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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이재명식 무상교복으로 교복값 오른다는데…
  • [선택 6.13]한국당, 이재명식 무상교복으로 교복값 오른다는데…
  • (자료=자유한국당)[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비싼 교복값 → 학부모 부담 가중 → 현금지급 → ‘더 비싼’ 교복값 → 학부모 부담 가중 → 더 많은 현금지급”자유한국당이 지난달 25일 자당 홈페이지에 게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정책 검증 글에서 이 후보의 무상교복 정책을 겨냥, 이러한 악순환 유통구조 탓에 대형교복업체를 ‘영생흑자기업’으로 만드는 정책이라 꼬집었다. 비싼 교복값은 그대로 두고 학부모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당장은 학부모 부담이 줄어들지 모르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라고도 했다.문제는 한국당이 악순환의 핵심연결고리로 현금지급으로 인해 교복값이 오른다고 전제(‘더 비싼 교복값’)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정책 검증 시리즈를 제작해 홈페이지에 내건 중앙당 홍보국 역시 책임을 남경필 한국당 경기지사 후보 측과 경기도당에 미루는 실정이다. 남 후보 측은 30만원을 넘는 경기도 내 평균 교복값을 고려하면 이 후보 측이 공약대로 29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더라도 문자 그대로의 ‘무상교복’이 아니라며 중앙당 정책 검증과는 결이 다른 주장을 펼쳤다. 다만 학부모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이 후보의 공약이 현실화하면 교복값이 오른다는 근거를 명확한 제시하진 하지 못했다. 대신 “10년간 도내 교복값 추이를 보면 상승세에 있는 건 맞다”며 “교복값 상승을 억제할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추가 상승은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이 같은 비판을 접한 이 후보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국당이 근거 없는 흠집 내기로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게 이 후보 측 반박의 요지다. 이 후보 측은 “각 학교는 공정한 입찰 과정을 통해 학교 사정에 맞춰 질과 가격을 두루 고려해 교복을 선정한다”며 “교복값이 오를 이유도 명분도 전혀 없다”고 반발했다.오히려 ‘경기도 섬유협회와 함께 저비용 고기능 교복 신소재를 개발한다’는 남 후보의 착한 교복 공약에 의문을 제기했다. 남 후보가 민선 6기 시장으로 재임한 동안 착한 교복 도입률이 1~2%대에 머무르는 등 유명무실화하다는 것이다. 경기도 내 중학교 626곳 가운데 착한 교복을 선정한 학교는 7곳(1%)에 불과했고 고등학교도 472곳 중 9곳(2%)에 그쳤다. 이에 대해 남 후보 측은 사실상의 시범 기간에 해당한다며 남 후보가 재선되면 도입률을 높이겠다고 재반박했다.(자료=명캠프)
2018.06.03 I 유현욱 기자
구자균 LS산전 회장 “LG 차기총수 구광모, 생각 깊고 자상하다”
  • 구자균 LS산전 회장 “LG 차기총수 구광모, 생각 깊고 자상하다”
  • 구자균 LS산전 회장[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구자균 LS산전(010120) 회장이 차기 LG 총수로 주목받고 있는 오너가 4세 구광모 LG전자 상무에 대해 “자상하고 생각이 깊다”고 말했다.구자균 회장은 최근 LS용산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사랑하는 조카다. 소탈한 성격”이라면서 “말 수가 많지 않으며 생각이 깊고 자상한 편”이라고 평했다. 또 “부친인 고(故) 구본무 LG 회장과는 (결이) 좀 다르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했다.구광모 상무는 지난달 20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구본무 회장은 불의의 사고로 외아들을 잃고 지난 2004년 친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1978년생인 구 상무는 서울 경복초교와 영동고를 졸업한 뒤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했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이후 미국 유학과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등을 거쳐 지금의 LG전자로 옮겨 근무 중이다.구자균 회장은 그룹 창업자 구인회 회장의 넷째 동생인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항렬로 따지면 구본무 LG 그룹 회장보다 높으며 구광모 상무에겐 재종조부(할아버지의 형제)다. 구 상무는 이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주총 전까지 현재 맡고 있는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사업부장으로서 디지털 사이니지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주력할 전망이다.재계에선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LG 총수 역할을 할 구광모 상무가 이번 이사회에서 어떤 직책을 맡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장·로봇·에너지·바이오 등 LG그룹 차원에서의 신사업 육성을 위한 기업인수합병(M&A)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06.01 I 김미경 기자
 계단식 건물의 비애
  • [현창용의 공간·공감] 계단식 건물의 비애
  • 서울 마포구 아현동과 서대문구 북아현동 지역. 사진 우측으로 사선제한에 따라 계단형태로 설계된 주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부 주택들은 불법증축으로 실내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사진=뉴시스)[현창용 Architects H2L 대표] 도심 주택가에 위치한 수많은 3~5층 규모의 작은 다세대·다가구주택. 소위 ‘빌라’라 불리는 이들 건물들 가운데 상부가 한쪽을 향해 깎여나간 형태로 지어진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일부 건물들은 계단식으로 깎여나간 부분에 불법 증축을 해 실내로 사용하고 있는 것 역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급히 덧댄 듯 건물 하부의 주 재료와 다른 재료로 대강 마무리 해 건물 전체의 인상을 망가뜨려 놓곤 한다.필자는 지난해 한 주택 프로젝트을 의뢰받았다. 강북 노후 도심에 다세대주택을 신축하고자 했던 건축주와 설계 초기작업을 진행했다. 설계 진행하던 중 건축주가 계단식으로 형성되는 북측 외부 베란다 바닥에 생활 하수 배관을 계획해 달라는 연락을 해 왔다. 준공 후 불법 증축을 하고자 나름 치밀하게 준비하려 했던 것이다. 설계과정에서부터 불법 행위를 관망하고 있을 수는 없는 데다, 이는 우리 도시 풍경을 망치는 주범임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 더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 결국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시다면 설계를 진행할 수 없다”고 고사했다.불법증축의 유혹은 우리 건축법의 부실함에 기인한다. 불법증축은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제한’에 의해 건축에 제한을 받는 북측면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건축물을 신축할 때 프로젝트 대상지 북측 대지의 햇빛을 가리지 않게 하기 위한 법률이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은 건축물을 지을 때 북쪽 대지경계선에서 기울기 2분의 1의 가상 사선을 그려, 신축 건축물이 그 사선을 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도시 과밀화에 대응해 최소의 생활환경을 설정하기 위해 1971년에 도입됐다. ‘일조권 사선’이라 불린다. 제한 내 짓기 위해 건물의 북쪽 면은 계단 형태로 깎여 나가게 되는데, 앞서 짚은 바와 같이 이 부분은 준공 후 불법 증축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도시미관 훼손, 일조권 분쟁 등 많은 사회적 문제의 온상이 되곤 한다.해당 법규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주택의 양적 공급이 엄청난 기세로 확장되던 1970~80년대 ‘햇빛’을 ‘환경’의 요소로 다루기 보다 최대한의 도시개발을 위한 민원 최소화 기준으로 해석해 만들어진 법임을 알 수 있다. 빛이라는 환경을 누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 건축물의 최대 개발을 위한 물리적 기준으로서 마련된 법규다. 태양의 빛이 계절에 따라, 낮과 밤에 따라 내리쬐는 방향과 양이 천차 만별이라는 건 당연하다. 그럼에도 단순히 ‘북쪽땅과 가까운 부분을 2분의 1 기울기로 깎으라’는 단편적인 법규가 생산한 건물들이 주변 대지의 채광을 효과적으로 보장할 리 만무하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수많은 분쟁들이 있어 왔고 실제 법원 판례 중 이 법에 의해 적법하게 지었더라도 실질적으로 빛이 가려지게 되는 부분에 대한 피해보상 판결이 난 사례도 있을 정도다. ‘일조권 사선’의 현행법이 시대착오적임은 쉽게 눈치 챌 수 있다.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가까운 일본의 경우 비슷한 법규가 존재하는데, 1970년대부터 도입된 ‘일영규제’를 통해 조정하고 있다. 우리 법과의 차이점은 북쪽만이 아닌 태양의 이동 경로에 따른 동·남·서향의 건축 가능 범위를 세부적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법을 근거로 해 각 지자체의 건축 허가 담당자가 설계에 세부적으로 관여해 주변 이웃들의 ‘빛’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끔 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흐린 날이 많기로 유명한 영국의 경우 접근 방향 자체가 다른데, 건물의 제한을 통해 적정 채광을 도입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우리의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높이제한’과는 결이 다른 ‘채광권법’이 1959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채광권 보호를 위해 건축물에 대한 디자인 방향 설정은 물론, 일조량의 계산 방법까지 세부적인 지침을 부여하고 있다. 법규를 통해 채광이 생활의 최우선 가치임이 공유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영국의 경우 이러한 탄탄한 법제도 하에 일조권이 분쟁으로 이어지거나 소송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삶의 질에 대한 시민들의 기준은 높아가지만 삶의 가장 중요한 바탕인 건축 환경을 다루는 법규의 수준이 기대에 못미치는 현실이다. 우리의 정북방향 높이제한 법에 대한 건축계의 우려는 이미 해묵은 문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한국, 생의 환경에 대한 요구 수준은 끊임없이 상향될 것이다. 그러나 변화하는 시대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내지 못하는 법규는 오히려 건물들의 불법행위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불법건축행위의 결과물이 이웃의 빛에 대한 권리 침해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음이 안타깝다. 건물을 최소비용, 최대면적을 위한 ‘건설’의 결과물로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 건물은 최적의 삶을 위한 최선의 공간, 즉 ‘건축(建築)’의 산물로 이해되는 시대. 그리고 이에 걸맞는 선진화된 법규의 탄생이 절실하다.현창용 Architects H2L 대표.☞현창용 대표는?- 현(現) Architects H2L 대표- 현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 건축사/건축학박사/미국 친환경기술사(LEED AP)
인기 열풍 '펩타이드' 화장품, 나도 한번 써볼까?
  • 인기 열풍 '펩타이드' 화장품, 나도 한번 써볼까?
  • [이데일리 뷰티in 문정원 기자]‘하늘 아래 같은 색조 없다’라는 뷰티 업계의 속설처럼, 피부 에너지의 충전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펩타이드’ 성분도 점차 다양하게 세분화되고 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요소인 펩타이드는 피부 조직을 만들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가장 기본적인 성분이다. 눈썰미 좋은 소비자라면 이미 화장품 성분표에서 각종 펩타이드 성분을 자주 확인해 보았을 만큼, 펩타이드는 뷰티 제품에서 핵심 성분으로 활용 되어 왔다.이처럼 꾸준히 사랑받아 온 펩타이드 성분이 최근 제품 특성에 맞게 세분화되고 배합되어 효능을 더하는 똑똑한 제품들로 재탄생 되고 있는 추세다. 내 피부의 다양한 고민과 컨디션에 따른 적합한 케어를 도와주는 든든한 맞춤 펩타이드 성분 제품들을 소개해 본다. 사진=각사 제공◆생기 잃은 피부에 에너지를 완충하고 싶을 때, 닥터자르트 ‘펩타이딘(Peptidin)’ 세럼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의 펩타이딘(Peptidin)’ 라인은 ‘핑크 에너지’와 ‘블루 에너지’ 총 2종의 세럼으로 출시 되었다. 피부 에너지 충전에 효과적인 8가지 펩타이드를 결합한 ‘8-펩타이드 콤플렉스’를 담은 에너지 충전 세럼으로, ‘8-펩타이드 콤플렉스’는 피부 기초 체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피부 고민에 따른 성분을 부스팅하여 피부에 생기 있는 광을 부여하고 결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왠지 피부가 탁하고 칙칙하게 느껴진다면, ‘8-펩타이드 콤플렉스’와 함께 복숭아 꽃 추출물이 함유된 ‘펩타이딘 세럼 핑크 에너지’를 사용해보자. 일명 ‘에너지 광 세럼’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8-펩타이드 콤플렉스’가 피부 에너지를 더해주고, ‘8-펩타이드 콤플렉스’ 안의 ‘광 에너지’를 부스팅 하여 피부에 건강한 윤기와 광채를 선사하는 복숭아 꽃 추출물이 한데 담겨 에너지 넘치는 맑은 피부로 가꿀 수 있도록 했다.‘펩타이딘 세럼 블루 에너지’는 피부에 에너지를 부여함과 동시에 매끈한 결을 느낄 수 있는 ‘에너지 결 세럼’으로, 평소 거칠고 푸석한 피부를 케어 하는데 유용하다. 제품에 함유된 ‘8-펩타이드 콤플렉스’ 성분으로 피부 에너지를 충전하고, 성분 내 ‘결 에너지’를 부스팅하는 보리지 꽃 추출물이 피부 결을 촘촘하게 채워 최상의 피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포인트다.◆탄력 잃은 피부와 주름이 고민이라면, 에스티 로더 ‘퍼펙셔니스트 프로 인스턴트 링클 코렉터’에스티 로더는 ‘아세틸헥사펩타이드-8’ 성분을 함유한 리프팅 솔루션 제품 ‘퍼펙셔니스트 프로 인스턴트 링클 코렉터’를 출시했다. 전문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혁신적인 리프팅 솔루션으로, 제품에 혼합된 리프팅 성분 중 ‘아세틸헥사펩타이드-8’ 성분은 주름의 발생을 감소시켜주고 ‘콜라겐-I’의 생성 능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퍼펙셔니스트 프로 인스턴트 링클 코렉터’는 피부 속부터 탄력을 채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탄력을 잃는 볼, 턱, 팔자 주름을 탄탄하게 잡아주는 주름개선 기능성 제품이다. 쫀쫀한 크림 타입의 텍스처가 피부에 밀착되며 잔주름과 굵은 주름을 개선시켜 더욱 매끈한 피부로 가꿔준다. ◆얼굴뿐만 아니라 목과 데콜테 라인의 노화가 걱정이라면, 샤넬 ‘르 리프트 스킨-리커버리 슬리핑 마스크’샤넬은 얼굴과 목, 데콜테 라인의 수면 시간 피부 재충전을 위해 펩타이드 성분이 함유된 안티에이징 슬리핑 마스크 ‘르 리프트 스킨-리커버리 슬리핑마스크’를 선보였다. 제품에 아세틸디펩타이드-1세틸에스터, 팔미토일트리펩타이드-1, 팔미토일테트라펩타이드-7 3가지 펩타이드 성분을 담아 피부 탄력과 안티에이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샤넬의 르 리프트 라인은 여성들 각자가 지닌 고유한 배경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스마트한 스킨 케어 제품 라인이다. 그 중 ‘르 리프트 스킨-리커버리 슬리핑 마스크’는 실크 잠옷을 입은 듯 편안하게 피부를 감싸주어 밤 시간 동안 피부 피로의 흔적을 완화시켜 준다. 실크 프로틴의 부드러운 편안함과 활성 성분의 강력한 스킨-퍼밍 효과를 통해 피부 리듬이 급격히 빨라지는 저녁 시간 피부에 힘을 더해 피부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2018.05.23 I 문정원 기자
시장금리는 알고 있다…뛰는 美 경제, 기는 韓 경제(종합)
  • 시장금리는 알고 있다…뛰는 美 경제, 기는 韓 경제(종합)
  •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불린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 침체 국면의 초입”이라고 밝히며 경기 논쟁에 불을 지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뛰는’ 미국 경제와 ‘기는’ 한국 경제. 미국이 호황을 구가하는 와중에 국내에서 때아닌 경기 논쟁이 벌어져 관심이 모아진다.그 방증은 장기시장금리다. 장기시장금리는 한 나라의 경기와 물가 수준을 반영하는데,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어느덧 3.1%를 넘어섰다. 예상 밖 급등세다. 반면 국내 금리는 경기 둔화 우려에 미국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이 때문에 추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미국에 이끌려’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한·미 장기시장금리, 넉달째 역전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3.1bp(1bp=0.01%포인트) 하락한(채권가격 상승) 2.765%에 거래를 마쳤다. 대표적인 장기시장금리인 10년물 금리는 이번달 15일(2.814%)을 단기 고점으로 계속 내리고 있다.만기가 긴 장기국채의 금리는 경기와 물가 전반의 기대에 영향을 받는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국채의 금리와 다르다. 장기시장금리가 내리는 건, 즉 장기국채 가격이 오르는 건 경기 둔화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우려가 커져 비교적 안전한 자산인 채권을 매수하려 한다는 뜻이다.이는 최근 경기 논쟁과 무관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불린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침체 국면의 초입”이라고 밝히며 불을 지폈고, 뒤이어 이주열 한은 총재도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이다. 경기 회복세를 자신했던 정부와는 결이 다른 진단이다.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단기간 내 극심한 침체를 겪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대내외 환경이 경기 하방 리스크(당초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는 리스크)를 높이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생산과 투자 관련 지표들은 경기 회복세 안착을 확신하기 어렵다”며 “고용 상황은 예상보다 조금 더 안 좋은 것 같다”고 했다.주목되는 건 미국 금리는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과 비교해 1.40bp 상승한 3.1122%에 마감했다. 당초 전망을 뛰어넘는 흐름이다. 이 금리는 올해 들어서만 70.2bp 올랐다. 우리나라(29.6bp)보다 오름 폭이 40bp 이상 크다. 이튿날인 18일 10년물 금리(3.0596%)는 5.26bp 내렸지만, 여전히 3%를 웃돌고 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3%를 넘고 있다.두 나라간 장기시장금리 자체도 2월 초부터 넉달째 역전됐다. 국내 금리는 2.8%를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반면, 미국 금리는 3%에 안착했다. 시장은 3월 기준금리 역전보다 한 달여 앞서 움직였던 셈이다.그만큼 미국 경제의 호황 국면이 뚜렷하다. 미국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올랐다. 두 달 연속 증가세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고공행진 탓에 구매력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소비 심리는 공고함이 확인됐다.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도 매달 2% 초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1%대에 그치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지난해 10월 이후 매달 18일(한국시간)을 전후한 한·미 장기시장금리 추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상승 폭이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보다 더 가파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미 장기시장금리는 올해 2월을 기점으로 역전됐는데, 이는 곧 미국 경기의 호황이 한국보다 더 뚜렷하다는 의미다. 출처=마켓포인트◇“한은, 미국 이끌려 인상 나설 수도”상황이 이렇자 한은 통화정책이 미국에 이끌려갈 수 있다는 걱정이 부쩍 많아졌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데도 미국을 따라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다. 다수의 거시경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피해야 할 시나리오’다.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다음달 기준금리를 1.75~2.00%로 인상할 게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1.50%. 그 차이가 50bp로 벌어진다는 의미다.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긴축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며 “신흥국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도 인상할 수 있을 때 최대한 할 필요가 있다”고 예상했다. 문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 논쟁에도 당초 7월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국내 경기와 물가는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면서도 “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미국의 정책 방향”이라고 했다.
2018.05.19 I 김정남 기자
'뛰는' 미국 경제, '기는' 한국 경제
  • '뛰는' 미국 경제, '기는' 한국 경제
  • 지난해 10월 이후 매달 18일(한국시간)을 전후한 한·미 장기시장금리 추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상승 폭이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보다 더 가파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미 장기시장금리는 올해 2월을 기점으로 역전됐는데, 이는 곧 미국 경기의 호황이 한국보다 더 뚜렷하다는 의미다. 출처=마켓포인트[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뛰는’ 미국 경제와 ‘기는’ 한국 경제. 미국이 호황을 구가하는 와중에 국내에서 때아닌 경기 논쟁이 벌어져 관심이 모아진다.그 방증은 장기시장금리다. 장기시장금리는 한 나라의 경기와 물가 수준을 반영하는데,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어느덧 3.1%를 넘어섰다. 예상 밖 급등세다. 반면 국내 금리는 경기 둔화 우려에 미국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이 때문에 추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미국에 이끌려’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한·미 장기시장금리, 넉달째 역전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3.1bp(1bp=0.01%포인트) 하락한(채권가격 상승) 2.765%에 거래를 마쳤다. 대표적인 장기시장금리인 10년물 금리는 이번달 15일(2.814%)을 단기 고점으로 계속 내리고 있다.만기가 긴 장기국채의 금리는 경기와 물가 전반의 기대에 영향을 받는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국채의 금리와 다르다. 장기시장금리가 내리는 건, 즉 장기국채 가격이 오르는 건 경기 둔화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우려가 커져 비교적 안전한 자산인 채권을 매수하려 한다는 뜻이다.이는 최근 경기 논쟁과 무관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멘토’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침체 국면의 초입”이라고 밝히며 불을 지폈고, 뒤이어 이주열 한은 총재도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이다. 경기 회복세를 자신했던 정부와는 결이 다른 진단이다.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단기간 내 극심한 침체를 겪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대내외 환경이 경기 하방 리스크(당초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는 리스크)를 높이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생산과 투자 관련 지표들은 경기 회복세 안착을 확신하기 어렵다”며 “고용 상황은 예상보다 조금 더 안 좋은 것 같다”고 했다.주목되는 건 미국 금리는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과 비교해 1.40bp 상승한 3.1122%에 마감했다. 당초 전망을 뛰어넘는 흐름이다. 이 금리는 올해 들어서만 70.2bp 올랐다. 우리나라(29.6bp)보다 오름 폭이 40bp 이상 크다. 두 나라간 장기시장금리 자체도 2월 초부터 넉달째 역전됐다. 국내 금리는 2.8%를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반면, 미국 금리는 3%를 돌파한지 오래다. 시장은 3월 기준금리 역전보다 한 달여 앞서 움직였던 셈이다.그만큼 미국 경제의 호황 국면이 뚜렷하다. 미국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올랐다. 두 달 연속 증가세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고공행진 탓에 구매력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소비 심리는 공고함이 확인됐다.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도 매달 2% 초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1%대에 그치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사진=연합뉴스◇“한은, 미국 이끌려 인상 나설 수도”상황이 이렇자 한은 통화정책이 미국에 이끌려갈 수 있다는 걱정이 부쩍 많아졌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데도 미국을 따라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다. 다수의 거시경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피해야 할 시나리오’다.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다음달 기준금리를 1.75~2.00%로 인상할 게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1.50%. 그 차이가 50bp로 벌어진다는 의미다.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국내 경기와 물가는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면서도 “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미국의 정책 방향”이라고 했다.
2018.05.19 I 김정남 기자
  • [마켓인]IMM인베, 5000억 규모 7호 펀드 결성 눈앞
  •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IMM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 규모의 메자닌 펀드 결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이 회사가 조성한 펀드 가운데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조성된 펀드 자금을 대형 기업 인수합병(M&A)에 자금을 지원하는 ‘메자닌 트랜치(Mezzanine tranche)’에 투자할 계획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과 성장금융 등이 진행하는 제1차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사업 미드캡(Mid-cap) 부문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미드캡 부문의 출자약정 금액은 1200억원이고 최소결성금액은 3000원이다.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 IMM 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5000억원 규모의 페트라 7호 펀드 결성을 마무리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IMM인베스트먼트가 무난하게 선정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산업은행은 리그별로 최소결성금액의 40% 이상을 민간출자자로부터 확보한 운용사를 위탁운용사로 우선 선정할 예정이다. 민간출자자로부터 1200억원 이상을 확보한다면 미드캡 부문에서 위탁운용사로 우선 선정될 수 있는 셈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0월 지방공제회를 포함한 3곳에서 800억원 가량을 출자 받았고 올해 4월에는 군인공제회의 블라인드펀드 사모투자펀드(PEF)분야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200억원을 출자 받았다. 이밖에 유한책임투자자(LP)들로부터 받은 출자액을 합산하면 지금까지 18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모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미드캡 분야의 경쟁률이 높지 않은데다 우선 선정 대상 요건까지 갖췄기 때문에 IMM인베가 무난하게 선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현재 조성 중인 페트라 7호 펀드는 지금까지 IMM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펀드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5670억원 규모의 페트라 6호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페트라 6호 펀드는 내부사정 상 페트라 6호 펀드와(4135억원)와 페트라 6의 1호 펀드(1535억원)의 두 펀드로 운영되지만 사실상 한 펀드처럼 운영되고 있다. 페트라 7호 펀드는 대형 M&A의 메자닌 트렌치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PEF는 거래가가 수천억원을 넘는 대형 M&A를 진행할 때 레버리지 효과를 보고자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부수적으로 메자닌 트렌치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페트라 7호 펀드는 주로 이 영역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IMM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전환사채(CB)나 신주우선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기존의 메자닌 펀드와는 결이 다르다”며 “메자닌 투자를 우선시하되 지분 직접 투자 등 다양한 투자 방법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05.16 I 김무연 기자
  • [마켓인]IMM인베, 5000억 규모 7호 펀드 결성 눈앞
  •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IMM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 규모의 메자닌 펀드 결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이 회사가 조성한 펀드 가운데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조성된 펀드 자금을 대형 기업 인수합병(M&A)에 자금을 지원하는 ‘메자닌 트랜치(Mezzanine tranche)’에 투자할 계획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과 성장금융 등이 진행하는 제1차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사업 미드캡(Mid-cap) 부문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미드캡 부문의 출자약정 금액은 1200억원이고 최소결성금액은 3000원이다.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 IMM 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5000억원 규모의 페트라 7호 펀드 결성을 마무리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IMM인베스트먼트가 무난하게 선정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산업은행은 리그별로 최소결성금액의 40% 이상을 민간출자자로부터 확보한 운용사를 위탁운용사로 우선 선정할 예정이다. 민간출자자로부터 1200억원 이상을 확보한다면 미드캡 부문에서 위탁운용사로 우선 선정될 수 있는 셈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0월 지방공제회를 포함한 3곳에서 800억원 가량을 출자 받았고 올해 4월에는 군인공제회의 블라인드펀드 사모투자펀드(PEF)분야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200억원을 출자 받았다. 이밖에 유한책임투자자(LP)들로부터 받은 출자액을 합산하면 지금까지 18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모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미드캡 분야의 경쟁률이 높지 않은데다 우선 선정 대상 요건까지 갖췄기 때문에 IMM인베가 무난하게 선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현재 조성 중인 페트라 7호 펀드는 지금까지 IMM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펀드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5670억원 규모의 페트라 6호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페트라 6호 펀드는 내부사정 상 페트라 6호 펀드와(4135억원)와 페트라 6의 1호 펀드(1535억원)의 두 펀드로 운영되지만 사실상 한 펀드처럼 운영되고 있다. 페트라 7호 펀드는 대형 M&A의 메자닌 트렌치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PEF는 거래가가 수천억원을 넘는 대형 M&A를 진행할 때 레버리지 효과를 보고자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부수적으로 메자닌 트렌치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페트라 7호 펀드는 주로 이 영역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IMM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전환사채(CB)나 신주우선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기존의 메자닌 펀드와는 결이 다르다”며 “메자닌 투자를 우선시하되 지분 직접 투자 등 다양한 투자 방법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05.16 I 김무연 기자
“두 번의 영입제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믿어줬다” (일문일답)
  • “두 번의 영입제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믿어줬다” (일문일답)
  • [도쿄(일본)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일본 도쿄에 있는 카카오재팬 사무실(Tri-Seven Roppongi 7F, 7-7-7 Roppongi, Minato-ku, Tokyo Japan)에서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와 라이언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김재용(43) 카카오재팬 대표를 17일 저녁 일본 도쿄에 위치한 카카오재팬 사무실에서 만났다.그는 NHN재팬(현 라인)에서 2006년부터 근무한 일본 전문가다. 2012년에도 카카오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고사했고,카카오재팬에는 2015년 5월 합류했다.김 대표는 “제가 ‘일본시장은 제 방식으로 맡겨달라’고 했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굉장히 동의해주셨다. 기다려주신 부분이 힘이되지 않았을 까 한다”고 말했다.카카오재팬은 김 대표 합류 이후 1년여의 준비 끝에 2016년 4월 만화 플랫폼 ‘픽코마’를 내놓았는데 첫 열람자는 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만에 다운로드수 800만 명, 하루 방문자 120만 명에 달하는 일본 내 출판앱 2위를 차지하고 있다.카카오재팬(Kakao Japan Corp)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2011년 7월 자본금 9만엔(한화 9억4500만원)으로 설립됐고, 얼마전 새건물로 이사했다. 2018년 4월 현재 45명이 일하고 있다.◇다음은 카카오재팬 사무실에서 진행된 김재용(Jay Kim)대표와의 일문일답.-흑자전환은 언제▲일본은 한국과 달리 런칭 광고를 하지 않는다. 7,8개월 서비스를 한 뒤 마케팅을 하는게 본질이라고 본다. 초반에는 마케팅을 거의 안 했다. 다만, 일본의 카카오톡 버전을 활용했다. 라인에 메신저로는 경쟁이 안된다. 하지만 카톡은 일본에서도 3,4년 동안 MAU(활성이용자수)가 200만명 유지하는 불가사의한 앱이다. 무료로 만화를 보여주다 8화부터 보려면 앱(픽코마)을 다운받아야 한다.마케팅비용을 안 쓰면 흑자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을 키워야한다.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할 때다. -상장계획은▲혼자서 결정할 게 아니다.-NHN재팬에서 2006년부터 10년 가까이 일하다 2015년에 카카오재팬에 왔다▲사실 2012년 카카오재팬에서 러브콜이 있었다. 라인을 열심히 할 때였다.1억 명 돌파를 앞둘 때였다.당시엔 내가 그 회사에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이었다. 카카오재팬으로 온다해서 메신저 시장을 뒤바꿀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2015년 와서는 콘텐츠를 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김범수 카카오 의장과의 관계는▲2년간 하루하루가 바람잘 날 없었다. 도전과 시련이었다. 즐겁게는 일했다. 콘텐츠 사업은 끝이 없다. 김범수 의장님은 NHN재팬에서 10년 전 근무할 때 미국출장 미팅할 때 등에서 뵈었다. 저는 NHN에 신입사원 레벨로 들어갔다. 어느덧 센터장, 이사가 됐다.얼마전 (카카오재팬) 1주년때 그분들이 10년전 일본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여 드렸다. 그때 김 의장이 던졌던이야기는 ‘막내였는데, 많이컸다’였다. 많이 응원해주시는 것 같다.제가 입사할 때 연봉협상을 먼저해야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 제가 ‘일본 시장은 제 방식대로 맡겨주세요’했고, 굉장히 동의해주셨고, 기다려주신 부분이 힘이되지 않았을까 한다.카카오재팬에는 ‘라이언’방이 있다.◇스토리텔링이 좋았고, 철저한 운영으로 승부수-만화를 시작한 계기는? 다른 사업분야 확장은▲제가 전공이 2개다. 영어영문학과 경영학이다. 집에 가면 제가 쓴 책이 있다. 행복에 대해 다뤘다. 배고픈 자가 밥 먹으면 행복하다.춥다가 따듯해지면 행복해. 베스트셀러가 되면 행복해 그럴까? 만화에 대한 것은 스토리텔링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이다.스토리텔링, 자극이 되고 경험이 된다. 경영학과 문학 전공도 이런 이유다. 그런 사고방식이다.다른 분야 진출은 픽코마가 올라서면 고민할 수 있다. 쇼핑몰, 블로그 등. (하지만) 저는 일관성 있는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이 부분에 집중하고 싶다.-일본내 웹소설 시장은 어떤가▲성장세가 빠르다. 다만, 시장 자체가 적다. 일본 웹소설 80%가 ‘너의이름은’이란 웹툰을 낸 곳이다. 소설이 강한 곳이다. 저희와 작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소설과 만화를 같이하는 이유는 소설은 만화로 진화할 수도 있고, 2가지 서비스를 확장시키는데 좋은 요소여서다.일본 만화시장 규모-일본내 웹툰 2위 기업으로서 작품 수(2033개)가 너무 적다. 1983개가 일본출판만화, 한국 것은 50개에 불과하다.▲라인망가는 45만 작품이 있다고 하는데, 플랫폼입장에서는 작품 수가 많은 게 손해는 아니다. 재고로 가지고 있으면 된다. 사실 픽코마 시작 당시 한 작품 한 작품 협상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코단샤라는데가 작년부터 시작됐는데, 처음에는 3개,4개 작품 준다고 하다가 최근 100작품 넣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재고로 싸게 주는 게 아니다. 작품 수는 단계적으로 간 게 있다.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노출하느냐다. AI시스템을 1년 전부터 준비했다. 추천 작품에 대한 AI를 도입하니 150% 이상 클릭률이 높아진다. 사실 매출순위 높은 것을 위에 배치하면, 높다는 건 기존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 것을 개인화에 맞춰 도입하면 작품이 늘어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다.한국웹툰 작품이 2.5%밖에 안된다. 사실이다.매출기준은 20% 정도다. 2000년 정도에 한류열풍이 있었고 한국작품이 돈 된다고 하면서 전체 퀄러티가 떨어진 측면도 있었다. 일본은 한국과 다소 이질적인 문화다. 경험시키면서 일본에서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카카오재팬이 서비스하는 ‘픽코마’-픽코마 결제는 어떻게 이뤄지나▲인앱 결제를 쓴다. 일본은 iOS가 강해 추가 결제 수단을 생각하기 어렵다.-앱내 무 광고도 계속할 건가▲이 부분은 참, 내부에서도 그렇고 굉장히 조심스러운 것이다. 광고를 가지고 가고 싶지 않다. 광고비즈니스와 콘텐츠비즈니스는 결이 틀린 영역이다. 콘텐츠를 하고 싶어 이 회사에 온 것이다.한국 같은 시장은 파이가 적지만, 일본은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구입하는 문화가 있다. 웹툰은 무료로 본다는 인식이 너무 강했다. (NHN엔터)코미코의 모델은 일단 무료로 트래픽을 모은다. (하지만) 비즈니스모델을 만든다고 시작하면 인식이 박힌다.최근에 XOY 런칭했다. 라인망가가 아니라 네이버 웹툰이 직접 만든 앱이다. 제일 힘든 것은 조이(XOY)같은 존재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무료, 광고도 없다. 비즈니스모델을 만들텐 데. ‘콘텐츠는 지불해야 해요’라는 습관을 만드는게 생태계라는 단어를 만드는 것이다. 결이 틀리다. 목표지향점이 틀리다.기사 자체도 콘텐츠 아닌가. 그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쓰기보다는 대가를 지불해 가치를 점점 당연하게 갔으면 하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광고없는 픽코마 앱(왼쪽)-한국의 웹툰은 작가와 웹툰 플랫폼이 계약하는데, 일본은 중간에 대부분 출판사가 있다. 어떻게 다른가▲일본은 출판사가 있어 구도가 좀 다르다. 저희 계약은 출판사와 수익배분 한다. 출판사가 작가님과 수익배분 계약을 한다. 각 출판사마다 계약하는 구조이고. 일본은 출판 문화, 편집기능이 크다.-(8월 오픈한다는)픽코마TV도 차별화포인트 안 보인다. 다른 회사들이 따라 하면▲비즈니스모델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고 또 비슷하다. 라인망가도 4,5월에 ‘기다리면 무료’ 모델로 출판사 영업에 들어갔다. 우리가 앞에 나가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기다리면 무료’ 모델에서 정말 원하는 게 뭐냐. 고객이 끝까지 무료로 보길 원하는가▲초기 출판사 영업이 어려웠던 게 끝까지 무료로 보면 망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기다려서 끝까지 보면 저희는 망해요(웃음). 하지만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는 것은 이 모델의 성공이다.그런데 (경쟁사들은)외관만 따라 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캠페인을 거는데, ‘기다리면 무료’를 걸 때 뭔가 많이 보여주는 게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양이 아니라 꼼꼼한 운영에서 승패가 좌우한다. 매일 보는 게 중요하다. 그 안에서 성장한다.애플 App Store+구글 PlayStore 통합 매출 기준 순위-경영목표는▲잡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실 저희가 내부적으로 목표를 잡은 것은 수치에 대한 목표가 아니라 이 비즈니스모델로 들어와 앱상에서 만화앱에서는 1위를 찍어보자. 이게 목표다.그런데 이는 상대방이 성장하는 속도도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 우리가 4,5,6월 강하게 마케팅하는 데 좋은 작품이 들어올 때, 대형 출판사 작품까지 들어올 때 세게 거는 것이다. 일본 만화는 70~80%가 3대 출판사 만화다. 함께 합류한다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이다.-중국 텐센트와의 제휴는 어떻게 추진 중인가▲일본에서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일본도 출발선 상이다.최근에 텐센트나 콰이콴에서 출장자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 콰이콴은 작가님이 만든 플랫폼이어서 과금과 작품이 강하다. 텐센트는 규모를 중시한다. 다른 업체들도 3,4곳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협력해서 서로 작품을 교류할 것 같다. 그걸 통해 교류를 더 넓혀갈 생각이다.인터넷세상은 기존의 강자만 살아남는 게 아니라 작은 출판사와 파트너들이 모이고 있다. 이를 통해 등단작가가 될 수 있다.한중일 동시 데뷔가 가능하다. 기회와 희망을 줄 수 있다. 한중일 교류는 초반에는 작품의 교류가 중심이 될 것이다.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그는 NHN재팬 출신이다.◇일본 만화 시장은 5조, 동영상 시장은 45조-일본 동영상 시장규모는▲일본에서 2015년 만화를 스타트한 이유가 일본에선 당시 모든 콘텐츠가 다 디지털화돼 있었다. 하지만, 전자서적은 30% 좀 넘고 종이유통 구조였다. 과도기여서 선두주자로 나서면 기회가 있다고 봤다. 아직 열리지 않아 기회가 있다고 봤다.만화시장 전체가 성장예측이 좀 달라진다. 현재 일본 만화시장은 5조원이다,3조원이 종이,전자가 2조원이다.반면, 45조 시장이 일본 동영상 시장이고, DVD패키지 판매가 4.5조 정도 있다. 아직도 이를 렌탈로 본다. 저는 방향성이 틀리다고 본다.라인망가가 선두에 있고 선전하지만 사실 일본내에서 전자만화를 제일 잘 파는 것은 킨들이다. 그 시장이 앱으로 바뀌고 있다. 동영상 역시 마찬가지다. 넷플릭스를 보는 자는 계속 봐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1년 전 드라마, 2,3년 전 드라마는 다르다. 픽코마는 묻혀 있던 작품들을 시간때우기로 들여와서 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나 훌루나 DTV가있는데, 정액제서비스다. 저는 정액제를 안 좋아한다. 콘텐츠를 몰아넣고, 싼값에 파는 느낌이다. 하나하나의 영역이 좋다.저는 주요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픽코마TV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묻혀 있던 콘텐츠,차별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선행 독점 작품들도 중요하고, 화를 보던 세대들이 나이가 들어 만화원작 드라마를 동영상까지 보면서 성장할 수있을 까 등이다. 새 작품 투자는 더 본격적으로 하겠다.17일 일본 토호 시네마스 롯폰기 힐스에서 만화 플랫폼 픽코마(piccoma) 출시 2주년 기념행사를 진행 중인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다.-한국 시장과 다른 점은▲한국이라면 이 비즈니스를 더 고민했을 것이다. 다시보기가 너무 잘돼야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일본은 다시보기가 너무 잘 안 돼 있는 나라다.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가끔 일본 직원들이 놀랄 때가 있다. 한국 직원들은 혼자도 30인치,40인치 큰 TV를 보는데, 일본 젊은 세대는 PC로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작은 화면으로 보는 부분이 많다.-픽코마TV 디바이스 확대방안은▲픽코마 앱을 매일 쓰는 120만 사람들이 있고, 앱 안에서 같이하는 게 좋게 느껴진다. 집에 가서는 TV로 볼 수 있도록 연동해서 개발 중이다.콘텐츠 수급에서 좋은 비즈모델을 공유하면서 하고 있다. 영상관련 협회에서 프리젠테이션(PT)을 했다. 일본은 개별방송국과 계약하려면 여기서 허락받아야 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갔다. 온디큐에서 2시간 PT 해봅시다 했다. 지금 카카오페이지 모델보다는 좀 더 현지화된 것으로 갈 것이다. 카카오재팬 연혁
2018.04.18 I 김현아 기자
‘무법변호사’ 이혜영, 성녀VS 탐욕…야누스 매력
  • ‘무법변호사’ 이혜영, 성녀VS 탐욕…야누스 매력
  • 사진=스튜디오드래곤, 로고스필름[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배우 이혜영이 두 얼굴을 가진 판사로 분한다. 케이블채널 tvN 새 토일 미니시리즈 ‘무법변호사’(극본 윤현호, 연출 김진민) 측은 극중 기성지법 향판 차문숙 역을 맡은 이혜영의 스틸컷을 16일 공개했다. 이혜영이 맡은 차문숙은 고결한 성녀의 얼굴 속에 탐욕을 감춘 인물이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한 도시의 법이자 정의라는 자만심으로 가득한 인물로, 법의 가장 꼭대기에서 권력을 휘두르면서 기성 시민들의 존경과 신임을 한 몸에 받는 독보적인 여인이다.공개된 사진은 의중을 알 수 없는 이혜영의 서늘한 모습을 담고 있다. 자신의 위용과 존재감을 드러내는 매서운 눈빛으로 기성지법 향판의 고고하고 기품 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모든 것을 꿰뚫는 듯한 이혜영의 눈빛과 표정이 보는 이들의 심장을 철렁하게 만든다. 한쪽 눈썹을 살짝 올리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어 무슨 상황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또 다른 사진 속 이혜영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어린아이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다. ‘무법변호사’ 측은 “이혜영은 전작 ‘마더’에서 보여준 강인한 모성애와는 결이 다른 카리스마로 성녀의 가면 뒤에 음흉한 속내를 감추고 있는 ‘야누스의 얼굴’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무법변호사’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무법(無法) 변호사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며 진정한 무법(武法)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법정 드라마다. 이준기, 서예지 등이 출연한다. 방영 중인 ‘라이브’ 후속으로 오는 5월 12일 토요일 밤 9시 첫 방송 예정이다.
2018.04.16 I 김윤지 기자
 구경거리 광장
  • [현창용의 공간·공감] 구경거리 광장
  •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지난 10일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안’을 공동 발표했다. 사진은 광화문에서 바라본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감도.(사진=연합뉴스)[현창용 Architects H2L 대표] 광장의 모태인 그리스 ‘아고라(agora)’의 어원은 ‘모이다’란 의미의 라틴어 아고라조(agorazo)다. 모이면 자연히 만나고, 어울리고, 교류한다. 또 모이려면 그만한 공간이 있어야 하고 그 공간은 자유로움이 전제돼야 한다. 아고라 이후 인류에게 광장이란 사람들의 다양한 가치가 채워진 공터로 도시공간의 훌륭한 ‘비움’을 담당하고 있다. 근현대를 관통하며 생성된 많은 도시들의 여러 광장들. 비워진 공간에 담긴 가치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번째는 ‘권력광장’이다. 통치자의 권위와 군림을 표상하는 광장들로 중국의 천안문광장, 러시아의 붉은광장 등이 예다. 권력 자체의 발현을 위해 권력이 실행되는 무대이자 각종 의식 행사들의 배경이 되는 공간으로 조성된 광장이다. 이 광장에 담긴 강력한 이데올로기는 광장에 선 이들의 사회적 유대감과 공유된 질서를 강화한다. 강인한 리더, 철권을 휘두른 독재자들을 막론하고 광장을 통한 권력행사는 흔한 일이었다.둘째는 ‘생활광장’이다. 만남, 토론, 산책, 휴식이 이루어진다. 연인들은 길거리에서 보다 더 가까워지고 예술인들의 즉흥 공연도 소음이 아닌 곳이기도 하다. 광장을 둘러싼 낮고 정겨운 거리의 입면(facade)은 카페와 베이커리 등 작은 가게들로 채워진다. 이탈리아의 시에나 광장, 스페인의 마요르 광장이 좋은 예다. 넓게 비워져 있지만 시민들의 삶으로 오밀조밀 채워진 생활광장은 문화와 예술이 있는 공감의 공간이다.서울시가 발표한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은 흥미로운 동시에 우려스럽다. 권력광장과 생활광장이 이종 교배된 계획안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4만㎡가 넘는 ‘역사광장’을 만들어 왕이 행차하던 월대와 왕궁을 보호하던 해태상, 왕궁 다음 최고 기관이었던 의정부를 복원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길쭉한 섬으로 광장이라 하기 어려웠던 기존 광화문광장을 세종문화회관쪽으로 확장해 시민광장이라 이름 붙였다. 그 과정에서 율곡로와 사직로는 끊겨 우회 연결되고 세종대로는 6차로로 줄어든다.민주주의가 정착된 국가에서는 권력광장을 애써 만들지 않는다. 근현대화 과정에서 생산된 유물이라 관광자원으로 보존하는 경우는 있지만, 서울시의 이번 역사광장 조성은 율곡로와 사직로를 끊어 무리하게 우회시키면서까지 ‘조선의 서울’을 찾으려 애쓴 부자연스러운 기획이다. 서울시가 가장 힘줘 강조하는 부분은 일제에 의해 훼손된 월대의 복원인데, 문화재청은 월대를 왕이 출입하며 백성과 연결되던 화합의 장소이자 왕의 궐외 행차에서 백성과 소통하던 장소라면서 복원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과연 왕과 백성은 월대에서 소통했을까. 왕조의 시대, 왕이 가마에 올라 눈앞에 등장하면 줄지어 엎드리던 사극의 한 장면은 권력이 오작동한 극히 드문 순간들 만을 포착한 것일까. 서울시는 역사광장의 조성을 통해 경복궁의 역사성과 민족 자존심을 회복하겠다 말한다. 21세기의 대한민국에 서울에 조선시대 왕의 권력광장을 회복하는 일이 우리의 역사적 자존심을 고취하기 위한 최선의 시도인지 확답하기 어렵다. 현재의 기획안대로 역사광장이 조성된 후 시민들에게 돌아갈 몫은 무엇인가. 북경에 방문한 관광객이 천안문 광장의 모택동 초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서듯, 왕의 행차 시연 행사를 위한 구경거리용 광장이 될 것이다. ‘왕궁’ 앞 광장은 절대 생활광장이 될 수 없다. 이는 절대왕조, 식민지배, 독재를 겪은 우리의 DNA에 각인된 권력에 대한 불편한 감각이다.현 광화문광장을 서편으로 확장한 시민광장은 역사광장과는 그 결이 조금 다르다. 외딴 선형의 섬이었던 광화문광장에 ‘면’의 성질을 강화함으로써 생활광장의 가능성을 심어보려 했다. 현재의 광화문광장은 대형 조형물, 인위적인 역사물길, 분수대 등 전형적인 관광용 광장으로서의 특성이 다분하다. 이는 좁고 긴 형태적 이유에서 비롯된 문제기도 하지만 궁궐 정문 앞의 축 위에 놓여있다는 상징적 입지 때문이기도 하다. 세종문화회관과 연계해 폭을 넓히고 보행 접근성을 높이고자 함은 광화문 광장을 생활광장으로서 시민에게 돌려주려 한 시도이긴 하나 궁궐 앞 세종대로라는 상징성, 주변을 둘러싼 고층빌딩들의 이질감, 그늘 하나 없는 콘크리트 바닥과 도심의 차로와 병치되어 발생하는 매연과 소음은 머묾과 교류를 위한 생활광장으로서의 가능성을 여전히 짓누르고 있다. 게다가 조성 기본계획을 통해 우회 계획된 도로가 시민광장을 다시 한번 광화문과 끊어내고 있으니, 두 광장의 계획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지 모호하기만 하다.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의 한 관계자는 “서울 도심 안에 600년 도시라는 정체성이 없어 외국인이 와도 보여줄 것이 없다”며 광화문 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우리에게, 서울에게 광화문광장의 의미는 무엇인가. 직접 딛고, 앉고, 누울 수 있는 광장이 아닌 주변에 즐비한 호텔과 고층 사옥들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그럴 듯 해 보이는 관상용 광장, 외국인 관광객들의 SNS를 채워줄 이벤트 광장을 위해 1000억원의 세금과 급격한 도시조직의 변화를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다행히 광장조성의 최종 계획안은 2019년까지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해 결정된다. 기본계획의 오판을 넘어 서울과 광장의 본질을 꿰뚫는 건축가들의 제안이 절실한 때다.현창용 Architects H2L 대표.☞현창용 대표는?- 현(現) Architects H2L 대표- 현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 건축사/건축학박사/미국 친환경기술사(LEED AP)
젊은 韓여성 바이올리니스트 3人, 유럽 명문 리드한다
  • 젊은 韓여성 바이올리니스트 3人, 유럽 명문 리드한다
  •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왼쪽부터) 김수연 이지윤[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한국 바이올린 계가 경사를 맞았다.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 악장을 연속으로 세명이나 냈다. 박지윤·김수연·이지윤 등 젊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가 주인공이다. 높아진 한국 바이올린계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유명 콩쿠르에 우승하는 것만큼이나 의미가 있다고도 봤다. 박지윤 바이올리니스트는 지난 3일 프랑스를 대표하는 관현악단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악장 오디션에 최종 합격했다. 총 세 차례에 걸친 악장 선발 오디션을 통과해 최종 합격했고, 이후 4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친 후에 최종 종신 여부를 결정한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은 파리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오케스트라 중 한 곳이다. 김수연 바이올리니스트는 독일 명문 악단인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악장 자리리에 올랐으며 이지윤 바이올리니스트 역시 명문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악장으로 선임됐다. 2017~2018 시즌이 시작되는 오는 9월부터 오케스트라에 합류해 최연소 악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2년 후 종신 여부를 결정한다. 두 악단 모두 베를린 필하모닉과 더불어 베를린을 대표한다.박지윤은 올해 만 33세이며 김수연은 31세다. 이지윤은 이제 26세다. 10세 전에 처음 바이올린을 잡고 영재 교육을 받은 젊은 바이올리니스트가 유럽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악장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한 셈이다. 한 클래식계 관계자는 “외국인에 문턱이 높았던 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의 악장 자리에 우리 바이올린 연주자가 오른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솔리스트로서 이름이 높았던 정경화에 이어 악장으로 활약하는 우리 바이올리니스트의 모습도 볼 수 있게 됐다”고 관련 소식을 반겼다. 악장은 오케스트라에 속해 지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연주를 리드하고 단원을 대표한다. ‘오케스트라의 심장’이라 불리며 연주 실력뿐만 아니라 앙상블을 이끄는 리더십도 있어야 한다.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를 잇는 매개로서 연주 전후에 지휘자와 악수를 하는 것도 악장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어깨라는 뜻의 ‘spalla d‘orchestra’라고 표현한다. 많은 부분을 혼자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석렬 평론가는 콩쿠르 우승 등 솔리스트 활동과는 결이 다른 한국 바이올린계의 성과라고 봤다. 그는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에 악장으로 간 것은 그만큼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것”이라며 “이제 악장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만큼 어떤 결과를 낼지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8.04.12 I 이정현 기자
홍준표 “내 경남지사 업적, 김태호가 이어갈 것”
  • 홍준표 “내 경남지사 업적, 김태호가 이어갈 것”
  • 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로 김태호 추대(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5일 “경남은 김태호 지사를 이어받아 제가 지사를 지냈고, 지사로서의 제 업적을 다시 김태호 지사가 이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6.13지방선거의 경남지사 후보로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추대하는 결의식을 열고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 당협위원장 모두 한 마음이 돼서 경남을 압승하는 데에 당의 운을 한번 걸어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경남은 우리가 사수해야 할 낙동강 전선의 최후의 보루”라며 “더불어민주당에서 어떤 식으로든 우리 당의 아성을 허물려고 해서 경남을 지켜줄 인물을 선정하는 데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반드시 이길 후보로 김태호 후보를 경남 당협위원장, 국회의원들 전원의 추천으로 선정했다”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뿐 아니라 국민공천 배심원단 심사에도 이미 다 통과를 해서 최고위 결정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홍 대표는 또한 “민주당은 지금 아직 한 사람도 후보 선정을 확정짓지 못했지만 우리는 어렵던 광역단체장 공천 퍼즐을 오늘로서 거의 마무리했다”며 일각의 ‘인물난’ 지적에 반박했다.그는 “민주당이 내세우는 후보들의 인물 면면을 보면 그 사람들이 과연 지방 행정력을 갖춘 검증된 인물인지 의문”이라며 “우후죽순 난립하는 후보보다도 우리는 각 지역별로 최적의 후보를 한 사람만 선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김한표 경남도당 위원장은 “어려운 나라에 어려운 경남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고비를 넘길 수 있는 김태호 후보를 죽을 힘을 다해서 당선시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한편 김태호 전 지사는 “오늘 고마운 마음으로 당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며 “제 생명과도 같은 경남을 지키고 또 당의 위기를 지켜내야 하는 이번 선거에서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이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건 정치인으로서 큰 영광”이라고 수락 의사를 밝혔다.김 전 지사는 “독재에 항거한 3.15 정신, 부마항쟁으로 경남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성지였고, 경제의 심장이었다”며 “경남을 지켜서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경제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한편 김 전 지사는 1962년 경남 거창 출신으로, 경남도의원과 거창군수를 거쳐 2004년 보궐선거에서 경남지사에 당선됐고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6월 그가 내려놓은 경남지사직에 오른 게 홍 대표다.
2018.04.05 I 김미영 기자
한국당 “4.3 남로당 무장폭동”… 1년 전엔 “이념 잣대 안돼”
  • 한국당 “4.3 남로당 무장폭동”… 1년 전엔 “이념 잣대 안돼”
  • 제주43.70주년 추념식(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제주 4.3사건 70주기를 맞아 희생자 추모 논평을 냈다. 다만 최근 5년 동안 4.3사건 추모 논평에 쓰지 않았던 “남로당 무장폭동” 표현을 썼다. 불과 1년 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선 “이념적 잣대로 재단해 안타깝다”고 평했던 한국당이 6.13 지방선거를 ‘체제 대결’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 시도하면서 과도하게 이념 갈등을 조장하는 모양새다.장제원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제주 4.3 사태 70주기를 맞아 양민학살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장 대변인은 “제주 4.3 사태는 건국과정에서 김달삼을 중심으로 한 남로당이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반대하기 위한 무장폭동으로 시작됐다”며 “남로당 무장대가 산간지역 주민을 방패삼아 유격전을 펼치고 토벌대가 강경 진압작전을 해 우리 제주 양민들의 피해가 매우 컸다”고 ‘남로당’을 언급했다.그는 “이러한 수많은 아픔 속에 건국한 자유대한민국이 지금 심각한 체제 위기 속에 놓여있다”며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 함께 위장평화쇼로 한반도에 마치 평화가 온 것처럼 선전하고 있고, 대한민국의 체제를 송두리째 흔들려는 사회주의 개헌을 밀어 붙이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국민과 함께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홍준표 대표도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리는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기 전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4.3 추념식에 참석한다, 건국 과정에서 김달삼을 중심으로 한 남로당 좌익 폭동에 희생된 제주 양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행사”라며 “숱한 우여곡절 끝에 건국한 자유대한민국이 체제 위기에 와 있다. 깨어있는 국민이 하나가 돼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한편 한국당의 4.3사건 관련한 지난 논평은 이와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김성원 대변인이 “그동안 특별법 제정과 진상보고서 채택, 평화공원 조성 등이 4.3 사건 해결을 위한 노력이 이뤄져 왔음에도 일부에선 아직까지 이념적 잣대로 제주 4.3 사건을 재단하고 제주도민들의 가슴을 두 번 멍들게 하고 있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김 대변인은 “4.3 사건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며 “화해와 상생, 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소모적인 논쟁은 우리의 아픈 과거사를 치유하는 데 어떤 도움도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20대 총선 직전이었던 2016년엔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의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이 “박근혜 정부는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자 특별법 제정 및 평화공원과 기념관 건립사업 추진에 앞장서왔다”며 “새누리당은 화해와 상생의 시대를 열어나가는 일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8.04.03 I 김미영 기자
MB 영장 청구…민주 “당연” vs 한국당 “이미 범죄자 만들고”
  • MB 영장 청구…민주 “당연” vs 한국당 “이미 범죄자 만들고”
  • 14일 검찰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여야는 19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110억 원대 뇌물수수 및 350억 원대 다스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결이 다른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당연한 결정”이란 반응 속에 철저한 진실 규명을 촉구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이미 범죄자로 만들어놔 예정된 수순”이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엄정 수사와 함께 권력구조제 변화 필요성을 짚었다.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MB에 대한) 범죄 혐의는 너무나 죄질이 무겁고 나쁘고, 이 전 대통령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총동원된 집단적 범죄였기에 구속영장 청구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평가했다.박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의 임기 전체가 범죄와 비리로 점철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불구속 수사를 한다면 대한민국의 정의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리 혐의로 가득 찬 것만으로도 모자라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대통령을 가졌던 우리 국민이 가엽다”고 했다.최경환 평화당 대변인도 “이 전 대통령이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조작과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구속수사는 당연한 결정”이라며 “법원은 구속영장을 즉각 발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 역시 “이 전 대통령이 증거인멸에 대한 의지를 계속 드러낸 상황이기에 이는 마땅히 이뤄졌어야 할 조치”라면서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모든 사건의 진상들이 명명백백히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반면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검찰이 이미 피의사실의 광범위한 유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을 범죄자로 만들어 놓고 소환조사를 한 만큼 영장청구는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평했다.장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기소가 되든 불구속 기소가 되든, 본인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법정에서 범죄혐의에 대해 잘 소명하기 바란다”고 짧게 말을 마쳤다.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떠나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에게 잇따라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했다.이어 권 대변인은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사정기관의 엄정한 수사와 함께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막기 위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 여당 또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청구에 환호작약할 게 아니라, 청와대 거수기 역할을 벗어나 권력 분산 개헌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8.03.19 I 김미영 기자
MB, 檢 소환…"범죄 기네스북" vs "복수 일념"
  • [국회 말말말]MB, 檢 소환…"범죄 기네스북" vs "복수 일념"
  •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헌정 사상 다섯 번 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이명박 전(前) 대통령이 14일 결국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와중에 전직 대통령 한 명이 추가로 구속될 상황이기도 하다.여론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정치권 역시 이 전 대통령 검찰 출석에 대한 발언을 쏟아냈다. 여야 모두 이 전 대통령에 날을 세우는 분위기였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여전히 ‘정치보복’이라는 말이 나왔다.이에 이데일리가 17일 이 전 대통령 검찰 소환과 관련한 여야의 발언을 정리해봤다.◇與 “성실하게 혐의 부인” vs 한국 “盧 오버랩”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정권교체 이후 이 전 대통령을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을 ‘적폐청산’ 목표 중 하나로 삼아 온 만큼 발언 수위도 높았다.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14일 “이 전 대통령의 20개에 달하는 권력형 비리와 범죄 혐의는 ‘범죄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라며 날을 세웠다. 추 대표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서 변호인단 구성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웃지 못할 항변을 듣자 하니, 기시감이 든다”며 “전두환씨가 ‘내 수중에 돈 29만 원뿐이다’했던 말이 연상된다. 혹시라도 벌써부터 추징금과 벌금을 피하기 위해 앓는 소리를 하는 것이라면 국민과 사법당국을 두 번 우롱하는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추 대표는 16일에도 “이 전 대통령은 들어가기 전에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해놓고서는 정작 들어가서는 ‘성실하게 혐의를 부인’했다”며 “이 전 대통령의 말 그대로 ‘이런 대통령은 진짜 이제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국민 마음”이라고 일침을 가했다.반면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굳이 말하자면 노(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개인비리 혐의로 포토라인에 선다”며 “복수의 일념으로 전전(前前)대통령의 오래된 개인비리 혐의를 집요하게 들춰내어 꼭 포토라인에 세워야만 했느냐. MB(이 전 대통령)처럼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9년 전 서초동 포토라인 앞에 섰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버랩 된다”며 “정치보복이라 말하진 않겠지만 2009년 노무현의 비극으로부터 잉태된 측면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바른미래 “헌정 불행”, 평화·정의 “구속” 촉구바른미래당에서는 바른정당 출신과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 간 발언에서 다소 온도 차가 나타났다. 바른정당 대표를 지낸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전직 대통령 한 분이 지금 감옥에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 또 한 분의 전직 대통령이 소환돼 수사를 받게 된 지금 과정은 우리 대한민국 헌정사에 큰 불행”이라며 “직전 대통령과 그전의 대통령 두 분이 연달아 이렇게 된 사태를 보면 우리 국민들의 참담한 심경을 저희도 헤아려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에서도 원내대표였던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적폐의 총본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뇌물수수·배임·횡령 등 각종 혐의에 사상 초유의 매관매직 의혹까지 이 전 대통령은 가히 불법과 비리와 부패의 종결자”라며 “엄정한 수사를 통해 범죄행위를 명명백백히 가려내고, 그에 상응하는 법정 최고형의 처벌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결을 달리했다.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죄를 지었으면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고,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조사 직후 영장을 청구하고, 철저하고 원칙적인 수사를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 검찰 소환 조사 뒤 평화당과 정의당은 ‘구속’을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비판 등을 의식한 듯 지도부나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구속’이라는 표현을 명확히 사용하지는 않았다.
2018.03.17 I 유태환 기자
오동통 물오른 봄철 보약, 주꾸미 맛 기행
  • 오동통 물오른 봄철 보약, 주꾸미 맛 기행
  • 오동통 물오른 봄철 보약, 주꾸미 맛 기행3월의 맛은 주꾸미가 책임진다. 봄이 제철인 주꾸미는 피로회소에 좋고 타우린 함량이 많아 영양만점이다. 주꾸미는 다리의 발판이 뚜렷한 것을 골라야 한다. 문어와 비슷하나 다리가 짧고 몸이 문어의 반 정도 크기로 먹기에 좋다. 요리도 취향에 따라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채소와 매운 양념에 볶아서 먹는다. 얼큰한 탕을 즐기는 분은 전골로 드신다.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효과도 있고, 먹을 때 졸깃한 식감에 갯벌의 미세한 맛이 느껴진다.몸통이 8개의 팔이 달린 낙지와 비슷하나 낚지 보다 몸길이가 작은 편에 속한다. 산란기를 앞두고 알이 꽉 찬 것이 3~4월이 제철이다. 이달 17일부터 4월 1일 까지 충남 서천 ‘동백꽃주꾸미축제’ 가 열린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 테마로 현지에서 갓 잡아 올린 초봄의 별미 주꾸미 맛을 제대로 먹을 수 있다. 그 외에도 무창포, 몽산포 축제까지 봄 여행길에 풍부한 식도랑 여행은 이어진다.도심에서도 주꾸미를 제대로 먹어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대표적으로 천호동 쭈꾸미 골목의 독도 쭈꾸미, 동대문구의 기부천사 주꾸미 할머니로 유명한 호남식당 나정순 할매쭈꾸미, 전문 가맹점인 주꾸미 그집까지, 지역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음식이다.천호동 쭈꾸미 골목의 자존심, 독도 쭈꾸미실내는 작은 원형 테이블이 붙어 있다. 많은 인원이 가기보다 2명~4명이 적당하다. 이야기 나누기도 좋고, 격식 없이 술잔을 기울이기에 적당하다. 불판 위에서 오동통한 주꾸미가 익어가고 매운 맛의 주꾸미가 입안으로 들어가면, 아삭한 콩나물에 절로 젓가락이 간다. 주꾸미, 술, 콩나물, 깻잎, 계란찜, 물을 번갈아 가면서 손은 바삐 움직이고, 입도 쉴 틈이 없다. 맵고 뜨거운 주꾸미의 마무리는 철판위에 볶아먹는 날치알 볶음밥이다. 든든한 식사한끼가 마무리 된다. 5호선 천호역 6번 출구, 친구들과 가벼운 술자리, 직장인들의 회식1차로 제격이다. 네이버 빅 테이터 분석에 의하면 20~30대와 40~50대 연령층이 즐겨 찾는다.용두동 호남식당 나정순 할매쭈꾸미용두동 주꾸미 골목의 전설 같은 맛집이다. 8개의 드럼통으로 시작해 언 36년을 한 결까지 맛을 내 놓으신다. 감칠맛 나게 매운 주꾸미가 인원수에 따라 차려진다. 주꾸미와 깻잎의 궁합이 매운맛을 덜 해주고, 맛은 더해준다. 즉석에서 볶음밥이 만들어진다. 하얀 쌀밥에 김가루를 넣고 참기름을 두른다면 비벼준다. 고루 비벼진 볶음밥은 주걱으로 팽팽하게 눌러주면 완성된다. 빅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30~40대가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1호선 제기동역 6번 출구 매운맛이 당기는 날이면 그때 그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주꾸미 맛집, 아하 ‘김포그집쭈꾸미’강화도 여행길에 맛집을 검색해 본 사람이라면 그 집 쭈꾸미 그집의 유명세는 실감할 수 있다. 엄선한 식자재와 깔끔한 분위기로 식도랑 여행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집이다. 넓은 규모와 숯불에 구운 주꾸미볶음의 맛이 다른 맛집과는 확연히 다르다. 별미로 보리밥에 주꾸미와 채소를 넣고 비벼 먹어보자. 이 맛에 그 집을 찾게 된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바싹하게 튀긴 새우튀김도 빠질 수 없는 추천메뉴다. 김포 구래동에 있는 쭈꾸미 전문점은 봄철 나들이 손님들로 북적인다.
2018.03.13 I 심보배 기자
1200점 도깨비들이 묻는다 "네 꿈이 뭐냐"
  • 1200점 도깨비들이 묻는다 "네 꿈이 뭐냐"
  • 김성복의 ‘도깨비의 꿈’(2017). 유치원생부터 여든 어르신까지 100여명에게 묻고 들은 꿈이다. 10㎝ 남짓, 1200점 정도 되는 나무조각으로 만들어 지름 4m쯤 되는 둥근 원 안에 모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현실은 언제나 힘들고 쓸쓸하다고 말했다.” 맞다. 그랬다. 아니라고 할 수 있다면 그저 덜 힘들고 덜 쓸쓸할 때일 뿐. 자신있게 이 상황을 부정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그런데 여기 “반드시 그렇진 않을 걸”이라며 딴죽을 거는 이들이 있다. 그저 당신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내가 현실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어서 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좋다. 가보기로 한다. 언감생심, 감히 마음으로도 품지 못하던 희망이란 걸 준다고 하지 않나. 하지만 말이다. 그들의 신분이 좀 애매하다. 엄밀히 말해 사람이 아니다. 어마어마한 방망이를 들고 떼로 나타나 ‘뚝딱뚝딱’ 해대며 한바탕 소란을 피운다. 그뿐인가. 금수저 아니면 흙수저, 두 갈래뿐인 세상에 ‘꿈수저’를 들이대고 뭐든 건져보라고 한다. 그래, 드디어 찾아왔나 보다. 이곳이 말로만 듣던, 동화에서나 봤던 도깨비세상이구나. 조각가 김성복(54·성신여대 조소과 교수)은 도깨비세상에 산다. 그 사정이 단순치 않다. 밖으로는 도깨비방망이를 탐하기 위해서고, 안으로는 도깨비와 도깨비방망이로 끌어온 세상을 변론하고 대변하기 위해서다. 도깨비의 아버지, 아니 도깨비방망이의 제작자라고나 할까. 김성복의 ‘도깨비정원’. PVC로 만든 수백 점의 방망이 풍선을 들여 꾸몄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런 그가 이번에 꾸민 도깨비세상은 세상은 조금 더 절박하다. 꿈조차 못 꾸는 이 시대 모든 도깨비를 위해 벌인 ‘꿈’판이니까.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 전관을 입체·설치작품으로 채운 ‘도깨비의 꿈’ 전이다. 1500여점을 세우고 또 매달았다. △도깨비 봤다 방망이 뺐다 전통적인 조각작업이 그새 30년이다. 화강석, 브론즈 등 두툼하고 묵직한 재료가 이제 손에 착착 붙을 정도다. 그런데 뒤늦게 이상한 바람이 불었다. 소재를 한번 바꿔보자고 한 거다. 결이 있는 나무를 다듬고, 물컹한 PVC에 바람을 넣고, 매끈한 스테인레스스틸에 광택을 더했다. 소재선정의 이유는 하나다. 이들로 과연 희망을 빚을 수 있겠나 없겠나. 그 가운데 압도적으로 시선을 잡는 건 ‘도깨비의 꿈’(2017)이란 작품. 10㎝ 남짓, 1200점 정도 되는 나무조각을 지름 4m쯤 되는 둥근 원 안에 모았다. 하나하나 다듬고 하나하나 색을 입혀 규칙없이 늘어놓은 군집조각상이다. 멀리서 보면 ‘만다라’의 형상처럼도 보인다. 우주법리를 담은 원형의 불화 말이다. 도깨비 아니 이 세상을 사는 모든 이의 꿈을 모아뒀으니 그럴 만도 하다. 김성복의 ‘도깨비의 꿈’(2017). 10㎝ 남짓, 1200점 정도 되는 나무조각을 지름 4m쯤 되는 둥근 원 안에 모았다. 멀리서 보면 우주법리를 담은 원형의 불화 ‘만다라’처럼 보인다(사진=사비나미술관).김성복의 ‘도깨비의 꿈’(2017)을 눈높이에서 들여다봤다(사진=사비나미술관).이 거대한 작품을 만든 배경도 남다르다. 처음에는 작가 자신이 도깨비라고 여기고 스스로에게 물었단다. “내 꿈이 뭔가.” 그런데 꿈을 고안하는 데도 한계가 있더란다. 그래서 거리로 나갔다. 유치원생부터 여든 살 어르신까지 100여명을 붙들고 물으며 다녔다. “당신 꿈이 무엇입니까.” 꼬마들에겐 그림으로 받고 어르신에겐 이야기로 들었다. 메달, 복주머니, 자동차, 뽀로로, 요슬램프, 애완견, 바게트 담은 빵바구니, 구두, 돼지, 아이스크림, 곰, 집, 축구공, 지폐다발 등. 상상의 물건부터 당장의 소망까지, 누구에게는 딱히 꿈이랄 것도 없는 소소한 ‘소원덩어리’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작가가 생각을 보탰다. “아름다울 수도, 비극적일 수도 있겠지만” 꿈이란 게 원래 그런 거 아니냐고, “이루는 게 아니라 그저 지니고 있어야 하는” 일상을 얼기설기 모은 삶덩어리가 아니냐고. ‘도깨비의 꿈’ 속을 헤매다 빠져나오면 이번엔 지독한 딜레마에 놓인다. ‘바람은 불어도 가야 한다’는. 시리즈로 제작한 ‘바람은…’은 넓은 보폭으로 전진하는 듯 열심히 달리는 남성상을 따온 작품이다. 20∼30㎝쯤 되는 스테인레스스틸 줄에 납작하게 누른 은색모형 수백개를 하늘하늘 벽에 달아 설치한 ‘바람은…’(2018)을 지나면, 우레탄도장을 한 뒤 단단한 입체로 만들어 붙이고 세운 씩씩한 ‘바람은…’(2017)이 기다린다. 이처럼 명확한 주제가 또 있을까. 그저 앞으로 앞으로 끊임없이 달려나가는 현대인을 응원하는 목소리까지 들리는 듯하니. 조각가 김성복이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 펼친 ‘도깨비의 꿈’ 전에서 자신의 작품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2018) 옆에 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김성복의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2018)의 디테일. 20∼30㎝쯤 되는 스테인레스스틸 줄에 납작하게 누른 은색모형이 수백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김성복의 ‘바람이 불면 가야 한다’(2017). 스테인레스스틸로 만들고 우레탄도장을 해 벽에 붙인 또 다른 버전의 ‘바람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희망도 꿈도 없는 세상에 던진 꿈수저 그런데 왜 하필 도깨비인가. 금수저·흙수저·헬조선, 이런 무시무시한 단어를 보면서 작가는 “꿈이 실현되기 힘든 세상에서 예술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했단다. 그러다가 “도깨비라면, 그들의 방망이라면 뭐든 해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이르렀다는 거다. 그 고민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라면 ‘꿈수저’(2018)와 ‘금 나와라 뚝딱’(2018)이 아닐까 싶다. 도깨비방망이 모형의 손잡이를 절대 땅에 닿지 않게 하면서 마치 놀이기구처럼 까딱까딱 움직이는 길이 187㎝ ‘꿈수저’는 금수저·흙수저에 대한 유쾌한 반항처럼 보인다. 높이 230㎝짜리 도깨비방망이를 재현해 오뚝이처럼 세운 ‘금 나와라…’는 누구도 항거할 수 위압감을 풍겨낼 정도. PVC로 만든 수백 점의 방망이 풍선으로 꾸민 ‘도깨비정원’(2018)은 차라리 그 결정판이라고 할까. 무엇이 됐든 작품에 올린 작가의 메시지는 한 줄이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 또한 당연히 흔들리겠지만 상처받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냥 다시 일어서면 되니까.” 김성복의 ‘꿈수저’(2018)와 ‘금 나와라 뚝딱’(2018). 수저는 길이 187㎝, 방망이는 높이 230㎝짜리로 제작해 주위를 압도하는 기운이 상당하다. 둘 다 오뚝이처럼 움직이는 조각품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사진=사비나미술관).△안국동 ‘사비나’서 여는 마지막 전시‘도깨비의 꿈’ 전을 끝으로 사비나미술관은 20년 안국동시대를 접는다. 오는 7월에 은평구 진관동으로 확장이전해 좀더 장대한 꿈을 펼칠 계획을 전했다. 지하 1층부터 지하 5층 규모로 세울 미술관은 전시뿐만 아니라 연구·소장·아카이브의 역할까지 두루 아우를 거란다. 이 시대 도깨비들의 꿈을, 공간이 가로막아선 안 된다는 생각인가 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안국동 마지막 전시는 의미가 있다. 헬조선에도 도깨비방망이는 있다는 뜻이 아닌가. 이에 적극 동조한 작가는 명쾌한 지론을 얹는다. “삶은 불확실한 것도 있지만 분명한 것도 있다”고. 반드시 살아본 사람만이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법이고, 그래서 감히 “나는 삶을 조각한다”고 말한다고. 슬쩍 홀리기도 하고 방망이도 쥐어주고, 그가 진정한 도깨비가 아닌가 싶다. 전시는 24일까지다. 조각가 김성복. 꿈조차 제대로 못 꾸는 이 세상 모든 이를 대신해 입체·설치작품 1500여점을 들여와 거대한 꿈판을 벌였다. 그러곤 조근조근 이른다. 아름다울 수도 비극적일 수도 있겠지만 꿈이란 게 원래 그런 거 아니냐고, 이루는 게 아니라 그저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18.03.12 I 오현주 기자
與 대권주자 무주공산…김부겸·김영춘·김경수, 출마 불씨로?
  • 與 대권주자 무주공산…김부겸·김영춘·김경수, 출마 불씨로?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사진부터)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여권 최대 잠룡이던 안희정 전(前) 충남지사가 성폭행 의혹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차기 주자 향배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월 지방선거 출마를 망설이던 일부 인사들이 ‘대권 가도를 밟기 위한 출사표’에 불씨를 당길 것이란 말도 나온다. 여권의 불모지인 영남지역 차출론이 나오는 김부겸 행정안전부·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경수 의원이 결단을 내리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7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 전 지사는 여권 내 다른 주자들이 ‘높은 벽’을 실감할 정도로 매력적인 차기카드였다. 지역적으로는 충청을 기반으로 하면서 ‘충청대망론’을 실현할 수 있고, 영·호남 양측의 거부 정서를 모두 비켜갈 수 있었다. 당내 역학 구도 측면에서 보면 친문(친문재인)과는 결을 달리하면서도 친노(친노무현) 핵심이었던 만큼, 주류와 비주류를 아우를 수 있었다. 이런 안 지사가 성폭행 의혹으로 제명되면서 민주당은 누구나 한 번쯤 차기 주자에 도전할 수 있는 무주공산이 됐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안 전 지사에 이어 3위를 차지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있지만 유력주자로 거론되기엔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영남지역 광역시도지사 선거는 단숨에 주목받는 잠룡으로 떠오를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안 전 지사 역시 현 여권이 한 번도 배출하지 못한 충남지사에 당선돼 ‘최초’ 타이틀을 달면서 부상했다. 대구와 부산, 경남은 지난 6차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간판’을 내걸고 이긴 후보가 한 명도 없는 만큼 당선만 된다면 바로 유력 차기 주자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다.출마 자체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했던 김부겸·김영춘 장관과 김경수 의원이 ‘용꿈’(대통령 당선)을 위해 한 번쯤 모험을 해볼 만한 판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당초 두 장관은 현역의원직과 장관직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김 의원은 이미 지역에서 뛰고 있는 당내 후보군 등을 의식해 고심을 거듭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들 의사와는 무관하게 “‘대구 김부겸’·‘부산 김영춘’·‘경남 김경수’ 카드로 동남풍을 몰아쳐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다만 세 명이 놓인 부담스러운 조건은 여전하다. 공직선거법 상 두 현직 장관은 오는 15일 전에는 직을 내려놔야 하는 만큼 향후 요동칠 수 있는 판세와 발생 가능 변수를 감수해야 한다. 김부겸 장관은 본선에 뛰어들게 되면 지방선거와 같은 날 실시되는 재·보궐에서 지역구(대구 수성갑)를 사실상 자유한국당에 넘겨야 하는 점도 타격이 크다. 김영춘 장관은 당선 가능성이 상당한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오 전 장관이 김영춘 장관 출마 시 후보직을 양보하겠다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오 전 장관의 존재는 부담이다. 당헌·당규 상 지선 출마를 위한 지역위원장 사퇴 시한이 지난 김 의원은 당이 전략공천에 따른 차출이라는 그림을 만들어 줘야 한다. 당헌·당규에 따라 17개 광역시도지사 중 전략공천은 3곳 까지만 가능하다. 당이 제1당과 기호 1번 사수를 위해 ‘현역 의원 출마를 2명 선에서 맞추고 예외적인 경우에도 3명까지만 가능하다’고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은 모두에게 걸림돌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안 전 지사 사태로 ‘포스트 문재인’을 노렸던 여권 내 대권주자 그룹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광역자치단체장에 누가 당선되는지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8.03.07 I 유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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