는 스타벅스 커피 ‘더블 에스프레소 칩 프라푸치노(6300원)’ 한 잔 값을 아껴 강남 빌딩과 명화의 주인이 됐다. 주변에서는 그게 말이 되느냐고 믿지 않는다. 이게 진짜 가능한 일일까?꿈같은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과거 ‘찐 부자’들만의 재테크로 알려졌던 것들이 ‘조각투자’라는 이름으로 활성화되며 투자 진입 문턱이 확 낮아졌다. 투자 대상도 음원부터 명품 시계, 그림, 호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쪼개면 보인다…돈조각투자는 여러 명의 투자자가 공동으로 투자해 소유권을 조각처럼 쪼개 갖는 투자방식이다. 조각투자 관련 업체는 동산, 지식재산권, 부동산 등과 같은 고가 자산을 매입해 보관 관리·운영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권을 분할해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에게 판매한 뒤 운영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구조로 운영한다. 강남 빌딩 5000원 어치, 유명 미술품 1000원 어치 투자도 가능하다. 이런 개념은 주식의 소수점 투자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일찌감치 활성화된 소수점투자는 1주를 온전히 다 사는 게 아니라 0.2주, 0.3주 등으로 쪼개서 사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해외 주식에 대해서만 소수점 투자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한 이후 벌써 100만명이 넘는 이들이 소수점 투자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0.1주, 아마존 0.2주 소유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각 투자 대상이 되는 이미지나 동영상 음악파일의 경우 대량 복제가 가능해 원본 파악이 어려웠지만, 대체불가토큰(NFT)과 같은 블록체인 기반 기술이 개발되면서 음악저작권이나 미술품의 조각 투자 등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 노래 한 조각 수익률은 6%가장 대중적인 조각투자 플랫폼은 음원 저작권 조각 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다. 가수 아이유, 윤종신, 백지영 등 일부 음원 저작권을 소액으로 소유할 수 있는 구조다. 거래되는 음원만 1200여곡이나 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뮤직카우에서 거래된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의 연간 배당 수익률은 평균 6.87%로 알려졌다. 4월 기준 누적 회원수는 110만명, 누적 거래규모는 3715억원을 돌파했다.뮤직카우 관계자는 “음악 저작권으로부터 발생된 수익을 구매한 지분 비율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구조를 만들었다”며 “이용자들이 선택한 음악에 1주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구매하고 보유한 지분만큼 향후 발생하는 저작권료를 매월 정산받거나 매매를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4월 진행한 경매에서 아이유의 ‘봄 안녕 봄’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1조각은 평균 6만1600원에 낙찰됐는데, 현재 7만8000원에 가격이 형성된 상태다. 멜로망스 김민석의 ‘취중고백’도 3만7700원에 평균 낙찰된 후 현재 4만7200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하지만 모두 다 오르는 것은 아니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마이스토리’ 평균낙찰가는 2만6600원이지만, 현재 2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곡의 특성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통상적으로 발매된 해에 가장 많은 저작권료가 발생하며, 어느 정도 대중성을 확보한 음악의 경우 발매 후 일정 수준 줄어들다 2~3년 후 점차 안정되어 지속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롱-테일(LONG-TAIL) 그래프’를 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뮤직카우 홈페이지 갈무리◇ 부동산부터 명품 시계까지 한 조각이 ‘돈’부동산 조각투자 산업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관련 업체도 처음 한 곳에서 4곳으로 늘어났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업체가 카사다. 건물 가치를 유동화해 조각을 사고파는 부동산수익증권(DABS) 거래 플랫폼이다. 건물 소유주가 플랫폼에 처분신탁할 경우 신탁사가 건물 소유권을 이전받아 수익증권을 발행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발행된 디지털 유동화 증권을 투자자들에 공모하고, 매각 후 판매 수익금을 나눈다. 1호 건물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였다. 84억5000만원에 공모해 6개월만에 93억원에 매각을 완료했다. 10% 정도 오르면 조각투자한 이들의 총회를 거쳐 매각 여부를 결정하는데, 투자자 2625명 중 98%가 매각에 찬성하며 공모가 대비 매각 차익에 따른 최종 매각 수익률 10.16%(비용 차감 후 세전)를 배분했다. 2호 건물인 역삼동 런던빌의 경우 3%대의 분기별 임대 배당 수익을 꾸준히 지급하던 중 117억원에 매각이 이뤄져 공모참여자 7091명이 매매차익을 배분받았다. 공모 투자자 기준 예상 누적 수익률 19.78%에 이른다. 카사 관계자는 “주식과 비슷하게 원하는 만큼 투자가 가능하고 간접 건물주로서의 체험도 가능해 인기가 높다”며 “분기별 배당수익에 매각차익 수익까지 더하면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명품과 미술품 조각투자도 조용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년 내 30%대 수익률을 내는 투자처라는 입소문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이 피스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이후 하이엔드 명품 시계와 미술품 등을 구성한 상품을 2주~1개월 간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투자자는 1만원에 1조각을 투자할 수 있는데, 가장 최근 진행한 상품은 99명 모집에 500여명이 몰리며 1분 만에 판매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상품 매각이 이뤄져 투자자는 시세차익을 구매조각 수에 비례해 받는다. 1호 상품의 수익률은 32%, 2호 27%, 3호 30% 등으로 1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피스 관계자는 “내놓기만 하면 팔리는 명품을 매입 단계부터 기획해 빠른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며 “워낙 구하기 어려운 상품을 내놓다 보니 현물로 구입하려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미술품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에서 운영하는 아트테크 플랫폼 소투는 1000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직접 매입한 상품을 가격이 오르면 판매해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한다. 천경자 화가의 ‘여인의 시’는 13일만에 수익률 211.50%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투가 지난해 총 공동구매에 모은 총액은 160억원이다. 투자자를 모집하고 마감한 뒤 투자금을 회수하는 평균 기간은 48일, 매각률은 70%, 평균 수익률은 17.43%를 기록했다. 한우 농가와 연계해 송아지에 투자하는 조각투자 플랫폼도 있다. 뱅카우는 최소 2000원으로 6개월령의 송아지에 투자하면 농가가 2년간 사육 후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28~32개월령의 소를 경매에 붙이게 되는데, 만약 송아지 값과 2년간 사육비가 총 800만원이라고 한다면 경매로 1000만원에 낙찰 시 200만원의 수익을 농가와 투자자가 절반씩 나눈다.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 관계자는 “지난해 5월에 첫선을 보여 아직 2년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정확한 수익률이 나오지 않았지만, 통계청 통계 등을 활용하면 19.7%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자료=각 기업 제공◇ 휴짓조각 우려도조각투자는 개인이 소액으로 투자하기 어렵거나 관리가 어려운 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조각투자 시대가 이제 막 열린 현재로서는 위험부담이 많은 게 사실이다. 사업자가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분배하겠다는 약속만 있을 뿐 투자자가 해당 자산을 직접 소유하지 않거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 투자자산인 미술품·골동품 저작권은 가치평가 요구되지 않고 거래량도 많지 않아 조각투자도 가격변동성이 매우 클 수 있다. 유통시장에 대한 감시장치도 없어 가격조작 등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조각투자 참여를 고민하던 한 직장인(29)은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얘기에 귀가 솔깃해지지만, 진짜 그 상품이 있는 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결국 손에 남는 것 하나 없이 투자금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수 있지 않겠느냐”며 “제도적 안전장치가 더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2.06.12 I 이지현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예고없는 ‘블록딜’에 개미만 속수무책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다음은 9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예고없는 ‘블록딜’에 개미만 속수무책-저축성 보험 ‘부채 역풍’ 알고도 작년에만 38兆 더 판 생보사들 -세계은행·OECD 경고,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현실로 -삼성전기, 테슬라 카메라모듈 최대 4兆 수주 ◇종합 -하늘로 무대 옮긴 ‘일요일의 남자’…앞으론 천국~ 노래자랑 외치시길 -“사람 많이 아는 게 부자” “땡 모르면 딩동댕도 몰라” -라임·옵티머스 다시보는 이복현…금융권 “금감원 사정기관화 우려” ◇비상 걸린 한국 경제 -우크라戰·코로나·고물가 리스크만 보인다…추가 경기후퇴 대비해야 -화물연대 파업, 산업 전반 타격…경기침체 기름 붓나 -미국도 중국도 유럽도 경기 침체…수출 비상걸린 韓◇카카오페이 블록딜 쇼크 -알리페이 4700억 쥐는데 개미는 눈물…“대량매도 사전 공시해야” -차이나리스크 현실화…‘주식 더 던지는거 아냐’ -카카오페이 “여전한 2대 주주…파트너십 강화할 것” ◇보험사 부재 경고등 -충당금 더 쌓기도 벅찬 상황인데…고금리 저축성보험 손실액만 2.2조 -“반년 뒤 없어질 제도 때문에 수천억 쏟아부을 판” -보험사가 고객에 판 상품 다시 사오는 ‘재매입 제도’ 필요 ◇종합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 줄소송 촉발…제2의 통상임금 사태 우려”-MLCC 쏠림 해소…전장으로 발 넓힌 삼성전기 -“오락가락 정책에 부동산세 급증”…민원 폭탄 맞은 기재부 -화물연대 납품거부에…자동차 생산라인까지 덮쳤다 ◇정치 -선거 3연패 늪 빠진 민주당 ‘자성 목소리’…비대위와 쇄신 시너지 낼까 -[현장에서]檢공화국 우려, 성과로 씻어내길 -“이준석 측근으로 혁신위 구성” vs “식사 한번 안 해, 적당히 해라” -“최소한 쓴소리해도 공천 안 받는 시스템 만들어야” -한미일 “북핵 위협 고도화…긴밀히 공조” ◇경제 -거리두기 풀려도 주춤한 소비, 왜 -제조업 운반·하역 사망자 올해만 25명…고용부, 집중 점검 -고물가가 키운 최저임금 노사 격차 -‘행정조사 방해’ 애플에 무혐의 내린 檢…공정위, 항고 포기 ◇금융-온투업 안착 1년 됐지만…“규제 막혀 질적 성장 못 이뤄” -수협, 국채지급으로 공적자금 7574억원 갚는다 -국민은행 “은행이 어르신 찾아갑니다” ◇Global -‘엔캐리 트레이트’ 외치는 투자자들…엔低 더 부추기나 -EU 충전단자 ‘C타입’ 통일, 애플 어쩌나 -美재무부, 유통시장서도 러시아 채권·주식 매입 금지 -스타링크 상장 연기 머스크 “2025년 이후” -외국인에 가장 비싼 도시 1위는 홍콩…서울 10위 -EU “상장사 이사회, 40% 이상 여성으로 채워라” ◇EDAILY Strategy Forum -환경 넘어 사회 바꾸는 기후금융…기업보다 정부 역할 더 중요 -“금융시장 탄소본위제 성큼” -“산은이 나서 민간 자금 견인해야” -“기후 외면 기업, 대출 어려워져” ◇산업 -‘JY 끌고 尹 미는 지금이 적기’…삼성, 반도체 초격차 고삐 -천정부지 유가 ‘여름랠리’ 더 무섭다 -SKC 모태 필름사업 매각…“ESG 소재 기업으로 도약”-‘탄소 다이어트’ 나선 항공업계 -BMW·MINI 이어 모터사이클 온라인 숍 오픈 ◇ICT·제약 -블록체인 게임 첫 시작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뛰는 한미·유한·녹십자, 쫓는 JW중외 -‘네이버 1784’ 로봇친화형 건물된 사연은 -한미약품, 급성골수성백혈병 신약 ‘HM43239’ 글로벌 임상서 우수성 입증 ◇과학카페 -산화제탱크 구조 보강, 실제 위성 싣고 우주로…“두 번 실패는 없다” -“우주 건설, 우주인 교육·훈련 등 소프트웨어 투자 과감히 나서야”◇증권 -개미는 증시서 짐 싸는데…수급 열쇠 ‘외인의 귀환’은 언제?-금리인상·주가하락에 적자나는 자산운용사↑-尹대통령 ‘반도체산업 육성’ 드라이브에 IPO한파 속에도 ‘반도체 비상장주’ 꿈틀 -“주식·채권 조정기…네트워크 강화해 기업금융서 성과낼 것” -공매도 3배 넘게 ‘껑충’…삼성전자, 주가 더 떨어지나 ◇부동산 -7월부터 DSR규제 강화…“하반기도 거래절벽 지속될 듯”- GS건설 ‘리모델링Lap’ 신설…안전성·주거성능 개선 등 연구 -‘고양은평선·강동남양주선’ 광역철도 시동…집값 들썩일까 -종합건설사에도 ‘주력분야’ 도입…연구용역 발주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김성현 KB증권 사장 “인니 이어 인도·방글라데시 진출 검토 중…해외IB 강화해 수익 다각화” -“LG엔솔 이어 LG CNS 주관, 올해는 물론 내년도 1위 기대”◇상반기 베스트 기업 -코웨이, 100도 끓는 물 나오는 ‘친환경 정수기’-닥터지, 피부과학으로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디알텍, 빅데이터 활용해 ‘유방암 99%’ 판별 -칩스앤미디어, ‘비디오 IP’ 독보적…국내외 150곳 공급 -교원 웰스, 유해성분 걸러내고 몸에 좋은 미네랄 보존 -쿠첸, 자체 IH 발열기술로 2배 빠르게 조리 -현대리바트, 가구 선택부터 인테리어 상담까지 원스톱 -디케이락, 세계 47개국 개척…매출 67% 해외서 -힘펠, 지구 환경까지 생각하는 환기시스템 ◇문화-주눅 들지 않는 ‘강심장 선율’에…클래식 본고장도 반했다 -평범한 자유를 갈망한 치열한 몸짓이 심금 울리네 ◇오피니언 -청년 일자리 막는 노동법의 역설 -자랑스러운 누리호의 씁쓸한 기록 ◇피플 -“좋은 영화로 많은 관객과 소통하는 게 유일한 목표죠”-故 김정주 추억하며…“넥슨의 혁신, 엔터세계 구심점 돼” -우즈, US오픈 출전 포기…“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尹정부 첫 경찰수장에 윤희근 ‘유력’-‘코오롱 4세’ 이규호 부사장, 디자이너 딸과 내달 결혼 -이창양 산업장관,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면담…“성장엔진 육성” ◇사회 -경찰인 양 단속 영상 찍어 월 1500만원 수입…법치 흔드는 유튜버들 -한동훈, 검찰 조직 대수술…秋가 없앤 직접수사부 부활 -대통령 특명에…반도체학과 정원 늘린다 -수장 공백 느껴지지 않는 檢…직무대리 이원석, 차기 총장 급부상 -면역저하자 코로나 예방, ‘이부실드’ 2만회분 도입
2022.06.08 I 김기덕 기자
미국 호주에 있지만 한국에 없는 연금 백만장자…기대난망일까
  • 미국 호주에 있지만 한국에 없는 연금 백만장자…기대난망일까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젊을 때 고생하면 은퇴 후 낙이 온다.’ 미국 등 퇴직연금 선진국에선 통하지만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미국 퇴직연금 백만장자는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41만명으로 매년 20% 이상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형 퇴직계좌(IRA) 잔액이 100만 달러 이상인 사람도 34만1600여명이다. 퇴직연금이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반면 대한민국 연금은 소득 대체라는 말이 무색하다. 정부도 노인 빈곤을 막고자 기초노령연금 외에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라는 2층, 3층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손에 쥐는 돈은 초라하다. 기초연금 30만원에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57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퇴직연금이지만, 지난해 수익률은 2%에 그치고 있다. 어디서부터 다른 걸까?◇ 연금백만장자…제도·투자자 시너지30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정기적으로 퇴직연금제도를 보고 중인 국가는 20개국이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 소득의 일부를 퇴직연금으로 구분해 투자하도록 한 것인데, 대부분 원금손실을 우려해 가만히 두거나 원금보장형에 두다 보니 기대했던 행복한 노후와는 거리가 먼 결과를 얻고 말았다. 이에 미국은 2006년, 영국은 2008년, 호주는 2013년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제도를 도입하며 연금부자들을 탄생시켰다. 이 외에도 캐나다, 스웨덴, 이탈리아, 멕시코, 칠레 등 16개국이 디폴트옵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따로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사전에 미리 정한 방법대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한마디로 원금손실을 우려해 원금보장형에만 넣어두던 퇴직연금을 적극적인 투자활동이 없더라도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통해 미국과 호주의 퇴직연금 가입자는 자산의 90% 이상을 투자형 상품에 투입하며 연금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401K’로 대표되는 미국 퇴직연금은 매달 일정액의 퇴직금을 회사와 근로자가 매칭하는 방식으로 적립해 다양한 투자상품에 맡겨 노후보장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핵심은 세제혜택이다. 일정한도 내에서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누리면서 퇴직계좌에 연금을 적립하면 근로자 은퇴 후에 낮은 소득세율로 인출할 수 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401K 수익률은 연평균 9.49%나 된다. 막대한 자금이 장기투자 시장으로 흘러들며 자본시장이 우상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덩달아 은퇴자들의 수익률도 상향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호주의 퇴직연금제도인 ‘슈퍼 에뉴에이션(Super Annuation·슈퍼)’과 유사하다. 고용주가 근로자의 임금 중 9.5%를 적립하는 형태다. 호주도 대부분이 원금보장형을 선택하며 제도 도입취지와 맞지 않자 호주 정부는 2013년 새로운 디폴트옵션을 제공하는 ‘마이 슈퍼’ 상품도 도입했다. 하나의 기금에 오직 하나의 디폴트옵션만 설정할 수 있도록 해 기금 간 경쟁 구도를 강화한 것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원금보장형 상품을 제외했다. 한국금융연구원(KIF)에 따르면 계좌잔액은 5만달러로 ‘마이 슈퍼’ 옵션에만 투자한 고객의 2010~2019년 평균 수익률은 8.99%에 달한다.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호주 모두 사회적으로 계획된 방식에 따라 평균적인 리스크 프리미엄을 향유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日처럼 원금보장형 열어둔 韓…수익률 우려정부의 ‘2021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95조6000억원으로 1년만에 40조원이 증가했다. 퇴직연금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연간 수익률은 2%로 전년 대비 0.58%포인트(p) 하락했다.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증시 하락에도 6.42%를 유지했지만,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이 전년(1.68%) 대비 0.33%p 하락한 1.35%를 기록하며 전체 수익률을 낮춘 것이다. 문제는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86.4%(255조4000억원)로 퇴직연금 가입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원금 손실을 우려하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오는 7월부터 디폴트옵션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디폴트옵션 운영상품을 최대 10개(고위험 3개, 중위험 3개, 저위험 3개, 원리금 보장형 1개)로 구성하도록 했는데, 여기에 원리금 보장형을 포함했다. 일본 사례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018년에 확정기여연금법을 개정하며 디폴트옵션을 도입했다. 일본은 복수의 상품 중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포함해 평균 수익률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사실상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높아 실패한 일본의 전철을 밟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7월 12일) 디폴트옵션이 들어와도 시장 수익률이 급격하게 변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다른 전문가는 현재와 같이 원금보장형으로 쏠림이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운영사들은 투자자에 유리한 퇴직연금 상품을 만들어야 하고 개인들은 투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여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봤다.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입자들이 실적배당형에 대해 인지해 가면서 투자 마인드도 변화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IRP 적립금은 295조6000억원으로 3년 연속 30%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해 직장인들의 필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탄력이 붙은 IRP 시장 활성화를 위한 추가 세제지원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원석 연구원은 “소득이 낮은 이들의 경우 적립 여력이 없어 IRP 유인 효과가 약해 빠르게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며 “IRP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시장의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05.31 I 이지현 기자
"20% 떨어졌다고? 주식 사기 좋은 시기”
  • "20% 떨어졌다고? 주식 사기 좋은 시기”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금은 대단한 위기가 아닙니다. 주식을 사기에 좋은 시기입니다.”김현준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KG타워 내 하모니홀에서 열린 ‘2022 돈이 보이는 창 콘서트’에서 ‘부자들은 이런 주식을 삽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경제신문 이데일리가 주최한 2022 돈이 보이는 창 콘서트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개최됐다. 김현준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가 ‘부자들은 이런 주식을 삽니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마음 다잡고 자신만의 영역 공부 투자 必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9포인트(0.17%) 내린 2592.27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550선까지 곤두박질친 후 하락폭을 줄여나갔지만, 종가 기준 지난 2020년 11월30일(2591.34포인트) 이후 1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투자 위기가 아닌 매수 적기로 봤다. 김현준 대표는 “지수가 20~40%씩 빠져야 위기”라며 “현재는 큰 위기가 아닌 조금씩 사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코스피가 3000선, 3300선을 돌파하며 하루가 멀다고 기록 경신을 할 땐 오히려 매수보다 매도에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는 “지난해엔 주식을 팔기만 해 주식 비중이 20~30%뿐이 없었다”며 “(지금은) 확실한 주식이 나타났을 때 확 들어갈 수 있도록 현금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등 글로벌 주가 하락에 대해서도 그는 큰일이 아니라고 봤다. 김 대표는 “미국 나스닥 기준 연간 20% 하락의 경우 매년 있는 일”이라며 “이것 때문에 주식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주식을 평생 못하게 될 거다. 20% 떨어진 지금 시점이 가장 주식 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마음을 다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점을 행동에서 찾았다. 부자들은 자신만의 전문영역을 공부하고 투자해 발전시켜놓고 나머지 자산이 자동으로 굴러가게 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현재 일이나 공부에 큰 관심 없이 퇴근 시간만 기다렸다가 집에 가서 주식공부를 하려 한다며 좋지 않은 사례로 꼽았다. 김 대표는 “부자들의 경우 내가 잘하는 영역에서 몸값을 높이고 훨씬 많은 잉여현금이 만들어질 때 올바른 투자방법을 찾아서 장기투자한다”며 “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수중에 있는 1800만원을 어떻게 5000만원, 1억원을 만들까에 골몰한다. 무리한 생각을 하면 돈이 사라져버린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경제신문 이데일리가 주최한 2022 돈이 보이는 창 콘서트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개최됐다. 김현준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가 ‘부자들은 이런 주식을 삽니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철저한 분석 기대수익률 눈높이 조정 필요그는 주식투자에도 자격이 필요하다고 봤다.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의 ‘철저한 분석 하에서 원금의 안전성과 적절한 수익을 기대하는 일이며 그 외의 것은 모두 투기다’라는 명언을 금과옥조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준 대표는 “어떤 자산을 사기 전에 네이버나 유튜브를 찾아보는 건 철저한 분석이 아니다”며 “이 기업이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어떻게 판매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받고 있는지, 매출액과 순이익이 어떻고 주가가 시가총액 대비 저렴하지 여부를 분석해야 한다. 이같은 철저한 분석이 없으니 원금 안전성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대수익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 미국 S&P500 수익률 11%, 워런 버핏의 수익률은 20%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 이상의 수익률을 원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모든 자산 중에 기대 수익률이 제일 높은 게 주식”이라며 “1억원을 가지고 3년 후 2억원이 되기를 바라는 건 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1억원이 6개월 후 반 토막이 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사람만 주식을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직접투자 시에는 4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봤다. 호기심, 승부욕, 회계지식, 인내심과 유연성이다. 사람들이 어디에 지갑을 여는지를 궁금해하고 승부욕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견해 이걸 얼마만큼의 수요가 있고 주가가 시총 대비 저렴한지 등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인내심의 경우 주가가 2~3배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도 좋은 기업이 저렴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기농 두부를 예로 들었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유기농 두부가 1500원이라면 사겠지만, 만약 15만원이라면 살 수 있을까를 되물었다. 그는 “대부분이 좋은 거라는 걸 알지만 비싸니까 사지 않을 것”이라며 “주식도 똑같다. 시총 대비 이 주가가 비싼지 안 비싼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현재가 비싸다고 판단된다면 저렴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2.05.11 I 이지현 기자
원희룡 “1기 신도시 중장기 마스터플랜 필요…새 정부의 몫”
  • 원희룡 “1기 신도시 중장기 마스터플랜 필요…새 정부의 몫”[일문일답]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은 1일 1기 신도시 부동산 정책과 관련 “종합적인 중장기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인구와 미래전략 TF 활동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1기 신도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꺼번에 개발하면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고, 기존 집에 살던 분들이 이사할 거주시설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순환식으로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기 신도시 관련 특별법도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되고 통과되길 바랐다. 그는 “1기 신도시는 국가가 나서서 한 30만 가구를 지은 것이며, 이는 개별적으로 발생하는 재개발·재건출과는 다르다”며 “기반시설과 학교, 공원 등 이런 생활 인프라까지 들어가 있어야 하고, 광역 교통망 이런 것들을 연결시키지 않으면 이게 또 다른 난개발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대해 국가가 지원할 것들, 그 다음 광역단체들이 지원할 것들을 좀 질서 있게 지원 방안을 넣어주고, 절차도 빨리 진행할 수 있는 내용이 특별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저희는 특별법이 무슨 특혜를 담은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잘 조율돼서 국회에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원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1기 신도시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되고 있나. △ 저희들 다 준비하고 있는데, 오해가 있다. 언제 발표하나 이런 게 사실은 저희 회의 제안 발언이나 안철수 인수위원장님의 대변인이 정확한 조율을 안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된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후보자와 제가 청문회에서 나오고 서면 답변할 만한 내용은 그 형태로 하고 그다음에 이제 취임을 하게 되면 기자간담회를 통해가지고 충분한 문답을 통해 궁금해하는 것들 이런 부분들을 저희가 명확하게 밝힐 것이다.그래서 이게 그 인수위 내에서 이게 막 해석하듯이 그런 거에 대해서 우리가 일일이 반응하는 게 또 지나치게 민감할 수가 있다. 그러니까 조금만 지켜봐 주시고요. 지금 저희가 서면 답변 형태로 내보낼 만한 멘트는 정확하게 조율해서 내보내고 있다. -1기 신도시 관련 특별법도 추진하는가. △ 그와 관련해서 궁금하신 내용들 같은 경우에 문의를 주시면 저희가 지금 답변할 수 있는 것들은 성실히 답변을 드리겠다. 앞질러 가는 건 좀 곤란하다. 1기 신도시는 국회에서 지금 특별법 관련 여러 법이 제안이 돼 있다. 그런데 특별법이 이게 왜 필요하냐면 현재의 정비 재개발·재건축 정비 관련 법을 하려면 힘들다. 1기 신도시는 한 30만 가구에 해당하는 거를 국가가 나서서 한꺼번에 지은 거 아니냐. 그러면 이게 자연 발생적으로 있다가 개별적으로 재개발·재건축해야 하는 거랑은 다르다.또 기반시설이나 여기에 학교, 공원 등 이런 생활 인프라까지 들어가고, 그 다음 광역 교통망 이런 것들을 연결시키지 않으면 이게 또 다른 난개발 내지는 개별적으로 자기네가 재개발·재건축해가지고 이익을 보려고 하다가 한 발짝도 못 하는 그런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여기에 대해서 국가가 지원할 것들, 그 다음 광역단체들이 지원할 것들 이런 것들을 좀 질서 있게 지원 방안도 좀 넣어주고 절차 같은 거를 좀 빨리 할 수 있는 이런 내용의 특별법이 필요하다. 저희는 특별법이 특별히 무슨 이기적인 특혜를 담은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잘 조율돼서 국회에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그러면 국회는 이런 법 기반을 만들어줘야 되고 정부 차원에서도 해야하는 게 있다. 특히 1기 신도시는 처음에 교통 인프라 없이 입주했다가 설립지 후 교통시설을 갖추는 바람에 많은 교통 혼란을 겪었고, 그 후에 땜질식으로 교통 노선을 자유롭게 신분당선이 하다 보니까 이게 좀 정확하게 정리가 안 되어 있는 내용들이 있다. 그리고 상업용지 같은 경우에도 획일적으로 하다보니 미분양도 많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광역교통, 그 다음 도시기반시설, 그 다음 생활기반시설, 생활인프라 등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종합적인 마스터 플랜과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특히 이걸 한꺼번에 개발해서는 수요 공급도 안 맞는다. 한 번에 개발하면 그 집 사는 분들 어디로 이사 갑니까. 그래서 어떤 순환 개발을 위한 이주, 임시적인 거주 시설들도 만들어서 로테이션으로 개발을 해야한다. 또 이런 것들이 전체 전세 시장에다가 충격 요인을 주는 것도 저희들이 완화를 해서 질서 있게 체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국회에서는 특별법, 정부 차원에서는 마스터플랜을 서둘러서 할 것이다.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한꺼번에 대규모 물량과 서로 그냥 먼저 가는 사람이 개발 이익을 본다라는 이런 무질서한 투기 양상으로 가서는 안 된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미리 종합적인 계획과 저희가 선제적인 조치를 해놓으면서 질서 있게 꾸준히 그리고 서서히 앞으로 한 10년 내지 한 15년을 내다봤을 때는 그때 시점에 최선의 도시 공간의 재창조와 주민들과 가구들의 당장의 거주 요구와 함께 재산권에 대한 것들도 가장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기획 기능이 굉장히 중요하다.그래서 지금 공약을 초반에 당장 해 줄 것처럼 생각하는 그 자체가 오해다. 그래서 저희는 1기 신도시 재정비 또 우리 임기 내에 계획을 세워서 질서 있게 그리고 시간을 일부러 끌지 않고 해나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그 방향성과 공약은 저희가 충실하게 지킬 겁니다. -마스트플랜 관련해서 새 정부가 출범한 뒤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할 계획이신지.△ 당연히 그렇게 될 겁니다.-대출 규제 같은 경우에는 금융위원회 소관인데 부동산이랑 연결이 많이 돼 있다. 그럼 이거는 새 정부 출범하고 금융위원장을 새로 정한 다음 발표할 계획인지.△ 그렇지 않다. 금융위원장 임기도 있고 하니까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께서도 저희와 기조를 맞출 수 있는 차원에서 맞추고 있고, 전체적으로 조율도 하고 있는데요.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 거시 경제 자체가 금리가 오르는 시대로 넘어갔다. 대출 총량은 규제가 이미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정권교체기에 어떤 기대심리, 그리고 은행이 그동안 풀린 돈을 가지고 영업할 대상이 없다보니까 정권 교체를 핑계로 지금 은행이 슬금슬금 지금 대출량을 늘리고 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저희들이 명확한 정책적인 사인을 줄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금리는 미국 경제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오르는 것이 경제 전체의 충격을 막기 위해서 거기에 우선 대응을 할 거고, 그러다보면 대출은 당연히 규제가 될 수밖에 없다.그러면 지금은 현금 부자만 집을 살 거냐라는 즉, 자산 격차가 더 커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저희는 특수 대상에 한정된 청년 내지는 첫 집 주택을 첫 집을 구매할 분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그 다음 담보에 대한 대출 규모 또 한정적으로 늘릴 것이다. 이 부분은 공약에도 있다.또 각자의 상환 능력에 따른 DSR이죠. 이 경우는 작년에 도입돼서 지금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그 강화되는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이게 청년들한테 좀 불리하다. 당장의 상환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미래의 소득 능력을 감안해 준 그런 DSR 부분에서 은행 자금을 가지고 내 자산을 가지는 일찍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좀 넓혀주자는 기조다. DSR은 연간 상환 능력이다. 그럼 어떻게 됩니까. 대출 기간 만기를 늘리면 똑같은 비율에서도 이제 뒤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난다든지 이런 분모와 분자에 여기를 곱하게 되는 이 지표들이 건드릴 게 워낙 많다. 그래서 지금 좌절감을 느끼는 우리 청년 세대 그리고 너나 할 것 없이 자산 효과를 누리던 시기에 자기만 소외돼서 지금 현대판 신분사회로서의 근본적인 분노와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격차를 줄이면서 전체적인 대출 규제 상황 속에서도 이 내 집 마련의 기회 또는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그 정책을 꾸준히 펴나갈지 검토를 많이 하고 있다.그래서 이런 점들에 대해서는 취임 전에 우리가 정책을 펼 수 있는 현실적인 권한이 없는 거니까 취임하는 대로 선 공급하겠다.두 번째는 청년들과 자산 격차 때문에 지금 고통을 받고 있는 무주택자들에 대한 내 집 자산 형성의 기회를 꾸준히 제시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1주택자들의 중심으로 한 과도한 세 부담 및 공시가격 부담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취임하면 즉시 할 것이다. 즉시는 다 완화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제 필요한 행정적인 절차와 국회와의 최소한의 보고 과정 등을 거치면서는 저희들이 완벽한 준비를 해뒀다가 조금도 지연이 없이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주택담보대출은 40년까지 가능하잖아요. 40년 이상도 고려를 한 것지.△지금 은행들은 지금 대출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 왜냐하면 대출 규제를 해 버리면 은행 자기네 돈 장사를 못한다. 예금대출 마진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동안 은행이 전성기를 누리다가 지금 금리 오르고 대출 규모를 줄이고 있는데도 은행은 내부적으로는 금리를 낮추고 대출을 확장하기 위해서 개별 경쟁을 하고 있다.그래서 이 부분이 오히려 금융당국과 전체적으로 조율돼야 할 내용이다. 그 과정 속에서 주담대라든가, 그다음 모기지 같은 경우는 45년으로 늘리려는 이런 것들이 있다. 서민 핑계로 은행 장사하는 것을 우리가 그냥 덩달아서 따라갈 수는 없다. 어디까지가 정확한 정책 대상들을 상대로 효과를 보고 부작용이 최소화되는지 그 균형점을 찾아낼 것이다.이 부분은 우리 기재부 경제당국하고 금융당국하고 조율할 것이다. 그런데 금융 정책이 부동산을 위한 목적은 아니니까, 올해는 공급 그리고 이와 관련된 세제 그리고 복지 이런 부분들에 집중하면서 관련 금융 문제에 대해서는 긴밀하게 조율을 해나갈 생각이다. -대출 관련된 거 발표 주체는 분명히 맞는 건가. △통장이나 이런 전체 대출에 대해서는 금융위가 해야하는 것이다. 부동산과 관련된 부분들은 당연히 조율을 통해서 발표를 누가 하든지 간에 공유된 상태에서 하게 될 것이다.-(재정비 촉진 관련) 시도 중 광명이나 용인 이런 데서는 불공정하다며 반발들이 좀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좀 확대해 나갈 그런 계획은 없는지. △ 지금 자꾸 1기 신도시 얘기하다 보니까 1기 신도시 지역이 아닌 곳 또는 1기 신도시 전에 사실상 개발했던 신도시에 준하는 지구들 있다. 이런 부분들의 불만들이 있는데 저희들은 인구가 급증하고 그리고 전국의 인구가 수도권으로 집중하면서 고도 성장기에 진행됐던 그 도시와 주거 형태는 이제는 전체적으로 도시 공간 전체가 재창조 수준의 재구조화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신도시만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도 아니다. 그래서 신도시를 포함한 이제 수도권 전체가 노후해 가는 환경들 거기에서 벌어지는 어떤 자산 격차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완화시키면서도 좀 질서 있게 해나갈지 고민 중이다. 무주택도 서러운데배까지 아프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런 점들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대상에 빠짐없이, 그 여건에 맞게 나름대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조율을 할 생각이다. -분당 용적룔 300% 완화, 역세권 500% 완화 논의 중인지.△ 용적률을 일괄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수원 화성역 앞에 가보면 빽빽하다. 500% 용적률이 어떤식인지 나오잖아요. 용적률은 변수가 지역에 따른 게 아니고 그 내에서도 역세권이냐 아니냐를 따져야 한다. 왜냐하면 과연 어느 밀도로 개발할 것이냐는 것도 연관돼 있다. 용적률이 올라가려면 추가 용적률의 절반 이상은 전부 청년이나 공공임대로 다 내놔야 한다. 이처럼 공공기관과 연결된 거지 그냥 어느 특정 지역에다가 통으로 500% 준다 이런 건 있을 수가 없다. 그건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서 용적률을 도구로 쓰려고 하는 것이다.
2022.05.01 I 박태진 기자
300억 이상 찐부자들의 '원픽'..하이주얼리 끝판왕은?
  • 300억 이상 찐부자들의 '원픽'..하이주얼리 끝판왕은?[찐부자 리포트]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국내 상위 0.01% 부자 열의 아홉은 보석이라면 ‘그라프(GRAFF)’를 꼽을 거예요. 다이아몬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때깔이 다른 하이주얼리 브랜드와 비교할 수 없거든요. 에르메스는 닳아도 다이아몬드는 영원하죠.” (신라호텔 VIP A 씨)부자들의 손, 목, 귀, 팔에는 언제나 보석이 빛난다. 명품이 대중화된 요즘은 웬만한 핸드백으로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운 시대다. 자산가들은 흔해 빠진 걸 거부하고 남들이 좀체 따라 할 수 없는 새롭고 특별한 것을 원한다. 일반 주얼리가 아닌 ‘하이주얼리’가 존재하는 이유다. 하이주얼리는 부자들의 욕망을 채우는 것은 물론 부동산·금융 외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하나의 실물 자산으로 세금에 유리해 증여·상속 등의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라프 쿠션 컷 다이아몬드 하이 주얼리 링(10.32캐럿)(왼쪽)과 쿠션 컷 루비 하이 주얼리 링(3.03캐럿). 가격은 각각 16억7200만원, 11억3150만원. (사진=그라프 공식홈페이지)지난 3개월간 ‘찐부자 리포트’를 연재하며 만난 복수의 300억원대 이상 자산가들은 하이주얼리 1등 브랜드로 ‘다이아몬드의 황제’ 영국의 ‘그라프’를 꼽았다. 부자들이 그라프를 세계 최고 보석으로 추앙하는 이유는 압도적인 ‘희소성’ 때문이다. 그라프는 지구에서 가장 귀한 다이아몬드 원석을 취급하고 흠결 없는 제품을 만들려는 브랜드 정신을 고수하고 있다. 클래식함과 트렌디함을 동시에 갖춰 60여년의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100~180년 역사의 티파니 앤 코, 불가리, 반클리프 앤 아펠, 쇼파드, 까르띠에보다 더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그라프는 전 세계 최고급 백화점에만 입점하기로 유명하다. 국내에는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지난 2013년 신라호텔에 유치하면서 처음 소개됐다. 이후 ‘이부진 다이아몬드’로 입소문을 타며 부자들의 소유욕을 끊임없이 자극해왔다. 현재 그라프는 갤러리아백화점까지 국내 두 곳의 살롱을 운영 중이다. ▲아르노 바스티앙(Arnaud Bastien) 그라프 아시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그라프 다이아몬즈 브랜치즈 리미티드)그라프가 명품 위의 명품으로 큰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6일 이데일리는 아르노 바스티앙(Arnaud Bastien) 그라프 아시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 1999년 리치몬트 그룹 대표 브랜드 까르띠에와 쇼파드를 거쳐 2007년 그라프에 합류해 아시아 지부 총괄 대표직를 맡고 있다. 바스티앙 아시아 회장은 그라프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가족 경영 체제’를 꼽았다. 그라프는 하이주얼리 브랜드 가운데 철저히 가족 사업을 유지하는 유일한 브랜드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리치몬트가 패션·시계·보석 브랜드를 인수·합병(M&A) 하며 몸집을 키우는 것과는 달리 그라프는 로렌스 그라프 최고경영자(CEO)의 지휘 아래 까다롭고 철저한 통제와 관리 속에 운영된다. 마치 파텍필립이 시계의 황제로 인정받는 이유와 비슷하다.▲서울 중구 신라호텔 1층에 위치한 그라프 매장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그는 “독특한 수직통합 비즈니스 모델 하에 그라프 가족들이 원석 상태의 다이아몬드를 조달하는 것부터 커팅, 폴리싱, 디자인, 세팅, 유통 등 보석 생산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관여한다”며 “1캐럿 이상의 각각의 다이아몬드는 가문의 일원이 엄격한 기준으로 직접 고르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에 대한 품질을 보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라프의 핵심 사업인 하이주얼리 사업에 대해서는 “각각의 제품이 유일무이할 뿐만 아니라 귀하고 희귀한 보석들은 비교 대상이 없다”며 “고객과 보석감정사들은 우리만의 특별한 제품을 인정하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을 판매할 수 있는 그라프의 전문성과 정통성을 신뢰한다”고 설명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자부심, 세월을 압도하는 장인정신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바스티앙 회장은 국내 고객의 안목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 고객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매우 높은 데다가 배우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이라며 “최고급 보석을 보는 눈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강력하고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주얼리 외에도 0.5~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와 웨딩 밴드 등 예물 컬렉션이나 일반 주얼리의 경우 독특하면서도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옐로우와 화이트 다이아몬드 주얼리. 가격은 미공개로 대부분의 하이주얼리 브랜드는 주문을 원하는 VIP 고객을 대상에 한해 가격을 공개한다. 각 브랜드별로 차이가 있지만 VIP는 단독 전시에 초대받거나 비행기, 호텔 서비스 등의 여러 혜택을 누린다. (사진=그라프 공식 홈페이지)그는 “현재 한국에서 두 곳의 살롱을 운영 중이지만 서울과 근처 도시에 매장 확대를 위한 발판을 확실히 마련해 나가고 있다”며 “다이아몬드를 향한 우리의 열정과 사랑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주얼리 브랜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라프는 한국 시장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오는 22일부터 5월 9일까지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전시회를 연다. 이 기간 동안은 브랜드에서 가장 희귀한 보석들이 다수 공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희소성이 높은 보석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이아몬드 SE에 따르면 이달 국제 다이아몬드 가격은 캐럿당 평균 231.1달러 수준으로 전년(209.6달러) 대비 10.3% 뛰면서 2000년대 이후 최고점인 2012년 2월(234.8달러) 수준에 근접했다. 국내 1세대 미국 보석 학회 공인 보석감정사(GIA-GG) 이승규 마이젬 대표는 “한국에 세계적 브랜드가 들어온 지 30여 년이 되면서 보석 관련 지식이 높아진 만큼 시간이 갈수록 고가의 천연 보석은 고갈되고 채굴이 어려워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투자의 개념이나 자산으로서 더욱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04.17 I 백주아 기자
"근로소득만으로 부자되기 어려워요"…영리치가 돈 버는 방법
  • "근로소득만으로 부자되기 어려워요"…영리치가 돈 버는 방법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49세 이하 부자들, 소위 영리치는 평균 66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부동산 1.7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4억원이었지만 10명 중 7명 이상은 근로소득 외에도 재산소득 등을 함께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금융자산의 25%를 주식으로 투자하고 10명 중 1명은 해외부동산도 소유하고 있다. 특히 10명 중 2명은 가상자산에도 투자하고 있었다.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를 포함한 한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를 13일 발간했다.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드리치(50세 이상의 부자)가 노동력을 대가로 자산을 축적한 반면 영리치는 대체로 아이디어로 돈을 번 사람”이라며 “앞으로는 투자 자본이 영리치의 관심분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10명 중 3명은 회사원...근로소득에만 의존 안해영리치 10명 중 3명(31%)은 회사원, 2명(21%)은 의료·법조계 전문직이었다. 회사원인 영리치의 연평균 소득은 2억4000만원, 전문직은 7억1000만원이며 영리치 전체 평균 연봉은 4억원 규모다.이들의 1인 평균 총자산은 66억원으로 올드리치(80억원)보다 적었지만 보유 주택 수는 1.7채로 올드리치(1.5채)보다 많았다. 주거 목적의 주택을 제외하면 영리치는 상업용 부동산을, 올드리치는 토지 투자를 선호했다.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은 6대 4로 부자들의 포트폴리오는 연령대와 관계없이 같았다.이들은 자산형성 원천 1순위로 근로소득(45%)을 꼽았다. 이어 사업소득(23%), 가족으로부터의 상속 및 증여(18%), 재산소득(15%) 등이 뒤를 이었다. 근로소득이 기반인 영리치 총자산은 평균 39억원이었지만 상속을 받은 경우 128억원으로 집계됐다.영리치는 근로소득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명 이상(75%)은 근로소득 외에도 사업, 재산 등에서도 소득을 얻고 있었다. 근로소득에만 의존한 영리치는 연평균 2억1000만원을 벌지만 근로소득과 재산소득을 동시에 얻는 경우 4억8000만원을 벌어들였다.연구소는 “영리치는 근로소득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단기간 내 부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강한 점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10명 중 2명 코인 투자...규모는 1억원 미만영리치는 금융자산의 25%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다.해외주식을 포함해 영리치의 65%는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1명(8%)은 해외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다. 또 10명 중 5명(47%)은 향후 예술작품이나 음원 등 새로운 투자처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특히 10명 중 2명(21%)은 가상자산에도 투자 중이었다. 올드리치(5%)보다 4배 많은 규모다. 투자 이유는 가격 급등락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얻고 장기적으로 가치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다만 영리치와 올드리치 대부분은 투자 규모가 1억원 미만이었다. 예측 불가능한 가격 변동성을 우려해서다. 부자들은 당분간 가상자산 투자를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일부만 증가할 계획이라고 했다.(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팬데믹 기간 자산 10% 이상 증가올드리치를 포함한 부자들 상당수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2020~2021년)에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10명 중 3명(29%)은 이 기간 자산이 10% 이상 증가했다. 자산 증식에 영향을 준 자산으로 부동산(57%)과 주식 직접 투자(16%)를 꼽았다.실제로 부동산 자산 비중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51%에서 지난해 59%로 크게 늘어났다.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도 주식 비중을 높였다. 현금과 예금 비중은 2019년 46%에서 지난해 39%로 낮아졌지만, 주식 비중은 같은 기간 16%에서 27%로 올랐다. 주식 비중은 부자들의 금융자산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예금(28%)에 근접한 수치다.향후 투자 의향이 높은 금융자산도 주식(25%)을 꼽은 부자들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정기예금 등 단기 금융상품(15%), 상장지수펀드(12%), 지수연계상품(8%), 펀드(7%), 외화 예금(6%) 등의 순이었다.부자 10명 중 7명(70%)은 올해 주가가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부자(30%)가 대중 부유층(19%)과 일반 대중(21%)보다 많았다.
2022.04.13 I 서대웅 기자
세계 1위 부자에 일론 머스크…한국인 1위는 김범수·이재용
  • 세계 1위 부자에 일론 머스크…한국인 1위는 김범수·이재용
  •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처음으로 세계 최고 억만장자 자리에 올랐다. 지난 4년간 1위를 유지했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2위로 밀려났다. 한국인 가운데서는 김범수 카카오(035720) 창업자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공동 223위에 올랐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AFP5일(현지시간) 포브스가 공개한 ‘2022년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자산 가치는 2190억달러(한화 약 266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십억달러 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매도하고, 그에 대한 세금을 납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주가 급등에 힘입어 머스크 CEO의 자산은 1년 전보다 680억달러(82조8000억원) 더 늘었다.머스크가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에 처음 오른 것은 지난 2012년으로, 당시 순자산 규모는 20억달러였다.올해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자산 가치는 1710억달러(208조2000억원)로 5년 만에 2위로 밀려났다. 머스크 CEO보다 480억달러 적다. 아마존 주가 하락과 기부 확대로 지난해보다 자산 가치가 60억달러 줄었다. 3위에는 프랑스 명품재벌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1580억달러)이 올랐으며, 4위와 5위에는 각각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1290억달러)와 투자자 워런 버핏(1180억달러)이 올랐다. 포브스는 베이조스 CEO가 세계 억만장자 가운데 1위를 유지한 기간이 4년으로, 이는 게이츠 MS 창업자가 1위를 유지한 기간보다 짧았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창업자는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워런 버핏과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에게 5년을 빼앗긴 것을 제외하고는 쭉 1위를 차지한 바 있다.머스크 CEO는 1년새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부자이기도 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인 자오창펑과 인도 인프라 갑부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도 지난 1년간 각각 631억달러와 395억달러의 자산이 늘었다. 6위와 7위에는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1110억달러)와 세르게이 브린(1070억달러)가 각각 올랐다. 8위에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1060억달러)가, 9위에는 스티브 발머 MS 전 CEO(914억달러)가 이름을 올렸다. 10위에 오른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907억달러)은 아시아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다.한국인 중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각 91억달러(11조793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공동 223위에 올랐다.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명예회장이 70억달러,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가 68억달러로 각각 세계 343위와 363위를 나타냈다. 이재용 부회장의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63억달러로 국내 5위, 세계 403위에 올랐다.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각각 41억달러(709위)와 35억달러(851위)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새로 이름을 올린 한국인으로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눈에 띈다. 송 회장은 자산 37억달러로 한국 8위, 세계 801위에 올랐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도 자산 19억달러로 한국 20위, 세계 1579위에 랭크됐다. 게임업체 넥슨 창업자인 고 김정주 NXC 이사의 부인 유정현 NXC 감사도 자산 29억달러로 한국 12위, 세계 1053위에 이름을 올렸다.올해 전세계 억만장자 수는 2668명으로 지난해 2755명보다 87명 줄었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 합계는 총 12조7000억달러(1경5462조3000억원)로, 이 역시 지난해 13조1000억달러보다 4000억달러 감소했다. 올해 억만장자 명단에는 팝스타 리한나와 영화 ‘반지의 제왕’ 제작자 피터 잭슨, 벤처 캐피탈리스트 조시 쿠슈너 등이 새로 올랐다. 바베이도스와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우루과이에서도 첫 억만장자들이 나왔다. 팝스타 리한나(왼쪽). 사진 AFP여성 가운데서는 프랑스 로레알 창업자 손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가 자산규모 748억달러로 1위에 올랐다. 전세계 여성 억만장자는 총 327명으로 집계됐다.전체 억만장자 수치의 71%에 이르는 1891명이 창업으로 성공하는 등 자수성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735명으로 가장 많은 억만장자가 나왔고, 중국이 607명으로 뒤를 이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가와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34명이 억만장자 명단에서 빠졌다. 포브스는 3월11일 주가와 환율을 기준으로 자산가치를 평가해 올해 명단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2022.04.06 I 김혜미 기자
투자 보릿고개에도 '찐부자' 투자처 따로 있다
  • 투자 보릿고개에도 '찐부자' 투자처 따로 있다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투자 보릿고개다. 코스피는 2개월째 2600~2700선을 횡보하고 있다. 코스피 3000, 3300선은 아주 오래전 일이 된 느낌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소식에 뭉칫돈은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는 이런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 위험자산에 속하는 주식투자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마저 엇갈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현금 확보를, 어떤 이들은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권하기도 한다. 이럴 때 진짜 주식 부자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 국내 과대낙폭株 찾아라3일 이데일리가 서울 강남권 주요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결과 요즘 ‘찐 부자들’도 현재의 불확실성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 PB센터장은 “주식자산 비중이 높다 보니 최근 주가 하락 상황에 손실을 봐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는 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는 자산을 현금화해 손해가 거의 없는 예금상품으로 갈아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이 증시에 그대로 남아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위기 속 기회를 찾아 꾸준히 투자를 이어갔다.이환희 KB증권 WM스타자문단 청담PB 센터장은 “최근 자산가들의 경우 직접투자에 나서는 모습이 많이 포착된다”며 “그동안 사고 싶었던, 그런데 비싸서 접근하지 못한 것들을 직접 담고 있다”고 귀띔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1월 고점 대비 28.62%나 하락했다. 코스피 황제주였던 LG생활건강(051900)은 지난해 7월 178만원을 터치했지만, 현재는 절반까지 내려앉아 89만원대에서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 3월 15만원대를 터치하며 추가상승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급락하며 9만원대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11만원선을 회복한 상태다. 조인호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PB 상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경우 아직 반등을 제대로 못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환희 센터장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니 확인하고 매수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며 “(자산가들도) 단기간 성과보다 2~3년 묵히면 괜찮겠다 싶은 것들을 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공포심리에도 美 주식 더 꼭 쥐었다코로나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이후 한 손에 국내 주식을, 다른 한 손에 미국 주식을 나눠 쥐었던 자산가들은 미국 시장의 출렁임에도 투자 규모를 줄이지 않은 모습이었다. 비공개를 요청한 다른 PB는 “해외 IT 기술주가 많이 내렸지만, 실제 투자금을 빼거나 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에게 해외 비중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미국 주식시장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에 대한 우려로 올 초부터 크게 조정받았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연말 3만6338.30에서 지난 2월 3만3131.76로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도 지난해 연말 1만5644.97에서 지난 14일 1만2581.22로 낮아졌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로 ‘천슬라’로 불렸던 테슬라는 같은 기간 766달러까지 내려가며 투자시계를 6개월 전으로 되돌렸다.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300달러대를 넘나들던 것이 213달러대까지 밀렸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공포감에 휩싸인 일부 서학개미들(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털고 나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자산가들은 위기에 더 강했다. 강남의 다른 PB는 “1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자산가들도 20% 정도의 손실을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잃었다’라는 생각을 한다”며 “그래도 이를 정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 자체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단기적 손실에 가볍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믿음으로 미래에 투자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급락했던 미국 증시는 빅테크주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다시 급격히 상승해 천슬라를 회복했다. 엔비디아도 급등을 시작해 300달러대 회복을 바라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가 추가로 내놓을 통화정책 충격이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고 우크라이나 사태 충격도 미국엔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 미국 회사채 시장에 투자하는 큰손도 늘고 있다. 조인호 상무는 “장기 국채의 경우 금리 영향을 직격으로 받기 때문에 국채보다 미국 회사채, 특히 낙폭과대 중심으로 선별적 매수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등급 신용 스프레드는 과거 10년 평균(129bp) 수준이지만, 수익률(YTW)은 평균치(3.1%)를 웃돌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 완화 속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과거 대비 낮은 부도율, 수급 부담 완화를 감안할 때 미국 투자등급의 신용 스프레드 축소가 전망되고 있다. 달러 투자도 선호되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역행하는 대표통화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미 연준의 긴축 경계감 속 이달에도 원·달러 환율은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조인호 상무는 “미국 달러를 현금 보유 대안으로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 비상장 관심…원유 곡물 선물 늦은감[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성장 잠재력이 큰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로도 꾸준히 관심이 이어졌다. 이 센터장은 “지금은 비상장 시장도 많이 수그러진 상황이지만, 찾는 사람이 줄면서 물건이 예전보다 낮은 가격에 나와 꾸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비상장 대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시가총액 6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업가치 3조원으로 평가되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으로도 꾸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종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기업 관련 투자 조언을 주로 해온 한 PB센터장은 “팔려는 사람의 경우 가격을 높이 받으려 하고 사려는 사람의 경우 너무 비싸다고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목받은 원유, 곡물 등의 투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미 고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조인호 상무는 “채권이 무릎이라면 이건 어깨 진입”이라며 “어깨에서 머리까지 먹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환희 센터장도 “몇 개월 전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이 괜찮겠지만, 현재로선 편하게 들어갈 타이밍이 아니다”며 “(자산가들도) 현재로선 그쪽 포트폴리오로 확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식 찐부자는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0억원 이상의 주식자산을 보유한 ‘주식 찐부자’는 2020년 기준 전체 개인투자자의 0.5%에 이르는 4만3800명으로 집계됐다.
2022.04.04 I 이지현 기자
"보이차 340g에 1억원"..차(tea)테크에 빠진 부자들
  • "보이차 340g에 1억원"..차(tea)테크에 빠진 부자들[찐부자 리포트]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서양에 와인이 있다면 동양에는 차가 있죠.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는 후발효차는 미식 가치를 넘어 대체 자산으로서 가치가 충분합니다.” ▲왼쪽 상단 홍인(1950년대), 하단 진운호(1910년대), 오른쪽 복원창(1910년대). (사진=제보)20년간 차를 마셔온 임모 씨(남·56)는 13년 전 중국인 지인에게 1950년대 생산된 보이차 ‘홍인’을 대접받았다. 당시 홍인 한 편(340g) 가격은 한국 돈 750만원 수준이었지만 다음 해 1500만원으로 두 배가 뛰었고 현재는 1억원을 호가한다. 비슷한 시기에 그는 진승 노반장 보이차 생차를 1kg당 8만원에 200kg를 샀다. 10여년이 지난 보이차의 현재 가격은 800만원 수준으로 구매 당시보다 100배 올랐다. 음용을 위해 구매한 차가 큰 자산이 된 것이다. 부자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차(tea)다. 차는 커피와 다르게 여전히 대중적이지 않다. 차의 진가를 느끼려면 자기 입맛에 맞는 차를 고르고 우려서 마시는 모든 과정에서 시간·경제적 여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번 높아진 입맛이 좀체 내려가기 어려운 것처럼 고급 차로 깨난 미각은 더 맛있고 향기롭고 귀한 차를 찾게 된다. 희소성이 높은 백 년 보이차 한 편이 경매에서 수억원에 거래되는 것은 유명한 얘기다. 희소성에 열광하는 부자들에게 가격은 의미가 없을 때가 많다. ▲공부차 청담 소로차실. (사진=백주아 기자)차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차테크(차+재테크 합성어)’가 뜨고 있다. 차를 취미나 건강 목적으로 음용하는 것을 넘어 미술품과 같은 자산의 하나로 여기는 셈이다. 부동산은 사고팔 때는 물론 보유하거나 자식에게 물려줄 때 각각 세금을 내야 하지만 차 중에서도 후발효차는 중고 상품인 만큼 세금이 붙지 않는다. 미술품처럼 단기 환금성은 떨어져도 가격 상승률은 높아 주식, 채권, 부동산 외 자산 포트폴리오 전체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는 셈이다. 차가 자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전적으로 중국 영향이다. 3000년 긴 역사 동안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에서는 차는 일상이고 교양이다. 귀한 사람에게 좋은 차를 대접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아이가 태어난 해에 만들어진 차를 200kg 이상 대량 구매 후 보관해 결혼을 할 때 즈음 숙성된 차를 선물하는 문화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이 G2로 부상하면서 차는 안전 자산이자 투자 대상으로 몸값이 높아졌다. 차 가격이 상승 흐름을 타는 건 인구와 소득 수준 증가로 차 수요는 커지고 있는데 비해 기후 변화와 자연 파괴 영향으로 공급은 계속 줄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통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차 시장은 플랫폼 구축 이후 2016년 148억위안(2조8800억원)에서 2020년 265위안(5조1600억원)으로 80% 성장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찻잎 공급 비율은 28.7%에서 12.8%로 15.9%포인트 줄었다. ▲중국차엽업계 온라인시장 규모와 전망. (자료=imedia Reserch China)차테크 대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는 흑차(黑茶)다. 재테크 측면에서 모든 차가 투자 가치가 높은 것은 아니다. 차는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라는 동백나무과에서 6대 다류(녹차, 황차, 백차, 청차, 홍차, 흑차)가 나온다. 뿌리는 같지만 제조 공정과 발효 방법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데 흑차는 자연 미생물 발효 과정을 거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맛이 점점 좋아지는 후발효차다.한국티소믈리에 연구원 관계자는 “대표적 흑차인 보이차 생차는 오랜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향미와 건강 효능도 증가해 1990년대부터 홍콩과 대만에서 가격이 폭등한 뒤 오늘날 미술품과 같은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다”며 “특히 자금성 창고에서 발견된 청나라 시대에 생산된 보이차는 부르는 것이 값일 정도로 수십 억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차테크 전문가들은 희소성을 감안하면 1990년 이전 노(老) 차를, 접근성 측면에서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신(新) 차를 구매하라고 조언한다. 압구정동 아파트가 부담스러울 때 인근 옥수동과 성수동 아파트를 매매하는 식이다. 좋은 산지에서 생산됐거나 유명한 브랜드(차창)에서 나온 차를 사서 잘 보관하면 적어도 중국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은 거둘 수 있다. 차 가격에 일시적 변동은 있어도 높은 수요에 따라 장기적인 우상향 추세는 계속되는 만큼 적금식 분할 매수 형태로 꾸준히 조금씩 사다 보면 꽤 괜찮은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왼쪽 용마동경호(1940대)와 오른쪽 람인(1960대). (사진=제보)실제 윈난성 각 산지별 보이차 원료 시장 가격은 최근 4년 새 평균 2배씩 올랐다. 중국보이차 산업발전 보고에 따르면 맹해현 노반장 지역 원료는 1kg당 2017년 6000위안(한화 약 117만원)에서 지난해 1만2000위안(234만원), 임창시 빙도 노채 지역 원료는 3만5000위안(682만원)에서 5만8000위안(113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맹랍현 이무 만송 지역 원료가는 1만2000위안에서 4만위안(약 780만원)으로 3.3배 뛰었다. 코로나19로 윈난성 방문이 어려워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1년 만에 다시 고점을 찍은 것이다.보이차를 전문적으로 유통해온 김 씨는 “보이차는 외국 자본 투자비가 높은 데다가 유명 산지는 중국 자본이 잠식한 지 이미 오래”라며 “하지만 와인에 비해 아직도 많이 싸다는 평가가 많아 투기 자본도 상당히 많이 들어온 상태”라고 말했다. ▲20여년 가까이 차를 마셔온 임씨는 사무실 한 켠에 수많은 차와 관련 도구들을 비치해두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최근 중국에서 안전 자산으로 부상 중인 후발효차에는 백사계 안화흑차와 오주차창의 삼학육보차가 있다. 두 차창 모두 국영 기업이 운영하며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한다. 백사계 안화차 천복차(1kg 기준)는 2007년 6만8000원 수준에서 2020년 47만원으로 7배 올랐다. 1991년 0101 삼학육보차는(500g 기준) 지난 2007년 9만원에서 2018년 280만원으로 약 30배, 올해 3800만원으로 420배 급등했다. 이무정산 차창의 두기 금두 보이차 생차 가격이 2007년 19만원에서 지난해 453만원으로 약 24배 뛴 것과 비교해도 인상 폭이 높다. 박성채 천지운 농업회사법인(전남 함평) 차창 대표는 “최근 3년 새 육보차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보이차에 집중된 투자금이 육보차로 분산된 영향에 더해 중국 정부에서 기대 가치가 높은 후발효차 산업 발전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광서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삼학 브랜드 가치는 4억5300만위안(한화 약 881억원)으로 전년대비 이윤 총액은 87.43% 성장했다.전문가들은 차테크에 앞서 먼저 차를 마시고 배우기를 권한다. 차 맛도 유통 시장도 모른 채 수익률만 보고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누구라도 낭패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당장 여윳돈이 없거나 돈을 오래 묵힐 수 없으면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 주식은 소액을 투자해도 여차하면 아무 때나 뺄 수 있지만 차는 소량으로는 거래조차 안 된다. 아무리 희소성이 높은 백 년 보이차라도 보관 상태 나쁘면 가격이 30~40%는 기본으로 떨어진다. 신차 일부에는 버블이 껴있을 수 있다. 투자의 결과는 투자자 몫이고 차 구매에 따른 손실은 구매자 몫이다.40여 년간 차 생활을 해 온 홍 이사는 “차는 살아 있는 생물인 만큼 비싸든 싸든 차는 결국 차”라며 “좋은 차를 마시고 좋은 차를 보는 안목을 키우려면 ‘돈·유행·명예’ 세 가지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흑차 대표 상품 가격 변화. 자료=문승용 기자
2022.03.13 I 백주아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