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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성공 원한다면? …수험생도 학부모도 '이것' 신경 써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채 100일 남지않았다. 공부에 총력을 기울이는 수험생들이 입시 전략을 점검하는 것만큼이나 건강 관리와 체력 유지도 중요하다. 운동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근골격계에 통증이 생길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험생 근골격계 통증은 집중을 방해해 학습 능률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장시간 고정된 자세, 수험생 통증 불러심리적으로 불안한 D-100일 전, 신체 통증까지 겹치면 스트레스가 더 가중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많은 수험생이 병원을 찾을 시간이 없어 통증을 참고 버티는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수능 당일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수험생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근골격계 통증은 요통이다. 척추는 서 있을 때보다 앉아있을 때 2배가량의 압력을 받게 된다. 가뜩이나 척추가 받는 압력이 높은 상태에서 앉은 자세까지 바르지 않으면 척추에 더욱 많은 부담이 가해진다.힘찬병원 신경외과 윤기성 원장은 “수험생들의 요통은 허리 뼈의 이상보다는 주변 인대나 근육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공부하는 시간이 늘면서 허리가 구부정해지고, 뼈가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 앉아서 장시간 공부를 할 때는 등받이가 바르고 바닥이 단단한 의자를 선택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 등받이가 비스듬한 의자에 등 전체를 대고 앉고 무릎을 엉덩이보다 약간 높게 하면 허리에 더욱 좋다. 무엇보다 책상에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한 시간에 한 번씩 가벼운 스트레칭은 척추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좌우로 흔들기 등 부드럽게 움직여주는 것만으로도 경직이나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수험생들은 목과 어깨 주위의 통증도 만성화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학습에 집중하면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목이 일자목에 가깝게 변형된 경우가 많다. C자 곡선을 유지하는 정상 척추는 머리 무게를 지탱하고 외부 충격을 완충하지만 일자목이 되면 경추가 탄력을 잃고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목과 어깨 주변에 통증이 유발된다. 또 수험생의 어깨 통증은 경추 문제의 연장선일 수도 있지만 어깨 주변의 근육통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승모근이 과도하게 긴장, 경직되기 쉬워 목덜미와 어깨에 뻐근한 통증과 함께 어깨가 불룩 솟은 듯한 모양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목과 등, 허리가 일직선으로 유지된 상태로 앉는 자세가 좋고, 공부시간 뒤에는 손으로 아픈 부위를 마사지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성 어린 수능 성공 기원, 부모 건강 위협 수능 D-100일을 앞두고는 수험생보다 부모의 애간장이 더 탄다, 자녀의 수능 성공을 기원하는 백일기도와 절을 찾아 108배에 전념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무리하게 절하거나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는 척추 및 관절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 무릎을 꿇은 자세, 혹은 가부좌를 틀고 고정된 자세로 기도를 하다 보면, 정성 어린 마음과는 다르게 관절이 아파진다. 어떤 자세라도 장시간 한 자세로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영양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무릎에 부담이나 통증이 더해진다. 관절을 위한다면 기도 중간중간 관절에 휴식을 주어야 한다. 같은 자세로 20~30분 이상 있지 말고 30분마다 10분씩 휴식시간을 가져 관절 내 혈액순환을 돕는 게 좋다. 기도 전 스트레칭으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푹신한 방석을 깔아 무릎 충격을 최소화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찜질을 해 주면 무릎관절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반복적으로 절하는 108배는 쉽게 허리와 무릎 모두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엎드리며 허리를 굽히는 과정에서 경추에서 골반까지 이어지는 척추 기립근에 하중이 증가한다. 평소 허리디스크 병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급적 허리를 숙이지 않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합장만 하는 것이 좋다. 척추기립근이 단단하게 수축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 허리에 큰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평소 기립근 강화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특히 절을 하느라 쪼그리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 무릎 건강에 치명적이다. 중년 여성의 관절은 이미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로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108배를 하느라 쪼그리고 앉는 동작을 반복하면 무릎 연골의 퇴행이 가속화될 수 있다. 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은 “쪼그려 앉은 자세는 무릎 내부의 압력을 높이고 무릎 내의 인대에 과 긴장을 유발시킨다”라며 “평소 무릎 통증을 간헐적으로 느끼던 사람은 108배 동작으로 무릎 연골 손상이 더해지면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주로 무릎 안쪽 연골에 부담이 가해져 내측 연골이 닳아 O자형 변형이 일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퇴행성 관절염 발생 확률도 함께 높아진다. 절을 한 후 통증이나 관절에서 좋지 않은 소리가 나면 관절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인포그래픽 이미지]수능 ‘D-100일’ 건강관리 (이미지 제공=힘찬병원).
- '나솔사계' 4기 영수 "무속인 정숙, 솔로나라 속 모습이 좋아서 이별"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나솔사계’ 4기 영수가 무속인 정숙을 더 이상 만나지 않는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와 함께 6기 영철♥영숙 커플의 웨딩촬영 모습과 신혼집이 공개됐다. 11일 첫 방송된 SBS PLUS·ENA(이엔에이)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 솔로) 스핀 오프 ‘나는 SOLO : 사랑은 계속된다’(이하 ‘나솔사계’) 1회에서는 방송 당시 숱한 화제를 뿌렸던 ‘비주얼 커플’ 6기 영철♥영숙의 결혼 준비 스토리와 ‘조섹츤’ 4기 영수의 싱글 라이프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이날 MC 데프콘은 ‘나솔사계’의 문을 열며 “‘나는 SOLO’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요청이 많았다”고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데프콘의 새로운 짝꿍인 MC 가영은 “가장 궁금한 출연자는 영철♥영숙”이라고 맞장구치며, “외적인 이상형은 3기 영철”이 고백했다. 잠시 후, 6기 영철♥영숙의 일상이 공개됐다.먼저 영철은 “2세가 생기면서 기왕 하기로 했던 결혼을 앞당기기로 했다”며 결혼X임신 소식을 동시에 알렸다. 이에 영숙은 “솔로나라는 제게 되게 특별한 운명”이라고 감격했다. 부산 남자 영철과 서울 여자 영숙은 ‘왕복 6시간’을 오가며 뜨거운 연애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영철은 “일주일에 3-4번씩 오가며 잠도 줄였다”고 말했고, 영숙도 “제가 미친 줄 알았다”고 하더니 영철에게 ‘남편’이라는 호칭을 써 2MC를 놀라게 했다. 또한 영철은 “서로 가장 뜨거울 때 결혼해서 좋다. 결혼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는데, 첫눈에 반했었다”며 행복해했다.얼마 후, 두 사람은 웨딩촬영을 하러 출동했다. 특히 두 사람은 촬영용 소품으로 쓰기 위해 추억이 담긴 ‘단발머리 인형’까지 대동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영철은 웨딩 촬영 중 힘들어하는 영숙에게 입에서 입으로 젤리를 전달해줬고, 데프콘은 “너무 부럽네요”라고 찐 반응을 보였다. 영철은 두 사람의 신혼집에 대해 “서울 기차역 근처에 꾸렸다. 영숙이가 직업을 포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제가) 주말마다 업무를 보러 부산에 내려가기로 했다. 피곤해봤자 영숙이와 함께 있는 게 좋으니까 괜찮다”며 사랑꾼 면모를 드러냈다. 영숙은 그런 영철에게 감사하며 “둘 중 한 명은 포기해야 했다. 오빠가 먼저 얘기를 꺼내줘서 마무리가 잘됐다”고 밝혔다.이후 영철은 부산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트레이너센터 1,2호점에 들러 결혼 소식을 전했다. 으리으리한 센터의 규모에 깜놀한 데프콘은 “이분 바디 재벌이네!”라고 외쳤다. 연이어 혼자 살던 부산 집도 공개한 영철은 이삿짐을 싸다가 비상금을 소중하게 챙겨 웃음을 안겼다. 드디어 이삿날, 깔끔한 인테리어로 구성된 복층 신혼집을 정리하던 영철은 “(영숙의) 뱃속에 아기가 있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인데 이 부분만이라도 고민을 덜어주자 싶었다”며 배려심을 드러냈다.다음으로 ‘조섹츤’ 4기 영수의 싱글라이프가 공개됐다. 이른 아침, 그는 거실서 홀로 운동을 하면서 ‘방구석 일상’의 문을 열었다. 영수는 본인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에 응하는가 하면, 집에서도 섹시한 향수를 뿌리더니 거울을 보고 춤을 추며 넘치는 자기애를 보여줬다. 이에 데프콘은 “허세가 있는데 귀엽다”고 말했지만, 가영은 “나는 못 사귈 것 같다”고 솔직히 밝혀 모두를 빵 터지게 만들었다. 영수는 “방송 나간 지 8개월이 됐는데 아직도 제가 굉장히 언급이 많이 되고 있다”며 팬들이 만든 굿즈를 차례로 공개했다. 급기야 자신에게 달린 댓글을 읽으며 뿌듯해 하는 영수에게 데프콘은 “연예인병 걸린 것 아니야?”며 너스레를 떨었다.잠시 후 영수는 자신이 출연한 ‘나는 SOLO’ 다시보기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 영수는 “4기 소나무와 장미 편. 20번은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는 SOLO’ 당시 무속인 정숙과 최종 커플이 됐던 영수는 “지금은 안 만나고 있다”며 “제가 솔로나라 안에 있던 정숙이를 너무 좋아해서 현실에서도 정숙이를 찾고 있더라. 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나서는, 맞지 않아서 연결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이후 영수는 커피를 내려먹은 뒤, 빨래를 했다. 또한 혼자 VR 탁구까지 즐기자 데프콘은 “약간 짠해 보이긴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영은 “‘나솔사계’ 보고 (영수씨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성분들이 있을 것 같다”며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영수의 혼자만의 시간은 어머니의 방문으로 ‘와장창’ 깨졌다. 어머니는 등장과 동시에 “넌 매일 이 옷만 입고 있니?”, “‘나는 SOLO’만 보니”, “니가 연예인이니?”라고 속사포 잔소리를 쐈다. 특히 어머니는 먼저 결혼하는 영수의 여동생을 언급하며 “너도 내년 정도에 빨리 (장가)가라”고 압박했다.결국 장가가겠다고 어머니와 손가락을 걸고 약속한 영수는 어머니가 떠나자,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는 요즘”이라며 쓸쓸해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도 영수는 ‘나는 SOLO’ 영수X정숙 편을 보며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 ‘도돌이표 일상’을 이어갔다. 이에 제작진이 “특별한 게 없다”고 지적했고, 영수는 “허공에 대고 섹시할 순 없다. 여성분이 있어야 나오겠죠?”라고 ‘파워 당당’ 답변을 내놓았다.방송 후 시청자들은 “영철♥영숙 커플, 넘나 궁금했는데 서로 배려하며 잘 지내니 보기 좋아요”, “‘나는 SOLO’ 대표 비주얼 커플! 아기는 얼마나 예쁠지 기대 폭발”, “역시 기대를 버리지 않는 조섹츤! 보고만 있어도 웃겨요”, “귀여운 허세남 영수, 되게 비슷한 싱글 라이프인데 뭔가 특별하다” 등 뜨거운 피드백을 보냈다.한편 SBS PLUS·ENA ‘나솔사계’는 ‘솔로나라’를 거쳐 간 110여명의 출연자들의 ‘그 후 이야기’를 담는 스핀 오프 예능으로, 매주 목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 아름다움과 민낯 사이…미술관을 뒤집다[이수연의 아트버스]<17>
- 작가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한 프레드 윌슨이 기획하고 작업해 1992년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에 전시한 ‘미술관 발굴하기’ 중 ‘담배가게 원주민들이 바라보는 미국 원주민 후손의 초상’. 미국 역사에서 자주 또 흔히 왜곡돼온 원주민의 나무조각상을 뒷모습만 보이게 설치했다. 이 앞에서 관람객은 나무조각상이 바라보는 대로 원주민 후손의 사진만 볼 수 있다. 윌슨은 미술관 수장고에 묵혀뒀던 소장품에서 흑인노예역사 유물, 백인지배층을 상징하는 오브제를 꺼내 병치하는 방식으로, 기존 역사관과 편견을 뒤집고 해석의 주체를 이동하는 ‘파격’을 전시했다. 미국 볼티모어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 소장.까마득히 오래전,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가 그린 동굴벽화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예술의 기원’이란 것을 말입니다. 문자를 대신한 소통이 예술의 목적, 그 전부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내 예술은, 또 미술은 다른 날개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종교를 달고, 휴머니즘을 달고, 상상력을 달았습니다. 20세기쯤 오자 미래를 내다보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과학과 기술을 딛고 서서 인간의 꿈이 도달할 그 너머를 꿈꿨던 겁니다. 이제 현대미술은 영역의 한계를 두지 않습니다. NFT에다가 메타버스에까지 닿아 있지 않습니까. 오랜시간 현대미술의 진격을 지켜봐온 이수연 학예연구사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과학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비로소 가능했던, 예술의 창조적인 경계의 확장을 가져온 미술거장의 삶과 작품 읽기를 통해 예술로 꾸는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그 드넓은 ‘아트버스’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이수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미술관은 무엇을 하는 공간일까. 우선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하고 멋진 건축을 만날 수 있다. 인류문명의 최정점을 찍은 거장들의 마스터피스를 보고 인간의 지혜와 감성에 탄복하게 된다. 이처럼 아름다운 것을 찾고, 그 아름다움에 위안을 받고자 하는 것이 미술관을 찾는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미술관이 아름다운 것을 보기 위한 공간만은 아니다. 인간의 지성·감성을 뽐내기 위한 공간만도 아니다. 그런 목적이라면 그토록 많은 돈과 인력을 쏟아부어 성전 같은 건축물을 짓고 수많은 전문가를 고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미술관은 무엇을 하는 공간일까. 미술관은 문명사를 정리한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고 문화적으로 중요한 사물을 수집하고, 연구해 전시한다. 또 그 사물이 훼손되거나 파괴되지 않게 보존해 미래의 인류에게 축적된 지식으로 전달한다. 인간의 문화·역사는 말과 글로만 전달할 수 없을 만큼 복잡다단하다. ‘석굴암’의 불상이 얼마나 독창적이며,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글로만 정리할 수 있을까. ‘분청사기’에 얽힌 구구절절한 사연을 구전민요로만 전달할 수 있을까. ◇인간의 문명사 정리하는 공간 ‘미술관’, 과연 합리적인가 하지만 미술관이 수집·연구·전시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게 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구조로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일이다. 이미 근대부터 그랬다. 시대·장르별로 구분해 합리적인 설명을 제공하는 미술관이야말로 교육·계몽을 통한 유토피아적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미국의 사진작가 에드워드 스타이켄(1879∼1973)이 기획한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전설적인 전시 ‘인간가족’(The Family of Man·1955)이 좋은 예다. 2차대전 이후 팍스아메리카나가 제시한 사회 모습을 잘 정리한 이 전시에서 스타이켄은 사진을 통해 사람이 겪는 공통적인 경험과 감정을 끌어내 보편적인 근대사회의 인간을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19세기 발명한 이래 예술과 기록, 상업 사이에서 애매하게 떠돌던 사진이란 장르를 당당히 회화를 대체할 예술로서 미술관에 입성시켰다. 그렇다면 미술관의 분류체계는 얼마나 합리적일까. 가령 한반도 청동기시대 무구 중 하나인 청동방울이 있다고 치자. 만약 당신이 큐레이터라면 미술관 어디에 놓겠는가. 아마 거리낌 없이 ‘청동을 재료로 한 도구’란 곳에, 또 ‘한국’이란 국가의 하위장르에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동방울은 만들어졌을 당시 제사장만 쓸 수 있던 신성한 물건이다. 청동으로 만든 무기·화로와 섞일 수 있는 아무것이 아니다. 게다가 청동방울은 제사장이 흔들 때만 비로소 본래의 기능을 발휘한다. 청동방울이 본래 기능인 ‘신령함’을 잃는다면 아무리 합리적인 설명이 따라붙는다고 한들 반쪽짜리 진실에 불과할 것이다. 더구나 ‘한국’이란 섹션은 당시 관점에서 보자면 허구에 불과하다. 한반도에 살던 청동기인들은 국가란 개념조차 없었다. 근대 미술관의 맹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지식의 보편성과 합리성을 맹신할 때 발생한다. 프레드 윌슨이 기획·작업한 전시 ‘미술관 발굴하기’(1992) 중 ‘메탈 워크’. 미국 남부 노예제를 한눈에 들여다보게 한 이 설치작품은 백인지배층이 사용하던 ‘은으로 만든 식기류’와 흑인노예층이 차고 있던 ‘족쇄’를 한자리에 놓아, 당시 상황과 현재 역사·문화에 대한 담론이 자연스럽게 섞이게 했다. 서로 다른 맥락에서 제작됐으나 역사에서 불가분한 관계에 있는 두 종류의 사물을 나란히 배치한 윌슨은 기존 미술관의 ‘보여주기’ 식 전시개념을 벗겨내며 미술계 안팎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미국 볼티모어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 소장.프레드 윌슨(68)의 전시이자 작업인 ‘미술관 발굴하기’(Mining the Museum·1992)는 이러한 통찰에서 출발했다. 미국 볼티모어의 매릴랜드역사학회(Maryland Historic Society) 미술관의 소장품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그는 미술관이 정리한 문화와 문명사가 얼마나 편견에 가득 차 있는지, 얼마나 지배계층(주로 백인)의 목소리만을 담고 있는지 고발하고자 했다. ◇여느 미술관 해오던 것과 다른 전시로 ‘새로운 역사’ 발굴윌슨은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스스로의 정체성을 아프리카, 원주민, 유럽인이 섞인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혼종에서 찾는다. 물론 자신의 정체성을 현재의 미국 국적, 작가에 두기도 하지만, 유색인종으로 미국땅에 정착하기까지 선조가 겪어온 역사 속에서 형성된 유서깊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그 ‘역사적 정체성’에 기반해 여느 미술관이 해오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역사를 발굴하고자 했던 것이다. 1844년 개관한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은 미국 역사를 대표하는 오브제와 작품을 수집해 소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식민지시기나 노예제 등과 관련한 유물이 대표적이다. 윌슨은 전시를 앞두고 몇개월에 걸쳐 뉴욕과 볼티모어를 기차로 왕복하며 미술관의 유물을 상세히 관찰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처음에는 유물을 보기 위해, 이후에는 그 유물을 매일 다루고 분류하는 큐레이터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프레드 윌슨이 기획·작업한 전시 ‘미술관 발굴하기’(1992) 중 ‘캐비닛 메이킹’. 고풍스러운 의자와 노예를 채찍질했던 도구를 함께 배치했다. 미국 볼티모어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 소장.과연 그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을까. 윌슨은 관람객에게 의도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이게 된다. 그 유명한 ‘메탈 워크’(Metal Work)란 작업은 거기서 나왔다. 똑같은 금속 소재의 유물이지만 용도가 판이하게 다른 두 가지를 한 좌대에 배치한 것인데, 바로 부유한 백인지배층이 사용하던 ‘은으로 만든 식기류’와 흑인노예층이 차고 있던 ‘족쇄’다. 같은 시대에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던 이들의 사물을 한 데 놓아 미국이 누렸던 번영의 대가를 질문한 것이다. ‘캐비닛 메이킹’(Cabinet Making)도 마찬가지다. 고풍스러운 안락의자와 노예를 채찍질했던 도구를 함께 배치해 당시를 상상하도록 했다. 윌슨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량이 탁월했는데, 특히 조각상 전시가 흥미롭다. 전시장 입구에 나폴레옹(1769∼1821), 앤드루 잭슨(1767∼1845·미국 7대 대통령), 헨리 클레이(1777∼1852·미국 정치가)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흉상은 흰색 좌대에 올리고, 흑인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프레데릭 더글러스(1817∼1895·개혁가), 벤자민 배네커(1731∼1806·천문학자), 해리엇 터브맨(1820∼1913·인권운동가) 등은 검은 좌대만 만든 채 흉상 없이 비워뒀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위인은 하얀 좌대 위 ‘백인의 역사’에 기여한 사람이고, 지배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은 위인은 검은 좌대 위 ‘없는 인물’처럼 잊혀진다. 또 다른 조각상 전시도 다르지 않다. 미국 역사에서 왜곡되고 뒤틀리게 묘사돼 온 원주민을 세운 나무조각상은 아예 관람객에게 등을 보이고 서 있다. 이들 뒷모습 사이사이로 관람객이 마주할 수 있는 것은 벽에 걸린 원주민 후손의 실제 사진들뿐이다. 프레드 윌슨이 기획·작업한 전시 ‘미술관 발굴하기’(1992) 중 ‘좌대와 구체, 흉상들’. 오른쪽 하얀 좌대 위에는 백인지배층의 역사에 기여한 ‘인물의 흉상’을, 왼쪽 검은 좌대 위에는 백인지배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은 ‘인물의 없는 흉상’을 전시했다. 미국 볼티모어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 소장.◇행동하는 전시, 관람객에게 새로운 의무를 부여하다이런 전시를 통해 윌슨은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을까. 그는 “누구든 전시를 보고 현실에서 뭔가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만큼 윌슨은 그가 사는 시대를 심각하게 보고 있었고 그 진단은 틀리지 않았다. 실제로 전시를 개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흑인 로드니 킹을 백인경찰이 과잉제압한 사건에서 발단한 ‘LA폭동’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술관 발굴하기’ 전은 5만 5000명이 넘는 관람객을 이끌며 대성공을 거뒀고, 미국미술관협회는 이 전시를 ‘올해의 전시’로 선정하고(1993), 윌슨에게 큐레이터협회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수상 이유는 “미술관에 부여되는 새로운 시대적인 요청, 역사 다시쓰기”를 해냈다는 것이었다. 미술사가 손꼽는 성공적인 전시였다. 하지만 애초 전시가 의도했던 만큼 세상이 변했는지는 의문스럽다. 여전히 차별과 억압은 존재하며, 미술관은 지배자의 담론을 즐겨 차용하기도 한다. 다만 한 가지 성과가 있다면, 1990년대 윌슨이 제기한 이 대담한 문제의식이 현재 대부분 근현대미술관이 공유하는 보편적인 어젠다가 됐다는 것이다. 미술관은 아름다운 공간에 세련된 전시를 내놓으면서도 끊임없이 스스로의 논리에 의문을 품고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이는 미술관 전시를 찾는 관람객에게도 똑같이 부여된 새로운 의무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이수연 학예연구사는… 1979년 생. ‘문자보다 이미지’였다. 이미지의 가능성, 이미지를 읽어내는 방식에 자꾸 관심이 갔다.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한 뒤 방향을 틀었다.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하고 ‘백남준 퍼포먼스 연구’란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후 미술전문기획사 사무소(SAMUSO) 등을 거쳐 2008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로 일하면서 전문영역이 선명해졌다. 무빙이미지·영화·인터넷 등 미디어기술의 발전이 미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고든 일이다. 내친김에 미국 코넬대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해 미디어기술을 입은 시각문화가 끝없이 진화하는 현장을 학술연구와 연결하는 일에까지 욕심을 냈다. 백남준 탄생 90주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올 가을에 열 ‘백남준 효과’ 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 코로나19 신규확진 12만4857명…폭우에도 재유행 이어질까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으로 12만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11일 오후 광주 서구 5·18민주화운동 교육관에 재설치 운영에 들어간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1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오후 9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2만485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동시간대(13만1518명) 보다 6661명 적은 수치다.방역당국은 주 후반께 확진자가 감소하는 점과 집중호우로 인해 검사 수 자체가 줄어든 영향을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자정 집계 마감 이후 발표하는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늘어나 12만명 후반대를 기록할 전망이다.권역별로는 수도권에서 6만2471명, 비수도권에서 6만2386명으로 각각 50%를 기록했다.지역별로 보면 경기 3만2662명, 서울 2만2836명, 경남 7768명, 인천 6973명, 경북 6656명, 대구 5572명, 충남 5397명, 전남 5235명, 전북 5명, 부산 4319명, 강원 4311명, 충북 4235명, 광주 430명, 대전 3797명, 울산 3104명, 제주 1978명, 세종 984명 등이다.방역당국은 이달 중 일일 확진자 20만명을 기록하며 재유행 상황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국은 휴가철 등 변수를 반영한 새로운 예측 결과를 다음 주 내놓을 예정이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비전·협치·반성 ‘3無 정부’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다음은 1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비전·협치·반성 ‘3無 정부’-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美, 대만 반도체 의존은 위험”-650억 농산물 할인쿠폰 투입…추석물가 작년 수준으로-LH 사장 사의…文정부 기관장 줄사퇴 이어지나-[사설] 재난 틈탄 소모적 정치 공방, 민심·민생은 뒷전인가-[사설] 한풀 꺾인 글로벌 인플레, 한국은 안심 아직 이르다△주목받는 미술계 우영우-“예술 향한 열정 앞에 장애 없다”…성장을 응원하다-작가 정은혜 “내가 그린 얼굴만 4000명…그림 그릴 때 가장 행복해”△정부, 밥상물가 잡기 총력-추석성수품 가격 1년 전으로…명태·오징어 등 최대 반값에 산다-“더 싸게”…고물가 시름 덜기 나선 유통가-‘디딤돌대출 금리’ 연내 동결…11만 9000가구 수혜△尹 대통령 취임 100일-한미동맹 확장, 공공기관 슬림화 성과…설익은 정책, 인사참사는 오점-尹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 대대적 인적쇄신 포함할까-한미일 공조 강화 잰걸음…중국과의 관계개선은 난제△尹 대통령 취임 100일-민간주도성장 포석 놓았지만…미래 먹거리 확보 ‘혁신정책’은 안 보여-“규제혁신 기대감…지지율 하락에 노동개혁 실패 우려도”-전정권 수사 잔혹사 반복 조짐…文·李 향하는 칼날들△미세플라스틱의 역습-주삿바늘·젖병 통해 침투, 폐·태반서 검출…몸에 쌓이면 암위험 높여-빨래만 해도 나오는 미세플라스틱 ‘法’으로 관리-해외선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 서두르는데…국내선 검토중△종합-해수부, HMM 민영화 추진 공식화…“정부 지분 단계적으로 축소”-한동훈, 시행령으로 검수완박 무력화…檢 수사권 원상 복구-[이슈분석] 中 ‘韓 3불+1한 선서’ 주장에 韓 “안보주권 협의대상 아냐”-‘디지털자산기본법’ 탄력…민관 TF 구성-文 임명 대형 공공기관장 중 첫 사임△경제-50억 퇴직금 의혹 연관 ‘산재’…고용부, 과태료 150만원에 내사 종결-130개 공공기관, 노동이사 맞이에 분주-‘조달청 입찰 담합’ 11개 철근사에 2565억 과징금-금리 오르자 정기 예·적금에 몰리는 돈…한달새 22.5조↑△정치-주호영號, 비대위원 인선 속도…전대시기·법적 리스크 등 곳곳 ‘암초’-국회 논의 첫발도 못뗀 ‘올해 종부세 감면’-北 김정은 “코로나 방역전쟁 승리 선포” 김여정 “대북전단이 매개물…보복 검토”-文 색깔 지우는 민주당-박용진, 조기 단일화 요구에…강훈식 사실상 거부△금융-돈되는 기업대출에 인터넷은행도 ‘기웃’-금감원 ‘손태승 DLF 소송’ 상고 결정-탄력 받는 금융단체장 인석…官출신 기조 잇나-빚 갚아주는 AIA생명 신용보험 ‘눈길’△글로벌-“정점 찍었다” vs “8.5%가 낮은가”…美 인플레 논쟁 ‘들썩’-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수, 넷플릭스 제쳤다-검찰 출석한 트럼프 ‘묵비권’ 전직 대통령 첫 형사처벌 받나-日 국민 1인당 ‘나랏빚’ 부담 처음으로 1000만엔 넘어서-우크라 해외채무 상환 2년 연기…디폴트 위험 벗어나△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美·中 대만 놓고 전쟁 가능성도…‘전략적 모호성’ 유지로 충돌 피해야-“北 7차 핵실험 가능성 매우 높아…尹, ‘대화의 공’ 金에 넘기면 안돼”△산업-노태문 “갤Z 폴드4·플립4, 완성도 100%…올해 1000만대 이상 팔겠다”-무상 견인에 수리비 50% 할인 車업계 ‘침수 피해차’ 지원 돌입-“美, 중국산 배터리 제재는 기회”…K배터리 ‘LFP’ 진출 속도-롯데그룹 화학군·남부발전 수소·암모니아사업 공동추진△소비자생활·ICT-패션·화장품·명품 불티…호황 탄력붙은 백화점-쿠팡 분기 첫 흑자…‘연간 흑자’ 도전-편의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 담았더니…1억뷰 공감-30GB를 6만1000원에…KT도 ‘5G 중간요금제’ 경쟁 참전△세상을 변화시킬 미래기술 시즌5 ②AI(인공지능)-‘초거대 AI’ 개발로 딥러닝 진화…그림 그리고 작곡까지 ‘뚝딱’-인간같은 종합적 사고 ‘멀티플레이 AI’ 뜬다-말만하면 AI가 프로그램 짜준다…개발자 인력난 ‘노코드 플랫폼’이 해결△증권-美 물가 꺾이나…네이버·카카오 오랜만에 웃었다-자존심 구긴 ‘유니콘 특례상장 1호’ 쏘카 청약, 기관 이어 개미도 외면-허장 행정공제회 사업이사 “알파돔 다음 타깃은 물류·데이터센터 안정적 수익 이어갈 것”-말라버린 거래대금 채권·ELS 운용손실 증권사 실적 반토막-코스닥 자진 상폐 급증…이유는 가지가지△부동산-새 아파트 쏟아지니 일대 전셋값 수억씩 뚝뚝-서울 아파트값 41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SK에코 ‘드파인’ 공개…프리미엄 브랜드 경쟁 불붙었다-둔촌주공, 중단 118일 만에 ‘공사 재개 최종 합의’△이수연의 아트버스-아름다움과 민낯 사이 미술관을 뒤집다△스포츠-1000억원 ‘쩐의 전쟁’…코리안 브러더스 출격-박결, 8년 연속 평균 퍼팅 순위 10위권 유지 비결은-장하다 ‘리틀 우생순’-우상혁, 바심과 연장 혈전 끝에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2위-대통령배 나서는 황선우, 접영 100m 한국 신기록 도전△오피니언-[목멱칼럼] 자영업 빠진 자영업 정책-[기고] ‘재정준칙 법제화’ 더는 미룰 수 없다-[기자수첩] 샤넬이 에르메스가 될 수 없는 이유△피플-이건희 기증품, 美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전시 협의 중-삼성 30억·현대차 20억·LG 20억 성금-집중호우 피해 이재민에 김혜수·싸이 1억원씩 쾌척-“30년 전 우리별1호는 헌신…지구관측사업 도전할 것”-그림책 ‘눈사람 아저씨’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 88세로 별세-독립운동가 이동녕 선생 손녀, 조부 묘역 첫 참배-[알림] 호우 피해 이웃돕기 성금모금-[명복을 빕니다]-[인사가 만사]△사회-오세훈, 수조원 드는 ‘강남 빗물터널’ 재추진…교통 등 복합기능 고려를-서울 반지하 멸실 정책 없애는 게 능사 아니다-인천에 물난리 났는데…구의원은 제주도 연수 떠나-서울시, 만 24세 이하 부모에 양육비 지원-김학의 前 차관, ‘뇌물수수 혐의’ 무죄 최종 확정-조달청, 일본인 귀속재산 504만㎡ 국유화 완료-이명박, ‘해외 비자금 의혹’ MBC 정정보도 소송 패소
- [단독]국내 1위 베어링용 강구업체 박원, 매물로 나온다
-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국내 1위 강구 제조업체 박원이 다시 매물로 나온다. 지난 2020년 박원 지분을 인수해 주요 주주에 오른 KB증권과 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에스티리더스PE)가 기존 엑시트 수단으로 설정했던 기업공개(IPO)가 아닌 인수합병(M&A)으로 방향을 틀면서, 여러 대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박원의 강구 제품 서비스 사진. 사진=박원 누리집 갈무리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강구 제조업체 박원의 지분 전량이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강구는 쇠구슬 형태의 제품으로 기계 장치가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돕는 부품인 베어링 제조 시 들어가는 주요 부품이다. 지난 2019년 최대주주 등이 매각을 추진,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선정했으나 매각가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프리IPO 투자유치로 방향을 틀었다. 2020년 프리IPO에서 45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KB증권 사모펀드 본부 KB증권PE와 에스티리더스PE는 내년 박원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다만 공모 시장이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불리한 조건으로 상장을 강행하기보단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측에 매각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IPO 가능성도 물론 열어둔 상태다.매각하려는 지분은 지분 전량이다. 박원의 지분은 창업자인 박종달(17.89%) 회장, 아들 박운규(23.35%) 사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등이 지분 총 65.38%를 들고 있다. 이외 KB PE와 에스티리더스PE가 각각 17.31%씩 총 34.62%를 보유했다. 재무적 투자자(FI)들 뿐 아니라 창업자와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모두 매각하려는 방향성을 세우고 있다. 매각 움직임에 이미 여러 대기업에서 인수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매각 시 기업가치는 2000억원 이상으로 분석된다. 앞서 KB PE와 에스티리더스PE는 지난 2020년 11월 각각 ‘KB소부장1호PEF’와 ‘STL제13호PEF’를 통해 박원에 총 450억원을 투자해 주요 주주에 올랐다. 당시 기업가치는 포스트밸류 기준 1300억원으로, 2년이 지난 현재 사업 경쟁력과 수익성 모두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2000억원 이상의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박원은 국내 1위 베어링에 쓰이는 강구 제조업체로 지난 1973년 설립됐다. 베어링은 회전이나 왕복 운동을 하는 축을 일정한 위치에서 지지해 자유롭게 움직이게 하는 기계 부품이다. 자동차와 산업용 기계, 가전제품, 정보 기기 등 여러 기계 장치에 사용된다. 어떤 장치에서든 필요한 베어링용 강구를 다양한 소재와 규격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이 박원이 꼽는 강점이다.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를 비롯해 풍력발전 관련 제조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박원의 고객사는 일진글로벌, 셰플러(Schaeffler), SKF, GMB, Seohan, TAIHO, Autoliv 등 글로벌 자동차부품사와 씨에스윈드(CS WIND) 등 풍력발전 관련 회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수익성 제고가 가능한 비결로 꼽힌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풍력발전 기업 제품·설비에 베어링 부품이 들어간다”며 “베어링용 강구가 쓰이는 대부분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는 단계로,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