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다혜 "음악으로 치유하는…나는 현대판 샤먼"

밴드 추다혜차지스 리더 겸 보컬 인터뷰
펑크·레게·덥+굿 음악 절묘하게 조화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상 수상
30일 '제3회 마포M국악축제' 출연
"굿은 음악의 소재일 뿐 장르구분 말길"
  • 등록 2021-03-25 오전 6:00:00

    수정 2021-03-25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제 음악에서 장르를 구분 짓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 음악이 국악으로 분류되는 건 더욱 원하지 않고요.”

밴드 추다혜차지스는 최근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지난해 발표한 첫 정규앨범 ‘오늘밤, 당산 나무 아래서’ 수록곡 ‘리츄얼 댄스’로 ‘최우수 알앤비(리듬앤블루스) & 소울-노래’ 부문을 수상했다. 전통 무가(巫歌, 굿 음악)를 기반으로 한 일종의 퓨전 국악임에도 크로스오버가 아닌 ‘알앤비 & 소울’로 분류돼 인상적인 수상결과였다.

밴드 추다혜차지스의 리더 겸 보컬을 맡고 있는 소리꾼 추다혜(사진=마포문화재단)
밴드 리더 겸 보컬을 맡고 있는 추다혜는 소리꾼이다. 그는 최근 서울 마포구 서울마포창작음악소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우리 음악이 국악이 아닌 대중음악으로 평가를 받아 의미가 더 남달랐다”고 이번 수상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밴드 멤버들도 우리 음악을 특정한 장르로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크로스오버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점은 우리의 의도와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 말처럼 추다혜차지스의 음악은 하나의 장르로 정의하기 힘들다. 펑크(funk), 레게, 덥(dub) 장르 음악에 신을 불러 치유의 기운을 불어넣는 굿 음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추다혜는 공연에서 무령(巫鈴, 무당이 굿을 할 때 쓰는 방울)을 들고 신명나는 무대를 펼친다. 그야말로 현대판 굿이다.

추다혜도 스스로를 “현대판 샤먼”이라고 소개했다. 물론 신내림을 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오래 전 무당이 사람들을 치유하고 좋은 기운을 북돋운 것처럼, 자신도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하고 싶다는 의미다.

“20대 초반부터 누군가를 상담해주는 일에 관심이 있었어요. 굿 음악에 관심이 생기면서 무당이 곧 예술가이자 치유자임을 깨달았죠. 굿도 무당이 사람을 치유해주고 즐겁게 해준다는 점에서 지금의 공연예술과 별반 다르지 않거든요.”

밴드 추다혜차지스(사진=마포문화재단)
추다혜차지스는 평안도·황해도 지역의 서도민요를 전공한 추다혜가 인디 신에서 소문난 연주자 이시문(기타), 김재호(베이스), 김다빈(드럼)과 2019년 결성한 밴드다. 밴드명의 ‘차지’는 ‘누군가의 몫’을 뜻하는 단어. 추다혜만의 음악, 나아가 밴드 멤버 모두가 ‘차지’하는 새로운 음악을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오는 30일에는 굿을 주제로 한 이색 공연에 출연한다. 마포문화재단이 온라인 공연으로 선보이는 ‘제3회 마포국악축제’다. ‘꼬레아 리듬터치’라는 새로운 타이틀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밤섬 부군당 도당굿’을 주제로 국악, 클래식, 밴드, 비보이 등이 한데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인다. 추다혜차지스는 ‘밤섬 부군당 도당굿’을 오마주해 새롭게 편곡한 ‘비나수+’를 비롯해 ‘리츄얼 댄스’ ‘차지S차지’ 등 대표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추다혜는 “굿을 주제로 한 국악 축제는 거의 없었기에 이번 무대가 특별히 반가웠다”고 말했다.

추다혜는 그 동안 새로운 시도를 마다하지 않았다. 틀에 박힌 게 싫어 연기를 배워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민요 록 밴드 씽씽 활동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찾아 나섰고, 그 노력이 추다혜차지스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두산아트센터의 신진 예술인 지원 프로그램 ‘DAC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추다혜차지스는 정규앨범 ‘오늘밤, 당산 나무 아래서’의 바이닐 레코드(LP)를 올 여름 발매할 계획이다. 신곡 발표도 준비 중이다. 추다혜는 “우리 음악은 굿을 하나의 소재로 삼았을 뿐, 종교적인 음악과는 거리가 멀다”며 “예술가로 복을 빌어주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음악으로 관객과 계속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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