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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쳐나는 방산업계 일자리…냉전 이후 최대 규모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과 유럽의 방산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 수주량을 맞추기 위해 냉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인력 충원에 나섰다.16일(현지시간) 프랑스 빌팽트에서 열린 유로사토리 국제 육해공 방어 및 안보 박람회에서 프랑스군 병사들이 시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과 유럽의 20개 중대형 방위·항공우주 기업의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해당 조사에 응한 10개 기업의 올해 채용 계획은 3만7000명이며, 이는 현재 전체 인력의 10% 수준이다. 이 가운데 록히드 마틴, 노스럽 그러먼,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 미국의 3대 방산업체의 채용 규모는 6000명에 달한다.직급은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다양하다. 직군도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버보안 분석가를 비롯해 용접공, 기계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많다. 얀 피 유럽 항공우주방위산업협회(ASD) 사무국장은 “냉전 이후 주문량이 상당히 단기간에 가장 주문량이 많이 증가한 시기”라고 말했다.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각국 정부가 군사비 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방산업계는 지난 수십년간 주문이 많지 않던 가운데 디지털 기술 경쟁이 심화하고 코로나19를 겪으며 인력이 부족해진 상황이었다.이탈리아의 대표 항공·방위업체 레오나르도 관계자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보다 더 강도 높게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도는 영국 BAE 시스템즈,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함께 차세대 전투기 제작을 위한 3개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대체인력을 포함해 6000명을 새로 뽑고, 2025년부터 2028년까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8000~1만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또 레오나르도 관계자는 방산업계가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은 첨단 IT 업체나 컨설팅 회사와 같은 산업군과 인력 확보 경쟁이 심화됐으며,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이른바 ‘워라밸’과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내에서만 일하고 초과근무를 거부하는 소위 ‘조용한 퇴사’ 등의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유럽 대형 탄약 제조업체 남모는 가장 공격적인 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 중 한 곳이다. 노르웨이·핀란드 정부가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남모의 직원 규모는 2021년 2700명이었는데 2023년에 3100명으로 15% 늘었고 지금은 3250명이다. 회사 측은 “전에는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다”며 “2030년 말까지 회사 규모를 두배로 키우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프랑스 탈레스는 방위 부문에서 현재 직원 8만1000명의 약 11%인 9000명을 지난 3년간 채용했다. 영국 BAE 시스템즈는 지난해 채용을 크게 늘린 데 이어 올해는 장기 채용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BAE 관계자는 “올해 견습과정과 대학 졸업생 2700명, 경력직 수천 명을 뽑고 있다”고 말했다. 스톰 섀도 등을 제작하는 유럽 미사일 업체 MBDA는 올해 2600명 이상 채용 계획인데 이는 현재 인력의 17%에 달한다.16일(현지시간) 프랑스 빌팽트에서 열린 유로사토리 국제 육해공 방위 및 보안 박람회에서 특수 경찰 부대원들이 시연에 참여하는 가운데 프랑스 수색 지원 개입 설득(RAID)의 표지판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인력이 부족한 방산업체들은 자동차업계에서 잇따라 인력을 충원하고 나섰다. 독일 최대 무기 생산업체인 라인메탈은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 부품사 콘티넨탈에서 수백명을 데려올 계획이다. 독일의 방공 센서 제조업체 헨솔트는 올해 700명을 새로 뽑을 계획이며, 자동차업체 엔지니어들을 대거 받아들였다. 기어박스 생산업체인 렌크는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의 주요 임원들을 영입했다. 자체적으로 인재 양성에 나서는 움직임도 보인다.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에 참여하는 롤스-로이스, 밥콕 인터내셔널 등은 자체 기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영국 정부는 올해 들어 민간과 군의 핵 사업에 필요한 인력 수만 명을 훈련하기 위한 태스크 포스를 만들었다. 태스크 포스를 운영하는 핵기술 그룹 관계자는 “이런 움직임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2030년까지 핵 방위 분야에서 3만개 이상의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아울러 방산업계 채용시 일부 직종에 추가 보안 허가가 필요해 고급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국내에서 충분히 인력을 찾지 못한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FT가 전했다. 독일 방산기업 렌크의 수잔 비간드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방산업계 내에서는 필요한 충분한 인력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자격을 갖춘 다른 좋은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마켓인]고발·소송 휘말린 리튬포어스, 경영권 행방은
- [이데일리 마켓in 권소현 기자] 최근 사기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전웅 리튬포어스(073570) 대표가 과거 포스코에서 재직하다 퇴사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 보호 등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주주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소액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웅 리튬포어스 대표는 포스코에서 퇴직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혐의가 인정돼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했다. 지난 2020년 4월 14일 사건이 접수된 이후 1심에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이 났고, 현재 상고심을 진행 중이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전 대표는 포스코에서 리튬사업을 담당하다가 퇴직한 뒤 포스코가 진행하는 연구와 같은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전 대표가 포스코에 반납해야 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본인 회사 투자유치를 위해 포스코의 영업비밀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에 대한 2심 공판 기일은 당초 지난 12일로 예정됐으나 피고 측의 요청으로 이달 26일로 연기된 상태다.하이드로리튬 정 모 이사도 같은 배임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포스코 연구원으로 일했던 정 이사는 리튬플러스에서 근무하다 올해 초 하이드로리튬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전 대표는 현재 리튬포어스 경영권을 놓고 최대주주 측과 분쟁을 겪고 있다. 리튬포어스의 최대주주는 고(故) 변익성 회장 유족이 소유하고 있는 리튬인사이트다. 리튬포어스는 고 변익성 회장이 2017년 경영권을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에이티테크놀로지에서 시작됐다. 변 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한 후 기존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 사업에서 바이오사업, 휴대폰 모바일 악세서리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사명도 피엠지파마사이언스, 더블유아이로 바꿨다. 이후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 사업에 진출하면서 사명을 어반리튬으로 변경했고, 작년 국내 리튬 전문가로 꼽혔던 전웅 박사를 대표를 영입한 후 현재의 리튬포어스로 사명을 또 한번 바꿨다. 그러나 지난해 변익성 회장이 작고하면서 유족들과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불거졌다. 변 회장 유고로 작년 10월 아들인 변재석 각자대표가 선임됐으나 이달 초 전웅, 변재석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전웅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유족 측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회 장악에 나섰다. 변희조 블랭크페이지 대표와 김동석 법고창신 출판사 대표를 사내이사로, 박상진 법무법인 SL파트너스 변호사와 심재영 타이콘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제안했다. 변희조 사내이사 후보는 고 변익성 회장의 딸이다. 오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제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아울러 임시 주총을 앞두고 리튬포어스 최대주주인 리튬인사이트는 전웅 대표를 리튬플러스 경영과 관련해 특정경제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고발건은 금산경찰서에서 충남 경찰청으로 이관된 상태다. 전웅 대표는 리튬포어스 홈페이지에 두 차례에 걸쳐 주주에 대한 호소문을 올리며 대응에 나섰다. 전 대표는 “리튬사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건 고 변익성 회장을 비롯한 전임 경영진이었다”며 “재무상황을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내부통제 감사 권한은 고 변익성 회장과 변재석 전 각자대표에게 있었기 때문에 회사의 자금을 집행하거나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임시 주총은 리튬사업을 계속 추진해 진정한 리튬기업으로 거듭날 것인가,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예전의 회사로 회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기존 경영진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 "명확한 답 준다"는 아브레우 박사… '영일만 석유' 의문들 해소될까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박사의 입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5일 입국하며 “한국 국민들께 명확한 답변을 드리기 위해 직접 찾았다”고 말했던 그가 7일 드디어 기자회견을 연다. 140억 배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판단한 근거는 물론, 회사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기자회견 결과에 따라 동해 석유·가스전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들 수도, 더욱 확산할 수도 있다.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박사가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아브레우 박사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석유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는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영일만 지역에 최대 140억 배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언급한 후 각종 논란이 커지자,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액트지오는 세계 최고 수준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이고, 액트지오의 대표인 아브레우 박사는 세계 심해지역 탐사에 대한 권위자”라고 소개했다.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브레우 박사는 동해 심해에 최대 140억배럴의 원유·가스가 묻혀 있을 것으로 판단한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1년 상업생산을 마친 기존 동해 가스전 주변에 석유와 천연가스 등이 더 매장됐을 것이라고 판단해 지난해 2월 미국 액트지오에 물리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 그 결과, 영일만 석유·가스전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액트지오의 분석이 맞다면 심해광구론 21세기 최대 광구로 꼽히는 가이아나 광구(110억 배럴)를 넘어서는 것이다. 석유가 나올 확률을 20%로 본 근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후 최남호 산업부2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1공을 뚫는데 1000억원의 재정이 필요하고, 성공확률은 20%로 높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자원 탐사시 성공률이 12.5%를 넘어가면 투자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호주 최대 석유개발기업인 우드사이드는 지난해 영일만 심해 탐사 결과 사업성이 없다고 결론내리고 철수했다.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박사가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회사와 본인을 각종 의혹도 해소해줘야 한다. 액트지오오 아브레우 박사에 대한 전문성 의혹이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으로 제기된 상태다. 액트지오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한 데다, 액트지오 본사의 주소가 휴스턴의 한 가정집이라는 주장이 일파만파 확산했다.여기에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따르면 액트지오의 직원은 2~10명의 소규모 회사였고, 아브레우 박사는 액트지오에서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컨설턴트(Consultant)로 근무한 뒤 퇴사한 것으로 표기됐다. 상황이 이렇자 액트지오가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인지, 아브레우 박사의 경력은 사실인지 등 의구심이 증폭됐다.논란이 확산하자,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와 아브레우 박사에 대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액트지오의 전문성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액트지오는 지난 2016년 설립된 이래 가이아나, 볼리비아, 브라질,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에서 다수의 주요 프로젝트 평가를 수행했다”고 언급했다. 또 적은 직원 수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들이 아부레우 박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라고 부연했다.아브레우 박사에 대해선 “엑슨모빌에서 지질그룹장을 역임하며 심해광구 평가를 주도한 30년 경력의 전문가”라며 “미국 퇴적학회장을 역임. 엑슨모빌 재직 시 가이아나 유전 탐사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브레우 박사는 액트지오의 소유주(Owner)이며 대외적으로는 고문(advisor) 또는 컨설턴트(Consultant)로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보고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윤 대통령의 발표가 성급했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아브레우 박사가 석연치 않은 답변을 내놓으면 여론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야당 공세도 거세질 수 있다. 이재명 더불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뜬금없는 산유국론을 잘 챙겨봐야 한다.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부는 ‘동해 심해 유전’ 탐사 개발을 프로젝트명 ‘대왕고래’로 명명했다. 석유공사는 지난 4월 노르웨이의 유전개발업체 시드릴사(社)와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사용계약을 맺어 오는 12월부터 심해에 시추구멍을 뚫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