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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만장자' '이인자 남편'…99% 뒤흔드는 1% 귀환
- “주류의 메가트렌드가 세상법칙을 결정하던 시대는 갔다.” 저자 마크 펜과 메러디스 파인만은 수많은 ‘마이크로’를 이해해야 미래사회 변화가 제대로 보인다고 주장한다(이미지=이데일리 디자인팀).[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유능한 변호사 A씨는 자주 들르던 바에서 바텐더로 일하던 B씨를 만나 결혼했다. 사업가 C씨는 운영하던 인터넷쇼핑몰이 대박을 터트리자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배우자 D씨에게 살림을 전담하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B씨와 D씨에게 덜컥 다른 연인이 생긴다. A씨와 C씨는 자책한다. 배우자의 외도가 자신들의 일 중독 때문이라고. 옴니버스 드라마 같은 상황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런 질문쯤은 우스울 거다. ‘앞의 두 사례에서 남편을 골라내시오!’ 답부터 공개하자. 남편은 B씨와 D씨다. 둘 중 앞의 사례는 미국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오는 미란다 집 얘기고, 뒤의 사례는 영화 ‘인턴’에 나오는 줄스 CEO 집 얘기다. 헷갈리는 게 정상이다. 헷갈리게 하는 형편이 많아졌단 방증이기도 하고. 이 정도로 ‘세대차 어쩌구’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다. ‘남편은 하늘!’까진 아니더라도 분명 ‘일인자’였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남편들은 경제력과 정보력을 독점해 가정 내 우월한 지위를 유지했다. 결혼관계가 성립하던 시점부터 그랬다. 남자가 나서 대개는 자신보다 좀 부족한 듯한 여자를 낙점했으니. 그런데 이제는 아닌가 보다. 아내에게 일인자 자리를 내준 ‘이인자 남편’이 속속 등장하는 거다. 다만 조심할 게 있다. ‘이인자’가 ‘무능’인 건 아니란 거다. 역할이 달라졌단 의미니까. ‘이인자 남편’은 아내가 경제의 고삐를 죄는 대신 자신은 전통적 여성의 역할이던 가사와 육아를 챙기겠다고 생각하는 거다. 핵심은 ‘이인자 남편’이 몇몇 커플의 유난스러운 제스처가 아니란 데 있다.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니 미국통계를 한번 보자. 아내가 ‘일인자’가 되는 걸 전혀 개의치 않아 전업주부를 자처한 남편은 1989년 110만명에서 2012년 220만명으로 2배가 늘었단다. 그중 ‘가족을 챙기기 위해서’란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한 남편도 4배가 증가해 5%에서 21%다. 그런데 ‘이상한’ 혹은 ‘이상적인’ 가족형은 이뿐만이 아니다. ‘비혼족’ ‘개방혼’ ‘성적 양다리’ ‘인터넷 결혼족’ ‘독립부부’ 등 줄줄이다. ‘결혼은 일생에 딱 한 번’이란 정설도 따분한 얘기가 됐다. 두 번도 모자라 ‘삼혼족’도 증가세. 역시 미국통계로, 결혼을 세 번 이상 한 이들의 수는 2015년에 920만명을 넘어섰다. 기혼자 중 29%를 차지하며 오히려 초혼자 24%보다도 높다. “몇몇의 거대한 힘이 세상 돌아가는 법칙을 결정하던 ‘메가트렌드’의 시대는 갔다.” 책은 이 핵심논제를 토대로 최소 10년 내 영향력을 더욱 키워갈 50가지 ‘마이크로트렌드’를 꺼내 변화상을 가늠한다. 여론조사·마케팅·광고전략전문가로 40년간 일한 마크 펜이, 홍보회사 파인포인트를 설립·운영하는 메러디스 파인만과 의기투합했다. 저자들이 집중한 건 작지만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특별한 1%의 법칙’. 다시 말해 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집단이 시장을 선점하고, 선거결과를 뒤집고, 산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등, 사회를 송두리째 바꿔놓는 장면이 심심찮게 연출된다는 거다. 사실 처음은 아니다. 10년 전 전작 ‘마이크로트렌드’(2018)에서 마크 펜이 이미 주목했던 터. 작은 집단의 행위가 그 담을 넘어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원리를 설명했더랬다. 이번 책은 ‘그 10년 뒤’ 편 정도가 될까. 그 잣대로 저자들은 다시 10년을 가늠한다. 달라진 점이라면 ‘작은’이 더 파워풀해졌다는 것. 99%를 뒤흔드는 1%가 됐다는 얘기다. △‘메가→마이크로’? ‘포드 경제→스벅 경제’! ‘메가에서 마이크로로’의 배경에는 전제가 있다. 시스템 전환이다. 경제로 한정하자면 ‘포드 경제’가 ‘스타벅스 경제’에게 자리를 내준 ‘사건’이라고 할까.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먹고살던 ‘포드 경제’가 맞춤형 생산과 차별형 소비를 먹고 자라는 ‘스타벅스 경제’로의 극적인 탈태가 이뤄졌단 얘기다. 변수는 ‘개인화’였고 관건은 ‘색’이었다. 대량생산체제에서 판박이처럼 찍어내는 자동차는 오로지 검정색뿐이었고, 개인적인 취향을 십분 반영한 소량생산체제에선 온갖 알록달록한 상품이 가능했던 거다. 이후는 ‘선택’의 욕구를 키운 시간이 됐다. 그런데 ‘뜻밖의 현상’이 감지되더란 거다. 선택의 폭을 넓혔더니 넓혔지만 오히려 그 선택이 위축되는 묘한 그림이 그려진 거다. 스타벅스 매장으로 직접 들어가 보자. 매장에는 오늘도 어제는 없던 상품들이 눈을 괴롭힌다. 손님의 고민이 깊어 보인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결정은 간결하다. “아메리카노!”다. 비단 커피뿐이겠나. 방송콘텐츠 취향도 다를 게 없다. TV 리모컨만 누르면 수도 없이 많은 채널이 얼굴을 들이대지만 선택은 늘 어제 그 채널이니까. “선택의 시대가 도래하자 정작 실험적인 선택을 하지 않더라”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새로운 걸 찾으려는 시도를 접고 오히려 더 깊이 땅을 파고 들어가는 두더지족만 ‘양산’하고 있다고. 선택할 게 많으면 선택이 다양해지리란 마땅한 예측이 완전히 빗겨간 거다. 실제로 한 기업의 검색엔진 세계시장점유율은 98%에 달하기도 한다니 말이다. ‘두더지’ 덕분인가. 예전엔 꿈도 못 꾸던 ‘숫자’를 품은 이들이 생겨났다. ‘천만장자’다. 순자산 1000만달러(약 111억 6000만원)가 요즘 부의 기준이라는데. 주로 금융과 기술, 의료와 제조, 부동산과 건설 분야에 집중됐단다. 특히 기술. 여기에 적을 둔 사업가들이 기술로써 다른 산업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크게 벌거나 크게 잃는 행태를 반복한다는 거다. △1%들이 충돌하는 물밑 봐야 기술 분야의 1% 중엔 ‘노PC족’이 눈에 띈다. ‘PC를 안 쓰는 이들’이란 뜻이다. 문명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건가. 아니다. 오히려 PC가 거추장스러워 내다버렸다는 이들이다. PC뿐인가. 노트북도 크고, 태블릿도 무겁단다. 이들이 선택한 건 ‘스마트폰’뿐이다. 비중도 적잖다. 2020년이면 미국인 4160만명이 모바일기기로만 인터넷을 이용할 거라니. 먼 미래 일도 아니다. 이미 지난해 3440만명에 도달했단다. 책은 저자들이 감지한 물밑 기류의 미묘한 움직임을 치밀하게 짚어낸다. 다만 미국사례에 치중하다 보니 진짜 남의 나라 얘기처럼 보이는 한계가 아쉽다고 할까. 하나만 붙들어두면 된다. 거창한 프레임이 짜놓은 그럴듯한 외양에 정신이 팔려 미세하게 번지는 균열을 놓치지 말라는 당부. 혹여 오늘도 “세상 돌아가는 일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푸념을 늘어놨나. 수많은 1%가 충돌하는 바닥 전경을 놓쳤으니 당연하다. ‘웰빙중독자’가, ‘드론’이, ‘소셜 백만장자’가, ‘지능형 방송콘텐츠’가, ‘샤이 보수’가, ‘신흥 공장노동자’가 꿈틀댄다지 않나.
- JTBC ‘스케치’ 이승주, 최고의 반전 인물
- JTBC ‘스케치’ [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스케치’ 이승주가 절대악인 ‘어르신’을 제거한다는 목표 때문에 아버지 같은 강신일까지 살해했다. 선과 악 사이에서 그가 믿고 있는 정의의 끝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JTBC 금토드라마 ‘스케치: 내일을 그리는 손(이하 스케치)’(극본 강현성, 연출 임태우, 제작 네오 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에서는 유시준(이승주)은 이 나라의 거대 암 덩어리라는 ‘어르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 같았던 문재현(강신일) 과장까지 살해해 충격을 안긴 것. 진짜 예지능력자란 정체를 드러내면서부터 그는 매회 소름끼치는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능력 있고 올곧은 검사, 동생을 걱정하는 다정한 오빠인 줄로만 알았던 유시준. 장태준(정진영)의 배후이자 미래를 보는 진짜 예지 능력자로서 김도진(이동건) 앞에 등장하면서부터 충격 반전은 시작됐다. 장태준에게 정보를 알려주며 나비팀의 수사에 혼선을 일으킨 것도, 스스로 납치되며 김도진을 시험한 것도, 어르신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연결고리인 최실장(명계남)의 납치를 역이용한 것도 유시준이 그린 큰 그림이었다.그런 유시준 역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있었다. 최실장을 제거하려는 순간 나비팀의 문재현 과장이 현장을 덮친 것. 믿을 수 없다는 듯 충격을 받은 문재현에게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선 누군가는 손을 더럽혀야 합니다. 전 기꺼이 제 손을 더럽힐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과장님은 제가 만난 어른 중 가장 존경스러운 사람이었습니다”라며 방아쇠를 당겼다. ‘어른신’을 제거하기 전까지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유시준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해가 되는 인물이라며, 가차 없이 제거했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자신이 믿고 있는 정의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21년 전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수빌딩 화재사건’. 당시 중학생이었던 그는 같은 반 학생이 모두 희생된 가운데 홀로 살아남았고, 그 사건이 자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가 어르신에게 집착하는 이유가 이 사건과 어떻게 연관돼 있을까. 더불어 동생 유시현(이선빈)과 강동수가 그의 정체를 알게 된 상황에서 유시준은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까. 무엇보다도 그가 믿었던 정의의 끝은 무엇일까.종영까지 2회 남은 ‘스케치’, 오는 13일 오후 11시 JTBC 제 15화 방송.
- 지방 많은 '곱창' 날씬하게 즐기는 법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걸그룹의 한 멤버가 ‘곱창 먹방’을 벌이면서 전국에 때아닌 ‘곱창 대란’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는 지방흡입을 했거나, 정석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다이어터’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곱창의 주성분은 단백질·콜라겐으로 다이어트 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름 덩어리 음식이라는 통념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무리 곱창이 다이어트 식품이라도 많이 먹으면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는 건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곱창 대란’에 참여하고 싶은 다이어터들이 곱창을 보다 건강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곱창은 일일 섭취 영양소만 놓고 보면 1인분(150g)에 △나트륨 316㎎ △지방 61.3g △포화지방 21.7g을 함유하고 있다. 1인분을 전부 섭취하면 나트륨은 일일 영양소 기준치 대비 16%, 지방은 120%, 포화지방은 144%를 초과하는 셈이다.곱창을 포함한 모든 육류에는 어느 정도의 천연 나트륨이 들어 있다. 기름장과 쌈장을 찍어 먹으면 염분 섭취가 더욱 늘어나기에 양념을 추가하지 않고 곱창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게 좋다고 비만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곱창과 함께 아스파라거스, 양파, 파인애플 등을 함께 구워 먹거나 쌈채소를 활용하면 채소 섭취가 늘어나 상대적으로 곱창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김우준 365mc 식이영양위원장은 “곱창이 단백질과 콜라겐으로 주로 이뤄져 있어 일각에서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분류되는데, ‘과유불급’이란 말을 잊어선 안 된다”며 “트렌드에 따라 곱창을 많이 섭취하고 싶다면 곱창은 되도록 적게, 쌈채소의 양은 늘려서 곱창과 함께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쌈 채소를 많이 먹으면 채소의 칼륨이 곱창의 나트륨을 배출시키고, 섬유질이 포만감을 유지토록 해 곱창을 덜 먹게 한다”고 덧붙였다.김 위원장은 곱창구이 다음으로 먹는 볶음밥, 냉면 등의 탄수화물 음식을 되도록이면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여기에 금주까지 한다면 곱창을 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그는 “외식에도 날씬한 요령이 필요하다”며 “다이어트를 위해 곱창을 평생 먹지 않을 순 없으니 맵고 느끼하고 짠 맛에 길들여진 우리의 입맛을 조금이나마 바꾸도록 노력하면 다이어트에 한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팟빵, 국내 최초 '오디오북 오픈 플랫폼 서비스' 론칭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내 최대 오디오 콘텐츠 포털 팟빵(대표 김동희)이 ‘오디오북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9일 밝혔다.팟빵은 ‘오디오북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원어민 성우가 ’라푼젤‘과 ’신데렐라‘ 등의 동화 20편을 녹음한 ’어린이를 위한 그림형제 영어동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와 주제의 오디오북 콘텐츠 판매를 시작한다. 물론 기존에 서비스해왔던 인문·사회, 역사, 과학, 어학,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30여개의 오디오북도 계속 제공된다.팟빵은 안데르센, 이솝 우화 등의 클래식 영어 동화 시리즈를 포함해, 구연동화 형태의 유아동용 오디오북 콘텐츠도 다수 제작할 계획이다.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 등 인기 작품들을 오디오북 콘텐츠로 제작해 실물 도서 판매를 함께 증진시킬 수 있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인기 연예인이나 콘텐츠 크리에이터, 출판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색깔의 콘텐츠를 확보해 나간다. 팟빵 관계자는 “이번 오디오북 서비스는 무엇보다 ‘오픈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이라며 “전문 제작사가 유명 작가나 연예인, 성우 등을 섭외해 만들던 기존 오디오북과 달리, 팟빵 오디오북은 기존의 팟빵 방송 제작자들이나 낭독에 관심 있는 일반인, 성우 지망생 등 모든 이용자들이 작품을 만들어 업로드하고 가격을 책정해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재 팟빵에는 ‘영어책 읽어주는 새벽달’, ‘토토의 이야기나라’ 등 오디오북 형태의 방송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일반인 제작자들이 다수 있다.국내 최대 오디오 플랫폼인 팟빵은 앱 다운로드 회원 350만명, 월 전체 이용자 300만명(모바일앱 이용자 80만, 웹 이용자 220만)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통신사와 글로벌 대기업들까지 AI 스피커를 출시하면서 팟빵이 서비스하고 있는 오디오 콘텐츠의 수요 역시 크게 증가했다. 현재 팟빵은 대부분의 AI 스마트 스피커 업체 및 커넥티드 카 관련 기업과 콘텐츠 공급 제휴를 맺고 있으며, 이 같은 시장 경쟁력은 오디오북 유통에 큰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영향력을 기반으로 국내 오디오북 서비스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 남편 동생에 "도련님·아가씨"...아내가 종인가요
- 그래픽=이동훈 기자[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지난해 결혼한 김성희(가명·29)씨는 시댁 식구들을 부를 때마다 어색하다. 남편의 남동생은 ‘도련님’, 여동생은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는데 마치 자신이 조선시대 종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반면 남편은 내 남동생에게 ‘처남’, 언니는 ‘처형’이라고 부르는데 묘하게 아랫사람 부르는 듯 한 느낌이다. 이 때문에 호칭을 생략하고 이름을 부를 때가 많은데 그 때마다 시부모님이 눈총을 준다. 결혼 3개월차인 이명신(가명·32)씨도 양가 부모님을 부르는 호칭에 불만이 많다. 이씨는 “나는 시부모에게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높이는데 남편이 부르는 ‘장인어른’, ‘장모님’은 높임말이 아니다”라며 “결혼한 여성은 늘 ‘시댁’이라고 부르는데 남성을 누구도 ‘처댁’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관습으로 내려온 호칭이 부부간에 성차별을 조장한다”고 말했다.(자료= 국립국어원)◇ 남편 동생은 ‘도련님’ 아내 동생은 ‘처남’ 남편 집은 ‘시댁’ 아내 집은 ‘처가’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지고 남녀평등 인식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가족 내 성차별적 호칭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관습적으로 쓰는 호칭이 과거 부계 중심 사회에서 만들어진 터라 남성의 가족만 지나치게 높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국립국어원이 지난해 10~60대 국민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은 “남편의 동생을 ‘도련님, 아가씨’로 높이고 아내의 동생은 ‘처남, 처제’로 높이지 않고 부르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응답했다.또 결혼한 여성이 남편의 집안을 가리킬 때 ‘시댁’으로 높여 말하고 결혼한 여성이 아내의 집안을 ‘처가’라고 평대하는 것을 고쳐야 한다는 비율 역시 59.8%에 달했다.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가족 내 불평등 호칭을 개선해달라는 주제의 청원이 올해 들어서만 십여건 넘게 등록됐다.한 청원인은 “한국사회의 가부장 의식과 악습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이유로 호주제가 폐지된 지 13년이나 지났는데 양가 불평등 호칭은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며 “사촌오빠랑 결혼한 언니는 왜 열살도 더 어린 내게 꼬박꼬박 ‘아가씨’라고 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서로 불편하고 부담스러울 뿐”이라고 주장했다.◇국립국어원이 정한 표준언어예절도 성차별적 표현 여과없이 반영국립국어원이 2011년 발간한 ‘표준언어예절’ (그림=국립국어원)가부장 문화가 낳은 성차별적 호칭은 국립국어원이 지난 2011년 발간한 ‘표준언어예절’에도 그대로 담겨있다.표준언어예절에 따르면 결혼한 남성이 친부모와 동기, 친척에게 처부모를 가리킬 때는 ‘장인’, ‘장모’라고 부르는 게 원칙이다. 반면 결혼한 여성이 친정 쪽 사람과 그 밖의 사람에게 시부모를 가리킬 때는 ‘시어머님’, ‘시아버님’을 추천한다.문제는 표준언어예절이 말그대로 호칭 기준이 되면서 각종 교과서나 시험문제, 포털사이트에서도 표준언어예절을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가족 내 성차별적 호칭을 바꿔달라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에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실태조사 후 올해 가족 내 차별적 어휘를 다듬기 위한 심층연구를 진행 중이다.박미영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 연구사는 “여성들이 친족 내 부르는 호칭을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에 대한 심층연구를 하고 있다”며 “예컨대 장인과 시아버지를 모두 ‘아버지’로 부르는 것을 허용해도 어휘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등을 전문가와 학계 의견 수렴 중”이라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내년에 연구 결과물을 발표할 예정이다.대안표현으로는 성차별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양가 부모님은 모두 ‘어머님, 아버님’이라고 통일하고 남편의 동생, 아내의 동생 등은 호칭을 생략하고 이름을 부르자는 의견이 많다.실제 영어권에서 남편과 아내의 형제는 ‘sister-in-law’와 ‘brother-in-law’ 두가지 뿐이며 생활호칭은 모두 이름이다.
- 뉴금호타이어 시동켰지만..정상화까진 먼길
-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매각된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인 김종호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LW 컨벤션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금호타이어(073240)가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아 새롭게 태어났다. 당장 수천억원의 수혈을 받음으로써 경영난의 급한 불은 껐지만, 더블스타가 공약한 ‘글로벌 톱5’ 타이어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는 산적해 있다.쓰러진 중국공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 실적 개선의 최우선이 될 것으로 보이는 동시에, 강성노조의 적극적인 협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8000억 규모 투자..경영 회복 박차금호타이어는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브라운스톤 서울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임시 주주총회에서 더블스타그룹의 차이융썬 회장과 장쥔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故)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1960년 설립한 토종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가 58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된 것이다.더블스타로의 편입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지배구조도 전환됐다. 더블스타는 주총 이후 6463억원어치 유상증자 대금을 완납해 신주 1억2926만주를 확보했다.이에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종전의 최대주주였던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지분은 42.0%에서 23.1%로 줄었다.이번 더블스타의 투자에 따라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의 시장 점유율을 합산할 경우 양사의 사업 규모는 당장 ‘글로벌 톱 10’으로 올라선다. 금호타이어가 점유율 1.6%로 14위, 더블스타가 점유율 0.7%로 23위인데, 이를 합칠 경우 2.3%가 돼 현재 10위인 중국 중처고무그룹(2.1%)을 앞지른다.이제 관심사는 현금 유동성 고갈로 직원들의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했던 금호타이어가 조속히 경영 정상화를 이룩하느냐로 옮겨갔다. 더 나아가 더블스타가 목표로 하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톱5’ 타이어기업 도약이 가능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독립경영 보장..승용·상용 ‘투 트랙’ 전략금호타이어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국내외 영업망 회복, 수익성 개선, 중국법인 정상화 등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의 유상증자(6463억원), 채권단의 신규대출(2000억원)로 확보한 8000억원 이상의 자금으로 신규 시설 투자 등에 나설 방침이다.차이융썬 회장은 앞서 노조 측에 국내공장의 설비투자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는 노조가 보낸 공개질의서에 “국내 각 공장에 대한 투자 계획을 마련할 것이며 광주공장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최적의 투자방안을 세울 것”이라고 답변했었다.전체 생산공장(8개·5400만개) 중 타이어 1800만개를 생산하는 사업장임에도 현지 판매 급감으로 만성 적자에 시달려온 중국 공장도 ‘수술’에 들어간다.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은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과 중국 내 불매운동 등의 악재가 겹치며 4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정상화와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특히 중국시장 회복에서는 더블스타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김종호 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은 회사의 최우선 과제인 수익성 회복을 목표로 전 부문에서 환골탈태의 자세로 임하고 있으며 이런 노력들은 빠른 시간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양사는 각자의 장점을 살린 ‘투 트랙 전략’으로 인수 이후에도 별도의 구조조정 없이 성장이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차이융썬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쟁력은 승용차용 타이어(PCR)에, 더블스타의 경쟁력은 트럭·버스용(TBR) 타이어에 있다”면서 “양사는 협력과 합작을 통해 각자의 장점을 발휘,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를 일으켜 글로벌 타이어시장에서 선두 기업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강성노조의 협조, 어느 때보다 중요”신규 투자에 따른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대목은 국내 강성노조의 협조다.금호타이어 노조는 ‘데드라인’ 막판까지 해외 매각에 반대하며 회사를 법정관리 위기로 몰아넣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가상 이상적인 그림은 국내 기업이 인수하는 것이었겠지만, 강성노조로 꼽히는 금호타이어의 인수를 국내 기업에서 온전히 인수하려는 기업은 없었다.이제 경영 정상화 과정에선 이러한 잡음이 없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곧 파업 투쟁의 계절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금속노조에서 가장 큰 현대차 노조는 이미 최근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회사 존명이 달린 ‘운명의 날’에도 파업 투쟁을 불사했던 금호타이어 노조인 만큼, 이번에도 쉬이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지난해 지속된 매각 과정에서 국내 영업망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고, 1분기에는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 총파업 등으로 매출액이 16% 넘게 줄었다.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더는 순수 국내 기업이 아니라 외국계 자본을 수혈받는 입장인 만큼 순간의 기회를 잘 살려야만 재건이 가능하다”며 “노사가 화합하고 양보하는 자세를 보여야만 내수 회복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 확보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