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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억마리 꿀벌 떼죽음 ‘농약’ 원인 아니라는 농진청[헬프! 애니멀]
-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꿀벌은 곤충이자 축산법과 가축전염예방법에서 규정하는 가축이다. 꿀벌은 1kg의 벌꿀을 생산하기 위해 약 400만 송이의 꽃을 거친다. 이동 거리만 지구 4바퀴(140만km)에 달한다. 꿀 채집 과정에서 꿀벌의 몸에 붙었던 꽃가루가 다른 꽃으로 옮겨진다.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작물 100종 가운데 75종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된다.꿀벌은 분당 약 1만회 이상의 날갯짓을 한다. 그런데 올봄 ‘윙윙’ 소리를 내며 꿀을 채집할 꿀벌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지난 겨울에만 78억마리의 꿀벌이 폐사했다. 폐사 원인 중 하나로 꿀벌의 행동·발달·생리적 장애를 야기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꼽히고 있다. 서구에선 퇴출 중인 살충제가 국내에선 ‘광범위한 지역과 개화기에 한해’ 살포를 주의하라는 안전사용기준으로 관리되고 있다.◇지구 살림꾼 꿀벌의 실종 왜?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월동 중인 꿀벌이 실종됐다. 전체 양봉농가 2만4044가구 중 4295가구의 벌통에서 꿀벌이 증발했다. 1232만군 중 40만군이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실종된 꿀벌이 60억~78억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내다봤다.양봉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여러 벌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군집 붕괴 현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군집붕괴현상이란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간 일벌들이 모종의 이유로 돌아오지 못하면서 여왕벌과 애벌레가 집단 폐사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여왕벌조차 없어진 벌집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그래픽=김영환 기자)농촌진흥청은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와 함께 양농 농가 99곳을 대상으로 ‘월동 꿀벌 피해’ 민관합동조사를 진행했다. 농촌진흥청은 꿀벌 폐사와 관련, “꿀벌 응애류,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거의 대부분 피해 봉군에서 응애가 관찰됐고, 일부 농가의 경우 꿀벌응애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여러 약제를 3배 이상 과도하게 사용해 월동 전 꿀벌 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농진청이 언급한 약제는 꿀벌에 기생하면서 체액을 빨아먹는 진드기 꿀벌응애 살충제다.그러나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8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에선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지목된 꿀벌 떼죽음의 원인은 꿀벌의 산란과 행동을 교란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라고 지적했다.◇ 서구선 퇴출 중인데 한국선 남용1985년 다국적 제약회사 ‘바이엘’이 개발한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는 니코틴계 신경 자극성 살충제로 곤충의 신경계를 교란해 죽게 한다.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는 곤충에 치명적인 것과 달리 사람과 가축에 비교적 덜 영향을 줘 널리 사용돼 왔다.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가 꿀벌과 다른 유익한 곤충에게 대규모 부정적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꿀벌 보호를 위해 2018년 말부터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3종의 실외 사용을 금지했다.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해당 계열 살충제 57종의 사용을 금지했다. 올해 6월 16일 미국 환경 보호국(EPA)은 생물학적 조사 결과 네오니코티노이계 살충제가 멸종위기종 동식물 약 4분의 3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최근 3년간 드론으로 살충제를 뿌린 지역과 피해를 입은 꿀벌 농가의 분포도가 일치한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서구권에선 사용이 금지·제약된 살충제가 한국에선 어떻게 쓰일까? 사단법인 한국작물보호협회의 ‘농약연보’에 따르면, 2021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 국내 판매량은 1426억 원으로 전체 살충제 판매량의 22.7%에 달했다.서울환경연합이 지난 7월 21일 발간한 ‘서울 공원·가로수·궁궐 일대 고독성 농약 남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서울 자치구 평균 267kg이 쓰였다. 강동구는 1677kg를 사용했다. 그 뒤를 송파구(643kg), 강서구(412kg)가 이었다. 서울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살포량은 전체 농약 살포량의 약 22.4%에 달했다. 성분표기 자체에서 ‘꿀벌 독성이 강함’으로 표기된 농약들은 서울시 전체 살충제 사용량의 82.5%에 달했다. 해당 제품들은 인축독성이 낮았지만, 곤충과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끼쳤다. 강동구(3375kg), 송파구(2351kg), 양천구(1821kg), 강남구(1772kg) 순으로 남용됐다.◇“살충제 때문 아니다” 농촌진흥청, 연구는 전무2023년 농촌진흥청 예산은 올해보다 632억 원 증가한 1조 2525억 원으로 확대 편성됐다. △꿀벌 강건성 연구(15억 원) △꿀벌자원 육성품종 증식장 구축(36억 원) 등이 신규 편성됐다. 그러나 농진청은 현재로선 내년에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 등 곤충 폐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중간 R&D 계획 리스트에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연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 폐사와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최용수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연구관은 지난 6월 13일 ‘KTV 국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4종 농약에 대해선 꽃이 질 때까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해당 살충제와 꿀벌 피해의 연관성 조사에서 직접적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은 “농진청 스스로 농약과 꿀벌 폐사 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할 연구를 진행하지 않고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흥식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관은 5월 20일 ‘꿀벌과 야생벌을 지키기 위한 시민운동 모색 토론회’ 기조발표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직접·잔류 접촉, 꽃가루와 꿀의 오염, 벌집 오염, 물 오염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농진청 관계자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규제에 대해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농약평가를 진행했다. 꿀벌에 유해성이 높은 농약은 신규 품목을 등록하지 않고 있다”며 “꿀벌에 대한 독성 정도에 따라 주의사항을 구분해 ‘꿀벌이 있을 시 살포하지 마십시오’ 등 주의사항 문구를 라벨에 표기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韓 반달가슴곰은 왜 미국에 가야했나[헬프! 애니멀]
- 생추어리는 동물원·축산공장·실험실과 달리 동물이 평생 가능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보호공간이다. 해외에는 약 150곳 정도의 생추어리가 있다. 국내에선 시민후원으로 운영되는 생추어리가 이제 막 생기는 추세다. 이데일리는 ‘헬프! 애니멀’을 통해 국내 생추어리 의의와 운영 과정을 상하편으로 나눠 조명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생추어리는 멸종·밀렵 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곳과 소, 양, 돼지 등 ‘축산동물’을 보호하는 곳으로 나뉜다. 야생동물 생추어리는 강원도 동해 농장에서 사육되던 22마리의 반달가슴곰(국제적 멸종위기종)이 이송된 미국의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가 대표적이다.TWAS 계류장에서 생추어리로 한 발을 뗀 사육곰이었던 반달가슴곰 (사진=동물자유연대)TWAS는 1980년대부터 불법 사육농가, 서커스단, 동물원 등에서 야생동물들을 구조해왔다. 각국에서 구조된 곰, 사자, 표범, 퓨마, 늑대 등은 광활한 미국의 대자연을 누리며 제 모습대로 살아간다. TWAS는 콜로라도주 덴버시 외에도 콜로라도주 스프링필드시와 텍사스주 보이드시에 생추어리를 운영 중이다. 세 곳의 생추어리의 부지 면적만 4253ha(약 1200만 평)에 달한다.◇사육곰 품어준 美 생추어리…한국과 무엇이 달랐나국내서 웅담 등 곰의 신체 부위를 먹기 위해 사육됐던 반달가슴곰은 현재 300여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곰 사육 전면종식을 선언하며 전남 구례군·충남 서천군에 곰 생추어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사육곰 보호·관리 기반을 조성하고 2026년부터 몰수한 곰을 생추어리로 이송해 보호할 계획이다. 생추어리 설립에 필요한 예산도 국회를 통과한 상태다.생태적 습성이 존중 받는 생추어리에서 편히 앉아 쉬는 곰 (사진= 녹색연합)그러나 전남 구례 생추어리는 49마리, 충남 서천 생추어리는 최대 70~80마리만 수용할 수 있다. 남은 개체에 대한 구제방안은 현재로선 없다. 동해 사육곰들을 구조한 동물자유연대가 TWAS 이주를 선택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육곰들은 당장 뜬장을 탈출할 수 없었다. 동물단체에서 보호하는 많은 곰들이 여전히 뜬장이나 임시 방사장을 오가며 살고 있다.TWAS를 방문했던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국내외 생추어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으로 압도적 규모와 막강한 시민후원금,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꼽았다. 채 팀장은 TWAS가 후원금은 물론 토지기부도 받는다고 덧붙였다.베트남에는 호주 야생동물보호단체 프리더베어스(Free the Bears)가 운영하는 ‘깟 띠엔 국립공원 생추어리’와 국제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스아시아(Animals Asia Foundation)가 운영하는 ‘탐 다오 국립공원 생추어리’가 있다. 탐다오 생추어리는 2007년 3마리의 사육곰 구조를 시작으로 현재 180여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애니멀스아시아가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탐다오 생추어리의 환경 (사진=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두 곳 모두 베트남 정부가 국립공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소유권을 가진다.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단체가 지불한다. 계약기간은 5~20년 단위로 계약종료 시 새로 갱신해야 한다. 정부가 물질적 토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 동물보호단체가 막대한 후원금으로 생추어리를 운영한다. 사육곰 불법 농장 적발과 감시도 정부의 몫이다. 베트남 당국이 불법 농장을 적발하면, 해당 단체들이 구조된 곰을 계류장에서 훈련·적응시키고 생추어리에서 보호한다.이밖에 프리더베어스가 라오스에서 운영하는 ‘꽝시 곰 보호소’, 애니멀스아시아가 1998년 설립한 ‘중국 청두 곰 보호소’, 캄보디아 정부가 1995년 설립한 ‘타마오 야생동물구조센터’ 등이 있다. 타마오 생추어리는 캄보디아 정부가 부지, 전기, 수도 등을 제공하면 국제 동물보호단체가 운영을 맡는다.◇이제 막 발 뗀 한국 곰 생추어리…관련 법안은 계류 중국내 사육곰 생추어리 조성을 촉구하는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베트남 생추어리 탐방 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과 베트남 사육곰이 처한 가장 다른 조건은 법적 지위”라며 “모든 문제 해결을 정부에만 요구할 수 없으나 최소한의 안전망을 제시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생추어리 전속 수의사로부터 피부병을 치료 받는 곰 (사진=녹색연합)정부가 추진 중인 곰 생추어리는 동물보호법에 명시된 ‘보호소’나 축산법 등에 정의된 ‘축산농가’가 아니다. 동물 전시와 종보존이 목적인 ‘동물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생추어리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현행법에서 생추어리의 법적 개념과 지위 등이 정의되지 않아서다.환경부는 생추어리 설립 기준과 운영·위탁주체, 국가 지원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을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법했다. 이 법은 지난 5월 2일 발의됐으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환경부 관계자는 “지금 국내에서 생추어리에 대한 (법적) 기준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곰 본래의 생태적 특성이 구현될 수 있는 자연과 비슷한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동물원처럼 전시가 주목적은 아니지만, 동물권 교육 차원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관람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생추어리는 어떤 보존이나 연구를 해서는 안 되는 공간이다. 생추어리는 사람이 아닌 동물을 위한 곳으로 동물이 이윤 창출의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며 “교육 목적은 생추어리의 부가적 기능이어야 한다. 일부 해외 생추어리는 관람조차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화하는 생추어리, 가축도 품는다한국에서 소는 가축이다. 사람이 사육하고 ‘이용’하는 동물이란 뜻이다. 만일 소가 가축으로 살지 않게 된다면 어떨까? 강원도 인제군 남면 신월분교 일대에 국내 최초 ‘소 생추어리’가 조성될 예정이다.구조된 6마리 소들이 임시보호소에서 강원도 인제 꽃풀소 생추어리 입주를 곧 앞두고 있다 (사진=동물해방물결)지난 9월 17일 기준 동물해방물결은 인제군청을 통해 소 생추어리 시공에 관한 행정절차를 끝마쳤다. 9월 말 기준 콘크리트 마감 등 바닥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며 축사 뼈대와 지붕 공사도 곧 시작될 예정이다. 소 소유권 인도비용, 건설비용, 구조 비용, 돌봄 비용은 모두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충당됐다.꽃풀소 생추어리에 입주할 어떤 소도 사람을 위해 ‘이용’되지 않지만, 가축분뇨법, 축산법의 심사를 받았다. 현행법상 가축인 소가 생추어리에 입주할 권리를 인정받지 못해서다.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마을주민과 인제군청과 좋은 관계를 맺어가면서 무사히 생추어리가 설립되어 가는 중”이라며 “소들이 생추어리에서 안정적으로 적응해 살게 되면 다른 동물들도 구조할 계획이다. 꽃풀소 생추어리를 계기로 마을에 활력이 살아나고 관계 인구도 유입되어 지역공동체 살림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털 길어지고 굵어져"…캄보디아 야생식물서 탈모 예방효과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캄보디아의 야생식물 ‘코나루스 세미데칸드러스’ 추출물에서 탈모 예방 효능의 우수성이 확인됐다.코나루스 세미데칸드러스(Connarus semidecandrus) 모습(사진=환경부)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20년 8월부터 최근까지 성균관대 조재열 교수 연구진과 공동으로 코나루스 세미데칸드러스 추출물을 활용한 연구 결과를 5일 발표했다.코나루스 세미데칸드러스는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 발견되는 식물로 항알러지, 항산화, 해열 효과 등이 알려진 약용식물이다.연구진은 코나루스 세미데칸드러스의 추출물(5mg, kg, day)을 탈모증이 있는 실험용 쥐에 처리했을 때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탈모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를 처리했던 양성대조군 실험용 쥐에 비해 모발 성장이 촉진되고, 모발의 길이 및 굵기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코나루스 세미데칸드러스 추출물은 탈모 진행의 주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전환에 관여하는 효소(5-알파 환원효소)의 활성을 억제하고, 모발의 생성 및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모유두세포의 생존 및 증식과 관련된 단백질의 발현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이번 캄보디아 야생식물의 탈모 예방 효능 확인을 비롯해 몽골, 라오스, 베트남 등의 자생식물에 대한 탈모 예방 효능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또 관련 연구 결과를 지식재산권(특허 등)으로 등록하고 기업 기술이전 등을 통해 관련 국내 생명공학(바이오) 산업계를 지원할 계획이다.이병희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분석과장은 “이번 캄보디아 야생식물 추출물 활용 연구로 해외 생물자원의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생명공학 산업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 고기 아닌 돼지가 제 명대로 사는 곳[헬프! 애니멀]
- 생추어리는 동물원·축산공장·실험실과 달리 동물이 평생 가능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보호공간이다. 해외에는 약 150곳 정도의 생추어리가 있다. 국내에선 시민후원으로 운영되는 생추어리가 이제 막 생기는 추세다. 이데일리는 ‘헬프! 애니멀’을 통해 국내 생추어리 의의와 운영 과정을 상하편으로 나눠 조명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26일 서울 망원동에서 한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경기도 모처 동물권행동 카라의 미니 팜 생추어리. 차에서 내리자 진흙과 건초, 사료 냄새가 뒤섞인 전원의 내음이 물씬 풍겼다. 100% 시민 후원으로 유지·운영되는 이곳에는 구조됐으나 머무를 공간이 마땅치 않은 미니피그, 염소 등 농장동물 13마리가 살고 있다.미니피그 릴리가 활동가의 손길을 받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개농장을 탈출한 미니피그의 ‘피난처’“릴리는 용감한 면이 있어요. 자스민은 조심성이 많고, 로즈는 먹는 걸 특히 좋아해요.”‘미니피그’라더니 전혀 작지 않았다. 올해 3월 릴리는 93kg, 자스민은 110kg을 기록해 다이어트 중이라고 한다. 릴리, 로즈, 자스민이 펜스 밖 활동가들을 보고 땅을 파던 행동을 멈췄다.유지우 활동가가 간식 봉투를 흔들며 펜스 안으로 들어갔다. 맛난 것을 눈치챈 돼지들이 정적을 깨고 심히 짧은 꼬리를 흔들며 뒤뚱뒤뚱 발걸음을 뗐다.“어? 이상하다. 릴리가 왜 이렇게 심술을 부리지?” 릴리는 간식을 먹는 듯하면서도 숨을 ‘씩씩’하고 거칠게 몰아쉬며 활동가를 짧은 다리로 추격하고 있었다. 확실히 자스민과 로즈는 간식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발정 왔네.” 유심히 릴리를 지켜보던 조현정 활동가가 너털웃음을 지었다.활동가의 빗질에 눕기 직전의 릴리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활동가들은 사과 등 맛있는 간식을 급여한 뒤 개체별로 빗질을 해주며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특히 발정이 나서 예민했던 릴리가 크게 안정됐다. 이마에 난 상처도 잘 아물고 있었다. 돌을 온종일 머리로 굴린 탓에 피부가 까졌다고 한다. 동물병원으로부터 처방받은 연고를 꾸준히 바른 덕분에 딱지가 앉았다.릴리, 로즈, 자스민은 개 농장주가 용돈을 벌기 위해 번식용으로 키웠던 암컷 미니피그다. 돼지들 모두 출산 경험이 있었으나 새끼들은 어디로 팔려갔는지 알 수 없었다. 거의 다 큰 상태로 구조돼 중성화 시기를 놓쳤다. 암컷은 개복·전신마취 위험도 있는데 경험이 있는 병원도 손에 꼽는 상황이다. 미니피그를 반려동물로 들일 경우 암컷은 발정기 수컷은 공격성 때문에 중성화가 필수다. 미니피그의 ‘활동성’은 파양 사유 중 하나다. 생각보다 큰 울음소리뿐만 아니라 힘센 코로 여기저기 들이받아 가구를 파손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릴 적 작은 모습만 보고 입양했다가 속절없이 불어나는 체중 때문에 파양되기도 한다. 미니피그는 발굽과 발톱의 균형이 맞지 않을 시 부상이 생길 수 있다. 흙 목욕을 좋아해 파상풍·폐렴균 등 각종 질병 예방백신 접종과 정기적 구충 등도 필수적이다.이 때문에 카라는 구조 후 △영양가 있는 먹이 급여 △서늘한 휴식공간 여부 △진흙 목욕이나 발톱 관리 등 미니피그 복지를 위한 시간·경제적 여유를 고려해 입양공고를 냈다. 미니피그 돌봄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들이 나열됐지만, 결론적으론 입양 문의는 0건이었다. 릴리, 로즈, 자스민은 개농장을 탈출했지만 갈 곳이 없었다.◇까탈스럽지만 애교 많은 염소들의 ‘안식처’보편적이지 않지만, 일부 가정에서 반려동물로 키워지고 있는 미니피그와 달리 흑염소는 입양 홍보조차 하지 못했다. 미니피그는 적응 기간을 거치면 실내 생활이 가능하지만, 흑염소는 야외 생활에 적합한 자연적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흑염소 개체는 뿔로 구분하는데 구도상 뿔이 보이지 않아 이름을 알 수 없다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염소 펜스에는 다섯 마리의 흑염소와 한 마리의 흰염소가 살고 있다. 흑염소 태양이와 달이는 여주 왕대리 개 도살장에서 구조됐다. 달이는 생추어리에서 구름이 찰랑이 별이를 출산했다. 활동가들은 염소들의 일주일치 먹이인 필렛 사료 1.25kg 다섯 포대를 손수레로 날랐다. 조현정 활동가는 “식비가 만만찮게 들지만, 생추어리 동물들과 일대일 결연을 맺은 후원자들 덕분에 유지가 가능하다”고 귀띔했다.염소들은 돼지들과 달리 땅에 떨어진 음식은 쳐다도 안 봤다. 다른 동물의 침 냄새가 섞여도 고개를 휙 돌리거나 조금만 오래 들고 있어도 입에 대지 않을 정도였다. 염소들은 활동가들이 직접 손으로 비트조각을 건네야만 먹었다. 평균 18kg에 달하는 염소들은 비트 간식이 동날 때까지 강아지처럼 발을 올리고 애교를 부렸다. 이 때문에 활동가의 옷은 금방 염소 발굽 자국으로 엉망이 됐다. 생추어리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활동가들은 기지개 한 번 펴질 못하고 동물들을 돌봤다.간식을 먹은 후 갑자기 지붕 위에 오른 구름이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염소들도 고양이처럼 높은 곳에 오르는 습성이 있다. 간식이 다 떨어지자 추궁하듯 활동가들을 쫓아다녔던 녀석들이 대뜸 작은 집 지붕에 올랐다. 카라는 염소의 특성을 고려해 수직운동이 가능한 시설을 조성했다. 유럽 알프스산맥에 서식하는 야생 염소 ‘알파인 아이벡스’는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49m 안트로나 계곡의 신기노 댐을 오르기도 한다.개 농장서 구조된 개들은 국내외로 입양을 보내고 남은 개체들은 카라에서 운영하는 센터에 입소했다. 염소들은 당장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카라는 생추어리를 조성했다. 동물 구조부터 적당한 부지 마련과 개체별 습성에 맞는 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자원이 투입되지만, 남겨진 농장동물들을 두고 볼 수 없었다.조현정 카라 활동가는 “학대로 구조가 필요하거나 도살장 혹은 이동 차량에서 탈출한 농장동물,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장동물을 구조할 예정”이라며 “농장동물 구조와 보호, 교육과 캠페인을 위해서 생추어리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제주 야생 약초로 만든 복합유산균, 효능은 무궁무진”[인터뷰]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미생물은 새벽에 이슬을 먹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해가 뜨면 싹 사라지거든요. 제주도에서 어성초, 녹차, 뽕잎 등에 이슬이 맺히길 기다렸다가 미생물을 추출해서 기절시켜놓고 만들었지요.”(웃음)김영미(62) 지에스엘바이오 부회장 겸 연구소장은 우리나라 자생 약초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추출해 순수토종의 종균을 배양, 복합유산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유산균 좋은 건 천하가 알지만 김 소장이 씨앗과도 같은 종균을, 복합유산균으로 만들어낸 후 보여준 성과는 놀랍다. 친환경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축산농가는 물론 산업현장의 악취를 잡고, 이제는 인간과 동물의 건강을 직접 지키는 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일본·중국·베트남 등으로 수출을 뻗어가며 지난해엔 ‘장영실 국제과학문화상 환경바이오시스템 공학 분야 대상’을 받기도 했다.◇ 복합유산균 ‘바루’의 어머니…입소문 속 사업화김영미 지에스엘바이오 부회장 겸 연구소장(사진=지에스엘바이오 제공)김 소장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복합유산균 ‘바루’가 탄생한 배경을 들려줬다. 그는 “일본에 머물던 1990년대 후반에 친환경농약값이 너무 많이 든다고 고민하던 친구와 얘길하다 ‘미생물이 답이 아닐까’하는 데 다다랐다”며 “고추장, 된장 다 직접 담가먹다보니 미생물 발효 효과에 관심이 많았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종균 배양에 200년 이상 역사를 가져서 우리나라로도 수출을 많이 했는데, 우리나라에선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종균이 없었다”며 “풍파를 견디며 자란 야생 약초에서 미생물을 추출해 종균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라고 했다.농토를 살리고 수확량을 늘린 복합유산균의 효능은 입소문을 탔다. 그는 “2010~2011년 구제역 파동 때 경기도 공무원들이 구제역을 피해간 일본 축산농가에 견학을 왔다가 제가 만든 유산균을 돼지들에 먹였단 걸 들었다더라”며 “이후 경기도에 배양장을 직접 만들어줬다”고 했다.사업화를 결심한 그는 2012년 지에스엘바이오를 설립했고, 제주 어성초 등에서 추출한 9종의 미생물과 3종의 효소를 섞은 복합유산균에 ‘바루’라는 이름을 붙였다. 김 소장은 “‘뿌리니까 냄새가 바루 사라지던데, 바루라고 짓지 뭘 고민하느냐’는 교회 장로님 말씀을 따랐다”고 웃었다.사업은 한동안 탄탄대로를 달렸다. 지자체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제주도에 본사를, 전남 강진에 생산설비 공장을 차렸다. 법인 설립 2년이 채 안돼 중국에 바루를 수출하고, 중국·일본에 배양시설을 수출하면서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돼 법인 설립 5년 만에 ‘백만불 수출의 탑’을 세웠다. 국내에선 제주도 도두하수종말처리장과 부산 신호동 쓰레기매립장 등의 악취를 잡았고, 제주도 도근천과 경기 왕송저수지의 녹조 문제를 해결했다. 최근엔 ‘바루’가 조달청 혁신조달품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하지만 코로나19 여파는 피해갈 수 없었다. 김 소장은 “2019년에 중국 비료회사와 종균 300톤을 1억불에 수출하기로 계약했는데 이듬해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납품에 차질이 왔다”며 “올해 가을엔 계약이 제대로 이행될 것 같다”고 전했다.◇ “유산균 효능, 무궁무진…농민·기업·나라 돕겠다”회사는 최근 애완동물용 유산균제품, 비누와 화장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더 넓혔다. 특히 비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처방전 없이 약국·편의점 등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 인증을 획득했다. 김 소장은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단 기능성을 인증 받은 셈”이라며 “미국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김 소장은 “우리가 ‘온실 속 화초’처럼 연구소에서 배양한 게 아닌, 환경에 강한 복합유산균 종균을 자체 개발했단 게 독보적인 강점”이라며 “하루 40~50톤까지 빠른 배양이 가능한데다 쓰임도 무궁무진하다”고 자신했다.종교인인 그는 업무노트에 ‘기도제목’을 이렇게 붙여놨다. ‘정직하고 바르게 이윤을 창출해 함께 일하는 임직원 가족과 더불어 잘 사는 기업이 되길 원합니다’, ‘회사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농민과 기업, 나라를 돕길 원합니다’. 김 소장은 “녹조가 심한 곳이나 상수도보호구역 같은 곳엔 반값에라도 바루를 뿌려드리고 싶은 게 제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 ‘헤리티지·온라인·MZ세대’…K라이선스의 성공요인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닥…’기성세대에게는 다큐멘터리 방송채널과 세계적인 필름 회사 이름으로 익숙하지만 MZ세대에게는 요즘 유행하는 패션 브랜드로 통한다.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국내 패션업체가 브랜드 판권을 따낸 뒤 제품 기획부터 제작·판매·마케팅까지 하는 소위 ‘K라이선스’ 브랜드라는 점이다.F&F(383220)가 1997년 도입한 MLB 브랜드가 성공하면서 패션과 무관한 브랜드를 패션분야에 접목시키는 K라이선스의 확장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주요 소비층인 MZ세대가 기존 패션 브랜드에 식상함을 느끼고 비패션 브랜드를 쉽게 받아들이면서 패션업계의 유행이 되고 있다.(그래픽=이미나 기자)◇“온라인, MZ세대 파고들어 집요하게 마케팅”F&F 외에도 코웰패션(033290)과 더네이쳐홀딩스(298540)가 K라이선스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코웰패션은 올 상반기 매출액 5732억원, 영업이익 6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각각 153%, 32% 늘어났다. 코웰패션은 올해 카타르 월드컵 개최에 맞춰 피파 브랜드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중동지역에 2200만달러(약 300억원)의 수출계약도 따냈다.내셔널지오그래픽을 전개하는 더네이쳐홀딩스도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늘어난 3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72% 늘어난 1814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이들의 공통된 성공요인은 ①헤리티지(유산) 연결 ②온라인 및 디지털시장 공략 ③MZ세대로 요약할 수 있다.라이선스 브랜드는 기성 브랜드와 달리 온라인에서 출발해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정석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브랜드의 이름을 따온 라이선스 제품은 기본 인지도가 있는만큼 온라인 브랜딩부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MZ세대와 소통하면서 성장했다.미국의 명문 사립대 ‘예일’의 라이선스로 의류 브랜드를 성공시킨 워즈코퍼레이션은 초기에 “대학교 ‘과잠(학과 점퍼)’아니냐”는 조롱도 얻었지만 다양한 협업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어갔다. 타깃고객도 1020세대로 좁혀서 SNS를 중심으로 소통했다. 러닝을 좋아하는 Z세대의 문화에 맞춰 ‘예일에슬레틱클럽’이라는 비대면 마라톤 챌린지를 열었다.‘콘텐츠 브랜드’라는 콘셉트에 맞춰 소니뮤직, 모두투어, 나이스웨더, 요넥스 등 다양한 브랜드와 콜래보도 매달 진행했다. 오프라인 매장 하나 없이 무신사 등 온라인 판매만으로 판매 첫 해인 2020년 20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 올해는 3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인기 패션의 척도라고 볼 수 있는 무신사 주간 랭킹에도 꾸준히 10위권에 올라 나이키, 아디다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다품종 반응생산을 한 것도 차별점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많으면 미리 생산을 해서 재고 부담을 안지만, 온라인에서 주문량에 맞춰 생산하다보니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해 볼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소비의 주축인 MZ세대는 금세 열광하다가도 질려하는 게 특징이라 브랜드도 오래된 것보다는 신선한 것을 선호한다”며 “코닥, 스노우피크, 예일 등 라이선스 브랜드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올해 5월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에 오픈한 예일 팝업스토어 전경(사진=무신사)◇“인지도만 믿었다간 낭패…헤리티지를 살린 브랜딩 필수”한국 패션업계에서 라이선스 바람을 불러 일으킨 대표 브랜드는 디스커버리다.F&F가 2012년 선보인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에서 파생된 아웃도어 브랜드다. 당시 4050세대가 주로 입던 전통 아웃도어 브랜드와 달리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아웃도어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업계 관계자는 “기존 아웃도어가 정상에 오르기 위한 전문성을 강조할 때 디스커버리는 ‘탐험의 즐거움’이라는 차별화 한 브랜드 전략을 펼쳤다”며 “야생, 생존 등의 주제를 다루는 디스커버리와 결을 같이 하는 캠핑, 아웃도어 제품은 참신함을 선사했고 대중적 인기몰이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에는 롱패딩 광풍과 맞물려 11월 한 달동안에만 94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이처럼 K라이선스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는 이유는 비패션 브랜드라도 인지도만 좋다면 언제든지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서다.하지만 업계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만 믿고 무작정 사업을 하다가는 결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유산과 제품, 마케팅을 잘 연관지어야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전했다.캠핑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일본 ‘스노우피크’도 라이선스 브랜드로 국내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한국의 의류업체 감성코퍼레이션이 2020년 론칭한 ‘스노우피크어패럴’은 캠핑 감성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브랜드다. 이 브랜드를 잘 아는 ‘2030 캠핑족’이 의류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면서 아웃도어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기존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연결한 마케팅의 성공 사례다. 스노우피크어패럴 모델 류승범(사진=감성코퍼레이션)
- 삼성디스플레이, 멸종 위기종 '물장군' 살리기 나섰다…녹색기업 재지정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디스플레이는 멸종위기 2급 생물로 지정된 ‘물장군’ 보전을 위해 방사 및 서식지 정화 활동에 나섰다고 14일 밝혔다.▲13일 아산시 동화리 반딧불이 서식지에서 열린 물장군 방사행사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자원봉사자와 송남중학교 학생들이 물장군을 놓아주고 있는 모습.(사진=삼성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는 금강유역환경청, 아산시청, 홀로세생태보전연구소와 협력해 지난 13일 충남 아산시 (송악면 동화리) 반딧불이 서식지에 물장군 70마리를 방사했다.수서곤충인 물장군은 자기 몸집보다 큰 개구리, 물고기, 올챙이 같은 동물을 먹잇감으로 삼는 물 속 최상위 포식자로 알려져 있다. 생태 교란종인 황소개구리까지 잡아 먹어 습지 생태계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도시화, 수질 오염으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급감,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삼성디스플레이는 물장군 보전·복원을 위해 지난 7월 금강유역환경청, 아산시청, 홀로세생태보전연구소 등과 ‘아산지역 멸종 위기종 살리기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2025년까지 사업비 9000만원을 지원하는 한편 물장군 방사 활동 및 서식지 정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13일 아산시 동화리 반딧불이 서식지에서 열린 물장군 방사행사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자원봉사자들이 멸종위기종 물장군을 방사하기 전 상태를 살피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물장군 방사 현장을 찾은 이재열 삼성디스플레이 환경안전센터장(상무)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장군을 보전하고 서식지를 되살리는 일에 힘을 보탤 수 있어서 정말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생태계 보전과 생물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기흥 캠퍼스는 8월 환경부 녹색기업으로 재지정됐다. 녹색기업은 오염물질 감소, 에너지 절감, 친환경 제품 생산 등을 통해 환경 개선에 기여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심사·평가를 거쳐 지정된다.
- 왜 어미는 새끼를 질식시켜 죽였나[헬프! 애니멀]
-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고무호스로 쓸개즙 착취를 당하는 새끼의 절규를 어미는 견딜 수 없었다. 어미 곰은 죽을힘을 다해 철장을 부쉈다. 쓸개즙을 착취하던 사람들은 놀라 도망쳤다. 어미 곰은 새끼의 목에 채워진 쇠사슬을 풀고 싶었지만 풀 수 없었다. 어미 곰은 새끼를 껴안아 질식시켜 죽였고 자신은 벽에 머리를 들이받아 자살했다. 2011년 러민바오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보도된 사육곰 쓸개즙 착취의 참상이다.반달가슴곰이자 사육곰 (사진=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 국내에선 사육곰?반달가슴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에 오른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우리나라는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반달가슴곰은 국내에서 ‘사육곰’으로도 불린다. 사육곰은 웅담 등 곰의 신체 부위를 먹기 위해 사육되고 있는 곰을 말한다.1981년 곰 쓸개즙이 간장 보호에 좋다는 인식에 소비가 활발히 이뤄지자 정부는 농가 소득 창출 목적으로 반달가슴곰 사육을 장려했다. 곰의 웅담, 발바닥, 피 등이 식용으로 거래돼 왔다. 그러나 1985년 곰 수입이 중단되고, 1993년 멸종위기 동물 거래 규제(CITES) 가입으로 곰 수출도 금지됐다.곰 사육장 전경 (사진=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사육곰 육성 정책이 실패하자 정부는 2005년 웅담 채취를 합법화했다. 곰 도축이 금지되면서 곰이 살아 있는 동안 채취가 가능한 웅담의 판매 길을 열어 농가 소득을 보전하고자 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웅담 채취가 합법인 나라는 중국과 한국뿐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사육곰 개체수는 360마리, 사육 농가는 24곳으로 조사됐다.자연에서 반달가슴곰은 새순, 열매, 과일, 나무뿌리 등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는 잡식성 동물이다. 그러나 사육 농가에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식육 부산물이나 음식물 쓰레기 등을 급여한다. 몸에 맞지 않은 것들만 먹었던 탓일까. 사육곰 농가 뜬장 밑에는 곰들의 하얀 기름변이 가득했다.사육곰들은 곰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뜬장에서 살면서 발바닥이 갈라졌다. 비위생적인 환경 탓에 털이 자라나지 않는 피부병도 얻었다. 사육곰들은 좁은 뜬장에서 가려운 몸을 온종일 긁고 스트레스를 이기려 고개를 흔드는 정형행동을 보인다.◇정부의 곰 사육 종식 선언…갈 길 먼 곰 생추어리환경부, 사육곰협회, 동물단체, 전남 구례군·충남 서천군은 2021년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한 끝에 2026년부터 곰 사육 전면종식에 합의했다. 사육곰 산업이 사양화되고 사육곰 학대와 불법증식 등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국제적 비난이 쏟아지자 내린 결정이었다.정부는 2025년까지 사육곰 보호·관리 기반을 조성하고 2026년부터 몰수한 곰을 보호시설(생추어리)로 이송해 인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생추어리는 공장식 축산 환경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동물이 평생 가능한 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사육곰 농장에서 구출된 반달가슴곰이 해먹 위에 앉아 있다 (사진=청주동물원)곰 생추어리 시설이 생길 전남 구례·충남 서천은 지역 내 보호시설 설치와 운영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2020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선 ‘사육곰 보호시설 설계비’ 예산이 통과돼 구례군 곰 생추어리 설계가 진행 중이다. 구례군은 마산면 황전리 일원 약 2만 4000㎡ 부지에 국비·군비 90억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야외방사장, 사육장, 의료시설 등을 갖춘 반달가슴곰 생추어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2021년 12월에는 서천군 사육곰 생추어리 조성 예산도 통과됐다.그러나 남은 사육곰 300여마리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생추어리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남 구례 생추어리는 49마리를, 충남 서천 생추어리는 최대 70~80마리를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정부가 주도한 곰 생추어리 시설은 수용 개체수가 130여마리 정도”라며 “국내에 남아 있는 300여마리 사육곰을 전부 수용할 수 없다. 남은 개체수는 동물단체에서 개별적으로 구조활동을 진행 중이지만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육곰 산업 자체가 정부에서 시작됐지만, 정부는 이를 방치해왔다”며 “사육곰 중성화 사업은 정부의 주도로 이뤄졌지만, 사육곰 문제 공론화는 동물단체들의 오랜 노력이었다”고 부연했다.미국 야생동물보호단체 TWAS가 조성한 생추어리 계류장에서 적응 기간을 갖고 있는 22마리의 곰들 (사진=동물자유연대)실제 동물자유연대는 강원도 동해 농장에서 사육되던 22마리의 사육곰들을 구조, 국내 9개 단체들과 협업해 미국 생추어리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로 이송했다. 구조된 22마리의 곰들은 미국의 대자연을 누리며 ‘사육곰이 아닌 평범한 반달가슴곰’으로 살게 됐다.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6명은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지난달 23일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돼 소위 심사를 받고 있다. 법안은 △곰 사육 및 불법증식 전면 금지 △곰 부산물 취득, 운반, 보관, 섭취 전면 금지 및 몰수조치를 강제하고 있다. 만일 이를 어길 시에는 벌금형 또는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환경부는 “사육곰 금지 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세부 하위법령인 시행령·시행규칙 내용을 마련할 것”이라며 “내부에선 이미 관련 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종합계획 수립
-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정부가 해수면 상승, 고수온 피해 등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계획 수립에 나섰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사진=연합뉴스)해양수산부는 오는 1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기후변화대응 해양수산부문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해양은 해수면 상승, 고수온 피해 등 기후변화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곳이다. 또 전세계 온실가스의 20~30%를 흡수하는 최대 흡수처이자 재생에너지의 보고이기도 하다.앞서 해수부는 지난해 11월 ‘해양수산 기후변화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탄소중립, 관측·예측, 적응·예방 등 분야에서 기후변화 과제와 미래 과제를 논의해 왔다.지난해 연말에는 2050 온실가스 배출목표를 탄소중립에서 더 나아가 마이너스(-) 324만톤(t)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도 수립했다.다음은 내주 해양수산부 주간 계획(9월12일~9월16일)이다.◇주요 일정△12일(월)-△13일(화)10:00 국무회의(장관, 서울)△14일(수)10:00 2022 세계해운경제학회 학술대회(차관, 부산)13:00 해양수산 정책현장 점검(장관, 충남)14:00 상임위 법안소위(차관, 서울)15:10 해양바이오지원센터 착공식(장관, 충남)17:00 해양레저관광도시 MOU 체결식(장관, 충남)△15일(목)10:30 차관회의(차관, 세종)14:00 아·태지역 해양 디지털 국제 콘퍼런스(장관, 서울)14:00 예결위 결산소위(차관, 서울)△16일(금)10:00 2022 해양수산 오프라인 취업박람회(차관, 부산)14:00 2022 물류교통컨퍼런스(차관, 부산)해양수산 정책현장 점검(장관, 제주)◇보도계획△12일(월)11:00 2022년 특허 등 신기술 시험시공 지원기술 공모11:00 남방큰돌고래(비봉이) 야생적응 훈련모습 확인하세요△13일(화)11:00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 착공식 개최△14일(수)06:00 2021년 등록어선통계 발표11:00 제6회 아시아·태평양 해양디지털 국제 콘퍼런스 개최△15일(목)10:00 제4차 기후변화대응 해양수산부문 종합계획 수립11:00 친환경 대체연료 실증선박 건조착수11:00 제3회 제주 국제해양레저박람회 개최11:00 제3회 표준어선형 설계공모전 개최△16일(금)-
- 추석 뒤 1~2주 내 ASF 터졌다…"연휴기간 방역 총력"
- 지난달 강원 양구군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차량과 사람 이동이 많아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집중 방역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5일까지는 ASF 특별대책기간으로 운영하고, 추석 연휴기간 상황 근무방을 편성해 24시간 비상체계를 유지한다고 7일 밝혔다. 최근 2년간 ASF는 추석 이후 1~2주 사이에 양돈농장에서 발생했다. 지난 2020년에는 10월 1일 추석 이후 10월 8일 화천에서, 작년에는 9월 21일 추석 이후 10월 5일 인제에서 ASF 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비상체계 유지와 함께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귀성객의 출입 자제, 소독 강화, 축산인 모임 자제, 외국인 근로자 교육 등 방역수칙에 대한 홍보를 강화한다. 또 농장의 방역시설과 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해 농장 내 방역 조치 의무화하고, 발생 우려가 큰 경기·강원의 양돈농장에 대해서는 농식품부, 검역본부, 지자체 등과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과거 ASF 발생 농가의 방역 미흡사례를 중심으로 점검을 강화한다. 아울러 추석 연휴기간을 포함해 이달 한달간 모든 양돈농장의 주변과 농장 내·외부를 매일 소독한다고 밝혔다. 야생멧돼지에 대한 포획도 강화한다. 농식품부는 야생멧돼지 ASF 발생시 광범위한 확산 경로가 될 수 있는 옥천, 영동, 무주, 김천 등의 지역에 엽사를 최대한 동원해 겨울철까지 야생멧돼지를 집중적으로 포획한단 계획이다. 박정훈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ASF 발생 가능성이 큰 추석 연휴 기간에 귀성객은 차단 방역을 위해 ASF 발생·오염 우려 지역의 양돈농가 방문을 자제하고, 성묘 후 고수레를 하지 않는 등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목멱칼럼]설악산 케이블카 논란, 스위스를 보라
-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자연환경과 동물이 인간 문명과 함께하는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생물의 다양성과 건강한 생태계는 단 하나뿐인 지구의 지속 가능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며 동시에 문명이 가져다주는 편리함, 즐거움, 보건위생 등도 인류가 추구해야 할 소중한 가치이다. 유럽국가들을 여행하다 보면 앞선 과학기술로 자연과 문명이 조화롭게 발전해온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시 곳곳에 잘 정돈된 물길들, 그 물길 사이에 난 아름다운 자전거 도로, 그리고 해발 3000미터 이상의 눈 덮인 산봉우리들을 편리하고 빠르게 오를 수 있게 하는 로프웨이들은 전 세계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유럽경제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알프스산맥에 둘러싸인 스위스는 미국 예일대에서 최근 공개한 2020년 국가별 환경성과지수(EPI)에서 전체 180개국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EPI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달성하도록 환경과 생태계의 건강성 등 각국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비교 평가하고 있다. 스위스에는 자연보호운동에 선도적인 국제자연보존연맹, 1961년에 창립된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WWF)의 본부 등이 있다.이러한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한 각별한 노력과 함께 케이블카와 같은 다양한 로프웨이가 설치되어 있어 관광과 레저산업으로 인한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주목할만하다. 2020년 스위스가 발간한 ‘로프웨이 산업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말 기준 스위스에서는 2433개의 로프웨이 시스템이 연방 또는 주의 승인을 받아 운행하고 있다. 2019/20 겨울시즌에만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2020만 명의 알파인 및 겨울 관광객으로 인해 로프웨이를 통한 운송 수익이 9228억 원에 달했다. 이 기간 케이블카 산업이 올린 총 매출은 2조 816억 원이며 1만6876명을 고용했다. 그중 음식과 호텔, 시설과 장비 임대 등이 약 31%를 차지하고 있다.자연은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힘을 지녔다. 이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여행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스위스는 그들만의 고유한 지속가능성 전략 즉, 스위스테이너블(Swisstainable)을 추구하고 있다. 스위스테이너블은 차분한 마음으로 자연의 품에서 최대한의 휴식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자연을 한층 가까이, 직접 즐길 수 있어야 하고 오래 머물고 깊이 파보는 여행을 의미한다. 환경을 지키며 자연을 즐기려면 결국 ‘최소한의 발자국으로 이동하고, 먹고, 자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달려있다.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68%가 산림지역으로 스위스와 같은 산악국가이다. 한국삭도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 41개소에 143개의 케이블카 시스템이 설치돼있다.유럽에 비해 적은 이유는 환경과 관련한 이슈들 때문이다. 1982년부터 40년간 끌어온 설악산 두 번째 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지자체와 환경단체 간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대청봉 경관 훼손 가능성과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서식지 위협을 두고 재판을 거듭하며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이외에도 10년 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지리산국립공원 케이블카, 20년째 답보 상태인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 등도 이와 비슷하다.과학기술이 발전하며 케이블카 산업도 친환경 설치공법과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360도 파노라마 같은 풍경을 경험할 수 있는 첨단시설 등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이제는 해묵은 논리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개방적 자세로 숙의의 과정을 다시 시작할 시점이다. 그 첫걸음은 스위스처럼 스마트 코리안스테이너블 (Smart Korean-stainable)을 정립하고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