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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브리프]대출금리 뛰는데 예금금리 제자리걸음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 최근 은행으로부터 정기예금 만기 소식을 접한 김명수(가명)씨. 딱히 투자할 곳이 없어 다시 1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하기로 마음먹고 은행 지점을 찾았다. 최근 시중금리가 올랐다는 뉴스를 본 터라 예금금리도 올랐겠거니 생각했는데 오히려 작년 11월 가입했을 때보다 금리가 더 낮아 당혹스러웠다. 정기예금 금리가 작년 12월을 고점으로 떨어지다 최근에서야 반등한 것인데다 은행들이 시장금리 상승에도 예금금리를 크게 올리지 않은 탓이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 대출금리도 눈에 띄게 높아졌지만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이거나 찔끔 오르는데 그치고 있다. 은행은 금융시장 상황을 반영해 예금금리를 결정하지만 대출금리처럼 기준금리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금리 움직임에 바로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 때마다 매번 이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은행들이 예금금리에 금리상황을 반영하는 시차를 좁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도진 기은 신임 행장 취임…‘변화와 혁신’ 주문김도진 신임 기업은행장이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금리·저성장이 은행업에는 위기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핀테크에 적극 대응하고 해외 진출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현재의 금융환경은 풍전등화”라며 “IBK의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는 길은 변화와 혁신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핀테크와 인터넷뱅크, P2P 등 새로운 금융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스마트뱅킹과 핀테크분야를 개척해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영업채널 조정과도 맞물린다. 김 행장은 “적자점포는 과감히 줄이고 필요한 곳은 선점하는 한편 대면채널 활용도를 높이고 비대면채널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KB금융 계열사 7곳 대표 추천…친정 복귀하는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를 지냈던 조재민 사장이 다시 복귀한다. 또 이오성 KB국민은행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이 KB데이터시스템 대표로 가고 김해경 KB신용정보 부사장이 대표로 승진한다.KB금융그룹내 7개 계열사는 27일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신용길 KB생명보험 대표, 김영만 KB저축은행 대표, 정순일 KB부동산신탁 대표, 박충선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유임됐다.KB자산운용은 해외투자, 대체투자, 솔루션 사업 등 신성장 부문 육성을 위해 KTB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자산운용 업계 전문경영인 조재민 사장을 추천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KB자산운용 사장을 지냈다가 떠난지 4년만에 복귀하는 셈이다. 재임기간 가치투자펀드, 인프라 펀드 등 신규펀드를 포함한 펀드라인업 구축, 운영성과 제고로 총 운용자산을 약 30조로 확대하는 등 운용사 CEO로서의 역량을 검증받은 바 있다. ◇떠나는 권선주 기업은행장 “건전성유지·글로벌 진출” 당부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건전성 유지와 과감한 글로벌 진출을 당부하고 떠났다. 27일 임기를 마친 권 행장은 이임사를 통해 “지난 3년간은 내실을 다지고 성장도 챙긴 시간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쉬운 부문도 있고 앞으로 여건이 만만치 않을 부분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행장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위기 앞에서 건전성 유지와 자본확충은 반드시 지키고 보강해야 할 부문”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은행돈 빌리기 어려워진다내년 은행에서 올해보다 돈 빌리기가 어려워진다. 1300조원의 가계부채가 경제를 짓누는 가운데 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들이 대출증가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며 사실상의 ‘대출 옥죄기’를 유도하고 있다.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은 금감원에 2017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6%대로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14%, 올해 추정치인 10%대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곧 은행의 가계대출 공급량이 준다는 의미로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대출받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정부도 이날 발표한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자릿수로 안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안심전환·적격대출, 1년 원금 상환유예 가능해진다개인사업자 박씨는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을 2012년 4월에 만기 10년으로 4억5000만원(금리 3%대)받아 4년간 잘 갚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불황에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소득이 33%가 급감하자 지난 7월 1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했다. 박씨는 살림살이가 어려워져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나눠 갚아야 하는 보금자리론의 연체부담이 컸지만 이번 신청으로 2017년 7월까지 한숨을 돌리게 됐다.오는 30일부터 박씨처럼 보금자리론을 받은 사람뿐만 아니라 실직과 폐업 등으로 일시적으로 현금부족을 겪고 있는 안심전환대출 및 적격대출 연체자도 원금 상환을 1년간 유예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서민층 보호 강화를 위해 지난 9월말부터 시행중인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의 원금상환 유예제도를 안심전환대출 및 적격대출 연체자 등 모든 정책 모기지로 확대한다고 28일 밝혔다. ◇中 안방보험, 국내 보험업계서 43조 자산 주무른다(종합)중국 안방보험의 국내 금융권에 대한 영향력이 날로 확대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43조원의 자산을 주무르는 큰 손이 됐고 4대 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의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중국 ‘왕서방’의 손길이 국내 금융시장에 넓게 뻗치고 있다.안방보험 외 다른 중국 자본도 국내 금융권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제2의 안방보험’도 언제든 출현할 수 있는 상황이다.금융위원회는 28일 제23차 정례회의를 열고 중국 안방그룹홀딩스가 알리안츠생명과 동양생명의 대주주가 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안방그룹홀딩스(안방보험)가 알리안츠생명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요청한 지난 8월 이후 4개월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중국 금융당국의 승인절차만 완료되면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의 공식적인 대주주가 된다. 알리안츠생명은 다음 달 10일까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안방보험 인사로 구성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할 계획이다. 내년 자영업자 대출 문턱 높아진다임종룡 금융위원장 “자영업자 대출 연착률 유도할 것”내년 가계부채 새 테마로 선정…은행에 관리강화 주문[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내년부터 자영업자의 대출 문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465조원에 달하는 자영업자 대출이 가계부채의 ‘숨은 뇌관’으로 부상하면서 이를 연착륙시킬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각 은행에 내년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관리강화를 주문하고 모니터링도 확대하기로 했다.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28일 “자영업자는 임금 근로자보다 소득이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창업과 폐업도 빈번해 안정적인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내년도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고 금리 인상 등에 대비해 각 은행에 자영업자 대출 관리에 전력을 다하도록 주문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글로벌 진출도 더 과감하게 지역확장과 현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비대면 채널의 경쟁력을 높이고 오프라인과의 효율성과 일관성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 6000억원대 사기대출 휘말린 금융·산업계…대출관리 구멍 '숭숭'
-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금융계와 산업계가 6000억원대의 희대의 사기대출에 휘말렸다. 동산(動産)담보대출의 일종인 육류(肉類)담보대출에 나선 은행과 저축은행 보험사를 비롯해 CJ프레시안와 포스코 대우 등 기업까지 사기 대출에 휘말린 정황이 포착되면서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아직 피해규모가 다 밝혀지지 않는데다 조사과정에서 추가로 피해를 본 금융사가 나올 수 있어 대출 사기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다수의 금융사가 연루돼 있어 대출 회수율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가 담보물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부실 대출해준 것으로 밝혀지면 제재가 불가피하다.이번 육류담보대출에는 소와 돼지는 물론 수입산 오리와 닭 등도 포함돼 있어 설 연휴가 채 안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출하가 중지될 수 있어 수급 차질까지 예상되고 있다. ◇14곳 피해 규모만 5800억원…‘6000억+α’ 될듯30일 금융감독원은 육류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은행과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등을 대상으로 대출 규모와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일부 육류 담보 대출의 연체가 이어지고 있는 경위를 파악하다가 같은 담보를 놓고 여러 금융사가 동시에 대출해준 정황을 발견했다.동양생명은 38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화인파트너스(676억원), HK저축은행(354억원), 효성캐피탈(268억원), 한화저축은행(178억원), 신한캐피탈(170억원), 한국캐피탈(113억원), 조은저축은행(60억원), 새마을금고(29억원), 세람저축은행(22억원) 등이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고 DGB캐피탈과 전북은행 대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산업계도 대출 사기에 휘말렸다. CJ프레시안이 68억원을, 포스코대우가 125억원의 대출했다. 산업계는 생산물배상책임보험(PL보험)에 가입해 그나마 손실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이번 사건은 육류 유통 중개회사인 ‘프로핏 인터내셔널’이 하나의 담보물을 두고 여러 금융사에 중복 대출을 받아 불거졌다. 이번 대출 사기 사건에 가담한 유통업체는 ‘프로핏 인터내셔널’ 이외에 한 곳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개업체는 자본금 10억원도 안되는 상황에서 냉장업체인 선화CS, 키스톤냉장, 우일산업 등과 짜고 15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이 동산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대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직은 대출 금액만 확인한 상태로 정확한 피해 금액을 추정하기 어렵다. 현재 14곳의 피해규모만 5800억원이다. 추가로 20여개 금융사가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드러났다.◇대출 고이자에 눈멀어 담보확인도 안 한 금융사육류담보대출은 동산(動産)담보대출의 일종이다. 육류 유통업자가 냉동 고기를 창고업자에게 맡기면 창고업자가 담보확인증을 발급하고 금융사가 이를 바탕으로 유통업자에게 대출해준다. 고기 종류에 따라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 담보대출을 받는다. 수입 육류는 대부분 3개월 안에 팔리기 때문에 대출 기간도 짧다. 대출이자율이 연 8% 수준으로 높아 일부 2금융권 회사는 큰 관심을 보여왔다.동산담보대출은 부동산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2012년 8월 도입했다. 농축산물 외에도 기계나 원자재, 매출채권 등도 담보로 취급된다. 하지만 부동산 같은 등기제도가 없어 중복 담보 대출의 위험이 있다.금감원은 동양생명을 비롯한 2금융권 회사의 내부 관계자가 이 같은 부실대출 과정에 연루됐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도 광주에 창고가 몰려 있어 지난 27일부터 직원들을 급파해 실사 중”이라며 “창고업자와 유통업자, 그리고 대출중개인 등도 부실대출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제재·줄소송 이어질 듯금융사가 담보물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부실 대출해준 것으로 밝혀지면 금융사에 대한 제재가 불가피하다. 금융사들은 대출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줄소송을 예고한 상황이다.금융권 한 관계자는 “동산담보는 가치 평가가 어려워 감정업체를 비롯해 유통업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데 그러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금융회사가 연루돼 있기 때문에 대출 회수율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같은 등기제도가 없다 보니 자칫하면 여러 금융회사가 하나의 담보물건을 두고 중복해 돈을 빌려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수입육 유통에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미 금감원과 금융회사의 조사로 수입육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며 “2~3차 유통업체마다 관련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2016 A to Z..'지진'에 놀란 가슴, '최순실'에 한번 더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올 한해 거리를 가득 메운 1000만 촛불은 대통령을 끌어내렸고, 전례 없는 지진은 한반도를 공포에 떨게 했다.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 <이데일리>는 병신년 1년의 기록을 알파벳 A부터 Z로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Alphago(알파고) 인간과 AI의 대결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었다.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최강자 이세돌 9단이 맞붙은 ‘세기의 대국’이 기폭제가 됐다. 승부는 예상을 깨고 4승 1패로 알파고가 승리했다.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보다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는 바둑은 AI가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여겨졌지만, 이마저 허물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세돌이 1승을 따내는 모습에서 인간의 위대함을 확인하기도 했다. 영국의 사이언스지는 “AI는 알파고를 통해 중요한 반환점을 돌았다”고 평했다.◇Brexit(브렉시트) 유럽연합 금이 가다영국이 지난 6월23일 유럽연합(EU) 탈퇴를 두고 실시한 국민투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당초 예상을 깨고 51.9%의 찬성률로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3년만의 결별이다. EU 재정분담금 부담에 비해 혜택이 적다는 피해 의식, EU의 과도한 규제로 영국의 성장이 발목 잡혀있다는 부정적 인식 등이 맞물린 결과다. ‘리그렉시트(브렉시트를 후회한다)’ 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낙장불입. 영국 정부는 내년 3월말까지 EU 탈퇴 협상을 시작한다.◇Choi sunsil(최순실) 나라를 흔든 또다른 대통령병신년 한해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최순실’이다. 구글, 네이버(035420), 다음카카오(035720) 등 주요 포털은 올해의 검색어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최순실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신문과 방송, 온라인은 그의 기사로 도배됐다. 박 대통령은 세 차례에 걸친 대국민담화를 통해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분노한 국민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 나왔다. 결국 국회는 지난 9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당수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가세한 가운데 234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Dutch pay(더치페이) 떳떳하게 내돈 내고 먹는다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석달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더치페이 문화다. 남녀가 데이트를 하거나 여럿이 식사를 할 때 각자 n분의 1만 계산하는 것을 일컫는 더치페이는 한국에서는 익숙치 않은 소비 행태. 그간 우리는 상사· 연장자가 돈을 내는 걸 당연시 해왔다. 이른바 ‘코리안 페이’다.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 이후로는 식당, 까페 등에서 자신이 먹은 음식값을 각자 내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Earthquake(지진) 천년고도를 위협하다한반도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9월 12일 오후 8시 33분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5.8 규모의 지진은 관측이래 한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다. 수도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지진을 감지했을 정도.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3명이 다쳤고 경주, 울산, 포항 등에서 5120건의 재산 피해가 났다. 9·12 경주 지진 이후 이 지역에선 556회의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했다. 한반도의 지진 환경 변화로 작은 지진이 더 자주 발생하고, 큰 지진이 발생하는 주기도 짧아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Federation of the Korean Industries(전경련) 뇌물의 진원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창립 55주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권의 지시를 받고 주요 기업들로부터 774억원을 강제로 모금해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건넨 사실이 확인되면서부터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전경련은 재벌들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정경유착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정치권은 물론 학계와 시민단체에서도 ‘전경련 해체’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은 공개적으로 탈퇴 의사를 밝혔다. 이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이 탈퇴했고 5대그룹 중에서 LG가 27일 탈퇴를 공식화했다. ◇Galaxy Note(갤럭시노트) 삼성을 곤경에 빠트리다 지난 8월2일 미국 뉴욕에서 최초 공개된 갤럭시노트7. 국내 사전 예약에서 40만 대 이상 판매돼 스마트폰 예약판매의 신기록을 세웠고, 미국에서도 사전 예약판매 물량이 동이 나는 등 초반만 해도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공개된 지 3주 만에 국내에서 첫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가 일어났다. 이후 국내·외에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공개 한 달 만에 첫 번째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교환된 제품에서조차 다시 발화가 일어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급속 방전 결함까지 더해져 갤럭시노트7은 출시 두 달 만에 단종됐다. 이로 인한 손실액은 최소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Household credits(가계부채) 1300조 넘은 韓경제 뇌관1300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뇌관이다. 가계부채는 현 정부가 경기 부양책으로 내놓은 부동산 활성화 대책, 이른바 ‘초이노믹스’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부채는 소비를 진작시키기도 하지만, 임계점을 넘으면 오히려 이를 제한한다. 실제로 가계부채 증가로 한계가구(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 원리금 상환액이 처분가능소득의 40%를 초과하는 가구)는 지난해 14.8%까지 늘었다. 3년 전에 비해 2.5%포인트나 늘어난 것.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말 가계부채 규모가 약 1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Impeachment(탄핵) 촛불이 끌어내린 박근혜‘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성난 민심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9차례 열린 촛불집회의 누적 참가자수는 1000만 명(주최측 추산)에 달할 정도.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월 29일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선언했지만,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국회는 지난 9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당수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가세한 가운데 234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지난달 여야 합의로 출범한 박영수 특검호(號)의 ‘최순실 게이트’ 파헤치기는 새해까지 이어진다. ◇Journalism(저널리즘) 기자들, 기레기 오명을 벗다‘기자+쓰레기’를 뜻하는 기레기는 세월호 사건 이후 보통명사가 되다시피 했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채,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독자들을 우롱하는 언론 매체를 빗댄 표현이다. 하지만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기자들을 향한 시선은 달라졌다. 비리의 온상을 밝혀낸 것은 검찰도 국회의원도 아닌, 바로 ‘기자’였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경쟁적으로 취재하면서 ‘진실’에 다가섰고, 권력의 민낯을 보여주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최순실 게이트는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감시자인 저널리즘의 가치와 역할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계기가 된 것이다. ◇K-bank(K뱅크) 낡은 금융 청산의 첫걸음지난 14일 K뱅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의 주인공이 됐다. 새로운 은행이 출범한 것도 지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4년 만이다. 인터넷 은행의 탄생은 소비자들의 금융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예·적금 가입 등 은행 서비스를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24시간 처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기존 은행보다 금리가 더 낮은 연 7~8%대 중·저금리 대출 서비스 이용도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2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내년 초 본인가 신청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Lone diner(혼밥) 갈수록 굳어지는 ‘나혼자 산다’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모습이 청승맞아 보인다는 것도 옛말. ‘혼밥(혼자 먹는 밥)’ 열풍에 이어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의 인기로 혼술(혼자 먹는 술)까지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통계청의 ‘2016년 2/4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1인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77.6%로 전년(74.3%)대비 3.3%포인트 늘었다. 유통가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소포장, 소용량 제품들은 물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등도 대거 출시했다. 지난 2010년 77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올해 2조 원을 넘길 전망이다.◇Monthly rent(월세 전성시대) 저금리 시대의 슬픈 뒷면바야흐로 월세 시대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를 보면 국내에서 월세를 사는 가구의 비중(22.9%)이 지난해 처음으로 전세가구(15.9%)를 앞질렀다. 이 같은 월세 비중 확대는 저금리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한 결과다. 임차인에게 받은 몫돈의 전세금을 은행에 묵혀봤자 낮은 금리로 인해 돈이 안되니, 차라리 매달 따박따박 월세를 받겠다는 것이다. 집값과 맞먹는 전셋값을 고려하면 앞으로 월세 비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 서민들이 지갑을 더 굳게 닫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Nuclear experiment(북 핵실험) 개성공단을 폐쇄시킨 핵 도발북한은 올해 두 차례 핵실험 도발을 감행했다. 올해 벽두에 있은 4차 핵실험은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이어지는 등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되는 단초가 됐다. 그간 진행된 북한의 1~3차 핵실험이 ‘협상’이 목적이었다면, 올해 2번의 핵실험은 자신의 핵능력이 무기화에 근접했음을 과시하는 성격이 짙었다. 이런 핵 도발은 ‘대화’보다는 ‘압박’에만 집중한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 8월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북한 김정은이 우리 대선을 앞두고 6차와 7차, 두 차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북핵 문제는 내년 최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Oxy(옥시) 가습기 살균제 파문, 국민 건강에 경종을 울리다올 1월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들에 대해 본격 수사에 들어간 서울중앙지검은 옥시레킷벤키저의 전직 경영진과 롯데마트 및 홈플러스의 주요 책임자들을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질병관리본부가 “원인미상의 폐손상은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5년만. 수사 과정에서 대학교수들이 옥시 측에 가담해 연구 결과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라케시 카푸어 본사 회장은 지난 9월 피해자 가족들과 만나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현재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사람은 1106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Poketmon Go(포켓몬 고) 세계가 주목한 증강현실의 ‘가능성’전세계에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열풍을 일으켰던 ‘포켓몬 고’. 일본 닌텐도 자회사인 포켓몬컴퍼니와 미국 나이앤틱이 공동 개발한 이 게임은 구글지도(구글맵)를 토대로 사용자 주변의 지형지물에 숨은 포켓몬을 사냥하는 방식. 현실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AR기술을 활용한 첫 게임 성공작이다. 지난 7월 출시된 포켓몬 고는 무려 5억50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벌어들인 매출은 7억8800만달러(약 947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속초와 울산 등은 기술적 오류로 게임이 가능해 예기치 않은 관광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Quantitative easing(양적완화) 슈퍼달러의 귀환경기회복이 시급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국채를 매입해 직접 시중에 자금을 투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올해 내내 고수해왔다. 이들의 양적완화 유지와 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달러 가치 강세로 이어졌다. 유로와 위안화 등 주요 통화 가치는 급락하고, 금 가격은 하락세다. 원·달러 환율도 9개월 만에 다시 1200선을 넘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기관들은 내년 ‘1달러=1유로’ 패리티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 내달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은 강달러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Real estate(부동산) 청약 광풍에 전국이 ‘들썩’청약 광풍과 분양권 거래 급증. 최대 호황을 누린 올해 부동산은 2개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올해 전국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23대 1. 이는 2009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올해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분양권 실거래 총액은 50조774억1844만원으로, 전년(37조2389억4790만원)대비 34.5% 늘었다. 분양권 거래건수는 14만9625건으로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하지만 내년 부동산 시장은 약보합이 예상된다.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 입주물량 폭탄 등의 악재가 산적해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도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될 전망이다. ◇Shipping (해운업) 원칙 지켰지만 실리 잃은 구조조정해운업 구조조정은 결과적으로 세계 7위 규모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사실상 청산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국적 원양 해운사는 현대상선만 남게 됐다. 하지만 현대상선마저도 혹독한 구조조정 끝에 ‘반쪽짜리’ 해운 동맹(선박·노선을 공유하는 해운사 연합체) 가입에 그치면서 한국 해운업의 위상은 크게 흔들린 상황이다. ‘합당한 수준의 대주주 손실분담과 기업의 자구노력없이 지원없다’는 구조조정 원칙은 지켰다는 평가를 받긴했지만, 산업경쟁력 차원에서는 실리를 잃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THAAD(싸드 배치)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북한의 핵·미사일 방어를 위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한반도가 들끓었다. 배치 부지로 낙점됐던 경북 성주군 성산리는 주민 반발로 철회되고, 우여곡절 끝에 인근에 위치한 롯데골프장으로 변경됐다. 사드 배치는 외교 문제로까지 번졌다. 사드가 자신들을 겨냥한 것으로 판단하는 중국이 잇따라 보복성 조치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방부는 내년 5월말까지 사드 배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지만, 야권의 반대로 절차가 미뤄지고 있어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United States election(미국 대선) 막장 드라마의 승자 ’트럼프‘미국 국민들은 힐러리 클린턴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를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그야말로 대이변. 기성 정치인이 아닌 ‘아웃사이더’가 대통령이 된 것은 240년 미국사에서 처음이다. 예상을 깬 미국의 선택은 양극화에 따른 삶의 질 저하,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분노가 표심(票心)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 초보나 다름없는 트럼프에게 백인 저소득층의 지지가 몰린 것도 워싱턴 정치에 대한 실망 때문이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중 한·미 동맹의 재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협상을 주장했기에 향후 한미 관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Vegetarian(채식주의자) 한국 문학의 새 지평을 열다소설가 한강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상을 받아 한국 문학의 저력을 보여줬다. 그가 쓴 소설집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등 3편의 중편소설을 묶은 연작 장편 소설. 극단적 채식주의에 빠진 여주인공 영혜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각각 남편, 형부, 언니의 시점에서 그렸다. 표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한국 문학계는 ‘한강 효과’로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한국소설 판매량은 1년 전보다 46%나 늘었다. ‘채식주의자’는 한때 품귀현상을 빚는 등 뜨거운 관심 속에 68만부가 판매되면서 올해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Wipeout(완패) 與 분열의 출발점 된 ‘총선 참패’ 4월13일 치러진 20대 총선은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를 출범시켰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총 122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의석을 잃은 것은 물론 원내 제1당의 지위까지 더불어민주당(123석)에 내어줬다. 이후 새누리당은 공천과정에서 탈당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여권 인사들이 복당하면서 원내 1당의 지위를 회복하기도 했지만, 국회운영의 주도권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작아진 여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야권에 끌려다녔고, 이 과정에서 생긴 계파간 갈등은 분당의 ‘불씨’가 됐다. 27일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29명은 집당 탈당과 함께 자칭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Xi jinping(시진핑) 21세기 중국의 황제를 꿈꾸다 지난 10월 열린 중국 공산당의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공산당은 이날 ‘6중전회’ 발표문을 통해 시 주석을 ‘당 중앙의 핵심’이라고 불렀다. ‘핵심’이라는 표현은 덩 샤오핑과 장쩌민 시절 사용됐다가 권력 집중이 약해졌던 후진타오 집권기에는 사라졌던 칭호. 이는 시 주석 대 리커창 총리라는 2인 체제가 사라졌다는 걸 의미한다. 시진핑이 막강한 권력을 지닌 절대 권위의 자리에 올랐다는 뜻이다. 21세기 중국의 황제를 꿈꾸는 시 주석. 그는 반부패 정책을 앞세워 견제 세력을 제거하면서 ‘10년 통치’가 끝나는 2022년 이후의 장기집권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Youth unemployment(청년실업) 출구 없는 ‘N포 세대’IMF 금융위기 이후 최악. 청년실업자 100만명 시대. 청년 고용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는 올 한해 잿빛으로 물들었다.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2세인 20대 에코세대가 고용시장에 쏟아져 나오지만,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고용 시장은 이들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바늘 구멍’ 취업을 포기하는 젊은이도 늘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 5명 중 1명은 니트족(NEET,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으로 분류된다. 일자리가 없어 의욕을 상실한 ‘N포세대’의 증가는 이미 2%대로 내려앉은 한국의 잠재성장률마저 갉아먹고 있다. ◇Zero interest Rate(제로 금리) 한은, 기준금리 어떻게 하나미국의 ‘제로금리’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미 연준(Fed)은 지난 15일 경기 지표 개선을 이유로 1년 만에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상(0.50~0.75%)한 데 이어, 내년 3차례의 추가 인상이 진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시작된 제로금리가 8년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것.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비정상적 시기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미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까지 떨군 한국은행은 ‘딜레마’에 빠졌다. 전세계 통화정책의 긴축 움직임에 반해 금리를 내릴 수도,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부담에 금리를 올릴 수도 없기 때문. 당분간 동결을 점치는 시선은 운신의 폭이 좁아진 한은의 처지를 대변한다.
- [2017경제정책]내년 목표는 '현상유지'…조기 추경 힘 실린다
-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정부가 29일 발표한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내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6%다. 지난 6월 말 내놓은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내려 잡은 것으로, 정부가 추정하는 올해 성장률과 같다. 작년 성장률 2.6%, 올해 2.6%, 내년 2.6%. 정부의 성장률 전망이 목표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내년 경제 정책은 올해 수준의 ‘현상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내년 성장률을 2.4%로 전망했지만, 정부는 정책 효과를 통해 이를 0.2%포인트 높여 2.6%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내년 경제 내우외환…첫머리에 ‘경기·리스크 관리’△고교생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로에 있는 청년 창업 지원 공간인 팁스타운에서 기업 채용 공고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러나 정부조차도 내년 경제 여건이 결코 녹록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당장 수출 부진을 만회했던 소비, 건설 투자 등 내수가 가라앉을 조짐이다.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 일자리가 급감하고 주력 산업은 후발 주자인 중국 등의 도전을 받고 있다. 경제 중추인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도 내년부터 준다. 밖도 불확실성 투성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주택시장과 소비 침체로 이어지고 보호 무역주의가 수출마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내년 경제정책방향 보고서 첫머리를 ‘경기·리스크 관리’가 차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근혜 대통령 색깔은 빼고 탄핵 정국 경제 운용의 무게 중심을 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 두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이번 정책방향에는 부동산 침체 지역 미니 부양, 고용 창출 기업의 세금 혜택 확대 등 외에도 경기를 떠받치고 위험 요인에 대비하는 방안이 다수 담겼다. 예컨대 정부는 내년에 21조 3000억원 규모 재정 보강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더 걷은 세금 중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내야 할 3조원은 내년 4월 조기 정산 후 나눠줘 연내 집행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통상 지자체로 가는 세계잉여금은 이듬해 12월 정산해 그 다음 해에 집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돈 풀리는 시기를 1년 앞당기는 것이다. 올해 정부 예산·기금·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주요 사업비 등 재정 집행률은 과거 5년간 평균인 95.5%에서 96.5%로 1%포인트 높여 연간 지출을 3조원 늘리는 효과를 내고, 전력기금을 3000억원 확대해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33개 공공기관 투자액과 정책금융도 15조원 늘려 임대주택 공급, 중소기업 지원 등에 쓰기로 했다. 불황에 더 큰 타격을 받는 청년·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지원도 확대한다. 취업난을 겪는 청년층을 위해 내년 청년고용증대세제 세액공제액을 지금보다 200만원(대기업은 100만원) 늘리기로 했다. 이 제도는 전년보다 청년 정규직 근로자가 늘어난 기업에 증가 인원 1명당 500만원(대기업은 200만원)씩을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감면해주는 것이다.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은 조선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 근로자를 위해 무급휴직 지원금 이용 문턱도 낮추기로 했다. 유급휴업, 고용 유지 훈련 등 먼저 거쳐야 할 요건을 완화하고 무급휴업 기간도 기존 90일에서 30일만 넘으면 지원할 계획이다. 무급휴직으로 인정받으면 최장 180일간 하루 최대 6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라 생계급여를 받는 저소득 1·2인 가구 지원액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해 내년 7월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반영키로 했다. 주택도시기금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받는 신혼 가구에는 우대금리 0.7%포인트(현재는 0.5%포인트)를 적용하고, 외국인노동자 취업 규모와 허용 업종 등도 재검토해 저소득층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정책 실현가능성·실효성 미지수…“경기 침체시 추경 편성해야”문제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다. 대표적인 예가 시간선택제 근로자에게 부분 실업급여를 제공한다는 방안이다. 직장이 2개 이상인 시간제 근로자가 한 직장만 관둬도 실업급여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담당부처인 고용노동부조차 내년 중 시행이 불가능한 정책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고용보험료 부과뿐 아니라 징수, 관리 체계 등 제도 전반을 바꿔야 하는 장기 추진 과제라는 이야기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고용보험은 한 사업 또는 한 사업장 단위로만 적용하고 이중 취득은 허용하지 않는데 부분 실업급여를 주려면 실업 개념 자체부터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기재부가 그림이 좋다고 독촉해 정책에 담긴 했지만, 대선에서나 다뤄질 법한 시스템 전반을 바꿔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에 담긴 4차 산업혁명 대응 대책, 노인 기준 재정립 등 중장기 과제들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새롭게 추진될 것인 만큼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있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부 정책은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테면 결혼하는 근로자 등에게 소득세에서 세금 100만원을 돌려주는 혼인비용 세액공제의 경우 별다른 유인책이 못 된다는 지적이 많다. 근로소득세 면세자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8%(작년 기준)나 되기 때문이다. 깎아줄 세금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취약 계층 지원 등 정치적 이견이 없는 방안을 제외하면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국회에서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크다. 이처럼 정책 약발이 들지 않고 경기 하락 양상이 뚜렷해지면 재정의 역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연초 조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나랏돈을 풀자는 주장이다. 실제 정부는 내년 전체 예산 지출액을 올해보다 불과 0.5% 늘리는 긴축 재정을 편성했다. 정책과 예산이 따로 노는 엇박자를 낸 것이다. 게다가 내년 1분기(1~3월)에 배정한 예산은 한 해 동안 쓸 전체 세출 예산의 36.3%로, 1분기 기준으로는 2001년 1분기(36.2%)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1분기 예산 배정률은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43.9%,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44.1%, 45.1%에 달했다. <본지 12월 26일 자 ‘경기 살린다더니…1분기 예산배정 ‘16년 만에 최저’’ 기사 참고>정규철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경기가 갑자기 나빠지면 실업 등 많은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며 “경기 급락 우려가 있다면 추경을 과감하게 편성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토종PEF, 올 M&A시장 휘젓다
-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다음은 12월 29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토종PEF, 올 M&A시장 휘젓다-개헌특위 4당 합의…무르익는 ‘제7공화국’-‘특허 갑질’ 퀄컴…과징금 1兆 철퇴-‘朴뇌물죄’ 실마리 풀었나…특검, 오늘 문형표 구속영장△2면(줌인)-[줌인]억대 연봉자 60만명…근로자 전체 세금 절반 낸다-허창수 “전경련 해체 안해…쇄신안 집중”△3면(‘특허 갑질’ 퀠컴에 철퇴)-“특허 이용권 독점”vs“수십년 해온 관행”…1兆 소송전에 쏠린 눈-삼성·LG 스마트폰 싸질까-이동통신 표준 CDMA 세계 첫 상용화△4면(M&A 결산)-하만 품은 삼성 ‘역대 최대 규모’ MBK파트너스 대형 거래 성사-우리은행 4修만에 민영화 성공…건설·생보사 매물 쏟아져-M&A시장 달군 건설·생보사 매물 쏟아져-PEF 웹툰·직방·웨딩…新문화에 배팅하다△5면(M&A 결산)-새 먹거리 찾거나…군살 빼거나-국내 유력PEF 1조원 초대형 딜 싹슬이-이상호, 동양매직 바이아웃…수익률 ‘매직’ 송상현, 해묵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해결△6면(정치&)-潘 “늦어도 다음 정권 초에”…잠룡 개헌동맹에 포위된 文-“친박8적만 아니면 Ok”…보수신당은 도로 새누리?-“남경필·원희룡, 진정한 보수의 출발점 되길”-4당 구도속 떠오르는 결선투표제, 실현까진 아직 미지수-여의도 톡톡△8면(경제)-주담대 금리 열 달 만에 3% 돌파…변동금리 대출자 한숨-가계 여윳돈 줄고 정부·공기업은 늘고-제조업 부진에도…울산 개인소득 1위△10면(금융)-안심전환·적격대출도 원금상환 1년 유예된다-50대 부행장…은행 임원들 젊어졌네-김도진 신임 기업은행장 취임 “위기의 금융환경…변화·혁신만이 살길”-中 안방보험, 43조 자산 ‘큰 손’ 됐다△12면(산업&기업)-그랜저 끌고 크레타 밀고…현대차, 5년 만에 질주 채비-손영식 신세계DF 대표 차정호 인터내셔날 대표-포스코, 연 24.3% 성장 ‘기가스틸’에 전력투구-리콜 전에 재인증…폭스바겐의 꼼수-해군 차기 고속상륙정-대우조선 사무직 350명 내달 첫 무급휴직-삼성전자, CES서 사운드바…무선오디오 공개△13면(산업)-이통3사 과잉 투자 막겠다며…LTE 속도 평균치만 공개한 미래부-KT ‘기가 인터넷’ 나눔 저소득층 학생 무상지원-영화보다 짜릿…모바일 ‘스타워즈 게임’-‘휴대폰 리콜땐 7일내 보상책 고지하라’△14면(소비자생활)-술술 잘 나가는 수입맥주…설 선물로 ‘양주’ 위협하나-연말 홈파티 ‘고마워’ 편의점 매출 급상승-소비심리 지펴라…백화점, 새해벽두 정기세일△15면(중소기업&제약)-‘강남스타일’ 영어학원, 亞시장 빗장 열었다-벤처 3만 1260개사 매출 216조원 달성-동아에스티 6000억대 ‘잭팟’△16면(증권&마켓)-코스닥 ‘1월 효과’ 좀 보려나-불공정공시 제재금 최대 10억 물린다-소외계층 아동에 눈높이 금융교육…다문화·다자녀가정 장학금 지원도-우루비뱌오 中완리 대표 ”주주친화정책 적극 검토할 것“△17면(마켓in)-올해 회계법인 딜 부문 5대 이슈-“현대重 분할땐…계열사 현대삼호重 신용등급 내려갈 수도”-한화 계열사 3곳, 분식회계로 33억원 과징금△18면(글로벌마켓)-규제·유가에 치여…올해 불발된 M&A 1000조원-中경제 新성장동력은 ‘관광’ GDP 12%까지 끌어올린다-테슬라 ‘태양광산업’ 파나소닉 덕에 볕보나-초저금리에…올해 채권발행 ‘역대 최대-역시나…사죄 없는 아베 “美관용에 감사” 7차례 언급20면(문화)-김영란법에 기업 후원 뚝 검열 사태로 풍자극 봇물 ‘혼공족’ 새로운 트렌드로-문체부 산하 국립예술단체장 인선 올스톱…“내년 사업 어쩌나”21면(스포츠)-박결 “2년간 우승없어…난 100점 만점에 50점”-겨울 골프 시작 전 스트레칭은 필수죠-이진영·정성훈 흥미롭게 보고있다-‘주급 9억원’ 테베스 결혼식 동안 집에 도둑 들어△22면(People&)-벙어리장갑 No, 엄지장갑이에요-“폐종이컵 모아 장학금, 키 1m 저도 쓸모 있더군요”-‘스타워즈’ 레아 공주, 은하게 저편으로 더나다-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쪽방촌 봉사 5년째△24면(부동산)-11·3대책후 집값 상승률 전매금지 강남 0.3%↓전매되는 해운대 1.14%↑-내년 하반기 ‘입주폭탄’ 8개월간 31만가구 공급-‘레미안’ 경기 상관없이 내년에도 9000가구-서울시 ‘100억 미만 공사’ 하도급 불공정 없앤다△26면(사회)-올빼미버스 7천명 이용…연말 귀가전쟁 없다-대기업 “내년 1분기까지 채용 줄여”-전국 1인가구 느는데…세종시만 감소, 왜△27면(사회)-40명 재산조회 요청…최순실 일가 ‘부정 축재’ 샅샅이 밝힌다-이사장 긴급 체포에…국민연금 직원들 ‘멘붕’-軍장병 100명 살처분 작업에 투입-충남 지자체들 “해맞이 행사 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