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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케이맥스 대해부]②불치병 완치하고 알츠하이머도 효과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엔케이맥스(182400)의 자연살해(NK)세포 치료제 ‘수퍼NK’가 불치병으로 불리던 질환에서 치료 효과를 내면서 기업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유럽종양학회(ESMO) 2022 포스터에 공개된 엔케이맥스 NJ세포치료제 ‘SNK’와 머크 키트루다 병용투여에서 34개월 간 완전관해(CR)을 유지하고 있는 환자 보고서. (제공=ESMO)2일 관련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엔케이맥스는 수퍼NK를 기반으로 불응성 비소세포폐암, 육종암, 알츠하이머 등 고형암에서부터 신경퇴행성 질환까지 5종 적응증을 타깃으로 하는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엔케이맥스는 2002년 설립된 NK세포 기반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바이오기업이다. 선천면역 세포인 NK세포는 체내에 약 5~15%로 아주 적게 존재해 치료제로 사용하기엔 수가 적다. 엔케이맥스는 차별화된 기술로 NK세포를 대량생산하고 활성도를 높였고 이를 수퍼NK로 명명했다. ◇ 육종암 환자, 43개월째 재발 없어현재까지 성과만 놓고 보면 엔케이맥스는 킴리아·예스카다 등의 CAR-T 치료제를 뛰어넘을 만한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자사 NK세포치료제 ‘SNK’와 키트루다 병용투여로 완전관해(CR) 판정을 받은 미국인 32세 육종암 환자가 43개월째 암이 재발하지 않고 있다. 이 기간 해당 환자는 총 47차례 ‘SNK+키트루다’를 투약했다. 이 환자는 지난 2017년 전이성 육종암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는 복부·골반 림프절 및 간에 광범위하게 전이돼 있었다. PD-L1 음성으로 키트루다·옵디보 같은 면역항암제도 전혀 듣지 않았다. 이 환자는 SNK+키트루다 처방 전 5차례에 걸쳐 다른 약물을 투약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구체적으로 1차 닥서루비신·사이탁산·빙크리스틴, 2차 이타퍼사이드·이포스파미드, 3차 알독소루비신·이포스파미드, 4차 아이리노테칸·빙크리스틴·테모달, 5차 얀델리스·키트루다 순이다. 엔케이맥스 관계자는 “이 환자는 더 이상 쓸 약이 없던 상황”이라면서 “미국 현지 의사가 FDA(식품의약국)에 치료목적으로 ‘SNK+키트루다’ 동정적 사용 승인을 받아 투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환자 몸 전체 퍼진 암세포가 ‘SNK+키트루다’ 16차례 투약 후 말끔이 사라졌다”면서 “이후 주기적으로 투약을 이어가고 있고 3년간 완전관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번에 FDA에 동적적 사용승인을 신청한 의사는 현재 미국 육종암센터에 근무 중으로 키트루다·바벤시오와 SNK 병용투여 미국 임상 1상에 참여 중이다. 이 의사는 SNK 병용투여 임상에서의 좋은 결과를 목격하고 임상과 별개로 사망 직전의 8명의 환자를 FDA에 등록하고 투약을 결정했다.주목할 점은 지금껏 개발된 치료제 가운데 고형암에서 이 같은 효능을 보여준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 암 환자는 모든 치료제에 불응했고 사망 직전의 상태였다. 하지만 엔케이맥스의 NK세포치료제를 투약하고 기사회생했다. 높은 효능으로 주목받고 있는 CAR-T는 적응증이 혈액암에 국한돼 있다. 전체 암에서 고형암이 95%를 차지하고 혈액암 비율은 5%에 불과하다. 엔케이맥스는 지난해 육종암 임상 1상 병용투여군 15명의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완전관해(CR)1명, 부분관해(PR) 1명, 안정병변(SD) 8명을 각각 기록했다. 엔케이맥스는 현재 육종암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최종 결과 분석 중이다.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AAIC 2023)에서 폴송 엔케이젠바이오텍(미국법인) 대표이사가 발표 중이다.(제공=엔케이맥스)◇ 알츠하이머에도 치료 효과멕시코에서 진행된 10명의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수퍼NK 임상 중간 1상 결과에서 7명의 환자로부터 인지력 개선이 확인됐다. 특히 마지막 투약 후 12주 뒤에도 개선된 인지력이 유지됐다. 엔케이맥스는 이 같은 결과를 지난달 네달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AAIC 2023)에서 발표했다.엔케이맥스 관계자는 “3가지 인지력측정 지표에서 적게는 5명, 많게는 7명까지 인지력이 개선됐다”며 “수퍼NK 투약 후 뇌척수액의 바이오마커와 신경염증의 개선이 보였다”고 말했다.이어 “약 70% 알츠하이머 환자가 용량 증가에 따라 인지능력 개선 및 안정화 효과가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수퍼NK가 저용량에서도 충분히 효과적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다. 고용량 치료 시 더욱 긍정적인 장기 치료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의미”라고 강조했다.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올해 1월 수퍼NK를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동정적 사용승인을 했다. 동정적 사용승인은 의사가 자신의 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임상 중인 약물에 대해 FDA에 사용허가를 얻는 절차다. 대게 동정적 사용 승인은 더이상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없어 치료를 포기할 상황에 이를 경우 의사 판단 아래 이뤄지는 절차다.알츠하이머·파키슨병은 지금까지 증상완화제는 있어도 치료제는 없었다. 하지만 수퍼NK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질환들에서 약 효능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한편 엔케이맥스는 미국과 한국에 cGMP(FDA 인증 우수의약품 관리 및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임상에 필요한 수퍼NK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엔케이맥스는 자가·동종 NK세포 모두 8만~40만 도즈 이상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 조규성, 연장까지 120분 풀타임...미트윌란, UECL 3차 예선 진출
- 덴마크 프로축구 미트윌란에서 활약 중인 조규성. 사진=미트윌란 공식 SNS[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덴마크 프로축구 미트윌란에서 활약 중인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3차 예선에 진출했다.미트윌란은 4일(한국시간) 룩셈부르크 디페르당주에서 열린 2023~24시즌 UECL 2차 예선 프로그레스 니더코른(룩셈부르크)과 원정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하지만 지난달 홈 1차전을 2-0으로 이긴 덕분에 1, 2차전 합계 점수 3-2로 승리, 힘겹게 3차 예선에 진출했다.미트윌란은 이날 원정 경기에서 후반전 종료까지 0-2로 패배, 1·2차전 합계 2-2 동점이 되면서 연장전을 치르게 됐다. 하지만 연장 후반 7분 미트윌란의 에드워드 칠루프야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기사회생했다.덴마크 리그 경기에서는 개막 후 두 경기에서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한 조규성은 이날도 풀타임을 소화해 전·후반 90분은 물론 연장전까지 소화했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팀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했음을 확실히 증명했다.벨기에 리그에서 활약하는 홍현석(헨트)도 UECL 3차 예선에 진출했다. 헨트는 이날 MSK 질리나(슬로바키아)와 원정 2차전에서 5-2로 대승을 거뒀다. 홈 1차전에서도 5-1로 이겼던 헨트는 이로써 1, 2차전 합계 10-3으로 질리나를 크게 이겼다. 이날 선발 출전한 홍현석은 1-0으로 앞선 후반 14분에 교체됐다.한편, 3차 예선에서 미트윌란은 오모니아(키프로스), 헨트는 포곤 슈체친(폴란드)과 각각 맞대결한다. 3차 예선은 11일과 18일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린다. 3차 예선과 플레이오프를 모두 통과하면 UECL 조별리그에 진출한다.UECL은 UEFA가 주관하는 클럽 대항전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에 이어 가장 낮은 단계의 대회다. 더 많은 리그와 팀에 참가 기회를 제공해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로 2021~22시즌부터 시작됐다. 2021~22시즌은 AS로마(이탈리아), 2022~23시즌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건설사 '만기 코앞' 회사채 2.3조인데 꽉 막힌 PF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건설사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분기까지 만기 도래를 앞둔 회사채 물량이 2조원이 넘는데다 그동안 벌여놓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우발채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높은 금리 수준으로 사모채 발행을 늘리면서 자금 조달 비용 부담도 커졌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도산 위기 중소형 건설사 암암리 존재해”30일 본드웹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지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는 10대 건설사의 회사채는 총 2조3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9060억원이다.부동산 PF 여파도 전 업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의 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30조3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늘었다. 2020년 말 92조5000억원, 2021년 말 112조9000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GS건설의 전면 재시공 결정,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등 시장 불안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특히 새마을금고가 들어가 있는 PF건들의 브릿지론(사업 초기 토지 매입 및 인허가용 단기 차입금)에서 본PF(브릿지론 상환 및 공사비)로의 전환이 사실상 올스톱됐다는 설명이다.증권사 부동산 IB 관계자는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새마을금고의 법인대출을 끼고 있는 곳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해당 사업장의 상당수 사업 주체가 연체 상태이거나 사실상 부도 상태인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증권사 IB 담당 임원은 “올 초 한 중소 건설사에서 노조위원장이 직원들과 임금채권을 달라고 회사를 상대로 회생 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기사화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 채무불이행 상태나 도산 위기에 처한 중소형 건설사가 암암리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투심 악화에 ‘연 10%’ 고금리 사모채 발행건설사들은 공모채가 아닌 사모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섰다. 올해 발행된 건설사 회사채 135건 중 공모채는 단 12건에 불과했다. 이중 DL은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전 발행을 취소하기도 했다.사모채는 증권신고서 제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등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시장의 수요가 있을 경우 기관투자자와 금리 조건과 채권 규모 등을 협의해 발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건설사들은 투심 악화에 최고 연 10% 수준의 고금리로 사모채 발행을 이어갔다.본드웹에 따르면 롯데건설(A+)은 지난 6월 29일 2년물 사모채 950억원어치를 연 6.7%에 발행했다. 지난해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직접 11억여원의 사재를 들여 롯데건설의 주식을 매수한 바 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롯데건설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롯데케미칼(5000억원), 롯데정밀화학(3000억원), 롯데홈쇼핑(1000억원) 등 계열사에서 자금 지원도 이어갔다.시공능력평가 6위인 대우건설도 사모채 시장을 찾았다. 대우건설은 지난 2월 1년 만기 2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연 7.2%에 발행했다. 지난해 하반기 채권담보부증권을 두차례 발행했는데 당시 연 4.99~6.11%대에서 이자율이 책정됐다는 점에서 1~2%포인트(p)가량 금리 부담이 커졌다.동부건설의 경우 자금 조달비용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동부건설은 지난 3월부터 총 6차례에 걸쳐 사모채를 발행했다. 총 270억원 규모로 표면금리는 연 9~10%다. 짧은 만기의 6개월과 1년물 발행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1년 3월 발행했던 사모채 2년물 금리(4.5%)보다 두배 높다.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곳도 나왔다. 한양(BBB+)은 지난 5월 녹색채권1년물 180억원, 1년6개월물 15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연 7.5%, 7.8% 수준으로 일반 사모채(8.5%)보다 1%p 줄였다.이 외에도 KCC건설(A-), DL건설(A-), HL디앤아이한라(BBB+), 이수건설 등이 사모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현대건설, GS건설…신용도 높아도 ‘오버 발행’공모채를 통한 발행 시장도 신용등급별로 옥석 가리기가 이어졌다.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액을 웃도는 수준의 자금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채권평가기관 평균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오버금리’로 발행이 이어져 건설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보여줬다.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AA-)과 GS건설(A+)은 각각 1800억원,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200억원, 219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다만 모두 개별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주문을 받아 금리 수준은 4.4%, 6.5% 수준으로 오버 발행됐다.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목표액을 채우지 못해 미매각을 맞았다. HL디앤아이한라(BBB+), 한신공영(BBB+, BBB/등급 스플릿), 한양(BBB) 등이다. 부동산 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A, A-/등급 스플릿)은 올해 두번의 공모채 발행에서 두번 모두 미매각에 처했다.반면 SK에코플랜트(A-)는 건설채임에도 불구하고 환경과 에너지 사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뒀다. 투자자들에게 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어필한데다, 제한적인 PF우발부채 규모, SK그룹의 계열사라는 점에서 투자매력도가 높았다는 분석이다.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금리 및 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 자금조달 여건은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과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 신용경색 문제 등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부동산경기 하락으로 인해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건설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수익성 악화는 유동성 감소로 이어지고, 유동성 부족은 기업 파산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유동성 관리를 위한 효율적 자금조달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 건설사 줄도산 공포…248곳 문닫자 1564곳 와르르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도 풀리지 않으면서 건설사들 자금사정은 여전히 빨간불이다. 건설업은 수주산업 특성상 원·하도급 관계로 여러 기업이 얽혀 있어 연쇄 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30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종합건설사의 폐업 건수는 총 248건으로 집계됐다. 12년래 최고치다. 지난해 종합건설사의 총폐업 건수가 362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올해 폐업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시작된 이후 중소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도급순위) 순위가 100위에 한참 못 미치는 중소건설사에 국한됐던 위기가 이제는 100위 전후 중견사까지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종합건설사의 경우 우석건설(202위), 동원건설산업(38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이 부도를 맞았다. 우석건설은 충남 지역에서 6위 규모의 건설사로 1200억원대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납부기한인 어음을 결제하지 못했다. 동원건설산업은 매출 500억원대의 경남 지역 18위권 중견 건설사로, 업력만 20년이 넘는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회생절차 돌입은 지방 건설사가 아니라 상위 100대 건설사라는 점에서 업계 내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자체 아파트 브랜드 ‘엘크루’를 보유하고 있다.올해는 HN Inc(에이치엔아이엔씨·133위), 대창기업(109위), 신일건설(113위)이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범현대가(家) 3세 정대선 씨가 최대주주다. 어려워진 자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말 IT 부문을 물적분할해 매각했으나, 결국 자금난을 해소하지 못했다. 아파트 브랜드 ‘줌(ZOOM)’으로 알려진 대창기업은 설립 71년차인 관록의 중견 건설사다. 신일건설은 전북 전주를 본점으로 아파트 브랜드 ‘해피트리’를 가지고 있다. 한때 시공능력평가 순위 50위까지 올랐을 정도지만, 미분양 증가로 인한 자금난을 견뎌내지 못했다.건설업계에서 사업의 주체는 발주자는 시행사다. 이어 건물을 짓는 일은 원도급자(종합건설사)와 하도급자(전문건설업체)가 담당하게 된다. 종합건설사의 폐업 증가는 전문건설업체의 폐업으로 연쇄적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폐업 신고를 한 전문건설업체는 1546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1263건)보다 22.4%가량 늘어난 규모다.건설업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 물량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미분양 가구 총 6만8865가구 가운데 84.3%인 5만8066가구가 지방에 몰렸다.자금 조달 여건도 좋지 않다. 연내 만기를 맞는 10대 건설사 회사채 물량은 1조원에 가깝다. 여기에 GS건설의 부실공사에 따른 전면 재시공 결정, 새마을금고발 PF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만기연장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건설사 회사채 금리도 끌어올리고 있다. 1군 건설사도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민간채권평가사 평균금리보다 더 얹어줘야 가능한 상황이다. 공모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자 사모사채로 눈을 돌리는 곳도 나오고 있다. 물론 금리부담은 더 높아져 동부건설의 경우 2년새 발행금리가 두배 수준으로 올라갔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이자부담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신평사 3사는 하반기 건설업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태영건설과 한신공영 정도가 등급강등을 당했지만 하반기에는 줄줄이 강등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현재 등급전망이 ‘부정적’인 건설사만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일성건설, 벽산엔지니어링 등 네 곳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하반기 이후에는 BBB급 건설사뿐만 아니라 A급 건설사 중에서도 최근 업황 저하에 대한 대응 수준에 따라서 등급조정 범위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마켓인]닻 올리는 기업구조혁신펀드…하우스별 전문성 '두각'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기업구조혁신펀드가 닻을 올리는 가운데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하우스들이 민간 출자자(LP) 매칭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고금리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정책 금융기관, 민간 투자자들이 출자해 조성하는 펀드다. 해당 사업에 선정된 운용사들은 오는 12월 안으로 민간 자금을 추가로 모집해 펀딩을 마치고 내년부터 펀드 운용에 나서야 한다. 이들이 그간의 트랙레코드(투자 이력)와 하우스별 특성을 내세워 분주하게 움직이는 배경이다.(사진=픽사베이)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기업구조혁신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와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우리PE),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는 민간 LP 매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캠코의 기업구조혁신펀드 4호 일반리그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바 있다. 캠코는 2100억원을 이들 운용사 펀드에 출자하며, 위탁 운용사는 민간 자금을 추가로 모집해 펀드 목표액을 채운 뒤 중소기업 및 사후적 구조조정 기업에 투자하게 된다.일각에선 유동성이 메말라 있던 터라 민간 LP의 출자 규모가 예전만 못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회생 기업을 살리는 것에 대한 정부 관심이 크고, 알짜 매물이 시장에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LP들의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다.◇ 손대면 잭팟…트렌드 앞서 보는 ‘한투PE’이러한 상황에 ‘구조조정계 미다스의 손’끼리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다. 우선 스페셜시츄에이션(SS) 본부를 신설하며 전문성을 강화한 한투PE는 한발 빠르게 트렌드를 읽는 능력과 속도감 있는 투자 역량을 내세워 민간 매칭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앞서 1호 펀드를 통해 IGA웍스와 대한조선, SK온, 티앤더블유코리아 등 부실화됐지만, 회생 시 공익성이 큰 포트폴리오뿐 아니라 성장성이 뚜렷한 포트폴리오를 골고루 담으며 LP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트렌드를 앞서 보는 한투PE의 역량이 가장 여실히 드러나는 포트폴리오는 중형급 유조선과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건조하는 ‘대한조선’이다. 한투PE는 지난해 KHI 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로 합류하며 대한조선에 수백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조선업황이 크게 무너졌음에도 한투PE는 지난 2년간 수주분에 대한 건조 물량 확대와 선가 인상 영향으로 국내 조선사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통 큰 투자를 결단했다. 한투PE의 이러한 전망은 맞아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조선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고, 조선주 또한 업황 반등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세를 찍고 있다. 대한조선도 선별 수주에 집중한 덕에 지난해 흑자전환했다.이 밖에 예식장 운영사 ‘티앤더블유코리아’도 한투PE의 안목이 적중한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해산물 뷔페 프랜차이즈 ‘토다이’를 운영하던 티앤더블유코리아는 외식 사업을 정리하고 예식장 사업에 매진해왔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며 타격을 입었다. 한투PE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업종 반등이 가능하다는 계산 아래 지난 2021년 투자를 집행, 당시 회생절차를 밟았음에도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영업상 손실 없이 회사를 재무적으로 깔끔하게 다듬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티앤더블유는 이듬해인 2022년 약 53억원 수준의 EBITDA(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실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를 달성하며 흑자전환했다.◇ 전문성에 방점 ‘SG PE’ 한투PE와 한때 기업구조혁신펀드를 공동 운용했던 SG PE는 구조조정 전문성에 방점을 찍고 매칭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2014년 한국성장금융 기업재무안정 운용사로 선정되며 구조조정 투자에 나서온 SG PE는 ‘정석(定石)’으로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SG PE의 전문성이 드러나는 포트폴리오로는 ‘코스모화학’이 있다. 회사는 지난 2015년 케이스톤파트너스와 ‘코스모턴어라운드유한회사’ 펀드를 만들고 경영난을 겪던 코스모화학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SG PE는 수익성이 뛰어난 제품 비중을 늘리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및 사업재편에 나섰고, 약 2년 만에 흑자전환을 꾀하며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 밖에 금형업체 재영솔루텍도 SG PE의 재무안정 전문성이 두드러지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10년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가입한 파생상품(키코)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며 나락으로 떨어진 재영솔루텍은 SG PE로부터 120억원을 투자받았다. SG PE는 다른 지역에 공장을 신설하는 등 사업을 재편하면 재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과감한 투자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워크아웃 선언으로 신규 투자가 막힌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리고 구조조정에 나서며 흑자전환할 때까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 성장 도우미…선제적 관점서 투자 ‘우리PE’기업 재무안정을 넘어 선제적 구조조정 관점에서 투자 기회를 발굴해온 우리PE도 민간 매칭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9년 1551억원 규모의 우리-큐 기업재무안정펀드를 결성하며 구조조정 투자에 나서왔다. 해당 펀드를 통해 의류 도매업 중소기업 ‘스타콜라보’와 키즈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플랫폼 ‘놀이의 발견’, 차량용 IT 기업 ‘티엔에프글로벌’, 디지털 통합물류기업 ‘로지스팟’, 두산건설 등에 투자했다. 이들 중 우리PE의 펀드 활용 능력이 빛나는 포트폴리오는 ‘놀이의발견’이다. 웅진씽크빅의 벤처사업부에서 시작한 놀이의발견은 전국의 다양한 놀이와 체험학습, 전시회, 테마파크 등을 연결하는 키즈 플랫폼이다. 우리PE는 웅진싱크빅의 재무 상황이 악화했던 지난 2020년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통해 놀이의발견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웅진그룹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핵심사업을 사전적으로 지원하고, 산업 트렌드와 결을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구조혁신펀드를 활용한 것이다.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도 있다. 우리PE는 지난해 1월 스타콜라보를, 같은 해 3월 티엔에프글로벌에 대한 엑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스타콜라보의 경우 두자릿수의 내부수익률(IRR)로 엑시트한 것으로 전해진다.
- "판사를 AI로 교체하자" 현직 판사에게 물어보니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차라리 판사를 AI로 교체하자” “AI가 판결해도 저것보단 낫겠네”최근 전해지는 흉악범 판결 소식마다 비슷한 주장을 펼치는 댓글들이 심심치 않게 달리고 있다. 모든 업무를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AI(인공지능) 판사’를 도입하면 납득할만한 판결과 형량이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세용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24일 이데일리가 만난 오세용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이들 댓글에 대한 심경을 질문받자 착잡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사법부는 항상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신뢰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판결을 내리기란 대단히 어렵다, 판사들의 숙명과도 같은 문제”라고 짚은 뒤, 실제로 AI 판사가 도입되더라도 또 다른 불만과 불신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문과 끝판왕, 공학의 문을 두드리다 1976년 서울 출생인 오 부장판사는 대일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32기로 수료해 부산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수원지법 판사,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판사,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공주지원장, 대전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총괄교수 등을 역임하고 현재 인천지법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오 판사는 법학뿐만 아니라 공학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201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래전략대학원에서 미래학, 미래예측방법론 등을 공부하고 ‘인공지능기술의 발전에 따른 법관의 미래’를 주제로 연구성과를 내 공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관련 논문은 ‘인공지능시대, 법관의 미래는?’ 제목의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물론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법학과 공학은 패러다임이 다르고 요구하는 지식도 차이가 있어 적응하기 매우 힘들었다”고 회고하면서도 “덕분에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나노, 인공지능 등 다양한 첨단과학기술에 대해 배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른바 ‘문과 끝판왕’으로 불리는 판사가 공학에 도전한 계기는 무엇일까? 오 부장판사는 “재판은 과거의 사실관계를 밝혀내는 과거지향적 업무인데, 저는 미래에 관한 전망과 통찰을 요구하는 법인회생·통일사법 업무를 맡았었다”며 “이들 업무를 하면서 미래전략이라는 학문을 더욱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통일사법은 한반도 통일이 이뤄진 후 남북한의 법을 어떻게 통합·구축할지 다루는 업무를 일컫는다.◇ AI 판사, 실제 도입까지는 ‘산넘어 산’… 국민적 동의와 헌법적 결단까지 필요해 그러면 일각의 주장대로, 당장 흉악범 재판에 AI 판사를 보내면 모두가 만족할 만한 판결이 나올까? 오 부장판사는 “아마도 더 낮은 형량이 선고되고 더 많은 불만이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누적된 데이터를 학습해 결론을 도출하는 AI 작동원리상 현 사회 분위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선례에 묶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그는 “사법부 역시 흉악범들에게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중이고, 실제로 과거에 비해 형량이 높아지는 추세이기도 하다”며 “다만 급진적인 형량 상향은 ‘왜 나한테만 갑자기 중형을 선고하느냐’ 같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게 적절한 방향일 것”이라고 부연했다.이어 오 부장판사는 판사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는 AI의 등장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음성인식, 이미지인식, 자연어처리 등 기술 수준이 아직도 인간에 못 미치고, 인간과 동일한 사고방식과 고도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강인공지능’ 구현 역시 요원하기 때문이다. 그는 “선례 없는 사건이나 시대상에 맞춰 판례를 바꿔야 하는 사건에서 현 AI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갸웃했다.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기계가 내린 판결·처벌을 인간이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겠냐’는 규범적 문제에 봉착한다. 실제로 법정에 AI 판사를 세우려면 헌법적 결단과 국민 대다수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게 오 부장판사의 전망이다.강인공지능이 우리 일상에 자리 잡은 시대를 상상해 볼 수는 있다. 오 부장판사는 조광희 변호사가 쓴 SF 소설 ‘인간의 법정’을 인용해 “1심은 AI 법관이 맡되 상급심은 인간이 맡으며 병존하는 방식의 사법 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면서도 “사람처럼 사고하고 자아를 가진 AI를 어떻게 얼마나 받아들여야 할지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오세용 인천지법 부장판사 저서 ‘인공지능시대, 법관의 미래는?’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다만 오늘날 법원에 AI가 도입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오 부장판사는 형벌의 양을 결정하는 양형 업무에서 AI가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를 활용하면 양형 업무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재판부별로 양형 편차가 감소해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판사가 AI가 내놓은 결과에 얽매일 위험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AI가 판사의 역할을 완전히 대신하는 것은 아직 먼 훗날의 상상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오 부장판사는 자신의 공학 지식으로 사법 시스템 첨단화의 주춧돌을 놓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그는 “법조계와 법원은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느리고 아직도 시스템 전산화가 완성되지 않았다”며 “AI가 불러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많지만 기술을 올바르게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국민에게 신뢰받는 사법부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부장판사는 이어 “새로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여러 지식을 연결해 새로운 지식으로 발전시키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한다”며 “앞으로도 틈틈이 과학 관련 서적들을 탐독하면서 인공지능의 발전 추이를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제 회복 시급한 중국, 민간 독려 나서…"기업 동등 대우&재산권 보호"
-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공산당과 국무원이 민간 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자동차·가전 등 소비 지침에 이어 민간 기업 지원을 약속하는 등 경제 회복에 민간 소비와 투자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중심지 상하이. (사진=AFP)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이날 ‘민간경제의 발전과 성장 촉진에 관한 의견’에서 국유기업과 민간 기업, 외국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기업의 재산을 압류·동결할 때 담당 기관이 권한과 범위, 액수, 시한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수사·조사 중에도 경영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등 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과 소규모 사업체에 대한 신용 평가 체계를 개선하고, 조건을 갖춘 민간 중소기업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기업의 회사채 발행과 우량 민간기업의 상장·재융자 등 자금 조달을 장려할 예정이다. 경영 상황이 악화할 경우 구제 가치가 있는 기업에 한해 구조조정 등 회생 절차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반독점법 집행을 강화하고 기업 내 자금 유용, 뇌물 수수 등의 부패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 민간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준수와 준법 경영을 촉진하기 위해 내부 감사·감독 기구 및 회계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장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적 재산권 침해와 악의적인 상표 선취등록 등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올해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6.3%에 그치는 등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다. 이에 당국은 민간 경제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리창 국무원 총리가 알리바바 클라우드, 배달 및 차량 호출 업체 메이투안, ‘틱톡’의 중국 버전 두유인,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불러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중국 경제에서 민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데다 16~24세 청년 실업률이 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민간의 채용문 확대가 시급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무원에 따르면 민간 기업의 고용 흡수율은 2012년 32.1%에서 지난해 48.3%로 상승했다. 전체 세수에서 민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8%에서 59.6%로 높아졌다. 다만 지난 2년여간 중국 당국이 정보기술(IT) 기업에 규제의 칼날을 휘둘렀던 것을 고려하면 정책 기조가 180도 바뀌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진선 중국 및 동아시아 비즈니스 수석 강사는 민간 지원 지침에 대해 “구체적인 조치가 부족한 일반 원칙에 불과하다”며 “최근 민간 부문이 경험한 가혹한 정치 및 비즈니스 환경이 몇 가지 지침으로 하루아침에 바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