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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중앙銀, 올해 금리인상 80회…역대 최고 수준
  • 전세계 중앙銀, 올해 금리인상 80회…역대 최고 수준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들어 총 80회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 20여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긴축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말까지 계속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간 최다 기록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인 동시다발적 금리인상이 글로벌 경기를 끌어내릴 것이란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올 상반기 선진국 20회·신흥국 60회 기준금리 인상1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국제결제은행(BIS)의 세계 주요 38개국·지역 정책금리 동향 및 각국 중앙은행 발표를 자체 집계한 결과, 세계 각국에서 올 들어 총 80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7배에 달하는 규모로, 자료 접근이 가능한 2000년대 이후로는 가장 많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진행됐던 2011년(56회),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6년(65회)를 웃돈다. 미국이 먼저 기준금리를 올리고 유럽과 신흥국들로 연쇄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주요 국가들 중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봉쇄조치 등으로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진 중국과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그리고 일본 정도다. 선진국에선 올 상반기 총 20회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미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3월 0.25%포인트 인상, 3년 만에 제로금리 시대를 끝냈다. 5월엔 22년 만에 최대폭인 0.5%포인트(빅스텝) 올린 데 이어, 6월에는 28년 만에 처음으로 0.75%포인트(자이언트 스텝) 인상했다.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12월부터 5차례 연속 0.25%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1.25%까지 끌어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 달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히며 마이너스(-) 금리 시대 종식을 예고했다. 신흥국에선 올 상반기 무려 60회 기준금리 인상이 진행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2008년(50회)보다 빠른 속도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현재 속도라면 연간 최고치였던 2006년의 119회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자본유출·통화하락 등 금융 부실화 조짐 20여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동시다발적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의 봉쇄조치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불분명한 만큼,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신흥국이다. 미국과 금리인상 속도를 맞추지 않으면 해외 자본이 급속도로 유출된다. 미 금융조사업체 EPFR에 따르면 올해 1~5월 신흥국 채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이미 570억달러(약 73조 8150억원)에 달한다. 자본유출은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대외 채무 부담이 확대된다. 실제 유럽에선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남미에선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아시아에선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등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 23개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미국 장기 국채 금리보다 8%포인트 이상 높다. 올해 초 16개국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달비용 증가 등 금융 부실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통화가치 하락은 또 이미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신흥국들의 수입물가를 더욱 높여 인플레이션을 심화할 수 있다. 이에 세계은행은 최근 개발도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6%에서 3.4%로 하향했다. 일각에선 신흥국의 도미도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제기된다. 선진국도 안전하지 않다. 최근 컨퍼런스보드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7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0% 이상은 사업장이 있는 지역에 앞으로 12~18개월 내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에 22%의 CEO만이 경기침체를 예상했던 데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연착륙’ 전망은 12%에 그쳤다. WSJ은 “빠른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이 미 경제를 잠식하고 있고,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은 봉쇄조치에 발목을 잡혔고, 신흥국에선 투자자들이 더 안전한 수익을 위해 취약한 국가의 자산을 버리면서 자본유출 압박을 심화하고 있다”며 “올해 세계 경제는 팬데믹 이후 가장 약한 확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2.06.19 I 방성훈 기자
尹정부 첫 최저임금 심의…인상률·생계비기준 놓고 노사 갈등 격화
  • 尹정부 첫 최저임금 심의…인상률·생계비기준 놓고 노사 갈등 격화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 심의가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노동계는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 부담을, 경영계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내세웠지만, 핵심 원인은 치솟는 물가로 같았다.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과 인상률 결정 기준도 노사가 강하게 충돌할 지점이다.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치솟는 물가에 노사 최저임금 인상 갈등 격화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구성되는데 이날 회의에는 근로자위원 7명과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8명 등 총 24명이 참석했다.이날 회의에서는 내년도 적용될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심의가 상정되면 △최저임금액 결정단위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여부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순차적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다.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5.4% 올랐다.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이날 회의장에서 마주한 노사는 최저임금 인상 또는 안정에 대한 이유로 모두 치솟는 물가를 꼽았다.근로자위원인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치솟는 물가에 노동자들의 장바구니가 가벼워지고 있어 일상 회복 시점에 나들이 가고 싶은 마음 굴뚝이지만 꿈도 꾸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최저임금은 민생 위기 시기에 저임금노동자에게 절박한 생명줄로,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할 적정임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용자위원인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47%의 중소기업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경영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응답하고, 향후 전망도 37%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인건비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 사정이 이러니 소속 근로자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을 헤아리지 않고 최저임금을 과도하게 인상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근로자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업종별 구분 적용·가구생계비 기준도 충돌 전망이날 회의에서 노사는 최저임금 현실화를 주장했지만, 방향은 정반대였다. 근로자위원 측은 최저임금 수준 결정 기준에 ‘비혼 단신 생계비’만을 검토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 가구 생계비’를 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쉽게 말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기준을 결혼하지 않은 1인 가구가 아니라 평균 가구원인 2.48인이 생계를 유지할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실제로 최저임금위원회가 발간하는 생계비 분석 올해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노동자 평균 가구원은 2.48인이고, 이 중 1.44인이 취업자로 나타났다”며 “비혼 단신가구는 전체 가구대비 9.8%, 인구대비 3%대에 불과해 전체 가구나 전체 임금노동자를 대표하는 통계로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반면 경영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가구 생계비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국가는 없다며 맞섰다. 그러면서 노동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업종별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최저임금의 사업 종류별 구분 적용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뜨거운 감자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최저임금을 지역별·업종별로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그 중 법적 근거가 있는 업종별 구분 적용에 관심이 집중됐다.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계에서 최저임금 구분 적용에 대해서 과거 최저임금 수준이 낮았을 때를 예로 들어서 부인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미만율은 15.3%,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중위임금의 61.2%가 되고. 업종별 전체로 하면 52.9%까지 차이가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담당할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는 인식을 노사가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원자재와 소비재 가격 인상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 큰 부담이기 때문에 노사가 통합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06.09 I 최정훈 기자
정보라 ‘저주토끼’ 英 부커상 받을까…내일 새벽 발표
  • 정보라 ‘저주토끼’ 英 부커상 받을까…내일 새벽 발표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보라(46) 작가가 소설집 ‘저주 토끼’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수상을 노린다. 2016년 한강의 ‘채식주의자’ 수상 이후 6년 만에 한국 작가의 이름이 다시 불릴지 주목된다.정보라 작가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26일(한국시간 27일) 열리는 부커상 수상자 발표식을 앞두고 지난 19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정 작가는 출국 전 언론과의 통화에서 “영국에서 한국 책을 열심히 홍보하고 오겠다”고 전했다.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사진=연합뉴스).안톤 허(본명 허정범·41) 번역가가 영어로 옮긴 정 작가의 ‘저주토끼’는 후보에 오른 작품 중 유일한 소설집이다. 표제작 ‘저주토끼’를 비롯해 ‘머리’와 ‘몸하다’ ‘덫’ 등 SF와 공포를 넘나드는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인 저주토끼는 억울하게 몰락한 친구의 원한을 갚기 위해 저주용품을 만드는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만들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저주토끼’에 대해 “호러, 판타지, 비현실 등 다양한 요소를 혼합하면서도 일상에서의 공포와 압박에 본능적으로 뿌리를 두고 있다”며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사용해 현대사회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매우 현실적인 공포와 잔혹함을 다뤘다”고 평했다.영국의 부커상은 스웨덴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2019년까지는 맨부커상으로 불렸다. 2005년 신설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이 책을 번역한 안톤 허도 한국인 번역가로는 처음 공동 후보로 지명됐다. 상금(5만 파운드·한화 약 8000만원)은 작품에 공동 기여한 작가와 번역가에게 균등하게 지급된다.‘저주토끼’ 영문판 표지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는 26일 밤 9시30분(한국시간 27일 새벽 5시30분)께 가려진다. 최종 후보작은 총 6편이다. 정 작가 외에 2018년 노벨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자인 올가 토카르추크(폴란드), 욘 포세(노르웨이), 클라우디아 피네이로(아르헨티나), 지탄잘리 슈리(인도), 가와카미 미에코(일본)가 후보에 올라있다. 전통적인 등단 코스를 밟지는 않았지만 장르문학에서 일찍이 두각을 나타낸 정보라 작가는 ‘저주토끼’에도 수록된 ‘머리’로 1998년 연세문학상을 수상했다. 번역가로는 2003년 폴란드 작가 브루노 슐츠 작품 2권을 번역 출간한 게 처음이었다. 작가로 종이책을 처음 낸 건 2008년 계간 ‘판타스틱’에 낸 단편 ‘죽은 팥’이다. 2008년 디지털문학상(중단편 가작)과 2014년 SF어워드(중단편 우수상)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다.정 작가는 한국 작가로는 6년 만에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에 도전하는 것이다. 앞서 2016년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후 2018년 한강이 ‘흰’으로 최종후보에, 2019년 황석영의 ‘해질 무렵’이 1차 후보에 선정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15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한 시민이 정보라의 소설인 ‘저주토끼’를 살펴보고 있다. 정 작가의 ‘저주토끼’는 영국 최고 귄위의 세계 문학상인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사진=뉴스1).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에서 개최된 부커상 낭독회에 ‘저주토끼’로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와 안톤 허 번역가가 ‘저주토끼팀’ 티셔츠를 맞춰 입고 참석해 소설 대목을 읽고 질의응답을 했다(사진=연합뉴스).
2022.05.26 I 김미경 기자
자율로는 힘든 납품단가 조정…반대하던 공정위 강제연동제 `만지작`(종합)
  • 자율로는 힘든 납품단가 조정…반대하던 공정위 강제연동제 `만지작`(종합)
  •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원자재 가격급등에 따른 납품단가 조정실태를 점검한 결과 수급사업자(하청업체)의 조정 협의 요청이 절반 가까이 무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렵게 단가조정 협의를 해도 40% 이상은 전혀 원자재 인상분이 반영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담대응팀을 신설·가동하는 한편 그간 반대해온 연동제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 납품단가 조정협의 요청 48.8% 무시…실제 반영 58%15일 공정위가 발표한 ‘원자재 가격급등에 따른 원·수급사업자 납품단가 조정실태’에 따르면 수급사업자의 납품단가 조정요청에 원사업자의 48.8%는 협의를 개시하지 않거나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도급법에는 수급사업자가 원자재 급등 등 정당한 사유로 단가조정을 요청할 경우 원사업자는 이에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정책비전 발표회에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실제 조정협의를 실시해도 상승분이 일부라도 반영된 경우는 57.6%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42.2%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전부 반영된 비율은 6.2%에 불과했으며 10% 미만이 24.7%로 대부분이었다. 특히 건설업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1.2%로 절반이 넘었다.조사대상 수급사업자들의 절반 이상(54.6%)은 조정협의제도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답했다. 또 사업자가 조합 등을 통해 대행협상을 할 수 있는 사실을 모른다는 응답은 76.6%에 달했다. 단가조정 협의제도가 무려 14년 전인 2008년, 조합을 통한 대행협상 제도가 2018년 도입된 점을 돌아보면 정책 홍보가 미흡한 셈이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6일부터 한 달 동안 최근 가격이 급등한 주원료(철광류 및 비철금속 등)로 생산·납품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 및 전문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약 2만개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이중 401개 업체가 설문에 참여했다.◇ 공정위, 반대했던 ‘강제연동제’ 검토…조정 유도 실패시 도입할 듯‘납품단가 제도 개선을 통한 제값받는 여건조성’은 윤석열 정부의 주요공약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시 110대 국정과제를 확정·발표하면서 납품단가 제값받기를 공정위 주요 과제목표 중 하나로 잡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세부계획을 담았다.먼저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결과를 토대로 이행 방안을 높이기 위해 전담대응팀을 신설·가동하는 한편 조정협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가이드북을 배포할 예정이다. 또 납품단가 연동 내용을 담은 모범 계약서를 오는 8월에 제정·배포하고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 단가 조정실적을 반영, 자발적인 납품단가 조정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납품단가 조정 신고센터 제보 등을 토대로 수시로 점검하고, 7월 하도급거래 서면 실태조사 결과 위법이 있는 업체는 직권조사도 실시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공정위는 반대해왔던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도 처음 언급했다. 납품단가 연동제란 원자재 등 가격이 급등할 경우 가격 상승분을 자동으로 납품대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때부터 언급됐으나 정부 내에서도 법제화하면 부작용이 너무 크다고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당시 연동제의 대안으로 도입된 것이 조정협의 제도다. 재계에서도 대부분 원사업자인 대기업은 반대, 수급사업자가 대다수인 중소기업은 찬성하는 등 입장차가 크다.연동제가 시장경제체제의 핵심인 경쟁을 해칠 수 있고 나아가 최종 가격으로 바로 반영돼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던 공정위가 도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앞서 대안으로 도입한 조정협의제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조정 유도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할 사용할 최후의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이라 연동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검토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공정거래위원회 전경.(사진=이데일리DB)
2022.05.15 I 조용석 기자
교원 29.9%만 “다시 태어나도 교직”…30%대 처음 깨졌다
  • 교원 29.9%만 “다시 태어나도 교직”…30%대 처음 깨졌다
  • 지난해 12월 3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신영초등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방학식에서 교사가 컴퓨터 화면을 통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전국 유초중고와 대학 교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29.9%에 그쳤다. 2008년부터 시작된 교원인식 설문조사에서 해당 문항의 응답률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학생 생활지도와 학부모 민원 탓으로 풀이된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11일 이러한 내용의 ‘제41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와 대학 교원 843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느냐란 질문에 33.5%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매우 그렇다가 5.2%, 대체로 그렇다가 28.3%다. 오히려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25.3%)와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11.2%)가 36.5%로 만족스럽다(33.5%)보다 3%포인트 높았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는가란 질문에는 29.9%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매우 그렇다가 7.3%, 대체로 그렇다가 22.6%다. 2008년 교원인식 설문조사가 시작된 이래 해당 문항에 대한 응답비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6년에는 52.6%가 다시 교직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지만 이후 매년 감소해 2019년 39.2%, 2020년 30.1%, 2021년 31%로 하락했다. 교사들의 만족도를 떨어트린 가장 큰 원인은 학생 생활지도에서 찾을 수 있다. 교직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24.6%가 문제행동·부적응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를 꼽았다.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이 22.1%로 그 뒤를 이었다. 교육과 무관한 과중한 잡무라고 응답한 비율은 18.8%였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55.8%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별로 그렇지 않다는 34.8%, 전혀 그렇지 않다는 21%였다. 교권보호가 잘 되고 있다는 응답은 16.2%에 그쳤다. 근 1~2년간 교원들의 사기가 저하됐는가란 질문에는 78.7%가 동의했다. 교원들의 사기저하·교권하락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이로 인한 심각한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38.1%가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를 꼽았다. 이어 헌식·협력하는 교직문화 약화라는 응답이 20.4%, 학교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는 17.3%로 집계됐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대해선 반대가 85%를 차지했다. 여건 마련 후 도입 시기를 다시 결정하자는 응답은 38%, 교육현실과 괴리가 크므로 잠정 유예하자는 응답은 31.4%다. 제도 도입 자체를 반대한다는 의견도 15.9%였다.대입에서 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63.6%가 찬성했다. 반대는 22.7%에 그쳤다. 학교 급별로는 초등교사의 찬성률이 68.7%로 가장 높았으며 고교교사는 54.3% 찬성률로 가장 낮았다. 정시 확대 찬성 이유로는 입시 공정성 확보에 대한 국민적 요구 수용(60.8%)을 1순위로 꼽았다.
2022.05.11 I 신하영 기자
 '터무니' 위에 세운 집, 풍경의 통로가 되다
  • [여행] '터무니' 위에 세운 집, 풍경의 통로가 되다
  • 알뜨르 비행장은 정뜨르비행장(현 제주공항)과 함께 제주에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군사시설이다. 승효상 대표는 좋은 건축가의 조건으로 땅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제주=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좋은 건축은 땅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합니다. 땅이 가진 원래 무늬에 현재의 무늬를 더해 새로운 ‘터무니’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삶을 짓고, 사람을 담는 승효상 이로재 건축사무소 대표. 그는 좋은 건축의 기준으로 터무니를 강조했다. 그의 말을 해석하면 대략 이렇다. 땅은 각각 무늬를 가지고 있다. 그게 터무니다. 터무니는 땅에 새겨진 일종의 기록이자, 나이테. 땅의 상태와 시간 그리고 자연과 사람 등 무수한 이야기가 이 터무니에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건축가는 땅이 품은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땅이 원하는 건축물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축물은 사람을 담는 도구인 만큼, 그 도구가 소박해야 사람의 삶이 돋보인다. 그리고 살아갈 사람의 시간까지 품을 수 있어야 좋은 건축가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승효상이 평생을 추구하고 있는 건축 철학인 ‘빈자의 미학’과 통하는 이야기다. 그가 들려주는 건축이야기를 따라 제주로 향한다. ◇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제주에는 내로라하는 대가들의 작품이 많다. 재일한국인 작가인 이타미 준과 안도 다다오가 대표적이다. 이타미 준은 제주에 방주교회, 포도호텔, 핀크스골프장과 클럽하우스 등을 남겼고, 안도 다다오는 제주 섭지코지에 유민미술관과 글라스하우스를 지었다. 모두 제주라는 주변 환경에 녹아든 건축물로, 제주의 삶을 공간 속에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이들 외에도 다양한 건축가의 작품들이 제주 곳곳에 여럿 있다. 멕시코의 거장인 레고레타가 일부 설계한 부영호텔, 말하는 건축가로 알려진 고 정기용의 ‘기적의 도서관’, 떠오르는 건축가인 조민석의 ‘오설록 티스톤’ 등도 제주를 대표하는 건축물의 하나다 .재일교포 건축가인 이타미 준의 방주교회승효상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 중 한명으로 꼽힌다. 거장 김수근(1931~1986)의 문하에서 오랫동안 지냈고, 1989년 이로재를 설립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2002년 건축가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에 선정됐고, 2008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와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등을 맡기도 했다.이번 승효상과의 건축 여행은 사실 우연에서 시작됐다. 시작은 롯데 어트빌라스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승효상 프라이빗 건축투어’를 기획하면서부터. 이 소식을 접한 후 그와 만남을 제안했고, 그가 응답하면서 다른 이보다 하루 먼저 동행에 나설 수 있었다.승효상 아로재 대표가 알뜨르비행장에서 터무니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세계 건축 거장들이 담아낸 제주의 숨결“건축은 시대와 장소, 그리고 목적을 증언해야 합니다.”그가 첫 목적지로 서귀포 모슬포항 근처의 알뜨르비행장을 삼은 이유다. 알뜨르는 송악산과 단산, 모슬포와 산방산 아래쪽 뜰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 정뜨르비행장과 함께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군사시설이다. 중일전쟁 당시 남경을 폭격하기 위해 10년간 모슬포 지역의 주민들을 강제 징용해 만들었다.알뜨르비행장은 당시의 아픈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다. 비록 100년 가까이 시간은 흘렀지만, 이 넓은 들판에는 그때의 기억과 역사를 품은 20여 개의 격납고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당시를 증언하고 있다. 그는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 땅이 진정 원하는 건축은 무엇일까를 함께 고민했다.“이곳에는 일제강점기와 4·3 사건 등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이 넓은 들판에 거대한 격납고 시설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이 들판 뒤로는 산방산이 우뚝 솟아 있고, 앞으로는 넓디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와 풍경을 가진 땅이 바로 이곳입니다. 이 땅에 깊게 새겨진 속살과 자연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여느 대가의 멋진 미술작품을 뛰어넘는 가치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승효상 대표 등 국내외 대표작가들이 참여해 건축한 롯데아트빌라스◇건물은 풍경 통과장치로서 존재해야 “제주는 한라산에서 바다까지 수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건물은 풍경의 통과 장치로서 존재해야 합니다. 건축물이 한라산과 바다를 잇는 통로를 막으면 안됩니다.”승효상은 제주 땅에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두개의 건물을 건축했다. 서귀포의 롯데 아트빌라스와 추사관이다. 여기에 최근 또 하나의 건물까지 이름을 내걸었다. 제주 한림 금악오름 아래 지은 ‘백파진’(白坡進)이라는 건물이다.이중 아트빌라스와 백파진은 풍경의 통과 장치로서 존재감이 돋보이는 건축이다. 롯데스카이힐제주 CC 뒤편 롯데리조트 단지 내 총 73채의 빌라가 들어서 있는 아트빌라스는 이름처럼 예술같은 숙소들이 모인 최고급 리조트다.승효상 대표 등 국내외 대표작가들이 참여해 건축한 롯데아트빌라스. 10년 전 승효상은 총괄기획자이자, 건축가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도미니크 페로, 이종호, 겐코 구마, DA 글로벌 그룹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건축가도 그와 함께했다. 그들은 제주의 지형적 실루엣을 모티브로 해 간결하고 절제된 공간(숙소)을 완성했다.백파진은 이제 막 완공했다. 한라산과 금악오름, 그리고 바다 건너 비양도가 일직선으로 펼쳐지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성이시돌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를 가져다 가공하는 공장, 한라산과 금악오름, 그리고 비양도까지 이어지는 제주의 풍경이 어느 것 하나 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들어앉았다.승효상이 제주에 세번째로 건축한 ‘백파진’. 백파진은 풍경의 통과 장치로서 존재감이 돋보이는 건축이다◇500평 대지 위에 ‘빈자의 미학’을 채우다 “건축은 공공재입니다. 어떤 건축물이라도 공공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길 사이에 집이 있으면 길을 통해서 연결하고, 비를 피할 수 있는 것에서 개인의 영역을 내주는게 중요합니다. 어느 한 건물이 두드러지지 않아야 합니다.”서귀포 대정읍의 추사관은 승효상이 ‘빈자의 미학’을 가장 잘 구현한 건축물 중 하나다. 1618㎡(약 500평) 부지에 튀지 않게 들어서 있다. 앞과 뒤에 들어선 집과도 그 높이를 거의 같이하고 있고, 화려하지도 않다. 추사의 성품처럼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한 외관에 둥근 창을 냈다. 세한도의 초가가 자연스레 연상된다. 입구의 갈 지(之)자형 계단은 추사의 험난한 유배길 여정처럼 보인다. 외관은 소박하지만, 내부는 추사로 가득 채웠다. 추사의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추사의 굴곡진 삶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 것이다.승효상의 건축 철학인 ‘빈자의 미학’이 돋보이는 ‘추사관’. 마치 추사의 성품처럼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한 외관에 둥근 창을 낸 것이 특징이다.현재의 추사관은 그가 처음 생각했던 추사관과는 사뭇 다르다. 세간에는 승효상이 추사의 세한도(국보 180호)를 본떠 추사관을 지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승효상은 추사의 삶을 담긴 했지만, 세한도를 모티브로 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추사관 앞의 소나무 두 그루도, 추사관의 둥근 창도, 전시관 내부 1층 추사의 흉상도, 그는 의도하지 않았다고 한다.그는 단지 주변의 풍경에 추사관을 맞췄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추사관이 있는 대정읍은 10평에서 20평 남짓한 낮은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마을이다. 승효상은 “마을의 낮은 집들과 어울리는 건축물을 지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가 평생을 추구해 온 ‘빈자의 미학’도 이와 마찬가지다. 조금 절제하면서 같이 어울려 살자는 것이 그의 생각. 어쩌면 추사가 추구한 예술 세계가 승효상의 건축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승효상 대표는 추사관 전시관 내부 1층에 전시되어 있는 추사의 흉상을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다. 그는 이곳을 텅빈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들이 전시관을 관람 후 마지막에 사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2022.04.29 I 강경록 기자
경제학자들 "韓경제 이대로 가다간 5년 뒤 2% 성장도 버겁다"
  • 경제학자들 "韓경제 이대로 가다간 5년 뒤 2% 성장도 버겁다"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약 5년 뒤면 1%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국내 경제학자들의 경고가 나왔다.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과도한 산업 규제와 노동시장 경직 등이 장기적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단 분석이다. 이런 경기 하방 요인이 이어진다면 5년 뒤 경제성장률이 1~2%대에 머물 수 있단 주장이며, 0%대를 전망한 응답도 있었다. 사진=연합뉴스◇49% “5년 뒤 우리 경제 성장률 1%대 하락” 예상15일 한국경제학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질 수 있단 의견이 대다수였다. 학회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경제토론 패널위원 63명을 대상으로 ‘경제성장’을 주제로 설문한 결과 이 중 37명이 응답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의 5년 이동 평균을 살펴보면 점차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지난 1998년 5.9%에서 2003년 5.0%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8년 4.3%, 2013년 3.1%, 2018년 2.1% 등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엔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인해 연 4.0%로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된다.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5년 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어느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9%가 5년 뒤 1%대 성장을 예측했다. 2%대 성장을 전망한 응답은 41%였고, 0%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응답도 8%로 나왔다. 3% 이상을 예상한 응답은 3%에 그쳤다. 우리 경제의 장기적 성장률 하락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는 응답자의 24%가 ‘인적자본 투자 효율성 저하에 따른 유효 인적자본 형성 부진’을 꼽았다. 뒤를 이어 ‘정부의 과도한 규제에 따른 민간 기업의 투자 및 혁신 감소’가 19%로 나타나 2위를 기록했다. ‘노동시장 경직성에 따른 생산요소 배분의 왜곡’도 16%로 나타났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성 감소’와 ‘글로벌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 기업혁신 위축’도 각각 16%를 차지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자본축적이 이루어짐에 따라 자본생산성이 하락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이는 모든 선진국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문제이나 노동생산성의 향상과 경제시스템 전반의 총요소생산성 증대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가 결국 경제성장 견인에 핵심적인데 경직적인 노동시장은 효율적인 자원의 재배치를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인호 서울대 교수는 정부의 과도한 기업 규제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 교수는 “우리 경제가 성장하면서 과거의 선진국을 베끼는 쉬운 성장 전략은 통하지 않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대응을 기업들이 제대로 하기에는 우리의 경제 사회적 환경이 너무 적대적”이라면서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집행하는 과정에 기업을 착취하는 집단이 생겨나 정치적 세력화하고 그들의 이해를 지속적으로 추구한 결과 기업의 창의성이 훼손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기업 규제 개혁, 창조적 인적자본 축적 필요경제학자들은 장기적인 경제성장률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 정책으로 ‘기업활동 제약 관련 규제 개혁’(30%)과 ‘창조적 인적자본 축적을 위한 재산권 보장과 교육제도 개혁’(30%)을 꼽았다. ‘노동시장 안전망 확보와 더불어 기업 고용의 유연성 증대’가 24%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기업 투자와 혁신을 촉진 할 수 있는 세제개혁 및 금리 정책’이 8%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산업 및 노동분야의 규제개혁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라며 “디지털화된 경제에서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서비스업 생산성 증대와 신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개혁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정책은 성장과 분배 중 어디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양쪽 답변이 42%로 같았다. 성장보다 분배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답변은 15%에 그쳤다. 이인실 서강대 교수는 “한국의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민간의 역량이 늘어난데 비해 성장전략의 근본적 전환이 이루지지 못해 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배분되지 못한 경향이 있다”면서 “성장과 분배 사이의 상충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인 측면도 있으므로 교육과 훈련을 통한 인적자본을 확충하고 기본적인 역할은 정부가 하지만 대부분은 정부보다는 민간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2.02.15 I 이윤화 기자
'파티 게이트' 영국 총리 최측근 4명 동시 사임
  • '파티 게이트' 영국 총리 최측근 4명 동시 사임
  • [이데일리 신채연 인턴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최측근 4명이 사임하면서 일명 ‘파티 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존슨 총리가 더 큰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영국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 존슨 총리 등 고위직 공무원들이 봉쇄령을 어기고 여러 차례 파티를 즐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FP)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보리스 총리의 측근인 로젠필드 비서실장, 마틴 레이놀즈 수석비서관, 잭 도일 총리실 커뮤니케이션 국장, 무니라 미르자 정책실장 등 4명이 이날 사임했다.이들 중 3명은 파티 게이트 스캔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레이놀즈 비서관은 영국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시행할 때 파티를 주도한 당사자로 거론되며, 로젠필드 비서실장과 도일 국장은 파티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인물로 알려졌다.존슨 총리의 파티 게이트 스캔들을 조사한 영국 내각부의 공적윤리 담당관은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4월 사이 존슨 총리와 참모들이 총리 관저에서 약 10차례에 걸쳐 술 파티 등을 벌인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31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또 “존슨 총리의 행위는 정당화하기 어려운, 심각한 규정 위반”이며 “리더십의 실패”라고 지적했다.이후 존슨 총리측은 전면적인 개혁을 약속했지만 개인적인 잘못은 인정하지 않았다.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존슨 총리의 태도 때문에 미르자 정책실장이 사임했다고 CNBC는 전했다. 미르자 실장은 존슨 총리가 런던 시장이던 2008년부터 지금까지 14년 동안 함께 일한 최측근이다.한편 존슨 총리의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YouGov)가 지난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인의 62%는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지기반인 보수당 유권자들 중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11일 조사 때보다 5%포인트가 늘어 38%에 달했다. 존슨 총리는 야당은 물론 여당인 보수당 일부 의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2022.02.04 I 신채연 기자
  • [사설]'산 넘어 산' 공급망 불안, 정부도 대책에 팔 걷고 나서야
  •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하는 기업 대다수가 지난해 극심했던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다. 올해 공급망 전망에 대해 조사대상 기업 중 88.4%가 “계속되거나 악화할 것”이라고 했고, 나머지 11.5%만이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더 큰 문제는 속수무책인 기업도 대다수라는 점이다. 공급망 리스크 대책을 “세웠다”고 응답한 기업은 조사대상 기업 중 9.4%에 불과했다. 53.0%는 “대책이 없다”, 36.1%는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개별 기업의 입장에서는 해외 공급처를 다변화하거나, 재고를 더 많이 쌓거나, 국내 조달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하나하나가 난제다. 미·중 자원 갈등을 피해가며 해외 공급처를 새로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 재고나 국내 조달을 늘리는 데는 비용 부담이 따르고, 국내 조달이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게다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맞물리면서 기업들을 갈수록 더욱 옥죄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류·광물·농림수산물 등 원재료의 수입 물가가 42.3%나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13년 만의 최대폭 상승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운영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제시장에서 이번 달 연료용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무려 140% 올랐다. 같은 기간 전기차와 스마트폰용 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리튬과 니켈의 값도 544%와 31%나 급등했다.대기업이라면 어느 정도 대응 능력이 있겠지만 중소기업은 대부분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나 비용 급증에 속이 타들어가는 중소기업인이 허다하다. 정부는 기업과 함께 공동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 원자재 수급 상황 모니터링에서부터 공급망 애로 해소를 위한 외교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공급망 불안은 수입 물가 상승과 함께 무역 수지 악화를 부추겨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01.25 I 양승득 기자
‘대퇴직시대’ 맞은 미국…“생산성 향상·혁신 창출 기대"
  • ‘대퇴직시대’ 맞은 미국…“생산성 향상·혁신 창출 기대"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나 회사 그만 뒀다(I Quit).”미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최근 이같은 ‘퇴직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재택·원격 근무가 일상화한 데다,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며 구인난까지 겹친 영향이다. 미 텍사스 A&M대학의 앤서니 클로츠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대퇴직 시대(The Great Resignation)’라고 명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4일 미국 사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자발적’ 이직·퇴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때와 마찬가지로 생산성 향상 및 혁신을 창출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AFP)◇자발적 퇴사자 역대 최다…인재이동이 혁신 낳기도미 노동부의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의 스스로 직장을 그만 둔 퇴직자 수는 지난해 9월 436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금융정보 제공업체 뱅크레이트가 작년 여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5%가 1년 내 전직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은 아예 직종을 바꾸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클로츠 교수는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일로 옮길 수 있도록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뉴욕의 한 투자은행에서 근무했던 빈센트 장씨는 지난해 가을 사표를 냈다. 금융 지식을 살려 개인투자자용 교재를 만드는 사업을 시작한 그의 수입은 은행에 근무했던 시절보다 많다. 또 장씨가 인터넷에 올린 ‘연봉 12만 달러의 일을 그만둔 이유’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17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했다. 퇴사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닛케이는 이같은 현상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대규모 퇴직 사태와 비교했다. 신문은 “인재의 유동화가 미 경제의 역동성을 뒷받침한 전례가 있다”며 “2008년 리먼 쇼크로 금융기관에서 퇴직한 사람들이 핀테크 금융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기업들이 몰려 있는 뉴욕주에서 2008년 10월 이후의 5년 동안 금융·보험 업계에서 1만 4000명이 유출된 반면, 정보(IT) 산업엔 약 8000명이 유입됐다. 경제위기로 가속화 한 인재 이동이 혁신을 낳게 된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금융위기 때엔 구조조정 등을 통해 강제 해고된 인원들이 대다수였던 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자발적 퇴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덴마크에선 이직·전직 시스템 구축 일부 선진국에선 이미 구조적으로 이직·전직 시스템을 구축했다. 덴마크가 대표적이다. 코펜하겐에 거주하는 57세의 키아스텐 코픽스씨는 총 세 차례 전직 경험이 있다. 첫 직장은 레스토랑 직원이었다. 하지만 일을 병행하며 정부로부터 한 달에 약 5000크로네(약 90만원)의 지원을 받아 컴퓨터를 공부해 28세 때 미 AT&T로 전직했다. 이후 건강이 악화해 질병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교사로 일하게 됐고, 현재는 언어 테라피스트로 일하고 있다. 코픽스씨는 “덴마크엔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체인 직업훈련학교가 있다. 기업과 노조가 협의해 실용적 커리큘럼을 결정하고 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세금이 높다고 하지만 가난한 사람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유연한 이직·전직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덴만크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10만 2000달러로 미국의 12만 6000달러보다 낮지만,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덴마크(74.7달러)로 미국(72.1달러)을 웃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인재의 유동성이 높으면 경제 전체적으로 적재 적소에 인재를 재배치하는 것이 쉬워진다”면서 “한사람 한사람이 기술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재도전을 쉽게 하는 구조를 구축하면 귀중한 능력이 사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2022.01.04 I 방성훈 기자
무섭게 뛰는 수입·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 폭탄 우려
  • [최정희의 이게머니]무섭게 뛰는 수입·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 폭탄 우려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를 찍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한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급등세를 고려하면 물가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기업들이 아직까지 원가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전가하지 않고 있지만, 서서히 제품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행, 방역 지침 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 기업들 원가 상승 부담이 쌓인다소비자물가는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흐름을 반영해 등락하는데 수입물가, 생산자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입물가는 원화 기준으로 9월 26.8% 상승했다. 2008년 11월 32.0% 오른 이후 12년 10개월 래 최고 수준이다. 석 달째 20% 안팎의 상승세다. 유가 급등, 원화 약세 영향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최근 배럴당 80달러 안팎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올 들어 무려 55.7%나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6월 이후 우상향 흐름을 보이며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연초 이후 9% 가량 하락했다.*10월 소비자물가는 3.2%이고 수입·생산자물가 10월 수치는 발표 안됨. (출처: 한국은행, 통계청)생산자물가는 7~9월 7%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의 국내 출하 제품과 수입품을 포함한 국내 공급물가지수 중 원재료와 중간재는 석 달째 각각 40%대, 10%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그에 비해 최종재는 석 달째 2%대 상승률에 그쳤다. 원재료, 중간재가 오른 것에 비해 최종재는 덜 오른 셈이다. 즉, 수입·생산자 물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소비자물가는 덜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커질 수 있음을 시시한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원재료와 중간재 상승률은 소비자 근원물가에 각각 5개월, 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기업들의 원가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 원화 가치 하락 외에 항만 물류적체 등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제조업의 원자재구입가격 심리지수(BSI)는 10월 144로 연초 이후 2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제품판매가격 심리지수는 112로 1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제조업의 채산성 심리지수는 85로 작년 말(86)과 큰 차이가 없었다. 기준점인 100보다 낮아 채산성이 나빠진다고 응답한 기업이 좋아진다는 기업보다 더 많았다. 항만 물류 적체가 장기화하자 운임비가 비싼 항공을 통해 제품을 들여오려는 시도가 나타나면서 운임비도 급등하고 있다.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9월 4590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1년 전보다 230.2% 오른 데다 항공화물운임지수(TAC)도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노선 기준으로 135.7%나 급등했다. 한은 관계자는 “항공 화물의 경우 항만과 비교해 실어나를 수 있는 물량이 적고 운임비가 훨씬 비싸지만 일부 급한 경우엔 항공을 이용하면서 운송량도 증가하고 운임비도 뛰고 있다”고 말했다. ◇ 근원물가도 2%대, 5년 11개월 래 최고 앞으론 기업들의 누적된 원가 부담이 서서히 제품 가격에 전가될 조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올 들어 3월까지만 해도 0%대의 상승률을 보였으나 5~7월 1.2%를 기록하다가 8월 1.3%, 9월 1.5%, 10월 2.4%로 급등세를 보였다. 2015년 12월(2.6%) 이후 5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식료품 및 에너지지수 상승률은 5월 8.0%를 찍었으나 7월 7.9%, 8월 7.7%, 9월 6.1%, 10월 5.9%로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근원물가 급등은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농산물은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10월에 0.2% 오르는 데 그쳤으나 그동안 급등했던 가격 부담은 가공식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공식품은 10월 3.1% 올라 2014년 11월(3.3%) 이후 6년 11개월 래 최고였다. 외식비가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하는 등 서비스 가격은 3.2% 급등했다. 서비스 상승률은 2009년 2월(3.4%) 이후 최고다.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한 만큼 개인서비스 등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물가 상승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달 12일 정기회의 의사록에서 “현재 물가 상승이 공급뿐 아니라 수요 압력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정책 판단 시 이러한 측면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수요 측 요인이 생각보다 더 크다면 물가 압력이 장기화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물가가 다시 오르는 2차 파급효과가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2021.11.09 I 최정희 기자
방역실패 조롱받던 日…한국보다 빠른 위드코로나 배경은
  • 방역실패 조롱받던 日…한국보다 빠른 위드코로나 배경은[김보겸의 일본in]
  • 일본이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한 첫 주말인 지난 2일 한 가족이 카나가와 해변을 찾은 모습(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첫 주말을 맞았다. 반년 만에 전국에 내린 긴급사태와 중점조치를 전면 해제하자 일본 곳곳에선 활기가 돌았다. 교토에선 ‘고깃집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한 야키니쿠 가게가 백신 접종소로 지정되면서 2일 하루에만 200여명이 이곳을 찾아 백신을 맞았다. 길어진 긴급사태로 올 들어 14일밖에 정상영업하지 못한 곳이었다. 이 음식점 사장은 아사히신문에 “음식점에서 접종을 진행함으로써 식당 이미지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일 교토의 한 야키니쿠 가게에서 직원이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사진=아사히신문)도쿄 아사쿠사도 활기를 되찾았다. 2008년부터 13년간 도쿄의 명물 인력거를 끌어온 우스이 마사히로(41)는 이날 “지난주보다 손님이 두 배 늘었다. 새로운 스타트를 끊은 느낌”이라며 주말 나들이객을 반겼다.태풍도 코로나19에 지친 일본 시민들을 막을 수 없었다. 제16호 태풍 민들레가 이날 일본으로 향했지만 도쿄 긴자에선 악천후를 뚫고 거리로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오후 7시 기준으로 유동인구는 일주일 전보다 오히려 11% 늘었다.도쿄 인력거꾼 우스이 마사히로 (사진=아사히신문)항공업계도 벌써부터 위드 코로나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1일 태풍 민들레 영향으로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 하네다 공항은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가족 5명과 함께 돗토리현을 여행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한 40대 남성은 “긴급사태 선언 해제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항공에 따르면 9월 초반 5000명대에 머물렀던 국내선 하루 예약건수는 9월 말 5만명까지 10배가량 늘었다. 항공 관계자는 “기쁘다. (여행) 수요가 겨우 회복했다”며 “감염 예방에 힘써서 다시 긴급사태를 선언하는 사태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백신이 없었던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PCR 검사 수 30%로 줄여…위드 코로나 위한 포석?일본이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한 건 확진자가 크게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 8월 도쿄올림픽 직후 2만5000명을 넘던 신규 확진자 수는 현재 2000명을 밑돌고 있다. 1일 기준으로 일본 신규 확진자는 1817명으로 같은날 2247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한국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불과 두 달만에 확진자가 92% 감소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백신 접종률이 올랐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일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전체의 60%를 넘는다. 하지만 폭증하는 확진자 수를 감당하지 못해 유전자증폭(PCR) 검사 수 자체를 줄여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근거를 무리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8월 9일 23만건 넘게 진행됐던 PCR 검사는 현재 하루 10만건도 되지 않는다. 1일 기준 일본 PCR 검사 수는 8만1440건으로 같은날 한국(16만1450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난달 29일 차기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기시다 후미오 전 정무회장을 축하하고 있다(사진=AFP)◇“위드 코로나, 차기 정권 위한 스가의 퇴임 선물”왜 일본은 PCR 검사를 줄이면서까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것일까. 보수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차기 정권을 향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사회와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스가 총리가 위드 코로나라는 출구전략을 폈다는 설명이다. 비록 자신은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국민의 신뢰를 잃어 재선을 단념했을지언정, 다음에 들어서는 정권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판단해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체계 전환을 꾀했다는 분석이다. 즉 현 시점에서 일본이 위드 코로나를 택한 건 감염이 늘어날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규제를 완화해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배경에는 암울한 경제성장률이 자리잡고 있다. 올 3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5%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지난 7월부터 이어진 긴급사태 선언으로 두 달간 발생한 경제손실이 5조7000억엔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음식 및 숙박 등 대면 서비스업에서 최대 6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일본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한 데에는 차기 정권에서 감염자가 다소 늘더라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 개인과 기업 활동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계속된 긴급사태 선언으로 높아진 국민 피로감도 위드 코로나 전환에 한 몫 했다. 특히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향한 고객의 폭언과 폭행 등 ‘카스하라(カスタマ+harassment)’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일본의 산업별 노동조합인 UA젠센이 작년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6.5%는 “코로나19 이후 카스하라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줄었다”고 답한 이들은 3.3%에 그쳤다. 카스하라 피해 경험자 30% 이상이 마스크의 결함이나 가게 안에서의 마스크 착용 거부와 관련해 괴롭힘당했다고 답했다.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로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고충은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도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점원과 승무원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백신 접종증 제시 요구를 둘러싼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일본 이자카야 업계에선 위드 코로나로 수요가 늘 것을 대비, 인력 확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사진=AFP)◇위드 코로나 효과 기대하는 日외식업계이처럼 일본은 코로나19로 황폐해진 경제와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위드 코로나를 택했다. 외식 및 서비스 업계에선 위드 코로나로 인해 수요 회복을 기대하며 인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일본 이자카야 체인업체인 와타미는 고용을 유지하고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하며 올해 안에 인력 1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이자카야 체인 츠카다노조 역시 직원들에게 닭꼬치나 초밥 등 일식 장인들의 연수를 받게 하며 직원 교육에 나섰다. 업계에선 6개월 뒤 위드 코로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기대를 걸고 있다. 쿠로스 야스히로 로열홀딩스 사장은 “내년 4월쯤 소비가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숨에 소비활동이 활발해지진 않더라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1.10.03 I 김보겸 기자
임대료 뛰고 임금 올리고…길어지는 미국 '인플레 충격'
  • 임대료 뛰고 임금 올리고…길어지는 미국 '인플레 충격'
  • 미국 메릴랜드주 주도 아나폴리스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 대기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물가가 또 고공행진을 했다. 올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하회했지만, 여전히 5%를 넘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함을 방증했다. 특히 주거비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와중에 아마존 같은 주요 기업들의 임금 인상 압력까지 커지면서 ‘물가 충격’이 가시화하는 기류다.◇임대료, 자동차 가격 갈수록 뛴다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3%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5.4%)를 소폭 밑돌았다. 전월 5.4%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5.5%) 이후 1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사실상 그 수준을 유지했다. 가장 높이 뛰어오른 건 에너지 분야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1년새 무려 42.7% 치솟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안팎으로 오르면서 덩달아 상승했다. 휘발유를 포함한 에너지 부문 전체가 25.0% 뛰었다. 중고차와 트럭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31.9% 폭등했다. 신차 가격은 7.6% 올랐다. 이외에 렌트카(52.6%), 호텔·모텔 숙박료(19.6%), 광대역 교통비(10.9%) 등도 확 올랐다.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3%로 나타났다. 월가 전망치(0.4%)에 못 미쳤다. 올해 1월 이후 상승률은 0.3%→0.4%→0.6%→0.8%→0.6%→0.9%→0.5%→0.3%를 보이고 있다. 6월을 기점으로 과열 양상은 꺾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내용을 뜯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목할 건 주거비 부문이다. 주택 임대료(렌트)는 전기 대비 0.3% 올랐다. 전월(0.2%) 대비 더 큰 폭 뛰었다. 집주인 등가 임대료(Owners’ equivalent rent of residences) 역시 0.3% 올랐다. 최근 계속 매달 0.3%씩 오르고 있다. 주거비는 한 번 방향을 잡으면 장기간 이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신차 가격은 고질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탓에 전월과 비교해 1.2% 상승했다. 반도체 공급난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인플레이션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임금 올리는 아마존, 월마트, 타깃이번 CPI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CNBC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수 있다는 신호로 예상보다 덜 올랐다”면서도 “5.3%의 상승률은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목표치(2.0%)보다 3.3%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WSJ는 “향후 몇 분기 동안 광범위하고 오래 지속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공급망 혼란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가격을 전가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다시 물가가 뛰어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평균 임금을 시간당 18달러(약 2만1000원)로 인상하기로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22.5달러(약 2만6000원)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마존뿐만 아니다. 대형 유통 체인인 월마트, 타깃 등도 시급 인상, 대학 등록금 지원 등을 통해 인력난에 대응하고 있다.앤드루 슈나이더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공급망 혼란은 이전에 알던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하고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관심사는 이번 CPI가 연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다. 연준은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데, 연내 테이퍼링 스케줄이 나올지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다. WSJ는 “8월 CPI는 연준의 단기 계획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9월 테이퍼링 발표 후 11월 테이퍼링 개시의 일정이 가시화하고 있는 셈이다. 물가 지표가 나온 이후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반짝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한 것은 인플레이션 확산론에 대한 우려에서다.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펀드매니저 2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84%는 연준이 연말까지 테이퍼링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BofA는 “펀드매니저들은 인플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응답자 중 22%는 기업들의 순이익이 향후 몇 달 동안 계속해서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8월 조사 때 이익 악화를 점친 응답자는 15%였다.
2021.09.15 I 김정남 기자
'기억날 그날이 와도' 공중전화, 신곡 '그대여 나에게'로 컴백
  • '기억날 그날이 와도' 공중전화, 신곡 '그대여 나에게'로 컴백
  • 공중전화 ‘그대여 나에게’ 재킷(사진=밴드 공중전화)[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33주년을 맞은 록밴드 공중전화가 최근 팝발라드 신곡 ‘그대여 나에게’를 발표하고 3년만에 컴백했다. 또 공중전화 리더인 송현호는 지난 3월부터 ‘네이버 나우’의 음악 라디오 채널인 ‘그때 IN 가요’에서 ‘미스터송의 로라장’ DJ를 맡아 매주 월~금요일 오후 1~3시 생방송으로 팬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다.공중전화는 리더 송현호(베이스), 보컬 이대희, 드럼 안병철, 건반 문혜주, 기타 신택현 등 5인조 밴드로 재결성했다. 지난 2018년 공중전화 30주년 콘서트와 ‘노란치마 2018버전’ 리메이크 이후 본격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2018~2019년에는 소극장 문화운동 ‘광화문 릴레이 콘서트’를 주도한 바 있다. 송현호는 “신개념 뉴트로 라디오채널 진행을 맡으면서 팬클럽까지 생겼다. 신곡 발매와 밴드 재결성도 팬클럽의 성원이 계기가 됐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송현호의 ‘미스터 송 로라장’은 3050세대 ‘로라 스케이트장’의 향수가 콘셉트로, ‘DJ 오빠’와의 진솔한 댓글 소통이 매력적이다. ‘그때 IN 가요’ 채널은 가수 이상우를 비롯해 유리상자 이세준, 음악평론가 이헌석, 그리고 송현호가 DJ라인업을 이루고 있으며, 5일부터는 가수 김정민이 합류한다.공중전화 밴드는 1988년 데뷔곡 ‘사랑이 그리운 날들에’ ‘기억날 그날이 와도’가 히트한 스테디셀러로 유명하다. 그러나 공중전화는 당시 2년여 활동끝에 멤버들의 개인사정으로 활동을 접었다가 18년 만인 2008년 2기, 2014년 3기 멤버, 2018년 4기 멤버로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생명력을 이어왔다. ‘기억날 그날이 와도’는 ‘응답하라 1988’ OST로 재조명된 바 있다.
2021.07.05 I 김은구 기자
돈풀기 잔치는 끝났다
  • [목멱칼럼]돈풀기 잔치는 끝났다
  •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 최근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은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고, 정부도 재정 적자를 감수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에 대한 적응, 백신 보급 확대로 지금까지 억눌려 왔던 소비 욕구가 ‘보복소비’의 형태로 폭발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경제전망에서 2021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6.0%로 1월 전망치보다 0.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국가별로도 미국의 경우 1분기에 6.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중국 역시 18.3% 성장, 이 실적만으로도 국내총생산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글로벌 상품시장도 유동성 증가와 경기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빠르게 반영되어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장기 국고채 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많이 높아졌다.인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확대되면서 미 연준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후 연설에서 미국의 경제활동과 고용 지표가 강화됐다고 평가하면서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 수준으로 높아지고 상당한 수준의 노동시장 개선이 실제 통계로 나타날 때까지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이중책무로 고려하고 있는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중 경기 흐름에 후행하는 노동시장의 회복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연준의 정책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4월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테이퍼링 시점이 연내일 것으로 전망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지난 3월 조사에서 2022년이라고 한 응답이 우세했던 것을 감안하면 시점이 앞당겨진 것이다. 시티은행은 연준이 언급한 상당한 수준의 노동시장 개선이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수 있고 연내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 보았다.급기야 미국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엊그제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언,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코로나 위기로 연준이 지난 1년간 공급한 유동성은 4조 달러 수준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간 3조 달러를 투입했던 것에 비춰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재정정책으로 5조 달러를 지출했고, 앞으로도 4조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경기가 과열 양상을 보일 때 연준이 어떻게 미국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유동성을 회수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시장 전망에 귀기울여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축통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비해야 할 때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4월 21일 주간 국채 매입 규모를 40억 캐나다달러에서 30억 캐나다달러로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선진국 중 처음으로 테이퍼링에 나섰다. 2013년 밴 버냉키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 발언을 했을 때 우리나라를 비롯한 인도, 터키,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의 금융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확대되며 충격을 받은 사례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통화 긴축이 회복 추세에 있는 우리 경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출과 주식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부문의 부채 규모가 G20국가 중 4위로 높은 수준인 점을 고려하여 시장이자율 상승이 가계 및 기업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부채 관리 역시 강화해야 할 것이다.
2021.05.07 I 송길호 기자
서병기 IBK證 대표 “자기자본 1조원, 중형증권사로 도약”
  • 서병기 IBK證 대표 “자기자본 1조원, 중형증권사로 도약”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지난 1년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다. 자기자본 1조원 돌파와 신용등급 상향 및 내부 전문성 강화 등 조직역량 제고를 통해 ‘고객에게 신뢰받고 시장에서 존중받는 회사’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는 취임 1주년을 맞아 29일 서면 질의응답에서 이처럼 소회를 밝혔다. 일반 기업부터 은행, 공기업, 증권사를 두루 걸친 리스크 관리 전문가인 서 대표는 지난해 3월 IBK투자증권 수장으로 합류했다.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이사(제공=IBK투자증권)자기자본 확대를 우선 순위로 정했다. 2008년 5월 설립된 IBK투자증권은 중소·중견기업 성장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이제 덩치를 키워 한 단계 뛰어오를 시기라 판단한 것이다. 실적은 힘을 더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02억원으로 전년 632억원 대비 26.9% 증가했다. 세전 순이익은 11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치다.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그 일환이다. 중소기업 기업공개(IPO), 스팩(SPAC) 상장 및 합병 지원, 뉴딜관련 중소기업 지분투자, 사모투자펀드(PEF) 및 신기술투자조합 결성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말 기준 자기자본은 약 7500억원 수준으로 유상증자, 실적 등을 더하면 연내 1조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 대표는 “자기자본 1조원 돌파는 2008년 신설한 8개 증권사들 중 최초이며 중형증권사로서의 도약을 의미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신용등급 또한 A+ 에서 AA-로 상향 추진하고 영업범위를 폭넓게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영전략은 ‘고객과 시장 중심의 강한 플랫폼 구축’으로 정했다. △자기자본 활용 극대화, 수익구조 다변화 및 신사업 추진, 디지털 리더십 강화 등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소·중견기업 혁신과 성장 지원, 고객니즈 반영한 금융상품 공급 등 혁신경영을 추진하며 △영업채널 효율화 등 금융그룹 시너지를 활성화한다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최근 IBK투자증권은 자산관리(WM) 부문 전면 개편에 나섰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개인 투자자를 위해 디지털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비대면 고객중심 활동 강화를 위해서 모바일 웹, 간편인증 도입 등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데이터 기반 고객서비스 인프라 구축 통해 비대면 금융서비스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주식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해외주식 거래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다만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디스커버리 펀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설계하고 환매를 중단한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 채권펀드’는 2109억원 규모로, 이중 IBK투자증권이 112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원금의 40%를 선지급했으며, 향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따라 최종 정산이 이뤄진다. 서 대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시장과 상품에 대한 리스크 분석 시스템을 강화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고객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병기 대표는…?△1963년생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금융공학 석사 △1987~1988년 코오롱 △1989~2000년 외환은행 △2000~2002년 LKFS 대표이사 △2002~2004년 KAIST 금융공학연구센터 연구위원 △2004~2005년 신영증권 리스크관리 담당 △2005~2008년 한국투자공사(KIC) 기획총괄, 부장 △2008~2020 신영증권 △2020년 3월~ 현재 IBK투자증권 대표
2021.03.29 I 김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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