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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꽃’은 시청률 면에선 아쉬운 작품이다. 전작인 ‘천명’의 후광효과 없이 힘겨운 대진운 싸움을 이어간 것도 시작부터 불리한 상황이었다. 연이은 사극 장르가 시청자들과 만나게 되면서 방송 환경 자체도 흥미가 떨어지는 분위기였다. 5%대 시청률에 머물며 부진한 것은 엄태웅, 김옥빈, 최민수, 김영철 등 극의 핵심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호연이 가려지는 안타까움을 안겼다.
일각에서는 ‘칼과 꽃’의 연출을 맡은 김용수 PD의 무리한 연출 때문에 드라마가 길을 잃었다는 지적도 내놨다. 첫회부터 공주인 무영 캐릭터가 연충에게 한 눈에 반하는 장면에서 공중 회전으로 날아와 운명적인 눈 맞춤을 한다는 식의 연출이 중국 무협 소설을 보는 것 같다는 혹평이 나왔다. 이후 ‘칼과 꽃’은 난해한 사극, 익숙하지 않은 그림 등의 거리감을 만들며 시청자와 호흡하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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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PD는 대하사극의 기존 관습을 과감히 깼다. 연극 요소를 드라마에 합치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실제 연극 극단인 ‘여행자’ 단원들이 드라마에 총출동해 단 5분의 장면을 위해 3일 밤낮을 투자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러한 시도는 국내 사극 장르 최초의 일이었다.
배경음악에 대한 고정관념도 엎었다. 사극에 어울리는 노래는 이렇다는 공식 대신 참신함을 안겼다. 100% 손수 제작한 배경음악은 고전적인 느낌보다 블루스에 가까운 장르로 선택했다. ‘칼과 꽃’의 주요한 감정선인 남녀 주인공의 멜로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사극은 이래야 한다’는 생각에서 탈피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이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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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으로 6년 여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김옥빈도 의미가 깊었다. ‘칼과 꽃’으로 드라마 현장을 오랜만에 겪어보기도 했고 숱한 영화 출연에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극 장르에 애착을 갖게 됐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화와 드라마 환경 자체가 굉장히 달라 그것만으로도 연기 생활을 이어가는데 있어서 얻게 된 가르침이 많았다”면서 “여기에 더해 김용수 PD와 엄태웅, 김영철, 최민수 등 동료 선배 배우, 스태프와 어울리며 현장에서 소통하는 법, 빠르게 적응하는 법 등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칼과 꽃’은 ‘고구려 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불리며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었다. 라인업이 확정되기 전부터 최고의 기대작이자 사극으로 꼽히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목을 집중시켰던 작품이다. K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시청률에서 아쉽다는 반응은 어쩔 수 없다”면서 “그 외에 얻은 칭찬과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던 사극 장르의 가능성 등에 의미를 깊이 두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