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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떨어지고 거래량은 급감…찬바람 부는 여의도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7조3263억원을 기록했다. 10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8142억원으로 1월(11조2827억원)보다 30.74% 쪼그라든 셈이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의 10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678억원으로 지난 1월(9조3682억원)의 54%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국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함)’을 3번 연속 밟으며 시장에 풀렸던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시작하자 글로벌 증시도 얼어붙기 시작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26.01% 급락하며 2200선으로 내려왔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킹달러’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24.9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말엔 1440원을 웃돌며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쓰기도 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시장에 영향을 미쳤던 비우호적인 여건이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며 “연말로 갈수록 연준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실물경제와 자금시장에 조금씩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상장 철회는 낫다…제값 못받으며 상장 강행도
증시 유동성이 줄어들자 기업에 공급되는 자금도 쪼그라들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기업공개(IPO) 계획을 접고 정중동 행보에 나섰다.
지난 1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공모 철회했고 5월에는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가 줄줄이 공모를 포기했다. 7월에는 현대오일뱅크가, 8월에는 쓰리빌리언과 메를로랩, 네오랩컨버전스가 IPO를 포기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상장을 포기할 수 있는 기업들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당장 자금이 부족해 낮은 가격을 감수하며 IPO를 진행하는 기업도 있기 때문이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의 비상장기업) 상장’에 도전했던 쏘카 역시 희망밴드(3만4000~4만5000원) 상단 대비 38% 낮은 2만8000원에 IPO를 진행했다. 더블유씨피(393890)(WCP) 역시 공모가를 희망밴드(8만~10만원) 하단보다 25%나 낮은 6만원으로 정했다. 에이프릴바이오(397030)와 루닛(328130) 역시 회사 측이 제시한 범위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모를 해야 했다.
하지만 몸값을 낮추며 공모가를 확정했지만 경쟁률이 100대1을 넘는 기업은 없었다. ‘저가 매수세’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4분기가 시작된 이달에도 마찬가지다.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해 5일부터 거래된 선바이오가 희망 범위(1만4000~1만6000원)보다 낮은 가격인 1만1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선바이오는 일반청약에서 186.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샤페론은 희망 밴드보다 39% 낮은 5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는데도, 일반 청약 경쟁률은 9.4대1에 머물렀다.
올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의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비나 임상비용 등을 내려면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피했다”면서 “상장 적기가 아닌 걸 알았고 공모가가 아쉽긴 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조정으로 IPO 종목에 대한 선별작업이 진행되면서 공모가에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대어급 기업들은 4분기에도 시장 상황을 살펴본 후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