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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수기' 사외이사.."NO"는 올해 딱 한번
- [이데일리 권소현 전상희 기자] 98.9%. 올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이사회들의 원안 의결률이다. 사외이사 제도가 ‘예스맨’ 일색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주주와 CEO를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가 본 취지대로 기능하기 위해서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KB·신한·농협금융 가결률 100%’…경영진 견제 기능 잃은 이사회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농협금융 등 4개 금융지주사 이사회에 1월부터 9월까지 상정된 총 88개 안건 중 단 1건을 제외한 87건이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유일하게 부결 안건이 나온 곳은 하나금융지주로, 지난 7월 상정된 ‘성과연동주식 보상제도 운영 기준 개정’ 안건에 이사회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반면 KB금융, 신한금융, 농협금융 등 세 곳은 가결률 100%를 기록했다. 이에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제가 독립성과 실효성을 잃고 CEO 맞춤식 ‘프리패스권’만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더해 사외이사 자격요건이 모호하다는 점은 ‘거수기 이사회’ 의혹을 키우는 부분이다. 각 금융사들에선 사외이사 관련 내부 규정을 통해 ‘충분한 경험’, ‘적합한 윤리의식’, ‘공정한 직무수행’ 등 추상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한 예로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10월 공시한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은 △금융, 경제, 경영, 회계 및 법률 등 관련 분야에서 충분한 실무 경험이나 전문지식 보유 △특정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독립적 입장에서 공정한 직무 수행 △직무 수행에 적합한 윤리의식과 책임성 △직무 수행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 할애 등 총 4가지다. 여기에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최대·주요 주주의 특수관계인, 경쟁 관계 상근 임직원 등 최소한의 결격 사유만 해당되지 않으면 사외이사로 선임 가능하다. 전문성이나 독립성을 판단할 구체적 잣대 없이 경영진이나 정부의 측근이 선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다. ◇사외이사 자격제 등 도입해 관치 고리 끊어야…“시장에 맡겨야” 주장도지배구조법 개정과 관련, 전문가들은 사외이사 자격제 등의 보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놨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부 교수(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는 ‘사외이사 자격제’를 추천했다. 오 교수는 “사외이사 평가는 ‘전문성’ 등 추상적인 자격조건이 아닌 금융회사 재직이나 금융 관련 강의 경력 10년 이상, 당국 퇴직 후 5년 이상 등에 따라 자격조건을 부여해 사외이사 전문성을 높이고 CEO나 당국과 관계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장추천위원회가 회장이 추천하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되는 다람쥐 쳇바퀴식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며 “아울러 국민연금, 예금보험공사 등이 지분을 갖고 금융사를 좌지우지 하는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시장에 자율적으로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재인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CEO나 회장이 전문성없이 유착관계로 자리를 이어간다면 해당금융사는 경쟁력을 잃어 시장에서 자연히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당근과 채찍이 함께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 교수는 “정부가 특정 인사를 문제 삼고자 할 때 시스템 문제를 들어 간섭을 시도한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정부가 금융지주 CEO 승계 과정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금융산업 육성 방안들을 제시해 관치금융의 우려를 불식시킨 후 지배구조 시스템의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하철 9호선 파업시 시내버스 예비차량 투입·다람쥐버스 운행시간 연장
-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서울시가 30일 돌입하는 서울 지하철 9호선 파업에 따라 비상대책을 마련했다.서울시는 29일 “서울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개화역~신논현역)을 운영하는 ‘서울9호선운영’ 노동조합이 30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함에 따라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하고 30일 오전 4시부터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고 밝혔다.사측은 파업에 돌입해도 필수유지인력(63.6%, 기관사 기준)과 함께 비조합원·파업불참자·인력 채용 등을 통해 정상운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하철의 경우 관련법에 따른 필수유지 공익사업장으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시는 운행률이 90~99%일 경우 1단계 수송대책을 시행한다.9호선 노선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24개 노선에 예비차량 30대를 투입한다. 다람쥐버스 2개 노선(8761,8771)도 평소보다 1시간 늘어난 오전 6시~9시로 연장 운행한다. 개인택시 부제해제로 1만 5천여 대 가량 택시공급도 늘린다. 예비차량이 투입되는 시내버스 노선은 노량진, 여의도, 고속터미널, 당산, 가양, 염창, 국회의사당, 등촌, 신논현, 봉은사역을 경유하는 노선이다. 운행률이 90% 미만일 경우 2단계 수송대책을 시행한다.시내버스 46개 노선에 예비차량 62대를 운행하고 1단계와 마찬가지로 다람쥐버스 운행시간 연장과 개인택시 부제해제도 유지한다. 2단계에는 추가적으로 출근시간대(오전 6시~9시)에 전세버스 2개 노선을 운행한다. 7분의 배차간격으로 종합운동장역~여의도역에 26대를 순환 운행하고, 개화역~여의도역에 14대를 양방향 편도 운행할 예정이다.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파업이 진행되도 지하철은 정상 운행하며 가동률이 떨어지더라도 대체수송력을 최대한 활용해 시민 불편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은 질서있게 이용해주기 바란다. 시는 관리감독 권한을 활용해 원만한 노사협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이 30일부터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다. 파업으로 지하철이 정상운행하지 못하면 출근시간대(오전 6시~9시)전세버스 2개 노선을 운영한다. (자료= 서울시)
- [가을속으로③] 억새 산행 길에 만난 선물 같은 풍경
- 단풍이 곱게 물든 재약산 정상과 전망대 그리고 사자평습지영남알프스의 가을[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이 이어달리기하듯 내달리는 영남알프스는 가을 산행지로 손꼽힌다. 10월 중순부터 억새가 피기 시작하면 전국 각지에서 등산객이 모여든다.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운문산, 재약산, 천황산 등 고산 준봉이 경상도 지역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모습이 알프스와 같이 아름답다고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천황산과 재약산 사이의 천황재 주변은 온통 억새밭이다.◇전국 산지 습지 중 가장 큰 규모 ‘사자평습지’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사자평습지는 영남알프스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재약산 남동쪽 사면 해발 750m 부근에 형성되었다. 산들늪으로도 불리는 이곳에는 매, 삵, 하늘다람쥐 같은 멸종 위기 동물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환경부가 이곳을 보전 가치 높은 생태계로 인정, 2006년 12월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했다. 면적 58만 7000㎡로 전국의 산지 습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사자평습지에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표충사를 들머리로 임도를 따라가는 평이한 코스부터 경관이 빼어나지만 난도가 높은 코스까지 등산로가 다양하고, 울주군 쪽에서 올라갈 수도 있다. 표충사에서 층층폭포를 거쳐 올라가는 코스가 가장 아름답지만, 안전시설 설치를 포함한 정비 작업으로 2018년 3월까지 출입이 제한된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를 이용해 천황산과 재약산을 거쳐서 가는 방법도 있다.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1020m 지점까지 단숨에 올라 웅장한 영남알프스 경관을 360°로 조망하며 비교적 여유 있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 경험이 적거나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이 방법을 권한다. 국내 최장 거리를 왕복하는 케이블카는 선로 길이가 1.8km에 달한다. 하부 승강장에서 상부 승강장까지 소요 시간은 단 10분. 대다수 탐방객이 상부 승강장에 내려 시원한 전망을 마주하는 순간 감탄사를 터뜨리지만, 아직 감동하기엔 이르다. 데크 로드를 따라 10여 분 오르면 주변 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 잠시 숨을 고르고 호젓한 숲길을 조금 더 가면 천황산 정상을 향한 능선에 올라선다. 정상까지 운동화를 신고 걸어도 될 만큼 길이 좋고 오르막도 없다. 바람에 억새가 나부끼는 길을 걷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천황산에서 나무 계단을 따라 천황재로 내려간다.◇재악산의 또 다른 가을 손님 ‘억새’천황산 정상에서 천황재는 1km, 재약산은 1.8km 거리다. 천황재까지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도 어렵지 않다. 사방이 억새로 둘러싸인 천황재에는 넓은 데크가 있어 도시락을 먹고 쉬기 좋다. 천황재에서 재약산 가는 길은 험하지 않아도 계속 오르막이라 땀깨나 흘려야 한다. 하지만 정상에 이르면 흘린 땀이 전혀 아깝지 않은 풍경이 선물처럼 주어진다. 광활한 사자평습지가 품에 안길 듯 발밑에서 와락 달려들고, 간월산과 신불산, 영축산 능선이 황홀한 자태를 드러내는 것.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에서 천황산은 1시간~1시간 30분, 재약산은 2시간~2시간 30분 걸린다. 천황산에서 천황재, 재약산, 사자평습지로 이어지는 코스는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3구간 사자평억새길의 하이라이트다. 과거 사자평습지는 억새 군락지로 유명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화전민이 불을 놓아 나무를 태우고 밭을 일구면서 억새 평원이 된 것. 그러다 1990년대에 화전민이 모두 떠난 뒤 억새가 줄고 습지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2006년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뒤, 2013년부터 3년간 복원 사업을 벌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습지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 습지 한가운데 흐르는 실개천에 버들치가 헤엄치고, 탐방로에는 고라니와 삵의 배설물이 눈에 띈다. 무분별한 출입으로 습지 생물의 터전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 데크도 놓았다.이제 사자평습지를 거쳐 표충사로 내려갈지, 되짚어가서 케이블카를 탈지 결정해야 한다. 재약산 정상에서 사자평습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여도 까마득한 나무 계단을 30분 이상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케이블카를 탈 경우, 천황산 정상으로 올라갈 필요 없이 천황재에서 바로 임도를 택하면 한결 수월하다. 표충사 전경. 사당 영역, 3층석탑 영역, 대광전 영역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원효대사가 터 잡은 천년고찰 ‘표충사’어느 길로 내려가든 표충사는 꼭 들르자. 654년(무열왕 1) 원효대사가 터를 잡은 천년 고찰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사명대사를 추모하는 유교식 사당이 있는 점이 독특하다. 일주문 지나 수충루로 들어서면 사당 영역이고, 사천왕문을 지나면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보물 467호)이 있다. 중심 전각인 대광전은 계단을 올라 가장 안쪽에 자리한다. 대광전과 마주보는 우화루에 앉으면 남계천 맑은 물이 발밑에 흐른다.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조선 시대 3대 누각으로 꼽히는 밀양 영남루(보물 147호)도 빼놓을 수 없다.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우뚝 선 조선 후기 목조건축의 걸작이다. 강물에 비친 영남루 야경은 밀양8경 가운데 1경에 이름을 올렸다. 수령 120년 된 소나무 9500여 그루가 울창한 기회송림은 캠핑장으로 인기다. 소나무 아래 텐트를 치고 하룻밤 묵어가거나, 돗자리와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해 피크닉을 즐겨도 좋다. 조붓한 오솔길을 따라 행복한 산책도 할 수 있다. 밀양강을 굽어보는 영남루◇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천황산→천황재→재약산→사자평습지→하산△1박 2일 여행 코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천황산→천황재→재약산→사자평습지→하산→(숙박)→ 표충사→밀양 영남루→기회송림△가는길=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 IC→울산·언양 방면→금곡삼거리→산내면사무소→남명삼거리→가지산도립공원 얼음골→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하부 승강장△먹을곳= 샘물상회(055-356-7664)는 두부·라면, 사자평명물식당(055-352-16030)은 엄계백숙·정식·산채비빔밥, 약산가든(055-352-7786) 흑염소불고기·오리백숙, 동부식육식당(055-352-0023)과 설봉돼지국밥(055-356-9555)은 돼지국밥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시례호박소, 밀양향교, 예림서원, 월연정, 혜산서원, 만어사, 표충비각
- [만추여행③] 어머니 마음 찾아 떠나는 여행, 강릉 노추산
- 가을을 만끽하며 모정탑길을 산책하고 있는 가족(사진=강릉시청)노추산 정상에서 본 풍경빨간 단풍과 어우러진 모정탑(사진=강릉시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해가 짧아지고 있다. 가을을 마음껏 누리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오는 건 아닌지 조바심이 앞선다. 급한 마음을 다독이고 강릉 노추산으로 향하자. 형형색색 단풍과 하늘하늘 떨어지는 낙엽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노추산은 북적이지 않아 고즈넉한 가을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지극정성으로 탑 3000여 기를 쌓은 이야기도 담겨 있어, 사색의 계절과 잘 어울린다. ◇설총과 율곡 이이가 학문을 닦은 곳 ‘노추산’노추산은 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 여량면 사이에 있다. 태백산 줄기에 자리한 노추산은 동쪽 사달산을 비롯해 서쪽 상원산, 남동쪽 덕우산, 북쪽 조고봉 등 사방이 산으로 연결된다. 노나라 대표 인물인 공자와 추나라 대표 인물인 맹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추산이라 했다. 설총과 율곡 이이가 학문을 닦은 곳으로, 산 아래 율곡 선생 구도장원비(九度壯元碑)가 있다. 아홉 번 장원급제 한 율곡이 이곳에서 수학할 때 남긴 비석이다. 비문은 희미하지만 율곡 선생의 기운을 받기 위한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노추산이 특별한 이유 중에 모정탑이 있다. 차옥순 씨가 1986년부터 2011년까지 쌓은 탑으로, 3000여 기에 달한다. 차씨는 강릉에 시집와 슬하에 4남매를 두었는데, 불의의 사고로 두 아들을 잃었다. 이후 남편이 병으로 고생하는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던 중,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계곡에 돌탑 3000기를 쌓으면 우환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차씨는 왕산면 대기리 노추산 자락에 돌탑을 쌓기 시작했고, 25년간 돌탑 3000여 기를 올렸다.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지극한 마음과 열정이 만든 기적 같은 일이다. 노추산에 가려면 구불구불 이어진 지방도410호선을 달린다. 모정탑에 갈 때는 강릉노추산힐링캠프를 찾는 것이 쉽다. 캠핑장을 지나면 키 큰 금강소나무 길이 열린다. 낙엽이 뒹구는 오솔길을 따라 무릎 높이 돌탑이 줄줄이 보인다. 차옥순 씨의 정성에 감복한 대기리 주민이 올린 탑과 여행자가 오가며 쌓은 탑이 어우러졌다. 발길을 멈춰 이름 없는 돌탑에 소원을 담아 돌 하나 얹어본다. 마을사람들이 정성을 모아 쌓은 돌탑◇어미의 정성으로 쌓은 ‘모정탑’나무다리가 보이면 모정탑길이 시작된다. 어른 키만 한 돌탑이 늘어섰다. 탑을 쌓으며 마음을 모은 차씨를 생각하니 애절하다. 1km쯤 걸어가니 돌탑 수십 기가 나타난다. 계곡을 가운데 두고 거대한 작품처럼 돌탑이 펼쳐진다. 애절함이 놀라움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돌탑 하나 올리기도 어려운데, 이 많은 탑을 쌓다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한쪽에 차씨가 돌탑 쌓을 때 기거한 움막도 있다.노추산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모정탑에서 노추산 이정표를 따라 오른다. 이곳에서 노추산 정상까지 5km. 사방이 단풍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길이다. 곳곳에서 만난 다람쥐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울창한 숲과 깨끗한 계곡이 이어진다. 청량한 공기에 세포 구석구석 가을이 느껴진다. 이정표가 적지만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길이 한 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위로 갈수록 경사가 가파르다. 급경사를 오르다 보면 시야가 확 트이며 정상이 나타난다. ‘해발 1322m 노추산’이라고 새겨진 정상 푯돌이 반갑게 맞는다. 치마폭처럼 겹겹이 이어진 산이 황홀한 전망을 선사한다.노추산은 2017년 10월 개통한 ‘올림픽아리바우길’ 3코스에 속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개최 도시인 강릉과 평창, 정선을 잇는 트레킹 코스로, 평창올림픽과 정선아리랑, 강릉바우길을 합친 이름이다. 정선오일장에서 경포해변까지 9개 코스 131.7km에 이르는 역사 문화 생태 탐방로다. 구름도 쉬어가는 곳 안반데기의 모습◇산과 바다를 품은 강릉노추산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가볼 곳은 안반데기다. 마을 이름은 떡메로 반죽을 내리칠 때 쓰는 받침 ‘안반’과 고원의 평평한 땅을 뜻하는 ‘덕’이 합쳐진 것이다. 이름만큼 풍광도 독특하다. 해발 1100m 고지에 대단위 경작지가 펼쳐진다. 구름이 손에 잡힐 듯하고, 바람은 거세다.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느낌을 더한다. 아름다운 풍광 뒤에는 돌투성이 비탈길을 맨손으로 일군 역사가 있다. 과거 피란민이 화전을 일군 곳이다. 멍에전망대에 서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밭에서 나온 돌로 만든 전망대로, 화전민의 애환이 담겼다. 안반데기에서 내려와 강릉 시내 쪽으로 가면 커피 향이 풍기는 박물관이 있다. 커피는 강릉의 대표 아이콘. 커피커퍼커피박물관은 초기부터 1900년대까지 커피 추출 도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커피 유물을 전시한다. 동서양의 커피 역사와 문화를 둘러보고 커피를 즐기면, 마음이 한없이 여유로워진다. 출출해질 즈음 왕산면 성산먹거리촌으로 향한다. 강릉의 향토 음식 대구머리찜이 이곳의 명물이다. 대구 대가리와 콩나물, 감자, 버섯 등 채소를 찐 요리로, 매콤하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매력이다. 성산먹거리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대관령자연휴양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조성된 휴양림으로, 소나무 숲이 웅장하게 펼쳐진다. 수령 50~200년 된 소나무와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숯가마터와 숲속수련장 등 체험 학습 공간이 마련되었다. 고즈넉한 보현사대관령자연휴양림 근처에는 대관령박물관과 보현사가 있다. 고인돌 모양으로 지은 대관령박물관은 6개 전시실(청룡방, 백호방, 현무방, 주작방, 우리방, 토기방)에 청동기시대부터 근세까지 유물 2000여 점을 전시한다. 동자상을 비롯한 석물이 있는 야외전시장도 놓치면 안 된다. 보현사는 대관령박물관에서 약 7km 거리에 있다. 긴 세월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준 역사적인 사찰로, 650년 자장율사가 세웠다. 경내에 낭원대사의 사리탑인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보물 191호)과 낭원대사탑비(보물 192호)가 있다. 여유가 있다면 강릉솔향수목원에도 들러보자. 금강소나무 원시림을 간직한 칠성산 자락에 위치해, 맑디맑은 소나무 향이 가득하다. 비비추원과 암석원, 수국원 등 23개 테마로 꾸몄다. 사시사철 아름답지만 고즈넉한 가을이야말로 이곳의 진면목을 즐기기에 좋다. 편안한 나무 데크를 따라 소나무가 우거진 천년숨결치유의길을 걷다 보면, 허전함이 사라지고 새 기운이 차오른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노추산 트레킹 / 노추산 모정탑길→노추산 트레킹→안반데기→커피커퍼커피박물관, 대관령 힐링 여행 / 대관령자연휴양림→대관령박물관→보현사→성산먹거리촌→강릉솔향수목원 △1박 2일 여행 코스= 노추산 모정탑길→노추산 트레킹→안반데기→커피커퍼커피박물관→(숙박)→대관령자연휴양림→대관령박물관→보현사→성산먹거리촌→강릉솔향수목원 △가는길= 광주원주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대관령 IC→경강로→올림픽로→노추산로→노추산 모정탑길△먹을곳= 원조옛카네이션(033-641-9700)에서는 대구머리찜, 서지초가뜰(033-646-4430)에서는 못밥, 소나무집초당순두부(033-651-1356)에서는 순두부, 만선감자옹심이(033-653-1851)에서는 감자옹심이가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강릉 오죽헌, 강릉 선교장, 하슬라아트월드, 안목해변, 정동진 등
- 지자체 최초로 '깃대종' 선정한 대전시, 체계적인 보전·복원 추진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깃대종을 선정한 대전시가 체계적인 종 보전·복원대책을 마련했다.대전시는 깃대종을 보호하기 위해 ‘대전시 자연환경보전조례’를 개정하고, 국제적인 수준의 야생생물 보존대책을 수립·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깃대종(Flagship Species)’은 각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생물로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에서 적극 추진하는 자연보호 활동이다.잘 보존된 깃대종은 주변 자연 생태계가 아주 바람직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바로미터 역할을 수행하며, 국제적인 깃대종으로는 시베리아호랑이, 팬더, 코알라, 두루미 등이 있다.대전시는 2014년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지역의 대표 생물인 하늘 다람쥐와 이끼 도롱뇽, 감돌고기 3종을 전국 최초의 깃대종으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해 전문연구기관에 의뢰해 깃대종 보존대책을 수립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1일 자연환경보전조례에 깃대종 지정 및 관리방안 수립을 위한 서식현황 조사, 서식지 보전·복원 방안 강구 등과 같은 내용을 담는 등 구체적인 보호규정을 마련했다.이번 조례에 깃대종 보존방안 추진을 위한 실질적인 보존규정이 마련됨에 따라 향후 보다 효과적인 깃대종 보존을 위한 종합대책 추진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전국 지자체 중에서 유일하다. 전재현 대전시 환경정책과장은 “이번 조례 개정으로 깃대종 보호규정이 마련됨에 따라 주기적인 자연생태계 변화 관찰 및 모니터링, 종별 보전·복원 계획 수립해 깃대종 홍보·활용 등과 같은 깃대종 지키기 계획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깃대종을 중심으로 한 야생생물 보전 등 자연과 공생하는 대전 만들기에 힘 쓰겠다”고 말했다.
- '신서유기4' 은지원의 19禁 오답 퍼레이드…요괴들 "외로워서 그래"
-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신서유기4’ 은지원이 영화퀴즈에서 허당미를 뽐냈다.지난 15일 방송된 tvN ‘신서유기4’에서는 베트남으로 떠난 요괴들의 좌충우돌 퀴즈가 펼쳐졌다.이날 바나나 5개를 먼저 모아 50만동을 쟁취하기 위해 YB(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팀과 OB(안재현, 조규현, 송민호) 팀이 대결에 나섰고, 마지막 영화 퀴즈 3종목인 ‘제목 이어 말하기’ 게임을 시작했다.해당 게임은 영화 제목을 이어서 말하면 되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되자 은지원의 기상천외 오답 퍼레이드가 폭소를 자아냈다. 은지원은 ‘음란’이라는 단어에 ‘서생’ 아닌 ‘마귀’라고 답하거나, ‘러브’라는 말에는 ‘레터’가 아닌 ‘호텔’이라고 말해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사진-tvN ‘신서유기4’이를 들은 조규현은 “음란마귀에 러브호텔까지, 저 형 진짜 음란마귀 씌였다”고 놀렸고, 나영석PD 역시 “밤에 대체 어떤 채널을 보길래 그러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같은 팀 멤버인 이수근과 강호동도 “외로워서 그런 듯”이라고 덧붙여 폭소를 안겼다.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은지원은 ‘그래비티’를 ‘그래 나도’라고, ‘귀여운 여인’을 ‘귀여운 다람쥐’라고 하는 등 주옥같은 오답으로 현장을 폭소케 했다.이밖에 은지원은 암전 좀비 게임 중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해당 게임은 인간이 백신 풍선을 불고 터트리면 좀비를 죽일 수 있는 것으로 은지원은 좀비들을 피해 풍선을 불었지만 예상치 못한 ‘삑’ 소리에 당황했다. 알고 보니 이 풍선은 불 때마다 ‘삑’ 소리가 나는 것.좀비들은 ‘삑’ 소리를 향해 달려들었고, 은지원은 항복을 외친 뒤 “이거 왜 소리가 나”라며 세상 억울한 듯 불만을 표해 웃음을 안겼다.
- 성남시, 동식물 서식지 디지털 지도 제작
- [성남=이데일리 김아라 기자] 성남시(시장 이재명)가 722종의 동·식물 서식지와 분포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심 생태 현황(비오톱·Biotope) 디지털 지도’를 만들었다고 17일 밝혔다. 비오톱 디지털 지도는 이달 10일부터 일반 시민에 공개해 인터넷 포털 성남시 생활지리안내를 통해 볼 수 있다. 지도를 보면 성남에 사는 동물은 뻐꾸기, 직박구리, 딱새, 박새, 멧새(이상 조류), 개구리, 두꺼비, 도롱뇽, 살모사, 유혈목이(이상 양서파충류), 고라니, 두더지, 토끼, 족제비, 하늘다람쥐(이상 포유류), 파파리반딧불이, 늦반디(이상 반딧불이과 곤충류), 버들붕어, 잉어, 은어, 송사리, 메기(이상 어류), 새우, 다슬기(이상 저서생물류) 등 42목 112과 225종에 이른다. 사진=성남시식물은 코스모스, 달맞이꽃, 산수국, 개망초(이상 야생화류), 누리장나무, 꼬리조팝나무, 국수나무(이상 나무류) 등 97과 325속 497종이다. 이들 동·식물은 남한산성, 맹산공원 등 주로 산지와 공원에 분포한다. 시는 최근 3년간 141.72㎢에 이르는 성남지역의 생태 현황을 조사 분석해 비오톱 디지털 지도를 완성했다. 기존 생활지리안내 시스템에 자료를 업데이트해 동물과 식물의 위치 정보를 시내 지형지물 공간정보와 함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오톱 디지털 지도는 생태학습,여가 선용 때 유용하다. 허인선 성남시 토지정보과장은 “뻐꾸기 소리를 듣고 싶거나 개구리를 보고 싶을 때, 생활지리 안내 포털을 이용하면 서식지를 쉽게 확인해 찾아갈 수 있다”면서 “토지정보과, 환경정책과 등 관계부서 협업으로 생태 현황 지도를 지속 업데이트해 시민 활용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 [국립공원 50년]'국립공원 탐방로 서울~부산 4.4배'…사람 발길에 멍드는 야생생물 보고
-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외래종 대만꽃사슴을 오는 2021년까지 공원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공단 관계자들이 포획망에 걸려 든 대만꽃사슴을 옮기고 있다.(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이데일리 박태진 한정선 기자] 국립공원은 야생생물의 보고다. 전국 22개의 국립공원에는 고라니와 산양, 담비, 삵 등 야생동물을 비롯해 희귀식물인 세바람꽃, 국내 대표 활엽수인 신갈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도 분포해 있다.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과 산양, 여우 등에 대해 복원사업을 실시해 개체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또 식물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117종을 지난 3월 파종했다.이처럼 정부의 야생생물 확대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생태교란종 확산, 불법 밀렵 및 식물 채집 등으로 생물들의 서식지 파괴와 생존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환경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야생생물 절반 국립공원에…생태교란종 위협 심화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야생생물은 총 2만 183종으로 국내 기록된 생물 4만 5295종 중 45%를 차지한다. 서식비율이 가장 높은 생물은 식물로 국내 5349종 중 82%에 해당하는 4396종이 국립공원에 서식한다. 이어 △조류(81%, 421종) △양서·파충류(79%, 41종) △포유류(66%, 83종) △곤충(53%, 8709종) △어류(32%, 403종) 등의 순으로 국립공원 서식비율이 높았다. 개체수가 가장 많은 생물은 곤충이다.특히 국립공원에는 국내 멸종위기종 246종 중 63%에 달하는 156종이 서식하고 있다. 반달가슴곰은 2004년부터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복원사업을 시작해 이달 기준 47마리가 살고 있다. 여우는 2012년 소백산국립공원에서 첫 복원사업을 실시해 이달 현재 20마리가, 산양은 2006년부터 복원사업을 실시해 월악산국립공원에 지난해 기준 66마리가 서식 중이다.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멸종위기식물 보전을 위해 북한산 등 전국 17곳에 멸종위기식물원도 조성했다. 어렵게 지키고 조성한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소들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 국립공원 안에는 18종의 생태계교란 생물들도 존재한다. 국내에 서식 중인 생태계교란 생물은 동물 6종과 식물 14종으로 이중 국립공원내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뉴트리아와 영국갯끈풀을 제외한 18종이 국립공원내 생태계를 위협하는 동식물이다. 대표적 동물은 큰입배스와 황소개구리이며 식물은 돼지풀, 애기수영이 꼽힌다.여기에 방사·방목된 염소, 외래종 대만꽃사슴, 유기견도 고유 동물들을 위협한다. 대만꽃사슴은 속리산 일대에만 150여 마리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산양이나 고유종인 노루 등과의 서식지를 두고 경쟁한다. 대만꽃사슴은 1970년대 녹용 채취용으로 국내 들여왔으나 이후 농가에서 방사된 개체들로 추정된다. 또 유기견은 들개로 변해 야생동물들을 사냥한다. 북한산국립공원에서 포획된 들개는 2014년 60마리, 2015년 86마리, 2016년 68마리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공단은 생태계를 위협하는 동식물을 국립공원에서 퇴출하겠다는 방침이나 속리산 대만꽃가슴을 제외하면 다른 생태교란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우리 고유종들의 서식지 확보를 위해 2021년까지 대만꽃사슴을 생포해 속리산 밖으로 이주시킬 계획”이라며 “그외 생태교란종, 방목가축에 대해서도 공원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로드킬에 밀렵까지…가장 큰 적은 사람 국립공원내 야생동물과 식물들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사람이다.공단에 따르면 국립공원내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은 생태통로 조성에 힘입어 2012년 414건에서 2013년 294건, 2015년 224건으로 감소추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들어서는 291건으로 다시 늘었다. 로드킬을 당하는 동물은 다람쥐, 고라니, 청설모, 너구리가 많았다. 특히 다람쥐는 지난해 124건의 로드킬을 당해 전년(85건)보다 39건 늘었고, 고라니는 2015년 18건, 2016년 20건이 발생했다.공단은 생태통로 이용동물은 증가추세라고 강조한다. 2012년 생태통로 8곳에서 28종의 야생동물이 1307회를 이용했지만 지난해에는 37종이 생태통로 12곳에서 6061회를 이용했다. 공단 관계자는 “국립공원 안에는 아직 도로로 생태계가 단절된 지역이 많아 이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생태통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법밀렵도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요소다. 공단이 적발한 불법밀렵 건수는 2014년 10건, 2015년 4건, 지난해 9건에 불과하다. 작년 한해 공단이 국립공원내에서 수거한 불법밀렵 도구만 818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국립공원 내에서 야생동물을 잡거나 덫, 올무 등을 설치하다가 적발되는 경우 자연공원법에 따라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2007년 입장료 폐지 이후 탐방객 급증 10년 전 입장료를 폐지한 이래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탐방객 수는 2007년 3797만 6000명에서 지난해 4435만 8000명으로 10년 새 16.8%(638만명) 늘었다. 몰려드는 탐방객들로 탐방로는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국내 22개 국립공원에는 현재 총 길이 2036㎞에 이르는 613개의 탐방로가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약 456km) 거리의 4.4배가 넘는다. 2007년까지 총 연장 1166㎞였던 탐방로는 지난해 1914㎞로 10년 만에 64.2%(748㎞)나 증가했다. 육지에 있는 국립공원 중 탐방로가 가장 많은 곳은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총 97개(217.6㎞)다. 이어 무등산국립공원이 63개(165㎞) 지리산국립공원이 52개(233.7㎞)다.훼손된 탐방로에 대한 복구비도 만만찮다. 비용부담 또한 증가추세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2년 40억원을 들여 30㎞를 복구했다. 작년에는 135억원을 투입해 65.1㎞ 구간을 복구했다. 또 올해부터 2026년까지 863억원을 들여 247㎞를 복구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야생생물의 서식처 보호를 위해 탐방로 및 둘레길 개설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야생동물의 서식처 보호를 위해 탐방로나 둘레길 조성을 제한해야 한다. 지리산에서는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고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탐방로를 늘리고 있다. 탐방로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직접적으로 위협하지 않지만 소음 등 간접적인 영향을 줘 결국 서식지를 없애는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들이 늘면서 탐방로 곳곳이 훼손됐다. 탐방로 노선이 갈라져 공원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