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尹. 美·日 정상과 짧은 만남…성과는 '물음표'
- [이데일리 송주오 이유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 해외순방 중 가장 중요한 일정인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마쳤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인플레감축법(IRA)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서는 관계 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손에 잡히는 성과물은 없었다. 현안과 관련해 양국의 원론적인 입장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미, 유동성 공급장치 실행 협력..북핵 공조도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뉴욕에서 2차례 짧은 만남을 가졌다. 이번 해외순방의 첫 일정이었던 영국 런던에서의 찰스 3세 영국 국왕 주최 리셉션까지 포함하면 총 3차례 조우했다. 윤 대통령은 3차례의 만남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IRA와 관련한 우리 측 입장을 전달했다. 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한미 간 긴밀히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한미 간 계속해서 진지한 협의를 이어나가자고 밝혔다.아울러 한미 정상은 필요 시 양국이 금융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liquidity facilities)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양국은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존에 예정돼 있던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정치 일정 등을 이유로 뉴욕 체류 기간을 단축, 회담이 아닌 환담 형식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의 논의가 환담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현안과 관련한 심도 깊은 논의는 이뤄질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이 우려를 전달하는 수준에 그친 배경이다.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뒤 회의장을 걸어나오면서 함께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냐”고 말했다. 이 발언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자칫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여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유엔 연설은 핵심은 다 빼먹고, 예고된 한미 정상회담은 하지 못하고, 한일 정상회담은 그렇게 할 거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세일즈맨’ 尹, 예정된 기업행사는 불참기시다 총리와의 약식회담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뉴욕의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개최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친구들’ 행사에 공식 참석했고, 윤 대통령이 이곳을 찾아가면서 약식회담이 성사됐다. 통상 양국이 합의한 장소에서 만남이 이뤄지는 방식과는 다르다. 이런 탓에 일본 정부는 윤 대통령이 찾아와서 만남을 승낙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만남은 극적이었지만, 회담 내용은 단편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정상은 30분간 이뤄진 비공개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냈다. 과거사 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은 다뤄지지 않았다.양국 정부는 회담의 성격을 두고 온도차를 보였다. 우리 정부는 ‘약식회담’이라며 2년 9개월 만의 한일 정상의 만남을 강조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간담’이라고 표현했다. 사전에 의제를 정하고 만나는 공식 회담이 아니라는 일본 정부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회담 장소에는 양국의 국기도 배치되지 않았다.이상환 한국외대 교수는 해외순방의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면 실질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다시 말해 준비가 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한편 일정상의 의전 문제도 발생했다. 애초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 스타트업 서밋· K브랜드 엑스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불참을 통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예정에 없던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앞서 윤 대통령이 중소기업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며 직접 ‘세일즈맨’이 되겠다며 강조한 바 있다.
- [외환마감]美 긴축 공포에 원화 또 패대기…환율, 장중 1413.4원까지 급등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원 이상 올라 1410원 턱밑에서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 마감 직전엔 19원 이상 뛰면서 1413.4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충격에 따라 달러인덱스가 111선에서 상승폭을 키워가면서 ‘킹달러’ 현상이 이어진데다, 달러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달러 매수 쏠림 현상이 더해졌단 분석이다. 사진=로이터/연합2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94.2원)보다 15.5원 오른 1409.7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3.8원 오른 1398.0원에 시작한 뒤 장 마감 직전까지 꾸준히 상승폭을 키우면서 1410원 턱밑에서 마감했다. 장중에는 롱심리(달러 매수)가 더 강화되면서 19.2원 뛴 1413.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고가, 종가 모두 2009년 3월 20일(1417.0원, 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 환율이 그나마 1410원 아래서 마감한 것은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덕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점심께와 장 마감 직전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며 그나마 종가는 1409원선에서 마감하긴 했지만 이미 장중 고가 기준으로 1410원대를 뚫고 오른 만큼 향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환율이 급등한 것은 미국발(發) 고강도 긴축 공포다. 이날 새벽 발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연준은 기준금리를 세 번 연속 0.75%포인트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에서 3.00~3.25%로 상승해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2.5%)와는 0.75%포인트 격차가 벌어지게 됐다. 연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단 의지를 피력했다. 점도표 상으로도 FOMC 위원 19명 중 6명은 내년 금리를 4.75~5.00%로 예상하며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이 5%에 도달 할 수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미국 달러인덱스는 2년물 국채 금리의 급등과 함께 미친듯이 올랐다. 현지시간 이날 오전 2시 40분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1.10포인트 뛴 111.74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111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129%포인트 뛴 4.124%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통화 가치 낙폭도 커졌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CNH) 환율은 전일 대비 0.32% 오른 7.09위안대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은행(BOJ)가 고물가 상황과 역대급 엔저 상황에서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면서 엔화 추락 속도도 가팔라졌다. 일본 엔화는 전일 대비 0.58% 오른 달러당 145.25엔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145엔을 기록한 것은 1998년 8월 이후 24년만으로, 이후엔 147엔선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 점쳐진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필요한 금액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기로 했다. 국내증시도 1% 이내 하락폭을 이어갔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610억원, 470억원 순매도했다. 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0.63%, 0.46% 하락했다. 아시아권 증시도 모조리 하락세다. 홍콩항셍지수는 1.87% 하락하고, 대만 가권 지수도 0.97% 떨어지는 중이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0.58%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장 시작 이전 외환당국이 비상거시금융회의를 개최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수장들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면서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 동원해서 필요한 순간에는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 이후에도 아시아권 통화의 동반 약세, 역내외 달러 매수 포지션이 몰리면서 환율은 1410원대를 돌파한 것이다. 외환시장에선 이 같은 환율 급등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말 1500원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당초 올 3분기를 환율 고점으로 봤는데 1400원을 돌파한 만큼 내년초까지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면서 “우선 지금 상황에서 환율 상단치는 1500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72억58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