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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7,198건

  • KARP, OTC강좌개설..국내외 파생데스크 대거 참여
  • [edaily 정명수기자] 사단법인 한국금융리스크관리전문가협회(회장: 윤병철 우리금융지주 회장)와 edaily가 `제1기 장외파생상품(OTC Derivatives)전문가 과정`을 개설한다. 이번 강좌에서는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고의 파생상품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경험한 이론과 실무를 강의, 장외파생상품 업무에 직접 적용되는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게 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7월부터 주식, 채권 등의 가격변동에 연계해 가치가 결정되는 상품 가운데 거래소가 아닌 장외에서 거래되는 장외파생상품 업무를 다룰 수 있다. 장외파생상품 허용은 가격변동 리스크 헤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며 증권사의 수익원 다변화 및 리스크관리 능력 극대화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강좌는 교과서적인 이론보다는 현장 경험을 중시, 현재 홍콩 UBS워버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허범 변호사, 홍콩 Paradigm Lab 문일수 전무, 홍콩 모간스탠리 강석규 본부장, 홍콩 BNP파리바 김홍식 박사, 산업은행 정해근 실장, 엘리어트 홀딩스 박순풍 사장 등이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특히 아시아 파생금융상품의 근거지인 홍콩 현지에서 상품설계와 마케팅, 리스크 관리 실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들이 대거 강사진에 포함돼 최첨단 금융공학 기법과 마케팅 전략을 소개하게 된다. 다음은 강사진과 강좌 내용 *홍콩 UBS워버그 허범 변호사: 신용파생상품(CDS, CDO 등) *한은 파생공학팀 김주철 박사: Exotic Options *한미은행 김경래 팀장: 이색옵션, 리포, 스왑션 *산은 정해근 금융공학실장: OTC 파생 전망, 스왑 *대우증권 정유신 IB본부장: 자산유동화증권 (ABS, MBS, CDO 등) *호주 멜버른대 정순섭 박사: Documentation (ISDA Agreement) 및 국내 법규 *KPMG 오인환 CPA: Accounting, 공시, 장외파생상품 회계처리 및 헤지회계 *엘리어트 홀딩스 박순풍 사장: System 선정시 주의사항 및 사례연구 발표 *홍콩 모간스탠리 강석규 본부장: 성과측정(RAROC), 한도관리, 자기자본규제 *홍콩 Paradigm Lab 문일수 전무: Equity Derivative Book Management *도이체방크 정경태 부지점장: Structred Derivatives : 금리, 환율연계상품 *홍콩 BNP PARIBA 김홍식 박사: Structured Securities - 주식연계형 파생상품의 종류와 운용 *한가람투자자문 김진겸 사장: Structured Securities - 기타 합성상품의 종류와 운용 신청만감은 5월6일까지이며, 강의 일정은 5월13일부터 6월19일까지(월수금, 저녁 6시30분부터 3시간)이고 여의도 전경련 3층 연수원에서 진행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www.Risk.or.kr로 방문하여 문의하면 된다.
2002.04.25 I 정명수 기자
  • 첫월급 받으면 "내복 대신 현금"
  • [edaily 문병언기자] 올 봄에 취업한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식의 첫 월급날 선물로 빨간 내의 대신 현금 36만원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이와 함께 대졸 신입사원들은 "회사와 본인과의 궁합"이 직장을 구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항목이라고 밝혔다. 25일 대한생명(사장 이정명)이 대졸 신입사원 81명(남 72명, 여 9명)을 대상으로 "대졸신입사원의 취업과 향후 계획"이라는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첫 월급 선물로 부모님께 현금을 드리겠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첫 월급을 받으면 제일 먼저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42.5%가 "그동안 보살펴준 부모님께 용돈이나 선물을 드리겠다"를 첫손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은행적금(14.4%), 주택청약통장 가입(13.1%), 친구에게 한턱 쏜다(11.9%), 애인에게 선물(8.8%) 순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님께 드릴 선물의 종류로는 "현금(47.5%)"을 가장 많이 선택해 과거 첫 월급 선물로 빨간 내의가 주류를 이루었던데 반해 현 세태의 풍속도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타 의견으로는 옷(25%), 빨간 내의(12.5%), 건강식품(7.5%), 상품권(5%) 순이었다.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현금은 평균 36만원으로 조사됐다. 경쟁률이 75대 1에 달했던 이번 대한생명 신입사원들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보험업에 대한 직무적성(34.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즉 본인의 적성과 회사가 궁합이 맞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자기소개서 작성(18.5%), 대학전공(12%), 면접성적(11.5%), 출신대학(10.9%), 운(7.1%), 자격증(4%)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장을 얻기 전 취업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토익 등 외국어공부(23.8%)"를 첫손에 꼽았고 다음으로 출신대학(21.9%), 면접(20%), 대학전공(10%), 자격증보유(9.4%), 자기소개서 작성(6.9%) 순이었다. 이와 함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재테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신세대 답게 자기개발(53.7%)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선택했다. 이외에도 은행적금, 주식투자, 계, 부동산투자 등이 뒤를 이었다. "자기개발을 위한 방법으로 향후 계획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외국어 공부(38.1%), 주식 등 경제공부(16.9%), 대학원 진학(15%), 전공분야 추가공부(10.6%), 대인관계형성(7.5%), 체력단련(6.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신입사원들의 63%는 샐러리맨의 꽃인 임원까지 승진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임원까지 승진하기 위해 가장 중요시 여기는 항목"으로는 33.1%가 "대인관계"를 꼽아 인간관계가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사고방식이 신입사원들에게 자리잡고 있었다. 다음으로 성실한 직장생활(28.8%), 영업능력(17.5%), 창의력(10%), 학연/지연 등 연줄(5.6%), 외국어 지식(3.8%)이 뒤를 이었다.
2002.03.25 I 문병언 기자
  • (화제)"부당 정치자금 거부는 ROW하락 때문"
  • [edaily] "재계가 부정한 정치자금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기업의 ROW하락에 따른 현상이다" 어느 경제계 원로가 내놓은 정치경제학의 새 이론(?)이다.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이익률), ROA(return on asset 총자산이익률)에 이어 새로 제시된 용어 ROW는 무엇일까. 새 이론을 제시한 나웅배 전 경제부총리는 이를 `Return On Wairo`의 약자라고 설명한다. 와이로(わいろ)란 뇌물이란 뜻으로 흔히 쓰는 일본어. ROW가 하락했다는 것은 뇌물을 준 대가로 받는 이득이 줄었다는 의미다. 경영학 교수와 대기업 대표, 여러 경제부처 장관 등 경제인으로서 해 볼만한 일은 다 해본 이의 말이기에 설득력도 있다. 22일 장승우 기획예산처 장관은 최근 나웅배 전 부총리로부터 전해들은 이 이론을 어느 경영인들과의 모임에서 소개하며 "월드컵과 대통령선거 등 올해 4대 행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원칙과 정도에 따라 경제를 운영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동안의 개혁으로 기업인들이 뇌물에 대한 유혹 또는 압력이 크게 줄었으며, 정부도 변화된 환경에 부응해 투명하고 소신있는 정책을 펴겠다는 다짐이다. 그러나 `투명해진 사회`를 강조하는데 사용된 `ROW 이론`이 연초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각종 `게이트`와 그 뒤를 잇는 뇌물추문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나라 기업들의 ROW가 더 이상 뇌물욕구를 느끼지 않을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장담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재계의 `혁명적` 선언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승우 장관이 소개한 나웅배 전 부총리의 재치있는 이론에 이날 강연을 듣던 기업인들은 무릎을 치며 크게 웃었지만, 그 웃음이 공감의 표시로는 보이지 않았다.
2002.03.22 I 오상용 기자
  • (edaily증권좌담)"주식은 유망한 재테크 수단"(하)
  • [edaily=정리 김세형기자]<상편에서 이어집니다> (사회)= 여담입니다만, 강남지역과 강북지역 등 지역별 고객들의 투자성향에도 차이가 있습니까. ▲이성조 지점장= "역시 부자는 장충동 부자"라는 옛말이 있는데요 그 정도로 지역간 성격차이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저의의 경우는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어 여러 고객들을 만나는데요 특별한 차이는 발견할수 없습니다. 굳이 차이를 찾아본다면 강남 지역 고객들이 좀더 보수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박대웅 지점장= 광화문에 지점이 위치하고 있지만 강북에 거주하는 고객들은 절반이 안 됩니다. 그만큼 프라이빗 뱅킹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지역에 연연해 하지는 않는 다는 것입니다. 또 지역별로도 고객들의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회)= 종합주가지수가 올해 1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심심찮게 들려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방식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유망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좀 장기적인 관점에서요. ▲이성조 지점장= 주식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싶은 생각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에 도달한다면 이익실현 차원에서 매도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또 공격적인 투자자를 위한 성장형펀드와 조금은 안정적인 투자자를 위한 안정성장형펀드를 독자적으로 출범시킬 계획으로 있는 데 트리플위칭데이 이후 시장에 내놓을 계획입니다. ▲고석호 지점장= 주식이 현재로선 가장 유망한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투자조언을 일률적으로 할 순 없는 일이죠. 또 주식의 비중을 너무 높게 가져가면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주식 비중을 높게 권하지는 않고 있고 앞으로도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의 70% 이상을 주식에 할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박대웅 지점장= 금리상품만을 가지고 앞으로 종합자산관리를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저희는 이제 주식비중을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현재는 주식비중이 10%를 넘지 않는 보수적 운용을 하고 있습니만 거액으로 안정된 분들에게는 주식비중을 높인다해도 금융자산의 20∼30%를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회)= 거액자산관리자를 상대로 한 영업은 부가가치 높은 영업분야가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 이런 특화된 영업부분이 활성화되기 위해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입니까. ▲고석호 지점장= 금융감독원은 우리나라에 미국식 랩어카운트를 도입했습니다. 미국식 랩어카운트는 펀드를 토대로 운영되고 있는 데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펀드의 외형이나 신뢰성이 더욱 커져야 할 것입니다. 즉, 컨설턴트 개인이 리스크를 지면서 큰 자산을 운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 컨설턴트는 고객들에게 펀드를 소개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고객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의 신뢰성 확보도 이뤄져야 합니다.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고개들은 자기 자산을 맡기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컨설턴트의 실력도 향상돼야 할 것입니다. ▲이성조 지점장= 우리나라의 종합자산관리 역사는 매우 일천합니다. 그래서 우리식의 모델이 부재한 상태입니다. 종합자산관리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우리나라 토양에 맞는 모델 정립도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사회)= 최근 은행권도 개인자산관리분야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은행권과 증권업계 자산관리분야의 차이는 어떻게 다릅니까. 또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고석호 지점장= 은행을 찾는 고객과 증권사를 찾는 고객의 성향은 다릅니다. 은행 고객의 경우 안정성을 중시하고 증권사 경우에는 위험을 충분히 감내하는 대신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고객들이 대부분입니다. 과거 두 자리 금리시대에는 자기 성향에 맞춰 가도 기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은행과 증권의 경계가 비교적 뚜렷했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한 자리수로 떨어지면서 은행과 증권간의 업무영역이 허물어지기 시작했고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결국 은행과 증권사의 프라이빗 뱅킹 업무도 동질화 될 수 밖에 없고 앞으로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가져다 줄 수 있는 기관이 시장에서 득세할 것입니다. ▲박대웅 지점장= 결국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란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은행이 프라이빗 뱅킹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한동안은 시장의 파이가 커질 것이고 시장 확대는 프라이빗 뱅킹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성조 지점장= 프라이빗 뱅킹의 역할은 개인비서와 재무비서로 나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투자자의 자산을 관리해 준다는 측면의 개인비서역할은 증권이나 은행 모두 비슷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어떻게 운용하느냐와 관련된 재무비서 측면에서 볼 때 증권사는 파생상품 쪽으로 특화될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사회)= 끝으로 고객들의 자산을 운용하는데 있어 강조돼야 할 원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성조 지점장= 단연코 진실성입니다. 거짓으로 고객을 대하면 오래갈 수가 없습니다. 고객들을 진실하게 응대해서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 많이 알지 못하면 진실해지기도 어렵기 때문에 성실성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고석호, 박대웅 지점장= 같은 생각입니다. (사회)= 장시간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02.03.07 I 김세형 기자
  • (사이버패트롤)채팅과 내부자거래
  • [edaily]◇정보 전달방법의 변화 현대사회는 정보를 얻는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에 우리는 각종 정보를 얻으면서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증권거래와 관련된 고급정보는 그 중요성으로 인하여 시간적인 빠름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내부자거래을 하는 수법이 변하고 있다. 기업의 내부자만이 알 수 있는 정보는 우선 해당 기업의 임원들이 가장 접근하기 쉽고 또 핵심라인에 있는 직원들도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이러한 고급정보는 기업에 자문을 하는 법무법인에 소속된 사람들이나 회계법인에 소속된 사람들도 접근하기가 쉽다. 또 해당기업에 대한 취재를 하는 기자들도 정보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정보를 얻는 방법은 직접 구두로 전달받거나 전화를 이용하거나 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기로 하자. 기업의 고급정보를 알고 있는 내부자가 자기와 친분관계가 있는 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고급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제는 정보의 전달 속도가 무척 빨라졌고, 정보를 비밀리에 전달할 수 있는 수단도 변하고 있는 것이다. 요 며칠 전에 인터넷 채팅을 통하여 기업의 미공개 정보를 전달하여 내부자거래를 하다가 적발되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필자는 인터넷의 속성상 그 내부자거래를 저지르기 가장 용이한 수단임을 오래 전에 강조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인터넷 채팅을 이용하여 내부자거래를 범한 사례를 소개하기로 하겠다. ◇채팅과 최초의 내부자거래 인터넷 채팅을 이용하여 기업 내부의 정보를 유출시켜 부당이득을 취득하는 신종 내부자거래 수법이 몇 년 전에 미국에서 등장하였다. 이 사건은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진 내부자거래와 관련된 것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최초의 사건이다. 1997년 여름 존, 제임스, 벤톤 세 사람은 오래 전부터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주식투자로 인하여 막대한 손해를 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인터넷 대화방을 전전하는 동안에 채팅을 통해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기 전까지 전혀 만난 적이 없었으며, 내부자거래 위반으로 체포된 이후에야 비로소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 대하게 되었다. 인터넷 상에서 통신을 하는 동안 존은 자신을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제임스와 벤톤에게 소개하였다. 이들은 처음에는 주식투자에 관한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는 정도였으나 세 사람 모두 투자로 인한 손해를 본 경험이 있었기에 서로의 딱한 처지를 이해하고 있었다. 존은 골드만 삭스의 고객에 의해서 계획되어 준비되고 있는 기업의 인수합병(M&A) 관련 정보, 즉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음모를 제안하였고, 제임스와 벤톤은 이러한 존의 제안에 따를 것을 동의하였다. 사실은 존은 골드만 삭스의 정식 직원은 아니었고 단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자에 불과하였다. 존은 골드만 삭스의 직원들이 퇴근 한 후에 사무실 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쓰레기통 등을 뒤져서 알아 낸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인터넷 채팅을 통하여 제임스와 벤톤에게 알려주었다.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존은 두 사람으로부터 거래를 통하여 얻게 될 이득의 일정부분을 받기로 약속하였다. 그런데 이 세 사람은 기업의 인수합병에 관한 정보를 취득한 후, 그 정보를 가지고 장사(?)를 할 의도로 주위의 사람들에게 대가를 받고 정보를 건네 주게 되었다. 존 등으로부터 기업의 내부 정보를 전달 받은 또 다른 10 여명은 미리 주식을 대거 매수하여 엄청난 금액의 이득을 남겼다. 그러나 정작 정보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존은 전혀 주식 거래를 하지 않았고 단지 정보 전달 대가만 지불 받았다. ◇내부자거래의 증가 가능성과 공조체제 구축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터넷 증권거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5년 이래 인터넷을 통한 증권거래가 증가하는 것에 비례하여 인터넷을 통한 증권범죄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이용한 내부자거래 만큼은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최초의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인터넷 상에서는 내부자거래의 발생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의 의견이고, 또 그 방법도 더 정교하고 치밀할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 되고 있다. 또 증권거래가 국제화되고 있다. 즉 국경을 초월하여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지게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인터넷을 통한 내부자거래가 그야말로 국경을 뛰어 넘어 발생할 소지가 크기 때문에 국가간의 분쟁을 유발할 소지가 많다. 이제야말로 국가간의 공조체제의 확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전에 우리 나라의 각 국가기관 사이의 인터넷 검색을 합동하여 실시하는 것 등의 공조체제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001.12.28 I 이상복 기자
  • [아르헨무역관 긴급보고]디폴트 기정사실..소요 진정
  • [edaily] 아르헨티나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약탈 등 현지 소요사태는 수그러들고 있다고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이 22일 전해왔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장이 전해온 전지 분위기를 소개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장 보고] 이곳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아직 현지시간으로 21일 금요일 저녁입니다. 어제까지 시위대와 경찰간의 심한 충돌로 사망 23명 등 사상자도 많이 나고 주요 상가 거리에서는 상점 유리창을 깨고 상품을 훔치는 약탈 행위들이 있었지만 오늘은 조용해졌습니다. 20일 저녁 델라루아 대통령의 사임발표로 시위대들의 요구사항이 모두 관철되었고 노조가 주도하였던 총파업도 오늘 정오를 기해 취소되었기 때문에 시위대들이 시위를 계속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다시 예전과 같은 평온한 하루로 돌아간 것처럼 아침부터 길거리 까페에서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일부러 대통령 청사 앞과 시내 중심가를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어제 티브이 화면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충돌 장면을 짐작할 수 있는 잔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시내 중심가를 관통하는 대로 한가운데에 오벨리스크 첨탑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아르헨티나가 축구 경기를 이기기라도 하면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곳입니다. 어제 이곳에서 심한 충돌이 있었고 자동차도 한 대 불탔습니다. 그 옆의 맥도날드 가게도 불탔고 근처 은행마다 모두 유리창이 깨지고 현금출납기가 뜯기고 부서져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은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된 가운데 시의 청소원들이 모두 나와 청소하는 모습을 보니 마치 큰 행사를 치른 뒤 청소하는 모습과 별다를 바 없었습니다. 이렇게 평온을 찾게 된 것은 그나마 무능과 지도력부재로 비판을 받던 델라루아 대통령이 일찍 물러나 주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4년 임기로 뽑은 대통령을 반대당들과 노조들이 흔들고 또 그를 뽑은 국민들이 다시 쫓아내게 된 것은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아르헨티나는 과거 선진국의 하나였다고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들인데 지난주부터 경찰이 수수방관하는 가운데 상점 약탈행위가 곳곳에서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수치를 많이 느꼈을 것입니다. 물러난 델라루아 대통령은 지난 12월10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자기는 전 메넴 대통령이 저지른 불들을 끄고 다니는 소방관역할을 하다가 2년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는데 경제위기에 모든 사람들이 쳐다볼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지도자가 2년 되어 한다는 소감이 이러니 정치권과 언론에서 모두 야유를 퍼부었습니다. 한나라 국가경제는 아무리 망해도 없어질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좋은 지도자를 만나면 빠른 성장을 하는 것이고 잘하면 선진국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데 무능한 지도자를 만나면 국가경제만 좀먹다가 이렇게 물러나는 것 같습니다. 아르헨티나로서는 비극이고, 국민들만 희생이었습니다. 페론주의를 회상하는 국민들과 노조의 책임도 크고 당초 잘못은 메넴 정권부터 시작된 것이므로 델라루아 대통령만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아르헨티나의 어려운 국면을 전환시켜줄 수 있는 지도자는 아니었습니다. 19일 델라루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담화를 발표하자 이를 듣던 시민들이 거리 밖으로 뛰쳐나와 남비를 두들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나라는 파업 때와 같이 정부에 불만이 있으면 남비 두드리기를 하는 관습이 있는데 이날 시내 전체 모든 거리마다 남비 두드리기와 경적 울리기가 있었습니다. 누가 지시할 것도 없이 아이들까지 모두 나와 남비와 프라이팬을 들고 두드렸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거리로 나와 대로변에 모여 군중을 이루면서 남비를 두드리며 행진하고 또 많은 사람들은 국회의사당과 대통령 청사 앞으로 모였습니다. 밤 2시경 경찰이 최루탄을 쏘면서 해산하기까지 수천 명이 시내로 모였습니다. 이들은 약탈자도 아니고 일반 시민들이었으니 시민들이 등돌린 정부가 어떻게 하루인들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다음날은 시위가 격화되어 시위대와 경찰충돌로 대통령 청사 앞에서만 4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이나 해결방안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기껏 거국내각 용의가 있다는 발표를 하자 야당에서 단번에 거절하였고 대통령은 사면초가에 몰렸음을 느끼고 결국 손을 들게된 것입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면 IMF는 어제 아르헨티나가 폭동과 소요사태를 맞은 것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IMF나 미국인들 시각으로 보면 막대한 외채규모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정하려는 노력이라든지 최소한도 국가경제 위기를 맞아 긴장감을 보여주는 것조차 없이 계속해서 재정적자를 늘려만 가는 아르헨티나 정부나 정치권의 행태가 마음에 안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약속했던 구제금융지원을 중단한다면 아르헨티나는 디폴트로 가던지 아니면 들어오는 돈이 없으니 긴축강도를 높여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봐야 됩니다. 이처럼 드라마틱하게 하루 이틀 사이에 까발로 경제장관도 물러나고 대통령까지 물러나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소요사태가 일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겠지만 그래도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스스로 긴축강도를 높이도록 IMF는 정부의 목을 조였는데 그 결과는 건설적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결국 소요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니까 IMF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디폴트 위기에 몰리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12월초에 예금인출제한 조치를 취했는데 이조치가 고비였던 것 같습니다. 평생 모았던 자기 돈을 찾아 쓸 수도 없다는 사실은 그동안 장기간 경제침체에도 참고 지내던 시민들의 울분을 폭발시키게 한 것입니다. 아르헨티나 경제위기의 배경은 갚을 능력이 없는 1320억불의 외채,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연간 100억불을 넘는 재정적자, 달러화에 묶인 태환정책 때문에 현지화가 과대 평가되어 잃어비린 산업경쟁력에다가 정치권 및 사회지도층의 부패가 심해지고 경기침체가 3년반 넘게 계속된 탓입니다. 8년 이상 집권했던 메넴 정부는 자유경제 정책이란 이름아래 돈 될만한 국영기업체는 모두 팔아 많은 외화를 끌어 들였지만 생산성 증대부문에는 투입되지 못하고 모두 사라졌습니다. 민영화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가 늘어나자 국제금융기구에 손을 벌려 이미 메넴 정부 때부터 아르헨티나는 IMF 체제에 들어갔으며 외채로 재정을 운영해 온 것입니다. 외채원리금 상환 때문에 경제성장에 부담이 늘어났는데 97년 말 이후 아시아 경제위기와 브라질 경제위기로 아르헨티나 경제는 악화 일변도에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빈털터리 국고를 넘겨받은 델라루아 대통령은 2년간 안 간 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으며 IMF 요구 때문에 취임기간 중 9번의 긴축조치를 발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마다 근로자와 서민층은 희생양이 되었는데 특히 올 들어서는 급여와 연금지급액을 삭감하여 일반 국민들의 반발이 커지게 된 것입니다.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내수가 죽고 공장이 문을 닫았으며 외국인투자가들이 자본을 철수하면서 국내 실업율은 잠재실업을 포함 35%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경제위기에 이어 폭발된 사회위기 사태는 대통령까지 물러났기 때문에 최악 상황을 거쳤으므로 이제 진정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봅니다. 경제위기의 해결방법은 디폴트가 될 것인지, Devaluation이 될 것인지, 아니면 달러화가 될 것인지, 흔한 말로 3D중의 하나를 택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평가절하와 달러화를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이곳 은행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성탄절 지나서 문 열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시중에서는 평가절하 단행을 위해 문을 닫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가절하가 되든 달러화가 되든 국제평가기관 등 외신에서는 아르헨티나가 곧 디폴트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델라루아 대통령은 정권유지 때문에 억지로 디폴트를 막고 있었는데 이제는 막을 필요도 없게 되었고 사실 막을 능력도 없습니다. IMF나 미국이 추가자금지원을 한다면 모르지만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하므로 조만간 디폴를 선언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1.12.22 I 이훈 기자
  • (edaily리포트)"잘돼서 고민스러운 옵션시장"
  • [edaily] 최근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KOSPI200옵션은 갈수록 대규모 거래량을 선보이며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숨죽인 증시가 다시 움츠린 어깨를 펴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기대치가 높은 투자자들은 앞다퉈 옵션시장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급작스러운 거래 팽창은 거래를 중개하는 증권사들 입장에선 두말할 필요없이 반가운 일이지만 여기저기서 다소 상반되는 얘기들도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산업부 이정훈 기자가 최근 옵션시장 활황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면의 현상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어제(13일) 증권거래소를 출입하는 기자들과 거래소 관계자들이 오랜만에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이맘 때면 으례히 가지게 되는 망년회 자리였는데 선물·옵션을 담당하는 저의 맞은 편에 거래소 옵션시장부장이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올 한 해 정말 누구보다도 바쁘신 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의 인삿말에 부장 옆에 앉아있던 한 임원은 "그렇습니다. 옵션시장부장이야말로 정말 바쁜 한 해를 보냈죠. 옵션시장이 잘돼서 일이 많아졌지만 그만큼 회사내에서 위상도 높아진 셈이지요."라며 대신 답을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주식 투자 꽤나 한다는 투자자들에게도 "옵션시장"이 마치 딴 세상 얘기처럼 들리던 시절이 얼마 전인데 이젠 옵션을 좀 모르고서는 주식 투자제대로 한다는 말도 못듣게 된 것 같습니다. 옵션시장의 대중화가 이뤄진 셈이죠. 증권거래소에서 KOSPI200선물과 옵션 상품을 직접 개발했던 거래소 이용재 박사는 "해외에 나가보면 우리나라의 지수 선물과 옵션시장의 성장세에 대단히 놀라더군요. 거래량도 그렇지만 가격 결정면에서도 흠잡을데 없는 성공작이라는 점에서 그렇지요. 아마 국민성과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습니다."라고 자평하더군요. 다만 파생상품을 담당하는 기자로서 최근 KOSPI200옵션시장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건가"라는 노파심까지 생기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옵션에서 중요한 개념중 하나인 내재 변동성이란 게 있는데요. 개념 정의는 차치하고 내재 변동성은 옵션의 시장가격에 내재된 변동성으로 현재 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변동성으로 많은 투자자들에게는 옵션 가격과 동일시되기도 합니다. 특정 옵션의 내재 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그 옵션이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근데 이런 내재 변동성이 최근 60~70%까지 치솟아 근래 보기드물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제 변동성 증가는 최근 하나의 추세처럼 형성돼 누구하나 이제 과열이라고 말하기도 쑥쓰러운 상황이 돼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거래량은 또 어떻습니까? 지난 달 말에는 옵션 거래량이 하루 평균 900만계약을 훌쩍 넘어버리더니 더이상 줄어들지 않고 있구요, 거래대금도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렇다보니 수수료로 돈버는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다소 시장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파생상품 시장에서 투기(스펙) 거래자들의 역할을 폄하해선 안됩니다. 헷징이라는 파생상품 고유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장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시장의 한 축이니까요. 그렇지만 시장 자체가 투기적으로 흘러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국내 개인들 사이에서는 헷징의 개념없이 네이키드(naked) 포지션으로 상승이나 하락을 예상하고 매매하거나 복권을 사는 심정으로 외가격(OTM) 옵션을 사두는 사람도 하나 둘이 아니더라구요. 한 증권사 영업점 직원은 "요즘 옵션시장에 대한 관심은 장난이 아닙니다. 왠만한 증권사라면 옵션 투자설명회를 열고 있는데 참가자 수나 열기가 엄청납니다. 다만 실제 투자에서는 지나친 과감함(?)으로 목돈을 단박에 날려버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돼 우려가 생기곤 합니다."라고 전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증권거래소에서도 옵션시장 활황으로 다소 고민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바로 매매체결시스템 상의 문제인데요, 만기일에 가까워질수록 매매주문이 폭증해 체결지연이 빈번하게 나타나기 때문이죠. 거래소의 이용재 박사나 옵션시장부장은 그러더군요. "추석이나 설날에 귀성객이 집중돼 교통대란이 벌어지지만 그런 특수한 상황만을 고려해 고속도로를 넓힐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옵션시장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또 시스템을 무한정 늘린다고 해도 특정 창구에서 집중적으로 주문이 몰려들 경우 병목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특별한 대책이 없습니다." 직접 연관이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상황을 짐작하건데 어제(13일) 일어난 풋옵션 관련 해프닝도 이같은 체결 지연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날 12시경 국내 H증권사에서 풋옵션 87.5짜리를 3000계약 매수 주문냈는데 매도호가 공백으로 인해 2계약이 상한가에 체결돼버려 가격이 2.70에서 갑자기 15.00으로 급등했죠. 불과 몇 초도 안돼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오긴 했지만요. 당시 이 증권사는 뭔가 사정이 있어 지정가가 아니라 시장가 주문을 이용했다 더라구요. 시장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다보니 즉각적으로 체결되는 시장가주문을 이용했으리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하더군요. 이날도 몇몇 종목의 시세 움직임을 보면 시장이 오를 것 같으면 콜옵션을 매수하기 위해 상한가에 주문을 내고 떨어질 것 같으면 하한가에 주문을 내 순식간에 매매를 체결하려는 투자자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얘기하더라구요. 최근 일부 투자자들의 투기적인 매매양태로 볼 때 이같은 해프닝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고 이런 심리를 조성하는데 급등락장에서 "옵션 대박"을 소리높여 전하는 언론도 일조했으리란 자기 반성도 해봅니다. "옵션의 레버리지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OTM에 대한 매매를 제외하고는 복권이라고 폄하해선 안됩니다."라는 한 전문가의 말을 100% 수용합니다만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말도 자꾸만 떠오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2001.12.14 I 이정훈 기자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1인당 10만불짜리 연수(하)
  • [edaily]이번주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은 JP모건의 인력 채용과 훈련 과정을 살펴봅니다. <a href="http://www.edaily.co.kr/board/memoboard/analCnts.asp?idx1=20011123&idx2=233&idx3=KEB4&team_cd=U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1인당 10만달러짜리 연수 1~2년 정도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면 연수 기회가 온다. MT(Market Training)라고 하는 이 프로그램은 1인당 연수 비용만 10만달러에 달한다. 이 연수를 받고 나오면 헤드헌터들이 접근, 인력을 빼가기도 한다. “저는 4개월짜리 코스에 들어갔어요. 처음 한 달은 기초, 나머지 3개월은 좀 복잡한 훈련을 받아요. 원래는 두 번 나눠서 하는데 저는 한꺼번에 다했어요. 사실 JP모건에 입사한 계기도 교육을 중시한다는 것 때문이었어요. 차 부지점장이 JP모건 인터뷰 한다고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죠. MT는 강사진이 화려해요. 하버드, 유펜 등 좋은 대학에서 강의하시는 분들이 직접 와요. 기초 과정은 우선 매크로 이코노믹부터 시작해요. 그 다음 펀더멘털 데이터의 처리 방법과 시뮬레이션, 데이터가 어떻게 시장에 영향을 주는지 등을 배워요. 본드(Bond 채권)는 기본이고 FX, 주식, 파생상품 등을 차례로 조금씩 배우죠. 고급단계도 코스는 비슷한데 더 어려워요. 이코노믹을 다시하고 본드로 들어갑니다. 계산기 하나로 모든 채권의 가격을 계산하는 방법을 배워요. FX, 주식, 파생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실제로 응용하는 것을 배웁니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법, 즉 이러이러한 투자를 해야하는 펀드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연수에 들어온 동기들이 팀을 짜서 그 펀드에 맞는 프로덕트를 만들어서 프리젠테이션을 직접합니다. 본사에서 사람이 와서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이것을 비디오로 찍어요. 나중에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줍니다. 실전과 똑같이 정장 차림에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자료를 가지고 설명회를 갖는 거죠. 트레이딩 시뮬레이션 교육도 받습니다. 1년치 트레이딩 데이터를 3시간에 압축시켜서 마치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하는 것처럼 만들어요. 70여가지 프로덕트에 대해 모의 트레이딩을 합니다. 3명씩 한 조가 되서 프라이싱을 하고 운용성과를 측정받습니다. 피트(pit 증권거래소 시장대리인들이 호가를 내는 곳)에 들어가서 아웃 크라이(out cry 큰 소리로 호가를 부르는 것)하는 것도 실제와 똑같이 따라합니다. 강의에서 정말 인상적인 것은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소개된 이론을 만든 사람들이 직접 나와서 자기 이론을 설명한다는 겁니다. 예를들면 랠러티브 밸류(relative value 채권수익률 곡선에서 상대적으로 싼 채권을 찾아내는 것) 트레이딩을 처음 고안한 교수가 있다면 그 사람이 직접 와서 강의를 하는 겁니다. 스왑 트레이딩 교과서의 저자가 자기 책 내용을 직강하는 식이죠.”(송 부지점장) 김 부지장은 MBA여서 기초 과정 한 달이 없는 연수를 받았다. 차 부지점장은 MT 연수를 받고 난후 다른 투자은행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다. “연수를 받고 나면 자신감이 생겨요. 시장의 단편적인 것만 알고 있었는데 본드, 주식, 파생 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알게 됩니다. MT 연수는 주식 세일즈맨, 마켓 리서쳐, 백오피스, 미들 오피스 등 모든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받아요. 백오피스도 프론트오피스에서 뭘 하는지 알아야한다는 거죠. 본드 전문가는 본드 시험보면 거의 A급이죠. 옵션 전문가는 옵션 시험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합니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는 최고죠. 이런 사람들이 아까 말한 프로젝트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각자의 전문 지식을 총동원해서 해답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MT 연수를 같이 받은 동기들은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고 회사에서 승진도 비슷한 속도로 하게되요. 전세계에 흩어져서도 “아, 이 문제는 런던에 있는 아무개가 전문이지, 저 분야는 동경에 있는 누가 베테랑인데” 이런 식으로 글로벌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MT는 의도적으로 아시아, 유럽, 미국 등에서 온 인력을 다 섞어서 교육합니다.”(송 부지점장) 김 부지점장은 “MT에 가보면 정말 귀신들이 있어요. 얼마나 똑똑한지 너무나 놀랐습니다. 정말 어려운 파생상품 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기가 막혀요. MT 연수 결과에 따라 자신의 보직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해요.”라고 말힌다. ◇아시아 진출 전략 송 부지점장은 입사 후 1년 있다가 MT를 다녀왔다. 싱가포르에서 파생 스트럭춰링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당시 JP모건은 아시아 진출 전략의 하나로 미국식 교육을 받은 아시아계 인력을 많이 뽑았다. JP모건은 94년부터 아시아 진출 전략을 세웠다. 아시아에서 직접 인력을 뽑기 어려우니까 뉴욕, 런던에서 헤드급 인력을 파견하고 그 밑에서 일할 직원도 미국에서 뽑아서 보낸 것. 송 부지점장도 입사 당시 아시아의 어느 나라 언어를 할 줄 아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한국계라고 하자, 일단 아시아 시장으로 가서 트레이딩 기법 등을 익히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싱가포르에 있다가 MT를 받고 뉴욕에 잠깐 머물렀다가 홍콩으로 갔다. 거기서 캐피탈 마켓, 파생상품 등을 담당했다. 트레이딩 경험을 쌓고 싶다고 하자 동경으로 보내져서 다소 복잡한 트레이딩 전략 등을 익히게 된다. 99년 6월 서울지점이 생기면서 스왑 딜러로 한국에 들어오게 된다. JP모건은 한국 진출에 대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시켰고 지점 설립후 현지에서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김 부지장도 97년 입사후 홍콩에서 기업금융, 캐피탈 마켓, 세일즈를 거쳐 99년 서울지점에 합류한다. 94년부터 시작된 아시아 진출은 97년에 외환위기로 일단 중단된다. 미국에서 채용돼 아시아로 온 인력들이 중간 관리자가 되자 이제는 로컬에서 직접 사람을 뽑기 시작했다. JP모건은 팀 책임자를 새로 채용할 때도 팀원들이 인터뷰를 한다. 팀워크를 중시해 이 사람이 들어왔을 때 관계되는 모든 라인에 있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고 입사여부를 결정한다. ◇교훈과 과제 “JP모건 내부적으로는 어떻게 든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려고 노력하는 그런 분위기에요. 그러나 외부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거만하게 보일 경우도 있습니다.”(송 부지점장) <1900년 뉴욕 월가에 있던 JP모건 본사> JP모건은 100% 영국계 앵글로 색슨 자본으로 세워졌다. 1800년대 세워져서 미국 최고의 투자은행으로서 전통을 만들어왔다. JP모건은 정부 아니면 퍼스트 클래스 기업하고만 거래하는 “자존심”이 충만한 은행이었다. 의회 청문회에서 한 의원이 “JP모건은 왜 광고를 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우리의 존재 자체가 광고다”라고 답했을 정도. JP모건은 간판이 따로 없다. 전 미국인들이 JP모건이 어디에 있는지 다 알기 때문에 굳이 간판을 밖에 내걸 이유가 없다는 것. 99년 JP모건이 TV 광고를 처음으로 했는데 당시 광고 컨셉이 이랬다. 전세계 JP모건 브랜치에서 일하는 사원들의 얼굴이 차례로 클로즈업되고 맨 마지막에 자막이 떠오른다. “I work for JP Morgan” 자존심, 그 이상의 자존심으로 똘똘뭉친 JP모건이 지난해 체이스와의 합병을 선언한다. 투자은행의 대형화와 합병이라는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던 것. 송 부지점장 등은 체이스와 합병으로 JP모건 서울지점이 체이스 서울지점과 통합되면서 회사를 떠났다. JP모건이 미국 최고의 투자은행으로서 아낌없이 사람에 투자했지만 그것만으로는 금융시장에서 “영원한 승자”가 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보고자의 위치가 서로 바뀌는 경우도 있어요. 나보다 늦게 입사했는데 나보다 위에서 팀을 이끄는 거죠. 어떻게 보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열심히 하려는 동기부여가 되요. 잘하면 대접을 받을 수 있고 JP모건은 그런 기회를 줬어요.”(김 부지점장). “우리 금융기관들이 파생 쪽에서 발전하려면 우수 인력을 확보하거나 교육하는 것보다 먼저 인센티브 체제로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너무 인센티브를 강조하면 부작용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밤새워 일할 동력이 생기지 않아요. 우리나라 금융기관도 워킹 레벨은 50% 이상이 MBA인데 그 분들이 모두 미국식으로 충분히 트레이닝을 받았어요.”(차 부지점장)
2001.11.23 I 정명수 기자
  • (환리스크관리의 주역들)SK글로벌 이명석팀장(하)
  • [edaily] 이번주 대상자는 SK글로벌 이명석 팀장입니다. (중편에서 이어집니다) ◇"마지막 버스"는 없다 -요즘 시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다쳐서 시장분위기가 많이 죽었지만 저는 자승자박이라고 봅니다. 모든 사람이 매번의 거래마다 수익을 내려고 하는게 문제에요. 물론 그 사람들의 말대로 한국은행이나 재경부가 시장을 인위적으로 뒤흔들었기 때문일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명색이 시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언제까지 그 타령만 할 겁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은행이 절대자가 아닙니다. 시장의 힘이 뭉치면 얼마든지 한은을 누를 수 있습니다. 시장은 늘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죽어있을 때도 시장이에요. 주식시장이 매일매일 급등, 급락합니까? 주가지수 1000에서 500으로 떨어질 때 살아남는 자가 최후에도 살아남는 겁니다. 버스가 올 때 이미 놓쳤다면 굳이 뒤쫓아갈 필요없어요. 다른 버스를 타면 됩니다. 시장에 "마지막 버스"는 없습니다. -4월초 1365원 고점을 찍고 환율이 계속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외환거래 규모가 많이 줄고 유동성이 급감한 건 사실입니다만. 업체 쪽에서는 환 위험관리가 필요없으니 환율정체기를 더 반긴다는 의견도 있던데요. 사실입니까. ▲다른 기업들은 모르겠고 저희는 별로 반갑지 않습니다. 수익낼 기회가 없으니까요(웃음). 작년 여름에는 이거보다 더 심했어요. 그 반작용이 환율급등 아닙니까. 그 시절에 불평하던 딜러들이 환율상승기에 돈 벌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대비를 안했으니까요. 대부분 시장참가자들이 대비를 안했기때문에 반등폭도 더 커졌을 거라고 봅니다. 지금 어렵죠. 물론 어렵습니다. 한은의 개입도 충분한 개연성이 있어요. 하지만 확인되지 않는 사실에 왜 일희일비합니까. 앞날에 대비할 시간도 부족한데. 저는 지난번에도 1314원에 팔았어요. 안 움직인다지만 1314원 찍고 1280원까지 내려갔잖아요. 대한민국에서 환율 40원 움직였으면 큰 겁니다. 그 때 과연 몇 명이나 수익을 냈겠습니까. 언제든 환율 급변동 시기는 옵니다. 그게 안 온다면 대한민국이 망하는 거죠. 언젠가 올 시장을 대비하면 됩니다. 매 거래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간단한 의사결정 구조가 고수익의 비결 -다른 기업에 비해 의사결정 구조가 간단한 것 같습니다. 수익을 내는데 도움이 되는 구조인가요. ▲물론입니다. 저희는 권한이양이 확실하게 돼 있습니다. 부회장님이 준 리미트 안에서는 그 분 조차도 저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어요. 한도 내에 있는 제 권한을 뺏으려면 품의서 쓰고 다시 윗선 결제를 받아야 하니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죠. CFO도 제가 그 한도를 지키는지를 감시하실 뿐 거래내역 자체를 가지고 뭐라하시진 않아요. 100% 헤지하는 기업도 저희밖에 없다고 자부합니다. 자신의 노출 포지션에 대해 100% 헤지하고 치프딜러가 각 인터뱅크 딜러에게 포지션을 적당량 배분해서 개별로 수익이 나게 만드는 겁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시스템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체 포지션이 1억달러라면 치프딜러가 5천만달러를, 나머지 5천만달러를 10명의 시니어딜러에게 5백만달러씩 나눠주는 형식입니다. 그럼 그 시니어딜러는 스스로는 250만달러를, 자기가 데리고 있는 주니어딜러에게 250만달러를 알아서 나눠줍니다. 선진금융기관이 사용하고 있는 구조이고 저희도 똑같습니다. 제가 환율상승 전망을 가지고 달러를 사들이고 있는데 주니어딜러가 팔고 있다고 가정해보죠. 그래도 그대로 놔두고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게 위험배분의 또다른 방법이죠. 포지션 리미트 하에서는 누가 무얼해도 간섭하면 안됩니다. 다만 제가 원래 500만달러를 사려고 계획했는데 이 친구가 200만달러를 팔고있다면 700만달러를 사들이면 되거든요. 저는 기업들 환리스크 관리실태를 점검하겠다고 하는 말이 무척 우습게 들립니다. 사실 많은 기업의 외환담당자들이 회사전체 포지션을 잘 모릅니다. 회사 전체로는 롱인지 숏인지 알지도 못하고 거래만 하니까요. 자기 것만 보고 거래하니까 회사의 다른 팀에서 1억달러 차입이 들어온다해도 롱만 고집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이때까지 완벽하게 해 왔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저희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어가며 이 시스템이 최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거에요. 것도 외환위기가 지나서였습니다. 저희 내부에서도 100% 헤지 시스템에 대해 반대가 많았어요. 특히 원화절상기에 추심자매입을 통한 네고로 달러를 팔았던 부서에서 반대를 많이했죠. 부서 이익이 줄어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왜 100% 헤지해야하냐고 강한 반발이 있었습니다. "환 전문가가 있으니 예상을 잘 해주면 될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올 정도였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향후 환율이 얼마인지 정확히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 우리 회사직원들에게 전부 연봉 1억씩을 지급할 수 있는 초능력자입니다. 전 1초 후의 환율이 어떻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만 이렇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만 말씀드립니다"라고요. 그런 얘기를 하면서 꾸준히 설득작업에 나섰고 최고경영자께서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셨죠. 말씀드린 "환차손은 책임을 묻고 환차익을 통한 이익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씀 말입니다. 그래서 "영업팀도 100% 헤지하고 환율전망은 딜링팀에게 맡긴다"라는 원칙이 성립됐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우선 이 정도까지는 손실을 봐도 회사존립에 문제가 없다"는 선에서 연간 손절매 한도를 정합니다. 거기에 맞춰서 월간, 주간 손절매 한도를 조정하고요. 물론 데일리 리미트가 1억원이라고 해서 주간 리미트가 5억원은 아니고 일간이 1억이라면 주간과 월간은 각각 2억, 3억 정도입니다. 연초에는 지난해 데이터를 가지고 통계치를 냅니다. CFO가 저희에게 "환거래 이익을 얼마내라"고 수치를 정해주시면 거기에 맞춰 "이 정도 수익을 내려면 거래볼륨이 이 정도는 돼야겠다"고 뽑아내죠. 천만달러는 치고받아야 몇 억원 이익이 나온다는 걸 계산하는 겁니다. 이 때 매일 천만달러씩 거래할 순 없으니까 거래범위 한도는 1500만달러로 받고 거래는 1000만달러 안에서 합니다. 딜링팀은 거래만하고 컨펌은 회계팀만 합니다. 자금이체는 또 자금팀만 해요. 많은 회사들이 이렇지 않더군요. 내가 거래하고 은행에서 사인해달라고 나한테 전화하고 자금이체도 내가 하고...이래서 무슨 관리가 됩니까. 사람이기 때문에 손실을 입으면 "조금만 더하면 먹을 것 같은데. 뒤집을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이 안 들수 없습니다. 그런 유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죠. -경영층의 마인드 부족을 환위험 관리가 안되는 결정적 원인으로 꼽는 보고서가 많습니다. 동의하십니까. ▲틀린 말은 아닙니다. 경영층의 의지가 부족한 곳이 많고 의지가 있어도 전문가들을 데려올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기업들이 순환보직제를 채택하고 있기때문에 "아 좀 알 만하다" 싶으면 다른 사람이 옵니다. 큰 문제죠. 최소 2년 정도 경험을 쌓아야 헤지를 할 수 있고 이후 비슷한 기간동안 제대로 배워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요. -매년 말 "내년에는 얼마 벌어라"는 목표치를 할당 받으십니까. ▲물론입니다. 올해는 다행히 상반기에 이미 그 수준을 뛰어넘었어요. 솔직히 잘 돼도 문제긴 해요. 만약 어느해 목표치가 100원이었는데 제가 1000원을 벌었다 치죠. 그럼 분명히 다음해에는 500원 벌어들이라는 압력이 들어옵니다. 그럼 조르고 졸라서 300원으로 낮추곤 합니다.(웃음) -기업체에서 이익을 위한 환거래를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 줄 몰랐습니다. ▲적극적으로 하진 않습니다. 제가 거래하는 규모는 전체 포지션 중 10분의 1정도 규모인걸요. 회사규모가 크니까 눈에 좀 띄긴 하겠죠. ◇위험관리는 안정적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것 -위험관리의 개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것. 간단합니다. 어떤 물건을 100원에 사서 110원에 되파는 장사가 환관리 측면에서는 가장 적절한 장사에요. 달러를 돈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안정적인 영업수익을 낼 수 있는 도구로 생각해야죠. 옛날에 저희가 캐논 카메라 수입을 했는데 환위험 비용, 마진 등을 종합하니 총 가격이 1100원이 나왔어요. 그런데 영업 쪽에서 그러면 수익을 못낸다고 위험관리를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관두시라고 했죠. 차라리 그냥 돈 장사를 하겠다고. 달러는 안 팔릴 위험이나 없지 캐논은 소비자가 안 사면 그만 아닙니까. 기업체 딜러들은 금융상품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개별 부서의 사소한 업무까지 일일이 컨설팅을 해줘야합니다. 옛날에 저희가 신발을 들여온 적도 있는데 그것도 위험관리 비용을 추가하니 남는 장사가 아닌거에요.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려면 상당한 배경지식이 뒷받침돼야 할 것 같은데요. 독학으로 상당한 공부도 해야할 것 같고. ▲그거야 월급받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 아닙니까. 이 분야에서 그 정도 안하고 살아남을 수 있겠어요. 제가 승진을 발리하고 전문직으로 발령난 건 어느 순간 딜링을 잘해서 이뤄진 건 아닙니다. 과거부터 꾸준히 공부하고 대비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죠. 이젠 대우받는만큼 회사에 이익을 되돌려줘야할 의무가 생긴 거구요. -기억나는 상사가 있다면. ▲남 부장님이죠 뭐. 그 분이 토론을 너무너무 좋아하십니다. 격렬한 토론이 끝나고 나면 내가 한단계 진보했구나 하는 것이 몸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분께 정말 많이 배웠고 아직 제게서 배워갈 사람이 없다는게 아쉽습니다. (웃음)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불만.."고객요구를 파악해야" -시장 주변여건이 이렇게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계십니까. ▲많습니다. 대한민국은 고스톱 사회입니다. 참여해야 이익을 얻든 손실을 얻는다는 의미죠. 우리 외환시장은 이상한 장외시장(OTC)입니다. 분명히 장외시장인데 금융결제원이라는 장내시장이 버젓이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상당히 불리합니다. 시장에 직접적으로 참여는 못하고 통행세마저 지불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니까요. 제가 은행딜러보다 자신감을 가지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은행들의 거래비용은 100만달러당 4000원이지만 저희는 20만원을 냅니다. 장외시장이라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또한 아쉬운 것은 시중은행들의 내부 문제로 인한 원가 상승입니다. 제가 시중은행 코퍼레이트 딜러랑 거래할 때 어떻게 하는지 아십니까. 1000원에 달러를 사려고 코퍼레이트 딜러랑 거래하면 시중은행 코퍼레이트 딜러는 같은 은행의 인터뱅크 딜러에게 1000원에 10전을 준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저는 여기에 다시 20전를 더한 가격을 내는 겁니다. 30전이 시장가격보다 추가되는 거죠. 물론 모든 경우가 이렇진않지만 한 단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제가 그 은행 인터뱅크 딜러하고 거래하는 것도 아닌데 왜 수수료를 이중으로 내야하냔 말이죠. 그나마 외국계는 이렇지않기 때문에 외국계은행과 주로 거래합니다. 내부문제를 가지고 고객들에게 왜 비용부담을 전가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규모가 작고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은 국내은행이랑 거래하거든요. 외국계에서 거부하니까. 모 시중은행은 이런 수익만 일년에 50억 넘게 냈다고 들었습니다. 외환위기때는 1000억을 넘게 벌었구요. 대기업에게 10전씩 초과수수료를 매겼으니 중소기업들은 40전, 50전 부과했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스왑을 할 때 제가 sell&buy 를 하고싶다고 가정해보세요. 그럼 은행 쪽은 buy&sell 이 되겠죠. 시중은행은 원화는 넘쳐나니까 달러를 라이보+150bp로 차입해옵니다. 원화금리가 7%라고 가정하면 스왑레이트는 0.5% 정도 밖에 안돼요. 시중은행이 상당히 유리하잖습니까. 그런데도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에게 3~4%를 요구합니다. 자기들 내부 구조상 여기저기 떼줘야하는데 3~4%를 받아야 남는다는 거죠. 외국계은행은 달러는 LIBOR(런던은행간 금리)에 빌리고 원화를 금리 8% 정도에 빌리니까 국내은행보다 불리합니다. 그래도 고객들에겐 2%를 요구하니 외국계은행과 거래하는 겁니다. 예전 모 시중은행과 제가 buy&sell, 그 쪽이 sell&buy 스왑을 한 적이 있습니다. 호가가 0.20-0.30였구요. 스프레드가 0.010인데도 0.0을 제시하는거에요. 0.3이나 마진을 먹겠다고요. 이러니 무슨 거래를 하겠습니까.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의 그런 차이는 어떻게해서 나타나는 걸까요. ▲고객을 대하는 마음가짐 차이라고 봅니다. 시중은행 딜러들은 국제금융부 직책을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직" 이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왔으니 인정받았고 이걸 밑천삼아 다른 데로 간다는 생각이죠. 외국계는 이걸로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니 다를 수 밖에요. 접대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내지 못해요. 국내영업에선 시중은행들이 외국계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벗어나지 못하니 안타깝습니다. -경영학 전공하셨는데 학부 때도 이런 일을 원하셨습니까. ▲전혀요. 개인 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결혼은 언제 하셨나요. ▲95년 9월에..연애를 좀 오래해서 취직하자마자 바로 했죠. 대학때 첫 소개팅에서 만나 지금까지 지내왔으니 같이 자란 친구나 마찬가지에요. 아내는 건강보험의료공단에 다니고 있습니다. -꿈이 있다면. ▲기업체들에게 각자 처한 현실에서 최적의 환리스크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명석 팀장 약력 -1967년 출생(본적 경기 부천) -1986년 인천 송도고 졸 -1991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 -1995년 SK글로벌 자금팀 입사 -1996년 SK글로벌 국제금융팀 -2000년 1월 SK글로벌 딜링팀 과장 -2001년 9월 SK글로벌 딜링팀 팀장
2001.11.14 I 하정민 기자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중)
  • [edaily] 이번주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는 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입니다.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현대차와 거래하면서 마켓메이커로 자리잡아 -Corporate desk를 꾸린 후 기억나는 재미있는 거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가 파생상품 시장의 마켓메이커 노릇을 한 게 99년 초입니다. 본격적 영업은 99년 6월에 했고 7월에 현대자동차와 거래를 텄어요. 그당시 현대차가 창사이래 최대호황을 누리고 있었어요. 거래금액도 엄청났고 만기도 3년으로 길었어요. 저희가 이름을 대면 알만한 외국금융기관과 다른 시중은행을 제치고 먼저 거래를 따냈죠. -제휴팀이 생기고 나서 처음 큰 거래를 따내신 거죠? ▲현대차는 현물쪽에서 원래 기존고객이었습니다. 파생상품만 따로 거래한다는 건 없으니까요. 저같은 코퍼레이트 딜러들은 매일같이 고객에게 전화를 해요. 거래가 있건없건. 현대차는 현재 자타공인 가장 역동적으로 헤지하는 기업입니다. 그러니 외국계은행들이 호시탐탐 눈독들이죠. 현대차가 헤지에 관심가지게 된 건 전적으로 이계안 전사장의 공입니다. 재경출신 이계안 사장께서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고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요. 현대가 얼마나 보수적인 기업입니까. 예전에 씨도 안 먹혔어요. 현대차로선 장기간 거래해야하니까 가격만 나쁘지않으면 시중은행이 좀더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이쪽 분야는 외국계은행이 워낙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 접근이 쉽지않았습니다. 99년 당시 환율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였고 현대차는 매년 40~50억달러의 외화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이었습니다. 그러니 저희가 필요했죠. 이 엄청난 달러매수초과(롱) 포지션을 헤지할 필요성을 느낀거죠. ALM(Asset Liability Management. 개별거래가 아닌 자산,부채 전체를 조정하여 위험관리를 해 최대수익을 꾀하는 금융기법) 차원에서 회사재정을 본 거에요. 전체매출의 60%이상이 달러매출이니까 "달러부채에 비해 달러자산이 너무 많으니 달러부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비중을 맞추자"라는 결론이 난 겁니다. 그때가 외환위기 직후라서 달러부채를 늘이자고 달러를 빌릴만한 기업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통화스왑을 이용해서 인위적으로 원화부채를 달러부채로 바꿨어요. 국민은행에서 매 3개월마다 8% 정도 원화 고정금리를 받아서 현대차는 회사채이자 지급을 했어요. 현대차는 8% 원화금리를 받은대신 달러이자를 리보+스프레드로 저희에게 줬어요. 현대차 입장에서 통화스왑과 회사채거래 전체를 종합하면 실제 나가는 건 달러밖에 없죠. -달러부채가 생긴 셈이군요. ▲네. 현대는 1억달러를 받고 이에 상당하는 원화(99년 확정환율)를 받아서 회사채 원금상환에 썼어요. 캐시플로우 상으로는 원화는 지워지고 달러만 남는거죠. -내년에 현대차는 국민은행에게 1억달러를 주고, 자기들은 부채에 해당하는 만큼 원화를 받고. 환율은 미리 고정돼있고. 그러니 통화스왑을 하신거죠? ▲전형적인 통화 스왑이었습니다. -구조가 복잡한 건 아닌데 거래규모가 컸던 거군요. ▲상품구조의 문제를 떠나서 당시 통화스왑을 커버할만한 시장유동성이 없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런데도 1억달러를 소화했으니까 의미가 있다고 자부합니다. 당시 통화스왑 시장유동성은 하루 천만달러도 안됐을 겁니다. -국민은행으로선 1억달러를 받음으로써 새로운 헤지를 해야했을텐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습니까. ▲때마침 반대방향 거래가 생겨서 4천만달러 정도를 커버했어요. 일부는 리스크를 커버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반대거래를 시도했고요. -국민은행은 원화로 회사채 이자가 나가지만 달러 리보금리로 이자가 들어온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죠. 쉽게 말해 저희가 달러 사자입장이니까 달러 팔자만 만들면 되는 겁니다. 커버거래할 때는 금리따로 환율따로 합니다. 금리는 신용위험을 계산해서 크레딧 마진을 얼마나 넣느냐가 문제죠. 외국기관보다는 저희가 현대 쪽에 후한 신용점수를 줄 수 있으니까 유리했습니다. 마침 반대거래가 생겨서 가격도 낮출 수 있었어요. -반대포지션을 항상 따로 만드십니까. ▲현대차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그게 일부러 구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요. 이번에 국민카드가 3억달러 ABS 발행을 했습니다. ABS 발행은 결국 달러차입이거든요. 국민카드는 지금 달러를 빌리지만 원화가 필요하고 3년뒤 달러로 갚아야하니까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스왑이 필요하죠. 맥쿼리 업무제휴데스크와 저희 데스크가 그 거래를 맡았습니다. 마침 상당규모의 반대거래도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북 관리하는 사람의 장점을 누렸다고 할까요. -난이도가 있는 상품 중 기억나는 거래는 어떤 것입니까. ▲현대차도 쉬운 거래는 아니었습니다. 금리 리스크를 따로 헤지해야 하니까. 상품하나를 만들기위해서 관련된 여러시장을 들어가야하니까요. 문제는 옵션이에요. 특히 복잡한 구조는 옵션거래가 지니고있죠. 옵션은 특히 똑같은 구조의 반대거래로 리스크관리를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까. 통화스왑에 비해 금액은 미미해도 레인지 포워드나 타겟 포워드 같은 국내시장에서 유행하는 옵션거래 정도는 해봤습니다. -매우 고생한 거래는요. ▲올해 모 공기업하나와 큰 규모로 5년짜리 통화스왑을 했습니다. 그 공기업이 부채는 달러, 자산은 원화로 일어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환 위험관리가 필요했어요. 공기업이다보니 여러개 은행에 대해 입찰을 실시했고 저희가 1호 입찰을 따냈습니다. -거래규모는요. ▲7500만달러입니다. 상당히 크죠. -입찰가격을 써낼 때 어려웠단 말씀이군요. ▲커버할만한 시장이 규모가 작았던 게 문제였고 가격경쟁은 오히려 저희가 유리했습니다. 사실 현대자동차 계약은 꼭 저희한테 유리한 계약은 아니었어요. 현대차의 경우 은행입장에서 "달러 선물환 사자-현물환 팔자" 의 경우니까요. 달러를 빌려와서 팔아야하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그당시 시중은행이 달러를 빌린다는 건 엄청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그 공기업은 은행이 "선물환 팔자, 현물환 사자"구조니까 가격경쟁력이 생겨날 수 밖에요. 시중은행인 저희가 원화를 빌리는건 너무 쉽잖습니까. 쉽게말해 "달러를 바이 앤 셀" 하는 방향은 국내은행이, "셀 앤 바이"는 외국은행이 훨씬 유리합니다. -달러에 대한 차입능력이 중요하단 말씀이로군요. ▲그렇습니다. ◇파생상품 시장의 역사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역사도 좀 듣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파생상품, 특히 외환관련 파생상품이 들어오게 된 역사를 말씀드리죠. 플라자합의 아시죠? (주 : 1985년9월 미국과 일본등 G5가 합의한 내용.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나날이 증가하는 와중에 강한 달러정책으로 세계 각국간 국제수지 불균형이 심화되자 미국 정부는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G5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를 통해 "각국은 달러화 매각과 자국통화 매입 등의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개입한다"는 플라자 합의(plaza agreement) 를 이끌어냈다.) 플라자합의의 내용은 달러가치를 일부러 떨어떨어뜨자는 거죠. 국내에서도 달러/원 환율이 막 떨어지니까 국내기업들이 환투기를 굉장히 많이했어요. 당시 환투기에 나선 기업들이 88년까지는 이익을 많이보고 그 이후엔 그동안 벌어논걸 다 토해내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환율은 막 떨어지면서 달러가치가 싸졌으니 그러니 달러를 많이 빌리는 사람이 속된말로 장땡이었습니다. 그때 원화금리는 달러의 두배나 됐고요. 기업자금팀이 하는 일이 오로지 달러를 가능하면 많이 빌리는 거였어요. 그걸 눈여겨본 외국은행이 파생상품을 국내기업에게 소개한 겁니다. 문제는 파생상품의 본질적인 의미인 위험관리는 무시되고 자금조달의 한 방법으로 소개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변칙적인 파생상품거래가 생겨났어요. 차익을 지금 고객에게 주고 이자를 붙여 만기때 고객에게 되돌려받는 방법이죠. 1억달러의 1%만 해도 100만달러니까 거래가 제법 됐죠. 86년경부터 차례로 금리스왑, 통화스왑, 통화옵션 이런 순으로 국내에 들어왔습니다. 금리, 환차익 두가지를 통해서 다 돈을 벌수 있으니 재미본 기업이 많았어요. 파생상품의 메커니즘이 본격적으로 소개된 겁니다. 그러다보니 감독당국에서 그 부작용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통화증발효과가 발생하면서 당국은 펀딩목적의 파생상품 거래를 금지시켰고 환투기도 엄격히 규제했습니다. 90년대는 파생상품시장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97년 베어링은행 파산사건까지 겹쳐서 기업주들이 "파생" 자만 들어도 손을 내젓기도 했죠. 아직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환율이나 금리헤지에 몸을 사려요. 더욱이 금리는 환율처럼 헤지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제조업쪽에서는 더합니다. ◇금리헤지에 관한 인식 전무 -회사채는 3개월 이표인데 기업쪽에서는 반기로 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들었습니다. IRS를 이용해 3개월을 6개월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던데요. ▲물론 IRS를 이용해 가능합니다. 아직 금리위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금리스왑 시장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제가 업체쪽으로 강연도 많이 하러다니는데 반응이 영 시큰둥해요. 대기업들은 회사채(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서 금리가 떨어지면 손해인데도 말이죠. "금리가 하락추세니까 부채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해라.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바꾸는 IRS나 FRN(변동금리부사채)로 충분히 위험관리를 할 수 있다"고 누누이 말해도 들은 척도 안합니다. 방금 말씀하신 부분은 아직 수요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금리에 대한 헤지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향후에는 더 늘어날 것 같은데 의외로군요. 강연 때 는 어떤 점에 중점을 두시는 편입니까. ▲고정금리:변동금리 비율을 회사정책에 맞게 적당히 섞으라고 누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금리 쪽에서 재미있는 거래는 없었습니까. ▲아까 말씀드렸듯 외환:금리의 시장규모가 9:1 이라 특별한 거래는 없어요. 최근 투신사들의 IRS거래가 크게 늘고 있어서 아마 내년에는 데이타가 좀 달라질 걸로 기대합니다만. 금리 쪽에는 정말 일부 고객층밖에 없고 금리스왑은 가격마진도 정해져 있어서 대개 수익성이 그리 큰 거래는 아닙니다. 굳이 말씀드리자면 일부 건설업체 정도죠.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어떤 거래인가요. ▲모기업 건설부분입니다. 이 회사에 들어오는 자금의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꾸는거에요. 저희가 계속 시장을 지켜보다가 이 금리수준에서 거래하겠냐고 물어봐서 "오케이" 하면 거래가 성사되는 오더(Order) 베이스로 거래했죠.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2001.11.02 I 하정민 기자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상)
  • [edaily] 우리나라의 파생금융상품 시장은 만들어진지도 얼마되지 않았지만 일반 기업들이 파생상품을 취급한 것은 지극히 최근 일이다. 국민은행 외화시장팀 이성돈 차장은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라기보다는 "개척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적지않은 나이에 직장을 옮기고 그것도 시중은행이 생소해하던 분야에 뛰어들었기 때문. 국내 시중은행들이 파생상품시장에 대해 별 관심을 가지지않던 1997년 HSBC에서 국민은행으로 옮겨와 파생상품 영업팀을 꾸렸다. 이성돈 차장은 파생상품 마케팅을 "종합예술"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다양한 일을 두루두루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파생상품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 파생상품 마케팅은 파생상품에 관한 지식과 업무 노하우, 경제 펀더멘털에 관한 관심, 우수한 외국어 능력, 원만한 대인관계 등 여러가지 까다로운 조건들을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하러 다닌다고 하면 무슨 보험영업과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늘과 땅 차이"라며 "파생상품을 필요로하는 고객들이 호락호락한 사람들이 아닌데 고객들에게 그럴듯하게 설명을 하려면 뭐든지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생상품을 일선에서 고객에게 소개하는 사람으로서 그는 헤지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과거 천연두가 치사병이던 시절을 예로 들어보죠. 천연두 예방주사를 맞지않아도 누가 말릴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예방주사를 안 맞으면 병에 걸렸을 경우 죽게 되잖습니까. 기업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헤지가 그래서 필요한 겁니다" 척박한 토양이었지만 이 팀장의 영업팀은 불과 4년만에 연 40억이상의 수익을 내는 알짜 수익모델을 만들어냈다. 말 그대로 "성공한 베팅"인 셈이다. 국내 은행권에서 크게 눈길돌리지 않던 파생상품 영업시장을 홀홀단신으로 개척한 국민은행 이성돈 차장을 만나봤다. -국민은행 내에 파생상품 전담데스크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팀장님이 소속된 데스크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파생상품을 개발하는 곳에 따로 영업전담자가 있어서 저희와 구별됩니다. 저희팀의 정식명칭은 외화시장팀 Corporate desk, 그쪽 팀은 파생상품(업무제휴) desk라고 부르고요. 보통 다른 은행에서는 파생상품 데스크에서 세일즈도 같이 하는데 저희는 세일즈의 일부와 프라이싱, 북관리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상품개발도 하고요. 물론 업무제휴의 주목적인 매커리 쪽의 업무기술 인수도 빼놓을 수 없죠. 저까지 포함해 6명의 팀원이 고객을 나눠서 담당합니다. 증권회사, 보험사 일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저희는 주로 대기업 고객을 맡고 있습니다. 수수료(fee) 장사를 하기때문에 모든 거래가 수익으로 남아요. 물건을 떼어다가 마진을 남긴 후 되파는 방식이니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있죠. 세일즈 업무를 주로 하기때문에 고객사정은 저희 쪽이 좀더 잘 안다고 할까요. 파생상품에 대한 이용도, 파생상품 마케팅의 특징, 외국은행과의 관계, 회사들이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이유 등 마케팅과 관련된 쪽은 제가 자세히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코퍼레이트 딜링업무를 10년 이상했기 때문에 각 기업들의 파생상품 히스토리를 들려드릴 수 있다고 할까요.(웃음) ◇외국계에서 배운 노하우를 이전하려고 시중은행으로 오다 -HSBC에서 국민은행으로 오셨는데...특별한 계기라도 있었습니까. 84년 미국계 Marine Midland Bank(마미드) 서울지점에 입행해서 13년동안 외국계은행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고 이를 통해 많은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외국계에서 배운 여러 기술을 국내은행에 옮겨놓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물론 외국계은행에서의 수명이 유한하니까 40대에는 안정적인 시중은행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죠. 아무튼 옮기고 나서 아직까지 후회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 Corporate desk의 거래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저와 삼성증권 출신의 팀원이 전문영업인력으로 영입돼서 팀을 차릴때만 해도 시장이 무척 빈약했습니다. 이후 외환위기를 거치며 달러/원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저희 팀도 호기를 맞았어요. 말그대로 때를 만난 겁니다.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여기저기 고객이 넘쳐났으니까요. 그전에는 스프레드가 10전, 20전에 불과했는데 환율급등으로 1원, 2원 장사가 됐어요. 98년에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99년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으로 인력도 보강됐죠. 올해의 경우 대략 200억달러 정도 됩니다. 다른 은행에선 지점 고객들의 거래량까지 합치지만 순수하게 저희가 세일즈하는 거래규모만 포함해서 200억달러 정도에요. 아마 다른 은행처럼 영업점에서 생기는 고객거래량까지 합치면 훨씬 큰 규모가 되겠죠. -지점영업 부분과 Corporate desk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기업의 헤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저희 쪽 일, 지점영업과 관련된 거래는 Interbank 트레이딩팀 일입니다. 다른 시중은행에서는 본점은 단순히 지점의 영업지원업무를담당하고 있고요. 그런데 국민은행 본점 코퍼레이트 데스크인 저희가 자체 영업을 따로 해 영업점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맡고있는 거죠. -처음 국민은행에 오셨을 당시에는 IRS(금리스왑)이 없던 시기인데 어떤 상품을 취급하셨나요. ▲그때는 현물환 거래, 만기 1년이내 선물환 취급했습니다. 시장이 늘어나면서 IRS도 취급하게 됐죠. -현재 외환:금리상품의 비율은 어떻습니까. ▲저희는 외환쪽이 절대적이죠. 9:1 정도? -외환관련 파생상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선물환, 통화스왑, 통화옵션 정도죠. 스왑은 구조가 간단한 편이니까 진짜 파생상품은 옵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옵션을 이용해 수많은 신상품을 발생시킬 수 있고요. 그게 바로 파생과정이겠죠. 국내에서는 단순 선물환을 파생상품에 포함시키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서 올바른 개념은 아닙니다. 국내 선물환은 매우 컨벤셔널한 외환 상품이거든요. 선물환은 만기가 현물환과 다른 외환(FX)거래일 뿐이죠. -통화스왑 거래는 많이 됩니까. ▲네. 호가제시는 매커리 쪽에서 해 줍니다. -스팟, 포워드를 빼고 옵션이나 스왑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떻게 됩니까. ▲스팟, 포워드가 8이고 나머지부분이 2정도 됩니다. -복잡한 옵션거래는 헤지비용이 너무 비싸서 대기업이 아니면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비용문제를 떠나서 옵션거래를 하는 한국기업이 별로 없습니다.(웃음) 정확히 말씀드려야죠. 외환관련 파생상품 거래는 대부분 스왑이에요. 스왑은 나름대로 수요가 있으니까 시장이 형성되죠. 한국은행 자료기준 작년 우리나라 파생상품 시장규모가 7000억달러입니다. 이중 85%가 선물환입니다. 선물환 시장중 80%가 FX스왑, 나머지가 Outright선물환이 차지하고 있어요. 그럼 선물환이외의 나머지 15%는 어떻게 구성됐는가 보면… 금리선물, 통화선물, 통화스왑, 금리스왑 순으로 비중이 큽니다. 옵션거래는 거의 없다고 보는게 정확합니다. -처음에 팀을 만들었을 무렵엔 HSBC의 거래라인을 그대로 이용하셨겠군요. ▲그렇죠. 증권회사 정도는 아니더라도 외국계은행 직원들이 이직을 할때도 자기고객을 가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야 이쪽에 베이스가 전혀 없었으니까 당연히 옛날 거래라인을 이용했지요. -국민은행에 오시기 전 얘기를 좀 해주시죠. ▲앞서 말씀드렸듯 미국계 마미드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86년 HSBC가 마미드 지분을 인수하면서 저도 자연스레 HSBC직원이 된거죠. 처음 달러/원 트레이딩부터 시작했고 위험관리, 코퍼레이트 세일즈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어요. 특히 코퍼레이트 세일즈는 경력은 현재까지 10년이 좀 넘습니다. (중편으로 이어집니다)
2001.11.02 I 하정민 기자
  • (화제)증권사 신입사원 모집에 우수인력 "밀물"
  • [edaily] 증권사 신입직원 모집에 우수인력이 대거 몰려 화제가 되고 있다. 굿모닝 증권에 따르면 30명내외를 모집하는 신입사원 공채에 7500명이 지원, 무려 2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도 경쟁률이지만 특이한 것은 지원자의 캐리어가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다. 눈길을 끈 것은 사법시험에 합격해 연수원까지 거친 소위 "국내 최고의 엘리트"들이 두명이나 들어있었다는 것(이번 모집에 나이제한 없음). 이들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들이 취득한 자격을 내세우지 않고 똑같은 신입사원 차원에서 증권사를 택한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오히려 당황한 쪽은 굿모닝증권이었다. 굿모닝증권은 고심 끝에 "신입사원 선발의 취지나 개인적인 장래 등에 맞지 않으며 이같은 인력이 필요할 경우 다른 경로로 영입하겠다"고 결론짓고 서류전형에서 과감히(?) 탈락시켰다. 고학력 경력자들은 사법 연수생에 그치지 않았다.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도 있었고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받은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또 현지인에 가까운 영어를 구사하거나 특수한 자격증을 보유한 예비 신입사원도 적지 않았다. 굿모닝증권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우수한 인력이 너무 많이 몰려 우열을 가리기가 여간 쉽지 않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다른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실업문제가 심각하다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실업을 면키 위해서건 증권이 좋아서건 일단 증권사를 택한 이들에게는 아직도 치열한 경쟁이 남아 있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1차 합격생들은 실무 인터뷰와 임원 인터뷰를 거쳐야 하고 다음 단계로 이달 중순 세미나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 등 세번의 관문을 더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2001.11.02 I 김희석 기자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돌다리도 두드려야-국민은행④
  • [edaily]이번주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은 국민은행 파생 및 복합금융상품팀 입니다. (인터뷰 3편에서 이어짐) <고객들의 이해를 도와야> -시장에서 거래하면서 어려운 점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금도 회계규정, 파생상품에 대한 규정이 애매모호합니다. 신용파생을 예를들면 회계처리 규정이 없어요. 과거 은행감독원 시절 만든 것이 있는데 “설마 이런 거래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규정이 모호하게 돼 있어요. 신용파생은 신용(크레딧)에 연계된 파생상품으로 크레딧 디폴트 스왑, 크레딧 링크 노트 등이 있습니다. 발행자의 신용과 연결된 다른 은행의 파산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하는데 이를 어떻게 회계처리할 것이냐가 문제죠. 평가 기준도 없고… 고객들의 이해 역시 풀어야할 숙제입니다. 일반 기업이 됐건 금융기관이 됐건 파생상품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으니까, 초창기에는 일일이 설명해야했습니다. 연수자료도 만들고, 1년에 한번씩 세미나를 열었죠. 한해는 부장이나 임원급으로 그 다음에는 실무자급으로 교육을 했습니다. 파생상품이 왜 필요한가와 상품을 설명하는 책자를 만들었죠. 시장을 개발하고 고객들과 공부해가면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냈습니다. 실무자들은 그래요. “자기는 하고 싶은데 윗사람들이 못하게 한다. 헤지를 하면 좋다. 그러나 1년후 환율이 반대로 가서 헤지를 하지 않은 기업이 이득을 보면 실무자들은 곤란해진다.“ “헤지를 하지 않았을 때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헤지의 출발점인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제조업체가 환율을 가지고 도박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헤지를 무작정하는 것도 좋지는 않죠. 중장기 전략에 맞춰서 재무적인 리스크를 줄이고 영업에서 수익을 내겠다는 플랜이 세워져 있어야 합니다. 나쁘게 갈 확률이 10%인데 과도하게 헤지를 할 필요는 없죠. 이 경우는 헤지를 10%만 해야죠. -기억에 남는 거래는. ▲99년 현대자동차와 통화스왑 거래를 한 것입니다. 현대차는 외화 수입이 많죠. 몇 년간 달러가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기업으로 흘러들어오는 자금(In Flow)은 달러이고 빠져나가는 자금은(Out Flow)은 원화인 구조죠. IMF 이후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것을 어떻게 헤지할 것이냐 고민하는 것이 맞죠. 우리 팀을 만든 목적에 가장 적합한, 고객의 요구에 꼭 맞는 딜을 성사시켰습니다. 현대차도 그런 종류의 통화스왑을 1억달러 정도한 것은 처음이었죠. 마케팅 담당 팀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했어요. 그전에는 대고객 거래가 많지 않았는데 현대차와 처음으로 의미있는 대고객 거래를 한 것입니다. 조그마한 기념 패(툼 스톤)까지 만들었어요. <시장에 소리나지 않게,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야> -그럼 반대로 큰 낭패를 봤던 거래는요. 원래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많은 법이니까. ▲실패 사례는 참 껄끄러운데… 배운 것이 많으니까 말씀드리죠. 모 정부 기관하고 한 거래였습니다. 제법 큰 거래였죠. 거래를 하다보면 욕심이 생깁니다. 일단 거래를 했는데 거래하자마자 금리가 요동을 쳤어요. 통화스왑은 금리와 환율이 모두 관련됩니다. 보통 환율의 변동성이 훨씬 크고 헤지 부담도 큰데 이 경우는 거래하자마자 금리가 크게 움직였어요. 올 2월인가 3월인가 채권시장이 크게 출렁거릴때에요. 정부 기관이 외화로 돈을 들여와서 몇 년후 갚아야하는데 현재의 금리, 현재의 환율로 고정을 시키는 거래였습니다. 물량이 제법되고 금리가 갑자기 움직이니까 커버가 곧바로 안됐습니다. 통화스왑(CRS)이나 금리스왑(IRS)이나 헤지를 바로 하지는 않아요. 자체 북이 있으니까 일부는 북에서 커버가 되고 나머지는 시장에서 헤지를 합니다. 시장에서 헤지해야할 포지션을 커버하려고 하는 순간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갔어요. 금리가 거꾸로 가니까 헤지하러 들어갈 수가 없었지요. 누구나 비이성적인 움직임이라고 생각할만했고 좀 기다려보자 했어요. 결국 헤지가 잘 안됐습니다. 거래를 하면서 배운 것이 많아요. 이런 식으로 혼난 은행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과거 프랑스계 은행의 경우 우리보다 포지션이 훨씬 더 컸는데 시장에서 헤지를 못해서 파상상품 사업부문이 큰 손실을 본 케이스도 있습니다. 규모가 큰 거래를 할 때는 미리 오더를 받는 것이 정상입니다. 예를들어 5억달러 짜리 거래를 한다면 시장이 눈치채지 못하게 미리 야금야금 들어가서 포지션을 어느 정도 잡아두죠. 시장에 충격이 가지 않게 비드도 냈다가 오퍼도 내고… 포지션을 만들어요. 이렇게 잡은 포지션을 가중평균해서 고객에게 적절한 마진을 붙여서 주는 것이 정답입니다. 무턱대고 거래를 성사시키고 그 다음에 헤지를 하려고 하면 잘 안되죠. 사전에 네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중에 헤지를 하려고 하니까 시장에 소문도 나고 공격대상이 되는 거죠. 금액이 헤지를 못할 만큼 크지 않아서 방심한 측면도 있고, 시장에 소문도 난 것 같고, 금리까지 급변하니까 커버가 제대로 안된거죠. 시장에 소문이 나도 헤지 수단은 다양하니까 얼마든지 커버를 할 수는 있어요. 채권시장이 너무 요동을 쳐서 실패했죠. 결론적으로 어떤 딜이라도 돌다리 두드리듯이 철저히 준비를 해야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맥쿼리 은행의 철저한 관리 시스템> -상품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시장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연구하고 우연하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수도 있어요. 아까 말씀드린 환율연계 상품의 경우는 97년에 무슨 경제잡지에서 힌트를 얻었죠. 일본계 은행의 상품을 소개하는데 비슷한 것이 있더라구요. 이게 얘기가 된다 싶어서 파일을 만들어 놨죠. 맥쿼리와 합작을 하고 나서 그 파일을 다시 꺼냈습니다. 맥쿼리와 논의를 하니까 상품 구조가 많이 달라지더라구요. 맥쿼리 쪽에서 사람이 와서 프라이싱이나 상품구조를 직접 논의했습니다. 소매로 팔려면 정보 시스템부에서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야하고 외환업무부의 협조도 필요했어요. 3개월을 왔다갔다한 끝에 상품이 나왔어요. 첫 구상이 97년이니까 3년을 구상하고 맥쿼리와 2개월을 협의하고 그로부터 3개월 후에 선을 보였죠. 이 상품이 생각보다 많이 안팔렸어요. 실망했죠. 근데 맥쿼리 쪽에서 하는 말이 “이런 것이 재산이다. 다른 소매형 상품을 만들 때 여기서 조금만 수정하면 된다. 프로그램도 있고. 이런 것이 재산이다” 이러더라구요. -맥쿼리와 일하면서 이런 노하우는 배워야겠다고 한 것은 무엇입니까. ▲연말이 되면 두 은행이 모두 업무제휴팀에 기여한 것을 정산합니다. 맥쿼리가 합작팀에 제공한 서비스와 원가, 우리 은행이 투여한 비용을 계산해서 서로 맞춰보죠. 월급, 미들-백오피스 간접비용, 딜링 룸 공간 이용료까지 계산합니다. 명동일대 임차료 수준에 따라 평수 계산해서 사무실 사용료를 뽑아내죠. 맥쿼리도 시스템 운용비용, 업데이트 담당자의 인건비 등을 다 가져옵니다. 우리는 비용 계산할 때 특별한 근거가 없어요. 예를들어 법률 팀 담당자가 우리 팀에 기여한 것이 대략 50% 정도면 연봉의 절반을 계상하는 식이죠. 첫해에 맥쿼리 쪽에서 비용 목록을 뽑아왔는데 근거 자료가 책으로 한 권이 되더라구요. 기겁을 했죠. 심지어 맥쿼리 본점의 프로그래머가 “O월O일 O시O분부터 O시간 동안 무슨 일을 했다. 어디서 누가 전화를 해서 어떤 작업을 요청해왔다.” 이런 식이에요. 이런 것이 모두 기록돼 있더라구요. 작업이 표준화돼 있어서 어떤 업무의 내부이전 가격은 얼마라는 근거 자료가 다 붙어있었습니다. 첫해에 이런 식으로 명세를 가져오니까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겠더라구요. 호주 맥쿼리는 BTC의 호주 영업부문을 인수해서 인력이 3000~4000명 정도에요. 우리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그래도 대단한 관리 능력이죠. -유 팀장님(사진)은 어떻게 파생상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84년 입행해서 지점에 잠깐 있다가 당시 국제부에 왔습니다. 그때는 투융자 업무도 없이 외환업무 밖에 없었어요. 수출입 업무죠. 파생상품 업무는 97년부터 했는데 그 전에 외환딜러를 하면서 파생업무를 했습니다. 그때 파생상품 공부를 조금했죠. 우리 은행에 딜러 선발 제도가 처음 생겼는데 제가 1기에요. 그때 5명이 뽑혔습니다. 국내외로 연수를 나갔죠. 싱가폴, 미국 등에서 연수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OJT도 받고, 중간중간 시카고에 있는 선물회사와 연결해서 가상 어카운트 열어놓고 딜링도 했습니다. 국민은행이 새로운 업무를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교육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독학으로 익힌 블랙숄즈 모델… 스스로 연금술사가 되다> -옵션가격 계산이나 스왑 프리이싱은 어떻게 배웠나요. ▲독학했죠. 97년에 와서 프로그램도 스스로 짜고… 그때 비주얼베이직도 배웠어요. 블랙숄즈 모델을 설명한 원서 구해다가 보기도 하고. 그 당시 파생상품실에 10명이 있었어요. IMF 전후니까 외환 거래가 거의 없었죠. 트레이딩 할 것이 없었어요. 다행히 우리 은행에서는 팀을 해체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외부에서 영입한 실장님이 3개월 사이에 통화옵션만 10억달러를 거래했어요. 골드만삭스같은데서도 국민은행을 큰 손으로 알았을 겁니다. 실장님이 거래하는 것을 보면서 프로그램도 만들고 어깨 너머로 배웠죠. 그 때 낙인(Knock In), 낙아웃(Knock Out) 옵션 거래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웬만한 비주얼베이직 프로그램을 짤 수 있어요. 프로그램 짜서 다른 사람들한테 나눠주기도했죠. 실장은 계약직이고 거래도 많이 하니까 당시 부장이 저한테 이것저것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더욱 긴장도 되고, 프로그램 만들어서 실장한테 보여주니까, 인정을 해주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리 나름의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 기존 멤버들이 다 떠나갔지만 처음 팀 만들면서 회식자리에서 “우리 실무적인 책을 하나 만들자. 맥쿼리와 업무제휴하면서 겪은 일과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바이블을 하나 만들자. 그 다음 독자 시스템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그 멤버들이 지금은 다 흩어졌지만… 지금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은 위험은 적으면서 수익은 높은 상품이죠. 정말 연금술사를 원하는 거죠. 그런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리스크는 적고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불가능하죠. 시장을 전체적으로 보고 차익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죠. 시스템적으로 운용되는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식, 채권, 외환을 총괄해서 어느 한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이론을 적용한 그런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장이 항상 효율적일 수는 없거든요. 마찰이 있고 순간적으로 괴리가 생길 수 밖에 없어요. 투자형 상품으로 이런 불균형과 마찰을 이용한 차익거래 상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2001.10.24 I 정명수 기자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국민은행 맥쿼리팀①
  • [edaily] 파생금융상품은 멀리하면 어렵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재미도 있고 이익도 짭짤하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이 쉽지않다.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을 빨리 알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잘 아는 사람과 같이 일을 하면 된다. 국민은행과 호주의 맥쿼리 은행은 파생금융 분야에서 “업무제휴”라는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맥쿼리는 파생상품 “지식”을, 국민은행은 “신용”과 “고객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국민은행 국제금융부의 “파생 및 복합금융상품팀”은 벌써 3년째 이 같은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은행내에서는 이 팀을 “맥쿼리팀” 또는 “업무제휴팀”이라고 부른다. 업무제휴팀의 유광근 팀장(사진 왼쪽)과 니콜라스 오케인 씨는 말도 다르고 은행에서의 역할도 다르지만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호흡을 맞추고 있다. 맥쿼리팀에서 니콜라스 오케인은 닉으로 불린다. 미혼인 닉은 처음 IRS 딜러로 한국에 왔지만 지금은 맥쿼리 쪽 헤드로 승진했다. 그는 IRS 마켓 경험이 7년이나 된다. 닉은 “지난 2년간 채권시장과 금리스왑(IRS) 시장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한다. IRS의 경우 시장 자체가 없었는데 지금은 비드(Bid)-오퍼(Offer) 스프레드 차이가 5~7bp 정도로 좁혀졌다. IRS 시장은 99년 이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지난해 초까지도 IRS 시장에서 비드-오퍼 스트레드는 15~30bp 였다. 이것이 10~15bp로 좁혀졌고 지금은 5~7bp로 줄어든 것이다. 국민은행이 파생상품 분야에 진출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국민은행은 IMF 이전부터 소매영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사람들을 키워왔다. 때마침 맥쿼리가 업무 제휴를 타진해왔다. 그로부터 3년 남짓 시간이 흘러, 국민은행은 산업은행과 함께 국내 IRS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국제금융부 내의 마케팅 팀과 손발을 맞춰가며 외환관련 파생상품으로도 “큰 건수”를 제법 건졌다. 국민은행이 98년 12월 맥쿼리와 제휴를 결정하기까지 과정과 파생상품 업무를 세팅하면서 겪은 일들, 북(Book) 운용 전략, 대고객 거래 사례, 파생상품 마케팅 전략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서로 밑지지 않는 장사…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고> -(우선 니콜라스 오케인에게 물었다.) IRS 시장이 비교적 빠르게 성장했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채권시장이 발전했습니다. 프라이머리 딜러, 시가평가, 국채선물, 회계 등 나름대로 기반 조성이 됐죠. IRS는 채권시장과 따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국채시장이 발전하면서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 생성됐고 일드커브가 있어야 IRS 가격이 나올 수 있습니다. 국채선물이라는 헤지 수단이 생기면서 “현물 채권시장-국채선물-장외 IRS”의 3각 관계가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채권 발행자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투자자의 저변도 늘어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교환도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죠. -다른 은행들은 IRS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는데 ▲(유 팀장) 우선, 시스템이 갖춰져야합니다. 그래야 정확한 프라이싱과 일드커브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 있는 “일드커브”로는 실전에서 장사를 할 수 없어요. 시스템은 리스크 관리에도 필수적입니다. 사실 이것이 노하우죠. 맥쿼리에서 우리가 배우려는 것도 이런 것이고요. 일드커브의 방향, 모양 등을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은 딜러가 트레이딩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데이터를 제공해야합니다. 둘째로 거래 경험이 있어야합니다. 경험해본 것과 안해본 것은 천지 차이에요. 맥쿼리로부터 이 같은 경험을 전수받아야죠. 셋째, 크레딧도 중요합니다. IRS 계약이 몇 년을 가는데 거래 상대편의 신용이 중요하죠. 외국계 은행들이 국민은행이나 산업은행 외에 다른 국내 은행과 거래하는 것을 꺼리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케인) 맥쿼리 은행 본사에는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전담 팀이 있습니다. 시장이 움직일때마다 쫓아다니면서 사후관리를 다 해줘요. -맥쿼리는 왜 국민은행을 선택했나요 ▲(오케인) 국민은행은 고객 기반이 넓습니다. 98년에 한국에 있는 8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습니다. 이중 4개 은행이 선정됐고 합작팀이 4개 은행을 일일이 방문해서 임원과 담당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때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가장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민은행 경영진이 더욱 적극적이었어요. 국민은행도 담당자들이 호주로 와서 맥쿼리 은행 상황을 직접 점검했습니다. (유 팀장은 합작과 관련된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다음은 그 내용) 98년 여름 맥쿼리 은행에서 한 사람이 불쑥 국민은행을 찾아왔다. 지금은 홍콩으로 전근을 갔지만 초대 업무제휴팀의 맥쿼리측 책임자였다. 이 사람이 자기 은행을 소개하면서 파생상품 업무를 같이 하자고 했다. 98년 여름이면 IMF가 한창 진행중일때였다. 국민은행도 소매금융만으로는 안된다, 뭔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파생상품이었다. 당시에도 은행내에서 파생상품 팀이 별도로 있었다. 통화옵션 등의 거래를 했는데 시스템이 없어서 대고객 거래보다는 트레이딩에 주력했다. 96년부터 이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 외국은행 스타일로 트레이딩을 했었다. 시티은행과 체이스에서 트레이딩을 하신 분이었는데 당시 나는 과장이었다. 외환이나 국제분야 업무는 국민은행이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신속하게 따라잡기 위해서는 외부인력 충원이 절실했다. IMF가 터지자 트레이딩을 할 것이 없었다. 다른 시중은행은 파생상품팀을 해체했는데 우리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IMF 직전까지 국제금융에서 중요한 것은 투융자 업무였다. 달러로 조달해서 동남아 시장 등에 투자하는 것이었는데 IMF 이후 이런 거래는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투융자가 안된다면 대안은 뭐냐. 어렴풋이 트레저리(treasury)와 파생상품이 대안이라는 인식은 있었다. 그 무렵 맥쿼리가 찾아온 것이다. 맥쿼리는 8개 은행을 골라서 “한국이 지금의 위기가 계속될 때 살아남는 은행이 어디일까”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4개 은행을 선택했다고 한다. 당시 송달호 행장은 합작에 적극적이었다. 실무진이 호주에 가서 맥쿼리가 어떤 은행인지 알아봐야했다. 시드니에 일주일간 머물며 맥쿼리 행장 등을 면담했다. 그당시 맥쿼리의 자산규모는 우리 은행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작지만 강한 은행이었다. 맥쿼리 은행이 걸어온 길을 보면 우리와 비슷하다. 호주도 80년대 초에 외환시장을 개방하면서 국내와 똑 같은 혼란을 경험했다. 맥쿼리는 “자신들이 우리보다 10년 먼저 겪었고 그 혼란에서 살아남았다. 골드만삭스나 시티, 리만 등과 경쟁해서 이겼다. 자신있다. 호주에서 맥쿼리가 이 분야의 탑이다. 경쟁력도 있고 기술도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짐)
2001.10.24 I 정명수 기자
  • (화제) "실패한 닷컴"들의 기념관을 세운다
  • [edaily] "실패한 닷컴들의 기념관을 세우자” 미국의 젊은 웹 디자이너들이 ‘닷컴 거품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 거품 붕괴에 관한 다큐멘터리 필름을 제작하던 도중 몰락한 닷컴들의 기념관을 세워 ‘반면교사’로 활용할 결심을 굳혔다는 것. 웹 디자이너들이 중심이 된 모임이지만 그들은 이 특이한 기념관을 가상공간이 아니라 실제 땅 위에 세울 계획이다. 후손들에게 길이길이 교훈을 전하기 위해서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신경제 신화의 터전인 실리콘 밸리.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모임의 마이클 르포르트는 이미 건축 디자인 콘테스트를 마쳤고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일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닷컴 붕괴 과정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들, 즉 탐욕과 자기과시와 오만함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패한 닷컴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모임에선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 웹사이트(themop.com)을 통해 기념관 건립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접수된 70여건의 제안 가운데 몇가지를 소개한다. -갖가지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모습을 거대한 브론즈 조형물로 표현한다. 서류 더미의 맨 밑엔 ‘무가치한 사업계획서’가 있고 중간쯤엔 ‘휴지로 변해버린 주식증서’가 있다. 그리고 제일 꼭대기에 놓인 것은 다름 아닌 ‘해고통지서’다 -탐욕으로 인해 망쳐진 혁명을 표현하기에 단두대만큼 적합한 것도 없다. 닷컴 거품 붕괴의 상징물로 거대한 단두대를 만들어야 한다. 단, 단두대 칼날은 나스닥지수의 등락을 본따 들쭉날쭉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 -공원 한 가운데 망가진 컴퓨터 부품들을 가득 쌓아놓는다. 부품 더미 안에 숨겨진 녹음기에서 기묘한 부르짖음이 들려온다. “(주식을)팔아라! 팔아라! 팔라니까!”
2001.09.09 I 전미영 기자
  • "하이닉스, 채권단 합의 못하면 법정관리"-진 부총리(상보)
  • [edaily] ["정부는 추호도 관여하지 않을 것"]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31일 "하이닉스(00660)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면 채권단이 지원을 할 것이나, 회생이 불투명하고 임기응변으로는 안되겠다고 생각되면 다른 결정을 할 것"이라면서 "채권단이 지원방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지금까지 하이닉스 문제에 관여한바 없으며, 앞으로도 채권단의 의사결정에 추호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부총리는 이날 KBS 제1라디오 `박찬숙입니다` 프로그램에 출연, 이같이 말하고, "현재 반도체 업체들은 사활을 건 싸움을 진행중이라 정부가 개입할 수도 없다"면서 "정부는 이 문제가 시장원칙에 따라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장이 제2차 추경이 필요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우리경제만 어려운것이 아니라 범세계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성장률을 인위적으로 5%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2차 추경은 부작용도 크다"고 말했다. 현대투신매각을 위한 MOU체결 이후 강경해지고 있는 AIG측의 현대증권 신주인수가 인하 요구와 관련해서는 "MOU의 기본적인 정신에 입각해서 협상중"이라며 "10월말까지 협상을 확정을 짓는 다는 방침아래에서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말이 오갈 수 있다"고 돌려 답했다.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대우차 매각에 1~2주 정도가 필요하며 곧 마무리 된다`고 31일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좀 더 지켜 보자"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진 부총리는 또 "공적자금 조성을 위해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내년부터 집중돼 펼쳐줄 필요가 있다"며 "만기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생명은 오늘까지 실사가 완료되고, 내달부터 입찰자를 받게 된다"고 소개하고 "가능한 빨리 매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1.08.31 I 오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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