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3,160건

“경찰서가 여기 왜?” 민원인들, 테크노마트서 ‘갈팡질팡’
  • “경찰서가 여기 왜?” 민원인들, 테크노마트서 ‘갈팡질팡’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테크노마트로 잠깐 옮겼다고 해서 왔는데, 1층 입구에 안내도 없고 어떻게 가는지 몰라서 엄청 헤맸네.”안모(59)씨는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구로구청 옆 건물을 찾았다가 헛걸음을 했다. 구로경찰서가 있던 곳이다. 안씨는 ‘임시청사로 이전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보고서야 경찰서가 신도림 테크노마트로 임시 이전을 했다는 걸 알았다. 그는 “막상 마트에 도착해서도 길 찾기가 어려웠다”며 “이 넒은 곳에 안내 표지판도 제대로 없어서 엘리베이터 찾느라 엄청 걸었지”라고 불편함을 토로했다.18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지하 1층에 구로경찰서 임시청사를 안내하는 안내문이 놓여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공사중’ 경찰서로 헛걸음…복잡한 마트 속 경찰서 찾기구로경찰서가 40년 된 건물을 헐고 신축공사에 돌입하면서 지난달 30일부터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5층에 세를 들었다. 새로운 청사가 완공될 때까지 3년간 업무를 볼 대임시청사가 필요한데, 400여명이 근무할 넓은 공간이 필요한 탓에 마트를 선택한 것이다. 임시청사를 찾던 중 테크노마트 한 층이 비었다는 소식에 이전을 완료했지만, 입점 가게가 많고 이동 인원이 많아 민원인들의 불편함이 가중됐다.18일 이데일리가 찾은 테크노마트 지하 1층엔 ‘구로경찰서 5층, 전용 엘리베이터’라고 적힌 안내판이 전부였다. 더군다나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은 엉뚱한 방향이라 테크노마트를 처음 찾은 사람들에겐 ‘엘리베이터 찾기 삼만리’였다. 엘리베이터 6대 중 저층용 3대만 이용 가능한데 건물이 지하 7층까지 있어 탑승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적지 않았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경우 6층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한층 내려와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운전면허증을 갱신하러 왔다는 김모(52)씨는 “엘리베이터를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빨리 가려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는데 오히려 더 돌아온 꼴이 됐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김씨는 “처음에 왔을 땐 입구에 표시가 안 돼 있어서 몇 층인지도 몰랐다”며 “임시로 지어진 곳이라 그런지 아직 어수선한 느낌”이라고 했다. 화장실을 가야겠다며 일어난 김씨는 “로비에서 대기하는 민원인은 6층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다시 몸을 틀었다.경찰서 이전 소식을 몰라 공사 중인 구로경찰서 청사에 갔다가 테크노마트까지 돌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헛걸음한 뒤 임시청사를 찾은 70대 A씨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청사에 갔다가 안내문 보고 다시 왔다”고 했다. 이모(49)씨 또한 “오자마자 경비한테 물어보니까 임시청사라 하던데, 경찰한테 엄청 투덜거렸지”라고 했다. 서울 구로경찰서가 임시청사로 이용 중인 신도림 테크노마트 5층의 경찰서 로비 모습.(사진=조민정 기자)◇ 서울 임대료 부담…임시청사 구하기 어려워서울엔 노후한 건물의 경찰서가 많지만 땅값이 비싸다보니 넓은 새 건물로의 이사는 ‘언감생심’이고, 구로경찰서처럼 재건축을 하려해도 임시청사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수백 명의 경찰서 근무 인력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넓은 공간이어야 하는데다 임대료 부담도 만만찮아서다. 공공 업무 시설로 용도변경도 가능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신축청사를 짓고 있는 종로경찰서는 종로구의 옛 면세점 빌딩을, 종암경찰서는 지난해 말 폐업한 찜짐발 건물에 ‘임시 둥지’를 틀기도 했다.최근 신축을 마친 서부·방배·강서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울 경찰서는 지어진 지 최소 30년이 넘었다. 1982년 준공돼 40년이 된 구로경찰서와 중부·종로·서대문경찰서는 같은 나이다. 혜화(1977년 준공), 종암·용산(1979년 준공), 동작·서초(1985년 준공), 성동·양천(1987년 준공) 등도 준공된 지 30년이 넘었다. 안전·편의 등을 고려할 때 재건축이 필요하지만 역시 문제는 돈이다. 경찰청은 기획재정부로부터 한해 약 3000억원을 받아 경찰서 청사 이전·신축 등 국유재산관리기금으로 쓰는데, 서울 시내 경찰서 청사 이전·신축은 높은 부동산가격 탓에 예산이 쪼들린단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테크노마트 임시청사는 관할 내에서 잘 찾은 수준”이라며 “지방은 예식장이나 학교 등에 임시청사를 마련한 곳들도 있다”고 했다.구로경찰서 관계자는 “새 청사가 완공될 2025년 즈음까지 민원인 등은 임시청사로 찾아오셔야 한다”며 “경찰서로 오기 전 알 수 있게끔 민원인들에 안내를 더 강화해 이용에 불편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2023.01.18 I 조민정 기자
마트 옥상이 주민 쉼터로...홈플러스가 성서점에 공원 조성한 까닭
  • 마트 옥상이 주민 쉼터로...홈플러스가 성서점에 공원 조성한 까닭
  •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성서점. 홈플러스 제공.[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홈플러스가 지난 12월 리뉴얼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성서점은 ‘공원’이라는 주제로 재탄생한 특별한 점포다. 1만2705㎡(약 3800평)에 달하는 지상 1층(옥상) 전체를 공원으로 만들어, 주변 빌딩이나 아파트에서 성서점을 내려다보면 점포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공원으로 보인다.신도시 개발 단계에서 공원 조성이 중요한 요소가 되고, 유통업계에서도 쇼핑과 휴식을 접목한 복합문화공간을 오픈하는 추세다. 성서점이 위치한 대구광역시 달서구 용산동 일대는 착공 당시 급격한 도시화로 휴식을 위한 녹지공간이 부족해 건조한 도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홈플러스는 지역 주민들의 휴식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상업 공간으로 활용 가능했던 성서점 지상 1층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휴식∙문화 공간 제공…지역 주민에게 사랑 받는 공간으로 탈바꿈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성서점 지상 1층 전 구역을 공원으로 만든 것은 유통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점포 옥상에서 풋살장 등 레포츠 시설을 운영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한 셈이다.홈플러스는 옥상 전 구역에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심고 공연장, 산책로, 분수대, 자전거 도로를 설치해 숲과 문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고객 생활과 가장 밀접한 유통기업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자연과 휴식, 문화를 선사하기 위해 국내 최초의 공원형 할인점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쇼핑 공간을 넘어 칠링(Chilling) 공간으로 거듭난 홈플러스 성서점은 지난 4년간 누적 객수 약 1200만명을 기록하는 등 현재까지 지역 주민에게 사랑 받는 장소가 됐다. 특히 리뉴얼 오픈한 지난달 22일부터 20일간 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36% 신장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을 통해 매장과 몰을 더욱 쾌적하게 바꾼 것은 물론, 물가안정을 위한 ‘위풍당당 프로젝트’를 시행해 몰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결과다.◇유통업 특성 살린 지역사회 상생 활동…일상에 스며든 홈플러스홈플러스는 성서점 지상 공원을 개방한 바와 같이, 유통업의 특성을 살려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대형마트 문화센터에서는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고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각 지역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배움 튜터링’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10개 점포 문화센터에서 초등 4학년~중등 1학년 교과과정 교육,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 등 교육기부를 진행했다. 또한 스마트폰, 키오스크 이용법 문화센터 강좌를 개설하는 등 시니어 계층 디지털 격차 해소에도 힘쓰고 있다.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는 한 점포 당 한 가정을 지원하는 ‘착한 가게’ 캠페인을 운영 중이다. 지난 12월까지 전국 92개 점포에서 결식아동 가정과 일대일 결연을 맺고, 홈플러스에서 먹거리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월 10만원 상당의 모바일 쿠폰을 제공했다.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임직원 나눔 활동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본사 및 전국 102개 점포에서 누적 900여 명의 임직원들이 ‘마음 더하기’ 릴레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독거노인과 결식아동 등 소외계층을 위해 추석 명절과 연말에 각종 생필품을 담은 ‘나눔플러스박스’를 제작∙기부하고, ‘사랑의 도시락 배달’ 활동을 전개하는 등 지역사회 온정 나눔에 힘을 보탰다.임재흥 홈플러스 영업부문장(전무)은 “유통업의 특성과 연계한 ESG 프로그램 내재화를 통해 회사-임직원-고객 간의 ‘상생 사이클’을 구축했다”며 “올해도 ESG 경영 선도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2023.01.18 I 문다애 기자
티이엠씨 “반도체 희귀가스 국산화…고성장 자신”
  • [IPO출사표]티이엠씨 “반도체 희귀가스 국산화…고성장 자신”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티이엠씨는 성장 동력을 이미 확보했다. 미래 먹거리를 앞으로 연구개발하겠다는 게 아니라 매출 반영을 앞둔 아이템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희귀가스 전문 생산기업 티이엠씨(대표 유원양)가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올해 코스닥 상장 1호에 도전한다. 유 대표는 3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업설명회에서 “티이엠씨의 가장 큰 원동력은 기술 내재화를 통한 희귀가스의 완전 국산화에 있다”며 “반도체 업황이 가라앉았다고는 하나 앞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거래처 다변화, 라인업 다양화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유원양 티이엠씨 대표가 3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티이엠씨는 2015년 설립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용 특수가스 기업이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특수가스의 국산화를 모토로 기술력을 강화해 국내 주요 반도체사의 협력업체로 거듭나면서 지난해까지 연평균 73.8% 고성장을 거듭해왔다. 티이엠씨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65.0% 증가한 2340억 원, 영업익은 248.9% 늘어난 431억 원이다.티이엠씨는 반도체 핵심 공정에 사용되는 다양한 특수가스를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해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 공급을 하고 있다. 엑시머 레이저 가스(Excimer Laser gas)와 제논(Xe), 크립톤(Kr) 등 희귀가스부터 에칭공정용 CF계열과 일산화탄소, 황화카보닐 등은 물론 증착 공정용 혼합가스인 B2H6(디보란)까지 다양한 특수가스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료 분리와 정제부터 검사, 측정까지 전 공정을 진행 가능한 유일한 기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게 티이엠씨의 설명이다.유 대표는 “지난해 성장 요인은 제품 다변화 고객사 확대, 가격 인상이며 이 중에서도 글로벌 고객사 확대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사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회사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매출 중 31% 이상이 지난해 신규 확보한 고객사로부터 발생했다.티이엠씨는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 중 266억 원을 활용해 시설 확장에 나선다. 충북 보은의 본사를 중심으로 5개 부지에 시설을 설립해 용도별 인프라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중국, 미국 등 해외 지점에도 직접 진출하여 국내외의 고객사 수요에 대한 대응과 영업력을 늘린다는 플랜을 세웠다.유 대표는 “전 공정에서 진정한 국산화를 이뤄 궁극적으로 해외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발빠른 투자를 통한 아이템 선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희귀가스 및 폐가스 재활용 사업 등 독자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신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사용된 희귀가스를 재포집해 분리 및 정제를 거쳐 고순도로 재생산하는 기술이다. 유 대표는 “재생산을 통해 원가 절감 효과는 물론, 강화된 ESG 환경 규제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티이엠씨의 공모희망가는 3만2000~3만8000원, 예상 시가총액은 3537억~4201억 원이다. 4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10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상장예정일은 오는 19일이다.
2023.01.03 I 이정현 기자
'에밀리 따라 파리 가면 쪽박'…오피스 시장 빨간불
  • [마켓인]'에밀리 따라 파리 가면 쪽박'…오피스 시장 빨간불
  •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지금 해외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문화가 굳어져 공실률도 엄청나게 높다. 부동산 시장이 다 죽어서 올해보다 내년 수익률이 더 걱정이다.”낭만적인 파리 풍경과 설레는 오피스 로맨스로 흥행몰이를 했던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미국 시카고 한 마케팅 회사에 다니던 주인공 에밀리가 파리로 장기 출장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작품이다.그러나 ‘코로나19’ 없는 드라마 속 파리는 어디까지나 상상에 불과하다. 워커홀릭 주인공을 비롯해 대부분 등장인물이 회사로 출근해 일에 매진하지만, 현실은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활성화하면서 주요 도시 건물들이 텅텅 비기 시작했다. 파리도 예외는 아니다. 낭만과 열정 가득한 파리의 모습만 보고 코로나19 이전을 상상하며 투자했다간 낭패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3’ 속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해외 부동산 위기에 자산 손실 불가피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 대부분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대체투자 자산 중 일부 손실이 날 것을 대비해 전략을 짜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 큰손들은 코로나19 이후 해외 주요 도시에서 재택근무 문화가 정착하면서 대체자산 중에서도 오피스 투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지 3년이 지나면서 유행은 점차 잠잠해지는 듯한 모습이지만, 이미 안정적으로 자리잡힌 재택근무 시스템을 갈아엎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자본시장 업계에서는 해외 주요 도시 중 미국 뉴욕 맨해튼·워싱턴·보스턴, 프랑스 파리 등을 부동산 투자 손실이 많이 나고 있는 지역으로 꼽았다. 이 외에도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 지역에 투자한 실물자산도 수익률 빨간불이 켜졌다고 토로했다.한 공제회 관계자는 “기관투자가가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만큼 해외 주요 도시 중심지에 자금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각국의 봉쇄조치, 재택근무, 고용여건 악화 등 영향으로 오피스 시장이 직격탄을 맞아 대부분 기관투자가가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오피스 투자 성과가 좋다고 해외 오피스 투자를 똑같이 진행하면, 부동산 경기가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 수익률이 선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다른 공제회 관계자도 “우리나라와 해외는 상황이 180도 다르다”며 “분당·판교신도시나 강남 테헤란로 등 코어 오피스 중심으로 투자하면 공실률이 매우 낮은데, 외국은 코로나19가 끝나가는데도 재택근무 문화가 굳어져서 빌딩 수요 자체가 줄어들어 상황이 매우 안 좋다”고 설명했다.◇“올해보다 내년 대체투자 성과가 고비”통상 기관투자가들은 연말을 앞두고 일찍 ‘북 클로징(회계장부 마감)’에 돌입하면서 내년 투자계획을 마련하고 시장 대응에 나선다. 올해는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는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에너지 가격 급증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연쇄적으로 터졌다.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에 큰손들도 내년 시장을 쉽사리 가늠하진 못했지만,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시장 충격이 이제 대체투자 시장으로 옮겨갈 때라고 귀띔했다.한 연기금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악화하고 있는 시기에 실물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요즘 엑시트(자금회수)도 잘 안 되고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도 어려워서 그런 경우는 자금을 더 넣어서 만기를 연장해야겠지만 그런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금 해외 주요 도시 오피스 가격이 30%가량 빠졌고, 문제 되는 건물들엔 임차도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마이너스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특히 연말에 한 번 하는 대체투자 자산 공정가치평가도 연말결산 때문에 북 클로징처럼 일찍 진행하면서 올해 4분기 감정가는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다수 기관투자가는 올해보다 내년 수익률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투자 가이드라인 준수 및 자산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한 공제회 관계자는 “9~10월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올해 해외 투자 자산 성과는 예상보다 좋다”며 “그러나 내년에 경기가 워낙 불확실해 오피스뿐만 아니라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자산 손실이 많이 나기 시작할 텐데, 리스크 관리를 제때 철저히 하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2.12.29 I 김대연 기자
우리금융그룹, 올해 초 유안타증권 인수 의향 있었다
  • 우리금융그룹, 올해 초 유안타증권 인수 의향 있었다
  •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대만계 유안타증권(003470) 매각설이 제기됐지만 인수자 측으로 거론된 우리금융지주와 당사자인 유안타증권 양측이 모두 부인하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취재 결과 해당 내용은 현 시점에서 사실이 아니었지만, 올 초만 해도 우리금융그룹은 유안타증권 인수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서울 을지로 유안타증권 빌딩 전경(사진=유안타증권 제공)2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각에서 거론된 유안타증권의 매각가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유안타증권 사정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유안타증권의 현재 시가총액은 5000억~6000억원 수준인데 최근 거론된 매각가(1조2000억원)는 회사 지분 50% 정도를 사는 것을 고려하면 거의 4배를 주고 산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쉽지 않다”고 언급, 에둘러 소문을 일축했다.이 관계자에 따르면 올 초만 해도 우리금융그룹은 이에 준하는 가격에 유안타증권에 베팅할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만 해도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았고, 올 초 유안타증권의 시가총액 역시 현재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론된 매각가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가격에 우리금융지주 측이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 인수 의지가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다만 대만 유안타그룹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회사를 매각할 결심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매체는 유안타증권이 10년 만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매각가는 1조2000억원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매각이 거론되는 배경으로는 △모회사 유안타아시아(Yuanta Securities Asia Financial Services Private Limited)의 꾸준한 지분 매집 △업황 악화로 올해와 내년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이 꼽혔다.소식이 알려진 날 개장 직후 유안타증권 주가는 20%대의 급등세를 보였고,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양측 모두 부인하며 주가가 진정됐다.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증권사 매물을 찾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 이미 알려졌지만, 인수자 측 사명과 매각가 등 거론되는 내용이 구체적이라는 점이 시장을 일시적으로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그간 유안타증권의 매각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14년 동양증권을 인수한 유안타그룹이 국내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고 보기엔 다소 부족해서다. 특히 자기자본을 꾸준히 늘리며 사세를 넓힌 대형 증권사들에 비해 자본 확충이 더뎠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유안타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원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금융당국은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가진 증권사에 대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신청 자격을, 4조원 이상은 초대형투자은행(IB) 자격, 8조원 이상은 종합투자계좌(IMA) 개설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할 수 있는 사업 범위가 넓어져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유리하다.유안타증권의 올해 실적 역시 업황이 좋았던 전년에 비해 악화할 전망이다. 올 3분기 기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1% 줄었다. 올 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32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7% 감소했다.유안타증권의 모회사인 유안타아시아가 최근 지속적인 지분 매집에 나서고 있다는 점 역시 의심을 샀다. 유안타아시아는 6개월여 전부터 최근까지도 수천 주 또는 1만 주 단위로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다만 이는 당장의 인수합병(M&A)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대만에서 판단하는 적정주가보다 한국에서의 주가가 싸다고 생각해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12.29 I 김근우 기자
공실 공포 덮친 美오피스 시장…주택 리모델링 움직임 확산
  • 공실 공포 덮친 美오피스 시장…주택 리모델링 움직임 확산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에서 오피스 건물을 주택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기침체 등으로 건물 내 사무실이 텅텅 비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부동산 전문회사 CBRE에 따르면 2016~2021년 다른 용도로 리모델링된 미국 내 오피스 빌딩은 218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0%가 공동주택으로 전환돼 1만 3420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됐다. 시카고 트리뷴 본사로 쓰이다 매각 후 주거시설로 바뀐 시카고 트리뷴 타워.(사진=AFP)오피스 빌딩이 용도를 바꾸는 건 사무실 가치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어서다. NYT는 미국 오피스 시장의 13%가 공실 상태로 있다고 추정했다. 넓이로 따지면 9억 9800만ft²(9271만㎡)에 달한다. 노후하거나 주변 환경이 열악한 건물일수록 공실 위험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고금리와 감원 바람까지 겹쳤다. 아르핏 굽타 뉴욕대 교수 등은 미국 내 오피스 빌딩 가격이 장기적으로 39%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주택 공급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하버드대 주거학센터 연구에 따르면 미국 주택 공급량은 수요보다 300만가구 이상 부족하다. 부동산 업계에선 오피스 가격이 낮아지면 주택으로의 전환이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모든 오피스 건물을 주택으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피스 건물은 기둥이 많고 일부 창문은 열리지 않는 등 주택과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뉴욕에 있는 오피스 건물 중 3%만 아파트로 전환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1㎡당 430~540달러(약 54만~69만원)에 이르는 개축 비용도 부담이다. 일부 지역에선 노후 오피스 건물을 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와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지난 5월 노후한 오피스 건물을 주거용으로 바꾸기 위해 내년까지 용도 규제 등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욕주는 1995~2006년에도 세제 지원 등을 통해 로워 맨해튼 지역 오피스 건물 중 13%를 주거용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 바 있다.
2022.12.29 I 박종화 기자
'재벌집 회장님' 빌딩 재개발에 큰손들 몰렸다
  • [단독]'재벌집 회장님' 빌딩 재개발에 큰손들 몰렸다
  •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중앙미디어그룹이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중앙일보를 창간했던 시절부터 인연이 되었던 ‘서소문 J빌딩(구 중앙일보 빌딩)’ 매각 작업에 마침표를 찍는다. 인수자인 시티코어 컨소시엄이 매입 자금을 모집을 마무리하면서 재개발 작업에 본격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 시티코어 컨소, 자금 3300억 조달 마무리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시티코어·삼성SRA컨소시엄은 중앙홀딩스 소유의 서소문 J빌딩·M빌딩 매입 자금 3300억원 모집을 마무리했다. 이번 브릿지론 조달을 통해 토지매입 등 잔여 대금을 모두 치르고 권리를 넘겨받는다. 조달 금리는 올인코스트(수수료 등 전체 포함) 10% 초반대다. 선순위대출에 2800억원, 후순위 대출 500억원 모집으로 진행됐다. 이번 브릿지론 조달에는 신협중앙회와 교직원공제회 출자 펀드 자금 등 굵직한 국내 기관투자자 자금이 대거 들어왔다. 이번 자금 조달은 일반적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가 아닌, 프로젝트금융회사(PF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PFV는 사업 기간이 길고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건설 등 특정 사업에 투자하여 수익을 주주에게 배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는 명목회사다. 미래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금융기관이 5% 이상 주주로 참여해야 하고 자본금 요건 등이 있으나 PFV 활용시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PFV 초기 출자 당시 570억원의 지분투자에는 시티코어와 삼성SRA자산운용, 중앙홀딩스, 하나증권 등이 참여했다. 중앙홀딩스는 건물을 매각했음에도 재개발에 따른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다시 재투자에 나섰다는 평가다. 계약금 납입은 지난 2020년에 이뤄졌으나 딜 마무리까지 장기전이 됐다. 인허가 등의 문제로 제반 본계약 절차가 지연되면서 소유권 이전 및 잔금 납입도 함께 미뤄졌다. 당초 사업 초기에는 하나은행이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중도 하차해 자회사 하나증권이 넘겨 받아 작업 마무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올 하반기 자금 조달 과정에서 막판 진통도 있었다. 사실상 투자를 확정한 수순을 밟았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이달까지 결정을 미루다 빠져나가면서 투자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연내 대주단 구성을 마무리해 납입 작업을 마치지 못하면 거래 자체가 파기될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인고 끝에 재개발 시동이 걸린 J빌딩과 M빌딩은 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업계의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서울시에서 최근 수년 사이 서울역부터 서소문동 일대에 재개발 허가를 줄줄이 내면서 인근 환경 및 가격대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 건에 못 들어간 기관은 내부 유동성 문제로 자금 결제를 못 받은 것으로 안다. 이 건물이 혹시라도 깨질 일이 있다고 하면, 그건 한국 부동산 시장이 아예 망하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며 “재개발시 요즘 시장에서 보기 드문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철 회장 창간 시절부터 인연된 건물”…재탄생 ‘시동’특히 J빌딩은 중앙일보의 시작점이 된 곳으로, 삼성가와 인연이 깊은 건물이다.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지난 1965년 중앙일보를 창간한 이후 십여년간 거점 사옥으로 사용했다. 이후 중앙일보가 순화동 신사옥(A빌딩)으로 이전하면서 인연이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속에 유동성 위기를 겪은 중앙일보가 신사옥을 삼성생명에 매각한 이후 지난 2012년 J빌딩으로 재입주했다. 돌고 돌아 다시 창간 시절 건물로 인연이 이어진 셈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건물 자체는 한 번 리모델링을 거쳤지만 고칠 당시 크게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번 재개발 과정에서 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2.12.29 I 지영의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금융 넘어 실물경제 쇼크…내년이 더 무섭다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다음은 29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금융 넘어 실물경제 쇼크…내년이 더 무섭다-‘대박 공시’ 못 믿겠소-韓 과학기술 달에 닿았다-美원로의 돌직구 제언 “韓 법인세 24→15%로 낮춰라”-구현모 KT대표 연임-[사설]혈세에 꽂은 보조금 빨대, 투명회계 없인 개혁 없다-[사설]보건지출 증가율 OECD 최고..건보 수술 서둘러야△2면-우주 진출 첫 관문 열었다…7대 강국 도약-35년 정통 KT맨 ‘디지코 2막’ 연다△3면-한달 네번꼴 코스닥 흔든 거짓말…1620억 부당이득에도 벌금은 1억뿐-폐장 틈타 악재 털기 기승…‘올빼미 공시’도 주의해야-미국 민형사 처벌에 담당자 업계 퇴출, 홍콩 최고 13억원 벌금△4면-상호금융 수신잔액 한 달 새 3.4조 증발…앞으로 3개월이 문제다-오케이·에이캐피탈 등급전망 하향…유동성 비상-대출비교플랫폼 수수료 은행 0%vs저축銀 2%…“부담 너무 커”△5면-재료비, 임대료, 인건비 치솟는데..손님들 안올까봐 가격도 못 올려요-집값 뚝, 이자 쑥…영끌족 비명 내년까지 계속된다-취업자 증가폭 ‘81만→10만명’ 축소 전망…역대급 고용한파 예고△6면-주가 하루새 11% 폭락, 시총 20위로 추락…‘테슬라 신드롬’ 흔들-여야 대치 불똥에…가상자산법 제정 결국 해 넘겨-북핵, 미사일 위협 대응 ‘한국형 3축체계’ 구축-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10년 만에 규제 완화△8면-아프리카·유럽·중남미까지 망라…중국도 주요 협력 대상 포함-노웅래 체포동의안 부결…민주, ‘방탄’ 역풍 우려-“尹정부서 법안 77개 넘어왔지만…野 행태보면 답답”-“지난 7년간 민간단체 보조금 31조 집행현황 관리허술…전수조사 필요”△9면-육아휴직 12→18개월로…우수 외국인력도 유입-양곡관리법, 되레 쌀값 하락 부추길 것-세법 수정했는데 세수 전망 그대로..예산안 졸속 처리 논란-공정위 ‘특고노조 사업자단체로 규정’ 첫 제재△10면-“IRA 사태 반복 않으려면…삼성, 현대차 美정부·의회 로비 더 강화해야”-“러-우크라 전쟁, 내년에도 안끝나…한반도처럼 휴전상황 전망”△11면-국경 전면 개방한 中 유커 안반기는 美日-러시아산 유가상한제 도입국에…푸틴 “석유 팔지 마라”-中, 18개월 만에 외자 게임 판호 승인-“가격보다 공급망” 글로벌 車기업들, 차이나 엑소더스△12면-1년새 컨테이너운임 78% 뚝…해운업 혹한기-동행축제 성공 이끈 이영 장관 신동빈 회장 치켜세운 까닭은-최윤범 “최대 3대 新산업 가속 상상을 초월하는 한해 만들자”-메타러닝·카멜레온 냉장고…삼성·LG, CES서 신기술 뽐낸다△14면-갤럭시S23, 더 밝아지고 더 오래 쓴다-‘3조’펀드 조성…AI·5G·6G 투자 마중물 될 것-“네이버 대출비교 API, 우리랑 비슷…멤버들 상처 커”-5년간 25조 투자…반도체·모빌리티·AI 등 집중 육성△15면-엑세스바이오, 美국방부 계약 556억서 2619억원으로 ‘쑥’-안국약품, 피노바이오와 차세대 ADC 항암제 개발 MOU-클리노믹스 조기진단으로 ‘실적 퀀텀점프’ 도전장-일동제약 코로나 치료제 ‘조코바’ 국내 긴급사용승인 불발△16면-배당 확보한 기관 1.2조 쏟아내…코스피 2300 붕괴-‘윤석열 수혜주’ 방산주만 高高-좋은 시절 끝난 배당주, 파는게 정답? 성장성 큰 종목은 더 지켜봐야△18면-‘재벌집 회장님’ 빌딩 재건축에…큰손들 몰렸다-올해 코스닥 129개 상장 IT 버블 이후 ‘최대’ 규모-“플라스틱 대체 ‘친환경 고강도 제지’ 시장 개척”△19면-PF발 자금경색에…첫 삽도 못 뜨는 산업단지들-해외건설 수주지원단 출범 “연 수주액 500억 달러 목표”-30평대가 4억…공공분양 2300가구 사전청약-“다주택자 취득세,양도세 완화…매수 불씨 모락모락”△20면-뮤지컬 산업 4000억 규모 급성장 임윤찬·양인모 K클래식 빛냈다-화려한 샹들리에, 히트팝 리믹스 눈·귀 즐거운 ‘자본주의 뮤지컬’△22면-집수리, 청년월세 원스톱 지원…서울시, 주거복지 사각지대 없앤다-“나만을 위한 주거 복지 여기 센터에 多 있어요”-“1평 고시원서 LH전세임대 이사…공용 화장실 줄 안서 살 거 같아요”△24면-‘오픈런 대란 위스키’ 비결은 3배나 긴 숙성 시간이죠“-현대차그룹, 소상공인 360명 온오프라인 홍보 지원-서울아산병원, 직원 급여 잔돈 모아 나눔 실천-유동근 “30년 만에 돌아온 연극 무대, 첫 아이의 탄생 같아”-한국아나운서 대상에 이영호 KBS 아나운서-‘JYP수장’ 박진영, 취약계층 위해 10억원 쾌척-현대엘리베이터, 초중고등학생 26명에 장학금 전달△25면-[목멱칼럼]안전운임제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생생확대경]‘말뿐인’ 제약바이오 육성-[기자수첩]누구를 위해 사면의 종은 울리나-[e갤러리]김경현 ‘천년을 담다’△26면-법원, 스카이72 골프장 강제집행 예고…인천시, 등록취소 검토 ‘온도차’-지방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 특공, 대전서 부활할까-경기북구 겨울축제 속속 개최△27면-5명 중 1명이 중국발 확진자…방역 어쩌나-‘서열 2위’ 경찰청 차장 조지호 ‘밀정 의혹’ 김순호 경찰대학장-마스크에 갇힌 아이들-“내년 달력 다 만들었는데” 뒷북 대체공휴일에 인쇄소 발동동-‘中 비밀경찰서 의혹’ 중식당…“오늘 중대 폭로” 예고-‘택시기사·동거녀’ 살해범, 영장실질심사…얼굴 공개되나
2022.12.28 I 이소현 기자
네이버-SK에너지, 주유소 기반 AI, 로봇 등 ‘미래 물류기술’ 협업
  • 네이버-SK에너지, 주유소 기반 AI, 로봇 등 ‘미래 물류기술’ 협업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윤숙 네이버 Forest CIC 대표(왼쪽)가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오른쪽)와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업무협약 체결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이윤숙 네이버 Forest CIC대표가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와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업무협약 체결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평송 네이버 장보기물류사업실 책임리더, 장진용 네이버 커머스신사업 책임리더, 이윤숙 네이버 Forest CIC 대표,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 장호준 SK에너지 S&P추진단장, 윤구영 SK에너지 LDP담당네이버(대표이사 최수연)와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대표이사 조경목)가 함께 주유소를 첨단 기술이 집약된 도심 속 물류거점으로 육성하는 데 뜻을 모았다.네이버와 SK에너지는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도심물류 서비스 공동개발 및 미래 TECH(기술) 협력’을 위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양사는 중소상공인(SME) 물류 부담을 덜고, 미래 물류 테크 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협력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주유소를 네이버 이커머스 서비스의 물류기지로 활용하고,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먼저 내년 초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SME들이 물류 과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물류 고민을 덜 수 있도록 여러 SME들의 상품을 한꺼번에 모아 공동 집하하는 ‘더 착한택배’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SK에너지가 투자한 굿스플로를 활용해 SME들의 상품을 방문 수거하고, 배송사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상품을 배송하는 구조다. 내년 초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한 후 서비스 대상 지역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중장기적으로 네이버와 SK에너지는 SK 주유소 부지에 도심형 풀필먼트 물류 센터(MFC)를 구축해 여러 형태의 풀필먼트 가능성을 발굴할 계획이다. 입지가 뛰어난 SK 주유소 기반의 MFC가 확대되면 SME들의 상품을 근거리 물류센터에 보관 후 배송하게 돼 당일 도착과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유소 기반 MFC가 자리잡은 지역사회와 결합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동구매 및 고객의 주문 즉시 배송할 수 있는 실시간 라이브 커머스 등의 새 사업모델 마련도 가능하다.풀필먼트 물류 센터는 최종 소비자와 접근성이 강화된 도심 내 물류공간(1천 평 내외)을 활용하여 판매자로부터 상품을 위탁받아 상품의 보관, 포장, 배송, 반품 등 물류 전 과정을 수행하는 일괄 대행 서비스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이커머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물류업계에서는 신속하고 안전한 배송을 위한 도심 내 물류부지 및 물류 자동화 기술 확보가 활발하다. 이전에는 외곽지역의 대규모 물류센터에서 장거리 배송하는 형태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도심 내 1, 2인 가구의 증가의 영향으로 다품종 소량 주문의 확대까지 맞물리며 물류 형태가 복잡해졌다. 땅값이 높고, 고밀도로 개발된 도심 특성상 물류업체들에게 도심 내 물류시설 확보는 과제가 됐다. 도심 곳곳에 자리잡은 주유소 부지가 도심형 물류의 최적 모델로 주목받는 이유다.양사는 AI와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을 활용해 수요예측, 도심형 물류센터 자동화, 배송 혁신 등 미래 물류기술 혁신을 위한 협력도 지속하기로 했다.이윤숙 네이버 Forest CIC 대표는 “SK에너지와 물류 자동화, AI 수요 예측 효율화 등을 협업하면서 SME 중심의 온디맨드 물류를 확대하고, 다양한 물류 테크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SME의 물류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비즈니스가 생기는 기회들도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는 “SK에너지는 주유소를 활용한 친환경 도심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 일상 속 주유소의 새로운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네이버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소비자와 중소상공인 모두 상생하는 물류 기반 확대에 이바지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2022.12.23 I 김현아 기자
`실적 부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업황악화에 허리띠 더 졸라맨다 (영상)
  • `실적 부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업황악화에 허리띠 더 졸라맨다 (영상)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는 일제히 급등세로 마감했다. 지난 20일 장마감후 호실적을 발표한 나이키(NKE)가 10% 넘게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끈데다 증시 전반에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기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 이날 발표된 12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도 완화됐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 51.19 ▲1.01% ▼1.82%*) 글로벌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정규 거래에서 1%대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장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2%가까운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적 부진 여파다. 장마감 후 공개된 2023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전년대비 47% 급감한 40억9000만달러로 예상치 41억5000만달러에도 못 미쳤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적자 전환해 4센트 손실을 기록했다. 역시 예상치(-0.01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어려운 업황을 고려해 내년 전체 직원(4만8000명)의 약 10%를 구조조정하고 보너스 및 자사주 매입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카니발(CCL, 8.48 ▲4.69%) 세계 1위 크루즈 업체 카니발 주가가 5% 가까이 올랐다. 카니발은 이날 2023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97% 급증한 38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예상치 39억1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다만 조정EPS는 85센트 손실로 88센트 손실을 예상했던 월가 전망보다 양호했다. 카니발은 높은 예약량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료 및 식료품 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가에선 카니발의 부채 부담 확대에도 주목하고 있다. ◇식스 플래그스(SIX, 23.38 ▲11.76%) 테마파크 및 워터파크를 운영하고 있는 식스 플래그스 주가가 12% 가까운 급등세를 기록했다. 식스 플래그스는 입장료 등 가격 인상에 따른 이용자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행동주의 헤지펀드 랜드&빌딩스 인베스트 매니지먼트가 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랜드&빌딩스는 식스 플래그스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해 매각 및 분사 등을 통해 부동산 자산의 수익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댑티드 바이오테크놀로지(ADPT, 8.05 ▲13.54%) 바이오테크 기업(면역 의학 플랫폼 개발사) 어댑티드 바이오테크놀로지 주가가 13.5% 급등세로 마감했다. 파이퍼샌들러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가도 종전 7.5달러에서 14달러로 대폭 올린 영향이다. 이날 종가와 비교해 74% 더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파이퍼샌들러는 어댑티드의 미세잔존질환(MRD) 테스트 사업의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재평가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MRD는 암 치료 후 남아 있는 암세포를 찾아내는 것으로 어댑티드의 MRD가 혈액암 세포와 정상세포 파악의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12.22 I 유재희 기자
'10년래 최악'…위약금 내고라도 딜 깬다는 M&A 시장
  • [마켓인]'10년래 최악'…위약금 내고라도 딜 깬다는 M&A 시장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최근 10년간 가장 좋지 않다. 어쩌면 20년 중에 가장 좋지 않나 싶다. IMF 외환위기 때가 절대적 생존의 문제였다면, 현재는 상대적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최근에 만난 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대표는 최근 자본시장 분위기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물론 2000년대 중반 시장에 휘몰아친 글로벌 금융위기때 보다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본 것이다. ◇ 최악의 한 해…위약금 내고라도 M&A 드롭M&A(인수합병)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PEF 업계 안팎에서 ‘최악의 한 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게 중론이다. 대내외 정세 악화로 경제 지표가 고꾸라진데다 반등 요소마저 뚜렷지 않아 일찌감치 올해 업무를 접었다는 곳이 대부분이다. 가팔라진 금리에 치러야 할 인수금융 이자 비용이 사실상 ‘더블’이 되면서 아예 인수 작업을 하지 말자는 분위기까지 퍼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협상을 진행 중이던 M&A를 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수백억원 규모 위약금을 고려하면서까지 계약이 결렬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예상 수준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과 인수금융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감안하면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A 시장이 이전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1조3000억원 규모로 인수를 진행 중이던 PI첨단소재(178920)다. 14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PI첨단소재는 지난 8일 “당사 최대주주인 매도인이 매수인으로부터 주식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통지를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PEF 운용사인 베어링PEA는 지난 6월 7일 글랜우드PE가 보유한 PI첨단소재 지분 54%를 1조2750억원에 거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당시 1주당 가격은 8만302원이었다.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 속에서도 조 단위 M&A가 체결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는 듯 했다. 삐걱대는 협상 테이블의 복선이었을까. 당초 양측은 지난 9월 30일 매각을 끝내기로 했다. 그러다 협상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해 오는 12월 30일까지 거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런데 2차 협상기한을 약 3주가량 앞두고 베어링PEA 측에서 글랜우드PE에 인수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시장에서도 갑작스레 전해진 소식에 깜짝 놀라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 결렬 전날까지만 해도 중국 기업결합신고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 무난하게 진행되나 싶었는데 갑자기 결렬 소식이 전해져 놀랍다”고 말했다. 매각 결렬을 둘러싼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지만, 가장 유력한 이유로는 인수계약 체결 이후 곤두박질친 주가가 꼽힌다. PI첨단소재는 14일 3만2100원에 장을 마쳤다. 인수 당시 주가와 비교하면 반년 새 주가가 60% 가까이 급락했다.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베팅했다지만, 괴리감이 커질 대로 커진 주가를 보며 인수 작업을 현행대로 마치는 것이 녹록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협상을 진행 중이던 M&A를 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수백억원 규모 위약금을 고려하면서까지 계약이 결렬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충북 진천군에 있는 PI첨단소재 공장(사진=PI첨단소재)◇ 이대로 떠안느니 수백억 내는 게 났다PI첨단소재 매각 결렬이 유독 관심을 끄는 부분은 베어링PEA가 위약금 지불을 감수하면서까지 협상 의지를 접었다는 데 있다. 업계에 따르면 베어링 PEA와 글랜우드PE는 500억원을 위약금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법적 공방 가능성이 있지만, 먼저 매각 결렬 의사를 알린 베어링PEA의 위약금 지불 이행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바꿔 말하면 500억원을 감수하고라도 해당 M&A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해당 금액은 어지간한 중형 규모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이 가능한 절대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 정도 위약금을 낼 수 있다는 것은 PEF 운용사 입장에서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PI첨단소재를 현 시점에 인수할 경우 입게 될 손실이 위약금보다 클 것이라는 내부 의견이 모였다고 봐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하루아침에 매각이 없던 일이 될 처지에 놓인 글랜우드PE도 정면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베어링PEA의 인수 계약 해제 통지가 계약상 무효라고 판단하고 베어링PEA 측에 계약 이행을 촉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본격화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M&A가 무위로 돌아간 사례는 PI첨단소재 말고도 △여의도 IFC 빌딩 △디오(039840) △메가스터디교육(215200) 등이 있다. 여의도 IFC 빌딩은 인수 양해각서 체결 뒤 원매자(미래에셋자산운용)가 매각 측(브룩필드 자산운용)에 지급한 2000억원의 이행 보증금 반환을 두고도 양측간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GS(078930)-칼라일 컨소시엄과 맺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결렬됐던 3D 구강스캐너 업체 메디트는 MBK파트너스를 새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각 M&A 사례마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최근의 시장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M&A 협상이 새 국면을 맞거나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사례는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인수금융 이자 비용이 두 배로 뛰면서 부담이 커진 상황이 진정될 기미가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펀딩 자체가 쪼그라든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내년 상반기가 올해보다 분위기가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며 “투자자들의 자금 출자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내년에도 사업 계획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까 고민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2022.12.15 I 김성훈 기자
LX인터내셔널, 한국유리공업 인수 확정...‘공정위, 조건부 승인’
  • LX인터내셔널, 한국유리공업 인수 확정...‘공정위, 조건부 승인’
  • [이데일리 박민 기자] LX인터내셔널(001120)은 12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한국유리공업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9개월 만에 한국유리공업 인수를 사실상 확정했다. 앞서 지난 3월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의 주식 100%를 5925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으로 코리아글라스홀딩스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한국유리공업은 1957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유리제조업체이다. 빌딩 및 주택의 창에 주로 쓰이는 판유리와 코팅유리를 주력 생산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 결과, LX인터내셔널과 한국유리공업의 기업결합은 국내 건축용 코팅 유리 시장에서 일부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건축용 코팅유리 시장에서 2, 3위 사업자가 결합 후 50% 이상 점유율로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공정위는 이에 따라 향후 3년간 국내에 판매하는 코팅 유리의 가격 인상률을 수입 투명 유리의 직전 4년간 연평균 국내 통관 가격 인상률 이하로 제한하는 조건 등으로 이번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LX인터내셔널은 이 같은 결정을 수용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기업결합에 대해 합리적인 검토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안다”며 “이번 조건부 승인 결정을 존중하며 관련 조치를 적극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LX인터내셔널은 미래 수익 기반 확보를 위해 친환경 소재, 물류센터 개발·운영 등 신규사업 및 투자 안건을 지속 발굴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지난해 생분해 플라스틱(PBAT) 합작법인에 투자하고, 올해 초 부산 친환경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 사업에 투자하는 등 신규 수익원 발굴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0월에 바이오매스(Biomass)를 연료로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포승그린파워’ 발전소인수를 완료하고 국내 친환경 발전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LX인터내셔널은 이번 한국유리공업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향후 다양한 소재 분야 시장 진입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2022.12.12 I 박민 기자
서울시, 올겨울 에너지 절약 특별대책…공공부문 15% 절감
  • 서울시, 올겨울 에너지 절약 특별대책…공공부문 15% 절감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시가 강도 높은 에너지절약 대책을 시행한다.서울시청 전경(사진=이데일리 DB)서울지역의 에너지소비량은 2016년도를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평균 대비 높은 에너지 소비량과 전력소비 증가를 보이고 있어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프랑스,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도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 등 관광명소의 야간조명을 조기 소등하고, 독일은 공공건물·체육관 등에 온수 사용을 금지하고 수영장 온도를 5℃ 하향한다. 스위스는 건물 난방·온수 온도를 제한하는 가스배급제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에너지 대책으로 우선 시청사와 산하·소속기관 등은 지난 3년간 동절기(12~3월) 에너지 사용량 대비 15%를 절감하는 강력한 에너지 절약대책을 추진한다.종이 없는 저탄소 사무실을 조성해 관행적으로 종이 문서를 활용하는 업무환경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시의 핵심정책인 ‘약자와의 동행’에 발맞추어, 시민·기업(단체)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조성된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 등을 활용해 한파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에너지 취약계층에 엘이디(LED) 조명·친환경보일러 설치, 난방용품 지원 및 기부 등 지원을 지속 확대한다.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에코마일리지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에너지를 절약에 따른 혜택을 늘리는 등 더욱 많은 시민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그간에는 가입 회원이 매년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해야 마일리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급기준 변경, 지급구간 세분화, 최저지급액 인상 등 제도를 대폭 개편하여 회원 수를 올해 243만명에서 2026년 350만명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공건물에는 에너지 사용내역을 모니터링하여 최적화된 건물에너지 관리방안을 제공하는 첨단 건물관리시스템(BEMS)을 도입한다. 내년 서울시 청사에 우선 도입 후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및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통해 저탄소 건물로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아울러 민간건물의 에너지 관리를 위해 ‘에너지 다소비 TOP100 건물’과 협력하고, 에너지 효율개선 시공비를 무이자로 융자해주는 건물에너지효율화사업(BRP)의 지원규모를 15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공공기관의 에너지절약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난방·온수 온도 낮추기, 불필요한 조명 소등하기 등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2022.12.11 I 김은비 기자
일주일 당긴 이마트 '크리스마스 완구 대전'…"할인 혜택 보다 길게"
  • 일주일 당긴 이마트 '크리스마스 완구 대전'…"할인 혜택 보다 길게"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이마트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8일부터 25일까지 18일간 인기 캐릭터 완구부터 블록 완구, 플레이모빌 등 다양한 완구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완구 대전’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고물가 속에서도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크리스마스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할인 폭을 늘리고 행사 시작을 예년 대비 일주일 앞당겨 기간을 늘렸다.이마트 성수점 완구 매대에서 크리스마스 완구 대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이마트)먼저 이마트는 완구 전품목을 행사카드로 7만원 이상 전액 구매 시 1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행사상품을 행사카드 결제 시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레고, 캐릭터 완구 등 인기 품목들의 경우 최대 50% 할인해 선보이며, 각종 사은품 증정 행사도 준비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레고 전품목을 10만원 이상 결제 시 ‘플래너&캘린더 세트’를 증정하며, 아바타 속편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이마트가 단독으로 판매하는 ‘레고 아바타 4종’을 ‘레고 스타트팩’과 동시 구매 시 5900원 상당의 스타트팩을 전액 할인 받을 수 있다. ‘레고 하우스보트’와 ‘토미카 액션 고속도로세트·마운틴 드라이브세트·더블액션 토미카 빌딩’, ‘매지컬파티’ 등은 50%, ‘레고 에리얼의바닷속 궁전’은 30% 할인해 판매한다. 행사카드 결제 시 이마트 단독 상품인 ‘플레이모빌 웨딩커플’과 ‘랜더스 구단버스 블록’을 5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으며, ‘헬로카봇 하이퍼캅스’도 7만원 할인해 선보인다. 이 밖에도 RC카 전품목 최대 30% 할인, 프라모델 최대 20% 할인 판매하며,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완구인 ‘알쏭달쏭 캐치티니핑’과 ‘포켓몬’ 완구들도 대거 내놓았다.이마트는 오는 15일부터 ‘디지털 게임 크리스마스 기프트행사’를 추가로 진행하며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 전품목 10% 할인 △타이틀 10만원 이상 행사카드 결제 시 5% 추가 할인 △스위치 본체(HAD) 행사카드 결제 시 2만원 할인 △PS5 본체 행사카드 결제 시 1만원 할인 등 다양한 디지털 게임 행사도 선보일 예정이다.이마트 최병호 완구 바이어는 “시간상 여유가 부족하거나 인기 완구 상품들의 경우 크리스마스에 가까워질수록 구매가 쉽지 않아 갈수록 일찌감치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행사 기간을 앞당겨 고객 편의를 늘렸다”며 “고물가 속에서도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선물들을 구매할 수 있도록 풍성한할인 행사를 기획한 만큼 많은 고객들이 찾아 따뜻한 연말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사무실 좁으면 창고 보관" 개인창고 '셀프스토리지' 뜬다
  • "집·사무실 좁으면 창고 보관" 개인창고 '셀프스토리지' 뜬다
  •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도시 공간이 협소해지고 공간 비용이 상승하면서 많은 기업과 소비자가 사무실과 가정에서 부족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창고(셀프스토리지) 시설로 눈을 돌리고 있다.존스랑라살(JLL)은 ‘셀프스토리지,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다’ 보고서에서 셀프스토리지가 단순히 창고의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주거 및 업무 공간의 확장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셀프스토리지 시장은 호주, 유럽,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삶의 일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성숙한 시장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신성장 분야다. 그러나 국내도 도시 집중화, 1인 가구 증가, 다양한 근무 형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및 취미 활동, 전자상거래 성장세 등 공간 환경 변화로 추가적인 수납공간을 필요로 하는 개인이 늘고 있다. 기업들도 쾌적한 업무환경을 위해 기업서류, 사무용품 등 보관 공간을 필요로 한다.인구의 도시 집중화로 주거 공간은 더욱 좁아지는 반면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및 주택 임대료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셀프스토리지는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기 쉽지 않거나, 주택 내 필요한 저장공간을 만들기 여의치 않은 경우에 비용 절감을 위한 대안이 되고 있다.JLL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국내에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시설을 보유한 셀프스토리지 지점이 200여개 있다.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52.0%, 31.9%를 차지한다. 다음으로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과 인천이 각각 8.8%와 4.9%로 집계됐다.셀프스토리지 업체들은 B2B(기업간)와 B2C(기업과 개인간) 마케팅을 모두 병행한다. 주요 보관 품목으로는 개인 물품 뿐만 아니라 기업 문서, 캠핑·낚시·스키·서핑 등 취미 용품, 전시 및 무대 장비, 미술품, 와인 등이 있다.셀프스토리지는 사용자의 접근 편리성이 주요 고려 요인이다. 현대식 대형 물류센터와는 달리 대부분 도심 내 있다. 도심 대로변이나 심지어 지하철 역사 내 있기도 하다.위치에 따라 셀프스토리지의 형태도 다양하다. 컨테이너나 팰릿(화물을 쌓는 틀이나 대)을 이용하는 셀프스토리지의 경우 경기도 나들목(IC) 혹은 분기점(JC)에 주로 들어선다. 반면 개인고객이 주로 이용하는 소규모 창고를 제공하는 지점은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용이한 도심에 있다.김명식 JLL 중소형 부동산 투자자문 본부장은 “셀프스토리지는 경기 불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한 분야”라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돼도 물건 보관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존재하기 때문에 셀프스토리지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셀프스토리지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다양한 규모의 창고를 선택할 수 있다. 최소 3만6000cm³부터 최대 3024만cm³까지의 공간으로 제공된다. 이러한 공간은 주로 우체국 5호 박스에 맞춰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셀프스토리지 업체는 해당 공간에 몇 개의 우체국 5호 박스가 들어갈 수 있는지 명시한다.월 임대료는 박스 개수, 창고 크기, 팰릿 수, 행거 수(의류의 경우), 컨테이너 크기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JLL 조사에 따르면 셀프스토리지 창고 부피와 월 명목임대료 중위 값은 각각 대략 280만cm³ 그리고 12만원 정도였다. 또 중위 바닥면적은 약 1만3000cm²(1.3m²) 수준이었다.셀프스토리지 업체는 주로 고급 주택단지 또는 고급 오피스 빌딩으로부터 많이 떨어지지 않은 중대형 집합건물 저층부나 단독형 창고 빌딩을 선호하고 있다. 화물차량이 진입 가능한 주차 시설은 필수 요건이다.JLL은 셀프스토리지 부동산 임대차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접근성 높은 도심에서 공간이 필요한 셀프스토리지 업체와 공간을 공급하는 건물주 간 필요한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연결해주는 역할이다. JLL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건물주들이 먼저 셀프스토리지 임차 유치를 요청하지 않지만, 먼저 제안할 경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주상복합 지하층, 도심의 노후된 오피스 빌딩 또는 상권 저층부, 신도시 인근 외곽지역의 오피스 근린생활시설 빌딩 저층부 등 공실로 인한 수익률 저하로 고민하는 건물주들에게 셀프스토리지는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본부장은 “고금리 및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타격을 받는 리테일 저층부에도 임대 공간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외국계 스토리지 업체들의 한국 진출과 더불어 신생 셀프스토리지 업체들이 생기면서 셀프스토리지가 공유 오피스처럼 기존 오피스 시장과 주거·인프라 시설을 보완하는 비즈니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2.12.05 I 김성수 기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 42만명 넘었다···최대 관심사는 역시 '부동산'
  •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 42만명 넘었다···최대 관심사는 역시 '부동산'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한국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 수가 42만명을 넘어섰다. 한국부자가 보유한 금융자산은 2883조원으로, 국내 가계 보유 총 금융자산의 58.5%에 해당했다. 부의 원천은 사업소득이 가장 많았다. 이들 10명 중 4명은 지난 1년간 거주용 부동산 투자에서 큰 수익을 냈다. 향후 단기 투자로는 예적금을, 중장기로는 여전히 부동산을 꼽았다. ◇ 부자 수 1년 만에 8% 증가…총 금융자산 2883조 (자료=KB금융그룹)4일 KB금융그룹은 한국 부자의 현황과 자산운용 방법 등을 분석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자산가 400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조사를 벌인 결과다.2020년 39만3000명이던 한국의 부자 수는 지난해 42만4000명으로 1년 만에 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0.06%포인트(p) 상승한 0.82%를 기록했다. 부자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70.3%가 집중됐다. 이어 부산(6.8%), 대구(4.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선 서초·강남·송파로 묶어 불리는 ‘강남 3구’ 지역에 한국 부자의 45.3%가 집중됐다. 지난 1년간 이 지역의 부자는 5100명이 늘었다. 강북과 강남 3구를 제외한 강남 지역에 각각 34.0%, 20.7%가 살고 있었다.지난 1년간 지역별 ‘부의 지도’가 빠르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부 집중도는 ‘서울’과 ‘광주’가 높았으나, 2021년은 ‘서울’ 그리고 ‘세종시’의 부 집중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전년 대비 부집중도 지수가 가장 크게 상승한 지역이기도 하다. 부집중도 지수는 광역시도 부자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총액 비중을 부자 수 비중으로 나눈 수치로, 이 지수가 1을 넘으면 해당 지역은 부의 집중도가 높고 고자산가 비중이 크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지난해 부 집중도가 1을 초과한 곳은 서울·세종시가 유일했다.한국 부자의 금융자산은 전년 대비 10.1% 증가한 2883조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자산의 규모는 2361조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4.7% 증가했다. 2019년 말 대비 2020년 말에 18.6% 증가한 데 이어 2년 연속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시중 유동성이 급격하게 증가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자산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부자들, ‘주식·보험’ 줄이고 ‘현금·예금’ 늘리고 (자료=KB금융그룹)올해 부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꿨다. 자산별로 살펴보면 ‘거주용 부동산’ 비중이 27.5%로 가장 컸고 이어 유동성 금융자산(14.2%), 빌딩·상가(10.8%), 거주용 외 주택(10.8%), 예적금(9.5%), 주식·리츠·ETF(7.9%) 순이었다. 다만 부자들은 대내외 경제 환경 변동에 발 빠르게 대응해, 거주용 부동산을 비롯한 주식·리츠·ETF, 보험의 자산 비중을 줄였다. 반면 올해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과 예적금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1.6%포인트, 1.4%포인트 늘렸다.부자들은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공격지향적 투자 성향을 보였다. 불확실한 시장에서도 기회를 잡고자 하는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자산 30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3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 중 공격지향형을 나타내는 비중은 27.8%로, 30억원 미만 부자의 19.3% 대비 높게 나타났다.올해 부자들은 금융투자에서 수익보다는 손실을 경험한 경우가 많았다. 올해 ‘수익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17.0%로 전년(42.0%)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투자상품별로 살펴보면 수익을 경험한 부자가 많은 금융상품은 채권, 보험이고, 손실을 경험한 사례가 많은 상품은 주식과 펀드였다.국내 투자 필승 공식으로 꼽히는 부동산은 부자들에게도 좋은 투자처 역할을 했다. 올해 ‘거주용 부동산’ 투자에서 수익을 경험한 부자는 42.5%로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한 반면 손실을 경험한 부자는 1.5%에 그쳤다. 거주용 부동산뿐만 아니라 ‘거주용 외 부동산’ 투자에서도 수익을 경험한 경우가 아닌 경우보다 더 많았다.부자들은 미래 투자 위험요인으로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부동산 규제’ 등을 꼽았다. 투자 환경변화를 주시하고 있는 부자들은 이런 위험요인들이 예상되는 만큼, 단기 투자처로 ‘예적금’을 지목했다. 향후 1년간 단기 투자로 예적금을 늘리겠다는 응답은 29.0%로, 전년 대비 16.2%포인트 늘었다. 3년 이후 중장기 투자로는 부동산 분야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거주용 외 주택(43.0%)이 가장 많았고 이어 거주용 부동산(39.5%), 빌딩·상가(38.0%), 토지·임야(35.8%), 주식(31.0%)의 순이었다. 인터뷰에 참여한 A씨는 “현금을 쌓아 급매물이나 경매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42만4000명에 이르는 한국 부자가 부(富)를 이룰 수 있었던 가장 주된 원천으로 생각하는 것은 사업소득(48.5%)이었다. 그 외엔 부동산투자(25.3%), 상속·증여(15.8%), 근로소득(11.0%), 금융투자(10.5%)이 있었다. 부자들은 부의 원천이자 성장의 기초인 ‘종잣돈’으로 최소 8억원 정도를 생각했으며, 총자산 100억원 이상을 가져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었다.
2022.12.04 I 유은실 기자
9월말 산업대출 56.6조 증가…"대출태도 강화에 3분기만에 증가폭 꺾여"
  • 9월말 산업대출 56.6조 증가…"대출태도 강화에 3분기만에 증가폭 꺾여"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 3분기 전체 산업대출금 잔액이 1770조원 가량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전분기 대비 증가폭 자체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확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發) 단기 금융시장 자금경색 등으로 대출기관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를 강화했고 그동안 기업들이 받아둔 대출이 많았던 기저효과도 동시에 작용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들 모습. (사진=연합뉴스)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산업대출금 잔액은 지난 9월말 기준 1769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6조6000억원(3.3%) 증가해 2분기(68조4000억원, 4.2%)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39조원(15.6%) 가량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줄어든 것이다. 전체 산업대출금 전분기 대비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만이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그간 예금은행과 비은행 취급기관은 가계대출에 비해 규제가 덜한 기업대출을 확대했지만 3분기 들어선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에 대한 대출 대도를 강화했다”면서 “그간 기업들이 대출을 많이 받은 기저효과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폭이 줄었다. 제조업 대출은 3분기 10조6000억원(2.5%) 증가해 2분기(10조9000억원, 2.5%)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및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영향으로 운전자금 증가폭이 커졌으나, 글로벌 경기 위축의 여파로 시설자금 대출이 둔화된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은 2분기말 1293원에서 3분기말 1434원으로 상승했다. 서비스업은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액이 2분기 48조1000억원(4.5%)에서 3분기 38조8000억원(3.5%)로 크게 둔화됐다. 서비스업 대출 현환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부동산 대출은 업황 부진, 레고랜드 사태 등에 의한 부동산 PF 리스크 부각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위축되면서 3분기 동안 9조7000억원 증가에 그쳐 2분기(13조4000억원)대비 증가액이 줄었다. 도·소매업 역시 자동차·부품판매업 등의 업황 개선에 대출로 자금을 확보해야 할 동인이 줄면서 3분기 8조9000억원에 그쳐 2분기(11조7000억원)대비 대출 증가폭이 줄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소상공인 코로나19 관련 지원 자금이 줄어드는 등의 영향, 인건비 상승 등에 유동성 확보 수요가 늘면서 3분기 동안 3조원 증가해 2분기(2조3000억원) 증가폭을 웃돌았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은 36조6000억원 증가한 105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증가폭은 2분기(44조원)에 비해 감소했으나 역대 5번째로 큰 규모다. 박창현 팀장은 “제조업 운전자금 수요는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등에 이어졌지만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의 운전자금은 증가폭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시설자금도 부동산업 업황 부진 등의 여파에 전분기 대비 대출 증가폭이 2분기 24조4000억원에서 20조원으로 소폭 줄었다. 부동산업의 운전자금, 시설자금 대출 증가폭은 3분기 각각 3조원, 6조7000억원으로 2분기(4조6000억원, 8조8000억원)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액은 전분기 대비 각각 32조4000억원(2.7%), 24조2000억원(4.8%) 증가했다. 예금은행,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모두 기업 대출 태도를 강화한 영향으로 2분기 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예금은행의 대출태도 지수는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3분기 -6, -3으로 2분기 3, 6에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마이너스로 갈수록 태출태도가 강화됐다는 의미다. 상호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 대출태도지수도 -39, -38로 마이너스폭이 2분기 대비 더 커졌다. 예금은행 대출금 중 법인기업 대출 증가폭은 26조5000억원으로 2분기 30조원대 비해 줄었는데, 이는 전기·가스업,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축소된 것이다. 반면 개인사업자 등 비법인기업 대출 증가폭은 5조90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4000억원 가량 더 늘었는데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소폭 증가한 영향이다. 3분기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359조5000억원이며 이중 예금은행 대출금은 223조4000억원이다. 예금은행내에서 법인기업 대출금이 106조1000억원(47.5%), 개인사업자 등 비법인기업이 117조3000억원(52.5%)을 기록했다.
2022.12.02 I 이윤화 기자
금리인상·경기침체에 상가거래도 '꽁꽁'
  • 금리인상·경기침체에 상가거래도 '꽁꽁'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에 부동산 상가 시장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 해제로 상권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물가상승 영향과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심리와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부동산 상가 거래도 한파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 매매가 대비 대출 비중을 낮춰 금리 인상 부담을 줄이고 면밀한 상권분석을 통해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서울 상가 공실에 임대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28일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에 따르면 전국 3분기 소규모상가 공실률은 6.8%로 1분기 6.4%, 2분기 6.6%를 뛰어넘어 공실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준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13.1%로 전분기와 같았다. 중대형 상가는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위락시설 등이 모여 있는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 초과인 일반건축물이며 그 이하는 소규모 상가에 속한다. 임대가격지수도 중대형 상가는 2분기 대비 0.04%, 소규모 상가는 0.08%, 집합상가는 0.06% 각각 하락했다. 3개월간 부동산 보유에 따른 투자 성과를 나타내는 투자수익률은 3분기 재산세 납부와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전분기보다 떨어졌다. 중대형 상가는 전분기 1.85%에서 1.32%로, 소규모 상가는 1.43%에서 1.20%로, 집합 상가는 1.54%에서 1.39%로 각각 하락했다.거래 역시 쪼그라들었다.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상가(연면적 100㎡ 초과 3000㎡ 이하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건수는 총 13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88건)에 비해 39.4% 줄었다. 서울 꼬마빌딩 거래량은 2019년 2036건, 2020년 2599건, 2021년 2940건으로 매년 늘었지만 금리가 대폭 뛰면서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상권 양극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불황일수록 상권 양극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며 “당장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라고 하더라도 상권 형성이 되지 않은 곳은 수익률이 떨어지고 공실 위험이 커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2.11.29 I 신수정 기자
SK온-에코프로-GEM, 인니에 ‘니켈 중간재 공장’ 짓는다
  • SK온-에코프로-GEM, 인니에 ‘니켈 중간재 공장’ 짓는다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SK온이 국내·외 주요 배터리(이차전지) 소재 기업들과 니켈 공급망을 강화한다. SK온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배터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 거린메이(GEM·Green Eco Manufacture)와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열린 협약식엔 박상욱 에코프로 부사장, 지앙 미아오 GEM 부총경리, 신영기 SK온 구매 담당 등이 참석했다. 신영기(앞줄 가운데) SK온 구매 담당, 박상욱(앞줄 오른쪽) 에코프로 부사장, 지앙 미아오(앞줄 왼쪽) GEM 부총경리 등 3사 관계자들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온)3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니켈 및 코발트 수산화혼합물’(MHP·Ni Mixed Hydroxide Precipitate) 생산공장을 짓고, 오는 2024년 3분기부터 연간 순수 니켈 3만톤(t)에 해당하는 MHP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약 43기가와트시(GWh), 전기차 기준으론 약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3사는 앞으로 니켈뿐 아니라 전구체 등 원소재 부문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3사는 앞으로 같은 주 행자야 광산에서 니켈 산화광도 확보할 계획이다. 니켈 산화광은 노천에서 채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굴 비용 등이 저렴하고 부산물로 코발트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사는 니켈 산화광을 원료로 MHP를 만들고자 고압산침출(HPAL·High Pressure Acid Leaching) 제련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HPAL 공정은 높은 온도와 압력 아래 니켈 원광으로부터 황산에 반응하는 금속을 침출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더욱 순도 높은 니켈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이미 MHP 생산 경험이 있는 GEM에서 이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3사가 생산할 니켈 중간재 MHP는 배터리용 전구체 생산에 사용되는 황산니켈의 주요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MHP는 다른 중간재들보다 안정성이 높은데다 상대적으로 가격까지 저렴해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황산니켈 생산 원료 중 MHP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4%에서 2030년 42%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3사는 이번에 확보한 MHP를 토대로 한국에서 황산니켈·전구체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SK온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황산니켈을 조달해 미국에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투입한다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요건 충족도 기대할 수 있다.니켈은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리튬, 코발트와 함께 가장 주요한 원소재로 꼽힌다. 니켈 비중이 높을수록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높아지기 때문에 배터리 업계에선 배터리 성능을 높이기 위해 양극재에 들어가는 니켈 비중을 점차 높이는 추세다.대표적으로 SK온의 NCM9 하이니켈 배터리는 니켈 비중이 약 90%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니켈 수요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하면서 글로벌 니켈 중 배터리 제조용 사용 비중은 2019년 4%에서 2021년 13%까지 늘어났다.배터리업계에선 니켈 등 배터리 원소재 수요가 늘면서 가격 변동성이 커진 만큼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 니켈 가격은 1t당 4만2995달러(3월 7일 기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신영기 SK온 구매 담당은 “3사 간 협력은 글로벌 니켈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SK온은 다양한 소재 기업들과 협력해 원소재 공급망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박상욱 에코프로 부사장은 “글로벌 니켈의 수급이 중장기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SK온, GEM과 함께 긴밀히 논의해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며 “3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체결한 협약이기 때문에 더욱 뜻깊다”고 강조했다. 한편 SK온은 그동안 리튬·코발트와 같은 배터리 핵심 원소재 공급망을 강화해왔다. 이달 글로벌 선도 리튬기업 칠레 SQM과 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5년 동안 총 5만7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지난달엔 호주 레이크 리소스에 지분 10%를 투자하고, 2024년 4분기부터 10년에 걸쳐 리튬 23만t을 공급받는 중장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온은 이 밖에도 호주 글로벌 리튬, 스위스 글렌코어, 포스코홀딩스 등 다양한 기업들과 원소재 협력을 맺고 있다.
2022.11.25 I 박순엽 기자
 ‘방역 최적화’라 쓰고 ‘봉쇄’라 읽는 中코로나 정책
  • [르포] ‘방역 최적화’라 쓰고 ‘봉쇄’라 읽는 中코로나 정책
  •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물건 출하가 안 됩니다. 도착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겠습니다.”24일 베이징시 차오양구 왕징 8차선 도로가 한산한 모습이다.전날 주문한 식재료가 약속한 시간을 한참 지나도 오지 않아 배달 기사에게 문의하자 기자가 받은 답변이다. 중국에는 식재료부터 약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빠르게 주문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 중국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매장 허마셴셩(盒馬鮮生)은 매장 인근 3㎞까지 30분 내 배송도 가능하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한국 등과 비교하면 배송비도 상당히 저렴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파트 단지가 배달 오토바이와 택배 차량으로 가득 찬다.한국 교민을 포함해 350만 주민이 사는 베이징시 차오양구(區)에선 이 같은 풍경을 최근 볼 수 없게 됐다. ‘유령 도시’에 더 가깝다. 한산한 도로엔 빈 버스가 오가고, 상가는 불이 꺼져 있거나 배달 기사만 드나든다. 행인보다 흰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 요원 ‘따바이’(大白)가 더 눈에 띈다. 차오양구를 중심으로 지난주 베이징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자 지난 22일부터 봉쇄에 돌입한 탓이다.베이징시 차오양구 왕징에 위치한 다수 은행, 편의점, 통신사 등이 ‘전염병 예방과 통제를 위해 영업을 일시 중단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문을 닫았다.중국 방역 당국은 ‘정밀·과학 방역’을 앞세워 최근 20가지 최적화 조치를 내놨지만, 현실은 모순 가득한 ‘전면 봉쇄’다. 당국은 외출 자제를 촉구하며 온라인 주문을 막지 않았지만 성공이 쉽지 않다. 음식 배달은 가능하다고 하지만 당국 요구로 대다수 식당이 문을 닫았다. 식료품 배송을 허용했지만 일부 마트는 당국 조치에 영업을 중단했고, 배달 기사 구하기가 어려워 사실상 마비 상태다. 소매점이나 밀폐 유흥업소가 아닌 은행이나 병원 등은 영업을 중단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입점한 사무용 빌딩에서 전체 인원의 5%만 출근을 권고해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다. 중국에 갓 도착해 베이징 생활 기반이 없는 이들은 막막함이 더 크다. 한국계 은행 앞에서 마주친 한국인 이모씨는 “이달 베이징으로 입국해 시설격리를 최근 마쳤다”면서 “하루빨리 휴대전화를 개통해야 하는데 문을 연 통신사가 거의 없어 찾느라 고생했다”고 토로했다. 현재 베이징에선 거주 아파트 출입은 물론 공공장소 어디든 스마트폰을 통해 ‘건강 QR코드’로 48시간 이내 코로나19 PCR 음성 증명을 하기 때문에 현지 휴대폰 개통이 필수다. 시설에 따라 24시간 이내 음성 증명을 요구해 매일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검사소 운영 여부는 사전 안내 없이 수시로 바뀐다. 공식적인 이동 통제는 아니지만 “돌아다닐 생각 마라”는 의미다.베이징시 차오양구 한 아파트 단지 출입구.물론 예전처럼 확진자 발생 시 아파트 단지 전체를 봉쇄하지 않는다. 확진자가 사는 특정 동만 폐쇄하지만 확산세가 거센 요즘은 임시 봉쇄가 빈번하다. 통상 중국의 핵산(PCR) 검사는 10명 단위로 이뤄진다. 검사소에선 10명의 검체를 면봉으로 각각 추출한 후 하나의 검사 용기에 한꺼번에 담아 동시에 검사를 한다. 모두 음성이란 전제 아래 빠르고 편리한 검사 방식이지만 양성이 나오면 실질적으로 음성인 사람도 ‘잠정적 확진자’ 취급을 받는다. 이때 확진자를 찾기 위한 개별 검사가 이뤄지는데, ‘범인’이 나올 때까지 10명이 속한 주택 단지가 모두 봉쇄된다. 최종 음성 판정을 받으면 봉쇄가 풀리지만, 그때가 언제인지 누구도 알 수 없다. 확진자가 나오면 외출 금지 등 5일간 봉쇄가 시작된다. 추가 확진자라도 나오면 봉쇄는 계속 연장된다. 이러다 보니 잠깐 외출했다 귀가하는 길 아파트 입구에 모인 방역 요원을 발견하고, 그렇게 ‘마지막 외출’이 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베이징에선 하루 1000명이 넘는 확진자 수가 나오는 요즘 “눈 뜨면 봉쇄”라는 말이 나온다. 23일 저녁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에 위치한 한 슈퍼마켓에 주민들이 몰렸다.이틀 동안 앱으로 식료품을 조달하려다 실패한 기자도 결국 ‘마트런’에 동참했다. 23일 오후 중국 메신저 위챗을 중심으로 한국인이 밀집한 왕징 대다수 지역이 봉쇄되고 배달도 금지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온라인 주문을 모두 취소하고 집 앞 쇼핑몰 지하 슈퍼마켓으로 달려갔다. 한산해서 즐겨 찾던 슈퍼마켓은 평소와 달리 주민들로 빼곡했다. 물건을 담을 카트부터 동나더니 일부 인기 품목은 이미 품절됐다. 채소·과일 가격 측정을 위한 줄만 끝없이 이어졌다. 사재기는 남일로 여기던 기자도 정신없이 장구바구니에 물건들을 쓸어담았다. 설탕 대신 소금을 사온 것도 영수증을 보고 알았다. 이날 저녁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취지로 베이징 291곳을 임시 통제 구역으로 설정하고 3일간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교민 커뮤니티에선 임시 봉쇄라더니 한밤중 아파트 출입구를 막는 울타리 공사가 시작됐다면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보다 더 심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기자가 사는 아파트는 다행히 통제구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오늘’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이다.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오늘날 중국 방역 정책이기 때문이다.한편 2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일 중국 본토 확진자 수가 무증상자 2만7517명을 포함해 3만1444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일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는 처음으로 3만명대를 넘어섰으며, 지난 4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도 돌파했다. 해외 유입 212명을 더하면 신규 확진자는 3만1656명으로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광둥성 9296명, 충칭시 7846명, 베이징시 1648명 순으로 확진자가 보고됐다.
2022.11.24 I 김윤지 기자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