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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크리에이터'의 다섯 시선, 셰익스피어를 비틀다
- 사진=연극 ‘오셀로의 식탁’의 한장면[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뒤집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부터 퀴어 등 소재를 비틀거나 음악극으로 재구성하는 등 접근법이 새롭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산울림 소극장에서 17일 공연을 시작해 4월 1일까지 공연하는 극단 산울림의 올해 첫 레퍼토리 기획전 ‘산울림 고전극장’이다. 셰익스피어를 재해석한 다섯 편의 연극을 연속으로 선보인다. ‘오셀로의 식탁’(예술집단 페테·극단 세즈헤브 1월17~28일)을 비롯해 ‘소네트’(크리에이티브 틈 1월31일~2월11일) ‘5필리어’(블루바이씨클프러덕션 2월21일~3월4일)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극단 노마드 3월7~18일) ‘줄리엣과 줄리엣’(창작집단 LAS 3월21일~4월1일)으로 이어진다. △셰익스피어, 다르게 읽기다섯 개의 서로 다른 젊은 창작진이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각각 재해석했다. ‘오셀로’를 원작으로 각색한 ‘오셀로의 식탁’은 폭력이 주제다. 식탁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매개체로 인물 간의 경계와 갈등, 대립을 표현했다. 결말은 원작과 다소 다르다. 김원익 연출은 17일 전막을 공연한 후 “원작의 결말은 현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밥을 먹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으로 동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소네트’는 셰익스피어의 정형시 모음집을 바탕으로 만든 음악극이다. 14행의 형식으로 짝사랑의 고통과 인간의 필멸, 시의 영원성을 이야기한다. 한 여성이 인생을 살아가며 겪는 사랑의 이야기를 사계절에 풀었다. 연출 한상웅은 “따뜻한 어른들의 동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같은 ‘햄릿’, 다른 연극‘5필리어’와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은 같은 원작을 다뤘으나 결과물이 다르다. ‘5필리어’는 여성 폭력을 다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중간지대에서 죽었던 다섯 명의 오필리어가 차례로 깨어나 몸과 마음에 새겨진 억압과 폭력의 흔적을 이야기한다. 김준삼 연출은 “만연해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출연하는 것은 다섯 명이지만 사실상 성폭력에 노출된 모든 여성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은 ‘5필리어’와 다른 결이다. 사고하는 사람과 사고를 멈춘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를 통해 살아남기 위해 사고하기를 포기해버린 우리 사회를 재조명한다. 김민경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고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시선에 공감하면서 현대화에 중점을 뒀다. △퀴어, 셰익스피어를 만나다‘줄리엣과 줄리엣’은 동성애를 다룬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 이전에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여성, 줄리엣 몬테규와 줄리엣 캐플렛이 첫눈에 반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다. 몬테규 가문과 캐플렛 가문이 원수지간이 되기 전이라는 설정과 퀴어 소재를 가져와 각색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퀴어로 다룬 게 신선하다. 대상만 바꿨을 뿐인데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다. 이기쁨 연출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며 성소수자들의 사랑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사진=이기쁨(왼쪽부터) 김민경 김준삼 한상웅 김원익 연출
- 비트코인 기술 '블록체인' 다이아몬드 지킨다?
- 위조·변조가 원천봉쇄된다고 알려진 블록체인 기술을 다이아몬드산업에 ‘들이댄’ 스타트업 에버렛저. 보험사기나 보석류 절도를 막는 데 ‘딱’이란 발상을 살려, 창업 1년 만에 98만개 이상의 다이아몬드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장부를 발급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8명이 찾아낸 ‘독특하면서 결이 다른 스타트업’ 중 하나다(이미지=문순용 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오후 느긋한 시간에 이런 뉴스를 봤다고 치자. ‘미국과 유럽에서 매년 450억달러 규모의 보험사기가 발생한다.’ 따라붙은 기사도 있다. ‘보석류 절도 규모도 연간 1억달러 수준.’ 당장 무슨 생각이 드나. 아마도 “이게 도대체 얼마란 얘기야?”가 아닐까.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해 환율을 계산하는 귀찮은 과정까지 거쳤다면 살짝 놀랄 수도 있다. 우리 돈으로 48조원이 왔다갔다 하는 보험사기에다가 1066억원에 달하는 보석절도라니. 자, 그러면 다음 ‘액션’은 뭐가 있을까. 누군가 이렇게 물어왔다면 아마 이렇게 받아치지 않았을까. “뭐가 더 있어야 하지? 그냥 그렇다는 얘기 아니야?” 여기서 멈췄다면 보통의 사람들이 그렇듯, 그저 그런 오후의 심심한 손가락 위로잔치로 마무리됐을 거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후끈 달아오른 사람이 있다는 거다. 지구의 정의가 위협받고 있다는데 나서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사명감에 행동이 빨라진 사람. 대단한 오지랖 정도로 혹은 쓸데없이 한가하다고 할 정도로 무시당하기 딱 좋은 상황에 희한한 기술까지 들이댄 것이다. ‘보험사기’ ‘보석류 절도’에 끌어들인 기술은 바로 ‘블록체인’이다. 요즘 가상화폐 덕분에 덩달아 유명세를 타는 그 블록체인 맞다. 중개기관의 개입 없이도 거래 당사자 간에 안전하게 자산을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 복잡한 건 다 버려두고 핵심만 챙겼을 때, 블록체인의 강점은 보안성과 투명성으로 모인다. 거래정보를 특정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개인 간 네트워크에 분산·저장하는 덕분에 위조·변조가 원천봉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보험사기나 보석류 절도를 막는 데 ‘딱’이겠다, 이런 생각을 누군가가 해낸 것이다. 2015년 영국서 스타트업 에버렛저를 창업한 린 켐프란 여인이다. 켐프가 특히 주목한 것은 다이아몬드산업이다. 이전까지 세계 800억달러 규모의 다이아몬드산업에서 보험회사·보험사기와 관련해 25억달러가 빠져나갔던 상태. 창업 1년 만에 98만개 이상의 다이아몬드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장부를 발급했다. ‘들이댄 건’ 공급망관리 기술이지만 보험업계에서도 주목하는 회사가 됐다. ‘지대한 효용을 창출할 걸로 기대된다’면서. 유망한 핀테크 스타트업이란 명성까지 챙기게 된 거다. “불투명한 시장에 투명성을 제공한다”는 기치를 휘날리던 켐프의 블록체인 기술은 날로 확장되고 있다. 미술품·전자기기·여타 귀중품 등 시리얼넘버가 있는 모든 자산으로. 여기서 따낼 수 있는 교훈 한 가지는, 비트코인 투자도 좋지만 정작 블록체인 쓸 일은 따로 있다는 것. 누구도 눈여겨보지 못한 세상 바꾸는 일을 하고 있더란 것. 책의 취지가 바로 이것이다. 지구촌 이웃이 겪는 ‘거대한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겠다고 나선 ‘엉뚱한’ 스타트업, 또 그들이 진짜로 지구를 지킨 이야기니까. ‘모두를 위한 기술모임’이란 이름으로 뭉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8명이 32가지 사례를 모았다. 어느 날 우연찮게 시작한 사소한 사담이 스타트업으로 번지다가 ‘엉뚱별’에 떨어지게 된 모양이다. ‘독특한 괴짜’ ‘결이 다른’ 스타트업을 찾아보자고. 어젠다 격의 큰 질문도 만들었다.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게 가능한가.’ 좀더 적나라하게 바꿔 말하면 ‘기술로 착한 일을 하며 돈을 벌 수도 있나’다. 책은 이들이 그 질문에 정성스럽게 찾아낸 답안이다. △기술은 이럴 때 들어가는 것 과학도 발달하고 기술도 첨단화로 가는데 인류의 문제는 어째서 사그라질 줄을 모르나. 저자들은 ‘빅 프라블럼’을 고르는데도 고심했던 거 같다. 글로벌기관이 발표하는 자료를 뒤지고, 각종 지표도 보고, 언론의 설문조사도 살피고. 그렇게 요즘 지구에 사는 인류의 4대 ‘빅 프라블럼’이 걸러졌다. 질병이 생기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환경오염·기후변화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갈수록 불평등해지는 데다가 폭력·범죄가 늘어나는 것. 이 엄청난 사회문제에 얼굴을 대고 선 스타트업 32개의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이 주목하는 건 분명하다. 하나는 사회적 가치, 다른 하나는 기술. 마치 “기술 들어갑니다” 또는 “기술은 이럴 때 들어가는 것”이라던 어느 광고카피와 비슷한 모양새다. 미국의 스타트업 멤피스미츠는 가축을 ‘기르지 않고 만드는’ 회사다. 이들이 쓰는 기술은 ‘배양육 만들기’. 밀·감자 등에서 세포를 뽑아 진짜 고기와 99% 일치하는 맛을 가진 인공고기를 만들고 있다. OECD 평균 1인당 육류소비가 2014년 연간 63.5㎏을 찍은 뒤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자극을 받은 회사다. 가장 큰 숙제는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 해결점을 빨리 찾는다면 2021년 배양육 치킨을 일반에 시판하는 것이 목표란다. ‘교통사고의 80% 이상은 운전자 부주의나 실수, 운전 미숙에서 비롯된다.’ 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통사고 방지에 나선 스타트업도 있다. 미국의 브레인포카즈다. 센서나 카메라로 수집한 엄청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순환형 신경망’ 기술을 깔고 있다. 차량 내부의 카메라로 운전자의 시선까지 알아채 몇 초 뒤 벌어질 상황을 가늠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3.5초 뒤를 내다보는 예측률이 90.5%에 달한단다. △지구 지키느라 시장 뒤처지는 일은 없어 온통 착한 얘기다. 그 단단한 바탕 위에 ‘저돌적이지만 순진한’ ‘무모하지만 우직한’ 스토리까지 겹쳐 단순한 성공사례 이상의 재미를 쥐어준다. 특히 돋보이는 미덕은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시킨 거다. 편견도 깼다. 패기는 있되 자생력이 없는, 아이디어는 있으나 실행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이미지를 다시 그리게 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한국 사례로는 단 한 건도 챙기지 못했다는 것. 찾으려 했으나 아무 데도 없었던 건지, 처음부터 신통치 않을 줄 알고 시도조차 안 했던 건지. 만약 뒤엣것이 이유라면 저자들이 전적으로 놓쳤다고 해도 아직은 기댈 부분이 있다. 더 심각한 건 앞의 경우다. 좋은 일을 하지만 비즈니스가 안 되는 스타트업, 비즈니스만 하는 스타트업, 좋은 일만 하는 스타트업, 한국에선 이외에 더는 안 보이더란 얘기일 수 있으니까. 하나만 하는 회사, 한쪽으로만 기운 기업은 이젠 재미가 없다. 인류 최대의 숙제를 해결했더니 사회적 가치를 만들더라, 기술혁신에 매진한다고 시장에서 뒤처지는 건 아니다 등. 책은 지금부턴 두 손에 떡을 쥐어도 괜찮다고 등을 떠민다.
- [CES 2018]새 주인공은 AI "나야 나"..인공지능 실용화 확산
- [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이재운 노재웅 기자]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 최대 전자·자동차 산업 박람회 ‘CES 2018’을 장식하는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가전을 넘어 자동차, 스마트폰, 나아가 사회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스마트시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AI는 확고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CES를 운영하는 미국소비자가전협회(CTA)는 행사 개막을 앞두고 AI 분야 기술을 선도하는 IBM의 주요 연구개발(R&D) 책임자를 초청해 전문가 세션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참가자들의 면면을 보면 브리짓 칼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포함해 최고 엔지니어(펠로우)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캐런 추프카 CTA CES 전략 담당 부사장은 “AI는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며 “이들은 기업이 어떻게 IBM ‘왓슨’과 같은 AI 기술을 모든 산업군에서 기업의 업무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뛰어난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TV에도 전장에도…영역 넘나드는 AI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CES를 통해 전망한 올해 IT 시장 흐름을 ‘AI와 디지털 보조자(Digital Assistants)’로 진단했다. 올해 50억대 이상의 소비자용 디지털 기기가 사용되고, 2021년까지 30억대가 추가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의 선결 조건으론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수용 여부’를 꼽았다. IHS마킷은 CES 트렌드로 △스마트홈 보안 △AI 스피커 △스마트 가전 등에 주목했다. 주요 참가 업체들의 전시 주제도 AI를 중심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말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AI 관련 연구조직을 강화한 데 이어 이번 행사에서는 TV와 가전, 자동차용 전장(전자장치) 등에 AI를 접목한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인다.LG전자(066570)는 아예 AI와 로봇 전용 브랜드로 각각 ‘씽큐(ThinQ)’와 ‘클로이’를 선보이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전시관 면적 중 3분의 1을 씽큐 전용관으로 꾸미고, TV에 AI를 접목해 음성인식 제어가 가능한 기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서빙, 쇼핑카트 같은 서비스 로봇 신제품도 함께 내세운다. 중국과 일본 업체 역시 이 흐름에 동참한다. 화웨이는 지난해 가을 처음 공개한 ‘모바일 AI’ 전략을 더욱 구체화해 내놓을 전망이다. 리처드 위 화웨이 CEO는 박람회 첫째 날인 9일 기조연설한다. 소니도 최근 재개한 로봇 사업을 중점적으로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가 직접 기자간담회 연단에 선다.이밖에 인텔과 엔비디아, 퀄컴 등 반도체 업체들도 AI와 5G 등 새로운 분야에 발표와 전시의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스마트시티라는 CES 키워드와도 결을 맞춘 내용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자율주행 넘어 인간과 자동차 교감 확대로미래차 주도권을 잡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전시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기존에 중점적으로 소개했던 자율주행·친환경 기술 외에도 차량이 운전자와 즉각적으로 소통하고 각종 편의 사항을 제공하는 기술인 ‘HMI’(Human-Machine Interface)를 앞다퉈 뽐낼 예정이다.현대차그룹은 8일 CES 현장에서 ‘현대차그룹-오로라’ 프로젝트를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오로라는 구글과 테슬라, 우버 등 출신 핵심 기술자들이 모여 창립한 기업으로, 자율주행 분야 소프트웨어 솔루션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오로라와 협업을 통해 2021년까지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레벨 4’(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을 ‘스마트시티’에서 실현하고, 이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차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특히 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는 현대차가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공개할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전기차를 최우선으로 활용할 전망이다.아울러 2015년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행사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올해까지 4년 연속 CES에 참가, 자율주행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을 홍보하는 데 주력한다.현대모비스의 경우 CES에서 운전자가 졸음 등으로 정상운전이 불가능한 경우 차량이 스스로 안전한 곳으로 이동·정차하는 신기술을 소개한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1년까지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R&D에 매진하고 있다.메르세데스-벤츠는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새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 ‘MBUX’(메르세데스-벤츠 사용자 경험)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MBUX는 AI와 직관적 운영 시스템에 기반한 혁신 기술로, 올해 초 선보일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콤팩트 모델에 기본으로 탑재할 예정이다.닛산은 운전자의 뇌에서 전달되는 신호를 차가 해석하는 수준의 인간-자동차 상호작용 시스템, ‘B2V(Brain-to-Vehicle)’ 기술을 선보인다. 뇌 영상 해독 기술을 통해 차량이 운전자가 핸들을 돌리거나 액셀을 밟기 직전 뇌의 신호를 감지해 해당 기능의 반응 시간을 줄이도록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작동하는 형태다.아울러 도요타는 리눅스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공개하고, 포드는 ‘미래의 도시’를 콘셉트로 자율주행차, 전기차,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이 도심 인프라와 융합하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소개할 예정이다.
- 文대통령 “육아기 부모 노동시간 단축 모색 등 차별성 가져야”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삶이 먼저다’를 기치로 자신이 위원장을 맡은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소담 위원, 문 대통령, 장지연 위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우선 순위를 두어 차별성을 가졌으면 한다”고 이전과는 결이 다른 정책을 주문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주재한 저출산위 첫 간담회에서 “예를 들어 아이를 키우는데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면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일반적인 정책과 연결이 될텐데 그것은 그것대로 추진하면서도, 특히 육아기에 있는 부모들의 노동시간 단축을 모색하는 차별성을 갖자는 것”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지금까지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했지만 하나하나의 정책이 모두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은 노동·고용·주거·교육·보육·성평등 등 아주 다양한 가치가 얽혀 있으므로 전반적인 복지정책과의 차별성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복지정책을 망라하는 것으로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이어 “저출산 고령사회 대책은 너무도 중요하다. 위원회에서 현상을 드러내면서 예산과 정책집중의 우선 순위를 왜 여기에 두어야 하는지 국민을 설득하고, 또 각부처가 이에 대한 실행대책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상희 의원은 “역대 정부가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16년째 초저출산 국가에 처한 상황”이라며 “결혼이 안하거나 못하는 현실 등 그동안 내놓은 대책들이 그림의 떡이었거나 국가차원의 논의도 흐지부지됐다”고 지적했다.김 의원은 “그러는 동안 청년은 N포세대에, 여성은 출산파업에 처해있는데 진짜 문제는 저출산이 아닌 국민 삶의 질에 관한 문제로서 이제는 국가주도의 정책에서 ‘사람중심 정책’으로, 출산과 자녀양육을 인권으로 존중하고 청년과 여성의 미래 기대를 높일 수 있는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이번 간담회는 지난 12월 18일 새로 위촉된 제6기 위원회의 공식출범을 겸해 개최된 간담회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정부위원은 17인에서 10인으로 감소하고, 민간위원을 10인에서 17인으로 대폭 확대했으며 저출산 문제의 당사자인 청년과 여성위원의 비율을 높였다.
- 우정사업본부-우정노조, 노동조건 ‘협의 타결’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우정사업본부와 전국우정노동조합은 22일 광화문우체국에서 노사협의회를 열고 제도개선, 근로조건 등 총 33개 안건을 합의했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왼쪽)과 김명환 위원장이 협정서를 들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정사업본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본부장 강성주)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전국우정노동조합(위원장 김명환)과 22일 광화문우체국에서 노사협의회를 열고 제98차 노사협정서를 체결했다. 전국우정노동조합은 1958년에 대한체신노동조합 결성 후 6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조합원은 2만7000여명이며, 집배원 97%가 가입돼 있다.우정사업본부와 우정노조는 이날 제도개선에 관한 사항,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복리후생에 관한 사항 등 총 33개 안건을 합의했다. 집배부하시스템에 대하여 집배노동 개선 기획 추진단 결과를 반영하여 개선하고, 결위된 계리원 충원, 개인별 포인트를 부여하여 자율적으로 피복을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33개 안건을 합의했다. 강성주 본부장은 “우체국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동조합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노사가 상생해서 우정사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내년에도 노사 평화선언 등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이며, 노사 이슈사항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하여 노조에게 설명하고 분기별로 노사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노사 소통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이날 협정서 체결 후 2018년까지 집배원의 근로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단축하기 위한 「집배물류 혁신전략 10대 추진과제」를 우정사업본부 내 7개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개최했다. 집배원이 연·병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력을 연차별로 1000여 명 증원한다. 또 우체국간 업무 불균형 해소하기 위한 집배부하량시스템도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산출요소 신설 또는 조정 등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집배원의 장시간근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공동작업도 해소한다. 모든 우편물을 집배팀별로 구분해 제공하고, 운송차량 정시도착, 휴식권 보장 등 새로운 근무문화를 정착한다. 장기적으로는 우편물 구분에 필요한 인력대신 2020년까지 미니순로구분기 등 우편물 구분기를 개발해 모든 배달우체국에 보급할 예정이다.집배원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이륜차는 초소형 사륜차로 대체된다. 배달이 편리하도록 아파트 단지에는 스마트우편함, 농어촌지역에는 마을공동우편함 보급을 확산한다. 소포배달에 따른 집배원의 부담도 완화하기 위해 통상구/소포구 등 집배구 분리 및 위탁배달을 확대하고 배달 업무를 정보화해 집배업무가 경감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물류 혁신전략 10대 추진과제」를 체계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노사합동 TF를 구성·운영하고 다양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공동으로 해소하는 등 협력적 노사문화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집배원의 삶의 질 향상과 업무능률 제고 등을 통해 「믿음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정부기업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해나갈 예정이다.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전기차와 드론을 활용한 우편물 배달을 추진하는 등 집배 노동조건 개선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그 동안 국민들에게 우려를 끼쳤던 집배원 과로사 등의 문제를 해소해 나가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우정서비스를 차질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 '中 마당발 인맥' 최태원, 박용만 '특급 도우미'로
- ▲14일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쩡 페이옌(Zeng Peiyan) CCIEE 이사장, 쟝 샤오치앙(Zhang Xiaoqiang) CCIEE 부이사장, 웨이 지안궈(Wei jianguo) CCIEE 부이사장[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각계각층과 소통해 ‘마당발’, ‘소통 달인’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의외로 속내를 털어놓고 가깝게 지내는 총수들이 많지는 않다고 한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박 회장이 다소 근엄하고 경직돼 보이는 재벌가(家) 문화를 불편해 하는 것 같다. 박 회장 스스로 “(나랑은) 결이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박 회장이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는 대기업 총수 가운데 한 명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을 두고 “심성이 참 곱고, 착한 사람”이라고 말한 적 있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이 수감 중일 때에는 재계를 대표해 적극적으로 구명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8월, 2년 7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최 회장이 가장 먼저 찾았던 사람 중 한 명도 박 회장이었다. 1955년생인 박 회장과 1960년생인 최 회장은 5살 차이. 동생인 최 회장이 가끔 박 회장을 만나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놓으면, 그 때마다 박 회장은 재계 선배로써 최 회장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엔 최 회장이 중국내 두터운 정·재계 인맥을 활용해 ‘친한 형’ 박 회장을 위해 힘든 일을 ‘한 건’ 해냈다. 최 회장이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의 고위급 기업인들간의 소통 창구를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이다. ◇최태원, 소통창구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대한상의는 14일 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고위급 기업인 대화 채널을 만드는 과정에서 최 회장이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협약식에는 박 회장과 최 회장을 비롯해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쩡 페이옌(Zeng Peiyan) CCIEE 이사장, 쟝 샤오치앙(Zhang Xiaoqiang) CCIEE 부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두 나라 경제협력관계 강화하기 위해선 민간 기업인간의 적극적인 교류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한중 고위급 기업인이 참여하는 정기 교류협력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금도 대한상의는 한중경협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이번에 신설되는 협의체는 규모나 역할 측면에서 그 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협의체 멤버도 중국 사업규모가 크거나 사업 연관성이 많은 대기업 총수· CEO 위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최 회장도 협의체 멤버로 활동할 예정이다. ◇매년 1회, 양국 번갈아 가면서 열기로공식 명칭은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로 정했다. 협의체는 양국 기업인 대표 각 10인, 전직 정부 고위인사 3인, 경제전문가 1인 등으로 구성된다. 협의체는 매년 1회(2일) 열리고, 두 나라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된다. 대한상의와 CCIEE는 내년초쯤 협의체 멤버 구성, 회의 일정 등을 보다 구체화 하기 위한 실무진 논의에 들어간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양국간 교류와 소통을 확대하고 경제협력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고위급 기업인 대화 채널을 신설했다”며 “경제정책을 논의후 필요시 양국 정부에 건의내용을 전달하고, 양국 기업간의 다양한 경제·기술 교류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날 대한상의와 업무협약을 맺은 중국 CCIEE는 업계 최고 국영 기업 및 민간 기업 300여개로 구성된 싱크탱크로, 2009년 설립됐다. 주요 회원사로는 CNPC, 켐차이나(Chemchina), 시노켐(Sinochem), 국가개발은행, 중국건설은행, 동방항공 등이 있다.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쟝 샤오치앙(Zhang Xiaoqiang) CCIEE 부이사장이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 최태원 SK그룹 회장(좌측 첫번째)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좌측 세번째)이 나란히 서있다.
- [리뷰]`강철비`, 가짜인데 진짜같은 핵전쟁 시나리오
- ‘강철비’[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북핵 위기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강철비’는 대한민국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강철비’는 남북의 분단상황과 북핵을 소재로 대한민국이 당면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현 시점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다.영화는 ‘제2차 한국전쟁이 일어나려고 한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북한 내 쿠데타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 분)는 공모 세력을 처단하라는 정찰총국 국장 리태한(김갑수 분)의 지령을 받는다. 그러나 개성공단에 나타날 거라는 공모 세력은 나타나지 않고 현장에는 ‘북한 1호’와 그를 반기는 수많은 민간인 뿐이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감을 직감하는 순간 다탄두 로켓인 스틸레인이 발사되고 개성공단은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돌변한다. 엄철우는 그곳에서 치명상을 입은 북한 1호를 데리고 남한으로 내려온다. 현실은 아니지만 일어날 법한 일, 그래서 ‘영화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강철비’의 미덕은 기존의 남북 관계를 조명한 영화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주변국과의 역학관계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보다 먼저 핵으로 선제공격하자며 동맹국 국민의 안위를 무시하고 전쟁비용을 운운하는 미국과, 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에 내빼려는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모습은 몰입감을 넘어서서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영화는 북한의 선전포고, 바로 이은 남한의 비상계엄령 발표로 불안한 정세와 반대로 연말 분위기로 들뜬 카페와 거리의 아이러니한 광경을 비추고, 현 대통령 이의성(김의성 분)과 차기 대통령 김경영(이경영 분)을 통해 ‘적’이고 ‘동포’인 북한에 대한 우리의 이중적인 시선을 꼬집는다. ‘강철비’는 강대국에 좌우되는 우리의 현실에 씁쓸함을 주고, 전쟁이 남의 일이 아님을 환기시켜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정우성과 곽도원의 ‘브로맨스’는 영화의 또 다른 관람포인트다. 북한의 엄철우과 남한의 곽철우(곽동원 분)로 서로의 신념과 입장은 다르지만 철우라는 동명의 이름, 켜켜이 쌓아가는 유대감을 통해 ‘강철비’는 남북이 원래 하나임을 넌지시 말하는 것 같다. 이번 영화로 정우성은 또 하나의 얼굴을 건졌다. 처자식을 둔 가장으로 지금껏 연기와는 결이 다른 비밀요원의 모습을 연기한다. 강철의 비(스틸 레인)처럼 쏟아지는 무수한 탄환에 처참하게 쓰러지는 민간인 참상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그 순간의 충격과 무력감이 뒤섞인 눈빛은 잊히지 않는 장면이다. 눈빛이 깊어질수록 연기도 깊이를 더해감을 보여준다.영화의 현실인식, 주제의식을 떠나서 ‘강철비’는 총제작비 150억원이 투입된 ‘상업영화’다. 핵전쟁 위기의 상황을 속도감 넘치는 첩보물로 풀어낸다. 숨 돌릴 틈 없이 단숨에 120분을 내달린다. 다만 그게 우리의 일이어서 마냥 즐기기 어렵다. “자유로를 지나면서 저 강 너머가 북한인데 북한이 거기에 있다고 실감한 적은 없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라고 한 의사의 대사가 여운을 준다. 개봉은 14일.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