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946건
- 무역협회 “미·중 무역, 규모는 확대…상호 의존도는 감소”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미·중 무역 갈등이 4년 넘게 이어지면서 상호 의존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양국 간 무역 규모 자체는 커졌다. 7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미·중 무역전쟁 4년 경과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중 간 무역 규모는 6915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로써 양국 간 무역 규모는 2018년 6823억달러를 기록한 후 2019년 5758억달러, 2020년 5789억달러 등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미·중 간 무역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한 3647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시작된 무역 갈등 속 상호 무역 비중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6.6%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16.0%, 2019년 13.7%, 2020년 15.1%, 2021년 14.7%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엔 13.5%에 그쳤다. 이와 동시에 중국 무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7년 14.3%에서 2018년 13.7%, 2019년 11.8%, 2020년 12.6%, 2021년 12.5%까지 줄었다. 올해 상반기엔 12.5%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표=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보고서는 양국 간 무역 규모 증가에도 상호 무역 비중이 줄어든 요인으로 2018년부터 본격화된 미·중 무역전쟁을 꼽았다. 이에 따른 다양한 무역 제재가 미·중 무역 탈동조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보고서 판단이다. 미국은 2018년부터 4차례에 걸쳐 3600억달러 규모의 대중(對中) 수입에 최대 25%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화웨이 등을 수출통제 리스트에 등재해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했다. 또 중국산 통신장비와 전력 장비를 제재하고,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 등을 발효하는 등 대중 제재에도 나섰다. 중국 역시 13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수입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의 수출통제 리스트와 유사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 자국 체제와 제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국가 또는 기업을 제재하고자 수출통제법, 외국법의 부당 역외적용 방지법, 반외국제재법 등도 도입했다. 직접 수출입을 통제한 미국과 달리 중국은 제재 효과가 미미하자 불매운동, 비관세장벽 등 기존에 사용하던 방식의 거래 제한을 사용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중 양국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양국 상호 무역 비중을 감소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투자 기업에 대규모 세제지원을 약속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배터리의 북미 지역 내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미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 내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고, 참여국과의 공급망 재편·통상규범을 제정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협상을 주도했으며, 한국·일본·대만을 대상으로 칩4(Chip4) 동맹을 제안하는 동시에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성 제고를 목표로 11개국이 참여하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쉽(MSP)도 구성했다. 중국은 지난 2020년 쌍순환 전략을 제시하며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강조하고는 있지만, 경제정책 방점은 수출에서 내수로 이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내 공급망 수직계열화를 시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추진하는 ‘중국제조 2025’는 핵심 부품과 소재 자급률을 2020년 40%에서 2025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핵심 자원 확보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표=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보고서는 미국의 대중 견제가 이어지겠지만, 미국 외의 국가와 글로벌 기업의 시각에서 중국 위상이 급격히 축소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당장 미국 칩4 동맹의 한국·일본·대만 모두 수출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웃돌고, 전 세계 수입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반격에 나서면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생산거점이고, 시장 규모와 성장성 면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미·중 간 무역 탈동조화가 이어지더라도 미국이 중국을 완전히 차단하기보다는 중국의 기술 발전과 성장을 지연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경제 안보, 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같은 개념이 새로운 통상질서로 부상하면서 미·중 상호 무역 비중 감소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수 있다”며 “앞으로 미·중 무역은 규모 변화보다 거래 분야와 질적인 변화가 더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의 대응 전략 모색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 치킨값 3만 원 시대, 농민들 몫은 계속 하락 중
- [이데일리 안수연 인턴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연이은 가격 인상이 무색하게 농민들이 가져가는 몫인 ‘농가수취율’은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통 비용률은 올라가고 있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원부자재 가격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이지고 있다.‘굽네치킨’은 지난 2월과 7월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지코바, 또래오래, 멕시카나, 네네치킨 등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5~10%의 가격 인상을 한 상태다. 교촌치킨의 일부 가맹점은 3000~4000원 이상의 배달비를 부과하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의 배달 가격이 2만 원을 훌쩍 넘었다.연이은 가격 인상에 온라인상에서는 치킨 불매 ‘NO치킨’ 운동이 일어났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인 ‘노재팬’ 포스터를 패러디한 NO치킨 포스터가 올라온 것이다. O 안에는 치킨 이미지가 들어가고 '치킨값 3만 원 시대에 소비자는 선택할 권리가 있다'라는 문장 등이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반면 닭을 사육하는 농민들의 농가수취율은 2019년도를 제외하고 꾸준히 하락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한 2021 유통정보조사 에 따르면 2015년 닭고기 농가수취율은 50.3%, 21년도엔 42.9%를 기록했다. 유통비용률은 이와 대비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49.7%에서 21년 57.1%을 기록했다.포장재비, 운송비 등 물량의 증감에 따라 변화하는 비용인 직접비는 감소하고 인건비, 임차료, 정보통신비, 수도광열비 등이 포함된 간접비는 지난 18년부터 21년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간접비는 물량의 증감과 상관없이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다. 물가 상승 영향으로 인건비, 임차료 등 월 운영비용의 증가가 간접비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도매 비용는 2015년 37.9%에서 2021년 31.2%로 감소하고 소매 비용은 2015년 11.7%에서 2021년 25.9%로 증가했다. 소매 단계에는 대형마트, 정육점, 백화점 등과 ‘프랜차이즈’도 포함된다. 이 소매단계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프랜차이즈(36.3%)다.이에 대해 축산품질평가원은 “소매점 유통 비용은 물류비 인상, 인건비 인상, 부자재(박스, 포장지) 원자재 상승 등으로 직접비가 상승하고 매출 감소 영향으로 수도광열비 등 간접비에 대한 단위당 비용 상승이 원인일 수 있으나 구체적인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대표적인 서민음식인 치킨 가격 상승에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한다. 박사 과정 중인 김건영(26)씨는 바쁜 일정상 연구실로 배달을 시켜 식사를 해결한다. 젊은 남성들이 많아 치킨을 자주 시켜 먹었다며 “시장에서 생 닭 사면 만 원도 안 하는데 치킨 배달시키면 2만 5천 원은 그냥 넘는다. 갈수록 비싸지니까 에어프라이어에 돌릴 수 있는 냉동 치킨 사 먹는 게 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지난 5월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치킨 업체들이 내세우는 닭고기 값 인상은 가격 인상의 근거로 불충분하다면서 가맹점 원부자재 가격 공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5년간의 ‘치킨 프랜차이즈 가격’ 관련 동향을 분석한 결과 가맹본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승한 반면 연평균 닭고기 시세는 2015년(3297원)부터 2020년(2865원)까지 하락하다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3342원) 소폭 반등한 것이다.이에 대해 전문가도 유통 과정의 착복을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생닭 가격은 큰 변함이 없는데 어디에서 비용 인상이 발생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생산 농가는 농가대로 헐값에 넘기고 소비자는 비싸게 산다. 중간 유통과정에서 착복이 일어나는 건데 계속해서 비정상적인 가격 인상이 일어나면 결국 소비자들은 다른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농가와 직거래하는 수요가 늘었고 지출 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체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간식품]아워홈, 임시주총 막았지만..'남매의난' 불씨 여전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번 주(6월 26일~7월 1일) 식품업계에서는 범 LG가(家)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미현·명진·지은 등 세 자매가 지난해 선임한 이사 21명을 해임하고 구본성 전 부회장을 포함한 새로운 이사 48명을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회부했지만 부결됐다. 이 밖에 편의점에서 올 상반기 ‘일본 맥주’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74.7% 증가한 신장률을 보이며 지난 2019년 ‘노재팬’(No Japan·일본 제품 불매 운동) 이후 약 3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섰다.◇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전문직여성한국연맹 골드 어워드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사진=CJ제일제당)지난달 26일 CJ제일제당(097950)은 전문직여성한국연맹(BPW Korea)이 개최한 시상식에서 최은석 대표이사가 제27회 ‘BPW 골드 어워드(Gold Award)’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전문직여성세계연맹은 1930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창립해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110여개 회원국을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단체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1993년 ‘BPW 골드 어워드’를 제정해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 지위를 향상하고 여성에게 균등한 기회를 부여해 남녀차별구조를 타파한 최고경영자나 단체 등에게 시상하고 있다.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미래지향적 리더십으로 기업경영전반에 걸쳐 양성평등 문화를 실천하고 다양성·공정성·포용성(Diversity·Equity·Inclusion)’을 강조하며 남녀 차별 없는 업무 환경을 조성해 여성권익 향상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최 대표는 “CJ제일제당은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과 기회 속에서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임원과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대표 여성 친화 기업으로서 모범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CJ프레시웨이, 마켓보로에 403억 투자…디지털 전환 속도(사진=CJ프레시웨이·마켓보로)지난달 27일 CJ프레시웨이(051500)는 기업 간 거래(B2B) 식자재 유통 전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오픈마켓을 보유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에 403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CJ프레시웨이가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전환(DT) 전략에 따른 것으로, CJ프레시웨이의 상품·물류·제조 인프라와 마켓보로의 IT 기술을 바탕으로 데이터 공동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고객 사업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식자재 SaaS ‘마켓봄’과 식자재 직거래 오픈마켓 ‘식봄’을 운영 중인 마켓보로의 지난해 총거래액(GMV)은 약 6300억원으로 최근 3년간(2019~2021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80%다. 마켓봄은 국내 식자재 유통 SaaS 1위로 지난달까지 누적 거래액은 2조원에 달한다. 마켓보로는 현재 B2B 유통 빅데이터 센터 설립, 인공지능(AI) 식자재 매입 최적화 서비스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노재팬’ 감소에…다시 기지개 켜는 ‘日맥주’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매대 모습.(사진=뉴스1)지난달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일본산 맥주가 다시 국내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019년 국내에서 확산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노재팬’(No Japan) 타격으로 매출이 급갑한 지 약 3년 만이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노재팬 정서가 수그러들고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로 주류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일본 맥주의 판매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한 대형 편의점에서도 올 1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전국 매장 일본 맥주 카테고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74.7% 증가한 신장률을 보였다.주류 수입유통사 엠즈베버리지는 지난 노재팬 시기 대체 활로로 발굴한 유럽 체코 라거 ‘부드바르’ 맥주와 스페인 라거 ‘알함브라’ 맥주와 함께, 기존 대표 일본 라거 브랜드 ‘삿포로’와 ‘에비스’의 국내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맥주의 공식 수입업체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달 17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기대 그 이상’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브랜드 글로벌 홍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수입·판매하는 ‘기린이치방’, 오비맥주가 취급하는 ‘산토리’ 등도 영업력을 집중하며 매대 입점 등 다시 점유율 확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맥도날드, 한국적 ‘보성녹돈 버거’ 출시..현지화 가속 밟나한국맥도날드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맥도날드 신사역점에서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 일환으로 선보인 신메뉴 ‘보성녹돈 버거’ 출시를 기념해 포토행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맥도날드)지난달 29일 한국맥도날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 일환으로 선보인 신메뉴 ‘보성녹돈 버거’를 공개했다. 녹차밭으로 유명한 전남 보성에서 재배한 녹차잎 사료로 충청 지역 양돈 농장에서 키운 국산 돼지고기 ‘보성녹돈’을 활용한 버거 패티(113g)가 특징이다. 구운 돼지고기 패티 외에도 양배추와 적양파, 토마토를 전량 국내산으로 사용해 한국적인 맛을 강조했다. 당초 100% 쇠고기 패티를 정체성으로 강조해 온 맥도날드가 버거 신제품으로는 처음으로 돼지고기 패티와 양배추를 적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한국맥도날드가 국내 현지화(로컬라이제이션)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분석도 따른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지자체 및 농가와 협력해 국내에서 닭고기 2만9512t, 돼지고기 2750t, 달걀 1776t, 양상추 2614t, 토마토 1806t, 양파 388t 등 국내산 농축산물을 연간 약 3만8846t 수급해 버거 등 식재료로 활용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매각 이슈와 별도로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내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로젝트”라며 “국내 농가 및 지자체와 협력을 점진적으로 지속 늘려가며 한국의 맛 메뉴를 해외 시장에서도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아워홈 구지은, 오빠 공격 막아냈지만…‘남매의난’ 불씨 여전구본성(왼쪽)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지은 아워홈 현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아워홈)지난달 30일 아워홈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미현·명진·지은 등 세 자매가 지난해 선임한 이사 21명을 해임하고 구본성 전 부회장을 포함한 새로운 이사 48명을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회부했지만 부결됐다. 이로써 아워홈의 ‘4차 남매의 난’은 구지은 현 대표이사 부회장의 승리로 돌아갔다. 차녀 명진(지분 19.60%)씨와 구 대표(지분 20.67%)가 참석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장남 구 전 부회장(지분 38.56%)은 대리인을 출석시켰다. 장녀 미현씨는 본인과 대리인 모두 불참했다.‘캐스팅 보트’로 주목을 받았던 장녀 미현(지분 20.06%)씨의 의결권 제동으로 구 대표가 경영권을 사수하게 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구 전 부회장이 또 다시 경영권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구 전 부회장이 추후 임시주총 소집을 또 요청하거나 미현씨의 ‘의결권 행사 금지’를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시도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아워홈은 고(故) 구인회 LG 초대 회장의 셋째 아들 고 구자학 회장이 만든 회사로 구 전 부회장과 구 대표는 2016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구 전 부회장측 관계자는 이날 “구 대표의 의결권 행사금지 신청 때문에 오늘 부결됐지만 (미현씨와) 지분 공동 매각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2일까지 COEX서 최대 규모 ‘2022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2022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 행사장에 위치한 충북 영동군 와이너리 연합 ‘영동와인’ 홍보부스 모습.(사진=김범준 기자)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 규모 ‘2022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날(2일)까지 코엑스(COEX)에서 열린다. 행사 첫날 오전부터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도 방문객들의 이어지는 ‘오픈런’(시작과 동시에 입장)으로 행사장은 금세 북적였다. 한국국제전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주류수입협회와 한국베버리지마스터협회 등이 후원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열린 올해 행사는 약 300곳의 주류·식품 관련 기업 또는 단체가 홍보부스로 참여했다.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한 관람객(일반인·바이어 등) 사전 등록으로만 3만명 이상 몰렸다.
- 우후죽순 LCC, 빚으로 연명…출혈경쟁이 ‘독이 든 성배’로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선 자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지역특화서비스나 화물특화 등 다른 항공사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녀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항공업게 일각에선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가시화와 방역 규제 완화 등으로 여객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 속에서도,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LCC업계의 영역 확장을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LCC업계에서 고용지원금 지원 연장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주요 LCC 부채비율 (이미지=문승용 기자)◇LCC업계 부채비율 최근 3년간 급상승 7일 LCC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상장한 국내 주요 LCC사들의 부채비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만큼 타인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이후 최근 3년간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089590)은 2019년 351.38%, 2020년 439%, 2021년 588%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925%로 껑충 뛰었다. 진에어의 부채비율도 2019년 268%, 2020년 467%, 2021년 248%로 올해 1분기에는 300%에 육박했다.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더욱 심각하다.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2019년 328%, 2020년 503%를 기록한 후 2021년 1453%까지 급증했다. 티웨이항공의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무려 7350%다. 에어부산 역시 2019년 812%, 2020년 838%, 2021년 674%의 부채비율을 기록하다가 올해 1분기 1431%로 1000%를 넘겼다.국내 LC 업계의 위기는 꼭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항공자유화 이후 전 세계적으로 LCC가 우후죽순으로 생겼고 국내에도 국제 항공운송사업 운항증명(AOC)을 재취득 중인 이스타항공을 포함한 9개 LCC가 설립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정된 수요를 다수 LCC가 놓고 경쟁하다 보니 출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여기에 주된 수입원인 일본과 중국 노선은 역사분쟁과 같은 외부요인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2019년 ‘노재팬(No Japan)’ 열풍으로 일본 불매 운동이 벌어져 국내 LCC업계가 큰 타격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코로나19 엔데믹을 목전에 둔 지금 국내 LCC업계는 생사기로에 서 있다. 국내 LCC업계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등으로 인력 유지하며 버텨온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부터 뚜렷한 생존 전략을 찾지 못한 국내 LCC업계가 자체 역량부터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역특화서비스 등 LCC들이 잘할 수 있는 부분부터 확실하게 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재점검하고 보완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팬데믹 속에서도 화물로 역대급 수익 거둔 대형사국내 LCC업계는 최근 자체 역량 강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일부 국내 LCC는 화물기를 도입, 물류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코로나19 속에서도 화물사업을 통해 역대급 수익을 거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 다각화에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LCC는 단거리 노선에 최소한의 자원을 투입해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이 기본인 만큼 무리한 사업 투자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LCC업계는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중대형기를 도입하면서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 이후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 재분배를 통해 노선 확대 기회를 엿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호주, 동유럽, 북미까지 운항 가능한 A330를 도입해 올해 하반기 장거리 노선에 취항한다는 계획이다. 신생 LCC인 에어프레미아는 설립 초부터 중장거리 노선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황 교수는 “LCC업계에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도움이 된다면 추진해야 한다”며 “다만 수익성과 사업 안정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이제 시험대에 오른 상황으로 각 사가 수익모델 등을 면밀히 분석해 신중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LCC업계는 자체역량 강화 노력에 더불어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중국 등 다른 국가가 자국의 항공산업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어 향후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항공업계는 고용유지지원금이나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단기적 대응을 넘어 금융안전망 신설 등 중장기적인 시각의 종합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의 경우 국내 항공산업에 대한 미래 투자 개념으로 보고 연장해줘야 한다. 국내 LCC는 외국 항공사와도 경쟁하는데 항공산업에 1조원을 쏟아붓겠다는 중국 항공업계와 어떻게 경쟁이 되겠느냐”며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건 막아야 한다”고 했다.LCC 관련 이미지 (사진=이데일리 DB)
- [위클리크레딧]차입부담 폴라리스쉬핑 ‘BBB-’ 전락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이번주 크레딧 시장에서는 BBB급 회사채들의 희비가 갈렸다. 사업부문 전반의 영업실적이 개선됐다는 이유로 신성통상(005390)과 DB캐피탈의 신용등급은 상향됐으나 폴라리스쉬핑은 과중한 차입부담과 불안정한 지배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 신용등급이 하향됐다.△사진출처:폴라리스쉬핑30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폴라리스쉬핑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불안정한 지배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폴라리스쉬핑은 대규모 손실 인식에 따른 재무구조 훼손과 자금시장 경색으로 2020년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당시 불안정한 지배구조로 인해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건조 중 선박과 장기계약 등 영업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위험에 대응했다. 이후 폴라리스쉬핑의 중요한 사업적 기반이 약화되는 등 지배구조의 불안정성이 폴라리스쉬핑의 사업과 재무 안정성에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폴라리스쉬핑은 2대와 3대 주주인 재무적 투자자(각각 폴라리스오션PEF, 이니어스엔에이치PEF)의 지분을 포함한 전체 지분 매각과 그와 연계된 폴라리스쉬핑 자본확충을 추진해왔다. 올해 3월에는 2대 주주 보유 지분과 신주인수권, 최대주주 보유 지분을 담보로 한 질권 일체에 대한 매매계약(매수자 APC PE-STX-호반건설 컨소시엄)이 체결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종훈 한기평 연구원은 “2대 주주의 단순 교체에 그쳐 현 지배구조에 내포된 불안정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폴라리스쉬핑 지배구조의 불안정성 해소 여부와 경영권 변동 등에 대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폴라리스쉬핑은 또 과중한 차입부담으로 미흡한 재무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 매각과 영구채 발행 등 자구노력과 외환거래이익 인식에도 2021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538.2%로 재무구조가 여전히 미흡하고 총차입금은 2조1000억원, 차입금의존도는 77.8%에 이르고 있다. 2020년 말 4분기 발행된 영구채(500억원)의 부채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재무구조는 지표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한기평은 분석했다. 폴라리스쉬핑은 2021년 말 기준 선박 발주 잔고는 2척으로 2022년 상반기 9000만달러의 중도금과 잔금 지급이 계획돼 있다. 또 40건의 보유 장기계약 중 15건이 2024~2026년 종료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수익 기반 유지를 위해서는 중단기간 내 추가적인 신조선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 부담과 과중한 차입금으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등을 감안할 때 폴라리스쉬핑의 미흡한 재무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폴라리스쉬핑 지분구조(자료:한국기업평가)반면 신성통상의 경우 사업부문 전반의 영업실적이 개선됐다고 판단해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내수패션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부문의 영업실적이 제고됐다는 분석이다. 내수패션부문은 코로나 사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의류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신성통상 브랜드 전반의 판매량이 증가했으며, 할인판매 축소를 통해 2021회계연도 매출액 8171억원, 영업이익률 6.5%을 기록했다. SPA브랜드 탑텐은 2019회계연도부터 일본 불매운동 반사이익, 키즈라인 확대 등을 토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해 높은 실적기여도를 보이고 있다.내수패션부문 2022회계연도 상반기 영업실적은 매출액 5101억원, 영업이익률 12.8%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실적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OEM 수출부문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주 감소, 운반비용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이 저조했으나, 2021회계연도부터 월마트 등 주요 거래처로부터의 수주량 확대, 저마진 거래 축소 등으로 실적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 장미수 한기평 연구원은 “신성통상은 니카라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다각화된 생산기반을 토대로 동남아시아 지역 내 코로나 락다운으로 인한 생산 차질 등을 완화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사업부문 전반의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재무 안정성이 제고됐다”고 평가했다. DB캐피탈의 경우 유상증자 실시에 힘입어 자본적정성 크게 개선됐다고 판단해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DB캐피탈은 지난 3월 500억원의 유상증자 실시했고 이를 고려하면 레버리지 배율이 2021년 12월 말 기준 4.6배에서 3.4배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나 단기차입금의존도가 2018년 12월 말 기준 68.9%에서 2021년 12월 말 기준 23.6%로 크게 하락했다. 이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과 조달 여건 저하에 따른 유동성 하방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윤희경 한기평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작년 말 기준 DB캐피탈 자기자본의 45.8%에 해당하는 규모로 자본 완충력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수익 기반이 확대돼 안정적인 순이익 시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포켓몬 열풍에 기사회생한 일본맥주…얼마나 팔렸나[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본 맥주 브랜드. (사진=뉴스1)Q : 2019년 반일운동 이후 자취를 감춘 듯 했던 일본산 맥주가 최근 편의점에서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일본 맥주가 얼마나 팔리고 있으며, 다시 살아난 이유는 뭘까요.[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A : 아사히, 삿포로, 기린 등 일본 맥주가 최근 편의점에서 진열된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습니다. 알려졌다시피 이 제품들은 2019년 7월께 촉발된 한국 내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주 타깃이었는데요. 당시 일본 총리인 아베 신조가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통제 조치를 취하자 인터넷상에서 각종 일본 기업 목록이 돌며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이뤄졌습니다. 잠깐 반짝하고 말 거라는 예상과 달리 국민 대다수의 자발적 참여로 그해 10월쯤까지 꽤 긴 기간 이어졌는데요. 맥주를 필두로 의류, 담배, 화장품, 자동차, 여행 등 전방위적 상품 불매운동이 이뤄졌습니다. 연일 일본 대사관 앞에 매일 시위가 벌어지는가 하면, 차번호 앞자리가 3개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테러’도 왕왕 발생했습니다. 2019년 9월부터 새 자동차 번호판 앞자리가 2자리에서 3자리로 늘었기 때문에 ‘불매운동 중에 일본산 자동차를 샀느냐’라는 비난이었죠.오코노미야키, 우동 등 일식집 사장님들은 손님이 줄자 ‘일본 음식이지 재료는 다 국산’이라고 호소하는 표지판을 가게에 걸기도 했습니다. 실제 2019년 대일 무역적자가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을 정도로 역대 일본 불매운동 중 가장 파장이 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불매운동의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제품은 맥주였습니다. 불매운동 전만 해도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 일본맥주는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20% 수준의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일본맥주 회사들이 편의점에 가격을 낮춰서면서까지 납품했지만 한 번 꺾인 점유율은 2년 넘게 거의 고사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직전인 2019년 6월 일본 맥주 월 수입금액은 790만4000달러였는데 2년 후인 2021년 6월은 49만2000달러로 무려 93.77%나 감소했습니다. 사실상 시중에서 자취를 감췄던 셈입니다.2019년 당시 이데일리는 모바일 기반 설문조사 기업 오픈서베이와 함께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맥주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습니다. ‘일본맥주 불매에 매우 찬성하며 마트·편의점 할인 행사에서도 제외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9.4%였는데요. ‘일제 불매 운동은 필요하지만 할인 품목 제외까지는 과하다고 여긴다’고 답한 비율이 10.5%였다. 89.9%가 일제 불매 운동을 찬성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던 작년 말부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일본맥주 할인행사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어 올해 1분기를 지나 서서히 편의점에서도 일본맥주가 매대를 하나 둘씩 채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일본 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7.1% 신장했습니다. 불매운동 전이었던 2019년 1분기보다는 94.1% 감소했지만 최저점을 찍고 반등 중인 것은 사실입니다.불매운동 전까지 일본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이제 마셔도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라는 인식이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월 출시돼 현재까지 1500만개 넘게 팔린 ‘포켓몬빵’ 열풍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흥미롭습니다. 포켓몬은 일본 캐릭터이고 빵이 팔릴 때마다 캐릭터 사용에 대한 소정의 저작권이 지불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한 유통가 관계자는 “포켓몬빵 주요 구매층인 MZ세대들이 일본에 로열티가 간다고 인식하면서 제품을 사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린 시절 추억이 구매로 이어진 측면이 컸다”며 “어쨌든 포켓몬이 일본 캐릭터이고, 이 캐릭터 스티커를 담은 빵이 날개돋친듯 팔려나가는 현상이 ‘일본맥주는 절대 안 마신다’는 심리적 저항선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린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 [마켓인]식음료 업체 인수전에서 기업이 사라진 까닭은
-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식음료(F&B) 업체들이 연달아 매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인수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업을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F&B 사업영역이 대기업들이 뛰어들기에는 리스크가 큰데다 신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분야와는 거리가 있는 탓이다.여기에 최근 F&B 업체 몸값 또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 대비 10배로 책정되는 등 고가를 유지하면서 기업들이 인수하기 부담스러워진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최근 F&B M&A 시장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산 후 PEF운용사에 되파는 세컨더리 딜이 주를 이루는 실정이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 일본 버거킹 매각을 추진 중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버거킹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전략적투자자(SI)를 비롯해 6~7곳이 참여한 가운데 눈에 띄는 곳은 영국계 CVC캐피탈과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PEF운용사다.현재 이 두 곳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CVC캐피탈은 지난해 어피너티에서 합류한 이규철 대표가 이끌고 있다. 자신이 몸담았던 어피너티의 매물인 만큼 내부 사정에 대한 정보는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KKR 또한 세계에서 손꼽히는 운용사여서 자금 면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분석이다. 만약, 이 두 곳 중 한 곳이 버거킹을 인수한다면 버거킹의 주인은 PEF운용사만 세 번째로 맞게 되는 셈이다. 지난 2012년 국내 PEF운용사 VIG파트너스는 두산으로부터 국내 버거킹을 1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어피너티는 2016년 VIG파트너스로부터 한국 버거킹 사업권을, 2017년엔 일본 버거킹 사업권을 인수한 바 있다. 사모펀드 손만 두 번을 거쳤다.앞서 팔린 국내 2위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도 PEF운용사 사이에서 손바뀜됐다. 지난 2018년 2월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CJ푸드빌이 투썸플레이스를 분사할 때 프리IPO에 참여, 지분 40%를 확보했다. 이후 2019년 CJ푸드빌로부터 나머지 지분을 사들이며 지분 전체를 매입했다. 2021년 칼라일은 약 1조원의 가격에 투썸플레이스를 사들였다.대만 버블티 프랜차이즈 공차도 비슷하다. 공차는 김여진 전(前) 대표가 2012년 대만 본사로부터 판권을 사와 사업을 시작한 버블티 브랜드다. 2014년 유니슨캐피탈이 공차 코리아의 지분 65%를 340억원에 사들이며 경영권을 확보했고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공차 글로벌 본사인 RTT를 4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유니슨과 김 전 대표는 공차를 미국 PEF운용사 TA어소시에이츠에 약 3000억원에 매각했다. 이처럼 F&B 인수전이 ‘PEF판’으로 둔갑한 까닭은 식음료 사업이 가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탓에 대기업이 진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F&B 사업은 서비스업이라는 특성상 고용 인력이 많아 노무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가맹점주와의 마찰이 발생할 경우 대기업 입장에서 ‘갑질’을 자행한단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F&B 업체에 투자한 경험이 풍부한 한 IB업계 관계자는 “F&B에서 발생하는 노무, 가맹점, 위생 등 이슈는 하나하나가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거나 정부가 개입할 여지를 줄 만큼 기업에 치명적인 반면 수익은 제한적”이라면서 “CJ, 한화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들이 외식 사업을 접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라고 지적했다.높아진 F&B 업체의 몸값도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럽단 지적이다. 매물로 나온 버거킹의 경우 어피너티 측이 약 1조원의 몸값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일본 버거킹의 에비타가 각각 800억원, 68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에비타 대비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칼라일이 인수한 투썸플레이스의 몸값 또한 에비타 대비 14배 수준인 1조원에 책정됐다.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버거킹이나 투썸플레이스 등 우량 F&B 매물은 현금 흐름이 좋아 몸값이 높지만, 성장성에 의문 부호가 붙는데다 대기업이 원하는 신 성장동력으로 삼기에는 마땅하지 않다”라며 “F&B 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유통기업이 아닌 이상 F&B 업체에 관심을 기울일 이유가 적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