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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 포기 곰 4마리 제주에 보금자리...곰 사육 종식 협약 후 첫 사례
  • 사육 포기 곰 4마리 제주에 보금자리...곰 사육 종식 협약 후 첫 사례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환경부는 경기도 용인시의 한 전시·관람용 시설에서 사육을 포기한 곰 4마리를 오는 15일에 제주 자연생태공원 내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장으로 이송해 보호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제주 자연생태공원 내 반달가슴곰 보호시설. 사진=환경부.이번 곰 이송은 곰 사육 종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육곰을 보호시설로 이송하는 최초 사례다. 앞서 지난해 1월 환경부는 지자체(전남 구례·충남 서천)·곰 사육 농가·동물단체와 오는 2025년까지 곰 사육을 종식하기로 하는 내용의 곰 사육 종식 협약을 맺었다.이송되는 곰 4마리는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의 곰 전문 수의사 주관으로 건강검진, 이송 등 전 과정에 걸쳐 보살핌을 받을 예정이다. 이들 곰 4마리는 암컷 2마리, 수컷 2마리로 모두 2013년생 개체다.환경부는 오는 2026년부터 곰 사육이 완전히 종식될 수 있도록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곰 사육 금지를 법제화하고, 남은 사육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사육곰 보호시설을 오는 2025년 말까지 구례군, 서천군에 건립한다. 아울러 사육곰 보호시설에 곰을 이송하는 전 과정을 지원하며, 보호시설을 세심하게 관리할 계획이다.안세창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정부와 곰 사육 농가, 동물단체 모두가 힘을 모아 곰 사육 종식을 위해 한 걸음, 두 걸음 나아가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야생동물 복지 선진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사육곰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3.12.14 I 이연호 기자
전라 서해안·내륙 ‘짙은 안개’…경기남부 등 미세먼지 ‘나쁨’
  • 전라 서해안·내륙 ‘짙은 안개’…경기남부 등 미세먼지 ‘나쁨’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10일인 일요일은 이날 오전까지 전라 서해안과 그 밖의 일부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비는 강원 영동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이날부터 시작돼 내일과 모레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전국 대부분의 낮 기온이 10도 이상을 기록하며 포근한 날씨를 보인 8일 오후 서울 남산서울타워 전망대에서 유리창을 닦는 직원 너머로 보이는 도심이 안개와 미세먼지에 갇혀 있다.(사진=연합뉴스)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10시 전후)까지 전라 서해안과 전라내륙, 경상권 내륙, 충남내륙, 경기 남부 및 강원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그 밖의 내륙에는 가시거리 1km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이날 오전 9시 기준 주요지점의 가시거리 현황을 보면 △양평 80m △장호원 90m △연천청산 140m △경기광주 300m △청평(가평) 410m △서석(홍천) 90m △하장(삼척) 200m △사내(화천) 230m △천안 70m △노은(충주) 120m △보은 140m △음성 140m △세종고운 360m △흑산도(신안) 90m △구례 120m △장수 150m △줄포(부안) 210m △복내(보성) 250m △군위 100m △칠곡 100m △의령 130m △청도 150m △거창 160m △산청 160m △창녕 160m △봉화 170m 등이다.기상청은 해안에 인접한 도로와 교량, 내륙의 강이나 호수, 골짜기 주변, 터널 입·출구에는 안개가 더욱 짙게 끼는 곳이 있겠으니 차량 운행 시 감속 운행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주공항과 사천공항에 저시정 경보가 발효 중이며, 짙은 안개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하기 바란다고 했다.이날 중부지방은 대체로 맑다가 오후부터 차차 흐려지겠다. 강원 영동과 남부지방,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겠다. 이날 오전부터 강원 영동에는 비 또는 눈이, 오후부터는 제주도에, 밤부터는 전남권과 경북 동해안에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이날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전라 해안과 일부 전남 내륙에는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도 있겠다.이날 아침 기온은 평년보다 5~10도가량 높겠다. 낮 최고 기온은 11~19도가 되겠다. 이날 오후부터 동해 중부해상과 동해 남부북쪽해상에 바람이 35~65km/h(10~18m/s)로 매우 강하게 불겠다. 물결은 2.0~4.0m로 매우 높게 일면서 풍랑특보가 확대, 강화될 가능성이 있겠다. 항해 및 조업하는 선박은 특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기상청은 전했다.한편, 이날 미세먼지는 경기남부·충남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만, 서울·대전·세종·충북은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 일부 중서부지역은 전일 미세먼지가 잔류해 농도가 짙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2023.12.10 I 황병서 기자
획정위, 선거구 획정안 국회 제출…서울·전북 줄고, 인천·경기 늘고
  • 획정위, 선거구 획정안 국회 제출…서울·전북 줄고, 인천·경기 늘고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 선거구 획정안이 나왔다. 기존 지역구 의석수(253석) 유지를 전제로 △분구 6곳 △합구 6곳 △구역조정 5곳 △경계조정 15곳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시·도별 지역구 국회의원 정수는 서울과 전북은 각각 1석이 줄고, 인천과 경기는 각각 1석씩 늘게 됐다.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일인 지난 10월11일 서울 강서구 양천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구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5일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와의 합의를 거쳐 선거구 획정 기준을 획정위에 송부한 데에 따른 것이다.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인구 편차 허용 범위는 전국 253개 지역구 수 범위 내에서 13만6600명 이상, 27만3200명 이하로 정했다. 현재 전국 선거구 평균 인구는 20만3281명으로 최고는 부산 동래구(27만3177명), 최저는 전북 익산시갑(13만6629명)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선거구 획정안은 서울·전북에서 각각 1석씩 감석했고, 인천·경기에서 각 1석씩 증석했다. 이 밖에도 5개 시·도 내 구역조정, 15개 자치구·시·군 내 경계조정이 이뤄졌다.구체적으로 분구 선거구는 총 6곳이다. 부산 북구강서구갑·을이 △북구갑·을 △강서구로, 인천 서구갑·을이 △서구 갑·을·병으로, 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을이 △순천시갑·을 △광양시곡성군구례군으로 각각 1곳씩 늘었다. 경기도의 경우 평택시갑·을이 △평택시갑·을·병으로, 하남시가 △하남시갑·을로, 화성시갑·을·병이 △화성시갑·을·병·정으로 각 1곳씩 늘면서 총 3개나 늘었다.통합(합구) 선거구도 총 6곳으로 나타났다. 서울 노원구갑·을·병이 △노원구갑·을로, 부산 남구갑·을이 △남구로 각각 1곳씩 줄었다. 경기는 부천시갑·을·병·정이 △부천시갑·을·병으로, 안산시상록구갑·을과 안산시단원구갑·을이 △안산시갑·을·병으로 조정되면서 2곳 감소했다.이 밖에 전북은 정읍시고창군, 남원시임실군순창군, 김제시부안군, 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4곳)이 △정읍시순창군고창군부안군 △남원시진안군무주군장수군 △김제시완주군임실군(3곳)으로 조정되면서 1곳 감소했다. 전남도 기존 목포시, 나주시화순군, 해남군완도군진도군, 영암군무안군신안군(4곳)에서 △목포시신안군 △나주시화순군무안군 △해남군영암군완도군진도군(3곳)으로 조정돼 1곳 줄었다.광역 시·도 기준으로 선거구가 줄거나 늘지는 않았지만, 인구 증감 영향으로 구역조정이 된 곳도 5곳 발생했다.우선 서울은 기존 종로구, 중구성동구갑, 중구성동구을이 △종로구중구 △성동구갑 △성동구을로 조정된다. 경기는 동두천시연천군, 양주시, 포천시가평군이 △동두천시양주시갑 △동두천시양주시을 △포천시연천군가평군으로 바뀐다.아울러 대구에서는 동구갑·을이 △동구군위군갑·을로, 경북은 영주시영양군봉화군울진군, 군위군의성군청송군영덕군이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의성군청송군영덕군울진군으로 각각 조정된다.강원은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을, 강릉시,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이 △춘천시갑·을 △강릉시양양군 △속초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제군고성군으로 변경된다.기초단체 자치구·시·군 내 경계조정도 15곳 이뤄졌다. 대상은 △서울 1곳(강동구갑·을) △부산 1곳(사하구갑·을) △인천 2곳(연수구갑·을, 계양구갑·을) △경기 6곳(수원시병·무, 광명시갑·을, 고양시갑·을·병, 시흥시갑·을, 용인시을·병·정, 파주시갑·을) △충남 1곳(천안시갑·을·병) △전북 2곳(전주시갑·병, 익산시갑·을) △전남 1곳(여수시갑·을) △경남 1곳(김해시갑·을)이다.획정위는 “공직선거법상 법정 획정기준을 준수하고, 유권자 및 입후보 예정자 혼란 방지를 위해 선거구 조정을 최소화했다”면서 “아울러 시·도별 증석 요인 발생 시 해당 시·도 내에서 최대한 자체 조정을 하고, 지방의 지역대표성 강화를 위해 가급적 수도권 증석을 지양했다”고 밝혔다.
2023.12.05 I 김범준 기자
월 16만원 귀농 주택…LH '돌오마을' 입주 기념식 개최
  • 월 16만원 귀농 주택…LH '돌오마을' 입주 기념식 개최
  • 전남구례 돌오마을 전경 (사진=LH)[이데일리 김아름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9일 전남구례 귀농귀촌 단독주택단지(돌오마을) 입주를 축하하는 기념식을 개최했다.돌오마을은 ‘패키지형 귀농귀촌 주택개발리츠’의 시범사업으로, 고품질의 친환경 모듈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DL이앤씨가 지난해 6월 착공했다. 이 단지는 올해 5월 입주자모집을 실시했으며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의 많은 관심 속에 약 4: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입주 기념식에는 이한준 LH사장, 김순호 구례군수, 김홍대 DL이앤씨 건축영업실장 등 사업관계자와 지역주민 약 20여명이 참석해 마을 입주를 축하했다. ‘패키지형 귀농귀촌 주택개발리츠’ 사업은 사업성이 낮아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지방권 귀농귀촌 단독주택사업과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수도권 공동주택건설사업을 함께 묶어 패키지로 진행하는 사업모델이다. 이 사업은 100% 분양이 완료된 양주옥정 A-24BL 공동주택사업(938세대)의 수익 일부를 구례군 귀농귀촌 단독주택단지 건설사업에 투입했다. 돌오마을은 구례군 산동면 외산리 일원에 위치한다. 2만5127㎡ 규모의 부지에 지상1층(다락방 별도) 전용면적 74.5㎡의 단독주택 26개동 및 주민공동시설 1개동이 건설됐다. 입주민은 최대 4년 간 임대로 거주할 수 있으며, 임대기간 종료 후 분양전환을 통해 계속 거주할 수 있다. 임대조건은 보증금 3천만 원, 월 임대료 16만 원으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다.특히 이 단지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국내 최초의 단독주택단지이며,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 인증, 제로에너지건축물 5등급 인증(에너지자립률 20%이상 40%미만)을 진행 중인 고품질 주택이다. 부지의 경사면을 활용해 모든 건물의 조망 및 일조 환경이 우수하고 단지 인근 지리산호수공원 등 지리산 배후관광 및 휴양자원이 풍부하며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초등·중학교, 면사무소, 보건소 등 주요 기반시설이 위치해 주거편리성이 매우 높다.전남 구례군은 행정안전부가 고시한 성장촉진지역 및 인구감소지역으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계속되고 있으나, 이번 주택 입주를 통해 56명(수도권에서 39명)이 유입돼 지역 활력 회복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LH는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지자체(성장촉진지역 70개 등)를 대상으로 후보지 공모를 실시하고 외부 전문가 평가 등을 거쳐 공정하고 투명하게 후속 사업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이한준 LH 사장은 “그간의 개발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구감소 및 관심지역의 빈집 개보수사업이나 정비사업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구상 중”이라며 “지방소멸 대응 및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라고 밝혔다.
2023.11.29 I 김아름 기자
향일암·화엄사를 누빈다…유니크굿컴퍼니, 콘텐츠 2종 출시
  • 향일암·화엄사를 누빈다…유니크굿컴퍼니, 콘텐츠 2종 출시
  •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체험형 콘텐츠 플랫폼 리얼월드 운영사인 유니크굿컴퍼니는 전남 향일암 및 화엄사 사찰을 배경으로 한 모험 관광 콘텐츠 2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모험 관광 콘텐츠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지역의 민담이나 역사 등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는 야외형 실감 콘텐츠다. ‘소원성취 모험극 ‘당신의 소원이 이뤄질 거에요’는 여수 금오산과 향일암에 얽힌 전설을 모티브로 한다. 사찰의 주요 공간을 돌아보며 향일암의 유래와 불교의 가르침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화엄사:연화장 고사’는 구례군 화엄사를 배경으로 템플스테이 여행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현보살이 콘텐츠 내 챗봇 역할을 하며 철학적 고민을 돕는다. ‘지역문화산업연구센터(CRC)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이번 콘텐츠는 전남 사찰의 역사적 스토리와 설화를 온·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송인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는 “MZ세대의 외면을 받던 곳이 세계관 기반의 모험관광 콘텐츠를 통해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아름다운 풍광과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혁신적인 글로벌 ICT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11.22 I 김명상 기자
원룸 넘어 단지로…'모듈러 주택'의 진화
  • 원룸 넘어 단지로…'모듈러 주택'의 진화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제11회 2023이데일리건설산업대상’ 건축사협회장상 스마트주거부문 대상은 DL이앤씨의 ‘구례 모듈러 주택단지’에 돌아갔다. 모듈러 주택은 건축물의 각 유닛(Unit)을 공장에서 사전에 생산한 뒤 이를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이다. 현장 작업 최소화로 공기를 단축할 뿐만 아니라 균일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또 공사 과정에서 탄소와 폐기물 배출 저감이 가능하다.구례 모듈러 주택단지는 연면적 2347㎡부지에 다락방을 포함한 지상 1층 단독주택으로 전용면적 74㎡의 26가구 규모다. 귀농·귀촌형 공공임대주택 사업으로 지난해 6월 공사를 시작해 1년 4개월 만에 입주를 시작했다. 이 단지는 구례군의 자연환경을 집안 곳곳에서 누릴 수 있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에너지효율도 신경 썼다. 집집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제로에너지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40%)을 획득했다. 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부엌 거실 등 주택의 유닛을 공장에서 미리 생산해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어졌다는 점이다. 현장 작업을 줄여 공사 기간이 짧고 품질이 균일한 게 장점이다.DL이앤씨는 2017년부터 모듈러 기술 개발에 들어가 40여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구례 모듈러 주택단지는 국내 최초로 총 11개의 철골 모듈러 유닛을 조합해 하나의 주택을 만드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이와 함께 ‘유닛 조합 설계’와 ‘무용접 커넥터’, ‘무하지 외장 접합 시스템’ 등 자체 특허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기존 업계는 통상 하나의 유닛만을 활용해 소형주택(원룸, 기숙사 등)을 제작하는 데 머물렀고 이 때문에 모듈러 주택의 설계 및 상품성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DL이앤씨는 차별화된 기술 개발로 이를 극복하고, 우수한 품질의 철골 모듈러 기반의 완벽한 단독주택 공급에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구례 모듈러 주택단지의 성공적인 준공을 바탕으로 DL이앤씨는 차별화된 모듈러 주택 사업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고객이 표준 모듈러 유닛을 마음대로 골라 원하는 평면을 계획할 수 있는 ‘멀티 커넥션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주방과 거실, 침실 등 고객이 원하는 유닛을 마치 레고처럼 선택하고 조립해 배치할 수 있다. 썬룸이나 스파 같은 특별한 옵션도 고객 맞춤형으로 설치 가능해 모듈러 단독주택의 설계 상품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존에 거주하던 모듈러 유닛을 해체한 뒤 새로운 장소로 이동해 재설치·재활용이 가능한 ‘기초-유닛 해체 기술’ 개발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지난해 모듈러 주택 사업 전담팀을 구성한 DL이앤씨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와 단지형 모듈러 주택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기존 주택에 유닛을 더해 집을 넓힐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은 기존 주택 대비 생산성과 시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친환경 시공으로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된다”며 “DL이앤씨는 차별화된 모듈러 기술을 통해 주택의 패러다임 변화를 지속 혁신하고 선도해 갈 것이다”고 말했다.DL이앤씨가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준공한 ‘타운형 모듈러 단독주택 단지’ 전경(사진=DL이앤씨)
2023.11.22 I 신수정 기자
본선보다 더 치열한 경선...올드보이가 올라온다
  • 본선보다 더 치열한 경선...올드보이가 올라온다 [총선전망_광주호남]
  • [이데일리 김유성 경계영 기자]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렸던 광주·호남. 내년 4월 열릴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절대적인 강세가 예상된다. 공천 확정이 사실상 당선으로 가는 길이다 보니 후보자들 간 공천 경쟁이 더 치열하다. 이번 지역 공천·경선에는 지난 20대 국회(2016~2020년)를 끝으로 물러나야 했던 호남 중진 의원들 상당수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처럼 현역 초선의원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친명 후보들도 나서지만 당락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남이 사실상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텃밭이기 때문이다. 호남 지역 내 국민의힘 선거 성적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악화된 상황에서 천하람 국민의힘 당협위원장과 이정현 전 의원이 얼마나 선전할지 주목된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181일 앞둔 지난 10월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깨끗한 선거 분위기 조성을 위한 홍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중진·올드보이의 귀환호남 복귀를 꿈꾸는 중진 올드보이 대부분은 과거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나왔던 이들이다. 이들은 민생당 소속으로 있다가 지난 21대 총선에서 대거 낙선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해남·완도·진도),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광주 서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전주시 병)이 있다. 이들은 과거 민주당의 주축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이들과 함께 호남을 석권했던 유성엽, 이용주, 손금주 전 의원 등도 이번 총선 때 얼굴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이들 모두 민주당에 복당한 상태로 경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광주·호남 지역 의원 3분의 2가 초선이고, 이들이 과거 쟁쟁한 정치 이력을 쌓았다는 점에서 이번 경선은 큰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 광주와 호남을 포함한 지역구는 28개로 이중 18개 지역구가 초선 의원이다. 64% 비율로 전국 평균 52%보다 높다. 3선 이상 의원은 이개호 의원 1명 뿐이다. 유성엽 전 의원은 “너무 초재선 위주로 짜여져 있다보니까 그 자체로 문제라는 인식이 (지역 내에) 있다”면서 “다선 중진들과 함께 조화를 이뤄나가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앙정치권에서 ‘호남 의원들의 존재감이 작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만금 예산 삭감까지 겹치면서 올드보이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이들의 이름값만큼 지지율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박 전 원장처럼 현역 초선 의원(윤재갑)을 앞서는 경우도 있지만,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 등은 지지율 경쟁에서 열세에 놓여 있다. ◇친명도 접고 들어간다 수도권에서는 친명이냐 비명이냐가 뚜렷하지만, 호남에서는 이 구분이 비교적 덜하다. 친명이라고 해도 친문 혹은 친낙(친 이낙연)에서 친명 색깔을 좀 보이는 정도다. 이 같은 대표적인 예가 이용빈 의원이다. 이 의원(광주 광산갑)은 호남 의원 중에서도 친명으로 꼽히지만 그의 도전자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균택 변호사로 지난 9월 26일 이 대표가 구속영장 기각을 받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친명과 ‘찐’ 친명의 대결이 될 수 있다. 윤영덕 의원(광주 동구남구갑)도 비슷한 경우다. 친명계로 꼽히는 윤 의원 지역구에는 정진욱 민주당 당대표 특보가 나올 수 있다. 정 특보는 이재명 대표가 단식하는 동안 광주에서 동조단식을 할 정도로 ‘찐’친명으로 꼽힌다. 광주 서구갑에는 사실상 비명으로 통하는 송갑석 의원이 있는데, 강위원 당대표 특별보좌역(특보)가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비명 의원을 축출하기 위한 ‘자객공천’의 하나로 해석될 수 있지만, ‘친명 이점’은 강해 보이지 않는다. 지역내 지지율 조사에서 여전히 현역 의원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이유가 크다. 군산은 친문에 가까운 신영대 의원에 김의겸 의원(비례)과 채이배 전 의원이 도전한다. 두 사람 모두 고향이 군산으로 친명계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당내 대변인을 역임했고, 채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에 입당해 이 대표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천하람, 순천에서 일낼까? 이번 총선도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은 호남 내 1석 얻기도 힘겨울 전망이다. 특히 전북은 새만금 예산 삭감과 잼버리 전북 책임론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다. 한 여권 관계자는 “후보자 찾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나마 기대해볼 수 있는 곳이 전남 순천 지역이다. 이 지역은 보수정당인으로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2014년 총선에서 당선됐던 곳이다. 이곳을 기반으로 이 전 의원은 당 대표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 지역에서는 이준석계로 꼽히는 천하람 당협위원장이 기반을 닦고 있다. 지역내 지지율은 10%대로 국민의힘 후보란 점을 고려해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근처 출마를 준비 중인 이정현 전 의원은 “여당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당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지 않다”면서 “천 후보에 대한 기대를 걸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11.07 I 김유성 기자
DL이앤씨, 국내 최초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 준공
  • DL이앤씨, 국내 최초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 준공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DL이앤씨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서 국내 최초의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를 준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상품까지도 가능한 차별화된 고품질 모듈러 기술을 앞세워 주택 혁신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DL이앤씨가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준공한 국내 최초의 ‘타운형 모듈러 단독주택 단지’ 모습. (사진=DL이앤씨)모듈러 주택은 건축물의 각 유닛(Unit)을 공장에서 사전에 생산한 뒤 이를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이다. 현장 작업 최소화로 공기를 단축할 뿐만 아니라 균일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또 공사 과정에서 탄소와 폐기물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분진과 소음이 적어 친환경 공법으로 주목받는다. DL이앤씨가 준공한 구례 모듈러 주택단지는 연면적 2347.63㎡ 부지에 다락방을 포함한 지상 1층 단독주택으로 전용면적 74㎡의 26가구 규모다. 귀농·귀촌형 공공임대주택 사업으로 지난해 6월 착공에 들어가 최근 준공 후 입주를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총 11개의 철골 모듈러 유닛을 조합해 하나의 주택을 만드는 방식으로 설계, 완벽한 단독주택을 구현했다. DL이앤씨는 2017년부터 모듈러 기술 개발에 들어가 40여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했다. 구례 모듈러 주택단지에는 ‘유닛 조합 설계’와 ‘무용접 커넥터’, ‘무하지 외장 접합 시스템’ 등 자체 특허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이를 통해 국내 단독주택 환경에 맞는 모듈러 설계·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성을 125% 개선했다. 기존 업계는 모듈러 운송부터 설치, 접합, 마감 등에서 발생하는 기술적인 문제로 하나의 유닛만을 활용해 소형주택(원룸, 기숙사 등)을 제작하는 데 머물렀다. 이로 인해 모듈러 주택의 설계 및 상품성에 한계가 있었으나, DL이앤씨는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우수한 품질의 철골 모듈러 기반 단독주택 공급에 성공했다. 특히 누적된 노하우와 신기술을 활용해 유닛과 유닛을 효율적으로 결합함으로써 △방(3개) △화장실(2개) △주방 △거실 △다락 △세탁실 △베란다 등을 구성하고 단독주택의 넓은 평면을 살렸다.DL이앤씨는 차별화된 모듈러 주택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DL이앤씨는 고객이 표준 모듈러 유닛을 마음대로 골라 원하는 평면을 계획할 수 있는 ‘멀티 커넥션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주방과 거실, 침실 등 고객이 원하는 유닛을 마치 레고처럼 선택하고 조립해 배치할 수 있다. 썬룸이나 스파 같은 특별한 옵션도 고객 맞춤형으로 설치 가능해 모듈러 단독주택의 설계 상품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또한 기존에 거주하던 모듈러 유닛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해체한 뒤 새로운 장소로 이동해 재설치·재활용이 가능한 ‘기초-유닛 해체 기술’ 개발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DL이앤씨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은 기존 주택 대비 생산성과 시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친환경 시공으로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된다”며 “DL이앤씨는 차별화된 모듈러 기술을 통해 주택의 패러다임 변화를 지속 혁신하고 선도해 갈 것이다”고 말했다.
2023.11.06 I 오희나 기자
사찰 입구 지키는 사천왕의 무기는 무엇일까
  • 사찰 입구 지키는 사천왕의 무기는 무엇일까[알면 쉬운 문화재]
  • 우리 ‘문화재’에는 민족의 역사와 뿌리가 담겨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도 있듯이 수천, 수백년을 이어져 내려온 문화재는 우리 후손들이 잘 가꾸고 보존해 나가야 할 소중한 유산이죠. 문화재는 어렵고 고루한 것이 아닙니다. 문화재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 쉽고 친근하게 배울 수 있는 문화재 이야기를 전합니다.<편집자주>[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주요 사찰의 입구에 들어서면 천왕문이 있고 그 속에는 거인의 모습을 한 사천왕들이 있어요.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국토(부처님이 계시는 국토 또는 부처님이 교화하는 국토)를 수호해 온 상징적인 불교조각이죠. 최근 문화재청은 17세기 ‘사천왕상(四天王像)’ 8건을 보물로 지정했어요. 전남 구례 화엄사, 전남 여수 흥국사, 충북 보은 법주사, 경북 김천 직지사, 전남 고흥 능가사, 전남 영광 불갑사, 강원 홍천 수타사, 충남 공주 마곡사 등 사찰 8곳인데요. 각 수호신들은 손에 서로 다른 무기를 들고 있어요. 과연 어떤 것들을 쥐고 사찰을 수호해왔을까요.구례 화엄사 소조사천왕상(사진=문화재청).사천왕은 불교 우주관에서 세계의 가운데에 있다고 여기는 수미산 중턱에 살며 동서남북에서 불국토를 지키는 수호신을 뜻해요. 흙이나 나무 등으로 만든 사천왕상은 동서남북 방위에 따라 각각 지국천왕(持國天王), 광목천왕(廣目天王), 증장천왕(增長天王), 다문천왕(多聞天王)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들의 손에는 무기가 들려 있는데요. 시대와 나라에 따라 들고 있는 지물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칼과 창, 보탑, 용과 여의주, 비파 등을 들고 있어요. 가령 구례 화엄사 사천왕상은 손에 비파와 검을, 마곡사의 사천왕상은 용과 창을 들고 있죠. 이들 조각상은 눈을 부릅뜬 채 입을 벌려 악귀 등으로부터 사찰을 지키는 듯한 독특한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전란 이후 사찰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불교 부흥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담아 17세기에 집중적으로 조성됐어요.공주 마곡사 소조사천왕상(사진=문화재청).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사천왕상 역시 모두 17세기에 만들어진 유물이에요. ‘구례 화엄사 소조사천왕상’과 ‘여수 흥국사 소조사천왕상’은 임진왜란 등 전란 이후 벽암 각성(1575∼1660)과 계특 대사 등이 사찰을 복구하면서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두 사천왕상 모두 의자에 걸터앉은 모습이며 사각형의 주름진 큰 얼굴이 돋보입니다.‘보은 법주사 소조사천왕상’은 크기가 5.7m로 큰 편이에요. 사천왕상 발아래에는 청나라 관리, 조선 관리를 형상화한 부분이 있어요. 1636년 발생한 병자호란의 치욕을 극복하고 교훈을 주고자 한 최초의 조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죠. ‘김천 직지사 소조사천왕상’은 조선 후기 사천왕상으로는 드물게 발원문이 발견됐어요. ‘고흥 능가사 목조사천왕상(木造四天王像)’은 전남 지역의 일반 사천왕상과 다른 조각 양식이 특징이에요. 1876년 영광 불갑사로 옮긴 ‘영광 불갑사 목조사천왕상’은 나무 조각을 접목해 전체 형태를 만들었어요. 머리카락이나 세부 장식 등은 흙으로 정교하게 빚었죠. 강원도의 유일한 사천왕상인 ‘홍천 수타사 소조사천왕상’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사천왕상이라는 점에서 조각사 연구에서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1683년 조성된 것으로 확인된 ‘공주 마곡사 소조사천왕상’은 17세기 사천왕 도상 및 조각 유파의 활동 범위, 불상 제작 방식과 제작 순서 등을 연구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큽니다.보은 법주사 소조사천왕상(사진=문화재청).
2023.11.04 I 이윤정 기자
“영어·독서로 사교육 걱정 없어요”…전교생 5.8배 늘어난 현북초
  • “영어·독서로 사교육 걱정 없어요”…전교생 5.8배 늘어난 현북초
  • [양양=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지방의 마을들이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인구 감소 시·군·구 89곳 중 85곳이 지방입니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 학교마저 사라지면 새로운 인구 유입 가능성은 아예 차단됩니다. 이데일리는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교육의 질을 제고, 시골 학교를 살려가는 사례를 5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편집자주>1.경북 포항 청하중2.경북 문경 당포초3.경남 거제 둔덕중4.전남 구례 중동초5.강원 양양 현북초 현북초 학생들이 강사에게 서핑 강습을 받고 있다.(사진=현북초 제공)“요즘 전입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걸려 와요. 폐교 위기였던 5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죠.” 강원도 양양 현북면 소재 현북초등학교에서 만난 노순현 교감의 말이다. 현북초는 1931년 개교한 현북공립보통학교가 전신이다. 올해로 개교한 지 92년 된 유서 깊은 학교지만 2018년엔 전교생이 9명에 불과, 폐교 위기를 겪었다. 이후 2020년 16명으로 증가한 학생 수는 2021년 27명, 2022년 44명에 이어 올해는 52명으로 5년 만에 5.8배 늘었다. 현북초의 위기는 교사들의 헌신으로 극복될 수 있었다. 작은 학교의 약점을 강점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2018년부터 현북초에 재직한 강성욱 교무부장은 “학교가 통폐합 위기에 처했을 당시 교사 3명이 모여 학교가 없어지지 않도록 노력해보자고 다짐했다”며 “학교 하나가 폐교되면 지역사회의 미래도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교생 5.8배 증가…영어·독서교육 주효현북초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력한 프로그램은 영어와 독서교육이다. 졸업 후에도 활용도가 높은 교육에 집중하자는 교사들의 아이디어가 시발점이 됐다. 먼저 전교생을 대상으로 매일 20분씩 필리핀 현지인과 영어로 진행하는 화상 대화를 시작했다. 1교시 전이나 점심시간, 방과 후 등 틈새 시간을 활용한 비교과 프로그램이다. 한 교육업체의 교육 기부 사업을 활용해 시도했는데 교육 효과가 생각보다 컸다. 오영근 교장은 “전교생이 1학년 때부터 화상으로 현지 원어민과 통화하기에 고학년이되면 자연스럽게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했다. 지금의 현북초를 있게 한 데에는 독서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독서교육도 영어와 마찬가지로 오전 시간이나 방과 후를 활용한다. 학기 초 수요 조사를 통해 읽고 싶은 책을 신청받아 학급 문고에 비치한 뒤 매월 한 권 이상은 읽게 만드는 게 현북초의 교육방침이다. 특히 책을 읽은 뒤에는 매월 ‘다모임’이란 전교생 모임을 통해 독후감을 발표한다. 글을 써서 읽는 발표가 아니라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를 만들어 전교생 앞에서 본인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강성욱 교무부장은 “전교생 앞에서 책을 읽고 느낀 점이나 본인 생각을 발표하기에 자신감·표현력이 생기게 된다”며 “PPT를 준비할 때는 독서 후의 의견·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PPT 능력은 졸업 후에도 꾸준히 활용하는 능력이라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현북초는 영어·독서교육 외에도 방과 후 코딩 수업도 하고 있다. 2019년 교육부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된 것이 발단이다. 일상에서 소프트웨어를 이용,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게 수업 목적이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컴퓨터 언어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초 코딩 역량을 배우고 있다. 도시에선 사교육으로 배워야 할 영어·독서·코딩을 공교육 안에서 해결해주니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 학생 수가 적어 영어로 1대1 화상통화가 가능하며 독서·코딩도 밀착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교장·교감을 제외한 현북초 교사 수는 총 8명으로 교사당 학생 수는 6.5명이 전부다. 장희영 학부모는 독서교육에 대해 “공부하고 시험 치는 게 전부가 아니라 책을 통해 배운 것을 발표하면서 아이가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현북초의 이러한 교육방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입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가 수시로 걸려 오고 있다. 노순현 교감은 “학년별 정원이 정해져 있어서 문의가 와도 전학생을 많이 받지 못한다”고 했다. 현북초 학생들이 영어로 화상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 현북초 제공)◇코딩에 서핑까지…학부모 사이 입소문 현재 현북초 재학생 52명 중 84%인 44명은 수도권 등 강원도 외 지역에서 전학 온 학생들이다. 나머지 7명도 현북면 외 지역에서 이사를 와 현북초에 다니고 있다. 현북면 현지 학생은 1명에 불과하다. 현북초가 위기를 극복한 데 이어 학생 교육에 열정을 쏟자 나타난 변화다. 자녀를 현북초로 보내려는 학부모가 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시선도 변했다. 현북초가 인구절벽으로 고민하는 지역사회의 ‘보물’이 된 셈이다. 현북초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학교에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교육 장소를 최대한 지원해주려고 한다”고 했다. 현북초가 전교생 대상으로 서핑 수업을 하게 된 것도 이런 점 덕분이다. 현북초 학생들은 1학년 입학 뒤부터 체육 시간이나 창의적체험활동을 통해 서핑 수업을 받는다. 강사들의 1대1 지도를 받을 수 있어 저학년부터 수업이 가능하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다. 서핑 수업장은 학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서핑장에서 만난 6학년 오윤혁 군은 “경기도의 학교를 다니다 2년 전에 현북초로 왔는데 여기에 와서 서핑이란 스포츠가 있다는 걸 알았다”며 “졸업 뒤에도 이곳에 계속 살면서 아빠와 서핑하러 오고 싶다”고 했다. 같은 학년인 채원이도 4학년 때 이사를 와서 현북초에 다니고 있다. 졸업 후에는 근처 양양중이나 현북중에 진학하길 원하고 있다. 이채원 양은 “6학년이 5명뿐이라 도시에서 학교 다닐 때와 달리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현북면 출신인 보민이는 4학년 때 채원이가 전학을 오면서 서로 ‘베프’가 됐다. 김보민 양은 “독서·영어·서핑수업 등이 유지돼 학생들이 계속 전학을 오고 학교도 문 닫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3.11.02 I 신하영 기자
사찰 입구 지키는 조선시대 '사천왕상' 8건, 보물 됐다
  • 사찰 입구 지키는 조선시대 '사천왕상' 8건, 보물 됐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주요 사찰 입구에서 불국토를 수호해 온 ‘사천왕상’이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사찰 입구 천왕문에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국토를 수호하는 17세기 ‘사천왕상(四天王像)’ 8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남 구례 화엄사, 전남 여수 흥국사, 충북 보은 법주사, 경북 김천 직지사, 전남 고흥 능가사, 전남 영광 불갑사, 강원 홍천 수타사, 충남 공주 마곡사 등 사찰 8곳이다.구례 화엄사 소조사천왕상(사진=문화재청).사천왕은 불교 우주관에서 세계의 가운데에 있다고 여기는 수미산 중턱에 살며 동서남북에서 불국토를 지키는 수호신을 뜻한다. 흙이나 나무 등으로 만든 사천왕상은 동서남북 방위에 따라 각각 지국천왕(持國天王), 광목천왕(廣目天王), 증장천왕(增長天王), 다문천왕(多聞天王)으로 부르기도 한다. 보통 갑옷을 입고 칼, 여의주, 비파 등을 손에 들고 있다. 눈을 부릅뜬 채 입을 벌려 악귀 등으로부터 사찰을 지키는 듯한 독특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전란 이후 사찰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불교 부흥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담아 17세기에 집중적으로 조성됐다.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사천왕상은 모두 17세기에 만들어진 유물이다. ‘구례 화엄사 소조사천왕상’과 ‘여수 흥국사 소조사천왕상’은 임진왜란 등 전란 이후 벽암 각성(1575∼1660)과 계특 대사 등이 사찰을 복구하면서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천왕상 모두 의자에 걸터앉은 모습이며 사각형의 주름진 큰 얼굴이 돋보인다. ‘보은 법주사 소조사천왕상’은 크기가 5.7m로 큰 편이다. 사천왕상 발아래에는 청나라 관리, 조선 관리를 형상화한 부분이 있다. 1636년 발생한 병자호란의 치욕을 극복하고 교훈을 주고자 한 최초의 조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김천 직지사 소조사천왕상’은 조선 후기 사천왕상으로는 드물게 발원문이 발견됐다. ‘고흥 능가사 목조사천왕상(木造四天王像)’은 전남 지역의 일반 사천왕상과 다른 조각 양식이 특징이다. 1876년 영광 불갑사로 옮긴 ‘영광 불갑사 목조사천왕상’은 나무 조각을 접목해 전체 형태를 만들었다. 머리카락이나 세부 장식 등은 흙으로 정교하게 빚었다.강원도의 유일한 사천왕상인 ‘홍천 수타사 소조사천왕상’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사천왕상이라는 점에서 조각사 연구에서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683년 조성된 것으로 확인된 ‘공주 마곡사 소조사천왕상’은 17세기 사천왕 도상 및 조각 유파의 활동 범위, 불상 제작 방식과 제작 순서 등을 연구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보은 법주사 소조사천왕상(사진=문화재청).
2023.10.26 I 이윤정 기자
"승마 배우러 유학왔어요"…폐교 위기서 '경쟁률 2대1' 학교로
  • "승마 배우러 유학왔어요"…폐교 위기서 '경쟁률 2대1' 학교로
  • [구례=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지방의 마을들이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인구 감소 시·군·구 89곳 중 85곳이 지방입니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 학교마저 사라지면 새로운 인구 유입 가능성은 아예 차단됩니다. 이데일리는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교육의 질을 제고, 시골 학교를 살려가는 사례를 5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편집자주>1.경북 포항 청하중2.경북 문경 당포초3.경남 거제 둔덕중4.전남 구례 중동초5.강원 양양 현북초도시 학생들이 유학을 오면서 활력을 되찾은 시골 학교가 있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의 중동초등학교가 그곳이다. 지난 1학기 전교생 오케스트라수업을 받고 있는 중동초 학생들(사진=중동초 제공)중동초는 1936년 개교했다. 1970년대만 해도 전교생이 800명에 달하는 학교였지만 학생 수가 줄면서 한때 폐교 위기에 놓였다. 특히 2021년에는 신입생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아 학교장이 나서 학생 한 명을 다른 지역에서 유치해오기도 했다.◇시골 학교 살린 농어촌 유학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중동초가 변화를 맞은 계기는 전남교육청이 3년 전 서울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시작한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 전학과 달리 도시 학생들이 원적을 유지한 상태로 시골 학교로 내려오기에 ‘유학’이라고 지칭한다. 유학 형태는 △학생이 농가에서 생활하는 홈스테이형 △가족이 내려와 함께 사는 가족체류형으로 구분된다. 현재 중동초에 내려온 유학생들은 모두 가족체류형태로 머물고 있다. 전남교육청과 구례군, 서울시교육청은 체류 가족에게 월 80만원을 지원해 준다. 중동초의 농촌유학 프로그램은 2021년 3월부터 본격화했다. 종전까진 학기 단위로 유학 프로그램이 운영되다가 올해부터 1년 단위로 확대됐다. 유학 온 학생·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아 70%는 유학 생활을 연장하고 있어서다. 6학년 정연오(12) 군도 2년째 유학 생활을 하고 있다. 2021년 9월, 4학년 2학기 때 아빠와 함께 중동초로 유학을 온 뒤 시골 학교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연오는 아예 졸업 후 진학할 중학교도 인근 보성군에서 찾고 있다. 연오는 “중동초에서 유학한 2년 동안 소심했던 성격이 밝고 적극적 성격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연오는 서울에서 학급 당 학생 수가 25명을 넘는 학교에 다녔다. 수업 중 선생님이 발표라도 시키면 혹시라도 실수할까 싶어 걱정부터 앞섰다. 연오는 “서울에선 워낙 학생이 많으니까 발표나 의견을 말할 때 부담감이 컸는데 중동초는 그렇지 않아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들의 변화에 농촌 유학 연장”2년 전 연오와 함께 구례군으로 내려온 아빠 정안철(56) 씨도 농촌 유학에 만족하고 있다. 처음에는 반년 정도 휴직하고 아들과 유대감을 쌓는 데 만족할 생각이었지만, 아들의 변화에 유학 기간은 어느새 2년으로 늘었다. 그는 “학급 인원이 많은 서울에선 교사가 아이들을 일일이 신경 쓸 수 없지만, 시골 학교에선 학생 개개인을 모두 파악하고 관심을 쏟는 게 가능하다”며 “특히 수업 중 모든 학생이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드러내야 하기에 표현력·자신감이 신장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현재 중동초의 전교생은 36명으로 유학생이 18명, 현지(원적) 학생이 18명으로 각각 절반을 차지한다. 중동초 교사 수는 교장·교감을 제외하면 9명으로 교사 1인 당 학생 수는 4명에 불과하다. 교사 당 학생 수가 워낙 적다보니 학생 개개인이 교사로부터 밀착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정혜원 중동초 교감은 “뒤처지는 학생 개개인에게 신경을 쓸 수 있기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1학기 전교생 승마수업을 받고 있는 중동초 학생들(사진=중동초 제공)◇승마·오케스트라 수업으로 입소문 중동초의 유학 프로그램이 학부모들에게 알려진 또 다른 이유로는 전교생이 승마·오케스트라 수업을 들 수 있다는 점이다. 중동초에선 악기를 전혀 다루지 못하던 학생도 졸업할 땐 첼로·바이올린·트럼펫 등 악기 하나는 배우고 졸업할 수 있다.구례군의 생태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활동도 중동초 유학의 장점이다. 올해는 △산수유 둘레길 걷기(1~2학년) △섬진강 길 자전거 타기(3~4학년) △지리산 등반(5~6학년)을 진행했다. 도시에서 온 한 학생은 “지리산을 등반하면서 시골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이 상쾌했다”고 말했다. 중동초의 유학 프로그램이 입소문이 나면서 매년 유학을 희망하는 도시 학부모들은 증가하고 있다. 김종섭 교무부장은 “신청자 대비 실제 유학 프로그램에 들어오는 비율은 절반 정도로 경쟁률은 2대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동초는 매년 12월 서울 학교 학부모들로부터 유학 신청을 받아 이듬해 1월 초 면접을 진행한다. 2년 전만 해도 1학년 신입생에 없어 타지로 학생을 찾아다니던 데서 유학 받을 학생을 뽑아야 하는 상황으로 처지가 바뀐 것이다. 농촌 유학이 시골 학교를 존속시키는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삭감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시의회가 농촌 유학의 근거가 되는 생태전환교육 조례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생태전환교육 기금이 농촌유학 사업에만 사용된다며 기금운용의 적절성을 문제 삼은 것. 하지만 중동초 교사·학생·학부모는 농촌 유학 프로그램을 지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섭 부장은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중동초는 최소한의 학생 수를 유지, 교육활동을 정상화할 수 있었다”며 “농촌 유학의 축소·폐지에 반대한다”고 했다. 구례군 현지 학생인 6학년 구희진(12)양 역시 “도시 학생들이 유학 오기 시작하면서 학교가 북적대고 체육활동이 가능해졌다”며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농촌 유학이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023.10.26 I 신하영 기자
'폐교 위기' 학교서 '마을 거점'으로 살아난 경남 둔덕중
  • '폐교 위기' 학교서 '마을 거점'으로 살아난 경남 둔덕중
  • 지방의 마을들이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인구 감소 시·군·구 89곳 중 85곳이 지방입니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 학교마저 사라지면 새로운 인구 유입 가능성은 아예 차단됩니다. 이데일리는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교육의 질을 제고, 시골학교를 살려나가는 사례를 5회에 걸쳐 보도합니다.<편집자주>1.경북 포항 청하중2.경북 문경 당포초3.경남 거제 둔덕중4.전남 구례 중동초5.강원 양양 현북초[거제=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학교와 함께 둔덕면 마을 자체가 젊어지고 있어요.”지난 7월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 마을주민 등이 모여 지난 1학기를 평가하는 ‘교육공동체 다모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경남 거제시 둔덕면 소재 둔덕중학교 11회 졸업생인 이성재(60) 주민자치회장은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3년 전 학생 수가 24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를 겪었던 둔덕중은 3년 만에 전교생이 4배 가까이 늘었다. 이렇게 둔덕중이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는 마을과 함께하는 공동배움터 덕분이다. 바리스타·베이킹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동아리 프로그램이 학생·학부모·주민 모두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덩달아 둔덕중도 되살아나고 있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25명에 그쳤던 둔덕중 전교생 수는 올해 94명까지 늘었다. 둔덕중의 성장 배경에는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 교사들은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를 살리기 위해 고민했고 그 결과 마을과 동반 성장하는 방안을 세웠다. 최윤현 전 둔덕중 교장은 “공모교장으로 둔덕중에 온 이후 학생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마을배움터’가 학교를 살릴 방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이후 30여개의 동아리를 운영했으며 이로 인해 매년 찾는 학생이 늘어나는 학교가 됐다”고 말했다.지난 5월 둔덕중 학생들이 둔덕면 인근 마을을 찾아 경로잔치를 열었다. (사진=둔덕중 제공)◇마을까지 살린 둔덕중의 ‘마을배움터’지난 1학기 말 찾은 둔덕중에서는 학생·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마을주민이 모여 지난 학기를 평가하는 ‘교육공동체 다모임’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다모임 행사는 학생·교사 등 학교 구성원 전체가 모여 학교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둔덕중의 경우 다모임 행사에 학부모와 마을주민도 참여한다. “체육관에 시계가 없어 불편합니다. 시계를 설치해주세요.” 몇몇 학생들의 요구가 나오자 이에 공감하는 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마을주민들은 1학기 동안 운영된 ‘마을배움터’ 동아리가 마을에 활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마을배움터’ 동아리는 지금의 둔덕중을 있게 한 원동력으로 꼽힌다. 해당 동아리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을 원하는 마을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마을배움터 동아리에선 바리스타·베이킹·마을해설사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체험할 수 있다. 학교 관계자는 “동아리 활동에서 체험할 수 있는 생소한 경험 때문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 모두 즐거워한다”고 했다.마을배움터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된다. 학교 교사들의 노력으로 선정된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사업들 덕분이다. 이성재 주민자치회장은 “대부분이 어르신인 마을 주민들이 어린 학생들과 함께 생소한 빵 굽기나 커피 내리기를 하면서 적적함을 달래고 있다. 둔덕중이 둔덕 마을을 살렸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보통 시골 마을에서 행사를 열면 노인들만 오는데 여기선 어린 학생들이 와서 공연도 하고 손자처럼 말동무도 해주니 주민들의 호응이 크다”고 했다.둔덕중이 운영 중인 바리스타 관련 ‘마을배움터’. (사진=둔덕중 제공)◇동아리 활동서 적성·진로 찾는 학생들1인 1악기 배우기 활동 역시 둔덕중의 자랑이다. 학생들은 트럼펫·색소폰 등 본인이 원하는 악기를 선택해 1학년 때부터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은 틈틈이 악기를 연습한 뒤 연말에 열리는 학교 연주회에서 실력을 발휘한다. 연주회 역시 주민들이 관객이 되기에 마을 잔치처럼 진행된다. 2학년 김규비(14)양은 “색소폰을 배우고 있는데 어렵지만 조금씩 실력이 늘고 있다”며 “학교 연주회 등을 통해 자신감을 기를 수 있는 점도 좋은 경험”이라고 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진로를 찾는 학생도 있다. 2학년 옥상원(14)군은 “배구 등 체육활동을 좋아해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 가능한 둔덕중에 입학했다”며 “앞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체육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3학년 김현주(15)양은 “웹툰 작가라는 직업을 동경했는데 미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면서 꿈을 구체화히고 있다”며 “통학 시간이 꽤 걸리지만 만족스럽다”고 했다.학부모들도 둔덕중의 교육활동에 만족하고 있다. 2학년 아들을 둔덕중에 보낸 조정경(53)씨는 “마을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둔덕중의 장점”이라며 “아들이 악기를 배워 마을 축제에서 공연도 하고 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통학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지만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딸을 둔덕중에 보낸 김미선(44)씨는 “학생들이 원하는 동아리를 학생자치회에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둔덕중을 선택했다”며 “동아리를 통해 다양한 진로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둔덕중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교육청의 제도적 지원도 있었다. 경남교육청은 둔덕중과 같은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광역학구제를 운영하고 있다. 광역학구제는 학생들이 주소 이전 없이 인근 다른 학구의 작은 학교로 입학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둔덕중은 2022년 신입생부터 광역학구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2020년 24명에 그쳤던 전교생 수는 2022년 53명으로, 올해 94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전교생 94명 중 53명(56.4%)는 둔덕면 외 지역에서 입학한 학생들이다.
2023.10.18 I 김형환 기자
“학부모와 골프를”…전교생 2배 이상 늘어난 경북 당포초
  • “학부모와 골프를”…전교생 2배 이상 늘어난 경북 당포초
  • 지방의 마을들이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인구 감소 시·군·구 89곳 중 85곳이 지방입니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 학교마저 사라지면 새로운 인구 유입 가능성은 아예 차단됩니다. 이데일리는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교육의 질을 제고, 시골학교를 살려나가는 사례를 5회에 걸쳐 보도합니다.<편집자주>1.경북 포항 청하중2.경북 문경 당포초3.경남 거제 둔덕중4.전남 구례 중동초5.강원 양양 현북초[문경=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깡’ 지난 3일 골프장 필드에서 나올법한 청아한 소리가 경북 문경의 한 작은 초등학교에서 울려 퍼졌다. 이곳은 경북 문경의 당포초. 문경 시내에서도 차로 30분 이상을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학교였다. 평일 한 방과후 시간에 찾은 이곳에서는 2학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골프채를 쥐고 능숙하게 휘두르고 있었다. 학생들이 골프를 연습하고 있는 곳은 교내에 마련된 한 실내골프연습장. 규모는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아이언부터 안전시설까지 갖출 건 모두 갖추고 있었다. 골프 전문 강사의 지도에 맞춰 골프채를 휘두르며 구슬땀을 흘리던 2학년 주리아(8)양은 “다른 학교에서 할 수 없는 골프를 할 수 있어 즐겁다”며 웃음을 보였다.지난 3일 경북 문경 당포초에서 2학년 학생이 방과후 수업으로 골프를 배우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11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2018년 16명에 불과하던 당포초 전교생 수는 올해 36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학령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문경의 한 작은 마을에서 2배 이상의 학생 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교사들과 방과후 강사들의 노력이 있었다. 노선하 당포초 교장은 “이같은 성장의 밑바탕엔 교사들의 노력이 있다”며 “사그라지던 학교였지만 교사들의 열정으로 동아리 활동을 부흥시키는 등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시골 한 마을에서 골프를…“필드도 나가요”실제로 당포초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다양한 동아리·방과후 활동을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바로 골프다. 당포초 학생들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골프를 배운다. 4학년 학생들은 능숙하게 아이언을 골라 교내 설치된 연습장에서 자유롭게 연습하고 있었다. 외부에서 온 강사는 아이들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었다. 고학년이 되면 1년에 1~2차례 정도 직접 문경에 있는 필드에 나가기도 한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골프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상황이다. 2학년 손예림(8)양은 “다른 학교에 비해 방과후 활동도 많고 특히 골프가 마음에 든다”며 “공이 잘 맞으면 손이 짜릿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웃음을 보였다. 4학년 김현사(10)군은 “공이 잘 맞았을 때 쾌감을 잊을 수 없다”며 “저번에 필드도 나갔는데 속이 뻥 뚫리고 기분이 좋았다”고 웃음을 보였다.학부모들 역시 교내 시설을 이용해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공간을 활용하면서 공감대도 늘어나는 등 가족의 돈독함도 높아진다는 게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2학년 딸을 당포초에 보내고 있는 박영아(37)씨는 “아이가 무상으로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학부모들까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좋다”며 “학교가 일종의 마을 커뮤니티처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경북 문경 당포초의 도예 시설에서 학부모들이 도예 동아리 활동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당포초 제공)◇학부모도 동아리 함께…“학교가 마을 중심으로”이외에도 학생들은 수많은 동아리·방과후활동을 하고 있었다. 도예·골프·미술·합창·피아노·드론·과학실험·스포츠댄스·합주 등 다양한 활동을 학년별로 돌아가며 즐기고 있었다. 1학년이 합창 수업을 받으면 2학년은 과학실험 수업을, 3학년은 미술 수업을 하는 식이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이 경북교육청 등에서 받은 예산으로 지원되며 모두 무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직접 다양한 활동을 참가하며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찾고 있었다. 2학년 김경빈(8)양은 “노래를 부르는 방과후 활동이 마음에 든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방과후에 참여해서 노래 실력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북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합창대회에서 대부분에 전교생이 참가해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 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학부모들 역시 학생들이 누리는 다양한 문화활동들을 함께할 수 있었다. 학부모들은 ‘공감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하고 있는 동아리 활동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역시 학교 예산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학부모 부담은 사실상 없다. 특히 도예는 학부모들의 인기 동아리다. 학부모들이 정성스럽게 빚은 도예품들은 학교 곳곳에 위치해 있었다. 당포초는 이같은 도예품을 모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학부모 박영아씨는 “타지 사람이라 기반이 없어 외롭게 지냈는데 학교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안면도 트고 마음 맞는 사람끼리 책 모임도 만들고 그런다”며 “함께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동아리 활동을 위해 학부모들이 학교로 모이자 당포초는 일종의 동네 커뮤니티로 발전하며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노선하 교장은 “기존에는 학생만 있던 학교가 학부모들이 동아리 활동을 함께하는 공간이 되며 일종의 복합공간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포초에서 동아리 활동을 함께하기 위해 모인 학부모들은 문경교육지원청의 지원을 받아 마을학교 ‘단디학교’ 운영에도 함께하고 있다. 학부모와 함께한 동아리 활동이 지역 발전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는 것이다.지난해 가을학기에 열린 운동회에서 학생들과 학부모, 마을 주민들이 모여 체육 활동을 즐기고 있다. (사진=당포초 제공)이처럼 학교가 다시 부흥하자 동문들 역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모금하는 등 의기투합하고 나섰다. 박용성 당포초 동문회장은 “학생들이 줄어들어 폐교 위기까지 겪고 동문회 차원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교사들의 노력으로 이렇게 학교가 흥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교 부흥에 동문들이 매년 300만원씩 장학금을 조성, 학생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당포초가 인기를 얻자 함께 운영되고 있는 병설유치원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때 학생이 없어 문을 닫을 뻔했던 병설유치원은 현재 지원자가 많아 대기번호까지 있는 상황이다. 교사들은 병설유치원에서 당포초로 학생들이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체험활동을 늘리는 등 전략적으로 병설유치원을 강력히 지원하고 있다. 전민주 당포초 병설유치원 교사는 “한때 폐쇄 위기였는데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며 “자연 속에서 함께 뛰놀면서 놀이 중심 학습을 하는 것이 지금 병설유치원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마을 역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학생 수가 늘어나며 학교를 찾는 마을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학기에 한 번 진행하는 운동회는 사실상 ‘마을 잔치’가 됐다. 원경희 당포초 교무부장은 “자녀 또는 손자·손녀가 당포초에 다니지 않아도 동네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다같이 체육활동도 참여하는 등 즐기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이 굉장히 좋아하신다”고 했다.
2023.10.11 I 김형환 기자
웅담 채취용 곰 새 보금자리로…마지막 화천 사육곰 농장 폐쇄
  • 웅담 채취용 곰 새 보금자리로…마지막 화천 사육곰 농장 폐쇄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강원도 화천 지역의 마지막 사육곰 농가에서 웅담(곰쓸개즙) 채취용으로 길러지던 반달가슴곰이 구조됐다. 이 반달가슴곰은 한 고등학교 교사가 구조·보호비를 동물보호 단체에 전액 기부하며 좁은 철창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 지난 8일 구조된 2013년생 반달가슴곰 ‘주영이’. 주영이는 지난 10여년간 웅담 채취용 사육곰 농장에 갇혀 살아왔다. (사진=곰보금자리프로젝트, 카라 제공)10일 동물보호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지난 8일 구조 작업을 통해 화천군 내 마지막 사육곰 농장이 폐쇄됐다. 이로써 전국의 사육곰 농장은 18곳으로 줄었다. 이번에 구조된 개체는 2013년생 암컷 반달가슴곰으로 웅담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이 나타났지만 후원자의 등장과 농장주의 결정으로 새 삶을 얻게 됐다. 해당 개체는 후원자의 이름을 딴 ‘주영이’로 명명됐다. 고등학교 교사인 후원자는 북극곰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기부금을 모으던 중 국내 사육곰 실태를 알게 된 뒤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부는 이 후원자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에 먼저 연락해 구조 가능한 곰이 있는지 문의하며 이뤄졌다. 이번 구조비용을 전액 기부한 후원자 이주영씨(왼쪽)와 최태규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대표. (사진=곰보금자리프로젝트, 카라 제공)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곰이 국제적 멸종위기 종임에도 웅담 채취만을 위해 10년간 사육된 뒤 도축되는 비윤리적인 행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단체다. 전국적으로 사육곰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하던 중 화천군 내 한 농장을 시작으로 카라와 협력해 구조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두 단체는 2021년 화천군에서 사육곰 15마리를 기르던 농장과 협의해 모든 개체를 구조한 뒤 해당 농가를 임대해 보호 시설을 마련했다. 이후 화천군 내 또 다른 농가의 곰 두 마리를 구조했고 이번 활동을 통해 마지막 농가의 사육곰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화천군 내 마지막 농가의 소유주는 환경부의 공영 보호시설(생츄어리) 개소 계획을 듣고 개체를 도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두 단체 또한 농가 측과 소통하며 곰 구조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구조된 주영이는 보호시설로 이동해 곰 본연의 습성 및 건강을 회복하는 등 적응 훈련을 받게 된다. 해당 시설은 두 단체가 지난해 보수 작업을 벌여 곰이 넓은 공간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방사장이 마련된 상태다. 방사장 전경. (사진=곰보금자리프로젝트, 카라 제공)최인수 카라 활동가는 10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아직 전국에는 300여마리의 사육곰들이 웅담 채취만을 위해 사육되고 있다”며 “‘우루사’와 같은 기능적으로 좋은 대체재가 존재하는데 왜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채취되는 웅담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최태규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는 “정부의 공영 사육곰 보호시설이 완공돼도 개체들의 절반가량은 여전히 갈 곳이 없다. 그래서 민간에서도 생츄어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단체의 보호시설도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사육곰을 구조하고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한국의 사육곰 산업은 1981년 농가의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시작돼 현재까지도 일부 이뤄지고 있다. 현행법상 10살 이상의 사육 곰은 용도변경을 거쳐 도축한 뒤 약재용으로 웅담을 채취할 수 있다. 이들 농가에서 사육하는 곰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이지만 한국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하기 이전부터 곰을 길러왔기에 제한적으로 사육이 허가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울주군 곰 탈출 사고가 난 뒤 전수 조사를 진행했고 전국 20여개 농가에서 곰 300여마리가 사육되는 것을 파악했다. 해당 농가들은 소유주의 연로함 등을 이유로 사육 중단에 대한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사육곰협회 및 시민단체와 ‘곰 사육 종식 협약’을 체결하는 등 2026년까지 곰 사육 종식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곰 사육 종식에 동참하는 농가에 사료비와 시설 보수비를 지원하고 전남 구례와 충남 서천에 사육곰 보호시설을 건립할 방침이다.
2023.10.10 I 이재은 기자
웃음소리 되찾게 한 오케스트라 교육…포항 청하중
  • 웃음소리 되찾게 한 오케스트라 교육…포항 청하중
  • 지방의 마을들이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인구 감소 시·군·구 89곳 중 85곳이 지방입니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 학교마저 사라지면 새로운 인구 유입 가능성은 아예 차단됩니다. 이데일리는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교육의 질을 제고, 시골학교를 살려나가는 사례를 5회에 걸쳐 보도합니다.<편집자주>1.경북 포항 청하중2.경북 문경 당포초3.경남 거제 둔덕중4.전남 구례 중동초5.강원 양양 현북초[포항=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지난 20일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졌다. 경북 포항의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 있는 청하중학교다. 차로 20분 거리를 통학하는 2학년 이영서(14)양은 악기를 하나쯤 배우고 싶어 비교적 먼 거리에 있는 청하중을 선택했다. 이 학교에는 오케스트라 동아리가 있어서다. 이 양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소재 청하중. (사진=김형환 기자)26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도 포항 청하중의 전교생은 2년 연속 증가했다. 2021년 107명에 불과했던 전교생은 지난해 128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38명에 달했다. 청하중에 학생들이 몰리게 된 배경에는 교사들의 노력이 있다. 청하중은 2009년까지만 해도 학생들에게 야간자율학습을 강제하는 학교였다. 김신호 청하중 교무부장은 “2009년 이후부터 학령인구가 점점 줄어든다는 통계가 있었고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학교를 ‘공부만 시키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오고 싶은 학교’로 변모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청하중 학생들이 오케스트라 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청하중 제공)◇학생들, 2개 이상 동아리 가입 청하중이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로는 먼저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전교생 138명 중 100명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 동아리는 청하중을 대표하는 자랑거리다. 청하중 한켠에 자리한 오케스트라 합주실에는 트럼펫·바이올린·플루트 등이 놓여있었다. 트럼펫을 연습하던 2학년 다문화 학생 올리비아(14)양은 “공연을 앞두고 있어서 연습 중”이라며 “작년 연주회 때 연주 뒤 관객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그 때의 희열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청하중 오케스트라 동아리는 매주 토요일에 모여 연습을 한다. 외부 강사가 그 때 학교를 방문하기 때문이다. 어느 덧 동아리 자체가 마을의 ‘명물’이 된 덕분에 토요일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가족, 인근 학교 학생들이 학교를 찾아 오케스트라 수업을 받고 있다. 음악교사 박동혁 씨는 “평일에 (수업을) 진행하면 공부에 영향을 주기에 주말에 오케스트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말인데도 출석률이 70%를 넘는다”고 했다.청하중은 오케스트라 외에도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학교다. 체육동아리부터 뮤지컬동아리까지 갖추고 있어 학생 1인당 2개 이상의 동아리에 소속돼 있다. 특히 동아리를 통해 진로를 찾은 학생도 있다. 2학년 이영서 양은 뮤지컬동아리를 통해 뮤지컬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이양은 “예전부터 노래나 춤을 좋아했는데 청하중에 와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꼭 뮤지컬배우가 돼야 겠다는 확신이 생겼다”라며 “졸업 후에는 예고로 진학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6월 29일 포항 청하중에서 학생들이 메타버스를 통한 STAEM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폐교 위기서 ‘학생이 오고 싶은 학교’로 청하중은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주관하는 다양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이 오고 싶어하는 학교를 만들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외부 유치 활동으로 이어진 결과다. 청하중은 문체부 주관 ‘예술 꽃 씨앗 학교’를 통해 오케스트라 동아리 운영 예산을 확보했다. 교육부 ‘창의·융합 S·T·E·A·M(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교육 선도학교’에도 선정, 이공계 융합교육에도 강점을 가진 학교로 발전했다. STEAM은 최신 과학 기술을 접목해 수업하는 교과 융합 교육이다. 이번 학기 STEAM 수업의 주제는 ‘메타버스 방탈출 프로젝트’로 학생들이 직접 메타버스를 활용해 맵을 구성하고 그 과정에서 수학·국어 문제를 푸는 수업이다. 태블릿PC를 통해 메타버스 맵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과목을 공부할 수 있게 설계했다. 친구와 같이 맵을 만들어야하기에 자연스럽게 팀워크도 키울 수 있다. 3학년 김가은(15)양은 “수업 자체가 게임을 하면서 배우게 돼 있어 수학·국어를 어려워하는 친구도 쉽게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고 했다.매일 아침 집에서 20분 거리의 청하중으로 중3 아들을 통학시키는 학부모 강진(44)씨는 첫째인 딸에 이어 아들까지 청하중에 진학시킨 사례다. 강씨는 “과도기인 중학교 시기를 수려한 자연환경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갖고 보낼 수 있는 학교라 마음에 든다”며 “아이가 악기를 배우는 것이나 과학동아리를 통해 여러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도 만족한다”고 했다. 청하중의 재학생이 늘면서 적적했던 시골마을도 활력을 되찾았다. 한 마을 주민은 “동네에 주로 노인들만 남아 절간같았는데 학생들이 북적이고 간간히 공연도 하니 동네에 활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관할 교육청의 제도적 뒷받침도 지금의 청하중을 있게 한 원동력 중 하나다. 청하중은 경북교육청이 2019년부터 시행 중인 자유학구제 사업에 2021년부터 참여했다. 자유학구제에 포함된 학교는 학생·학부모가 원하면 거주지와 관계 없이 지원할 수 있다. 주소 이전 없이도 시골 학교로의 전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포항시내 일부 원거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청하중 진학이 가능하다. 청하중의 경우 올해 신입생 52명 중 22명을 제외한 30명(57.7%)이 자유학구제를 통해 청하중에 진학했다. 이들은 최대 40분이 걸리는 통학시간을 감수하고 청하중을 다니고 있다. 청하중 관계자는 “청하중에 오기 위해 먼 지역에서 청하중 인근으로 이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3.10.04 I 김형환 기자
갓 만들기 시연부터 판소리까지…전국서 무형유산 공연
  • 갓 만들기 시연부터 판소리까지…전국서 무형유산 공연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무형유산의 대중화와 보전·전승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전승자들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10월을 맞아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와 ‘전승자 주관 기획행사’를 전국 각지에서 개최한다. 전승자들의 합동·연합 행사를 중심으로 총 36건의 공연과 전시가 펼쳐진다.금박장 김기호 보유자(사진=문화재청).먼저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삼도수군통제영 12공방에서는 △갓일(정춘모)과 △두석장(김극천)이 연합해 전통 갓과 자물쇠 제작 시연과 작품 전시행사를 개최한다. 21일 한국문화의집 코우스 극장에서는 △승무(채상묵)와 △태평무(양성옥)가 연합공연을 펼칠 예정이다.경복궁에서는 국가무형유산 예능종목들의 합동공개행사가 열린다. 10월 14일 현악기가 중심이 되어 연주하는 합주곡인 △‘구례향제줄풍류’ 공연을 시작으로 18일에는 △‘가곡’(조순자)과 △‘판소리’(안숙선) 공연까지 예정돼 있다. 그밖에 서울, 인천, 경기, 전남, 경북, 제주 등지에서도 판소리, 발탈, 화각장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전승자 주관 기획행사’는 무형유산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전승자가 자유롭게 기획한 공연과 전시행사다. 10월에는 서울, 대구, 경기 등 전국적으로 총 23건의 공연과 전시가 펼쳐진다.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는 △서도소리(김경배, 10월 8일) 공연을 볼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입사공방과 용산 공예관에서는 각각 △입사장(홍정실, 10월 6~10월 8일)과 △금박장(김기호, 10월 10~22일)의 작품 전시와 제작 시연을 관람할 수 있다. 민속극장 풍류에서는 △판소리(정회석, 10월 24일)와 △경기민요(김장순, 10월 27일) 공연이 펼쳐진다. 이외에도 서울, 대구, 세종, 경기 등 전국에서 총 23건의 무형유산 공연과 전시·시연 행사를 만나볼 수 있다.채상묵 보유자의 ‘승무’(사진=문화재청).
2023.09.27 I 이윤정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고용률 사상최고”...통계 조작 반박
  • 문재인 전 대통령 “고용률 사상최고”...통계 조작 반박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17일 문재인 정부 기간 고용률과 청년고용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비정규직 비율과 임금 격차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주요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발표에서 통계를 왜곡했다는 내용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문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23년 9월14일 발행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정책 평가’를 공유한다”며 관련 자료를 첨부했다.이어 문 전 대통령은 “문재인·민주당 정부 동안 고용률과 청년고용률 사상 최고, 비정규직 비율과 임금 격차 감소 및 사회보험 가입 확대, 저임금 노동자 비율과 임금 불평등 대폭 축소, 노동분배율 대폭 개선, 장시간 노동 및 실노동시간 대폭 단축, 산재사고 사망자 대폭 감소, 노동조합 조직원 수와 조직률 크게 증가, 파업 발생 건수와 근로 손실 일수 안정,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해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문 전 대통령이 공유한 자료를 살펴보면 고용률이 2017년 60.8%에서 2019년 60.9%, 2022년 62.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나온다. 비정규직 규모는 2017년 843만명(42.4%)에서 2022년 900만명(41.4%)으로 -1.0%p(57만명증가) 감소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2017년 62%에서 2022년 68.7%로 개선됐다.김 이사장은 “집권 초기인 2018년과 2019년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 비중과 임금불평등을 축소하고 노동소득분배율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2017년 22.3%에서 2022년 16.9%로 크게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이외 임금 하위 10% 대비 임금 상위 10% 비율인 임금 10분위 배율은 4.3배에서 3.7배로 하락해 임금불평등이 크게 축소됐고, 노동소득분배율은 62%에서 68.7%로 개선됐다.이날 대통령실은 문 정부 당시 국가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 “국가의 기본 정책통계마저 조작해 국민을 기망한 정부”라며 “책임을 묻고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도 회계조작 공범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2023.09.17 I 윤정훈 기자
文, 9.19 평양공동선언 기념행사 참석…이재명 만남 주목
  • 文, 9.19 평양공동선언 기념행사 참석…이재명 만남 주목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예정된 9.19 평양공동선언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8월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생명 위령제’에 참석해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17일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행사준비위원회는 공지를 통해 문 전 대통령의 참석 사실을 알렸다. 위원회는 “문 전 대통령이 참석해 인사말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김대중재단과 노무현재단,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준비위원회, 경기도, 광주광역시, 전남도, 전북도, 제주도 등이 공동 주최한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토론회를 하고 오후 5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기념식으로 구성돼 있다. 문 전 대통령의 행사 참여가 확실히 결정되면서 단식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찾을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측이 “결정된 게 없다”라고 밝힌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아직 공유된 게 없다”라는 입장을 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오후 기자들을 만나 “면담 가능성은 있지만 공식 얘기된 것은 없다”면서 “가능성이 있다면 윤건영 의원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9.17 I 김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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