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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스볼 블로그] 우리는 왜 엔씨소프트에 열광하는가
  •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한국 프로야구가 잠시 겨울을 잊었다. 너무 보수적이고 규제 많은 선수 이동 문화와 환경, 여기에 스프링캠프마저 모두 해외에 차려지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때문에 한국 프로야구의 스토브리그는 늘 찬바람 부는 소식이 대부분이었다.그러나 이 겨울, 한국 프로야구가 달라졌다. 각종 언론은 물론이고 게시판까지 연일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9구단의 주인을 자청하고 나선 이후 생긴 변화다.‘개 업빨’이란 말이 있다. 흔히 음식점을 처음 문 열때 쓴다. 음식의 질을 떠나 일단 개업을 하면 호기심 때문에라도 손님이 모여든다는 의미다. 진짜 흥행 여부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검증된다. 문 열자마자 손님이 몰려든다도 반드시 대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엔씨소프트도 일단 ‘개업빨’을 누리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하다. 쌍방울 이후 십여년 만에 처음으로 프로야구가 외적 성장을 꾀할 수 있게 됐다는 호재가 작용하고 있다.그러나 엔씨소프트 열풍을 단순히 호기심의 틀 안에 가둬둘 수는 없을 듯 하다. 엔씨소프트와 그들의 홈구장이 될 창원시가 만들어 내고 있는 바람은 새롭고도 강력하기 때문이다.팬들은 왜 9구단에 열광하고 있는 것일까.답은 크게 두 가지 테두리로 나눌 수 있을 듯 하다. 열정과 자신감, 그리고 겸양과 인정이다.9 구단은 시작부터 남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우선 연고지인 창원시. 창원시는 기존의 마산 구장 개.보수를 넘어 새 구장 건설도 약속했다. 1200억원 이상의 재원도 스스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바다가 보이는 구장 등 듣는 것만으로도 설레이는 소식들을 연일 전해왔다.기존 지자체와는 차원이 달랐다. 60년대 지어진 구장 탓에 선수들이 다치고 팬들의 발길이 멀어져도 그들은 그저 예산 타령만 했다.창원이 상대적으로 든든한 재정을 가진 지자체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규모 특혜가 불가피한 돔구장 등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라 현실적은 대안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 달랐다.여기에 창단 기업에 임대료를 최소화 한 장기 임대 및 운영권 지원 등 청사진도 제시했다. 야구단을 돈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 동반자로 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진심으로 9구단 유치를 원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엔씨소프트도 효과적으로 발을 맞추고 있다. 야구장 부지에 호텔 건설 등 비전을 함께했다.또 김택진 대표의 창단 취지는 듣는 이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남겼다. “우리 회사는 그동안 청소년들을 방으로만 끌어들였다. 이제 야구장으로 그들을 불러내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도록 돕겠다.”간결하지만 진정성 있는 말이었다.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를 통해 기업의 사회 공헌을 추구하겠다는 구단주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그동안 우리네 야구단 구단주에게서 이처럼 진심이 뚝뚝 베어나오는 간절한 소망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제 기업에게 야구가 어쩔 수 없는 천덕꾸러기가 아니라 절실한 하나의 목표일 수 있음을 그들은 보여줬다.겸 양과 인정의 태도도 신선했다. 엔씨소프트는 9구단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뒤 “창단과 관련해 각계 각층에서 보여 주신 절대적인 성원을 결코 잊지 않겠다. 프로야구를 현 위치 까지 발전시키고 끌어오신 기존 구단들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고 창원은 물론 전체 프로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엔씨소프트의 9구단 창단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알려진 사안이었다. 하지만 KBO 이사회는 한차례 승인을 유보한 바 있다. 2차 이사회 전까지만 해도 승인 여부는 미궁 속에 있었다.게다가 롯데 구단의 경우 엔씨소프트의 기업 규모를 들먹이며 정면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업계 최고를 다투는 기업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전 사례에 비춰봤을 때 이 정도 텃세는 창단의사를 접게 만들기 충분한 수준이었다.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끝까지 냉정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까지 어렵사리 프로야구를 지켜 온 선배 구단들에게 존경의 뜻을 보내며 예를 다했다. 롯데를 향해서는 “진심어린 조언이라 생각하며 감사한다”고 까지 했다.그 동안 프로야구는 이기고 지는, 치열한 전쟁터로만 여겨졌다. 서로를 밟고 일어서려는 경쟁만이 너무 부각돼 왔다. 하지만 엔씨는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다. 남다른 시도를 통해 더 높게 날겠다는 욕심은 감춘 채 생동감 있는 막내의 모습만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중요한 것은 엔씨소프트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지금의 열정과 태도라면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란 믿음을 만들어내고 있다.그리고 또 한가지. 엔씨소프트와 창원시가 만들어낸 열풍은 기존 8개 구단과 지자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떻게 하면 팬과 시민들의 환영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2011.02.10 I 정철우 기자
"기댈 곳 없다. 그래서 밖으로 뛴다"
  • [마켓in][People]"기댈 곳 없다. 그래서 밖으로 뛴다"
  • 마켓in | 이 기사는 02월 08일 10시 1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어느 토요일 오후, 압구정동의 카페 창가에 앉아 있다고 생각해보자. 창밖에 젊은 연인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참 좋아 보인다고 생각하고 시간만 보낸다면 나한테 남는 것은 없다. 투닥거리는 연인이 있다면, 끼어들어서 남녀 각각에게 `내 말 좀 들어보라. 좋은 사람이 있는데, 소개받을 생각이 있냐`고 물어볼 수 있겠나. IB는 그래야 한다. 마냥 흘러가는 세상만 쳐다볼 순 없는 것, 그래서 그 상황에 끼어드는 것이 IB다."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IB하우스를 꼽자면 단연 동양종금증권(003470)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의 사활을 걸고 추진한 대한전선(001440)의 유상증자 대표주관, 지난해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현대건설(000720) 인수전에서 현대그룹의 재무적투자자(FI) 등 굵직한 딜에서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이다.동양증권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통의 채권자본시장(DCM)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상대적으로 주식자본시장(ECM)이나 M&A 분야에서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ECM 분야에서 5940억원의 주관실적(전체 대비 27.3%)을 올려 2위 대우증권(006800)(3627억원·16.6%)을 크게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동양증권 IB를 이끌고 있는 호바트 엡스타인 부사장에게로 쏠렸다. 동양증권 을지로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돈 장사가 아니라 아이디어 장사"이른바 `압구정동 커플론`은 그가 직원들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항상 건네는 말이다. 흔히 `돈 장사`로 인식되는 IB지만, 실제로는 `아이디어` 장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동양증권 IB의 아이디어는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자문해주는 레이팅 어드바이저리 서비스(rating advisory service)`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로 자금 조달에 나설 때도 재무분석을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자문해주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 레이팅 어드바이저리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동양증권이 처음이다. 엡스타인 부사장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신용평가사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일종의 변호사를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문을 받는 기업들의 재무상황을 분석하고, 개선방법을 제공해 결과적으로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는 이를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빗대 설명했다."기업을 환자에 비유한다면, 그동안의 IB는 환자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대해 약만 팔았습니다. 환자가 기침을 하면 `왜 기침할까`를 고민해 처방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죠. 특히 환자가 아프지 않도록 미리 예방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들의 재무상황을 분석해 현재의 문제점을 진단해주는 것뿐 아니라, 미래에 다가올 문제까지 미리 예방을 해주는 것이죠."동양증권의 레이팅 어드바이저리 서비스를 받는 8개 기업의 신용등급은 대부분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동양증권은 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왜 무료일까. 서비스를 받는 회사의 재무구조 분석을 통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 M&A 등 다양한 IB수요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엡스타인 부사장은 이를 해외로 확대 적용할 생각이다. 최근 동양증권이 종합증권업 라이선스를 받은 캄보디아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 정부가 국가신용등급을 받을 때 자문을 해주는 식이다. 이렇게 해외에서 자문실적을 쌓아 역으로 국내에서 정부와 대기업을 대상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일반적으로 한국 정부가 S&P에서 신용등급을 받는다면, 이를 자문해주는 곳이 있는데 지금은 다 외국계입니다. 기업들이 해외채를 발행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그동안 한국의 IB들이 서비스다운 서비스를 못해준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계가 늘 해왔던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언제까지 한국정부의 재정 컨디션을 외국계가 진단하고 조언해줘야 합니까." 증권사 영혼은 無에서 有 창조 동양증권은 거대그룹 계열 증권사도 아니고, 금융지주사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곳도 아니다. 동양그룹 계열이기는 하나 시장에 익히 알려져 있듯 동양메이저(001520) 등 비금융계열들의 사정이 좋지 않다. 한마디로 `큰 형님`이 없다. IB영업에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그렇다면 동양증권 IB의 미래는 어떠할까. 엡스타인 부사장은 "동양증권은 경쟁상대가 없다. 10년 뒤에 다시 취재해보면 그땐 단연 1등이 돼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동양증권 IB의 선전은 이해하지만, 지나친 호언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이유를 다시 물었다. 잠시 뜸을 들인 엡스타인 부사장은 "우리는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댈 곳이 없어 밖으로 나가 영업을 해야 먹고 사는 구조, 그래서 배고픈 IB가 더 뛰는 법이고, 1등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지금 당장은 약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거대기업 계열이나 은행계열 IB는 서로간의 이해관계와 기댈 곳이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도, 은행계열IB가 독립IB를 못 따라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거대기업 계열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팔 수 있겠습니까. 브랜드와 이미지 걱정이 먼저 앞서겠죠. 진정한 IB는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서 자금 흐름과 파이낸셜 솔루션(Financial Solution)을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낮은 대로 높으면 높은 대로 효율적인 자금조달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곳이 IB죠."GE의 사례도 들었다. 잭웰치가 회장이 되고서 제일 먼저 증권사를 샀는데, 몇 년 못 가서 망했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마인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엡스타인 부사장은 "증권사의 영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인데, 기댈 곳이 있는 IB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공격적 영업 `NO`!동양증권이 최근 주관을 맡은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대한전선, 현대그룹 등 기업의 재무상황이 어렵거나, 은행권에서 론을 일으키기 어려운 곳이 많다. 그만큼 IB입장에서 리스크를 감안하면서 효과적인 해법을 제공해야 할 수밖에 없었던 딜인 셈이다. 이러한 동양증권을 두고 업계에서는 `너무 공격적`이라는 평도 들린다. 하지만 엡스타인 부사장은 "공격적인 것 보다는 집중과 선택"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하루에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100명이 하루에 2400시간을 가지고 있고, 대형IB는 200명이 있다면 하루에 4800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통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우리에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거죠."동양증권의 선택과 집중은 현대건설 딜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동양증권은 현대그룹의 손을 잡고, 계열사 유상증자 대표주관은 물론 재무적투자자(FI)로 직접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해 4분기 ECM 주관실적에서 대형 IB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옙스타인 부사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주어진 시간에서 최선의 리턴(return)을 생각한 것입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다른 IB가 생각하지 못한 가장 창의적이고 훌륭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우리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패밀리 닥터` 목표엡스타인 부사장은 올해 주식과 채권 등 자본시장이 지난 해보다 더 활발해지면서 IB에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관련한 재무적 수요도 많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돼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채권분야에서 계속 리딩포지션을 유지하면서 주식 및 M&A 분야를 더욱 향상시킨다는 게 큰 그림이다. 특히 수수료 문제에 보다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최근 한 대기업 계열회사의 기업공개(IPO)때 일입니다. 우리도 상장주관 계약을 위해 나름대로 수수료(Fee)를 낮춰서 제시했는데, 나중에 보니 우리의 수수료가 가장 높았습니다. 그만큼 국내 IB시장의 수수료 경쟁이 심해진 것이죠." 엡스타인 부사장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글로벌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필요 인력도 지속적으로 충원하겠다고 밝혔다.엡스타인 부사장은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동양증권 IB를 산업적 전문성(Industry Experts)을 갖춘 조직으로 키워, 패밀리 스페셜리스트 닥터(Family-specialist doctor)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2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2호 마켓in은 2011년 2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관련기사 ◀☞[마켓in][People]"기댈 곳 없다. 그래서 밖으로 뛴다"
2011.02.09 I 박수익 기자
"기댈 곳 없다. 그래서 밖으로 뛴다"
  • [마켓in][People]"기댈 곳 없다. 그래서 밖으로 뛴다"
  •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어느 토요일 오후, 압구정동의 카페 창가에 앉아 있다고 생각해보자. 창밖에 젊은 연인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참 좋아 보인다고 생각하고 시간만 보낸다면 나한테 남는 것은 없다. 투닥거리는 연인이 있다면, 끼어들어서 남녀 각각에게 `내 말 좀 들어보라. 좋은 사람이 있는데, 소개받을 생각이 있냐`고 물어볼 수 있겠나. IB는 그래야 한다. 마냥 흘러가는 세상만 쳐다볼 순 없는 것, 그래서 그 상황에 끼어드는 것이 IB다."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IB하우스를 꼽자면 단연 동양종금증권(003470)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의 사활을 걸고 추진한 대한전선(001440)의 유상증자 대표주관, 지난해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현대건설(000720) 인수전에서 현대그룹의 재무적투자자(FI) 등 굵직한 딜에서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이다.동양증권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통의 채권자본시장(DCM)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상대적으로 주식자본시장(ECM)이나 M&A 분야에서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ECM 분야에서 5940억원의 주관실적(전체 대비 27.3%)을 올려 2위 대우증권(006800)(3627억원·16.6%)을 크게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동양증권 IB를 이끌고 있는 호바트 엡스타인 부사장에게로 쏠렸다. 동양증권 을지로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돈 장사가 아니라 아이디어 장사"이른바 `압구정동 커플론`은 그가 직원들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항상 건네는 말이다. 흔히 `돈 장사`로 인식되는 IB지만, 실제로는 `아이디어` 장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동양증권 IB의 아이디어는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자문해주는 레이팅 어드바이저리 서비스(rating advisory service)`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로 자금 조달에 나설 때도 재무분석을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자문해주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 레이팅 어드바이저리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동양증권이 처음이다. 엡스타인 부사장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신용평가사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일종의 변호사를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문을 받는 기업들의 재무상황을 분석하고, 개선방법을 제공해 결과적으로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는 이를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빗대 설명했다."기업을 환자에 비유한다면, 그동안의 IB는 환자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대해 약만 팔았습니다. 환자가 기침을 하면 `왜 기침할까`를 고민해 처방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죠. 특히 환자가 아프지 않도록 미리 예방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들의 재무상황을 분석해 현재의 문제점을 진단해주는 것뿐 아니라, 미래에 다가올 문제까지 미리 예방을 해주는 것이죠."동양증권의 레이팅 어드바이저리 서비스를 받는 8개 기업의 신용등급은 대부분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동양증권은 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왜 무료일까. 서비스를 받는 회사의 재무구조 분석을 통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 M&A 등 다양한 IB수요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엡스타인 부사장은 이를 해외로 확대 적용할 생각이다. 최근 동양증권이 종합증권업 라이선스를 받은 캄보디아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 정부가 국가신용등급을 받을 때 자문을 해주는 식이다. 이렇게 해외에서 자문실적을 쌓아 역으로 국내에서 정부와 대기업을 대상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일반적으로 한국 정부가 S&P에서 신용등급을 받는다면, 이를 자문해주는 곳이 있는데 지금은 다 외국계입니다. 기업들이 해외채를 발행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그동안 한국의 IB들이 서비스다운 서비스를 못해준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계가 늘 해왔던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언제까지 한국정부의 재정 컨디션을 외국계가 진단하고 조언해줘야 합니까." 증권사 영혼은 無에서 有 창조 동양증권은 거대그룹 계열 증권사도 아니고, 금융지주사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곳도 아니다. 동양그룹 계열이기는 하나 시장에 익히 알려져 있듯 동양메이저(001520) 등 비금융계열들의 사정이 좋지 않다. 한마디로 `큰 형님`이 없다. IB영업에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그렇다면 동양증권 IB의 미래는 어떠할까. 엡스타인 부사장은 "동양증권은 경쟁상대가 없다. 10년 뒤에 다시 취재해보면 그땐 단연 1등이 돼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동양증권 IB의 선전은 이해하지만, 지나친 호언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이유를 다시 물었다. 잠시 뜸을 들인 엡스타인 부사장은 "우리는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댈 곳이 없어 밖으로 나가 영업을 해야 먹고 사는 구조, 그래서 배고픈 IB가 더 뛰는 법이고, 1등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지금 당장은 약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거대기업 계열이나 은행계열 IB는 서로간의 이해관계와 기댈 곳이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도, 은행계열IB가 독립IB를 못 따라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거대기업 계열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팔 수 있겠습니까. 브랜드와 이미지 걱정이 먼저 앞서겠죠. 진정한 IB는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서 자금 흐름과 파이낸셜 솔루션(Financial Solution)을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낮은 대로 높으면 높은 대로 효율적인 자금조달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곳이 IB죠."GE의 사례도 들었다. 잭웰치가 회장이 되고서 제일 먼저 증권사를 샀는데, 몇 년 못 가서 망했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마인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엡스타인 부사장은 "증권사의 영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인데, 기댈 곳이 있는 IB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공격적 영업 `NO`!동양증권이 최근 주관을 맡은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대한전선, 현대그룹 등 기업의 재무상황이 어렵거나, 은행권에서 론을 일으키기 어려운 곳이 많다. 그만큼 IB입장에서 리스크를 감안하면서 효과적인 해법을 제공해야 할 수밖에 없었던 딜인 셈이다. 이러한 동양증권을 두고 업계에서는 `너무 공격적`이라는 평도 들린다. 하지만 엡스타인 부사장은 "공격적인 것 보다는 집중과 선택"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하루에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100명이 하루에 2400시간을 가지고 있고, 대형IB는 200명이 있다면 하루에 4800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통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우리에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거죠."동양증권의 선택과 집중은 현대건설 딜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동양증권은 현대그룹의 손을 잡고, 계열사 유상증자 대표주관은 물론 재무적투자자(FI)로 직접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해 4분기 ECM 주관실적에서 대형 IB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옙스타인 부사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주어진 시간에서 최선의 리턴(return)을 생각한 것입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다른 IB가 생각하지 못한 가장 창의적이고 훌륭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우리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패밀리 닥터` 목표엡스타인 부사장은 올해 주식과 채권 등 자본시장이 지난 해보다 더 활발해지면서 IB에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관련한 재무적 수요도 많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돼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채권분야에서 계속 리딩포지션을 유지하면서 주식 및 M&A 분야를 더욱 향상시킨다는 게 큰 그림이다. 특히 수수료 문제에 보다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최근 한 대기업 계열회사의 기업공개(IPO)때 일입니다. 우리도 상장주관 계약을 위해 나름대로 수수료(Fee)를 낮춰서 제시했는데, 나중에 보니 우리의 수수료가 가장 높았습니다. 그만큼 국내 IB시장의 수수료 경쟁이 심해진 것이죠." 엡스타인 부사장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글로벌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필요 인력도 지속적으로 충원하겠다고 밝혔다.엡스타인 부사장은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동양증권 IB를 산업적 전문성(Industry Experts)을 갖춘 조직으로 키워, 패밀리 스페셜리스트 닥터(Family-specialist doctor)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2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2호 마켓in은 2011년 2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2011.02.08 I 박수익 기자
'운명의 이사회' 쟁점과 전망은?
  • '운명의 이사회' 쟁점과 전망은?
  •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운명의 날'이 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연다. 9구단 창단 여부를 심사, 승인하는 자리다. 지난달 11일 첫 논의를 시작했지만 새 심사 기준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미뤄진 사안을 처리하는 자리다. 당초 KBO는 창단 찬성이 7개 구단이며 반대는 1개 구단 뿐이라고 발표했다. 논리적으로 보면 창단 승인은 어렵지 않게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속내는 다르다. 롯데의 반대는 여전히 거세다. 찬성 의사를 보였다는 구단 중에서도 은근히 롯데의 논리에 가까운 의견을 내놓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과연 KBO 이사회는 이날 9구단 승인 결정을 내 놓을 것인가. 이사회 핵심 포인트를 통해 미리 전망해 본다. ▲심사 기준 통과될까 KBO는 지난번 이사회에서 창단안이 사실상 부결된 뒤 새로운 심사 기준 마련에 공을 들였다. 당초 대기업 위주로 창단 작업이 이뤄졌지만 기업의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KBO 관계자가 밝힌 큰 틀은 1.기업 자금 운영이 탄탄하고 2.구단주가 구단 운영에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3.연고 지역의 지원이 든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1,2번 사안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병수 롯데 사장의 경우 이미 "2~30대 대기업이 아니면 야구단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표결로 가나 KBO 규약은 이사회 의결에 대해 '재적 이사 2/3 출석에 출석 이사 2/3의 찬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롯데가 끝까지 반대하더라도 표결 처리할 경우 이 사안은 통과될 수 있다. KBO가 1차 이사회에서 밝힌대로라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KBO 역시 일방적인 표결 처리 카드를 꺼내는 것이 쉽지 않다. 구단의 속내를 확실하게 알기 어려운 탓이다. 엔씨소프트를 기준으로 9구단 창단에 적극 찬성 의사를 갖고 있는 구단은 SK,두산,넥센 등 3구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건부 동의 등을 합쳐도 2개 이상 구단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만에 하나 표결 처리로 갔다가 무산될 경우 KBO는 되돌리기 힘든 상처를 입게 된다. KBO의 명예는 물론이고 새 구단 창단 안 자체가 당분간 거론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면 무도회는 끝났다 이제 가면을 벗을 때가 됐다. 지금까지 롯데만이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었다. 하지만 돌아가는 분위기는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 구단 사장은 사석에서 "시즌이 코 앞인데 여기서 또 선수를 빼줘야 한다. 기존 구단에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것"이라는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롯데의 뒤에 숨어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번 이사회에선 확실한 의사 표명이 필요하다. 더 안 좋은 경우는 미필적 고의다. 격론의 틈에서 시간을 끌다 연기 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여론의 화살은 피하고 시간은 버는, 야구계로서는 최악의 수다.  KBO는 어떻게든 설득에 성공해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동원해 이번 이사회에서 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협상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연기? 공멸의 길 야구계에선 결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창단 기준에 대한 논의부터 승인 여부까지 심사가 한꺼번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KBO가 그동안 물밑 작업을 했다고는 하지만 이사회 특성상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전술한 바와 같이 KBO가 무작정 표결로 밀어붙이는 것도 어려운 상황, 결국 논의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타협책으로 '재논의'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차례 더 연기될 경우 사실상 9구단 창단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단순히 시간만 미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아직 흑자 경영을 경험하지 못했다. 시민에 대한 서비스(지자체)와 홍보 및 사회환원(기업)이 여전히 가장 큰 존재의 이유다. 당분간 큰 돈이 들어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9구단의 경우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이 더해지며 흑자 운영 플랜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 계획 단계일 뿐이다. 이는 곧 반대의 목소리가 생길 여지를 만들어줌을 의미한다. 지자체는 물론 창단 의사를 갖고 있는 기업 내부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그런 동향이 감지되고 있기도 하다. 4년 전 현대 유니콘스 해체 이후 대기업의 참여도 가능했었다. 그러나 가입금 문제등이 불거지며 시기가 미뤄지다 결국 게도 구럭도 모두 놓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 될 것인가. 만약 이사회가 같은 우를 범하게 된다면 야구계는 앞으로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외적 성장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베이스볼 블로그] 위기의 한화, 무전인가 무능인가☞엔씨소프트 "이사회,야구 발전의 획기적 계기마련 기대"
2011.02.08 I 정철우 기자
외국계가 보는 삼성전자 `바닥이니까 괜찮아`
  • 외국계가 보는 삼성전자 `바닥이니까 괜찮아`
  •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005930)의 작년 4분기 실적 잠정치는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부분 이보다는 올해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더 주목할 것을 권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100만원대로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125만원을 고수했고, 크레디트스위스(CS)와 다이와, 씨티증권 등은 110만원대 목표가를 그대로 제시했다.골드만삭스는 목표가를 이전보다 2만원 낮추긴 했지만 100만원을 내놔, 여전히 100만원대를 유지했다.▲ 외국계 증권사별 삼성전자 목표가(단위=만원)D램과 TFT-LCD 평균판매단가의 하락이 4분기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로 꼽혔다. UBS증권은 "지난 4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 이상으로 가파르게 하락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JP모간은 "메모리 부문의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밑돈데다 패널 가격이 약했기 때문"이라면서 "디지털미디어 부문에서의 손실과 핸드셋 부문의 마진율도 기대에 다소 못 미친 점도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그러나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재도약에 나서면서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골드만삭스는 "올해 이익은 3.4% 성장할 것"이라면서 "낸드플래시 마진이 안정적이고 D램 마진이 올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1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BoA 메릴린치도 "지난 4분기와 올해 1분기 이미 바닥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에는 강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다만 JP모간과 UBS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큰 기대를 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기존 전망을 고수했다. JP모간은 82만원을, UBS증권은 92만원의 목표가를 유지했다.JP모간은 "1분기가 바닥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1분기 실적도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면서 " "반도체와 TFT-LCD의 평균판매단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계절적인 요인으로 수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CES 2011]`삼성 방패와 LG의 창`..세계 TV시장서 격돌☞코스피, 美 고용지표 실망에 보합권서 등락☞삼성전자 실적 실망?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2011.01.10 I 김경민 기자
  • [전문] 이명박 대통령 2011년 신년특별연설
  •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1. 2010년과 2011년의 의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신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혜와 풍요의 상징인 토끼 해에 국민 모두가 행복하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한 해는 우리 역사에서 기억할만한 해였습니다. 서울 G20정상회의를 통해 당당히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늘 세계 질서를 따라가던 나라에서 세계 질서를 만들어가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6%대의 경제성장을 달성했습니다. 수출 세계 7위의 무역대국이 되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요인이었던 노사 관계도 제 자리를 잡아가고, 노동법도 개정해 정착시키고 있습니다. 든든학자금, 미소금융, 보금자리주택 등 친서민정책도 뿌리를 내렸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고, 또 해냈습니다. 오직 우리 국민이 흘린 땀, 그리고 세계를 향한 끊임없는 창조적 도전의 결과입니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은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우리 민족과 세계의 열망에 찬물을 부었습니다. 세계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대한민국에게는 중대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성숙한 세계국가,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멈출 수 없습니다. 누가 어떤 위협을 하든, 누가 우리의 발목을 잡든 어느 누구도 우리가 가는 길을 막을 수 없습니다. 금년은 새로운 10년을 여는 해입니다. 앞으로의 10년은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세계일류국가가 되는 기간이 될 것입니다. 마침내 대한민국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금년은 이를 위해 그 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외교와 안보, 경제와 삶의 질, 정치와 시민의식 등 모든 분야에서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2. 확고한 안보와 한반도 평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연평도 도발 이전과 이후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9.11테러를 맞아 미국은 자신의 안보 전략과 국가 전략을 다시 짰습니다. 국민의 생존이 위협 당했기 때문입니다. 연평도 도발 역시 우리의 안보 태세를 다시 성찰하고 전면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생존에 유보가 없듯이 생존을 지키는 안보에 유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안보 앞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 된 국민이 최상의 안보입니다. 평화는 결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아직 분단국의 엄중한 현실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이 우리의 영토를 한 치도 넘보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어떤 도발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도발에는 단호하고 강력한 응징이 있을 뿐입니다. 북이 감히 도발을 생각조차 할 수 없도록 확고한 억지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국방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튼튼한 안보에 토대를 둔 평화 정책과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나아가 북한 동포들을 자유와 번영의 장정에 동참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북한은 깨달아야 합니다. 군사적 모험주의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민간인에게 포격을 가하고, 동족을 핵공격으로 위협하면서 민족과 평화를 논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은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에 큰 위협입니다. 국제사회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공영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관련국들의 공정하고 책임 있는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향한 민족의 염원과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핵과 군사적 모험주의를 포기해야 합니다. 북한은 말 뿐 아니라 행동으로 평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평화의 길은 아직 막히지 않았습니다. 대화의 문도 아직 닫히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 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3. 지속적인 경제 활성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금년 국정 운영의 두 축은 역시 안보와 경제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 살리기’를 기치로 국민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금융 위기를 맞아 큰 시련을 겪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도약했습니다. 한국 경제는 세계 속에서 더 크게 빛나고 있습니다. 세계 유수의 투자기관과 신용평가기관이 한국 경제를 밝게 보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메모리 반도체, 조선 세계 1위, 휴대폰 2위, 석유화학 5위, 자동차 5위, 철강 6위, 섬유 7위, 그리고 많은 세계 1위의 중소기업 제품 등 우리 산업이 세계를 누비고 있습니다. 세계를 향해 뛴 우리 기업들을 높이 평가합니다. 경제는 올해도 계속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경쟁력을 갖춘 산업 없이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복지를 확충할 수도, 재정 건전성을 높일 수도 없습니다. 금년 경제 운영의 목표는 첫째, 5% 대의 고성장,  둘째, 3% 수준의 물가 안정, 셋째,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서민 중산층 생활 향상입니다. 여건은 어렵지만, 지난해 6%의 성장에 이어 금년에도 5% 성장을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과학기술은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한 근간입니다. 정부는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종합적 지원책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미래 경쟁력도 확보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 새로 발족되는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그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공계에 대한 지원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성장이 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물가를 3%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기상 이변으로 채소류 가격이 많이 올라 서민 가계에 부담이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농산물 생산량 예측 시스템을 과학화하고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편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서민 체감 물가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겠습니다. 지난해 성장이 회복되고 일자리 창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편 결과, 약 31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양질의 일자리도 크게 늘었습니다. 금년에도 반듯한 시간제 근로를 비롯해 다양한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일자리 체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서민․중산층과 지방경제가 경제회복의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정부는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을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긴밀히 협력하여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업생태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중산층 복원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일들은 공정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책 과제들을 빨리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과학비즈니스 벨트 입지 선정, 공기업 이전, 5+2 핵심 과제 등에 속도를 내겠습니다. 또한 동해안을 에너지 관광벨트로, 서해안을 지식 첨단 융복합 벨트로, 남해안을 물류 관광벨트로 특화하는 총 75조원 예산의 동․서․남해안권 발전계획을 확정 추진할 것입니다. 4. 삶의 질의 선진화 전략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삶의 혁명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고령화는 단순한 기대 수명의 연장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의 방식과 유형에서 질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제 인생 100세를 기준으로 사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모든 국가 정책의 틀도 이에 맞춰 바뀌어야 합니다.  그동안 고령화 대책은 시혜적 복지 수준의 대책에 머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30여 년간 직장을 다닌 사람이 퇴직 후 그보다 더 긴 시간을 살아야 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더욱이 고령화와 양극화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연령이 높을수록 이런 양극화가 극명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령화, 양극화 추세에 대한 근원적인 비전이 ‘삶의 질의 선진화’입니다. 개인이 태어나서 노후까지, 생애주기에 맞게 자아실현과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삶의 매 국면과 계기마다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며 즐겁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일자리, 교육, 복지, 문화, 생활체육, 사회봉사, 안전을 융합하는 종합적인 대책과 전략을 마련하겠습니다. 금년 전체 예산 중 복지 예산의 비중과 규모는 사상 최대입니다. 특히 정부는 ‘서민희망 3대 예산’을 올해 핵심과제로 편성했습니다. 서민은 물론 중산층까지 보육료 전액을 국가가 책임져서 여성이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모든 다문화 가정의 보육료도 전액 지원할 것입니다. 희망의 사다리를 더 튼튼히 놓기 위해 특성화 고교생의 학비도 전액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도움이 꼭 필요한 분들에게 맞춤형 복지로 촘촘히 혜택을 드리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국가 재정으로 무차별적 시혜를 베풀고 환심을 사려는 복지 포퓰리즘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닙니다. 많은 나라의 예가 보여주듯이 복지 포퓰리즘은 재정 위기를 초래하여 국가의 장래는 물론, 복지 그 자체를 위협합니다.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 돈을 쓰느라 꼭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가로막습니다. 공정한 사회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맞춤형 복지와 함께 모든 분야에서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해야 합니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근로생활의 질(QWL)을 높이고자 합니다. 금년부터 기존 산업공단을 재창조하여 “일하며 배우고, 문화생활도 누리는 복합 공간”으로 바꾸겠습니다. 일터뿐만 아니라 학교도, 마을 공동체도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가족의 가치를 높이는 것 또한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가족 복지의 아름다운 문화적 전통도 살려야 합니다. 가족이야말로 행복의 원천이라는 인식과 실천이 확산되도록 정부는 시민사회와 함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5. 세계국가로의 길과 FTA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살 길은 5대양 6대주에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부터 성숙한 세계국가를 국정 지표로 삼았습니다. 세계일류국가 건설과 선진화의 문을 여는 정부, 이것이 바로 우리 정부의 역사적 정체성이자 책무입니다. 대한민국은 인구가 큰 나라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작은 나라도 아닙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인구 5천만 명을 넘고,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인 나라는 우리를 포함하여 일곱 나라에 불과합니다. 세계는 더욱 더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신기술을 매개로 한 세계경제의 통합과 인류 생존의 문제를 다시 환기시킨 기후변화는 지구가 곧 우리의 모태임을 절실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지구촌의 생존 번영을 국가의 생존 번영과 일치시키는 것이 바로 글로벌 리더십이자 성숙한 세계국가의 조건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 길에 들어섰습니다. 지난 서울 G20정상회의에서 대한민국은 개도국의 빈곤 탈출과 경제 성장을 돕는 개발 의제를 적극 제기하여 모든 나라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은 제 두 손을 꼭 잡으며 고마워했습니다. 지난 해 대한민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한 세대 만에 이뤄낸, 우리 역사의 큰 자랑이자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우리의 발전 경험을 어느 선진국의 경험보다 더 배우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들의 진정한 친구가 될 것입니다. 외국인들이 개발 경험을 배우는 교육기관도 확대 강화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구촌에 녹색성장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 실천을 위해 녹색성장기본법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제정했습니다. 이제 녹색성장은 OECD에서 UN까지 세계가 함께 하고 있는 비전입니다. 녹색성장의 선도국이 되기 위한 우리의 실천은 금년에도 멈출 수 없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수출은 3년 만에 일곱 배가 늘었고, 2015년까지 수출 400억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태양광을 제2의 반도체, 풍력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키워나가겠습니다. 원자력발전은 UAE 수출을 계기로 기후변화 시대의 수출산업으로 적극 키워나가겠습니다. 녹색 금융의 활성화와 녹색기술개발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새로운 시장의 기회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과거의 세계국가가 군사력을 바탕으로 했다면, 지금은 FTA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 영토’를 넓혀가야 합니다. 자유무역협정은 대한민국이 세계의 통상 중심국가가 되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GDP의 82%나 무역에 의존하는 대한민국은 FTA를 통해 우리의 시장을 넓히는 전략을 국가 전략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 정부 들어 인도, EU 등을 포함해 이미 우리는 세계 시장의 3분의 2와 FTA를 맺었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FTA는 우리나라가 세계통상중심국가로 전환하는 상징적, 실질적 계기가 될 것입니다. 자동차 업계도 한미 FTA의 신속한 체결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한미 FTA는 경제선진화 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결과도 가져올 것입니다. 한중, 한일 FTA도 신중하면서도 속도를 내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성숙한 세계국가를 위해서는 대내적으로도 성숙해져야 합니다. 공정한 사회야말로 이를 위한 요건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공정한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는 금년에도 공정거래, 법, 인권, 조세, 노사관계 등 각 분야에서 공정 사회 실현을 위한 정책 과제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6. 청년에게 희망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미래는 젊은 세대에 있습니다. 지금의 청년 세대는 우리 역사에서 글로벌 세대로 일컬을 수 있는 사실상 첫 세대입니다. 세계를 무대로 뛰고 경쟁을 주저하지 않으며, 창조적 도전 정신에 불타는 젊은이들을 우리는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청년들을 ‘G20 세대’로 부르고자 합니다. 이 ‘G20 세대’를 세계일류국가의 주역으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이들이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이들이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게 하고, 이들이 세계시민으로 세상을 주도하도록 해야 합니다. 연평도 도발 이후 해병 지원이 두 배가 느는 것을 보면서, 밴쿠버와 광저우에서, 월드컵에서 즐기며 뛰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해외 봉사에 맨몸으로 뛰어들고, 1인 창업에 나서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저는 희망을 봅니다. 이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1인 창업 및 팀 창업을 지원하는 조치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겠습니다. 작년에 청년 일자리를 각 분야에서 작게는 몇 십 개에서부터 크게는 몇 천 자리씩 실제 채용이 이루어지게 하는 체감 정책을 시도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특히 금년 대학 졸업생부터는 좋은 일자리 취업이 크게 늘 것입니다.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면서 대기업의 채용도 최근 몇 년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공기업이 만 명 가까이 채용하도록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금년에도 청년 일자리 문제를 꼼꼼히 챙길 것입니다. 아울러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해 2만 명의 젊은이들을 개발의제의 실천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 활동에 파견할 것입니다. 우리가 추진하는 교육개혁도 궁극적으로 자유의지와 창조적 도전 정신, 그리고 책임감이 넘치는 각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수능 과목을 줄이는 대신 교실에서 창의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교과 혁신을 추진하겠습니다. 대학입시의 자율화를 통해 사교육비를 줄여나가는 교육 개혁도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입니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뿌리내려 산업 현장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을 전폭 지원하겠습니다. 지방대와 전문대의 취업을 늘리기 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7. 맺음말 : 도약을 위해 힘을 모읍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새해 밝은 해가 떠올랐습니다. 새해는 우리 국민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국운이 융성하는 좋은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드높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선진국의 문턱을 단숨에 넘어야 합니다. 우리가 서로 합심하고 우리가 서로 단합하면 우리는 반드시 이룰 수 있습니다. 힘을 모으려면 서로를 인정해야 합니다. 서로를 존중해야 합니다. 각자가 절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치권도, 경제계, 문화계, 과학계, 노동계, 시민사회 모두 함께 힘을 모읍시다. 저도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올해는 정말로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해입니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열심히 뛰겠습니다. 우리 모두 미래로, 세계로 나아갑시다. 새해를 힘차게 시작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1.01.03 I 문영재 기자
`자이언트` 산 자와 죽은 자, 떠난 자와 남은 자···
  • `자이언트` 산 자와 죽은 자, 떠난 자와 남은 자···
  • ▲ SBS `자이언트`[이데일리 SPN 연예팀] SBS 2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자이언트`(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유인식 이창민)가 7일 방송된 60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59회 방송에서 32.7%(AGB닐슨리서치 집계)에 이르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종회에 대한 기대는 한껏 고조됐고, 이강모(이범수 분)와 조필연(정보석 분)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마지막 행보에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면서 엔딩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하기도 했다. 최종회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운명이 삶과 죽음으로 갈렸다. 이강모는 살았고 조필연은 죽었다. 이성모(박상민 분)는 죽음을 맞았고 조민우(주상욱 분)는 죽음을 면했다. 조필연의 수하 고재춘(윤용현 분)의 죽음은 비장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장면은 역시, 첫 회에서 이미 예고된 바 있는 강모와 필연의 권총 대치 신. "배짱이 있으면 쏴보라"며 필연은 강모를 도발하지만 강모의 총부리는 필연이 아닌 창문을 향했다. 총성과 함께 대형 창문의 유리가루가 눈처럼 흩어졌고 성모는 필연에게 "내 손에 더러운 피를 묻히지 않겠다"며 "당신 스스로 뛰어내리라"고 말한다. 강모는 또 "당신이 평생 욕망했던 저 도시야말로 당신의 무덤으로 손색이 없다"며 "당신이 저지른 모든 악행을 저 도시가 영원히 기억해줄 것"이라며 필연을 저주했다. 분개하는 필연을 뒤로 한 강모는 돌아가는 차안에서 필연의 투신자살 소식을 접하고 회한의 눈물을 삼킨다. 필연의 죽음이 인과응보의 결과였다면 성모의 죽음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의식이 불분명한 와중에도 필연의 비리를 밝힐 비자금 장부를 목숨처럼 지킨 성모는 결국 조필연 척결이라는 마지막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건강이 악화돼 수술대에 오르고 강모와 미주(황정음 분)의 간절한 바람을 져버린 채 한 줌 가루가 되어 납골당에 안치됐다. 마지막까지 필연의 곁을 지킨 고재춘의 죽음은 비참했다. 필연과 함께 숨어들었던 오의원의 별장에 강모와 경찰이 들이닥치자 필연은 강모를 죽이겠다며 총을 꺼낸다. 그런 필연의 광기어린 모습을 지켜보던 재춘은 필연이 창밖을 살피는 사이 무언가 결심한 듯 비장한 표정으로 총을 집어 들어 스스로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반면 59회에서 공개된 최종회 예고에서 투신자살을 기도하던 민우는 "제발 죽지 말라"며 "우주는 당신 아들이고 당신이 이렇게 죽으면 평생 우주를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것"이라는 미주의 말에 마음을 돌린다. 미주 역시 만보플라자가 붕괴하던 순간 건물 잔해에 깔려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지만 추가붕괴의 위험을 무릅쓰고 나타난 민우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후 미주는 아들 우주가 있는 영국으로 떠나고 2년간 복역한 뒤 출소한 민우 역시 미주와 아들이 있는 영국으로 향한다. 떠난 자가 있다면 남은 자도 있다. 강모와 정연(박진희 분)은 마침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질곡의 세월을 가슴에 품은 채 자신들의 자리를 굳건히 지킨다.  남은 자가 있다면 돌아온 자도 있었다. 어릴 적 해외로 입양 됐던 강모의 막내 동생 준모가 강모의 집을 찾으면서 파란만장했던 강모 형제의 운명은 비로소 각자의 자리를 찾는다. 1년여의 긴 여정을 마친 `자이언트`는 돈과 권력을 향해 음모와 암투가 횡행하는 약육강식의 밀림에서 불굴의 의지와 용기로 거인이 된 한 인간의 성공담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 우리 사회가 지나온 굴곡의 역사를 현실감 있게 녹여내 대하드라마로서의 본분도 지켰다. 마지막 회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성모의 죽음이 너무 안타깝다"거나 "4남매의 해후를 기대했는데 큰 형은 죽고, 돌아온 막내는 목소리 밖에 들을 수 없어 서운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고 "마지막까지 살벌한 광기를 보여준 정보석의 연기에 찬사를 보낸다", "죽음을 결심하는 재춘의 눈빛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며 연기자들의 호연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성모는 죽었는데 민우는 고작 2년 복역하고 나와 예쁜 아내에 아들까지 얻다니 씁쓸한 결말"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 관련기사 ◀☞`자이언트` 사랑은 해피엔딩···`강·정` 결혼, `우·주` 재회☞조필연 악행 밝힐 비밀장부, 방탄조끼에 있었다☞조필연 끝까지 `카랑카랑`···악마 본색 명대사 5☞`자이언트` 막방 대박쳤다..시청률 `38.2%`☞[아듀, 자이언트]씁쓸한 엔딩, 깜짝 반전은 없었다☞[아듀, 자이언트]이범수·정보석·박상민이 얻은 것☞[아듀, 자이언트]드라마가 그려낸 아픈 현대사
2010.12.08 I 연예팀 기자
 '번외지명' 61명 K리거에게 박수를
  • [축구 비빔밥] '번외지명' 61명 K리거에게 박수를
  • ▲ 강원FC에 지명된 김오규[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9일 오전에 2011시즌 K리그 신인선수 선발을 위한 드래프트가 실시됐습니다. 행사가 열린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그랜드볼룸은 프로연맹 및 구단 관계자, 취재진, 선수 및 가족, 대학팀 관계자 등으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환호와 탄식이 엇갈리는 특유의 분위기 또한 예년과 다르지 않았죠. 올 해에는 무려 499명이 드래프트 신청서를 제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이들 중 29.3%에 해당하는 146명이 프로무대에 데뷔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내년 시즌 창단을 준비 중인 광주FC가 우선지명권을 활용해 14명을 뽑았고, 각 클럽이 일찌감치 지명한 선수 11명도 K리그 구단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드래프트로 지명된 선수는 총 121명이었습니다. 생존율 29.3%의 전쟁 1순위 1번의 영예는 올림픽대표팀 출신의 중앙수비수 김오규 선수(21, 관동대)에게 돌아갔습니다. 첫 번째로 선수를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잡은 강원FC는 성덕초-강릉중-강릉농공고-관동대를 거친 강원도 토박이 수비수의 이름을 가장 먼저 불렀습니다. 김오규 선수는 "내년 시즌 강원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프로 초년병들이 모두 똑같이 웃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K리그 무대에 이름을 올렸지만, 선수들의 처지는 지명 순위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K 리그는 드래프트 지명 순위에 따라 계약기간과 기본급에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1순위부터 3순위까지는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간의 계약기간이 보장됩니다. 기본급은 1순위의 경우 5,000만원이고 2순위와 3순위는 각각 4,400만원과 3,800만원입니다. 4순위부터 6순위까지는 1~5년간 계약을 맺을 수 있고, 2000만원(6순위)부터 3200만원(4순위)까지의 연봉을 받습니다. ▲ 2011시즌 신인드래프트 현장번외지명, 희망과 절망의 경계 문 제는 번외지명으로 프로무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입니다. 계약기간이 1년으로 고정돼 있고, 연봉도 1200만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월봉 100만원 중 세금을 제외하고 매달 88만원 가량을 수령하는, 이른바 '88만원 세대'들입니다. K리그 무대에서 기량을 선보일 기회를 잡는 대신 낮은 임금과 불안한 팀 내 입지를 견뎌내야합니다. 번외지명 제도는 프로팀으로부터 정식 지명을 받진 못했지만 나름의 재능을 지닌 선수들을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K리그 클럽들이 이 제도를 인건비 절감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신인 선수들 중 번외지명 선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프로구단으로부터 지명을 받은 146명 중 번외지명자는 61명에 달했습니다. 전체의 41.8%에 해당합니다. 드래프트에 참여한 K리그 15개 구단 중 1~6순위에 빈 자리를 남겨둔 채 번외지명으로 선수를 선발한 구단은 9팀이나 됐습니다. 경남FC와 수원삼성의 경우 우선지명선수 몫으로 할당된 3순위까지만 선수를 지명하고 4~6순위를 공란으로 남겼습니다. 경남은 3명, 수원은 4명의 번외지명 선수를 각각 뽑았습니다. 61명, 실력으로 살아남길 '번외지명 '은 엄밀히 말해 축구에서만 사용되는 방식은 아닙니다. 타 종목에서도 '연습생'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적은 돈을 받더라도 프로무대에서 뛸 기회를 얻고자 하는 선수가 있고, '흙 속 진주'를 찾으려는 구단이 있는 한 어떤 형태로든 필요한 제도지요.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는 무대입니다. 1순위로 데뷔했다고 스타 자리가 보장되진 않습니다. 반대로, 번외지명 선수라해서 주목받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그 런 의미에서 당부합니다. 비록 출발은 1~6순위 지명 선수들보다 미약했지만, 더욱 노력하고 분발해 나중엔 창대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끝내 호명받지 못한 채 분루를 삼킨 353명의 탈락자들에게 여러분은 '선택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1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닙니다.
2010.11.11 I 송지훈 기자
 프로야구 사장, 단장님 요즘 뭐하세요?
  • [베이스볼 블로그] 프로야구 사장, 단장님 요즘 뭐하세요?
  • ▲ KBO 이사회[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될때까지 기간을 우리는 스토브리그라 부른다. 매일 경기가 계속되는 시즌만큼의 설레임은 없지만 그 시간동안에도 끊임없이 야구는 계속되기에 ‘리그’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스토브리그는 크게 두가지 줄기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내년 시즌에 대한 내부 업그레이드 작업, 즉 훈련이 주요 테마가 된다. 기존 선수들의 기량 업그레이드와 정비를 통해 보다 강한 팀으로 가기 위한 땀방울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외부 전력 수혈이다. FA나 트레이드를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보강하는 것이 중요하다. 팬들에겐 (아끼던 선수들의 이적으로)아픔도 있지만 이런 저런 구상을 통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이 된다. 첫 번째 부분에서 한국 프로야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훈련을 한다’는 SK가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차례의 우승을 차지한 뒤 이제 지옥 훈련은 모든 팀들의 화두가 됐다. 그러나 두 번째 테마에선, 번번히 막히고 만다. 첫 번째는 감독이 나서야 할 대목이고 두 번째는 사장과 단장의 몫이다. 그러나 FA나 트레이드는 늘 별다른 성과 없이 막을 내리기 일쑤다. 좀 더 확대해 해석하면 한국 프로야구서 명장은 많아도 기억에 남는 사장, 단장은 몇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에는 이름 높은 감독 못지않게 주목받는 단장들이 있다. 빌리 빈, 케빈 타워스, 팻 길릭 등은 좋은 쪽으로, 빌 바바시, 데이브 리틀필드 등은 최악의 단장이란 평가를 받는다. 메이저리그의 단장은 우리의 사장과 단장을 더한 역할을 한다. 활동폭도 넓다. 선수단을 구성하고 전력을 만드는 것은 단장의 몫이다. 메이저리그를 ‘단장의 야구’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감독의 야구’라 할 수 있다. 감독이 어떤 전략을 짜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크게 갈린다. 주목할 점은 이런 차이가 야구의 특성에서만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전력 보강 작업이 매우 어렵다. FA의 일률적인 보상제도는 특급을 제외한 선수들의 이적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보상금은 둘째치고 보상선수(18명 제외선수)와 견줘봤을 때 확실한 우위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는 정말 손에 꼽아야 한다. 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단기적인 손해와 이득에만 집착하다보니 원활히 이뤄질 턱이 없다. 지난해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대형 트레이드가 속속 이뤄졌다. 시스템의 변화 때문이 아니다. 히어로즈라는 팀이 구단 운영을 위해 선수 빅세일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도 그와 관련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사장과 단장의 관심은 전력 보강 외의 부분에 더 많이 쏠리게 된다. 일부 인사들은 감독과 쓸데없는 파워 게임을 펼쳐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사장, 단장들의 인터뷰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빠지지 않고 정신력이나 투지, 팀 워크가 등장한다. 정신력 강조는 엄밀히 말해 팬들의 영역이다. 잘하면 박수치고 못하면 욕하는 단순한 응원자들에게 정신력은 꽤 좋은 안주거리다.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비난이 전달되는 것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나 사장, 단장마저 고작 선수들의 정신력이나 지적하고 있어선 안된다. 그보다는 선수단을 어떻게 꾸리고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에 관심을 두다보니 현실적으로는 선수단과 부딪힐 가능성만 높아진다. 무작정 많은 돈을 쓰자는 것이 아니다. 돈을 덜 들이면서도 알차게 팀을 꾸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자는 의미다. 시스템이 안돼 힘들다고? 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바로 사장과 단장의 몫이다. FA 제도만 해도 그렇다. 보상 체제가 너무 무겁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다. 사장, 단장의 능력을 또 한번 보여줄 기회인 ‘룰5 드래프트’(비 주전급 선수 FA) 역시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늘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큰 틀에는 모두 동의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논의가 될 때는 발을 빼는 구단들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재임 기간 중 뺏길 선수가 많다고 판단되면 반대로 선회하면 그만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사장은 그룹 인사의 마지막 예유차원 정도의 인상이 강하다. 단장도 성적과 큰 상관 없이 교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니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건 비아냥이지 위로가 아니다. 이제 다시 겨울이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스토브리그는 조용하다. ‘가난한 구단의 선수 사고 팔기’ 소문에 가슴 졸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좀 건전한 트레이드와 FA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지금이야 말로 사장과 단장이 나서야 할 때다.
2010.11.09 I 정철우 기자
(inside-out)美·中 환율 치킨게임의 `전환점` 징후
  • (inside-out)美·中 환율 치킨게임의 `전환점` 징후
  • [안근모 이데일리 경제부장] 환율전쟁은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미국은 창으로 밀어붙이고, 중국은 방패로 틀어막는다. 당장은 중국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2008년 7월, 중국은 금융위기를 이유로 고정환율제로 회귀해버렸다. 연간 9.1%(2009년 기준)의 경제성장이 이뤄지는 자국의 통화가치를 2.6%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미국과 동일시 한 조치다. 미국의 비난과 압력이 가중되자 중국은 지난 6월 바스켓제도를 되살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위안화 절상폭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지난 8월 한달간은 심지어 절하되기까지 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지난 8월27일 추가적인 양적완화 의지를 밝혔다.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식으로 해서 시장에다 달러를 쏟아내겠다는 뜻이다. 전세계를 향한 무차별 공격이다. 이날이후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주식값과 채권값이 동시에 솟아 올랐다. 대부분 나라의 통화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일제히 절상됐다. 중국 위안화도 예외가 아니었다. 몰려 들어오는 달러화, 팽배해지는 절상 기대심리로 위안화 가치는 수직상승(환율 급락)했다. ▲ 좌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위안화 환율, 코스피, 달러인덱스, 달러-원 환율. 붉은 화살표는 버냉키 의장 연설 시점 (차트: 이데일리 마켓포인트)하지만, 미국의 창이 마냥 위력적인 것은 아니다. 달러를 무한정 찍어 풀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연준 내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지난 12일 재닛 옐런 미국 연준 부의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금융 시스템의 레버리지를 높이고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도록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추가 양적완화는 금융시장에 불확실성만 더해줄 뿐 이득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 디플레이션 압력에 처해있다고는 하지만, 달러를 마구 풀어낼 경우 시장엔 순식간에 인플레 기대심리가 형성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채권금리가 급등하고 달러화가 추락하면 미국의 외채조달 비용이 치솟고 실물경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될 위험이 있음을 연준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방패도 난공불락이 아니다. 지난 8월말 버냉키 의장의 엄포만으로도 위안화는 이미 상당폭 절상됐다. 절상을 억지로 틀어막았다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통화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비슷한 양의 돈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들이 `헐값 세일`을 하는 위안화를 사들이려 할 것이다. 이러한 사정들로 인해 미국과 중국 양측은 전쟁의 다른 한 켠에서 타협점을 찾고 있는 듯한 징후들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이후 중국 위안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상당폭 절상됐다는 사실이 눈길을 끌고, 이 사실을 긍정 평가하며 "환율전쟁 위험이 없다"고 한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의 최근 인터뷰도 시사점이 있다. 당장 다음달 2일과 3일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 2일에는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역시 2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중국이 `조작국`인지 여부를 담을 환율보고서는 일단 뒤로 미뤄놨다. 지난 6월말 토론토 G20 정상회의 직전 상황과 닮은 대목이다. 선거가 끝나면 미국 정부는 국내 정치 부담에서 벗어나 중국과 더욱 현실적으로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FOMC가 양적완화에 대한 진전된 결정을 내릴 경우 시장은 `재료노출`을 이유로 달러화 퍼나르기를 중단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걸로 환율전쟁은 일단락 될 것인가. 그것은 모를 일이다. 일본과 유로존이 미국의 바통을 이어받아 우리를 포함한 여타 신흥국들을 못살게 굴 수도 있으니.
2010.10.18 I 안근모 기자
  • ‘창과 방패’ 美-中 환율전쟁 … 내달 향방은
  • [안근모 이데일리 경제부장] 환율전쟁은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미국은 창으로 밀어붙이고기, 중국은 방패로 틀어막는다. 당장은 중국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2008년 7월, 중국은 금융위기를 이유로 고정환율제로 회귀해버렸다. 연간 9.1%(2009년 기준)의 경제성장이 이뤄지는 자국의 통화가치를 2.6%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미국과 동일시 한 조치다. 미국의 비난과 압력이 가중되자 중국은 지난 6월 바스켓제도를 되살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위안화 절상폭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지난 8월 한달간은 심지어 절하되기까지 했다.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지난 8월27일 추가적인 양적완화 의지를 밝혔다.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식으로 해서 시장에다 달러를 쏟아내겠다는 뜻이다. 이날이후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주식값과 채권값이 동시에 솟아 올랐다. 대부분 나라의 통화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일제히 절상됐다. 중국 위안화도 예외가 아니었다. 몰려 들어오는 달러화, 팽배해지는 절상 기대심리로 위안화는 수직상승했다.하지만, 미국의 창이 마냥 위력적인 것은 아니다. 달러를 무한정 찍어 풀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연준 내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지난 12일 재닛 옐런 미국 연준 부의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금융 시스템의 레버리지를 높이고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도록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추가 양적완화는 금융시장에 불확실성만 더해줄 뿐 이득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 디플레이션 압력에 처해있다고는 하지만, 달러를 마구 풀어낼 경우 시장엔 순식간에 인플레 기대심리가 형성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채권금리가 급등하고 달러화가 추락하면 미국의 외채조달 비용이 치솟고 실물경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될 위험이 있음을 연준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중국의 방패도 난공불락이 아니다. 지난 8월말 버냉키 의장의 엄포만으로도 위안화는 이미 상당폭 절상됐다. 절상을 억지로 틀어막았다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통화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비슷한 양의 돈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들이 `헐값 세일`을 하는 위안화를 사들이려 할 것이다.이러한 사정들로 인해 미국과 중국 양측은 전쟁의 다른 한 켠에서 타협점을 찾고 있는 듯한 징후들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이후 중국 위안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상당폭 절상됐다는 사실이 눈길을 끌고,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긍정 평가하며 "환율전쟁 위험이 없다"고 한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의 말도 예사롭지 않다. 당장 다음달 2일과 3일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분수령이 될 수 있다. 2일에는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지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역시 2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중국에 대한 `조작국` 지정여부를 담을 환율보고서는 일단 미뤄놨다. 선거가 끝나면 미국 정부는 국내 정치 부담에서 벗어나 중국과 더욱 현실적으로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FOMC가 양적완화에 대한 진전된 결정을 내릴 경우 시장은 `재료노출`을 이유로 달러화 퍼나르기를 중단할 수도 있다.그렇다면 이 걸로 환율전쟁은 대강 마무리 될 것인가. 그것은 모를 일이다. 일본과 유로존이 바통을 이어받아 우리를 포함한 여타 신흥국들을 못살게 굴 수도 있으니.
2010.10.18 I 안근모 기자
  • (VOD)이데일리TV 쉼 없는 3년의 발자취
  • [이데일리TV 손석우 기자] `돈이 보이는 창` 이데일리TV가 오늘로 개국 3주년을 맞았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경제방송이 되기위해 이데일리TV는 쉼없는 3년을 보냈습니다. 지난 3년과 이데일리TV가 지향하는 미래상을 앵커리포트로 전해드립니다.                      3년 전인 지난 2007년 10월 1일 `돈이 보이는 창` 이데일리TV가 세상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가장 빠르고 정확한 경제 재테크 방송`을 모토로 첫 전파를 내보낸 지 1년 만인 2008년 10월부터는 생방송 시간을 10시간으로 확대 편성했습니다. 2009년부터는 생방송 편성 시간을 하루 14시간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다른 유사 매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교양과 다큐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편성해 컨텐츠의 차별성과 다양성을 더했습니다.(인터뷰)문주용 / 이데일리 편집국장 "3년 전 많은 우여곡절 끝에 이데일리TV가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 이래, 저희는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와 재테크 정보를 어떻게 하면 쉽고 빠르게 전달할 것인지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또, 경제 재테크 정보를 넘어 시청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장르의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 편성하고 있습니다." 90%가 넘는 자체 제작 능력도 이데일리TV의 또 다른 차별적 경쟁력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데일리TV는 매년 경제 방송에서는 사례를 찾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의 대형 프로그램을 꾸준히 제작 방영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과 공동제작한 머니패트롤과 해외 현지 로케를 통해 제작한 다양한 교양다큐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데일리TV의 또 다른 장점은 140여명의 전문기자와 PD로 구성된 국내 최고의 뉴스 컨텐츠들이 프로그램 속에 실시간으로 제공된다는 것입니다. // 여기에 더해진 부동산과, 주식 강의, 건강, 문화 등의 컨텐츠는 말 그대로 원스탑 서비스의 전형입니다. 출범 첫해부터 시청가구수를 꾸준히 확장한 이데일리TV는 올들어 위성방송까지 송출 기반을 넓히면서 이제 전국 1100만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스마트 폰 어플리케이션, 전문가용 금융정보 터미널 마켓포인트 뿐만 아니라 지상파 DMB QBS, 미주 최대 한인방송 TVK 등과의 컨텐츠 제휴를 통해 이데일리TV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완주 / 이데일리TV 대표 "새롭고 다양한 미디어들이 빠르게 등장하는 디바이스의 혁명, 이른바 스마트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많은 컨텐츠들을 각각의 디바이스에 맞게 어떻게 가장 최적화시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데일리TV는 스마트 시대에 맞는 소비자 편의적 컨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해 말로 예정된 디지털 전환과 신규 인력 충원 등 다양한 경쟁력 강화 청사진을 마련한 이데일리TV는 이제 향후 30년을 내다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봉국 / 이데일리 사장 "저희 이데일리TV는 앞으로 시장의 이슈를 정확히 짚어 분석하고 예측하는 질 높은 방송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방송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미디어 디바이스를 방송에 접목시키는 한편 기획과 취재,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유익한 방송 컨텐츠를 만들어 시청자의 사랑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이데일리 손석우입니다.
2010.10.01 I 손석우 기자
(BOK피플)`콜금리→기준금리` 바꾼 주인공
  • (BOK피플)`콜금리→기준금리` 바꾼 주인공
  •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소설 삼국지를 보면 방통(봉추)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복룡(제갈량)과 봉추 둘 중 하나를 얻으면 천하를 도모할 수 있다고 했던 그 인물이다. 들창코에 얼굴은 검고 추남이라 유비조차 처음엔 그를 중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부임한 곳에서 방통은 술에 빠져지냈다. 자신을 몰라주는 주군에 대한 원망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100여일간 밀린 일을 반나절만에 처리하는 것을 본 장비가 유비에게 중용할 것을 권해 방통은 다시 세상에 이름을 내놓게 된다. 재주가 아무리 많아도 정작 쓰임에 맞는 일에 중용되지 못하면 사람이나 사물이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술에 빠져있던 방통이 그렇고 180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한국은행을 출입하면서 느낀 것은 그런 인재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 자체가 거대한 인재풀이다보니 다른 곳에 있었더라면 빛을 보고도 남았을 아까운 진주들이 곳곳에 묻혀있다. 그런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이흥모 해외조사실장(54·사진)을 꼽을 수 있다. 30년 가까이 한은에 몸담으면서 그는 한은의 방패였고, 때론 상대를 긴장시키는 예리한 창이었다. 지금은 해외경제동향을 파악하는 실무책임을 맡고 있지만, 그의 주특기는 정책과 금융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실장은 지난 2008년 한은의 정책금리를 콜금리에서 기준금리로 바꾼 장본인이다. 당시만해도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콜금리는 변동폭이 매우 제한돼있어 금융기관들은 단기자금관리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콜금리가 꽁꽁 묶여있다보니 금융기관들은 콜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그보다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는 식으로 무위험 거래를 즐기기도 했다. 한은이 국민경제를 생각해 결정한 일이 몇몇 금융기관들에 별 어려움없이 돈 벌 기회를 줬던 셈이다. 이 실장은 여기에 메스를 들이댄다. 그가 금융시장국장으로 일을 시작한 직후 콜금리가 당시 한은의 콜금리 목표치보다 0.60%포인트 가량 급등한 일이 있었다(2007년4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두번 이상 올린 것과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 자금시장에 한바탕 난리가 났고, 한은에 손을 벌리는 금융기관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 실장은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금융기관들에 `절도있는 지준관리`를 요구하며 시장의 자율적 해결을 주문했다. 1년뒤 한은은 통화정책의 운영체계를 전면 개편했다(2008년3월). 콜금리가 기준금리로 바뀐 것은 물론이고 그간 선진국에서 사용되던 대기성여수신 제도(자금조정대출 및 자금조정예금)가 도입했다. 그가 시장자율 해결을 주문했던 것도 결국 제도변경에 앞서 시장에 예방주사를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시장불안을 수수방관한 것도 아니다. 지난 2007년말 미국발 신용위기, 국내 스왑시장 혼란 등으로 채권금리가 급등하자 한은은 국고채 단순매입 카드를 꺼냈다. 특히 시장이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국고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을 달래는데 성공했다. 한마디로 중앙은행이 언제 개입해야하는지를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이 실장의 판단력과 실행력에 매우 높은 점수를 준다. 한은 관계자는 "이 실장은 실무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단순매입 물량을 시장의 기대 이상으로 결정했다"며 "그의 결단력이 아니었으면 시장 불안이 그토록 빨리 진정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이 실장이 가진 소신 가운데 하나가 금융시장, 특히 채권시장을 중앙은행의 카운트파트너로 인정해야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정책기획국과 금융시장국을 거치면서 체득한 경험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을 받았을 때 연준을 옹호해준 것은 다름아닌 미국 채권시장이었다. 우리도 `반(反) 인플레`의 후원자로서 든든한 채권시장이 있었다면 정부의 열석발언권 행사와 같은 일이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승승장구하던 그였지만 그러나 2008년 2월말 뜻하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왔다. 갑자기 귀에 이명현상이 발생한 것.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결국 이 실장 자리를 정희전 비서실장(현 정책기획국장)이 대신했다. 이 실장이 한은에 해외조사실장이라는 보직을 받고 다시 복귀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몸을 추스르고 오라는 이성태 당시 한은 총재의 배려였지만, 생각보다 공백기가 길었다. 주특기와 거리가 먼 해외조사실에서 그는 무엇을 했을까. 올해 상반기의 경우 해조실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을 때 그 원인과 전망을 분석하는 분석자료를 신속히 내놓아 금융시장 인사들로부터 호평을 샀다. 특히 금융통화위원회 하루이틀 전 나오는 해조실의 자료는 한은의 정책 스탠스를 가늠하는 주요 잣대였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수는 있겠으나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한은 해외조사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2010년6월9일) → "유럽위기 불구 국내 성장경로 예상대로 갈 것"(김중수 한은 총재, 금통위 기자간담회, 2010년6월10일) →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경기 재침체에 빠질 위험은 현저히 줄어들었다"(김중수 총재, 한경 밀레니엄 포럼, 2010년6월21일) → 한은 기준금리 인상(금통위, 2010년7월9일) → "미국, 더블딥 오지 않을 것"(김중수 한은 총재, 국회경제정책 조찬 세미나, 2010년9월1일) 해조실이 내놓는 보고서가 무작정 나오는 게 아님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여기에는 이 실장의 탁월한 감각도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실장은 직원들에게 시시콜콜 지시하는 스타일과 거리가 멀다고 한다. 직원들이 곤란한 일을 겪을 때 소리없이 해결해주는 따뜻한 상사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일의 맺고 끊음이 분명한 편에 속한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도 자신의 영역이 아닌 일은 일절 언급을 안한다. 그래서일까. 갑작스러운 불청객으로 잠시 주춤했던 그였지만, 그에 대한 동료들의 신뢰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 직원은 "인간적으로나 업무적으로 그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했고, 다른 직원은 "지금쯤 임원이 되고도 남았을 분인데, 많이 도와줄 수 없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했다. 그의 저력도 결국은 이런 동료들의 믿음에서 다시 확인되는 게 아닐까.
2010.09.08 I 이학선 기자
(BOK피플)이코노미스트로 다시 주목받는 '콜 수술' 집도의
  • (BOK피플)이코노미스트로 다시 주목받는 '콜 수술' 집도의
  •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소설 삼국지를 보면 방통(봉추)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복룡(제갈량)과 봉추 둘 중 하나를 얻으면 천하를 도모할 수 있다고 했던 그 인물이다. 들창코에 얼굴은 검고 추남이라 유비조차 처음엔 그를 중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부임한 곳에서 방통은 술에 빠져지냈다. 자신을 몰라주는 주군에 대한 원망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100여일간 밀린 일을 반나절만에 처리하는 것을 본 장비가 유비에게 중용할 것을 권해 방통은 다시 세상에 이름을 내놓게 된다. 재주가 아무리 많아도 정작 쓰임에 맞는 일에 중용되지 못하면 사람이나 사물이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술에 빠져있던 방통이 그렇고 180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한국은행을 출입하면서 느낀 것은 그런 인재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 자체가 거대한 인재풀이다보니 다른 곳에 있었더라면 빛을 보고도 남았을 아까운 진주들이 곳곳에 묻혀있다. 그런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이흥모 해외조사실장(54·사진)을 꼽을 수 있다. 30년 가까이 한은에 몸담으면서 그는 한은의 방패였고, 때론 상대를 긴장시키는 예리한 창이었다. 지금은 해외경제동향을 파악하는 실무책임을 맡고 있지만, 그의 주특기는 정책과 금융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실장은 지난 2008년 한은이 정책금리를 콜금리에서 기준금리로 바꿀때 큰 역할을 했다. 당시만해도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콜금리는 변동폭이 매우 제한돼있어 금융기관들은 단기자금관리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콜금리가 꽁꽁 묶여있다보니 금융기관들은 콜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그보다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는 식으로 무위험 거래를 즐기기도 했다. 한은이 국민경제를 생각해 결정한 일이 몇몇 금융기관들에 별 어려움없이 돈 벌 기회를 줬던 셈이다. 이 실장은 여기에 메스를 들이댄다. 그가 금융시장국장으로 일을 시작한 직후 콜금리가 당시 한은의 콜금리 목표치보다 0.60%포인트 가량 급등한 일이 있었다(2007년4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두번 이상 올린 것과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 자금시장에 한바탕 난리가 났고, 한은에 손을 벌리는 금융기관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 실장은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금융기관들에 `절도있는 지준관리`를 요구하며 시장의 자율적 해결을 주문했다. 1년뒤 한은은 통화정책의 운영체계를 전면 개편했다(2008년3월). 콜금리가 기준금리로 바뀐 것은 물론이고 그간 선진국에서 사용되던 대기성여수신 제도(자금조정대출 및 자금조정예금)가 도입됐다. 그가 시장자율 해결을 주문했던 것도 결국 제도변경에 앞서 시장에 예방주사를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시장불안을 수수방관한 것도 아니다. 지난 2007년말 미국발 신용위기, 국내 스왑시장 혼란 등으로 채권금리가 급등하자 한은은 국고채 단순매입 카드를 꺼냈다. 특히 시장이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국고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을 달래는데 성공했다. 한마디로 중앙은행이 언제 개입해야하는지를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이 실장의 판단력과 실행력에 매우 높은 점수를 준다. 한은 관계자는 "이 실장은 실무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단순매입 물량을 시장의 기대 이상으로 결정했다"며 "그의 결단력이 아니었으면 시장 불안이 그토록 빨리 진정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이 실장이 가진 소신 가운데 하나가 금융시장, 특히 채권시장을 중앙은행의 카운터파트로 인정해야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정책기획국과 금융시장국을 거치면서 체득한 경험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을 받았을 때 연준을 옹호해준 것은 다름아닌 미국 채권시장이었다. 우리도 `반(反) 인플레`의 후원자로서 든든한 채권시장이 있었다면 정부의 열석발언권 행사와 같은 일이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승승장구하던 그였지만 그러나 2008년 2월말 뜻하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왔다. 갑자기 귀에 이명현상이 발생한 것.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결국 이 실장 자리를 정희전 비서실장(현 정책기획국장)이 대신했다. 이 실장이 한은에 해외조사실장이라는 보직을 받고 다시 복귀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몸을 추스르고 오라는 이성태 당시 한은 총재의 배려였지만, 생각보다 공백기가 길었다. 주특기와 거리가 먼 해외조사실에서 그는 무엇을 했을까. 올해 상반기의 경우 해조실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을 때 그 원인과 전망을 분석하는 분석자료를 신속히 내놓아 금융시장 인사들로부터 호평을 샀다. 특히 금융통화위원회 하루이틀 전 나오는 해조실의 자료는 한은의 정책 스탠스를 가늠하는 주요 잣대였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수는 있겠으나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한은 해외조사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2010년6월9일) → "유럽위기 불구 국내 성장경로 예상대로 갈 것"(김중수 한은 총재, 금통위 기자간담회, 2010년6월10일) →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경기 재침체에 빠질 위험은 현저히 줄어들었다"(김중수 총재, 한경 밀레니엄 포럼, 2010년6월21일) → 한은 기준금리 인상(금통위, 2010년7월9일) → "미국, 더블딥 오지 않을 것"(김중수 한은 총재, 국회경제정책 조찬 세미나, 2010년9월1일) 해조실이 내놓는 보고서가 무작정 나오는 게 아님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여기에는 이 실장의 탁월한 감각도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실장은 직원들에게 시시콜콜 지시하는 스타일과 거리가 멀다고 한다. 직원들이 곤란한 일을 겪을 때 소리없이 해결해주는 따뜻한 상사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일의 맺고 끊음이 분명한 편에 속한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도 자신의 영역이 아닌 일은 일절 언급을 안한다. 그래서일까. 갑작스러운 불청객으로 잠시 주춤했던 그였지만, 그에 대한 동료들의 신뢰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 직원은 "인간적으로나 업무적으로 그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했고, 다른 직원은 "지금쯤 임원이 되고도 남았을 분인데, 많이 도와줄 수 없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했다. 그의 저력도 결국은 이런 동료들의 믿음에서 다시 확인되는 게 아닐까.
2010.09.08 I 이학선 기자
  • (VOD)리더스 클럽 `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 外
  • [이데일리TV 신욱 기자] 앵커: 한 주동안 새로 나온 서적 알아 보는 리더스 클럽 시간입니다. 영풍문고의 북 마스터 박승환 팀장 자리했습니다.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nbsp;<질문> 협상의 기술과 관련한 책이 나왔군요? 1. 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 저자 : 케빈 더튼 / 출판사 : 미래의 창. <답변> 이 책은 특별한 설득, 즉 반전설득(flipnosis)에 관한 책입니다. 상대의 정신적 보호 장치를 순식간에 무력화시키는 설득법으로 우리말로는 ‘초(超.)설득’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전화 한 통으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수백 명의 고객을 만들고, 자살시도를 하던 사람과 어깨동무를 하고 내려오며, 생각지도 못한 곳에 헌금을 하게 하고, 칼 든 강도를 몸싸움 없이 제압하는 등, 극한적 상황에서 놀라운 기지를 발휘하여 상대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초설득력’의 흥미로운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유명 정치인부터 법조인, 사기꾼, 사이코패스, 거지까지 사회의 각계각층에 포진하고 있는 ‘설득의 대가’들의 설득 노하우를 들려줄 뿐만 아니라, 간단한 실험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쉽게 설득 당할 수 있으며,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만 같은 든든한 우리의 뇌가 얼마나 쉽게 교란당하고 속는지 알려 주고 있습니다. <질문> 우리의 대인 관계 모두가 사실 설득의 과정일텐데요. 설득이라는게 말 같이 쉽지만은 않은데요? 저자가 제시하는 설득의 기술은 어떤 겁니까? <답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설득입니다. 하루에 이루어지는 설득만 적어도 400번. 말로만 하는 설득이 아닌 몸짓으로, 눈짓으로 무의식중에 이루어지는 설득의 수는 엄청납니다. 설득이라는 승부의 장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더 이익이 되도록 상대를 설득하려 하고, 최대한 설득당하지 않기 위해 단단히 무장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설득은 아주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설득의 기술입니다. 하지만 저자, 케빈 더튼은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있던 설득과 협상의 기술을 모두 잡소리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자신만만한 저자가 꺼내든 카드가 바로 ‘반전설(flipnosis)’이라는 기술입니다. 극한의 설득 혹은 초(超)설득이라고 불러도 좋을 이 설득법은 절대로 설득당하지 않을 것같은 상대방의 정신을 빼놓았다가 다시 확 당겨 놓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획기적인 설득의 기술과 관련한 책이었고요. 다음 책 알아보죠. 학교 문제와 관련한 책이군요? 2. `자퇴선언` 저자 : 박은몽 / 출판사 : 살림Friends <답변> 최근 3년간 20만 명이 자퇴를 했습니다. 학생 1,000명당 17명, 세 반에 한 명꼴이며 하루에 80명씩 자퇴하는 셈입니다. 과거에는 징계로 인한 퇴학생 비율이 높았지만, 이제는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자퇴가 훨씬 증가하였습니다. 이렇게 자퇴의 비율이 증가하는 이유는 공교육이 사교육에 밀리면서 입시 시스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밤 10시까지 자율학습에 새벽 2시까지 밀린 숙제를 해야 하는 등 강압적인 학교 분위기도 학교 포기를 고민하게 만드는 원입니다. 이 책은 학교제도의 모순, 주위의 편견 등 어려운 과정에서도 가슴속에 소중한 꿈이 있고, 그 꿈을 사랑하고,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미칠 만큼 간절한 꿈이 있고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막연하게 남들이 가는 길을 가기보다는 제도권 교육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일찍부터 매달리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질문> 제도권 학교 교육에 목매지 말고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을 조언하고 있는데, 사회 변화의 어떤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까? <답변> 숨 가쁘게 변해 가는 시대. 그중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성공 방정식의 변화입니다. 기성세대에게 성공의 필수 조건이라고 여겨졌던 ‘학력’ ‘배경’ ‘돈’ 없이 오직 꿈, 열정, 배짱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뚜렷이 증가한 것입니다. 아이폰으로 전 세계인의 우상이 된 스티브 잡스는 고등학교 중퇴자입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던 ‘일탈자’였지만 결국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섰습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은 세대의 우상은 더 이상 ‘서울대 연고대 출신’이 아닙니다. 이전에는 비웃음의 소재가 되었던 ‘중퇴자’ 출신임에도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이청용과 빅뱅, 김장훈 등이 그들의 우상입니다. 그들의 삶은 ‘꿈과 열정’만으로 성공을 일군 21세기의 아이콘 그 자체입니다. 이 책은 ‘가진 것 없이’ 꿈과 열정만으로 성공을 일군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고 성공 비결을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20명의 인물처럼 사회에 맞서 싸울 용기가 있다면 과감하게 꿈을 찾아 도전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질문> 마지막 책 알아보죠. 경매에 관련된 책이군요? 3. 365일 월세받는 남자의 고수익을 내는 진짜 경매 저자 : 강윤식 / 출판사 : 중앙일보조인스랜드 <답변> 네, 30대 초반에 경매를 시작해 딱 7개월 만에 첫 낙찰을 받아내며 경매계에 입문한 저자는 8년 후 ‘365일 월세 받는 남자’라는 수식어를 달았습니다. 다음카페 <프리버드>에서 버드나무라는 닉네임으로 실전 경매 사례를 올리며 ‘경매의 달인’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시절 겁 없이 시작했던 사업으로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던 저자는, 본인이 어릴 적 경험했던 아버지의 명도현장을 떠올리며 가지 않기로 결정했던 경매투자로 인생전환을 하게 됩니다. 성공과 실패, 희망과 좌절 등 다양한 삶의 경험을 경매에 도입하며 차근차근 노하우를 익혀 전문 강사로 활동하기에 이르러 책을 내겠다는 용기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누구보다 치열했던 삶의 자세가 경매 이야기 속에서 녹아나 책의 곳곳에서 저자의 삶에 대한 철학과 자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질문> 저자만이 갖고 있는 경매 노하우는 어떤 겁니까? <답변> 사전적 의미로 경매란 “청구한 권리자의 신청에 의하여 법원 또는 집행관이 동산이나 부동산을 구두의 방법으로 경쟁하여 파는 일”입니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경매란 “철저하게 수익을 내기 위한 액션플랜”인데요. 역으로 이야기하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매란 진짜 경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전 경매를 나서보면 처음 물건 검색에서부터 낙찰가 조정, 입찰과 낙찰 그리고 명도와 수익을 내기 위한 매도까지 다양한 절차상에 입찰자들이 빠질 수 있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초보자들은 알지 못하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매 사례도 부지기수로 존재합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고수익을 내는 진짜 경매는 함정을 피하고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해 전 과정을 매끄럽게 진행해내는 기술입니다. 저자는 일반적인 수익이 아닌 고수익을 내기 위해선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상상력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농지를 낙찰 받아 묘지로 전용해서 판매해 300%의 수익률을 올린 사례’를 꼽습니다. 저자가 책의 전반을 통해 이야기하는 다양한 성공사례의 근간에는 바로 철저한 도전정신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0.08.10 I 신욱 기자
  • SBS미디어, 월드컵 열기 틈타 자회사 지분 매각?
  • [이데일리 김세형 박원익&nbsp;기자] SBS미디어홀딩스(101060)가 월드컵 개막식이 있던 지난 11일 장이 끝난 직후 자회사인 SBS콘텐츠허브(046140) 주식 상당량을 대량매매로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극히 적었기에 유통물량을 늘려 기업가치를 제대로 받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월드컵이 이벤트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은 만큼 월드컵 분위기가 한 창 달아 오른 틈을 타 현금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장종료뒤 SBS콘텐츠허브 주식 216만주가 대량매매됐다. SBS콘텐츠허브의 전체 발행주식수는 2145만주로 대량매매된 물량은 전체의 10%를 웃돈다. 매각 대금은 200억원 가량이다. 3월말 현재 SBS콘텐츠허브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곳은 75.09%를 보유한 최대주주 SBS미디어홀딩스가 유일하다. 이번 거래는 기타법인 한 곳에서 투신권, 사모펀드, 연기금 등 기관으로 이뤄졌고, 이에 따라 SBS미디어홀딩스가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SBS콘텐츠허브는 이전 SBSi로 지난해 2009년 1월까지만 해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52.92%에 불과했으나 SBSi에 SBS프로덕션 유통사업부문이 분할합병되면서 SBS미디어홀딩스의 지분이 75%까지 급상승했다. 경영권을 행사하는&nbsp;데 안정적인&nbsp;지분은 통상&nbsp;`50%+1주`로 본다.&nbsp;75%라는 지분율은 쓸 데 없이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대주주 보유물량이 많다는 말이 있었다"며 "원래 지분을 내놓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그룹주들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블록세일에 나서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점을 놓고는 설이 분분하다. 월드컵 효과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대한민국 대표팀이 그리스를 보란 듯이 이기면서 월드컵 열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고, 이날 시장에서도 치킨과 피자 등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펼쳤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월드컵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신영증권이 14일 "한국 축구팀의 월드컵 첫 경기는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월드컵 관련 손익도 예상을 상회할 것"이라며 그러나 "월드컵은 `일시적인 이벤트`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주가상승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월드컵 분위기로 주가가 상승한 틈을 타서, 그동안 매각이 필요했던 SBS콘텐츠허브 주식을 넘긴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그렇다면 받아간 이들은 어떤 이득을 보고 받아갔을까. 매매가에서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해 보인다. 11일 매매가는 9100원으로 그날 종가 9750원의 93.3% 수준이다. 특히 전일 종가에 비해서는 87% 수준에 그친다. 월드컵 개막전에서 한국이 패했더라도 관심은 그다지 줄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합리적 예상이다. 결과론적이기도 하나 1차전 시청률이 상당했으므로. 또 2, 3차전을 앞두고 재차 증권시장에서 월드컵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이므로 물량 처분 역시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2차전까지 승리하면서 16강 가능성도 높아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결국 월드컵이 지분 매각이 필요한 SBS미디어홀딩스와 그닥 위험 요소가 커보이지 않다고 판단한 기관 투자자들간에 이해를 일치시킨 것으로 보인다. SBS콘텐츠허브가 월드컵이 진행되거나 끝난 직후에도 SBS미디어홀딩스가 매각한 가격 이상을 주가를 유지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한편 SBS측은 지분 매각설에 확인을 거부했다.▶ 관련기사 ◀☞SBS미디어홀딩스 주가급등 조회공시 요구☞(VOD)오늘의 핫종목..SBS미디어홀딩스, 추가 상승 여력은?
2010.06.14 I 김세형 기자
계곡수로 키운 미나리… 봄을 ‘한쌈’에 먹는다
  • 계곡수로 키운 미나리… 봄을 ‘한쌈’에 먹는다
  • [조선일보 제공]&nbsp;"어떻게 봄을 아껴 보낼까." 경북 청도군 한재 미나리 비닐하우스에서 이 탄성의 입체적 의미를 목격할 수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식객(食客)들이 사랑스러운 봄의 초록 전령사를 아낌없이 해치우고 있다. 생미나리를 돌돌 말아 쌈장에 찍고, 푸줏간에서 따로 사온 삼겹살을 구워 미나리쌈에 얹은 후 순식간에 집어삼킨다. 각자의 폐활량을 넘어선 지 오래다. 기도 혹은 식도가 막혀 꺼억꺼억 거리면서도 "여기 미나리 한 단 더~"를 줄기차게 외친다. 바야흐로 생미나리의 파릇파릇함, 싱그럽고 은근한 봄 향내, 튼실한 줄기와 여린 잎의 식감을 총체적으로 낭비 중이다. 청도(淸道)를 3월에 찾은 으뜸 이유는 한재 미나리 때문이었다. 봄을 알리는 채소, 미나리가 지천이다. 그리고 결정적 이유 하나 더. 지금이 제철인 까닭이다. "4월 지나면서 조금 질겨진다"는 게 '안재봉 미나리'의 안주인인 여순태(65) 할머니의 솔직한 고백. 청도읍과 풍각, 각남면을 가르는 큰 고개, 한재는 물이 풍부하고 햇볕이 풍성한 곳이다. 게다가 고인 물이 아니라 흐르는 계곡물이고 여기에 이 지역 특유의 따뜻한 지하 암반수가 합쳐졌다. 따라서 미나리꽝(미나리논)의 고인 물과 부록처럼 따라붙는 거머리를 두려워했던 당신이라면, 여기서는 그 공포를 조금 덜어도 좋으리라. 이곳 미나리는 거머리가 '거의 없는'데다, 199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미나리 무농약 재배 품질인증을 받았다. 게다가 미나리는 원래 피를 맑게 하는 청혈(淸血)작용으로 이름 높다. 덕분에 이곳 120여 농가가 1000t 정도를 생산해 올리는 소득이 연간 70억원에 이른다는 게 청도군 농업기술센터의 뿌듯한 추산이다. 한재의 미나리와 삼겹살을 함께 즐기려면 조금 부지런해야 한다. 청도와 밀양을 잇는 25번 국도에서 902번 지방도로로 우회전하면 벼락같이 나타나는 미나리 비닐하우스가 거의 사단(師團) 규모. 그 엄청난 하우스의 밭을 가르고 난 도로 양옆으로 사람이 들어가 앉을 수 있는 별도의 비닐하우스들이 수십 곳 포진해 있다. 재배 농가가 대충 꾸민 가건물 비닐하우스다. 하지만 이곳의 비닐하우스는 식당이 아니므로 삼겹살 준비는 본인 몫. ▲&nbsp; 미나리는 봄의 초록 전령사. 흐르는 계곡수와 따뜻한 지하 암반수로 키우는 청도 한재미나리는 지금이 제철이다. /조선영상미디어 풋고추나 김치를 먹고 싶다면 그것 역시 각자 꾸려 가야 한다. 여기서 제공하는 건 1㎏에 8000원 하는 생미나리(시장 가격과 같다)와 개당 1000원에 빌려주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부탄가스 포함), 그리고 쌈장이 전부다. 주인 할머니는 손님 받으랴 전국에 택배로 부칠 미나리 다듬으랴 거의 '분신술'을 쓰시는 중. 따라서 필요한 접시나 젓가락, 종이컵은 평상에서 눈치껏 알아 챙기는 것이 당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 그런 '자발적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주말이면 도로 전체가 주차장이 될 정도로 꾸역꾸역 밀려든다. 그리고 "미나리 한 단 더~"를 끊임없이 외친다. 주인 할머니가 막 뜯어 온 미나리를 흐르는 물에 헹군 뒤 물기를 탁탁 털어 바로 손에 쥐여준다. 이러니 어쩌겠는가. 청도의 봄을 헤프게 먹어 치울 수밖에. 산천청려(山川淸麗), 대도사통(大道四通). 산과 물이 맑고 아름다우며, 큰길 사방 교통이 편하다. 청도(淸道)의 이름은 이 문장에서 왔다고 한다. 실제로 KTX 동대구역에서 청도까지는 겨우 40분 드라이브. 가깝다. 이번 여정에서 얻은 또 하나의 깨달음. "경상도 음식은 생존을 위해서만 먹는다"는 주장은 최소한 이곳 청도에서만은 편견일 수 있다. 문화유적 답사에 식도락 기행을 더한 청도에서의 30시간. 12:10 한재 '안재봉 미나리' 청도역 앞 하나로마트에 들러 삼겹살과 항정살 두 근을 끊었다. 대형 마트 실내인데, 동네 어르신 네 명이 소주 술판을 벌이고 있다. 서울서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 하지만 왁자한 경상도 사투리가 서로에게 흥겹다. 한재 미나리 단지는 이곳에서 차로 약 15분. 숨 고르기하며 4월 만개(滿開)를 손꼽아 기다리는 복숭아나무 밭을 지나 902번 지방도로 접어든다. 거대한 미나리 비닐하우스 군락(群落)의 시작. 자신의 이름을 커다랗게 내세워 재배하는 프라이드의 향연이었다. '안재봉 미나리'(054-372-1193)를 찾은 까닭은 이 집 지하수 따뜻하기가 동네 비닐하우스 군락에서도 으뜸과 버금을 다툰다는 추천 때문. 비닐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가자, 70대 할머니들이 '생활의 달인' 경지로 미나리를 다듬고 있다. 한 할머니가 막 뜯어온 미나리의 흙을 털면, 맞은편 할머니가 개수대에서 흐르는 물을 이용해 씻는다. 손목 스냅 두세 번에 미나리가 흙을 벗고 몸단장을 마친다. 단장 마친 미나리를 받아 잎만 딴 뒤 손바닥 위에 상추 모양으로 놓는다. 1㎏에 8000원. 노릇노릇하게 구운 삼겹살 한 점을 놓고 쌈장을 얹는다. 삼겹살의 고소함에 생미나리의 향을 포갠다. 혹시 고기를 가져가지 못했다 해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비닐하우스 안에 고기를 배달해주는 식육점(정육점) 전화번호가 주르륵 적혀 있다. 미나리는 서울로 택배도 가능하다. 택배비는 5㎏까지 3000원, 12㎏까지 4000원. 한재 미나리 특유의 비장 무기가 하나 더 있다. 매실 엑기스처럼, 미나리 엑기스를 만든다. 이 집 조카라고 자신을 소개한 예정숙 아주머니가 소주 한 잔 분량의 미나리 엑기스를 소주 한 병과 합친다. 달큰하면서 싸한 기운이 식도를 타고 내려간다. 미나리 엑기스는 1.8L 페트병 한 병에 2만원. 소주는 2000원. 햇살은 시방 홑겹 비닐하우스를 지나 소주잔을 관통 중. 바야흐로 봄을 만끽하고 있다. ▲&nbsp; 성지암의 창. /조선영상미디어 14:50 성지암에서 내려다 본 청도 한재 미나리 단지에서 인근 화악산 자락으로 30분만 걸어 올라가면 성지암(054-372-9882)이다. 포장이 된 도로지만, 걸어 올라갈 것을 추천한다. 암자 주차장이라고 해야 자동차 서너 대가 들어오면 그 이상은 난감할 지경이고, 올라가는 도로도 위아래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해결이 안날 좁은 길이니까. 송광사에서 수학했다는 주지 종오(51) 스님은 거의 달마대사처럼 짙고 검푸른 눈썹을 지녔다. "해발 700m 넘는 곳에 암자가 자리 잡으면 신선이 되고, 해발 300~600m에 위치하면 수행하기 좋다"는 말을 들려준다. 따라서 후자인 성지암은 수행하기 좋은 도량. 성지암은 또 한국의 사찰에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목각불을 접할 수 있다. 잠시 예를 갖추고 둘러봐도 좋을 것이다. 몽골의 이동가옥인 게르를 닮은 팔각정에서 통유리를 통해 내려다보는 청도의 풍광이 일품이다. 화양읍 청도읍성에서는 복을 빌면서 읍성 위를 걷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기복(祈福)의 읍성 위로 산골의 해가 저문다. 청도의 밤이 뜬다. ▲&nbsp; 읍성을 한 바퀴 돌면 건강해지고, 두 바퀴 돌면 오래 살고,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에 이른다고 했다. 화양읍 청도읍성을 밟는다. /조선영상미디어&nbsp;18:00 용암온천과 원동매운탕 물 좋다고 소문난 용암온천의 자랑은 지하 1008m 암반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43도의 물. "게르마늄 유황탄산 온천수로 만성피로 회복, 중금속 오염 및 노폐물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게 청도용암웰빙스파(054-371-5500)의 자랑이다. 30도를 넘지 못하는 국내 대부분의 온천수를 고려하면 작지 않은 미덕. 현란한 최근의 인테리어를 따라잡기는 힘들겠지만, 시설도 감투상 정도는 줄 만하다. 수압과 분무를 이용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바데풀, 고려인삼탕, 박하탕, 야외온천탕도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히노키탕 좋아하는 온천객들에게는 아쉽지만, 야외온천탕은 옥으로 꾸몄다. 시사 주간신문 최근호를 한 장씩 코팅해 탕 속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센스도 갖췄다. 주중 8000원, 주말 9000원. ▲ 원동매운탕의 피리조림. 뜨거운 물에 몸을 달군 뒤 청도읍 원리 원동매운탕집(054-372-3737)으로 향했다. 청도 천변에 자리 잡은 이 집의 메뉴 중 흥미로운 것은 피리 조림. 피라미를 이곳 방언으로 피리라고 부르는데, 어른 손가락만한 놈들을 튀긴 뒤에 고추장 양념을 발랐다. 뼈도 발라내지 않고 통째 튀긴다. 붉은 고추장 양념과 푸른 고추가 원형 프라이팬에서 이룬 균형미가 압권이다. 바삭하면서도 상당히 맵다. 두 번 연속으로 먹으면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 소 1만5000원, 대 2만원. 메기 매운탕은 산초로 비린내와 느끼함을 없앴다. 함께 들어 있는 수제비 맛이 일품이다. 기름기가 적고 뒷맛이 깔끔하다. 크기에 따라 2만5000~4만원. 군청 공무원들이 즐겨 찾는다는 원동매운탕집은 독립된 방 구조로 되어 있다. 취향에 따라서는 견디기 어려울 것 같은 꽃무늬가 방의 콘셉트. 벽지, 띠지, 커튼, 천장이 일관된 꽃무늬를 자랑한다. 아직은 때가 이르지만, 창문 밖으로 매화, 벚꽃, 복숭아꽃이 순서대로 피면 장관일 것이다. 9시를 넘기자 일하는 할머니들이 성화다. 청도의 밤이 익는다. ▲ 북대암에서 바라본 운문사.05:50 운문사 북대암 청도군 중심부에서 운문사까지는 33.2㎞. 대략 50분의 드라이브다. 정신 못 차리고 내린 전날의 눈 덕분에 곳곳이 설산이고 눈 덮인 산사다. 덕분에 3월의 겨울을 만끽하는 호사를 누린다. 비구니 승가대학으로 이름난 운문사는 1440여년간 이어진 큰 사찰. 오늘은 그 위의 북대암(北臺庵)에 오른다. 가파른 경사라 30분을 오르면 땀이 뻘뻘 흐르는데, 투덜거릴 즈음 "걷는 사람이 장수합니다"라며 암벽에 붙은 팻말이 위로한다. 암벽등반 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아서 입이 쩍 벌어질 가파른 암벽이 병풍처럼 북대암을 두르고 있다. 산 밑에서 올려다볼 땐 벼랑 끝에 매달린 까치집처럼 보였는데, 암자에 올라 운문사를 내려다보니 부처님 손바닥의 한 줌이다. ▲ 운문사 북대암. 암벽에 매달린 듯 위태롭다. /조선영상미디어북대암 칠성각과 산신각을 오르는 돌계단은 어깨 너비 정도나 될까 싶은 가파르고 좁은 길. 그 까마득한 경사를 오르며, 삶을, 인생을 배운다. 요사채에서 나오는 비구니 스님이 아침 8시에 시작하는 아침 공양을 권한다. 두 손 모아 합장하며 발길을 운문호(湖)로 이끈다. 물비늘이 찰랑인다. 청도의 아침이 깨어나고 있다. 09:30 내시 고택 청도 기차역 앞 삼양추어탕(054-371-2331)에서 잡어(雜魚)로 끓인 추어탕으로 해장한다. 미꾸라지 대신 쏘가리, 황동어, 꺽지 등 청도 천변에서 잡은 잡어를 갈아 끓였다. 부드러운 배추를 함께 넣었는데, 걸쭉하기는커녕 조갯국처럼 맑다. 한 그릇 5000원. ▲ 잡어 추어탕.늦은 아침을 마치고 임당리 김씨 고택으로 향한다. 18~19세기 조선시대 궁중 내시로 정 3품 벼슬에 올랐던 통정대부 김일준이 말년에 낙향하여 지은 집이라고 했다. 김선희 문화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잠겨 있는 고택(古宅)의 문을 연다. 고택 안으로 들어가려면 청도군청 문화관광과(054-370-6363)에 미리 전화를 걸어 허락을 받아야 한다. 내시의 가계를 안쓰러워하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사당에서 이 집의 족보 한 책이 발견되었는데, 여느 양반집 족보와 달리 더없이 단출했다고. 그럴 수밖에. 단 한 명의 입양을 통해 후손을 잇는 가계니만큼 17대 내시 집안의 족보래봤자 겨우 17인에 불과할 것이 아닌가. 여느 조선시대 집과 달리 사랑채에서 안채를 완벽하게 '감시'할 수 있는 구조가 내시고택의 특징이다. 사내구실을 할 수 없는 남편이 아내를 바라보는 시선은 얼마나 의심으로 가득 찼을 것인가. 사내구실을 기대할 수 없는 아내가 남편을 바라보는 시선은 또 얼마나 잔인했을 것인가. 고택 안의 음기(陰氣)가 가혹하다. 13:00 어머니밥상의 돌솥 쌈밥 정식 청도 8경 낙대폭포 가는 길의 어머니밥상(054-373-8559)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황토 흙벽과 감물 들인 삼베를 바닥에 깐 방, 아(亞)자 무늬 창과 식탁도 시선을 잡아채지만, 1인 1만2000원인 정식이 더 매력적이다. 쌈밥정식이라고 스스로를 칭했지만, 사실상 한정식 수준. 우선 쌈은 당귀, 향나물, 적겨자, 케일, 청겨자, 적근대, 상추, 머위, 다시마가 정갈하게 놓였다. 여기에 명란젓, 까나리젓, 낙지젓, 참젓이 가지런하다. 여기에 갈치조림(사실상 갈치찌개에 가깝다), 된장찌개, 굴비, 찰수수전, 땅두릅, 머위나물, 고구마줄기, 장조림이 입맛을 하염없이 돋운다. 점심을 마친 뒤 가볍게 등산하는 기분으로 낙대폭포에 오른다. 남산 중턱에 있는 높이 30여m의 폭포다. 한 10여분 걸었을까. 하얗게 물방울이 부서지면서 계곡수가 곤두박질하고 있다. 여름이면 우비를 갖춰 입거나 수영복 차림의 사람들이 폭포 아래에서 물줄기를 맞으려고 줄을 선단다. 청도 천변에서는 소싸움축제(3월17~21일)를 맞아 유등제 준비가 한창이다. 이 마을을 관통하는 청도천에 등불을 띄워 보내는 행사다. 강물 건너 주구산(走狗山)을 바라보니 정말 달리는 개를 닮았다. 그 개를 주저앉히기 위해 떡 모양의 절을 지었단다. 원래 이름은 덕사(德寺)지만, 동네에서 불리는 이름은 '떡절'. 주지 연암 스님은 "주민들이 친근감을 느끼니 그것으로 됐다"고 허허 웃는다. 청도의 여유가 푸근하다. ▶ 관련기사 ◀☞제주의 돌은 바다의 집이자 태고의 기록☞한라산 돈내코… 외로운 15년을 끝내고, 첫 봄을 맞다☞''빈대떡 신사''에 반하고 ''마약김밥''에 취하다
  • (VOD)리더스클럽 `디지털 혁명의 미래` 外
  • &nbsp;&nbsp;[이데일리TV 신욱 기자] 앵커: 한 주 동안 새로 나온 서적과 출판계 소식 알아 보는 리더스 클럽 시간입니다. 영풍문고의 박승환 팀장 자리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질문> 오늘 소개해 주실 첫 번째 책은 최근 속속 출시되고 있는 첨단&nbsp;디지털 기기들과 관련한 책이군요? 1. 디지털 혁명의 미래 저자 : 고든 벨, 짐 겔멜 / 출판사 : 청림출판 <답변> 이 책의 저자 고든 벨은 빌 게이츠로부터 “컴퓨터 분야의 진정한 선구자”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컴퓨터 산업의 살아있는 역사로 군림해 온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책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완전한 기억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nbsp;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일생을 전자기억에 담아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만든다는 모토로 시작된 이 야심찬 프로젝트를 위해, 그는 직접 자신의 인생 전체를 디지털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의 자료들을 빠짐없이 스캔하거나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파일을 만들고, 이를 나중에 찾아보기 쉽게 체계적으로 분류했습니다. 또 일상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가능하다면 그로 인해 얻게 될 혜택이 무엇인지 연구했습니다. &nbsp;&nbsp;이 과정에서 그는 완전한 기록이야말로 인류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디지털 혁명을 몰고 올 것임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러한 아이디어를 가장 먼저 생각해낸 사람은 고든 벨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1995년 빌 게이츠는 자신의 책을 통해 “언젠가는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완전한 기억의 시대가 올 것임을 강력히 예측한 바 있습니다. 고든 벨은 빌 게이츠가 말한 그 언젠가가 이제 멀지 않았음을, 이 책에서 분명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질문> 디지털 장치들을 이용한 기록방법은 아날로그 장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답변> 우리의 과거를 언제 어디서든 꺼내볼 수 있는 완전한 기억이 실현되는 세상.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과학자 고든 벨과 짐 겔멜은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시장을 휩쓸고 있는 상황이야말로, 이러한 상상이 곧 현실이 될 것이라는 주장의 유력한 근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nbsp;&nbsp;이러한 전자기기들 모두가 완전한 기억으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도구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난 10년간 집중적으로 진행해온 완전한 기억 프로젝트, '마이라이프비츠'의 주요 책임자로서, 이 책을 통해 자신들의 프로젝트 성과를 최초 공개하였습니다. <질문> 다음 책 알아보겠습니다. 조직 관리에 관한 책이군요? 2. 직원에게 책임감을 불어넣는 9가지 원칙 저자 : 존 마치카 / 출판사 : 리더앤리더 <답변> 요즘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는 무엇일까? 직장인 73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후배직원이 자신의 주니어 때보다 나빠진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전체의 39%가 '책임감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고 합니다. 지나치게 자신만을 챙기려다 보니 주어진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후배직원이 많다고 느끼는 선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 것입니다. <질문> 그렇죠. 후배들이 좀 수동적으로 움직일 때 선배들은 책임감이 부족하도고 느끼게 되죠. <답변> 이처럼 흔히 요즘 젊은이들의 공통된 문제점으로 '책임 회피' 현상을 지적하곤 합니다. 이처럼 과거와 다르게 책임감은 세대가 교체되면서 조직 관리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책임감이 강한 직원은 유능한 리더가 만듭니다. &nbsp;&nbsp;부하가 알아서 움직이게 만드는 오너나 리더들은 무엇보다 직원에게 신뢰와 정직성을 갖고 대합니다. 정직성은 서로를 믿게 하고, 그 믿음이 신뢰의 분위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믿고, 회사가 직원을 믿고, 직원이 회사를 믿을 때, 그들은 진심으로 같은 배를 탔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질문> 직원들의 책임감 부족을 책할게 아니라 리더가 먼저 같은 꿈을 꿀 수 있도록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는 말이군요? <답변> 네, 바로 이런 정직과 신뢰 위에서 리더가 회사의 목적을 직원들에게 명확하게 알린다면, 어느새 회사의 목적이 곧 직원의 목적이 됩니다. 저자는 항공업체에 불어 닥친 최악의 상황에서도 3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명실 공히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2위에 오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나 해고라는 역경 속에서도 직원들의 강력한 지지와 애정을 얻어내 언론의 찬사를 받은 애질런트 테크놀러지스 같은 회사들이 그 좋은 예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nbsp;&nbsp;더불어 책임의 주체를 분명히 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실행하는 것 또한 구성원들의 책임 의식을 한층 더 고취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리더로서 발휘해야 할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갈등 해소의 기술, 위험 감수의 조건 또한 책임감 관리에 능한 리더의 기술임을 저자는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질문> 마지막 책 알아보죠.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성공 스토리이군요? 3. 지미추 스토리 저자 : 로렌 골드스타인 코로우, 사그라 마세이라 데 로젠 / 출판사 : 미래의창 <답변> 지미추는 유구한 전통과 화려한 역사가 없어도 얼마든지 럭셔리 브랜드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20년이 채 안된 신생 브랜드가 루이비통, 샤넬, 구치 등 세계의 톱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 세계에 진출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럭셔리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nbsp;&nbsp;이제 역사와 전통에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으며 과감하고 신속한 결정, 기발하고 참신한 PR전략, 유행을 창조하는 디자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셀러브리티 마케팅으로 지미추는 확고한 시장을 구축했습니다. &nbsp;구두의 명인 지미추, 지미추를 발굴하여 기성화 브랜드를 탄생시킨 타마라와 그녀의 가족, 그리고 지미추를 세계적 브랜드로 끌어올린 전문 경영인 로버트 벤수산이 마치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이 성공스토리의 주인공들입니다. 구두 하나로 세계를 사로잡은 이들의 뜨거운 열정은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도 전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책 내용을 좀더 알아 볼까요? <답변> 이 책은 어쩌면 “세상을 놀라게 한 날라리 백수 아가씨의 거침없는 창업 스토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타마라의 도전과 그녀의 다이내믹한 삶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미추를 창업하기 전의 지미와 타마라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반부는 이것이 비즈니스서인지 소설책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기도 합니다. &nbsp;&nbsp;중반부에서는 럭셔리 비즈니스 세계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가 이루어지고 여배우들을 공략하여 대성공을 거둔 지미추의 놀라운 스타 마케팅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역시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일명 “레드카펫 구두”로 이름을 날리게 된 지미추의 성공을 목격한 다른 구두업체들도 뒤이어 여배우들에게 구두 신기기 전쟁에 뛰어들었으나 그 누구도 지미추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nbsp;&nbsp;후반부에는 럭셔리 브랜드의 인수합병전을 벌이는 금융업계의 큰손들이 등장합니다. 세계적인 규모의 사모펀드들은 돈이 될 만한 럭셔리 브랜드를 사들여 몇 년 동안 덩치를 키운 다음 다시 매각하여 수백 퍼센트의 수익률을 남기는 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가족기업에 머물렀던 럭셔리 브랜드들도 너도나도 기업공개에 나서면서 럭셔리 업계와 증권가는 밀월관계를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nbsp;&nbsp;영국의 신생기업 지미추가 시장에 나온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몇 배로 덩치를 키우는 것을 증권가는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 보기도 했습니다. 현재 타워브룩 캐피털이 소유하고 있는 지미추의 사장은 여전히 타마라이며, 조슈아 슐만이 새 CEO직을 맡고 있습니다.
2010.03.09 I 신욱 기자
여기가 다리 위야, 구름 위야… 한강다리 전망대
  • 여기가 다리 위야, 구름 위야… 한강다리 전망대
  • [조선일보 제공] 황금빛 햇살이 해 질 녘 한강의 잔잔한 물결에 다소곳이 부서집니다. 창공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젖줄은 참으로 아찔하군요. 63빌딩 황금빛 외벽이 더욱 도드라지는 순간입니다. 바삐 지나치던 한강 다리 위에 '여유' 한 모금이 생겼습니다. 광진교·잠실대교·한남대교·한강대교·동작대교·양화대교 등 6개 다리에 전망대 카페가 들어섰지요. 서울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년 7월 1일 한남대교 '레인보우' 카페가 가장 먼저 개장했고, 잠실대교 '리버뷰 봄'(7월 31일), 광진교 '리버뷰 8번가'(8월 5일), 동작대교 '구름'·'노을'(11월2일), 한강대교 '노들'·'리오'(11월 5일), 양화대교 '아리따움 양화·선유'(11월 25일)가 차례로 문을 열었습니다. 구름 위를 산책하는 기분이 이런 걸까요. 하늘 위에서 내려다본 서울을 안내합니다. ▲ 광진교 '리버뷰 8번가'. /조선영상미디어■ 광진교 '리버뷰 8번가'-로맨틱한 산책로와 한강 위 오페라하우스 광진교의 '걷고 싶은 다리' 아래 위치한 전망 쉼터, '리버뷰 8번가'. 보기 드물게 교각 하부에 설치된 전망대다. 다리에서 전망대로 내려갈 때 계단 틈 사이로 보이는 한강이 아찔하다. 원형 모양의 전망대에선 사방으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현재 전시장에서는 한강의 역사를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다. 유리로 된 바닥을 통해 한강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공연장의 한가운데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자리 잡고 있다. 공연은 장르 구분없이 열리며 홈페이지(www.riverview8.co.kr )에서 사전 신청을 받는다. 입장료는 무료. 천호역 2번 출구로 나와 약 250m 직진 후 한국투자증권 건물 앞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약 900m를 걸으면 쉼터에 다다른다. 5호선 광나루역에선 2번 출구 앞 횡단보도 건너 왼쪽으로 약 200m 가면 광진 청소년 수련관이 나온다. 수련관을 끼고 오른쪽으로 약 250m 걸어 '걷고 싶은 다리'에 도착한다. 약 500m 직진한 뒤 횡단보도를 건너면 광진교 전망 쉼터를 찾을 수 있다. 북단방향, (02)476-0722 ■ 양화대교 '아리따움 양화·선유'-7종의 건강 느낌 한방차 출퇴근길 바쁘게 지나쳤던 양화대교에도 한강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동그란 창 안으로 들어오는 노을빛이 아리따워 그 이름도 '아리따움 카페'. 한강공원에서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한 마리 학의 등을 타고 오르는 것 같다. 기차처럼 길게 마주 보고 뻗은 두 카페, 양화와 선유는 각각 동양식·서양식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카페 양화가 한옥에서 볼 법한 격자무늬 나무 창살을 통해 동양의 고즈넉함을 드러낸다면 카페 선유는 푹신한 소파와 창을 바라보는 바(bar)가 세련됐다. 강변에 비치는 노을빛이 밤이 되면 가로등과 자동차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불빛으로 바뀐다. 야경과 함께 커피·머핀·쿠키 등을 즐길 수 있다. 한방차도 준비돼 있다. 합정역 5번 출구에서 5712번이나 602, 604번을 타고 양화대교 전망대 역에서 내리면 된다. 커피는 3000원에서 4000원대. 한방차는 모두 4000원, 머핀·쿠키는 1500원에서 2000원대. 주차시설은 따로 없으며 한강공원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선유(남단방향) (02)3667-7345 양화(북단방향) (02)2631-7345. ▲ 저물녘 한강으로 황금빛 석양이, 불빛이 그리고 음악이 흐른다. 구름 위의 산책이 이런 것일까. 동작대교 전망대 카페‘노을’이다. /조선영상미디어 ■ 동작대교 '구름'·'노을'―하늘과 가장 맞닿아 있는 전망대 한강 전망대 카페 9곳 중 가장 높은 곳에서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단연 동작대교 위에 있는 전망대 카페 '구름'과 '노을'이다. 5층에 야외 테라스가 있어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멀리는 한강대교까지 서울의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겨울바람이 차다면 4층이나 3층 카페에서 맥주나 칵테일을 한 잔 곁들여도 좋다. 타원형으로 지어진 카페의 구조 덕에 어느 곳에 앉아도 시야가 넓다. 전망대 카페 중 유일하게 주차가 가능해 접근도 용이하다. 주차장 차 안에서 보이는 한강 야경은 덤. 동작대교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카페 구름과 노을은 인테리어는 물론 메뉴도 비슷하다. 두 카페 모두 커피와 차, 주류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동작역 1번 출구에서 502번을 타고 동작대교 전망대 역에서 내리면 된다. 추운 겨울 도보로 걷기엔 좀 멀다. 커피와 차는 4000원에서 6000원 사이. 맥주는 5000원에서 8000원 사이. 식사는 돈가스(9000~1만2000원), 스테이크(1만5000~4만5000원)까지 메뉴가 폭넓다. 한강 다리 전망대 중 유일하게 주차가 가능하다. 공영주차장으로 10분에 300원. 구름(북단방향) (02)3476-7999, 노을(남단방향) (02)3481-6555. ▲ 동작대교 '노을'. /조선영상미디어 ■ 잠실대교 '리버뷰 봄'―화원에서 마시는 엄마의 손맛 푸근한 '봄'이 찾아온 듯 식물들이 반기는 카페 '리버뷰 봄'. 꽃꽂이 경력 30년이라는 아주머니의 세심한 손길이 곳곳에 닿아 있다. 아주머니의 또 다른 인테리어 아이템인 표주박도 수북이 쌓여 카페를 장식하고 있다. 여성스러운 인테리어 덕분인지 영업이 끝난 뒤엔 연인들의 이벤트 장소로 쓰이기도 한다. 카페 위로 올라가면 투명한 유리창으로 잠실철교를 조망할 수 있다. 식사를 즐길 순 없지만 2000원짜리 토스트와 1000원짜리 스낵은 간단한 요깃거리가 된다. 2000~3000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음료 및 차도 주문 가능하다. 새콤달콤한 오미자차와 달짝지근한 단호박 식혜는 리버뷰 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추천 메뉴. 신청자에 한해 서울시 여성 가족 재단과 함께하는 생태 학습도 하나의 즐길 거리다. 컴퓨터가 두 대 비치돼 있어 무선인터넷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302·2412번 버스를 타고 '한강전망대 역'에서 내리면 된다. 잠실역 7번 출구로 나와 약 1㎞ 잠실대교 방면으로 걸어도 전망대를 마주칠 수 있다. 북단방향, (02)415-4952 ■ 한남대교 레인보우―막걸리 칵테일 대 소주 칵테일 '자전거'를 테마로 하는 만큼 자전거 이용객들이 즐겨 찾는 '레인보우' 전망대. 카페 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면 자전거 보관대가 마련돼 있으며 카페 곳곳에서 자전거 관련 소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겨울 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칵테일 한 잔과 함께 서울 시내 야경에 취해보는 것도 괜찮다. 막걸리 칵테일과 소주로 만든 레인보우 칵테일은 이 카페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 메뉴. 3000원에서 5000원대의 가격으로 음료·전통주 칵테일·병맥주·커피를 맛볼 수 있다. 강남에서 한남대교를 건너 강북 방향으로 가는 470·420·144·142번 등의 버스를 이용, '한남대교 전망대' 역에 내리면 된다. 북단방향, (02)511-7345&nbsp;&nbsp;■ 한강대교 '노들'·'리오'―한강의 등대에서 낭만을 한강대교의 노들과 리오는 등대를 형상화한 외양이 인상적이다. 6211번 버스를 이용하면 전망대 바로 앞에 정차한다. 리오와 노들은 생김새는 같지만 주 메뉴가 다르다. 리오가 커피와 차를 주로 파는 카페 분위기라면 노들은 전통맥주와 와인을 파는 바 분위기다. 리오의 커피는 4000원에서 7000원 선. 노들은 6000원에서 9000원 선의 독일 생맥주를 판다. 리오(북단방향) (02)796-2003, 노들(남단방향) (02)790-0520.▶ 관련기사 ◀☞바닷바람 사이 그윽한 커피향… 강릉 커피명소 탐방☞캐리비안베이, 따뜻한 물놀이 하세요☞부산 갈 차비로 오사카 갈 수 있다
  • 무르익는 양안(兩岸)의 봄날
  • [이데일리 양이랑기자] 중국과 대만(양안·兩岸) 관계가 호기를 맞고 있다.&nbsp;지난해 친(親) 중국 성향의 마잉주 대만 총통 취임 이후 해빙 무드에 접어든 양안 관계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더욱 돈독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서구 선진국으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만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면서 양국 관계는 도육 긴밀해지고 있다. &nbsp;양안 관계가 크게 진전됨에 따라 대만 증시는 최근 급등, 8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대만 증시는 이번 달 들어서만 17% 올랐다. 본토 효과 때문이다.&nbsp;다만 수십년간 쌓여온 양국의 반목이 단시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제적 교류는 확대되고 있지만, 대만에서는 반(反) 중국 정서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 무르익는 양안 관계 지난달 28일 중국 정부는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가입을 승인했다. 대만은 지난 1997년 이후 12번의 좌절 끝에 유엔(UN) 산하 WHO에 옵저버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40년만에 유엔 총회에 참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 2일 뒤인 30일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은 대만 3위 통신업체 파이스톤의 지분 12%를 매입하기로 했다. 사상 처음으로 중국 국유기업의 대만 상장업체 투자가 이뤄지며, 중국의 대(對) 대만 투자 물꼬가 트였다. 당일 대만 증시는 중국으로부터의 투자 확대 전망에 일일 가격 제한폭까지 급등하는 등 18년래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nbsp;최근 대만 증권거래소의 쉬브치 이사장은 "중국과 대만이 양국 간 증시 거래를 허용할 전망"이라며 "양국 증시에서 각각 최대 30개의 종목을 상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국이 각국 증시에 대한 직접 투자를 금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진전이다. 이 밖에 중국과 대만은 양국간 주간 항공편을 두 배로 늘리기로 합의한 데 이어, 은행들에 대한 투자 제한도 완화했다. ◇ 글로벌 경제 위기로 관계 돈독해져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경제 위기 영향으로&nbsp;양안 관계에서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고&nbsp;보도했다. &nbsp;대만 기업들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컴퓨터를 비롯한 첨단기술 제품을 제조,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에게 판매해왔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인해 서구 선진국&nbsp;시장이 기울면서 지난해 6월~12월 대만의 수출은 절반 가까이 축소,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실상 중국은 대만의 최대 수출국이었다. 다만 중국으로 수출되는 제품 대다수가 서구권으로 재수출되기 위한 최종재에 불과, 공식적인 통계에서 중국이 얼마나 많은 대만 제품을 사들였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최근 들어서는&nbsp;공식적인 수치에서도&nbsp;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만 경제성에 따르면 올 초부터 대만 총 수출의 35%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대만 스마트 휴대폰 제조업체인 HTC의 피터 초우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시장 전망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폰을 만드는 이 회사는 중국의 3세대(3G) 이동통신 도입을 기회로 여기고 있다. 초우 CEO는 "올해 중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며 "큰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nbsp;대만 최대 재벌 중 하나인 파이스톤 그룹은 "대만은 중국 시장을 향할 수밖에 없다"며 "대만의 전통적인 산업군은 이제 정부 산업 정책의 수혜를 받지 않고 있으며, 중국 투자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양안 관계의 발전은 결국 중국에도 도움이 된다. 대만 소재 골드만삭스의 창챠린 애널리스트는&nbsp;"대만은 중국으로의 자본과 전문기술 유입에 있어 핵심 통로"라고 말했다. ◇ 親중국 마잉주 총통 취임 후 `해빙 무드`지난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남하,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에 대만은 계속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지난해 친중국 성향의 마잉주 총통이 취임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마 총통 취임 이후&nbsp;60년동안 막혀있던 인적 및 경제 교류가 재개됐다.&nbsp;지난해 말부터 중국과 대만은 통상(通商)·통항(通航)·통우(通郵)의 삼통시대를 열고,&nbsp;10년 이상 중단했던 양자 대화도 다시 시작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걸을 수 없다면 기어서라도 가겠다"며 대만 방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nbsp;&nbsp;양안 관계의 변화를 기업들도 몸소 체감하고 있다. &nbsp;1년 전만해도 대만 사업가들은 사업 차 상하이를 방문할 때 홍콩을 경유해야 했다. 직항은 비행 시간이&nbsp;82분이 소요되지만, 홍콩을 경유할 경우 비행 시간은&nbsp;5시간으로 늘어난다. &nbsp;물류 운송 시간도 크게 단축됐음은 물론이다. 대만의 기륭 항구를 출발한 선박은 상하이로 가는 데 3000달러의 통행료를 지불하고 일본의 이시가키 섬을 경유하는 등 41시간이 걸렸지만&nbsp;이제는&nbsp;반나절만에 당도할수 있게 됐다. ◇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어 &nbsp;그러나 수십년에 걸쳤던 반목이 단번에 와해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 정부는 대만의 독립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계하고 있으며, 대만 정부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양안 관계 개선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대만의&nbsp;여행 관련 산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큰 성공이 목격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자국민들이 `민주적인` 대만을 방문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만 주요 언론들은 중국의 부유한 소비자들의 대만 방문이 잇따를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지난달의 경우 일일 방문자는 3000명 정도에 불과했다. 이밖에 대만 은행의 중국 투자, 자유무역에 기반한 양국 간의 교역 등은 아직 남은 숙제다. 마 총통은 중국과 좀더 광범위한 무역 협정을 추구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국민당 내에서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nbsp;중국이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도 양안 관계의 해빙 무드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3월 발간된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대 대만 해협 근처에 미사일을 추가 배치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단념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마 총통은 자국 방어와 관련, 미국이 주저하지 않고 지원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대만 내에서 반(反) 중국 정서가 여전한 것도 문제다.&nbsp;지난해 11월 중국의 고위 정부 관계자가 대만 타이페이를 방문했을 때 대규모 반대&nbsp;시위가 발생, 이 관계자는 8시간 이상 호텔에 갇혀 있었다. 지난해&nbsp;베이징 올림픽에서 대만이 중국에 패한 것은 대만인에게는&nbsp;국가적인 수치로 기억된다. 국제 야구 경기에서 대만이 중국에 진 것은 처음이었다.&nbsp;
2009.05.07 I 양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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