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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 강요는 1심 무죄…전익수 前실장 '강등취소' 법원 결정은
  • 면담 강요는 1심 무죄…전익수 前실장 '강등취소' 법원 결정은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를 제대로 지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급 강등 처분을 받은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이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 1심 결과가 오늘(14일) 나온다.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한 군 검사에게 부당한 위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이 지난해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이날 오후 2시 전 전 실장이 징계에 불복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 취소소송의 선고기일을 연다.전 전 실장은 2022년 11월 이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수사를 이유로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되자 행정소송을 내고 효력정지를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전 전 실장의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준장 계급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전 전 실장은 지난 2022년 12월 준장으로 전역했다.국방부는 이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전 전 실장 측은 재판과정에서 “군 검찰 조직은 일반 사회의 검찰 조직과 다르다”며 “군 법무실장을 일반 사회의 검찰총장으로 생각하는데, 군대 내에서는 각 부대의 군 검사가 해당 부대 지휘권자에게 예속돼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법무실장이 구체적인 지휘·감독 권한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이에 국방부 측은 “실제로 원고(전 전 실장)가 (수사)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실질적 사례도 있다”며 반박했다.한편 전 전 실장은 면담 강요 혐의로 기소된 1심 재판에서 지난해 6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2024.06.14 I 성주원 기자
9월 금리인하 기대에 힘받는 코스피…“서머랠리 온다”
  • 9월 금리인하 기대에 힘받는 코스피…“서머랠리 온다”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미국의 물가 지표 둔화로 오는 9월 금리 인하 기대에 코스피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매크로 변수를 소화한 시장의 시선이 실적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서머 랠리’(6~7월 주로 나타나는 강세장)가 나타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CPI 둔화에 금리인하 기대↑…코스피, 2750선 회복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8% 오른 2754.8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275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27일(2755.11) 이후 2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오는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살아나며 코스피 지수를 밀어 올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은 기정사실이었던 만큼,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에 주목했다. FOMC는 지난 3월 내놓았던 연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1회로 수정했다. 이는 시장이 기대한 연내 2회 금리 인하보다 ‘매파적’ 전망이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FOMC 결과에 앞서 나온 미국의 5월 물가 지표에 보다 무게를 실었다.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시장 전망치(3.4%)를 밑돌았다. CPI는 전월 대비로는 보합에 머물며, 역시 시장 예상치(0.1%)를 하회했다. 연준이 가장 눈여겨보는 근원 C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은 FOMC의 발표에 앞서 나온 이 같은 물가 상승세 둔화 지표가 경제 전망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판단하며,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금리 결정 뒤 기자회견에서 5월 CPI 결과의 반영 여부에 대해 “어떤 사람은 반영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일반적으로 (단 하루 만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과 같은 (CPI) 지표가 더 나온다면 당연히 경제전망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시장 상황이 예상 밖으로 약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그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실적도 뒷받침…“반도체 주도 레벨업”9월 금리인하 기대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힘을 받으며 코스피 지수의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와 5월 CPI가 달러와 금리의 고점 인식에 힘을 실으며, 당분간 증시에 매크로(거시경제)상 중립 이상의 환경을 조성시켜 줄 것”이라며 “매크로 변수에 다른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적 특성을 지닌 코스피는 그간의 소외 현상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매크로 변수를 소화한 시장의 시선이 재차 실적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기업의 이익 증가도 코스피의 상승 흐름을 뒷받침할 것이란 평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코스피 주가순이익 추정치는 4월 말 이후 차츰 개선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이익 상향에는 여전히 반도체가 중심에 있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최근 엔비디아와 애플이 신고가를 경신한 것에서 보듯, 인공지능(AI) 산업 생태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과정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 이익 전망은 한층 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75%, 3.26%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장중 22만 6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물가 안정에 기반한 통화정책 기대가 살아나는 국면에서는 경기 민감주 중에서도 확실한 성장 동력이 존재하는 업종만 강해질 수 있다”며 “반도체와 성장주 주도로 코스피 레벨업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06.14 I 원다연 기자
'신림동 흉기난동' 조선, 오늘 2심 선고…檢, 사형 구형
  • '신림동 흉기난동' 조선, 오늘 2심 선고…檢, 사형 구형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대낮에 서울 도심에서 처음 보는 행인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4)의 항소심 판단이 오늘(14일) 나온다. 1심에서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신림동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조선이 지난해 7월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김재호 김경애 서전교)는 이날 오후 2시 살인,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조선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연다.조선은 지난해 7월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20대 남성 1명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같은 날 범행을 위해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 이동을 위해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도 받고 있다.아울러 조씨는 2022년 12월 27일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가리켜 ‘동성애자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모욕 혐의로도 기소됐다.1심은 조씨에게 30년 위치추적장치 부착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봤고 모욕 혐의만 무죄로 봤다.재판부는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뒤쪽에서 급작스럽게 공격해 수차례 찌르는 등 피고인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인식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평생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수감하며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도록 하고, 피고인을 영원히 격리하면서 사회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고자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형을 선고하기로 했다”고 판시했다.이어 “피고인의 수사 과정에서의 변론 내용과 태도를 고려하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 지도 의문이 든다”며 “잔혹한 범행의 방법,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을 당했던 피해자들의 공포심과 무력감, 모방 범죄 촉발 등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무기징역 이상의 중형을 선고해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없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조씨의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척도(KORAS-G)는 19점으로 ‘고위험’ 수준이고,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 점수도 29점으로 역시 ‘높음’ 수준인 점 등도 고려, 재판부는 “반사회적 성향에 사이코패스 진단으로 재범 우려가 높아 사회에서 시민들과 유대관계 형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무기징역과 함께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이에 항소한 검찰은 지난 4월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1심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다가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얄팍하게 뒤늦은 자백을 했다”며 “항소심에서 유리한 양형을 받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며 원심 때와 마찬가지로 사형을 구형했다.특히 검찰은 조선이 제출한 ‘반성문’에서 ‘조금이라도 감형해 주세요. 정말 감형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고 기재한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다.이에 조선 측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재범성이 없다는 점, 반성문 내용이 다소 부적절한 것은 경계선 지능으로 문장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지 감형만을 바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2024.06.14 I 성주원 기자
‘비수기가 웬말’..항공업계, 2분기에 화물·여객 ‘쌍끌이’ 실적 개선
  • ‘비수기가 웬말’..항공업계, 2분기에 화물·여객 ‘쌍끌이’ 실적 개선
  •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전통적 비수기로 꼽는 2분기(4~6월)에 예년과는 달리 여객 수요 증가와 화물 운임 상승으로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여객수요와 함께 일명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인기로 중국으로부터의 화물 운송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호황을 맞은 덕분이다.인천 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해외로 출국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1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의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수는 총 563만592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35만6778명)과 비교하면 여객수가 29.36%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 19 펜데믹 이전인 2019년 5월(575만6820명)과 비교하면 97.89%의 회복 수준을 보이고 있다.일반적으로 2분기는 상대적으로 다른 분기에 비해 연휴나 휴가 일정이 적어 항공업계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감영병의 풍토병화) 이후 늘기 시작한 여객 수요를 겨냥해 항공사마다 인기 노선 취항 확대와 할인 프로모션을 벌이면서 여객 수요 회복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지역 등 휴양지와 엔저 효과로 일본을 찾는 이들이 늘었고, 이들 지역으로의 취항도 많아졌다”며 “여기에 장거리 노선을 새로 취항하는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늘면서 미주와 유럽 노선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무엇보다 올 들어 항공 화물 운송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2분기 실적에 주효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11개 국적 항공사가 운송한 국제선 화물량은 115만4524톤(t)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98만5000t) 대비 17.2% 급증했으며 운송 화물량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최대치다.항공화물 운송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 물품 구매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한국과 중국을 오간 항공 화물량은 16만6092t으로 전체의 16.4%를 차지했다. 단일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인천 중구 인천공항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세 주무관들이 직구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여기에 올해 3월 발생한 ‘홍해사태’로 해상 운임이 급격히 상승한 데다 운송 기간까지 길어지면서 화물 수요가 항공 운송으로 몰린 것도 운송량 증가에 한 몫했다. 홍콩 TAC 인덱스에 따르면 발틱거래소 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지난 2월 26일 1787까지 밀렸다가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2000대로 올라선 상태다.업계에서는 여객 수요와 항공화물 증가세가 이어지고 연료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올 2분기에도 1분기 못지 않는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배럴(bbl)당 107달러까지 상승했던 항공유 가격은 최근 90달러까지 하락하며 안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 비수기였던 2분기에도 여객·화물 사업이 안정적인 흐름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항공사마다 업황 호조에 공격적으로 항공기 확보에 나섰지만, 글로벌 전반적으로 주문이 밀려 기재 도입이 늦어지면서 부정기편과 전세기 등의 활용 방안도 고민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2024.06.14 I 박민 기자
마음 바뀐 외국인…2차전지株 모으기 돌입
  • 마음 바뀐 외국인…2차전지株 모으기 돌입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지난달 2차전지 관련 종목에 ‘팔자’로 대응하거나 매수 규모를 줄여왔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2차전지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는 지속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높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한국 기업의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관세 부과 정책에 중국과 경쟁해온 국내 기업들의 신규 수주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면서도 하반기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전기차 전환 정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이 경우 자칫 전기차 수요 회복과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 회복도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어서다.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에코프로 담는 외국인…포스코도 순매수 전환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양극재 제조사 포스코퓨처엠(003670)을 82억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407억원 순매도한 것과는 상반된 양상이다.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POSCO홀딩스(005490)에 대해서도 외국인은 지난달 375억원 규모 순매도했지만 이달에는 267억원어치를 담았다. 외국인은 지난달 293억원어치를 사들였던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086520)를 이달에는 513억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가 약 200억원 늘어나며 비중을 확대했다. 외국인이 6월 들어 2차전지주를 적극 매수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 유럽 등이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고 업황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중국 견제로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외국인의 투심을 움직였다는 판단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8월1일부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세율을 25%에서 100%로 인상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기차용 이외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해서는 오는 2026년부터 25%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7월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꺼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EU 위원회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 최대 38%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로이터통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가 중국산 수입 차량에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中 전기차 관세부과, 반사이익 호재”…美 대선은 변수 증권사에서도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수출 규모가 줄어들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의 미국과 유럽 시장 수주가 유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SS의 미국 내 중국 관세율 2026년 25%까지 확대 발표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대거 진행되고 있다”며 “관련 수주가 대폭 확대 중”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2차전지 업황에 대한 우려가 꾸준하다. 미국과 유럽의 관세 부과 조치에 따른 반사이익이 있을 수 있지만 업황이 제대로 회복하지 않는 한 실적 개선과 추세적인 주가 회복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이 큰 변수로 손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전기차 전환 정책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플레감축법(IRA)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당선 시 IRA 법안 백지화를 언급했다”며 “내연기관차 규제 완화 및 정책 무효화 시도를 통해 전기차 전환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2024.06.14 I 김응태 기자
스펙트럼 넓히는 로봇株…하반기 빅사이클 올까
  • 스펙트럼 넓히는 로봇株…하반기 빅사이클 올까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신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로봇 테마가 스펙트럼을 넓히며 하반기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협동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등 완성 로봇제조사뿐만 아니라 액추에이터(구동기기) 등 핵심 부품제조사의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로봇산업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가 현재진행형인데다 업황 전망도 긍정적인 만큼 하반기 주가 우상향을 기대하고 있다.전기차 충전을 마친 협동로봇이 케이블을 탈거하기 위해 위치를 조정하는 모습.(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올 상반기 주가 흐름이 부진했던 로봇주는 최근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로봇 테마 대장주인 두산로보틱스(454910)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39%(1200원) 내린 8만 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상장 이후 9만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지난 4월 6만원대까지 밀렸으나 최근 8만원대를 회복했다. 코스피200 편입과 하반기 이익 증가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이날 하락 마감했으나 이달 들어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누적 19.06% 올랐다. 삼성전자(005930)의 투자를 이끌어낸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역시 최근 반등 흐름이 또렷하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 등 호재가 이어지며 이달 4%대 올라 16만원대 중반을 회복했다. 이밖에 로보티즈(108490)가 6%대, 뉴로메카(348340)는 4%대 상승했다. SK그룹이 투자한다는 소식에 급등했던 유일로보틱스(388720)는 유상증자 일정 연기 등 악재로 2만원대 중반까지 하락했으나 한 달 새 10%대 넘게 오른 상황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기자)로봇 테마가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에 더해 새내기주의 데뷔도 이어지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만큼 대형 종목은 없으나 흥행이 이어질 경우 섹터내 투자심리 개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로봇용 스마트 액추에이터 제조사인 하이젠알앤엠은 수요예측을 마치고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에 돌입한다. 의료 재활로봇 기업인 피앤에스미캐닉스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돌입했으며 시스콘로보틱스와 씨메스 등도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증권가에서는 업황 개선과 투자심리 개선 등을 바탕으로 로봇 테마주의 주가 우상향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신흥 로봇 제조국인 중국이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데다 금리 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위험 요소로 손꼽힌다.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 산업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접근하는 것이 유효한 섹터”라며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휴머노이트, AI 등 연구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기술기반 산업인 만큼 적극적인 R&D 투자를 이어가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4.06.14 I 이정현 기자
공공기관장 59명 '업추비' 2000만원 넘어…4400만원 쓰기도
  • 공공기관장 59명 '업추비' 2000만원 넘어…4400만원 쓰기도
  • [이데일리 서대웅 윤종성 강신우 기자] 공공기관장 59명은 지난해 업무추진비(업추비)로 2000만원 이상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3일 이데일리가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와 함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공공기관 339곳을 조사·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관장들은 업추비로 평균 1233만원을 집행했다. 업추비를 가장 많이 집행한 기관은 우체국시설관리단이었다. 지난해 우체국시설관리단의 업추비 집행은 4451만원으로 전년(2928만원)대비 52%나 늘었다. 우체국시설관리단 관계자는 “최정호 이사장이 지난해 5월 취임 후 수시로 전국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해왔다”며 “현장방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업추비 집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다음으로 △IBK기업은행(3799만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3714만원) △부산대학교병원(3689만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3474만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3273만원) △한국연구재단(3099만원) △한국산업단지공단(3088만원) 순으로 업추비 사용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봉 3억 9900만원을 받아 전체 기관장 연봉 1위에 오른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업추비도 3799만원을 사용했다. 기업은행(024110) 관계자는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기업은행은 공공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띄며 시중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기관”이라면서 “고객과의 접점이 넓고 직원 수도 많아 업무추진비가 발생하고 있다”고 밀했다.업추비를 전체 평균(1233만원)보다 많이 사용한 곳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조폐공사였다. 2022년 204만원에서 지난해 2112만원으로 938% 늘었다. 이어 △한국전력기술 529.5%(448만→2818만원) △충북대학교병원 356.1%(293만→1335만원) △한국산림복지진흥원(933만→2188만원) △건설근로자공제회 102.7%(1228만→2488만원) △한국개발연구원 99.5%(740만→1477만원) 등에서 증가폭이 컸다.
2024.06.14 I 서대웅 기자
나스닥·S&P500 4일연속 최고치…브로드컴 12.3%↑
  • [속보]나스닥·S&P500 4일연속 최고치…브로드컴 12.3%↑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나스닥과 S&P500지수가 4회 연속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5월 소비자물가(CPI) 둔화에 이어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PPI)가 깜짝 하락하면서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운 덕분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마주보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AFP)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7% 하락한 3만8647.10을 기록했다.반면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23% 오른 5433.74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0.34% 상승한 1만7667.56에 거래를 마쳤다.도매물가가 깜짝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고조됐다.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0.2% 하락했다.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다우존스 예상치(0.1% 상승)를 크게 하회했다. 전월(0.5%상승)과 비교해서도 크게 둔화한 수치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2.2% 늘었고, 이 역시 예상치(2.5%)를 밑돌았다.식품·에너지·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대비 보합이었다. 시장 예상치는 0.3% 상승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2% 상승했다.PPI가 뚝 떨어진 것은 에너지 가격이 4.8% 하락한 게 큰 영향을 줬다. 휘발유를 비롯해 디젤, 상업용 전력, 제트 연료 가격도 하락했다. 이에 따라 상품가격은 0.8% 떨어지며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비스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PPI 보고서는 5월 CPI에 이어 발표된 것으로,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하락을 보여줬다.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향한 완만한 진전이 추가로 있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특히 연준이 선호하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PPI 중 항공료(-4.3%), 포트폴리오 관리서비스(-1.8%), 의사진료비(보합) 등 여러 항목이 약세를 보였다.여기에 뜨거운 고용지표도 일부 냉각 시그널이 나온 것도 도움이 됐다. 지난주(6월 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2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3000건 늘었다. 이는 지난해 8월 6∼12일 주간(24만8000명)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5000건)도 웃돌았다. 이처럼 실업수당청구건수는 미국의 실업률이 소폭이나마 상승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3.9%에서 4%로 올라갔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는 뚝 떨어졌다. 생산자물가 하락에 이어 220억 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 매각에 대한 수요가 강세를 보인 덕분이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5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4%를 기록하며 지난 4월 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 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5.5bp 뚝 떨어진 4.695%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도 3.52%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통신칩 제조업체 브로드컴은 전날 실적 전망 상향과 주식 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12.27% 급등했다. 브로드컴은 2024 회계연도(작년 11월∼올해 10월) 매출 전망치를 기존보다 10억 달러 많은 510억 달러로 상향했다. AI 관련 칩 매출이 110억 달러를 기록, 기존 전망치 100억 달러보다 1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10대1 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개미투자자 유입을 유도했다. 테슬라 주가도 2.92% 올랐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전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전 트위터)에 560억 달러 규모의 CEO 성과 보상 패키지와 테슬라 법인의 텍사스 이전안이 주주 절대 다수의 찬성을 얻고 있다고 밝힌 게 호재였다.애플도 0.55% 오르며 결국 종가기준으로 시가총액 1위자리를 되찾았다. 애플(3조285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3조2810억달러), 엔비디아(3조1880억달러)는 시총 격차가 크지 않아 1~3위간 다툼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4.06.14 I 김상윤 기자
엔비디아·SK하이닉스 날아갈 때 걷는 삼전, ‘8만전자’ 언제쯤
  • 엔비디아·SK하이닉스 날아갈 때 걷는 삼전, ‘8만전자’ 언제쯤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기대했던 횟수는 아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한 번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전망이 더해지며 빅테크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에서 불어온 훈풍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상승했지만 온도 차는 뚜렷하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상승흐름에 주가가 날아오르는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폭은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준이 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다만 외국인이 하루 1조원 가까이 삼성전자를 매수하며 시장에서는 다시 ‘8만전자(삼성전자 1주당 8만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75% 오른 7만8600원에 거래되며 모처럼 반등했다. 그간 횡보하던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7만8000원선을 넘은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이다.다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비슷한 주가 흐름을 이어온 SK하이닉스(000660)와 비교했을 때는 오름세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3.26% 오른 22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1월2~6월13일) 삼성전자는 0.51% 오르며 제자리걸음을 반복했지만,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무려 57.95% 상승했다. 시가총액 또한 삼성전자는 470조원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나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03조원에서 이날 기준 162조원으로 59조원 늘어났다. 사상 처음으로 160조원 대를 넘어서며 200조원 돌파 기대까지 커진 상황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삼성전자의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AI 반도체 시대를 맞아 아직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선제적으로 AI 반도체용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착수하고도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 2019년 전담팀을 축소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에 경쟁사 대비 시장 대응도 늦어졌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꾸준히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시기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가 엔비디아의 인증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이 같은 증권가의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외국인은 4거래일 연속 ‘팔자’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다. 특히 13일에만 9414억원 규모를 사들이면서 6월 월별 누적 기준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HBM3E 12단 인증은 메모리 3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내부 인증 절차를 거쳐 8∼9월 고객 인증을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며 “적어도 삼성전자가 12단에서 뒤떨어지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실적과 주가의 상승 여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고, 단기간에 크게 올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2024.06.14 I 이용성 기자
중견기업 인력난 급한 불 껐지만…"수도권 외곽 등 사각지대 여전"
  • 중견기업 인력난 급한 불 껐지만…"수도권 외곽 등 사각지대 여전"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뿌리산업 중견기업에 대한 비전문 외국인력(E-9) 도입 요건을 완화하는 배경에는, 최근 중견기업 제조업에서 겪는 심각한 인력난이 있다. 다만 정부에서는 수도권 소재 뿌리산업 사업장이나 다른 제조업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5월 취업자 증가폭 3년 3개월만에 최소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5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기상여건 악화와 조사기간 휴일 포함 등에 따라 39개월 만에 최소로 나타난 가운데 12일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고용센터에 마련된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891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8만명 증가에 그쳤다. 2021년 2월 47만3천명 줄어든 뒤로 3년 3개월 만에 최소 폭이다. 2024.6.12 dwise@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13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방에 소재한 뿌리산업 사업장에 대해 E-9 도입을 허용했지만, 실제 이를 활용하고 있는 중견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활용하는 실적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비전문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내국인 일자리 침해 혹은 국내 노동시장에의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한국인 노동자가 선호하지 않는 농축산업·어업·제조업·건설업·일부 서비스업으로 한정됐다. 제조업은 상시근로자 300명 미만 또는 자본금 80억원 이하인 기업의 사업장에 대해서만 허용을 했다. 중견기업은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하지만 지난해 정부는 중견기업도 지방에 소재한 뿌리산업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E-9도입을 허용했다. 뿌리산업 전반적으로 겪는 인력난 타격을 중견기업도 받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2015년 1만 514명 가량 부족했던 인력은 2021년 1만 4555명으로 6년 만에 4000여명이 늘어났다. 뿌리산업 중견기업에서도 지난해 기준 10곳 중 7곳 꼴로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문제는 중견 제조기업에 대한 외국인 인력 도입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수도권 본사 제한을 풀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도권에서도 변두리 지역에 있는 뿌리기업은 교통편이나 문화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방 만큼이나 인력 문제가 심각하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한해서라도 적용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또 지방에 있는 다른 제조업 분야에 대해서도 “뿌리산업 만큼 현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움이 많은 상황으로 외국인 고용을 전향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덛붙였다. 중견기업 통계에 따르면 중견 제조기업 취업자 수는 2019년 65만 9000명에서 2022년 64만 1000명으로 3년 간 1만 8000명 줄었다.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외국인 인력이 수도권 중견 제조업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중소 제조업도 인력난이 심각한데, 외국인력이 중견기업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외국인력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부작용을 최소화 하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임무송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저출생 등으로 내국인 생산 인력이 부족하니 외국인 인력을 늘려주는 게 불가피하다”면서도 “지금도 수도권·대기업으로 인력이 쏠리고 있는데, 외국인까지 그런 현상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사회갈등이나 노동시장 왜곡 등 부작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4.06.14 I 김은비 기자
맛 좋은 날이 장날, 한민족과 함께 해온 된장
  • 맛 좋은 날이 장날, 한민족과 함께 해온 된장[이우석의 식사(食史)]
  • 또순이네 된장찌개[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정월장이 된장으로 익었다. 정월(음력 1월) 손없는 날에 담은 장이 정월장(正月醬)이다. 90일 정도 더 묵히고 나면 비로소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는 ‘된장 가르기’를 한다. 봄 된장은 좀 더 빠르다. 기온이 올라 소금을 좀 더 넣고 담은 봄 된장은 40~50일 지나 된장 가르기를 한다. 아무튼 요즘에 햇된장을 맛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대표적 두장(豆醬)문화권에 속했던 한국은 콩으로 메주를 쑤고 된장과 간장을 담가 맛과 에너지를 두고두고 얻어왔다. 콩이 가진 단백질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감칠맛은 매우 특별했다. 다른 생활 문화권에서도 유목민의 고기와 젓, 해양 문명의 젓갈 등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저마다의 미각적 요소를 발전시켰듯 한민족은 콩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전남 장흥 된장물회◇대두에서 얻은 된장 특유의 감칠맛 비결동북아시아가 원산이라 흔히 볼 수 있었던 콩이 몸에도 이롭고, ‘맛’으로 변화하기에도 좋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유는 대두 단백질 덕이다. 지방과 탄수화물 등 다른 영양소와는 달리 단백질은 곧 감칠맛을 의미한다.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아미노산이 감칠맛의 성분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단맛을 내고 지방에는 고유의 느끼한 지방맛이 있다. 단백질의 경우 감칠맛이다.감칠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선 육류나 조개, 생선 등 비싼 식재료를 많이 써야 했지만 인류는 단백질을 발효하면 그 맛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대 로마의 젓갈인 가룸과 메콩강 유역의 남쁠라나 느억맘 등 어장 문화권에서도 오래전부터 발효과정을 통해 감칠맛을 얻었고, 유목민들은 낙농 유제품에서 좋은 맛을 찾을 수 있었다. 각자 주변에서 구하기 좋은 단백질을 맛으로 변화시켰던 것이다.한국인은 콩을 소금과 함께 발효시키면 상당한 맛이 된다는 것을 알아냈는데 그것이 바로 된장, 즉 두장(豆醬)이다. 간장 아니냐고?. 메주를 띄워 된장을 얻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것이 간장이다. 된장, 간장이나 액젓(어장)은 원리가 같다. 단백질을 분해시킨 아미노산에 입맛이 든 한국인은 일상적으로 장을 담게 됐다.메주의 역사는 삼국사기에도 나올 정도로 무척 길다. 그 이전에도 고구려의 장이 특히 맛있다고 기록한 중국 고서(정사 삼국지)가 있다. 메주를 담그는 일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메주콩을 불려 삶은 다음 이를 으깨야 한다. 다시 네모지게 빚어 말리는 시간을 거친다. 그러는 사이에 ‘시간의 맛’이 깃든다. 된장을 얻기 위해서는 메주를 소금물 독에 띄워 발효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발효시킨 소금물은 간장이 되고, 메주는 꾸덕꾸덕한 된장으로 바뀐다.(된장 이름의 유래는 ‘되다랗다’는 뜻이다) 발효를 거친 간장과 된장은 아미노산으로 감칠맛을 내는 ‘조미료’다.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동시에 한다.이렇게 만들어진 된장은 궁핍한 농경민족의 식탁에 든든한 밑반찬이 됐다. 봄이면 된장찌개에 냉이를 넣고 여름이면 다슬기와 우렁이를, 가을엔 미꾸라지를 갈아 넣었다. 부추와 우거지, 시래기 등 밭과 들, 강·바다에서 나는 온갖 산물을 넣고 끓여도 언제나 맛이 좋았다. 영양가 든든한 찌개로 또는 국으로 거친 밥 한 끼를 먹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강원도 태백 된장소면◇일본 미소의 원조는 고려의 장인 ‘말장’지금도 한식의 기본은 된장이다. 김치찌개나 고추장찌개는 된장에 입맛이 떨어질 때 차리는 대체재였을 뿐이다. 고추를 사용한 음식의 역사도 된장에 비하면 길지 않다.된장을 급히 만든 것이 청국장이다. 콩을 삶아서 볏짚에 넣고 아랫목에서 띄운다. 그러면 며칠 후 청국장이 된다. 일본의 낫토도 똑같은 원리다. 맛도 좋지만 몸에도 이롭다. 그냥 가지고 다니다 먹으면 꽤 영양가 높은 식량이 된다. 그래서 옛날에는 군인들이 가지고 다녔다. 조선 시대 문헌인 증보산림경제에 수시장이라는 것이 등장하는데, 볶은 콩을 삶아 띄운 것을 말려서 필요할 때 물과 소금을 섞어 먹는다고 설명한다.국은 기본적으로 된장국을 의미할 정도로 늘 미소(일본 된장)를 상식하는 일본의 고서에 흥미로운 기록이 등장한다. 에도시대 정치가이며 유학자인 아라이 하쿠세키가 1717년 쓴 동아 중 장조에 따르면 “예전에 고려의 장인 말장이 일본에 들어왔는데 고려 북쪽 방언인 ‘미소’로 부른다”며 미소의 유래에 대해 썼다. 미소가 고려의 미소, 미조였으며 메주의 어원이라는 설도 있다.만주가 원산지인 대두와 이를 이용한 두장의 전래 경로가 한반도였다는 뜻이다. 이전에도 ‘말장’에 대한 서술이 등장한 것으로 볼 때, 일본에서 최고 유행한 음식인 ‘된장과 간장’은 한반도에서 전래됐다고 볼 수 있다. 말장이란 간장을 빼고 난 마지막 장이란 뜻이다.현재 세계에서 간장·된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볼 때 인구수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고추장, 고춧가루, 액젓 등 기타 조미료의 소비가 많은 한국에 비해 대부분 일식에선 양념으로 간장을 쓰고 끼니마다 된장국을 마시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계란 프라이, 생선회, 메밀국수 등에 사용하는 다양한 전용 간장이 있을 정도다.◇한민족은 콩 덕분에 맛있게 살아왔다간장에는 공법상 5가지 종류가 있다. 조선간장으로 알려진 한식 간장과 양조간장, 혼합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등이다. 국내에선 간장에 대한 명칭 논란이 한창이다. 메주나 누룩을 쓴 한식 간장 등 발효간장 외에는 간장이란 표현을 사용할 수 없고 산분해 간장은 아예 ‘아미노산액’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한편 간장은 생각보다 칼로리가 높다. 예전 한식 상차림에서 5첩·7첩·9첩 반상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 간장 종지다. 고소한 간장을 숟가락으로 떠먹으며 밥을 삼켰다. 간장은 애초 소스가 아닌 반찬 반열에 당당하게 끼었던 셈이다.세종 때 한양도성 건설에 동원된 백성들에게 간장국을 줬다는 기록이 나온다.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을 수성하던 조선군 식량 기록에 ‘쌀 1만 섬, 간장 100 항아리’가 나오는데 이는 간장을 중요한 반찬이자 식량으로 여긴 것이다. 지금도 오랫동안 종갓집에서 내려오는 씨간장의 경우 1ℓ에 수천만 원이 넘는다. 고급 위스키 이상의 가격이다. 비싼 모든 재화가 그렇듯 대대로 내려온 희소성이 더해진 가치다.이처럼 유용한 작물 콩. 지금은 구미나 중동 등 세계적으로도 많이들 먹고 있지만 ‘3대 곡류’ 분류에는 들지 못한다. 쌀과 밀, 그리고 신대륙의 옥수수가 콩 대신 대표 곡류로 이름을 올린다. 콩 자체만으로는 주식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대신 특유의 높은 단백질 함량과 고유의 맛으로 다양한 식재료로 변형이 가능하다는 것이 콩이 가진 큰 장점이다. 소화율을 높이기 위해 단백질만 추출해 두부를 만들거나 싹을 틔워 나물로 기르기도 한다. 또 볶아서 가루 낸 콩고물로 다른 음식에 맛을 더하기도 한다. 버릴 것이 없어 효율이 높다. 두부를 만들 때 두유를 짜면 콩비지가 남고, 기름을 짜고 나면 대두 단백이 남는다. 심지어 콩깍지나 콩잎까지 먹는다.최근 북미와 유럽에서 채식주의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콩고기’는 생각보다 역사가 길다. 중국과 일본 등에선 과거 사찰에서 다양한 콩고기를 만들어 먹었다. 중국과 대만, 일본 사찰의 정진요리나 홍콩의 자이루웨이 등이 그것이다.다른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장(醬)’으로 바뀌면서 ‘감칠맛’을 책임졌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농경민족이었던 한민족은 사실 콩 덕분에 맛있게 살아온 것이다.당장 햇된장과 간장이 나오니 곧 들이닥칠 무더위에 입맛 되살리고 몸도 보할 수 있으니 밥상 받아들기가 더욱 즐겁다.◇맛집▶또순이네집 = 서울에서 된장찌개 맛집하면 늘 이름을 올리는 곳이 바로 이 집이다. 이른 봄에는 냉이나 달래, 요즘부터는 부추를 넣은 된장찌개를 숯불에 보글보글 끓여낸다. 소고기 덩이를 넣고 진하게 우려낸 육수가 끊임없이 밥을 부른다. 몇 숟가락 얹어 밥을 비비면 구수한 된장 맛에 매료돼 얼마나 많이 먹고 있는지 잊을 정도다.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47길 16▶태안 솔밭가든 = 까먹기 귀찮은 꽃게가 간장을 만나 밥도둑의 원조 격인 꽃게장이 됐다. 짭조름한 간장에 재운 암꽃게에는 샛노란 알이 한가득 들었다. 살을 쭈욱 짜내면 부드러운 솜사탕처럼 피어난다. 게딱지에 밥을 비비면 세상이 제 것이 된 기분이다. 간장게장은 태안군이 유명하고 그중에서도 솔밭가든이 맛있다고 소문났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장터로 176-5. ▶두림 = 두부요리 전문점인데 손두부며 전골이 모두 맛있다. 점심에는 청국장을 내는데 이 또한 구수하니 좋다. 특유의 정겨운(?) 냄새는 나지 않아 아쉽지만 깍둑 썬 무와 두부, 숟가락을 뜰 때마다 알알이 건져 나오는 청국장에 밥이 잘도 넘어간다. 비빔그릇도 필요 없이 그저 밥 위에 끼얹어 먹어도 좋다. 서울 종로구 종로7길 29-17.
2024.06.14 I 강경록 기자
자리잡는 美 비트코인 ETF, 눈치 보는 기관도 움직일까
  • 자리잡는 美 비트코인 ETF, 눈치 보는 기관도 움직일까
  • [뉴욕(미국)=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에서도 모든 금융사가 비트코인 현물 ETF에 긍정적인 건 아니다. 글로벌 ETF AUM 1위 블랙록은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는 반면, 2위 뱅가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조차 안 했다. 가상자산은 투기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가상자산이 투자상품으로 적절하냐는 논쟁은 현재 미국에서도 진행 중인 모습이다. 뱅가드가 비트코인 현물 ETF에 손대지 않는 이유 역시 한국 금융당국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어 주목된다. 내재된 경제적 가치가 없고 배당금이나 현금 흐름을 창출하지 않는데다, 변동폭이 너무 커 투자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도 “비트코인을 여전히 자산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이외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계열사 글로벌X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준비했지만 결국 철회했다. 미래에셋증권 뉴욕법인 역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위한 승인된 참여자(AP) 역할은 하지 않고 있다.크리스토퍼 젠슨 프랭클린템플턴 디지털자산 리서치 디렉터가 지난달 23일 뉴욕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김보겸 기자)◇“비트코인은 투기”라던 기관들 속내는하지만 공개적인 입장과 달리 비공식적으로는 가상자산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최근 비트코인 ETF 열풍에도 이런 추세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CBER에서는 “돈이 되는 모든 것에 관심이 있다”며 컨퍼런스에 참석한 골드만삭스 롱숏펀드 매니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회사가 가상자산에 회의적이긴 하지만, 매니저로서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잘 활용하면 낼 수 있는 수익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철회한 글로벌X도 가상자산 자체에 부정적인 건 아니다. 단지 나머지 11개 대형 운용사와 똑같은 상품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뚜렷한 전략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철회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뉴욕법인 역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성공을 눈여겨보고 있다. 뉴욕에서 만난 크리스토퍼 헴스테드 미래에셋증권 ETF 비즈니스 헤드는 ‘한국 규제가 완화되면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냐’는 이데일리 질의에 “비트코인은 확실히 헌신해야 할 영역”이라며 “(한국 규제가 완화되면) 각 비트코인 ETF에 대해 관련 신탁 내에서 AP로 자리매김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ETF 옷 입은 비트코인, 위험일까 기회일까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점 중 하나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 투기 수요가 몰려서 안그래도 높은 변동성을 더 키우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라고 귀띔했다. 기업의 성장을 돕는 상장사 주식 투자와 달리 생산성이 없는 곳으로 돈이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미국 금융사들은 이 같은 우려가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너무 커서 투자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우려에 크리스토퍼 젠슨 프랭클린템플턴 디지털자산 리서치 디렉터는 “변동성에는 다운사이드뿐만 아니라 업사이드도 있다”며 “그것이 바로 비트코인이 지난 10년 간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자산 중 하나인 이유”이라고 했다. 오히려 기존 전통자산과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헤지(위험회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존 올로글렌 코인베이스 APAC 매니징 디렉터는 “비트코인은 기존 화폐의 가치 하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며 “포트폴리오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자산이 될 수 있으며 거시적인 헤지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내재가치가 없어 비생산적인 곳에 자금이 이동한다는 우려도 일축했다. 젠슨 디렉터는 “금 가격을 구성하는 것 역시 프리미엄이 대부분”이라며 “비트코인이 다른 자산처럼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건 아니지만 실물 금이나 다른 상품처럼 가상자산 역시 포트폴리오에서 헤지와 수익성 추구 등의 역할을 한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승인한 안전한 투자상품’이라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은 어떨까. 미국 금융사들은 이 지적이야말로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보고 있다. 페드로 팔란드라니 글로벌X 리서치 디렉터는 “이제는 자산관리사들이 포트폴리오 구성 관점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조언할 정도의 지식이 있어야 한다”며 “비트코인의 변동성에 대해 투자자를 이해시켜야 할 책임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2024.06.14 I 김보겸 기자
연봉 3억대 기관장 13명…公기관 직원 평균 연봉 7000만원 돌파
  • [단독]연봉 3억대 기관장 13명…公기관 직원 평균 연봉 7000만원 돌파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윤종성 서대웅 기자]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공공기관장 연봉킹’에 올랐다. 김 행장을 비롯해 13명의 기관장이 지난해 3억원대 연봉을 받았다. 정부의 타이트한 인건비 관리 속에서도 공공기관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사상 처음 7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13일 이데일리가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와 함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공공기관 339곳의 임직원 연봉을 조사·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관장 평균 연봉은 1억8620만원으로 전년(1억 8560만원)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106곳(31.3%)에서 기관장에게 2억원대 연봉을 지급했고, 그 중 13곳(3.8%)은 3억원이 넘었다. 연봉 1위는 3억 9900만원을 받은 김 행장이었다. 다음으로 △진승호 한국투자공사 사장(3억 8000만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3억 7500만원) △윤희성 수출입은행장(3억 7500만원)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3억 6100만원)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 (3억 51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연봉이 윤석열 대통령(2억4400만원)보다 많은 기관장은 27명, 한덕수 국무총리(1억8900만원)보다 많은 기관장은 134명이었다. 연봉 상위권 기관장들은 대체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이었다. 해당산업의 평균임금을 총인건비에 반영하도록 한 예산편성지침 때문인데, 민간 금융기업들에 비하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등기임원 평균 연봉은 12억 5000만원이고, 직원 평균 1억 7000만원 수준이다.기관장 연봉 20위 안에 포진한 진승호 사장, 서홍관 원장, 최준우 주택금융공사 사장, 차상훈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등은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을 찾지 못해 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을 포함해 72개 공공기관에서 기관장 임기가 만료(49곳)됐거나 공석(23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내 임기가 만료되는 61명의 기관장까지 포함해 올해 공공기관 133곳(39.2%)에서 기관장 교체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식물 공공기관’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기관장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찬 광운대 행정학과 교수는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하면 기관의 장기적인 비전 설정 및 신사업을 통한 혁신과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한편 공공기관 일반 정규직의 직원 평균 연봉은 7012만원으로 전년(6876만원)대비 1.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곳은 총 12곳이었다. 산림청 산하 한국치산기술협회가 평균 연봉 1억1701만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중 1위였다. 2~5위는 △한국산업은행(1억 1300만원) △한국투자공사(1억 941만원) △중소기업은행(1억 861만원) △한국수출입은행(1억 786만원)이 차지했다.
2024.06.14 I 강신우 기자
'연 1회' 불투명한 美 금리인하…‘4분기 또는 내년’ 한은의 선택은
  • '연 1회' 불투명한 美 금리인하…‘4분기 또는 내년’ 한은의 선택은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통화정책 전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시점도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러야 4분기, 경우에 따라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연준은 12일(현지시간) FOMC 회의 결과 정책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이날 새로운 점도표도 공개했다. 올해 연말 금리 전망치를 5.10%(중간값)로 제시, 3개월 전(4.60%)보다 0.50%포인트 높였다. 연내 인하 횟수가 세 차례에서 한 차례로 줄어든 것이다. 최종금리가 상향된 것은 물가압력이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 동안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을 2.6%로 3개월 전보다 0.2%포인트 높였다.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밀리면서 한은의 금리인하도 10월이나 11월 1회에 그치거나 내년으로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우선 물가를 바라보는 시각은 연준과 한은이 동일하다. 여전히 목표(2%) 수준으로 물가가 수렴한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한은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지금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며 “인내심을 갖고 현재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섣부른 금리인하로 물가 둔화세가 더뎌지는 ‘리스크’를 피하겠다는 뜻이다.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년동월비 2.7%를 기록해 두 달째 2%대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상방 압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외환시장 변동성도 불안 요소다. 이는 연준보다 한은이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없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 기준금리가 연 3.50%인 것으로 고려하면 한미 금리차는 2%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의 금리 역전폭이 1년째 유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두 달째 1350원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한은은 올 2월부턴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환율 변동성’을 새로 넣기도 했다.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FOMC 관련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연준이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에 기반해 금리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고용 등 주요지표 움직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유의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인하 신로를 주지 않는 상황에서 한은도 피벗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럽중앙은행(ECB) 등 금리인하에 나선 나라들은 기축통화국인데, 우리나라는 아니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린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이후에야 한은도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06.14 I 하상렬 기자
미국선 연기금도 담아…비트코인 현물 ETF, 한국도 준비해야
  • 미국선 연기금도 담아…비트코인 현물 ETF, 한국도 준비해야
  • [뉴욕(미국)=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지난 5월 2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을 결정한 순간, 미국 뉴욕대학교 경영대에서 열린 ‘크립토·블록체인 이코노믹스 리서치 포럼(CBER)’의 참가자들은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지 않았다. 포럼에 참여한 투자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빠르긴 했지만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지 4개월, 미국 현지에서 가상자산의 위상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임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변동성 등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며 가상자산이 개인뿐만 아니라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자산으로까지 자리를 잡기 시작한 영향이 컸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미국에서는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시작했고, 미국 SEC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올해 초 600군데 넘는 기관투자자가 비트코인 현물 ETF에 35억달러(약 4조8300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콘신 연기금도 1억6000만달러(약 2208억원)를 투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변동성 지나치다”지만...구글, 애플 주가와 비슷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고도 미국 현지에서는 가상자산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했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을 금융투자회사가 만드는 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가상자산, 특히 비트코인의 변동성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이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넷플릭스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기업공개(IPO) 이후와 비교한 결과로 이 같은 인식을 증명하기도 했다. 프랭클린템플턴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성이 넷플릭스, 구글, 애플의 IPO 이후 주가 가격변동성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크리스토퍼 젠슨 프랭클린템플턴 디지털자산 리서치 디렉터는 “변동성에는 다운사이드뿐 아니라 업사이드도 있다”며 “그것이 바로 비트코인이 지난 10년 간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자산 중 하나인 이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월가의 매니저들도 비트코인 현물 ETF 편입을 대비해 분주한 모습이다. 과거에는 고객들에게 “규제 때문에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쉽게 말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규제 핑계를 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운용 업계에서는 “자산관리사들은 고객에게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포함해 그들이 투자하는 영역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시켜야 할 책임이 생겼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까지 제도권에 편입되며 가상자산이 기존 금융상품의 ‘옷을 입는(wrapping)’ 것이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 세계에서 109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 중인 미국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크리스토퍼 가나티 리서치 글로벌 헤드는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자산군이 존재하고 있다는 진실이 이미 드러났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에게 ETF라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말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서학개미 직구 못 피한다…“당국규제, 혁신 막아선 안 돼”월가에서 만난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이 새로운 자산군으로 자리를 잡는 흐름이 확산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한국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수요가 확대하고, 결국 금융 당국이 이에 대해 깊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금지돼 있지만, 이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4월2일 상장한 ‘프로셰어즈 울트라 비트코인 ETF’를 8170만달러(약 1123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순매수 9위인 인텔(9098만달러·1250조원) 뒤를 잇는 규모로, 같은 기간 스타벅스(7925만달러·1089억원)를 웃돌았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과정에서 소송과 잡음 등 난항을 겪었던 미국에서는 이제 금융 당국의 역할을 ‘보호’로 보고 있다. 거래를 금지해 혁신을 막을 것이 아니라 투자자를 보호할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머 머싱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당국이 할 일은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시장이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는지를 명확히 알고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와 투자자가 위험에 대해 투명하게 알고 있는지 등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역할은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현장에서 등장하는 것을 볼 때 어떻게 하면 그 혁신을 억제하지 않고 관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현지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코인베이스와 같은 민간 수탁자 역할을 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변동성과 투자자 보호 논란 등을 딛고 금융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코인베이스가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어서다. 미국에선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발행하고, 나스닥이 거래를 중개하는 거래소를 맡는다. 현재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 중 8개는 수탁사인 코인베이스가 비트코인 현물을 관리하고 있다. 시장가격을 조작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코인베이스는 ETF 발행사, 나스닥과 감시공유계약을 맺고 가격 조작을 막는다. 이들은 시장 상황과 가격 움직임을 공동으로 조사한다. 머싱어 CFTC 위원은 “당국은 비트코인 현물을 관리하는 수탁사와 관련해 엄격한 요구 사항을 가지고 있는데 코인베이스가 이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며 “실제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2024.06.14 I 김보겸 기자
  • [양승득 칼럼]산유국의 꿈, 누가 왜 비웃나
  •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세게 붙었다(제4차 중동전쟁)는 1973년 10월 초의 국제 뉴스는 이역만리 한국의 어린 학생들에게 그저 먼 나라의 소식일 뿐이었다. 그러나 산유국들의 석유 무기화 정책에서 비롯된 1차 오일 쇼크의 충격을 체험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어른들 입에서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 못살겠다”는 한숨이 끊이지 않더니 곧 기름 한 방울도 아껴야 한다는 초절약 캠페인이 나라를 가득 메웠다. 거의 모든 생필품 값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뜀박질을 거듭한 것은 물론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물자 부족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배럴당 3달러 초반에서 11달러 중반까지 불과 3~4개월간 4배 가까이 폭등한 국제 유가는 한국 경제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다. 1973년 3.5%였던 물가상승률은 1974년 24.8%로 수직상승했고 무역수지는 24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가발, 봉제 인형 등 달러만 되면 뭣이든 내다 팔아 번 외화를 석유 수입에 쏟아붓고도 모자란 결과였다. 이란혁명을 배경으로 찾아온 1979년 2차 오일 쇼크는 마이너스 2.1%의 ‘거꾸로 성장’ 고통을 안겼다. 30달러 후반까지 솟아오른 국제 유가와 극심한 국내 정치 혼란이 맞물린 결과이긴 했지만 1980년의 참혹한 경제 성적표는 비산유국의 설움과 아픔을 생생하게 보여준 것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의 가스와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이달 초 ‘생뚱맞게’ 직접 발표한 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비산유국의 눈물을 씻어낼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뉴스가 홍수를 이뤄야 마땅했겠지만 현실은 “아니올시다”였다. 박정희 대통령이 1976년 1월 연두회견에서 석유 발견의 낭보를 공개한 직후의 반응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원인은 우선 허탕으로 끝난 당시의 시추 결과에서 체득한 학습 효과 때문일 수 있다. 그때와 비슷한 매장 추정 장소, 바닥을 기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의회를 틀어쥔 야당 권력의 기세 및 윤 대통령의 정치적 노림수로 의심하는 시각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탓 또한 크다.하지만 주목할 것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앞다퉈 제기한 ‘음모론’과 조롱섞인 반응이다. 추미애 의원이 “탄핵만이 답이다”는 6행시로 포문을 연 데 이어 정청래 수석 최고위원이 “성공 확률 20%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생각을 떠올린다”더니 김용민 의원은 역술인 천공 얘기까지 끌고 나왔다. 천공의 유튜브 동영상에 석유, 가스 매장 이야기가 있는데 윤 대통령의 발표가 이와 관련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이들 의원이 던진 비난의 공통점은 “정치적 의도가 역력하다”는 것 등이다. 곧이어 이재명 대표가 “십중팔구 실패할 사안”이라고 거의 실패를 못 박더니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국정을 이렇게 운에 맡겨도 되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어디서 감히 어설픈 꼼수를 쓰려는 것이냐는 투다. 조롱을 넘어 저주에 가깝다. 전문 지식, 경험도 없는 이들이 모두 결과를 뻔히 알고 있다는 식이다. 야권의 몰매와 공격은 대통령의 하는 일이 법에 어긋난다면 바로 등을 돌릴 양심들이 이 땅에 널려 있다는 사실을 감안치 않은 무지의 발언이다.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거나 꾸며서 한 발표라면곧 세상에 까발리고 말 조직 사회의 건강한 목소리를 아예 모르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시추에 소요될 5000억원은 천문학적인 숫자의 혈세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낮은 확률에도 거침없이 도전했던 다른 산유국들의 선례와 견주어 본다면 먼 미래를 위해 감내할 만한 가치가 없지 않다. 이재명 대표가 퍼주지 못해 안달하는 십수조원의 민생지원금과는 비교도 안 될 더 큰 보물을 물어다 줄 제비가 될 수 있다. 석유 위기의 공포와 고통을 기억하고 있다면 과연 산유국의 꿈을 흠집낼 수 있을까. 저주, 조롱과 회초리는 인내를 갖고 기다려 본 후 해도 늦지 않다.
2024.06.14 I 양승득 기자
'중고로 먼저 타볼까'…중고차 시장서 전기차 인기 '쑥'
  • '중고로 먼저 타볼까'…중고차 시장서 전기차 인기 '쑥'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뿐 아니라 중고 전기차 수요도 이전보다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계에서 꾸준히 신차를 내놓으면서 중고 전기차 물량이 늘고 가격도 안정화를 찾으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기아 더 뉴 EV6. (사진=기아)13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총 20만3140대로 전년 동월 대비 0.6% 증가했다. 사용연료별로 보면 △휘발유(9만7019개)△경유(4만8056대)△LPG(1만5200대) △하이브리드(7639대) △전기(2555대) 순으로 거래수가 많았다.지난달에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중고차 거래수가 특히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했고, 전기차 실거래 대수도 같은 기간 39.7% 증가했다. 반면 경유차(3.8%)와 LPG차량(9.5%)은 1년 전보다 거래 대수가 줄었다.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지난해부터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인기 물량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그 수요가 중고차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 6월 납기표에 따르면 기아 카니발 HVE는 12개월 이상 기다려야 출고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역시 출고 대기 기간이 10개월 이상이었다.기아 더 기아 EV3. (사진=기아)중고 전기차 거래대수도 최근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중고 전기차 실거래 대수는 2754대로 1년 전보다 52.7%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39.7%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올해 들어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돌파를 위해 꾸준히 전기차 신차를 내놓으면서 리사이클링 효과로 중고차 거래 물량도 지난해보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최근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 계약을 시작했다. KG모빌리티도 준중형 전기 SUV 코란도 EV를 출시했다. 전기차가 대중화 구간에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이 낮은 중고차를 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에 관심이 있었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이 중고 전기차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이처럼 전기차에 대한 관심 증가로 전기 중고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평가 전문 플랫폼 카즈닷컴은 최근 중고 전기차를 검색한 횟수가 올해 들어 전년보다 45%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전까지는 배터리 품질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고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해소된 것도 중고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되는 데 일조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중고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6.14 I 공지유 기자
  • [사설]다시 뛰는 가계빚, 부채축소 고삐 늦출 일 아니다
  • 은행권 가계대출이 다시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그제 발표한 ‘5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6조원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3월만 해도 감소세(-1조 7000억원)를 보였으나 4월 5조원 증가에 이어 갈수록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 가운데 주담대 증가액이 5조 7000억원이나 됐다. 주담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저리의 주택 관련 정책대출 공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디딤돌과 버팀목 대출이다. 지난달 전체 주담대 증가액 가운데 두 항목의 증가액이 3조 8000억원이나 된다. 디딤돌과 버팀목 대출은 주택을 사거나 전셋집을 얻을 때 은행들이 정상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대출하도록 하고 금리차액을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메꿔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은행권 가계대출 급증은 정부가 주택 시장을 띄우기 위해 이차 보전 방식으로 주택 관련 대출 세일을 한 결과다. 정부가 ‘영끌’(빚내서 집 사기) 열풍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주택도시기금 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주택 관련 이차 보전 사업에 1조 395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택시장을 띄우기 위해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연내 금리 인하까지 가세하면 주택시장에 과다한 자금이 유입돼 집값 상승을 또 자극하고 젊은 세대들은 빚이 더 늘어날 것이다. 정부는 집값 상승→영끌 조장→가계빚 증가의 악순환을 유발하는 대출 세일을 멈춰야 한다.최근 들어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8.9%를 기록해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한은은 GDP 기준년을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한 결과 이 비율이 93.5%까지 내려갔다고 발표했다. 그렇더라도 한은의 목표 수준(80%)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과도한 가계빚은 금융 안정과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4.06.14 I 양승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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