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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T 127, 英 메트로 '2020 최고의 K팝 컴백 랭킹' 1위
- NCT 127(사진=SM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그룹 NCT 127이 영국 메트로가 선정한 ‘2020 최고의 K팝 컴백 랭킹’ 1위에 올랐다.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12월 28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가장 강렬한 컴백을 보여준 K팝 아티스트 20팀을 선정한 ‘2020 최고의 K팝 컴백 랭킹’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정규 2집 타이틀곡 ‘영웅’(英雄; Kick It)’으로 컴백한 NCT 127이 1위를 차지했음은 물론 보아, 슈퍼주니어, 슈퍼엠, 태민, 카이, 레드벨벳-아이린&슬기, NCT DREAM이 이름을 올려 SM의 글로벌한 파워를 실감케 했다.메트로는 NCT 127의 ‘영웅’에 대해 “올해 NCT 127의 활동이 눈에 띄었고, 어떤 장르에서도 자신들만의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며 “무술 콘셉트, 임팩트 있는 기타 리프, ‘브루스리’를 힘껏 외치는 후렴구 등 노래의 모든 요소가 재미있게 즐기기에 충분하다”고 호평했다.
- "北 핵무기 이미 100개 이상…바이든, 대북 제재 더 강화할 것"
- 브루스 배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이든은 트럼프와는 다른 식으로 한국으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이상, 즉 8~10%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랜드연구소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오랜 기간 워싱턴 정가에서 외교·안보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다. 상원 외교위원장(2007~2009년)을 비롯해 외교위에서만 12년을 일했다. 그런 그가 지난 22일 TV토론에서 남북한이 긴장할 만한 발언을 했다. 바이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깡패(thug)’라고 지칭하며 대놓고 비난했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는 100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걸 바이든은 알고 있는 것이지요. 바이든 시대 들어 대북 제재는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더 강해질 겁니다.” 미국 내 한반도 군사·안보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브루스 배넷(68)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내놓은 진단이다. 바이든이 극적인 역전극 끝에 승기를 잡은 지난 6일 오후 2시(현지시간) 배넷 선임연구원을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전화와 이메일로 진행했다. 랜드연구소는 미국 국방부의 연구과제를 주로 수행하는 유력 싱크탱크다. 그 중에서도 배넷 연구원은 한국을 방문한 횟수만 120번이 넘는 지한파 베테랑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여의도, 평창, 오산 등 특정 지명들을 술술 얘기했다.배넷 연구원은 특히 추가 핵실험 등 북한의 핵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중요한 의제로 보는 바이든과 핵 포기 의지가 없는 김정은 사이의 접점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난이도가 한단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바이든 임기 중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것은 순전히 김정은에 달려 있다”고 했다.◇“한국 정부, 북한에 강한 목소리도 내야”-바이든의 외교 철학은 무엇인가.△바이든은 주요 동맹국들을 지원하고 싶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한반도 문제로 보면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김정은을 깡패라고 불러 화제다.△정확히 짚고 넘어가자. 바이든은 김정은이 정직하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건 거짓말이었다. 김정은은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당시 이미 채택된 선언들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1992년 비핵화 공동선언을 통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핵연료의 전면과 후면 제거) 능력을 보유하지 않겠다고 했다. 바이든은 김정은이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알고 있다.-바이든 비핵화 실무 협상은 언제쯤 이뤄질까.△미국은 언제든 북한과 실무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 거절한 건 북한이다. 김정은은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낼 것 같지 않으면 만남을 꺼려 왔다.-바이든의 대북정책 방향은 어떨까.△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본다. 김정은은 지난달 10일 열병식을 통해 대북 제재들이 북한에 타격을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였다. 바이든은 북한이 미국을 진지하게 여기게끔 결단 내릴 것이다. 제재를 강화할 수 있는 영역은 상당히 많다.-한국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을 향해 당근과 채찍(carrot and stick) 전략을 쓸 것이다.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의료 혹은 식량 원조를 제공하는 게 대표적이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그럴 경우 매우 강경하게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는 높여야 한다(should be very vocal). 국제사회 룰에 맞게 행동할 수 있게 인센티브는 주되, 지켜지지 않으면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핵무기 100개 이상…미국·중국 견제용”-북한의 핵 개발은 어디까지 왔는가.△주요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에 따르면 2017년 미국 학계는 북한이 15~3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봤다. 그러나 당시 정보기관은 그 숫자를 30~60개로 추정했다. 북한이 얼마나 많은 우라늄을 농축했는지, 또 원자력발전소가 얼마나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했는지를 보여 추정한 것이다. 그 이후 북한은 1년에 최소 12개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개인적인 연구로는 15~20개로 보고 있다. 2017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미 100개가 넘었을 것으로 본다. -김정은은 어느 정도의 핵능력을 원하는 것으로 보나△핵무기 수백개가 목표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일단 한미 동맹을 깨뜨리기 위한 것으로 보면 된다. 한국 내에서 미국 핵우산에 대한 회의론이 나와서 동맹이 깨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핵능력 확대가 한미동맹 견제용이라는 건가△궁극적으로 중국과 거래를 위한 것이라고 본다. 시진핑은 오는 2049년이면 중국이 전세계 헤게모니를 쥘 것이라고 공표했다. 중국이 북한이 버릇 없게 구는 걸(misbehavior) 받아들이겠는가. 북한의 유일한 방법은 중국에게 군사적으로 큰 위협이 되는 것이다. 핵무기를 통해 중국에게 ‘상처뿐인 승리(Pyrrhic Victory)’를 위협하는 것이다. 북한은 한 번도 중국의 말을 기쁘게 들은 적이 없다.-미국은 북한 핵도발 가능성에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미국은 핵무기를 가진 적이 계속 늘고 있는 게 고민이다. 전쟁을 피하기 위해 전쟁으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다. 전쟁이 벌어지면 북한이 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미국 국립과학원에 따르면 김정은이 (핵도발 후) 수백미터 깊숙한 땅속 벙커로 피신하면 그 어떤 정밀 무기(precision weapon)로도 제거하지 못한다. 결국 핵으로 제거해야 한다. 그 깊은 땅에서 핵무기를 터뜨려야 한다는 의미다. -핵 보복을 말하는 건가.△미국은 핵우산 하에서 필요하다면 핵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지금 만드는 ‘B-61-12’는 전술핵이다. 이건 바위를 뚫을 수 있게 디자인돼 있다. 김정은의 벙커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다.◇“바이든, 방위비 분담금 인플레 이상 요구”-만약 북핵이 서울에 떨어진다면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누크맵(Nuke Map)’이 있다. 2017년 9월 6차 핵실험 대 확인된 위력의 핵무기로 여의도역을 타격하면 약 300만명의 사망자와 중상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어떻게 풀까.△역사적으로 미국 의회는 국무부에 미군이 주둔하는 동맹국에 비용의 절반을 부담하게 하라고 요구해 왔다.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이 2조원이 안 됐는데, 이건 비용의 절반 이하다. 하지만 여지껏 어느 미국 대통령도 이걸 문제 삼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달랐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냥 감으로 무조건 인상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바이든은 다를 것이다. 미군 주둔비용을 다시 계산해서 각자가 부담할 적정선이 어느 정도인지 얘기할 것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이상, 즉 8~10% 인상이 적절하지 않나 싶다.◇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1952년생 △캘리포니아공대 경제학 학사 △파디랜드 대학원 정책분석학 박사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파디랜드 대학원 정책분석학 교수
- 고래와 개미의 '투전판'…"닷컴버블보다 위험한 테크버블 온다"
- 일론 머스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20여년 전 닷컴버블 붕괴가 재현되는 것일까. 미국 주요 기술주를 둘러싼 투매 현상이 심상치 않다. 미국 6대 초대형 정보통신(IT)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불과 사흘간 1조달러(약 1190조원) 넘게 증발하는 등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기술주 급등은 ‘나스닥의 고래’라는 별명을 얻은 소프트뱅크의 콜옵션 매수 베팅과 ‘로빈후더’로 불리는 2030 미국 개인투자자의 과감함이 견인했다. 사실상 ‘투전판’에 가까울 만큼 거래가 위험하다는 경고는 계속됐지만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그래서 추후 낙폭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하루 21% 빠진 테슬라 ‘최악의 날’8일(현지시간) 오전 9시45분께. 월요일 미국 노동절을 하루 건너뛰고 화요일 열린 뉴욕증권거래소는 개장하자마자 긴장감이 가득했다. 지난주 2거래일 연속 갑작스러운 하락이 이어질지, 아니면 멈춰설 지를 결정할 갈림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대표 기술주 테슬라는 장이 열리자마자 20% 가까이 폭락했고, 공황성 투매 속에 결국 전거래일 대비 21.06% 마감한 330.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CNN은 “테슬라가 2010년 나스닥 상장 이후 역대 최악의 날을 보냈다”고 했다. 이번 달 들어 5거래일간 하락폭은 33.74%에 달한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다. 현재 테슬라 주가는 월가의 시선보다 높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37명의 애널리스트에게 물은 결과 테슬라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84.90달러였다. 그보다 더 낮게 본 전문가들도 많았다. 아직도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테슬라처럼 최근 액면분할 후 주가가 급등했던 애플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장 초반부터 줄곧 5% 이상 빠졌다. 그 외에 아마존(-4.39%), 페이스북(-4.09%), 알파벳(구글 모회사·-3.64%), 마이크로소프트(-5.41%), 넷플릭스(-1.75%)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그 여파로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6대 IT 공룡의 시총은 3거래일간 1조달러 이상 허공으로 날아갔다. 재러드 와이스펠드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3거래일 애플의 시총 손실액(3250억달러)은 애플의 내년 예상 매출액과 맞먹는 규모”라고 했다.당장 증시 전반이 충격을 받았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4.11% 내린 1만847.69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째 하락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각각 2.78%, 2.25% 내렸다.기술주가 떨어질 때 누군가 이를 메워준다면 충격이 덜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최근 상승 조짐을 보였던 금융주는 이날 덩달아 폭락했다. JP모건체이스(-3.48%), 뱅크오브아메리카(-3.99%), 골드만삭스(-4.01%), 모건스탠리(-4.82%), 웰스파고(-3.31%) 등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며 반도체주 역시 타격을 받았다. 엔비디아와 인텔 주가는 이날 각각 5.62%, 2.34% 내렸다. 뉴욕 증시가 종목을 가리지 않고 공황상태에 빠진 것이다.[이데일리 이동훈 기자]◇고래와 개미의 ‘위험한 파생거래’월가는 최근 폭락을 두고 고래와 개미의 ‘위험한 거래’ 탓이라는데 무게를 싣는다. 요즘 월가를 가장 달구고 있는 회사는 소프트뱅크다. 소프트뱅크가 올해 봄부터 주요 기술주 개별 콜옵션을 매수한 결과가 최근 나스닥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현물 주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500억달러가 넘는다는, 사실상 도박성 베팅이라는 분석까지 회자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소프트뱅크를 두고 “나스닥의 고래”라고 표현했다.옵션거래에 나선 건 소프트뱅크만이 아니다. 수수료 없는 온라인 주식 중개 플랫폼 로빈후드를 이용하는 젊은 투자자인 ‘로빈후더’도 주가가 추후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확신 속에 옵션 시장에 합류했다. 미국 주식에 연동한 콜옵션 매수 잔액이 올해 6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게 그 방증이다. 이들은 최근 조정장에도 여전히 ‘매수’를 외치고 있다. 자칭 ‘베어마켓 로빈후더’라는 잭손씨는 지난주 테슬라 주가 폭락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은 바닥”이라며 “일생에 있어 투자를 위한 단 한 번의 기회”라고 썼다. 이들은 기관투자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만큼 추후 조정장의 충격파는 이전에 비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최근 골드만삭스가 S&P 500 지수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의 동반 상승을 주목하며 “위험 신호”라고 진단한 것은 급격하게 치솟은 옵션 거래와 무관하지 않다. 위험한 파생거래가 늘수록 주가 변동성은 커지고, 이는 곧 거품 붕괴의 골이 예상보다 깊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로키 피시맨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S&P 지수와 VIX 지수가 동반 상승한 건 (닷컴 버블 때인) 2000년 3월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경제 펀더멘털이 가라앉는 와중에 단기 폭등한 기술주가 흔들리면 닷컴 버블과 같은 테크 버블이 올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베어드의 브루스 비틀 수석전략가는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았다”며 “사상 최대 수준의 콜옵션 거래량, 월가의 강세 전망 수준 등 기술적인 지표들을 보면 시장의 낙관론은 너무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 온갖 악재에도 질주하는 뉴욕증시…'Fed·FOMO'가 쌍끌이
- 사진=AFP[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Fed(연방준비제도)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의미하는 FOMO(포모·fear of missing out).미국 뉴욕증시의 질주를 떠받치고 있는 숨은 주역들이다. 코로나19발(發) 충격과 폭력으로 변질된 반(反) 인종차별 시위 사태, 그리고 최고조로 치닫는 미·중 간 갈등 여파 등 전례 없는 3대 악재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FOMO’를 간직한 채 ‘Fed’만을 바라보며 가열찬 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의 저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작금의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와 월스트리트(주식시장) 간 괴리를 두고 “표준 경제 모델이 지금 제대로 된 예측을 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지적할 정도다.◇3대 악재에도…뉴욕증시 ‘호황’ 국면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는 지속하고 있다. 5월 민간 부문에서만 27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민간 고용 조사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통계 결과다. 4월 감소분(2024만명 감소)보단 크게 나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노동자는 거리에 내몰리고 있다. 9일째를 맞은 반(反) 인종차별 시위는 비록 폭력 사태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약탈·방화 등은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발(發) 봉쇄 조치의 단계적 해제로 이제 막 문을 여는 찰나,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아직은 ‘말 폭탄’ 수준이지만, 이미 신(新) 냉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언제든 증시를 위협에 빠뜨릴 수 있는 최대 리스크 중 하나다. 이날 미 교통부는 오는 16일부터 중국 항공사 소속 여객기의 미국 운항을 금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항공당국이 미국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재개를 허가하지 않고 있는데 따른 보복 조처다. 이에 따라 에어차이나 등 4개 중국 항공사는 미국 취항이 전면 제한된다.숱한 악재 속에서도, 뉴욕증시는 연일 ‘호황’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7.24포인트(2.05%) 급등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42.05포인트(1.36%)와 74.54포인트(0.78%) 상승했다. S&P 500지수는 3월 말 저점 대비 40% 이상 뛰었으며, 곧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쓸 태세다.사진=AFP◇연준, 3개월 새 ‘3조弗’ 쏟아냈다이 같은 실물경제와 주식시장 간 단절 배경에는 Fed, 즉 연준이 버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준은 최근 3개월간 3조달러에 가까운 돈을 시장에 퍼부었다. 연준 자산은 지난달 25일 7조973억달러까지 증가했는데, 양적완화를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3월2일 4조2415억달러에 비하면 2조8500억달러가량 폭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제롬 파월(사진) 의장 스스로도 “연준은 레드라인을 몇 번 넘었다”고 할 정도다. 주목할 점은 아직 메인스트리트대출프로그램 등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향후 수 조달러가 추가로 더 풀릴 수 있다는 의미다.애쉬모어 자산운용의 리처치 대표인 얀 덴은 “연준의 기록적인 부양은 너무 커져서 실패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부양이 지속할 것에 배팅을 했으며, “지금까지 그들은 옳은 선택을 했다”고 했다.‘최악의 순간은 지났다’라는 투자자들의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점, 주택담보대출 신청은 늘고 있는 점, 항공사 승객도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은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실러 교수는 “많은 투자자는 FOMO(포모)를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그것을 놓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각에선 ‘V자 반등’의 고집을 꺾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특유의 ‘경제 공신력’도 투자자들이 움직이는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대중, 언젠가 시장 조작 얘기할 것”당연히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회계법인 RSM의 수식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스엘라는 CNN방송에 “시장은 망가졌다. 더는 실물경제에 부합하는 미래전망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언젠가 대중(大衆)은 시장이 조작됐다는 것을 말할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얀 덴은 향후 시장변동성이 줄면서 투자 마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시장이 점점 실기주(laggards)를 제거하지 못하고, 위험부담을 부추김에 따라 생산성 또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나아가 “시장이 커져만 가는 정부 개입으로 활동력을 잃으면,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지속 불가능한 경제 체제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 [글로벌pick]北 '폼페이오 교체·군사옵션 압박'에도…美 무대응, 왜?
- 사진=AFP[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김영환 기자]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과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아래 왼쪽) 국무장관의 협상대표 교체요구’. 북한의 이 두 가지 대미(對美) 압박카드에도, 미국은 직접적인 대응을 삼가며 신중한 모습을 견지했다. 제2차 북·미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양측간 교착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압박이 향후 대화에서 ‘협상력 극대화 전략’으로 간주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직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는 판단인 셈이다. 가뜩이나 ‘혈맹’인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의 ‘밀착’이 가시화하는 상황이어서 일단은 ‘지켜보자’는 쪽으로 입장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美, ‘일단 지켜보자’ 신중AFP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대변인을 인용해 국무부가 북한의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배제를 요구와 관련,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북한의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과정에서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상대로 나서기를 바랄 뿐”이라며 사실상 ‘비토’를 놓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지난달 평양 기자회견에서 2차 핵 담판 결렬 이유를 “폼페이오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이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수뇌부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했기 때문”이라고 규정, 폼페이오 장관의 이름을 거론한 바 있다.실제로 2차 핵 담판 결렬 이후 폼페이오 장관을 두고 ‘매파로 다시 돌아왔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9일 상원 청문회에서 김정은(위 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을 ‘독재자’로 표현하는가 하면, 15일엔 ‘연말’ 시간표를 제시한 김 위원장을 향해 “좀 더 빨리 이뤄지는 걸 보고 싶다”고 ‘빅딜론’을 고수한 채 조속한 후속회담을 재촉,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요구를 곧이곧대로 해석하지 않고 있다. 일단 북한은 공식 성명·담화가 아닌 미국담당국장과의 입을 빌렸다. 일종의 ‘수위 조절’을 했다고 본 것이다. 미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거래’를 통한 돌파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 분석을 소개하며 “북한이 원하는 건 트럼프와의 직접 대화”라며 북한은 협상의 레버리지는 다시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썼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일종의 ‘판 흔들기’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위 왼쪽)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거부할 경우 ‘북·미 대화’는 상당 기간 요원해질 수 있고, 반대로 교체를 강행한다면 ‘나약한 지도자’ 이미지로 비칠 수 있는데, 북한이 이 틈을 파고들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난감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봤다.사진=백악관 제공◇北美교착 장기화할 듯미국은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에 대해서도 ‘신중함’을 유지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추가로 언급할 건 없다”고 했다. 실제 북한이 ‘도발’을 염두에 뒀다기보단, 미국이 2차 핵 담판 당시 북한에 핵·미사일 이외에도 대량살상무기(WMD) 전체 폐기 등 압박 수위를 높이자, 다양한 군사적 옵션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향후 협상의 레버리지를 높인 것으로 봤을 공산이 크다. 앞서 2차 핵 담판 결렬 직후인 지난 3월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감지됐을 당시 ‘신중한 반응’과 같은 맥락이다.다만, 북한의 잇따른 압박은 미국으로서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자신의 최대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허점을 파고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간 북한이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통한 경제적 보상을 노렸다면, 앞으로는 군사적 위협 해소를 전면에 내세워 ‘안보 대(對) 안보’ 구도로 몰아갈 수도 있다는 관측은 그래서 나온다. 북한은 ‘혈맹’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우군’으로 끌어들임으로써 협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 한다. 이미 4월 말 북·러 정상회담은 확정됐다. 각종 외교정책에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에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면 미국으로선 부담될 수밖에 없다. 북·미 대화의 미국 측 실무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모스크바로 급파한 것도 북·러 밀착을 경계하기 위한 일종의 사전 정지작업을 위해서로 볼 수 있다. 비핵화 둘러싼 외교방정식이 한층 더 복잡해질 공산이 커진 셈이다. 이번 교착이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 '코미디 열풍'의 숨은 주역 배세영 작가(인터뷰)
- ‘완벽한 타인’과 ‘극한직업’ 흥행의 숨은 주역 배세영 작가(사진=신태현 기자)[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지금까지 이런 유행어가 없었다. ‘극한직업’의 천만 흥행에 고반장(류승룡 분) 대사를 차용한 패러디가 넘쳐난다. 이 유행어가 배세영 작가의 의해서 탄생했다.“웃으면서 쓴 대사지만 이렇게 풀릴 줄은 몰랐죠. 성격상 진지한 상황을 못 견디는 편이거든요. 고반장(류승룡 분)이 혼날 때 한 번 풀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넣은 건데 여기저기 다 나오니까 신기해요.”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극한직업’ 누적관객수는 1418만 8037명으로 역대 흥행작 4위 기록이다. ‘극한직업’보다 관객이 더 든 영화는 1위 ‘명량’(1761만 5437명), 2위 ‘신과함께-죄와 벌’(1441만 1502명), 3위 ‘국제시장’(1426만 2922명)뿐이다. ‘극한직업’은 문충일 작가가 각본을 쓰고, 배세영 작가·이병헌 감독이 각색했다. 배세영 작가는 지난해 529만명을 모은 ‘완벽한 타인’의 각본도 썼다. ‘완벽한 타인’에 ‘극한직업’까지 큰 흥행을 거뒀다.배 작가는 “B형 감독과 잘 맞는 것 같다”면서 혈액형에 공(?)을 돌렸다. 영화 작업 의뢰가 들어오면 감독의 혈액형이 뭔지부터 묻는다고. 그를 ‘SNL코리아’로 이끈 장진 감독도 ‘완벽한 타인’의 이재규 감독도 ‘완벽한 타인’의 이병헌 감독도 혈역형이 B형이란다. ‘혈액형 맹신자’라는 그의 말이 어쩐지 코미디 작가답다.배 작가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2007)를 시작으로 주로 코미디 및 드라마 장르의 각본 및 각색을 했으며, 코미디 장르로 장기를 발휘한 올해 13년차 작가다. ‘SNL코리아’ 시절에는 정치 풍자 코너로 인기를 끈 ‘여의도 텔레토비’의 작가로도 활약했다.‘워킹맘’인 배 작가에게 소재를 찾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 일상이 이야깃거리의 보고다. ‘수원왕갈비통닭’의 탄생도 그랬다. 배 작가의 작업실이 갈비와 치킨으로 유명한 수원에 위치한 덕분이다.“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 보니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평범한 시간이 소중해요. 이야기를 하거나 듣다가 어느 포인트에서 꽂히면 머리 속으로 가공의 인물들을 집어넣고, 반전도 넣었다 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요. 그런 게 일상처럼 돼버려서 친구들이 ‘또 딴 생각하지’라는 핀잔도 주죠.”배 작가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코미디에 능한 작가답게 인터뷰에서도 유머러스한 면모가 넘쳤다.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담임 선생의 관심을 받기 위해 거짓말 일기를 썼다는 내용이다.“초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일기를 써서 내면 선생님께서 피드백을 해주는데 제 일기만 짧은 거예요. 어린 나이에도 선생님의 관심이 끌려면 센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드라마 내용을 빌려다 아빠가 엄마와 싸웠다, 엄마가 집을 나갔다 이렇게 일기에 적었죠. 그랬더니 정말로 장문의 피드백이 오는 거예요. 선생님은 걱정돼서 쓴 거였는데, 저는 신이 나서 본격적으로 거짓말을 해댄 거죠. 참다 참다 못한 선생님이 아빠를 학교로 불렀는데 들통 나서 얼마나 혼났는지 몰라요.”(웃음)그 당시 담임 선생은 어이없어하면서도 어린 그에게서 작가의 소질(?)을 발견했다. 그에게 작가가 될 것을 권했고, 4학년 때에는 문예반에 들도록 끌어줬다. 중학교 시절에도 사건(?)이 있었다.“저희 중학교 때 외국 로맨스 소설이 인기였어요. 좀 읽다 보니 저도 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한 번 써서 친구들에게 보여줬는데 애들끼리 돌려볼 정도로 화제가 됐어요. 이야기가 자기 뜻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화를 내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제 소설을 보는 애들에게 100원씩 걷었는데 선생님한테 걸려서 소설을 쓴 노트를 압수당했었어요. 그때는 ‘끝났다’ 싶었는데 선생님이 저를 불러 ‘이게 다음에 어떻게 되냐’고 물으시더라고요.”(웃음)배 작가는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만약 꾸중만 들었다면 아마도 작가를 꿈꿀 생각을 못했을지 모른다”며 “좋은 어른을 만난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두 은사에게 고마워했다.배 작가를 향한 지금의 관심은 업계에서 흔한 일은 아니다. 감독의 연출에 따라서 시나리오의 구성과 설정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아예 다른 작품이 나올 수 있다. 영화를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는 배경이다. 시나리오 작가가 이만큼 주목받는 일이 거의 없다. 배 작가가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다.“제 주변 사람들은 ‘완벽한 타인’에 ‘극한직업’까지 잘 되니까 돈방석에 오른 것처럼 생각해요. 시나리오 작가들은 처음에 고료만 받을 뿐 흥행에 대한 수익을 따로 받지 않거든요. 차츰차츰 시나리오 작가들에 대한 대우는 좋아질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앞으로 더 잘해야 하고, 더 책임감 있게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상당해요.”배 작가는 향후 각색한 ‘해치지 않아’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스텔라’ 등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JTBC와 드라마 대본 집필도 논의 중이다. 연타석 홈런을 치며 검증된 작가로서 점점 더 바빠지고 있다.“계속해서 즐거운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재미없는 글은 쓰지 말자는 주의예요. 그래야 결과도 좋거든요. ‘믿고 보는 배우’ ‘믿고 보는 감독’이라고 하는데 ‘배세영이 쓰면 재미있지’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배세영 작가(사진=신태현 작가)
- [여행] 아바타 행성 온듯…어둠내린 오름, '빛의 바다'로 넘실대다
-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의 차밭 ‘다희연’의 공간에서 지난달 27일 개막한 ‘제주 라프’(LAF·라이트 아트 페스타)의 대표 전시작품인 ‘오름’.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조명 아티스트인 브루스 먼로의 작품이다. 제주의 공간에서 느낀 에너지를 광섬유 다발과 2만1500개의 전구로 표현해냈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제주는 여행지가 갖추어야 할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다.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이야기, 그리고 다양한 숙박시설과 박물관, 전시장, 미술관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사철 제주를 찾는다. 이런 제주에도 부족한 게 있다. 해가 지면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최근 제주의 밤을 밝히는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 바로 ‘제주 라이트 아트 페스타’(이하 제주 라프)다. 빛과 어둠으로 세계적인 작가 6의 작품 14점을 9만 9174㎡(약 3만평)의 차밭 위에 설치했다. 축제는 올해 10월 24일까지 열리지만, 이후에도 작품을 해체하지 않고 상설 전시장으로 운영한다. 이 축제를 기획한 제주 라프 관계자는 “이런 과정을 통해 세계적인 예술 축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으 차밭 ‘다희연’의 공간에 지난 7월 27일 개막한 ‘제주 라프’(LAF·라이트 아트 페스타)의 대표 전시작품인 ’오름‘.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조명 아티스트인 브루스 먼로의 작품이다. 제주의 공간에서 느낀 에너지를 광섬유 다발과 2만 1500개의 전구로 표현해냈다.◇어둠을 배경 삼아 빛으로 그리다축제가 열리고 있는 ‘다희연’은 제주시 초천읍 선흘리의 다원이다. 거문오름과 함덕해수욕장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원래 이곳은 ‘동굴의 다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윗밤오름에 부닥친 뒤 방향을 틀면서 곶자왈(밀림과 돌이 뒤엉킨 지역)과 용암동굴을 형성했는데, 바로 그 위에 터를 잡은 것이 바로 다희연이다.그렇다면 왜 다희연에 빛을 테마로 한 예술작품을 전시했을까. 그동안 차밭에 동굴카페, 집라인, 족욕 체험장 등의 레저시설을 늘려 온 다희연은 최근 이 레저공간과 일부 차밭을 라프 측에 맡기기로 했다. 마침 라프 측도 작품 전시 공간이 필요했기에 인연이 이어졌다. 하지만 라프 측이 다희연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제주의 오름과 그리고 어둠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곳이 바로 다희연”이라는 것이다.프랑스 사업가이자 아트컬랙터인 장 피고치의 ‘미스터 리모’와 이병찬의 ‘어번 크리처’ 작품.이제는 작품을 살펴볼 차례다. 제주 라프 측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들을 다희연 곳곳에 보일 듯 말듯 배치했다. 또 차밭뿐만 아니라 천연동굴에도 작품을 설치했다. 프랑스 사업가이자 아트컬렉터인 장 피고치는 볼록한 배에 슈트를 입은 형형색색 캐릭터 미스터 리모(Mr.Limo)들을 동굴에 모아놓았다. 동굴 위에 매달린 기괴한 모양의 생명체를 형상화한 작품은 국내 작가인 이병찬의 ‘어번 크리처’다. 비닐로 만든 생명체는 모터로 공기를 불어 넣거나 빼서 빛을 발광하도록 만들어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하다.미국인 조각가 제이슨 크루그먼은 동굴 안에 제주 바다 성게와 산호를 닮은 조명 작품을 설치했고, 천장에서는 소용돌이치는 나선형 발광다이오드(LED) 작품 ‘Radiosome’(라디오솜)이 천천히 돌아간다. 미국 작가 젠 르윈은 차밭 바닥에 푸른빛 설치 작품 ‘더 풀’(The Pool)을 설치해 밤길을 밝힌다. 반사형 유리는 관람자 행동에 따라 역동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그 뒤로 미국 작가 톰 프루인의 ‘오두막’이 연못에서 불을 밝히고 있다.다희연 차밭에 설치한 브루스 먼로의 또 다른 대표작 ‘워터타워’. 먼로가 스물한 살 때 읽은 라이얼 왓슨의 저서 ‘인도네시아 명상 기행’에서 영감을 받아 구현한 작품이다.◇2만 송이 조명 꽃이 활짝 피다제주 라프 축제의 백미인 영국 조명 예술가 브루스 먼로의 작품 ‘오름’과 ‘워터 타워’는 차밭에 설치했다.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앞서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롱우드 가든,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뮤지엄, 솔즈베리 성당, 호주 울룰루 등지에서 대규모 설치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어둠이 내리면 너른 차밭 위로 2만여 송이의 꽃이 활짝 핀다. 사실 이 꽃은 광섬유와 아크릴, LED 조명으로 만들어졌다. 가까이서 보면 풀처럼 가느다란 투명 막대기에 꽃송이처럼 전구가 달려 있다. 브루스 먼로는 이 줄기를 마치 오름을 닮은 원형으로 나눠 빛무리를 완성했다.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1만 9800㎡(약 6000평)의 대지에 바람개비 형태 조명 2만 1500개를 심어 장관을 연출했다. 차밭 위로 2만 1500개의 광섬유가 빛을 뿜어내는 장관은 거대한 빛의 정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은 제주의 화산언덕인 오름과 거센 바람에서 영감을 얻었다. 수천 개에 달하는 조명 부품을 활용한 대규모 몰입형 설치 작업으로 유명한 그의 작품답게 이번에도 제주의 바람과 돌, 해녀, 오름에서 영감을 받아 빛으로 그린 제주를 만들었다.미국 작가 젠 르윈이 차밭에 푸른빛 설치한 ‘더 풀(The Pool)’작품 ‘오름’ 아래에는 브루스 먼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워터타워’가 있다. 먼로가 스물한 살 때 읽은 라이얼 왓슨의 저서 ‘인도네시아 명상 기행’에서 받은 영감을 30년이 넘은 뒤에 구현한 작품이다. 링거병을 닮은 물통을 쌓아 올려 39개의 기둥을 만들어 놓았는데, 조명을 켜면 물통으로 쌓은 기둥에서 은은한 빛과 음악이 흘러나온다.물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라프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동굴카페에 들러 장 피고치의 ‘리모’와 이병찬의 ‘아번 크리처’를 보거나, 브루스먼로의 ‘오름’을 감상할 수 있는 차밭 전망대에 먼저 올라도 좋다. 어둠이 완전히 내렸다면 동굴카페를, 해 질 무렵이라면 차밭 전망대를 추천한다. 굳이 차밭 전망대를 추천하는 이유는 제주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과 제주 앞바다에 떠 있는 갈치잡이 배들의 집어등 풍경과 어우러진 마법 같은 풍경이 있어서다.연못에서 불을 밝히고 있는 미국 작가 톰 플루인의 작품 ‘오두막’◇ 여행메모△가는길= 제주 라프가 열리고 있는 다희연을 찾아가려면 제주시에서 중산간도로인 1136번 도로를 따라 대흘초등학교를 지나 와산리 교차로에서 우회전한 뒤 곧바로 선인동 방면으로 좌회전한 다음 2㎞쯤 가다 선인동 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하면 된다.△잠잘곳= 제주시에 숙소를 구한다면 연동에 있는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이 좋다. 최근 대대적으로 개보수 공사를 끝내고, 명성을 되찾고 있다. 최고급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결합한 키즈 카펫 ‘릴리펏’, 10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중화요리 전문점 ‘아서운1920’, 풀사이드 바 ‘자왈’과 라운지 바 ‘정글북 바이 앨리스바’ 등도 투숙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휴가철을 맞아 이달 31일까지 곽지해변에 프라이빗 비치 하우스도 운영한다.메종글래드 제주 ‘곽지 프라이빗 비치 하우스’메종글래드 제주 ‘인피니티 풀’
- [여행팁] 뜨거운 여름, 제주와 썸타자
- 하도리마을 토끼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는 20일 ‘핫 썸머 핫한 섬과 썸타자’라는 테마를 주제로 관광지, 자연, 체험, 축제, 음식 등 5가지 분류에 대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관광 추천 10선을 발표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무더운 제주의 7월, 특별함을 가진 즐길거리 10가지를 소개한다” 며 “청운의 기운을 내뿜는 7월의 제주를 제대로 만끽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바다와 사람, 잔잔한 어울림이 반짝이는 ‘하도리 마을’천천히, 자세히 봐야 진가를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 첫 인상이 강렬한 사람보다 오래 도록 기억되는 그런 사람. 하도리 마을이 그렇다. 은은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하도리는 해안가에선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지붕 낮은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에선 명랑한 새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리는 곳이다. 하도리는 두 눈의 시야를 넓히고 둘러봐야 한다. 그래야만 곳곳에 숨은 보석 같은 스팟을 발견할 수 있다. 7월이면 새하얀 문주란이 만발하는 토끼섬은 해안에서 50m 정도 떨어져 있어, 썰물 때 걸어서 섬으로 들어갈 수 있고,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별방진은 그 목적과 달리 마을을 감싸 안은 모습이 더없이 푸근하게 느껴진다. 하도 해안도로에는 작은 포구를 만나는 쏠쏠한 재미가 숨겨져 있고, 너른 하도해변에서는 물놀이하기 좋다. 하도어촌체험마을이 운영하는 해녀물질체험 등 11개의 프로그램을 통해 해녀들의 삶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자연과 사람의 어울림이 이토록 빛나는 하도리 마을로 떠나보자.제주신창해안도로◇몸 뉘일 만한 눈부신 바다 ‘판포포구, 신창풍차해안도로’여름만큼 바다의 품으로 뛰어들기 좋은 계절이 없지만, 힘들고 외로울 때 사람들은 깊고 너른 바다를 찾는다. 아무런 대가 없이 양식과, 쉼터를 내어주는 바다는 우리 곁에 언제나, 그대로 남아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제주 해안가에는 작은 포구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판포포구도 작은 어촌의 포구였지만 방파제 안쪽 바다가 잔잔하면서 수심이 낮고, 바닷물의 빛깔이 아름다워 스노클링 명소로 유명해졌다. 안쪽바다에서 좀 더 나가면 수심이 깊어져, 어른들이 수영을 즐기기에도 알맞다. 스노클링 장비만 준비해가면 맑고 투명한 제주의 바다를 자유로이 유영할 수 있는데, 주변 어촌계나 카페에서 장비를 빌릴 수도 있으니 참고하길. 한바탕 물놀이를 끝내고,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신창풍차해안도로로 향해보자. 바다 위에 줄지어 서있는 하얀 풍차와 핑크빛 석양으로 물들어가는 하늘과 바다는 제주가 만들어낸 환상의 조화. 올 여름, 나를 보듬어주는 눈부신 제주 바다에 내 몸을 맘껏 뉘어보는 건 어떨지.서핑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너울대는 파도 위에서 제주를 만끽하라 ‘해양 엑티비티’제주 여름바다는 쉴 새가 없다. 쏟아지는 햇볕아래 넘실대는 푸른 파도와 황금빛 모래해변은 사람들의 열기가 더해져 후끈 달아오른다. 맨 몸으로 노는 것도 좋지만 색다른 해양 엑티비티로 제주의 여름을 더 신나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 서핑이 유행하면서 제주는 서핑의 성지로 부상 중이다. 서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은 중문색달해변이 가장 유명하고, 곽지해변, 이호테우해변도 서핑하기 좋은 해변으로 꼽힌다. 서핑 강습과 장비를 빌려주는 대여점들이 있어, 누구나 서핑을 배우고 즐겨볼 수 있다. 보드 하나에 내 몸을 맡긴 채 파도 위를 걷는 짜릿한 기분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느껴볼 수 없다. 서핑 외에도 국제리더스클럽에서는 바다 위를 산책하는 듯 한 패들보드와 누구나 부담 없이 제주 바다 속을 경험할 수 있는 반잠수정을 운영하고,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퍼시픽랜드의 요트투어와 제주해양레저체험파크의 수상지질트레일도 관광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번 여름에는 제주를 유니크하게 만끽해보자.협재해수욕장◇ 제주 해수욕장 개장제주의 바다가 두 팔 벌려 인파를 환영하는 계절, 여름이다. 그간의 휴식이 길었는지 조금 일찍 손님을 맞이하는 해수욕장이 있다. 6월 23일 문을 여는 곽지과물, 금능, 이호테우, 함덕, 협재가 그곳이다. 김녕, 삼양, 신양섭지, 중문색달, 표선, 화순금모래 해수욕장은 7월 1일 개장한다. 이제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맑은 바닷물에 몸을 맡길 일만 남았다. 7월 14~15일, 21~22일 이호테우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이호야간콘서트와 27~29일 열리는 이호테우 축제도 놓칠 수 없다. 제주의 전통 뗏목인 테우 경기와 각종 공연, 고기잡이 체험 등이 준비되어 있다. 7월 13~14일 함덕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스테핑스톤페스티벌은 어느덧 15회를 맞이한 제주의 대표 록페스티벌. 파도의 철썩임은 축제에 색다른 리듬을 부여할 것이다. 바다의 부름을 들었는가. 그럼 이제 떠나자. 따라 부르고 싶은 이름을 가진 제주의 해변으로.돈내코계곡◇더위를 삼킨 비밀스런 계곡 ‘돈내코 계곡, 정모시 쉼터’숨 막히는 더위, 온 몸을 타고 흐르는 시원한 물놀이가 간절하다. 해수욕장 말고, 제주에서 신선한 물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한라산의 정기를 머금고 내려오는 얼음같이 차갑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가자. 서귀포에 위치한 돈내코 계곡은 청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오묘한 물줄기와 양편의 난대 상록수가 더해져 수려한 경관을 뽐낸다. 울창한 나무는 햇볕을 막아줘 파라솔이 필요 없을 정도. 7월 14일에는 에코파티가 예정되어 있으니 하루빨리 신청해 돈내코를 깊숙이 즐겨보는 기회를 잡아보자. 돈내코에서 해안 쪽으로 내려오면 정모시쉼터가 햇빛에 지친 사람들을 반긴다. 규모는 작지만 곳곳에 정자와 벤치, 그늘이 많아 물소리를 들으며 한적하게 쉬기 좋아서 관광객보다는 지역주민들이 많이 찾는 계곡이다. 잠시 더위를 잊고 싶을 때, 숲속 요정을 만날 것만 같은 비밀스런 계곡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제주라프 ‘톰 프루인 작품’◇평화의 섬, 제주에 빛의 바람이 분다 초록의 녹차밭에 어둠이 내려앉는다. 해가 모습을 감추자 하나둘 켜진 인공조명이 주위를 밝힌다. 온 세상이 밝을 때는 빛의 진가를 알 수 없는 법. 태양이라는 거대한 광원이 사라졌을 때 비로소 빛의 축제가 시작된다.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빌레와 곶자왈, 그리고 동굴 위에 만들어진 갤러리, ‘제주 라이트 아트 페스타’는 빛을 매개로 한 설치·조형 작품들을 선보이는 축제다. 영국의 조명예술 거장 브루스 먼로가 제주의 화산 지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 대표 전시. 이밖에 젠 르윈, 톰 프루인, 제이슨 크루그먼, 이병찬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아티스트의 라이트 아트가 6만 평의 너른 공간을 채운다. 제주라프는 7월 27일부터 10월 24일까지 다채로운 빛을 밝힐 예정이다. 제주의 밤은 오래도록 눈부실지어다.제주오프로드◇온몸으로 느끼는 제주의 와일드한 굴곡 제주의 야생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길을 벗어나야 한다. 쭉 뻗은 도로에서의 편안한 드라이브를 잠시 미뤄둘 준비가 되었다면 사륜구동 자동차에 올라탈 차례. 제라진 캠프의 제주오프로드 코스에서 원시 자연을 달리며 날것의 제주를 체험해보자. 말이 다니던 길을 따라 설계한 6.5km의 코스는 험준한 오르막·내리막길은 물론 진흙탕길, 갈대 분지, 곶자왈, 선새미오름 등을 지난다.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제주의 지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오프로드 전문가가 동행하는 약 1시간의 체험 코스로, 놀이기구를 타는 듯 스릴 넘치는 구간부터 연못 주위를 산책하는 구간까지. 심장 박동 수를 높이는 짜릿한 체험 후에는 초원을 유유히 누비는 말과 노루도 만나볼 수 있다. 산과 들판은 늘 그곳에 존재하며 인간을 위한 자리를 내어준다. 오프로드용 차량의 힘을 빌려 굴곡진 제주의 한가운데로 다가가 보자.제주맥주양조장◇한여름밤, 시원한 한 잔의 힐링 더운 여름, 하루 일과를 마친 후 간절히 생각나는 건 얼음장 같은 맥주 한 캔이 아닐까. 제주의 물과 바람을 담은 제주맥주는 전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깨끗하면서도 진한 보리맛과 입안에 맴도는 감귤향이 제주맥주만의 독특한 매력. 소금기 머금은 밤바람을 맞으며 제주를 닮은 맥주를 마시노라면 마음까지 정화된다. 맥주러버 제주맥주 양조장투어를 놓칠 수 없다. 제주에 양조장을 설립한 제주맥주 브랜드의 탄생과 양조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양조장 위층에 마련된 펍에서 갓 뽑아낸, 신선한 제주맥주를 즐길 수 있다. 투어는 사전예약제로 운영시간은 13~19시. 월,화,수는 휴무다. 또한 7월 20~22일에는 플레이스캠프 제주에서 작년 처음 개최한 제주 최초의 맥주 축제, ‘짠페스티벌’이 열린다. 국내 수제맥주를 포함한 전 세계 맥주 40여종을 맛볼 수 있으며 버스킹 공연, 디제잉 파티, 플리마켓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된다. 청정 제주공기 한 숨에 시원한 맥주 한 모금. 힐링이 따로 없다.김경숙 해바라기 농장◇뜨거운 태양 아래 썬플라워 바다로 해바라기는 작열하는 7월의 태양을 누구보다 열렬히 쫓아가며 샛노란 얼굴을 피워낸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일으켜 열정에 가득 찬 햇빛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상기된 표정과 해바라기가 오버랩되어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사랑받는 걸지도. 푸른 제주바다를 충분히 즐겼다면, 이번엔 썬플라워 바다에서 인생사진을 건져보자. 2012년에 문을 연 김경숙 해바라기 농장은 제주 최대 규모인 약 1만 평에 75만 송이가 만발한다. SNS에선 여름철 포토스팟으로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는 중. 국산 해바라기씨로 만든 오일 초코볼 등 먹을거리도 판매한다. 렛츠런팜 역시 양귀비꽃에서 노란 해바라기로 옷을 갈아입고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여름 제주에 있는 동안 연인, 가족과 함께 해바라기 속에 파묻혀 할 수 있는 한 가장 따뜻한 시선이 담긴 사진 한 장 남겨보길.개역빙수◇열은 쿨하게 식히고, 추억은 데운다 꿈같은 제주에서 핫한 여름을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한껏 올라간 몸의 온도를 쿨하게 식히고, 여름철 몸까지 보호하는 ‘보리개역’ 디저트 한 입이면 피로가 싹 사라진다. 제주에서는 도정하지 않은 햇보리를 빻은 가루를 보리개역이라 부르는데, ‘개역’은 미숫가루를 뜻하는 제주방언이다. 예부터 제주인들은 보리개역을 죽처럼 되직하게 만들어 떠먹거나 물에 타서 마셔왔다. 보리는 열을 내리는 효능이 있어 여름에 먹기 딱 좋다. 구제주시에 자리한 ‘순아커피’에서는 여름부터 초가을 동안 제주보리로 만든 ‘보리개역’ 음료를 맛볼 수 있고, 서귀포 남원의 ‘느영나영초가집’은 개역을 넣어 갈은 우유얼음으로 만든 개역빙수가 시그니처 메뉴로 사랑받고 있다. 어른들은 옛 추억에 잠기고,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있는 고소하고 달달한 보리개역 디저트. 올 여름 먹킷리스트에 올려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