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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식 교육위원장 “인천 혁신학교, 학력저하 심각”
  • 신충식 교육위원장 “인천 혁신학교, 학력저하 심각”
  • 신충식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이 16일 의회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의회 제공)[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형 혁신학교인 결대로자람학교는 학생의 학력 저하 문제가 심각합니다.”신충식(48·국민의힘·서구4)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은 16일 의회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신 위원장은 “인천교육청이 운영하는 혁신학교는 다양한 교육활동 등으로 학생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학력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인천 결대로자람학교는 현재 초등학교 70곳, 중학교 22곳, 고등학교 14곳, 특수학교 1곳 등 107곳이 있다. 인천 전체 초·중·고·특수학교 539곳의 19.8% 수준이다. 인천교육청이 예전 행복배움학교라는 명칭을 쓰다가 최근 결대로자람학교로 바꿨다. 기존 명칭인 행복배움학교는 ‘행복한 삶을 위한 배움’의 의미가 있고 이번에 바뀐 결대로자람학교는 ‘학생의 고유성 존중, 주도적 성장’의 의미를 담았다. 혁신학교는 공공성(차별 없는 교육), 민주성, 다양성, 공동체성 중심으로 교육하는 학교 모델이다.◇“학력 높일 방안 마련해야”그는 “초등 결대로자람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부모를 만나면 자녀의 학력 수준이 일반학교 학생보다 떨어진다고 말한다”며 “교육청이 혁신학교 학생의 학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이 학업 스트레스를 적게 받으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교육방법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또 정부의 자유학기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중학교 자유학기제에서는 시험을 치르지 않아 학생의 사교육 비중이 높아진다”며 “학원을 안다니는 학생은 학력이 떨어지고 학원을 다니는 학생은 상대적으로 학력이 더 올라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학기제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사교육으로 인한 학력 편차가 커지지 않게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중·고등학교 체육교사 출신인 신 위원장은 학생 체력 증진과 학교 안전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0년부터 2년가량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의 외부활동이 제한됐고 체력이 떨어졌다”며 “체력이 약한 학생들의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신충식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이 16일 의회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의회 제공)신 위원장은 “학생들의 체력을 정밀하게 측정하도록 스마트 팝스를 도입해야 한다”며 “스마트 팝스는 학생들이 러닝머신 같은 장비에서 걸어다니며 근육량, 체지방량 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신체 부위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교육청에 스마트 팝스 도입을 제안했고 올해 시범사업 예산이 편성됐다”며 “조만간 일부 학교에 도입될 것이다”고 덧붙였다.그는 “학생 체력 향상은 교육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공부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며 “교육청과 학교가 학생 체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제안하겠다”고 약속했다.이 외에 인천의 주요 교육 현안으로 원도심·신도시 간 교육격차, 아동학대 문제 등을 제기했다. 신 위원장은 “원도심·신도시의 교육격차 문제는 교육위원회가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균형적인 교육 발전을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교육 균형발전 위해 맞춤형 전략 필요그는 “신도시는 학생 수가 많아 학교 부족,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하고 원도심은 학교의 존립 문제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학생 수가 부족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인천교육청이 최근 완료한 중·고등학교 학교군 조정 연구용역을 토대로 합리적인 학교군 조정 방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아동학대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남동구에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부모의 학대로 숨진 사건이 있었다”며 “학교에 출석하지 않는 학생을 대상으로 교사측이 가정 방문, 상담 등을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어 “2주일에 한 번씩은 교사측이 미출석 학생을 의무적으로 만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며 “학생 상담 활성화를 위해 인공지능(AI) 로봇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그는 “타 지역에서는 AI를 이용한 아동학대 예방버스를 운영한다”며 “내 제안으로 인천교육청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 부시장과도 협의했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신 위원장은 봄을 맞아 학교 내 공기 질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다수의 학교 교실에 공기순환기(내부 공기를 외부 공기와 바꿔주는 장치)가 있는데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며 “교육청이 공기순환기 필터 교환 등 유지·관리 업무를 책임지지 않고 학교에 떠맡기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신 위원장은 “교육청이 공기순환기 관리를 책임지도록 업무분장을 해야 한다”며 “인력 부족으로 인천교육청이 하기 어려우면 지역교육지원청이 전담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수조사를 통해 학교 공기순환기 가동 여부, 필터 교환 여부 등을 점검하게 만들겠다”며 “학생 건강을 위해 공기 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그는 끝으로 인천교육청의 인사정책과 관련해 “도성훈 교육감이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예전 보좌관이었던 2명을 각각 비서실장, 대변인으로 임용했는데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로 비판받고 있다”며 “교육감이 측근을 챙긴 것인데 이러면 교육행정이 발전할 수 없다. 우수 인재를 뽑아 배치하도록 인사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교육감 선거 런닝메이트제 추진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한다”며 “교육이 지역발전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일반자치와 교육자치가 분리되지 않고 함께 가야 한다”고 피력했다.◇신충식 위원장 이력△인천 출생 △인항고 졸업 △인하대 졸업 △인천시 청년특보 △국민의힘 인천서구을지역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2023.03.16 I 이종일 기자
尹정부 통일교육도 `자유민주주의` 전면에…새 기본서 발간
  • 尹정부 통일교육도 `자유민주주의` 전면에…새 기본서 발간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육 기조에 `자유민주주의`가 전면에 등장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평화`를 강조했던 것과는 결이 달라졌다.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열린 북한인권증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통일부)국립통일교육원(이하 교육원)은 14일 통일교육 기본서를 개편·발간했다고 밝혔다. 교육원 측은 “이번 개편에는 통일부 연두업무보고에서 제시한 ‘자유·인권, 민주주의·시장경제 등 헌법적 가치에 기반한 통일교육 강화’라는 통일교육의 발전 방향도 반영했다”고 했다. 통일부 소속기관은 교육원은 통일 관련 교육을 담당하는 정부기관이다.이번에 발간하는 통일교육 기본서는 `2023 통일교육 기본방향`, `2023 통일문제 이해`, `2023 북한 이해` 등 총 3종이다. `2023 통일교육 기본방향`은 통일교육의 목표와 중점 방향, 교육 방법 등 통일교육에 관한 기본사항을 담은 지침서로, ‘통일교육지침서’라는 명칭으로 2000년부터 정기 발간되고 있다. `2023 통일문제 이해`, `2023 북한 이해`는 통일교육을 위한 기본 교재로, 학교 등 통일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이중 `2023 통일교육 기본방향`에서는 헌법 제4조가 천명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평화적 통일정책’ 등 헌법적 원칙을 분명하게 강조하고,통일 준비 과정에서 미래지향적 관점을 확충하는 데 중점을 뒀다. 자유민주주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핵심 철학으로 알려져있다.이번 개편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 발간 이후 약 5년 만이다.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당시 ‘평화’를 강조한 문재인 정부의 통일교육지침서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의 첫 지침서 명칭은 ‘2023 통일교육 기본방향’으로 전체 목차 소제목에서 `평화`가 빠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통일교육지원법상 통일교육에 관해서 통일교육원이 교육하게 돼 있다”며 “통일교육에 대해 집중하고자 했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처음 발간됐던 ‘평화의 이해’는 올해는 아예 발간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평화의 이해`에 있는 남북대화 등의 이론적인 부분이 ‘통일의 이해’에 중첩되는 것이 많아서 통합했다”고 설명했다.이외에도 자유, 인권, 법치 등 자유민주주의 요소와 보편적 가치 기준에 입각한 북한 인권 실태 등 객관적 북한 실상을 보강했다. 통일부는 비정기적으로 발간돼왔던 통일교육 기본방향을 올해부터 매년 발간하기로 했다.
2023.03.14 I 권오석 기자
‘때로는 절친, 때로는 원수’…PEF 의기투합 '빛과 그림자'
  • ‘때로는 절친, 때로는 원수’…PEF 의기투합 '빛과 그림자'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수익만 더 낼 수 있다면 처음 보는 사람과도 일 할 수 있는 게 이 분야죠.”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간 협업이 늘고 있다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매력적인 투자처임이 분명한데, 감당이 안 될 때 뜻을 같이할 또 다른 운용사를 찾는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생존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짜는 것”이라며 “중소형사는 물론 최근에는 대형사도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에 나서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에서 Co-GP(공동 운용) 형태로 기업을 인수하거나 자금 유치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경영권을 인수하는 한편 팀을 이뤄 펀딩(자금유치)에 나서는 경우도 적잖다. 경쟁이 치열해진 자본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지만, 모든 의기투합이 순조롭게 흐르진 않는다. 때로는 걷잡을 수 없는 갈등 국면으로 치닫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 “우리 같이 해볼까요?”…PEF 공조 눈길 9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복수의 PEF 운용사가 하나의 딜을 위해 의기투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공개매수를 마감한 오스템임플란트(048260)와 SK온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사례가 대표적이다.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와 MBK파트너스로 이뤄진 특수목적법인(SPC)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는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 지분과 공개매수를 엮어 지분 89%를 확보했다.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적잖은 원매자들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오스템임플란트가 보유하고 있는 업력이나 시장 점유율이 매력적이라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다만 최근 불거진 횡령사건 등 대내외 이슈가 본질적인 기업 성장을 가로막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적극적인 거버넌스 개선 작업만 더해진다면 업사이드가 확실하다는 판단이 서는 대목이다. PEF 운용사로서는 충분히 인수를 검토해볼 만한 매물임에 부정할 수 없다. 최근 3D 구강스캐너 업체인 메디트를 2조4000억원에 매각하며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던 MBK와 UCK가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에 뜻을 모은 이유다. SK온 프리IPO도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의기투합한 사례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로 이뤄진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8200억원 규모의 SK온 프리IPO 1차 투자를 마무리했다. 해를 넘긴 지금도 추가 투자 유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투PE-이스트브릿지 컨소시엄은 앞선 오스템임플란트 사례와는 결이 다르다. 과거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 앉았거나 협업 경험이 없다. SK온 프리IPO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뜻을 모은 셈이다. ◇ 중소 PEF ‘생존의 문제’…갈등 국면도 가시화 자금 운용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 PEF 운용사들은 사정이 더 절박하다. 최근 유동성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매력적인 딜소싱(투자처 발굴)에 성공하더라도, 자금 모집에 한계를 느껴 눈물을 머금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이 운용사 2~3곳을 매칭하는 형태로 컨소시엄을 주선하는 경우도 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규모는 작지만 일도 잘하고, 딜소싱도 나쁘지 않은 경우도 많은데 자금 마련에 애를 먹는 곳이 꽤 있다”며 “이럴 때 투자자들이 또 다른 운용사와 협업을 제안하거나 운용사간 인수합병(M&A)까지 제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쟁에 밀려 도태될 바에는 회사 규모를 키워 인력이나 펀딩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났다”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하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내지는 Co-GP 형태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7월 4200억원을 들여 바디프랜드를 인수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가 대표적이다. 앞서 양사는 프로젝트 펀드로 1500억원을 조성하고, Co-GP 형태로 사모집합투자기구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를 설립해 바디프랜드의 경영권(지분 46.3%)을 VIG파트너스로부터 인수했다. 대박의 꿈에 부풀었던 이들의 갈등이 촉발된 것은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허명지 한앤브라더스 대표의 경영상 배임·횡령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해외 마케팅을 이유로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했다는 게 핵심이다. 이에 한앤브라더스 측은 “사실과 다르며, 적합한 비용 지출”이라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10일 예정된 출자자 총회에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앤브라더스가 GP 지위를 박탈 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양측이 공동 GP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정관이 어떻게 기재되었는지가 변수라는 분석도 있다. 한가지 부정할 수 없는 점은 이번 이슈가 불거지면서 더는 공존하기는 어려워 졌다는 것이다. 때로는 동지에서, 때로는 원수가 되는 자본시장 한 단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난이도가 높아진 인수 조건 충당을 위한 의기투합이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인수나 투자 이후 과정에서 이견이나 갈등이 사례가 나오고 있어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03.09 I 김성훈 기자
김희원 "매 작품 임시완과 대척점… 의형제 연기하고파"
  • 김희원 "매 작품 임시완과 대척점… 의형제 연기하고파" [인터뷰]
  • 배우 김희원(사진=넷플릭스)[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스릴러 속 형사들은 주로 사건을 추적해서 범인을 잡곤 하잖아요. 이 작품에선 형사가 아들을 범인이라고 오해해 쫓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배우 김희원은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에 끌렸고, 색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뜻 출연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실제로 김희원이 열연한 지만이란 인물은 기존 형사 캐릭터와는 결이 달랐다. 형사 특유의 집요함과 아들을 생각하는 부성애를 동시에 지닌 인물로, 김희원은 복잡한 서사의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특히 절정의 순간엔 관객과 동일한 시선으로 반전을 마주하며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보고 난 뒤 남는 여운이 그 어떤 작품보다 오래갔다.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한 장면(사진=넷플릭스)김희원은 “연기할 땐 형사라는 생각보단 권위적이고 고지식한 아버지라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다”며 “피해자들을 쫓아다니면서 ‘내 아들이 범인’이라고 말 못 하는 답답한 심경, ‘아들을 혼내줘야 겠다’고 자책도 하는 인물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심지어 김희원은 연기하는 내내 한 번도 웃지 않았다고 했다. 연락이 끊긴 아들을 용의자로 의심하고 쫓는 역할인 만큼 감정이 얼굴에 묻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했다고. 김희원은 “내가 생각한 지만이란 캐릭터는 감정 변화 없이 계속 짜증 나있는 상태였으면 했다”며 “연기할 때 얼굴에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연기했다”고 털어놨다.배우 김희원(사진=넷플릭스)김희원은 함께 호흡을 맞춘 임시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희원은 “‘미생’ 때 임시완을 처음 만났고, ‘불한당’을 통해 친해진 이후 전화통화도 자주 할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태준 감독님께서 임시완과 함께 작업했으면 하는 마음에 내게 대본을 전달해달라 했고, 마침 임시완과 잘 맞는 캐릭터인 것 같아 출연을 직접 제안했다”며 “임시완이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 이렇게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고 말했다.김희원은 실제론 친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친해질래야 친할 수 없는 관계라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희원은 “‘미생’ 때도 그렇고, ‘불한당’ 때도 임시완을 싫어해야 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임시완을 잡아야 하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유독 작품 속에서 악연이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생긴 게 다르게 생겨서 그런지 서로 친하게 지내는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의형제 역할로 임시완과 함께 캐스팅해주신다면 연기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배우 김희원(사진=넷플릭스)끝으로 김희원은 “연기라는 것이 힘들고 때론 버겁기도 하지만, 하면 할수록 재밌기도 하다”며 “나이를 점점 먹다 보니 ‘연기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인데, 재미를 잃지 않고 오래도록 연기 활동을 펼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현실 밀착 스릴러다. 김희원을 비롯해 임시완, 천우희 등이 출연한다. 넷플릭스에서 관람 가능하다.
2023.03.05 I 윤기백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년 한국어 공연…전 배역 오디션
  •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년 한국어 공연…전 배역 오디션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내년 6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돌아온다. 공연제작사 마스트인터내셔널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2024년 한국어 공연 전 배역 오디션을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디션 포스터. (사진=마스트인터내셔널)‘노트르담 드 파리’는 ‘십계’ ‘로미오와 줄리엣’과 함께 프랑스 3대 뮤지컬로 꼽히는 작품이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뒤 전 세계 23개국에서 9개 언어로 번역돼 공연하며 15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54곡으로 이뤄진 음악과 다양한 장르의 역동적인 안무로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결이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한국어 공연은 2018년 한국어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 이후 약 6년 만이다. 그 사이 세 차례 내한공연을 통해 스테디셀러 작품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한국어 공연 오디션은 한국과 프랑스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의 심사로 진행한다.오디션에서는 전 배역을 선발한다. 추악한 얼굴의 꼽추이자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로 에스메랄다를 사랑하는 콰지모도, 세 남자를 사랑에 빠뜨리는 자유로운 영혼의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거리의 음유시인이자 극중 해설자인 그랭구와르, 권위적인 노트르담 대성당의 주교로 뒤틀린 사랑을 보여주는 프롤로, 집시들의 우두머리이자 에스메랄다의 보호자인 클로팽, 파리의 근위 대장으로 약혼자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사이에서 갈등하는 페뷔스, 페뷔스의 약혼녀 플뢰르 드 리스 등이다. 또한 고난이도의 현대 무용과 현란한 아크로바틱, 브레이크 댄스를 선보여야 하는 댄서, 아크로뱃, 브레이커도 함께 선발한다.이번 오디션의 지원서 접수마감은 오는 3월 10일까지이며 이메일, 온라인 접수만 가능하다. 자세한 지원 요강은 마스트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노르트담 드 파리’ 한국어 공연은 내년 1~3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2023.02.21 I 장병호 기자
삼나스포츠부터 샘표식품까지…성패 엇갈린 공개매수
  • 삼나스포츠부터 샘표식품까지…성패 엇갈린 공개매수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한국증권거래소는 삼나스포츠의 대주주인 미국 나이키사가 삼나스포츠 주식의 99.3%인 19만3453주를 공개 매수, 주식분산요건이 미달됨에 따라 18일부로 상장을 폐지한다고 밝혔다.”1994년 7월 13일에 나온 한 일간지 기사 내용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도 공개매수를 통해 주식을 매입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공개매수는 과거에도 줄곧 이어져 온 방식으로 국내에서도 꾸준히 사용됐다. 공개매수는 문자 그대로 공개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은밀하게 사는 게 아닌, 대놓고 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일반 주식시장에서 사고파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공개매수는 일정 기한과 매수 가격을 정해놓고 장외에서 사들이는 행위다. 정해진 기간에 주주들의 매도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거래되는 가격보다 웃돈을 쳐서 사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과거 사례 보니…때로는 성공, 때로는 실패수십년간 이어진 공개매수는 우호적으로 진행된 경우도 있지만, 적대적 M&A나 경영권 분쟁 때 사용되기도 했던 카드다. 자금으로 지분을 대거 사들이겠다며 이해 관계자들을 압박할 때 중용되곤 했다. 과거에 있었던 공개매수 사례로는 앞서 언급한 삼나스포츠가 있다. 당시 미국 나이키 본사는 제품 생산·마케팅을 해오던 삼나스포츠와의 기술계약 종료가 임박하자 주당 5만6349원에 공개매수를 시도했다. 같은 해 4월 당시 삼나스포츠 주가는 5만7000원~5만8000원선이었다. 사실상 시장가 수준에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다. 1994년 5월 25일~6월 13일까지 20일간 이뤄진 공개매수에서 나이키는 지분 99.21% 취득에 성공했고, 삼나스포츠는 상장 폐지됐다. 삼나스포츠는 공개매수 이후 상장 폐지한 국내 첫 사례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한솔제지가 동해종합금융 주식 15%를 1주당 3만8000원에 공개 매수해 성공했고, 12월에는 연탄제조업체 원진이 경남에너지 주식 5.29%를 4만9500원에 공개매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공개매수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해 9월 SK케미칼 92만주를 10만8800원에 추가 취득하기 위한 공개매수에 나섰다. 1대 1.57 경쟁률로 공개매수가 가까스로 성사되긴 했지만 모두가 이를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안다자산운용은 “공개매수가격이 적정주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고 싱가포르 행동주의 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도 같은 이유로 공개매수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LG화학의 미국 나스닥 상장사 인수도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 지분 100% 인수를 위해 7000억원 넘는 자금을 지출했다.◇ 설정 매입가·공개매수 목적 따라 희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엘엔파트너스가 2017년 인수한 맘스터치도 지난해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맘스터치 상장폐지를 두고 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를 보존하는 한편 향후 매각작업을 수월하게 가져가기 위한 상장폐지로 평가했다. 실제로 맘스터치는 현재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새 주인을 물색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늘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실패 사례도 있다. 산업용 필름 업체이자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업 GRT(900290)가 지난해 초 자진 상폐를 위한 공개매수를 추진했지만 실패했다.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2003년 금강고려화학(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8% 공개매수와 같은 해 이베이의 옥션 공개매수, 2008년 옛 우리투자증권 PEF 마르스제1호의 샘표식품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갔던 사례들이다. 당시 마르스1호는 주식 89만305주를 주당 3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당시 주식 가격이 2만2000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36%나 올려 잡은 가격이었다. 그러나 샘표식품 주가는 공개매수 선언 6일 만에 3만3850원까지 급등하면서 공개매수가를 훌쩍 웃돌았다. 이 여파로 마르스1호는 샘표식품 공개매수 목표량의 10% 수준인 8만9511주에 매집에 그치며 수량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앞선 사례들을 보면 공개매수때 설정한 매입가에 대해 일반주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장내에서 주식을 매각하면 세금을 내지 않지만, 장외에서 진행되는 공개매수에선 20%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도 고려요소다. 이밖에 상장폐지를 위한 전량 인수가 목적인지, 경영권 인수만을 위한 일정 지분 인수가 목적인지도 영향을 미쳤다. 전자인 상폐 목적의 경우 잔존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반주주들이 매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향후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판단에 주주들의 행동이 엇갈리는 흐름을 보였다.
2023.02.17 I 김성훈 기자
선망과 경시 사이…모든 걸 불태운 '모던 걸'<19>
  • 선망과 경시 사이…모든 걸 불태운 '모던 걸'[정하윤의 아트차이나]<19>
  • 추디의 ‘정물화’(1931∼1933). 술잔·주전자·화병·책 등 서양의 사물로만 채운 정물화. 하나하나의 형체·색감은 도드라지지만 전체적으로는 차분하다. 1920년대 상하이 기반의 모더니스트 회화그룹 결란사의 멤버로 활약한 추디는 인상주의·야수파·입체파가 혼합된 듯한 공동의 지향을 따랐다. 사진처럼 그리는 대신 색·형태를 마음대로 변형해 ‘다른’ 화면을 만들어냈다. 캔버스에 유채, 44×53㎝, 개인 소장.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20세기 초, 한·중·일 3국 모두에서는 영국에서 불어온 ‘신여성’ 신드롬이 거세게 일었다. 이전 시대와는 달리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가 일을 하며, 삶에 주도권을 갖게 된 ‘새로운 여자들’이 등장했다. 사회 여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미술계에서도 활약했는데, 한국에 나혜석, 천경자, 박래현이 있었다면, 중국에는 판위량, 추디, 관쯔란이 있었다. 먼저 판위량(潘玉良·1899∼1977). 한 살에 아버지를, 일곱 살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삼촌이 판위량을 거뒀으나 도박 빚이 커지자 기생집에 그녀를 팔아버렸다. 열일곱 살이던 1916년에서야 판위량을 딱히 여긴 한 남성의 첩이 되면서 사창가를 탈출할 수 있었다. 그림에 관심이 있는 판위량을 위해 남편은 가정교사를 붙여줬다. 판위량의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교사의 권유로 상하이미술전문대학에 시험을 치러 당당히 합격했다. 판위량은 그림에 흠뻑 빠졌다. 누드화 연습을 위해 목욕탕에서 여인들의 나체를 드로잉 하다 쫓겨나기도 했을 만큼. ◇유럽서 조소까지 섭렵하며 승승장구한 판위량내친김에 유학길에도 올랐다. 1921년에는 프랑스의 리옹미술학교, 2년 후에는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따냈다. 1925년에는 파리미술학교가 수여하는 ‘로마 장학금’을 받았고, 덕분에 이탈리아의 로마국립아카데미에서 국비로 수학할 수 있었다. 로마에서도 승승장구했다. 회화가 전공이었음에도 조소과 주임교수가 그녀의 실력을 눈여겨보곤 2년간 학비까지 면제해주며 조소를 가르쳤다. 1926년에는 ‘로마국제예술전람회’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1928년 9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판위량은 모교인 상하이미술전문대학 서양화과 교수로 임용됐고, 1929년에는 ‘중국 최초 여성화가전’을 열며 작품 80여점을 전시했다. 교수가 된다거나 개인전을 여는 것은 당대 여성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후에도 상하이와 난징에서 다섯 차례의 개인전을 더 열었고, ‘전국미전’에도 참가하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기녀에서 칭송받는 화가까지. 가히 인생역전이라 할 만한 성취였다. 하지만 판위량의 출신배경은 오래도록 그녀를 괴롭혔던 것으로 보인다. 뒤에서 수군거리는 것은 물론이고, 면전에서 손가락질을 당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들어서며 힘을 잃은 남편마저 그녀의 안위를 지켜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판위량은 결국 프랑스행을 택했고, 타국에서 남은 화력을 모두 불태웠다. 판위량의 ‘해골이 있는 정물화’(1929·사진 속 아래)와 판위량. 타고난 재능에 후천적 교육까지 더해 중국 당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 여성화가로 꼽힌다. 상하이미술전문대학에 합격한 이후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유학도 했다. 중국에 돌아와 모교서 교수를 지내며 ‘중국 최초 여성화가전’을 시작으로 개인전만 대여섯 차례 열었다. 출중한 실력·활약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 기생집에 팔려갔던 출신배경을 극복하진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화보’ no.505(1929. 9. 9)에 실린 ‘근대 중국의 미술’에서 발췌.다음은 추디(丘堤·1906∼1958). 판위량과 달리 추디는 어릴 때부터 탄탄한 미술교육을 받은 엘리트 여성이었다. 열네 살에 이미 유화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고, 결혼한 후에도 상하이와 일본 도쿄에서 그림을 배웠다. 여성이 자기 일을 갖는다는 것이 되레 이상하던 시절, 결혼한 뒤에는 더욱이 집안일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던 시기에 기혼자였던 추디가 걸은 이 같은 행보는 확실히 평범하지 않다(이후 추디는 남편과 이혼하고, 상하이의 미술가와 재혼한다). ◇추디, 사진처럼 그리는 대신 색·형태 자유롭게 변형1929년 상하이로 돌아온 추디는 상하이를 주 무대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상하이지역의 모더니스트 회화그룹인 ‘결란사’의 멤버로 큰 주목을 받았다. 결란사는 서양화 중에서도 보다 자유로운 화풍을 추구하는 젊은 미술가들의 모임이었다. 프랑스의 인상주의나 야수파, 또 입체파의 혼합 버전이라고나 할까. 파리의 모더니스트들이 케케묵은 회화 전통에 반기를 들었던 것처럼, 20세기 초 상하이의 결란사 회원들도 보수적인 서양화 방식과는 전혀 다른 미술을 추구했다. 사진처럼 똑같이 그리는 그림 대신, 색과 형태를 마음대로 변형해 색다른 화면을 만들어내는 것이 추디를 포함한 결란사 멤버들의 목표였다. 속단하긴 어렵지만 추디의 그림은 다른 ‘결란사’ 멤버들에 비해선 다소 얌전한 편인 듯하다. 형태나 색채를 과격하게 변형하기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변주 정도에 멈춘 느낌이 든다. 정물화의 시점을 조금 새롭게 한다거나 풍경화의 붓질을 살짝 강하게 만든다든가 하는 정도다. 그래도 추디의 작품은 동료 화가들에게 크게 인정을 받아 1933년의 그룹전 때 멤버들이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추디의 ‘원림’(1940s). 1920년대 상하이 기반의 모더니스트 회화그룹 결란사의 멤버로 활약한 추디는 인상주의·야수파·입체파가 혼합된 듯한 공동의 지향을 따랐다. 사진처럼 그리는 대신 색·형태를 마음대로 변형해 ‘다른’ 화면을 만들어냈다. 캔버스에 유채, 44×53㎝, 개인 소장.추디의 자질을 의심한다면 ‘결란사의 홍일점이었기에 격려의 의미로 상을 준 것’이라거나, ‘재혼한 남편이 결란사의 창립멤버라서 특혜를 받은 것’이라고 비아냥댈 수 있을 거다. 상을 받은 작품인 ‘꽃’의 원본이 소실됐기에 의심의 여지를 완전히 거두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테다. 그렇지만 글쎄다. 설령 그 모두가 어느 정도 추디의 명성에 작용했다 하더라도, 그 무렵 이렇게 두각을 나타내며 작업하는 여성 미술가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한 사실이 아닐까. 그 성취를 좀더 너그럽게 인정해줘도 되지 않을까. 생전이나 사후에나 여러 소리를 들었을 것 같은 추디지만,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작업을 이어갔던 것으로 보인다. 52세라는 이른 나이에 사망했음에도 아주 많은 작품을 남기면서 말이다. ◇명랑한 색채와 자유분방한 필치 구사한 관쯔란끝으로 관쯔란(關紫蘭·1903∼1986). 관쯔란 또한 엘리트 미술교육을 받은, 당시로선 손에 꼽히는 여성이었다. 텍스타일 무역업을 하는 부모를 둔 관쯔란은 어린 시절부터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당대 중국 현대미술의 중심인 상하이와 동아시아 현대미술의 메카였던 일본 도쿄에서 그림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그녀는 일본에서 유행하던 화풍 중 하나인 앙리 마티스의 야수파에 매료됐다. 명랑한 색채와 자유분방한 필치가 관쯔란의 성향과 맞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 관쯔란은 동료 화가들과 교류하며 함께 전시를 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일본 미디어는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독특한 중국인 여성화가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다. 1930년 상하이로 귀국한 이후에도 관쯔란은 ‘모던 걸’을 대표하는 인물로 여겨지며 신문의 헤드라인이나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대중매체에 자주 노출됐지만 가십거리로만 소비된 것은 아니었다. 예술적 역량도 적절히 평가됐다. 중국에 야수파를 소개한 화가 중 하나로 인정받았으며, 중국의 전통적인 주제에 서양식 화풍을 접목한 선구적인 화가로 평가받았다. 대중잡지에는 얼굴뿐만 아니라 작품도 빈번히 등장했고 성황리에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관쯔란의 ‘미스L의 초상’(1929). 치마오를 입은 여성이 무릎에 강아지를 올린 작품은 관쯔란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관쯔란은 강렬한 색채와 넓은 붓질로 밝고 아름다운 화면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앙리 마티스의 야수파에 매료된 이후 중국 전통주제에 서양화풍을 접목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캔버스에 유채, 90×75㎝, 베이징 중국미술관 소장.관쯔란은 굵은 선을 과감하게 사용하고, 강한 보색 대비로 캔버스를 채우는 유화작품을 주로 발표했다. 마티스처럼 화면 전반에 장식적인 패턴을 삽입하기도 했다. 강렬한 필치와 밝은 색채의 작품은 관쯔란 특유의 화풍을 형성했고, 남은 작품을 둘러보면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에 모두 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대 중국의 많은 화가처럼, 관쯔란은 자신의 야수파적 화풍을 지속할 수 없었다. 1949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을 만들고 나서는 유럽식 표현방식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쯔란은 불온한 스타일로 낙인찍힌 프랑스산 야수파 스타일을 버려야만 했다. 결국 그녀는 소련의 사회주의 사실주의 방식으로 전향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문화대혁명이 시작되면서 어떤 이유였는지 관쯔란은 결국 그림을 중단했고, 오랜시간 집에 칩거하다가 1986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전한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았던 중국 여성화가 3인. 놀라운 성취를 이뤘지만 그간 중국의 근현대미술사는 누락하거나 축소한 채 기술했다. 오랫동안 역사에 묻혀 있었기에 알아내야 할 사실도, 연구해야 할 작품도 많다. 그녀들의 이야기는 이제 겨우 시작이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2023.02.17 I 오현주 기자
‘사랑의 이해’ 원작 소설가, 계급 짓눌린 현실멜로 꺼내다
  • ‘사랑의 이해’ 원작 소설가, 계급 짓눌린 현실멜로 꺼내다
  •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은행에 근무하는 네 남녀의 사랑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계급적 구조와 모습을 현실적으로 다룬다(사진=SLL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어긋난 로맨스(romance·연애 사건)는 TV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불치병(기억상실), 불륜과 치정, 범죄·법정·복수물까지. 흔하디흔한 수많은 사연이 시공과 국경을 초월해 연애의 현실을 고증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랑이라는 주제는 인류 보편적인 영원한 화두다.최근 화제작인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지금껏 취해온 로맨스 형식과는 결이 다르다. 연애물이지만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상처받는다’는 고전 명제만을 따르지 않는다. 원작의 힘이다. 2019년 동명의 소설로 먼저 출간한 이 작품은 연애와 사랑에 작동하는 ‘계급’을 곱씹는다. 사랑은 주고받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가 아니라고, 동시에 계급의 형상이 사랑의 영역을 어떻게 구획 짓는지, 물질과 사랑의 관계에 대한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다. 연애야말로 얼마나 맵고 짜고 달달한지, 헐벗은 인간의 본성을 샅샅이 더듬고 신랄하게 묘사한다.◇연애사에 비친 벌거벗은 계급 사회원작 소설을 쓴 이혁진(43) 작가는 이같은 사랑의 복잡성을 이 작품에 투영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기는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랑은 이해(理解) 가능한 영역인지, 학벌 경제력 앞에서 이해(利害·이익과 손해)를 따지면 사랑이 아닌 거냐고, 소설은 뚝심 있게 질문을 던진다.드라마 종영을 2회분(16부작) 앞두고 서면 인터뷰로 만난 이혁진 작가는 “(드라마를)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는 “소설 속 인물들의 설정이 바뀌고 새로운 에피소드(장면)가 붙으면서 생기는 줄거리 상의 여러 파장에 대해 집중해 보고 있다”면서 “내 소설이 매체에 맞게 다른 방식으로 다시 해석되는 게 무척 재밌고 즐겁다”고 말했다.드라마 ‘사랑의 이해’ 동명의 원작 소설가 이혁진 작가(사진=작가 제공).소설은 완전무결하지 않으며 이야기의 한 방식이라는 게 이 작가의 생각이다. 그는 2020년 이 소설의 드라마 판권을 계약할 당시 “인물들의 행동과 결말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을 뿐 드라마에 대한 다른 관여는 없었다”며 “다만 그것이 잘 반영된 것 같아 무척 다행스럽고 감사하다”고 웃었다.소설은 사랑을 매개로 우리 주변의 첨예하게 대립하는 계급사회를 보여준다. 배경은 자본주의의 상징인 ‘은행’이다. 인물은 상수, 수영, 종현, 미경 네 사람. 그들은 사내 연애 중이다. 연봉, 집안, 아파트, 자동차 등 누군가에겐 스펙이고 누군가에겐 열등감과 자격지심의 원천일 자본의 표상에 붙들린 채 사랑은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헤맨다.“망설였다. 관계를 더 발전시킬지 말지. 수영이 텔러, 계약직 창구직원이라는 것, 정확히는 모르지만 변두리 어느 대학교를 나온 듯한 것, 다 걸렸다.”(98쪽 본문 중에서), “상수는 사랑하면서도 사랑일 수만은 없는 자신이 나약하고 남루해 견딜 수 없었다.”(326쪽 본문 중에서).계급은 사랑 앞에서 상수를 망설이게 하고, 수영을 솔직하지 못하게 만든다. 계급과 학력의 차이가 어떤 입장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사랑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하는지, 사랑의 이익과 손해를 저울질하며 시시때때로 변하는 간사한 마음을 낱낱이 기록한다.이 작가는 “‘사랑의이해’는 연애소설이 아니라 연애에 대한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썼다”며 “어느 쪽을 비판하기보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런 걸 보여주는 쪽에 목표가 있었다”고 했다. 계급 격차에서 오는 갈등이 그저 개개인의 선악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하는 인물들의 다층적 욕망을 그려내는 식이다.2019년 출간한 소설 ‘사랑의 이해’ 책 표지(사진=민음사 제공).그는 작가의 말에서 “이야기를 써나가면서 사랑이 다른 감정과 다르다면 결국 우리를 벌거벗게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며 “벌거벗은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벌거벗은 상대방을 지켜보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고 적었다.이 작가는 회사로 대표되는 계급 사회의 모순을 포착해왔다. 2016년 몰락한 조선업을 배경으로 회사 조직의 병폐와 부조리를 다룬 ‘누운 배’(한겨레출판사)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3년 뒤 ‘사랑의이해’(민음사)를 펴냈다. 2021년에는 카르텔과 불의로 얼룩진 공사 현장을 핍진하게 그려낸 ‘관리자들’(민음사)을 선보였다. 계급에 천착하는 이유를 묻자 이 작가는 “가장 현실적인 요소이자, 우리의 사고와 감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연히 써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라며 “수백년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얘기를 잘 옮겨내는 것이 내 일”이라고 말했다.요즘 쓰고 있는 작품의 주제도 ‘사랑’이란다. 최종 원고를 다듬고 있고, 곧 책으로 나올 예정이다. 드라마 방영 이후 원작 소설의 판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설을 출간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를 역주행 중이다. 교보문고 1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집계에 따르면, ‘사랑의 이해’는 소설 분야 6위에 오르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방영일 전후 30일간 판매량을 비교하면, 종이책은 18배 이상, ebook(전자책)은 15배 이상 판매가 급증했다고 예스24 측은 전했다.드라마를 먼저 챙겨본 뒤에 소설을 접할 미래 독자들을 향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말 그대로 리메이크한 곡을 즐기듯 ‘드라마’와 ‘소설’을 즐겼으면 합니다. 같은 이름의 인물을 두고 서로 다른 작가, 매체가 그것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뭐가 더 낫고 더 못하다 하기보다 어떤 게 왜 좋은지, 각 인물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각각의 방식과 흐름을 즐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하하.”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은행에 근무하는 네 남녀의 사랑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계급적 구조와 모습을 현실적으로 다룬다(사진=SLL 제공).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은행에 근무하는 네 남녀의 사랑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계급적 구조와 모습을 현실적으로 다룬다(사진=SLL 제공).
2023.02.08 I 김미경 기자
언리미트, 63 다이닝 키트와 비건 간편식 3종 출시
  • 언리미트, 63 다이닝 키트와 비건 간편식 3종 출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63 다이닝 키트 연구소와 대체육 대표 브랜드 언리미트는 두 브랜드의 노하우를 접목해 비건 간편식 3종을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사진=언리미트)63 다이닝 키트는 2022년 블루리본 서베이 리본 2개를 획득한 인기 뷔페 파빌리온, 36년 전통의 프리미엄 중식당 백리향 등 63 빌딩 내 분야별 전문 셰프들이 연구 개발한 제품을 선보이는 가정 간편식 브랜드다. 언리미트는 업사이클 재료를 더해 만든 슬라이스, 풀드 바비큐, 페퍼로니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며 국내 대체육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두 브랜드의 만남으로 이젠 집에서도 셰프의 손맛이 그대로 담긴 비건 간편식을 3분 안에 완성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파빌리온 비건 굴라쉬는 헝가리식 비프 스튜인 굴라쉬를 비건식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제품이다. 와인과 다시마로 입에 착 붙는 감칠맛을 구현하고 로즈마리를 더한 토마토 소스로 굴라쉬 특유의 깊은 풍미를 살렸다. 파빌리온 비건 풀드포크 핫 샐러드는 피망, 감자, 버섯 등 큼직하게 썰어 넣은 7가지의 채소에 손으로 찢은 듯한 결이 느껴지는 언리미트 식물성 풀드 포크를 곁들인 메뉴다. 향긋한 갈릭 오일로 마무리해 풍성하고 다채로운 식감을 자랑한다. 백리향 비건 난자완스는 실제 백리향에서 선보이는 요리와 같은 맛을 내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를 거친 끝에 탄생한 제품이다. 난자완스 소스 특유의 감칠맛을 살리기 위해 다시마 엑기스를 활용하고, 백리향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비법 소스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했다. 비법 소스는 언리미트 부드럽게 씹히는 비건 미트볼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메뉴 개발을 담당한 박종명 백리향 셰프는 “재료 하나를 고르는 데도 깐깐하게 고민을 거듭하고, 비건 버전 소스를 만드는 데 상당한 공력을 들여 완성한 제품”이라며 “집에서도 손쉽게 근사한 비건 한 상을 차려낼 수 있도록 하는데 힘썼다”고 전했다.
2023.02.02 I 이윤정 기자
'격랑의 금리' 마주한 사모대출…위기냐 기회냐 '기로'
  • [마켓인]'격랑의 금리' 마주한 사모대출…위기냐 기회냐 '기로'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금리가 지붕을 뚫을 것처럼 치솟더니, 최근엔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금리 흐름에 자본시장에서는 ‘포춘텔러’(점쟁이)가 늘었다. ‘가파른 금리 인상기를 지나 안정기 초입에 들어섰다’고 말하는가 하면 ‘하반기는 돼야 금리가 꺾일 것’이라며 한발 물러난 입장을 내기도 한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한 박자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인수금융 금리 급등에 지난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새해 들어 드라이파우더(펀드 내 미소진 금액)에 여유가 있는 운용사를 중심으로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PEF 운용사들이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뛰어든 사모대출펀드도 올해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격랑의 금리를 서핑하듯 타고 들어가 수익률을 올릴 것이냐, 파고를 이기지 못하고 쓸려 내려갈 것이냐 갈림길에 서 있다. ◇ 사모대출시장 1년새 69% 급등…격전지 급부상사모대출은 사모로 자금을 모집해 기업을 상대로 대출을 해주거나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PDF와 사모신용펀드(PCF·Private Credit Fund) 등이 대표적이다. 지분(Equity) 투자가 아닌 대출 형식으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과는 결을 달리한다. 빌려준 돈에 대한 이자를 따박따박 올릴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가 부각되며 PEF 운용사들 사이에서 사모대출시장 참여 흐름이 강하게 일기도 했다.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이 이달 3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조성된 사모대출펀드 운용자산(AUM)은 2021년 12월 기준 17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9% 성장했다. 2021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PEF 운용사의 대출형 펀드 조성·운용이 가능해지자 사모대출펀드 조성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VIG파트너스, 글랜우드PE 등이 사모대출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국내 사모대출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글로벌 PEF 운용사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이 지난해 5월 11억 달러(1조3900억원) 규모의 아시아 크레딧 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베인캐피탈도 같은 해 6월 2조5000억원 규모의 스페셜시츄에이션 아시아 2호 펀드를 마감했다. 미국과 영국에 본사를 둔 아폴로(Apollo)도 국내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경쟁에 동참했다. 국내외 대형 PEF 운용사들이 속속 참여한 사모대출시장은 ‘누가 더 공격적이냐’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 경쟁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가 더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느냐’ 문제로 귀결된다. 이는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시장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사모대출 큰 장…리스크 줄이는 딜소싱 핵심최근 자본시장에는 돈을 빌릴 데가 마땅치 않은 기업들이 쏟아진 상황이다. 한때는 서로 투자하겠다던 지명도 있는 스타트업이나 중견기업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금은 거품이 빠졌지만, 향후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대형 물류센터나 도심권 초대형 오피스도 투자 대상에 포함된다. 돈만 빌려주면 재도약이 가능하다는 투자처나 기업들이 이전과는 몰라보게 늘어난 셈이다. 결국 사모대출을 굴리는 PEF 운용사 입장에서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느냐가 중요해졌다. 돈을 빌려주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딜소싱(투자처 발굴)이 핵심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모대출업무를 맡고 있는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여파로) 투자처는 역대급으로 늘어난 상황이다”며 “어떤 투자처가 리스크도 적고,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분류하고 알아보는 안목이 필요한때”라고 말했다.사모대출 큰 장이 열렸지만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금리가 워낙 가변적이다 보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모대출 금리설정이 운용사들의 경쟁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대출금리를 낮춰 잡자니 재차 불거질 금리 인상 국면이 아쉬울 수 있다. 반대로 남들이 받는 만큼의 금리를 설정할 경우 물량(자금) 공세로 치고 들어올 경쟁사들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자칫 잘못 투자했다가 원금 회수도 못 하는 시나리오다. 최근 미국 자본시장에서 번지고 있는 대규모 환매 요청 이슈를 보면 걱정이 생길 만도 하다. 지난해 3월 480억원 규모 영국 신재생에너지발전소 대출 투자 펀드인 ‘포트코리아그린에너지 제 1~4호’ 환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발전소 건설을 맡은 업체의 경영 악화 여파로 펀드 만기인 6월에 투자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까지나 ‘안정적인 먹거리’로 시작한 사모대출인데, 원금 보장조차 안 되는 결론을 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리스크가 커지면 당초 취지였던 중위험·중수익 기조가 바뀌는 것 아닌가”라며 “자산운용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확실히 (수익률이) 깨지지 않을 투자처로 자금이 몰릴 것이다”고 말했다.
2023.02.01 I 김성훈 기자
`비명계` 손 내민 이재명…민주당의 길 "다른 목소리 받아들여야"
  • `비명계` 손 내민 이재명…민주당의 길 "다른 목소리 받아들여야"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논의체 ‘민주당의 길’이 31일 첫 토론회를 열며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 모임을 두고 ‘비명(非이재명)계’ 결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에 대해 참석한 의원들은 “저희는 결사체가 아니다”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다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당은 백가쟁명도 받아들여야 한다’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 등의 발언이 나왔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마치고 있다.(사진=뉴스1)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민심으로 보는 민주당의 길’이라는 주제로 민주당의 길 첫 토론회가 열렸다. 민주당의 길은 지난해 7월부터 연속 토론회를 열어온 ‘반성과 혁신’ 논의체를 확대·개편한 것이다. 자리에는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홍영표, 박용진 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이원욱 의원은 “민주당이 어떻게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다가올 총선에 승리할 것인가를 고민해보자는 의미”라며 “결사체나 모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김종민 의원 역시 “비명모임이 아니라 비전(vision)모임”이라며 “정치개혁 비전, 민생개혁 비전, 미래전략 비전 얘기를 많이 하면 가장 큰 수혜자가 누군가. 우리 민주당 지도부다”라고 말했다.이날 토론회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그는 우선 “민주당의 길이라는 모임을 창립하시는 줄 알고 축하하러 왔는데 모임은 아니고 토론이라고 하니 약간 당황스럽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그러나 저러나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많이 있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당(政黨)의 ‘당’은 원래 ‘무리’라는 뜻인 것처럼 (정당은) 다양한 의견, 다양성이 본질”이라며 “당내에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게 제 역할이다”라고 했다. 민주당의 길 출범이 비명계 결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앞서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30일 “이 대표가 ‘민주당의 길’이 출범한다니 가보면 좋겠다고 했고, 마침 김종민 의원이 모시고 싶다고 해서 축사하게 된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민주당의 길과 추가적으로 간담회 등을 할 예정”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영표 의원은 토론회에서 “지금처럼 당이 안정돼 있고 단결돼 있던 때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다. 다만 우리 당의 정체성과 비전은 백가쟁명과 혼란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꼬집었다.홍 의원은 이날 먼저 회의장을 나오며 취재진에게 “당이 단일대오가 좋은 것 같지만 지금 상황을 다르게 판단하고 다른 모색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며 “당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게 좋다, 그것을 단순하게 갈등이나 혼란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이날 토론회 발제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부정평가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토론회에서는 그 원인으로 “검찰 수사 리스크가 상당한 영향이 있다”며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의혹’ 수준에서도 상당히 강한 하방압력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번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왔다. 특히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도 팩트와는 무관하게 당 지지도에 하방압력이 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또 “고관여 지지자 대상 비즈니스를 하는 일부 유튜버의 주장이 전략이 되면 안된다”는 당부도 있었다.김종민 의원은 1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2018년과 2022년, 한 4년 동안 민주당 호감도가 국민의힘에 비해 2배 정도 높았다고 한다. 근데 지금은 호감도는 비슷해졌고 거꾸로 비호감도가 두 배로 늘어났다”며 “지지율도 지지율이지만 호감도의 변화가 크다는 것을 민주당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김 의원은 ”앞으로 민주당이 반사이익에 의존하는 정치나 대응을 하면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민심 이반과 실망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거기에 기대 민주당이 총선에 승리할 것이란 생각은 금물“이라고 전했다.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2023.01.31 I 이수빈 기자
 눈으로 듣는 떠들썩한 그림…최윤희 '조용한 소음'
  • [e갤러리] 눈으로 듣는 떠들썩한 그림…최윤희 '조용한 소음'
  • 최윤희 ‘조용한 소음’(Silent Noise #2·2022·사진=에이라운지)[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때는 밤의 어둠을 그렸더랬다. 도시의 인공조명이 여기저기 후미진 곳을 부딪치며 내뿜는 추상의 패턴 중 한귀퉁이를 떼어내 회화적 감각으로 변환했더랬다. 그랬던 그 화면이 이제는 소리로 옮겨갔나 보다. 가느다란 선에 묻힌 파동이 몰려오고 색색의 면에 적신 어울림으로 번져나가는 중이다. 다만 시각적으로 요동치는 만큼 청각적으로는 전달이 안 되는 게 아쉽다고 할까. 하지만 이조차 의도했던 건지 ‘조용한 소음’(Silent Noise #2·2022)이란다. 작가 최윤희(37)는 선·면·색의 요소가 넉넉한 추상으로 풍경을 그린다. 예전 작업이 도시 외곽의 전경을 포착하는 풍경이었다면 최근 작업은 작가 내면의 정경을 더듬는 풍경이다. 사실 작업에 변화가 생긴 건 도시와 내면이란 공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강렬했던 붓과 색이 부드러운 붓과 색으로 전환한 데다가 선과 면이 훨씬 더 복잡해진 것 역시 내면을 그리면서다. 작가 작업의 특징은 손으로 물감을 문질러 신체적 감각을 더한다는 데 있다. 그렇게 자신의 몸을 이용한 캔버스에 “실타래 같은 감정”을 섞어냈더니 소리가 사라지더란 거다. 어떤 구도의 한 결처럼 손으로 문질러 소리를 지워냈다고 할까. 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백석동1가길 에이라운지서 여는 개인전 ‘묵음’(Mute)에서 볼 수 있다. 신작 12점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 181×181㎝. 에이라운지 제공. 최윤희 ‘조용한 말들 #5’(2022), 캔버스에 오일, 45.5×33.4㎝(사진=에이라운지)최윤희 ‘가운데 줄기’(2022), 캔버스에 오일, 45.5×45.5㎝(사진=에이라운지)
2023.01.29 I 오현주 기자
경영권 인수전 불붙은 오스템임플란트…그들이 눈독 들이는 이유는?
  • 경영권 인수전 불붙은 오스템임플란트…그들이 눈독 들이는 이유는?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저평가된 알짜기업.’ 국내 1위 치과용 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을 둘러싸고 사모펀드(PEF) 간 공방이 시작된 배경에는 탄탄한 실적과 높은 성장 잠재성이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 강성부 대표의 KCGI, 오스템임플란트의 백기사를 자처한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UCK) 모두 오스템임플란트의 내재 가치가 높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에 대해선 결이 다른 해법을 제시해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경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데일리 김다은]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048260)는 전 거래일보다 2만3800원(14.65%) 오른 1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MBK파트너스와 UCK가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지분 인수를 목적으로 한 달간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뛰었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19만원이다. 앞서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매입하며 경영권 개입을 선언한 바 있다. KCGI가 지분을 100% 보유 중인 에프리컷홀딩스는 지난 5일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5.57%에서 6.57%로 늘려 3대 주주로 올라섰다.견조한 실적에 높은 성장 잠재력까지 갖춰 양측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600억원, 영업이익 2202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보다 매출액은 28.56%, 영업이익은 53.62% 급증했다. 작년 첫 거래일에 2215억원에 달하는 초유의 자금 횡령 사건이 터지며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등 우여곡절 속에서도 매출이 1조원대로 기존 8000억원대에서 껑충 뛰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매출 1조2472억원, 영업이익 2634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임플란트 식립률이 0.25%에 불과한 중국에서 물량기반조달(VBP) 공급권을 따내면서 실적 기대감에 시장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대신증권은 이날 오스템임플란트의 목표주가를 24만원으로 기존 18만원에서 38.88% 상향 조정했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9일 적정 주가를 17만원으로 기존 15만원보다 13.33% 상향했다. KCGI발(發) 경영권 분쟁, 주주들의 집단 소송 제기 등 ‘거버넌스 리스크’가 오스템임플란트를 포위하고 있지만 실적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시장은 판단했다.다만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두고는 양측의 셈법이 다르다는 평가다.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사업 경쟁력을 고려할 때 최소 2배, 최대 5배 이상 기업가치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2배로 글로벌 평균인 25.3배 대비 44%가량 낮고, EV/EBITDA(기업가치를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나눈 값)는 8.8배로 글로벌 평균인 16.9배보다 약 48% 낮은 수준이다. KCGI가 최대주주 최규옥 회장의 퇴진과 이사회의 독립성 보장 등을 요구하는 이유다.MBK파트너스는 최근 인수한 치과용 3차원(3D) 구강 스캐너 제조사인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간 사업 시너지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글로벌 PEF 칼라일그룹을 제치고 메디트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유니슨캐피탈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메디트는 국내외 치과 스캐너 시장에서 24%를 점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해외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메디트를 키워야 하는 MBK파트너스가 경영활동 유지를 원하는 최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한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KCGI는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한 만큼 기업 내재가치를, MBK파트너스는 메디트와의 시너지에 주목했지만 결국 오스템인플란트의 국내외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로 얼마나 지분을 모을지가 중요한데, KCGI 측이 즉각적인 행동을 취하기보다 기업가치 제고 노력 등을 지켜보고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3.01.26 I 양지윤 기자
‘오매라’ 김서형 “담백하고 슴슴한 드라마… 푸른 빛이 나는 작품”
  • ‘오매라’ 김서형 “담백하고 슴슴한 드라마… 푸른 빛이 나는 작품” [인터뷰]
  • 배우 김서형.(사진=키이스트)[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담백하고 슴슴한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모인 것은 행운이었어요. 저를 비롯해 참여한 모든 분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소중한 삶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였습니다.”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서형은 왓챠 오리지널 휴먼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이하 ‘오매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오매라’는 자극적인 소재가 넘치는 콘텐츠 시장에서 보기 드문 슴슴한 작품으로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했다. 한 끼 식사가 소중해진 아내를 위해 서투르지만 정성 가득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는 남편과 가족의 이야기로 김서형은 극 중 시한부를 선고 받았지만 삶을 음미하며 매듭짓는 다정 역을 맡았다. 드라마 결과물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대본을 받았을 때 느꼈던 그대로 담백했다”면서 “소중한 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드라마였기에 대본대로, 그대로 나와서 좋았다”고 말했다.가족이 시한부를 선고 받고 삶을 매듭지을 때 곁에 있는 사람은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무기력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무기력보다는 가족들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일평생 요리 한 번 안 해본 남자의 요리 준비 과정으로 표현한다.김서형은 대본을 받기 얼마 전 메릴 스트립 주연의 ‘줄리앤줄리아’를 감명 깊게 봤다고 소회했다. 그는 “그것 역시 요리를 소재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였는데 그 영화가 너무 좋았다”면서 “그런데 몇 달 뒤에 대본을 받아보고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이어 “포맷은 다르지만 요리를 중심으로 한 이런 느낌의 드라마를 제작하는 분들이 계셨고 저 역시 또 한명의 시청자로서 감사했다”면서 “‘이런 드라마를?’이라는 생각에 신기한 기분도 들었다”고 소회했다.설정이 다소 무겁게 느껴지지만 그래서 더욱 담백하게 극 중 다정의 감정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김서형은 “스토리가 슬프지만 감독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우리는 담백하게 표현하자고 했는데 그것도 저랑 생각이 맞았다”면서 “항암치료를 한다고 해서 머리가 빠지는 연출은 저도 반대했었고 오히려 머리를 붙이는 의견을 내서 감독님도 좋아했다”고 회상했다.다정이라는 캐릭터에는 스스로와 결이 비슷하다고 털어놨다. 김서형은 “제가 나중에 다정의 입장이 된다고 하면 그분처럼 멋있게 가고 싶다”면서 “실제로도 만나 뵙고 싶었는데 저랑 비슷한 결이 있었던 분 같았다”고 말했다. 작품 외적으로 느껴진 그는 굉장히 단단하고 자기 검열에 엄격한 배우였다. 작품이 없는 시기에도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늘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성실함도 돋보였다. 김서형은 “평소에도 스스로에게 집중하려 하고 자신과의 경쟁을 하는 편”이라며 “자기검열에 집중하는 이유는 스스로의 성취감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드라마를 통해 느낀 점은 인생은 결국 혼자라고 생각했다고. 그는 “결국 혼자 가야 하니까 외로울 수밖에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잘 산다는 것은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 이 시간에 하고 있는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잘 사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주연일 때나 조연일 때나 늘 항상 저는 똑같았어요. 초심에 비해 ‘이번엔 더 잘했나’ 이런 질문을 하면서 늘 이 순간 주어진 것을 잘해간다면 그게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01.18 I 유준하 기자
이재명 "檢 신상공개가 `조리돌림`? 스스로 당당하면 고마워해야"
  • 이재명 "檢 신상공개가 `조리돌림`? 스스로 당당하면 고마워해야" [일문일답]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당 일각에서 나온 ‘검사 신상공개법’ 제안에 대해 “다 알려진 사실을 공개했다고 ‘조리돌림’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행위가 부당하고 부정한 행위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2023년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검사들 스스로) 정당하다고 생각하면 (먼저) 자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검찰과 대립각을 키워온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이를 두고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조사에 임했지만 검찰의 요구는 매우 부당하고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그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함께 언급하는 것에는 “그 두 사안을 연관짓는 것이 부당하다”며 “저를 향한 검찰의 정치적 공격은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이미 경찰이 무혐의 종결한 사건을 억지로 만드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부분은 명백한 증거들이 너무나 많이 드러나고 있다”고 답했다.그간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이 이 대표만 수사하고 김건희 여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며 ‘편파수사’라고 주장해 왔다. 민주당은 최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제(특검) 태스크포스(TF)’를 띄우고 맞불작전에 나섰다.한편 이 대표는 선거제 개편과 표의 등가성을 확보해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서는 “중·대선거구제만이 유일한 방안이냐는 것에는 회의적이고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다른 방법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지난 10일 12시간가량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는데 소회가 궁금하다.△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부당한 처사이긴 하지만 검찰의 소환요구에 당당하게 임했다.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조사에 임했지만 검찰의 이러한 요구들은 매우 부당하고 옳지 않은 처사는 강한 지적을 다시 한번 드린다.-‘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외 대장통 개발 특혜 의혹이나 선거법 위반 등 다른 ‘사법 리스크’ 관련해서도 검찰의 조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검찰 조사 요구가 오면 출석에 응할 것인가.△세상 일이라는 것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만큼 다양하고 혼란스럽기 때문에 가정을 해서 말씀드리면 끝이 없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 라고 말씀해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선거제도 개편에 관련한 대표 생각을 밝혀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여당과 협상에 나설 의사가 있나.△선거구제 개편 문제는 국민적 관심도 매우 높고 여야 정치세력들 간에 이해관계도 충돌하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현행 선거제도가 표의 등가성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고 특히 지역주의를 해소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고착화 시키고 있다.윤석열 대통령도 표의 등가성을 확보해 민의가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반드시 중·대선거구제만 하겠다는 취지는 아니실 것 같다. 저 역시 중·대선거구제만이 유일한 방안이냐는 것에는 회의적이고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다른 방법도 많이 있다.여야가 가능한 모든 제도를 국민 눈높이에 맞춰 심도 있게 토의하고 합리적 방안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당 내부에서도 국민의 뜻을 살펴가며 입장을 만들겠다.-최근 당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 TF’를 띄웠다. 그간 당 지도부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목소리 높여왔는데 이에 대한 대표 의견은.△그 두 사안을 연관짓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저를 향한 검찰의 정치적 공격은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이미 경찰이 무혐의 종결한 사건을 억지로 만드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부분은 명백한 증거들이 너무나 많이 드러나고 있다. 관계 없는 것을 관계 짓는 것은 억울하다.-제22대 총선을 앞두고 당대표로서 공천 룰 확정,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 로드맵이 있나.△아직 공천에 관한 얘기를 구체적으로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우리 당 내에는 공천시스템이 투명하게 갖춰져 있고 필요하면 일부 제도를 보완할 수는 있지만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걸로 생각한다.유능하고 실적있는 당 내 인사들이 시스템을 통해서 다시 일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고 결국 판단은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맞게 판단될 거다. 합리적 기준에 의해서 또 시스템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라는 점 말씀드린다.-전세보증금 지원이나 기본시리즈 등 다양한 약속을 제시했는데 이 제안들은 모두 재원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국정운영은 기본적으로 정부·여당의 책임이고 소관이라 민주당 뜻대로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국회 다수당으로서 야당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정부·여당과 협치를 하고 필요한 경우 설득해 목표를 이뤄내고 국민의 삶이 개선될 수 있도록 실적을 만들겠다.-당 대표 취임 전보다 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내년 총선 반드시 승리하는 정당 만들기 위해 어떤 구상이 있나.△지지율에 연연하면 아무래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정치는 선거를 통해서 평가받는 것이고 선거 이전에는 정치세력으로서 우리 국민들이 위임한 일들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지금으로서는 야당의 가장 큰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집권여당의 폭주, 무도함, 반국민적 행태를 견제하는 일이 야당의 제1의 역할이다. 대안세력으로서 또 국정의 한 부분을 맡은 정치 집단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을 해내고 성과로 우리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해나가겠다. 그 성과로 내년에 우리는 총선에서 국민들의 판단을 받게 될 것이다. -민생과 관련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할 생각인가.△민주당은 ‘민생회복프로젝트 30조원’을 제안 드린다. 예산편성 통해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여당과 협의 해나가겠다. -‘영수회담’ 제안이 지금도 유효하다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인사회는 초대 형식을 문제 삼아 참석하지 않았다. 검찰조사 후 영수회담을 거듭 요청하는 게 정략적이라는 지적에는 어떻게 생각하나.△신년인사회는 당시 실무진에서 일정이 확정돼 있었기 때문에 불참한 것이다. 형식을 문제 삼아 불참한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 부족함을 지적한 것이다.-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당대표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뇌물수수 혐의로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 구속됐다. 측근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구속까지 됐는데 최소한의 유감 표명을 할 생각은.△사법부의 판단은 검찰이 제시한 자료로 하는 것이다. 검찰은 (정영학) 녹취록이라는 분명한 근거를 갖고서도 그에 번복되는 진술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지난 선거에서 매번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면책특권을 내려놓는데 동의 의사를 밝혔다. 최근 검찰이 ‘성남 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구속영장을 검토하고 있는데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을 생각이 있나.△정당하고 적법한 권한 행사는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경찰복을 입고 강도행각을 벌이고 있다면 상황을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민주화 이후 검찰이 이런 식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한 사례가 없다. 지금 검찰은 그야말로 권력의 하수인이 됐다. 검찰 그 자체가 권력이 되면서 균형이나 합리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사 기소권을 남용하고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는 점을 고려해달라.-국회의원으로 8개월, 당대표로 5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지금까지 이재명의 정치행보와는 결이 다를 것 같다.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성남시장으로 있을 때 ‘왜 그렇게 오버 하느냐’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아무도 봐주지 않고 외면하니 우리의 성과,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색다른 모습을 취했던 것 같다. 벼룩이 눈에 뛰려면 튀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벼룩이 강아지가 되고 돼지가 되고 소가 되면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없다. 송아지가 벼룩처럼 튀면 다리 부러진다. 그걸 ‘광우’라고 한다. 상황과 역할, 위치에 따라 행동과 책임이 다를 수밖에 없다.-일각에서 ‘이재명답지 못하다’라는 비판이 나온다.△사람들이 ‘사이다가 아니다’ ‘사이다 맛이 많이 빠졌다’ 하는데 제가 다수당의 대표로서 그 책임감과 무게 때문에 함부로 행동하기 어렵다. 표현도 개인일 때 할 수 있는 것과 많이 다르다. 그러나 제가 가지고 있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이나 의지, 실천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물론 제 개인적인 의지를 그대로 드러낼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안보불안’을 두고 대통령의 말폭탄을 지적했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자체 핵무장’도 언급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저도 말하기로 하면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책임감과 또 역할의 무게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한미간, 또 전세계적인 합의사항이다. 또 우리가 핵무장을 하기 위해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야 하는데 과연 미국과 협의할 수 있겠는가. 미국은 확장억지전략으로 한반도에 핵 지원을 하는 상황인데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는 것이 과연 미국과 협의해 성공할 사항인가.만약 우리가 공식적으로 핵무장을 한다면 북한의 핵무장을 포기하라고 어떻게 말을 하나. 한반도의 남북한이 서로 핵무장을 하면 일본은 가만히 있겠나. 첫째로는 그래서도 안되고 둘째는 실현 가능성도 전혀 없고 세번째 한반도의 긴장만 격화, 고조시키는 일이어서 적절하지 못하다.-검찰권 남용을 지적하지만 현재의 검찰 체제는 작년 민주당 주도로 이뤄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결과다. 현재 인식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검찰제도나 사법제도 개혁이 추가로 필요한 부분이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시스템을 아무리 잘 갖춰놔도 시스템을 운영하는 책임자의 의지에 따라 그 시스템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시스템이 부실해도 운영자가 잘 운영하면 된다. 결론은 사람 문제라는 생각을 한다. 검찰의 권한남용 문제는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그렇다. 압수수색 영장을 너무 남발한다. 보도를 했다고 기자를 구속하겠다고 영장을 청구한다. 검찰권 행사가 지나치게 균형이 맞지 않는 부분도 심각한 문제다.-당 일각에서 ‘검사 신상공개법’ 내용이 나오는데 대표의 생각은 어떤가.△공직자들이 공식적으로 하는 업무는 모두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대신 행사하는 것이다. 국민은 이를 누가 행사했는지 당연히 알아야 한다. 판사도 어떻게 판결했는지 판결문에 이름을 다 공개한다. 그런데 검사만 왜 자신들이 한 일을 공개하면 안되나. 어디서 일하는 누구인지 이미 공개된 사실을 말했다고 ‘조리돌림’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반발하는데, 자신들이 한 행위를 드러낸 것을 ‘조리돌림’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행위가 부당하고 부정한 행위임을 인정한 것이다. 정당하다고 생각하면 자랑해야 한다. 국민이 맡긴 일을 내가 이렇게 잘하고 있다고 알려줬다고 고마워해야 한다.
2023.01.12 I 이수빈 기자
김한규 "나경원 출마할 결심 섰다..현 상황 즐거운 듯"
  • 김한규 "나경원 출마할 결심 섰다..현 상황 즐거운 듯"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논란으로 인해 이른바 ‘반사체에서 발광체’가 될 기회를 맞았다고 봤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김 의원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오늘 나경원 의원이 동작구청 신년인사회도 갔고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도 갔다. 끝나고 나서 기자들이 따라붙었고 백브리핑 하는 내용을 들었더니 즐거우신 것 같더라”며 이같이 말했다.이날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지금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이를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표가 수리됐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공식적인 통보는 못 받았다. 저는 어떤 자리에도 연연해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보는 신호라고 했다. 그는 “첫 번째로 부위원장을 하면서 당 대표를 하는 게 괜찮냐라는 문제 제기들이 있었는데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며 “두 번째는 쿨하게 이런 상황에서도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비난하지 않고 그냥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하면서 던졌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반사체가 아니라 발광체’가 되기 위한 뭔가 계기가 되지 않았나”라면서 “어차피 그 자리에 있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개인 의견을 냈는데도 뭐라고 하는데 있어봤자 할 것도 없기에 본인 입장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다. 지금 언론이 지금 기자들이 다 지금 거기 입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그는 “설 전까지 의견을 낼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럼 일주일 동안은 나경원의 시간이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이미 출마할 결심히 섰다고 봤다. 그는 “그러니까 신년인사회도 열심히 다니고 이러는 것 아니냐, 본인 지역구도 아닌 배현진 의원의 송파을 인사회까지 갈 이유가 없지 않는가”라며 “발표 시점을 결정할 상황만 (남았다)”고 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이 현재 뜸을 들이는 건 “정치인기에 어떤 순간이 와야 더 주목을 받을까, 스타정신”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23.01.12 I 김민정 기자
윤범모 관장 "불행한 일…'갑질'이란 단어 없는 미술관 꿈꿨다"
  • 윤범모 관장 "불행한 일…'갑질'이란 단어 없는 미술관 꿈꿨다"
  •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2023 미술관 전시와 중점사업’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특정감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날 문체부는 “소속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을 특정감사한 결과, 16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감사와 관련해 얘기하라는 거 같은데….” 힘들게 운을 뗀 표정에는 곤혹스러움이 역력했다. 하지만 잠시 숨 고르기를 한 뒤엔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감사로 지적을 당해 안타깝다. 열심히 하라는 채찍과 격려로 알겠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결과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윤 관장은 1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연 ‘2023 전시와 중점사업’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신년 운영계획’과는 결이 다른 질문들에 맞닥뜨렸다. 전날인 9일 문체부가 ‘소속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위법·부당한 조직관리와 업무처리를 조목조목 지적하는 감사결과를 16건에 걸쳐 장황하게 발표한 직후였기 때문이다. 마땅히 현장에 모인 눈과 귀가 ‘신년 운영계획’은 제쳐 두고 ‘감사결과’에 쏠렸고, 미술관 수장인 윤 관장의 입에만 집중했던 거다. 하지만 명쾌한 해명은 나오지 않았다. 윤 관장은 “사실 감사결과의 내용을 숙지하지 못했고, 언론을 접한 뒤 결과를 알았다”며 “내용을 파악한 뒤 미술관 운영에 큰 자산으로 삼고 혁신안을 만드는 좋은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문체부의 이번 특정감사는 지난해 10월 24일부터 11월 4일까지 이뤄진 것으로, 당시 갑질과 부당인사 등 국립현대미술관 내부 운영과 관련한 논란이 제기되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가 파고든 16건에는 ‘규정과 다르게 미술작품을 구입’하고, ‘미술관문화재단이 국고에 납입할 수익금 3200만원을 직원 격려금으로 지급’했으며, ‘경매로 소장품을 구입할 때 학예직 7~8명에게만 경매 일정과 작품안내를 해 작품 구입 제안을 일부 소수 학예직 직원이 독점’했다는 항목이 들어 있다. 이외에 ‘미술관의 일부 부서장들이 직원에게 비인격적인 행위를 하는 이른바 ‘갑질’을 인지하고도 관장은 이를 방관해 직무를 소홀히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윤 관장은 이 중 ‘갑질’ 부분에 대해 “불행한 일”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나왔는데, 갑질이란 단어가 없는 미술관을 꿈꿨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이 부분에 방점을 찍고자 한다”는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경매를 통해 소장품을 구입할 때 소수 학예직 직원이 독점’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작품을 구입할 땐 작품 추천이 쉽지 않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작품을 연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술관 소장품을 연구하고, 이 작가의 이 작품이 왜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코로나19로 작가면담, 현장조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문가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몇명이란 숫자는 중요치 않고 실제 내용이 중요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2023 미술관 전시와 중점사업’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올해 진행할 전시 중 오는 11월 과천관에서 진행할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 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지만 소장품 구입 때 그런 전문가 의견과 다르게 구입가를 조정했다는 감사결과를 두고선 “가치평가위원회는 평가액을 빡빡하게 하는 편”이라며 “매도자가 제시하는 가격과 엇비슷하면 매매가 성립될 텐데, 그 간격이 멀어지면 매매가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감사결과에서 지적한 작품인 테레시타 페르난데즈의 ‘어두운 땅(우주)’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문체부는 이 작품을 두고 “가치평가위원회의 저평가에도 불구하고 최고 5000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고 지적했던 터. 윤 관장은 “해당 작품은 평가와 매도자의 희망가가 멀어 구입도 하지 못했는데, 왜 5000만원 운운하는지 기사를 보고 놀랐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시종일관 ‘감사결과를 숙지하지 못했다’는 윤 관장의 발언은 의문을 키웠다. 윤 관장은 “감사문제는 해당 부서에서 검토를 시작했다”는 말로 에두른 뒤 “종합적 검토를 바탕으로, 나를 비롯해 해당부서가 개선할 건 개선하고, 재심의를 요구할 게 있다면 요구할 안을 만들 것”이라고 서둘러 마무리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2023 미술관 전시와 중점사업’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특정감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날 문체부는 “소속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을 특정감사한 결과, 16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감사결과와는 무관하게, 내정자를 정해두고 수개월째 공석인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에 대한 질문도 피해 가지 못했다. 윤 관장은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늦춰졌지만 며칠 내 임용할 것”이란 말과 함께 “학예실장은 공모로 진행돼 관장의 의지나 의사는 개입할 수 없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여름부터 학예실장 공모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종합격자가 음주운전 중징계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사실이 드러나며 의혹을 키워왔다. 문체부의 이번 ‘특정감사 결과’ 발표는 이례적이다. 때문에 ‘배후설’ ‘괘씸죄’ 등 설왕설래가 있어왔던 터. ‘왜 국립현대미술관인가’를 묻는 질문에 윤 관장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문체부의 감사의도는 잘 모르겠다. 누가 대신 알려주면 좋겠다.”
2023.01.10 I 오현주 기자
"매출 발생 기대" 네오이뮨텍, 美와 '급성 방사선 증후군' 치료제 개발 계약
  • "매출 발생 기대" 네오이뮨텍, 美와 '급성 방사선 증후군' 치료제 개발 계약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네오이뮨텍(950220)이 미국 국립연구소와 급성 방사선 증후군(Acute Radiation Syndrome, ARS)치료제 개발 계약을 맺었다. ARS는 질환 특성상 방사선에 노출된 환자를 대상으로 임사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두 차례 동물 실험만 진행된다는 측면에서 상업화의 시점이 다른 치료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다. ARS는 단시간 내 대량의 방사선에 피폭되어 장기가 손상되고 골수를 비롯한 호중구, 림프구가 감소하여 감염 등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3일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이사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NIAID)와 ARS 치료제 개발을 위한 1차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네오이뮨텍은 NIAID의 ARS 치료제 개발 연구에 신약 후보 물질인 ‘NT-I7’을 제공하며 NIAID가 직접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NT-I7은 네오이뮨텍이 개발중인 면역항암 신약후보물질이다. 암세포와 감염세포를 제거하는 ‘T세포’의 증폭을 유도하는 인터루킨7에 특허기술인 단백질 지속형 기술과 단백질 엔지니어링 기술을 적용한 재조합 단백질이다.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이사 (사진=네오이뮨텍)상업화까지는 총 3단계의 절차가 남아있따. 이번에 NIAID가 먼저 설치류 시험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별도의 영장류 시험은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 BARDA)과 논의하에 이뤄진다. 이렇게 진행된 전임상 연구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확인되면 미국 연방정부의 국가 전략 물품(Strategic National Stockpile)으로 필요 시 긴급사용승인(EAU)을 받고 NT-I7을 납품하여 첫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양 대표는 “수요자와 직접 계약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빅파마에 라이선스 아웃한 것과는 차이가 있는데, 직거래로 이해하면 된다. 미국 정부가 직접 임상을 하기 때문에 비용이 들어갈 일이 네오이뮨텍 입장에선 없다.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납품 계약이 가능하다. 라이선스 아웃과는 결이 다르지만 준하는 매우 중요한 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다만 임상 종료 및 상업화 시기는 지금 시점에서 예상 할 수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양 대표는 “이미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은 호중구감소증과 혈소판감소증으로 계약을 맺었지만, 이번에 네오이뮨텍은 림프구감소증으로 계약을 맺었다”며 “경쟁약이 전혀 없기 때문에, 빠르게 개발돼 신속하게 납품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현재 미국 정부는 호중구, 혈소판을 증폭시키는 치료제들을 각각 국가 전략물품으로 선정 후 정기적으로 구매하여 비축해 오고 있다.매출 규모는 앞선 공급 사례를 보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치료제마다 비축 규모가 다르지만, 작년 10월 암젠의 혈소판 증진제 엔플레이트(Nplate)를 약 3700억원 규모로 구매한 바 있다.그는 “NT-I7이 ARS 치료제로 첫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그 자체로도 쾌거이지만, 미국 최고의 권위있는 기관을 통해 직접 검증을 받은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로서 NT-I7에 대한 신약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사노피와 암젠에 이어 네오이뮨텍의 NT-I7이 ARS 치료를 위한 미국 국가 전략물자로 승인받아 가장 확실하고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지고, 앞으로의 사업 개발 과정 전반에 있어 중요한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현재 네오이뮨텍은 급성 방사선 증후군 외에 △췌장암 △MSS 대장암 △교모세포종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병용 임상을 진행중이다.
2023.01.03 I 이광수 기자
지오영, 전문성 앞세워 4000억 의약품 광고시장 '맹주' 노린다
  • 지오영, 전문성 앞세워 4000억 의약품 광고시장 '맹주' 노린다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앞으로 의약품 기획, 전략, 마케팅, 판촉, 광고, 영업, 유통은 지오영이 책임집니다”.지오영의 고위 임원의 설명이다. 지오영이 단순 의약품 유통에서 광고·마케팅으로 보폭을 넓히며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지오영 회사 개요. (제공=지오영)2일 업계에 따르면, 지오영은 올해부터 지르텍 10정에 대한 독점 영업과 마케팅을 개시했다. 지르텍은 국내 1위 알레르기 치료제로 일반의약품이다. 지르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13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의약품 유통기업이 광고·영업을 포함한 일반의약품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지오영이 최초다.◇ 의약품 광고, 전문가 영역으로 재편업계에선 의약품 광고마케팅은 보통의 제품 광고와는 결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일반의약품 광고는 약의 효능·효과 전달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와 로열티를 형성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 그럼에도 일반의약품은 약사법 개정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등으로 효능 범위 등에 대한 무리한 광고는 행정 처분으로 귀결된다. 그만큼 의약품 광고는 어려운 분야라는 얘기다.지오영 관계자는 “지금 한창 지르텍 광고 회의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우선 지르텍의 적응증인 계절성·다년성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만성특발성 두드러기, 피부염, 습진 등의 시장환경 분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약품 시장환경과 마케팅분석을 통해 지르텍의 과거 광고에서 뭐가 잘됐는지, 안됐는지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며 “전체적인 의약품 마케팅에서 광고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광고로 해결하겠단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고 타깃 환자군 설정과 전달 메시지 등을 정하는 순서로 지르텍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가장 효율적인 미디어 매체가 무엇인지도 철저히 따져볼 것”이라고 덧붙였다.지오영은 지르텍 학술마케팅까지 고려하고 있다. 지오영 관계자는 “결국, 약사 추천을 받기 위해선 객관적인 약 효능이 입증돼야 한다”면서 “이런 부분은 광고로 해결이 안된다. 학술자료를 바탕으로 한 영업전략을 세우는 것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과거 관계중심이었던 제약사 마케팅 방향은 최근 몇 년 사이 근거중심과 학술중심으로 변모했다. 제약사들은 학술세미나와 제품설명회를 통해 의약품과 관련된 데이터와 효능효과를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신뢰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변해왔다. 학술마케팅은 의약품 지식이 없다면 수행하기 어려운 분야다.◇ 4000억 의약품 광고시장 맹주 ‘노크’지오영은 지르텍의 광고마케팅이 성공하면, 제2, 제3의 일반의약품 광고마케팅 계약을 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지오영 관계자는 “지르텍은 의약품 광고마케팅 사업 시범케이스”라며 “지르텍이 지오영의 광고마케팅에 의해 지난해보다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률을 보인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광고마케팅 활로를 뚫지 못했던 제약사와 국내 영업 네트워킹이 없는 다국적 제약사에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게 돼 업계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관리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국내 일반의약품 품목 수는 5280개, 생산액은 3조1779억원으로 확인됐다. 국내 의약품 광고 시장 규모는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닐슨코리아에서 매월 제공하는 업종별 광고비 현황에서 제약·의료업종은 지난해 11월 324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했다. 전체 업종별 광고비 지출 순위에서 개인전자기기에 이은 8위다. 동국제약, 종근당건강 등이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기아, 애플, 신한은행 등과 함께 광고비 지출 상위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지오영은 지르텍 광고마케팅에 자사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지오영은 현재 전국 1만 8800개 약국, 840개 병원과 거래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28개 배송센터를 통해 400여 개 제약사 의약품을 유통하고 있다. 지오영은 470대 배송차량을 통해 하루 1~3회 의약품 배송서비스를 제공 중이다.지오영 관계자는 “지르텍 독점 광고마케팅 보도자료가 나간 뒤 몇몇 제약사에서 연락이 왔다”며서 “약을 개발하고도 판로를 개척하지 못했던 제약사들로부터 확실한 시장 수요가 있단 의미”라고 기대를 전했다.한편, 지오영은 지난 2021년 매출액 3조711억원, 영업이익 93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3.01.03 I 김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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