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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문일답]이창용 총재 "연준 고강도 긴축…금리 정책 새로 점검"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수장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22일 또다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내년 미국 기준금리가 최대 4.75~5.0%까지 오를 수도 있단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외환 등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관련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발표했다. 사진=기획재정부다음은 추경호 부총리, 이창용 총재와의 일문일답. -원·달러 환율 1500원 전망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견해와 통화스와프 필요성 어떤가.△추 부총리=환율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에는 부적절하다. 환율은 시장에 의해 수급에 의해 따라 간다. 다만 최근에 달러 수요자는 선매수하고 매도자는 매도를 미루는 그런 현상도 있고, 또 환율 상승에 베팅하는 투기 심리가 확대되는 등의 움직임이 있다.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 동원해서 필요한 순간에는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견지해 나갈 것이다. 원칙적으로 보면 한미 통화 스와프가 이뤄지면 대외건전성에 도움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과도하게 통화 스와프에 대해 관심 많은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이 문제에 관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이 시점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도 않고, 말씀드릴 입장이 아니다.-한은 총재가 기준금리를 25bp씩 올리는 점진적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에서도 유효한가.△이 총재=지난 수개월간 드렸던 포워드 가이던스는 조건부로, 어떤 기본 조건이 유지되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있다. 포워드 가이던스가 전제조건과 관련 없이 선언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지금 가장 크게 변한 전제조건은 미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다. 당초 미국의 기준금리가 4%대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전날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많이 바뀌었다. 한 달새 4%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졌다.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까지 2~3주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전제조건의 변화가 국내물가와 성장흐름,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 뒤 기준금리 인상 폭, 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 -외환보유고 감소 속도, 단기외채 비율 우려가 크다. 무역수지 적자도 문제인데 구체적인 대책 설명해달라. △추 부총리=외환보유고 등 대외건전성 관련 지표는 우리 만의 것이 아니고 해외 신용평가사나 해외금융 경제 전문가들 등도 같이 평가를 하는 그런 부분이다. 외환보유고, 대외건전성 관련 지표가 앞으로 다가올 모든 리스크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환보유고라는 것이 원래 대외 불확실성 커질 때 쓰기 위해 비축하는 것이다. 시장 안정 통해서 조치하는 과정에서 소폭의 외환보유고가 변동성이 있는 것은 이해해주면 좋겠다. 또 하나는 기술적 요인으로 자산의 평가가 또 변동이 있어서 나타나는 측면도 있다. 다만, 우리 단기외채 비중이 과거 10년간 안정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아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넋 놓고 있지는 않겠다. 근본적으로는 무역, 상품수지와 경상수지 우려 커지고 있는데, 특히 8월달 경상수지가 다소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나타날 수가 있다. 또 주요 선진국, 특히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 반도체 사이클과 맞물려서 이 부분이 조금 과거보다 좋지 않은 측면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관해서도 근본적으로 에너지 수입 증가가 영향 미치고 있지만 우리의 수출 경쟁력도 유의해야 하기 때문에 수출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다. 에너지 이용과 관련된 비효율성, 과다 소비 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대응은 별도로 마련하겠다. 무역수지 관해서는 주요 교역국 상황 나아지면 근본적으로 한 두 달 사이에 대외 경쟁력 갑자기 악화될 부분은 아니다. 최근에 중국에 있어서의 상황이 조금 지난달보다는 조금 나아진 모습도 있고 해서 너무 초단기적으로 그 부분을 볼 것은 아니고 긴 호흡 넓은 시계로 종합 대책 강구해 나가겠다. -국민연금과 한은의 통화스와프에 대해 말해달라. △이 총재=국민연금과 스와프는 구체적 사실 발표할 단계는 아니고 협의중이다. 협의중인 것 부인하지 않겠다. 기재부와도 같이 상의해야 하는 문제기 때문에 조만간 협의돼서 발표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외환시장 안정 관해서는 당연히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있다. 길게 보면 1300원 좀 상회할 때까지는 환율이 달러 상승과 같이 가격이 같이 가거나 약간 밑돌았다. 그 뒤에는 엔화가 많이 절하되고 위안화가 절하되고 동북아 통화 가치가 더 절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환율이 중국 환율에 프록시가 되기도 하고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기도 해서 달러인덱스 조금 더 절하되는 모습이다. 저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움직임 있어서 쏠림현상 적절히 대응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환율은 특정한 수준을 보고 대응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환율만 절하되는 상황이었기에 다른 상황이지만 지금은 우리 숫자만 보지 말고 다른 나라랑 비교해봐야 한다. 어제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모리스 옵스펠드 교수,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조사국장이 한 말이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을 잘 대변한다고 본다. 내가 100번 이야기해도 당국자의 변명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이분들의 발언도 생각해보라.-에너지 절약 및 이용 효율화 방안도 조속히 마련·시행하겠다고 하셨는데 전기 요금 인상 조치 등도 이 효율화 방안에 포함되나.△추 부총리=한전 재무상황, 국제 유가 상승 등도 고려하고 동시에 국민 부담 부분도 고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텐데 너무 한쪽의 재무 건전성 부분에 관해서만 중점을 두고 설정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전기 가스요금 인상이다. 종합 판단하겠다. -모리스 옵스펠드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한국 경제 탄탄해서 금리 인상 버틸 수 있다고 봤는데 총재도 그렇게 판단하나.△이 총재=한은만의 판단이 아니라 모든 분들 같이 판단해야 하는 거고 한은에서는 물가가 제일 중요한 관건이다. 전 세계 공통적으로 일어난 현상이지만 환율 절하가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고 그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보겠다. 금리가 변하면 금융시장이나 경제에 주는 충격 등에 대해선 정책 공조 통해 대응 하겠다. △추 부총리=아시다시피 우리가 원하는 모든 지표를 단기간에 이뤄낼 수 없다. 경제 지표들끼리도 상충 문제가 생긴다. 복합 위기 상황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다.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적절한 정책 조합 끊임없이 찾아내겠다. -미국 정책금리 2022년 말 4.4%로 보고 있는데 (우리도) 내년까지 기준금리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보나.△이 총재=향후 기준금리 최종 목표가 어느 정도냐 이런 것들은 아직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 변경 등 새로운 정보를 금통위와 상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에 말하겠다.
- 추경호 “국제금융 불확실성 고조…과도한 불안 필요 없어”
-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이윤화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금융시장은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에 다른 주요국 통화긴축 가속화로 불확실성이 고조됐다”면서도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22일 말했다.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연준의 향후 긴축 경로 등이 당초 시장의 예상 수준을 뛰어넘고 성장 전망이 큰 폭 하향 조정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이사회는 6월과 7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으로 75b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며 “이에 더해, 연준 위원들이 내년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고,올해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는 125bp 추가 인상을 전망하면서 4차례 연속 연속 75bp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전했다. 이어 “미 연준의 파월 의장 또한, 제약적 수준까지 금리를 올리고, 현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인플레에 대한 강한 대응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국제금융시장을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은행·금융위·금감원 등 경제팀은 ‘넓고 긴 시계’를 견지하며 현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우리 뿐 아니라 주요국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진단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단기간 내 변동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관리해나가는 한편, 내년 이후의 흐름까지도 염두에 두고 ‘최적의 정책조합(policy mix)’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경제팀은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중국의 경기 둔화 가속화, 신흥국 위기 가능성 고조 등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금융·외환시장 및 실물경제에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위기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핵심 지표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이와 함께 과거 경제·금융위기시의 정책대응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활용 가능한 정책수단들을신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종합·체계화했다”며 “필요시 분야별·단계별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시행토록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그는 “원·달러 환율 흐름과 관련해서는, 환율 수준 이면에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들에 대해 촘촘히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연기금 등 국내거주자의 해외투자 흐름, 수출·수입업체들의 외화자금 수급애로 해소 등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시장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치해 나가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동성이 높아진 국내채권 시장에 대해서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함께 정책공조를 통해 시장 안정을 위해 가능한 조치들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개인투자용 국채 도입 등 국채 수요 저변을 확대하는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최근의 시장 흐름을 불안하게 보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만큼 정부와 중앙은행 등은 원팀 정신으로 상시 긴밀한 정책공조를 바탕으로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비상거금은 미 FOMC의 금리인상 결정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우리 금융시장에의 영향 및 향후 정책방향 등에 대해 논의할 목적에서 열렸다. 추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 [외환브리핑]내년 금리 5% 점도표에 '킹달러' 가속…환율, 1400원 상승 시도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역대급 달러 강세에 1400원 돌파를 다시 한 번 시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3.00~3.25%로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당분간 금리 인하는 없다’는 매파적 메시지를 내면서 달러인덱스는 111선을 뚫었다. 다만, 우리 경제수장들이 9월 FOMC 관련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며 시장 개입 경계감도 높은 상황이나 원화 급락을 막을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연합뉴스)2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96.2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94.2원)대비 3.15원 가량 상승 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 1399.0원을 뛰어 넘어 1400원선에 도달하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어선다면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처음이 된다. 환율은 연준발(發) 킹달러의 귀환,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추락에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시간 21일 오후 6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1.10포인트 급등한 111.32를 기록하고 있다.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4%를 뚫고 4.059%에 마감했고, 10년물 금리는 3.557%로 장단기 금리 격차가 커졌다. 달러인덱스를 111선까지 끌어 올린 것은 파월 의장의 메시지였다.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은 시장이 예상한 수준이었으나 파월의 메시지는 극도로 매파적이었다. 파월 의장은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점도표 상으로도 FOMC 위원 19명 중 6명은 내년 금리를 4.75~5.00%로 예상하며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이 5%에 도달 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 아시아 통화의 동반 약세도 원화 약세를 가속화 할 요인이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CNH) 환율은 전일 대비 0.64% 오른 7.07위안대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엔화도 달러당 144.37엔을 나타내면서 전날 보다 약세폭을 키우는 중이다. 글로벌 위험투자 심리는 폭삭 주저 앉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0% 하락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1% 떨어졌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79% 하락 마감했다. 국내증시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흐름이 이어지면서 낙폭을 더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가 2700억원 이상 팔면서 전일 대비 0.87%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외국인이 750억원 가량 순매도 하면서 0.72% 하락 마감했다. 다만 이날 환율 변동성을 잠재우기 위해 외환당국의 안정화 메시지도 나오면서 최대한 원화 하락을 방어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 수장들은 이날 오전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9월 FOMC 이후 우리 정책 대응에 대해 밝혔다. 추 부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연기금, 기업 등 환율 변수를 꼼꼼히 관리하겠다”면서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단계적 조치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날 환율은 달러화 강세, 아시아 통화 약세의 상승 압력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및 실개입을 통한 하락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1390원대에서 추가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 한미 금리 0.75%p 역전…美 연말 금리 상단 4.5%, 한은 내달 빅스텝하나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CNBC)[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정부로부터는 독립됐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으로부터는 독립하지 못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3.0~3.25%로 0.75%포인트 올리면서 한미 금리가 0.75%포인트 역전됐다. 8월에 이어 추가 역전이다. 문제는 11월에도 추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등 내년 연준 금리 상단이 최악의 경우 5%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금리 점도표 쇼크’에 한은이 당장 내달 추가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은의 최종 금리 전망도 최대 3.5%에서 추가 수정될지 주목된다. 금리 점도표 (출처=연준)◇ 한은도 내달 추가 빅스텝 하나 연준은 22일 새벽에 공개된 FOMC 회의 결과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3~3.25%로 끌어올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 발언은 금리 점도표가 뒷받침했다. 19명의 FOMC 위원들의 내년 최종 금리 수준은 중간값 4.6%로 석달 전 3.8%에서 크게 상향 조정됐다. 19명 중 6명은 내년 금리를 4.75~5.0%로 내다봤고 나머지 6명은 4.5~4.75%, 또 다른 6명은 4.25~4.5%로 전망했다. 최소환 4% 후반대까지 인상하고 상황에 따라 5%로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연말 금리 중간값은 4.4%였다. 19명 중 9명이 4.25~4.5%를, 8명이 4~4.25%를 내다봤다. 11월, 12월 두 차례 남은 FOMC 회의에서 1.25%포인트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11월에도 추가 자이언트 스텝이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은도 당장 내달 추가 빅스텝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월 FOMC 결과로 인해 한미 금리는 0.75%포인트 역전됐지만 10월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로 올리고 11월에 미국이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한다면 한미 금리는 1.25%포인트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연말엔 최대 1.5%포인트 벌어진다. 한미 금리 역전폭을 1%포인트 이상 벌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한미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1%포인트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너무 격차가 커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가 ‘당분간 0.25%포인트씩 금리 인상’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밝혔지만 이를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전망 경로를 9월과 11월 각각 0.75%포인트 인상, 12월 0.5%포인트 인상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한은 금리 전망도 10월과 11월 0.5%포인트, 0.25%포인트로 조정, 연말 금리를 3.2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 점도표대로 라면 한은의 기준금리도 내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최종 금리 전망이 3.25%에서 3.5%로 상향 수정됐지만 미국이 금리를 4.75~5.0%까지 올리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면 이마저도 추가 상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최종금리는 내년 상반기께 3.5%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 연말 금리가 4%, 최종금리가 4.5%일 것이란 전제에서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환율 1400원 돌파하나…4%대 미 금리, 자본 유출 우려 커져 한미 금리 역전폭이 커졌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원·달러 환율 폭등이다. 연준의 긴축 쇼크에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4.2%에 육박하며 15년 만에 4%를 돌파했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111선을 넘어섰다. 2002년 이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꾹꾹 누르던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을 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한은에선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과거 세 차례 한미 금리차가 역전됐지만 외국인의 주식·채권 등 증권 투자금은 오히려 유입됐다. 1999년 6월부터 2001년 3월까진 169억달러가,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진 305억달러,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진 403억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올 들어 7월까지만 보면 150억달러가 유입됐다.그러나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당시와 현 상황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2015년말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을 때를 보면 2018년말 최종금리는 2.25~2.5%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은 최악의 경우 4.75~5%로 예측된다. 2007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숫자다. 미국 금리 4~5% 수준은 그 자체로 수익률 측면에서 매력적이라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 미국으로 갈 유인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급등, 그로 인한 자본유출 등 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은 총재 및 금융당국 수장들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FOMC 회의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등을 논의키로 한 만큼 어떤 내용들이 오갈지 주목된다.
- 英서 돌아온 이재용, 회장 승진 질문에 "회사 잘 되는 게 더 중요"
- [이데일리 최영지 이다원 기자] “오지에서 회사를 위해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우리 임직원들을 격려하러 간 게 주목적이었습니다. (승진보다) 회사가 잘 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복권 이후 첫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서 내놓은 말이다. 이번 출장에서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는 등 현장경영에 집중함으로써 ‘뉴 삼성’ 비전을 실현할 전략들을 구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1월 회장 승진이 점쳐지는 만큼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과 지배구조 개편 등 현안 해소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급부상한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ARM에 대해선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과 다음달 만나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6년 만의 대규모 M&A 결단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내외 현장경영 광폭행보…“출장 주목적은 임직원 격려”이 부회장은 21일 오후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해 “이번 출장의 주요 목적은 어려운 환경에서 정말 열심히 회사를 위해 우리나라 밖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리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한국을 떠나 멕시코와 파나마, 영국 등에서 글로벌 경영활동을 소화했다. 이 부회장이 복권으로 경영참여가 가능해지자 국내외에서 활발한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출장은 지난해 북미, 지난 6월 유럽에 이은 해외 출장으로 5년 만의 가장 길었던 해외 출장으로 꼽힌다. 지난 5년간 장기 출장은 2018년 10월3일부터 20여일 간 진행됐던 유럽과 북미 출장이었다. 당시 독일과 캐나다 등을 돌며 전장사업 및 인공지능(AI) 사업 확대를 구상했다.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현장경영의 기회로 삼아 글로벌 사업을 점검하고 신사업 기회 발굴,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인 지난 9~10일 멕시코를 방문해 삼성전자(005930) 케레타로 가전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삼성전자는 케레타로 공장에서 미주 지역에 공급하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공장 로비에 전시된 세탁기와 냉장고 제품을 보며 현지 수요자들의 특성과 판매 현황 등을 점검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0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 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삼성전자)그는 또 멕시코 현지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가지며 해외에서도 소통 행보에 나섰다. 그는 직원들이 코로나 상황을 어떻게 보냈는지 들었고, 현지 워킹맘들이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면서 겪은 고충에 대해서도 경청했다. 그는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고객들과 동료 직원들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미래를 개척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또, 전장(자동차 전자장비)기업 하만을 찾아 지역 전장사업도 점검했고, 파나마에서도 현지 법인 직원들과의 소통을 이어갔다.이 부회장이 해외 생산기지와 사업장을 돌며 임직원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어 회장 승진을 앞두고 국내외 조직 다지기를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오는 11월1일을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회장 승진 관련 질문에 대해 “회사가 잘 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한편, 회장 취임과 함께 삼성그룹의 미래 사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 재편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 2기는 삼성 컨트롤타워 재건 및 지배구조 개편안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英여왕 장례식엔 못 가…‘ARM 인수’ 손정의 회장 만날 것”이번 출장의 성과로 단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임무도 꼽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특사로 임명된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멕시코를 가장 먼저 찾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13일에는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을 만나 박람회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캐나다를 거쳐 영국을 방문, 리즈 트러스 총리와의 만남, 주요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논의 등이 주요 일정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존경하는 여왕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같은 도시에서 추모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영국 출장으로 관심이 더욱 쏠린 ARM 인수 가능성에 대해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ARM 경영진을 만나진 않았다”면서도 “아마 다음 달 손정의 회장께서 서울에 오실 것이다. 아마 그때 우선 제안을 하실 것 같다”고 했다. 손정의 회장은 ARM의 대주주로,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하려 했지만 불발되자 대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RM은 영국 런던 북쪽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IP 기업으로, 반도체 생산의 가장 핵심적인 설계 IP를 제공한다. 전 세계 모바일 칩 90% 이상이 ARM IP를 사용하고 있으며, 서버용 프로세서, 자동차, 카메라 등 반도체가 필요한 거의 모든 분야에 설계 IP를 제공 중이다. 퀄컴과 애플, 삼성전자 또한 ARM IP에 기반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