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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자매 만난 아이유, 배우로 훨훨
- (사진=tvN 제공)[이데일리 스타in 정준화 기자] 아이유가 또 한 번 변신에 성공했다. 배우 이지은으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가운데, ‘호텔 델루나’가 결정적인 작품이 될 전망이다. 홍자매 특유의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내며 호평을 받은 것은 물론, 시청률도 합격점이다.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4일 방송된 tvN 토일극 ‘호텔 델루나’는 7.6%(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 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첫 방송(7.3%)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시청률 그래프가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이 작품은 엘리트 호텔리어가 운명적인 사건으로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을 맡게 되면서 생기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호로맨스’다. 아이유는 밤이 되면 떠돌이 귀신에게만 그 화려한 실체를 드러낸다는 ‘호텔 델루나’에서 마치 시간이 멈춘듯 지긋지긋하게 존재하고 있는 호텔 사장 ‘장만월’을 연기한다.방송 이후 반응이 뜨겁다. 전작인 tvN ‘나의 아저씨’을 통해 차가운 현실을 온몸으로 버티는 거친 여성을 연기하며 보여줬던 다크한 분위기와는 결이 다른 연기로 또 한 번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이 이어진다. ‘쾌걸춘향’부터 ‘최고의 사랑’,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화유기’ 등으로 판타지는 물론 밝고 유쾌한 로맨스를 그려온 홍자매(홍정은 작가, 홍미란 작가)와의 호흡이 흥미롭다는 반응도 나온다.제작진은 “오랜 세월을 존재하고 있는, 그 세월을 거치며 변화해온 인물이기 때문에 쉬운 캐릭터는 아니다”라면서 “아이유가 갖고 있는 매력과 작품을 향한 열정이 장만월을 완성했다”고 평했다. 아이유 역시 “장만월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인물이어서 매력적”이라며 “어떤 면을 부각하고 또 감추기보다 가감 없이 보여드릴 것이고, 종합선물세트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아이유는 2011년 ‘드림하이’를 시작으로 ‘최고다 이순신’(2013), ‘예쁜남자’(2013), ‘프로듀사’(2015), ‘달의여인’(2016), ‘나의아저씨’(2018)를 통해 꾸준하게 배우로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 '카카오 블록체인' 공식출범, 모바일 성공 이어간다
- 클레이튼 로고[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카카오(035720)가 블록체인과 내부 통용 암호화폐를 통해 ‘미래 인터넷’ 시대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LG, 셀트리온, 넷마블 등과 손잡고 ‘카카오 생태계’를 조성해 IT 분야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간다는 계획이다.9일 카카오와 자회사 그라운드X는 자체 개발 블록체인 ‘클레이튼’(Klaytn)의 공식 출시를 알리는 ‘메인넷 론칭 이벤트’를 서울 강남구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했다. 행사는 △클레이튼 온보딩 서비스 공개와 최초 시연 △그라운드X 추진 소셜임팩트 유즈케이스 발표 △클레이튼 메인넷 소개 △질의응답(Q&A) 순으로 이어졌다. ‘메인 네트워크’의 줄임말인 메인넷은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이 아닌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완성했음을 의미하는 용어로, 클레이튼이 더 이상 미완성이 아닌 ‘완성품’이 됐다는 의미다.그라운드X는 ‘카카오 블록체인’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아 지난해 3월 설립됐고, 빅데이터 전문가로 꼽혀온 한재선 대표가 수장을 맡았다.◇“블록체인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세상을 바꾸는 시도로”클레이튼 메인넷은 지난달 27일 정식 출시됐으며, LG전자와 LG상사 등 LG그룹 계열사가 참여해 화제가 됐다. 여기에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 유명 게임사인 넷마블과 위메이드, 펍지 등 약 20개 업체가 참여해 화제가 됐다. 해외에서도 필리핀 유니온뱅크와 일본 게임사 구미, 중국 완샹 블록체인랩스의 전략적 파트너인 홍콩의 핀테크 기업 해쉬키, 대만과 동남아 등지에서 부동산·투자 사업으로 이름을 알린 에버리치 등이 참여해 규모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재선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파트너사의 실제 활용 사례를 보여주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블록체인이 만들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시키고 싶어 (클레이튼)플랫폼을 개발했고, 그 위에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도를 하자는 심정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카카오는 블록체인 사업을 통해 ‘카카오 생태계의 확장’을 꾀할 방침이다. 현재 카카오는 메신저(카카오톡)를 비롯해 인터넷 포털(다음), 동영상 플랫폼(카카오TV), 모빌리티(카카오T), 핀테크(카카오페이), 캐릭터(카카오IX), 콘텐츠(카카오M·카카오페이지), 게임(카카오게임즈) 등으로 이어지는 통합 인터넷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주요 주주이자 주도적 역할을 맡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카카오뱅크)을 더한 ‘카카오 생태계’를 만들었다.‘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용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는 카카오는 이를 위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축적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스마트폰 안에서 카카오가 생활에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우리 신사업의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시한 클레이튼 블록체인과 내부에서 통용되는 암호화폐 ‘클레이’(Klay)는 카카오가 지향하는 미래와 맞닿아 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클레이튼 메인넷 공식 출시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카카오/그라운드X 제공◇자체 생태계 ‘토큰 이코노미’ 완성할 플랫폼 자리매김이날 행사에서 첫 시연을 보인 서비스는 △소비자 취향 기반 음식 수급을 연결하는 ‘힌트체인’ △맞춤형 뷰티 서비스 ‘코스모체인’ △상품 공급자와 인플루언서를 직접 연결하는 ‘스핀 프로토콜’ △기상 상황에 다른 보상을 제공하는 ‘인슈어리움’ 등 맞춤형 서비스를 비롯해 △동영상 공유 보상 플랫폼 ‘앙튜브’와 데이터 관리 플랫폼 ‘에어블록’ △이미지 콘텐츠 공유 ‘피블’과 웹툰·웹소설 공유 ‘픽션 네트워크’ △보안 공격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 상에서 활용하는 ‘클라우드브릭’ 등이다.카카오는 이들 서비스를 통해 블록체인이 실제 현실에서 활용되는 사례를 제시하고 클레이튼 플랫폼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힌트체인의 경우 단순히 음식 조리 정보만 제공하던 ‘해먹남녀’ 서비스를 발전시켜 ‘해먹3.0’을 곧 선보인다. 조리법에 대한 후기(리뷰)를 남기면 암호화폐(힌트토큰)로 보상을 제공하고, 이후 이를 서로 주고 받는 것은 물론 제휴 레스토랑에서 실제 결제에 이용할 수도 있다. 선결제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른바 ‘노쇼’(No Show)도 없다.결국 블록체인 내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 구현으로 이어진다. 카카오 서비스와 연계한 시너지를 모색할 수도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형태로 파생된 서비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카카오의 이러한 시도는 페이스북이 개발한 블록체인·암호화폐 리브라(Libra)의 철학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다만 페이스북은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17억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카카오의 클레이튼과는 결이 다르다. 삼성SDS(넥스레저), LG CNS(모나체인) 등 국내 대기업이 기업용으로 개발한 블록체인과도 차원을 달리 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IT서비스 계열사는 외부 고객사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 개발을 하는 반면, 카카오는 자체 생태계 구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카카오가 모바일 확산으로 성장했듯이 블록체인 진흥기에 또 도약을 노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카카오(그라운드X) 클레이튼 생태계 구성 개념도. 그라운드X 제공클레이튼 메인넷(사이프레스) 초기 현황. 그라운드X 제공
- [여행] 남다르고 실속 있는 '요망진' 제주
- 한림 동명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는 22일 ‘남다르게 실속 있게, 요망진 6월 제주’라는 테마를 주제로 관광지, 자연, 체험, 축제,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6월 제주 관광 추천 10선’을 발표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추천 10선은 똑똑한 실속파의 제주여행을 테마로 기획했다”며 “요망지게(똑똑하고 야무지게) 제주의 6월을 즐겨보시라”고 전했다.◇검은용의 이야기를 따라 ‘한림 동명리’ 명월성지를 끼고 있는 마을, 한림읍 동명리엔 검은 용이 산다. 다름 아닌 밭담이다. 수류촌으로 불릴 만큼 예로부터 맑고 풍부한 물을 자랑하던 이 마을에 이제는 세계중요농업유산 밭담이 새로운 자랑이 되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돌무더기 캐릭터 ‘머들이네’를 따라 수류촌 밭담길을 돌아보는 50분 동안, 가만히 엎드려 마을을 지켜온 검은 용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지친 다리는 카페 ‘동명정류장’에서 쉬어가도 좋다. 오래된 마을회관을 개조한 아담한 공간은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밭담길을 홍보하고 제주를 알리는 기념품으로 마을과 한데 어우러진다.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근처 한수리의 한림바다체험마을을 찾아보자. 전통낚시와 바릇잡이, 바다공예까지 온가족이 누릴 만 한 행복이 물결친다.삼다수 숲길◇비밀을 간직한 원시림 속으로 ‘삼다수 숲길’옛 임도를 활용해 조성한 삼다수 숲길은 근처의 사려니 숲길과는 결부터 다르다.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 한 덕분일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부문 어울림상을 받았을 만큼 꾸미기보다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다. 걷기에 어렵지 않으면서도 원시림에 가까운 숲에 들어서면 자연의 품에 온전히 안기듯 포근하고, 고요한 만큼 더 큰 평온이 숲에 대한 환상을 고스란히 채워준다. 숲길을 걷다 산수국과 때죽나무 꽃비를 만나는 것도 더없는 행운! 교래리 종합복지회관 맞은편 이정표를 따라 목장길을 지나면 숲길이 시작된다. 1시간 반이 소요되는 1코스도 좋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2시간 반이 걸리는 2코스를 골라 걷자. 화장실은 따로 없으니 복지회관에서 미리 이용하는 센스.이승이오름◇화산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승이오름’한라산 허리춤에 자리한 이승이 오름은 한라산 둘레길을 찾는 이들에게는 이미 꽤나 유명하다. 마을공동목장을 낀 목가적 분위기에서 어느새 원시의 자연림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숲이 해를 가린 ‘해그므니소’는 신비롭고 성스런 분위기로 작은 식물들을 보듬어낸다. 바위를 감싸 안은 나무뿌리와 나무를 품은 화산암은 세월의 무게를 더하고 점점이 박힌 화산탄이 섬의 탄생순간을 지금에 전한다. 정상에 올라 올망졸망한 오름을 거느린 한라산을 마주했다면, 옛사람의 온기 스민 숯가마터와 선조들의 피땀 서린 일본군 진지동굴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춰도 좋다. 오름 입구에 설치된 안내도에 따라 형편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자. 20분의 등반코스를 골라도, 40분의 순환코스를 골라도 오름의 신비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파라세일링◇한 발 먼저 여름을 열고 ‘파라세일링&패들보드’바다를 그리며 제주까지 왔는데, 바다에 뛰어들기엔 이르다니 낭패다. 그렇다고 물러설 텐가, 기다리기보다 한 발 앞서 가기로 한다. 6월의 기온과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며 남들보다 먼저 여름을 열자. 지금 필요한 건? 나만의 취향저격 액티비티를 고르는 일! 언젠가 한번쯤 두둥실 떠오르고 싶던 소원은 파라세일링으로 이룬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몰라도 괜찮다. 별다른 준비 없어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 더 반갑다. 균형 감각에 자신 있다면 패들보드를 픽!하자. 바다에 몸을 띄운 채 감행하는 보드 위 요가는 흐트러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준다. 초보자를 위한 강습코스도 있으니 겁내지 말고 도전할 것. 주머니 좀 가벼워지면 어때, 그 몇 배의 에너지로 돌아올 텐데.(기상상황에 따라 유동적, 사전확인 필수)염나니코지길 벵듸고운길◇태양이 이끄는 길 위로 ‘염나니코지길 벵듸고운길’구좌읍 평대리를 중심으로 인근 마을과 마을을 잇는 벵듸고운길. 편평하고 너른 들이라는 뜻의 ‘벵듸’와 ‘평대’가 어딘가 닮았다 했더니, 예부터 어른들은 평대를 벵듸로 불렀다고. 벵듸고운길 해안도로를 따라 한동리를 향하다 빨간 등대가 놓인 작은 방파제를 찾아보자. 바로 ‘염나니코지’다. 이른 아침 이곳을 찾는다면, 빨간 등대 뒤로 이제 막 걷히는 새벽하늘에 넋을 놓을지도. 염나니코지길을 돌아 나오다 반여동산에서 잠시 기지개를 켜고 막 깨어난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내자. 걷다가 만날 평대리 어촌계의 건물벽화는 평생을 바다에 흩뿌려온 해녀들의 생애와 그들이 거두어온 바다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침 해가 전하는 감동에 그네들 삶의 경이로움이 더해져 조용하고 은근한 응원으로 다가온다. 이 순간, 이름부터 곱고 사랑스러운 이 길 위에서 나는 혼자여도 혼자가 아니다. 원도심 심쿵투어◇가성비 갑 & 가심비 갑 ‘원도심 심쿵투어’,한때 구도심이라며 내물리던 곳이 본래의 이름을 찾아 새 도약을 꿈꾼다. 이름하야 ‘원도심 심쿵투어’는 도민과 관광객 모두를 위한 원도심 탐방 프로그램. 제주민속박물관을 출발해 삼성혈과 산지천, 동문시장을 경유하는 1코스와 관덕정에서 중앙 성당, 예술 공간 이아를 거쳐 탑동관광안내소까지의 2코스로 나뉘며, 중간 중간 요즘 힙하다는 옷가게, 서점과 맛집도 있어 감각은 젊어지고 인증스탬프를 모아 경품을 받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제주 곳곳을 넓게 살피기엔 시티투어버스와 관광지 순환버스가 제격! 저렴한 가격에 명소를 두루두루 찾는 편리함은 자가운전과는 가성비부터 비교불가. 시내권에서는 시티투어버스가, 중산간 여행엔 관광지 순환버스가 나를 위한 친절한 안내자로 나선다. 마음 머무는 곳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낸다 한들 누구 하나 투정하지도 눈살 찌푸리지도 않는다.산수국◇수수함과 경쾌함 사이, 꽃에 꽂히다 ‘산수국 & 해바라기’6월 제주의 수국이 익숙하다면 산수국은 어떨까. 당당하고 화려함보다 수수한 건 사실이지만 은근하고 진득한 매력을 사람으로 치자면 ‘츤데레’ 같달까? 영주산 천국의 계단에서, 삼의악에서, 그리고 사려니숲길 어디쯤에서 호위하듯 늘어선 산수국을 만나는 반가움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산수국의 은은한 매력에 취했다면 해바라기의 발랄함을 더해보자. 항파두리 항몽유적지에선 삼별초의 역사이야기보다 먼저 해바라기의 경쾌함에 빠져들지 모르니 주의할 것! 해바라기를 가꾸고 소개하는 농장도 있으니 참고하자. 어떻게 담아도 예쁜 꽃 옆에서 환한 웃음은 필수. 맑은 날엔 선명한 추억으로 물안개가 핀 날엔 몽환적인 분위기로 기록될 것이다. 설령 덜 핀 꽃이라도 그 빛깔은 덜하지 않으니...생각만으로 설레는 지금부터 나만의 꽃 여행주간이 시작된다. 명심하자, 꽃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제주의 문화공간◇문화로 감성충전, 제주곳곳 문화 공간들여행자의 감성을 채우는 것이 아름다운 풍경만일까. 제주 곳곳에 자리 잡은 문화공간들은 나와 이웃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시와 공연으로 풀어낸다. 유명 작가가 아닐지라도, 대형 전시장이 아닐지라도, 우리 삶이 예술과 다르지 않음을 이곳에서 확인한다. 산지천 갤러리에선 제주의 어머니, 해녀들의 문화와 일상을 읽고, 서귀포 문화빳데리 충전소에선 밀납으로 빚어낸 매화 ‘윤회매’를 통해 내면의 소리와 자신에 집중한다. 문화공간 양이 젊은 작가의 무의식에 드러난 4.3으로 잊혀져야 했던 역사에 다가서면, 옛 병원건물에서 예술공간으로 변신한 이아는 체험프로그램으로 예술과 삶을 이어준다. 국내외 유명 작품을 만나는 호사도 가능한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 1,2는 예약 도슨트제로 바뀐다니 참고할 것. 즐기는 만큼 고단해지기 쉬운 여행의 어느 지점에 무심하게 쉼표 하나 찍어두고 삶을 가꿔보자. 제주의 펍&양조장◇한 잔을 마셔도 나는 달라, 제주의 ‘펍&양조장’양보다 질이 중요한 여행자를 위해 아무데서나 맛보기 힘든 이곳만의 양조장이 있다. 4대에 걸쳐 전통방식을 지켜온 제주 술익는 집에선 제주 전통주와 발효음료 만들기 체험이 마련돼 있다. 남녀노소는 물론 외국인들의 좋은 반응에 주인장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국토최남단 브루어리, 서귀포에서 만든 신선한 맥주는 탐라에일 탭하우스의 담당. 페일에일부터 바이젠까지, 다양한 수제맥주를 만드는 공장투어는 단체보다 개인에게 열려있다. 국내유일의 멜로멜 와인(과실을 첨가한 벌꿀 술)은 제주허니와인에서 만날 수 있다. 꿀과 감귤과즙 모두 제주산 재료를 고집한 고급와인의 향긋하고 달콤함에 여행의 피로도 녹아내린다. 제주샘주를 찾는다면 오메기떡, 전통주 칵테일, 쉰다리를 만들어보자. 남들과 다른 것을 맛보고 듣고 만들 수 있어 6월 제주여행이 더 신선하고 알차다. 단, 체험프로그램은 예약필수.제주의 실속밥집◇착한 가격 더 착한 맛, 도민 인증 ‘실속 밥집’ 때론 큰 맘 먹고, 때론 무리하며 달려온 여행자들에게 유명 음식점의 메뉴판은 종종 부담을 안긴다. 여행 중 몇 끼 정도 화려하지 않으면 어떤가. 지나는 길에서 만난 빛바랜 간판을 따라 들어가 허름한 식탁을 차지하고 앉아보자. ‘정말 그래도 괜찮을까?’ 알쏭달쏭하다면 여기 힌트가 있다. 도민들이 인증하는 실속만점 현지인들이 찾는 밥집! 눈앞에서 익어가는 두루치기를 기다리다 현기증이 나고, 윤기 흐르는 수육정식 앞에서 체면은 사치다. 착한 가격의 정식차림에, 반찬집 운영경력의 사장님 덕에 화려한 반찬을 자랑하는 국수가게에서 국수보다 순두부가 주인공인 건 반전이라면 반전. 소박하고도 진득한 인심으로 배도 채우고 실속도 찾는 이곳이 있어 제주여행의 부담은 반이 되고, 추억은 배가 된다.
- [김보영의 키워드] 100만 유튜버 백종원의 '90년대생'식 리더십
- 지난 11일 유튜브에 개설된 '백종원의 요리비책' 캡쳐. (사진=요리비책 영상 화면 갈무리)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로 한 주 간 수많은 정보들이 홍수처럼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아울러 빠르게 변하는 세태를 반영한 시사 용어와 신조어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죠. 스냅타임에서 한 주를 강타한 사건과 사고, 이슈들을 집약한 키워드와 신조어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매 주말 하나의 키워드를 한 주 간 발생한 이슈들과 엮어 소개 합니다."참 쉽쥬? 간단하쥬?"요리연구가 겸 사업가인 백종원(53) 더본코리아 대표가 유튜브를 개설한 지 사흘 만에 구독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그 뿐인가요,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불문 텔레비전 예능까지 그가 등장하지 않는 채널이 없습니다. SBS '골목식당'에서 자영업자들의 멘토이자 골목을 살리는 히어로로 활동 중인 그는 tvN '고교급식왕'에서 고등학생 요리 꿈나무들을 심사하고 육성하는 키다리 아저씨로도 활약 중이죠. 곧 방영될 JTBC '양식의 양식'(가제) 출연도 앞두고 있습니다.2015년 MBC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에 처음 출연한 뒤 4년이 지난 현재 그의 인기는 하나의 현상이 됐습니다. 일각에선 TV 채널을 돌릴 때마다 백 대표가 등장하는 상황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불편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대형 음식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그가 1인 크리에이터의 세계인 유튜브까지 진출한 게 또 다른 '대기업의 횡포'이자 '생태계 파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어느 쪽 의견이 맞고 틀린지는 차치하고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점이 있습니다. 그 자체가 이미 방송을 생산하는 업계에서도, 이를 소비하는 대중 입장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콘텐츠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왜 우리는, 특히 20대 젊은이들은 연예인도 아닌 이 50대 남성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백종원씨가 방송 안팎에서 보여주는 말과 행동, 사업가로서의 가치관과 신조가 Z세대(90년대~2000년대 출생 세대)가 생각하는 '어른의 리더십'에 부합한다고 설명합니다. TV 예능과 유튜브 등 그가 표방하는 콘텐츠 전략도 신뢰감을 주는 '사람'의 정보에 의존해 상품을 구매하는 이들의 소비 방식을 '취향 저격'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한 주 미디어를 달군 백종원씨의 인기, 청년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기성 세대에 어떤 시사점을 줄까요? '팔로인(follow+人)'이란 키워드로 풀어봤습니다. tvN '고교급식왕' 기자설명회. (사진=tvN)100만 유튜버 된 백종원, 어떻게 요리 '팔로인'이 됐나 백종원씨가 지난 11일 개설한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이 지난 13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구독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15일 현재 구독자 수는 123만명 정도입니다. 이로써 그는 업로드 된 영상 11편으로 채널 개설 사흘 만에 유튜브 '골드버튼'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유튜브는 구독자 수 100만명을 넘긴 유튜버에게 '골드버튼'이란 이름의 상패를 주고 있습니다.유튜브에 상륙한 백종원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여느 배우나 아이돌 스타들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인기를 얻는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이미 BTS나 엑소 등 아이돌 스타들이 해외팬들의 지지와 세계적 인기에 힘 입어 유튜브 구독자 수 100만명을 이룬 경우들이 적지 않지만 백종원씨는 국내 팬들의 지지와 응원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죠. TV 방송에서 연예인들의, 골목 자영업자들의, 고등학생들의 요리 멘토를 자처하며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선 그가 유튜브로 직접 불특정 다수의 일반 대중과 소통에 나섰다는 점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특히 백종원씨가 설명하는 그의 유튜브 입성 계기는 앞으로 시장을 이끌 세대로 부상한 Z세대들이 기존에 우리가 상품을 소비하던 방식과 얼마나 다른 패턴을 보여주는지를 시사합니다.백씨는 제육볶음 레시피에 앞서 올린 소개 영상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몇 달 전 장모님을 통해 (인터넷에) 내가 만들지 않은 레시피들이 자신의 이름을 달고 퍼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많은 분들이 (자신을 통해)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좋기는 한데 한 편으로 섬뜩했다"고 전했습니다. 자신의 이름과 실력을 믿고 '백종원 레시피'를 검색하고 소비하는 대중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넘쳐나는 '가짜 레시피'를 바로잡고자 자신이 직접 나선 셈이죠.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를 "본인의 레시피가 아닌데도 (자신의 이름을 달고) 돌아다니는 레시피들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습니다.업계에서는 2019년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사로잡을 트렌드 중 하나로 '팔로인'을 꼽습니다. '팔로인'이란 '따르다'란 뜻의 'follow'와 사람 인(人)을 조합해 만든 신조어로, 원하는 정보가 있을 때 포털 검색을 이용하던 기존 세대와 달리 인플루언서 등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아는 사람'이 제공하는 정보들을 이용하려는 청년들의 소비 방식을 일컫습니다.'90년생이 온다'의 작가 임홍택씨는 이에 대해 "90년대생들은 기업 광고보다 가족과 지인, 인플루언서들을 믿는다. 광고에 거짓된 정보들이 많다는 걸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기에 '신뢰'를 중시하기 때문"이라며 "리뷰와 광고 기반 검색 대신 주변 지인의 중첩된 평가, 사람 기반의 검색 시스템에 의지하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즉 자신을 믿고 자신의 이름으로 레시피를 검색하는 팔로워들이 '백종원'이란 타이틀마저 또 다른 광고 수단과 포털 검색 키워드로 활용하려는 업자들에게 이용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최 교수는 그가 요식업계에서 '팔로인'을 대표하는 인플루언서로 부상한 것에 대해 "백종원씨는 그간 레시피 등 요리 지식 뿐 아니라 창업 등 다양한 정보들을 대중들에게 전달했기 때문에 자영업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콘텐츠 소구력과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사진=SBS '골목식당')'권위스럽지 않은' 백종원의 리더십그럼에도 그가 굴지의 외식업 프랜차이즈 대표란 커리어와 요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 인기 방송인이란 수식어만으로는 젊은이들에게 열광받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백종원씨 못지 않은 커리어와 인지도를 가지고 활약하는 다른 요리전문가들도 많으니까요.전문가들은 그가 방송 안팎에서 보여주는 말과 행동들이 Z세대의 소통 방식과 그들이 원하는 '어른들의 리더십'에 부합하기 때문에 특히 사랑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합한 Z세대에게 통한 그의 면모들을 세 가지 정도로 요약했습니다.우선 백종원씨는 풍부한 현장 경험으로 쌓인 해박한 지식들을 '권위스럽지 않게' 대중들에게 전달합니다. 백종원씨는 SBS '골목식당'에 출연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잘못된 가게 관리 및 요리 재료 손질 방식을 무조건적으로 잘못됐다며 몰아세우거나 나무라지 않습니다. "가르쳐줬던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 "몰라서 실수한거면 앞으로 잘하면 된다" 등 따뜻한 한 마디와 함께 가게가 더 잘 될 수 있는 비법들을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설명하죠. 또 군더더기 없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줍니다.평소 백종원씨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꾸준히 챙겨 본다는 대학생 양진호(27)씨는 "나이가 좀 더 많고 직책이 좀 더 높다는 이유로 젊은 세대를 나무라고 권위적으로 몰아세우는 어른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겸손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며 "프랜차이즈의 횡포란 비판도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신이 지닌 능력을 발로 뛰어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나. 그런 점에서 백씨의 노력과 능력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이에 대해 "이렇게 가게를 관리하고 요리를 만드는 게 왜 되고 왜 안되는지를 명확히 이야기해준다. 그의 충고와 조언을 듣고 발전하는 자영업자들의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도 환호하는 것 같다"며 "문제가 있을 때 나무라는 사람은 있지만 그걸 고칠 수 있는 실질적 컨설팅을 해주는 데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에게 윤리적인 포만감을 채워준다"고 설명했습니다.간단하고 편리한 레시피, 재치와 유머 속 진정성두번째 요리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들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간단하고 편리한 요리 팁들을 제공해준다는 점도 한 몫합니다. 닦달하지 않고 개인의 취향에 따른 변주도 인정함으로써 요리가 결코 어렵고 절대적인 영역이 아님을 강조하고 도전을 응원해주죠.그가 유튜브에 올리는 레시피들은 제육볶음, 김치찌개, 샐러드 등 요식업 창업을 꿈꾸는 자영업자들은 물론 끼니를 챙겨먹는 일반 시민들의 수요에 부합하는 일반 음식들이 대부분입니다. '집밥백선생', '마리텔' 등 앞서 출연한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셰프들의 음식이 아닌 일상에서 챙겨먹을 법한 요리 레시피들을 주로 가르쳤죠. 요리를 완성하기까지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데다 설탕, 참기름, 깨소금 등 친숙한 재료들로 감칠맛을 잡을 수 있는 비법까지 전수해줍니다. 양 조절, 간 조절에 실패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는 팁까지 설명해주죠.마지막은 그가 방송 안팎으로 대중들에게 '진정성' 있는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점입니다.백씨는 '골목식당'을 통해 요식업이 포화상태인 냉정한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기본이 무엇인지 창업자들에게 끊임없이 짚어주려 노력합니다. '자신과의 싸움을 견뎌내며 최고의 서비스를 대접하고 정당히 이익을 남기는 것'. 자영업자는 물론 노동을 하고 대가를 지급받는 모든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기본 자세이지만 어떻게 해야 기본을 지킬 수 있는지 알려줄 멘토는 만나기 어려웠던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백씨가 '골목식당' 방송이 끝난 후에도 종종 출연자들을 찾아가 피드백과 응원을 해주고 있다는 미담, 백씨 본인 스스로 방송에서든, 사업에서든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변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들도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입니다.전문가들은 앞으로 Z세대 청년들과 소통하고 어필하기 위해 '진정성'을 지키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최강소비권력 Z세대가 온다'의 작가 제프 프롬은 "각자의 취향 존중과 다양성과 포용력 등을 진정성 있게 어필한 기업이 대체로 큰 성공을 거둬왔고 앞으로 그런 경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기업 뿐 아니라 지금 젊은이들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기성세대에게도 해당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합니다./스냅타임
- 아직 끝나지 않은 꽃 여행, 로맨틱 여수여행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봄이 주는 화사함으로 우후죽순처럼 피던 봄꽃이 어느 결인가 끝이 보이기 시작하며 시들어 버리기 시작했다. 꽃이 끝이라고 누가 그러던가. 바다에 떠 있는 섬은 바다의 꽃이고, 섬에 피어있는 꽃은 섬 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꽃을 찾아 여수로 떠나 본다.꽃길만 걸으리, 아랫꽃섬 하화도꽃길만 걷고 싶다는 말이 유행어가 된지 한참이지만 정말 꽃길만 걸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여수 여객선 터미널과 백야도 선착장 두 곳에서 배가 오가는 하화도는 뱃시간에 대한 부담 없이 당일 여행이 가능한 섬이다. 꽃이 핀 섬이 위와 아래에 있다고 해서 상화도, 하화도로 불리기 시작했다.섬 전체에 피는 꽃이 예뻐 섬 여행 매니아들이 오가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하화도는 봄, 여름, 가을까지 계절 꽃놀이를 위해 찾는 여수의 대표 꽃섬이 되었다. 선착장을 시작으로 왼쪽부터 섬을 한 바퀴 도는 꽃섬길은 꽃길만 걷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길이다. 신재생 에너지가 화두인 요즈음 하화도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태양광 발전으로 20여 가구의 전기를 공급받는 생태 섬이다. 마을 왼쪽에 위치한 태양열 자가발전소를 지나 내려다보이는 마을은 지붕의 주황색이 파란 바다와 맞물려 하나의 커다란 꽃이다. 섬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2~3시간 정도이지만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은근히 땀이 난다. 하지만 힘들지 않다. 섬을 걷는 내내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각종 꽃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자신도 모르게 느긋한 걸음을 하게 된다. 풍경이 좋은 곳마다 세워진 전망대에서는 시원한 바닷바람에 쪼로록 흘렀던 땀도 금새 말라버린다. 막산을 이어주는 꽃섬다리는 걷기만 해도 출렁거려 섬 위에서 바다를 느끼는 데 한몫을 제대로 해낸다.바다와 마주한 그림 꽃마을 고소동 벽화마을여수의 밤은 낭만포차가 밤꽃이고, 여수의 낮은 벽화 골목의 그림이 낮꽃이다. 한동안 유행처럼 번지던 벽화마을은 관광지로 이름난 도시라면 어디에든 한 곳이 꼭 있다. 여수라고 다르지 않다. 진남관에서 좌수영다리를 건너면 고소동에 위치한 천사 벽화마을에 닿는다. 벽화는 벽에 그린 그림을 뜻하지만 2006년부터 시작한 도시의 공공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을의 주거 취약 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 마을 공공 미술로 발전되어 벽이나 골목에 화사함을 만들어 주니 벽에 그려진 꽃이라고도 말한다.예쁜 그림만을 그려 넣는 벽화가 대부분인데 반해 이곳 고소동 천사마을의 벽화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벽화로 다른 도시와의 차별성을 두었다. 이순신 장군이 작전을 짜고 명령을 내렸다는 여수 8경중 하나인 고소대를 중심으로 그려진 벽화는 당시에 여수가 얼마나 중요한 지역이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해준다.고소동의 벽화마을은 골목마다 주제가 있어 벽화를 따라 골목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간이나 국가의 위급한 상황을 소리를 이용해 알려주었던 오포대는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여수 앞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벽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골목이고, 골목을 따라가면 벽화로 이곳의 모든 것들이 이정표이다. 바다를 향해 그려진 꽃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그 코믹스러운 그림에 어느새 입가에도 웃음꽃이 만발한다.여수 앞바다의 낭만을 만끽하는 오션뷰 리조트펜션 여수의 또 다른 볼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웅천 장도에는 장도근린공원이 오픈해 예술의 꽃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GS 칼텍스의 지역사회 공헌사업으로 지난 2017년 10월에 착공한 장도는 창작 스튜디오, 장도 전시관, 다도해 정원 등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호남권 문화예술의 랜드 마크로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계절에 관계없이 인기 있는 여행지 로맨틱 여수에서는 여수 밤바다와 마주하는 리조트에서 머무르는 것도 좋겠다. 종포해양공원과 낭만 포차가 운영되는 바닷가에 위치한 여수 낭만밤바다펜션은 전객실 오션뷰로 다양한 객실 타입과 최대 10명까지 입실 가능한 패밀리룸이 준비되어 있어 룸 선택의 폭이 넓다.저녁이면 공원에서 벌어지는 버스킹 공연 감상이 가능하며, 룸 안에서 여수 바다의 야경 조망과 함께 룸 안에서 일출을 볼 수 있어 인기몰이 중이다. 아이들을 위한 키즈 놀이터도 운영 중이며, 옥상의 하늘공원에서는 펜션 여행의 꽃이라는 바비큐도 가능하다.
- [등짐쟁이 기파리의 유랑]⑧ 목적지를 바꿔도 천년 녹차향, 화개 천년차밭길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봄날, 열흘이 넘는 지리산 둘레길 백패킹은 백수가 되고난 후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어서 마음먹고 다녀온 길이었다. 백패킹으로 다니지만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거나 피곤하면 텐트를 펼치지 않았다. 물먹은 텐트는 무거운데다 혹여 꼭꼭 싸매도 장비에 물기가 스며들었다. 지리산 둘레길의 일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 쌍계사 근처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루를 머물렀다.먹을 음식 몇 가지를 사러 근처 편의점에 다녀오면서 길가 옆 쌍계사 차 시배지 안내판과 함께 ‘천년차밭길’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띄었다. 화개지역이 우리나라 차 문화가 시작된 곳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차밭길이 있다는 것은 몰랐다. 혼자 걷는 걸음, 어디를 걷는다고 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으니 천년차밭길로 일정을 바꾼다. 숙소로 돌아와 천년차밭길에 대한 것을 검색해 보니 마음에 드는 정보가 없었다. 이쯤 되면 검색은 포기요, 몸이 고생이어도 가는 게 능사다.아침이 되어 쌍계사 앞 식당에서 밥을 먹고 어제 보아 두었던 차 시배지로 향했다. 정자로 오르는 길목에 천년차밭길이라는 이정표와 함께 다원예술순례 알림판이 같이 보였다. 옳거니. 차밭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없어도 다원예술순례의 시그널을 보면서 따라가면 되겠다는 감이 들었다. 걷다가 안 되겠다 싶으면 마을로 내려가면 그만이니까.봄날의 아침 차밭을 감도는 기운은 살짝 서늘했지만 코끝이 시원한 물기가 느껴졌다. 찻잎을 따는 즈음에는 섬진강이 주는 습한 기운에 일교차가 커 이곳 화개와 하동지역의 차가 최고의 맛을 내는 것도 이 물기 때문이리라. 찻잎 날개를 단 찻잎새가 가는 방향대로 걸으니 바람이 스며드는 시누대 숲에 들었다. 무언가 자랄 수도 없을 정도로 촘촘한 대숲에는 씨가 날려 자란 차나무와 대나무가 뒤엉켜 자라고 있어 길이라기보다 흔적에 가까웠다. 흔적은 농로로 이어졌고, 농로는 다시 차밭과 만났다.차밭을 따라 걷는 건 처음이어서인지 은근 재미있다. 풍경 좋은 곳에는 쉬어갈 만한 의자가 놓여 있어 화개골 깊은 곳까지 시선을 두면 그 끝은 지리산 능선이었다. 열흘이 넘는 시간을 내처 지리산 자락을 걸었으면서도 지리산의 풍경을 만나면 푸근하다. 꿈틀대듯 꼬불거리는 차밭 농로는 이미 많이 올라간 기온에 달궈져 제법 열기가 올라왔지만 찻잎이 주는 녹색의 싱그러움으로 눈은 시원했다. 화개의 차밭길에서는 차밭 안에 무덤이 있는 생소한 풍경을 만난다. 어느 차밭이고 무덤 한 두기가 없는 차밭이 없을 정도로 차밭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 터전인 곳.가까이는 화개천을 내려다보고, 멀리는 섬진강을 바라보며 걷는 천년차밭길은 야생성이 짙다. 보성의 차밭이 양반댁 안방마님의 가지런하게 정돈된 가르마 같다면 화개의 차밭은 잔머리카락이 마구 빠져나오는 대로 대충 빚은 몸종의 머릿결 같다. 산비탈의 밭은 면적이 좁아 차나무가 쭉 길게 연결되지 않아 막손인 내 솜씨로는 멋들어진 사진 한 장 찍기에도 역부족인 곳이다. 하지만 이곳의 차밭은 하늘과 맞닿아 있다. 차밭을 따라 걸으면 어느새 마을 뒷산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섰다가 다시 내려가기를 여러 번. 걷다가 뒤돌아보면 차나무의 곡선이 구름과 하늘을 만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풍경이 좋다.길가에는 차나무만큼 가내수공업 형태의 다원도 많다. 그중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곳도 있고, 차만 만드는 곳도 있었다. 천년 차나무라 불리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나무와 유전 형질이 유사한 15개체가 산재되어 후계목으로 인정되고 보전된 도심차밭으로 가는 길은 무척 가팔라 숨이 턱턱 막히지만 앞으로 걷다가 뒤로 걷다가를 반복하며 올랐다. 아래에서부터 올려다본 차밭은 경사면이 상당한 산비탈로 ‘저곳에서 어떻게 차를 따나’ 싶었건만 그 차밭 사이로 들어서니 한 쪽 다리에 힘을 빡 주고 서 있는 나를 발견했다. 굴러 떨어지기는 싫은 게지.천년차밭길은 지리산 둘레길과 만나며 일부 구간이 지리산 둘레길과 겹친다. 어차피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중이었으니 상황 봐가며 걷는 구간을 결정하는 날탱이 둘레커에게는 이 길이 내심 반가웠다.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시작부터 목적했던 곳까지 걸음마다 쉬고, 보고, 사진 찍고를 반복했더니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배낭을 내려놓고 남은 구간을 걷기 위해 다시 차밭길로 내려와 정금마을의 어귀까지 내려왔다. 내친김에 지리산 둘레길을 더 걸을까 싶기도 했지만 배낭을 내려놓고 온 것이 마음에 걸려 목적지로 되돌아 걸었다.2년 전 봄에 왔을 때는 없던 정자가 생겨 차밭이 한 눈에 보이는 이곳에서 하루를 머물 생각이었다. 텐트를 치기 위해 해가 내려가기를 기다리는데 불어오는 바람이 심상치 않다. 살짝 불던 바람이 어느 결인가 너무 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팩을 박으면 괜찮겠다 싶어 텐트를 꺼내어 폴대를 끼우는데 아뿔싸!!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텐트를 잡은 내 손은 점점 힘이 들어갔고, 바람에 갈피 못 잡고 흔들리는 텐트는 금방이라도 녹차밭 어느 곳으로 날아가거나 바람에 찢어질 것만 같았다. 텐트를 잡고 바람을 지탱하는 몸이 휘청대며 중심을 잡기도 힘들었다.이럴 때는 포기가 답이다. 햇살이 좋고, 화개 녹차밭의 풍경은 좋았지만 바람은 감당이 되지 않았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으니 실망이 커야 하지만 지금 내 상황은 배낭에서 빼놨던 물건들이 날아갈 새라 한 손은 배낭을 잡고, 한쪽 다리로는 물건들을 누르며 다시 배낭 패킹을 시작했다. 그 와중에 물을 담은 1리터짜리 물통이 바람에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보며 포기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귀가 아플 정도로 윙윙대는 바람을 뒤로 하고 낮동안 내내 왔던 길을 다시 돌아 내려가며 오늘 머무를 곳의 목적지를 바꿨다. 이전에도 다녀온 하늘호수차밭 카페에 연락을 드려 사장님과 통화 후 그 곳 사유지에서 머물기로 하였다. 아는 분이 계시다는 건 이럴 때 좋다. 차밭을 지나왔지만 하늘호수차밭으로 올라가는 길에서는 여전히 차밭 풍경이 이어졌다. 차밭에서 먹으려고 포장해온 감자전, 사장님께서 가져오신 막걸리로 거의 2년만의 회포를 풀었다.발그스름하게 물드는 해넘이가 주는 따뜻한 기운 아래 텐트를 치고 나니 차밭 한가운데서 자는 거나 차밭 언저리에서 자는 거나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가 바뀌어도 천년 차밭향은 여전했다. 내일은 다시 차밭길을 걸어 화개장터에 다녀와야겠다. 화개 차밭골에서 찻잎새가 알려주던 구절이 떠올랐다. 찻잎새가 보는 쪽으로 사뿐사뿐 걸어요. 찻잎새가 보는 쪽으로 녹색을 즐기며 걸어요.
- 시금치·수수로 나들이 음식 만들어볼까…농진청 5월의 식재료
- 시금치전. 농촌진흥청 제공[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 농업연구기관 농촌진흥청(농진청)이 5월 이달의 식재료로 시금치와 수수, 스트링치즈를 추천하고 이를 활용한 조리법을 소개했다.시금치는 겨울부터 봄이 제철인 채소류로 사시사철 재배가 가능하다. 비타민A와 비타민C 함량이 많아 눈 건강, 감기 예방, 피로 해소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이나 남해, 신안 비금산도산이 유명하다.보통은 데쳐서 참기름으로 다진 양념과 버무려 나물 반찬으로 먹거나 된장국에 끓여 먹는다. 농진청은 새우를 곁들인 시금치전과 땅콩버터와 햄, 치즈를 곁들인 시금치 샌드위치, 오렌지, 바나나, 코코넛워터를 곁들인 시금치 그린 스무디, 시금치 크림소스 연어스테이크 등 이색 식단을 소개했다.조리법은 농진청의 농업기술포털 ‘농사로’ 홈페이지(생활문화-음식-이달의 음식 카테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수수는 쌀, 밀, 옥수수에 이어 4대 곡물로 불리우는 작물이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예로부터 팥과 함께 액운을 피하는 음식으로 알려졌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오곡밥이나 수수밥에는 필수 요소로 꼽힌다. 밥 외에 수수떡이나 전병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동의보감에는 속을 따뜻하게 해 장 기능에 도움을 주고 설사를 멈추는 효능이 있다고 나온다.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성분이 풍부하다.농진청은 찹쌀까루, 견과류, 팥앙금 등을 활용한 수수 카나페와 수수 들깨 칼국수, 수수 떡갈비 김밥 등 조리법을 소개했다.스트링치즈는 숙성하지 않은 자연 치즈의 일종이다. 결대로 찢어 먹을 수 있다. 칼슘이 많고 피자나 볶음밥 등 음식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농진청은 스트링치즈 컵라이스(컵밥)과 스트링치즈 카프라제그라탕, 스트링치즈 크로켓 조리법을 소개했다.유선미 농진청 식생활영양과장은 “마트나 시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가정의 달에 어울리는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수수들깨칼국수. 농촌진흥청 제공
- 아시아나 노선 구조조정에 대한항공 단독노선↑..‘반사이익’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비수익 노선을 구조조정하면서 대한항공(003490) 단독 노선이 늘었다. 양사가 동시에 취항하던 ‘인도 델리’와 ‘미국 시카고’ 노선이 하반기부터 대한항공 단독 노선으로 운영되면서 독점 노선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항공정책과도 결을 달리하게 됐다. 단독 운항 체제로 항공사의 수익성은 개선되는 한편, 소비자의 항공 운임 인상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7월8일부터 인천~델리, 오는 10월27일부터 인천~시카고 노선을 운휴한다. 이로써 두 노선은 복수 운항 체제에서 하반기부터 대한항공의 단독 운항 체제로 바뀌게 된다.인도 델리는 애초 아시아나항공이 1997년부터 19년 동안 운영하던 단독 노선이었다. 2016년 12월부터 대한항공이 인천~델리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서 독점 구조는 깨졌다. 정부의 독점 노선 줄이기 기조에 힘입어서다. 대한항공은 인천~뭄바이에 이어 인천~델리까지 두 번째 인도 직항 노선개설로 영공을 확대했다.아시아나항공은 인천~델리 노선을 기존 주 5회에서 주 7회 매일 운항으로 확장하며 맞불을 놨지만, 역부족이었다. 단독으로 운항했을 때 탑승률은 80% 이상이었지만, 대한항공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탑승률은 60~70%대로 낮아졌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부터 다시 주 5회로 감편해 운항하다가 결국 올해 운휴를 결정했다.미국 시카고는 아시아나항공이 작년 창립 30주년을 기점으로 승부수를 띄운 장거리 노선 강화 흐름 중 하나였다. B777 대형기를 띄웠던 노선으로 주 5회 운영하다가 지난해 5월부터 2회 증편해 주 7회 매일 운항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한겨울보다 추운 시카고의 날씨 상 겨울에는 수요가 줄어드는 등 계절적 편차로 동계시즌부터 다시 주 5회로 감편해 운항했다.아시아나항공 시카고 노선의 탑승률은 평균 80%대를 기록했지만, 비수익 노선으로 분류하고 운휴를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취항 중인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탑승률이 90%를 넘는 다른 미국 본토 노선과 비교해 좌석당 수익성이 낮은 편해 속해서다. 특히 경쟁사인 대한항공과 상용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모두 취항하던 인천 발(發) 델리와 시카고 노선이 단독 운항으로 변경되면서 항공사 수익성은 개선되지만, 항공 운임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했던 몽골행 왕복 항공료는 성수기 기준 최대 100만원 이상으로 비슷한 거리인 대만과 홍콩보다 2~3배 높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도 델리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한국 기업 다수가 진출해 있고, 미국 시카고는 유수의 대학이 많아 단골 고객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복수항공사가 취항하다가 단독 운항 체제로 변경되면서 앞으로 해당 노선에서 성수기에 항공권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항공 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발가락과 발바닥이 보내는 통증 신호, 부위별 '족부질환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성큼 다가온 봄 탓에 봄꽃을 즐결 겸 산책이나 외부활동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처럼 걷는 것은 심혈관계 질환 및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근력강화 효과가 있다. 이때 무리해서 걷다 보면 생각치 못한 발가락이나 발바닥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어깨나 팔꿈치, 손과같은 상지의 질환은 해당 부위를 덜 쓰거나 활동을 제한하는 식으로 조절하는 게 가능하다.하지만 발바닥 및 발가락 질환의 경우에는 운동 뿐만 아니라 보행 시 항상 사용하기 때문에 일상생활 중 불편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발에서 생기는 반복되는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족부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발은 26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고 세 부분으로 나눠서, 앞발(전족부), 중간발(중족부), 뒤발(후족부)이라 한다. 발은 각자의 모양이 다르고, 보행 매커니즘 역시 다르기 때문에 개인별 맞춤화된 치료의 전략이 중요하다. 그리고 증상이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성별, 나이, 외상력, 통증의 위치 및 유발 원인 등에 따라서 감별해야 할 질환이 매우 많으므로, 발에서 발생한 질환에 대해서는 경험이 풍부한 족부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박인웅 날개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족부질환의 경우 비정상적인 부하가 걸리면 근육이 붓거나 염증을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신발을 벗고 잠시 쉬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져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할 경우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지고 무릎 및 고관절, 척추까지 손상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통증이 반복되고 불편할 경우 병원을 방문하여 조기에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가락과 발바닥 앞쪽 통증, ‘지간시경종’ 지간신경종은 발 앞쪽 힘줄 및 인대 아래에서 발가락으로 가는 감각 신경인 지간신경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족저근막염과 달리 생소한 질환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족저근막염 만큼 유병율이 높은 족부질환 중 하나다. 족저근막염이 중간발(중족부)에서 뒤발(후족부)인 뒤꿈치 사이에 통증이 나타난다면 지간신경종은 앞발(전족부)과 발가락 부위에 ‘찌릿찌릿’한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앞 볼이 좁은 신발이나 굽이 높은 하이힐을 장기간 착용한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간신경종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흔하다. 무지외반증 탓에 무의식적으로 다른 발가락에 체중 부하가 전달되면서 신경이 압박되기 때문이다. 지간신경종은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약물 치료, 물리 치료나 종족골 패드 사용과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고 신경종이 큰 경우에는 자라난 신경종 자체를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발바닥 안쪽 통증, ‘부주상골증후군’부주상골증후군은 내측 복사뼈 밑 2cm에 위치한 뼈(부주상골)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약 10~14%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뼈가 발달되는 13~15세인 청소년기에 주로 나타나지만 성장통으로 치부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농구, 발레, 인라인스케이트처럼 발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지는 운동을 하거나 발목을 접질렀을 경우 부주상골이 눌려 통증과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증상 초기라면 깁스나 보조기 또는 발바닥 아치를 받쳐 주는 깔창을 이용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경우 부주상골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발바닥 안쪽에서부터 발 뒤꿈치 통증, ‘족저근막염’족저근막염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통증 심하고 활동하는 오후에는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발의 아치가 없는 평발이나 평발의 반대개념인 오목발, 그리고 아킬레스 건의 구축이 있는 경우 족저근막염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오래 서서 일을 하는 직업군이나 하이힐 같은 불편한 신발을 신고 오래 걸었을 경우, 비만이나 과도한 활동이 족저근막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주로 활동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지만 한번 발병하면 오래가고 재발도 잦아 초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X-ray와 초음파로 확인이 가능하고 족저근막의 스트레칭과 발에 맞는 신발착용, 진통소염제 복용 및 체외충격파로 치료 할수 있다. 날개병원 제공
- '하나뿐인내편' 종영…孝·가족애, 중장년 사로잡았다
- ‘하나뿐인 내편’(사진= DK E&M)[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KBS2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연출 홍석구·이하 ‘하내편’)이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중 부녀 강수일(최수종 분)과 김도란(유이 분)은 행복을 찾았다. 시청률에서도 한국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썼다.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KBS2 수목 미니시리즈 ‘제빵왕 김탁구’로, 자체 최고 기록인 49.3%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종영했다. ◇“전통적 가치 강조”, 부모 세대 열광 ‘하내편’은 살인자라는 누명을 쓴 아버지 강수일과 이를 모른 채 살아온 딸 김도란의 이야기다. 김도란은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강수일이 친아버지란 사실을 알고 사랑하는 남자 왕대륙(이장우 분)도 과감하게 떠난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절대 하지 않는다. 이처럼 ‘하내편’은 전통적인 가치인 효와 가족애에 대해 강조했다.‘하내편’을 담당한 황의경 KBS CP는 “각자의 삶을 존중해야 한다는 요즘 시류와는 결이 다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일종의 판타지처럼 중장년층, 부모 세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49.4% 시청률을 기록한 지난 104회는 50대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전체 시청률에서 50대 이상 남녀가 차지하는 비중은 56.1%에 달했다. ◇“진범을 찾아라”…뒷심 발휘 기존 KBS 주말극과 차별화된 시도도 돋보였다. 후반부 살인 사건의 진범 찾기라는 미스터리 요소는 드라마가 뒷심을 발휘하는 데 일조했다. 강수일-김도란 부녀를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응원 덕분에 시청률 상승에 힘이 붙었다. 중간 유입을 고려해 단순 명료한 전개를 하되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지루하게 느낄 틈을 주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여기에 최수종의 내공이 힘을 실었다. ‘사랑꾼’ 등 선량한 이미지를 가진 최수종과 전과자라는 배역의 조합은 신선했다. 초반부 절제한 감정을 보여주던 그는 후반부 꾹꾹 눌러왔던 설움과 슬픔을 폭발시켰다. 수술 후 의식을 되찾은 강수일은 자신 탓에 곤경에 처한 딸을 보며 “불행해지는 것 더는 못 본다”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안방까지 적신 그의 부성애 연기에 힘입어 시청률도 함께 상승했다. 최수종은 본격적으로 시청률을 조사한 이래 최고 시청률(65.8%)을 기록한 드라마 KBS2 ‘첫사랑’(1996)의 주인공이다. ‘하내편’이 50% 시청률에 가까운 기록을 세우면서 ‘시청률의 왕’이란 수식어에 걸맞은 성과라는 반응도 나왔다.◇‘KBS 주말=중장년층’ 편견이란 숙제도기록적인 성과에 대한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복수의 가족이 얽히고설켜 있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출생의 비밀, 고부 갈등, 시한부 설정 등은 기존 연속극에서 반복해 사용했던 소재들이다. ‘하나뿐인 내편’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비상식적인 인물이나 황당한 설정도 있었다. ‘개성’ 뚜렷한 여성 캐릭터들이 갈등을 담당했다. 박금병(정재순 분)의 치매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순간마다 주요 장치로 사용됐다. “딸 키운 값을 달라”는 도란의 계모 소양자(임예진 분), 내내 구박하다 치매에 걸린 시모를 남이 된 전(前) 며느리에게 보내는 시모 오은영(차화연 분), 패악을 부리는 장다야(윤진이 분) 등은 시청자의 분노를 유발했다. 대부분 작품이 20%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KBS 주말극’은 ‘콘크리트 시간대’라고 불린다. “웬만한 지상파 미니시리즈 보다 낫다”는 희망과 중장년층이 만들어준 성과라는 지적이 함께 담겨 있다. 한때 지상파의 자존심이었던 미니시리즈가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무는 요즘 KBS 주말극은 지상파의 마지막 보루로 불린다. 황 CP는 “주말극의 수익성이 과거보다 좋아졌다기보다 미니시리즈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게 더 정확하다”면서 “연속극이 가진 강점을 강화하면서 장기적으로는 2049 시청자의 유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용병式 'IB 정조준'…주목받는 '어벤저스급' 사외이사
- [그래픽=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어벤저스급’ 사외이사진을 꾸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진의 무게추가 글로벌 투자금융(IB) 쪽으로 옮겨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임기 1년을 남긴 조용병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말이 나온다.◇조용병式 ‘글로벌 IB’ 경영전략 포석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이번에 추천한 4명의 사외이사 후보가 주주총회 문턱을 넘을 경우 국내 금융지주사 중 가장 많은 11명의 사외이사진을 꾸리게 된다.신한금융이 새로 추천한 인사는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전 코레이 대표),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허용학 퍼스트브리지스트래티지 대표(전 홍콩금융관리국 대체투자 대표),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금융권은 이들의 남다른 무게감, 특히 IB 전문성에 놀라는 눈치다. 경제관료 출신(행시 11회)인 이 전 비서관은 토종 사모펀드(PEF)인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내세운 인사다. IMM PE는 신한금융지주의 전략적 투자자(SI)로 약 15%의 지분을 가진 재일교포 그룹에 이은 사실상 2대주주다. IMM PE 고위관계자는 “금융기관에 대한 식견에 더해 명망이 있고 네트워크 역량이 좋은 분들을 쭉 찾다가 이 전 비서관을 추천했다”며 “신한금융과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분 3.55%를 보유한 BNP파리바 몫의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 일본대표도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에이브릴 대표와 이 전 비서관은 국내외 IB의 시각에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변양호의 귀환’도 화제다. 엘리트 관료 출신인 변 전 국장은 첫 토종 PEF인 보고펀드를 설립하며 ‘실전게임’을 뛰어본 인사다. 신한금융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변 전 국장이 사외이사 제안을 받고 가장 먼저 했던 얘기가 (신한금융이) 원하는대로 할 수만은 없고 독립적인 이사로 활동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신한금융 입장에서도 그런(냉정하게 조언할 수 있는)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근래 변 전 국장은 블록체인 등 금융 혁신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신한금융과 경영상 협업 여지가 있다.이 전 비서관과 변 전 국장은 지배구조 리스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이다. 신한금융은 금융에 밝은 두 베테랑 관료에게 지배구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허 대표는 아시아 사모펀드 시장에서 이름을 날렸던 IB 거물이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에서 대체투자 부문을 6년 넘게 이끌 당시 조셉 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태 대표 등과 함께 대표적인 한국계 큰 손으로 꼽혔다. HKMA는 한국으로 치면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투자공사(KIC) 등을 합친 기관이다. 홍콩 외환보유액은 4200억달러가 넘어 한국보다 더 많다. 허 회장은 평소 금융사의 글로벌 현지화와 차별화에 대한 소신도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률 전문가로 추천된 성 교수의 전공도 국제법이다. 그는 세계국제법협회(ILA) 한국회장과 대한국제법학회장을 역임한 국제법 분야 석학이다.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어벤저스급 사외이사진을 두고 조용병식(式) 글로벌 IB 전략의 단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지주(7명), 우리금융지주(5명), 하나금융지주(7명) 등의 사외이사진은 신한금융지주(11명)보다 전체 숫자가 적을 뿐만 아니라 IB 전문가도 찾기 쉽지 않다.◇재일교포 중심 이사회 다변화 효과도상황이 이렇다보니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구도도 다양화됐다. 당초 사외이사진의 무게중심은 재일교포 주주 쪽으로 쏠렸다.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 박안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 의장, 최경록 CYS 대표이사(전 게이오기주쿠대 연구원), 히라카와 유키 레벨리버 대표이사 등 4명이다.하지만 추천된 이사들이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으면, 그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비서관과 변 전 국장, 허 대표에 더해 에이브릴 대표까지 IB 사정에 밝은 이가 4명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리딩투자증권 회장을 역임한 박철 전 한은 부총재도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재일교포 주주만큼의 ‘결사체’는 아니지만 경영 전략의 다양화를 꾀할 토대는 마련됐다는 얘기다.신한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새 사외이사 명단을 보고 놀라는 직원들이 많았다”며 “다변화된 이사진을 통해 시너지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