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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3' 고규필 "초롱이가 제2의 장이수? 부끄러운 칭찬" ①
  • '범죄도시3' 고규필 "초롱이가 제2의 장이수? 부끄러운 칭찬" [인터뷰]①
  • (사진=빅보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가 낳은 러블리 신스틸러. 배우 고규필이 ‘초롱이’ 역할로 장이수를 잇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감초로 등극했다. 고규필이 ‘범죄도시3’의 200만 돌파 소감과 함께 쏟아지는 주변의 응원과 관심을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고규필은 ‘범죄도시3’ 개봉 3일째인 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2일 오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범죄도시3’가 개봉 3일째를 맞은 2일(금) 오후 2시 기준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누적 관객 수는 200만 5161명. 특히 ‘범죄도시3’의 흥행 추이는 2022년 최고 흥행작이자 팬데믹 기간 천만 관객을 넘는 최고 흥행 신기록을 세운 전편 ‘범죄도시2’(1269만 명)가 4일째 200만을 돌파한 기록보다 빠른 속도라 눈길을 모은다. 또한 2023년 한국영화 개봉작 중 첫 200만 돌파로, 지난해 12월에 개봉해 2023년 1월에 200만을 달성한 ‘영웅’ 이후 약 5개월 만의 흥행 신기록으로 침체된 한국영화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셈이다. 고규필은 아역부터 시작해 연기 인생 30년, 학업 기간 9년을 제외하고 인생 대부분을 연기와 함께한 베테랑 배우다. 역할 비중이 높지는 않았지만 드라마 ‘열혈사제’, ‘카이로스’, ‘홍천기’, ‘연모’, ‘형사록’을 비롯해 영화 ‘원더풀 고스트’, ‘정직한 후보’, ‘방법: 재차의’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넘치는 연기로 신스틸러로 활약해온 고규필. 사실 그는 감독들과 동료 선후배 배우들, 콘텐츠를 많이 감상하는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미 친숙한 얼굴, 연기 잘하는 배우로 존재감을 꾸준히 다져왔다, 꾸준한 다작으로 내공을 쌓아왔던 그의 포텐이 이번 ‘범죄도시3’에서 초롱이 캐릭터로 제대로 터졌다는 반응이다. 고규필이 연기한 ‘초롱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 콘텐츠에서 일상 유머, 사연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던, 이른바 ‘문신 일진남’의 외관과 표상된 성격을 노골적으로 빼다박은 인물이다. 격투기 선수 출신에 남다른 덩치, 온몸을 휘감은 용 문신과 딱 붙는 티셔츠와 형광 반바지, 명품 클러치와 운동화로 완성된 초롱이의 스타일링과 걸음걸이, 특유의 허세 넘치는 성격이 관객들에게 빵빵 웃음을 안긴다는 반응이다. 고규필은 ‘초롱이’를 통해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을 일상 속 인물의 모습을 뻔뻔하게,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과 푼수기를 한 스푼 얹어 맛깔나게 표현해냈다. 스토리 속 비중도 크다. ‘범죄도시’ 시리즈 전편에서 톡톡히 활약했던 마석도의 비공식 조력자 장이수(박지환 분)의 빈 자리를 이번 편에서 ‘초롱이’가 새로운 매력으로 채웠다. 고규필은 ‘범죄도시3’의 200만 돌파 소식에 “그동안 영화관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았기에 ‘범죄도시2’의 스코어 근처는 바라지도 않았는데 벌써 200만을 넘었다는 소식을 들어 기분이 너무 좋다”며 “지금 KBS2 ‘가슴이 뛴다’란 드라마를 촬영 중인데 촬영 현장에 출근하면 스태프분들이 저를 ‘초롱이’라고 부르신다. 그런 것들을 통해 ‘아, 이 영화를 벌써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 주셨구나’ 깨닫고 있다. 감사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저를 칭찬해주시는 기사들도 많이 나와서 솔직히 신났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고규필의 캐스팅은 드라마 ‘38사기동대’로 인연을 맺은 선배 마동석의 전화 제안으로 성사됐다. 고규필은 “선배님이 감사하게도 예전부터 제 연기 스타일을 칭찬해주시고 예뻐해주셨다”며 “선배님의 캐스팅 제의를 받은 것 자체가 운명적인 게 당시 ‘범죄도시2’가 막 천 만 관객을 넘었을 때였다. 뒤늦게 극장에서 ‘범죄도시2’를 관람하고 나오는 길에 선배님의 전화를 받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렇게 ‘초롱이’ 역을 제안 받아 대본을 받고 읽어봤는데 캐릭터가 제 마음에 너무 쏙 들었다”며 “처음에 제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대본을 봤어도 ‘초롱이’가 제일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감독님이 혹시나 나를 안 시켜주시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첫 만남에 제 캐스팅을 수락해주셔서 감사히 임했다”고 덧붙였다. 초롱이의 외관은 이상용 감독의 제안 및 아이디어, 분장팀이 혼신의 힘으로 빚어낸 스타일링으로 완성됐다고. 고규필은 “이상용 감독님이 초롱이랑 비슷한 스타일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유튜브 콘텐츠 등을 많이 보내주셨다. 헤어스타일도 ‘이런 컨셉이면 좋겠어’ 감독님이 제안을 주신 것”이라며 “분장팀이 열심히 문신을 그려주고 스타일링이 완성된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더 초롱이와 어울리는 모습이 되어있었다. 다들 옷만 다 입고 나왔는데도 재미있다고 좋은 반응을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다만 자신은 스타일리에 적응이 되지 않아 촬영이 끝나면 담요로 몸을 숨기길 바빴다고도 토로했다. 그는 “그 착장이 사실 엄청 붙고 꽉 낀다. 컷 소리가 나오자마자 담요로 내 배를 가리기 바빴다”며 “첫 촬영 장소가 이태원이었는데 초롱이의 스타일링을 하니 문신도 그려져 있고, 옷도 꽉 껴서 그런지 걷는 폼부터 달라지더라.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초롱이 역할을 익살스럽게 표현해내고자 평소보다 빠른 템포의 과장된 연기 호흡을 시도했다고도 설명했다. 고규필은 “초롱이 같은 캐릭터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인물인데, 그 안에서 재미와 신선함을 주려면 예상외의 빠른 템포와 적절한 과장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임했다”며 “그런 연기 스타일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기도 한데,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을 웃길 줄은 몰랐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제2의 장이수’란 세간의 수식어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고규필은 “영광스러우면서 동시에 부담을 느낀다. 부끄럽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들지만 기분은 좋다”고 수줍어했다. 또 “문신을 한 거친 캐릭터를 맡아 본 적이 없고, ‘범죄도시’ 시리즈 같은 액션 오락영화에 한 번쯤은 꼭 출연해보고 싶었다”며 “‘범죄도시2’를 극장에서 봤을 때도 ‘내가 저 캐릭터들을 연기하면 어땠을까’ 상상하며 부러움도 느꼈다”고 이번 작품을 통해 이루지 못한 로망을 실현한 기분이라고도 덧붙였다. 기회가 된다면 ‘범죄도시’ 후속 시리즈에서 박지환이 연기한 ‘장이수’와 만나길 바란다는 소망도 전했다. 고규필은 “현장에서도 스태프 등 주변에서 두 사람이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하더라”며 “저 역시 그런 세계관이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갑자기 높아진 대중의 관심에 대한 솔직한 심정도 전했다. 고규필은 “기분이 좋고 감사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높아진 관심이 내 개인의 삶을 변화하게 만들까봐 겁도 난다”면서도, “그래서 더 말을 잘 못 하겠다. 그래도 아직은 제 직업을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더 많다. 저희 집 1층 편의점 사장님은 저를 연기자가 아닌 개그맨으로 알고 계신다”는 너스레로 폭소를 유발했다. 오랜 무명시절, 생계의 어려움을 거치면서 그가 연기 외길을 걸을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고규필은 “정말 운이 좋게도, 힘이 들 때마다 좋은 작품 기회들을 만났다”며 “영화 ‘롤러코스터’를 만나, 이를 계기로 ‘베테랑’도 찍을 수 있게 됐고 전작들 덕에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셔서 꾸준히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버틴 것 같다”고 주변에 고마움을 전했다.“‘범죄도시3’가 앞으로 연기자로서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아요. 지금도 충분히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들을 주고 있으니까요.”
2023.06.02 I 김보영 기자
보배? 송민호 "보청기 배터리"
  • 보배? 송민호 "보청기 배터리"[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가리켜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신조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층들은 새로운 언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그들만의 전유물로 삼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상대적으로 더 어린 세대들의 언어를 접하고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언어 장벽을 없애 결국엔 원활한 의사소통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연재물 ‘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를 게재한다.사진=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 방송 화면 캡처.◎다음 < > 속 지희와 윤미의 대화에서 (_)에 들어갈 가장 적절한 신조어는?<지희: 아. 내 휴대폰 배터리, 이제 15% 밖에 안 남았네. 넌 몇 프로야?윤미: 나도 지금 30%네. 왜, (_) 빌려줄까?지희: 응. 고마워. 꺼지기 전에 좀 빌려줘.윤미: 그래. 좀만 더 충전하고 빼서 줄게.>1)포도알 2)빵커 3)보배 4)택노정답은 3번 ‘보배’다.먼저 ‘보배’를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아주 귀하고 소중한 물건’, ‘아주 귀하고 소중하며 꼭 필요한 사람이나 물건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여기서 나온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은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다듬고 정리하여 쓸모 있게 만들어 놓아야 값어치가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란 의미로 쓰인다.하지만 MZ세대들에게 ‘보배’는 이런 뜻으로 별로 쓰이지 않는다. 그들은 ‘보배’를 대개 ‘보조 배터리’란 의미로 사용한다. ‘보조’와 ‘배터리’ 각 단어의 앞 글자만 하나씩 따와서 ‘보배’로 쓰는 식이다.주로 휴대폰 이동형 충전 장치를 가리키는 것으로,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완전히 충전된 보배는 휴대폰을 두 번 정도 완충(完充)할 수 있다. 휴대폰 배터리가 5% 미만으로 남았을 때는 휴대폰이 언제 꺼져도 이상하지 않을 때로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보배’는 그야말로 사전적 의미의 ‘보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아이돌 그룹 위너(WINNER) 멤버 송민호는 과거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 출연해 ‘신·구조어 퀴즈’ 중 ‘보배’가 문제로 나오자 ‘보청기 배터리’를 정답으로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보배가 여행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지는 오래다. 특히 휴양지가 아니고서야 하루 종일 외부에서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은 해외여행에서 보배는 없어서는 안 되는 생명 같은 존재다.휴대폰 카메라 성능이 갈수록 좋아지다 보니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별도의 고성능 카메라를 준비하기보다는 휴대폰을 카메라로 사용해 현지의 이국적인 풍경과 여행 추억을 쉴 새 없이 담아내는 만큼 보배는 꼭 필요하다. 혼행이라면 보배 없이는 자칫 큰 고생을 할 수도 있다.혼행은 ‘혼자 하는 여행’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재충전이 필요할 때 외부와 단절된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기 위해 떠나는 혼행이지만, 보배는 함께여야 한다. 비단 사진뿐만 아니라 구글맵으로 길 찾기도 해야 하고, 대중교통 환승 지점도 파악해야 하고, 맛집도 검색해야 하는데 휴대폰이 먹통인 상황이라면 울고 싶어질 수도 있다.보배가 딱히 필요하지 않는 휴가도 물론 있다. 바로 호캉스(Hocance)다. 호캉스는 ‘호텔(Hotel)’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로 호텔 내에서만 죽 편하게 쉬는 데 초점을 맞춘 휴가다. 새로운 경험보다는 휴식과 힐링에 초점을 맞춘 휴가인 셈인데, 호텔에 계속 있으니 보배는 필요하지 않다.해캉스라는 신조어도 있는데 이는 ‘해돋이’와 ‘호캉스’ 두 단어를 합친 의미를 갖는다. 매년 연말이면 전국의 내로라하는 일출 명소엔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인피니티 풀을 갖춘 초호화 호텔들이 새해 첫 일출을 보려는 해캉스족들을 잡기 위해 열띤 경쟁을 펼친다.
2023.06.02 I 이연호 기자
AI번역, 솥뚜껑 보고 놀란 격…“공진화 고민할 때”
  • AI번역, 솥뚜껑 보고 놀란 격…“공진화 고민할 때”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솥뚜껑 보고 놀란 격이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최근 연 심포지엄에서 정과리 연세대 교수가 인공지능(AI)의 현 번역 수준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이날 심포지엄의 기획위원장을 맡은 정 교수는 “현 수준의 AI번역기는 평범한 번역의 최대치까지 갈 수는 있어도 창조적 수준으로 넘어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번역의 완성은 인간 번역가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진단은 실제 문학 작품을 놓고 인간번역과 기계번역(챗GPT·파파고 등)을 모의 비교 실험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날 심포지엄 참여 전문가들은 문학작품의 기계번역 정확도는 30~40%가 채 안 되고, 문학 텍스트의 생성형 AI 챗GPT 번역 수준은 수정·보완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 “시간 낭비”라는 분석을 내놨다. 번역원은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AI 번역 현황과 문학 번역의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AI 고도화 시대의 문학번역과 AI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AI와 문학(예술)을 다룬 대규모 공론의 장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시구, 대사 등 문학작품 AI번역 해보니…올해 초 한국문학번역원은 예상치 못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번역원이 주관한 ‘한국문학번역상’(웹툰 부문) 지난해 신인상 수상자가 AI번역기 ‘파파고’를 활용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번역원은 공모 요건을 수정하고 맹점 보완에 나섰지만 이 사태는 출판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과연 AI는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실제로 AI기술의 고도화는 우리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2012년 중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모옌은 지난 16일 동료 작가인 위화에게 문학상을 시상하면서 챗GPT를 사용해 축하글을 썼다고 고백해 문단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30년 경력의 미국 베테랑 변호사는 법원에 내는 서류준비 과정에서 챗GPT에 의존했다가 법원 청문회에 회부될 처지에 놓였다. 챗GPT를 통해 인용한 판례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거짓’임이 밝혀지면서다.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은 “AI의 진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데 다들 당황하고 있다”며 “AI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된 상황에서 자극적이고 과장된 추측, 과잉된 전망에 휩쓸릴 것이 아니라 현재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이를 토대로 한 미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의가 AI 디지털 시대에 문학 번역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지난 26일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AI번역 현황과 문학번역의 미래’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이 열린 가운데 곽효환 번역원장은 “아직 기계번역이 창의적 결과물을 내지는 못하지만 AI가 사유 능력까지 갖추게 됐을 때의 공진화에 대한 담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사전 간담회 모습. 왼쪽부터 한승희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곽효환 원장, 정과리 연세대 국어국문학 교수, 김선희 서울대 불어교육과 교수, 곽현주 번역출판교류본부장(사진=연합뉴스).이날 심포지엄에서는 AI번역과 인간 번역에 대한 비교 연구 사례가 여러 건 공개됐다. 전혜진 중앙대 국제대학원 전문통번역학과 교수는 조앤 K.롤링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대상으로 인간번역과 기계번역을 비교 분석했다.전 교수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구글 번역을 분석해 본 결과 번역 정확도는 30~40% 미만 수준에 그쳤다”며 “번역 오류가 어휘, 문법, 활용론, 문체론, 문화적인 층위에서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간의 관계, 성격, 상황 등을 이해하지 못해 호칭과 어미 처리에 취약한 수준을 보여줬다는 평가다.마승혜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는 영화 ‘기생충’의 대사 번역을 사례로 들었다. 마 교수에 따르면 챗GPT는 극 중 인물 ‘기우’의 대사 중 ‘김칫국 마시다’라는 관용적 표현을 전후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We’re drinking kimchi soup”로 직역해 ‘섣부르게 생각한다’는 원래의 의미를 전달하지 못했다.김이듬의 시 ‘사과 없어요’의 시구 번역도 비슷한 오류를 범했다고 마 교수는 전했다. 시에 등장하는 “손님이 삼선짜장면이라고 말했잖아요”라는 구절에서 ‘삼성짜장면’을 인간 번역가는 ‘Seafood’로, 챗GPT는 ‘samseon jjajangmyeon’으로 단순히 옮겨 썼다. 정 교수가 제시한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에 나오는 유명 시구 “Le ven se leve!…il faut tenter de vivre!”를 번역 비교한 결과도 흥미롭다. 정 교수는 “AI번역들은 아주 실망스러웠다”며 “존칭으로 번역한 건 발레리 시구에 대한 인문학적 정보를 전혀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AI번역은 거의 축자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고도의 언어수행, 맥락, 상황이해 등을 비롯해 감성을 요구하는 문학번역의 영역에서 기계번역이 인간번역에 위협이나 도전이 될 수 없다는 게 참석자들의 대체적 의견이다.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인공지능 챗GPT가 쓴 자기계발서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을 방문객이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은 챗GPT가 집필하고, 번역은 AI 파파고가, 인간은 기획, 인쇄, 출판을 담당했다(사진=뉴시스).◇공진화의 길…범사회적 고민·담론 필요‘공진화’(共進化, 함께 진화)가 이번 심포지엄의 열쇳말이다. AI 기술 발달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문학 번역과 번역 교육 분야에서도 AI와의 협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그 수용 범위와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범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생성AI번역의 현재 수준은 인간 번역을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기술 발전이 계속 이뤄지면 여러 방식으로 다양한 분야의 번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번역서비스 회사 플리토의 이정수 대표는 “인공지능이 (번역을) 100%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AI는 다양한 분야의 번역에서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통해 전문 번역가들이 고품질 번역을 완성하는데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창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는 “사람이 공을 들여 번역하는 것이 순수 재료를 골라 맛을 내는 요리사의 일이라면, 기계번역은 패스트푸드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이 교수는 “기계번역은 언어장벽에 놓인 인간의 문명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며 “마냥 제재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정과리 교수는 “AI는 인간의 명령을 받아서 일하며 자율권이 주어지지도 책임이 요구되지도 않는다. AI쪽의 자율권과 책임은 AI 제작사에 귀속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AI활용으로 생기는 책임 문제 등의 복잡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리 단정 짓는 일은 위험하다. 지금은 ‘의문부호’를 달고, 인간과 AI의 공진화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그것이 현재 우리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의 종합토론 모습. 사진 왼쪽부터 신중휘 네이버클라우드 파파고 이사, 마승혜 동국대 영어통번역학과 교수,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남형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창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사진=한국문학번역원 제공).
2023.05.31 I 김미경 기자
40여년 만에 선화랑에 오픈런…'이영지 세상'으로 줄서는 까닭
  • 40여년 만에 선화랑에 오픈런…'이영지 세상'으로 줄서는 까닭
  • 작가 이영지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서 연 개인전 ‘스테이 위드 미’에 건 자신의 작품 ‘항상 우리가 곁에 있어’(2023·162.2×130.3㎝) 옆에 앉았다. 작품은 줄에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하얀새를 향해 친구 하얀새들이 꽃과 과일바구니를 바리바리 싸들고 날아가는 장면. 작가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필요한 교감을 하얀새의 잔잔한 몸짓으로 대신 전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밝은 날보단 어둑한, 맑은 날보단 흐릿한 때가 대부분이다. 이미 하루의 기대를 접은, 적당히 포기해버린 바로 그 순간 ‘움직인다’. 누가? 하얀새가. 하나, 혹은 둘이, 아니면 몇몇이 무리를 지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거다. “고작 휙 날아오르다가 주저앉는 게 전부 아니겠느냐” 한다면, 그건 몰라서 하는 소리다. ‘어째 사람인 내가 하는 일이란 게 여린 저들보다 작고 답답한가’ 이내 깨닫게 될 테니. 멀리 갈 것도 없다. 손에 닿는 몇 장면만 들여다보자. 나뭇가지를 철봉 삼아 가로로 몸을 뻗는 고난이도 체조동작은 기본이고(‘몽글몽글 모짝모짝’ 2023), 지치면 안락의자에 널브러질 줄도 알고(‘바라만 봐도 소중한’ 2023), 무료하다 싶으면 작은 돛단배를 타고 어두운 밤바다를 헤쳐나간다(‘바람을 따라 산책하듯’ 2023). 마침 특별한 날이라면, 불 밝힌 전구를 치렁치렁 매달기도 하고(‘반짝반짝 빛나는 날들’ 2023), 꽃가지로 예쁜 줄도 만들고(‘보이니 내사랑’ 2023), 애틋한 애정행각도 서슴지 않는다(‘보이지 않아, 우리’ 2023). 참, 요즘 주요 활동 한 가지가 더 늘었다. ‘골프’다. 몸채 만한 빨간공을 그린에 올리고 여린 날개로 곧추 잡은 골프채를 내려치기 직전의 순간이 여기저기서 포착되기도 한다(‘오늘만 같아라’ ‘낙엽지면 친구 돼줄게’ 2023). 선화랑 이영지 개인전 ‘스테이 위드 미’ 전경. 달빛 아래 펼쳐지는 풍경을 묘사한 ‘꽃이 되어 보려고’(2023·100×100㎝·왼쪽)와 ‘여기 우리의 추억이 있어’(2023·112×145.5㎝)가 나란히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선화랑 이영지 개인전 ‘스테이 위드 미’에 걸린 ‘오늘만 같아라’(2023·60.6×72.7㎝). 전경. 이번 개인전에선 하얀새의 새로운 취미가 소개됐다. ‘골프’다. 가누기도 버거운 골프채를 휘두르기 직전의 하얀새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자, 이쯤 되면 뭔가 보이기도, 뭔가 떠오르기도 해야 하는 거다. 하얀새로 분한 저들이 바로 우리고, 저들이 꾸미는 세상이 바로 우리가 살고 싶은 이상향이란 게 말이다. 이러쿵저러쿵 말은 쉽게 뱉을 수 있으나 그게 말처럼 뚝딱뚝딱 세워지는 세상이 아니란 것도 말이다. ◇부진한 미술시장에…개막 첫날 갤러리 앞 ‘오픈런’ 작가 이영지(48). 그이가 만든 그 세상은 이처럼 독보적이 됐다. 때론 홀로 떨어져 오도카니 선 나무, 때론 그 나무가 겹겹이 쌓아낸 진한 숲은 그 출발이다. 그 속에 예의 그 하얀새를 들여, 마치 우리 사는 이야기처럼 아기자기한 교감을 끄집어내는데. 선화랑 이영지 개인전 ‘스테이 위드 미’에 걸린 ‘내가 많이 행복해’(2023·145.5×112㎝)와 그 부분. 와인 한잔 마시고 거나하게 취해 앉은 하얀새가 보인다. 작품에선 이번 개인전을 앞두고 시도한 ‘색 변화’가 보인다. 작가 시그니처인 초록 계열 대신 푸른색으로 바탕을 만들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단순하게 저 숲에 들어가 저 소파에 앉아 쉬고 가자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 만큼 처음에는 새가 없었다. 나무만으로도 얘기가 됐으니까. 그 나무가 나였던 거다. 하지만 가끔 발가벗겨지는 느낌이 외롭더라. 그때부터 주변의 이야기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미 입소문이 나버린 건가. 그 하얀새가 만든 세상 구경에 갤러리 문턱 닳듯 들고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아예 ‘내 세상으로 만들기’에 나서는 이들이 적잖은 모양이다. 작품이 걸린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눈썰미 있는 컬렉터들이 밀려든다고 하니. 이영지의 ‘하늘에 수놓은 고운 빛이었으면 해’(2023·97×162㎝·위)와 ‘사랑하게 해줘서 고마워’(2023·80×130㎝) 중 하얀새 부분을 확대해봤다. 서로를 부르는 날갯짓, 나뭇가지를 철봉으로 삼은 체조동작 등 사람과 다를 게 없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서 열고 있는 개인전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 역시 예외는 아니었나 보다. 풀이 잔뜩 죽은 요즘 미술시장에, 갤러리 앞에 늘어선 ‘오픈런’이란 장관을 기어이 보고야 말았던 거다. 이 ‘증언’은 46년째 인사동에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선화랑의 원혜경 대표가 했다. “개막일, 문을 열기도 전인 이른 아침, 화랑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트페어가 아닌 화랑에서 오픈런은 1970년대 말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순식간에 몰려든 인파가 휩쓸고 간 덕에, 전시장에 걸린 10∼20호 소품들은 대부분 첫날부터 빨간딱지를 붙인 채 관람객을 맞고 있다. 선화랑 이영지 개인전 ‘스테이 위드 미’ 전경. ‘이 설렘을 오래오래’(2023), ‘너무 좋아 네가 좋아’(2023), ‘바람을 따라 산책하듯’(2023) 등 10호(53×45.5㎝ 규모의 이들 작품은 개막 첫날 모두 팔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지난한 밑작업…오랜 세월 겪은 한지 느낌 ‘갈필 작업’도‘기다려봐 나만 믿어’(2023), ‘꽃이 피면 나비가 돼 줄게’(2023), ‘너의 눈높이를 맞추고’(2023), ‘소원을 말해봐’(2023), ‘행복도 새로워’(2023). 세상에 어느 누가 나에게 이보다 더 다정한 말을 건네줄 수 있겠나. 게다가 어디 말뿐인가. 몸바쳐 파닥거리는 ‘작은 생명체’가 있지 않은가. “새도 새지만, 처음부터 마음을 쓰이게 한 건 나무였다. 가녀린 줄기에 저토록 무겁게 퍼져 있는 울창한 잎 때문에. 도대체 얼마나 강한 심지가 들어 있어 저렇게 버티고 있을까 싶어 애잔할 때도 있다.” 작가 이영지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서 연 개인전 ‘스테이 위드 미’에 건 자신의 작품 사이에 섰다. ‘이토록 고운 마음 가득 전해지기를’(2023·112×112㎝·왼쪽)과 ‘아낌없이 사랑하기’(2023·112×112㎝)다. 작가는 덩어리 같은 나무와 들조차 세필로 한 점씩 찍고 그어 완성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선화랑 이영지 개인전 ‘스테이 위드 미’ 전경. 관람객들이 마치 이영지 그림 속 하얀색처럼 다정하게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으로 500호 대작 ‘봄처럼 피어나’(130.3×486㎝)가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래, 그 애잔한 스토리에 치중하려면 붓질은 편해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얼핏 보기엔 하얀 캔버스에 붓으로만 승부를 내는 서양화처럼 자유롭지만, 작가의 작품은 한국 전통 채색화다. 그것도 ‘손이 많이 가는 분채 채색화’. 일단 아교포수 뒤 먹을 입히고 밑색을 올리는 과정을 3∼4번 이상 반복한단다. ‘말리고 올리고’ ‘말리고 올리고’ 끝에 비로소 그림이 올라갈 밑바탕이 만들어지는데. 끝이 아니다. 작가 작품에 보이는 특유의 ‘갈필’ 작업이 남았다. 성긴 붓으로 표면을 긁어내 “아주 오랜 세월을 겪은 듯 죽 찢어 만든 한지의 맛”을 내는 거다. 여기까지의 작업이 얼마나 번거로운지 “이만큼 끝내고 나면 곳간에 곡식을 채운 것처럼 뿌듯할 정도”라니까. 밑작업이 힘들다면 아이디어라도 풍풍 샘솟는가. 아니다. 그것도 여의치 않단다. 가끔 멀쩡하던 나무가 틀어지고 새가 날아가 버리는, 그런 문제들이 수시로 터지는 거다. “그래서 생각이 다 말라버린 날은 계속 밑작업만 한다. 머리는 쉬어도 손은 안 쉬게 하려는 거다.” 선화랑 이영지 개인전 ‘스테이 위드 미’ 전경. 전시장을 둘러보던 한 외국인 관람객이, 봄·여름·가을·겨울의 장면을 담은 네 점의 연작 중 ‘눈이 오면 지붕이 돼줄게’(2023·60.6×72.7㎝) 속 하얀새 한 쌍에 유독 오래 머물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짙푸른 바탕에 ‘핑크색’ 들여 새로운 변화눈치챘겠지만 작가의 ‘성실성’은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개인전이란 타이틀을 내건 전시라면 나오는 출품작 수가 족히 50점은 되니까. 이번 개인전 역시 다르지 않다. “다시는 안 하려 한다”며 손사래를 치는 500호(130.3×486㎝) 규모 ‘봄처럼 피어나’(2023)를 앞세워 100호 안팎의 작품 20여점 등, 55점을 기어이 걸고야 말았다. 100호 한점을 완성하는데 족히 한 달은 걸린다니,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가히 그림과의 지난한 씨름으로 하루를 다 보낸다고 할까. 이영지의 ‘몽글몽글, 모짝모짝’(2023·80×130㎝). 작품에선 이번 개인전을 앞두고 시도한 ‘색 변화’가 보인다. 짙푸른 바탕에 핑크색을 들여 좀더 따스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스텐실 붓’을 시용해 찍어내기 식으로 너른 풀숲을 표현한 화면도 처음이다(사진=선화랑).그렇다고 변화없는 답습만인 것도 아니다. 이번 개인전에 시도한 대표적 변화는 ‘색’. 시그니처인 ‘초록’나무, ‘초록’숲을 벗어나 짙푸른 바탕에 올린 ‘핑크’색 전경을 끌어냈는데. 그간 무던히 참았던 핑크란다. 살짝살짝 썼던 것을 이번엔 대놓고 썼다는데. “내가 그토록 핑크에 집착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 못했던 게 있어서가 아닌가 싶더라. 친구들이 빨간운동화, 꽃분홍 원피스를 입을 때 어두운 파란색밖에 못 입었는데, 실용적인 엄마의 성향 덕이라고 할까.”엄밀히 따지면 현실 밖 까마득히 먼 곳의 일이다. 하얀새도, 나무도 모두 작가의 상상에서 나온 거라니까. 하지만 진짜 사람이 사는 이 척박한 세상은 이미 그 따뜻한 상상을 받아들이기로 했나 보다. 전시 개막하고 이제 열흘 남짓, 작품 절반 이상이 컬렉터 품에 안겼단다. 전시는 6월 8일까지. 작가 이영지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서 연 개인전 ‘스테이 위드 미’에 건 자신의 작품 ‘바보처럼 너만 생각해’(2023·112×162㎝) 앞에 섰다. 작가는 “새도 새지만, 처음부터 마음을 쓰이게 한 건 나무”라며 “도대체 얼마나 강한 심지가 들어 있어 가녀린 줄기로 저토록 무겁게 퍼져 있는 울창한 잎을 지고 있는가 싶어 애잔할 때도 있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3.05.26 I 오현주 기자
정찬민, KB금융 챔피언십서 2승 도전 "공격보다 수비적 공략에 중점"
  • 정찬민, KB금융 챔피언십서 2승 도전 "공격보다 수비적 공략에 중점"
  • 정찬민. (사진=KPGA)[여주(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한국의 존 람’ 정찬민(24)이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지난해 컷 탈락의 설욕에 나선다. 정찬민은 25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도 여주 블랙스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 출전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1라운드 74타, 2라운드 82타를 쳐 컷 탈락의 쓴맛을 봤던 정찬민은 올해 아쉬움을 씻어내고 시즌 2승 고지에 오르겠다는 각오다.이 대회에 두 번째 참가하는 정찬민은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신분이 돼 돌아왔다. 지난해는 루키 신분으로 기대주에 불과했다면, 올해는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와 상금랭킹 1위 자격으로 나온다. 그만큼 정찬민에게 쏠리는 관심이 크다.자존심 회복을 위해선 트레이드 마크가 된 장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이 열리는 블랙스톤 골프클럽은 난코스로 악명이 높다. 페어웨이가 좁은 데다 그린의 경사도가 심해 여간해선 언더파를 허용하지 않는다.2018년 처음 열려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된 2020년 대회를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열린 4번의 대회에선 모두 오버파에서 컷오프가 결정됐다. 2018년 4오버파, 2019년 3오버파, 2021년 5오버파에 이어 지난해엔 8오버파까지 치솟았다.다만, 이번 대회에선 역대 가장 낮은 타수에서 컷탈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선수들의 발목을 잡아왔던 러프가 예넌 만큼 길지 않고 페어웨이 상태가 좋지 않은 4번홀에선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하고 있다. 러프가 길지 않다는 건 멀리치는 정찬민에겐 희소식이다. 정찬민은 장타자인 동시에 순도 높은 아이언샷을 갖췄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325.06야드로 전체 2위지만, 힘껏 때리면 350야드를 훌쩍 넘길 때도 있어 ‘400야드 장타자’로 통한다. 아직은 정교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탓에 페어웨이 적중률이 40% 이하에 머물러 있지만, 그린적중률은 77.8%에 이를 만큼 고감도를 자랑한다. 장타에 정교한 아이언 샷을 갖춘 정찬민은 이번 시즌 라운드 당 평균 버디수 2위(4.24개), 평균타수 20위(71.4706타)로 투어 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찬민은 “지난해 대회에서 컷 탈락했는데 이번 대회에선 컷 통과가 목표다”라며 “이 골프장은 공격적으로 치기보다는 수비적으로 경기해야 하는 곳이 많다. 너무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가 자칫하면 타수를 많이 잃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세컨드 샷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장타만큼 그린적중률에 신경을 썼다.이달 초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정찬민은 지난주 SK텔레콤 오픈에서 컷 탈락하면서 상승세가 주춤했다.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제네시스 포인트와 상금 1위를 내줄 수도 있다. 2승이 시급한 이유다.이번 대회 우승자는 1억4000만원과 제네시스 포인트 1000점을 받는다.(그래픽=KPGA)
2023.05.24 I 주영로 기자
'꽃선비 열애사' 신예은X려운 부부됐다…최고 시청률로 종영
  • '꽃선비 열애사' 신예은X려운 부부됐다…최고 시청률로 종영
  • ‘꽃선비 열애사’[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SBS ‘꽃선비 열애사’ 신예은과 려운, 강훈과 정건주가 각자 행복을 찾은 아름다운 결말을 맞았다.지난 1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꽃선비 열애사’(극본 권음미, 김자현, 연출 김정민, 제작 ㈜아폴로픽쳐스, ㈜팬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S) 18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 5.2%, 전국 5.0%, 최고 6.0%를 차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영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는 물론 최종회까지 5회 연속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수성하는 쾌거를 달성했다.먼저 강산(려운)은 정유하(정건주)의 참형 직전 이창(현우)과 군사들에게 활을 쏴 참형을 막았고, 정변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어 강산은 내금위장 김환(주석태)과 결투를 펼치던 중 자신이 폐세손 이설임을 알렸고, 윤단오(신예은)의 도움을 받아 김환의 기세를 꺾고 치명상을 남겼다. 김환은 바로 이창에게 강산의 존재를 말한 뒤 숨을 거뒀고 같은 시각, 윤단오는 대비(남기애)의 교지를 들고 수문장을 설득해 궁궐의 문을 열어 군사들의 길을 텄다. 마침내 이창과 독대한 강산은 용 문양의 칼을 보여주며 자신이 폐세손 이설임을 확인시켜준 후, 혈투를 벌이면서도 이창에게 순순히 항복하면 죽이진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분노한 이창은 “이 나라는 나의 것이다! 온갖 피를 묻혀 지켜낸, 나의 조선이야!”라며 강산의 칼을 움켜쥐어 자신의 몸에 깊이 찔렀고, “너도 나와 같다. 숙부를 베고, 옥좌에 오른 패역한 군주니라!”라고 폭주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다음 날 강산은 정유하에게 ‘이설’의 이름을 넘겨주며 옥좌에 오를 것을 제안했고, 이미 대비와 신원호(안내상)에게도 뜻을 전한 것이 드러났다. 이어 김시열(강훈)은 이화원을 떠났고, 정유하가 정식으로 옥좌에 오른 지 2년 뒤의 상황이 펼쳐졌다. 이화원은 제왕을 배출해낸 객주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강산과 혼인한 윤단오는 너른 바다를 보며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 더불어 육육호(인교진)는 과거에서 장원급제해 홍문관 수찬 직을 하사받았고, 윤홍주(조혜주)는 이화원에서 김시열이 불렀던 노래를 하던 시골 선비로부터 김시열이 나루터에 갔다는 것을 듣고, 곧바로 뛰쳐 가 김시열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재회를 이뤄냈다. 김시열은 다시 만난 윤홍주에게 화관을 선물하며 청혼했고, 두 사람은 이화원에서 행복한 혼례를 진행했다.이후 정유하는 친모 화령(한채아)의 무덤에서 성군이 되겠다고 다짐했고, 정유하에게 자신은 그 어떤 정쟁의 빌미도 되지 않을 거라던 강산과 강산의 아내가 된 윤단오는 길을 떠났다. 윤단오가 “후회되지 않으십니까? 평범한 하루를 위해, 포기한 것들이요”라고 묻자 강산은 “전혀.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 없었다. 내 옆에 언제나처럼 네가 있으니까”라며 입을 맞췄고, 두 사람은 미소를 띤 채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해피엔딩을 선사했다. 이와 관련 희망과 따뜻함을 안긴 퓨전 사극 ‘꽃선비 열애사’가 남긴 것들을 정리해봤다.◇로맨스와 정치 활극의 조화‘꽃선비 열애사’는 싱그러운 ‘청춘 로맨스’로 첫 문을 열어 설렘을 안겼고, 극 중간중간 미스터리한 사건들로 쫄깃한 긴장감과 궁금증을 계속 유발했다. ‘폐세손 이설’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꽃선비 3인방 중 누가 이설일지’에 대한 무한 상상력을 동원하게 했고, 폐세손 이설을 찾는 동안 서로를 걱정했던 강산과 윤단오의 로맨스는 애틋함을 드높였다. 더불어 반전을 안겼던 파수꾼 김시열의 정체가 드러나며 시련을 맞았던 ‘홍시 커플’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정유하를 폐세손 이설로 옥좌에 앉히려던 신원호의 의뭉스러운 모습, 속을 알 수 없는 상선(이준혁)의 태도는 그들의 심리를 끊임없이 추리하게 만들며 몰입감을 이끌었다. 이는 여러 작품을 통해 미스터리 소재를 탁월하게 그려낸 권음미 작가, 신선한 필력과 상상력을 빛냈던 김자현 작가가 탄생시킨 이야기의 힘으로 차곡차곡 쌓인 서사가 막판 반등을 이끄는 주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청춘 배우들의 신선한 케미‘꽃선비 열애사’가 남긴 두 번째는 안방극장에 신선한 케미와 새로운 영향력을 발굴한 연기파 청춘 배우들의 열연이라 할 수 있다. ‘더글로리’로 주목을 받았던 신예은은 상큼하고 당찬 윤단오 역으로 전작의 이미지를 말끔히 지운 것은 물론 코믹, 애절, 단호한 연기까지 모두 소화 가능한 만능 연기자임을 증명했다. 강산 역의 려운은 감정 연기부터 액션 연기까지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으로 강인한 카리스마와 로맨틱한 면모를 모두 보여주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강훈은 완벽한 반전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극 초반 마냥 해맑던 ‘한량’ 김시열과 극 후반 고독함을 장착한 ‘파수꾼’ 김시열의 극과 극 연기는 더욱더 커진 강훈의 연기 스펙트럼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출생의 비밀부터 가슴 아픈 짝사랑, 세상을 바꾸겠다는 굳은 의지의 성군까지 다양한 변신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정유하 역 정건주는 다채로운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무한 성장성을 가진 보배 같은 배우임을 스스로 확인시켰다.◇분위기 따라 변주하는 몰입력 연출‘꽃선비 열애사’는 청춘 로맨스와 정치 활극이 어우러진 만큼 분위기 따라 변주하는 영상의 느낌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고, 여기서 사극 정통인 김정민 감독의 연출이 빛을 발했다. 이화원에서 티격태격하며 은근히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게 되는 로맨스 장면에서는 화사한 영상으로 극의 활기를 돋웠고, ‘강단 커플’의 첫 키스 장면이나 이화원 앞에서의 ‘흰 눈 재회’, ‘홍시 커플’의 첫 키스 장면 등 애틋한 장면에서는 소프트한 영상 톤으로 몽글몽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반면 장태화(오만석)가 상선의 비밀 회동을 쫓았던 장면, 김시열이 추풍낙엽처럼 군사들을 무찌르는 장면, 강산과 이창의 막판 대립 등 액션과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에서는 다각도의 컷과 스피드한 편집으로 보는 맛을 살리며 흡입력을 높였다.제작진은 “그동안 ‘꽃선비 열애사’에 보내주신 시청자분들의 뜨거운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삶이 지칠 때 한 번씩 꺼내 보면 봄바람의 설렘으로 물 들 것 같은, 기분 좋은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2023.05.17 I 김가영 기자
보이지 않는 이사장 손…CIO 임명 권한 있으면 눈칫밥 더한다
  • 보이지 않는 이사장 손…CIO 임명 권한 있으면 눈칫밥 더한다
  •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국내 기관투자가 조직도를 살펴보면 이사장 산하 체제로 구성돼 있지만, 공식적으로 이사장은 자산운용을 총괄하는 최고투자책임자(CIO) 업무에 관여하지 않는다. 물론 이사장과 CIO의 호흡이 좋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둘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공식석상에서 같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관례처럼 행해지고 있다.그러나 이사장이 CIO의 임명 권한을 가진 곳도 있을뿐더러 자산운용본부를 포함한 모든 부서를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대부분 국내 기관투자가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가운데, 일부 이사장들이 CIO와 실무진들의 투자 의사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내부에선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기관투자가 이사장들이 지난해 수익률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을 우려하며 투자 업무에 관여하는 횟수가 늘어나 내부에서도 불만이 생기고 있다. 이사장들도 시장에서 알아주는 전문가들이지만, 대부분 정부부처나 유관기관 근무 경험이 긴 공무원들이기 때문에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 반면, CIO들은 모두 자본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외부 전문가들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경영보다 수익률 제고에 전력을 쏟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한 공제회 관계자는 “개인 특성마다 다르지만, 기관투자가 이사장의 다음 단계로 정치권에 입문하려는 사람도 꽤 있다”며 “CIO 임기 연장의 인사권을 이사장이 갖고 있으면, CIO들은 대체로 취업 제한 때문에 한 기관에 오래 남고 싶어하니 이사장 입맛에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투자를 할 때 운용팀 실무자들과 CIO의 의견이 매우 중요한데, 결정권자인 이사장이 세부 투자방향에 관해 이래라 저래라 하면 무시할 수 없어서 곤란한 경우가 있었다”며 “지난해 시장이 안 좋아서 성적이 나빴지만, 직원들을 믿고 기다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털어놨다.이처럼 기관투자가 CIO의 임명 권한이 이사장에게 있으면 투자 프로세스상 상부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구조다. 대표적으로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 CIO도 기금이사추천위원회 추천과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이사장이 임명한다.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CIO들이 이사장 산하에 있는데, 투자에만 집중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기금을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공무원연금은 이사장 자리가 공백이며, 사학연금은 주명현 이사장 후임자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은 CIO 책임이지만, 이사장이 공직 출신이면 모든 것을 장악하려는 심리가 종종 있다”며 “기관과 이사장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해외 기관에서는 CIO와 투자 얘기를 하고 싶어하면서 행사에 같이 참석한 이사장이 찬밥 신세가 돼 곤란한 경우도 봤다”고 전했다.이어 그는 “당연히 최종 결정은 이사장의 몫이라 CIO와 정보를 공유하는 구조이지만, 공직사회 길을 걷던 공무원 출신 분들이 그동안의 업무 방식을 기관에도 적용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05.17 I 김대연 기자
민주, 尹 간호법 거부권 "국민 거부한 것…국회서 재투표할 것"(종합)
  • 민주, 尹 간호법 거부권 "국민 거부한 것…국회서 재투표할 것"(종합)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국민을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대통령은 기어이 ‘국민과 맞서는 길’을 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간호법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를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간호 업무의 탈 의료기관화는 국민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더는 민생을 내팽개치지 말라, 더는 국민을 분열시키지 말라, 국민 통합의 결단을 내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며 “지금 윤 대통령에게 국민통합의 리더십은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간호법은 윤 대통령 대선 공약이자, 국민의힘 21대 총선 공약”이라며 “간호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갈등 중재와 합의 처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는다”고 반문했다.이어 “오히려, 거부권 행사 명분을 쌓기 위해 국민 분열을 선택했다. 국민통합의 길로 가야 할 정치 상황은 극단적 대치의 길로 가게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 뜻에 따라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서겠다. 국민 건강권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흔들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간호법 반대 결정에 규탄 발언을 쏟아냈다.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성명문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철저히 무시한 행태”라며 “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 법에 대해 계속 거부권 행사한다는 것이고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독선적 정권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쏘아붙였다.이어 “게다가 간호법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직접 국민에 약속한 대선 공약임에도 본인들 스스로 거부권 행사한 것은 심각한 자기부정이자 국민 기만이고 스스로 후안무치 정권인 것을 선언한 것”이라며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와 거짓 근거로 국민 기만하고 스스로 한 약속까지 뒤집으며 국회 입법권 부정하는 윤 정권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국회 복지위 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정춘숙 의원도 “간호법은 고령화 사회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고 전 세계 OECD 국가 중 90여 개 국가에서 간호법을 채택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간호법을 포함해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민주당은 간호법이 국회로 돌아오면 현실적으로 재투표에서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 새로운 법안 마련에 나선다는 입장이다.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로 간호법 법률안 돌아오게 되면 바로 재의 요구를 재의할지, 아니면 여당과 새롭게 협상할지 당에서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바로 저희가 다시 표결을 붙였을 때 의원의 3분의 2의 찬성으로 얻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현실적으로 본회의에서 재의결해야 해서 통과 어렵다고 하면 그럼에도 부결되더라도 원칙대로 재의할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법안 여당과 논의할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05.16 I 이상원 기자
거친 산길도, 고속주행도 ‘엄지척’..픽업트럭 자존심 ‘렉스턴’
  • 거친 산길도, 고속주행도 ‘엄지척’..픽업트럭 자존심 ‘렉스턴’[시승기]
  • [이데일리 박민 기자] 가히 ‘코리안 픽업트럭’의 자존심이라고 부를 만한 차량이었다. 비탈지고 울퉁불퉁한 산길도 4륜구동 특유의 강한 힘으로 거침없이 올라갔고, 평편한 도로에서는 흡사 세단과 같은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사했다. 이 상태라면 산이든, 계곡이든, 바다든 어디든지 훌쩍 떠나 달려보고 싶은 ‘일상 탈출’ 욕구가 저절로 들었다. 특히 운전 내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정도의 육중한 크기임에도 가속 페달과 핸들링이 생각보다 가벼워 픽업트럭을 운전하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였다. 이 모든 게 KG모빌리티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의 운전대를 처음 잡아보면서 느꼈던 감정들이었다. 특히 이러한 퍼포먼스를 갖췄음에도 차량가격이 3000만원대 중반이라는 점은 또 한번의 감탄 지점이었다.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 차량이 비탈진 산길을 지나고 있다.(사진=KG 모빌리티)◇대한민국 정통 리얼 픽업트럭‘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은 올해 35년 만에 쌍용차라는 이름을 떼고 새출발에 나선 KG모빌리티가 이달 초 출시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픽업트럭인 기존의 ‘렉스턴 스포츠&칸’에서 정통 오프로더와 레저 느낌을 강화해 상품성을 개선한 하이엔드 모델이다. 특히 사명 변경 이후 토레스의 라인업 확장 모델인 ‘토레스 TX’에 이어 두번째로 선보인 신차다. 과거 쌍용차 시절 얻었던 ‘SUV·픽업트럭 명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픽업트럭 상품성 개선모델을 들고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KG 모빌리티는 이번에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과 함께 대형 SUV 모델 ‘렉스턴 뉴 아레나’ 부분변경 모델도 동반 출시하면서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올해 정전 70주년을 맞아 ‘DMZ Extreme Trail-CAMP’ 주제하에 강원도 춘천과 화천, 양구 일대 온·오프로드를 누비는 시승코스를 마련해 오프로드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시승의 꽃’인 오프로드는 강원도 화천 평화의 댐에서 인근 산 중턱에 자리한 옛 전두환 전망대 터까지 이르는 왕복 16km구간이었다. 이 길은 평소 일반인에게는 진입이 통제된 길이다.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 차량이 비탈진 산길을 지나고 있다.(사진=KG 모빌리티)이날 오프로드 시승에는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과 렉스턴 뉴 아레나가 모두 동원됐다. 두 차량에는 모두 18인치의 AT타이어를 커스터마이징으로 장착했다. AT 타이어는 험로를 포함해 모든 도로에서 주행이 가능한 전천후 타이어로 불린다. 주로 오프로드 타이어로 활용되는 탓에 타이어의 골격이 매우 튼튼하고,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다. 다만 온로드(일반도로) 주행시 순정타이어에 비해 노면의 노이즈(소음)가 올라오고 주행 질감이 다소 거친 면이 있지만 오히려 오프로드 차량이라는 맛을 안겨줬다.렉스턴 스포츠&칸 쿨멘과 렉스턴 뉴 아레나 모두 평소에는 2륜 구동 상태로 주행하다가 필요 시 운전자의 스위치 조작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고속 4륜구동(4H), 저속 4륜구동(4L)의 구동시스템을 갖췄다. 이날 비탈진 산길과 내리막길에서 4L은 최대 토크를 발휘하며 차량을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밀어주는 압도적인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눈길이나 빗길 등의 도로 환경에서 사용하는 ‘4H’는 직접 써보지 못했지만 성능은 짐작케 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구동방식 변경이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몇 초 간의 시간이 걸리는 점이었다.KG 모빌리티의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사진=KG 모빌리티)무엇보다 오프로드 차량의 백미(白眉)는 땅이 움푹 패인 험로에서 한쪽 바퀴가 빠졌을 때 탈출이 얼마나 수월한지다. 렉스턴은 한 쪽 바퀴가 지면에서 떨어지며 들렸을 때 해당 바퀴는 순간 잠그고 접지력이 살아 있는 다른 바퀴에 힘을 몰아주는 차동기어잠금장치(LD·Locking Differential) 기능을 탑재해 험로 주행에도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진흙길이나 웅덩이, 빙판길 들에서 한쪽 바퀴가 헛바퀴를 돌며 빠져 나오지 못했던 경험이 있던 운전자라면 충분히 끌릴만한 매력 포인트다.‘렉스턴 뉴 아레나’ 차량이 비탈진 산길을 지나고 있다.(사진=KG 모빌리티)◇넉넉한 적재공간과 안정성에 ‘가심비’ 픽업트럭의 또 다른 매력은 각종 짐을 고민없이 실을 수 있는 넓은 적재공간이다. 테일게이트(차량의 뒷문)를 열었을 때 성인 남성 한명이 누울 수 있을 정도의 넓은 공간은 어디든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동반자로서 손색 없는 차량이었다. 렉스턴 스포츠 쿨멘은 적재량이 400kg에 달하고 상위 트림인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파워 리프 서스펜션 적용시 적재용량이 최대 700kg까지 가능하다. 차량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 지점이다. 첫 인상이 ‘간결하다’, ‘깔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평적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해 운전자에게 개방감과 넓은 시야각을 제공했다.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는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는 기본적인 주행데이터는 물론 내비게이션 경로와 AVN 콘텐츠까지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보여줌으로써 각종 정보의 시인성을 높였다. 동시에 운전석 전면의 각종 스위치들은 인체공학적이고 직관적으로 배열해 조작의 편의성까지 증대시켰다. KG 모빌리티의 ‘렉스턴 뉴 아레나’.(사진=KG 모빌리티)여기에 안정성도 빼놓지 않는 부분이다.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은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한 6에어백과 렉스턴 뉴 아레나 수준의 최첨단 주행안전 보조(ADAS) 시스템 딥컨트롤(Deep Control)을 비롯해 다양한 첨단 안전기술을 적용했다. 충돌 위험을 감지해 경고는 물론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제어하여 충돌을 방지하는 ‘긴급제동 보조(AEB)’, 차로 변경 시 충돌위험을 경고하고 사고 발생 시 차선을 유지해 2차 사고를 방지하는 ‘후측방경고(BSW)’, 하차 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탑승객 안전하차경고(SEW)도 더해 안전성을 제공한다. 뛰어난 성능과 우수한 디자인에도 차량 가격이 비싸면 ‘남의 차’에 불과할것이다. 하지만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은 3000만원대 중반 가격으로 가심비(가격 대시 심리적 만족도)까지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량은 화물 적재용량, 즉 ‘데크’ 스펙에 따라 나뉘는데 적재량 400kg의 렉스턴 스포츠 쿨멘은 △프레스티지 3478만원 △노블레스 3831만원이다. 적재용량 최대 700kg인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프레스티지 3709만원 △노블레스 4046만원이다. 이밖에 렉스턴 뉴 아레나는 △프리미엄 3979만원 △노블레스 4553만원 △더 블랙 5173만원으로 책정됐다.‘렉스턴 뉴 아레나’ 차량이 비탈진 산길을 지나고 있다.(사진=KG 모빌리티)
2023.05.14 I 박민 기자
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 1주기 추모식 열려
  • 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 1주기 추모식 열려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아워홈은 고(故) 구자학 회장 1주기를 맞아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추모식을 열었다고 밝혔다.이날 추모식에는 고인의 3녀인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과 과거 고인과 연을 맺었던 재계 인사를 비롯하여 아워홈 임직원들이 참석해 고인의 경영철학과 삶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12일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가 헌화하고 있다.(사진=아워홈)추모식은 묵념을 시작으로 고인 약력과 일대기 소개, 추모 영상 상영, 헌화, 가족 대표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정형화된 방식과 과도한 의전을 지양했던 고인을 기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구 부회장은 가족 대표 인사말을 통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은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걷는 것”이라며 “아버지의 도전과 성공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견고한 초석이었다”라고 말했다.이어 “아버지가 곁에 계시지 않지만, 남기신 발자취와 말씀을 통해 지금도 항상 배우고 있다”라며 “언제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셨고 직원과 사람을 소중히 여기셨던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계승하여 진정한 경영자이자 리더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추모 영상은 “남이 하지 않는 것, 남이 못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구 회장의 주요 업적 소개와 함께 사람과 현장을 중시했던 경영철학이 담겼다.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 생전 모습(사진=아워홈)아워홈 창립자 지수(智水) 구자학 회장은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구 회장은 1960년부터 2022년까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국가경제의 번영과 국민생활 향상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일념, ‘사업보국(事業報國)’에 매달렸던 기업인이다. 이와 함께 6·25 전쟁에 참전했으며 다수의 무공훈장을 받았다.구 회장은 1960년 한일은행 창구 업무를 시작으로 울산비료 경리부장, 제일제당 기획부장, 금성판매 전무 이사, 금성통신 부사장을 거치며 기획과 회계, 영업 등 현장 업무를 맡았다. 이어 광업제련 대표이사부터 호텔신라 초대 사장, 중앙개발(현 삼성물산), 럭키(현 LG화학), 금성사(현 LG전자), 금성일렉트론(현 SK하이닉스), LG건설(현 GS건설) 등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회사를 이끌었다. 구 회장이 거쳤던 기업들은 현재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구 회장은 “남이 하지 않는 것, 못 하는 것에 집중하는 일이 남을 앞서는 지름길이다”라는 만트라(주문)를 자신과 조직에게 되뇌고 실천으로 옮겼다. 그런 그가 자주 쓰던 단어들이 바로 ‘창의’와 ‘모험’이었다. 때문에 구 회장이 걸어온 길에는 수많은 ‘최초’가 탄생했다.럭키는 1981년 당시에 없던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으며, 1983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서는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했으며, 1995년 LG엔지니어링에서는 굴지의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업계 최초로 일본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2000년 아워홈을 창립한 이후에도 수많은 최초를 만들어냈다. 아워홈은 업계 최초로 식품연구소와 센트럴 키친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한식 소스와 천연 식품 향료를 개발했으며, 이는 맛의 표준화와 식재 대량 생산의 초석이 됐다고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2010년 중국에서 단체 급식사업을 시작하며 업계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동종 업계 최초로 자동화 식자재 분류 기능을 갖춘 동서울물류센터를 오픈한 바 있다.특히 구 회장은 현장주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최고 전문가라고 여겼다. 그가 회의 석상에서 임원들에게 가장 많이 하던 말은 “가봤냐, 써봤냐, 먹어봤냐”, “실무자가 얘기하고 있지 않냐. 들어봐라”, “질문은 끝까지 듣고 해라”였다. 실제로 구 회장 역시 모든 현장에 다 가본다는 주의를 지니고 있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국내외 14개 물류센터와 10개의 제조 공장 설립을 위해 직접 모든 부지를 찾았다. 특히 2003년부터 2010년 중반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일본에서 열리는 식품공업 박람회를 찾아 선진 기술과 설비 등을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했다.아워홈 관계자는 “1주기 추모식을 통해 직원들을 누구보다 아끼고 격의없이 소통했던 구자학 회장을 추억할 수 있었다”며 “고인의 뜻을 이어 창의와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다짐하는 자리였다”라고 말했다.
2023.05.13 I 정병묵 기자
배현진 "민주당 의원들 '가난' 마케팅…정치판의 몹쓸 위선"
  • 배현진 "민주당 의원들 '가난' 마케팅…정치판의 몹쓸 위선"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가난’ 마케팅에 대해 “국민 누군가의 상실감을 후벼파는 정치판의 몹쓸 위선”이라고 비판했다.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빈곤 포르노’의 표상이 무엇인지 정치권이 몸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쓴웃음이 나온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십억 원대 가상화폐(코인) 투자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38세 나이로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2019년 한 유튜브 방송에서 “매일 라면만 먹는다”고 말했고, 이러한 ‘가난한 청년’ 이미지를 부각하며 지지자에게 정치후원금을 수차례 요청했다. 같은당 박주민 의원은 과거 초라한 행색으로 ‘거지甲’이란 별명을 얻었고, 장경태 의원은 반지하에 월세로 거주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한국인 가구 평균 자산(5억6000만원)이상을 훨씬 웃도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사진=연합뉴스)배 의원은 “가난은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것이라 한다. 가족과 자신의 지독한 상처를 지켜보고 겪어본 사람들은 결코 스스로 ‘가난하다’는 것을 드러낼 엄두도 못 내기 마련”이라며 “그 뼈아픈 아픔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난은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고난”이라며 “우리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전 국민을 구제할 수 없는 현실이라도 지독한 가난에 허덕이는 이웃들을 위로하며 끌어올리고 성장하는 미래세대에 정당한 노력이 성취할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저 또한 IMF를 정통으로 맞은 세대로서 입사해서도 한참을 학자금 대출 등과 씨름해야 했던 기억이 있지만 그 극복의 과정을 정치 마케팅을 위해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많은 청년이 그저 자신들에게 주어져 버린, 전혀 원치 않던 좌절스런 현실에서 벗어나려 매일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그 험난한 노력이 어느 누군가에도 맛 좋은 먹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배 의원은 “‘공감대’라는 빌미로 사실은 표 벌이, 위선의 껍데기를 아무렇지 않게 쓰고 노는 이 판의 정치꾼들이 부디 미안함이라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데 가능할까요”라며 “우리 정치는 다른 이의 고난과 아픔을 흉내 내 의원 생명 연장을 기도하는 천박한 길이 아니라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노력과 보상이 온전한 ‘정당한 성취’의 길을 만들어 가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2023.05.09 I 이유림 기자
박광온號 첫 방점은 전세사기 대책…"피해자들, 보증금 반환 원해"(종합)
  • 박광온號 첫 방점은 전세사기 대책…"피해자들, 보증금 반환 원해"(종합)
  • [이데일리 이수빈 이상원 기자]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이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 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은 2일 정부가 내놓은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의 문제를 지적하며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요구했다.박광온(오른쪽에서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세사기를 “개인의 불운이 아닌 사회적 약자들의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며 “정치권은 매번 사람이 잔혹하게 세상을 등진 뒤에야 답을 내놨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고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박 원내대표는 “사회적 재난 앞에 정치적 입장이 다를 수 없다”며 “전세사기 피해 지원 대책을 정치복원의 시작점으로 삼기를 여당과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일 국회 국토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논의된 전세사기 피해자 특별법을 두고 “정부대책인 ‘우선매수권 부여’와 ‘매입 임대’로 피해자 37%는 커버된다”며 “60%가 넘는 피해자를 사각지대에 두는 것이 어떻게 특별법이고 특별대책이 되겠나”라고 질책했다.김 의장은 “피해자와 야당이 보증금 100% 반환만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채권 매입을 무조건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거부하는 것은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입장에서 현금 정산을 포함한 다양한 길을 열어놓는 것이 시장 원리에도 맞다”고 주장했다.민주당 전세사기대책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맹성규 의원은 “정부·여당이 제시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를 통한 주거권 보장과 우선매수할 수 있는 권리 부여는 각종 제약으로 인해 주택시장에서 현실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피해자들이 가장 원하는 보증금 반환 과제를 포함해 사회적 재난에 대해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을 충분히 반영하고 선택지를 넓혀줄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장철민 의원은 정부의 지원책을 두고 “사실상 정책 사기”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핵심적인 사항은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이라고 말했다.장 의원은 특히 “정부가 산정한 피해 대상은 마치 요술봉과 같다. 기준이 불명확해서 정부의 입맛대로 피해자들이 규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정부가 입맛대로 피해자를 걸러 선택적 지원을 하겠다는 태도는 피해자의 고통만을 키운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기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도 전세사기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가 최근 수년 사이에 약 3배 이상 늘었다. 지금 전세사기, 깡통 전세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세입자 즉 채무자에게 넘기는 것이 사회적으로 과연 타당한가”라며 “오히려 은행과 금융당국의 도덕적 해이나 정책 실패는 없었는가 반성을 촉구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 같은 변수를 채무자인 세입자에게만 전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금융 전문가인 은행들이 책임을 함께 분담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023.05.02 I 이수빈 기자
‘홈 첫 패’에도 자부심 드러낸 이민성, “이게 대전의 분위기고 색깔이다”
  • ‘홈 첫 패’에도 자부심 드러낸 이민성, “이게 대전의 분위기고 색깔이다”
  • 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이 홈 첫 패배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대전=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이 홈 패배를 딛고 일어서겠다고 다짐했다.대전은 30일 오후 2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 안방 경기에서 제주유나이티드에 0-3으로 졌다.연승에 실패한 대전(승점 17)은 4위에 머물렀다. 또 올 시즌 5경기 만에 안방 첫 패배를 당했다. 지난 시즌까지 합하면 11경기 만에 홈 패배의 쓴맛을 봤다.경기 후 이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이 잘 선방해 줬지만 우리 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나왔다”며 “모든 면에서 제주에 졌다. 빨리 잊고 첫 번째 로빈 라운드를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이날 대전은 전반전에 크게 밀린 채 하프타임을 맞이했다. 이 감독은 어떤 말을 전했을까. 그는 “솔직히 뭐라고 말해줄 부분이 없었다”며 “기동력이 살아야 하는데 그게 안 돼서 균형이 깨졌다. 반응이 늦다 보니 상대에게 당했다는 말이 맞다”고 돌아봤다.아울러 “전반전 후 많은 교체 카드를 사용하고 싶었다”면서도 “선수들이 이기는 법도 알고 아픔도 겪어봐야 다음에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낯선 3점 차 패배. 그런데도 대전 팬은 비판보다 격려로 선수단을 맞이했다. “그런 게 대전인 거 같다”고 말한 이 감독은 “대전만의 분위기이고 대전만의 색깔”이라고 답했다.<다음은 대전 이민성 감독과의 일문일답>△경기 총평해달라.- 오늘 경기도 보면 우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나왔다. 그동안 선수들이 잘 선방해 줬다. 첫 번째 로빈 라운드 시작이 좋았고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모든 면에서 제주에 졌다. 빨리 잊고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두 번째 로빈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는 법을 잘 준비해야 한다.△실점이 세트 플레이에서 나왔다.- 전체적으로 높이나 힘에서 안 된 게 분명했다. 우리도 이점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게 목표다. 누가 잘하고 못하고보다는 로테이션을 돌렸음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부분을 되짚어봐야 한다.△전반전 끝나고 어떤 말을 해줬나.- 오늘은 솔직히 뭐라고 말해줄 부분이 없었다. 기동력이 살아야 하는데 그게 안 돼서 균형이 깨졌다. 반응이 늦다 보니 상대에게 당했다는 말이 맞다.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전반 끝나고 교체를 많이 하고 싶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하면서 이기는 법도 알고 아픔도 겪어봐야 다음 경기에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한 바퀴를 돌면서 대전 공략법도 나올 텐데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우리도 여러 구상을 하고 있다. 어떤 게 맞고 부상자 복귀 상황에 따라 차츰차츰 변화를 줄 생각이다. 두 번째 로빈에서는 잡아야 할 것과 버텨야 할 것 두 가지 컨셉 분명하게 할 것이다. 첫 번째 로빈은 다 처음 상대하는 거라 맞받아쳤지만 어느 정도 선을 고민해 봐야 한다.△약 8개월 만에 홈 패배를 겪었다.-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지만 선수들이 남자라 그런지 질 때도 시원하게 지는 거 같다. 그러나 이렇게 힘없이 지는 모습을 보여줘선 안 된다. 2부와는 다르게 1부에서는 안 질 수 없어서 홈 무패 기록에 큰 의미를 갖진 않았다. 빨리 털어내고 시즌 막판까지 이어갈 수 있으면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오늘 패배가 예방 주사가 될 수 있을까.- 이런 패배가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만 언젠가는 고비가 올 거라 생각했다. 점수 차가 더 났을 수도 있었다. 가장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한 번 실점하면 무너지는 것이다.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더 견고해져야 생존하는 데 큰 힘이 된다.△홈에서 강한데 원정 갈 때 힘든 점은 없나.- 원정이라고 해서 불리하다는 생각은 없다. 수원FC 원정은 전용 구장에서 하다가 종합운동장 가니 산만한 느낌에 좀 힘들었다.△울산, 전북전을 이긴 뒤 패했다. 흐름을 이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나.- 아쉽지만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로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이런 점을 선수들과도 많이 이야기한다. 계속 도전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게 맞다.△ 다음 라운드에서 승격 동기 광주를 만난다.- 우리 빼고 11개 팀 똑같다고 생각한다. 어떤 팀에 이기고 어떤 팀에 지고 그런 건 없다. 똑같은 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승점 3점 따기 위해 도전할 생각이다.△오늘도 많은 팬이 찾아왔고 패배에도 선수단을 격려했다.- 그런 게 대전인 거 같다. 대전만의 분위기, 대전만의 색깔이다.
2023.04.30 I 허윤수 기자
박은빈, 27년 만에 첫 백상 대상…'우영우'란 도전과 진심
  • 박은빈, 27년 만에 첫 백상 대상…'우영우'란 도전과 진심 [스타in 포커스]
  • (사진=나무엑터스)[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우영우’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있고 아름답습니다’라는 부분인데요, 영우를 통해 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제59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소감 중)배우 박은빈이 아역으로 시작해 데뷔 27년 만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로 첫 대상의 기쁨을 안았다. 1996년 아동복모델로 데뷔한 박은빈은 ‘잘 성장한 아역배우’의 대명사였다. 박은빈의 성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아역의 이미지를 벗고 성인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잡았고, 그녀의 인생작 ‘우영우’를 통해 해외 팬들까지 거느린 대체불가 글로벌 톱스타가 됐다. 누군가의 아역을 시작으로 작은 역할부터 오늘날 대상 주연 배우가 되기까지. 과정은 지난했지만, 박은빈은 조용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갈고 닦았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도전 정신과 꾸준히 다작을 유지할 수 있는 성실함. 박은빈을 데뷔 27년, 대상을 수상한 31살 배우로 만든 비결이다. 박은빈은 지난 28일 오후 신동엽, 수지, 박보검의 진행으로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린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드라마 ‘우영우’로 TV부문 드라마 최고 영예인 대상을 수상했다. 강력한 경쟁 후보로 거론됐던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송혜교를 제치고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박은빈에겐 배우 인생 첫 대상 트로피다. 진정성을 담은 대상 수상소감도 화제다. 박은빈은 대상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눈물을 펑펑 쏟았다. 박은빈은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팀을 대표해 제가 받는 것 같습니다”라고 겸손함을 드러냈다.그는 “한 해동안 무수히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 헌신하시는 훌륭한 분이 많으신데 저한테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마 ‘우영우’를 사랑해 주신 많은 분 덕에 제가 상을 받게 된 것 같은데요. ‘우영우’를 시청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의 기대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관심을 받았다. 사실 여러분의 사랑이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라고 ‘우영우’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박은빈은 “어린 시절 제가 배우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대상을 받을 수 있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 꿈을 이루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영우를 이해해 보려는 지도가 조금이나마 자폐스펙트럼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길 바라면서. 여러분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만큼 도움이 되었기를 바랐다”고 ‘우영우’를 하는동안 품었던 진심을 고백했다. 그는 “세상이 달라지는데 한몫을 하겠다는 거창한 꿈은 없었지만 작품을 하면서 적어도 이전보다 친절한 마음을 품게 할 수 있기를, 또 전보다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다름이 아닌 다채로움으로 인식하길 바라면서 연기했다. 그 발걸음에 관심 가져주시고 행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거듭 고마움을 밝혔다.‘우영우’의 출연을 결심한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박은빈은 “제가 우영우를 마주하기로 마음먹기까지 시간이 꽤 필요했다. 제가 배우로서 우영우를 어떻게 표현하냐에 따라 어떤 사람으로 여러분께 다가서냐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많이 두려웠다”며 “자폐인에 대한, 변호사에 대한 저를 스쳐가는 생각들이 저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편견으로 기인한 것은 아닐지 매 순간 검증하는 게 필요했다. 처음으로 스스로의 한계를 맞닥뜨릴 때가 있어서 좌절들을 딛고 마침내 끝낼 수 있어 다행인 작품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영우가 발걸음을 걷는 길을 든든하게 지지해 주신 스태프분과 사랑하는 동료 배우분들, 에피소드마다 많은 분이 함께해 주셨다. 모두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오늘날 영광도 없었을 것 같다. ‘우영우’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라는 것이다. 영우를 통해 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기뻤다. 나는 알아도 남들은 모르는, 남들은 알지만 나는 알지 못하는 이상하고 별난 구석들을 영우에게 배웠다. 영우의 발걸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마지막으로 “영우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영원히 아름답게 간직하겠습니다. 모두들 존경합니다. 다시 저는 새롭게 정진하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우영우’는 천재적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지닌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다룬 드라마다. 이상하지만 사랑스러운 주인공 우영우와 주인공만큼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로 주연부터 조연까지 전국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따뜻한 이야기로 힐링과 위로를 전하는 ‘착한 맛’ 드라마란 열띤 호평으로 신생 채널의 한계를 뛰어넘고 최고 17.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란 경이로운 시청률 기록을 달성했다. 드라마 화제성 부문 역시 7주 연속 1위, 넷플릭스에서 TV 비영어 부문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 등 차트들을 섭렵했다. 이 모든 화제와 성과는 중심에서 극을 이끈 주인공 박은빈의 공이 특히나 컸다. 자폐스펙트럼을 과장하거나 희화화하지 않기 위해 고민을 거쳐 말투부터 손짓, 눈빛, 걸음걸이 등 세세한 부분까지 치밀하게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우영우’란 인물을 완성해냈다. 박은빈의 진정성을 접한 대중과 광고계도 즉각 반응했다. ‘우영우’의 종영 이후에도 박은빈에 대한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각종 기업의 러브콜을 받으며 국내 광고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건 물론, ‘제8회 APAN Star Awards’ 여자 배우 인기상과 미국 비평가 협회(The Critics Choice Association·CCA)가 주최하는 ‘아시아 태평양 시네마&TV’(Asian Pacific Cinema & Television) 행사에서 ‘TV 부문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그 모든 성과가 ‘우영우’ 단 한 작품으로 이뤄낸 결과는 아니다. 1992년생인 박은빈은 5살이던 1996년, 아동복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다. 연기자로서의 공식적인 데뷔는 1998년 SBS ‘백야 3.98’을 통해서다. 그는 ‘백야 3.98’에서 박상원의 딸 소영을 연기했다. 이후 끊임없는 다작으로 누군가의 어린시절을 연기하며 조금씩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누군가의 딸로 주로 활동했던 박은빈은 2007년 ‘태왕사신기’ 문소리의 아역을 시작으로 ‘천추태후’, ‘선덕여왕’ 등을 통해 다수의 히트 사극에서 활약을 이어가며 내공을 쌓았다. 그가 아역 배우 타이틀을 벗어던진 전환점은 2016년 JTBC 드라마 ‘청춘시대’다. ‘청춘시대’의 송지원 역으로 기존의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자신의 성격과 180도 다른 ‘여자 신동엽’ 캐릭터로의 변신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아역 박은빈’이 아닌 ‘배우 박은빈’으로서 존재감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후 2019년 방영된 SBS ‘스토브리그’에서 최연소 야구단 운영팀장 이세영 역할을 맡았고,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회사에서의 애환, 일에 대한 열정 등을 공감있게 그려내 큰 사랑을 받았다. ‘우영우’의 전작 KBS2 ‘연모’에서는 아역 때부터 쌓아온 사극 내공, 캐릭터에 대한 뛰어난 해석력으로 그 시대 ‘남장 여자’란 특이한 설정을 지닌 주인공을 훌륭히 표현해냈다. 이처럼 캐릭터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인생작 ‘우영우’를 택할 수 있던 건 박은빈이 배우로 걸어온 지난 27년이 전부 도전의 연속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영우’를 떠나보낸 박은빈은 현재 또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차기작인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를 촬영 중이다. ‘무인도의 디바’에선 가수의 꿈을 향해 한발짝씩 내딛는 주인공 ‘목하’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2023.04.29 I 김보영 기자
'드림', 韓 영화로 50일 만에 1위…희망과 넘어야 할 산
  • '드림', 韓 영화로 50일 만에 1위…희망과 넘어야 할 산 [스타in 포커스]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병헌 감독이 천만 영화 ‘극한직업’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드림’으로 개봉 첫날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2월 개봉한 ‘대외비’(감독 이원태) 이후 50일 만이다. 지난 연말 개봉한 ‘아바타2: 물의 길’ 이후 현재까지 극장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들은 외화들의 강세에 밀려 부진을 겪고 있다. 500만 명 돌파는커녕 100만 관객을 넘어서는 것도 어려운 상황. 지난해 11월 개봉한 ‘올빼미’(감독 안태진)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이 한 개도 없다, 50일 만에 값진 1위를 따낸 ‘드림’이 ‘가정의 달’ 5월 극장가의 판도를 뒤집고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드림’은 개봉일인 전날 9만 3417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 누적 관객 수는 10만 1277명이다. 그 전까지 극장가는 지난 12일 개봉한 키아누 리브스 주연 영화 ‘존 윅4’(감독 체드 스타헬스키)가 약 2주간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었다. ‘드림’은 ‘존 윅4’의 독주를 저지, 같은 날 개봉한 닌텐도 IP의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0년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출전하 홈리스 월드컵 대회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한류스타 박서준과 아이유의 첫 호흡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스물’, ‘극한직업’을 비롯해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 히트작을 쏟아낸 이병헌 감독의 신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 감독은 말 맛 넘치는 대사와 역할의 티키타카로 코미디 장르에서 독보적 영역을 개척했다. 특히 2019년 영화 ‘극한직업’은 1620만 이상 관객들을 불러모으며 현재까지 국내 개봉작 통틀어 역대 매출액 1위를 기록 중이다. ‘드림’은 ‘극한직업’ 이후 내놓는 오랜만의 차기작이라 일찌감치 업계의 시선을 받았다. (사진=뉴스1)이병헌 감독은 이번 작품 개봉을 앞두고 유난히 떨리는 심정과 부담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매체 인터뷰 및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드림’ 개봉을 앞둔 심정에 대해 “데뷔 때보다 더 떨린다”며 “코로나19 이후 의도치 않게 개봉 등이 연기되며 4년 만에 ‘드림’을 선보이게 됐다. 영화 자체가 귀해진 느낌”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현재 한국 영화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 영화가 구원투수까진 아니더라도 위기를 극복함에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책임감도 드러냈다. 개봉 전 자신의 SNS를 통해 ‘드림’의 관람을 직접 독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 영화들은 지난해 말 ‘아바타2: 물의 길’ 개봉을 기점으로 올해 초 선보인 일본 애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등 외화들의 강세에 치여 약 반 년 가까이 극장가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초 현빈, 황정민 등 스타 캐스팅을 앞세운 대작 ‘교섭’부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등이 출연한 ‘유령’, 조진웅과 이성민, 김무열 주연의 ‘대외비’ 등 기대작들이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면서 분위기는 더 무거워졌다. 지난 4월 개봉해 관객 및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농구 소재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마저 호평과 입소문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받아들이면서 ‘드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다행히도 베일을 벗은 ‘드림’을 접한 관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실관람객들의 평가들을 반영한 CGV 골든에그지수가 87%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안착, 포털 사이트 평균 평점(네이버 기준)도 8.41점으로 준수한 편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 그런지 뭉클함이 크게 다가온다”, “재미와 감동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이병헌 감독 작품답게 대사가 찰지다”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병헌 감독 세계관’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박서준과 아이유의 연기 변신과 티키타카, 김종수, 허준석, 양현민, 홍완표, 이현우, 정승길, 고창석 등 베테랑 배우들의 내공 깊은 앙상블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우리 사회 홈리스 문제를 진지하게 조명하면서도, 그 속에서 이병헌 감독 특유의 재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들인 고민 역시 느껴진다.물론 완전히 내려놓고 가볍게 웃겨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전작 ‘극한직업’을 생각하고 보면 실망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 사회에 늘 존재하지만 관심받지 못했던 ‘홈리스’란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란 점, 아울러 주인공들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가슴 따뜻해질 수 있는 힐링 영화다. 온 가족이 부담없이 관람할 수 있는 ‘착한 맛’ 영화라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다만 넘어서야 할 장애물도 있다. 같은 날 개봉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영화란 점에서 흥행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5월 3일에는 마블 대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me3’(감독 제임스 건)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장벽은 여전히 많고 높지만, ‘드림’이 영화 제목에 걸맞는 희망과 꿈의 메시지로 국내 극장 관객들의 마음을 되돌려놓을 수 있을지, 빛바랜 한국 영화의 자부심을 되찾아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2023.04.27 I 김보영 기자
빕스, 가정의 달 맞아 '토마호크 스테이크' 라인업 강화
  • 빕스, 가정의 달 맞아 '토마호크 스테이크' 라인업 강화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다가오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토마호크 스테이크’ 라인업을 확대하고 풍성한 혜택을 제공한다고 27일 밝혔다.CJ푸드빌 빕스 ‘토마호크 스테이크’ 신메뉴.(사진=CJ푸드빌)‘빕스 토마호크 스테이크’는 긴 갈비뼈를 따라 꽃등심, 갈비살, 새우살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도끼 모양의 스테이크로 오랜 기간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빕스의 시그니처 메뉴다. 빕스는 여러 명이 함께 고급 부위를 즐길 수 있는 메뉴 특성을 반영해 ‘갈릭&버터 토마호크 스테이크’와 ‘치미추리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추가 출시했다.갈릭&버터 토마호크 스테이크는 매장에서 직접 만든 허브 버터를 사용해 향긋함과 고소한 풍미를 살린 스테이크다. 갈릭 처트니를 곁들이면 한층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치미추리 토마호크 스테이크는 빕스 특제 소스를 바스팅한 스테이크에 진한 허브향과 상큼함이 살아있는 치미추리 소스를 곁들여 산뜻함과 감칠맛을 더했다.신메뉴 출시를 기념해 할인 혜택도 마련했다. 다음달 14일까지 성인 샐러드바 3인과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함께 주문 시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우리아이 솜씨 자랑 대회’ SNS 이벤트도 준비했다. 다음달 21일까지 이벤트용으로 마련된 빕스 어린이 컬러링 테이블 매트를 채색 후 개인 인스타그램에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자동 응모된다.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빕스 어린이 식사권 1매를 증정한다.CJ푸드빌 관계자는 “온 가족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정의 달인만큼 빕스 토마호크 스테이크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더욱 빛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철 장어, 스테미나에 꼬리가 좋다던데…
  • 제철 장어, 스테미나에 꼬리가 좋다던데…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기력 회복과 함께 입맛을 돋우는 음식으로 장어를 빼놓을 수 없다. 물 없이도 만리를 간다는 힘 좋은 물고기인 장어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대표적인 보양식 중 하나이자 스테미너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5월에서 6월까지 제철 장어의 경우 부드럽고 기름진 맛이 일품이기도 하다. 구이를 포함해 튀김, 탕 등으로 즐기며 최근에는 일본식 장어 덮밥인 하츠마 부시도 외식 업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특히 겨우내 소홀했던 건강 관리에 나서기 위해 최근 장어와 같은 제철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자생한의원 박경수 원장의 도움말로 제철 장어의 효능과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보양식의 황제라 불리는 장어는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A·B 등이 풍부한데 이 외에 아연, 셀레늄과 같은 면역 증강 성분도 함유하고 있어 상처 회복에 도움을 준다. 한의학에서도 ‘면역기능 강화를 통해 결핵과 같은 만성적인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동의보감 탕액편에 언급될 정도다.또한 장어는 예로부터 스테미너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꼬리의 인기가 대단하다. 꼬리의 힘찬 기운이 정력과 건강의 대명사로 통하는 데다가 마리 당 부위가 크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장어의 꼬리와 몸통은 영양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장어 꼬리가 더욱 몸에 좋다는 것은 속설에 불과하다. 한의학적으로도 비슷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실제로는 부위에 상관없이 장어 자체로 스테미너 향상에 도움이 된다. 그 이유는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지방이 DHA, EPA 등 불포화 지방산으로 이뤄져 있어 기력회복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통 약재서적 중 하나인 향약집성방에 따르면 ‘장어는 피로를 풀고 부족함을 보한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박 원장은 “장어 요리를 즐길 때 일행이 장어 꼬리를 먹고자 한다면 시원하게 양보하고 큰 살코기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5며 “장어는 말 그대로 버릴 것이 없는 생선으로 구이와 곁들여 나오는 장어 뼈 튀김도 칼슘과 철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이처럼 장어는 면역력을 높이고 기력 회복을 촉진해 봄철 건강 식품으로 손색없는 식재료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유불급인 것처럼 과도하게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 장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복통을 비롯해 설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증상이 우려된다면 장어를 굽는 대신 쪄서 섭취하는 것을 권하며 이는 구울 때 껍질이 타면서 발생하는 발암물질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부추나 생강 등 채소를 함께 섭취해 소화 작용을 촉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부추에 풍부하게 함유된 알리신 성분은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능력을 높인다. 장어와 곁들여 먹기 좋은 생강도 매운맛을 내는 진저롤 성분이 위장 내벽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박경수 원장은 “장어는 대표적인 보양식 중 하나인 만큼 건강에 유익할 것이란 생각에 과식하기 쉬운 음식”이라며 “적절한 양을 즐겨 장어(長魚)라는 이름처럼 건강한 삶을 길게 누려보도록 하자”고 말했다.생강을 곁들인 장어.
2023.04.27 I 이순용 기자
박서준·아이유 '드림' 개봉 첫날 9만↑ 전체 1위…韓 영화 자부심 되찾나
  • 박서준·아이유 '드림' 개봉 첫날 9만↑ 전체 1위…韓 영화 자부심 되찾나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의 신작에 박서준, 아이유가 주연을 맡은 영화 ‘드림’이 ‘존 윅4’의 독주를 꺾고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영화가 극장에서 외화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되찾은 것 자체가 오랜만이다.27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개봉한 ‘드림’은 개봉 첫날 9만 3417명을 동원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10만 1277명이다. 지난 12일 개봉해 약 2주간 극장가를 독주한 ‘존 윅4’의 질주를 처음 저지한 것이다. 그간 극장가는 지난해 말 ‘아바타2: 물의 길’을 비롯해 올해 초 개봉한 일본 애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등 외화들의 강세에 한국 영화들이 좀처럼 박스오피스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한국 영화의 연이은 흥행 실패 속에서 ‘드림’이 가까스로 첫날 1위를 차지함으로써 잃어버린 한국 영화의 자존감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류스타 박서준과 아이유의 첫 호흡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스물’, ‘극한직업’을 비롯해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 히트작을 쏟아낸 이병헌 감독의 신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 감독은 말맛넘치는 대사와 역할의 티키타카로 코미디 장르에서 독보적 영역을 개척했다. 특히 2019년 영화 ‘극한직업’은 1600만 이상 관객들을 불러모으며 현재까지 국내 개봉작 통틀어 역대 매출액 1위를 기록 중이다. ‘드림’은 ‘극한직업’ 이후 내놓는 오랜만의 차기작이라 일찌감치 업계의 시선을 받았다. ‘드림’과 같은 날 개봉한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8만 9693명을 동원해 2위에 올라섰다. 누적 관객 수는 11만 2859명이다. ‘존 윅4’는 신작 공세에 밀려 3위로 2계단 내려왔다. 4만 2123명을 끌어모았으며, 누적 관객 수 134만 9192명을 기록 중이다.
2023.04.27 I 김보영 기자
변호사의 가장 큰 덕목은 '성실성'
  • [법조프리즘]변호사의 가장 큰 덕목은 '성실성'
  • [박주희 법률사무소 제이 대표변호사]‘배고픈 변호사는 굶주린 사자보다 무섭다’는 말이 있다. 변호사가 돈이 궁하면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는 얘기인데, 변호사로서 듣기 마냥 달갑지는 않지만 법을 아는 사람이 법을 잘못 휘두르면 참담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일리가 있는 말이다. 로스쿨 도입 이후로 매년 1500명 가까이 변호사가 배출되며, 변호사 시장은 과포화된 지 오래다. 법률시장 수요는 20년 전과 다를 바 없는데, 공급만 늘어나다보니 경쟁은 심해지고, 어떻게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변호사들은 광고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하철 3호선 교대역 근처에는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변호사 광고판이 줄 지어 붙어있고, 포털 사이트에는 마케팅 업체에 돈을 주고 관리를 맡기는 변호사 홍보 블로그도 수두룩하다. 여기에 유튜브 등 SNS가 새로운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며 ‘유튜버’로 활동하는 변호사들도 늘어났다. 모든 분야가 무한 경쟁 시대에 있는 요즘, 마케팅과 홍보에 힘을 쏟는 것을 비난하거나 탓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인지도와 실력이 언제나 비례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맛집’을 힘들게 찾았지만 입소문에 비해 그다지 맛있지는 않았던 것처럼 인지도나 명성에 비해 실상은 변호사로서 역량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물론 변호사 실력의 평가는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변호사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성실성’이다. 4년 정도 변호사 진정 사건을 심의하는 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변호사가 변호사법을 위반하거나 변호사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진정이 들어오면 사안을 검토해 해당 변호사를 징계절차에 넘길지 여부를 심의하는 역할이었다. 접수된 진정 사유로는 ‘불성실 변론’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는데, 괜한 트집을 잡아 수임료를 반환받으려는 무고성 진정이나 악성 진정도 많았지만 개중에는 변호사 자격증이 아까울 정도로 문제 있는 변호사들도 있었다. 착수금만 받아놓고 의뢰인 연락을 받지 않거나 당연히 제출해야 할 서류도 제출하지 않는 변호사들이 그런경우다. 나름의 이유나 사연이 소명된 경우도 있었지만 어떤 변명도 통할 수 없는 건 기간이나 횟수를 놓치는 행위다. 개인 간의 약속이라면 하루 이틀 기간을 미루거나 혹여 어긴다고 해도 회복할 기회가 주어지지만 법률에서 정해둔 기간과 횟수를 다루는 변호사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를 지켜야 한다. 앞서 변호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성실성’이라고 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핸드폰 캘린더에는 사건 별로 체크해야 할 기간이 빼곡하고, 재판 가던 길에 뒷 차에 받히는 접촉사고가 났는데도 대강 수습하고 재판에 늦지 않게 뛰어간 적도, 서면 제출기간을 맞추기 위해 할머니 장례식 구석에 앉아 워드 작업을 해야 했던 기억도 있다. 그렇게까지 했던 건 내가 특별히 직업의식이 투철해서라기보다는 변호사의 숙명이자 기본적인 의무이기 때문이다. 반면 종종 이름이 알려진 변호사들의 불성실 변론 사례를 보고 들을 때면 자괴감이 느껴진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일들 말고도 거액으로 사건을 수임해놓고도 재판을 반복적으로 연기하거나, 한 두장 정도의 성의 없는 서면을 제출하는 모습들을 종종 목격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같은 변호사로서 낯 부끄럽기도 하고, 세상에는 성실하게 책임을 다하는 변호사들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행동 때문에 변호사 직군 전체가 돈만 받고 일 안하는 탐욕스러운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 같아 화도 난다. 안타까운 건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이제는 인지도가 곧 돈이자 권력이 된 세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배고픈 선비’보단 ‘유명한 빈 수레’가 낫다는 판단에 사람들은 과도하게 마케팅으로 포장하고, 자극적인 언행과 행동도 조회 수를 늘리고 이슈몰이가 된다면 서슴지 않는다. 변호사 시장 역시 앞으로 경쟁이 더욱 심화될수록 실력이나 본분 보다는 이름 알리는 데 힘쓰는데 열중하는 변호사들도 많아지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억울하게 피해보는 의뢰인들이 생길지 모른다. 무고한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 또 본분을 다하는 변호사들의 자긍심을 위해서라도 변호사 업계의 엄정한 자정 노력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023.04.17 I 송길호 기자
'놀면 뭐하니?' 유재석, 동생들과 '간식 케미'로 웃음 선사
  • '놀면 뭐하니?' 유재석, 동생들과 '간식 케미'로 웃음 선사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놀면 뭐하니?’ 유재석과 ‘88 동생들’ 박진주, 이이경, 유병재의 ‘간식 케미’가 터졌다.8일 방송한 MBC ‘놀면 뭐하니?’. (사진=MBC)8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봄 맞이 ‘전국 간식자랑’ 서울 편이 공개됐다. 서울 곳곳에 흩어진 ‘간식 요원들’이 다양한 간식을 맛보며 길거리 토크를 펼친 가운데, 멤버들의 케미가 폭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놀면 뭐하니?’ 가구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4.8%를 기록했다.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2.6%를 나타내며, 토요일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이번 ‘전국 간식자랑’ 서울 편에는 88년생 유병재가 함께하며 박진주, 이이경과 함께 ‘88라인’이 완성됐다. 72년생 유재석과 88라인 동생들은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길거리아 토스트를 먹으러 갔다. 멤버들은 “예전에는 이런 길거리 음식이 많았는데 이제는 많이 없어서 귀해졌다”라며 길거리아 햄버거를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멤버들은 길거리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동시에 토크에 시동을 걸어 폭소를 유발했다. 이이경은 박진주와 유병재가 각각 뉴트리아와 수달을 닮았다고 주장했다. 올망졸망 앉아있는 두 사람을 본 유재석은 “88 중에 너희들이 제일 귀엽다”라고 흐뭇해했다. 이를 놓치지 않고 유병재는 “88중에 귀여운 사람이 많이 없다. 김수현 씨라든지 이런 분들 다 멋있다”라고 귀여움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 시민들이 멤버들 중 제일 잘생긴 사람으로 유재석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이에 유재석은 “그러실 만하다. 내가 옆라인이 좋다”라고 셀프 칭찬에 나섰지만, 이내 “아니야”라며 시민이 재차 부인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대식가’ 정준하, 하하, 신봉선과 ‘입짧은’ 이미주는 반대되는 식성으로 티격태격 케미를 뿜어냈다. ‘응답하라 쌍문동의 맛’ 치즈밥을 찾아 나선 멤버들. 분식집에 도착한 정준하, 하하, 신봉선은 치즈밥과 소스만두, 탕수만두, 쫄면, 떡볶이 등 각자 먹고 싶은 메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대식가들 사이에서 이미주는 당황하며 “우리 다음 간식 안 먹어요?”라고 물었고, 신봉선은 “우린 늘 처음처럼 먹는 거다”라고 설득에 나섰다. 이에 이미주가 다이어트를 선언하자, 하하는 “꿈이 O라맨이야?”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이어 네 사람은 ‘지금 아니면 못 먹는 맛’ 제철 빙수를 맛보러 갔다. 딸기, 쑥, 쌀, 호지차까지 총 4개의 메뉴를 주문한 멤버들은 봄 향이 가득 담긴 빙수를 맛보고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계절에 따라 다르게 즐길 수 있는 빙수의 향연에 하하는 “MZ들도 돌아버릴 맛” “진짜 스타가 나타났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식가들 사이 입이 터진 이미주도 합세, 결국 4개의 빙수를 다 맛보고도 흑임자 빙수를 추가해 5빙수를 달성, 전국 간식 지도에 한 획을 그었다.마지막으로 유재석과 88라인 동생들은 ‘지하 세계의 맛’을 찾아 대학교 근처 사발 떡볶이 집으로 향했다. 대학가에 온 멤버들은 한껏 신이 났고, 학생들은 유재석, 이이경, 박진주의 이름을 외치며 좋아했다. 그 중 유병재만 “뭐야”라는 호칭을 받아 웃음을 자아냈다. 떡볶이를 기다리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88 동생들끼리 “우리가 동갑이잖아”라며 토크를 하자, 유재석은 “소외감 느끼게. 내 동갑친구들 데리고 와?”라고 팀워크를 우기며 케미를 강조했다. 사발 떡볶이의 등장에 입도 터졌다. 가득 쌓인 어묵 튀김부터 맛본 뒤 국물, 떡을 다 먹은 멤버들은 다음 ‘전국 간식 자랑’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또 어떤 동네의 간식들이 등장할지 기대하게 했다.한편 이날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는 개학을 해 다시 문을 연 2023 선생 유봉두가 그려졌다. 새 교생으로 등장한 이보람 선생님과 전학생 박혜원(HYNN), 정지소, 소연 ‘가야G’ 멤버들과 ‘요즘 대세’ 지올 팍이 등장했다. 특히 ‘더 글로리’ 어린 문동은 역의 정지소는 ‘써니’ 노는 언니 박진주의 카리스마에 유봉두(유재석) 선생 뒤로 도망치는 모습으로 캐릭터 케미 또한 기대하게 만들었다. MBC ‘놀면 뭐하니?’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30분 방송된다.
2023.04.09 I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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