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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의 몰락, 여권 최대잠룡서 성폭행 내사 대상으로
  • [줌인]안희정의 몰락, 여권 최대잠룡서 성폭행 내사 대상으로
  •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월 17일 서울 중구 충남도청 서울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여권 최대잠룡에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경찰의 인지수사 대상자로 전락.’말 그대로 ‘하룻밤 새’ 일이다. 안희정 전(前) 충남지사가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보도된 지 하루 만인 6일 지사직을 내려놨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한 만큼 영욕의 정치인생 30년에도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차기 대권 주자 1순위로 평가받던 그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는 물론 향후 여당 내 역학 구도에도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좌희정 우광재’로 불리다 구속, 충남지사로 재기본인 스스로를 ‘직업 정치인’이라고 칭하던 안 전 지사가 중앙 정치권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다. 안 전 지사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함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란 평가 속에 ‘좌희정 우광재’로 불리며 실세 중에서도 실세로 통했다.하지만 검찰이 2003년 대대적인 ‘2002년 대선 자금’ 수사에 착수하면서 ‘정치자급법 위반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4억 9000만원 선고를 받아 실형을 살았다. 감형 없이 만기출소한 안 전 지사는 참여정부에서 공직을 맡지는 못했지만, 수시로 청와대를 드나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조언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노 전 대통령은 피선거권이 박탈됐던 안 전 지사를 2006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하고 그에게 미안함 마음도 숨김없이 표현했다. 노 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인간적으로 말할 수 없는 빚을 지고 있다”며 “어떻게든 좀 도와주고 싶다. 내가 지금 별 도움이 안 되는 것이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까지 말했다.이런 응원에도 복귀는 쉽지 않았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시 여권인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역대 최다 득표 차로 꺾자 스스로 “친노(친노무현)라고 표현되어 온 우리는 폐족”이라고 평가할 만큼 벽에 부딪혔다.하지만 2008년 7월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인 2010년 충남지사로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재기했다. 당시 충남은 현 여권이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불모지였고, 안 전 지사는 이후 정치적으로 탄탄대로를 걷는다.안정적으로 도정을 이끌면서 2014년 지선에서는 앞선 당선보다 득표율을 10% 가까이 끌어올리고 여유 있게 재선에 성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정을 거치면서는 민주당의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문재인 대세론’을 넘지는 못했지만 정권교체 이후에도 안 전 지사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전당대회 출마’ 등 차기 주자로서 정치적 행보 하나하나에 이목을 집중시켰다.◇당 구심 하나 사라져…지선·전대 등 후폭풍 예상이런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으로 민주당은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형국이다. 당 지도부는 안 전 지사에 대한 후속보도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긴급 최고위를 열고 ‘출당 및 제명’ 조치를 밟기로 의결했다.추미애 대표는 6일에도 “큰 충격을 받으신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몸을 낮췄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다른 어떤 사안에 대한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도 경우에 맞지 않다”며 지난해 5월 당선된 뒤 처음으로 주례 원내대책회의도 열지 않았다.안 전 지사의 높은 지지세를 바탕으로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까지 나오며 과열 양상을 보였던 충남지사 선거도 직격탄을 맞았다. 박수현·복기왕 예비후보와 양승조 의원은 모두 예정된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박 예비후보는 ‘충남도민께 올리는 글’을 통해 “안희정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며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당 내부 권력구도에도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지사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친노 핵심이지만 현재 당내 주류 세력인 친문(친문재인)과는 결을 달리한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일부 초선·안 전 지사의 정치적 기반인 충청지역·비문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또 문 대통령과 안 전 지사 양 측과 인연이 겹치는 당내 인사들은 “다음번에는 안희정을 전폭적으로 밀어서 지난 경선에서 진 빚을 갚을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구심점 역할을 할 차기 주자 한 명이 사라진 만큼 향후 당권과 대권 경쟁은 더욱더 안갯속이 됐다.다만 민주당은 일단 지방선거 문제 등 안 전 지사 사태가 몰고 올 향후 정치적 이해관계 논란에는 선을 긋고 있다. 당 관계자는 “안 전 지사가 ‘그럴 줄은 몰랐다’는 게 당내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지금은 지방선거 등에 미칠 영향 등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2018.03.06 I 유태환 기자
호흡의 모든 것 다룬 '삼매의 생리학' 출간
  • 호흡의 모든 것 다룬 '삼매의 생리학' 출간
  • [이데일리 김아라 기자]“인간에게 있어 호흡은 삶의 근원으로서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고리다. 일체의 마음 작용은 호흡과 함께 일어나고 사라진다.”(50쪽 ‘삼매의 생리학 서설’ 중에서)“만유의 근원이 호흡이라는 표현은 종교 간의 암묵적인 약속과 같다. 다들 다른 신앙과 교리, 수행 원리들을 내세우지만, 결국 모든 존재의 근원에 대한 성찰은 호흡에 뿌리를 두고 있다.”(210쪽 ‘호흡이 있는 자마다’ 중에서)“모든 수행은 ‘고(苦)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이다. 고(苦)는 선정(삼매) 수행을 통해서만 소멸될 수 있다. 따라서 삼매의 수행을 통해 ‘고(苦)의 소멸’에 이를 수 있다. 호흡을 자각(自覺)하는 삶은 ‘깨어있음’ 즉 붇다(buddha)다”(397쪽 ‘수행의 목표는 수행이 아니다’ 중에서)인간에게 있어 ‘호흡’은 어떤 의미일까. 또 호흡을 통해 우리가 찾고자 하는 궁극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책이 나왔다.수행생리학 전문가로 서울대에서 ‘시지각적 중심성을 통한 숭고미의 표현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동국대에서 인도철학 박사과정을 마친 이영일(49) 씨는 우리 생명을 관통하는 호흡과 관련된 이론을 간결하고 명쾌한 필치로 체계화한 ‘삼매의 생리학’ 상ㆍ하권을 최근 내놨다.저자는 이 책에서 심리적 위축감ㆍ자신감ㆍ외로움ㆍ들뜸ㆍ흥분ㆍ우울감 등 우리의 모든 감정들은 호흡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강조한다. 호흡의 흐름만 잘 컨트롤해도 마음에서 일어나는 많은 현상들을 통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무병장수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저자는 하지만 이처럼 인간의 생명을 관장할 만큼 중요한 호흡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극히 적다고 꼬집는다.“호흡이 바뀌면 운동효과가 상승하고, 건강 상태도 호전됩니다. 환자의 경우도 호흡이 달라지면 회복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호흡은 모든 심신의 문제에 있어서 근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매의 생리학’은 심신이 가장 건강하고 안락한 삼매의 상태에 이르는 데 있어서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상세하게 풀어 쓴 역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저자는 이 책을 통해 ‘종교적 수행과 치유’ 또한 호흡과 동일한 길 위에 서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의술’ 역시 불교 수행처럼 호흡 관조를 통해서 생명에너지의 흐름, 즉 경맥을 통찰해 진정한 고통 소멸의 길인 치유의 도(道)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호흡이 길어지고 깊어지면 집중력 또한 강해지기 때문에 몸의 건강은 물론 정신적인 연구와 학습에도 직접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삼매는 종교적 용어로 알려져 있지만 그 내적인 현상은 모든 인간에게 일어나는 보편적인 정신 생리적 현상입니다.”저자는 ‘삼매의 생리학’은 의학적인 상식을 기반으로 여러 문화적인 현상들도 심도있게 다루고 있어 이 책을 보는 독자들에게 또 다는 지적 희열을 줄 것으로 확신했다.저자는 최근 박사 논문인 ‘결가부좌의 연원에 대한 연구’를 마쳤다. 이 논문은 결가부좌의 기원과 수행생리학에 대한 고고학적 ㆍ문헌적 연구로, 세계 최초의 좌법 기원과 원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18.02.27 I 김아라 기자
올림픽 탓? 설 극장 관객 감소…`블랙팬서` > 韓영화 3편
  • 올림픽 탓? 설 극장 관객 감소…`블랙팬서` > 韓영화 3편
  •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올해 설 극장 관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인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간 관객은 총 48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대비 16% 가량의 관객이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설 연휴 나흘 간(2017년 1월27일부터 1월30일까지) 관객은 583만명으로 올해는 그보다 100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설 극장 관객 감소에는 동계 올림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림픽이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고, 더욱이 이번에는 국내에서 개최하면서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다. 설 연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메달 유망 종목 경기가 쏠리면서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17일 최민정이 금메달을 획득한 쇼트트랙 1500m 경기는 지상파 3사 55.4%, 18일 이상화가 은메달을 획득한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는 지상파 3사 65.3%의 시청률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설 극장가는 마블영화가 접수했다. ‘블랙 팬서’가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간 246만명을 동원, 설 연휴 기간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블랙 팬서’의 누적관객은 309만명이다. ‘블랙 팬서’는 마블스튜디오의 첫 흑인 히어로 영화로서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팝콘무비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의 마블영화와는 결이 달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마블영화에 대한 고정 팬층과 배우들의 내한 프로모션 효과 등이 흥행에 통했다.같은 기간 ‘블랙 팬서’의 뒤를 이어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 85만명(누적관객 207만명) ‘골든슬럼버’ 81만명(누적관객 98만명), ‘흥부’ 27만명(32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은 김명민·오달수 주연의 ‘조선명탐정’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로 흡혈귀를 소재로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는 8일 개봉으로 ‘블랙 팬서’ ‘골든슬럼버’ ‘흥부’보다 1주일 가량 빨리 개봉한 점을 고려하면 상영작들 사이에서 선전한 셈이다. ‘골든슬럼버’는 일본 소설 원작을 리메이크 한 작품으로 강동원의 티켓파워를 기대했으나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에 밀리고 있다. 고전소설 ‘흥부전’을 재해석한 ‘흥부’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한국영화의 성적은 부진했다.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 ‘골든슬럼버’ ‘흥부’의 관객수를 합해도 ‘블랙 팬서’ 한 편의 관객수에 미치지 못했다.한국영화의 약세로 ‘블랙 팬서’의 흥행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018.02.19 I 박미애 기자
'정권교체' 이어 '지선승리'까지…추미애, 역대급 명예퇴진?
  • '정권교체' 이어 '지선승리'까지…추미애, 역대급 명예퇴진?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내는 지도부여야 한다. 기승전까지 왔고 ‘결’은 지방선거 승리.”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수석대변인으로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한 말이다. 충남도당위원장인 박 의원은 14일 최고위원이 됐는데, 추미애 대표를 필두로한 현(現) 지도부가 지방선거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대표는 지난 2016년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돼 오는 8월까지가 임기다. 6.13 지방선거 승리에 2년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느냐 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만약 민주당이 목표로 하는 ‘17개 광역시도지사 중 9개+α 승리’·‘PK(부산·경남) 교두보 확보’ 등이 현실화될 경우, 추 대표는 현 여권 출신으로는 역대급으로 명예롭게 퇴진하는 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DJ(김대중 전 대통령)라는 총재형 지도 체제에 마침표를 찍은 노무현 정부 출범 뒤 현 여권에서 임기를 무사히 마친 당 대표는 찾아보기 어렵다.현 여권은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지만 새천년민주당이 열린우리당으로 분당하고, 2007년과 2012년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하는 등 2016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 승리 전까지 현 보수 야권에 맥을 못 추는 형국이었다. 민주당 계열 대표는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사퇴하기 일쑤였다. 이합집산이 잦았던 만큼 당 분열·통합 과정에서 지도부 교체로 임기를 채우기 어려운 면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전(前) 국민의당 대표 탈당 등 당이 내홍을 겪는 과정에서 직을 내려놨다. 추 대표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차 위기는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추진하면서다. 추 대표는 ‘의견 수렴 없는 일방통행’·‘박 전 대통령에 면죄부를 주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당 지지층과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영수회담을 취소해야만 했다.이후 탄핵과 정권교체 과정은 큰 탈 없이 지나갔지만, 추 대표가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를 통한 당 개편 작업에 착수하자 다시 한 번 큰 파장에 직면했다. 추 대표의 일방 드라이브에 당에서는 “당헌·당규를 위반하면 대표도 탄핵감”이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추 대표가 한발 물러서면서 수습국면을 맞았다. 국민의당을 겨냥한 “머리 자르기”·“땡깡” 발언으로 설화에 휘말리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민의당에 대리사과를 해 자존심의 상처도 입었다.이 때문에 당내에서 추 대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의원들은 “대표가 당 전체보다 지나치게 개인 의견 피력에 집중한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과 관계설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실상 당내계파가 없는 추 대표가 정권교체 사명을 부여받고 당 주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만큼, 대선 승리로 이미 상당 부분 역할을 완수했다는 말도 나온다.민주당 관계자는 “당 대표는 원내 상황이나 대야관계를 넘어 당 지지층 전체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추 대표는 정권교체 이후 당의 외연 확장과 지지층 요구에 충실히 답하는 역할을 잘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2018.02.15 I 유태환 기자
김동연 부총리, 가상화폐 '엇박자 메시지'
  • [현장에서]김동연 부총리, 가상화폐 '엇박자 메시지'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지난 주 금요일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가상통화 범부처 TF(태스크포스)’에 참여하고 있는 공무원이었다. 이날 기자는 <김동연 “가상화폐 정부 입장, 조만간 정리”>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에 대해 이 공무원은 “조만간, 당장 (뭐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기자가 재차 “김 부총리가 ‘조만간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하자, 그는 “시간이 걸린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의 국회 발언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한 김 부총리의 발언 영상을 다시 봤다. 김 부총리는 “가상통화와 관련해 여러차례 입장을 밝혔다. ‘불법 막겠다, 아주 과열된 투기는 진정하는 방향(으로 보겠다), 다만 블록체인 등 4차 산업 인프라 기반기술은 지원하겠다’는 큰 틀에서 조만간 정리할 수 있을 걸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공개 발언만 놓고 보면 김 부총리가 조만간 정부 입장이 정리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분명하다. 사실 이번 만이 아니다. 그동안 김 부총리는 가상화폐 관련해 ‘조만간’이라는 표현을 줄곧 사용해왔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2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비이성적인 투기 과열이 있다”며 “조만간에 적절한 바람직한 모습으로 정부의 일관된 종합적인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10여일 뒤인 지난 9일 ‘조만간 정리’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가상화폐 관련해 조만간 뭔가 나오지 않는다’는 취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지난 6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가상통화와 관련해 별도로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를 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언제까지 실태조사하고 문제별 대책을 낼 것이냐”는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총리는 “시장 상황을 주시한다”고 밝혔다. 부총리 발언과는 결이 다른 얘기였다. 급기야 여당에도 가상화폐 관련한 ‘엇박자 메시지’를 지적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김 부총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대정부질문 발언에 대해 본회의장에서 “일반 국민들이 보실 때는 가상통화를 두고 여전히 정부가 혼선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김 부총리와 최 위원장이 가상화폐 제도화 여부를 놓고 결이 다른 얘기를 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금지 법안을 준비 중”이라며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시세가 급락했고 일부 20~30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월11일은 이 같은 폐쇄 논란이 일어난 지 꼭 한달째 되는 날이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은 “가상화폐는 전세계적 사안”이라며 “조만간 뭔가 나오는 것처럼 섣불리 언급할 게 아니라 G20(주요 20개국)과 공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G20 재무장관 회의는 3·4·7·10월, G20 정상회의는 11월에 열린다. 시장이 민감한 만큼 공직자의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부총리는 더욱 그래야 한다.
2018.02.12 I 최훈길 기자
'이재용 집행유예' 정형식 판사, 과거 한명숙에는 실형 선고
  • '이재용 집행유예' 정형식 판사, 과거 한명숙에는 실형 선고
  • [이데일리 e뉴스 장영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되면서, 선고를 내린 정형식 판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정형식 부장판사(서울고법 형사13부)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이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선고로 1년여 만에 석방됐다.이 부회장 뇌물 공여 혐의 상당 부분을 인정하지 않으며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정 부장판사는 2015년 서울지방변회가 발표한 법관평가에서 우수법관으로도 선정된 인물이다.1961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2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관 경력을 시작했다. 서울가정법원,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 등에서 판사로 근무했으며 형사·민사·행정 등 여러 부문 재판을 맡아 경륜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정 부장판사는 특히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던 한명숙 전 총리의 항소심을 맡아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정 부장판사는 정치자금 9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의 2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여원을 선고했다.이 때문에 검찰이 구형한 12년형과 괴리가 큰 집행유예 선고가 이전 판겨로가 결이 너무 다른 ‘재벌 봐주기 판결’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유전무죄의 적폐”라며 판결을 비판했고,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도 법원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사진=방인권 기자
2018.02.05 I 장영락 기자
나스, 신개념 결광 파운데이션 출시외 독일 코스메틱 브랜드 호르모센타, ‘피부 지키기’ 행사...
  • [소식통]나스, 신개념 결광 파운데이션 출시외 독일 코스메틱 브랜드 호르모센타, ‘피부 지키기’ 행사...
  • [이데일리 뷰티in 정선화 기자]모던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 나스(NARS)가 컴플렉션 기술력의 정수를 담은 신개념 결광 파운데이션 ‘네츄럴 래디언트 롱웨어 파운데이션(Natural Radiant Longwear Foundation)’을 내달 출시한다고 26일 밝혔다.나스 네츄럴 래디언트 롱웨어 파운데이션네츄럴 래디언트 롱웨어 파운데이션은 롱웨어 파운데이션이라면 무겁고 두껍게 발리거나 건조하게 마무리된다는 편견을 깨며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가볍지만 완벽한 커버력과 지속력을 자랑한다.여기에 피부 본연의 결을 아름답게 연출해주는 기술력을 담아 빛의 반사를 통한 최적의 결광을 하루 종일 유지시켜 주는 신개념 ‘결광 파운데이션’으로, 자연스러운 결광을 16시간동안 유지시켜 주는 것이 특징이다.이러한 결광을 연출해 주는 비결에는 나스 만의 기술력이 숨어있다. 독자적인 스킨케어 성분인 ‘스킨 옵티마이징 콤플렉스(Skin Optimizing Complex)’를 함유해 근본적으로 피부의 결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구조로 설계한 것.물광, 윤광 등 피부 위로 인위적인 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탄력 있는 피부의 결이 빛을 반사시켜 자연스럽게 연출되는 ‘결광’을 이끌어내는 것이다.높은 압력을 가해 입자를 미세하게 분쇄하는 HPC(High Pressure Concentrate) 공정을 파운데이션 최초로 적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HPC 공정을 통해 리치한 크림 포뮬러를 세럼처럼 투명한 초미세입자 포뮬러로 변형시켜 담아내어 스킨케어 제품을 바르는 것처럼 부드럽고 촉촉하게 블렌딩 되어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한 제로웨이트(Zero-weight)의 가벼움을 선사한다.파운데이션의 입자를 피부 성분과 가까운 아미노산으로 하나씩 코팅하여 바르는 순간 완벽하게 밀착되며 내 피부 톤과 가장 가까운 컬러로 표현된다.또한 아미노산 코팅이 산화현상을 방지해 첫 메이크업의 컬러와 결광이 다크닝 현상 없이 16시간 동안 지속된다.▶독일 코스메틱 브랜드 호르모센타(HORMOCENTA)에서 지속되는 한파로 지치고 민감해진 피부에 효과적인 보습 충전을 위해 크림+캡슐 이벤트를 진행한다.호르모센타 공식몰에서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크림명가 호르모센타의 대표 제품인 크림 5종과 스페셜 아이크림 구입시 고보습 영양 세럼 인텐시브 리제네레이션 캡슐 정품을 증정한다.특히 이번 이벤트에서는 다양한 크림 종류를 갖추고 있어 피부 고민과 타입에 따라 크림 선택이 가능하며, 보습과 영양, 광채, 탄력의 효과를 지닌 인텐시브 리제네레이션 캡슐을 크림과 함께 믹스해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호르모센타 관계자는 “겨울철 찬바람과 히터로인해 피부가 푸석하고 건조해져 보습력과 영양이 농축된 크림과 세럼이 필수적이다”며 “1일 1캡슐에 피부 타입을 고려한 크림을 함께 사용하여 피부 깊숙이 보습을 전달해 한파속에서도 건강한 피부관리를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호르모센타&#160;&#160;
2018.01.26 I 정선화 기자
'영크리에이터'의 다섯 시선, 셰익스피어를 비틀다
  • '영크리에이터'의 다섯 시선, 셰익스피어를 비틀다
  • 사진=연극 ‘오셀로의 식탁’의 한장면[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뒤집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부터 퀴어 등 소재를 비틀거나 음악극으로 재구성하는 등 접근법이 새롭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산울림 소극장에서 17일 공연을 시작해 4월 1일까지 공연하는 극단 산울림의 올해 첫 레퍼토리 기획전 ‘산울림 고전극장’이다. 셰익스피어를 재해석한 다섯 편의 연극을 연속으로 선보인다. ‘오셀로의 식탁’(예술집단 페테·극단 세즈헤브 1월17~28일)을 비롯해 ‘소네트’(크리에이티브 틈 1월31일~2월11일) ‘5필리어’(블루바이씨클프러덕션 2월21일~3월4일)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극단 노마드 3월7~18일) ‘줄리엣과 줄리엣’(창작집단 LAS 3월21일~4월1일)으로 이어진다. △셰익스피어, 다르게 읽기다섯 개의 서로 다른 젊은 창작진이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각각 재해석했다. ‘오셀로’를 원작으로 각색한 ‘오셀로의 식탁’은 폭력이 주제다. 식탁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매개체로 인물 간의 경계와 갈등, 대립을 표현했다. 결말은 원작과 다소 다르다. 김원익 연출은 17일 전막을 공연한 후 “원작의 결말은 현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밥을 먹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으로 동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소네트’는 셰익스피어의 정형시 모음집을 바탕으로 만든 음악극이다. 14행의 형식으로 짝사랑의 고통과 인간의 필멸, 시의 영원성을 이야기한다. 한 여성이 인생을 살아가며 겪는 사랑의 이야기를 사계절에 풀었다. 연출 한상웅은 “따뜻한 어른들의 동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같은 ‘햄릿’, 다른 연극‘5필리어’와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은 같은 원작을 다뤘으나 결과물이 다르다. ‘5필리어’는 여성 폭력을 다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중간지대에서 죽었던 다섯 명의 오필리어가 차례로 깨어나 몸과 마음에 새겨진 억압과 폭력의 흔적을 이야기한다. 김준삼 연출은 “만연해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출연하는 것은 다섯 명이지만 사실상 성폭력에 노출된 모든 여성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은 ‘5필리어’와 다른 결이다. 사고하는 사람과 사고를 멈춘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를 통해 살아남기 위해 사고하기를 포기해버린 우리 사회를 재조명한다. 김민경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고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시선에 공감하면서 현대화에 중점을 뒀다. △퀴어, 셰익스피어를 만나다‘줄리엣과 줄리엣’은 동성애를 다룬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 이전에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여성, 줄리엣 몬테규와 줄리엣 캐플렛이 첫눈에 반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다. 몬테규 가문과 캐플렛 가문이 원수지간이 되기 전이라는 설정과 퀴어 소재를 가져와 각색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퀴어로 다룬 게 신선하다. 대상만 바꿨을 뿐인데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다. 이기쁨 연출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며 성소수자들의 사랑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사진=이기쁨(왼쪽부터) 김민경 김준삼 한상웅 김원익 연출
2018.01.18 I 이정현 기자
  • [사설] 총리 주재로 처음 진행되는 새해 업무보고
  •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해 정부 업무보고의 특징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다는 점이다. 대통령제를 표방하는 우리 정치 체제에서 총리가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작년에는 탄핵 소추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대신해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권한대행 자격으로 보고받았다.총리 주재 업무보고는 책임총리제 구현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은 일찍이 책임총리제를 공약했고, 이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는 “헌법상 총리의 권한을 보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매주 월요일 이 총리와 갖는 주례회동이 정책, 인사 등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로 알려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올해 업무보고의 또 다른 특징은 ‘실무 토론형’이다. 작년 8월 문재인 정부의 첫 업무보고와 마찬가지로 주제별로 몇 개 부처를 묶어 보고하되 부처별 업무보다는 부처 간 장벽을 허무는 ‘열린 토론’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게 된다. 장·차관이나 실·국장은 물론 사안에 따라 과장급과 청와대, 여당, 연구기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것도 그래서다. 주제에는 소득주도성장과 국민 삶의 질 향상,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 등이며 평창올림픽 성공과 남북관계 개선도 포함됐다.그동안 이 총리는 밑에서 써 주는 대로 읽기만 하던 예전의 ‘대독 총리’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 조류 인플루엔자(AI)와 살충제 계란 문제에 앞장섰으며, 연초에는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 의향을 밝히자 “또 다른 대접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청와대와는 결이 다른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게 그런 사례다. 항간에서는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이 총리가 거론되기도 하는 모양이다.하지만 그 정도로는 총리의 임무로서 부족하다. 무엇보다 송영무 국방장관이나 박상기 법무장관 등의 발언을 대통령의 참모들이 거리낌없이 뒤엎곤 하는 청와대의 일방 독주에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정부 정책 결정에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만한 내각 통할로 가상화폐 엇박자나 부동산 양극화 같은 현안을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비로소 책임총리라 할 수 있다.
2018.01.17 I 허영섭 기자
비트코인 기술 '블록체인' 다이아몬드 지킨다?
  • 비트코인 기술 '블록체인' 다이아몬드 지킨다?
  • 위조·변조가 원천봉쇄된다고 알려진 블록체인 기술을 다이아몬드산업에 ‘들이댄’ 스타트업 에버렛저. 보험사기나 보석류 절도를 막는 데 ‘딱’이란 발상을 살려, 창업 1년 만에 98만개 이상의 다이아몬드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장부를 발급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8명이 찾아낸 ‘독특하면서 결이 다른 스타트업’ 중 하나다(이미지=문순용 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오후 느긋한 시간에 이런 뉴스를 봤다고 치자. ‘미국과 유럽에서 매년 450억달러 규모의 보험사기가 발생한다.’ 따라붙은 기사도 있다. ‘보석류 절도 규모도 연간 1억달러 수준.’ 당장 무슨 생각이 드나. 아마도 “이게 도대체 얼마란 얘기야?”가 아닐까.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해 환율을 계산하는 귀찮은 과정까지 거쳤다면 살짝 놀랄 수도 있다. 우리 돈으로 48조원이 왔다갔다 하는 보험사기에다가 1066억원에 달하는 보석절도라니. 자, 그러면 다음 ‘액션’은 뭐가 있을까. 누군가 이렇게 물어왔다면 아마 이렇게 받아치지 않았을까. “뭐가 더 있어야 하지? 그냥 그렇다는 얘기 아니야?” 여기서 멈췄다면 보통의 사람들이 그렇듯, 그저 그런 오후의 심심한 손가락 위로잔치로 마무리됐을 거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후끈 달아오른 사람이 있다는 거다. 지구의 정의가 위협받고 있다는데 나서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사명감에 행동이 빨라진 사람. 대단한 오지랖 정도로 혹은 쓸데없이 한가하다고 할 정도로 무시당하기 딱 좋은 상황에 희한한 기술까지 들이댄 것이다. ‘보험사기’ ‘보석류 절도’에 끌어들인 기술은 바로 ‘블록체인’이다. 요즘 가상화폐 덕분에 덩달아 유명세를 타는 그 블록체인 맞다. 중개기관의 개입 없이도 거래 당사자 간에 안전하게 자산을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 복잡한 건 다 버려두고 핵심만 챙겼을 때, 블록체인의 강점은 보안성과 투명성으로 모인다. 거래정보를 특정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개인 간 네트워크에 분산·저장하는 덕분에 위조·변조가 원천봉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보험사기나 보석류 절도를 막는 데 ‘딱’이겠다, 이런 생각을 누군가가 해낸 것이다. 2015년 영국서 스타트업 에버렛저를 창업한 린 켐프란 여인이다. 켐프가 특히 주목한 것은 다이아몬드산업이다. 이전까지 세계 800억달러 규모의 다이아몬드산업에서 보험회사·보험사기와 관련해 25억달러가 빠져나갔던 상태. 창업 1년 만에 98만개 이상의 다이아몬드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장부를 발급했다. ‘들이댄 건’ 공급망관리 기술이지만 보험업계에서도 주목하는 회사가 됐다. ‘지대한 효용을 창출할 걸로 기대된다’면서. 유망한 핀테크 스타트업이란 명성까지 챙기게 된 거다. “불투명한 시장에 투명성을 제공한다”는 기치를 휘날리던 켐프의 블록체인 기술은 날로 확장되고 있다. 미술품·전자기기·여타 귀중품 등 시리얼넘버가 있는 모든 자산으로. 여기서 따낼 수 있는 교훈 한 가지는, 비트코인 투자도 좋지만 정작 블록체인 쓸 일은 따로 있다는 것. 누구도 눈여겨보지 못한 세상 바꾸는 일을 하고 있더란 것. 책의 취지가 바로 이것이다. 지구촌 이웃이 겪는 ‘거대한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겠다고 나선 ‘엉뚱한’ 스타트업, 또 그들이 진짜로 지구를 지킨 이야기니까. ‘모두를 위한 기술모임’이란 이름으로 뭉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8명이 32가지 사례를 모았다. 어느 날 우연찮게 시작한 사소한 사담이 스타트업으로 번지다가 ‘엉뚱별’에 떨어지게 된 모양이다. ‘독특한 괴짜’ ‘결이 다른’ 스타트업을 찾아보자고. 어젠다 격의 큰 질문도 만들었다.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게 가능한가.’ 좀더 적나라하게 바꿔 말하면 ‘기술로 착한 일을 하며 돈을 벌 수도 있나’다. 책은 이들이 그 질문에 정성스럽게 찾아낸 답안이다. △기술은 이럴 때 들어가는 것 과학도 발달하고 기술도 첨단화로 가는데 인류의 문제는 어째서 사그라질 줄을 모르나. 저자들은 ‘빅 프라블럼’을 고르는데도 고심했던 거 같다. 글로벌기관이 발표하는 자료를 뒤지고, 각종 지표도 보고, 언론의 설문조사도 살피고. 그렇게 요즘 지구에 사는 인류의 4대 ‘빅 프라블럼’이 걸러졌다. 질병이 생기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환경오염·기후변화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갈수록 불평등해지는 데다가 폭력·범죄가 늘어나는 것. 이 엄청난 사회문제에 얼굴을 대고 선 스타트업 32개의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이 주목하는 건 분명하다. 하나는 사회적 가치, 다른 하나는 기술. 마치 “기술 들어갑니다” 또는 “기술은 이럴 때 들어가는 것”이라던 어느 광고카피와 비슷한 모양새다. 미국의 스타트업 멤피스미츠는 가축을 ‘기르지 않고 만드는’ 회사다. 이들이 쓰는 기술은 ‘배양육 만들기’. 밀·감자 등에서 세포를 뽑아 진짜 고기와 99% 일치하는 맛을 가진 인공고기를 만들고 있다. OECD 평균 1인당 육류소비가 2014년 연간 63.5㎏을 찍은 뒤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자극을 받은 회사다. 가장 큰 숙제는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 해결점을 빨리 찾는다면 2021년 배양육 치킨을 일반에 시판하는 것이 목표란다. ‘교통사고의 80% 이상은 운전자 부주의나 실수, 운전 미숙에서 비롯된다.’ 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통사고 방지에 나선 스타트업도 있다. 미국의 브레인포카즈다. 센서나 카메라로 수집한 엄청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순환형 신경망’ 기술을 깔고 있다. 차량 내부의 카메라로 운전자의 시선까지 알아채 몇 초 뒤 벌어질 상황을 가늠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3.5초 뒤를 내다보는 예측률이 90.5%에 달한단다. △지구 지키느라 시장 뒤처지는 일은 없어 온통 착한 얘기다. 그 단단한 바탕 위에 ‘저돌적이지만 순진한’ ‘무모하지만 우직한’ 스토리까지 겹쳐 단순한 성공사례 이상의 재미를 쥐어준다. 특히 돋보이는 미덕은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시킨 거다. 편견도 깼다. 패기는 있되 자생력이 없는, 아이디어는 있으나 실행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이미지를 다시 그리게 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한국 사례로는 단 한 건도 챙기지 못했다는 것. 찾으려 했으나 아무 데도 없었던 건지, 처음부터 신통치 않을 줄 알고 시도조차 안 했던 건지. 만약 뒤엣것이 이유라면 저자들이 전적으로 놓쳤다고 해도 아직은 기댈 부분이 있다. 더 심각한 건 앞의 경우다. 좋은 일을 하지만 비즈니스가 안 되는 스타트업, 비즈니스만 하는 스타트업, 좋은 일만 하는 스타트업, 한국에선 이외에 더는 안 보이더란 얘기일 수 있으니까. 하나만 하는 회사, 한쪽으로만 기운 기업은 이젠 재미가 없다. 인류 최대의 숙제를 해결했더니 사회적 가치를 만들더라, 기술혁신에 매진한다고 시장에서 뒤처지는 건 아니다 등. 책은 지금부턴 두 손에 떡을 쥐어도 괜찮다고 등을 떠민다.
2018.01.10 I 오현주 기자
새 주인공은 AI "나야 나"..인공지능 실용화 확산
  • [CES 2018]새 주인공은 AI "나야 나"..인공지능 실용화 확산
  • [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이재운 노재웅 기자]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 최대 전자·자동차 산업 박람회 ‘CES 2018’을 장식하는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가전을 넘어 자동차, 스마트폰, 나아가 사회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스마트시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AI는 확고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CES를 운영하는 미국소비자가전협회(CTA)는 행사 개막을 앞두고 AI 분야 기술을 선도하는 IBM의 주요 연구개발(R&D) 책임자를 초청해 전문가 세션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참가자들의 면면을 보면 브리짓 칼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포함해 최고 엔지니어(펠로우)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캐런 추프카 CTA CES 전략 담당 부사장은 “AI는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며 “이들은 기업이 어떻게 IBM ‘왓슨’과 같은 AI 기술을 모든 산업군에서 기업의 업무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뛰어난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TV에도 전장에도…영역 넘나드는 AI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CES를 통해 전망한 올해 IT 시장 흐름을 ‘AI와 디지털 보조자(Digital Assistants)’로 진단했다. 올해 50억대 이상의 소비자용 디지털 기기가 사용되고, 2021년까지 30억대가 추가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의 선결 조건으론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수용 여부’를 꼽았다. IHS마킷은 CES 트렌드로 △스마트홈 보안 △AI 스피커 △스마트 가전 등에 주목했다. 주요 참가 업체들의 전시 주제도 AI를 중심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말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AI 관련 연구조직을 강화한 데 이어 이번 행사에서는 TV와 가전, 자동차용 전장(전자장치) 등에 AI를 접목한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인다.LG전자(066570)는 아예 AI와 로봇 전용 브랜드로 각각 ‘씽큐(ThinQ)’와 ‘클로이’를 선보이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전시관 면적 중 3분의 1을 씽큐 전용관으로 꾸미고, TV에 AI를 접목해 음성인식 제어가 가능한 기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서빙, 쇼핑카트 같은 서비스 로봇 신제품도 함께 내세운다. 중국과 일본 업체 역시 이 흐름에 동참한다. 화웨이는 지난해 가을 처음 공개한 ‘모바일 AI’ 전략을 더욱 구체화해 내놓을 전망이다. 리처드 위 화웨이 CEO는 박람회 첫째 날인 9일 기조연설한다. 소니도 최근 재개한 로봇 사업을 중점적으로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가 직접 기자간담회 연단에 선다.이밖에 인텔과 엔비디아, 퀄컴 등 반도체 업체들도 AI와 5G 등 새로운 분야에 발표와 전시의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스마트시티라는 CES 키워드와도 결을 맞춘 내용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자율주행 넘어 인간과 자동차 교감 확대로미래차 주도권을 잡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전시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기존에 중점적으로 소개했던 자율주행·친환경 기술 외에도 차량이 운전자와 즉각적으로 소통하고 각종 편의 사항을 제공하는 기술인 ‘HMI’(Human-Machine Interface)를 앞다퉈 뽐낼 예정이다.현대차그룹은 8일 CES 현장에서 ‘현대차그룹-오로라’ 프로젝트를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오로라는 구글과 테슬라, 우버 등 출신 핵심 기술자들이 모여 창립한 기업으로, 자율주행 분야 소프트웨어 솔루션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오로라와 협업을 통해 2021년까지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레벨 4’(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을 ‘스마트시티’에서 실현하고, 이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차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특히 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는 현대차가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공개할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전기차를 최우선으로 활용할 전망이다.아울러 2015년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행사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올해까지 4년 연속 CES에 참가, 자율주행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을 홍보하는 데 주력한다.현대모비스의 경우 CES에서 운전자가 졸음 등으로 정상운전이 불가능한 경우 차량이 스스로 안전한 곳으로 이동·정차하는 신기술을 소개한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1년까지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R&D에 매진하고 있다.메르세데스-벤츠는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새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 ‘MBUX’(메르세데스-벤츠 사용자 경험)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MBUX는 AI와 직관적 운영 시스템에 기반한 혁신 기술로, 올해 초 선보일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콤팩트 모델에 기본으로 탑재할 예정이다.닛산은 운전자의 뇌에서 전달되는 신호를 차가 해석하는 수준의 인간-자동차 상호작용 시스템, ‘B2V(Brain-to-Vehicle)’ 기술을 선보인다. 뇌 영상 해독 기술을 통해 차량이 운전자가 핸들을 돌리거나 액셀을 밟기 직전 뇌의 신호를 감지해 해당 기능의 반응 시간을 줄이도록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작동하는 형태다.아울러 도요타는 리눅스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공개하고, 포드는 ‘미래의 도시’를 콘셉트로 자율주행차, 전기차,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이 도심 인프라와 융합하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소개할 예정이다.
2018.01.07 I 이재운 기자
文대통령 “육아기 부모 노동시간 단축 모색 등 차별성 가져야”
  • 文대통령 “육아기 부모 노동시간 단축 모색 등 차별성 가져야”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삶이 먼저다’를 기치로 자신이 위원장을 맡은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소담 위원, 문 대통령, 장지연 위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우선 순위를 두어 차별성을 가졌으면 한다”고 이전과는 결이 다른 정책을 주문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주재한 저출산위 첫 간담회에서 “예를 들어 아이를 키우는데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면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일반적인 정책과 연결이 될텐데 그것은 그것대로 추진하면서도, 특히 육아기에 있는 부모들의 노동시간 단축을 모색하는 차별성을 갖자는 것”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지금까지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했지만 하나하나의 정책이 모두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은 노동·고용·주거·교육·보육·성평등 등 아주 다양한 가치가 얽혀 있으므로 전반적인 복지정책과의 차별성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복지정책을 망라하는 것으로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이어 “저출산 고령사회 대책은 너무도 중요하다. 위원회에서 현상을 드러내면서 예산과 정책집중의 우선 순위를 왜 여기에 두어야 하는지 국민을 설득하고, 또 각부처가 이에 대한 실행대책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상희 의원은 “역대 정부가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16년째 초저출산 국가에 처한 상황”이라며 “결혼이 안하거나 못하는 현실 등 그동안 내놓은 대책들이 그림의 떡이었거나 국가차원의 논의도 흐지부지됐다”고 지적했다.김 의원은 “그러는 동안 청년은 N포세대에, 여성은 출산파업에 처해있는데 진짜 문제는 저출산이 아닌 국민 삶의 질에 관한 문제로서 이제는 국가주도의 정책에서 ‘사람중심 정책’으로, 출산과 자녀양육을 인권으로 존중하고 청년과 여성의 미래 기대를 높일 수 있는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이번 간담회는 지난 12월 18일 새로 위촉된 제6기 위원회의 공식출범을 겸해 개최된 간담회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정부위원은 17인에서 10인으로 감소하고, 민간위원을 10인에서 17인으로 대폭 확대했으며 저출산 문제의 당사자인 청년과 여성위원의 비율을 높였다.
2017.12.26 I 김영환 기자
우정사업본부-우정노조, 노동조건 ‘협의 타결’
  • 우정사업본부-우정노조, 노동조건 ‘협의 타결’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우정사업본부와 전국우정노동조합은 22일 광화문우체국에서 노사협의회를 열고 제도개선, 근로조건 등 총 33개 안건을 합의했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왼쪽)과 김명환 위원장이 협정서를 들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정사업본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본부장 강성주)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전국우정노동조합(위원장 김명환)과 22일 광화문우체국에서 노사협의회를 열고 제98차 노사협정서를 체결했다. 전국우정노동조합은 1958년에 대한체신노동조합 결성 후 6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조합원은 2만7000여명이며, 집배원 97%가 가입돼 있다.우정사업본부와 우정노조는 이날 제도개선에 관한 사항,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복리후생에 관한 사항 등 총 33개 안건을 합의했다. 집배부하시스템에 대하여 집배노동 개선 기획 추진단 결과를 반영하여 개선하고, 결위된 계리원 충원, 개인별 포인트를 부여하여 자율적으로 피복을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33개 안건을 합의했다. 강성주 본부장은 “우체국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동조합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노사가 상생해서 우정사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내년에도 노사 평화선언 등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이며, 노사 이슈사항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하여 노조에게 설명하고 분기별로 노사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노사 소통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이날 협정서 체결 후 2018년까지 집배원의 근로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단축하기 위한 「집배물류 혁신전략 10대 추진과제」를 우정사업본부 내 7개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개최했다. 집배원이 연·병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력을 연차별로 1000여 명 증원한다. 또 우체국간 업무 불균형 해소하기 위한 집배부하량시스템도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산출요소 신설 또는 조정 등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집배원의 장시간근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공동작업도 해소한다. 모든 우편물을 집배팀별로 구분해 제공하고, 운송차량 정시도착, 휴식권 보장 등 새로운 근무문화를 정착한다. 장기적으로는 우편물 구분에 필요한 인력대신 2020년까지 미니순로구분기 등 우편물 구분기를 개발해 모든 배달우체국에 보급할 예정이다.집배원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이륜차는 초소형 사륜차로 대체된다. 배달이 편리하도록 아파트 단지에는 스마트우편함, 농어촌지역에는 마을공동우편함 보급을 확산한다. 소포배달에 따른 집배원의 부담도 완화하기 위해 통상구/소포구 등 집배구 분리 및 위탁배달을 확대하고 배달 업무를 정보화해 집배업무가 경감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물류 혁신전략 10대 추진과제」를 체계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노사합동 TF를 구성·운영하고 다양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공동으로 해소하는 등 협력적 노사문화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집배원의 삶의 질 향상과 업무능률 제고 등을 통해 「믿음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정부기업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해나갈 예정이다.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전기차와 드론을 활용한 우편물 배달을 추진하는 등 집배 노동조건 개선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그 동안 국민들에게 우려를 끼쳤던 집배원 과로사 등의 문제를 해소해 나가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우정서비스를 차질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2017.12.22 I 김현아 기자
'中 마당발 인맥' 최태원, 박용만 '특급 도우미'로
  • '中 마당발 인맥' 최태원, 박용만 '특급 도우미'로
  • ▲14일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쩡 페이옌(Zeng Peiyan) CCIEE 이사장, 쟝 샤오치앙(Zhang Xiaoqiang) CCIEE 부이사장, 웨이 지안궈(Wei jianguo) CCIEE 부이사장[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각계각층과 소통해 ‘마당발’, ‘소통 달인’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의외로 속내를 털어놓고 가깝게 지내는 총수들이 많지는 않다고 한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박 회장이 다소 근엄하고 경직돼 보이는 재벌가(家) 문화를 불편해 하는 것 같다. 박 회장 스스로 “(나랑은) 결이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박 회장이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는 대기업 총수 가운데 한 명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을 두고 “심성이 참 곱고, 착한 사람”이라고 말한 적 있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이 수감 중일 때에는 재계를 대표해 적극적으로 구명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8월, 2년 7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최 회장이 가장 먼저 찾았던 사람 중 한 명도 박 회장이었다. 1955년생인 박 회장과 1960년생인 최 회장은 5살 차이. 동생인 최 회장이 가끔 박 회장을 만나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놓으면, 그 때마다 박 회장은 재계 선배로써 최 회장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엔 최 회장이 중국내 두터운 정·재계 인맥을 활용해 ‘친한 형’ 박 회장을 위해 힘든 일을 ‘한 건’ 해냈다. 최 회장이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의 고위급 기업인들간의 소통 창구를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이다. ◇최태원, 소통창구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대한상의는 14일 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고위급 기업인 대화 채널을 만드는 과정에서 최 회장이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협약식에는 박 회장과 최 회장을 비롯해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쩡 페이옌(Zeng Peiyan) CCIEE 이사장, 쟝 샤오치앙(Zhang Xiaoqiang) CCIEE 부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두 나라 경제협력관계 강화하기 위해선 민간 기업인간의 적극적인 교류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한중 고위급 기업인이 참여하는 정기 교류협력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금도 대한상의는 한중경협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이번에 신설되는 협의체는 규모나 역할 측면에서 그 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협의체 멤버도 중국 사업규모가 크거나 사업 연관성이 많은 대기업 총수· CEO 위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최 회장도 협의체 멤버로 활동할 예정이다. ◇매년 1회, 양국 번갈아 가면서 열기로공식 명칭은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로 정했다. 협의체는 양국 기업인 대표 각 10인, 전직 정부 고위인사 3인, 경제전문가 1인 등으로 구성된다. 협의체는 매년 1회(2일) 열리고, 두 나라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된다. 대한상의와 CCIEE는 내년초쯤 협의체 멤버 구성, 회의 일정 등을 보다 구체화 하기 위한 실무진 논의에 들어간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양국간 교류와 소통을 확대하고 경제협력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고위급 기업인 대화 채널을 신설했다”며 “경제정책을 논의후 필요시 양국 정부에 건의내용을 전달하고, 양국 기업간의 다양한 경제·기술 교류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날 대한상의와 업무협약을 맺은 중국 CCIEE는 업계 최고 국영 기업 및 민간 기업 300여개로 구성된 싱크탱크로, 2009년 설립됐다. 주요 회원사로는 CNPC, 켐차이나(Chemchina), 시노켐(Sinochem), 국가개발은행, 중국건설은행, 동방항공 등이 있다.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쟝 샤오치앙(Zhang Xiaoqiang) CCIEE 부이사장이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 최태원 SK그룹 회장(좌측 첫번째)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좌측 세번째)이 나란히 서있다.
2017.12.14 I 윤종성 기자
`강철비`, 가짜인데 진짜같은 핵전쟁 시나리오
  • [리뷰]`강철비`, 가짜인데 진짜같은 핵전쟁 시나리오
  • ‘강철비’[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북핵 위기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강철비’는 대한민국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강철비’는 남북의 분단상황과 북핵을 소재로 대한민국이 당면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현 시점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다.영화는 ‘제2차 한국전쟁이 일어나려고 한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북한 내 쿠데타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 분)는 공모 세력을 처단하라는 정찰총국 국장 리태한(김갑수 분)의 지령을 받는다. 그러나 개성공단에 나타날 거라는 공모 세력은 나타나지 않고 현장에는 ‘북한 1호’와 그를 반기는 수많은 민간인 뿐이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감을 직감하는 순간 다탄두 로켓인 스틸레인이 발사되고 개성공단은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돌변한다. 엄철우는 그곳에서 치명상을 입은 북한 1호를 데리고 남한으로 내려온다. 현실은 아니지만 일어날 법한 일, 그래서 ‘영화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강철비’의 미덕은 기존의 남북 관계를 조명한 영화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주변국과의 역학관계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보다 먼저 핵으로 선제공격하자며 동맹국 국민의 안위를 무시하고 전쟁비용을 운운하는 미국과, 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에 내빼려는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모습은 몰입감을 넘어서서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영화는 북한의 선전포고, 바로 이은 남한의 비상계엄령 발표로 불안한 정세와 반대로 연말 분위기로 들뜬 카페와 거리의 아이러니한 광경을 비추고, 현 대통령 이의성(김의성 분)과 차기 대통령 김경영(이경영 분)을 통해 ‘적’이고 ‘동포’인 북한에 대한 우리의 이중적인 시선을 꼬집는다. ‘강철비’는 강대국에 좌우되는 우리의 현실에 씁쓸함을 주고, 전쟁이 남의 일이 아님을 환기시켜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정우성과 곽도원의 ‘브로맨스’는 영화의 또 다른 관람포인트다. 북한의 엄철우과 남한의 곽철우(곽동원 분)로 서로의 신념과 입장은 다르지만 철우라는 동명의 이름, 켜켜이 쌓아가는 유대감을 통해 ‘강철비’는 남북이 원래 하나임을 넌지시 말하는 것 같다. 이번 영화로 정우성은 또 하나의 얼굴을 건졌다. 처자식을 둔 가장으로 지금껏 연기와는 결이 다른 비밀요원의 모습을 연기한다. 강철의 비(스틸 레인)처럼 쏟아지는 무수한 탄환에 처참하게 쓰러지는 민간인 참상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그 순간의 충격과 무력감이 뒤섞인 눈빛은 잊히지 않는 장면이다. 눈빛이 깊어질수록 연기도 깊이를 더해감을 보여준다.영화의 현실인식, 주제의식을 떠나서 ‘강철비’는 총제작비 150억원이 투입된 ‘상업영화’다. 핵전쟁 위기의 상황을 속도감 넘치는 첩보물로 풀어낸다. 숨 돌릴 틈 없이 단숨에 120분을 내달린다. 다만 그게 우리의 일이어서 마냥 즐기기 어렵다. “자유로를 지나면서 저 강 너머가 북한인데 북한이 거기에 있다고 실감한 적은 없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라고 한 의사의 대사가 여운을 준다. 개봉은 14일. 15세 관람가.
2017.12.14 I 박미애 기자
법무부, 가상화폐 거래 전면금지 부처에 이미 통보
  • 법무부, 가상화폐 거래 전면금지 부처에 이미 통보
  •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이데일리 노희준 박종오 기자] 가상화폐 규제를 두고 정부부처간 엇박자가 심화될 조짐이다. 범정부 가상화폐 규제 태스크포스(TF)를 주도하고 있는 법무부가 이미 가상화폐 거래 전면금지안을 담은 규제 초안을 정부 관련 부처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는 15일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타부처와 법무부간 가상화폐 규제 수위를 두고 격론이 예상된다. 금융위는 가상화폐 거래를 유사수신이라는 불법으로 다루되 예외적인 경우 허용해주려는 입장이다. 기재부 역시 혁신성장 측면에서 전면거래 금지는 어렵다는 입장으로 파악된다.12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오는 30일 ‘정부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가 열리는 가운데 법무부는 이미 가상통화 전면 금지안을 담은 규제안 초안을 관련 부처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관계기관 합동 TF에 참석하는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주에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 전면금지 방안을 담은 보도자료를 가져왔다”며 “그렇게 발표를 하려고 관계기관의 의견 조회를 요청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 법무부 “전면금지밖에 방법 없다”법무부가 가상화폐 전면 금지라는 초강력 카드로 입장을 정리한 것은 가상화폐 ‘투기 광풍’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거래 전면 금지라는 초강력 규제책밖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무부 내부의 가상화폐 대책 TF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거래 전면금지가 가능하느냐, 불가능하느냐의 문제보다 가상화폐 거래 행태를 어떻게 보느냐”라며 “현재 유통되는 가상화폐의 거래 행태는 기본적으로 투기”라고 말했다. 법무부가 보낸 가상화페 거래 전면 금지안에는 국내 거래소 폐쇄 등의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온라인 쇼핑몰처럼 통신판매업자로 운영되고 있다.하지만 법무부의 가상화폐 전면금지 입장이 최종적으로 정부 부처 내에서 어떻게 조율될지는 미지수다. 다른 관계부처들도 가상화폐의 투기성에 우려를 표하면서 강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규제 수위를 두고는 온도차가 감지되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일단 금융위는 가상화폐 거래업(자)를 유사수신업(자)으로 규정해 ‘원칙 불법 예외 허용’으로 다룬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가상화폐를 유사수신으로 다루겠다는 것은 거래 전면금지와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규제안으로 마련한 정부입법안 초안은 “가상통화거래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치금의 별도 예치, 설명의무, 이용자 실명확인,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등 가상통화 취급업자가 이용자를 위해 일정한 보호장치를 마련해 운영하는 경우 적용을 제외하도록 한다”고 돼 있다.◇ 법무부, 기재부·금융위와 온도차금융위뿐만이 아니다. 기재부도 법무부의 전면거래 금지 스탠스와는 결이 다소 다르다. 실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상화폐와 관련, “투자자 보호와 투자 과열과 관련해 한편에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또 한편으로 보면 금융이나 거래에 있어서 혁신인 측면도 없지 않다”며 “두 가지 측면을 (함께)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에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한 가지로 평가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무부가 경제를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가상화폐 규제 최종안으로 거래 전면 금지가 채택되려면 기존 투자자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정부 입장이 정리돼야 한다. 법무부가 발표한 자료만 봐도 현재 가상화폐 거래자는 국내에서만 100만명 이상에 이르렀다. 시장 유입 금액도 수십조원에 달한다. 국내 거래 자체가 전면 금지될 경우 가상화폐 가치가 급락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 거래 전면금지 규제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를 제외하고는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국가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베트남 정도뿐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가상화폐 규제안은 정부 부처내의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것”이라며 “특정 부서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갈라파고스 규제: 세상과 단절돼 독특한 동ㆍ식물 구성을 이룬 갈라파고스 제도(Galapagos islands)처럼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동떨어진 특정지역에만 있는 규제를 뜻하는 말이다.
2017.12.13 I 노희준 기자
  • 가상화폐 규제 엇박자..법무부, 거래 전면금지 사전 통보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가상화폐 규제를 두고 정부부처간 엇박자가 심화될 조짐이다. 범정부 가상화폐 규제 태스크포스(TF)를 주도하고 있는 법무부가 이미 가상화폐 거래 전면금지안을 담은 규제 초안을 정부 관련 부처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는 15일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타부처와 법무부간 가상화폐 규제 수위를 두고 격론이 예상된다. 금융위는 가상화폐 거래를 유사수신이라는 불법으로 다루되 예외적인 경우 허용해주려는 입장이다. 기재부 역시 혁신성장 측면에서 전면거래 금지는 어렵다는 입장으로 파악된다.12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오는 30일 ‘정부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가 열리는 가운데 법무부는 이미 가상통화 전면 금지안을 담은 규제안 초안을 관련 부처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관계기관 합동 TF에 참석하는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주에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 전면금지 방안을 담은 보도자료를 가져왔다”며 “그렇게 발표를 하려고 관계기관의 의견 조회를 요청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 법무부 “전면금지밖에 방법 없다”법무부가 가상화폐 전면 금지라는 초강력 카드로 입장을 정리한 것은 가상화폐 ‘투기 광풍’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거래 전면 금지라는 초강력 규제책밖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무부 내부의 가상화폐 대책 TF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거래 전면금지가 가능하느냐, 불가능하느냐의 문제보다 가상화폐 거래 행태를 어떻게 보느냐”라며 “현재 유통되는 가상화폐의 거래 행태는 기본적으로 투기”라고 말했다. 법무부가 보낸 가상화페 거래 전면 금지안에는 국내 거래소 폐쇄 등의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온라인 쇼핑몰처럼 통신판매업자로 운영되고 있다.하지만 법무부의 가상화폐 전면금지 입장이 최종적으로 정부 부처 내에서 어떻게 조율될지는 미지수다. 다른 관계부처들도 가상화폐의 투기성에 우려를 표하면서 강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규제 수위를 두고는 온도차가 감지되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일단 금융위는 가상화폐 거래업(자)를 유사수신업(자)으로 규정해 ‘원칙 불법 예외 허용’으로 다룬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가상화폐를 유사수신으로 다루겠다는 것은 거래 전면금지와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규제안으로 마련한 정부입법안 초안은 “가상통화거래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치금의 별도 예치, 설명의무, 이용자 실명확인,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등 가상통화 취급업자가 이용자를 위해 일정한 보호장치를 마련해 운영하는 경우 적용을 제외하도록 한다”고 돼 있다.◇ 법무부, 기재부·금융위와 온도차금융위뿐만이 아니다. 기재부도 법무부의 전면거래 금지 스탠스와는 결이 다소 다르다. 실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상화폐와 관련, “투자자 보호와 투자 과열과 관련해 한편에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또 한편으로 보면 금융이나 거래에 있어서 혁신인 측면도 없지 않다”며 “두 가지 측면을 (함께)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에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한 가지로 평가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무부가 경제를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가상화폐 규제 최종안으로 거래 전면 금지가 채택되려면 기존 투자자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정부 입장이 정리돼야 한다. 법무부가 발표한 자료만 봐도 현재 가상화폐 거래자는 국내에서만 100만명 이상에 이르렀다. 시장 유입 금액도 수십조원에 달한다. 국내 거래 자체가 전면 금지될 경우 가상화폐 가치가 급락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 거래 전면금지 규제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를 제외하고는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국가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베트남 정도뿐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가상화폐 규제안은 정부 부처내의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것”이라며 “특정 부서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갈라파고스 규제: 세상과 단절돼 독특한 동ㆍ식물 구성을 이룬 갈라파고스 제도(Galapagos islands)처럼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동떨어진 특정지역에만 있는 규제를 뜻하는 말이다.
2017.12.12 I 노희준 기자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스팀과 서버 분리 결정
  •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스팀과 서버 분리 결정
  • 카카오(035720)게임즈 '배틀그라운드' (사진출처: 배틀그라운드 공식 블로그)">△ 국내 서버 분리를 결정한 카카오게임즈 '배틀그라운드' (사진출처: 배틀그라운드 공식 블로그)카카오게임즈는 13일, '카카오게임 배틀그라운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국내 전용 서버 운영 계획을 밝혔다.먼저, 카카오게임즈와 펍지주식회사는 '카카오게임 배틀그라운드'를 현재 스팀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것과는 별개 서버인 '카카오 서버'로 분리 운영하기로 결졍했다. 이는 지난 10월 24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발표된 '스팀과 통합 서버 운영'과는 정반대되는 내용이다.카카오게임즈 측은 "이용자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각 사항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고 의논을 나눈 결과"라며 "통합 서버보다는 별개 서버로 운영하는 것이 해외 이용자와의 분리를 통해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할 수 있고, 불법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제재 등 부정 행위 대응에 용이하여 이용자 분들이 더 즐겁게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 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하였다" 라고 설명했다.국내 서버 별도 운영이 결정됨에 따라 서비스 안전성 검증이 불가피해졌고, 운영 계획 역시 글로벌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대표적인 것이 순차적 콘텐츠 업데이트다.먼저, 14일 국내 서비스 론칭 시점에는 '솔로' 플레이 모드만 선보여진다. 팀을 짜서 플레이하는 '듀오'와 '스쿼드' 모드는 12월 중순 이후 업데이트가 될 예정이다.또한, 기존 '배틀그라운드' 이용자들과의 리더보드 형평성을 위해 당분간은 '프리시즌'이 진행된다. 정식 시즌은 향후 글로벌 서버 리더보드가 초기화되는 시점부터 적용된다.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는 “이용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양사의 결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라며 “카카오게임즈가 선보일 배틀그라운드에 보내주고 계신 이용자들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서비스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펍지주식회사 김창한 대표는 “펍지주식회사와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들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라며 “이번 결정 역시 이용자들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며, 이를 비롯한 서비스 모든 영역에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본 기사는 게임전문매체 게임메카(www.gamemeca.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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