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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늘한 동굴 속에선 와인도 천천히 익어간다
  • [폭염탈출③] 싸늘한 동굴 속에선 와인도 천천히 익어간다
  • 머루에 대한 정보가 있는 안내문[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우리나라도 와인 생산국이다. 야생 포도인 머루와 오미자, 오디 등을 이용해 특별한 와인을 만든다. 무주 농가에서 국내 머루 생산량의 약 60%를 재배하고, 머루 농가와 머루와인 업체가 협력해 맛깔스러운 와인을 빚는다. 머루와인은 적상산 중턱(450m)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에서 만난다. 더위를 피하고 머루와인도 맛볼 수 있어 여름철 여행지로 제격이다. 머루와인과 사과와인 6종을 무료로 시음하는데, 조금씩 다른 맛이 오묘하다. 동굴에 오래 있으면 몸이 으슬으슬하다. 이때 머루와인 족욕을 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피로가 스르르 풀린다.무주 남쪽을 지키는 적상산. 오른쪽으로 첩첩 산이 펼쳐진다.◇한국 100대 명산이 품은 동굴통영대전고속도로를 타고 금산을 지나면 앞쪽으로 웅장한 산이 나타난다. 무주가 가까웠다는 걸 알리는 적상산이다. 무주의 수호산인 적상산은 사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험악하게 보인다. 붉은색 바위 지대가 마치 산이 붉은 치마를 입은 것 같다고 적상(赤裳)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한국 100대 명산에 든다. 적상산 중턱에 무주머루와인동굴이 자리한다.무주 시내에 들어와 적상산 품에 난 도로를 따라 10분쯤 구불구불 오르면 무주머루와인동굴 주차장에 닿는다. 여기에 동굴이 생긴 건 무주양수발전소를 만들면서 터널을 뚫었기 때문이다. 작업용 터널이 2007년에 무주머루와인동굴로 새롭게 태어났다. 동굴 길이가 총 579m인데 그중 290m를 사용하고 있다. 무주머루와인동굴 입장료는 2000원(시음장 무료 이용·음료 1잔 포함, 와인 족욕 별도),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이다(월요일·명절 당일 휴관, 성수기는 월요일 정상 운영).적상산 중턱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동굴 입구에 입을 크게 벌리고 선 머루 장승 부부의 표정이 해학적이다. 장승 뒤에 도깨비처럼 생긴 머루 정령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데, 여기가 동굴 입구다. 동굴에 들어서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바람은 차가워지고 슬슬 땀이 식는다. 동굴 안 평균온도는 13~14℃. 여름철 밖의 기온이 대개 30℃가 넘으니 무려 15℃ 이상 낮은 셈이다.동굴에서는 먼저 머루에 관한 안내문을 만난다. 야생 포도인 머루는 포도보다 맛과 향이 진해 와인을 빚기에 적합하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홋카이도(北海道)산 와인도 머루로 만든다고 한다. 무주는 국내 최대 머루 산지로, 머루 농가 110여 가구와 5개 머루와인 업체가 손잡고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벽에 붙은 안내문을 읽어보면 ‘왜 머루로 와인을 만들까?’라는 궁금증이 가시고, ‘맛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입맛을 다시게 된다.동화 속 세상처럼 알록달록 꾸민 무주머루와인동굴 내부◇폭염에도 몸이 으슬으슬이후는 동화 속 세상처럼 아기자기하다. 머루 줄기와 열매를 색색의 조명으로 치장한 포토 존이 나오고, 그리스신화 주인공이 와인을 따르는 재미난 트릭 아트, 화려한 빛 터널 등이 이어진다. 와인 병 모양 조형물에는 “우리는 흔히 와인 하면 외국산 수입 와인만을 떠올립니다. 그들에 비해 땅도 작고, 인구도 적지만 그들과 어깨를 견주어 우리의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길 때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Made in Korea가 되지 않을까요? 이제부터 무주머루와인이 만들어갑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우리 와인을 만드는 당당함이 느껴져서 좋다. 와인 선진국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이런 동굴이 있었다면 와인 명소가 됐을 것이다.이윽고 시음장에 도착하자 직원이 반기며 시음을 권한다. 현재 시판되는 머루와인은 덕유양조의 ‘무주구천동머루와인(MEORUWINE)’, 무주군산림조합의 ‘루시올뱅(LUCIOLE VIN)’, 샤또무주의 ‘샤또무주(CHATEAU MUJU)’, 산들벗의 ‘마지끄무주(MAGIQUE MUJU)’, 칠연양조의 ‘붉은진주(RED PEARL)’ 등이다. 반딧불사과와인영농법인의 사과와인 ‘애플린(Apple lean)’도 있다.시음장에서는 5가지 머루와인과 사과와인을 맛볼 수 있다. 먼저 직원이 권한 루시올뱅을 마셨다. 첫맛은 신맛이 강하고 뒷맛이 살짝 달콤했다. 무주구천동머루와인은 신맛과 단맛이 조화로웠다. 사또무주는 달콤한 맛이 느껴졌다. 나머지 와인도 제각각 맛이 달랐다. 전체적으로 와인 맛이 생각보다 훌륭했다. 괜찮은 머루와인이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게 놀라웠다. 시음장 직원에게 “어느 와인이 가장 반응이 좋은가요?” 하고 물어보니, 입맛이 각양각색이라 특정 와인이 몰표를 받진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시음장에서 맛을 비교해보고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고른다. 여기서 구입하면 할인 혜택도 있다.시음장 옆에 족욕장이 보인다. 동굴에 오래 있으면 몸이 으슬으슬하게 마련이다. 이런 때 족욕이 제격. 뜨거운 물에 머루와인을 넣자 좋은 향기가 솔솔 올라온다. 발을 담그니 몸이 스르르 풀리면서 조금씩 따뜻해진다. 여독이 한 방에 풀리는 기분이다(이용료 3000원).덕유산의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안렴대◇전망대, 안국사, 무주문화원 등 볼거리도 가득머루와인 족욕까지 마쳤다면 동굴에서 나와 적상산의 명소를 둘러보자. 동굴 앞에서 산정으로 이어진 도로는 한동안 갈지자를 그리고, 적상터널을 통과하면 느닷없이 호수가 나타난다. 무주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인 적상호다. 무주양수발전소는 상부 저수지에서 산 아래 하부 저수지로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한다.적상호 북쪽 끝자락에 적상산전망대가 있다. 거대한 굴뚝처럼 생긴 전망대는 무주양수발전소의 발전설비인 조압수조다. 발전기가 갑자기 멈췄을 때 수로 압력이 급상승하는 걸 완화해주는 설비라고 한다. 건물 3~4층 높이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시야가 넓게 열린다. 전망대를 한 바퀴 돌면서 무주의 산하를 감상할 수 있다. 북쪽으로 산이 첩첩 둘러싸인 가운데 무주 시내가 자리 잡았고, 남쪽으로는 무주덕유산리조트 스키장이 보인다.안렴대로 가는 숲길이 호젓하다.적상산전망대가 무주양수발전소 덕분에 생긴 인공 전망대라면, 적상산 8부 능선에 자리한 안렴대는 천혜의 전망대다. 안국사주차장에 도착하면 ‘안렴대 500m’ 안내판이 있다. 호젓한 숲길을 따라 10분쯤 가면 마당바위 같은 너른 바위 지대인 안렴대가 나타난다. 바위 아래는 천길만길 벼랑이다. 《한국지명총람》에 따르면, 고려 말 거란이 침입했을 때 삼도 안렴사가 이곳 바위 아래 굴에 숨어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안렴대의 자랑은 장쾌한 조망이다. 남쪽으로 향적봉에서 남덕유산까지 이어지는 덕유산 주 능선이 장쾌하고, 맑은 날에는 서쪽으로 진안 마이산이 보인다.안렴대에서 되돌아오면 안국사 경내로 들어선다. 안국사는 1277년(고려 충렬왕 3) 월인이 창건했다는 설과 조선 태조 때 무학대사가 적상산성을 쌓고 절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는 승병이 주둔했다고 한다. 1995년 적상산에 무주양수발전소가 생기자, 안국사가 자리한 지역이 수몰 지구로 편입되어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천불전에 들어서니 제각각 다르고 또 비슷한 부처의 미소가 재미있다.적상산에서 내려와 무주 시내의 무주문화원으로 간다. 건물 3층에 김환태문학관과 최북미술관이 있다. 김환태문학관에 들어서자 나비 무리 그림 가운데 이어령 평론가가 쓴 ‘김환태의 문학 정신’이란 글이 있다. 나비 그림은 김환태가 쓴 글의 유명한 구절 “나는 상징의 화원에 노는 한 마리 나비이고자 한다”에서 따온 것이다. 김환태는 일제강점기에 순수문학의 이론 체계를 정립한 무주 출신 문학평론가다. 1943년 귀향해서 이듬해 세상을 뜰 때까지 무주에 살았다. 최북미술관은 무주 출신 화가 최북을 기리는 미술관이다. ‘조어도’ ‘풍설야귀인도’ 등 대표작을 관람하고, 조선 후기 회화의 흐름도 살펴볼 수 있다. 무주가 낳은 문화 예술인과 만나며 여행을 마무리한다.안국사 천불전. 부처의 미소가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여행메모△여행코스= 무주머루와인동굴→적상산전망대→안렴대→안국사→적상산사고→김환태문학관&최북미술관→무주반디랜드→태권도원△가는길= 통영대전고속도로 무주 IC→무주로→싸리재터널→괴목로→산성로→무주머루와인동굴△먹을곳= 매운탕·어죽은 단천로의 금강식당과 내도로의 섬마을, 산채정식은 구천동로의 별미가든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적상산사고, 무주반디랜드, 태권도원 등
2019.08.03 I 강경록 기자
 ⑦ 날것 그대로의 풍경,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 [등짐쟁이 기파리의 유랑] ⑦ 날것 그대로의 풍경,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걸음 두 번 째날, 아침이 되자 전날의 피로가 몰려왔다. 서울에서 첫 기차를 타고 포항까지 내려온 데다 버스까지 타고 이동해 걸었으니 피곤할 만도 했다. 전날 걸은 거리가 겨우 13km 남짓. 길 위에 서면 늘 그렇지만 속도전보다 느긋한 걸음을 하는 스타일이라 마음의 여유는 있되, 시간적 여유는 없는 편이다. 등짐을 짊어지고 걸으면 하루 저녁 머무는 곳이 자유로울 것 같지만 이즈음은 야영객들을 보는 시선들이 곱지 않아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아마도 머물렀다 간 자리가 쓰레기 홍수가 나듯 흔적이 남아서 그럴 터이다.목표했던 흥환간이해수욕장에 도착하니 텐트를 칠 곳이 마땅치 않았다. 한 동이면 어찌어찌 해보겠지만 알파인 텐트 네 동을 치는 건 무리이다 싶어 기억해 두었던 폐교를 찾아갔다. 폐교는 시즌 중에 캠핑장으로 이용되는 사유지로 이즈음은 영업하지 않았다. 점방에 들러 물건을 사면서 폐교 관리하시는 분을 수소문하니 마침 점방 사장님이신 당신이 그곳의 관리자란다. 저간의 사정을 말씀드리며 폐교 운동장에서의 야영 여부를 부탁드리니 동네 형님이시라는 주인과 통화 후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야영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바닷가 습기로 인해 축축한 아침을 맞이하며 야영 장비들을 배낭에 쑤셔 넣었다. 어제 마지막으로 걸었던 바닷길로 다시 내려섰다. 어제부터 걷고 있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포항의 청림종합운동장부터 시작해 호미반도의 해안선을 따라 호미곶 해맞이 광장까지 걷는 25km의 해안길로 동해안을 따라 걷는 해파랑길 13, 14구간과 이어진다. 빨리 걷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다 걸어낼 수 있는 길이지만 해파랑길까지 더 포함시켜 걷는 계획이니 하루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임은 틀림없다.장군바위를 지나면서부터 해안에는 모감주나무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곳 해안가 사면에 자라는 모감주나무 군락지는 우리나라에서 최대의 크기이며, 천연기념물 제371호로 지정된 곳이다. 나무 전체가 노랗게 물든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의 노란 꽃이 피지만 아직 꽃을 보기에는 시기가 일렀다. 바다는 잔잔했고, 바람도 없었다. 다만 미세먼지가 심해 이곳의 맑은 하늘과 바다를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게 아쉬웠다. 트래킹을 하는 일정 내내 비가 온다는 기상청 예보에 비가 내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데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스러울 수가 없다.이곳의 바다는 걸음을 딛는 곳마다 풍경이 다르다. 어느 바다는 제주도의 물빛을, 어느 바다는 울릉도의 바다를, 또 어느 바다에서는 정동진 바다부채길을 만난다.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덕분에 걷는 이들도 적어 이 길을 전세 내듯 걸을 수 있으니 이것 또한 이 길의 매력이었다.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는 한반도를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보며 백두산은 호랑이 머리 중의 코, 호미반도는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천하명당이라고 했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는 호미곶을 일곱 번이나 답사를 한 뒤 이곳을 이 땅의 최동단으로 정했을 정도이니 이곳의 풍경을 감히 글로 써내려 갈 수 있을까.소박한 어촌 마을과 바닷가를 오가며 걷는 길은 내내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걷느라 멀미를 느끼고 지루할 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생전 처음 보는 바닷가 기암절벽을 만나면 ‘우와~’ 소리가 저절로 났고, 익숙한 풍경의 바다를 만나면 이제껏 다녀온 길들을 비교하며 서로 얘기하기 바빴다.바다 절벽은 해국 천지다. 겨우내 줄기가 얼어붙고 말랐지만 뿌리는 절벽에 착 붙어 그 생명력을 이어내며 보랏빛 꽃을 피워내는 시절을 기다리는 중이다. 보리수나무는 또 어떠한가. 척박한 바다 절벽에 뻣뻣하기 이를 데 없이 덩굴처럼 얼기설기 자라면서 아직 희끗희끗한 보리수가 한 움큼씩 열려 붉으스름 하게 익으면 나올 그 떨떠름한 맛을 생각하니 입안에 침이 고이며 목구멍으로 저절로 꼴깍 넘어갔다.해를 등지고 걷는 걸음은 내내 눈을 찌푸리지 않아 좋았고, 잔잔한 바닷가 해안은 갈매기가 주인이 되기도 했고, 미역을 따는 어부가 주인이 되기도 했다. 바람이 없으니 파도가 넘실대지 않아 바닷가 해안길을 걷기에는 최적이었다. 호수 같은 바다. 우리가 보고 있는 풍경이 그러했다. 바닷가 갯돌과 갯바위가 험해 걷기 힘든 구간은 해안가 돌로 정비를 하면서 인공미를 최소화했고, 바닷물 시간에 따라 갯바위에 물이 들어왔다 나가는 곳은 걷기 좋으라고 데크로드를 설치해 걷기가 수월했다.점심을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을 하면서 걷다 보면 어느새 식당이 나와 풍성한 식사를 할 수 있다. 회덮밥을 주문하니 자연산 회를 썰어 풍성하게 고명으로 올려주고, 생물 아귀를 넣고 끓인 아귀탕을 서비스로 내어주시니 걸으면서 이런 입 호사도 없다.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바다 조업을 끝내고 포구로 들어온 배에서는 밤새 애써 잡은 아귀를 포구 앞에 버리는 모습이 보였다. 포구 앞에 허연 배를 뒤집고 죽은 수백 마리의 아귀를 보는 우리는 못내 불만이었다. ‘대체 저 비싼 아귀를 잡아서 버릴 거면 누구라도 가져가게 포구에 놔두기나 하지...’ 하지만 이건 여행자의 가벼운 마음이었다. 지나가는 우리를 보시던 어르신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이삿짐 플라스틱 1박스에 담긴 아귀의 경매가가 3천원이라는 소리에 신경질이 나서 마구 버리시는 거란다. 말씀을 듣는 순간 안쓰럽고 울컥한 마음이 들었고, 사연 모르고 욕을 해댔던 우리가 부끄러웠다.길은 그렇게 자연과 어촌 마을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해주며 드디어 호미곶 해맞이광장까지 우리를 이끈다. 어제 오늘 걸으면서 만난 사람들보다 이곳에서 맞닥뜨린 사람은 몇 십 배나 많았다. 어제보다 제법 험한 길을 더 길게 걸은 데다 사람들까지 더하니 시끄러운 소음을 만난 듯 순간 정신이 까무룩 해졌다. 생각해 놓았던 숙영지는 더 가야하는데 놓쳐버린 정신줄은 어디쯤인지 돌아올 생각을 안 하니 원.해파랑길로 들어서면서 자동차도, 사람도 적어지고 숙영지가 가까워졌다. 설영을 하려던 넓은 장소는 거대한 캠핑용 텐트 몇 동이 이미 자리를 잡아 할 수 없이 바위 사이사이 비좁은 자리를 차지했다. 자리가 없으면 바닷가 몽돌 위에 치려고 했는데 평평한 땅이니 이것만도 어디인지. 다들 피곤했는지 라면 먹는 것도 귀찮아하더니 어느새 하루저녁 자신들의 집인 텐트에 몸을 눕힌다. 내일은 또 어떤 길을 걷게 될 지. 텐트 너머로 들리는 파도 소리야 안녕.
"땅값 올랐는데 헐값에 내놓으라고?"..3기 신도시 주민 불만 속출
  • "땅값 올랐는데 헐값에 내놓으라고?"..3기 신도시 주민 불만 속출
  •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과천시 과천동 일대 하우스단지 모습. 사진=경계영 기자[남양주·과천=이데일리 정병묵 경계영 기자] “여기서 30년간 농사를 지으며 땅을 일구었는데, 낮은 보상금만 받고 나가라하면 갈 곳도 없고 걱정입니다.”경기도 과천시 과천동에 거주하는 A(81·남)씨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기어코 여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까지 해제했다”며 “갖고 있는 땅 340평(1124㎡)을 현금으로 보상 받아도 세금 떼고 나면 30년 전에 살던 강남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대토보상을 받는다 해도 내가 그동안 일군 터전이 아닌데 이 나이에 어디로 또 가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남양주 왕숙지구와 하남 교산지구,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과천 과천지구를 신도시급 대규모 공공택지로 지정, 2021년부터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땅 가진 이나 없는 이나 ‘모두 불만’3기 신도시 발표 다음날인 20일, 직접 찾은 남양주시와 과천시에서는 주민들의 불만이 다양하게 터져 나왔다. 땅이나 집을 가진 사람들은 토지가 수용되면 실제 가치대로 평가받지 못할까 불안해했다. 땅이 없는 사람들은 생활 터전을 잃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남양주시 양정동에 사는 B씨(60대·남)는 “여기 땅값이 다산신도시 입주를 앞두고 계속 올라 현재 3.3㎡당 200만원인데, 공공택지로 수용되면 헐값에 내놓을 판”이라며 “도로변 좋은 땅 가진 사람과 임야나 농지 가진 사람 보상가가 비슷하게 책정되면 이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양정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예 이 일대를 지정하려면 다 지정해야지, 배양리쪽은 (신규 택지에서) 빠지면서 오히려 땅값이 더 뛰고 있다”며 “GTX가 이 앞에 들어오면 새로 분양받아 들어오는 신도시 주민들은 좋겠지만, 원주민들은 떠나야 하니 반길 것도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남양주시 양정동 일대 모습. 사진= 정병묵 기자.소규모급 신도시로 조성되는 과천시 과천동 일대 주민들 반응도 비슷하다. 과천동에서 화훼농원을 20년 동안 운영해온 D(60대·남)씨는 땅주인만 배불리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공공택지로 묶인 옆 동네도 이주 문제가 해결 안 돼 주민들이 공청회니 설명회니 쫓아다니고 있는데, 이제 신도시까지 지정했다”며 “여기서 장사하던 세입자들은 다 나가야 하니 보상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과천동은 민간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로 묶인 주암동, 우면2지구와 맞닿아 있는 곳으로 과천에서 아직 개발되지 않은 몇 안 되는 지역이다. 복합환승센터로 조성될 계획인 지하철4호선 선바위역 주변은 화훼단지와 농원 등 비닐하우스로 빼곡했다. 과천 일대 토지를 전문으로 거래해온 D공인중개사는 “주암동이 뉴스테이 구역으로 묶이며 그곳에서 살던 주민들 중엔 대토보상으로 올해 과천동으로 옮겨오기도 했다”며 “과천동마저 택지로 수용되면서 갈 데가 사라져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과천동만 보더라도 땅값이 올해 들어 20% 넘게 뛰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앱 밸류맵에 따르면 과천동 그린벨트 토지 실거래가는 지난해 3.3㎡당 평균 225만5000원이었지만 올해 11월까지 267만7000원으로 상승했다. 지분거래를 제외한 거래건수도 같은 기간 36건에서 65건으로 두 배 늘었다. 사실상 거래가 중단돼 중개업소들도 울상이다. 과천동 P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도시 지정 당일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데다 지금 소유권을 이전해도 보상 못 받을 걸 알기에 매수 문의 전화는 뜸하다”며 “이번에 신도시로 지정된 구역 바로 옆 그린벨트를 사면 (땅값이) 오르겠느냐는 문의 전화 정도 온다”고 전했다. ◇‘택지유출’ 사태 겪은 과천 “뒤통수 맞아”특히 과천은 신규택지로 지정된 지역뿐 아니라 정부청사 인근 기존 과천 주민들의 불만도 폭주하고 있다. 과천은 지난 9월 신창현 의원의 수도권 신규 택지 자료 유출 당시 후보지로 올랐다가 주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9·21 대책 당시 1차 공급 택지에선 빠졌다. 하지만 결국 이번 2차 주택공급 계획에 포함됐다. 이 때문에 과천 주민들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과천엔 녹지 때문에 거주하는 주민이 절반인데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기존 아파트 재건축과 지식정보타운, 신도시 공사까지 공사환경에 노출되는 10년의 세월을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우려했다. 과천동 G부동산중개법인 관계자는 “아파트값은 둘째 치고, 과천이라는 환경 자체가 바뀌는 것을 주민들이 탐탁지 않아 한다”며 “출퇴근 도로 정체가 심각한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든, 환승센터든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반발했다. 자료: 밸류맵
2018.12.21 I 경계영 기자
추미애, 홍준표 겨냥 "한반도 평화, 못마땅하다는 사람 있다"
  • 추미애, 홍준표 겨냥 "한반도 평화, 못마땅하다는 사람 있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ㆍ3희생자 추념식에서 식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가운데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연일 ‘남북 평화쇼’라고 평가 절하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그러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행보에 어깃장을 놓는 제1야당 대표를 직접 정조준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추 대표는 이날 이동진 진도군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세계 70억 인구가 마지막 분단의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고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추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나자고 하고 있는데 (한반도 평화가) 못마땅하다는 사람이 있다”며 “70억의 예외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트럼프나 문재인 정권은 이제 되돌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장밋빛 환상을 자국 국민들에게 심어 주었다”며 “북핵 문제는 냉혹하고 냉철하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그토록 조언했건만 남북 평화쇼로, 장삿속으로 북핵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하다가 암초를 만난 것”이라고 한 홍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추 대표는 “우리가 ‘사촌이 논 사면 배 아프다’고 그러지만 이게 사촌이 논 살 일에 비교할 일인가”라며 “혈육이 서로 70년간 만나지도 못했고, 서로 총질을 하고, 군사훈련을 하고, 서로 죽이겠다고 하는 그 적대의 한반도.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이제 총부리를 거두고 평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평화가 곧 밥이고, 민생이다”라며 “젊은이들 일자리 없는데 남북이 소통되면 남쪽의 자본과 북한의 노동력을 합쳐 일자리 창출 기회가 많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아울러 “북한과 통일하지 않으면 우리는 고립된 섬이지만, 통일되면 쭉쭉 뻗어 연해주도 가고 러시아도 가고 동북 3성도 갈 수 있다”며 “이제 이 진도에서 열차를 타고 목포에서 출발해 파리도 가고 러시아 모스크바도 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긴 시간 동안 밥을 먹으면서도 평화통일을 말씀하시고, 김정숙 여사도 (트럼프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산보를 하면서 ‘우리가 이룬 이 기적이 전쟁이 일어나면 한방에 날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더니 멜라니아 여사가 밤새 트럼프 대통령과 이곳은 평화가 소망이라는 설명을 다시 했다고 한다”며 “그래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진심을 담은 소통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남북정상회담 이후 훈풍이 계속되던 남북관계는 북한의 ‘일방적 남북고위급회담 중단 선언’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한 방북기자 명단 접수 거부’ 등 이유로 안갯속인 상황이다.
2018.05.19 I 유태환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일자리정부 ‘유턴정책’ 유명무실
  • [이데일리 박민 기자] 다음은 15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 △1면-일자리정부 ‘유턴정책’ 유명무실-北, 핵포기 대가는 ‘GDP 2배’-신용등급 신뢰도 역대 최고△2면 줌인&-ELP 득점왕 모하메드 살라-10초대 준족에 완급조절 날개 장착…神을 넘보는 파라오-오너 갑질 대기업 재무평가 때 감점△3면 유명무실 ‘유턴기업 정책’-수도권은 稅혜택 없고, 업종 전환도 안돼…김사장은 결국 고국행을 접었다-토지·설비 장기 무상임대…“유턴기업 특구 만들자”△4면 평화 꿈꾸는 DMZ를 가다<끝>-남북 이을 ‘오작교’라도 놓아야 하나…84만발 지뢰밭에 가로막힌 생명의 땅-北 화전 개간 산불, 軍불모지 작전에…DMZ 생태계 ‘신음’△5면 6·12 북·미 정상회담-‘뒤통수 맞을라’ 비핵화 결단 망설이는 김정은…美, 채찍·당근 다 들었다-北·美회담 놓고 으르렁…‘北·日 갈등’ 부담되는 韓-프레스센터 마련, 관광지구 현장 공개…北 ‘원산 띄우기’△6면 정치-文 “역외탈세 수사, 적폐청산의 일환”…靑, MB 관련 여부에 노코멘트-시장직서 물러난 박원순 일찍 선거전 뛰어든 이유-김경수 포함 지방선거 출마 의원 4명 사직서 처리△8면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대기업 ‘몰빵’에 회사채 시장 성장 정체…“연기금 먼저 투자기준 완화를”-새로 도입한 자체신용도, 최종 등급과 별 차이 없어…아쉬움 남는 선진화 방안-부동산 규제로 위축 우려…“건설업 미래 어두워” 전문가들 첫손△9면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한기평 2회 연속 1위 지켜, NICE 2위 탈환…한신평은 3위 주저앉아-“사업 전망 불확실…AAA 현대차 등급 낮춰라”-저평가도 문제…OCI “등급 잘못” 20명 중 17명 상향 요구△10면 금융-“딱딱한 법률로 재벌 개혁 압박 능사 아냐”…금산분리 규제 완화되나-과세표준 실거래가 43% 불과…보유세 폭탄은 엄살-한국은행 “北 대외개방도 23%…영국·프랑스 수준”△11면 금융-저출산 문제 팔걷은 윤종규 회장 유치원·돌봄교실에 750억원 투입-금융 CEO 먹거리 찾아 ‘해외로 해외로’-고난도 필기시험 예고…NCS로 객관식 대비를△12면 산업&기업-판매량 15% 점프…현대·기아차 신흥국서 신바람-엥글 GM사장 “한국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될 것”-北, 베트남식 개방 땐 ‘삼성 뒷마당’ 가능-삼성전자 미니 컨트롤타워 출범 6개월…신사업 발굴 집중-1년여 만에 영업 재개…STX 조선 정상화 뱃고동△14면 산업-엄마가 동화 읽어주니 TV서 효과음 들려…책 속 공룡이 AR로도 나타나-LG ‘G7 씽큐’ 보상판매 호평…흥행으로 이어질까-클라우드 ‘빅3’ MS·오라클·IBM…블록체인 플랫폼 경쟁 후끈△15면 소비자생활-‘궐련형 전자담배’ 경고 그림 강화에…업계 “받아들일 수 없다”-1년 만에 콜라값12% 껑충 가공식품 물가 ‘고공행진’-한잔하기 좋은 시간대…러 월드컵 ‘酒戰’ 예고-커피 한 잔과 편지 한 장…동서식품, 전주 한옥마을에 모카우체국△16면 건강-‘오늘 약속이 몇시더라’ 묻고 또 묻고…어르신 10명 중 1명 치매-무릎 삐거덕?…고령층은 최행성관절염, 젊은층은 스포츠 손상 많아-소변 길에 생기는 돌 ‘요로결석’…물 충분히 마셔야△18면 증권&마켓-헬스케어펀드 수익률 ‘골골’…건설?중공업펀드 ‘팔팔’-외국인·기관 매도세에…삼성전자 공매도 물량, 액면분할 후 17배 폭증-1분기 호실적에도 힘 못쓰는 은행株△19면 증권-외국인·기관, 직접 차입 공매도 설정 증권사 “실제로 빌렸는지 확인 어려워”-국내 M&A ‘빅딜 가뭄’-경제·문화가치 다 갖춰…강남권 오피스는 유망 투자처-국민연금, 국내 주식·채권 위탁 운용 평가사 4곳 뽑는다△20면 문화&스포츠-호감도 10배↑…2030 “김정은에 ‘입덕’ 할래요”-남북정상회담 이후 봄기운 가득…김정은도 ‘촛불’ 들어올린 셈△22면 스포츠-이승우·이청용 깜짝 승선…申바람 타고 순항할까-심슨,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21억원 ‘잭팟’-“논란 안고 갈 것…통쾌한 반란 응원해달라”-정현, 3주 만에 세계 ‘톱20’ 재진입△24면 사람&나눔-초대형 IB 발행어음 인가는 혁신성장과 직결-유상대·정규일 한국은행 부총재보-반백의 제자들, 마흔둘 스승에게 ‘카네이션 그림’-올해도…‘얼굴없는’ 천사 고려대에 1억원 쾌척-진세연 “시청률 5.6% 안 믿겨…프리허그 공약 지켜 기뻐요”△25면 오피니언-인간을 닮아갈 미래 인터넷-새정부 1년, 달라진 게 없는 문화예술계-적폐가 된 ‘실시간 차트’△26면 부동산-공원·도로 넓히고 소형주택 늘린다지만…‘재건축 희망고문’만 지속 우려-초고층 오피스 쑥쑥 올라가는 여의도, ‘공실괴담’ 확산-서울 아파트 사면 한해 이자만 1077만원 낸다-경지역 LH 단지내 상가 이달 15개 점포 입찰 예정△27면 사회-4.8ha 숲 뛰노는 귀한 몸…백두산호랑이, 날 보러 와요-촌지 사라져 휴업 줄었지만 스승은 ‘스승의 날’이 싫다-담배 뺐었다고 학생이 선생 때리는 ‘末世’-‘드루킹 사건’ 다음·네이트도 압수수색-경찰 “갑질 동영상, 이명희 맞다”-檢 ‘유령코인’ 운용한 거래소 관계자 구속영장
2018.05.14 I 박민 기자
③한적함을 친구삼아 걷기좋은길
  • [이야기 있는 길]③한적함을 친구삼아 걷기좋은길
  • 가좌동을 지켜 온 느티나무 고목. 수령 480년을 넘겼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국에 걸쳐 며칠간 눈이 내렸다. 서해안쪽은 폭설이 온 듯하고, 때맞춰 한파도 닥쳐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은 날 길을 나섰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하늘은 짙푸르다 못해 한기까지 느껴질 만큼 쨍하다. 미쉐린타이어 심벌처럼 꽁꽁 싸매고 나왔는데도 드러난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매섭다. 부천에서 출발한 지 두 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출발지인 애기봉 입구다. 바로 옆인 김포여서 가까울 줄 알았는데, 교통수단을 몇 번이나 갈아타야 했고, 이곳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하기엔 만만찮은 오지인 ‘전방’이기 때문이리라. 가좌동의 느티나무. 사이에 평상이 있어서 여름과 가을에 쉬어가기 딱 좋다.◇너무 멋진 가좌동의 느티나무 두 그루택시에서 내리기 전부터 차창을 통해 반한 풍경, 가좌동을 지키고 선 두 느티나무 고목 때문이다. 조그만 마을의 모퉁이 언덕배기에 비슷한 덩치와 품을 가진 느티나무 두 그루가 서로 뻗친 가지를 맞닿은 채 마치 연인처럼 정겹게 서 있다. 이파리를 모두 떨어뜨리고 숨김없이 드러낸 몸뚱이도 저리 아름답다. 여름 내내 저 몸매를 어찌 감추고 살았을까! 두 느티나무 사이엔 몇 개의 평상이 놓여 있다. 여름과 가을엔 더할 나위 없는 쉼터겠다.길은 차 한 대가 다닐만한 넓이로,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다. 길 가장자리 한쪽으로 하늘색 선이 그어져 있는데, 아마 ‘DMZ 자전거길’ 표시인 듯하다. 곧 애기봉목장을 지난 길은 야트막한 산자락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다. 추수가 끝난 논엔 하얀 눈이 덮여 벼 그루터기만 줄지어 늘어서며 묘한 무늬를 만들어놓고, 누렇게 변한 산사면의 양지바른 곳곳엔 해묵은 무덤들이 훤하다. 1km쯤 간 곳에서 멋들어진 향나무 두 그루를 만난다. 이만큼 크게 자란 향나무를 보는 게 쉽지 않은 터라 가까이 가보니 조선초 영의정을 지낸 박신이란 분이 마음수양을 위해 심은 것이란다. 선비란 나 같은 속물은 이해치 못할 까마득한 세계 같다. 이곳은 운봉박씨세장지(雲峯朴氏世葬地1))로, 향나무 바로 뒤에 2015년 새로 지은 화헌재라는 사당이 있다. 근데 이 화헌재라는 글자가 아리송하다. 100m 전에 세워진 표석에서는 ‘가죽나무 저’를 쓴 ‘樗軒齋’라고 적어두고 아래엔 한글로 ‘화헌재’라고 음을 달아둔 것이다. 내가 잘못 알고 있나 해서 아무리 자전을 뒤져도 저 글자를 ‘화’로 읽지는 않는다. 석공이 실수로 잘못 판 것일까? 뼈대 있는 가문에서 저런 실수를 놓칠 리가 없을 테니 아마 나의 무지이리라.향나무 맞은편 언덕에 문신상이 지키는 무덤이 보인다. 근데 무덤 형태가 일반적인 둥근 모양이 아닌 네모에, 아래로 돌을 쌓아 봉분을 올렸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고려시대의 양식인데, 자세히 둘러보기엔 남은 길이 멀어 걸음을 재촉한다.후평리를 지나다가 본 한강 건너 북녘의 산하. 저 얼어붙은 땅에도 자유의 봄이 오기를….◇평범한 시골풍광의 편안함이 일대에 흩어져 있는 작은 마을들을 모두 가금리라 부르는데, 마을 곳곳엔 문짝이 떨어져나간 빈 집들이 여러 채 보인다. 우리나라 농촌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어서 마음이 씁쓸하다. 굵은 나무가 거의 보이지 않는 산엔 참나무와 밤나무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평범하고 편안한 시골풍광을 따라 길은 휘적휘적 지나간다. 목축을 하는 집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돼지축사는 없고 전부 젖소나 한우를 키운다. 그리고 또 개가 많다. 낯선 방문객을 경계하느라 짖는 소리가 릴레이를 하듯 이 동네, 저 동네로 메아리치며 이어진다. 가금리와 마근포리 일대의 마을에서는 60~70년대의 흔적이 자주 보인다. 바로 ‘4H운동’의 일환으로 세운 4H탑이다. 녹색의 클로버 이파리 모양에 각각 영어 대문자 ‘H’를 써놓은 시멘트 구조물. 페인트 색이 바래고, 깨진 모양이 많은데도 아직도 보존되고 있는 게 신기하다.애기봉 건너편의 북한 땅. 저곳에도 곧 봄이 올 테지◇사라진 포구, 마근포가금리를 벗어나 마근포리로 이어진 한적한 논길을 걷다보니 너른 논 여기저기서 철새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100마리는 넘어 보이는 이 철새들이 궁금해 찾아보니 큰기러기다. 추운 날씨 탓인지 먹이활동은 않고 날개 사이에 주둥이를 파묻고 같은 방향으로 앉아 미동도 않는다.‘마근포(麻近浦)’는 강녕포구, 조강포구와 함께 한국전쟁 후 포구에 살던 이들이 이주하며 사라진 한강하구의 포구중 하나로, 마근포리라는 이름으로만 남았다. 마근포리 일대도 가금리와 마찬가지로 들판은 넓고, 산은 야트막하다. 논밭 사이로 이어진 길 따라 얼마쯤 가자 오른쪽으로 나눔교회가 보인다. 패널로 지은 작은 예배당 지붕 끝엔 그에 어울리는 아담한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마근포리에서도 가금리와 별반 달라진 게 없는 풍광이 이어진다. 가금리에서 보았던 24번 마을버스가 이곳 마근포리도 구석구석 드나들고 있다.곧 만난 마근포리 마을회관. 경로당을 겸하는 2층 규모의 벽돌건물은 매우 세련되어 눈길을 끈다. 이곳 마을회관 건너편 밭에도 4H 구조물이 보인다. ‘지덕노체’라고 쓴 글씨까지 남아 있다. 마근포리를 벗어나면서 길은 야트막한 산 사이로 들어선다. 어떤 밭은 벌써 갈아엎어 봄 농사 준비를 하고 있고, 어떤 밭뙈기엔 지난해의 고춧대가 아직 그대로 남았다. 그러나 눈은 공평히 내려 온 천지가 하얗다. ‘청정장수마을 마조2리’라고 새겨진 갈림길의 빗돌을 지나 무인지경의 산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이정표엔 ‘후평리’라는 이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길은 후평리의 마을들의 뒤로 돌아가거나 살짝 걸치기만 할 뿐, 교묘히 피해가며 산으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길은 한적하고, 인적도 드물다. 이윽고 도착한 연화사. 1972년에 지어졌다는 절은 좀 어수선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종파에 대한 정보가 없이 ‘연화산 연화사’라는 화강암으로 만든 어마어마한 석문이 서 있다. 절 입구 건너편에 화장실이 있으나 동파방지를 위해 3월까지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출입문에 붙었고, 문은 굳게 잠겼다.겨울철새인 큰기러기. 저녁 무렵, 무리지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결코 공짜기 아니다연화사를 지나 산모퉁이를 돌자 포도밭이 나타난다. 꽤 널찍한 몇 개의 밭이 붙어 있다. 부지런한 농부는 벌써 지난해의 묵은 가지를 모두 정리해놓았다. 이 부근이 전체 코스의 절반쯤에 해당한다. 얼마 후 길은 시암리로 접어든다. 철조망을 두른 군 시설물이 나오고, 곧 작은 수로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며 한강둑길이 나타난다.친근한 한강의 강둑에 3중으로 설치된 철조망이 쳐져 있다는 게 조금은 낯설게 느껴진다. 철조망 너머 강 건너편으로 파주의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보인다. 통일전망대의 맞은편인 임진강 건너, 그러니까 여기서 보이는 북서쪽은 북한 땅이다. 그러니까 지금 걷고 있는 이곳이 군사분계선이 지나는 최전방인 셈이다. 새삼 우리나라가 분단국가임을 느끼게 되는 시간이다. 후평리 너른 논의 철새도래지를 오가는 새들은 자유로이 넘나들어도 사람은 갈 수 없는 땅, 이 무시무시한 철조망은 언제쯤 걷힐까?철책을 따르는 길에 서너 곳의 철새조망소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철새는 잘 보이지 않는다. 석탄배수펌프장 건너편의 후평리 재두루미 도래지 탐조대엔 대형 현수막 두 개가 붙어 있다.한때는 관광상품이자 깨끗한 환경의 지표로 환영받던 철새가 언제부턴가 미운 오리새끼가 되었다. 이 상황을 철새들도 아는 것일까? 재두루미는 한 마리도 안 보이고, 가끔씩 큰 기러기만 몇 마리씩 텅 빈 하늘을 날고 있다.평화누리길 3코스에서 철책을 끼고 걷는 구간은 7km다. 이 구간의 왼쪽은 철책이 전류리포구를 만나기까지 이어지고, 오른쪽은 후포리 일대 평야지대의 평화로운 풍광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이 안전함과 자유가 저 철책과 저곳을 지키는 군인들의 수고와 희생 때문임을 새삼 깨닫게 되는 길이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무게가 저 철조망의 무게와 비례하는 게 아닐까.◇여행메모△코스 요약= 애기봉 입구→화헌재→마근포리 마을회관→마조2리 입구→연화사→후평리 철새도래지→석탄배수펌프장→전류리포구 (17km, 5시간)△대중교통= 지하철 5호선 송정역 1번 출구(김포·강화 방면)로 나와 경기버스 88번을 타고 군하리까지 간다. 1시간 남짓 걸린다. 군하리에서 한강철책길 출발지인 애기봉 입구까지는 버스가 다니지 않아서 택시를 이용한다. 택시요금은 6000원쯤이다. 송정역 1번 출구를 나와 경기버스 2번을 타고 종점인 하성까지 간다. 하성면사무소 앞에서 101번 버스가 애기봉 입구까지 간다. 15분쯤 걸린다. 하성면사무소 건너편 편의점 앞에서 24번 마을버스를 타도 애기봉 입구로 갈 수 있다. 20분쯤 걸린다. 전류포구에서는 풍천민물장어 앞에서 23번 마을버스를 이용해 종점인 하성까지 간 후 경기버스 2번으로 바꿔 타면 송정역과 계화역, 김포공항역으로 갈 수 있다. 23번 마을버스는 1시간에 한 대꼴로 다닌다.△먹을곳= 애기봉 입구에는 식당이 없다. 날머리인 전류리포구에 각종 회와 매운탕을 파는 ‘전류리포구 직판장(031-981-4115)’과 24시간 문을 여는 양평해장국전문점인 ‘여명(031-982-8116)’, 풍천민물장어 직판장인 횟집 ‘한강어촌체험마을(031-998-9770)’이 있다.
2018.01.20 I 강경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트럼프 “코리아패싱 없다”
  •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다음은 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종교인 과세 내년 시행 가닥-한·미 “北 도발에 압도적 힘으로 단호히 대응” 재확인-유가·금리·원화 급등 ‘3高 시대’ 다시 오나-시험대 오른 문무일△줌인&-국민연금 김성주 이사장 “외압 막고 사회적 투자 늘리겠다”-청년 넷 중 하나 “공무원이 최고”△25년 만에…트럼프 국빈 방문-트럼프 “한국은 동맹국 그 이상, 코리아패싱 없다”…공고한 대북 공조 과시-文 “FTA협의 신속 추진”…車·철강업계 비상-韓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北 지하벙커 파괴 가능해져△25년 만에…트럼프 국빈 방문-‘마린원’ 타고 평택기지 내린 스트롱맨 “北문제에 좋은 답 내놓을 것”-붉은색 즐기던 트럼프, ‘이니 블루’ 드레스코드 맞춤-文대통령, 평택 미군기지까지 가 파격 마중△25년 만에…트럼프 국빈 방문-거제 가자미, 고창 한우, 독도 새우…文, 한국의 맛으로 ‘밥상회담’ 이끌어-구·윤 세탁기, 김 태양광패널…美 통상압박 풀 실마리 찾을까△25년 만에…트럼프 국빈 방문-북핵 화두, 임기 첫해…트럼프 국회 연설, 24년 전 클린턴과 닮았네-‘마린원’ 완벽한 방음…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헬리콥터△경제·금융-유가·원화값·금리 연일 최고치…경기 회복세에 찬물 끼얹나-돌아온 연말정산 시즌 미리보기 서비스 오픈-라이언·브라운…‘용돈카드’ 미래 고객 잡는다-금통위원 2명 더 “조만간 금리 인상” △‘분양가 상한제’ 부활-분양가 거품 빼려다 집값 못 잡고…‘청약 광풍’만 부추길라-농수산물 가격이 ‘상한제 적용’ 좌지우지?△산업&기업-송대현 “소비자가 ‘와우!’…감탄이 절로 나오는 가전 만들겠다”-뒤처지는 스파크…독주하는 모닝-현대로템 무인전동차, 인도 한복판 달린다-SK하이닉스 ‘1석3조 사회공헌’ 론칭-연말 판촉전 없는 피아트…한국서 발빼나△산업-‘뭉쳐야 산다’…PC시장 합종연횡 바람-고맙다 레볼루션…넷마블 2조 클럽 눈앞-PC게임 전설 계승…엔씨 ‘차세대 리니지’ 뜬다-LTE보다 10배 빠른…SK텔레콤, 5G 신기술 개발△소비자생활-충전 오래가고 가벼운 ‘릴’ 떴다…궐련형 전자담배 ‘삼국지’-‘편의점 택배’ 이용하고 CU상품권 받으세요-동남아의 아마존 LAZADA “韓 기업 진출 돕겠다”-이집트 꽃, 브라질 허브…화장품 원료도 ‘다국적 시대’△중소기업·벤처-코웨이 물오른 실적·복지…이해선護 1년 ‘신뢰 회복’ 통했다-가온미디어 “생큐, 기가지니” 5년 연속 최대 실적 ‘파란불’-존슨앤드존슨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팅 시설 ‘J랩’ 가보니…△증권&마켓-‘트럼프 변수’ 없고, 사우디發 유가 상승…건설·조선株 수혜-자동차 LED 덕에…서울반도체 ‘코스닥 대장株’ 재탈환 노린다-코스콤, 통합인증 내년부터 서비스△증권-첫발 내딛는 초대형IB, 기업 대출·투자 ‘규제 문턱’ 넘을까-한·중 관계 해빙기 화장품업체 IPO 노크-이사장 취임했으니…국민연금, 운용본부장 선임도 속도 낸다△IR라운지-손보·증권 연이은 M%A 빅딜…포트폴리오 다변화로 2분기 연속 순익 톱-핀테크에 ‘C.O.D.E’ 맞춤…디지털금융 생태계 조성, 스타트업과 상생-“국민의 금융그룹 될 것”…청년·지역사회에 관심 각별△재테크-투자자 대접받고 수익도 짭짤…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올라탈까-종부세는 개인별 과세…부동산 살 땐 부부 공동명의로-창업 4년내 땅 사면 취득세↓…‘벤처 稅혜택’ 챙기세요△Book-손 잡을 줄 아는 괴짜 4차 산업혁명 주역-“亞 경제협력·국제정치 중심지” 대한민국의 100년 국가대전략-수천 킬로미터 길 위에서 깨달은 ‘길’△스포츠-“퍼트는 거리감…5야드씩 끊어 백스트로크 조절”-이정은, 이번 주 역대 8번째 ‘타이틀 전관왕’ 도전-‘FA 전쟁’ 스타트…손아섭·민병헌·강민호 ‘최대어’△사람&나눔-“개도국·기술발전·제로금리…韓보험업 3대 고민”-마지막 사시 수석 이혜경씨 “내가 마지막 합격자 아니길”△오피니언-거시환경 고려한 예산안 심의 필요-사드사태, 中을 바로보는 수업료-가격논란 휩싸인 한국GM ‘크루즈’ △부동산-‘강남 불패’…압구정·잠실 중대형 아파트로 돈 더 몰린다-‘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국회로-8·2대책 전 분양 받은 다주택자 ‘중도금 대출제한’ 적용 안돼△사회-제살깎기 된 ‘적폐수사’ 윤석열, 속도조절 할까-광화문광장 ‘차벽’ 마주하고…“No 트럼프” vs “환영 USA”-남성우월주의 병폐…직장내 성희롱 신고 4년새 2배-中企 특허침해땐 손해배상액 3배로
2017.11.07 I 전상희 기자
 北을 향한 ‘화염과 분노’ 미국을 덮치다(종합)
  • [위기의 트럼프] 北을 향한 ‘화염과 분노’ 미국을 덮치다(종합)
  • 미국 버지니아 지역신문인 더 데일리 프로그래스의 지난 12일자 신문 1면. 횃불을 든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 사진을 싣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말했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라고 썼다.[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겨냥해 한 말이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발언이다. 북한을 향했던 이 말이 오히려 미국을 덮쳤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州) 샬러츠빌에서 대규모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열렸다. 흥분한 한 백인 남성이 자신의 차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들이받았다. 한 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버니지아 지역신문인 ‘더 데일리 프로그레스’는 극단적인 폭력을 낳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를 두고 “이것이 바로 화염과 분노”라고 썼다.트럼프 대통령의 ‘북풍(北風)’ 카드가 오히려 자충수가 돼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극적인 말은 미국의 인종주의자들을 몹시 흥분하게 만들었다. 극우적인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애국심은 일자리를 뺏는 이민자를 거부하고 백인 중심의 미국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이들은 횃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미국 내 인종 갈등이 폭발했다. 북한에 대한 위협으로 반짝 상승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기대감을 보이던 기업인들도 등을 돌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 적을 쳐서 내부를 지킨다…트럼프의 ‘북풍(北風) 카드’ 여론조사업체 라스무센이 집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애당초 미국 밖의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좋은 말로 ‘미국 우선주의’고, 노골적으로 말하면 ‘미국 이기주의’다. 미국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북한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도 그랬다. 왜 한반도에 주한미군을 주둔시켜 이렇게 많은 세금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였다.취임 100일 즈음 잇따른 악재가 터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변신을 꾀한다. 자신의 1호 공약이던 ‘트럼프케어’가 좌초하면서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은 더 떨어졌다. 이때 트럼프가 잡은 이슈가 북한이다. 그는 입만 열만 북한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것도 협조하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말할수록 지지율이 다시 살아났다. 여론조사업체인 라스무센의 조사에서 40%대 위태롭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북한 이슈와 함께 다시 50% 수준을 회복했다. 이 경험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풍’의 효과를 직접 체험한 계기가 된다. 이후 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경질을 계기로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별검사의 수사의 칼날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겨냥했다. 이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강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북풍 카드를 꺼내 든다. 그는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다. “화염과 분노” 발언은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렸다. 여론조사업체 라스무센에 따르면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5%로 뛰어올랐다. 일주일 전만 해도 39%였다. 6%포인트가 올랐다. 라스무센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안보 결집 효과(Rally-Round-the-Flag Effect)’다. 정치적 위기에 빠졌던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을 때리며 숨 쉴 공간이 생겼다. UC버클리대 로버트 라이크 교수는 “적에 대한 강경 대응은 항상 인기 있는 방법”이라며 “게다가 러시아 스캔들과 실패한 트럼프케어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효과도 있다”고 평했다. ◇ 트럼프 등에 업은 백인우월주의..트럼프 사면초가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 과정에서 반대 시위대와 유혈 충돌이 벌어졌다. 20세의 백인 알렉스 필스는 자신의 차로 반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돌진해 한 명이 죽고 수십 명이 다쳤다. /AFP하지만 북풍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유혈 충돌을 일으키며 시민을 죽음으로 모는 일이 벌어졌다.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등 흑인 인권단체 회원들이 현장에 나와 맞불 시위를 벌이자 20세의 젊은 백인 알렉스 필스가 자신의 닷지 챌린저 승용차로 반대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현장에 있던 32세의 여성이 숨지고, 최소 19명이 다쳤다.광란의 질주를 한 필즈는 공화당원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트럼프와 관련 있는 집회에 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인 우월주의 단체의 대표격인 ‘큐클럭스클랜(KKK)’의 데이비드 듀크 전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켰다. 그는 이날 시위에 참석한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우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되찾는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불에 기름을 부은 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다. 유혈 시위 사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편(many sides)에서 나타난 지독한 증오와 편견, 폭력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극우적인 백인우월주의단체뿐 아니라 흑인 인권단체 등 반대 시위대 역시 잘못이 있다는 투였다. 후폭풍이 컸다. CNN은 “대통령으로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어렵게 올라간 지지율이 추락했다. 지난 16일 라스무센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0%로 내려갔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4%까지 내려갔다. 역대 최저치다. CNN의 조사에서 50% 아래의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44%)이 유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인종주의의 악”이라고 자신의 발언을 수습하려 했지만, 민심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이미 백인우월주의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자신들의 편이라고 환영했다. 극우적인 네오나치즘 사이트인 데일리 스토머를 만든 앤드루 앵글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에 등 돌린 기업들…“트럼프노믹스 기대 안 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미국의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자신들의 사업을 도와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백인우월주의를 두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인내의 한계를 넘었다.14일 세계 3위 제약회사인 머크의 제네스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는 대통령 직속 제조업일자리위원회 위원장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꾸린 기업인 자문 위원 중에서 유일한 흑인이었다. 프레이저 CEO는 이번 사태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프레이저 CEO는 “지도자들은 증오와 편견, 집단적 우월주의 표현을 단호히 거부해 미국의 근본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케빈 프랭크 언더아머 CEO와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CEO도 같은 이유로 위원회를 그만뒀다. 이들은 “분열된 정치에 따른 피해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떠나는 프레이저 CEO에게 독설을 쏟아냈다. 자신의 트위터에서 “프레이저는 바가지 약값을 내릴 시간이 앞으로 많아질 것”이라며 조롱했다. 그리곤 자문단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제프리 소넌펠드 경영학과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프레이저 CEO 사퇴 이후 십여 명의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을 정말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업의 믿음도 크게 후퇴했다. 지난 8일 회계 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경제·기업 전문가 3100명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율 인상 공약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은 5.3%에 불과했다.
2017.08.20 I 안승찬 기자
①北을 향한 ‘화염과 분노’ 미국을 덮치다
  • [추락하는 트럼프]①北을 향한 ‘화염과 분노’ 미국을 덮치다
  • 미국 버지니아 지역신문인 더 데일리 프로그래스의 지난 12일자 신문 1면. 횃불을 든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 사진을 싣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말했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라고 썼다.[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겨냥해 한 말이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발언이다. 북한을 향했던 이 말이 오히려 미국을 덮쳤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州) 샬러츠빌에서 대규모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열렸다. 흥분한 한 백인 남성이 자신의 차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들이받았다. 한 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버니지아 지역신문인 ‘더 데일리 프로그레스’는 극단적인 폭력을 낳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를 두고 “이것이 바로 화염과 분노”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풍(北風)’ 카드가 오히려 자충수가 돼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극적인 말은 미국의 인종주의자들을 몹시 흥분하게 만들었다. 극우적인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애국심은 일자리를 뺏는 이민자를 거부하고 백인 중심의 미국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이들은 횃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미국 내 인종 갈등이 폭발했다. 북한에 대한 위협으로 반짝 상승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기대감을 보이던 기업인들도 등을 돌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 적을 쳐서 내부를 지킨다..트럼프의 ‘북풍(北風) 카드’ 여론조사업체 라스무센이 집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애당초 미국 밖의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좋은 말로 ‘미국 우선주의’고, 노골적으로 말하면 ‘미국 이기주의’다. 미국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북한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도 그랬다. 왜 한반도에 주한미군을 주둔시켜 이렇게 많은 세금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였다. 취임 100일 즈음 잇따른 악재가 터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변신을 꾀한다. 자신의 1호 공약이던 ‘트럼프케어’가 좌초하면서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은 더 떨어졌다. 이때 트럼프가 잡은 이슈가 북한이다. 그는 입만 열만 북한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것도 협조하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말할수록 지지율이 다시 살아났다. 여론조사업체인 라스무센의 조사에서 40%대 위태롭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북한 이슈와 함께 다시 50% 수준을 회복했다. 이 경험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풍’의 효과를 직접 체험한 계기가 된다. 이후 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경질을 계기로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별검사의 수사의 칼날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겨냥했다. 이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강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북풍 카드를 꺼내 든다. 그는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다. “화염과 분노” 발언은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렸다. 여론조사업체 라스무센에 따르면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5%로 뛰어올랐다. 일주일 전만 해도 39%였다. 6%포인트가 올랐다. 라스무센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안보 결집 효과(Rally-Round-the-Flag Effect)’다. 정치적 위기에 빠졌던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을 때리며 숨 쉴 공간이 생겼다. UC버클리대 로버트 라이크 교수는 “적에 대한 강경 대응은 항상 인기 있는 방법”이라며 “게다가 러시아 스캔들과 실패한 트럼프케어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효과도 있다”고 평했다. ◇ 트럼프 등에 업은 백인우월주의..트럼프 사면초가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 과정에서 반대 시위대와 유혈 충돌이 벌어졌다. 20세의 백인 알렉스 필스는 자신의 차로 반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돌진해 한 명이 죽고 수십 명이 다쳤다. /AFP하지만 북풍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유혈 충돌을 일으키며 시민을 죽음으로 모는 일이 벌어졌다.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등 흑인 인권단체 회원들이 현장에 나와 맞불 시위를 벌이자 20세의 젊은 백인 알렉스 필스가 자신의 닷지 챌린저 승용차로 반대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현장에 있던 32세의 여성이 숨지고, 최소 19명이 다쳤다. 광란의 질주를 한 필즈는 공화당원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트럼프와 관련 있는 집회에 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인 우월주의 단체의 대표격인 ‘큐클럭스클랜(KKK)’의 데이비드 듀크 전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켰다. 그는 이날 시위에 참석한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우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되찾는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불에 기름을 부은 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다. 유혈 시위 사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편(many sides)에서 나타난 지독한 증오와 편견, 폭력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극우적인 백인우월주의단체뿐 아니라 흑인 인권단체 등 반대 시위대 역시 잘못이 있다는 투였다. 후폭풍이 컸다. CNN은 “대통령으로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어렵게 올라간 지지율이 추락했다. 16일 현재 라스무센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0%로 내려갔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4%까지 내려갔다. 역대 최저치다. CNN의 조사에서 50% 아래의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44%)이 유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인종주의의 악”이라고 자신의 발언을 수습하려 했지만, 민심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이미 백인우월주의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자신들의 편이라고 환영했다. 극우적인 네오나치즘 사이트인 데일리 스토머를 만든 앤드루 앵글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에 등 돌린 기업들..“트럼프노믹스 기대 안 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미국의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자신들의 사업을 도와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백인우월주의를 두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인내의 한계를 넘었다.14일 세계 3위 제약회사인 머크의 제네스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는 대통령 직속 제조업일자리위원회 위원장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꾸린 기업인 자문 위원 중에서 유일한 흑인이었다. 프레이저 CEO는 이번 사태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프레이저 CEO는 “지도자들은 증오와 편견, 집단적 우월주의 표현을 단호히 거부해 미국의 근본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케빈 프랭크 언더아머 CEO와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CEO도 같은 이유로 위원회를 그만뒀다. 이들은 “분열된 정치에 따른 피해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떠나는 프레이저 CEO에게 독설을 쏟아냈다. 자신의 트위터에서 “프레이저는 바가지 약값을 내릴 시간이 앞으로 많아질 것”이라며 조롱했다. 그리곤 자문단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제프리 소넌펠드 경영학과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프레이저 CEO 사퇴 이후 십여 명의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을 정말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업의 믿음도 크게 후퇴했다. 지난 8일 회계 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경제·기업 전문가 3100명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율 인사 공약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은 5.3%에 불과했다.
2017.08.18 I 안승찬 기자
 홍준표 보수통합 호소문…“좌파 집권시 美, 北 선제타격”
  • [전문] 홍준표 보수통합 호소문…“좌파 집권시 美, 北 선제타격”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에서 대국민 호소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김정은 정권을 옹호하는 좌파정권이 들어선다면 미국은 우리와 상의도 없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11일 오전 10시 경기 파주 임진각 내 평화누리 공원에서 보수통합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경남지사 사퇴 이후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선 것. 홍준표 후보는 이날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가석방·특별복권까지 시켜준 장본인이 대통령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라면서 “통진당을, 이석기를 국회로 들였던 이런 사람에게 대한민국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특히 “지금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은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의 대북정책이 지금과 같은 국가안위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사실”이라면서 “좌파정권 10년 동안 수십조 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햇볕정책으로 포장되어 북한으로 넘어갔다. 그 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되었고 핵공갈, 핵협박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홍준표 후보의 호소문 전문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후보 보수대통합 대국민 호소문“보수우파 대통합은 준엄한 역사의 명령입니다!”5일전 미국이 전격적으로 시리아 공군기지를 폭격했습니다.중국 시진핑 주석을 불러놓고 북한의 핵개발이 마지막 선을 넘는다면미국이 독자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천명한 것입니다.그 행동의 첫 단계로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지금 한국으로 오고 있습니다.김정은 정권을 옹호하는 좌파정권이 들어선다면 미국은 우리와 상의도 없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우리 국민의 안위가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결정될 수도 있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함께 뜻을 모아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은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정부의 실정입니다.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이제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구속 되었습니다.사법적 판단에 따라 법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문제의 원인과 책임은 분명하지만우리는 더 이상 여기에만 얽매여 있을 수는 없습니다.우리가 헤쳐 나가야할 위기가 너무나 위중하고 시급하기 때문입니다.지금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은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의 대북정책이 지금과 같은 국가안위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사실입니다.좌파정권 10년 동안 수십조 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햇볕정책으로 포장되어 북한으로 넘어갔습니다.그 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되었고핵공갈, 핵협박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종북좌파세력이 버젓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되도록문을 열어준 사람은 또 누구입니까?통진당 이석기 전의원은 이미 2003년도에 반국가단체구성죄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받았습니다. 애국가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북한 혁명가인 적기가를 합창한 사람입니다.이런 사람을 불과 5개월 만에 광복절 특사로공안사범 중 유일하게 가석방을 해주고,다시 2년 뒤에 특별복권까지 시켜준 장본인이당시 대통령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후보입니다.특별사면을 총괄하는 민정수석, 문재인 후보가가석방도 모자라서 복권까지 시켜줘 가면서통진당에, 이석기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문을 열어준 것입니다.이런 사람에게 대한민국을 맡겨서는 안 됩니다.대통령 되면 북한부터 먼저 가겠다는 문재인 후보에게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좌파정권 10년의 적폐는 북핵에 국한되지 않습니다.우리 사회 곳곳을 멍들게 했습니다.바다이야기로 도박공화국을 만들고 수십조의 서민의돈을 긁어모아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했습니다.강성귀족노조의 폐해, 더 이상은 안 됩니다.평균연봉 1억 원에 고용세습의 특권을 누리고파업을 해도 꼬박꼬박 임금을 받는 대기업 노조가우리 기업을 해외로 내쫓고 있습니다.전체 임금근로자의 3%도 되지 않는 강성 귀족노조와학교를 좌파 이념의 장으로 물들게 하고 있는 전교조는 좌파 정치권의 합작품입니다.좌파정권 10년의 적폐, 이제는 청산해야 합니다.5월 9일, 새로운 대한민국의 첫날을 열어야 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대한민국의 위기를 염려하고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염원하는 애국시민 여러분!6.25 동란으로 온 산하가 피로 물들었을 때 목숨 걸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구국의 국민이 있었습니다.이들의 희생이 보수의 정신입니다.전쟁의 폐허에서 다시 일어설 무엇도 남지 않았을 때독일의 탄광에서, 월남의 전선에서, 열사의 땅 중동에서 피땀 흘려 가난을 이겨낸 불굴의 국민이 있었습니다.이들의 헌신이 보수의 가치입니다.한강의 기적을 만들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가 대한민국의 보수고 우파입니다.좌파들은 끊임없이 책동합니다.보수는 무조건 부패하고 진보는 무조건 정의라고 선동합니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희생을 부패한 보수로 매도하고이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킨 피땀 흘린 헌신을청산해야할 적폐라고 선동합니다. 누가 누구를 청산한다는 말입니까?그들이 바로 청산되어야 할 대상입니다.이제, 우리, 당당해집시다.우리가 대한민국의 보수 우파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합시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제가 목숨 걸고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거창하지 않습니다.영하 20도 백사장에서 일당 800원 야간경비원을 하면서도 가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했던 우리 아버지들,고리사채에 머리채 끌려 다니면서도 자식들 밥 먹이기 위해 피눈물 흘렸던 우리 어머니들,이분들이 제가 지켜야할 보수의 가치입니다.제가 목숨 걸고 지켜야할 미래는 소박합니다.고기반찬이 올라오면 속이 좋지 않다고자식에게 밥상을 물리던 부모님들이 지금의 번영을 물려주셨습니다.지금보다 좀 더 잘사는 나라, 지금보다 좀 더 멋진 나라,청년과 서민이 꿈꿀 수 있는 나라,그것이 우리가 지켜야할 보수의 미래입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북녘땅이 손에 닿을 듯 보이는 이곳에서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좌파 집권은 막아야 합니다.보수우파 제 정치권에 호소 드립니다.보수우파 대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에 대한 책임입니다. 좌파가 집권하면 우리는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됩니다.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좌파 1중대, 좌파 2중대에 불과합니다.우리가 흩어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집니다.보수우파 대통합만이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입니다.저는 이제 역사 앞에 섰습니다.당당하게 가겠습니다.국민 뒤에 숨지 않겠습니다.국민의 앞에 서겠습니다.우리를 위협하는 적에 맞서겠습니다.정정당당하게 승부하겠습니다.보수우파의 이름으로 좌파의 거짓과 싸우겠습니다. 위장 보수, 가짜 보수의 위선과 싸우겠습니다.5월 9일, 보수우파의 이름으로 승리하겠습니다.새로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여러분과 함께 만들겠습니다.고맙습니다.
2017.04.11 I 김성곤 기자
  •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우상호 교섭단체 대표 연설전문
  •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문국민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세균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상호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절망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 때문입니다.최순실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을 활용해 청와대를 자기 집 드나들 듯 하면서, 천문학적인 불법 모금에 개입하였습니다. 박대통령은 최순실이 원하는 대로 대기업 회장들을 독대하면서 자금 모금을 부탁하였습니다. 최순실은 박대통령을 꼬드겨 장관, 청와대 수석, 산하 기관장, 외국대사 등에 자기 사람을 앉혔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활용하여 국가적 주요 사업들을 미르재단, K-스포츠 재단에 몰아주도록 하였습니다. 전형적인 국정 농단입니다. 최순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자기 딸 정유라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 이화여대 부정입학, 삼성의 독일 승마 지원 등 사익을 추구하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사기업 강탈 시도, 대기업에 납품 청탁, 광고 일감 몰아주기 등 무소불위의 권력자로 전횡을 일삼았습니다.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나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들을 움직여 최순실을 돕도록 했고, 국가기밀문서를 최순실에게 유출하였습니다. 최순실 말을 잘 듣지 않는 공무원은 강제로 사표를 쓰도록 했습니다. 이게 나라입니까?돌이켜보면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간 대한민국은 최순실의 나라였습니다.저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왜 청와대 내부에서는 아무도 직언을 하는 사람이 없었을까요? 검찰은 이런 불법적인 일들을 왜 수사하지 않았을까요? 언론은 왜 이런 권력의 문제를 보도하지 않았을까요? 재벌대기업 내부에서는 왜 이런 모금에 제동을 거는 사람이 없었을까요?청와대, 재벌, 검찰, 관료, 언론 어느 한 군데에서라도 견제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었다면, 엄청난 국정농단과 부정부패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대통령 탄핵 같은 헌정사의 비극은 없었을 것입니다.결국 민주주의 원리인 견제와 감시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인 것입니다.□ ‘3대 개혁’으로 구체제를 청산하겠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온 재벌, 검찰, 언론의 부패한 결탁과 담합 구조를 청산해야 합니다. 민주적 감시와 견제장치를 도입하는 것이 그 해법이며,이것이 바로 2월 국회의 핵심과제입니다. 첫째, 재벌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권력이 두려워서 모금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기업 회장들은 박 대통령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그 대가로 자신들의 민원을 제기하였습니다.회장의 사면복권, 경영권 승계, 면세점 인허가 등 다양한 민원들이 전달되었고, 상당부분 해결되었습니다. 정경유착의 단면입니다.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국민연금이 기업합병에 동의한 결과 3조원 가까운 경제적 이득을 보았습니다. 최순실은 400억이 넘는 자금을 삼성으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로부터 의류와 액세사리, 의료혜택 등을 받았다고 합니다.그런데 꼬박꼬박 국민연금을 납부한 국민들만 6천억 가까운 손해를 보았습니다. 정경유착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입니다. 재벌개혁은 국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선배동료의원 여러분!재벌개혁의 시작은 1%의 소유로 100%를 지배하는 비정상적 지배구조의 개선과 재벌 경영에 대한 감시?감독 강화입니다.수백억원의 기업 자금을 비정상적으로 집행해도, 이사회가 이를 전혀 견제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사태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소액주주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전자투표제와 집중투표제의 도입, 총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 감사위원회 위원의 독립성 확보,총수일가의 방만한 자회사 운영을 막기 위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을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 통과에 함께 해주십시오. 시장경제의 공정성 확립을 위해서는‘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도 이루어져야 합니다.공정위는 수백 명의 국민 목숨을 앗아간가습기 살균제를 15년간이나 고발하지 않았습니다.만일 국가기관이나 피해자들이 해당 업체를 고발할 수 있었다면, 이처럼 큰 재앙은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경제권력과 감독기관 간 결탁의 고리로 작용했고, 그 피해는 국민의 몫이었습니다. 더 이상의 무고한 국민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폐지되어야 합니다.전경련도 해체되어야 합니다.박정희 정권 개발독재의 산물로 태어나, 박근혜 정부의 부패한 모금책으로 전락한 전경련은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선배동료의원 여러분!재벌개혁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부정한 결탁을 막고국민 피해를 막기 위한 필요조건입니다.국민을 위해, 공정한 시장경제를 위해재벌개혁, 2월국회에서 반드시 해야 합니다.둘째, 검찰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국민들은 지금 박영수 특검에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통령, 현직 장관, 실세 비서실장 등을 가리지 않고 성역 없이 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특검에 보내는 국민들의 찬사는 역으로 정치 검찰에 대한 비판이기도 합니다. 부실수사, 편파수사, 본말전도, 이게 검찰에 대한 규정입니다.‘벤츠, 그랜저, 스폰서, 별장 성접대, 음란 성추문, 부정부패’대한민국 검사 앞에 붙는 부끄러운 수식어입니다.검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민의 염원입니다.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해서 무소불위의 검찰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공수처는 정치인,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는‘박영수 특검의 상설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비리 검사 퇴출, 법조 비리, 스폰서 검사 근절을 위해검사징계법 또한 강화해야 합니다. 검사징계법 강화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입니다.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검찰이 제대로 된 사법기관으로 거듭나도록2월 국회에서 공수처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주십시오. 셋째, 언론개혁은 지금이 적기입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우리는 똑똑히 확인했습니다.‘언론이 바로 섰다면, 과연 이 나라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국민들은 묻고 있습니다.보수 정권 10년,정치권력은 말 잘 들을 사람만 공영방송의 사장으로 임명했습니다.청와대 홍보수석은 정부 입맛에 맞는 보도가 이루어지도록 사사건건 개입했습니다. 일부 방송사 사장은 비판적 방송인들을 해고하고,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판정이 내려질 때까지 괴롭혔습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근거가 있나요? 왜 다뤄야 하죠?”보도 책임자가 기자들에게 한 말입니다.정권에는 비굴하게 굴복하고직원들은 무자비하게 자르며 암 투병까지 하게 만드는 악순환.이제는 끊어내야 합니다.언론이 바로서야 특권층의 부정과 반칙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습니다. 언론이 바로서면 민주주의가 지켜질 수 있습니다.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법은 여야가 인정할 수 있는 중립적 인사를 공영방송의 사장으로 선임하도록 하는 법입니다. 중립적인 인사를 방송사 사장으로 선임해야, 권력의 방송장악이라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노사동수 편성위원회 구성은 ‘정권나팔수 방송’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언론개혁 입법, 지금이 적기입니다.정권교체가 가장 유력한 정당인 민주당도 내려놓겠습니다.새누리당, 바른정당도 함께 해주십시오.방송을 정권이 아닌 국민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선배동료의원 여러분!재벌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통해 대한민국의 힘 있는 권부들이 감시받고, 견제받는 민주사회를 만들어 갑시다.이것이 탄핵을 통과시킨 국회가 해야 할 후속조치이며, 촛불민심에 대한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 보수적폐 10년, 정권교체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어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만 문제였겠습니까. 보수 집권 10년은 총체적 실패 그 자체입니다. 나라의 기둥인 민생은 무너지고, 민심은 폭발 직전입니다.첫째, 경제가 추락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민생은 파탄지경입니다.수입은 줄고 부채는 늘었습니다. 국민은 가난해졌습니다.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9.8%에 이르렀습니다. 100만명 가까운 자영업자가, 월 100만원도 못 버는 한계생활자로 전락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숫자는 872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임금은 고작 월 151만원입니다.박근혜 정부 들어 국가부채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는데, 부자감세 혜택을 받은 재벌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754조에 달합니다.빈부격차, 이제는 국가 통합을 저해하는 수준으로 벌어지고 말았습니다.둘째, 외교 안보도 파탄 났습니다. 남북대화를 단절한 지난 10년 동안남북관계는 최악이었습니다. 보수정권 10년간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은 더 고도화되었으며, 모든 대화 채널이 끊겨 예측도 불가능합니다.냉·온탕을 오가는 시계추 외교 끝에 한중 관계도 수교 이래 최악입니다. 위안부 졸속 합의로 가해자인 일본이 오히려 피해자인 대한민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사는 언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했지만, 대한민국 외교부는 제대로 된 대응전략은커녕 의미 있는 대화라인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글자그대로 첩첩산중, 사면초가 그 자체입니다. 이것이 안보에 유능하다던 보수정권의 실체입니다. 셋째, 민주주의가 붕괴됐습니다. 고은, 한강, 송강호, 김혜수. 청와대가 주도해 작성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사람들입니다. 나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은 누구든 적으로 간주해, 탄압하고 말살하겠다는 것이 블랙리스트의 본질입니다. 국민을 적으로 간주하고 권력을 동원해 짓밟겠다는 무시무시한 차별과 배제의 발상입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심대한 훼손행위입니다. 블랙리스트 하나만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을 유린한 것입니다.블랙리스트야말로 보수정권 10년의 민주주의 붕괴의 실상입니다. 이처럼 경제, 안보, 민주주의 등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은 더할 수 없이 나빠졌습니다. 세계 최저 출산율과 최고 자살률을 기록하는 나라, 이것이 보수 세력이 지난 10년간 나라를 운영한 결과입니다. 이렇게 엉망으로 국가를 운영한 집단에게 나라의 운명을 또 다시 5년 더 맡겨야 합니까? 정답은 정권교체입니다. 정권교체를 통해 보수집권 10년의 실패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야 합니다. □ 빈부격차 해소와 한반도 평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정권교체를 통해 실현해야 할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빈부격차 해소와 한반도 평화입니다. 먼저 빈부격차 해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빈부격차는 소득과 자산 불평등 때문에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악 수준입니다. 결국 과제는 소득과 자산 불평등 해결입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돈도 실력이야. 무능한 너희 부모를 원망해”라고 말합니다. 물려받을 것이 있는 사람만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당연하다는 것이죠.이럴 때 국가는 청년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열심히 일하면 먹고 살 수 있는 나라, 아이들 잘 키울 수 있고, 일정 기간 저축하면 집도 장만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어줄게.“ 이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소득 격차 완화 정책, 공정조세 실현, 촘촘한 복지망 구성입니다. 전체 소득의 90%가 근로소득인 상황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생활임금제 법제화 같은 소득 격차 완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사이의 임금 격차 완화 또한 필요합니다. 아울러 재벌과 특권층에 대한 공정과세로 복지재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GDP 대비 5.8%인 복지예산을 단계적으로 OECD수준까지 끌어 올려 촘촘한 복지망을 구성해야 합니다.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 땀 흘려 일하면 반드시 보답 받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빈부격차 해소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경제적 시대정신이라면, 한반도 평화는 이를 뒷받침하는 안전판입니다. 평화가 없는 민생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은 남북문제를 너무 정치 이념 문제에 치중해서 다뤄왔습니다.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고립과 대결 위주의 정책으로 일관한 것입니다. 이제는 실용적인 국익의 관점에서 남북 문제를 풀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한반도 비핵화는 반드시 관철해야 할 목표입니다. 핵무기는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수단일 수 없습니다.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이 정책의 제 1목표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이 문제는 다자외교의 틀에서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일체의 교류를 봉쇄할 것인가? 그것은 어리석은 방향입니다. 인도적 지원과 비정치적 분야의 교류를 재개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통해 경제 협력의 틀도 서서히 가동해야 합니다.우리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 정경분리의 원칙하에 공산국가인 중국과 수교를 추진한 결과, 지금 중국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 된 경험에서 배워야 합니다.핵무기를 포기시키는 협상은 단기적으로 접근하면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정치 외교협상과 경제협력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 국익에도 도움이 되고, 핵을 포기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합니다.남북협력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도성을 확보하면서, 주변 강국들을 설득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 체제는 우리 경제에 놓칠 수 없는 기회입니다. 풍부한 노동력과 엄청난 지하자원, 2,500만 명의 새로운 시장은 생기를 잃은 우리 경제에 새로운 엔진이 될 수 있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다가오는 대선은 누가, 어느 당이 시대정신에 부합한 과제를 설정하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빈부격차 해소와 한반도 평화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열겠습니다. □ 2월 임시국회, 민생과제 해결에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원내 1당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당면한 민생 현안 해결에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소득은 올리고 생활비는 줄이는’ 민생개혁법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국민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 ‘소득향상 3법’ 처리에 앞장서겠습니다. 법정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전체노동자 정액급여의 50% 이상으로 인상해, 모든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겠습니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통상임금 산입범위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동일노동·동일임금을 명문화하여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인상시키고 소득 격차 또한 줄이겠습니다. 전통시장의 영세상인들이 권리금을 떼일까봐 걱정할 필요 없이 안심하고 장사할 수 있도록‘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역시 개정할 것입니다. 둘째, 가계의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활비 절감 3법’ 통과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먼저 가계비용에서 가장 비중이 큰 주거비를 줄일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여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도입하겠습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해 지역과 직장 가입자 간 불공평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또한 개선하겠습니다. 서민들을 빚의 굴레에 얽어매는 소멸시효 완성 채권의 추심을 막기 위하여 이번 임시국회에서 ‘죽은 채권 금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소득향상 3법’과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생활비 절감 3법’을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민생개혁법 처리에 동참해 줄 것을 여야 모든 동료의원들에게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 2월 임시 국회, 사회개혁과제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이번 2월 임시국회에는수많은 사회개혁과제들이 쌓여있습니다. 역사를 후퇴시키고, 국민을 편 가르며 혼란스럽게 하는 수많은 현안들이 조속히 정리되어야 합니다. 첫째, 국정교과서 금지법 제정이 필요합니다. 사회 현안 가운데 가장 시급한 선결 과제는 국정교과서의 폐지입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국정교과서 폐지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올 3월부터 일선 학교에 국정 역사 교과서가 배부되기 때문입니다. 권력에 의한 역사 교육 왜곡을 막아야 합니다. 둘째, 세월호 특조위 2기 구성이 필요합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방해로 세월호 특조위는 제대로 된 조사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좌초되고 말았습니다. 올봄 예정된 세월호 인양에 발맞춰 특조위 2기를 조속히 출범시켜야 합니다. 셋째,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특검을 도입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 땅에 공권력에 의한 억울한 희생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넷째, 국회 내에 성과연봉제 관련 논의 기구를 설치해야 합니다. 역대 최장기인 74일 동안의 철도파업을 유발시킨 공공·금융부문 성과연봉제의 일방적 도입은 우리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 시켰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노사의 자율적 협상으로 결정되어야 할 임금체계개편을 강제로 밀어붙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억지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1월31일 대전지법이 노사합의 없는 코레일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공공부문 임금체계 개편을 다루는 사회적 협의기구를 국회에 설치할 것을 제안합니다.다섯째, AI 피해 구제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합니다.AI 발병 두달여만에 3,3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고, 재산 피해액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됩니다. 양계 농가에 구제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상임위를 중심으로 AI 피해 극복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섯째, 5·18 특별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비방과 혐오 발언 수위가 도저히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강력한 제재를 통해 사회 통합을 해치는 비방·혐오 발언을 처벌해야 합니다. 아울러 올해 기념식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될 수 있도록 2월 임시국회에서 5?18특별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습니다. 일곱째, 주변국과의 갈등이슈를 슬기롭게 관리해야 합니다. 탄핵국면과 조기 대선 국면에서는 당분간 주변국과의 주요 갈등 이슈를 관리 모드로 전환해야 합니다.한·일 위안부 합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재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합니다. 중국과 갈등 사안인 사드 배치 역시 균형외교 기조 하에군사적 실효성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차기 정권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 국민이 바라는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적 관심이 큰 몇 가지 정치현안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첫째, 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비정상적 상태를 장기화하는 것은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헌법재판소의 공정하고도 조속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헌법기관인 헌재의 결정이 내려지면, 여야를 포함해 모두 승복해야 합니다.저는 헌재 결정이 2월 말 3월초에 내려진다는 가정 하에, 차기 대통령 선거를 4월 말에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4당 체제가 현실화되었습니다. 지금의 4당 체제는 과도기적 체제입니다. 정책과 노선에 따른 분화가 아니고, 각 당의 세력 대립이 정당 분열로 이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4당 체제 하에서는 어느 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여소야대가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며 개혁도, 개헌도 불가능해집니다. 저는 그래서 지금의 4당 체제는 극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국민의당은 국민의 선택을 통해 교섭단체가 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쳤을 때 정권교체가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정권교체만 될 수 있다면 무엇을 못하겠습니까?저는 국민의당을 흔들기 위해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완성하지 못한 그 원대한 꿈의 실현을 위해 서로의 마음을 열자고 호소하는 것입니다. 패권주의 문제라면 지금 상황에서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만일 정당 통합이 여러 사정 때문에 어렵다면,적당한 시점에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연립정부 협상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둘째, 개헌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87년 체제의 극복을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기 대선 가시화로 대선전 개헌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개헌불가 입장으로 받아들이지 말아달라고 말씀드립니다.대선전 개헌이 어렵더라도개헌특위 내의 논의는 더 활발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각 당 내의 이견을 좁혀서 적어도 다음 지방선거 때에는 국민투표가 가능하도록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적어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개선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통령과 총리의 권력분점의 방식을 선호하는가, 혹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력분점을 선호하는가 하는 것이 쟁점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를 더 선호합니다만, 개헌 특위에서 각각의 쟁점을 좁혀놓는다면, 훨씬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수월하리라고 생각합니다.셋째, 참정권 확대도 빼놓을 수 없는 쟁점입니다. 18세 선거연령 인하는 이번 대선 전에 반드시 통과돼야 합니다. OECD 국가 중 선거연령인 19세 이상인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으며, 전세계 215개국이 18세 이하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18세만이 미개하고 미성숙해서 선거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번 2월 국회에서 선거법 통과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과 함께 달리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세균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올해는 6월 민주항쟁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30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87년보다 더 후퇴했습니다. 선출되지 않은 비선 권력에 의해 국정은 농단되었고, 민생은 파탄났습니다. 박종철, 이한열 열사 등 우리 국민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낸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가 유린되었습니다. 우리 사회 보수기득권 세력의 담합과 결탁의 결과입니다. 참담합니다.천만 촛불 민심은 ‘이게 나라냐’고 묻고 있습니다. 담합과 탐욕으로 일그러진 보수기득권 체제를 혁파하라고 외쳤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합니다. 반칙과 특권, 특혜로 상징되는 보수기득권 세력의 담합구조를 청산해야 합니다. 박근혜, 최순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일대 대혁신이 필요합니다.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위해 경제민주화를 실현해야 합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진실이 승리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대혁신을 향해 함께 달립시다. 정권교체를 통해 빈부격차가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며, 공정하고 깨끗한 정치가 구현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만듭시다.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공동의 꿈을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만들어 주십시오. 함께 할 때 변화가 일어납니다.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관련기사 ◀☞ 우상호 “2월국회, 통과시킬 개혁 법안이 하나도 없다”☞ 우상호 “박한철 후임 임명? 경솔한 주장”☞ 우상호 “관제 데모, 김기춘 멱살 잡고 묻고 싶다”
2017.02.02 I 선상원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갤노트7’ 쇼크…이재용 정면돌파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다음은 13일자 이데일리신문 주요 뉴스다.△1면-‘갤노트7’ 쇼크…이재용 정면돌파-朴대통령 “한반도 전쟁올수도” 경고에도…野 “사드 반대”-삼성전자(005930) 시총 하루새 16조원 증발-‘한진암운’ 드리운 물류허브 부산항△줌인-[줌인]추석 이후 10여곳 자리 비어…관피아 점령 땐 공공개혁 뒷걸음-[사설]북핵 위협에 말로만 떠들어 온 역대 정부-[사설]건보공단, 금연 프로그램에 할 말 있는가△삼성전자 ‘갤노트7 쇼크’ 정면돌파-프린터 접고 車전장부품 사업 확대…‘선택과 집중’ 고삐 죈다-“계열사 부품 의존도 줄이는 등 품질관리 허점 보완에 힘써야”△朴대통령·여야 영수회담-朴 “북핵 제재, 정치에 이용하는 걸로 보이나”…秋 대표에 발끈-[朴대통령·2野대표 회담 분위기]USB 선물에 덕담 오갔지만 정치적 현안 쏟아지자 ‘냉랭’△정치&-‘핵에는 핵’…與, 핵무장 공론화 ‘안보정당’ 굳히기-軍 “북 추가 핵실험 언제든 가능…풍계리 3번 갱도 준비 마쳐”-北核에 안보심리 작용 朴대통령 지지율 반등-국민의당 “문재인, 후보단일화 전문 후보냐”-평화시장 찾은 이정현-[여의도 톡톡]“사람한테 직접 쏘는 살수, 위험”-[여의도 톡톡]“핵무장론으로 국민 호도 말라”-[여의도 톡톡]“알뜰주유소 알뜰하지 않아”-정세균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와 訪美△경제-돈풀기 한계 왔나…유럽국채 투매 ‘돌발악재’ 급부상-종부세 비과세부동산 월말까지 신고하세요-AIIB 부총재직 대신 국장자리 받은 한국-美·홍콩 통한 ‘역외탈세’ 설 곳 없다△금융-잠자는 달러예금 63조원…운용 마땅찮아 은행들 ‘골치’-저축은행 사잇돌대출 출시 4일새 30억 계약-은퇴자 2명 중 1명 “생계위해 일자리 원해”-SC제일은행 임직원 자녀들 ‘부모 일터 체험’△산업&기업-[LG화학(051910)+생명과학 재결합]신약개발에 연 5천억 투입…노다지 ‘레드바이오’ 캔다-“갤노트7 리콜조치 만족”…삼성 브랜드 신뢰도 ‘여전’-“한진해운(117930) 사태 도의적 책임 느껴” 최은영 회장 100억 출연-CJ(001040), 3년 만에 승진인사…‘경영정상화’ 시동-수소차 ‘택시’ 연말부터 달린다-LG CNS, 씨티카 사업 매각…“IT서비스 집중”△산업-삼성, 갤노트7 폭발 방지 SW 업그레이드-[아이폰 NFC 비공개 논란]“버스카드 안되는 아이폰 국내 사용자의 권익 침해”-구글에 지도 반출 허용하면 ‘제2 김기사’ 못 나와-음성인식 AI ‘누구’ 연동서비스 개발 공모전△소비자생활-高물가에…조상님도 인스턴트 음식 드셔야겠네요-LG생건, 화장품 편집숍 확장 고삐 죈다-“독일 3대 맥주와 옥토버페스트 즐기세요‘△표류하는 한진해운 사태-물류대란 책임 진실공방…정부 중구난방 ‘컨트롤타워’ 오작동-“한진그룹 600억원 담보 지원” 실효성 없는 ‘희망고문’ 불과△증권&마켓-‘사면초가’ 증시…추석 전 살까 팔까-“ETF는 지수만 좇는다고?…가치주 투자하는 ETF 주목을”-자사주 매입 효과 톡톡 삼성카드(029780) 52주 신고가-金 펀드 다시 반짝 수익률 일주일 새 최대 9%↑△마켓in-이랜드, 中 커피빈 매장 확대에…미래에셋PE ‘방긋’-광림(014200)과 자회사 쌍방울(102280) 나노스(151910) 인수 팔걷었다-IPO 나선 두산밥캣, 그룹에 숨통 틔울까-‘초대형 IB 못 낀’ 증권사들, 틈새시장 노린다△글로벌마켓-박스권 갇힌 油價…석유시장도 ‘뉴노멀시대’-69세 클린턴, 9·11 추도식서 ‘휘청’…대선가도 건강이 발목 잡나-美연준 눈치보는 BOJ, 완화책 놓고 ‘고심’-온라인쇼핑 PC < 모바일-“동남아는 가장 큰 기회의 땅” 알리바바 ‘새 성장거점’으로-‘최대어’ 中우정저축은행 IPO 초읽기△문화&-시민 위한 국악당…오가다 부담없이 들르세요-“드세요, 다치기 전에” 섬뜩한 납치법 vs 노련한 극작가 “XX야, 화장실 좀 가자”-김아설 소설 ‘환영’ 연극으로 재탄생△엔터테인먼트-월화수목금토일 그 얼굴, 추석특집 예능에 또…-양세바리·갓숙…새 얼굴이라 반짝반짝△스포츠-다리 안 움직여도, 앞이 안보여도…한게는 우리를 뛰어넘게 한다-‘최후의 30인’ 김시우…1000만달러 마지막 승부-‘조코비치 친척’ 스탄 바브링카 US오픈 정상 등극-[스낵 스포츠]1억 기부…박성현 ‘추석 선물’△건강-잠깐!…갈비찜 한 토막만 덜어내면 142kcal 빠져요-[아는 것이 힘]C형 간염, 약물치료 6~12개월 받으면 완치-[전문의 칼럼]눈 밑 사마귀 긁으면 번져…레이저로 떼내야△성공異야기-박상우 에이티젠(182400) 대표, 외면 받던 ‘면역력 진단키트’…해외 임상시험으로 확보해 히트-“면역세포 노하우 활용 세포치료제 개발 추진”△People&-정몽구 회장 32년 양궁사랑 대회 만들었다-권헌익·이호철·이창준·선양국 경암학술상 수상-교통경찰 현장 지침 내놓는 이장선 교수 “긴급 상황 아니면 경찰차도 법 지켜야죠”-이상운 효성(004800) 부회장 CEO 레터, 골프의 기본 ‘스윙’에 충실한 박인비처럼 기업의 기초는 ‘품질’…어려울수록 중요-47년 식품산업 한길…함태호 오뚜기(007310) 창업주 별세-전경련 “중소기업 돕겠습니다” 중기자문단 위원 55명 위촉-전북은행, 한가위 사랑의 쌀 나눔-인사가 만사-명복을 빕니다△오피니언-[목멱칼럼]‘분노의 뿌리’ 찾아야하는 까닭-[생생 확대경]이승엽에게 배우는 팀워크 미학-[기자수첩]‘불통행정’에 뿔난 대전 시민들-[e갤러리]김우영 ‘성북동’△부동산-부실운영, 나홀로 입지에…‘애물단지’ 실버주택-‘아파텔’ 연내 수도권서 6500실 분양-전용 85㎡ 아파트 분양가 309만원 오른다-8월 법원경매 낙찰률 42% 2003년 6월 이후 ‘최고치’△사회-신동빈·강만수·민유성…추석 이후 줄소환-무더울 때 배달음식…여자는 ‘치킨’ 남자는 ‘짬뽕’-‘성범죄·금품수수·성적조작·체벌’ 교사 4대 비위 징계 4년간 283건-서울시, 내년부터 고가차도 8곳 철거-강남역사거리 ‘한국판 타임스퀘어’ 추진-청주서 또 장애인 학대 이번에는 ‘타이어 노예’▶ 관련기사 ◀☞프린터 접고 車전장부품 사업 확대…'선택과 집중' 나선다☞[오늘의 M&A 공시]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문 HP에 양도☞[단독]"갤노트7, 60% 충전하면 안전"..SW 업그레이드 예정
2016.09.12 I 이명철 기자
브라질 히로인이었던 호세프…겹악재로 사면초가
  • 브라질 히로인이었던 호세프…겹악재로 사면초가
  •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추락하는 경제, 부정부패 의혹 등 악재가 겹겹이 쌓였다. 밖에서는 수백만 명의 시위대가 물러나라며 압박을 가하고, 안으로는 믿었던 연립정권 내부에서조차 파열음이 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사면초가다.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출처:WSJ브라질 언론은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전역에서 반(反) 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상파울루, 브라질리아, 리우데자네이루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인파가 모여들었다. 특히 상파울로에서는 140만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300만명 이상이 시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를 주도한 브라질자유운동(MBL) 같은 시민단체뿐 아니라 제1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과 경제단체, 중산층이 대거 길 위로 나섰다. 이날 시위는 과거 군사독재정권 말기인 1984년에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벌어진 시위를 넘어서는 규모다.호세프 정권에 대한 브라질 국민의 평가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숫자로, 그만큼 민심이 떠났다는 뜻이다. 호세프는 브라질 정계의 히로인이었다. 불가리아 출신 부모가 브라질로 이민 온 이후 기업가로 상당한 재산을 모았고, 그 아래에서 유복하게 자란 호세프 대통령은 2000년 정계에 발을 들여놨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활동하다 2003년 룰라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자원부 장관에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노동자당 내에서 핵심 인물로 부상한 그녀는 2010년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고 두 차례 선거를 통해 브라질 최초로 여성대통령이 됐다. 취임 후 룰라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빈곤퇴치와 복지확대 등을 이어갔다. 호세프 정부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2013년 공공요금을 인상하면서부터다.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정국이 불안해졌고 이후 원자재값 하락에 따른 브라질 경제의 추락과 잇따른 부패 스캔들은 반정부 시위대의 자양분이 됐다.이날 시위대는 한목소리로 “호세프 물러가라” “룰라를 처벌하라”고 외쳤다. 호세프 정권의 무능한 경제정책 탓에 브라질 경제가 주저앉고 있는데다, 정권 전현직 수뇌부가 최대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의혹에 얽히면서 도덕성마저 땅에 떨어졌다는 비판이다. 얼마전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인 룰라 전 대통령마저 부패의혹을 받으며 치명상을 입었다.최근에는 연립정권 내부에서조차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집권 노동자당과 함께 연립정권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은 전날 열린 전당대회에서 앞으로 30일간 연방 정부 각료직을 맡지 않기로 했다. 상황을 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만약 브라질민주운동당 마저 등을 돌린다면 호세프 대통령을 놓고 안팎의 탄핵요구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호세프는 “탄핵당할 이유가 없다”며 자진해 물러날 뜻이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또 룰라 전 대통령도 2018년 대선 출마를 시사하며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다. 그렇지만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갈수록 악화하는 경제상황과 좀처럼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는 부패 추문 속에서 호세프 정권이 기댈 곳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반(反) 정부 시위대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길거리 위로 쏟아져나왔다. 출처:美ABC뉴스
2016.03.14 I 장순원 기자
  • 유독 시끄러웠던 2015 법조계 7대 뉴스
  • [이데일리 법조팀] 법조계는 올 한해 유독 다양한 이슈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사법시험 존치를 둘러싼 변호사 업계 내홍이 극에 달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관예우(前官禮遇) 폐해를 막겠다며 형사사건 재배당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대법관 출신 법조인의 변호사 등록을 거절해 논란을 빚었다. 헌법재판소는 1953년 간통죄가 제정된 지 62년 만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작성한 메모로 시작한 여권 실세에 대한 수사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를 재판에 넘기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법무부는 국제 사법 공조를 통해 ‘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아더 존 패터슨을 국내 송환해 다시 법정에 세웠다. 대법원의 형사사건에 대한 성공보수 무효 판결과 상고심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 검찰이 8개월 동안 수사한 끝에 이상득 전 국회의원과 정준양 전 포스코 그룹 회장을 기소한 것도 올 한해 법조계 주요 이슈로 꼽힌다.◇사시폐지 4년간 유예 발표 지난 3일 법무부는 사법시험 제도 폐지 시점을 기존 2017년에서 2021년으로 4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즉각적으로 반발했고,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도 자퇴하겠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내년 1월 4일 열리는 변호사 시험에도 응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폐지 유예안을 철회할 것을 종용했다. 사시 출신 변호사들은 사시폐지 시기를 미룰 것이 아니라 폐지안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사 업계는 사시 존치파와 폐지파로 쪼개져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다.◇전관예우 근절 ‘동상이몽’변협은 올해 초 차한성 전 대법관에게 변호사 개업 신고를 철회해달라고 권고했다. 차 전 대법관은 지난해 퇴임한 뒤 영남대 로스쿨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겼다가 올 2월 서울지방변호사회를 통해 변호사 등록을 신청했다. 법무부가 변협의 개업 신고 반려와 상관없이 변호사 업무를 적법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을 내리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전관예우 근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서울중앙지법은 8월1일부터 형사재판부와 일정한 연고관계가 있는 변호사를 선임하면 사건을 다른 재판부에 재배당하고 있다. 담당 재판부의 소속 법관과 해당 변호사가 고등학교 동문이거나 같은 대학 같은 학과의 동기인 경우 재배당 대상사건으로 분류한다. 사법연수원이나 법학전문대학원 동기, 같은 재판부나 업무부서에서 일한 경험이 있을 때도 적용하고 있다. 중앙지법은 실제로 이완구 전 총리와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 사건에 대해 재판부를 재배당했다.대법원은 형사사건의 불구속·보석·무죄 등 결과를 놓고 변호사와 의뢰인이 맺은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당시 대법원 관계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나 ‘전관예우’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형사사법의 신뢰를 높이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성완종 리스트·포스코 비리’올해 초 정치권은 한 기업인의 자살로 발칵 뒤집혔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올 3월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검찰은 자원외교 비리와 포스코 비리 등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배당하고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자원외교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성 전 회장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주머니에서 나온 메모에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정치권 실세 8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곧바로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수사팀은 3개월 만에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 전 총리의 ‘부패와 전면전’ 선언 이후 시작한 포스코 비리 수사는 장장 8개월간 이어졌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정준양 전 포스코 그룹 회장의 ‘검은 커넥션’을 입증했다.‘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와 ‘포스코 비리’를 담당한 중앙지검 특수부의 전례 없는 장기 수사는 검찰 수사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다. 검찰은 효율적인 대형 비리 수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상고법원 도입 논란 상고사건이 연간 3만 6000건으로 늘어나면서 대법관 12명이 처리해야 하는 사건도 급증했다. 대법원 판결이 지연되는 것은 둘째치고 대법관이 제대로 사건을 검토할 시간도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국회의원 168명은 지난해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법원조직법, 형사·민사소송법, 각급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상고법원 도입 관련법안은 1년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내년 5월29일 19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된다.민일영 전 대법관은 지난 9월 열린 퇴임식에서 “대법관과 재판연구관이 아무리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하지만 이미 한계를 넘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상고법원안’이 하루빨리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통죄 62년 만에 폐지헌법재판소는 올 2월 국가가 법률로 간통을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간통죄 처벌을 규정한 형법 241조는 제정된 지 62년 만에 폐지됐다. 헌재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부부간 정조의무 보호라는 법익 못지않게 성적 자기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앞서 헌재는 1990년부터 2008년까지 네 차례 간통죄에 대한 위헌 여부를 따졌고, 모두 합헌으로 판단했다.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다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그동안 견해였다. ◇‘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송환법무부는 아더 존 패터슨을 9월23일 국내로 송환했다. 패터슨이 미국으로 도주한 뒤 16년 만이다. 패터슨은 지난 10월부터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패터슨 변호인 측은 “패터슨은 1997년 사건 발생 후 재판을 받고 복역도 했다”며 “일사부재리의 원칙(동일한 범죄에 대해 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 다시 재판할 수 없는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당시 패터슨에게 적용한 증거인멸 혐의 사건과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일사부재리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패터슨은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휴학생 조중필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엔 리가 단독 살인범으로 몰렸으나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 패터슨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가 1998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출소했다. 이후 검찰이 실수로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지난달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땅콩회항’ 실형 선고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는 ‘땅콩회항’ 사태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자존감을 짓밟은 사건”이라며 “피해자들의 고통이 매우 크고 그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5일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 방법을 문제 삼으며 박창진 사무장 등에게 폭언·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은 조 전 부사장은 항소했다.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6부는 “피고인의 항로변경 혐의는 무죄”라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30일 구속된 이후 143일 만에 풀려났고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2015.12.28 I 박형수 기자
  • 朴대통령 "국민 동의부터"..여야 '국민연금 강화안' 제동(상보)
  •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여야 합의로 마련된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여야가 국민연금 강화방안에 합의한 데 대해서도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며 제동을 걸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처럼 밝혔다. 중남미 순방에서의 컨디션 조절 실패로 ‘절대 안정’을 취해온 박 대통령이 공식 업무에 복귀한 건 지난달 27일 중남미 순방에서의 귀국 이후 일주일만이다.박 대통령은 먼저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이번 개혁으로 내년에 하루 100억원씩 투입될 연금재정 보전금이 6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어 재정부담은 다소 줄었다”면서도 “개혁의 폭과 20년이라는 긴 세월의 속도가 당초 국민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무원연금 재정절감분의 20%를 국민연금에 투입, 현행 40%인 국민연금의 명목소득 대체율을 50% 높이기로 한 여야의 국민연금 강화 합의안에 대해서도 “2000만명 이상이 가입한 국민연금의 제도 변경은 그 자체가 국민께 큰 부담을 지우는 문제”라며 “해당 부처와도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4·29재보궐선거에 대해선 “과감한 정치개혁을 이뤄내서 나라를 바로 세우자는 국민 뜻이 담겼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과 미래세대를 위해 꼭 해야만 하는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도 강력히 추진해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른바 ‘성완종 파문’을 언급, 정치권에 대한 ‘사정 드라이브’를 강력 주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국민에게 큰 상처를 준 유병언 일가 사건과 이번 사건도 과거로부터 내려온 부패를 척결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사익추구를 오히려 정당성 있게 만들어주면서 방조해 왔기 때문”이라며 “검찰은 최근 논란이 된 사건에 대해 어떤 의혹이든 부정부패를 반드시 도려내겠다는 각오로 전력을 다해서 국민의 뜻에 부응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성완종 파문으로 불거진 사면제도 논란과 관련,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면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특별사면제도도 제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해당 수석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사면권 행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박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에 대해선 “과거사 문제와 진실한 사과로 이웃국가들과 신뢰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미국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우리의 외교는 과거사에 매몰되지 않고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 한·중 관계 등 외교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만큼 각 사안에 따른 우리의 외교 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도 소신 있게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2]본 언론사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의 유족과 합의를 통해 다음과 같이 두 번째 통합 정정 및 반론보도를 게재합니다. 1. 오대양 사건 및 5공화국 유착 관련 보도에 대하여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이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보도와 유 전 회장이 1980년대 전경환 씨와의 친분 및 전두환 대통령 시절 5공화국과의 유착관계를 통해서 유람선 사업 선정 등 세모그룹을 급성장시켰다는 보도는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2014년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반사회적 집단 이미지 보도에 대하여일부 언론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리는 ‘한번 구원 받으면 무슨 죄를 지어도 상관없고 회개도 필요 없으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업이 하나님의 일이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구원이고 예배라는 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였으나 해당 교단은 그런 교리를 가진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세월호 사고 당시 먼저 퇴선했던 세월호 선장 및 승무원들은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다만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다 사망하여 의사자로 지정된 故정현선 씨와, 승객을 구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된 한 분 등,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구원파의 내부 규율 및 각종 팀 관련 왜곡선정 보도에 대하여일부 언론의 “유병언은 금수원 비밀팀이 살해”, “투명팀이 이탈 감시했다” 등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을 살인집단이나 반사회적 집단으로 호도하는 보도는 전혀 확인된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5.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병언 전 회장이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미국 TEAM선교회 소속)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교단 내에서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해당 교단은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가 없음을 밝혀왔습니다.6. 금수원 관련보도에 대하여금수원에 땅굴을 비롯해 지하벙커가 있다는 보도는 검찰 조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금수원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나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출입 가능한 곳으로 폐쇄적인 장소가 아니며, 금수원 내에 불법 시설은 대부분 비닐하우스였고, 곧바로 시정 조치를 하였으며, 금수원 내에서 발견된 치과시설은 유 전 회장 개인 진료와 무관한 과거 교인들의 주말 봉사 진료를 위한 시설인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7. 유병언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설 및 경영개입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키즈’나 ‘유병언 장학생’은 존재한 사실이 없으며, 이용욱 전 해경국장은 현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높낮이회’는 유 전 회장 경영 개입과 무관한 관련 회사의 친목 모임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검찰 수사결과, 유병언 전 회장이 채규정 전 전북도지사를 통하여 로비를 하거나 50억 상당의 골프채 등을 통한 정관계 로비했다는 설은 사실 무근이며, 세모 그룹은 1997년 부도 이후 적법한 법정관리를 절차를 밟아 회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8.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세월호’의 이름이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라고 보도했으나 ‘세월(世越)’이 아닌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세월(歲月)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작가명인 ‘아해’는 ‘야훼’가 아닌 어린아이를 뜻하며 기업명인 ‘세모’는 삼각형을 뜻하고, 안성 ‘금수원’의 ‘금수’는 짐승을 뜻하는 ‘금수(禽獸)’가 아닌 ‘금수강산’에서 인용하여 ‘비단 금(錦), 수놓을 수(繡)’를 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9.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유병언 전 회장 도피 관련 보도에 대하여유병언 전 회장의 밀항 및 망명 보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 날짜가 확인됨에 따라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조직적인 도피 지원을 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엄마’라는 호칭은 특정 직책이 아닌 결혼한 여신도를 편하게 부르는 말이라고 알려왔습니다. 10. 유병언 전 회장 사진 관련 보도에 대하여유병언 전 회장의 사진이 담긴 달력이 500만원에 판매되거나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에게 강매된 사실이 없으며, 인터넷에 4만원에 거래된 것은 사진 작품이 아닌 사진이 담긴 엽서 등과 같은 제품이며, 유 전 회장이 루브르 박물관 등에 기부한 것은 맞지만 그것을 대가로 전시회를 개최한 것이 아니라고 알려왔으며, 해당 박물관에서도 동일한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11. 유병언 전 회장 재산 및 대출 관련 보도에 대하여유병언 전 회장 일가 재산으로 보도된 2400억의 상당부분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인들로 구성된 영농조합 소유이며, 미국 팜스프링스 인근 부동산 역시 유 전 회장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또한 금수원 인근 아파트 240여 채는 유 전 회장의 차명 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법원 판결이 났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특정 신협을 사금고로 이용하거나 일부 금융기관으로부터 4천억 가량의 비정상적인 대출을 받은 사실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12 김혜경 씨 관련 보도에 대하여김혜경 씨는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를 역임하거나 비자금 관리를 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은 “김혜경이 배신하면 우리는 다 망해”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으며 이것은 한 사람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임을 밝혀왔습니다.13. 유병언 전 회장 신도 지시 보도에 대하여유병언 전 회장이 미국 쇠고기 관련 촛불시위를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세월호 사고 직후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에게 SNS를 통해 정부의 공격에 대응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4. 기독교복음침례회 모금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 확인되어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모금한 60억은 유병언 전 회장의 도피와 무관함이 밝혀졌으며,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모금한 5억 중 일부를 빼돌린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5. 유병언 전 회장 개인 신상 보도에 대하여유병언 전 회장의 가방에서 발견된 다섯 자루의 권총은 검찰수사 결과 모두 실제 사용이 불가능한 장식용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유 전 회장은 다수의 여인들과 부적절한 관계였거나 신도들의 헌금을 착취한 사실이 없으며 해당 보도는 일부 패널들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재 조치를 받은 바 있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의 좀 더 자세한 입장을 ‘구원파에 대한 오해와 진실 (http://klef.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5.05.04 I 이준기 기자
정치권, 기업인 가석방 논란 '가열'..대상자 5명 안팎
  • 정치권, 기업인 가석방 논란 '가열'..대상자 5명 안팎
  •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기업인들의 가석방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가석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일반인들의 법 감정을 외면한 처사라는 비판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27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이르면 29일 최고의원회의에서 기업인 가석방 문제를 공식 논의한 뒤 청와대와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청와대는 가석방의 경우 대통령 고유 권한인 사면과 달리 법무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실제로 가석방은 형량의 3분의 1 이상을 채운 사람에 한해 법무부 장관이 조건부로 허용할 수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기업인 가석방 대상자는 5명 안팎으로 추려진다.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임병석 C&그룹 회장 등이다.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이재현 CJ 회장은 가석방 대상이 아니다.여권에서는 기업인 가석방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이어 이완구 원내대표와 이정현 최고위원 등이 경제 활성화와 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인 가석방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기업인에게만 업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석현 국회 부의장과 박지원 의원 등은 기업인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기업 총수를 경제 활성화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가석방하는 것은 일반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다만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논란으로 반재벌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원론적으로 기업인 가석방에 찬성하지만 자칫 재벌 특혜 시비로 번질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며 “정치권도 반재벌 정서가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014.12.27 I 이재호 기자
  • 이완구 “기업인 형기 1/3만 채우면 가석방 논의가능”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6일 기업인 가석방과 관련해 “형벌 집행기간 3분의1만 채우면 가석방 제도는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지난 24일 “국민여론이 안 좋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 것과 비교해 옹호 쪽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전제하에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해야한다는 측면에서 협의가 오면 국회에서 공감대 형성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기업인 가석방 문제를) 야당과 협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원내대표는 “오전에 김재원 원내수석과도 논의했지만 김 수석도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안된다는 입장은 아니다”고 전했다. “기업인을 가석방한다고 경제가 활성화될지 판단이 안 선다”며 반대입장을 견지해 온 김 원내수석도 청와대와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에 선을 긋고 있다.이 원내대표는 대한항공(003490)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기업인 사면과 관련해 여론이 더욱 좋지 않다는 기자들의 언급에 “사실 분위기가 안 좋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 사안(기업인 가석방)의 본질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어려운 문제지만 균형있게 진중한 접근과 진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기류변화 또는 입장변화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변화 없다. 초지일관 이 입장을 갖고 있었다”면서 “언론에서 보도를 부정적 입장으로 해 온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대단히 신중한 접근방법(이었다)”고 덧붙였다.
2014.12.26 I 강신우 기자
기업인 가석방 카드.. 최장기간 수감 최태원 회장 우선대상
  • 기업인 가석방 카드.. 최장기간 수감 최태원 회장 우선대상
  • [이데일리 성문재 김진우 기자] 수감중인 기업 총수들의 가석방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경제가 워낙 어려워지고 있는 점이 시작점이 됐다. 정치권은 위기에 직면한 우리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히든카드로 가석방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재계에서는 기업 총수들이 제자리를 찾으면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지난 24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업인 가석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건의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경제 위기 극복 차원에서 대통령에게 같은 건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태로 기업인 가석방 가능성이 다소 줄어든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한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기업 총수들의 복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땅콩 리턴’과 기업인 가석방을 다른 사안으로 접근한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기업인 가석방과 관련해 다음 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논의를 통해 당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이 투자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경제 위기를 벗어나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국민들이 대기업 오너에 대해 정서적으로 특별계층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한편으로는 좋지 않은 경제상황 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를 해달라는 생각도 함께 갖고 있다”며 “이 두 가지가 잘 조화롭게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내달 만 2년 채우는 최태원 회장, 최장기간 수감기록현재 가석방 대상인 기업 총수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최 회장은 다음 달이면 수감생활 만 2년을 채운다. 역대 주요 그룹 재계 총수 가운데 가장 긴 수감 기록이다.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부회장도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21개월째 복역 중이라 가석방 요건을 모두 채웠다.형법 제72조는 ‘형기의 3분의 1을 경과한 뒤 가석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가석방 문제에 대해 원칙대로 하겠다고 밝혔다.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병보석 상태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가석방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아 가석방 대상이 아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지난 1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 가석방 대상이 아닌 이들은 기업인 특별사면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결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경기 침체로 실적 악화..“총수 없인 장기적 투자 불가능”수감중인 기업인 가석방과 사면 문제가 다시 부상한 것은 최근의 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 악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장을 잃은 SK그룹은 SK하이닉스(000660)를 제외한 전 계열사들의 실적이 갈수록 나빠져 그룹의 미래가 흔들리고 있다. 주력 사업인 정유 분야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제유가 하락이 겹치며 올해 적자로 돌아섰다.태광그룹 역시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003240)이 설립 이래 처음으로 올해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회장 공백 장기화에 대비해 비상대책회의를 가동하고 있다. CJ그룹이 총수 부재로 투자를 중단하거나 보류한 사업 규모는 올 상반기에만 4800억 원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들은 “총수가 자리를 비우면 주요 투자 안건이 처리되기 어렵고 사업 진행도 속도를 늦출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한화, 오너 복귀 효과 증명최근 삼성그룹과의 2조원대 빅딜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화그룹은 기업 총수 복귀의 긍정적인 효과를 증명했다. 지난달까지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을 모두 채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삼성그룹 방산·화학 계열사 4곳 인수를 성공시키며 화려하게 복귀 신고를 했다. 빅딜 이후 서울 장교동 본사 사옥 출근도 시작했다. 김 회장은 이와 함께 태양광 사업 재편, 이라크 도시건설사업 등 그룹의 굵직한 현안을 직접 챙기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태양광 업황이 안좋아 많은 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발을 빼는 분위기에도 회장이 복귀한 한화그룹은 뚝심을 갖고 밀어부치는 모습”이라며 “오너 복귀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꼽았다. 그는 이어 “전문 경영인들은 단기적인 시각으로 경영하는 것이 대부분인 반면 오너들은 장기적인 투자나 과감한 선제 투자 결정이 가능하다”며 “경기도 안 좋은 상황에서 기업 총수마저 수감중인 기업들이 많으면 경제 전반으로도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최태원 회장(54세)보다 젊어진 사장들..구조화된 위기 정면돌파☞ 최태원 SK그룹 회장 둘째딸 민정씨, 해군 장교 임관..어머니-형제들 `총출동`☞ [줌人]승부사 귀환, 김승연 회장 광폭행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라크 현장 임직원 격려☞ [포토]경영복귀한 김승연 한화회장, 이라크 현장부터 챙긴다-1☞ 김승연 회장 빨라진 복귀 행보..빅딜 이후 2~3차례 출근
2014.12.25 I 성문재 기자
금 현물투자..통일 대비 최고  재테크
  • [돈되는 수다]금 현물투자..통일 대비 최고 재테크
  •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순금을 사랑하는 두 남자가 만났다. 지난 8일 서울 명동 이데일리 본사에 신정엽 서울금거래소 대표가 묵직한 명품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믿을 건 금밖에 없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이대표 짠돌이카페 운영자가 반갑게 그를 맞았다. 이 대표가 “부탁한 건 가져 오셨죠” 라고 묻자, 신 대표는 가방에서 1kg짜리 순금 골드바, 황금열쇠, 실버바 등을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다. 금, 은 현물을 처음 본 기자의 눈이 휘둥그레지자 두 남자는 흐뭇한 미소를 띠며 웃었다. 지난 2008년 이 대표는 신 대표를 처음 만나 후 ‘바로 이거야’라며 무릎을 쳤다. 이 대표는 “그때 이후 금 투자밖에 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주식 등 돈 된다는 재테크는 다 해봤지만 금만한 재테크가 없다”고 확신에 차서 말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금 관련 도매업을 시작한 신 대표는 “위기가 다가올수록 금의 값어치가 올라간다”며 “보다 장기적으로 통일을 대비할 때도 금이 최고의 재테크”라고 쐐기를 박았다.이번 ‘돈되는 수다’의 두 주인공은 금으로 인연이 맺어진 이 대표와 신 대표다. 금에 관해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들의 진솔한 돈 얘기를 들어봤다. ▲지난 8일 서울 명동 이데일리 본사에서 신정엽 서울금거래소 대표와 이대표 짠돌이카페 운영자가 만나 금테크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정욱 기자]①견물생심…“한번 보면 반할 수밖에 없다”황금빛 순금이 두 눈에 들어오자 인터뷰 내내 눈길이 갔다. 이 대표는 “금은 보고만 있어도 든든하다”며 “왠지 흐뭇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신 대표가 직접 가져온 순금을 종류 별로 펼쳐놓고 설명을 시작했다. “1kg 짜리 골드바의 시세가 많이 떨어져서 4500만원 정도 합니다.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지 않은 공급가죠. 기본이되는 3.75g(옛날 1돈)은 최근 조금 올라 16만원 후반대입니다.”그가 기본단위(3.75g)로 보여준 ‘막금(가공되지 않은 금)’은 작은 땅콩만했다. 이 대표는 엄지 손톱만한 크기의 37.5g(옛날 10돈)짜리 막금을 들어보이며 “처음엔 돈이 없어 작은 단위부터 37.5g 막금부터 사모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1kg 짜리 골드바의 현재 공급가는 4500만원 정도다. 불과 2년전까지만해도 6000만원 이상 했다. [이데일리 제공]②못난이 ‘막금’, 금테크에 가장 적합같은 37.5g 짜리 금인데도 정사각형으로 투박한 막금보다 예쁜 직사각형의 얇은 금이 눈에 들어왔다. 신 대표는 “막금을 가공해서 만든 것”이라며 “가공비가 1만 5000원 정도 붙는다”고 말했다. 겉보기에 더 예뻐보일 수는 있지만 재테크 차원에선 막금이 가장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어차피 투자 목적으로 사는 건데 굳이 가공비를 줄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신 대표가 곱게 싸서 가져온 황금열쇠도 37.5g 막금으로 가공한 것이다. 그는 황금열쇠도 관상용이지 투자용은 아니라고 했다. 열쇠 모양을 만들기 위해 이음새 부분은 땜을 해줘야 해 함량이 빠질수 있다. 게다가 중량을 맞추기 위해 열쇠 가운데 텅빈 기둥안에 순도 미달의 금조각을 넣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막금보다 순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기본단위 3.75g 짜리 막금(가장 왼쪽)에는 금자 마크가, 37.5g 짜리 막금(왼쪽에서 두번째)에는 태극 마크가 새겨져 있다. 막금을 가공하면 얇은 직사각형이 되는데 세공비가 들어간다. [이데일리 제공]③태극·금자 마크 찍혀야 ‘순도 99.9%’ 막금설명을 다 들은 후 “이젠 막금이 예뻐 보인다”고 이들은 큰 소리로 웃었다. 이 대표는 “막금도 그냥 막 사면 안 된다”며 주의를 줬다. 금을 살 때는 ‘태극마크’나 ‘금 마크’가 찍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37.5g 짜리 막금에는 태극무늬가, 1온스 짜리에는 금이란 글자가 또렷이 새겨져 있었다. 신 대표는 여러종류의 검인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전국 어디에나 인정해 주는 이 두 마크가 찍혀 있어야만 따로 순도검사비를 내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종이로 된 보증서도 다 필요 없습니다. 공식 마크가 찍혀있지 않으면 한 덩어리마다 1000원~ 2000원씩 검사비를 받습니다. 금을 사는 입장에선 믿을 수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다시 순도 검사를 해봐야 하는거죠.” 이들은 검인을 제대로 하지않은 ‘무검’ 판매점에서 구입했다가 ‘순도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08년 이후 금투자만 해오고 있는 이대표 짠돌이카페 대표는 “금만큼 속편한 투자가 없다”며 “주식, 부동산 투자도 해봤지만 가장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정욱 기자]④수수료는 싸게…금도 도매가로 사야이 대표는 지난 2008년 이후 서울금거래소에서만 금을 산다. 그는 “신 대표를 만나기 전까지도 금테크에 관심은 많았지만 앞뒤에 떼이는 게 너무 많아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서울 신촌지역에 지점 한 곳만을 운영 중인 서울금거래소의 신 대표는 꾸준한 단골고객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도 그중 한 사람인 셈이다. 이 대표는 “금은 수수료 등 구매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금을 가장 비싸게 사는 방법은 신용카드다. 만약 신용카드로 금을 사면 기본가에 대략 18%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게 된다. 전국 가맹점을 운영하는 프래차이즈식 체인점 유형의 거래소들과 매장들은 운영비, 점포 유지비, 광고비 등이 매매 수수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간다. 신 대표 외에 직원이 2명이 불과한 서울금거래소는 그가 마음먹기에 따라 수수료를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⑤KRX금거래소,하루 10kg 거래가 많다고? 실제로 인터뷰 내내 신 대표의 핸드폰은 쉴새없이 울렸다. 그는 때론 친절하게 때론 시니컬하게 180도 다른 태도로 고객을 응대했다. 금 도매상 10년 만에 그는 목소리만 들어도 살 사람인지, 간만 보고 안 살 사람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하루 평규 50여통의 문의 전화를 받는다고 했다. 워낙 고가의 물건을 취급하다보니 생긴 직업병이라고 했다. 놀랍게도 그 자신은 금테크를 생각처럼 하지 못한다고 했다. 여윳돈이 생기면 더 많은 금을 사는데 추가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인이 금 도매상을 운영하려면 처음엔 자기 돈으로 금을 사와서 팔아야 한다. 정부에서 설립한 금거래소는 올초 생긴 KRX금거래소가 ▲대학교 3학년 때부터 금 도매업을 시작한 서울금거래소 신정엽 대표는 “통일 대비 가장 확실한 재테크는 금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김정욱 기자]처음이다. 최근 하루 평균 거래량이10kg 이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하자, 신 대표는 “결코 많은 양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KRX금거래소는 증권 계좌를 통해 금계좌 형태로 거래되면, 1kg 골드바 이상일 때만 현물로 살 수 있다. 일반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금통장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셈이다. ⑥통일 대박은 금, 전쟁 등 비상시 최고가이 대표는 금 뿐만아니라 은 투자도 한다. 다만 은을 살 때는 실버바로 사는 게 아니라 ‘은 알갱이’을 가장 저렴한 용기에 담아서 산다. 은 알갱이는 가공비는 전혀 들지 않고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1만원도 안 되는 용기에 담긴 ‘은 알갱이’ 1kg의 무게는 상당했다. 하지만 가격은 무려 70배 가까이 저렴했다. 1kg 짜리 은 한 통 가격은 60만원대였다. “전쟁이 났을 때 뭘 들고 대피하는 게 좋을까요? 10돈 짜리 순금 가격이 1kg 짜리 실버바보다도 더 비싼데 당연히 가볍고 비싼 금을 들고 가는 게 낫겠죠.”신 대표는 “금 투자는 단기 매매로 접근할 게 아니다”며 “통일 등 먼 미래까지 내다보고 하는 장기 투자”라고 강조했다. 금 투자로 한 차례 매도 차익을 챙긴 이 대표는 “최근 금값이 떨어져 손해를 보고 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통에 담긴 ‘은 알갱이’ 1kg(왼쪽)의 시세는 60만원 정도다. 같은 1kg 짜리 골드바와 실버바의 가격차는 70배 정도다. [이데일리 제공]
2014.12.09 I 성선화 기자
송파구 석촌동 싱크홀 원인 놓고 '의견분분'...해외사례는?
  • 송파구 석촌동 싱크홀 원인 놓고 '의견분분'...해외사례는?
  •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서울 송파구 일대에 싱크홀(Sink Hole, 지반 침하)이 연이어 발생하자 국토교통부가 원인분석과 함께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6일 국토부에 따르면 기술안전정책관이 중심이 돼 도시·국토정보·건축 등 분야 공무원들과 함께 싱크홀 원인 규명에 나섰다. 국토부는 대한지질학회에도 자문을 요청한 상태다.△ 지난 5일 오후 12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석촌역 인근 한 도로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싱크홀(sink hole)이 발생해 서울시 동부도로사업소 관계자들이 인근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이번 석촌동 싱크홀의 원인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우선 도시설계에서부터 싱크홀 발생 지역의 지하·지질 구조, 건축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석회암 틈으로 물이 흘러 석회암을 녹이면서 땅속에 공간이 만들어져 지반이 붕괴되는 유럽 등과 달리 국내는 단단한 화강암이나 편마암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반만 놓고 보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예상이 앞선다.상·하수도관 노후와 지하수에 따른 싱크홀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간 국내 사례를 살펴보면 전문가들은 대개 지하수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과거 국내 싱크홀은 지하수 과다 사용, 지하수 유실 및 지반 약화, 상수도관 누수로 인한 토양 유실 등으로 인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해외에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현상으로 싱크홀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지난달 러시아에서는 초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는데 북극 과학연구센터 측은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가스를 머금은 소금층이 압력을 받아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원인을 추측했다.이번 송파구 석촌동 싱크홀의 원인에 대해서도 다각도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셈이다. ▶ 관련기사 ◀☞ '해피투게더3' 이유리 "남편 속옷 150벌 준비해놨다"...이유 알고보니 '의외'☞ 추석 과일값 전망 발표...미리 사면 안되는 결정적 이유☞ 강용석, 윤일병 사망사건 두고 軍에 일갈 "병사가 국방부에 직접..."☞ 케빈 러브, MIN→CLE 이적...새로운 '빅3' 탄생☞ 美 보건당국, 에볼라 바이러스 경보 '최고 단계'로 격상
2014.08.08 I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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