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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토막' 난 美 국채 ETF…금리 하락 베팅 괜찮을까?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미국 국채금리가 치솟자, 일찍이 금리 인하에 베팅하던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운용업계 전문가들은 남은 하반기 단기적으로는 장기채 투자에 주의를 기울이고, 미국 장기채보다는 고금리·고환율 수혜를 받을 금리형이나 배당형 등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긴 호흡에선 저가·분할 매수가 유효하다는 조언이다.이데일리는 4일 국내 자산운용사 8곳(가나다순 미래에셋·삼성·신한·키움투자·한국투자·한화·KB·NH아문디)을 대상으로 진행한 4분기 해외 ETF 투자전략 설문조사를 진행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미국 국채금리 치솟자…장기채 인버스 ETF ‘웃음’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최근 1개월간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 H)’는 전체 ETF 중 23.85%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코스닥150 선물 인버스 ETF를 제외하고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인버스(H)’(13.50%),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H)’(11.15%)가 수익률 상위에 올랐다. 국채 인버스 ETF는 금리 상승기에 국채선물 매도로 채권가격이 하락할 경우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고공행진하면서 이들 ETF가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이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미국 장기국채 인버스2X ETF는 미국 장기 국채 선물 지수 하락(국채 금리 상승)분의 두 배만큼 수익을 내는 구조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에 불을 지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를 돌파하며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국채금리은 4.9%를 넘어서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를 넘어섰다. 추석 연휴 동안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 등 견조한 경제지표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이어지며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 또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는 단기적으로 면했지만, 공화당 내 갈등과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다. ◇ “단기 금리 하락베팅 주의…장기 저가 분할·매수 유효”고금리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개인별 투자 기간에 따라 금리 하락 베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실제 한 달간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 등 미국 장기 국채 ETF는 20% 안팎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이데일리가 조사한 국내 자산운용사 8곳의 과반 이상은 단기적으로 미국 장기국채 ETF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보수적 의견을 내놨다. 현재 금리 수준이 이미 높지만, 더 오를지 모른다는 공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11월 중순까지 미국의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대체할 진짜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시장도 불확실성이 지속할 가능성 크다”며 “금리 상승 후 장기 고금리가 이어진 2007년 당시 미국 장기채권투자 수익에 대한 갈증이 한동안 지속한 점을 감안하면, 현시점 장기채 단기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자라면 저가·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지만, 진입 시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금리 하락 베팅은 정책 변화를 확인한 이후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4분기엔 높은 금리를 향유할 상품이 합리적”이라며 “연준의 금리정책 변화에 의해 주도되는 금리 하락은 추세적일 가능성이 높아, 정책 변화를 확인하기 전까지 다른 투자 대안을 고려하길 권고한다”고 했다.◇ “4분기 고금리·고환율 수혜, 배당형 등 선별 접근”상품별로는 8곳 중 3곳(중복)이 배당형 ETF를 추천했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팀 부장은 “장기 고금리 국면에 자본조달 위험과 생산 비용 상승에 한계 기업이 증가한다”며 “소비자에게 가격 전가가 가능한 필수소비재나 장기 성장을 지속한 위기에 강한 기업을 중심으로 한 고배당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금리·고환율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미국 무위험 지표금리인 SOFR을 기초지수로 삼는 ETF도(2곳) 추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은 “미국 고금리 기조에 따라 미국 단기 지표금리 역시 높은 수준인데, 그 수혜를 보는 동시에 미국 달러가치 상승 시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채권에 단기 투자하는 만기매칭형 ETF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성인 부장은 “미국 채권 중 듀레이션이 짧은 단기채에 투자하면서 높은 수준의 이자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이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 높은 투자 대안”이라며 “만기에 금리나 시장 상황과 상관 없이 투자 당시 확인한 만기수익률(YTM)을 실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유럽 국채 ETF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을 표명했다”며 “유로존 인플레이션의 가파른 하락세와 어두운 경기 전망이 금리를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했다. 주식형 ETF로는 글로벌 반도체 테마형이 추천(2곳)됐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인공지능(AI) 등 기술 혁신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결국 반도체 산업이라는 점에서 향후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 고금리 장기화의 역습…亞 증시 '검은 수요일'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김상윤 특파원] ‘고금리 장기화’의 역습이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어느덧 5%에 근접했다. 여기에 사상 초유의 미국 하원의장 추출로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는 ‘검은 수요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가계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8%를 터치했다. 전거래일 대비 11bp(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한 수치다(국채금리 상승·국채가격 하락). 미국 시장에 뒤이어 아시아 시장에서는 장중 4.887%까지 치솟으며 단박에 4.9%에 근접했다. 2007년 7월 이후 1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한 4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이번 금리 폭등은 인플레이션이 끈적한 탓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3월 이후 1년반여 만에 기준금리를 525bp 인상했음에도 물가를 잡지 못하자, 고금리가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미국 정부의 돈 풀기가 자리하고 있다. 근래 미국 재무부는 올해 3분기 차입금 추정치를 1조70억달러(약 1372조원)로 기존 7330억달러 대비 상향 조정했다. 중국과의 패권 전쟁, 우크라이나 지원, 청정에너지 투자 등 돈 쓸 곳이 많다 보니, 장기국채를 더 발행해 자금을 끌어오겠다는 의미다. 시장에 국채 공급이 늘면 가격은 하락 압력(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월가 일각에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엇박자’를 끈적한 고물가의 요인으로 지목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대로 가면 2020년대 구조적인 고물가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원조 채권왕으로 명성을 떨친 빌 그로스는 △미국 정부의 국채 공급 전망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 등을 이유로 “국채금리가 5%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 적자가 심해지는 상황과 씨름해야 하는 처지”라고 했다. 심지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기준금리 7% 수치까지 제시했다.게다가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해임되는 예상 밖 사태까지 겹쳤다. 미국에서 대통령, 부통령에 이어 권력 순위 3위인 하원의장이 해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패닉에 빠졌다. 한국 코스피 지수(-2.41%)는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검은 수요일을 연출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2.28%), 홍콩 항셍 지수(-0.78%), 호주 ASX 지수(-0.77%) 등도 내렸다. 통화 가치 역시 뚝뚝 떨어졌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4.2원 급등한 1363.5원에 마감했다(달러화 강세·원화 약세).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최고치다. 1400원 재진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와 함께 가뜩이나 침체 기로에 서 있는 글로벌 경제가 더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움직이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장기물 역시 뒤따를 게 유력한데, 이는 가계뿐 아니라 기업, 정부 등의 자금 차입 비용을 끌어올릴 수 있다.
- "사요? 팔아요?"…달러값 요동에 달러예금 잔액 '롤러코스터'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올해 달러값이 급변동하면서 국내 시중은행 달러예금 잔액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원·달러환율 고점 인식이 퍼졌던 9월만 하더라도 한달간 원화로 11조원 이상이 빠졌다. 환차익을 누리기 위해 달러를 내다 판 고객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한달 새 11조원 줄어든 달러예금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 말 달러예금 잔액은 약 531억7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달인 8월 말(612억8600만달러)보다 13.23%(81억1300만달러) 감소한 수치로, 한화로 따지면 11조원 이상(환율 1362원 기준) 줄었다. 이는 올 들어 잔액 기준 최저치이자, 감소폭으론 가장 크다.올해 달러예금 잔액은 변동폭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680억5300만달러였던 잔액은 2월말 기준으로 한달 만에 59억달러가량 감소한 621억5600만달러를 기록한 뒤, 3월말 628억5100만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다시 4월말 574억63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가 5월(607억5400만달러), 6월(588억5300만달러) 증감을 반복했다. 7월(635억5500만달러) 이후엔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최근 달러예금 잔액 하락세는 ‘환차익 현실화’에 기인한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달러값이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달러를 팔고, 엔화 등 다른 투자처에 발길을 돌린 투자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5월 한때 1400원선을 넘었다가 내림세를 기록하며 1270~80원대까지 빠졌다. 또 9월부터는 1320원대로 올랐다”며 “환율상승세에 달러값 고점론까지 더해져 지난달 잔액이 많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하지만 추석 연휴 전후로 나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킹달러(달러 초강세)를 부활시키면서 분위기가 다시 한번 ‘달러 사재기’로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돌파하며 장중 1362원대를 터치했다. 전날 미국 달러는 연준의 매파적 발언과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변동성 큰 장…개인 투자자 신중해야”달러 몸값은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에 쓰일 재료가 없어, 당분간 강달러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 약세폭이 큰 데다, 달러값 상승 기세도 매서워 1400원대를 찍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달러 강세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달러 강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달러값 상승을 예상하면서도, 신규 투자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환율이 1360원대로 훌쩍 뛰었고 변동폭 역시 커진 상태라, 개인 투자자가 달러 자금을 적절히 운용하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아시아 통화 중 유독 원화가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환율 1차 저항선을 1400원, 2차 저항선을 1450원대로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환율 레벨과 변동성이 꽤 높아진 상태라, 개인 투자자가 환차익 실현을 위해 신규로 달러예금에 들어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한은 "3년간 가계부채 연평균 4~6%씩 증가 우려"(종합)
- [이데일리 최정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은 향후 3년간 가계부채가 연평균 4~6% 증가하고, 내년 가계부채 비율은 103%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보고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대출 상품에 향후 금리 변동 리스크를 반영해 가산금리 1%포인트를 적용하는 것으로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한은은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9월 금융안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정책 대응이 없다는 가정 하에 시나리오별 가계대출 상황을 전망했다. 우선 내년 주택 가격이 2021년 10월(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144.3) 최고점 대비 75~80% 수준을 보이고, 대출금리가 5%대로 상승할 때다. 7월 현재 주택 가격이 최고점 대비 85% 수준이고 대출금리가 4%대임을 고려할 때 현재보다 집값이 떨어지고, 대출금리가 오르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이 경우 가계대출은 향후 3년간 연 평균 4%씩 증가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라고 가정할 때 가계부채 비율은 100%를 수렴하게 된다. 2분기 가계부채 비율 101.7%보다 낮아진다. 즉, 향후 3년간 가계부채가 명목 성장률 만큼만 증가해도 가계부채 비율은 100%로 낮아지는 것이다. 반면 주택가격이 현 수준(122.6)에서 2021년 10월 최고점까지 오르고 금리가 3%대로 떨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가계부채는 3년간 연평균 6%씩 증가한다. 가계부채 비율은 103%로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중장기 금융불균형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가 2026년말 70.5로 올 2분기말(43.6)보다 급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73)으로 높아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가계부채 비율을 100% 밑으로 끌어내리는 것을 정책 1순위로 삼겠다”고 공언한 만큼, 가계부채 비율을 100% 밑으로 떨어뜨리려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가계대출이 당초 생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스트레스 DSR’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분기 자금순환상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동기비 1.3% 감소해 1999년 2분기(-1.3%) 이후 24년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3분기 이후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3분기 가계부채 비율이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분위기 속에 금융취약성지수(FVI)는 8분기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은이 2021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기준금리를 무려 3%포인트 올렸음에도 경제주체들이 주택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빚 내기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소비심리지수가 넉 달 만에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지만, 주택가격 심리지수는 110으로 10개월째 올라 1년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3기 신도시 공급 일정을 앞당겼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나마 확실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선언에 시장금리가 장기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는 점이다. 잘못하다간 자산 가격 급락·부채 부실화가 동반돼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실물 경제 전체가 흔들릴 우려가 크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신경 쓰이는 부분은 가계부채가 조금 증가한 것인데, 전반적으로 안정적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연준 등의 긴축 장기화로 대내외 리스크가 커진 만큼 경계감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당장 통화정책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하반기 경기 흐름을 보고 금통위가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달러당 1360원까지 오를수도 …환율하락 시점도 지연 가능성"
- [이데일리 최정희 이정윤 유준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금리를 덜 내리겠다고 선언하자, 고유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가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1360원으로 오를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연말로 갈수록 환율은 우하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코스피가 22일 전날보다 6.84포인트(0.27%) 내린 2,508.13으로 마감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2.9원 내린 1,336.8원에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2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9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공개된 후 21일 장중 환율이 연고점(1343.0원) 턱밑인 1342.2원까지 치솟았다. 22일에는 2.9원 내린 1336.8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전일 10원 가까이 오른 뒤 숨고르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FOMC 회의 이후 환율 전망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환율이 점차 우하향할 것으로는 보이지만, 그 시점은 뒤로 밀릴 것”이라며 “달러 자체에 대한 강세 전망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 은행 딜러는 “달러인덱스가 연 고점(105.7)을 뚫는다면 환율도 136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상당수 기관들이 환율 고점을 1350~1360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FOMC 회의 이후에도 환율이 종가 기준 1340원을 뚫지 못한 만큼, 더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가 가장 많이 반영되는 21~22일 환율이 1340원을 뚫지 못했다”면서 “더 올라가긴 힘들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연말로 갈수록 달러 강세가 약세로 전환되며 환율이 우하향할 전망이다. 미 경기가 서서히 나빠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12월께 미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연말 환율은 1200원대 중후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마켓포인트다만 미국 외적 요인을 살펴보면 강달러 현상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유로존, 중국 등의 경기 악화로 달러 강세를 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되며 엔화 약세폭이 커지고 있다. 고유가 속에서 원유 수입 제조업 국가인 독일, 일본, 우리나라 등의 통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국내 채권시장은 미 국채 금리 고공행진에 덩달아 약세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미 2년물 국채금리는 5%를 훌쩍 넘었고, 10년물 금리도 4.5%에 다다랐다. 이에 우리나라 3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3.9%, 4.0% 수준으로 올라섰다.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국고채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거론된다. (출처: 금융투자협회)한 외국계 딜러는 “외국인들의 국채 선물 매도를 증권사가 받아줬는데 계속 손실이 나고 있어 이 물량을 털어낼 경우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며 “작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3년물 금리가 4.5%까지 상승했는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김동철 “한전, 절체절명의 위기…경영혁신·전기요금 정상화 시급”[전문]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김동철 신임 한국전력 사장은 20일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다시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정상화는 더더욱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철 한국전력 신임 사장.(사진=한전)김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에 있는 한전 본사에서 열린 제22대 한전 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다만 우리의 뼈를 깎는 경영혁신과 내부개혁 없이는 전기요금 정상화를 위한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 국내외 한전 가족 여러분, 자리를 함께 해주신 최철호 전국전력노조 위원장님, 저는 오늘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1990년대 우리 한전은 시가총액 압도적 1위의 국내 최대 공기업이었습니다. 2016년에는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글로벌 전력회사 1위 기업이었습니다.그런데, 지금의 한전은 어떻습니까?사상 초유의 재무위기로 기업 존폐를 의심받고 있습니다. 2만여 직원들의 사기는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정말 뼈아픈 소리지만, 그동안 한전이 공기업이라는 보호막, 정부보증이라는 안전판, 독점 사업자라는 우월적 지위에 안주해온 것은 아닙니까?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미래 대비를 소홀히 한 채 무사안일했던 것은 아닙니까?전무후무한 위기 앞에서 모든 원인을 외부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됩니다. 한전 스스로의 냉철한 반성은 없이 위기 모면에만 급급한다면, 위기는 계속되고 한전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한전은 지금의 절체절명 위기 앞에서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결연하게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그것은 국민에 대한 기본적 책무에 불과할 뿐입니다. 앞으로 한전은 글로벌 무한경쟁과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새로운 기회의 영역을 선점해 나가야 합니다.한전 가족 여러분, 대변신으로 성공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과거의 한전이라면 비교 대상으로 삼지도 않았을 KT와 포스코입니다. 그들은 기존 사업영역에서 과감히 벗어나 변신에 성공했습니다.KT는 1980년대 말 100% 유선전화 사업자였습니다. 지금의 KT는 유선 사업비중이 3%에 불과하며, 무선 및 인터넷, 미디어 콘텐츠, 금융, 클라우드 등을 아우르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KT는 상장 이후 최대인 25조 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포스코의 변신도 주목할 만합니다. 전통의 철강업에 더해 2차전지의 원료부터 소재까지 생산, 공급, 개발, 그리고 재활용에 이르는 새로운 사업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지금 포스코는 시가총액이 115조 원에 이르는, 재계 순위 5위의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습니다.이밖에도 이탈리아 전력회사 ENEL은 2000년대 이후, 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 등 사업다각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했습니다. 최근 국제 연료가격 폭등으로 대부분의 글로벌 전력회사들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ENEL은 지난해 영업이익 16조 원을 시현하는 등 글로벌 다국적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한전 가족 여러분,그동안 우리 한전은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국민의 불만도 함께 올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전기요금이 동결되면 회사의 존립이 흔들리는 심각한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이제 우리 한전은 세계 최고품질의 전기를 세계 최저수준의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전기요금에만 모든 것을 거는 회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우리는 기존의 구조와 틀을 과감히 벗어던져야 합니다. 한전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서 전기요금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합니다. 중장기적으로 총수익의 30% 이상을 국내 전력판매 이외의 분야에서 만들어내야 합니다. 국제무대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첫째, 에너지 신산업과 신기술 생태계를 주도해야 합니다.에너지 산업은 탈탄소화, 분산화, 디지털화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에너지 혁신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전은 에너지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전후방 에너지 혁신 기업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되어야 합니다. 에너지 플랫폼을 통해 R&D에서 사업개발·기획, 시공·건설, 운영관리까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지원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한전은 또한, 무탄소 전력 생산에 필요한 ‘그린수소 생산 기술’과 ‘수소·암모니아 혼소 기술’, 그리고 에너지 소비를 혁신시키는 ‘에너지효율 향상 기술’, 효율적인 미래 전력망을 위한 ‘에너지 저장 기술’과 ‘마이크로그리드 기술’ 등 핵심 에너지 신기술을 집중 육성해야 합니다. 한전은 에너지 신기술을 통해 전력공급비용은 줄이고 새로운 수익은 창출하면서, 에너지 신산업이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둘째,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한전은 우리나라의 신재생 산업 생태계가 질서있게 조성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합니다. 소규모 투기 자본 난립과 국토 난개발, 해외 자본의 대거 유입 등 총체적 난맥상인 신재생 산업의 문제점을 주도적으로 해소해야 합니다.특히, 해상풍력과 같은 대규모 사업은 자금력과 기술력, 풍부한 해외 파이낸싱 경험을 갖춘 한전이 적극 주도해 글로벌 경쟁력을 빠르게 구축해야 합니다. 한전은 10개 부처 29개 관련 법률의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계획입지 제도를 도입하여 신재생의 질서있는 보급에 기여해야 합니다. 대형터빈 전용 설치선, 배후항만, 공동접속설비 등 단지 개발에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을 선도해야 합니다. 지난해 9%인 신재생 발전비중이 2036년 30.6%로 늘어나면, 신재생 전력구입비용도 10조 원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것은 국민의 전기요금에 고스란히 전가될 것입니다. 한전이 신재생 사업을 직접 수행하게 된다면 발전원가는 대폭 낮아지고 전기요금 인상요인도 그만큼 흡수될 것입니다.한전은 신재생 사업을 직접 하더라도 한전과는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하겠습니다. 회계도 분리하겠습니다. 망 중립성과 관련, 계통 접속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겠습니다. 대규모 해상 풍력 등 민간 독자 수행이 어려운 분야에서 산업생태계 전반에 걸친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셋째, 제2 원전 수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가야 합니다. 무탄소 전원인 원전 사업에서 Team Korea의 저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한전은 이미 UAE 원전 건설사업의 성공적 완수로 원전의 설계, 시공,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방위 역량을 세계에 입증하였습니다. 우리는 원전 생태계 복원을 통해 원전 수출 강국의 위상 강화와 2030년 원전 10기 수출이라는 국가 목표 달성에도 기여해야 합니다. 한전가족 여러분, 한전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우리의 결연한 의지를 밝혔습니다만, 당면한 과제는 벼랑끝에 선 현재의 재무위기를 극복하는 것입니다.전기요금 정상화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현재 한전의 누적적자는 47조 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무려 600%에 육박합니다. 특히, 201조 원의 한전 부채는 국가 연간 예산의 30% 수준이고, 국가 GDP의 10%나 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한전의 연 매출 전체를 3년 내리 쏟아부어도 다 갚지 못할 지경입니다. 사채발행도 한계에 왔습니다. 부채가 늘어날수록 신용도 추가 하락과 조달금리 상승으로 한전의 부실 진행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것입니다.협력업체의 연쇄적 도산과 전력산업 생태계 붕괴도 우려됩니다. 또한, 원가를 밑도는 전기요금은 에너지 과소비를 심화시키고 에너지 수입비용 증가로 국가 무역적자를 더욱 더 악화시킬 것입니다.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한전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연료가격 폭등과 탈원전 등으로 상승한 원가를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한 데 있습니다.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다시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정상화는 더더욱 반드시 필요합니다.전기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가중될 소상공인, 자영업자, 저소득층 등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별도의 충분한 지원 대책도 확실히 마련하겠습니다.전력산업을 지켜오신 한전 가족 여러분, 우리의 뼈를 깎는 경영혁신과 내부개혁 없이는 전기요금 정상화를 위한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국민들께 이미 발표한 기존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특단의 추가 대책도 강구하겠습니다.비대해진 본사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사업소 거점화·광역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혁신 및 민간 수준의 과감한 보상체계를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IT·모바일을 활용해 업무 효율과 고객 서비스의 질도 획기적으로 높여 가겠습니다. 아무리 회사가 어렵더라도 안전은 우리가 추구해야할 최고의 가치 중 하나입니다. 한전과 협력회사 모두 안전 의식과 안전 활동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안전 최우선의 가치를 현장에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존경하는 한전 가족 여러분, 우리가 처한 이 절대위기는 쉽게 극복될 수 없고 이른 시일내 해결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2만3294명의 모든 임직원이 간절한 마음으로 함께 나아간다면 반드시 극복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이를 위해 저는 노사화합을 위해 헌신해오신 최철호 위원장님을 비롯한 모든 임직원과 대화하고 소통해 나가겠습니다. 저에게는 한전 사장이 마지막 공직이 될 것입니다. 어떠한 수고와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맨 앞에 서서, 길고 힘든 여정에 여러분과 고통을 함께 하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