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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첫 중동 순방…원유 증산·관계개선 성과 없이 ‘빈손’ 귀국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왕세자의 이익은 분명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에 대한 외신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미국과의 정상회담으로 빈 살만 왕세자는 대내외적으로 그의 입지를 확인시키고, 국제무대로 복귀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원유증산 △이란 핵 문제 공동 대응 △중국과 러시아 견제 등 소기의 목적 중 어느 것에 대해서도 확실한 대답을 얻지 못했다.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해안도시 제다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을 빈 살만 왕세자가 마중 나와 주먹을 부딪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AFP)◇‘주먹인사’로 웃으며 시작했지만 “원유 증산 논의조차 안해”15일(현지시간) 사우디 제다에서 만난 바이든과 빈 살만 왕세자의 첫 만남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두 정상은 악수 대신 주먹을 부딪치며 인사를 했고, 표정도 비교적 밝았다. 빈 살만 왕세자는 고령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86) 국왕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장면은 양국 관계에 상당히 우호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사우디는 미국의 ‘전통적 맹방’을 자처해 왔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사우디에서 자신의 상대는 살만 국왕이라며 왕세자를 무시했다. 급기야 2018년에는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되면서 양국 관계는 냉각됐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 우선 정책의 ‘후퇴’라는 비판을 무릅쓰면서도 이번 사우디 방문을 강행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을 필두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실세인 사우디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미국, 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산유국이자 최대 원유 수출국이다.그러나 사우디 외무부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원유 증산 문제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오는 2027년까지 하루 1300만 배럴까지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넘어서는 추가 생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증산 관련해서는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시장 상황을 평가해 적절한 생산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오히려 빈 살만 왕세자는 정상회의에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서방 주도의 ‘무리한’ 탄소 중립 정책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에너지원을 배제함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비현실적인 에너지 정책은 향후 몇 년 동안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상승, 실업률 증가와 심각한 사회 문제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바이든 대통령은 16일 걸프협력회의(GCC)와 정상회담에서 “국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공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 우리는 동의했다. 에너지 생산업체들은 이미 증산했으며 향후 수개월간 벌어질 일에 대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유국들에 원유 증산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결과는 짧으면 몇 주, 길면 몇 달 후에나 확인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당장 OPEC+의 다음 회의만 해도 다음달 3일에 열릴 예정이다. (사진= AFP)◇카슈끄지 암살 관련 ‘평행선’…이스라엘과 관계개선 논의도 흐지부지바이든 대통령은 개별 면담에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카슈끄지 암살 관련 문제 제기를 했다. 이에 왕세자는 “사우디에는 고통스러운 사건임, 끔찍한 실수”라면서도 “개인적으로 나는 책임이 없으며 책임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 조치를 취했다”고 반박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미 정보기관들은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지시를 내렸다고 보고 있지만, 그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국제 인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잘못을 지적하기도 했다. 미군의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과 팔레스타인계 미국 언론인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 피격 사건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과 사우디 관계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를 정상화 해 이란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연합 방공망을 추진해왔다. 이른바 ‘중동판 나토’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파이살 빈 파르한 외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연합 방위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방문에 맞춰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항공기에 대해 사우디 영공 통과를 허용한 것에 대해서도 외교관계와 상관없는 조치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지지층으로부터의 도덕적 비난이라는 역풍 역시 더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2020년 대통령 선거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카슈끄지 살해에 대한 책임을 빈살만 왕세자에게 묻겠다고 공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사우디 문제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도덕적 우위를 점했다”면서 “지금 빈살만 왕세자와 함께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강제로 마피아 두목의 반지에 입을 맞추며 절박하게 애원하는 사람 같다”고 비난했다.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13~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사우디 등을 방문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란 핵 무기 보유 노력을 저지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확인하면서 필요시 무력 사용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팔레스타인에는 3억1600만달러 규모의 원조를 약속하며, 트럼프 전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행보로 소원해졌던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했다.
- 권재찬 사형·이석준 무기징역, 양형 왜 달랐나[사형제 존폐]⑥
-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지난해 12월 권재찬(53)은 지하 주차장에서 50대 여성 지인에게 수면제 탄 음료를 먹인 뒤 살해했다. 피해 여성이 착용했던 8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포함해 금품 1100만원가량을 빼앗고, 시신은 차 트렁크에 넣어 유기했다. 다음날에도 범행은 이어졌다. 권재찬은 인근 야산에서 범행에 함께한 공범마저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했다.같은 달. 여성을 성폭행한 이석준(26)은 피해 여성 가족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앙심을 품었다. 이석준은 피해 여성이 신변 보호를 요청하자 흥신소를 통해 여성의 집 주소를 알아내 택배기사로 위장했다. 집으로 침입한 이석준은 여성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남동생에게 중상을 입혔다.사진=이미지투데이재판에 넘겨진 살인범 2명의 운명은 법원 판결로 갈렸다. 지인을 살해한 뒤 공범까지 숨지게 한 권재찬은 사형을, 신변 보호 중이던 피해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한 이석준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면 이론적으로 20년 후 가석방이 가능하다.각각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이들 2명에 대해 1심에서 다른 양형이 선고된 이유는 무엇일까. 권재찬에게 사형을 선고한 재판부는 여성 피해자에 대한 강도살인 혐의 등을 인정하면서 양형 기준을 살인범죄 제4유형인 ‘중대범죄 결합 살인(형법 제338조 강도살인)’으로 결정하고, 가중 요소로 계획적 살인 범행을 적용했다.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살인범죄 양형 기준’에 따르면 중대범죄 결합 살인의 경우 기본 형량은 20년 이상·무기이며, 가중 25년 이상·무기, 감경 17~22년이다. 양형 기준은 법관이 형을 정할 때 참고하는 기준이다. 구속력은 없지만 벗어난 경우 판결문에 양형 이유를 기재해야 한다.재판부는 ‘재범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권재찬은 특수강간 및 강도예비 등의 범죄로 징역형을 살다 만기출소한 바 있다. 재판부는 “15년간 징역형의 집행을 마치고 3년 8개월 만에 강도살인 및 살인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이 건전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성실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 사실을 전혀 찾아볼 수 없어 교화 가능성이 있다거나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일 범행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현행법상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이석준은 특가법상 보복살인 등 7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석준)은 피해 여성 어머니의 경찰신고로 자신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것에 대한 보복의 목적으로 피해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볼 수 있는 점이 상당하다”고 밝혔다이석준은 양형 기준 중 제3유형인 비난 동기 살인(특가법상 보복살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비난 동기 살인의 경우 기본 형량은 15~20년, 가중은 18년 이상 및 무기 이상, 감경은 10~16년이다.이석준에게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 피해 여성의 어머니 살해 이전 피해 여성에 대한 성 관련 범죄의 죄질이 나쁘고 참혹하다는 점, 흥신소를 통해 주소지를 알아내고 인근에서 잠복하면서 범행을 미리 준비하고 계획했다는 점 등이 양형 이유로 고려됐다.재판부는 이석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은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 문명국가이자 이성적 사법 국가에서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다. 사형선고는 누구라도 인정하는 객관적 사실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한다”고 설명했다.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될 만큼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재판부도 사형 선고를 하지 않는 추세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로스쿨 교수는 “(권재찬과 이석준에 대한 선고에는) 사망한 피해자의 숫자와 피고인의 전과가 함께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급심에서 사형을 선고할 때는 모든 양형 요소를 고려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극단적이고 예외적인 상황에만 이뤄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
- 봉준호 뒤 '화려한' 그녀…이유 있는 '딴따라 패션'[오너의 취향]
- [이데일리 전재욱 김영환 기자]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손녀는 동양방송(TBC) 스튜디오가 놀이터였다. 1960~70년 유년의 추억이 담긴 방송국은 1980년 통폐합된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문화 산업을 일으키리라고 다짐한다. “문화 없이는 나라도 없다”는 게 호암의 가르침이었다. 다짐과 가르침은 한국 문화를 세계에 우뚝 세우는 발판이 된다. K콘텐츠 거두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얘기다.지난 3월 미국 유명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 표지를 장식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버라이어티’는 그녀를 ‘올해의 국제 미디어 우먼’에 선정했다.(사진=버라이어티)◇거동 불편해도…해외 누비며 `한국영업` 이 부회장은 유전성 신경질환 `샤르코-마리-투스`를 앓고 있다. 하지 근육이 약화되고 위축되는 유전성 신경병증으로, 관절과 근육이 약해져 거동이 불편한 게 대표 증상이다.이 부회장이 다소 화려한 패션을 즐기는 취향을 갖게 된 배경이다. 이 부회장은 헤어스타일을 크게 부풀리거나 올린 머리를 헤어밴드로 고정하는 스타일을 좋아한다. 머리띠도 비즈 장식이 화려한 쪽을 선호한다.의상도 패턴이 화려하거나 레이스, 벨벳 등 일반인들은 쉽사리 용기 내지 못하는 것을 택한다. 반지 등 액세서리도 과장된 제품이 많다. 전형적인 정장보다는 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을 즐겨 입는다. 미려한 패션에 욕심을 부리는 건, 자신이 갖고 있는 질환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다.지난 2015년 부친상 때 목발을 짚은 모습을 보면 병세가 악화한 게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그럼에도 주변 손길을 빌려서라도 가야 할 자리는 가고, 불편한 거동에 시선이 쏠리는 걸 분산하고자 상대적으로 화려한 치장을 즐기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뭣 모르는 이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 쉽게 오해하지만, 유아적인 시기에 불과하다.지난 2020년 영화 `기생충`이 4관왕을 받았던 아카데미 시상식 때도 부축을 받으면서 무대에 올라가 자리를 빛냈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영화광`인 그가, 지난 수십 년을 투자해온 한국영화의 아카데미 수상 자리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만큼 문화와 예술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불편한 몸을 이끌고 많은 걸 해냈다. 올해만 해도 배급하는 영화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이 국제무대에서 명성을 얻었다. 기생충에 이은 경사다. 상업영화 `범죄도시2`는 코로나19로 침체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이미경 부회장을 오래 가까이서 지켜본 인사는 “이 부회장은 수십 년간 해외에 한국 감독과 아티스트, 배우를 소개하고 연결한 인물”이라며 “오늘날 한국 콘텐츠가 인정받는 건 이런 나날이 쌓인 결과”라고 했다.실제 이 부회장은 1990년대 후반 `충무로`로 대표되던 낡은 한국 영화 시스템을 지금의 멀티플렉스 시스템으로 혁신시킨 일등공신이다. 열악했던 영화관 시설부터 제작·배급 시스템까지 완벽하게 탈바꿈시켰다.박찬욱·봉준호 같은 한국영화의 보물을 발견하고 절대적인 후원을 보낸 이가 바로 이 부회장이었다. 삼성, LG, 현대 등 유수의 대기업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문화산업을 등지고 떠났어도 그 시기를 버텨내고 한국영화를 지금 단계에 올려놓은 건 이 부회장의 역할이 지대했다.◇“능력 증명하라” 남녀불문 호암 덕에시쳇말로 `금수저`를 넘어서는 `다이아수저`여서 내공을 쌓기에는 충분했다. 구하기 어려운 해외 영화도 여건이 되는 대로 들여와 봤다. 어려서 스스로를 `할리우드 키즈`라고 불렀다. CJ CGV가 압구정에 영화관을 개관하자 영화에 빠져 산 일화는 유명하다. 네댓 시간짜리 예술영화를 함께 보느라고 일행은 혼이 났다고 한다.함께 일하는 감독과 배우, 아티스트의 작품은 반드시 먼저 본다. 상대에 대한 예의 차원을 떠나서, 그래야 대화가 통하기 때문이란다. “박찬욱와 봉준호를 만나서 영화 얘기를 해도 꿀리지 않을 사람”이라는 평가도 그래서 가능하다.영화 `기생충`이 2020년 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에 호명되자 무대에 올라 소감을 밝히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사진=AP연합뉴스)기회는 호암의 별세(1987년)로 불시에 찾아왔다. CJ그룹이 1994년 드림웍스에 투자할 당시 그가 선봉에 섰다. 세계적인 영화사 드림웍스와 합작은 쾌거였다. 삼성그룹에서 분사한 지 1년 만이고, 애초 삼성에 갔던 투자 요청을 CJ로 돌려세워 의미 있었다. 생전 호암의 격려는 큰 힘이었다. “능력을 증명하면, 네 뒤에 내가 서겠다.” 남녀 불문하고 능력 위주로 사람을 쓰는 가풍(家風)을 계기로 CJ그룹은 영화 사업, 나아가 문화 산업에 시동을 건다.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철저하게 `딴따라` 길을 걸었다. 경영과는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거리를 뒀다. 현재 그가 가진 CJ그룹 주식은 CJ ENM(035760) 지분 0.11%(올해 1분기 기준)가 전부다. 조카인 이선호(0.5%), 이경후(0.2%)보다 적다. 나머지 계열사 지분은 가지지 않았다. 하물며 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회사도 없다. 1993년 그룹이 삼성에서 분가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다.그러니 동생 이재현 회장과 사이가 틀어질 리 없다. 공사를 불문하고 “회장님” 호칭을 빼먹는 적이 없다고 한다. 은둔의 경영인 이 부회장이 2014년 외신 인터뷰에 응한 것도 당시 옥고를 치르던 이재현 회장 때문이었다고 한다. 재계 관계자는 “결재하는 자리는 하나도 맡지를 않으니 그룹 안에 소위 `이미경 라인`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며 “조카를 자식처럼 애틋하게 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혼하고 재혼하지 않았고 자녀도 없다.회사를 떠난 그는 무대 뒤 아티스트와 땀으로 호흡하고 사업에만 전념했다. 투자자로서 선을 칼같이 지키는 걸로 정평이 나 있다. 자칫 작품 내용에 영향을 줄 걸 우려해서다. 과거 특정한 콘텐츠를 지원해 정권에 밉보인 사건은 전제부터 틀렸다는 게 주변 평가다. 해외 무대에서는 역량을 탈진하듯이 쏟아낸다. 라크마(LACMA) 갈라 행사는 대표적으로 공들여온 자리다. 세계 영화계 주요 인사가 모이는 연례행사에서 `한국 영업`은 지난해 10회에 이르기까지 매년 이어졌다.
- '이브' 서예지, 박병은과 위기→정체 발각?…유선 반격 시작되나
- (사진=tvN ‘이브’)[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tvN ‘이브’ 서예지와 박병은의 관계에 위기가 드리웠다. 박병은에게 비밀 금고 출입을 들킨 데 이어, 유선에 의해 정체가 들통난 서예지의 모습이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자아냈다.지난 7일(목) 밤 10시 30분에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이브’(연출 박봉섭/극본 윤영미/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12회에서는 이라엘(서예지 분)이 기업 LY를 장악하고 한소라(유선 분)를 다각도로 압박하며 생지옥을 선사한 가운데, 소라가 라엘과 장문희(이일화 분)의 정체를 알아채고 반격을 시작해 이목을 집중시켰다.이날 강윤겸(박병은 분)은 언약식 도중 쓰러진 라엘을 보며, 그녀가 감추고 있는 두려움과 비밀에 대한 궁금증을 키워갔다. 하지만 라엘은 갑작스레 상황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라며 둘러댈 뿐이었고, 윤겸은 의문을 감출 수 없었다.한편 소라는 라엘을 향해 총공세를 퍼부었다. 소라는 윤겸의 불륜 상대가 라엘임을 언론에 알리고, 비서 문도완(차지혁 분)에게 그녀를 죽여도 상관없으니 끌고 오라고 지시해 긴장감을 치솟게 했다. 하지만 도완은 라엘을 납치하려던 순간 그녀를 막아선 대통령 비서실장 서은평(이상엽 분)으로 인해 실패하고 심지어 서은평을 상해 입히고 말았다. 이에 소라는 혹여 배후가 자신임이 들통날까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이 같은 소라의 분노 폭주에 라엘 역시 전면전으로 맞붙었다. 라엘은 비자금 내역까지 모두 파악할 수 있는 기업 LY의 전략 기획실 총책임 자리에 앉아 소라는 물론 그의 부친 한판로(전국환 분)까지 긴장케 했다. 이어 유치원 학부모들에게 소라가 성범죄를 교사했다는 사실을 알리는가 하면, 윤겸의 집에서 소라를 쫓아내 기업 LY의 실질적 안주인임을 확고히 했다. 이에 소라는 윤겸을 찾아가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간청했지만, 곧 그의 손에 끼워진 반지를 보고 생지옥 같은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그러나 곧 라엘의 복수 행보에 위기가 닥쳤다. 라엘은 아무도 없는 사이 윤겸의 비밀 금고에 있던 친부의 회사 제딕스를 기업 LY에게 넘긴 계약서 원본을 확인했지만, 윤겸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이에 윤겸은 라엘을 향한 의심의 촉을 곤두세우며 “내 찝찝함에 대한 답을 내가 찾게 만들지 마”라고 차가움을 드러내 긴장감을 형성했다.무엇보다 방송 말미 윤겸에게 정체가 탄로나는 라엘의 모습이 담겨 보는 이들까지 마른 침을 삼키게 만들었다. 소라는 라엘의 신상을 조사하던 중 문희의 이름을 보자마자, 과거 내부고발을 하다 목숨을 잃은 연구원의 엄마임을 기억해냈다. 이에 소라는 문희를 납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소라는 문희를 향해 복수하러 온 것이냐며 몰아세운 후 라엘과 윤겸의 식사 자리에 찾아갔다. 이 자리에서 소라는 “당신, 이 여자가 누군지 모르지? 내가 알려 줄게요”라고 폭탄선언한 후 라엘의 고등학교 입학 사진을 보여주며, 라엘의 정체를 폭로했다. 이에 소라는 승자의 미소를 짓고, 라엘을 향해 날 선 시선을 보내는 윤겸, 이에 아랑곳 않고 눈빛을 빛내는 라엘의 표정이 엔딩을 장식하며 몰입도를 수직 상승시켰다.이처럼 ‘이브’는 회를 거듭할수록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쫄깃한 전개로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방송 이후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라엘-윤겸의 관계 변화 생기려나. 다음 주 전개가 기대된다”, “유선 연기 장난 아니네. 웃는 연기에 소름 돋았다”, “한소라-한판로-김정철이 어떻게 무너질지, 끝이 너무 궁금하다”, “소라가 라엘 복수 계획 다 알게 된 걸까? 보는 내내 내가 다 심장 떨렸다”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한편, tvN 수목드라마 ‘이브’는 13년의 설계,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의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격정멜로 복수극. 매주 수, 목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