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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른 머리회전…입이 못따라간다③
  • [한동훈100일]너무 빠른 머리회전…입이 못따라간다③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인연이 있는 검찰 등 법조계 관계자들은 그가 머릿속에서 하고 싶은 말은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데 정작 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한다. 보통 사람들은 할 말이 머릿속에서 즉각 떠오르지 않아 말을 더듬고 답답함을 느끼는데 한 장관은 정반대인 경우라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한 장관도 이런 자신의 습성을 의식한 듯 지난 11일 검찰 수사개시 개정안 브리핑 도중 “제가 (말 속도가)좀 빠른가요? 익숙해지실 겁니다”며 슬쩍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입법권 침해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날 선 질문이 잇따랐지만, 한 장관은 바로 앞에 대본이 놓여있는 듯 급하게 긴 답변을 쏟아냈다. 이런 한 장관의 ‘말폭포’ 습성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설전에서도 드러난다. 인사청문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한 장관이 답변하는 장면을 되돌려보면 긴 답변을 쏟아내다 호흡이 달려 ‘흡-’하고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심지어 답변이 유난히 길어질 때는 마스크에 막혀 올라온 날숨 때문에 안경에 김이 서리기도 한다. 한 마디 질문에 10마디 답변을 쏟아내니 그를 맞상대했던 의원들이 불쾌감을 표출하는 것도 당연하다. 한 장관과 인연이 있는 검찰 관계자는 그가 말투만큼이나 실제 성격도 무척 급하기로 정평이 나있다고 귀띔한다. 한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합동수사단을 부활시키는 등 ‘조국·추미애 지우기’에 속도를 낸 것은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그의 조급한 성향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또 한 장관은 학창 시절부터 승부욕도 유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사법고시 합격에 검찰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승승장구해왔으니 남에게 밀리는 것에 더욱 질색하고, 일단 마음먹은 일은 당장 끝맺음을 짓고 말려는 성향도 굳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총력 대응, 설전에서 단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또박또박’ 반박하는 그의 태도는 남다른 승부욕과 급한 성질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하지만 이처럼 조급한 성격과 일 처리 스타일 탓에 이를 따라가는데 벅차하는 후배들의 원성도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덕과 포용력으로 아랫사람들을 추스르는 ‘덕장’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 ‘냉혈한’이라는 비난과 함께 척진 직원들도 많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랬던 한 장관은 추미애 전 장관 시절 ‘4차례 연속 좌천’의 굴욕을 겪고 나서 이런 까다로운 성향이 한결 누그러졌다는 후문이다. 팔자에 없는 한직을 전전하는 과정에서 주변을 되돌아볼 여유가 생긴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2022.08.24 I 이배운 기자
유럽 5개 대학 한국학과 학생들, 템플스테이 체험
  • 유럽 5개 대학 한국학과 학생들, 템플스테이 체험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공주 갑사에서 유럽대학 한국학과 학생과 관계자 20명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이번 템플스테이는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주관하는 써머스쿨 프로그램 중 하나로 한국의 불교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에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됐다. 베를린 자유대학을 비롯한 보훔 루르대학, 코펜하겐대학교, 카포스카리 베네치아대학교, 프라하 카렐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했다.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유럽대학 한국학과 학생과 관계자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불교문화사업단).갑사 템플스테이에서 참가자들은 사찰 곳곳에 숨겨져 있는 보물들을 찾으면서 경내에 있는 전각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 외에도 108배 체험, 여의보주 만들기, 용문폭포 트래킹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참가자 주잔나 제인 학생(독일)은 자율 참석으로 진행된 새벽예불에 참여한 뒤 “일정 때문에 새벽에 일어난 적은 있어도 내 의지로 4시에 일어난 것은 거의 처음”이라며 “특히 한국에서 전통불교문화의 핵심인 새벽예불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문화사업단장 원경스님은 “우리의 반만년 역사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불교”라며 “전통불교문화 체험을 통해 한국의 역사 이해에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2.08.23 I 이윤정 기자
 때 묻지 않은 호주의 아름다운 ‘생태여행지 4’
  • [여행] 때 묻지 않은 호주의 아름다운 ‘생태여행지 4’
  • 데인트리 열대우림(사진=퀸즐랜드주 관광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최근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한 유럽과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최근 폭우로 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회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탄소 중립을 포함해 자연 생태지를 보존하려는 개개인 모두의 책임 있는 행동과 노력이 대두되고 있다.기후 위기에 대한 나라별 대응 방안과 노력은 어떨까. 천혜의 관광지로 유명한 호주는 1994년부터 생태관광 국가전략을 발표하는 등 자연 보전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자연 생태지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한편 관광객들이 자연 그대로의 경관도 즐길 수 있어 에코 투어리즘의 중심지로 꼽힌다. 호주관광청이 기후변화 인식을 깨울 수 있는 장엄하고도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생태 여행지를 소개한다. 데안트리 국립공원(퀸즈랜드주 관광청)◇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데인트리 열대우림’데인트리 강을 따라 호주 퀸즐랜드 북동쪽 해안에 위치한 데인트리 국립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열대우림이다. 무려 1억8000만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산악 열대 우림과 해변에는 1만6000마리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자연 보호 구역이다. 고대 양치류를 포함해 진녹색 덩굴로 덮인 울창한 숲의 경관은 영화 아바타의 모티브가 되었을 만큼 압도적인 장엄함을 자랑한다.데인트리 국립공원에는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여럿 있다. 그중 바랄 마잔가(Baral Marrjanga) 코스는 거리도 약 270m로 짧은 편이고 길도 나무 데크로 잘 조성되어 있어 인기있는 코스 중 하나다. 야생동물들도 심심치 않게 구경할 수 있어 데인트리 강에서는 친환경 전기보트를 타고 바다악어 등 야생동물을 구경할 수 있는 크루즈도 인기다.카카두 국립공원 내 노우랜지 록(노던 테리토리주 관광청)◇인류와 자연이 더불어 지냈던 ‘카카두 국립공원’호주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인 카카두 국립공원은 노던 테리토리의 주도 다윈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세계복합유산이다. 공원 면적이 약 2만 km 2로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20%에 달하는 크기를 자랑한다. 광활한 크기만큼이나 자연적 가치가 큰 곳이지만 고대 원주민이 살았던 유적지이기도 해 문화적 가치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곳이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약 4만여 년 전에 그려진 고대 암벽화는 태초의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던 공간임을 상기시켜준다.다양한 암벽화가 새겨져 있는 노우랜지 록(Nourlangie Rock)에는 원주민들의 풍속뿐 아니라 신화, 홍수 등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외에도 시원하고 강렬하게 떨어지는 짐짐 폭포 또한 카카두 국립공원의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이다.세계에서 가장 큰 물고기인 고래상어의 서식지인 낭갈루 해안(사진=서호주관광청)◇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거초 ‘닝갈루 리프’호주 대륙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호주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지가 많아 천혜의 환경을 만끽할 수 있다. 서호주 북서쪽에 위치한 닝갈루 해안 또한 때 묻지 않은 자연을 자랑한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긴 근해 산호초 지대가 있기로도 유명한데 그 길이만 총 260km에 이른다. 해안에는 200종이 넘는 산호와 500종이 넘는 어류가 살고 있어 완벽하게 보존되고 있는 생태지라 할 수 있다.닝갈루 해안은 제법 큰 어류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물고기인 고래상어와 가오리들 중 가장 큰 대왕쥐가오리 모두 이곳 닝갈루 해안에서 볼 수 있다. 6월부터 11월 사이에는 약 3만 마리의 혹등고래가 새끼를 낳고 키우기 위해 닝갈루 해안을 찾는다고 한다.블루 마운틴 국립공원 내 세 자매봉(사진=뉴 사우스 웨일즈주 관광청)◇호주의 그랜드 캐니언 ‘블루마운틴’시드니에서 서쪽으로 약 2시간을 가다 보면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블루마운틴은 코알라가 즐겨 먹는 유칼립투스 나무가 울창한 거대한 협곡으로 호주의 그랜드 캐니언으로도 알려져 있다. 산 전체가 푸른빛을 띠고 있어 블루마운틴이라 불리는데 유칼립투스 나뭇잎에서 나오는 수액이 햇빛에 반사되어 푸른빛을 내기 때문이라 한다. 이곳은 유칼립투스 희귀종을 포함해 멸종위기에 처한 호주의 다양한 식물을 보존하고 있어 200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블루마운틴을 구석구석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벼운 산책 코스를 따라 걷는 시닉 워크웨이나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도 있고 궤도열차를 타고 가파른 경사를 오르는 레일웨이에 올라 블루마운틴을 감상할 수도 있다.
2022.08.21 I 강경록 기자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올해 가본 최고의 '폭포 7'
  • [여행]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올해 가본 최고의 '폭포 7'
  • 전북 완주의 위봉폭포(사진=강경록 기자)[글·사진=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 물줄기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폭포의 또 다른 매력은 ‘공기의 비타민’으로도 불리는 산소 음이온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 그래서 폭포를 보고 있노라면 몸과 마음을 가뿐하게 다스릴 수 있다. 폭포는 주로 깊은 숲과 계곡을 지니고, 그 끝을 따라가자면 큰 강과 바다가 이어져 있어 에어컨이나 냉장고는 흉내 내지 못할 청량감과 장쾌함을 느낄 수 있다. 올해 이데일리가 다녀온 폭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폭포들을 모아 소개한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삼척 ‘미인폭포’강원 태백에서 삼척으로 넘어가는 38번 국도인 통리재길. 이 고개를 넘어가면 통리협곡이 있다. 흔히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에 비유한다. 생성 과정이나 지질학적 특성이 비슷해서다. 사실 과장된 표현이다. 그렇다고 못 한 것만 있는 게 아니다. 바로 미인폭포가 있어서다. 이 폭포는 삼척이 그동안 꼭꼭 숨겨온 곳. 오랜 시간 첩첩이 쌓인 퇴적암의 수직 바위를 타고 옥빛 물줄기가 쏟아진다. 그 비단처럼 우아한 자태의 모습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미인’(美人)이다.강원도 삼척의 미인폭포하늘에서 바라본 삼척 미인폭포폭포는 그 이름처럼 여성적이다. 대부분의 폭포가 굵은 물줄기로 우르릉대며 쏟아져 남성미를 과시하는 데 반해, 미인폭포는 가녀리고 우아한 미인의 자태를 보여준다. 50m 높이의 적벽 협곡 사이를 수직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아래쪽의 바위를 타고 분수처럼 갈라져 퍼진다. 맑은 날이면 벼랑 이곳저곳에는 드문드문 단풍이 반짝여 운치를 더해주고 흐린 날이면 안개나 구름으로 뒤덮여 신비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폭포 아래 고여 있는 오묘한 물색이다. 마치 코발트 물감에다 우유를 부은 듯한 색감이다. 본디 석회암이 녹아 들어간 물색이 푸른빛을 띤다는데 그 색감이 더없이 이국적이다.강원도 삼척의 무건리 이끼폭포. 사진은 상단폭포인 제2폭포◇가장 깊게 숨겨진 삼척 ‘무건리 이끼폭포’강원도 삼척의 도계읍 무건리 이끼폭포는 아름다운 경관에 비해 유명세는 요란하지 않다. 폭포로 가는 길이 너무 멀고 험한 탓이다. 최고의 오지로 꼽히는 육백산(1200m) 자락인 두리봉과 삿갓봉 줄기 사이 깊숙한 협곡에 폭포가 있어서다.일단 폭포까지의 여정은 멀고 험하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곳도 이끼폭포로 이어지는 임도까지다. 여기서 가파른 산길을 두발에 의지해 2시간여 발품을 팔아야 한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부터는 다시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10여분쯤 우렁찬 물소리를 따라가면 폭포가 보인다.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는 부채처럼 생긴 폭포와 그 옆의 이끼가 가득한 폭포, 그리고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있는 폭포 등 크게 세 개의 폭포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강원도 삼척의 무건리 이끼폭포. 사진은 하단폭포인 제1폭포안내판에는 둥글고 너른 바위 위를 물이 치마처럼 흘러내리는 하단 폭포를 ‘제1 이끼폭포’, 바위 위의 깊은 협곡 안쪽에서 길게 떨어지는 상단 폭포를 ‘제2 이끼폭포’로 이름 붙여 놓았다. 평소에는 이렇게 물줄기가 이끼를 적시지만 비가 온 뒤에는 협곡의 곳곳에서 비단으로 만든 커튼을 펼쳐놓은 듯 아름다운 물줄기가 퍼져 초록의 이끼에 생기를 불어넣는다.강원도 홍천 가령폭포◇더위 물러가는 웅장한 소리 압권인 홍천 ‘가령폭포’강원도 홍천과 인제의 경계에 솟은 백암산. 그 오지를 따라 내촌천이 흘러내린다. 이 계곡의 물길에 수묵화로 그려 넣은 듯한 운치 있는 폭포가 걸려 있다. 기암절벽에서 유연한 물줄기를 드리우고 있는 가령폭포다. ‘홍천 9경’ 중에 다섯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외지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가령폭포는 홍천의 내촌면에서 인제의 상남면으로 이어지는 451번 지방도로에서 불과 1.5㎞만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한여름 행락객들이 몰리지만 않는다면 차로 폭포 앞의 절집 연화사까지 들어갈 수 있다. 거기서 초록의 터널 같은 부드러운 숲길을 따라 500m만 걸으면 폭포 아래 닿는다. 폭포로 이어지는 숲길은 한쪽은 맑은 계곡물이, 다른 쪽은 도열한 낙엽송이 늘어서 있는데, 20분 남짓의 거리가 짧아 아쉬울 정도다.하늘에서 본 강원도 홍천 가령폭포가령폭포는 짧은 산행 거리와 아담한 계곡의 규모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다. 물에 몸을 담그지 않고,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폭포는 훌륭하다. 초록이 하늘을 가린 숲길을 걷다가 물소리에 놀라 문득 고개를 쳐들자 거기 폭포가 걸려 있었다. 폭포는 물을 쏟아내면서 바람까지 밀어내는데, 폭포 앞에 서자 폭포가 흩뿌리는 차가운 습기와 서늘한 바람으로 금세 땀이 식었다. 가령폭포는 인근 주민들만 알음알음 찾아오는 곳이라 평일이라면 한여름에도 인적이 드물다. 휴가철 피크 시즌만 피한다면 이렇듯 근사한 폭포를 독차지할 수도 있다.전북 완주의 위봉폭포◇판소리 명창도 이곳에서 득음한 완주 ‘위봉폭포’전북 완주 위봉산 자락에는 한적하게 즐기기 좋은 위봉폭포가 있다. 조선시대부터 완산 8경으로 명성이 높았던 폭포다. 높이 60m의 2단 폭포로 자체의 위용도 대단하지만, 주위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풍경이 웅장해 풍류를 즐기는 가객들의 사랑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권삼득 선생이다. 우리나라 판소리 8대 명창으로 꼽히는 인물로, 조선시대 정조와 순조 때 활약했다.위봉사를 지나 작은 터널을 통과하자, 위봉폭포로 가는 길이 나온다. 표지목을 따라 나무덱 계단길로 내려가면 시선의 끝에 폭포수 줄기가 보인다. 폭은 넓지 않지만 높은 곳에서부터 각을 이루며 힘차게 흘러내리는 모습이 시원하다. 수량이 풍부한 여름이면 계단을 내려갈수록 점점 더 커지는 폭포 소리에 귀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해 위봉산을 찾았다가 폭포에 감탄하고 가는 이들이 많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사실 위봉폭포는 산에 들어서 보는 것보다 오히려 길에서 보는게 더 아름다운 폭포다. 길에 서서 건너편 산자락에 내걸린 위봉폭포를 마주하면 마치 멋진 산수화를 내건 병풍을 보는 것 같다.경기도 연천의 재인폭포◇광대 부부의 슬픈 전설 담긴 연천 재인폭포경기도 연천에는 제주의 천지연폭포와 비견되는 폭포가 있다. 바로 재인폭포다.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의 웅장함이 천지연폭포와 비슷해서다. 재인폭포는 현무암을 뚫고 자라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한 협곡 끝에 자리하고 있다. 높이 약 18m의 폭포수가 너비 30m, 길이 100m의 소 위로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소의 길이도 무려 20m에 이른다. 다이아몬드 기둥처럼 떨어져 내리는 하얀 물줄기와 에메랄드빛 소가 빚어내는 색의 조화가 거대한 동굴처럼 파인 현무암 주상절리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좁은 바위 사이를 지나 곧은 기둥이 되어 쏟아지는 물소리가 그 모습만큼이나 경쾌하면서도 시원스럽다.재인폭포는 원래 평지였던 곳이 갑자기 움푹 내려앉으며 지장봉에서 흘러내리던 계곡물이 폭포를 이루게 되었다. 폭포는 지금도 보이지 않게 변화하는 중이다. 폭포의 물살이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주상절리를 조금씩 침식시켜 나갔고, 폭포도 조금씩 뒤로 물러앉게 되었다. 현재의 위치는 강변에서 350m 정도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변화는 자연의 순리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재인폭포가 얼마나 더 뒤로 멀어질지도 궁금해진다.경기도 포천의 비둘기낭 폭포◇천혜의 비경 품은, 포천 비둘기낭 폭포경기도 포천에는 은밀하게 숨어있는 비둘기낭폭포가 있다. 폭포는 길을 걷다가 숲속 절벽 아래로 내려서면 폭포가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고 협곡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폭포 주변으로 하식 동굴과 절리 등 수직 절벽이 채워졌다. 비둘기낭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두 가지 사연에서 비롯됐다. 예부터 비둘기들이 폭포 협곡의 하식 동굴과 수직 절벽에 서식했다는 얘기도 있고, 동굴 지형이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 들어간 주머니 모양이어서 명명됐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비둘기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현무암 침식으로 폭포가 형성되어서인지 독특한 지형과 함께 청량한 비경을 자랑한다. 현무암 동굴에 감춰진 폭포의 모습이 더 운치 있다. 특히 비가 내리면 비둘기낭 폭포의 굵직한 아우성을 만드는데, 그 소리가 천둥소리만큼 크다. 여기에 현무암 절벽과 동물에 휩싸여 감춰진 폭포가 운치를 더한다.경기도 포천의 비둘기낭 폭포이 폭포는 한국전쟁 당시 수풀이 우거지고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 마을 주민 대피 시설로 이용했다. 이후에는 인근 군부대에서 알음알음 휴양지로 사용하기도 했다. 폭포의 존재는 한탄·임진강지질공원이 정착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드라마의 명장면을 촬영한 포인트인 점도 한몫했다. 드라마 ‘추노’ ‘선덕여왕’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는데, 폭포 초입에 관련 포스터를 전시해놓았다.강원도 철원의 매월대폭포◇수정처럼 맑은 물이 또로록 ‘매월대 폭포’ 강원도 철원의 복계산에도 훼손되지 않은 청정 그대로의 폭포가 있다. 매월대 폭포다. 이 폭포는 등산로 입구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천천히 걸어도 10여분이면 넉넉히 닿는다. 폭포로 난 계곡은 작고 소담하다. 고만고만한 돌들 위로 초록 이끼가 내려앉았고, 그 사이로 수정처럼 맑은 물이 ‘또르르’ 굴러간다. 개다리소반에 맑은 약주 한 잔이 어울릴, 그런 풍경이다. 계곡에 들면 진한 초목의 향기가 풍겨온다. 세상 그 어느 유명 향수와도 바꾸지 않을 향이다. 복계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이곳 폭포에서 떨어진 물을 수통에 받아다 그대로 마셨다. 그 모습을 보곤 따라서 물을 받아 마셨다.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갑다. 매월대폭포의 원래 이름은 ‘선암’(仙巖) 폭포. 폭포에서 약 200m 정도 오르면 마치 산을 뚝 잘라놓은 듯 40m의 층암절벽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을 ‘선암바위’라고 불렀고, 일명 ‘매월대’라고 했다.매월대폭포는 매월대와 사선으로 마주한 등산로 입구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폭포는 계곡을 닮았다. 작고 소담하다. 이리저리 물줄기를 휘돌리는 모양새가 앙증맞다. 폭포 앞 너럭바위는 앉아 쉬며, 주변 풍경을 눈에 담기 맞춤한 곳이다. 머리 위 진초록 나뭇잎 사이로 암봉 하나가 옹골찬 자태를 드러낸다. 좀처럼 보이지 않던 매월대다. 뒤집어 보면 매월대에 서야 폭포 전경이 한층 또렷하게 보인다는 뜻일 터. 폭포와 암봉은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다.강원도 철원의 매월대폭포
2022.08.20 I 강경록 기자
폭우에 침수차 2000여대…내 차 피해 막으려면?
  • 폭우에 침수차 2000여대…내 차 피해 막으려면?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37)씨는 지난 8일 오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뒀던 자동차를 인근 지역으로 급하게 옮겼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지는 장대비에 차가 침수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돼서다. A씨는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차가 잠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돼 옮겼다”며 “웅덩이가 있거나 물이 차올라 있는 도로에서 운전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B(34)씨는 평소에는 자차인 전기차를 타고 회사로 이동했지만, 이날 아침은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다. 폭우 속에서도 전기차는 문제가 없다고 알고 있었지만, 물과 전기는 상극이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서면서다. B씨는 “감전되거나 배터리가 방전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대중교통으로 출근하게 됐다”고 말했다.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지난 8일 밤 서울 강남구 일대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잠겨 있다.(사진=연합)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지난 8일에만 2000여 대가 넘는 침수차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80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폭우로 도로·지하주차장 등에서 차량이 침수된 경우가 속출하면서 차주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운전하다가 예상치 못한 장마·홍수·태풍 등으로 침수 가능성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먼저 물웅덩이를 통과해야 하는 경우라면 기어를 1단 또는 2단으로 한 뒤 시속 10~20㎞로 천천히 통과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서행하면서 브레이크를 여러 차례 가볍게 작동시켜 젖어 있는 브레이크 라이닝(제동력을 발생시키는 드럼과 직접 접촉하는 마찰재)을 말려줘 제동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혹시 물이 범퍼 정도까지 차오른 지역을 지나게 된다면 미리 1~2단의 저단 기어로 바꾼 뒤 한번에 지나가는 것이 요령이다. 중간에 기어를 바꾸거나 차를 멈춰서는 안되는데 엔진 흡입구나 머플러(배기 소음 저감 장치)에 물이 유입돼 엔진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아울러 물속에서 차가 멈추거나 주차된 상태라면 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침수로 엔진 안으로 물이 들어간 차에 시동을 걸면 엔진 주변 부품이 휘거나 파손될 수 있어 큰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최근 판매가 늘어난 전기차와 관련해선 폭우에 따른 걱정을 덜어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전기차 배터리 내부로 물이 들어오면 전류를 차단하는 시스템 등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내연기관 차보다 전기차에 전기 장치가 2배 이상 많이 장착 돼 있어 침수 지역은 피하는 것이 안전상 좋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가 기본적으로 방수 기능이 되어 있다”면서도 “물과 전기는 상극인 만큼, 전기 누전을 통해서 감전될 사고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08.09 I 황병서 기자
빗물이 폭포처럼 '콸콸'…"장마 끝났다"던 기상청 놀란 이유
  • 빗물이 폭포처럼 '콸콸'…"장마 끝났다"던 기상청 놀란 이유
  •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기상청은 지난달 27일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날 중부지방에는 말 그대로 ‘물폭탄’이 떨어졌다. ‘하늘에 구멍이 났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였다. 이렇듯 장마보다 더한 폭우가 다시 쏟아진 건 최근 한반도 주변을 연이어 지나간 태풍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8일 밤 폭우로 침수된 4호선 이수역. (사진=연합뉴스)9일 업계에 따르면 제5호 태풍 ‘송다’와 제6호 태풍 ‘트라세’는 앞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한반도 북동쪽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열과 수증기를 포함한 열대저압부들이 오호츠크해에서 마치 공기벽처럼 고기압 블로킹(공기벽)을 만들어 한반도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것을 막고 있다.이에 따라 길이 막힌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와 충돌해 장마철과 같은 형태의 정체전선이 만들어졌다.박정민 기상청 통보관은 “남쪽에서 들어온 따뜻한 공기가 많은 에너지를 담은 연료라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는 스파크로 볼 수 있다”며 “이 둘이 충돌할 때마다 정체전선이 활성화되면서 강하고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이라고 한 매체를 통해 설명했다.그렇다면 앞으로 변수는 대만 서쪽 해상에 있는 열대저압부다. 이 열대저압부는 대만 해상의 수온이 높기 때문에 세력을 점점 키워 9일쯤 제7호 태풍 ‘무란’(MULAN)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이 경우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북쪽으로 밀어 올리면서 현재 예보된 강수 지역이 조금 더 북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강남 일대 침수된 차량들. (사진=연합뉴스)한편 8일 밤 폭 좁은 비구름대가 중부지방에 머물면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차량이 침수되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등 퇴근길 혼란이 벌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동작구 신대방동엔 오후 9시까지 1시간 동안 비가 136.5㎜ 내렸다. 서울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대치인 118.6㎜(1942년 8월 5일)를 80년 만에 넘어선 수치다.기상청은 오는 10일까지 수도권과 강원·서해5도에 100~300㎜, 충청권과 경북 북부에 30~150㎜, 전북 북부에 50~30㎜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2022.08.09 I 이선영 기자
‘오픈런’ 김지민 “신지훈과 함께 여행하기 어렵다” 이유는?
  • ‘오픈런’ 김지민 “신지훈과 함께 여행하기 어렵다” 이유는?
  • 8일 오전 9시 방송되는 SBS플러스 ‘오픈런’[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김지민과 신지훈이 함께 여행을 가기 힘든 이유를 공개해 눈길을 모은다.8일 오전 9시 방송되는 SBS플러스 ‘오픈런’에서는 호우와 폭염이 번갈아 습격하는 무더운 여름을 색다른 이벤트와 보낼 수 있는 물놀이 명소가 공개된다.CG로 덧칠한 듯 푸르른 물빛의 제주 원앙폭포와 차가운 계곡물을 따라 오르는 아침가리골 계곡 트래킹, 삼겹살 굽기가 가능한 천연 인피니티풀 제주 논짓물에 MC 전진, 김지민, 신지훈, 정해진은 여름 한정판 즐거움에 푹 빠진다.이날 MC들은 여행을 떠날 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김지민은 신지훈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것 때문에 함께 여행 가긴 어려울 것 같다”라고 돌연 선 긋기에 나선다. 연예계 ‘절친’으로 소문난 두 사람을 갈라놓은 ‘이것’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지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이 외에는 베트남 다낭 완전 정복기와 휴양 도시 냐짱의 힐링 여행기도 만날 수 있다. 다낭 야시장에서 너무나 많은 인파로 인해 지인들과 헤어져 국제 미아가 될 뻔한 사연으로 스튜디오에 웃음을 전하는 김지민의 이야기는 ‘오픈런’에서 만날 수 있다.
2022.08.07 I 강경록 기자
여름휴가 절정…격렬한 물놀이 후 발생 할수 있는 '후유증'
  • 여름휴가 절정…격렬한 물놀이 후 발생 할수 있는 '후유증'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휴가철 물놀이가 제격이라 피서지마다 폭염을 피해 달려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바다와 강, 계곡, 워터파크 물속에서 놀다 보면 무더위도 잊고, 짜릿한 스릴도 즐길 수 있다. 서핑과 웨이크보드 등 물 위에서 즐기는 액티비티도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물놀이 중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 근육통을 유발하거나 예기치 못한 통증이 생기거나 염좌나 골절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서핑의 운동 상해 : 어깨서핑 인구는 줄잡아 100만 명 정도. 10여 년 전에 비해 수십 배나 늘었다. 서핑은 기본이면서 중요한 패들링(Paddling)을 잘 해야 즐길 수 있다. 서핑의 전 과정 중 패들링 동작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패들링은 서핑보드 위에서 엎드린 채로, 원하는 파도에 올라타기 위해서 목표지점까지 끊임없이 팔을 젓는 동작이다. 패들링 동작을 팔의 힘만으로 오랫동안 하거나 바닷물에 너무 깊게 손을 집어넣으면 물의 저항이 심해져 어깨관절에 무리가 올 가능성이 크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홍세정 원장은 “팔을 많이 쓰는 스포츠를 즐길 때에는 어깨 충돌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며 ”어깨 관절을 덮는 견봉과 어깨를 회전시키는 회전근이 서로 충돌하면서 염증과 통증을 발생시키는데, 낮보다 밤에 통증이 심하고 팔을 뒤로 돌리기 어려운 증상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서핑 후 어깨 통증은 주로 1년 미만의 서퍼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만큼, 정확한 패들링 기술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 또 서핑에서 중요한 푸시업(Push-up) 동작은 상체를 뒤로 젖히고, 보드에서 무릎을 떼고 손바닥과 발끝만으로 보드에 붙어 있어야 한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빠르게 일어나 라이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상체를 뒤로 과도하게 젖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별한 병력이 없는 젊은이들이 처음 파도타기를 배우면서 허리 통증을 겪을 때 파도타기척수병증을 의심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근력과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운동으로 초보 서퍼들이 노젓기와 함께 허리 과신전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웨이크보드와 수상스키의 운동 상해 : 무릎웨이크보드와 수상스키는 모터보트가 만들어내는 파도를 가로지르며 시속 35~60km의 속도로 물살을 가른다. 수면의 강한 반동을 받으면서 무게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온몸에 힘을 줘 몸살이 나거나 관절에 통증을 느끼기도 쉽다. 물 위에서 강인한 근력과 체력이 요구되는 전신운동으로 스스로 제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점프나 회전, 착지 과정에서 무릎 부상 가능성이 높다. 웨이크보드의 부상을 예방하려면 허리 아래를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유지하는 기마자세를 취하고, 상체는 정면을 응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한 화려한 기술을 구현하기보다는 온몸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넘어지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수상스키는 모터보드에 맞춰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고 넘어지지 않도록 몸을 지탱하는 무릎이 여러 차례 강한 뒤틀림을 경험하게 된다. 중심을 잃고 뒤로 주저앉을 때 무릎이 지나치게 구부러진 상태에서 회전하게 되면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 무릎을 약간 굽힌 채로 양쪽 다리의 균형을 잡아야, 한쪽으로 균형이 무너졌을 때 인대 손상 등을 막을 수 있다.◇ 워터파크의 상해 : 발목물놀이와 놀이 기구를 동시에 즐길 수 있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단위 휴가객들이 워터파크를 많이 찾는다. 스릴 넘치는 워터슬라이드를 비롯해 파도타기, 인공폭포 등이 워터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서로 엉키거나 밀리고, 미끄럽고 넘어지기 쉬운 환경상 예기치 못한 사고를 조심해야 한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 발목 부상이다. 순간 발목이 잘못되면서 염좌가 일어나는 등 발목 상해가 발생하기 쉽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원장은 ”발목 관절이 보통의 운동 범위를 넘어서게 되어 순간적으로 비틀리거나 접질러 인대나 건이 손상되어 급성 통증을 느끼게 되는 상해가 흔하다“라며, ”심한 경우에는 관절 활액막이 찢어지고 발목 관절의 연골까지 손상이 되어 관절 주변이 퉁퉁 부어 진료실을 찾는다“라고 말했다. 발목을 삐끗하거나 심하게 꺾이는 경우 먼저 냉찜질을 하거나 테이핑을 통해 발목을 고정하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붓기나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는 인대, 연골, 신경 조직에 추가적인 문제가 없는지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미끄러움을 방지해 줄 수 있는 아쿠아슈즈 등을 신는 것이 좋다. 또 워터파크 내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놀이 기구에 대한 주의사항을 확실히 숙지하고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슬라이드를 탈 때는 간격을 잘 조절해 타고, 인공폭포는 낙수의 충격을 되도록 피할 것을 권한다. 파도타기는 물이라 하더라도 몸이 느끼는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어린이나 평소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휴가철 물놀이 후유증. 힘찬병원 제공
2022.08.05 I 이순용 기자
외국군에 허락않던 피라미드 상공…韓 '블랙이글스' 처음 날았다
  • 외국군에 허락않던 피라미드 상공…韓 '블랙이글스' 처음 날았다
  • [카이로(이집트) 국방부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Black Eagles)’가 피라미드 상공에 태극 문양을 수놓으며 이집트인들을 매료시켰다. 외국 공군 특수비행팀의 피라미드 상공 에어쇼는 세계 최초다.블랙이글스는 3일 오전(현지시간) 카이로 기자 대피라미드 인근에서 열린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이집트 공군 특수비행팀 ‘실버스타즈(Silver Stars)’와 합동비행을 선보였다. 블랙이글스는 최근 영국 리아트·판버러 에어쇼에 참가한 이후 폴란드에 이어 이집트에서도 곡예비행을 선보였다. 이번 비행은 T-50에 전투임무를 더한 FA-50 등 국산 항공기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공군과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 도입을 적극 검토중인 이집트 공군이 공동으로 기획했다.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한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이집트 공군 특수비행팀 실버스타즈와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45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피라미드 인근은 비행 허가가 까다로워 이집트 공군 외 외국군의 에어쇼가 열린 적이 없다. 이집트 측이 한국 공군을 첫 에어쇼 파트너로 선정한 건 조종사들의 실력과 항공기(T-50B)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한국과의 방산 협력을 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피라미드 에어쇼엔 이집트 측에서 모하메드 압바스 힐미 하쉼 공군 사령관과 관광유물부·청소년스포츠부·민간항공부장관 등 군·정 고위 당국자와 군인·참전용사 및 가족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우리 측에선 홍진욱 주이집트대사와 공승배 공군 교육사령관(소장), 이봉근 KAI 수출혁신센터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현지 교민 100여명도 현장에 초청됐다. 이밖에 전세계 70여개 매체가 현장에서 취재 경쟁을 펼쳤다.에어쇼는 이집트 군악대의 연주, 한국과 이집트의 국기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곧바로 이집트 공군 대원이 패러글라이딩과 바이크를 결합한 형태의 ‘델타 마이크로 항공기’를 타며 등장했다. 이어 ‘델타’ 헬리콥터 10대가 피라미드 인근에서 편대 비행, 호버링(정지비행) 등을 보여줬고, ‘실버스타즈’는 약 11분간 다양한 형태의 편대 비행과 교차 비행, 배면 비행, 트위스트 비행 등을 선보였다. ‘실버스타스’가 운용하는 항공기는 중국산 K-8E ‘카라코럼’이다.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3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인근 피라미드 상공에서 레인폴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공군)‘실버스타즈’의 공연이 끝난 뒤 ‘블랙이글스’가 날아올랐다. 현장에선 ‘블랙이글스’ 항공기 8대를 모는 파일럿의 이름이 하나하나 호명됐고,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함께 ‘블랙이글스’는 피라미드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항공기들은 붉은색과 푸른색 연막을 분사하며 ‘실버스타즈’보다 빠르고 높게 비행했다. 이들은 마치 1대처럼 근접한 상태에서 다이아몬드 대형, 독수리 대형 등을 만들기도 했다.흰색 연막을 내뿜으며 솟구친 항공기들이 태극 문양을 하늘에 수놓자 관중석에선 “코리아”라는 말과 함께 박수가 나왔다. 항공기들이 수직으로 떨어져 마치 폭포수를 연상케 하는 ‘레인폴’ 기동, 8대가 정면으로 함께 날아오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웨지 브레이크’ 기동 땐 관람객들이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이집트 카이로 인근 피라미드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공군)블랙이글스는 이날 30여분간 상공을 날면서 총 24개 기동을 연출했다. 블랙이글스의 공연 이후 15분간 70여명이 한국과 이집트 국기 등을 휘날리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쇼가 연출됐으나, 관객들은 여전히 “블랙이글스 원더풀”을 외치고 있었다.홍진욱 대사는 “이집트 정부 관계자들도 ‘역사적인 장면에 참여하게 돼 영광스럽다’는 얘기를 했다”며 “이번 에어쇼가 양국 간의 깊은 신뢰 관계를 반증해 준 게 아니냐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행사장에서 만난 교민 김상우씨는 “요즘 우리나라 무기들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집트에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피라미드에서 우리 공군이 날 수 있어 영광”이라며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쳤다.이집트 공군 헬기 조종사와 함께 에어쇼에 온 이집트 소년 맬릭 군은 “실버스타즈도 멋있지만 블랙이글스는 최고”라며 “한국 노래를 좋아하고 나라는 잘 몰랐는데 오늘부터 한국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피라미드 에어쇼 2022 관람객들이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고난도 특수비행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공군)피라미드 에어쇼는 양국의 우호협력 증진을 넘어 ‘K-방산’의 해외 핵심 거점 마련 일환으로도 평가된다. 한국과 이집트는 올해 초 성사된 K-9 자주포 수출 협상 이래 물밑 교섭을 통해 FA-50 수출과 현지 공동생산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와 중동의 최대 군사강국인 이집트는 2023년 기종 선정을 목표로 고등훈련기 도입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수명이 도래한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특히 차기 핵심 전력 확보에도 관심이 커 한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잠재 수출 대상국으로도 손꼽힌다.김용민 공군 제53특수비행전대장은 “이집트를 방문해 보니 고등훈련기 사업으로 FA-50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것을 알게 됐다”며 “(이집트) 군 관계자들이 에어쇼를 보고, 항공기 기능을 본다면 T-50 계열 항공기에 매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피라미드 에어쇼 2022 관람객들이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피라미드 상공에 그린 태극문양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공군)이집트 공군 파일럿 아흐메드 사카 씨는 “우리가 하기 어려운 기동을 블랙이글스가 많이 보여줬다”며 “물론 블랙이글스가 멋진 친구들이고 비행기량이 뛰어나기에 가능하지만 우리도 같은 비행기를 쓴다면 지금보다 더 멋진 공연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공군과 우리 방산업계는 이집트 수출 및 공동 생산으로 이집트군의 수요를 충족한 후 제3국 수출까지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생산시설뿐 아니라 정비 등 후속군수지원(MRO)을 위한 협력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봉근 KAI 수출혁신센터장은 “향후 10년 내에 FA-50 1000대 수출 목표가 가시화되고 있는 순간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며 “이집트와 협력해 FA-50의 아프리카 버전을 개발하고, 아프리카 지역 내에서의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2.08.04 I 김관용 기자
폴란드 하늘에 태극문양…국산 군용기 첫 유럽 수출 '축하 비행'
  • 폴란드 하늘에 태극문양…국산 군용기 첫 유럽 수출 '축하 비행'
  • [뎅블린(폴란드)=국방부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Black Eagles)가 폴란드 하늘에 태극문양을 수놓았다. 앞서 영국 리아트 에어쇼와 판버러 에어쇼 참가를 위해 유럽에 전개한 블랙이글스의 폴란드 비행은 이번이 처음이다.블랙이글스 비행팀은 27일 오후(현지시간) 뎅블린 공군 기지 상공에서 고난도 공중곡예로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B의 성능을 뽐냈다. 뎅블린 기지는 수도 바르샤바에서 남쪽으로 120km 가량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공군사관학교가 있는 훈련비행단으로, 이탈리아산 경(輕)전투기 M-346을 운용하고 있다. ◇블랙이글스, FA-50 수출 마케팅 지원블랙이글스의 이날 에어쇼는 T-50에 전투임무를 추가한 FA-50 경전투기의 폴란드 수출 지원을 위한 것이다. 공군과 T-50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위사업청의 공동 마케팅 예산으로 마련됐다. 이날 에어쇼에 앞서 폴란드 정부는 바르샤바 국방부 청사에서 KAI, 현대로템, 한화디펜스와 각각 FA-50·K2 전차·K9 자주포 수출 및 기술협력을 위한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 대한민국 공군 블랙이글스 비행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뎅블린 공군 기지에서 에어쇼를 위해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군)이날 에어쇼에는 기본계약 체결식에 이어 야로스와프 미카 폴라드군 총사령관과 야첵 프시초와 공군사령관, 스와보미르 시호츠키 군비정책국장 등 폴란드측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우리 측에선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와 유동준 국방부 전략자원관리실장, 성일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 안현호 KAI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손재일 한화디펜스 사장 등이 자리했다. 특히 뎅블린 기지 인근 주민 300여명이 참석했는데, 주폴란드 한국대사관 초청을 받은 우리 교민 10여명도 함께 했다. 폴란드에는 5000여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데, 수도 바르샤바에만 5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 공군 블랙이글스 비행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뎅블린 공군 기지에서 곡예비행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공군)우선 폴란드 공군 특수비행팀 오릭(Orlik)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자국에서 생산한 PZL-130(KT-1급) 항공기 6대로 이뤄진 오릭은 약 25분간 공중곡예를 선보였다. 터보프롭 엔진 기반 항공기여서 제트 엔진 항공기 보다 기동 성능은 달렸지만, 다양한 형태의 편대 비행과 교차 비행, 배면 비행, 트위스트 비행 등의 기교를 뽐냈다.◇30여분간 24개 곡예기동…관람객 눈길 사로잡아오릭 항공기들이 착륙하자 곧이어 우리 공군의 블랙이글스 항공기들이 간격을 두고 3대, 3대, 2대 총 8대가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박차고 올랐다. 우선 블랙이글스 항공기들은 붉고 푸른 연기를 피우며 관중석 뒤에서 앞으로 질주하는 기동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곧이어 닿을 듯 말 듯한 거리를 두고 8대의 항공기가 한 몸처럼 기동하며 다이아몬드 대형 등을 만드는 등 최고 수준의 기량을 뽐냈다. 특히 하얀 연기와 함께 솟구쳐 오른 항공기들이 수직으로 떨어지며 폭포수를 연상케 하는 레인폴 기동과, 정면에서 8대의 비행기가 함께 날아오다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빅토리아 브레이크 기동을 선보일 때에는 관람석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스칠 듯 아슬아슬하게 교차하는 공중기동은 손에 땀을 배게 했다.27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뎅블린 공군 기지에서 열린 대한민국 공군 블랙이글스 에어쇼에서 하트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공군)이날 블랙이글스는 30여분 넘게 폴란드 상공을 날면서 태극 문양을 새기고 하트 모양을 만들어 화살을 쏘는 큐피드를 그리는 등의 총 24개 기동을 선보였다. 8대의 항공기가 활주로 상공을 일정 간격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다 차례대로 착륙하는 토네이도 기동으로 에어쇼를 마무리했다. 이 기동은 지난 리아트 에어쇼에서 처음 선보였던 것이다. 착륙 이후 관람객 바로 앞까지 다가온 블랙이글스는 조종석에서 태극기와 폴란드 국기를 함께 흔들며 인사했다. ◇폴란드 총사령관 “이색적 비행 감동”뎅블린에 거주하는 마렉 씨는 블랙이글스 에어쇼에 대해 “오랜만에 이렇게 기교가 있는 에어쇼를 보게 됐는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며 “폴란드가 FA-50을 구매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바르샤바에 거주하는 교민 고신석 씨는 “폴란드에서 블랙이글스 공연을 볼 수 있다는게 너무 영광이었다”면서 “폴란드에 온지 21년이 됐는데, 한국 무기를 폴란드가 구매한다는 소식에 우리 대한민국 위상이 높아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27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뎅블린 공군 기지에서 열린 대한민국 공군 블랙이글스 에어쇼에서 토네이도 랜딩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공군)현장에서 만난 안현호 KAI 사장은 “지난 19일 KF-21의 첫 비행날은 대한민국이 세계 여덟 번째 전투기 생산국이 되는 역사적인 날이었는데, 오늘 역시 유럽 시장에 국산 항공기가 처음으로 수출되는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FA-50 수출이 성사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대한민국 정부 관계자들을 비롯한 공군 블랙이글스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블랙이글스 조종사들에게 인사를 건네기 위해 이들을 기다린 야로스와프 미카 폴란드군 총사령관은 “에어쇼를 위해서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데,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비행을 보면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산 항공기를 구매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폴란드까지 직접 와주셔서 고맙다”고 덧붙였다.대한민국 공군 블랙이글스 비행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뎅블린 공군 기지에서 에어쇼를 마치고 안현호 KAI 사장(뒷줄 왼쪽 아홉 번째), 야로스와프 미카 폴란드군 총사령관(뒷줄 왼쪽 열 번째) 등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2022.07.28 I 김관용 기자
"성능·디자인·가격 삼박자 갖췄다"…BMW 뉴 M850i
  • "성능·디자인·가격 삼박자 갖췄다"…BMW 뉴 M850i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BMW코리아가 이달 출시한 럭셔리 스포츠카 ‘뉴 M850i’가 주목받고 있다. 뉴 M850i는 높은 성능과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디자인, 가격 경쟁력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850i xDrive 쿠페 퍼스트 에디션. (사진=BMW코리아)◇동급차량보다 엔진 출력 최대 58%↑M850i는 차량 출시 때부터 국내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M850i는 지난 19일 BMW 샵 온라인을 통해 ‘M850i xDrive 쿠페 퍼스트 에디션’과 M850i xDrive 그란 쿠페 퍼스트 에디션 총 25대를 한정 판매했다. 해당 차량들은 판매 개시 당일에 모두 판매됐다.뉴 M850i는 BMW의 고성능 ‘M시리즈’의 모델인 만큼 강력한 성능을 내세우고 있다. M850i는 V8 M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53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76.5kg·m를 발휘한다. 비슷한 가격대의 동급 모델들이 300마력대의 최고출력을 내는 것과 비교하면 뉴 M850i는 최대 58%나 더 높은 출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제로백)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3.9초에 이른다. 이는 동급 차량들보다 최소 1초 이상 빠르다는 것이 BMW코리아의 설명이다.M850i는 △어댑티브 M 서스펜션 △M 스포츠 디퍼렌셜 △M 스포츠 브레이크 △M테크놀로지 패키지가 기본 장착돼 BMW M 특유의 역동적인 드라이빙의 재미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그뿐만 아니라 BMW 뉴 M850i는 BMW 그룹의 럭셔리 퍼포먼스 부문 노하우가 집약돼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한 감각의 디자인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다. 먼저 앞면에는 화려함을 입힌 새로운 BMW키드니 그릴이 장착된다. 새 라디에이터 그릴은 프레임 안쪽에 U자형 바(bar)가 배치돼 있다. BMW 아이코닉 글로우(Iconic Glow)도 적용돼 그릴 내부 상단에서 하단으로 마치 폭포수가 쏟아지는 듯한 조명 효과를 낸다.여기에 BMW 레이저 라이트가 탑재된 얇은 헤드램프와 새로운 디자인의 에어 인테이크 인레이를 적용한 전면 범퍼가 조화를 이뤄 한층 더 강렬한 인상을 자아잔다. M전용으로 설계된 사이드 미러와 라디에이터 그릴에 부착된 M 배지, 20인치 M 더블 스포크 895M 투톤 휠로 BMW M 모델만의 차별화된 매력도 강조했다.아울러 올해에는 BMW M 브랜드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클래식 BMW 모터스포츠 엠블럼도 적용돼 한층 높은 희소성과 소장 가치를 더한다.뉴 M850i xDrive 쿠페 실내. (사진=BMW)◇xDrive 그란 쿠페 1억3910만원·xDrive 쿠페 1억4290만원실내에는 △최상급 BMW 인디비주얼 메리노 가죽 △BMW 인디비주얼 피아노 블랙 마감 △M 알칸타라 앤트러사이트 헤드라이너 △크리스탈 기어 시프터 △M 컬러 스티치로 마감된 M 가죽 스티어링 휠 △갈바닉 도어락 및 윈도우 버튼 등이 적용됐다. 센터페시아 상단 컨트롤 디스플레이는 12.3인치로 크기가 확대돼 시인성과 편의성이 한층 더 향상됐다.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이라는 최신 주행 보조 기능도 탑재했다.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은 전륜의 회전 각도에 따라 후륜의 회전 각도와 방향을 조향해 차량을 안정감 있고 편안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 60km/h 미만 저속 주행시 후륜의 조행각이 전륜과 반대 방향으로 변경돼 민첩한 코너링 성능을 발휘한다. 60km/h 이상 주행시에는 전륜과 같은 방향으로 조향각을 변경한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과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등의 주행 보조 기능도 적용됐다. 이외에 △4-존 에어 컨디셔닝 △히트 컴포트 패키지 △바워스앤윌킨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소프트 클로징 도어 △롤러 선 블라인드 △리모트 엔진 스타트 등의 고급 편의사양도 탑재돼 안전하면서도 편안한 이동을 지원한다.차량 가격은 뉴 M850i xDrive 그란 쿠페 1억3910만원, 뉴 M850i xDrive 쿠페 1억 4290만원이다.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이다. 이는 엔진 출력 500마력대의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 차량 가격은 약 20~30% 저렴하다는 것이 BMW코리아의 설명이다. 한편 BMW 코리아는 뉴 M850i 출시를 기념해 오는 9월 팝 아티스트 제프 쿤스가 디자인한 M850i xDrive 그란 쿠페 제프 쿤스 에디션도 국내에 소개할 예정이다.
2022.07.27 I 신민준 기자
이성헌 "유진상가·인왕시장에 제2의 코엑스 만든다"
  • 이성헌 "유진상가·인왕시장에 제2의 코엑스 만든다"[지자체장에게 듣는다]
  • [이데일리 양희동 김은비 기자] “서대문구에 60여곳의 재개발·재건축 현장이 있지만 각종 규제로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돼 왔다. 서울시와 함께 ‘신통기획’과 ‘모아주택’ 등의 방식으로 지역 발전을 촉진하겠다”.(사진=김태형 기자)이성헌(64) 서대문구청장은 지난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행정가로서 본인의 장점을 재선 국회의원(16·18대)과 청와대(김영삼 정부) 정무비서관 등으로 일하며 쌓은 풍부한 경험이라고 밝혔다. 초선 구청장이지만 이런 경륜을 바탕으로 지난 7일 민선 8기 첫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이성헌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는 중요한 사업을 하려면 가장 먼저 법령 정비 작업에서 많이 부딪힌다. 저는 국회에서 법을 만들고 바꾸는 일을 해본 경험이 있어, 해당 국회 상임위나 중앙부처에 지자체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이 구청장은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으로 재건축·재개발 추진과 교통 인프라 조성 등을 꼽았다.서대문구 재건축·재개발을 서울시와 협의해 신속히 추진하고 유진상가(홍제동)와 인왕시장 일대는 강남의 코엑스와 같은 서북부 랜드마크로 탈바꿈시켜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취약한 교통여건 개선을 위해 서부선 경전철(6호선 새절역~관악산)과 강북횡단선(목동~청량리) 조기 착공, 인천공항철도의 가좌역(경의중앙선) 정차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이 구청장은 “경전철 등 지하철은 주민 이용 수요가 많은 곳에 역을 만들어야한다”며 “첫 설계 단계부터 주민이 가장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지점에 역을 정하기 위해 서부선 경전철은 주의 깊게 관찰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북횡단선은 홍은동 지역에 4만 명이 거주하지만 계획된 역이 없다”며 “홍은동의 역 신설은 매우 필수적이라 반드시 하겠다”고 덧붙였다.경의선 철도 지상구간의 지하화와 이를 통해 생겨나는 지상 유휴 부지에 대한 개발도 민자 유치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이 구청장은 “경의선 철도 지상구간(서울역~수색역) 지하화를 추진 중인데, 이 구간은 하루 450회 가량 열차가 다녀 소음이 굉장히 심각하다”며 “지상 구간으로 인해 도시 자체 개발도 어려워, 지하화해 유휴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오세훈 서울시장과 상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민자 유치에 대해 이 구청장은 “민자 유치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익성인데 충정로 동아일보사 인근 철길 구간은 고층 건물을 지어 상업지역으로 만들면 큰 이익이 될 수 있다”며 “신촌 밀리오레에서 연희터널 사이는 일부 상업시설과 함께 연구단지와 공원, 주민 체육시설 등을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철도 유휴부지는 서대문구 및 인접지역 9개 대학과 연계해 ‘신 대학로’로 조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이 구청장은 “민자 유치를 통해 공사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9개 대학이 연결되면 청년들의 문화·예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산학 공동연구 등 창업 공간을 만들면, 신촌권이 신 대학로가 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신 대학로 구상에 맞춰 2014년 서울의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신촌연세로(약 500m)는 일반 차량도 통행할 수 있도록 막힌 길을 다시 열 계획이다. 또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취소된 ‘물총축제’ 등은 코로나 위기가 지난 후 재개할 수 있단 입장이다.이 구청장은 “일반 차량 진입을 막은 이후 신촌연세로 주변 상인들은 장사가 더 안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통을 정상화해 신촌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축제는 코로나가 없는 시기에 개최 기간을 사전 예고해 교통 통제를 하면 된다”고 전했다.새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개방으로 방어 업무가 사라진 독립문 공원 인근 군(軍)부대 이전도 이 구청장이 관심을 쏟고 있는 부분이다.이 구청장은 “청와대를 보호하는 부대가 지금은 사복을 입고 등산객 안전사고 안내를 하고 있는데, 설립 목적이 사라진 만큼 부대 해체가 정답”이라며 “국방부와 중앙정부 등과 긴밀히 협조해 부대를 이전하고 반도체·바이오산업 등 첨단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안산 자락길’을 청와대까지 연결하는 구상도 공개했다.이 구청장은 “서대문의 5개 산을 연계한 순환 코스 자락길을 조성하고 홍제천은 인공폭포와 안산 경관 등 수변 공간으로 재조성하겠다”며 “안산 자락길과 인왕산을 연결해 청와대와 북한산까지 갈 수 있는 목걸이 형 ‘이음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연세대 체육교육과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16·18대 국회의원
2022.07.25 I 양희동 기자
 '다큐' 감독이 만든 ‘숲’에서 호랑이를 만나다
  • [여행] '다큐' 감독이 만든 ‘숲’에서 호랑이를 만나다
  • 강원도 홍천 화촌면 숲속 깊숙한 곳에 자리한 ‘나는 숲이다’의 트리하우스. 이 집은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최기순 씨는 이곳 오지 땅에 러시아 자연보호구역에 사는 사람들의 집, ‘까르돈’에서 영감을 얻어 그만의 공간을 만들었다.[홍천(강원)=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홍천. 국내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면적이 넓은 고장이다. 무려 1820㎢다. 우리나라 땅에서 차지하는 지분만 1.8%에 달한다. 서울보다 3배, 속초보다 17배나 더 넓고 크다. 홍천 땅이 넓은 이유는 전형적인 산악지형이기 때문. 태백산맥의 서산면에 자리 잡아 땅의 기복이 심하고, 동부와 북부에는 1000m 이상씩 쭉쭉 뻗은 장중한 산봉우리들이 홍천 땅을 에워싸고 있다. 이 깊고 궁벽한 땅에 자신만의 숲을 만든 이가 있다. 러시아 야생동물을 카메라에 담았던 최기순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그는 러시아 자연보호구역에 사는 사람들의 집, ‘까르돈’에서 영감을 얻어 홍천에서도 오지인 화천면에 ‘그만의 숲’을 만들었다.◇두메산골 아이, 시베리아 호랑이를 만나다“오래전 사람들이 만든 미로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나는 숲을 만났다.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오직 숲의 냄새만이 표범을 부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숲이 되어야 한다.”6월 개봉한 최기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숲이다’ 내레이션 중 일부다. 장마와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초, 이 영화를 만든 최 감독을 만나러 갔다. 그가 있는 곳은 강원도 홍천 깊은 숲속.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눈부신 햇살이 스미고, 밤이 되면 작은 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오지 중의 오지였다. 영화를 만들기 전부터 그는 이미 ‘시베리아 호랑이 촬영’으로 이름 꽤나 알려진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다. 당시 야생 호랑이를 관찰하기 위해 과거 시베리아의 영하 40도 추위에서 몇 달씩 텐트 생활을 하기도 했다. 추위에 떨고 있던 어느 날, 그는 호랑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호랑이와 사랑에 빠졌다. 그는 이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강원도 홍천 화촌면 숲속 깊숙한 곳에 자리한 ‘나는 숲이다’의 트리하우스. 이 집은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최기순 씨는 이곳 오지 땅에 러시아 자연보호구역에 사는 사람들의 집, ‘까르돈’에서 영감을 얻어 그만의 공간을 만들었다.“영하 30~40도의 추운 겨울 숲에서 15m 높이 나무 텐트를 치고 열흘을 기다려 호랑이를 촬영했다. 하지만 그 열흘은 일반적인 열흘이 아니었다. 호랑이에게 인간의 냄새와 소리를 전달하지 않기 위해 식사와 배변까지 초인적인 절제를 해야 했다. 그런 고난 속에서 호랑이를 만나며 나는 조금씩 숲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시베리아 촬영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 길로 사표를 내고 호랑이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처음에는 호랑이로 시작했지만, 이후 표범이나 곰 등 맹수에 빠져 전국으로 사진을 찍으러 다니고 개인 갤러리까지 열 정도였다. 그는 10년 넘게 호랑이와 표범, 그리고 숲을 찍었다. 호랑이와 표범을 깊이 알게 될수록, 그 또한 숲에 대해서도 점점 깊게 알아갔다.“사람의 발자국이 대지를 흔들면, 곤충과 짐승은 일시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한참을 기다리면 흩어진 그들은 다시 사람에게 다가왔다. 호랑이도, 표범도, 그렇게 다가왔다. 이상하게 한 달 이상을 이렇게 쪼그리고 앉아 있어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그때 ‘아, 이게 자연이 주는 힘이구나!’를 깨달은 순간이었다”.강원도 홍천 화천면의 ‘나는 숲이다’에는 캠프닉을 즐길 수 있는 까르돈 캠핑장이 있다.◇호랑이에 반해 숲으로 들어간 사연자연에 빠진 그는 강원도 홍천의 땅을 샀다. 화전민이 살던 콩밭이었다. 이 척박한 땅에 어린 자작나무를 심고, 양지에 이끼를 기르며 자신만의 낙원을 만들었다. 자작나무를 기둥 삼아 트리하우스와 인디언 텐트도 설치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어릴 적, 누구나 꿈꾸던 ‘나만의 숲’을 그는 이렇게 만들어갔다. 그리고 작은 집 한편에 ‘나는 숲이다’라고 써 놓았다. 그가 시베리아 깊은 숲에서 호랑이를 만났던 그 숲이었다.초대받지 않은 그의 집에 들어가는 길. 들머리에 들어가자 ‘나는 숲이다’ 안내판이 투박하게 서 있다. 이 안내판에는 손글씨로 적힌 다섯 개의 이정표가 있다. ‘나무 위의 집’, ‘야생 갤러리 카페’,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소’, ‘나는 숲이다’ ‘까르돈’ 등이다.‘나는 숲이다’에는 최기순 감도의 작품을 전시해둔 갤러리가 있다. 이곳에는 아무르 표범과 시베리아 호랑이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제일 먼저 카페 ‘나는 숲이다’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주변으로 ‘싱글 베이커 리(LEE)’란 간판을 내건 빵집 겸 피자집도 있다. ‘까르돈’이란 간판을 내건 캠핑장도 있다. 이제 더이상 운영하지는 않지만, 대신 당일치기 ‘캠프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여기까지는 일반 캠핑장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자작나무숲으로 들어서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숲에는 나무 위에 집을 지은 ‘트리하우스’가 있고, 그 앞에는 야생동물 사진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있다. 또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곳과 최 감독이 거주하는 집도 있다. 그 앞으로는 작은 연못도 있다. 숲 하나를 두고 그는 세상과 완벽하게 분리된 자신만의 세상을 구축한 것이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공간은 최 감독의 작품을 전시해둔 갤러리다. 아무르 표범과 시베리아 호랑이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 마치 액자 속에서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듯 생생하다. 이 작품들은 한반도에서 사라진 야생동물을 찾아 시베리아의 대자연에 들어가 찍은 것들이다. 그가 숲이 된 순간 만나게 된 기적 같은 순간들이다. “나는 다시 숲으로 간다. 그리고 나는 숲이 된다. 나는 숲이다.”강원도 홍천 종자산 깊은 자락에 자리한 힐리언스 선마을◇불편함이 가득한 리조트를 찾아가다홍천에는 숲을 활용한 여러 공간이 있다. 그중 ‘힐리언스 선마을’은 조금 특별한 마을이다. 종자산 깊은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것도 저마다 상처입은 사람들이다. 이곳에 대단한 의료시설이나, 명의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곳에는 ‘의도된 불편함’만 가득하다. 이 불편함 속에서 그들은 그동안 잊고 살았던 삶의 여백을 발견한다. 편리가 아닌 불편을 통해 시인의 주옥같은 시 구절이나, 성경 또는 불경의 구절처럼 큰 가르침을 얻는다.이 마을을 처음 제안한 이는 이시형 의학박사다. 대웅제약, 매일유업, 풀무원 등이 이 박사의 제안에 동참했다. 그렇게 자본을 모아 2007년 이곳에 힐리언스 선마을을 만들었다. 이 마을의 목적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웰에이징)이다. 그 비결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가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식습관, 운동습관, 마음습관, 생활리듬습관 등 4가지 습관을 개선하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습관들을 바로 잡으려면 조금은 불편해져야 한다는 것이다.힐리언스 선마을 건강식당그 불편함은 이런 것들이다.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고, TV 시청도 안된다. 단, 비즈니스센터에서 무선 와이파이나 PC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것도 ‘만일’을 위해서다. 이마저도 오전 8시부터 오후 10까지로 정해져 있다. 밥 한끼도 쉽게 먹을 수 없다. 숙소에서 식당까지 부지런히 종자산 중턱을 오가야 한다. 능선을 따라 지어진 선마을의 비탈길을 걸으면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식단도 조금 다르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저염식이다. 그렇다고 맛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30분 동안 음식을 아주 천천히 먹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처음에는 어색하게 다가오지만, 이내 점점 익숙함으로 바뀌는 습관들이다. 이런 습관들이 익숙해지면 불편함은 비로소 쉼표가 되어 다가온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 네 가지 습관을 모두 바꾸기는 무척이나 힘든 일. 힐리언스 선마을에서의 삶에 조금 집중하고 노력하다 보면 일상에서도 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습관이 몸에 새겨진다는 것이다. 빠름과 편리함만을 추구해온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가보라고 권할 만한 공간이다.강원도 홍천 내촌면의 가령폭포◇함께 가볼 곳▲가령폭포=내촌면에는 발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쏠쏠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와야리 백암산(1099m) 서남쪽 기슭에 숨어 있는 가령폭포다. 50m 낭떠러지에서 흩뿌리듯 쏟아져 내리는 자태가 자못 웅장하다. 등산 동호인들이 찾으며 알려지기 시작한 폭포로 아직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폭포 주차장은 약 2km 아래 도로변에 있지만, 폭포 아래 연화사라는 작은 암자 부근에 대여섯 대를 주차할 공간이 있어 대개는 이곳에 차를 대고 걷는다. 약 500m 가파르지 않은 산길이니 등산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걸을 만하다.▲아홉사리재= 가령폭포에서 인제 상남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면 군 경계 고갯마루에 ‘아홉사리재’라는 커다란 표석이 세워져 있고, 표석 뒤로 아담하게 자작나무숲이 형성돼 있다. 길가에서 만나는 뜻밖의 풍경이다. 아홉사리재에는 ‘아홉 살배기’와 관련된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갓 결혼한 새신랑이 사흘째 되는 날 아흔아홉 굽이 도로 개설 공사에 끌려갔다가 돌아와 보니 태어난 아들이 아홉 살이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와, 인제군 상남면에서 홍천군 내촌면으로 시집온 아낙이 험한 산길을 도저히 넘을 수 없어 어린아이가 아홉 살이 된 해에야 처음으로 친정 나들이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가령폭포에서 인제 상남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면 아홉사리재가 나타난다
2022.07.22 I 강경록 기자
미국 "향후 3일간 2억명이 33℃ 이상 기온 경험할 것”
  • 미국 "향후 3일간 2억명이 33℃ 이상 기온 경험할 것”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앞으로 3일 동안 (미국 국민) 2억명이 화씨 90도(섭씨 32.2도) 이상의 기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다음주엔 6000만명 이상이 화씨 100도(37.8도) 이상의 더위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NWS) 산하 기상예보센터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폭염 주의보와 폭염 경보가 미 중부와 북동부 28개주(州)에서 1억 500만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2억명은 미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로, 3명 중 2명은 향후 3일 동안 폭염에 시달리게 될 것이란 얘기다. 이에 기상예보센터는 “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가 결합해 온열질환이나 열사병에 대한 조건이 무르익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미국 기상청(NWS) 산하 기상예보센터)가장 뜨겁게 달궈진 곳은 미 중부 텍사스주와 오클라호마주다. 대다수 도시가 화씨 100도 이상의 기온을 기록했고, 맨검, 위치타 폭포 등 일부 지역에서는 화씨 115도(46.1도)까지 치솟았다. 텍사스주 남부 도시 휴스턴의 기상청은 “당신이 어디에 있든 무더운 날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클라호마주의 경우 전체 120개 기상관측소에서 기온이 화씨 103도(39.4도) 이상을 기록했다. 주도인 오클라호마시티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화씨 110도(43.3도)를 넘어서며 1936년 이후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WP는 “오클라호마시티가 이처럼 빨리 고온에 도달한 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9번째”라고 설명했다. 텍사스주와 오클라호마주는 가뭄과 화재 적색 경보도 내려진 상태다. 전날 텍사스 북부에서는 전역에 걸쳐 산불 등 여러 화재가 발생했다. 텍사스주 주도인 오스틴 기상청의 키스 화이트 기상학자는 “지난 9~13일 오스틴의 최고 기온은 1897년 이래 역대 최고치와 같거나 더 높았다. 오스틴은 39일 연속, 샌안토니오는 40일 연속 화씨 100도를 돌파하는 등 가뭄과 산불이 기승을 부렸던 2011년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말에는 미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무더위가 예상되고 있다. 폭염을 유발한 열돔이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돔은 고기압대 정체로 특정 지역이 계속 땡볕을 받아 가마솥처럼 달아오르는 현상이다.동부 해안 지역에선 95번 고속도로를 따라 필라델피아에서 보스턴까지 이어지는 구간과 뉴욕주 북부, 뉴잉글랜드주 남부 등에 이미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보스턴에서는 주말까지 최고 기온이 화씨 90도(32.2도)를 넘는 날이 이어질 예정이다. 뉴욕 역시 화씨 100~105도(37.8~40.6도)로 평균 이상의 고온이 예보됐다.
2022.07.21 I 방성훈 기자
`7월17일` 김정일 만난 현정은…백두산·개성 노크
  • `7월17일` 김정일 만난 현정은…백두산·개성 노크[그해 오늘]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 방문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와 백두산 및 개성 관광 구상을 밝혔다. 남북 교류가 급물살을 타던 시기였으나 2022년 현재 남북 왕래는 끊긴 상태다.2005년 7월18일 경향신문 1면 기사현 회장은 2005년 7월17일 6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백두산과 개성관광을 허락했다”라며 “개성은 8월15일에 시범관광을 실시할 계획이고 백두산도 다음달 말쯤이면 시범관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구상과는 다르게 개성 관광은 2년반 후에나 가능해졌고 백두산 관광은 끝내 무산됐다.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 때문이다. 개성 관광은 2007년 12월 5일 개시됐으나 2008년 11월 28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중단됐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의 여파였다.고려 오백년 도읍지 개성에 위치한 박연폭포, 선죽교, 숭양서원, 고려박물관, 왕건왕릉, 공민왕릉 등 문화유적 둘러볼 수 있는 상품이어서 인기가 높았다. 1년도 되지 않아 개성을 다녀온 사람은 11만 2000명에 달했다.현 회장은 2007년 11월 다시 평양을 방문해 `백두산관광 합의서`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관광코스 개발, 숙박시설 개·보수, 항공노선 확정 등 실무적 협상을 벌이다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현대아산은 대북 관광 사업을 추진했던 기업이다. 금강산 관광을 궤도에 올려 누적 관광객 196만명을 달성했다. 1998년 11월 18일부터 2008년 7월 13일까지 약 10년간 사업을 진행했으니 연간 20만명 가까운 관광객을 유치한 셈이다.현대아산은 관광업에 타격을 받은 이후에도 개성공단을 유지하면서 남북 교류의 끈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6년 2월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결정으로 남북 경협도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단행한 데 따른 조치였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큰딸 정지이 현대상선 과장(오른쪽),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6일 강원도 원산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22.07.17 I 김영환 기자
포천 한탄강에서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 총출동 'EDM페스티벌'
  • 포천 한탄강에서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 총출동 'EDM페스티벌'
  • [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용암보다 뜨거운 열기를 내뿜을 EDM 페스티벌이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포천 한탄강 일대에서 열린다.경기 포천시는 오는 23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한탄강 비둘기낭 폭포 일원에서 ‘2022 포천 한탄강 지오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포스터=포천시 제공)이번 축제는 2017년부터 개최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의 대표 축제 콘텐츠로 한탄강의 자연과 현무암 주상절리 협곡을 무대로 국내 정상급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올해는 DJ DOC의 이하늘과 언터처블의 슬리피, 걸그룹 걸크러쉬를 비롯해 국내 정상급 DJ인 SEFO, GUNNER, Cchekoz, Moshee, PO5EIDON, Yuria, BANNGER 등이 공연한다.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등으로 중단했다가 3년만에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EDM 뮤직파티와 함께 ‘한탄강 지오 캠핑페스티벌’과 ‘한탄강 리버마켓’, ‘한탄강 지오투어링’, ‘한탄강 지오스쿨’ 등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EDM 공연은 무대 전면에서 즐길 수 있는 파티존(유료존)과 다양한 체험부스와 EDM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축제존(무료존)으로 나눠 진행하며 파티존 입장권 구매자에게는 셔틀버스 운행, 페스티벌 굿즈, 무료음료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입장권은 각종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한편 포천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대한 관광 및 체험프로그램 관련 정보는 한탄강지질공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2.07.05 I 정재훈 기자
인간에 이기에 갇힌 '비밀의 폭포'로 들어서다
  • [여행]인간에 이기에 갇힌 '비밀의 폭포'로 들어서다
  • 강원도 삼척의 도계리의 아주 깊은 산속에 있는 무건리 이끼폭포. 무건리 이끼폭포는 하단폭포인 제1폭포와 상단폭포인 제2폭포로 나눠져 있다. 영화 ‘옥자’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도 알려진 곳이다.[삼척(강원도)=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2017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옥자’. 순진무구한 ‘미자’와 착한 괴물인 ‘옥자’를 통해 자본주의의 폐해와 부조리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봉준호 감독의 수작 중 하나다. 무거운 주제의 영화지만, 관객들이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은 것은 영화의 주된 내용에서 조금 비켜나 있다. 산골 소녀 미자가 돼지·하마의 유전자를 합쳐 만든 슈퍼 돼지 옥자와 물고기를 잡으면 물놀이하던 마지막 장면이다. 청량한 산골의 향내가 온몸을 감싸는 듯한 그 장면에서 자연의 신비와 함께, 인간의 이기라는 그림자도 동시에 볼 수 있어서다. 관객들의 뇌리에 깊게 박힌 이 장면은 오지 중의 오지인 강원도 삼척 도계읍 도계리의 아주 깊은 산속에서 촬영됐다. 정확하게는 국내 3대 이끼폭포로 알려진 무건리 이끼폭포를 품은 무건리 계곡이다.◇가장 깊게 숨겨진 비밀의 폭포를 찾아가다온통 초록 이끼로 뒤덮인 바위를 타고 계곡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국내 깊은 산중이나 인적 드문 곳에서 볼 수 있는 이끼폭포다. 국내 이끼폭포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곳은 단 세곳이다. 지리산의 ‘실비단폭포’, 가리왕산의 ‘장전폭포’, 육백산의 ‘무건리 이끼폭포’다.무건리 이끼폭포 가는 길은 차로 이동한 후 다시 임도로 4km 더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그중 무건리 이끼폭포는 아름다운 경관에 비해 유명세는 요란하지 않다. 폭포로 가는 길이 너무 멀고 험한 탓이다. 오지 중 최고의 오지로 꼽히는 강원도 삼척의 도계읍 도계리. 여기서 해발 1200m가 넘는 육백산 자락인 두리봉과 삿갓봉 줄기 사이 깊숙한 협곡에 폭포가 있어서다. 들키면 안되는 보물처럼 누군가가 꼭꼭 숨겨둔 듯한 비밀의 폭포지만 일부 개념 없는 사진가들이 이끼와 주변 경관을 훼손해 삼척시가 한동안 출입을 전면 통제하기도 했다. 그만큼 폭포까지의 여정은 멀고 험하다. 일단 대중교통으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차를 타고 폭포까지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은 이끼폭포로 이어지는 임도까지다.무건리 이끼폭포 가는 임도길에 있는 숲속 낙서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낙서들이 쓰여져 있다. 임도 앞까지 가는 여정도 그리 편하지 않다. 2차선 좁은 도로 위에선 대형 트럭과 자주 마주해 가슴이 철렁할 정도다. 도로 주변에 석회석 채굴 광산이 있어서다. 그래도 석회석 광산이 보이면 도로가 거의 끝나가는 지점이다. 여기서 1km 정도 더 오르면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벽에는 ‘무건리 작은갤러리’라고 쓰였다. 폭포의 모습을 찍은 사진 벽화가 옹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곳에 주차장이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여기서부터는 차량 교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마을 주민은 예외다. 마을 주민이라고 해봤자 10명 남짓. 총 6가구가 등록돼 있지만, 실제 거주하는 집은 3가구에 불과하다. 그것도 폭포까지 이어지는 산길에 드문드문 흩어져 있다.무건리 이끼폭포 가는길 임도에서 잠시 쉬고 있는 여행객◇임도를 따라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다주차장에서 폭포로 이어지는 임도 끝까지 거리는 대략 4km. 초반 2km 정도는 매우 가파르다. 구시재 고갯길을 오르는 오르막 임도로 시멘트 포장도로다. 나머지는 비포장 흙길로 그나마 걷기가 편하다. 제법 가파른 산길을 두 발에 의지해서만 들어가야 한다. 산길을 걷는 데만 대략 1시간 30분 거리다. 폭포 하나 보러 가는데 왕복 3시간 넘게 걷고 또 걸어야 하는 셈이다. 그래도 아무도 없는 산속을 걷다 보면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여럿이 걸을 때는 미처 몰랐던, 여러 생명들이 말을 걸어온다. 그렇게 숲속의 정령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임도의 끝이다. 임도 끝 지점에는 약수터가 있다. 우물에 달린 문고리 안쪽에 플라스틱 바가지로 시원한 약수를 한모금 들이킨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약수지만, 마치 여기까지 오는 수고를 잠시나마 위로해주는 듯 그동안의 갈증이 씻겨내려가는 기분이다.무건리 이끼폭포 가는 길 임도 끝에 있는 약수터임도 끝에는 길 아래로 표지목이 서 있다. 여기서 오솔길을 따라 이끼폭포까지는 대략 500m. 이 표지판을 따라 10분쯤 가파른 경사를 내려가면 무건리 이끼폭포가 있다. 길이 다듬어지기 전에는 험한 비탈길로, 매우 미끄러웠다. 지금은 난간을 받치고 나무 계단을 놓아 폭포까지의 길이 한층 편해졌다. 오솔길 옆에는 초등학교 분교 터가 있다. 1966년 11월 16일 개교했다가 학생 수 감소로 1994년 3월 1일 폐교돼 그해 10월 철거된 소달초등학교 무건분교장이다. 분교장 자리에는 철거하고 미처 치우지 못한 잔해 일부를 모아두었다. 마치 거기에 학교가 있었음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꺼내놓은 듯하다. 지금은 떠나고 없지만, 당시 마을에는 300여명이 모여 살았다. 학교 건물도 5동이 됐다. 폐교 이전까지 무건분교를 졸업한 학생은 모두 89명. 22년간 졸업생의 수이니, 한해 평균 4명이 이 학교를 졸업한 셈이다. 무건리 이끼폭포 하단폭포 왼쪽 옆으로 상단폭포로 향하는 덱이 설치되어 있다◇별천지에 들어서다나무 덱을 따라 내려가면 점점 물소리가 커져 온다. 덱을 다 내려가면 이끼폭포가 있다.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는 부채처럼 생긴 폭포와 그 옆의 이끼가 가득한 폭포, 그리고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있는 상단 폭포로 이뤄져 있다. 나무를 짜서 놓은 광장에 세워둔 안내판에는 둥글고 너른 바위 위를 물이 치마처럼 흘러내리는 하단 폭포를 ‘제1이끼폭포’, 바위 위의 깊은 협곡 안쪽에서 길게 떨어지는 상단 폭포를 ‘제2이끼폭포’로 이름 붙여 놓았다.제1이끼폭포는 투명한 오빛의 소(沼)로 부채처럼 쏟아져 내린다. 화사하고 우아한 모습이다. 반면 나무 덱 계단 위쪽에 놓인 전망대에서 보는 제2이끼폭포는 바위마다 뒤덮인 초록의 신비로운 이끼들로 비밀스러운 분위기다. 평소에는 이렇게 물줄기가 이끼를 적시지만 비가 온 뒤에는 협곡의 곳곳에서 비단으로 만든 커튼을 펼쳐놓은 듯 아름다운 물줄기가 퍼져 초록의 이끼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무건리 이끼폭포 하단폭포인 제1폭포 옆의 또다른 폭포제1이끼폭포 왼쪽 덱을 타고 조심스럽게 올라서면 또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길인 듯 어둑한 바위절벽 사이로 물줄기가 이어진다. 전망대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눈동자를 들어올리면 아름다운 이끼폭포가 초록 치마를 드리우고 있다. 제2이끼폭포다. 이 모습에 이끌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덱이 놓이기 전에는 하단폭포에서 아슬아슬하게 밧줄을 잡고 올라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이끼를 밟을 수밖에 없어 하단폭포의 이끼는 이때 대부분 망가졌다. 이끼는 성장속도가 매우 느린 편이다. 한번 훼손되면 원상복귀에만 자그마치 20년이 걸릴 정도다. 이에 삼척시는 출입을 통제하려고 했다. 하지만 몰래 숨어드는 이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지금은 산불감시요원을 두고 더 이상의 훼손을 막고 있다. 또 하나 제2이끼폭포에 전망대를 두었다. 이제 전체 모습을 두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밖에서 그 모습을 조금 엿볼 수는 있다. 아기자기한 이끼폭포와 검푸른 용소가 강렬한 대조를 이루며 보는 사람의 넋을 쏙 빼놓는다.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별천지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영화 ‘옥자’의 촬영 장소로 알려진 강원도 삼척의 무건리 이끼폭포. 국내 최고의 이끼폭포 세곳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2022.07.01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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