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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스타트업 베트남 진출 길 열어 먹거리·일자리 만든다
- [호찌민=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오세훈 서울 시장이 서울의 우수한 기술 스타트업의 베트남 현지 진출길을 열고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 대학과 공동협력에 나선다. 베트남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2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정도로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스타트업 시장으로 꼽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전(현지 시간) 베트남의 3대 첨단 클러스터 중 하나인 사이공 하이테크파크를 방문해 응우옌 아잉 티(Nguyen Anh Thi) 사이공 하이테크파크 관리위원회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서울시)오세훈 시장은 3일 오후 2시20분(현지시간) 서울창업허브 호찌민에서 베트남 과학기술부 산하기관인 NATEC(National Agency for Entrepreneurship and Commercialization Development, 기술기업·상용화 개발국)과 스마트모빌리티 등 미래먹거리 산업분야 기술제휴와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선포식을 열고, 공동의향서(LOI)를 체결했다.탄소중립과 ESG경영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미래 유망산업으로 주목받는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의 우리 기술기업이 베트남 현지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업발굴부터 기술제휴, 산학협력 등을 중점 지원하는 내용이다. 베트남은 2050년 전기자동차 100% 전환을 목표로 국가적으로 전기차 확대를 위한 등록세·특별소비세 감면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자, 우리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시장이다. 서울시는 이번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시작으로 향후 AI, 로봇 등 4차산업 기술 전반으로 기업 지원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오 시장은 이날 선포식에서 “서울도 2025년 전기차 50만대 시대에 대비해서 도보 5분 거리 내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서울 강남지역 일대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베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서울과 호찌민 양 도시의 기업들과 NATEC, 호찌민 대학이 참여하는 이번 협력사업이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과 서비스 상용화 및 고도화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전(현지시간) 사이공 하이테크파크 내 위치한 호치민 삼성전자 가전복합단지의 제품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서울시)◇베트남 진출 韓 스타트업 대표 만나 정책 아이디어 오 시장은 현지에 진출한 우리 스타트업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 ‘서울창업허브 호치민’ 내에 마련된 전시공간도 찾아 현지에 진출한 12개 스타트업의 기술·제품을 둘러봤다. 또 ‘하이서울기업’ 제품의 베트남 수출 등에 앞장서고 있는 베트남 현지 파트너기업 3개사에 ‘하이서울프렌즈’ 지정서도 수여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서울 스타트업 15개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서울시의 스타트업 지원정책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한편, 오전 10시(현지시간)에는 베트남 정부가 세계적인 첨단기업 유치를 위해 조성한 3대 첨단 클러스터인 ‘사이공 하이테크파크’에 입주한 삼성전자 호치민가전복합(SEHC, Samsung Electronics HCMC CE Complex)을 방문해 제품생산현장과 제품 전시관 등을 시찰했다. 삼성전자 호치민가전복합(SEHC) 등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 대표, 법인장 등 한국 경제인 40여 명과 만나 현지에서 느끼는 기업 진출의 효과와 서울시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오 시장은 “이번 베트남 과기부와 서울시의 협력사업을 시작으로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등 기술·서비스 실증·상용화 및 고도화의 밑거름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충남 보령,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중심지로 탈바꿈
- 충남 보령시의 관창산업단지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보령=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남 보령에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사용·재활용을 위한 기반시설이 구축된다. 특히 충남 보령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의 조기 폐쇄로 지역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에너지산업 전환 지원 사업의 성공 모델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전기차용 폐배터리 재사용 산업화 기술 개발’ 사업 대상에 최종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석탄화력발전 대체 산업 육성을 위해 충남도와 보령시가 기획·발굴해 정부에 제안한 사업이다. 공모 선정에 따라 충남도는 보령 관창산업단지 내에서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기술 개발, 장비·기반 구축, 실증 등을 추진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주관하고, 충남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전지연구조합, 순천향대 등이 참여한다.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2020’에서 내빈들에게 배터리 기술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세부 사업으로는 △전기차 실주행 기반 배터리·차량 데이터 플랫폼 개발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 응용제품 검증 기술 개발 △리튬이온전지 최적 재활용 공정 기술 개발 등이 있다. 이를 위해 충남도는 올해부터 4년 동안 국비 150억원을 포함해 모두 300억원을 투입한다. 충남도는 이 사업이 탈석탄 지역 대체 산업 발굴·육성의 성공 모델이 되고, 빅데이터 기반 자원 재활용 시스템 구축을 통한 저탄소 산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충남도와 보령시가 지난해부터 보령시 주포면 관산리 일원에서 추진 중인 ‘자동차 튜닝산업 생태계 조성 사업’과의 연계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튜닝산업 생태계 조성은 2025년까지 253억원을 투입해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개조하고, 성능 평가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유재룡 충남도 미래산업국장은 “국내외 전기차 수요에 따라 폐배터리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용 후 배터리 활용 산업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새롭고 편리한 방식의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프로세스를 개발, 충남을 사용후 배터리 산업 중심지로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개포지구 재건축 '잰걸음'…우성7차·4차도 추진위 설립 나서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개포택지개발지구의 마지막 퍼즐인 개포우성7차와 개포우성4차가 잇따라 조합 추진위 설립에 돌입하는 등 이 일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강남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개발지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개포우성7차 아파트는 이달 27일,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4차는 다음 달 4일 재건축조합 추진위 구성을 위한 예비추진위원장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개포택지개발지구에서 알짜 입지로 꼽혔지만 상대적으로 사업 속도가 느렸던 개포우성7차와 개포우성4차도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 것이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현재 17개동 14층, 총 802가구 규모인 개포우성7차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최고 35층 규모의 1234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지난해 10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애초 개포우성7차는 인접해 있는 일원개포한신·개포4차현대와 통합 재건축 논의도 있었지만 결국 단독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도계위에서 개포현대4차와 통합 개발을 권고받으면서 정비구역 지정이 한차례 보류되기도 했지만 주민 의견을 반영하면서 단독 재건축으로 확정했다. 특히 개포우성7차는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맞붙어 있는데다 단지 주변에 일원초, 중동중·고등학교도 인접해 있어 선호도가 높다. 주변에 저층 아파트 단지들은 일찌감치 재건축 사업을 완료한 상태다. 개포 래미안 포레스트(개포시영), 래미안 블래스티지(개포주공2),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주공8), 래미안개포루체하임(일원현대), 디에이치포레센트(일원대우) 등이 입주를 마쳤고,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개포주공4), 디에치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1)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개포주공5단지와 개포주공6·7단지는 현재 조합설립인가까지 완료한 상태다. 다만 개포주공 6·7단지는 상가와의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개포우성4차도 2017년 서울시 심의에서 고배를 마신 후 지난해 4년 만에 재도전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현재 지상 9층짜리 아파트 8개동, 총 459가구 규모인데 재건축 사업을 완료하면 1080가구가 새롭게 들어설 예정이다. 대지지분이 높아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다. 지하철 3호선 매봉역과 가깝고 특히 남쪽으로 양재천을 끼고 있다. 대치동 학원가와도 인접해 있다.인근 개포한신(620가구)은 지난 6월 건축심의까지 마쳤고 개포우성5차(180가구)와 개포럭키(128가구)은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소규모 재건축은 대지 면적 1만㎡ 미만, 200가구 미만 노후 단지에 적용하는 ‘미니 재건축’ 사업으로 정비 구역 지정, 안전진단, 관리처분인가 등의 절차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하는 등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개포럭키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개포우성5차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상태다.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최근 물가 인상이나 건설비용 상승 등의 부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재건축 사업을 위한 행정적 절차나 여건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는 의지는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는 개포지구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개발지라는 점에서도 가치는 높다”고 말했다.
- 대출금 1억·월세 20만원 지원, 대기업 안 부러운 이 회사 어디?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이커머스 업계 스타트업들이 젊은 인재 유치를 위해 상상초월 복지 혜택을 쏟아내고 있다. 주택대출 이자 지원, 복지포인트 지급, 사내 어린이집 신설 등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제공해 인력이탈을 막겠다는 방침이다.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라이즈 2022 서울’ 현장(사진=뉴시스)2일 업계에 따르면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구성원들의 주거에 대한 부담을 덜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주거 안정 지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전·월세 보증금 대출에 대한 이자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에 대출금 1억원 한도 내에서 실비로 지원하며, 월 20만원 내에서 월세를 제공한다. 이 제도는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졌다. 카카오스타일은 또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공통 근무시간(11~17시)만 지키면 자유롭게 출근 시간을 정할 수 있다.신상마켓을 운영하는 ‘딜리셔스’도 최근 본사를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주담대 이자지원제도를 최대 연 150만원 한도로 운영한다. 더불어 자기계발 지원을 위해 연 2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를 지급한다. 그밖에 오전 8~11시 사이에 자율출근, 2시간 단위 휴가, 단체종합실비보험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주 3일’만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도입했다. 나머지 이틀은 부서별 운영에 맞춰 탄력 근무가 가능하다. 주요 복지로 연간 350만원 한도 내에서 임직원 개개인이 원하는 복지 항목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선택적 복리후생 항목에는 △자기계발 △도서 구입 △운동 △문화 활동 △육아 지원 등이 포함된다. 더불어 임직원이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무신사, 29CM, 스타일쉐어, 솔드아웃 등에서 사용 가능한 ‘셀럽(Self-love)’ 비용을 연간 120만원까지 지원한다. 또 무신사는 직원의 생애주기에 맞춰 사내어린이집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올 하반기 직원들의 니즈를 파악한 후에 내년에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당근마켓은 자율휴가제와 자율식비 제도를 운영한다. 자율휴가는 회사나 리더의 별도 승인 없이 본인이 사용하고 싶다면 기간에 관계없이 언제든 휴가를 쓸 수 있는 제도다. 자율식비 제도는 비용에 제한없이 조직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제공하고 있다.지난 4월부터 ‘함께 일하기’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해 실험 중이다. 3명 이상의 팀 구성원이 모여 제주도, 강원도, 남해 등 원하는 곳에서 함께 생활하며 일할 수 있도록 숙박, 교통, 식비 등을 적정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고, 이들과 같이 성장하기 위해서 다양한 복지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스톡옵션 등 금전적 혜택만큼 휴가나 출근제도 등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킬 수 있는 복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 서정아트 강남관, '관계망 : Connectworking'展 전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 7월 29일 서정아트 본관(강남)에서 개막한 8인 기획전 ‘관계망’이 이달 28일까지 전시된다.‘관계망’ 전시 전경 (사진=서정아트)사이먼 고, 정하눅, 최승윤, 콰야, 피정원, 홍성준, 황도유, 황원해 등 8명의 작가가 함께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 사회를 연결하는 사람들 간의 다양한 관계를 주제로 ‘접촉’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한다. 서정아트 1층 전시관은 피정원의 ‘Untitled’ 시리즈와 홍성준의 ‘Layers of the flow 2’, ‘Study Layers 37’ 외 최승윤, 황원해, 정하눅의 작품으로 시작한다. 총 다섯점의 신작을 선보이는 피정원은 작업의 주재료인 블랙젯소를 이용해 동서양의 재료적 특성을 혼합함으로써 타국에서 오랜 유학생활을 했던 작가의 정체성과 삶의 흔적을 기록한다. 홍성준 작가는 물감을 쌓고 말리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스스로를 드러내고 보여주는 과정과 접목시킨다. 그의 2020년 이후 시리즈는 회화를 대면하는 태도와 회화의 ‘겹layer’에 집중하면서 구성 방향에 변화를 주는데, 이번 전시에서 공개한 작업도 새로운 탐구와 시도의 연장이다. 최승윤의 ‘Beginning of the stop-2022-40’, ‘Beginning of the stop-2022-41’은 세상을 이루는 근본적인 원리를 ‘역설’로 보는 작가의 시각을 담았다. 붓, 와이퍼, 주걱 등 수십가지의 작업 도구를 사용해 캔버스를 채우는 작가의 작업 방식은 재료와 기법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화가 정신을 보여줌과 동시에 사람과 작품 사이를 잇는 상호작용의 과정이기도 하다. 도시 이미지를 그리는 황원해는 도시의 단상과 조각을 소재 삼아 견고한 수직적 이미지뿐만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직선과 곡선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해석한다. 알루미늄 패널과 래커, 나무 패널 등의 재료를 사용한 정하눅 작가 역시 평면과 입체의 교차점을 담은 ‘조합된 풍경’이라는 시각체계를 만들고, 인식할 수 있는 형상을 소거한 ‘색’이라는 최소 요소들에서 추상과 구상의 인위적인 결합을 맺는다.이어서 2층 전시관에서는 사이먼고, 콰야, 황도유의 작품이 이어진다. 사이먼고는 사람을 이어주는 많은 요소 중 관계와 사랑에 집중하면서 대중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공유하려 한다.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서정적인 색감, 동화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콰야의 신작도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프로 작업하는 황도유 작가의 ‘Alice in Wonderland’ 두 점은 작가의 어린시절 희미해진 기억을 소환하여 몽환적인 색채로 구현한 작가의 대표 작품이다. 한편, 서정아트는 예술 동향에 발맞추어 온라인 전시를 통해 동시대 작가들과의 기획전도 활발히 진행 중이며, 매해 신진 작가 공모전을 열어 국내 작가들의 다양한 창작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 [단독]'프리패스 실업급여'에 혈세 줄줄…점검강화 나섰지만 인력부족에 한계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장연호(32·가명)씨는 계약만료로 다니던 직장에서 나온 이후 실업급여를 신청한 뒤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 장씨는 처음엔 취업 계획도 세웠지만, 고용센터를 방문한 뒤 실업급여 받기가 생각보다 수월하다는 생각에 실업급여를 전부 받기 전까지 쉬기로 결정했다. 장씨는 “처음 실업인정 받으려 긴장한 채 고용센터를 방문했더니 1분 만에 확인됐다며 돌려보냈다”며 “이후엔 이력서만 등록해 회사에 지원만 해도 인정을 받을 수 있어서 마음 편히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및 상담예약 게시판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실업급여가 허술하게 지급되는 사례가 만연해지면서 실업급여 제도가 취지와는 달리 취업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구직활동을 강하겠다는 대책을 마련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실업급여 프리패스’…형식적 구직활동 적발 1만건 줄어1일 고용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실업인정을 인증을 대리로 하도록 해 적발된 건수가 177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50건) 대비 약 36배 폭증한 수치다. 고용부는 해외 체류 중 대리 실업인정에 대한 일제조사를 벌인 결과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해외 체류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미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구직을 노력하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전 정부가 허위·형식적 구직활동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보인 영향이 있다. 실제로 2017년 허위·형식적 구직활동 적발 건수는 1만 300건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119건에 불과했다. 5년 새 1만 건 이상 줄어든 셈이다.다만 고용부는 제도 개선의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2월 제도 개편을 통해 사업장 명함을 증빙자료로 제출하는 경우를 인정하지 않기로 하고, 워크넷 입사 지원의 실업 인정 횟수도 제한, 어학 등 학원 수강 등을 취업 활동으로 인정하는 등 허위·형식적 구직활동 자체를 사전에 예방했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고용부도 실업급여를 지급하기 위한 실업 인정 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모든 실업인정 회차에 대해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고, 유튜브 특강 등 온라인 취업특강도 인정하는 등이다. 실업급여 수급자가 받을 수 있는 취업지원서비스 기능이 약화된 것이다.이에 실업급여의 실적도 부진했다. 특히 실업급여를 받는 중 재취업률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8년 28.9% 수준이던 재취업률은 지난해 26.9%로 떨어졌다.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취업한 사람이 4명 중 1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업급여의 부진한 효과는 조기재취업수당 성과에서도 나타났다. 조기재취업수당은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에 재취업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실업급여 지급 기간 중 절반 이상을 남기고 취업에 성공해 1년 이상 일하면 남은 실업급여 가운데 50%를 지급한다.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는 월평균 65만명에 달하지만, 조기재취업수당을 받은 사람은 1년 전체를 통틀어 9만 2000명에 불과하다.자료=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제공◇실업급여 다시 깐깐해졌지만…인력 부족 등 한계도이에 고용노동부는 느슨해진 실업급여 인정요건을 지난달부터 강화했다. 어학 관련 학원 수강 등은 2년 만에 다시 재취업 활동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고, 단기 취업 특강, 직업 심리 검사, 심리 안전 프로그램 참여 등도 인정하는 횟수를 제한했다. 반복·장기 수급자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구직활동만 인정하는 등 실업급여 지급요건을 강화했다.특히 고용부는 워크넷 상의 구인 기업에 대한 입사 지원 횟수 제한은 폐지하면서, 허위·형식적 구직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에도 나섰다. 정당한 사유가 없이 면접 불참·취업거부 등을 한 경우에는 엄중 경고하고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등 조치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인력의 한계 등으로 인한 제도 개선의 실효성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다.고용부 관계자는 “대리 실업인정 등의 의심 사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고 있어 부정수급 적발의 실효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직자도약패키지와 본격적 연계 등 재취업활동 지원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