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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보니]“협동로봇, 생각보다 쉽네?”…터치 몇번에 작업 ‘뚝딱’(영상)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위이잉.’ 손바닥 두뼘 만 한 태블릿PC 형태의 ‘티칭 펜던트’(협동로봇 프로그래밍 기기)를 한 손에 들고 두 세 차례 화면을 터치하자 눈 앞에 놓인 협동로봇이 좌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봇 팔 형상을 한 협동로봇의 6개 관절들이 부드럽게, 그리고 빠르게 움직였다.이어 컨베이어벨트에 부착된 센서 2개가 테스트 물체를 감지하자 협동로봇 손에 부착된 ‘그리퍼’가 알아서 물체를 집고 정해진 곳에 놔둔다. 50cm 남짓한 협동로봇은 이 일련의 과정을 사전에 진행한 프로그래밍대로 오차없이 수행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 쉽고, 빨랐다. 협동로봇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기자가 22일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에서 프로그래밍한 협동로봇 움직임. (영상=김정유 기자)◇설치부터 작동까지 간편, 협동로봇의 장점22일 오전 경기도 판교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 협동로봇 트레이닝 센터를 방문했다. 현업에서 활동 중인 유니버설 로봇 전문가로부터 협동로봇 세팅·설치 및 프로그래밍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유니버설 로봇은 2005년 덴마크에서 시작된 글로벌 1위 협동로봇 기업으로 지난해 기준 누적 7만5000대를 판매했다.심재호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 과장은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달리 사람들과 협업을 해야하고, 이를 위해 쉽게 프로그래밍이 가능해야 한다”며 “유니버설 로봇은 궁극적으로 이용자들이 현재 TV를 사는 것처럼, 협동로봇을 손쉽게 구매하고 활용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마치 개인용 공구처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체험한 협동로봇은 설치부터 작동까지 모든 과정이 매우 간편했다. 우선 설치는 사람의 팔너비 정도 되는 원형 기본 프레임에 협동로봇을 부착하면 되는데, 볼트 4개면 가능하다. 용접도 필요없다. 로봇과 메인 전원을 콘트롤러에 연결하고 작동만 하면 된다. 프로그래밍의 영역에서도 상당히 간편했다. 태블릿PC처럼 생긴 티칭 펜던트로 모든 프로그래밍이 가능했다. 디스플레이 속 버튼을 누르면 대기 상태인 협동로봇의 브레이크 상태가 해제되며 작동 준비 상태에 들어간다. 티칭 펜던트 상단엔 ‘프리드라이브’라는 버튼이 있는데, 이를 누른채 협동로봇을 물리적으로 움직여 자신이 원하는 움직임을 만들면 된다.협동로봇 작동은 티칭 펜던트를 통해 일련의 움직임을 사전에 지정해주는 식으로 이뤄진다. 자신이 원하는 협동로봇의 위치를 물리적으로 잡아준 뒤 티칭 펜던트를 통해 ‘웨이포인트’를 설정하면 해당 움직임이 저장된다. 이후의 움직임도 똑같은 방식으로 설정하면 된다. 센서 설정도 가능하다. 유니버설 로봇이 패키지로 제공하는 소규모 컨베이어 벨트에 직접 손을 대고 센서를 테스트하니, 티칭 펜던트 속 센서 항목에 불이 들어왔다. 해당 부분에 센서를 설정, 작업해야 할 물체가 감지되면 협동로봇이 움직이는 식이다. 협동로봇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티칭 펜던트. (사진=김정유 기자)◇각종 애플리케이션 설정도 OK, 호환성도 높아이날 작동한 협동로봇은 그리퍼를 달고 있었는데, 이 역시 조작 가능하다. 유니버설 로봇은 ‘UR+’라는 브랜드로 자사 협동로봇과 호환되는 로봇 애플리케이션을 440개 이상 구축해 놓은 상태다. 협동로봇과 애플리케이션의 관계는 쉽게 표현하자면 스마트폰과 앱으로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협동로봇은 각종 작업을 실행시키는 하나의 플랫폼인 셈이다. 협동로봇 손 부위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배치, 수많은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티칭 펜던트 화면에도 이같은 호환 앱 기능을 바로 설정할 수 있다. 실제 그리퍼를 35mm 크기로 벌리고, 0mm로 집는 설정을 했는데, 이에 따라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온 테스트 물체를 알아서 집고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협동로봇의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다른 물체에 부딪히게 되면 일시 정지된다.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해야하는 협동로봇인만큼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 모든 작업을 티칭 펜던트로 진행할 수 있고, 인터페이스도 간결해 상당히 편리했다. 로봇에 대해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온라인 교육 1시간 정도면 배울 수 있을 정도다. 이내형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 대표는 “협동로봇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협동로봇의 잠재력과 일상 및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광범위한 활용도에 대해 알리고 싶다”며 “향후에도 세계적인 흐름인 로봇 활용 자동화에 발맞춰 더 많은 사람에게 협동로봇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버설 로봇 협동로봇에 온로봇의 그리퍼가 달려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 국내 첫 의사 장기기증 30년, 새 생명 부활의 숭고한 여정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병원의료의 꽂이라 불리는 장기이식. 장기가 질병으로 본래의 기능을 상실했을 때 다른 사람의 새 장기를 이식하여 기능을 되살리는 의학이다.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기술인 반면 수술 전 준비부터 수술 기술, 수술 후 거부 반응 관리까지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다. 이처럼 많은 어려움으로 장기이식의 성공 역사는 길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신장이식은 1954년, 간이식은 1963년이 첫 성공이다. 우리나라는 1969년 3월 23일 서울성모병원의 전신인 당시 명동 소재 성모병원이 신장이식 수술을 처음 성공하며 국내 장기이식분야에 이정표를 세웠다. 하지만 수많은 혈관을 연결해야 하는 간이식은 고난이도 수술로 국내 극히 일부 병원에서만 이뤄졌고 성공사례도 많지 않았다. 30년 전 아직 우리니라의 의료기술의 발전이 더디고 미흡한 시기인 1993년 6월, 한 젊은 의사의 거룩한 생명 나눔이 장기이식의 빛을 밝히고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 간이식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기게 된다. 1993년 3월 소아과 의사인 아버지를 본받아 가톨릭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턴으로 재직하던 음태인(당시 25세)의사는 같은 해 6월 22일 불의의 사고로 뇌사에 빠지게 되었다. 교내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을 불었고, 스키를 잘 탔으며, 친구가 많은 멋진 청년이었다. 뇌사로 커다란 충격에 빠진 가족과 아버지 음두은 박사는 고민 끝에 아들과 본인의 모교인 가톨릭의대로 옮겨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하였다. 음 박사의 대학 동기이자 고인의 스승인 김인철 명예교수(전 서울성모병원장)와 김동구 교수(은평성모병원) 집도아래 열 시간 넘게 수술이 진행되었다. 고인과 함께 공부한 동기들과 전공의들은 장기를 기증하기 위해 수술대에 누워있는 모습에 오열하며, 스승 뒤에 서서 수술을 참관했다. 고인과 유가족의 숭고한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끝에 수술은 성공을 거두어 새로운 생명을 살렸다. 이는 간이식을 위한 준비과정의 일환으로 의료진을 이식수술이 발달한 해외에 파견하고 선진 이식술 연수를 받도록 한 것은 물론 이식수술에 필요한 고가의 의료장비를 도입하는 등 병원이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던 결과이기도 하다. 기존의 망가진 간을 절제하고 이식받을 간을 그 자리에 심어 혈관 및 담관을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진행과정이 복잡하고 출혈도 많을 수 있는 매우 고난도 수술을 국내에서도 성공 시키겠다는 의료진들의 집념어린 의지가 결실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30년이 지난 2023년 6월 22일. 숭고한 나눔정신으로 다섯 명의 새 생명이 태어나고, 첫 간이식 성공한 날을 기억하는 자리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렸다.국내 첫 번째 젊은 의사의 생명나눔으로 건강하게 생활하며 올해 환갑을 맞은 이종영(60세, 남) 씨는 “1993년 6월 22일 간이식 처음 받고 올해로 30주년 되었다. 93년 5월 무렵에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얼마 못사니까 집에서 편히 있으라고 보호자한테 얘기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집에 있는 동안 병원에서 간 이식할 수 있겠냐는 연락이 왔는데, 당시 고통이 심했고 복수가 많이 차있던 상황이라,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해보고 죽자는 마음으로 간이식을 받았다. 하루 금식하고 수술방에 들어가니까, 김인철 교수님이 다리를 만져주면서, 잘 될테니까 걱정말고 수술 잘 받고 나오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투병생활을 회상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이 씨는 30세 때 간경화 말기를 진단 받고 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마지막 병원 입원 때는 앞으로 한 달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건강을 위해 경기도에 내려가 지내던 중 병원에서 급히 간을 기증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렵고 큰 수술이라 두려웠지만 의료진을 믿고 전화 받은 순간부터 금식하며 병원에 입원한 바로 다음날 수술대에 올랐다. 이 씨는 “수술을 잘 받고 나와서 회복기간에 죽을 고비 몇 번 넘기면서 의사 선생님 속을 많이 썩였는데, 약 때문에 힘들어서 중환자실에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당시 상황이 기억은 안나는 데 나중에 보호자에게 얘기를 들었다. 어느정도 좋아진 다음 병실에 올라온 지 3~4일 지났을 때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는데 해가 비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이게 새 생명을 갖고 건강한 모습으로 사는 모습이구나 느꼈다. 김인철 전 병원장님과 김동구 교수님, 윤승규 병원장님, 최종영 교수님을 비롯해 전찬구 동인회 회장님과 임원들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드린다.”라며 기증자와 의료진에 감사를 전했다. 병원 첫 간이식을 집도한 가톨릭의대 김인철 명예교수가“1969년 국내 최초로 고 이용각 교수님을 주축으로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뒤 다음 장기로 간을 목표로 많은 의료진들이 노력했다. 간 이식을 준비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마다 동물실험을 하며 간이식 기술을 충분히 습득한 뒤 캠브리지, 피츠버그 등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연수를 받았고, 당시 우리나라에 뇌사에 대한 정의가 없어 캠브리지, 하버드 기준을 자문으로 해서 뇌사의 정의에 대해 정리하는 등 준비를 많이 했다”고 병원 첫 간이식을 준비하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소아과를 전공한 동기의 아들이기도 한 고 음태인 씨는 의사된 지 3개월 만에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가 되면서 첫 간이식을 하게 됐는데, 간이식은 외과 혼자만 하는 게 아니고 내과, 마취과 등 여러 과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간이식을 했다. 정년퇴직한 지 오래되어, 간이식을 받은 이종영 씨 상태가 어떤지 김동구 교수에게 물었더니 아주 건강히 잘 생존해 계신다고 들어 정말 감동스럽고 보람을 크게 느꼈다. 한 생명을 우리가 노력해 살게 했구나 하는 자부심이 들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주치의 소화기내과 최종영 교수도 회고사를 통해 “한 명의 이식환자가 수술해서 퇴원하기까지 100명 정도의 의료진이 참여하는데, 즉 100명의 손길이 가야 퇴원하게 된다. 보통 간이식은 외과 위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병원은 간이식을 내과와 외과가 같이 하고 있다. 처음부터 같이, 끝나고도 같이 하는 국내 유일한 병원이다. CMC 내외과 간이식 세미나를 통해 매년 모여서 증례토의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전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성모병원 최고령 간이식 환자인 이기만(88세, 1934년생, 남) 씨는 “올해 우리 나이로 90세, 만 나이로 88세, 팔팔하게 살고 있는 간이식 25년차”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의료진께 감사하는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당시 수술받을 때 저를 살려주시면 성당에서 봉사를 열심히 하겠다고 주님께 약속했다. 25년 동안 매일미사, 장례미사, 복사 활동을 해왔고, 금년부터 복사 활동은 못하지만 장례미사 때 연도, 입관예절 등은 아직 하고 있고 성당의 할아버지 단체인 요아킴 회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아직 살게 해주신 주님께 항상 감사드리며, 오늘 하루가 제 생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 새 삶을 살게 해 준 서울성모병원 의료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1998년 10월 28일 환자가 64세 때 뇌사자로부터 간을 이식 받고 현재까지 건강을 되찾아 생활중으로, 최근 방광암과 전립선암도 이겨내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투병 경험을 나누었다.첫 간이식 당시 소화기내과 임상강사로 환자를 돌본 서울성모병원장 윤승규 교수는 축사를 통해 “저희 병원의 간이식 역사는 외과 김인철 명예교수님, 내과 김부성 명예교수님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 선도했던 병원이었기에 간이식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다. 선배님들의 난치 질환에 대한 헌신적이고 과학적 노력이 없었다면 이런 자리 없었을 것이며, 선배님들의 정신을 잘 이어받아 장기이식 정신을 유지시키고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30년 동안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의 많은 업적을 토대로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며 글로벌 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장기이식센터 주최로 6월 22일 오전 10시 30분 병원 지하1층 대강당에서 개최된 ‘간이식 30주년 기념식’은 영성부원장 이요섭 신부의 시작기도를 시작으로 간담췌외과 유영경 교수의 개회사, 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구현실장 김평만 신부의 축사가 있었다. 또한 간담췌외과 최호중 교수의 ‘CMC 간이식 30년 보고’로 간이식 의료의 발전 내용을 소개하였고, 은평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김동구 교수가‘CMC 간이식 발전과 비전’을 주제로 간이식의 발전방향을 제시하였다. 한편, 병원의 간이식팀은 치료가 까다로운 진행성 간암환자를 포함한 간암 환자의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등 여러 임상과 전문의가 참여한다. 그 결과 1993년 6월 첫 뇌사 간이식 성공 이후, 1996년 5월 첫 생체 간이식, 2001년 3월 간·신장 동시 이식, 2001년 8월 소아 간이식을 성공했다. 2002년 4월 9일은 세계 최초로 골수이식 후 간이식에 성공했는데, 이는 이식 전 장기이식 수혜자와 공여자의 면역체계를 같게 만든 후 간이식을 시행하여 거부반응 없이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선구적인 이식 성과다. 이후 2007년 7월 비혈연관계 간 교환이식, 2008년 8월 병원 간 교환이식, 2010년 1월 생체 간 재이식, 2010년 10월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에 성공하며, 수술 가능한 환자 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또한 간이식팀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을 연계한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 뇌사자 간이식은 물론 생체간이식에도 필요 시 전문 외과인력이 산하 병원 수술에 참여하고 있다. 그 결과 2002년 간이식 100례, 2017년 4월 간이식 1000례에 이어 2022년 간이식 1300례를 돌파하였다. 장기이식 환자를 위한 중환자실, 수술실, 병동, 외래공간을 별도로 갖춰 수술 안전성과 치료 수준을 높이고 있다. 특히 1969년 국내 최초 신장이식을 성공한 이후 대한이식학회 창립을 주도해 장기이식 분야를 선도하며 발전의 기틀을 다졌던 병원은, 현재까지 축적된 이식 후 면역치료의 노하우를 간이식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수술 후 새로운 간을 잘 관리하기 위해 이식 후 면역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연구도 지속하여 간이식 환자의 면역상태에 영향을 주는 장내균총을 처음 규명하기도 하였다. 특히 환자 뿐 아닌 간 기증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생체 간이식 수술 시 기증자의 간을 복강경과 최소 절개 수술로 절제해 회복시간을 단축시키고 흉터를 최소화해 수술 후 불편감도 줄이고 있다. 또한 간이식 후 생명을 되찾은 이들이 삶을 나누기 위한 간 이식인들의 자원봉사 모임 ‘동인회’가 2001년 6월 결성 이후 간 건강의 악화로 낙담하고 불안해하는 환자들을 위로하며 정서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동인회원들이 직접 연주에 참여하는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한 ‘故 음태인 의사 추모 음악회’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전찬구 간이식 동인회장은 “간질환으로 꼼짝없이 죽었구나 생각했는데, 간이식을 받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으며, 새로운 생명을 선사받았기에 남은 인생 더욱 열심히 살고 싶고, 서울성모병원 의료진들과 간을 기증해주신 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22일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 3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윤승규 서울성모병원장과 간이식 의료진, 간이식 환자 등이 병원장실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간담췌외과 유영경 교수, 소화기내과 최종영 교수, 은평성모병원 김동구 교수, 윤승규 서울성모병원장, 본원 최초 간이식 환자 이종영 씨, 가톨릭의대 김인철 명예교수, 전찬구 서울성모병원 간이식동인회 회장, 본원 최고령 간이식 환자 이기만 씨).
- "또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 5주째 상승, 세종 14주째↑
- 6월 셋째 주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자료= 한국부동산원)[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규제 완화와 금리 안정 효과 등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5주 연속 올랐다. 다만 서울에서도 지역마다 등락폭은 달랐다. 지방 아파트값은 하락폭이 커졌지만 세종은 14주 연속 상승을 보였다.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3년 6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한 주 전보다 0.04% 오르며 5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상승 폭은 6월 첫째주 0.04% → 둘째 주 0.03% → 셋째 주 0.04% 등이다.특히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인기 지역은 이번주에도 집값이 올랐다. 송파구는 한 주 사이 0.29% 올라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올랐다. 그 전주(0.28%)에 비해서도 상승폭이 소폭 커졌다. 송파구에 이어 강남구(0.16%), 서초구(0.10%), 마포구(0.09%)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반면 도봉구(-0.09%), 중구(-0.06%), 강북구(-0.03%), 관악구(-0.02%), 구로구(-0.01%), 금천구(-0.01%) 등 비핵심지역은 하락세가 이어져 서울 내에서도 집값 양극화를 보였다.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선호단지 위주로 매물·거래가격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여전히 매수·매도 희망가격 격차가 유지되고 매물적체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지역·단지별로 국지적 혼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인천은 지난주 0.04%에서 이번주 0.03%로 상승폭이 줄었다. 반면 경기도는 지난주 0.00%에서 이번주 0.03%로 상승 전환했다. 이에 수도권 전체 집값도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3%로 상승 폭을 키웠다.지방은 지난주 -0.03%에서 이번주 -0.05%로 낙폭이 커졌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오른 세종(0.18%)은 14주 연속 상승했다. 반면 제주(-0.11%), 전남(-0.09%), 경남(-0.07%), 충남(-0.06%), 충북(-0.05%) 등 줄줄이 하락세를 이어갔다.부동산원이 공표하는 176개 시군구 중 지난주 대비 상승한 지역(44→49개)은 증가했고, 보합 지역(19→14개)은 줄었다. 하락 지역(113→113개)은 지난주와 같았다.주간 아파트 시도별 변동률 통계표. (자료=한국부동산원)
- 경기도 취업준비 청년 '스펙업' 어학·자격시험 응시료 지원
- 경기도청.(사진=경기도)[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경기도가 미취업 청년에게 어학·자격시험 응시료를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하는 ‘경기청년 역량강화 기회 지원’ 사업 상반기 신청을 6월 30일 오후 6시까지 받는다.21일 경기도에 따르면 민선 8기 공약으로 경기도 청년에게 자격기준(스펙) 획득 기회를 더 고르게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사업은 상반기에 용인시, 안산시, 안양시, 김포시, 파주시, 광주시, 광명시, 하남시, 군포시, 오산시, 양주시, 의왕시, 포천시, 과천시, 가평군, 연천군 등 16개 시·군이 먼저 응시료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16개 시·군 청년(시·군 조례에 따른 청년 연령) 가운데 응시일 기준 미취업이라면 경기도일자리재단 통합접수시스템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토익 등 어학 19종, 국가기술자격 544종, 국가 공인 민간자격 95종에 해당하는 응시료를 실비로 지원한다. 청년 1인당 연간 최대 지원금은 30만 원이며, 한 개의 시험당 최대 10만 원까지 3회에 걸쳐서 받을 수 있다. 다만 저가 시험을 주로 응시하는 청년들을 위해 연간 총 10만 원 금액 내에서는 3회 이상의 시험 응시료를 지원받을 수 있고 시군별 사업비 소진 시까지 선착순으로 지원한다.응시료 지원 사업의 경우 시군별로 예산이 소진될 수 있어 이미 시험을 응시한 미취업 청년이라면 서둘러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상반기 신청한 응시료의 경우 검증 절차를 거쳐 7월까지 순차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다만 상반기에 신청 기간을 놓친 경우라면 하반기에 신청할 수 있고, 하반기에는 10월 2일부터 11월 30일까지 30개 시군에서 응시료 지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 "美 소비 둔화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의 소비 심리가 주춤한 가운데, 소비 둔화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저축률은 지난해 7월 2.7%의 저점에서 이제 4%대로 높아졌다”면서 “역사적으로 보면 아직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예전만큼 소비로 다 써버리지는 않고 조금씩이나마 남겨두는 돈이 많아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여러 채널을 통해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대비를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권 연구원은 “다만 미래를 걱정하는 것에 비해, 실제 호주머니 사정이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 ‘심리’와 실제 여력 사이의 괴리”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6개월 후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은 저조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현재에 대한 평가는 꾸준히 괜찮은 모습이다. 이는 최근 소비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저축률이 상승하고 있는 반면 소비의 증가율은 비교적 무난하다. 그는 “민간소비 (PCE) 증가율은 과거 장기 평균인 전월비 0.2% 수준을 엎치락뒤치락하며 아직 특별히 뒤처지지는 않는 흐름”이라며 “이는 금리에 대한 소비의 민감도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가 이어지고 레버리지 환경도 긴축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소비의 민감도는 과거에 비해 낮다는 평가다.또 권 연구원은 “지속될 고금리 환경에서 소비가 상반기보다 둔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면서 “지금은 서비스 수요가 확장적이지만, 겨울로 넘어가면서 피크를 지날 것으로 예상하며, 이 경우 고용 경기도 지금보다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소득 증가세가 느려지고, 그 중에서도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올라가면 소비의 증가율이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권 연구원은 “이는 금리에 대해 매우 낮아졌던 소비 민감도를 일부 회복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며 “다만 낮아진 가계의 이자 부담, 특히 모기지와 관련한 원리금 부담은 여기서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추가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이미 낮은 금리에 고정된 대출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며 “지금처럼 높은 금리에 새로 대출받는 가계의 상환액은 매우 크겠지만, 애초에 은행이 매우 까다로운 대출 기준을 적용했고 이를 감당할 충분한 소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권 연구원은 “소비의 금리 민감도는 지금보다 높아지겠지만 팬데믹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 인상으로 가계가 받는 직접적인 충격이 제한적인 만큼, 하반기 소비 흐름은 급격한 위축보다 완만한 둔화의 궤적을 그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이 덩치에 민첩함까지…EV9이 보여준 플래그십의 자격[시승기]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기아(000270)가 선보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차 중 하나다. 기아는 지난 2021년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를 떼며 사명을 변경한 이후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을 꾀해왔다. EV9은 기아의 변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플래그십 모델인 데 의미가 크다. EV9이 큰 관심을 받는 만큼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궁금증이 생겼다. 기아 EV9 (사진=기아)지난 13일 미디어 시승회에서 EV9을 타고 경기도 하남시에서 충남 아산시를 거쳐 충남 부여군까지 총 210km를 주행했다. 기아는 EV9 트림을 에어와 어스 두 가지로 운영하는데, 이날 시승한 차량은 에어보다 상위 트림인 ‘EV9 4WD 어스 풀옵션’이다. 아직까지 전기차 시장에 패밀리카로 흡족한 대형 SUV가 많지 않다. EV9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 첫 출시된 3열 SUV다. 기아는 패밀리 전기 SUV 시장을 겨냥해 넓은 실내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장치들을 강조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가 컸다.EV9 운전석에 오르니 우선 개방감이 돋보였다. EV9에 최초로 적용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을 더 넓어보이게 하는 효과를 줬다.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스플레이,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를 한데 묶어 효율성도 높였다. 다만 스티어링휠을 잡았을 때 운전자의 오른손에 내비게이션 화면이 일부 가려 불편함이 있었다.센터 콘솔 아래는 가방이나 간단한 짐을 보관하는 수납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또 컵홀더와 수납함 등이 운전자의 손이 편하게 닿을 수 있게 설계된 느낌을 받았다.기아 EV9 실내 2열 모습 (사진=손의연 기자)EV9의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일반적으로 1억원에 육박하는 차량에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보통 럭셔리 브랜드들은 시트 소재나 차문 안쪽, 크래시패드 상단, 필러나 천장 마감재에 고급 가죽을 써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린다. 하지만 EV9에선 기존의 화려한 소재나 조형을 일부러 배제한 느낌이다. 실제 EV9엔 바이오 폴리우레탄을 활용한 시트, 업사이클링(재사용) 어망과 플라스틱을 각각 활용한 바닥 매트와 가니시(장식) 등 지속가능한 10가지 필수 소재가 적용됐다. 차량 1대 당 약 70개 이상의 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가 들어갔다고 한다.이에 대해 기아는 심플함과 모던함을 중심으로 브랜드만의 차별화한 고급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로 전환하면서 이에 맞게 브랜드의 ‘럭셔리함’을 다시 정의했다고 풀이된다. 차량의 럭셔리함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공간을 즐길 수 있는 여러 장치를 적용했다. 에르고 모션 시트와 스위블(회전) 시트 등이 예다.에르고 모션 시트는 주행 중 마사지를 제공하는 기능으로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도 적용된 바 있다. 타격 마사지를 제공하는 2열 릴렉션 시트는 EV9에 최초로 적용됐다.스위블 시트 작동 방식 (사진=손의연 기자)스위블 시트는 의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돌릴 수 있는 기능이다. 실제 어린이를 위한 카시트를 설치해야 하는 가정에서 호응이 좋았다고 한다. 차크닉과 차박 등 야외활동을 할 경우 활용도가 높을 듯했다. 전동식은 아니지만, 시트 앞에 붙은 버튼식 레버를 살짝 당긴 후 시트를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는 간단한 조작 방식이다. 힘이 많이 들지 않아 여성이나 어린아이가 조작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듯했다.패밀리카를 지향하는 대형 SUV지만 주행성능이 민첩하고 날렵해 놀라웠다. EV9 시승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기도 했다. 3열 SUV라는 덩치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감속 반응이 빠르고 부드러웠다.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뛰어나 속도가 체감되지 않을 정도였다. 정숙성 또한 거의 실내라고 느껴질 정도로 훌륭했다. 이는 기아의 대표 패밀리카인 카니발과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기아 관계자는 “EV9과 카니발 모두 패밀리를 지향하는 고객군이 타깃이지만 EV9은 운전자 지향의 다양한 기능이 많이 탑재돼 차이가 있다”며 “양 모델 간 크게 수요 간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기아가 이번 시승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 중 하나는 ‘승차감’이다. 기아는 에어 서스펜션과 전자식 서스펜션을 빼고, 맥 멀티 서스펜션과 셀프 레벨라이저라는 신기술을 EV9에 적용했다. 전체적으로 차량의 크기와 무게를 고려했을 때 흘러가는 물에 떠 있는 듯한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기아가 대형 전기 SUV를 내놓으면서 승차감이라는 과제를 충분히 잘 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생제동 정도를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어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거북할 수 있는 회생제동 느낌을 줄일 수 있었다. 기아 EV9 (사진=손의연 기자)레벨 3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HDP)는 하반기 나올 GT라인부터 적용된다. 이날 HDA2(고속도로 주행보조2)기능을 체험했다.코너링과 차선 변경을 돕는 수준으로 운전자를 지원하는데,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를 훨씬 덜어줬다. GT라인이 탑재할 HDP 기능에도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기아는 플래그십 대형 전기 SUV인 만큼 첨단 기술과 기능을 탑재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가 기아라는 브랜드에 기대하는 접근성과 갭이 있어 보인다. 차라리 기능을 좀 빼고 가격을 낮추면 좋겠다는 의견도 보이는 상황이다. EV9은 기아가 처음으로 커넥트 스토어를 운영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라이팅 패턴, 스트리밍 플러스 등 기능을 커넥트 스토어 구매를 통해 제공한다. 이러한 구독 서비스에 대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이 보인다. 기아가 향후 고객에게 타 브랜드와 달리 더 나은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만큼 소비자를 어떻게 설득할지 주목할 만하다.EV9 가격은 7337만~8169만원(개소세 5% 기준, 옵션 제외)이다.
- 정부·체육회 갈등에 하계U대회는 어디로?…충청권 전전긍긍
- 2022년 11월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집행위원회 투표에서 2027년 대회 개최지로 대한민국 충청권이 확정, 발표되자 충청권 4개 시·도 단체장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이하 U대회)가 조직위원회 인선을 둘러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간 갈등으로 충청권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선 이달 중 조직위를 구성해야 하지만 문체부와 체육회의 입장 차이로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충청권 4개 시·도가 약속한 U대회 조직위 구성 시한은 당초 5월이다. 그러나 조직위 인선 지연으로 U대회 개최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대한체육회가 연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대한체육회와 충청권 4개 시도, 문체부는 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 구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상황이 심각해진 시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간 입장차이에서 시작됐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충청권 4개 시·도 대회유치위원회는 이창섭 상근 부위원장과 윤강로 사무총장을 선임했고, 곧이어 대한체육회는 사전협의 없이 조직위가 구성됐다며 반발했다. 이후 대한체육회는 부위원장·사무총장 단일체제 등을 요구했고, 문체부와 유치위는 간담회를 통해 합의한 데 이어 같은달 19일 창립총회를 갖기로 했다는 것이 대한체육회측 입장이다. 그러나 단일체제로 인해 해임된 윤 사무총장이 국민청원을 제기했고, 이에 법적 분쟁 가능성을 우려한 문체부에 의해 창립총회는 무산됐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문체부의 합의 불이행으로 사태가 악화됐다”며 “앞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의 책임이 문체부에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문체부에 전달했다. 반면 문체부는 “5·3간담회는 협의를 위한 비공식 간담회로 체육회 요구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갈등 속에 FISU는 지난 20일 충청권 4개 시·도와 체육회에 조직위 구성을 독촉하는 공문을 보냈다.이에 따라 어렵게 대회를 유치한 충청권에서는 유치 무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지방의회가 조속한 U대회 조직위 구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 발표하는 등 문체부와 체육회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을 위한 조직위원회 구성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결의안에서 “조직위 구성이 더 지체된다면 560만 충청인과 국제 스포츠계, 우리 체육계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뿐”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이번 조직 구성 지연에 대한 문제를 엄중히 인식하기 바라며 책임있는 자세로 이 사안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시의회도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지원 특별위원회’ 회의를 열고,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김진오 U대회 특별위원장은 “대회 개최가 무산되는 사태까지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서로의 입장 차가 있는데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반면 극적인 합의안 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한체육회는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의 실무 책임자인 사무총장의 선임을 정부에 요청했다. 하계U대회를 주관하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원활한 협력을 위해 조직위 상근 부위원장이 사무총장을 겸하는 1인 체제를 강력하게 주장해 온 체육회가 충청권 4개 시·도와 난항을 겪는 조직위 인선을 매듭짓고자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새 중재안을 제시한 셈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0일 “충청권 4개 시도가 추천하는 조직위 상근 부위원장은 조직위 사무총장, 4개 시도 부지사 또는 시도체육회장, 문체부 체육협력관, 체육회 부총장 등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협의회’의 상근 위원장을 맡고, 정부가 추천하는 인물이 사무총장을 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무조정실이 충청권 4개 시도와 FISU가 맺은 개최권 협약서, 체육회와 4개 시도가 한 개최 협약서 규정대로 조속히 조직위 구성을 협의하라는 공문을 어제 문체부에 보낸 것으로 안다”며 그간 정부와 빚은 갈등이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충청권 체육계 인사들은 “다행히 대회 파행까진 막아낸 모습이지만 대회 준비 단계에서부터 이렇게 잡음이 많은데 앞으로 현안 해결 과정에선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걱정”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